CINELAB2023-06-26 16:44:12
6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6월23~25일
안녕하세요! 영화/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곧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과연 장마속에서도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많아질지 우려가 됩니다.
자 그럼 6월 넷째 주 주말 동안 극장가를 달군 영화들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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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6월 넷째 주, <범죄도시3>를 제치고 1위를 탈환한 <엘리멘탈>!
주말관객수 49만명, 누적관객 수 120만 명을 기록하였습니다.
960만을 넘겨 1000만이 코앞인 <범죄도시3>가 주말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였고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3위에 올랐습니다.
1. <엘리멘탈>
한국계 재미동포 2세인 피터 손 감독의 작품 <엘리멘탈>이 <범죄도시3>를 제치며 1위에 올라섰습니다.
매출액 점유율 30%를 기록하며 누적관객수는 100만을 넘겼습니다.북미에서의 흥행실패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입소문을 타며 디즈니,픽사를 대표하는 또 다른 웰메이드 작품 <소울>보다 빠른 기록으로 장기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2. <범죄도시3>
1위에 오래 머물러 있었던 <범죄도시3> 일일관객수는 현저히 떨어졌지만 개봉한지 한달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주말관객수 43만명을 기록하며 1000만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3.<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한편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6월 21일 개봉하면서 주말 관객수 24만명을 끌어 모았습니다 이미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보이며 승승장구한 스파이더맨은 호평과 찬사가 이어지면서
기대를 한층 더 높였습니다. 특히 전작의 장점을 살려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더했다는 평입니다.
4. <귀공자>
김선호의 1년만의 복귀작 <귀공자>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영화로 평가되고 있으며
어떠한 입소문또한 들리고있지 않습니다.
5. <플래시>
에즈라밀러의 논란때문일까요?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16일 개봉임에도
성적이 오르지 않고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적관객수 50만명에 그쳤으며 날이 지날수록 일일 관객수는 현저히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6월 넷째 주 북미 박스오피스 역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1위를 차지하였고 <엘리멘탈>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플래시>가 3위, 제니퍼 로렌스가 제작한, 출연까지 겸한 <노 하드 필링스>가 23일 개봉을하면서 4위,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이 5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총 수익 13억 달러를 넘어서며 미국에서도 역주행하며 1위 재탈환에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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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6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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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17시간 시리즈 37분 요약(*액션위주)ㅣ결말포함 영화리뷰ㅣ분노의 질주 시리즈 정리 요약ㅣ분노의질주9 리뷰ㅣ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리뷰ㅣ
?「분노의 질주9 더 얼티메이트」 리뷰 보기 전, 필수로 봐야하는
분노의 질주 1~8 시리즈 결말포함 요약 정리 영상(*액션위주)
*외전 "홉스앤쇼"(2019) 제외- "분노의질주9" 정보
감독: 저스틴 린
제작: 저스틴 린, 빈 디젤, 닐 H. 모리츠,제프 커센바움, 조 로스, 클레이튼 타운센드, 사만다 빈센트
각본: 저스틴 린, 다니엘 케이시
원안: 저스틴 린, 다니엘 케이시, 알프레도 보텔로
장르: 액션
출연: 빈 디젤, 미셸 로드리게즈, 조다나 브루스터, 존 시나 등
음악: 브라이언 타일러
제작사: 원 레이스 필름스, 오리지널 필름, 로스/커센바움 필름스
배급사: 미국 유니버설 픽처스, 대한민국 UPI 코리아
개봉일:미국 2021년 6월 25일, 대한민국 2021년 5월 19일
상영 시간: 142분
#분노의질주더얼티메이트 #분노의질주_스토리 #분노의질주_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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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주 최신 개봉영화(화이트데이, F20, 스틸워터, 쁘띠마망, 인어가 잠든 집)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0월 1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화이트데이 #F20 #스틸워터 #쁘띠마망 #인어가잠든집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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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댓글부대> 런칭 예고편
"그게 다 저희들이 만든 방법이라고요" #손석구 X #김성철 X #김동휘 X #홍경 웰메이드 범죄 드라마 [댓글부대] ⌨3월 27일 극장 개봉 확정⌨ 런칭 예고편 전격 공개! #댓글부대 #3월27일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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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티저 예고편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티저 예고편 공개👊 마동석 X 이제 악마까지 때려잡는다! 타격감 100% 오컬트 액션💯 4월 30일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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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독한 현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플로리다 프로젝트]
드라마 | 미국 | 111분 | 2018
감독 션 베이커
최근 <아노라>로 황금종려상을 받고 올해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른 감독 션 베이커. 아노라 이전, 그의 대표작이라고 불렸던 영화는 바로 2018년 연출작인 <플로리다 프로젝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본 후 션 베이커 연출작은 믿고 찾아 보게 되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당시 간만에 인상적인 영화를 봤다고 느꼈다. 배우들도 연출도 신선했으며 특유의 시각적 구성도 인상 깊었다.
내가 션 베이커를 좋아하는 이유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꾸준히 하면서 영화적인 연출 감각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적 특징을 꼽는다면 사회 계층 문제를 자주 다룬다는 것, 아름다운 색감을 쓴다는 것, 그리고 실험적인 화면 구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황망한 이야기로 이토록 아름답게 스크린을 채울 수 있을까? 그 역설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면 종합예술이라 불리는 영화를 경탄하게 된다.
- 커다란 대형마트와 그 앞을 지나가는 무니, 젠시, 스쿠티.
첫 번째로 인상 깊었던 건 위 장면처럼 뒤 배경과 아이들의 대비를 사용한 샷이 많았다는 것이다. 고정된 카메라에 광각렌즈를 사용한 넓은 화각으로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더 작아 보이게 연출했다. 커다란 배경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아이들은 소리치고 움직이니, 대비가 극명하다. 그들이 소리를 질러도 딱히 세상은 반응하지 않는다.
참 재밌는 영화다. 극의 초반에는 다큐멘터리 같은 호흡을 보인다. 샷의 길이도 길고, 넓다. 어떤 인물을 강조하기보다는 장소와 상황을 객관적으로 담는다. 연출은 굉장히 담담하고 연기는 극히 사실적이지만 사건과 인물들은 굉장히 입체적이고,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감독은 그 자극적인 인물과 사건이 지극히 현실적인 일임을 말하고자 했던 것 같다. "영화니까라고 생각하지? 근데 이거 지금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야. 니들이 모르는 세상엔 저런 일상이 있어." 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다큐멘터리처럼 서서히 하나씩 정보를 준다. 처음엔 장소, 그리고 그를 지키는 관리인 보비, 각각 아이들과 그 보호자들. 그리고 그들이 누구인지를 서서히 이해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헤일리와 무니의 삶에 몰입해있다. 그들의 행동에 화가 나다가도 그들이 겪을 일들이 괴롭다. 나는 보비와 눈을 같이하는 기분이었다.
- 무니의 시선에 맞춰 쪼그려 앉은 보비. 그리고 무니에 맞춰진 카메라 앵글
보비는 가장 큰 맥을 이끌어가는 인물이라고 본다. 사건에 중심에 있진 않지만 항상 그곳에 있고 관찰자로서 관객과 함께 한다. 중반부까지는 보비에 입장에 가장 몰입해 있다가 바로 뷔페 장면. 무니의 클로즈업과 연달아 나오는 헤일리의 클로즈업에 나는 헤일리와 무니의 마음 사이 어디쯤으로 몰입이 바뀌었다.
- 사랑스러운 무니의 정면 클로즈업
이 장면이 내가 느낀 영화의 첫 번째 정면 클로즈업이었다. 뒤 포커스를 날려서 촬영한 걸 보니 의도된 것 같다. 이때 관객은 처음으로 무니와 헤일리에게 눈을 마주치게 된다. 위태롭지만 사랑스러운 모녀를 보며 그들을 위한 삶은 대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졌다. 내가 몰입하고 싶지 않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 기분이었다. 이 장면 뒤부터 급격히 감정이입이 되었고, 무니가 우는 장면에서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무니를 바라보는 보비와 무너지는 헤일리, 도망치는 무니. 감정들이 소용 쳤다.
- 비슷한 사이즈이지만 전혀 다른 표정의 무니.
자신의 가족인 엄마와, 매직 캐슬을 잃게 된 무니는 진짜 아이가 되어버린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어른들의 사정을 읽는다. 극 초반 자신은 어른들이 울 것 같을 때를 안다는 무니의 말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감당하기 벅찬 일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아이처럼 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포스터나 예고편과는 다르게 굉장히 담담하지만 슬픈 영화이다. 관객을 울리려고 끼워 맞춰 만든 신파극들과 비교되었다. 제작진이 울면서 만든 영화 같았다.
가장 좋았던 장면은 헤일리가 훔친 입장권을 팔아 돈을 벌고 무니와 함께 장을 보고 카트를 가지고 차들 사이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이었다. 사진을 찾고 싶었는데 못 찾아서 카트 사진으로 대체. 수많은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가운데 헬리가 밀어주는 카트에 탄 무니는 깔깔거리며 웃고 있다. 무니는 가장 초라한 네바퀴 속에서 가장 행복해했다. 물론 객관적으로 보면 헤일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최악의 보호자이다. 온갖 나쁜 짓은 다하고 무니랑 같이 물건을 팔기도 한다. 극 초반 자기는 그딴 짓은 절대 안 한다며 아무도 날 일하게 해주지 않는다던 헤일리는 누구를 위해 그런 일을 했을까. 집도, 직업도 없는 그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을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 안에서는 선과 악이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션 베이커 영화를 보면 늘 그러하다. 이 영화를 통해 상을 받은 무니 역의 브루클린 프린스의 수상소감처럼 저건 현실이고 세상엔 수많은 헬리와 무니가 있다. 그들이 행복하기 위해 혹은 저런 일들이 사라지기 위해서 정부나 사회가 말하는 것이 정말 최선인지, 그게 아니라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다. 첫 연기였다던 배우들과 그들을 완벽히 디렉팅 한 션 베이커에게 박수를 보낸다. 좋은 영화를 봐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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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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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손석구·김동휘, <댓글부대> 주연 확정
ⓒ 네이버 영화
배우 손석구와 김동휘가 장강명 작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댓글부대>에 출연을 확정
했다고 한다. <댓글부대>는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을 모티브로 다뤘다. 영화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출한 안국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대외비>, 3월 개봉 확정
ⓒ 네이버 영화믿고 보는 배우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이 선보이는 열연과 예측할 틈 없는 리드미컬한 전개로
관객을 사로잡을 영화 <대외비>가 3월 개봉을 확정했다. 영화 <대외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 행동파 조폭 필도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드라마다.
<정이>,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
ⓒ 네이버 영화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가 공개 3일 만에 1,9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스페인,
대만, 싱가포르 등 총 80개 국가/지역의 TOP 10 리스트에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해외
<아바타2>, 글로벌 수익 20억 달러 돌파
ⓒ 네이버 영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 글로벌 흥행 수익 20달러를 돌파하며 국내
개봉 외화 역대 최고 매출액을 달성하였다. 또한, <아바타: 물의 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개봉한 영화 중 최초로 2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낸 작품이기도 하다.
실사 '오징어게임', 촬영 중 3명 부상
ⓒ IMDB
'오징어 게임'을 기반으로 한 실사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를 촬영하던 중 참가자
3명이 부상 당해 치료를 받았다고 BBC에서 전했다. 넷플릭스 측은 출연지과 제작진의 안전에
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였다.
마돈나 전기 영화, 제작 취소
ⓒ 네이버 영화
지난 2020년, 유니버셜 픽쳐스는 마돈나의 전기 영화 제작을 발표하였고, 마돈나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다고 밝히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마돈나의 새로운 월드 투어로 인해
일정상의 문제가 생기며 마돈나의 전기 영화 제작이 취소되었다고 보도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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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이야기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왜 날 연기하고 싶어요?” “전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가 좋아요” 신문 1면을 장식하며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충격적인 로맨스의 주인공들인 ‘그레이시’(줄리안 무어)와 그보다 23살 어린 남편 ‘조’(찰스 멜튼). 20여 년이 흐른 어느 날, 영화에서 그레이시를 연기하게 된 인기 배우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만)가 캐릭터 연구를 위해 그들의 집에 머물게 된다. 부부의 일상과 사랑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엘리자베스의 시선과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는 그의 잇따른 질문들이 세 사람 사이에 균열을 가져오는데...
<메이 디셈버> 줄거리
그레이시는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다. 그는 그런 면모가 자신의 자아가 튼튼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진짜 튼튼해서 하는 말이 아닌 세뇌에 가깝다. 그레이시는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자신과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통제하려 한다. 딸의 졸업식 드레스를 칭찬인 것만 같은 말로 자신의 취향으로 바꾸게 만들고, 조의 스케줄을 직접 관리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또한 자신의 주변을 휘젓고 다니는 엘리자베스의 행동을 견디지 못해하고 케이크 주문이 취소되자 컨트롤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울분을 토해낸다. 이런 그레이시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그레이시가 얼마나 강박적으로 자신 주변의 환경들을 정적으로 만들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데, 자신과 조의 과거 역시 벗어날 수 없다. 온갖 것들을 견딜 수 없는 그레이시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현재 가족들과 행복하다는 것에 충실하기 위해 주변과 자신을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존재하게끔 만든다. 그리고 이런 그레이시의 통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인물은 바로 '조'이다.
20년 전 성인인 그레이시가 미성년자인 조와 사랑을 한 것은 분명 범죄이고 조는 피해자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조는 자신의 선택으로 그레이시가 감옥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고 그와 함께 아이들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조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이상하다. 그는 더이상 '그레이시'와 밀회를 나누던 중학생이 아니다. 그 사건 당시의 '그레이시'의 나이가 되었고, 세 아이들을 곧 독립시킬 예정인 아버지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어른인 '그레이시'가 해야 하는 일을 하나하나 일러주고 허락해 줘야만 움직인다. 그레이스의 허락 내에서 살아가는 그는 아직까지도 중학생에 머물러 있는 걸까? 그런 그의 삶에 변화가 생긴다. 바로 자식들의 독립이다. 곧 세 아이들을 모두 떠나보내야 하는 그레이시와 둘만 함께하는 미래를 고민한다.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했던 아이들이 떠나고 나서야 그때의 중학생에서 성인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 그레이시라는 책임이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후의 삶도 그레이시와 함께 이곳에서 보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엘리자베스가 오고 그와 계속 부딪히며 조는 과거를 다시 훑어보기 시작한다. 자신에게는 정말 선택권이 있었을까, 이전까지의 삶이 어땠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등등 진작했어야 할 고민들을 이제야 하며 멈춰있던 20년의 세월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삶의 변화로 인해 더이상 제 안에 가둬둘 수 없는 상황은 그간 억눌려왔던 것들을 다 뱉어내듯 요동친다. 그레이시와 대화를 시도하려는 조와 그레이시가 만들어둔 삶에서 벗어나 과거를 파헤치려 드는 조를 견딜 수 없는 그레이시는 부딪히고 균열된다. 그레이시가 꾸려낸 삶은 더이상 그레이시 본인조차도 연기인지 진짜인지 구분할 수 없기에 그레이시는 그것이 진짜라 믿고 조와 엘리자베스 등 외부에 존재하는 돌발 현상들에도 꿋꿋이 서있는다. 그리곤 비로소 자신이 맡을 역할인 그레이시를 전부 이해했다 여긴 엘리자베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들었던 나의 이야기는 거짓이며 나의 자아는 튼튼하다고.엘리자베스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 인물 자체가 되기 위해 작품에서 다루는 실제 사건의 인물들인 그레이시와 조를 관찰하러 간다. 그는 그들의 바로 옆에서 질문하고 경험하며 그레이시의 전부를 자신에게 빙의시키려 한다. 엘리자베스는 끊임없이 '그레이시'를 아는 사람들, '그레이시'가 자주 다녔던 장소들을 계속 들쑤시고 다니며 그레이시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려 한다. 그레이시가 자신의 삶에 지나치게 끼어들고 사건 외의 자신의 모든 삶을 알아내려는 엘리자베스를 경계하지만 엘리자베스는 기어코 조지에게서 그레이시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알아내고 자신이 비로소 그레이시를 완벽히 이해했다 여긴다. 하지만 떠나는 엘리자베스에게 그것은 거짓이라 말하며 엘리자베스가 그레이스의 속내와 실제 상태는 이러할 것이라 단정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의문에 빠지게 만든다.
촬영을 하며 계속해서 다시를 말하는 엘리자베스와 마찬가지로 <메이 디셈버>를 보던 관객들도 순식간에 의문에 빠진다. 방금 위에 쓴 글처럼 그레이시가 이러한 인물이라 결론 내렸는데, 이제는 의문투성이가 되어버린다. 여기서 왜 이 영화가 단순히 실화를 다시 재연하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실화 속 인물들의 역할을 맡은 캐릭터가 그들을 관찰하고 따라가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잠깐 본 그레이시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단편적인 이야기만으로 이해했다 말하는 엘리자베스는 영화 속에서 단편적으로 보여준 그레이시를 전체인 양 해석하고 그의 모든 것을 재단해버린 관객들과 같다.
왜 우리는 쉽게 단정 지어버렸을까. 영화 내에서 조는 그레이시와 자신의 일을 이야기라 말하는 엘리자베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건 이야기가 아니라고, 이건 우리들의 진짜 삶이라고. 남의 삶을 흥미로운 호기심이 드는 이야깃거리 취급해버렸기 때문에 엘리자베스는 주변인들의 이야기로 그레이시를 이해했다 여기고 관객들은 영화 속의 정보만으로 그레이시의 삶을 판단해 버린 것이다. 결국 엘리자베스의 연기는 그레이시의 범죄만으로 그의 삶을 떠들어대던 언론과 다를 바 없다. 짧은 글 하나로 전체를 판단하고 모든 삶이 이야기로 취급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다른 이의 삶을 대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였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메이 디셈버>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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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재를 노리는 게 잘못된 건가요?
올해 5월에 개최된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의 대상 격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만한 작품이다. 지난 6일 개봉한 신작 '아노라'를 본 관객들, 영화를 좋아하는 씨네필들에게 이 영화는 올해 남은 기간에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탠저린',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으로 국내외 관객들에게 주목받은 션 베이커 감독이 '레드 로켓' 이후 3년 만에 신작 '아노라'를 들고 나왔다. 이민자, 성노동자 등 하위문화에 속하는 버림받았거나 소외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왔던 그답게, '아노라' 또한 성노동자(스트리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아노라'는 미국 뉴욕에서 스트리퍼로 일하는 아노라(미키 매디슨)의 일상으로 포문을 연다. 화려한 조명 스쳐 가는 남자들에게 웃음을 팔며 돈을 번다. 자신이 일하는 바에서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 벌이로는 영 시원치 않다.
어느 날, 가게에 놀러온 철부지 러시아 재벌 2세 이반(마크 아이델슈테인)이 만나게 되면서 상황이 바뀐다. 이반은 아노라에게 첫눈에 반했고, 아노라 또한 자신에게 끊임없이 호감을 표시하는 이반에게 충동적인 감정을 느끼며 빠져들었고 신분 상승까지 꿈꾼다. 이후 특별한 만남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충동적으로 결혼식을 올린다.
이렇게만 보면 줄리아 로버츠를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만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 '프리티 우먼'의 21세기 버전처럼 흘러갈 것이라 예상하게 된다. 하지만 션 베이커의 '아노라'는 두 사람의 갑작스러운 결혼 사실을 알게 된 이반의 부모가 무효화하기 위해 하수인들을 보내면서 판타지를 와장창 깨뜨린다.
결혼 무효화 소동이 본격화되면서 아노라는 자신의 직업(성노동자) 때문에 따라붙는 꼬리표들(매춘부, 꽃뱀짓 등)로 인해 주변으로부터 끊임없이 난도질당한다. 비록 사회가 가장 천시하는 일이나, 그녀가 자신의 생계를 위해 온갖 수모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아노라를 넘어 모든 아웃사이더·소수자로 향한다. 아노라-이반의 결혼 무효화를 위해 합심한 토로스(카렌 캐러글리안), 가닉(바체 토프마산), 이고르(유리 보리소프) 또한 이반의 부모에게 고용되어 이들에게 잘 보여야 생존할 수 있는 처지 아니던가.
약자들의 이야기를 그리되, 으레 자주 활용되는 '약자들의 연대'는 명확하게 거부한다. "매춘부, 깡패, 빌어먹을 아르메니아인, 싸이코" 등 서로를 향한 거친 욕설을 퍼부으며 가까워지지 않는다. 사실 이들 모두 연대 없이도 각자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따라가는 여정의 끝인 마지막 장면은 매우 강렬하게 다가온다. 횡재를 노리는 아노라가 그렇게 잘못한 생각을 한 걸까, 그녀도 잘해보고 싶었을 것인데 이를 몰라준 게 아닐까. 마지막 장면을 본다면 '악깡버'로 버텨온 아노라를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아노라'를 관람한 관객들은 주인공을 맡은 미키 매디슨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 그의 실감 나는 연기가 아니었다면 션 베이커 감독의 훌륭한 블랙 코미디는 화룡점정을 찍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에 개최 예정인 오스카 시상식 여우주연상 강력 후보로 급부상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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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불완전한 둥지 안에도 삶은 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눈을 사로잡는 섬세한 영상미의 영화 하나를 감상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든 앤드리아 아널드는 삶을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감독인데요. 이번에도 그는 영국 하층민의 삶을 정면에서 바라보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현실을 포착하는 냉철한 시선 끝에 맺힌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영화 <베일리와 버드>입니다.
베일리와 버드
Bird
Summary
열두 살 베일리는 싱글 대디인 벅과 오빠 헌터와 함께 북부 켄트의 무단 점거한 집에서 살고 있다. 벅은 아이들에게 신경 쓸 시간이 많지 않고 사춘기에 접어든 베일리는 집 밖에서 관심과 모험을 찾으려 한다. (출처: 전주국제영화제)
Cast
감독: 앤드리아 아널드
출연: 니키야 아담스, 배리 키오건, 프란츠 로고프스키
날갯짓을 기다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영화의 주인공은 사춘기 소녀 '베일리'입니다. 그는 비행 청소년, 양아치, 건달들이 무단 점거하고 있는 낡은 건물에서, 미성년자였던 시절에 자신을 낳은 아빠 '벅'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벅'은 그야말로 오늘 하루만을 사는 사람입니다. 돈을 벌면 버는 대로,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살죠. 내일에 대한 계획 없이 그날그날을 흘려보내는 삶입니다.
이렇게 즉흥적으로 사는 아빠가 석 달 만난 새 여자친구와 또다시 느닷없는 결혼을 선포하자, '베일리'는 일상에 질려버린 채 집 밖을 맴돕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 밖을 배회하던 '베일리' 앞에 새의 날갯짓이 만들어낸 바람처럼 홀연히 '버드'가 나타납니다. 오래전 헤어졌다는 가족을 찾으러 이 마을에 왔다는 '버드'. 둥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베일리'는 둥지에서 떨어진 듯한 '버드'를 돕기로 합니다.
겉보기에 '버드'는 몹시 유약해 보이는 인물입니다.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 같은 자유로움과 그대로 추락해 버릴 듯한 위태로움이 공존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게는 꺾이지 않는 단단함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빠 '벅'이 뱉는 말에는 도무지 신뢰를 느끼지 못하는 '베일리'도 "Don't you worry"라는 '버드'의 말에는 강한 힘을 느낍니다. 얇고 연약한 깃털이 겹겹이 쌓여 바람을 가를 정도로 단단해진 날개로, 그는 '베일리'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주기도 합니다.
'버드'와의 만남은 '베일리'에게 작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결국 둥지를 완전히 떠나진 못했지만, 이전보다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된 '베일리'. 그렇게 영화는 인간보다 더 큰 범위를 조망한다는 새의 눈을 가진 '베일리'를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버드'를 연기한 독일 배우 프란츠 로고스키는 이 신비로운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펄럭이는 치마를 입고 옥상에 홀로 머무를 때의 모습은 정말로 새와 같은 형상을 떠올리게 했죠. 생각해 보면, <버드맨>부터 <애니멀 킹덤>까지 우리는 영화 안에서 인간이 새로 변신하는 장면을 종종 목격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새라는 존재가 가장 자연스럽게 '자유'를 떠올리게 하는 상징물이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는 모두 한 번쯤, '버드'처럼 또 '베일리'처럼 다가올 바람을 기다리며 높게, 멀리 날아가기를 꿈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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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이진 않지만, 이상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이 영화는 베일리와 버드의 관계만큼이나, 미성년자 부모가 구성한 가족의 형태에도 집중합니다. 아빠 ‘벅’은 14살에 첫째 아들 '헌터'를 낳았고, 머지않아 또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베일리'를 얻었습니다. '베일리'의 엄마에게도 세 명의 자식이 더 있죠. 그러나 젊고 치기 어린 두 부모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아이를 잉태할지는 도무지 가늠이 어렵습니다.
이들은 아이를 낳지만, 아이를 위한 적절한 환경을 준비하진 않습니다. 그렇게 방치된 채 자라는 아이들은 너무나 쉽게 폭력에 노출되죠. '베일리'에게 세상의 전부는 무단 점거된 건물과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양아치들뿐입니다. 그 너머의 세계는 인식되지도, 정의되지도 않았죠. 주먹을 휘두르는 오빠 '헌터'를 향한 분노도 ‘끼워주지 않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이토록 불완전하고 위험한 환경에 놓인 '베일리'를 보며 아빠 '벅'에게 화가 차올랐지만, 어쩐지 영화가 흘러갈수록 이 가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싶은 오묘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벅'은 자식들에게 "너희를 낳은 걸 후회해. 하지만 사랑해."라고 말합니다. 이 대사를 두고 누군가는 ‘비이상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낭만적으로 포장한 대사’라며 비판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이상하다고 평가해 버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벅'은 아이가 귀가하지 않으면 걱정하고, 자신의 결혼식에 함께해주길 바라고, 아이가 괴로워하면 곁에 앉아 진심으로 위로하려고 합니다. 그 환경을 벗어나고 싶어 했던 '베일리'도 끝내는 가족의 품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때, 영화가 포착한 베일리의 심정은 벗어날 수 없는 가족 안에서의 체념이 아니었죠.
너무 직설적이라서 마음이 아프고, 아프다 못해 그냥 외면해 버리고 싶은 가정의 모습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삶이 다르니, 사랑의 모습도 다를 수 있습니다. 삶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그 안엔 저마다의 좌절과 희망이 있습니다. 누구의 방식이 옳다거나 틀렸다고 말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것. 이 영화는 그런 시선을 우리에게 건넵니다.
One-Liner
고장 난 둥지에서도, 누군가의 품이 있다면 새는 자란다.
Schedule in JIFF
2025.05.02(금) CGV전주고사 1관 10:30
2025.05.05(월)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13:30
2025.05.06(화) 메가박스 전주객사 1관 20:30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 04월 30일 - 05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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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아씨들(2019)>, 조가 로리를 사랑할 수 없었던 이유
작은아씨들(2019), 조가 로리를 사랑할 수 없었던 이유
루이자 메이 올컷의 소설,「작은 아씨들」은 일곱 번이나 영화화가 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소설이다. 그 중 가장 최근에 나온 2019년 「작은아씨들」의 네 자매들은 현대시대에 맞게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 동시에 로맨스적인 부분들이 눈에 띄는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나 로리가 조에게 고백하는 장면은 여러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리라 생각된다. 조가 로리를 거절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조는 로리를 사랑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조는 원래 결혼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결혼을 하는 결말로 끝맺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상대는 로리가 아니었다. 젊고, 잘생기고, 돈 많은 로리와 정반대인 프리드리히를 선택한 것은 차선책이고 조가 얼마나 자신의 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로리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었던 이유는 조가 사랑보다는 꿈을 중요시여겼고, 끊임없는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사실 로리와 조는 모두 고집이 세고 자유를 추구하며 감정적이라는 면에서 조와 비슷한 면이 많으며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낼만큼 잘 통하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로리의 집안 부잣집이며, 로리의 할아버지는 아들과 딸을 모두 잃어 이제는 손자, 즉 로리 하나뿐이다. 만약 조가 로리의 고백을 받아들였다면 그 시대에 조가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자신이 하고 싶던 꿈을 온전히 펼칠 수 없었을 것이며 이미 재산이 쌓여있는 집안에서 굳이 스스로 돈을 벌 필요조차 없어진다. 또한 로리는 할아버지가 시키는 일, 조가 시키는 일만 하는 수동적인 사람이다. 가문의 보호 아래에서 자란 로리는 자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인물이 되지 못한다.
반면에 프리드리히는 로리와 완전히 정반대의 인물이다. 프리드리히는 나이가 많았고 가난했으며 심지어 조의 글이 별로라고 말했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조가 프리드리히를 사랑한 것은 자신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람이었다. 프리드리히는 조에게 독일어를 가르쳐 주다 한계에 다다랐을 때도 끝까지 조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조의 글에 대한 평가로 인해 화가 난 조에게도 먼저 다가갔다. 프리드리히는 심지어 자신의 옷을 스스로 기워 입는 사람이었다. 조의 인생에 그런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내 몫은 내가 들게요, 프리드리히. 그리고 생계를 꾸리는 것도 도울게요. 그렇게 하기로 해요. 안 그럼 나 절대 안 갈 테니까.” 영화에서 떠나는 프리드리히를 잡고 그의 집을 나누어 들며 하는 말이다. 자기 몫은 자기가 들겠다는 조의 말은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프리드리히와 조는 동등한 위치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나가며 서로의 꿈을 이뤄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대가 된다는 것이다.
위에서 조가 왜 로리를 사랑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서 길게 설명했지만 한 마디로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여성은 꿈과 사랑을 동시에 이루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도 그러한 여성의 처지는 나아졌다고 할 수 없다. 아직도 여성들은 꿈과 사랑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를 선택하고 노력하는 우리 사회의 ‘조’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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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17시간 시리즈 37분 요약(*액션위주)ㅣ결말포함 영화리뷰ㅣ분노의 질주 시리즈 정리 요약ㅣ분노의질주9 리뷰ㅣ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리뷰ㅣ
?「분노의 질주9 더 얼티메이트」 리뷰 보기 전, 필수로 봐야하는
분노의 질주 1~8 시리즈 결말포함 요약 정리 영상(*액션위주)
*외전 "홉스앤쇼"(2019) 제외- "분노의질주9" 정보
감독: 저스틴 린
제작: 저스틴 린, 빈 디젤, 닐 H. 모리츠,제프 커센바움, 조 로스, 클레이튼 타운센드, 사만다 빈센트
각본: 저스틴 린, 다니엘 케이시
원안: 저스틴 린, 다니엘 케이시, 알프레도 보텔로
장르: 액션
출연: 빈 디젤, 미셸 로드리게즈, 조다나 브루스터, 존 시나 등
음악: 브라이언 타일러
제작사: 원 레이스 필름스, 오리지널 필름, 로스/커센바움 필름스
배급사: 미국 유니버설 픽처스, 대한민국 UPI 코리아
개봉일:미국 2021년 6월 25일, 대한민국 2021년 5월 19일
상영 시간: 142분
#분노의질주더얼티메이트 #분노의질주_스토리 #분노의질주_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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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주 최신 개봉영화(화이트데이, F20, 스틸워터, 쁘띠마망, 인어가 잠든 집)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0월 1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화이트데이 #F20 #스틸워터 #쁘띠마망 #인어가잠든집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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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댓글부대> 런칭 예고편
"그게 다 저희들이 만든 방법이라고요" #손석구 X #김성철 X #김동휘 X #홍경 웰메이드 범죄 드라마 [댓글부대] ⌨3월 27일 극장 개봉 확정⌨ 런칭 예고편 전격 공개! #댓글부대 #3월27일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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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티저 예고편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티저 예고편 공개👊 마동석 X 이제 악마까지 때려잡는다! 타격감 100% 오컬트 액션💯 4월 30일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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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독한 현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플로리다 프로젝트]
드라마 | 미국 | 111분 | 2018
감독 션 베이커
최근 <아노라>로 황금종려상을 받고 올해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른 감독 션 베이커. 아노라 이전, 그의 대표작이라고 불렸던 영화는 바로 2018년 연출작인 <플로리다 프로젝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본 후 션 베이커 연출작은 믿고 찾아 보게 되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당시 간만에 인상적인 영화를 봤다고 느꼈다. 배우들도 연출도 신선했으며 특유의 시각적 구성도 인상 깊었다.
내가 션 베이커를 좋아하는 이유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꾸준히 하면서 영화적인 연출 감각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적 특징을 꼽는다면 사회 계층 문제를 자주 다룬다는 것, 아름다운 색감을 쓴다는 것, 그리고 실험적인 화면 구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황망한 이야기로 이토록 아름답게 스크린을 채울 수 있을까? 그 역설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면 종합예술이라 불리는 영화를 경탄하게 된다.
- 커다란 대형마트와 그 앞을 지나가는 무니, 젠시, 스쿠티.
첫 번째로 인상 깊었던 건 위 장면처럼 뒤 배경과 아이들의 대비를 사용한 샷이 많았다는 것이다. 고정된 카메라에 광각렌즈를 사용한 넓은 화각으로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더 작아 보이게 연출했다. 커다란 배경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아이들은 소리치고 움직이니, 대비가 극명하다. 그들이 소리를 질러도 딱히 세상은 반응하지 않는다.
참 재밌는 영화다. 극의 초반에는 다큐멘터리 같은 호흡을 보인다. 샷의 길이도 길고, 넓다. 어떤 인물을 강조하기보다는 장소와 상황을 객관적으로 담는다. 연출은 굉장히 담담하고 연기는 극히 사실적이지만 사건과 인물들은 굉장히 입체적이고,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감독은 그 자극적인 인물과 사건이 지극히 현실적인 일임을 말하고자 했던 것 같다. "영화니까라고 생각하지? 근데 이거 지금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야. 니들이 모르는 세상엔 저런 일상이 있어." 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다큐멘터리처럼 서서히 하나씩 정보를 준다. 처음엔 장소, 그리고 그를 지키는 관리인 보비, 각각 아이들과 그 보호자들. 그리고 그들이 누구인지를 서서히 이해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헤일리와 무니의 삶에 몰입해있다. 그들의 행동에 화가 나다가도 그들이 겪을 일들이 괴롭다. 나는 보비와 눈을 같이하는 기분이었다.
- 무니의 시선에 맞춰 쪼그려 앉은 보비. 그리고 무니에 맞춰진 카메라 앵글
보비는 가장 큰 맥을 이끌어가는 인물이라고 본다. 사건에 중심에 있진 않지만 항상 그곳에 있고 관찰자로서 관객과 함께 한다. 중반부까지는 보비에 입장에 가장 몰입해 있다가 바로 뷔페 장면. 무니의 클로즈업과 연달아 나오는 헤일리의 클로즈업에 나는 헤일리와 무니의 마음 사이 어디쯤으로 몰입이 바뀌었다.
- 사랑스러운 무니의 정면 클로즈업
이 장면이 내가 느낀 영화의 첫 번째 정면 클로즈업이었다. 뒤 포커스를 날려서 촬영한 걸 보니 의도된 것 같다. 이때 관객은 처음으로 무니와 헤일리에게 눈을 마주치게 된다. 위태롭지만 사랑스러운 모녀를 보며 그들을 위한 삶은 대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졌다. 내가 몰입하고 싶지 않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 기분이었다. 이 장면 뒤부터 급격히 감정이입이 되었고, 무니가 우는 장면에서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무니를 바라보는 보비와 무너지는 헤일리, 도망치는 무니. 감정들이 소용 쳤다.
- 비슷한 사이즈이지만 전혀 다른 표정의 무니.
자신의 가족인 엄마와, 매직 캐슬을 잃게 된 무니는 진짜 아이가 되어버린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어른들의 사정을 읽는다. 극 초반 자신은 어른들이 울 것 같을 때를 안다는 무니의 말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감당하기 벅찬 일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아이처럼 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포스터나 예고편과는 다르게 굉장히 담담하지만 슬픈 영화이다. 관객을 울리려고 끼워 맞춰 만든 신파극들과 비교되었다. 제작진이 울면서 만든 영화 같았다.
가장 좋았던 장면은 헤일리가 훔친 입장권을 팔아 돈을 벌고 무니와 함께 장을 보고 카트를 가지고 차들 사이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이었다. 사진을 찾고 싶었는데 못 찾아서 카트 사진으로 대체. 수많은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가운데 헬리가 밀어주는 카트에 탄 무니는 깔깔거리며 웃고 있다. 무니는 가장 초라한 네바퀴 속에서 가장 행복해했다. 물론 객관적으로 보면 헤일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최악의 보호자이다. 온갖 나쁜 짓은 다하고 무니랑 같이 물건을 팔기도 한다. 극 초반 자기는 그딴 짓은 절대 안 한다며 아무도 날 일하게 해주지 않는다던 헤일리는 누구를 위해 그런 일을 했을까. 집도, 직업도 없는 그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을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 안에서는 선과 악이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션 베이커 영화를 보면 늘 그러하다. 이 영화를 통해 상을 받은 무니 역의 브루클린 프린스의 수상소감처럼 저건 현실이고 세상엔 수많은 헬리와 무니가 있다. 그들이 행복하기 위해 혹은 저런 일들이 사라지기 위해서 정부나 사회가 말하는 것이 정말 최선인지, 그게 아니라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다. 첫 연기였다던 배우들과 그들을 완벽히 디렉팅 한 션 베이커에게 박수를 보낸다. 좋은 영화를 봐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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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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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손석구·김동휘, <댓글부대> 주연 확정
ⓒ 네이버 영화
배우 손석구와 김동휘가 장강명 작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댓글부대>에 출연을 확정
했다고 한다. <댓글부대>는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을 모티브로 다뤘다. 영화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출한 안국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대외비>, 3월 개봉 확정
ⓒ 네이버 영화믿고 보는 배우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이 선보이는 열연과 예측할 틈 없는 리드미컬한 전개로
관객을 사로잡을 영화 <대외비>가 3월 개봉을 확정했다. 영화 <대외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 행동파 조폭 필도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드라마다.
<정이>,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
ⓒ 네이버 영화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가 공개 3일 만에 1,9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스페인,
대만, 싱가포르 등 총 80개 국가/지역의 TOP 10 리스트에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해외
<아바타2>, 글로벌 수익 20억 달러 돌파
ⓒ 네이버 영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 글로벌 흥행 수익 20달러를 돌파하며 국내
개봉 외화 역대 최고 매출액을 달성하였다. 또한, <아바타: 물의 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개봉한 영화 중 최초로 2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낸 작품이기도 하다.
실사 '오징어게임', 촬영 중 3명 부상
ⓒ IMDB
'오징어 게임'을 기반으로 한 실사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를 촬영하던 중 참가자
3명이 부상 당해 치료를 받았다고 BBC에서 전했다. 넷플릭스 측은 출연지과 제작진의 안전에
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였다.
마돈나 전기 영화, 제작 취소
ⓒ 네이버 영화
지난 2020년, 유니버셜 픽쳐스는 마돈나의 전기 영화 제작을 발표하였고, 마돈나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다고 밝히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마돈나의 새로운 월드 투어로 인해
일정상의 문제가 생기며 마돈나의 전기 영화 제작이 취소되었다고 보도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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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이야기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왜 날 연기하고 싶어요?” “전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가 좋아요” 신문 1면을 장식하며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충격적인 로맨스의 주인공들인 ‘그레이시’(줄리안 무어)와 그보다 23살 어린 남편 ‘조’(찰스 멜튼). 20여 년이 흐른 어느 날, 영화에서 그레이시를 연기하게 된 인기 배우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만)가 캐릭터 연구를 위해 그들의 집에 머물게 된다. 부부의 일상과 사랑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엘리자베스의 시선과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는 그의 잇따른 질문들이 세 사람 사이에 균열을 가져오는데...
<메이 디셈버> 줄거리
그레이시는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다. 그는 그런 면모가 자신의 자아가 튼튼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진짜 튼튼해서 하는 말이 아닌 세뇌에 가깝다. 그레이시는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자신과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통제하려 한다. 딸의 졸업식 드레스를 칭찬인 것만 같은 말로 자신의 취향으로 바꾸게 만들고, 조의 스케줄을 직접 관리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또한 자신의 주변을 휘젓고 다니는 엘리자베스의 행동을 견디지 못해하고 케이크 주문이 취소되자 컨트롤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울분을 토해낸다. 이런 그레이시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그레이시가 얼마나 강박적으로 자신 주변의 환경들을 정적으로 만들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데, 자신과 조의 과거 역시 벗어날 수 없다. 온갖 것들을 견딜 수 없는 그레이시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현재 가족들과 행복하다는 것에 충실하기 위해 주변과 자신을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존재하게끔 만든다. 그리고 이런 그레이시의 통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인물은 바로 '조'이다.
20년 전 성인인 그레이시가 미성년자인 조와 사랑을 한 것은 분명 범죄이고 조는 피해자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조는 자신의 선택으로 그레이시가 감옥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고 그와 함께 아이들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조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이상하다. 그는 더이상 '그레이시'와 밀회를 나누던 중학생이 아니다. 그 사건 당시의 '그레이시'의 나이가 되었고, 세 아이들을 곧 독립시킬 예정인 아버지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어른인 '그레이시'가 해야 하는 일을 하나하나 일러주고 허락해 줘야만 움직인다. 그레이스의 허락 내에서 살아가는 그는 아직까지도 중학생에 머물러 있는 걸까? 그런 그의 삶에 변화가 생긴다. 바로 자식들의 독립이다. 곧 세 아이들을 모두 떠나보내야 하는 그레이시와 둘만 함께하는 미래를 고민한다.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했던 아이들이 떠나고 나서야 그때의 중학생에서 성인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 그레이시라는 책임이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후의 삶도 그레이시와 함께 이곳에서 보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엘리자베스가 오고 그와 계속 부딪히며 조는 과거를 다시 훑어보기 시작한다. 자신에게는 정말 선택권이 있었을까, 이전까지의 삶이 어땠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등등 진작했어야 할 고민들을 이제야 하며 멈춰있던 20년의 세월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삶의 변화로 인해 더이상 제 안에 가둬둘 수 없는 상황은 그간 억눌려왔던 것들을 다 뱉어내듯 요동친다. 그레이시와 대화를 시도하려는 조와 그레이시가 만들어둔 삶에서 벗어나 과거를 파헤치려 드는 조를 견딜 수 없는 그레이시는 부딪히고 균열된다. 그레이시가 꾸려낸 삶은 더이상 그레이시 본인조차도 연기인지 진짜인지 구분할 수 없기에 그레이시는 그것이 진짜라 믿고 조와 엘리자베스 등 외부에 존재하는 돌발 현상들에도 꿋꿋이 서있는다. 그리곤 비로소 자신이 맡을 역할인 그레이시를 전부 이해했다 여긴 엘리자베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들었던 나의 이야기는 거짓이며 나의 자아는 튼튼하다고.엘리자베스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 인물 자체가 되기 위해 작품에서 다루는 실제 사건의 인물들인 그레이시와 조를 관찰하러 간다. 그는 그들의 바로 옆에서 질문하고 경험하며 그레이시의 전부를 자신에게 빙의시키려 한다. 엘리자베스는 끊임없이 '그레이시'를 아는 사람들, '그레이시'가 자주 다녔던 장소들을 계속 들쑤시고 다니며 그레이시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려 한다. 그레이시가 자신의 삶에 지나치게 끼어들고 사건 외의 자신의 모든 삶을 알아내려는 엘리자베스를 경계하지만 엘리자베스는 기어코 조지에게서 그레이시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알아내고 자신이 비로소 그레이시를 완벽히 이해했다 여긴다. 하지만 떠나는 엘리자베스에게 그것은 거짓이라 말하며 엘리자베스가 그레이스의 속내와 실제 상태는 이러할 것이라 단정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의문에 빠지게 만든다.
촬영을 하며 계속해서 다시를 말하는 엘리자베스와 마찬가지로 <메이 디셈버>를 보던 관객들도 순식간에 의문에 빠진다. 방금 위에 쓴 글처럼 그레이시가 이러한 인물이라 결론 내렸는데, 이제는 의문투성이가 되어버린다. 여기서 왜 이 영화가 단순히 실화를 다시 재연하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실화 속 인물들의 역할을 맡은 캐릭터가 그들을 관찰하고 따라가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잠깐 본 그레이시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단편적인 이야기만으로 이해했다 말하는 엘리자베스는 영화 속에서 단편적으로 보여준 그레이시를 전체인 양 해석하고 그의 모든 것을 재단해버린 관객들과 같다.
왜 우리는 쉽게 단정 지어버렸을까. 영화 내에서 조는 그레이시와 자신의 일을 이야기라 말하는 엘리자베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건 이야기가 아니라고, 이건 우리들의 진짜 삶이라고. 남의 삶을 흥미로운 호기심이 드는 이야깃거리 취급해버렸기 때문에 엘리자베스는 주변인들의 이야기로 그레이시를 이해했다 여기고 관객들은 영화 속의 정보만으로 그레이시의 삶을 판단해 버린 것이다. 결국 엘리자베스의 연기는 그레이시의 범죄만으로 그의 삶을 떠들어대던 언론과 다를 바 없다. 짧은 글 하나로 전체를 판단하고 모든 삶이 이야기로 취급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다른 이의 삶을 대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였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메이 디셈버>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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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재를 노리는 게 잘못된 건가요?
올해 5월에 개최된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의 대상 격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만한 작품이다. 지난 6일 개봉한 신작 '아노라'를 본 관객들, 영화를 좋아하는 씨네필들에게 이 영화는 올해 남은 기간에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탠저린',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으로 국내외 관객들에게 주목받은 션 베이커 감독이 '레드 로켓' 이후 3년 만에 신작 '아노라'를 들고 나왔다. 이민자, 성노동자 등 하위문화에 속하는 버림받았거나 소외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왔던 그답게, '아노라' 또한 성노동자(스트리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아노라'는 미국 뉴욕에서 스트리퍼로 일하는 아노라(미키 매디슨)의 일상으로 포문을 연다. 화려한 조명 스쳐 가는 남자들에게 웃음을 팔며 돈을 번다. 자신이 일하는 바에서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 벌이로는 영 시원치 않다.
어느 날, 가게에 놀러온 철부지 러시아 재벌 2세 이반(마크 아이델슈테인)이 만나게 되면서 상황이 바뀐다. 이반은 아노라에게 첫눈에 반했고, 아노라 또한 자신에게 끊임없이 호감을 표시하는 이반에게 충동적인 감정을 느끼며 빠져들었고 신분 상승까지 꿈꾼다. 이후 특별한 만남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충동적으로 결혼식을 올린다.
이렇게만 보면 줄리아 로버츠를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만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 '프리티 우먼'의 21세기 버전처럼 흘러갈 것이라 예상하게 된다. 하지만 션 베이커의 '아노라'는 두 사람의 갑작스러운 결혼 사실을 알게 된 이반의 부모가 무효화하기 위해 하수인들을 보내면서 판타지를 와장창 깨뜨린다.
결혼 무효화 소동이 본격화되면서 아노라는 자신의 직업(성노동자) 때문에 따라붙는 꼬리표들(매춘부, 꽃뱀짓 등)로 인해 주변으로부터 끊임없이 난도질당한다. 비록 사회가 가장 천시하는 일이나, 그녀가 자신의 생계를 위해 온갖 수모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아노라를 넘어 모든 아웃사이더·소수자로 향한다. 아노라-이반의 결혼 무효화를 위해 합심한 토로스(카렌 캐러글리안), 가닉(바체 토프마산), 이고르(유리 보리소프) 또한 이반의 부모에게 고용되어 이들에게 잘 보여야 생존할 수 있는 처지 아니던가.
약자들의 이야기를 그리되, 으레 자주 활용되는 '약자들의 연대'는 명확하게 거부한다. "매춘부, 깡패, 빌어먹을 아르메니아인, 싸이코" 등 서로를 향한 거친 욕설을 퍼부으며 가까워지지 않는다. 사실 이들 모두 연대 없이도 각자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따라가는 여정의 끝인 마지막 장면은 매우 강렬하게 다가온다. 횡재를 노리는 아노라가 그렇게 잘못한 생각을 한 걸까, 그녀도 잘해보고 싶었을 것인데 이를 몰라준 게 아닐까. 마지막 장면을 본다면 '악깡버'로 버텨온 아노라를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아노라'를 관람한 관객들은 주인공을 맡은 미키 매디슨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 그의 실감 나는 연기가 아니었다면 션 베이커 감독의 훌륭한 블랙 코미디는 화룡점정을 찍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에 개최 예정인 오스카 시상식 여우주연상 강력 후보로 급부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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