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05-02 20:06:37
[JIFF 데일리] 마음 가는 방향으로
<비밀 문자> 리뷰

OVERVIEW
비밀 문자 누슈에 대한 매료로 연결된 두 명의 중국인 밀레니얼 여성을 과거와 현재에 걸쳐 따라간다. 수백 년 된 이 언어는 여성 공동체의 연대, 희망, 생존을 위한 은밀한 지원 체계로 작동하면서 중국 여성들을 세대를 넘어 하나로 묶어왔다.
REVIEW
예외는 있었겠지만, 수천 년의 중국 역사에서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복종해야 했고 읽거나 쓰는 것을 배울 수 없었다. 하지만 여자들은 남자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비밀 문자인 ‘누슈’를 통해 때로는 신세 한탄을, 때로는 이루지 못할 꿈을 적어 내려가면서 여자들끼리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연대할 수 있었다. 이제 교육 기회가 균등해졌고, 여성의 권리도 전보다 나아지고 있기에 ‘누슈’는 더 이상 계승되기 어려운 ‘잊혀져 가는 문자’가 되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여성들만이 이해할 수 있었던 문자 ’누슈‘를 각자의 방식으로 계승하고 있는 두 여성을 통해 ’누슈‘의 역사와 중국 역사 속에서 여성의 의미, 그리고 그들이 ’누슈‘로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조명한다. 물론 ’누슈‘의 원래 의미와는 정반대로, 그저 예쁜 캘리그라피로만 인식하고 상업화하려는 관료들의 모습은 어처구니없기도 하지만, 불평등 속에서 자신의 삶과 생각을 기록하려고 노력해 온 중국 여성들의 ’놀라운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전진수)
세상 다른 수많은 사회처럼, 중국 봉건사회 또한 여성을 기존 제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교육과 사회생활은 요원했고, 자연스레 여성이 스스로 남긴 기록도 많지 않았다. 심지어 전족으로 발 뼈를 부수고 살을 뭉쳐 손쉬운 이동의 자유마저 금했다. 거기서 “노예 같은” 생활을 했다는 여자들은 자기들만 아는 문자를 만든다.
함께 괴로워했던 여자들만의 문자. 그 문자로 시를 짓고 노래를 하며,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살아가자는 응원을 전했다. 아주 오래 비밀로 내려오던 문자는 세상에 알려진 후로 누슈(女书)라고 불린다. 문자 그대로 여자가 썼다는 담백한 명칭이지만 거기 얽힌 이야기들은 주렁주렁 많다.
영화는 누슈의 어제와 오늘을 고루 비춘다. 누슈의 전승자인 후신이라는 인물을 시작으로, 몇 년 전부터 누슈를 배우기 시작한 쓰무라는 인물을 더하고, 누슈를 실제로 집에서 배운 누슈의 마지막 명장이자 후신을 가르친 허 선생님까지 이어, 누슈를 계속하는 이들을 담는다.
이들은 누슈를 사랑하고, 누슈의 의미를 지키고자 하지만, 가뜩이나 생은 쉽지 않은 것. 의미까지 더해 업고 가기가 쉽지 않다. 세상은 이들의 누슈를 향한 애정과 같은 시선으로 누슈를 바라보지 않는다. 후신의 글자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위한 자리에서 선물로 주어진다. 은밀한 여자들의 글씨였는데, 술잔을 든 남자들을 위한 선물이 되어 버렸다. 심지어 글씨와 시로 시작한 누슈는 이제 춤과 공연의 대상이다. 누슈 글씨를 쓰고 있는 여자들에게 몰려온 남자들이 "마을 미녀"들이 글을 쓰고 있다며 동물원에 온 것처럼 굴고는 "친구 하자"며 자기들끼리 낄낄거린다.
후신은 누슈로 상당한 성취를 이룬 인물이지만 이혼의 기억을 “여자로서의” 실패로 여기는 마음이 자꾸 올라온다. 다재다능하고 누슈의 의미를 깊이 들여다보는 쓰무는 약혼자가 쉼 없이 던지는 말을 들으며 고민에 빠진다. 하루 만에 누슈를 해석해 왔던 듬직한 남자라 생각했응 텐데, 아직 결혼도 하기 전부터 쓰무를 들들 볶으면서도 자기는 부담 주고 있지 않다 말한다. 이들이 사는 오늘의 누슈를, 누슈의 기억을 가진 허 선생님도 바라본다. 그는 오늘날의 누슈가 원래의 누슈와는 전혀 다른 그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누슈 작품은 대다수가 자매애에 대한 것이다. 원부가를 지을 수도 있었겠지만, 누슈는 고통이 해소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기에 마치 남자들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여성 간의 연대와 지지를 택했다.
여전히 마을에는 새 신부가 나오고, 새로운 결혼 생활이 시작된다. 그중에는 아름답고 지고지순한 이야기도 있겠지만, 사랑 아닌 것들도 사랑을 가장한다. 그 허위의 이면에는 몰이해와 몰상식이 있다. 누슈를 인정하고 누슈를 위한 행사에 서 있지만 정작 누슈의 본질에는 관심이 없는 남자들처럼. 사랑과 결혼을 말하며 결국에는 상대가 취해야 할 도리를 가르치려 드는, 결혼도 하기 전부터 임신에 좋다는 쓴 약을 먹이고, 밥 먹으러 가는 길에 입에 귤이나 넣어주고, 여자가 알아들은 말을 굳이 되풀이해 설명하는 남자처럼.
봉건제도 속의 남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남자들의 몰상식이 횡행할 때, 누슈의 노래 가사는 생생하게 살아 여기까지 전해진다. 왜 여자들은 마음껏 놀 수 없는지, 왜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지 묻는 노래 가사는 본질을 비춘다. 이런 질문은 새롭고 급진적인 사상이 아니라, 그냥 인간으로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 자연스러운 질문을 던지는 것뿐인 것을. 대약진운동의 흐름 아래 남녀가 동등하게 교육을 받고 일을 했던 시절을 피부로 기억하는 이들은, 따로 교육을 받지 않아도 피부로 안다.

누슈를 둘러싼 남자들의 모습은 촌극에 가깝다. 어떻게 저러나 싶을 만큼 우당탕쿵탕 엉망진창이다. 방향성과 타깃조차 설정하지 않고서 상용화를 하겠다고 설치고, 누슈 관련 행사 무대에 '구색을 맞추기' 위한 여성조차 세워놓지 않은 주제에, 제막식 하나도 제대로 못 해서 현판을 떨어뜨리고 난리가 난다. 그들을 보며 역설적으로 누슈의 의미를 떠올리게 된다. 21세기에 저러고 있다니 봉건사회에선 어땠을까. 욕하고 때리지 않으면 다행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도망칠 수도 없는 발을 부여잡고 집안 모든 남자들의 발을 씻겨야 했던 여자들의 삶에 누슈가 어떤 의미였을지.
언어의 본질은 소통이다. 허 선생님과 후신 사이의, 편지를 읽고 틀린 문장을 바로잡아 주는 장면이 뭉클하니 아름다웠던 이유는 바로 그 소통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담길 때 비로소 글자는 의미를 갖는다. (마케팅도 거기서 시작했어야 했다. 누슈 상용화로 뭐라도 해보려고 한 멍청한 중국 남자들이여.)
세상의 풍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양한 말을 듣고, 세파에 흔들리고, 그러면서도 후신과 쓰무를 비롯한 동시대의 수많은 여자들은 자기 삶을 살아간다. 어떤 여자는 유리 천장을 깨는 것이 너무 힘드니 그냥 이 자리에서 행복을 찾아보겠다고 한다. 그러나 누슈를 받아들인 이들은 앞길을 몰라도 마음 편한 길로 걸어가 보겠다 한다. 내가 떠받들어 살려야 하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강해질 때 새롭게 피어날 세상임을 인지한 것이다.
이들은 누슈를 통해 과거와 대화하면서 오늘을 넘기고 내일로 향한다. 누슈 가사 속의 든든한 큰언니들이, 괴로운 한 세상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의 흔적이, 모르고 가는 길이라도 씩씩하게 나아갈 힘이 되어줄 것이다.
2023. 04. 29. 17:00 CGV전주고사 8관 (247)
2023. 04. 30. 19:30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358)
2023. 05. 01. 16:30 CGV전주고사 5관 (441)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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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 연대로 만든 따뜻한 한 잔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미안해요, 리키>(2019) 이후 약 4년 만에 켄 로치 감독이 세 번째 선물을 들고 찾아왔다. <나의 올드 오크>(2023)는 켄 로치 감독의 3부작이자 은퇴작으로 남는 작품이기에 더 뜻깊은 선물로 다가온다. 켄 로치 감독 3부작은 사회 구조와 복지 제도의 어두운 단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관객에게 깊은 성찰과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의 올드 오크>(2023)는 마지막까지 영국 북동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다른 전작들보다 영국 문화가 짙게 물들어 있고, 가장 따뜻한 영화다.
※본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초청으로 참석했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나의 올드 오크> 스틸컷
난민
난민 문제는 오늘날 해결해야 할 숙제로 자리 잡고 있다. 아프리카나 중동 지역에서 전쟁과 내전으로 넘어온 선량한 난민 이주자를 유럽이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다. <나의 올드 오크>(2023)는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민 수용의 갈등 문제를 그리고 있다. 시리아 내전으로 영국으로 온 야라(에브라 마리)네 가족을 본 동네 주민들은 난민 이주에 탐탁지 아니한다. 야라네 가족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거주하는 난민들의 복지가 자신들이 받는 복지보다 난민에게 더 큰 복지를 받는다는 불만과 위선을 보인다. 야라의 카메라를 망가뜨리거나 도움을 받아도 난민이란 프레임에 도리어 욕을 먹고, 오해를 받는다. 그러나 ‘The Old Oak’라는 펍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해 난민의 인식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함께 밥을 먹고, 영상을 보며, 점차 관계의 벽을 허물어간다. 마침내 야라 아버지 추모 장면에서 마을 사람들이 추모하러 오는 장면은 모두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휴머니즘에 도달한다.
<나의 올드 오크> 스틸컷
연대
영화 배경인 영국 북동부 마을은 어질러진 퍼즐과 같았다. 광산이 폐광되며 쇠퇴해 버린 마을은 각자가 살아가기 위해 바빠졌다. TJ(데이브 터너) 역시 마찬가지다. 아버지의 죽음, 아내의 이혼, 아들과 깨져버린 신뢰로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자살을 택하려던 그에게 다가온 건 ‘마라’라는 강아지였다. ‘마라’는 광부 용어로 친구와 동료 그 이상의 연대를 일컫는 말이다. TJ는 다시 살아가는 용기를 얻고, ‘The Old Oak’라는 펍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이곳은 옛날 광산 노동자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쉼터이자 놀이터였다. TJ는 야라와 타니(데비 허니우드)와 함께 난민 가족들과 소외된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40년도 더 된 펍 안쪽 방을 개방한다. 과거 폐광을 막기 위한 노동자들의 연대가 있었다면 지금은 지역 주민들의 연대라는 퍼즐 조각을 맞추기 위해 분투한다. 연대의 퍼즐이 맞춰지는가 하나 모종의 사건으로 부서져 버린 듯 보였다. 하지만, 야라의 아버지 장례식을 마을 사람들이 추모하러 오면서 아름다운 연대의 퍼즐이 맞춰졌다는 걸 알아챈다.
<나의 올드 오크> 스틸컷
희망
<나의 올드 오크>는 각자가 품은 희망을 보여준다. TJ는 가족의 회복, 야라는 아버지의 생존, 펍의 단골들은 과거의 영광 등이 있다. 야라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희망과 용기가 생긴다고 한다. 야라가 찍은 사진 속 마을 사람들의 화목한 미소는 처음 마을에 도착해서 찍었던 모습과 대비된다. 의심과 낯섦에서 공존과 희망, 마을의 공동체 정신으로 변신한다. 희망은 신뢰를 통해 만들어지는 대사는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로 작용한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와 <미안해요, 리키>(2019) 보다 희망의 메시지를 그리며 극복하는 과정은 켄 로치 감독 3부작 중에서 가장 희망 있고, 따뜻한 영화다.
<나의 올드 오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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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우리는 늘 선을 넘지, 전주국제영화제
여러분, 오늘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일입니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우리는 늘 선을 넘지 Beyond the Frame'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는데요.
이번 슬로건을 통해 전통적인 영화 형식과 상영 방식에서 탈피하여 프로그램, 공간, 이벤트를 통해 영화를 중심을 장르 간 통섭을 이뤄온 전주국제영화제의 도전적 정신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전주국제영화제를 개막작부터, 폐막작까지! 샅샅히 톺아볼 예정입니다.
# 개막작 : 토리와 로키타 Tori and Lokita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시놉시스 : 저마다 홀로 아프리카를 떠나 벨기에로 온 어린 소년과 사춘기 소녀는 어려운 이민 생활에 맞닥뜨리지만 아무도 꺾을 수 없는 우정으로 맞선다.
CINEPICK : 올해 개막작은 전 세계 영화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장 피에르 다르덴(Jean-Pierre DARDENNE), 뤽 다르덴(Luc DARDENNE) 감독의 <토키와 로키타>가 선정되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다르덴 감독이 공식적으로 한국에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년 전에도 다르덴 감독을 초청하려고 했으나 팬데믹으로 결국 성사되지 않았는데, 올해 개막작으로 모시게 되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상영 시간표
2023.04.27 19:3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2023.04.28 19:30 CGV전주고사 4관
2023.04.29 10:00 CGV전주고사 6관
# 폐막작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Where Would You Like to Go?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시놉시스 : 중학교 교사인 도경은 자신의 반 학생인 지용이 물에 빠지자 그를 구하려고 물에 뛰어 들었다가 함께 목숨을 잃게 된다. 세상에 외로이 남겨진 도경의 아내 명지와 지용의 누나 지은은 그들에게 닥친 비극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명지는 슬픈 현실을 피해 폴란드 바르샤바로 떠나고, 옛친구를 만나지만 선뜻 친구에게 남편의 소식을 전하지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도 못한다.
CINEPICK : 영화는 김희정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이자, 김애란 작가의 동명 단편 소설을 영화화 했습니다. 영화는 반복되는 사회적 재난, 사고 앞에 망자를 잘 애도하는 동시에 산 자를 구하는 길은 무엇일지를 보여주며 '죽음을 기억하는 방법, 그 죽음을 함께 기억해줄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상영 시간표
2023.05.05 19:00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 심사위원
1)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 5인
: 마리아노 지나스 감독, 아시아 수석평로낙 매기 리, 부지영 감독, 에리카 발솜 평론가, 배우 옥자연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2) 한국경쟁 부문 심사위원 3인
: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마이알렌 벨로키 베라사테귀, 평론가 손희정, 도쿄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이치야마 쇼조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3) 한국단편경쟁 부문 심사위원 3인
: 이혁상-제시카 사라 린랜드 감독, 조은지 감독 겸 배우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4) 넷팩(NETPAC)상 심사위원 3인
: 아이균 아슬란리 영화편론가, 춘천영화제 운영위원장 김형석, 바른손랩스 콘텐츠 총괄 이사 최윤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 ISSUE
1) 국제경쟁 공모 83개국 604편 출품. 역대 최고 기록!
: 전주국제영화제가 국제경쟁 공모에 83개국 604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춤품작 중 극영화가 357편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다큐멘터리 188편, 애니메이션 6편, 실험영화 30편, 기타 23편이 접수되었습니다. 이중 다큐멘터리는 전년 대비 20편 증가한 점이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팬데믹과 전쟁 등 역사적인 큰 사건이 연이었던 것이 영화인들의 창작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2) 멕시코국립시네테카 개봉지원상 신설
: 전주국제영화제는 멕시코국립시네테카와의 협약을 체결하고, 멕시코국립시네테카 개봉지원상을 신설키로 했습니다. 앞으로 전주국제영화제는 매년 한국 장편영화 1편을 선정하여 개봉지원상을 시상하고, 멕시코국립시네테카에서의 상영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3) 한.중.일 3개국의 새로운 영화들을 소개하는 '동아시아 특별전'
: '동아시아 영화특별전'은 매년 각 나라의 문화적 전통을 대표하는 도시를 선정하여 연중 문화예술 협력 및 교류사업을 추진하는 국제행사인 '2023 동아시아문화도시 전주'사업과 연계하여 진행됩니다. '동아시아 특별전'을 통해 독창적이고 기획력 있는 한.중.일 신진 감독 혹은 거장들의 신작을 선보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를 통해 동아시아 지역의 특징적 영상 미학의 최신 경향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4) 종합예술가 백현진,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선 올해의 프로그래머
: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며 류현경 배우가, 두 번째는 연상호 감독이 맡아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 섹션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바지하였는데요. 올해 세 번째를 맞는 'J 스페셜 : 올해의 프로그래머' 섹션을 맡을 영화인은 배우, 연출가, 음악가, 미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백현진 배우가 맡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네, 지금까지 전주국제영화제를 샅샅히 톺아보았는데요. 더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다면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https://www.jeonjufest.kr)를 방문해보세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7일(목) 부터 5월 6일(토)까지 진행되며, 영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씨네랩 뉴스 카테고리 (https://cinelab.co.kr)에서는 데일리 기획기사가 업로드 될 예정이니 놓치지 말고 영화제의 열기를 함께 느껴요!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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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범죄도시>1000만영화 등극!! <범죄도시>이후 역주행 하는 영화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영화일까요?!
안녕하세요!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지난 주말 동안의 박스오피스 순위를 공유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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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7월 첫째 주, 1위를 차지한 엘리멘탈! 엘리멘탈이 주말 관객수 60만명을 넘겼고 박스오피스 총 관객 수 200만 명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역주행을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범죄도시3>가 1000만을 기록하면서 <범죄도시2>이후 두번째 천만영화가 되었습니다. 23일 개봉한 <귀공자>는 흥행에 실패하며 주말 누적 관객 수 10만을 가까스로 넘기는 추세이며 다음주는 더 낮아질것으로 예상됩니다.
1. <엘리멘탈>
한국계 재미동포 2세인 피터 손 감독의 작품 <엘리멘탈>이 입소문을 타며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습니다. 주말 관객수 60만명을 넘기면서 전주보다 높은 주말 관객수를 기록하였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보다 10일 빠른 2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피터 손 감독의 자전적 요소를 바탕으로 가족애의 메시지를 담고있는 따듯한 온기를 전하는 영화입니다.
2. <인디아나존스: 운명의 다이얼>
주말관객수 24만명을 기록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엘리멘탈>의 흥행에 밀려 2위에 올라섰습니다.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5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배우, 제작진 등 원년 멤버들이 대거 참여해 레전드 시리즈 귀환을 알렸습니다. 1편부터 4편까지 감독을 맡았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에서는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기존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중입니다.
3.<범죄도시3>
쌍천만 기록에 성공한 <범죄도시3>!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000만 영화이며, 역대 1000만 영화로는 30번째를 기록했습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2개 작품과 <신과함께> <부산행>등 총5편의 1000만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됬다고 합니다.
4.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개봉 11일째 5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전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동시기 관객수를 뛰어넘는 기록이며 <귀공자>보다 빠른 속도로 관객을 끌어모았습니다.
5. <귀공자>
손익분기점 180만의 영화로 아직 누적관객수 50만을 기록하고 있는 <귀공자>는 대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은 호평이 많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불리한 요소때문인지 미미한 반응과 높지않은 관객수를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7월 첫째주 <인디아나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1위를 차지하였고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엘리멘탈>이 3위, 제니퍼 로렌스가 제작, 출연까지 겸한 <노 하드 필링스>가 23일 개봉을하면서 4위,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이 5위를 기록했습니다. <인디아나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1위에 올랐지만 제작비와 비교해 실망스러운 데뷔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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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7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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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이 널 부를 때, '삶'을 고찰한 영화 9선
문득 외로워지거나 힘들때 내 삶은 잘 가고 있는건가 인생에 대해서 생각이 드는때가 있지않나요
가을 바람에 마음이 헛헛해지는 요즘 오늘은 인생을 고찰한 영화들에 대해 소개해드리려 하는데요 잔잔하면서도 뭉클하게 마음을 울리는 영화들, 명대사와 함께 같이 만나보아요
[그래비티]
"알아. 여기에 영원히 남고 싶을거야. 조용하니 혼자 있기에 좋고. 눈을 감으면 세상 모두가 잊혀지지. 여기엔 상처 줄 사람도 없고. 계속 살아봐야 뭐 별 거 있겠어? 자식 잃은 슬픔만한 게 어디있다고. 하지만 계속 가기로 했다면 끝까지 가 봐야지."
cinepick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라이언 스톤 박사는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히면서 소리도 산소도 없는 우주 한 가운데에 홀로 남겨지는데…
[다가오는 것들]
"우리는 행복을 기대한다 만일 행복이 안 온다면 희망은 지속되며 이 상태는 자체로서 충족된다 그 근심에서 나온 일종의 쾌락은 현실을 보완하고 더 낫게 만들기도 한다 원할게 없는 자에게 화 있으라 원하던 것을 얻고 나면 덜 기쁜 법 행복해지기 전까지만 행복할뿐"
cinepick
파리의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나탈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부인, 그리고 홀어머니의 딸로서 바쁘지만 행복한 날들을 지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갑작스러운 고백과 함께 그녀의 평화롭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맨체스터 바이 더 씨]
I can't bea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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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며 혼자 사는 '리'는 어느 날 형 '조'가 심부전으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맨체스터로 향한다. 하지만 결국 형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이 조카 '패트릭'의 후견인으로 지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혼란에 빠진 '리'는 조카와 함께 보스턴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패트릭'은 떠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한다. 한편 전 부인 '랜디'에게서 연락이 오고, 잊었던 과거의 기억이 하나 둘 떠오르게 되는데...
[보이후드]
"그런말 자주듣잖아.이순간을 붙잡아야한다 근데 난 가꾸로인것같아 우리가 순간을 붙잡는게 아니라..순간이 우릴 붙잡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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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메이슨 주니어’와 그의 누나 ‘사만다’는 싱글맘인 ‘올리비아’와 텍사스에 살고 있다. 아빠인 ‘메이슨 시니어’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들러 ‘메이슨’과 ‘사만다’를 데리고 캠핑을 가거나 야구장에 데려 가며 친구처럼 놀아 주곤 하지만 함께 살 수는 없다. 게다가 엄마의 일 때문에 친구들과 헤어져 계속해서 낯선 도시로 이사를 다녀야 하는 메이슨은 외로운 나날을 보내며 점차 성장해가는데…….
[드라이브 마이 카]
"바냐 아저씨, 우리 살아가도록 해요. 길고 긴 낮과 긴긴밤의 연속을 살아가는 거예요.
저 세상에 가서 얘기해요. 우린 고통 받았다고 울었다고 괴로웠다고요."
cinepick
누가 봐도 아름다운 부부 가후쿠와 오토. 우연히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가후쿠는 이유를 묻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년 후 히로시마의 연극제에 초청되어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된 가후쿠.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를 만나게 된다. 말없이 묵묵히 가후쿠의 차를 운전하는 미사키와 오래된 습관인 아내가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대사를 연습하는 가후쿠. 조용한 차 안에서 두 사람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가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눈 덮인 홋카이도에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서로의 슬픔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누군가는 강가에 앉아 있는 것을 위해 태어난다. 누군가는 번개에 맞고. 누군가는 음악의 조예가 깊고. 누군가는 예술가이고.누군가는 수영하고. 누군가는 단추를 잘 알고. 누군가는 셰익스피어를 알고. 누군가는 어머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춤을 춘다."
cinepick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말 뉴올리언즈.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 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그는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를 만난 후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 만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비로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가는데…
[와일드]
"일출과 일몰은 매일 있는거란다. 네가 마음만 먹는다면 그 아름다움속으로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단다."
cinepick
가난한 삶, 폭력적인 아빠, 부모의 이혼으로 불우했던 유년 시절을 지나 엄마와 함께 행복한 인생을 맞이하려는 찰나, 유일한 삶의 희망이자 온몸을 다해 의지했던 엄마가 갑작스럽게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엄마의 죽음 이후 인생을 포기한 셰릴 스트레이드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파괴해가고… 그녀는 지난날의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수 천 킬로미터의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극한의 공간 PCT를 걷기로 결심한다. 엄마가 자랑스러워했던 딸로 다시 되돌아가기 위해..
[잠수종과 나비]
"다시는 나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않겠다. 왼쪽 눈 말고 멀쩡한 것이 두 개 있잖아. 하나는 상상력이고 다른 하나는 내 기억들이다. 그게 내가 잠수종에서 벗어날 유일한 수단이다"
cinepick
유명 잡지 ‘엘르’ 편집장으로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즐기던 장 도미니크 보비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온몸이 마비되고 신체 중 유일하게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자유롭던 몸짓이 한순간 잠수종에 갇힌 남자 하지만 기억과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데… 침묵 속에서 세상을 써 내려간 남자의 아름다운 실화가 시작된다!
[체리향기]
"내가 살아서 남들을 괴롭히면 그건 죄가 아니고, 그걸 참다 못해 목숨을 버리는 건 죄야?"
cinepick
한 남자가 자동차를 몰고 황량한 벌판을 달려간다. 그는 지나치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며 자신의 차에 동승할 사람을 찾는다. 그가 찾고 있는 사람은 수면제를 먹고 누운 자신의 위로 흙을 덮어 줄 사람.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는 그의 간절한 부탁에도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애띤 얼굴의 군인도, 온화한 미소의 신학도도 죽음이란 단어 앞에선 단호하게 외면할 뿐. 드디어 한 노인이 그의 제안을 수락한다. 박물관에서 새의 박제를 만드는 노인은 주인공 바디에게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며 작지만 소중한, 삶의 기쁨들을 하나씩 펼쳐 놓는다.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현 듯 삶에 대해 강한 애착을 느끼는 바디. 운동장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도시의 하늘 너머 펼쳐지는 저녁노을의 눈부신 빛깔. 밤이 오고 바디는 수면제를 먹고 자신이 파놓은 구덩이 안에 눕는다. 조금은 긴장된 그의 얼굴 위로 푸른 달빛이 서리고. 때맞춰 내리는 비. 사방은 온통 어둠뿐. 가끔씩 치는 번개의 빛에 그의 얼굴이 잠깐 보였다간 사라지는데. 아침이 오면 그는 그토록 바라던 죽음을 얻게될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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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부터 겨울까지
갈색 눈동자를 가진 평범한 학생 '이경' 여름의 햇살을 닮은 고교 축구선수 '수이' 열여덟 살의 여름,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진 '이경'과 '수이'는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며 스무살을 맞이한다. 대학에 진학한 '이경'과 달리 '수이'는 바로 사회에 뛰어들고, 낯선 행복과 사소한 오해 속에서 둘은 새로운 계절을 마주하게 된다.
<그 여름> 줄거리
국내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는 오랜만에 보는데, 일단 작화부터 마음에 들었다. 최은영 작가님은 <쇼코의 미소>로 이미 잘 알고 있던 작가님이셨는데, 아쉽게도 이 영화의 원작인 '그 여름'은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무슨 내용일지 예측할 수 없었다.
영화는 청춘 그자체였다. 둘은 서로를 만나서 서로의 세계를 넓혀나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둘은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이경이는 태어날때부터 색소가 옅어 갈색 머리카락과 갈색 눈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이경의 색은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기도 하고 개눈깔이라는 비아냥어린 소리를 듣게 만들기도 한다. 수이는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어렸을 적 얻은 부상은 그의 꿈에 큰 장애물이 된다. 그럼에도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는 수이에게 다시 찾아온 부상은 결국 꿈을 포기하게 만든다.
이경은 자신의 상처와 수이의 상처 모두 같이 얘기하며 풀어나가기를 원하지만 수이는 혼자 삼켜낸다. 이경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수이가 왜 정비사가 되기로 했는지 알지 못한다. 전화를 받지 않는 수이를 찾아내고 그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봤을 때부터 이경은 예상하지 않았을까. 수이와 함께할 인생에서 수이의 속마음을 알 방법은 없을 거라는 걸.
관객 역시 영화가 이경의 시점에서 이경의 생각만을 보여주며 진행되기 때문에 수이의 생각을 알 수 없다. 수이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부분은 그 둘이 헤어질 때 뿐이다. 나는 이런 전개 방식이 이경의 흔들림과 그들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수이가 직접 말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의 진심을 알 수 없고, 우리는 이경의 시선에서만 수이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이런 표현으로 이경이 수이의 어떤 지점에서 답답해 했고, 늘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이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관객들에게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소설이 원작인 게 너무 드러났다는 것이다. 소설이 원작인 영화들은 많고 소설의 문법을 영화의 문법으로 어색하지 않게 바꾼 영화들도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 <그 여름>은 인물들의 대사나 이경의 나레이션 등이 너무 소설을 그대로 가져온 게 보여서 어색했다. 문어체와 구어체가 구분되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함에도 영화에서 굳이 문어체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차용한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 한가지 존재하는 단점이 영화를 많이 깎아 먹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데, 바로 한국에서 나오기 흔치 않은 장르의 애니메이션이었기 때문이다. <그 여름>은 청춘들의 풋풋한 사랑을 잘 담아냈고, 동시에 성인이 되며 달라져 가는 서로의 세계에 의해 이별로 향하는 둘의 모습 또한 잘 나타냈다. 탄탄한 서사를 가진 소설이 원작이 된 만큼 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크게 부족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
수이가 매일 가져다 주던 딸기 우유곽에 이경이 꽂아 놓은 꽃들이 점차 늘어가는 것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그들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후에 오랜만에 집에 온 이경이 그 꽃들이 다 시든 것을 발견했을 때 나도 이제야 둘이 완벽하게 이별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그 여름>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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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빛나는 눈과 유려한 손끝에서 피어나는 감정들
[BIFF 데일리] 빛나는 눈과 유려한 손끝에서 피어나는 감정들
영화 <청설> 리뷰
줄거리
손으로 설렘을 말하고 가슴으로 사랑을 느끼는, 청량한 설렘의 순간 대학생활은 끝났지만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 고민하던 ‘용준’(홍경). 엄마의 등쌀에 떠밀려 억지로 도시락 배달 알바를 간 ‘용준’은 완벽한 이상형 ‘여름’(노윤서)과 마주친다. 부끄러움은 뒷전, 첫눈에 반한 ‘여름’에게 ‘용준’은 서툴지만 솔직하게 다가가고 여름의 동생 ‘가을’(김민주)은 용준의 용기를 응원한다. 손으로 말하는 ‘여름’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더 잘 듣기보단 더 잘 보고 느끼려 노력하지만, 마침내 가까워졌다 생각하던 찰나 ‘여름’은 왜인지 자꾸 ‘용준’과 멀어지려 하는데…
감독: 조선호
출연: 홍경, 노윤서, 김민주
유난스러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쌀쌀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길목. 영화 <청설>이 여름, 가을 자매. 용준과 함께 부산을 찾아왔다.
영화를 보기 전엔 ‘누가 봐도 여름에 딱 맞는 영화인데 왜 이 애매한 시기(정식 개봉은 11월)에 관객들을 찾아온 걸까’ 싶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스크린을 가득 채운 싱그러운 여름과 배우들의 말간 얼굴은 이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걸로도 모자라 사뭇 차가워진 공기에 풋풋하고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모든 청춘 배우들에게 바라는 점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데뷔 초 또는 20대에 꼭 풋풋한 청춘 로맨스를 찍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다시 돌아보기 부끄러울 만큼 오글거리는 청춘물도 좋고 올타임 레전드로 남을 로맨스를 찍어준다면 더 좋다.
올해 나이 29세로 (촬영 당시엔 28세) 마지막 20대를 보내고 있는 홍경 배우는 <청설>을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20대 사랑 이야기’라고 하며 이 영화를 내보이게 된 게 굉장히 긴장되고 설렌다고 언급했다.
<청설>속 용준은 그의 긴장과 설렘을 그대로 안고 부드럽고 예쁘게 피어난다. 그리고 앞서 <20세기 소녀>로 부산을 찾았던 노윤서 배우와 첫 청춘 영화 필모그래피를 쌓은 김민주 배우는 여름, 가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해사한 웃음을 흩뿌리며 앞으로 두 배우가 보여줄 또 다른 사랑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청설>은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다. 떠오르는 젊은 배우들의 여름 청춘 로맨스라. 누구나 좋아할만 하지만 자칫하면 무색무취의 영화가 될 위험이 있는 소재를 선택한 이 영화의 차별점은 사랑을 뻔하게 전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극의 주인공인 여름, 가을, 용준이 서로 수어를 통해 소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말과 감정은 목소리가 아닌 손과 표정을 통해 표현되는데, 배우들의 빛나는 눈과 유려한 손끝에서 피어나는 감정들은 그 어떤 사랑고백보다 담백하고 진실하며 또 새롭다.
일렁일렁 찾아온 사랑
용준과 여름, 가을의 이야기는 텅 빈 자기소개서와 일렁이는 수영장 물로부터 시작된다. 어떻게 대학을 졸업하긴 했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해 자기소개서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용준, 물속에 있는 동생 가을만을 생각하다가 물 밖에 있는 자신을 잊어버린 여름. 두 사람은 가을이 희망차게 물길을 가르고 있는 수영장에서 처음 만난다.
용준은 수영장 입구에 들어오는 순간 반대편에 서있는 여름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일렁이는 수영장 물처럼 용준의 마음에도 일렁일렁 사랑이 찾아온다. 수영장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온 용준은 마치 새로운 세상을 만난듯한 설렘을 느끼며 열심히 여름을 향해 나아간다.
영화가 담고 있는 관계, 소통에 대한 메시지 또한 중요하지만 가볍게 훑어만 보더라도 일단 <청설>은 정말 예쁘고 풋풋한 작품이다. 따사로운 여름 햇볕과 초록 잎에 둘러싸인 용준과 여름의 모습, 그들의 반짝이는 눈만 바라보더라도 ‘아, 청춘이다’ 싶은 감탄과 만족감이 자연히 차오른다.
사랑, 서로의 세상을 이해하는 것
용준은 외동아들, 여름은 떨어져사는 부모님을 대신해 수영 선수가 꿈인 동생 가을을 보살피는 언니다. 용준은 목소리로 감정을 표현하고 여름은 손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소통한다.
용준은 이 환경과 소통 방법의 차이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 조금 다르면 어떤가. 똑같은 방법을 이용하면서도 소통이 안돼 싸우는 사람들이 수두룩 빽빽한데! 용준은 중요한 건 진심이고 자신이 조금 더 배려하고 조심하면 이 또한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여름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용준, 여름. 그리고 가을과 그들의 가족들이 가진 고운 배려심은 소통의 부재와 오해를 낳기도 한다. 수어를 사용할 줄 아는 용준은 다른 이들보다 여름, 가을 자매를 더 잘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용준과 여름 사이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여름, 가을 자매 역시 서로를 위해 노력하지만 털어놓지 못할 부채감을 갖고 있다.
영화는 이들의 마음속에 꼭꼭 숨겨진 진심과 온전한 이해라는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달려간다. 서툴고 어색하지만 용준, 여름, 가을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며 서로의 세상으로 뛰어든다.
홍경 배우는 영화의 원작 소설을 읽은 후 이 이야기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나 또한 그의 생각에 공감한다. 서로의 세상을 단단하게 구분 짓고, 같은 세상에 살면서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실수와 아픔이 넘치는 이 시대에 <청설> 같은 영화는 꼭 필요하다.
풋풋한 온기를 담은 영화 <청설>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11월 6일 극장을 통해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
[상영 시간]
10월 4일(금)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10월 9일(수) 17:3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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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쇼미더고스트> 메인 예고편
영혼까지 끌어모아 마련한 돈으로 드림 하우스에 입성한 20년 절친 예지와 호두.
완벽한 줄 알았던 집에 귀신이 들자, 돈도 갈 곳도 없는 둘은 귀신을 내쫓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귀신보다 무서운 서울 물가 때문에 지쳐버린 두 사람은
값비싼 전문 퇴마사 대신 특별할인 이벤트 중인 꽃도령 퇴마사 기두와 셀프 퇴마에 나서는데…
"귀신님, 아직... 안 나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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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로또쉐어> 30초 예고편
해마다 함께 여행을 떠나는 여섯 명의 친구들
이번 여행지에서는 또 어떤 즐거운 추억을 만들지 들뜬 설렘 속
갑자기 등장한 낯선 이방인 네 명과 조우한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거액의 상금에 덜컥 당첨된 로또 한장
하지만 로또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점차 그들 사이에는 기괴한 분위기가 감도는데...
우리 중, 범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