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4-04 11:41:20
4월 1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리바운드>, <에어>, <장기자랑> 외 2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또는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고교농구부의 기적같은 실제 이야기를 담은 <리바운드>부터
스티븐 연 주연의 넷플릭스 블랙코미디 드라마 <성난 사람들>까지!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이번 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리바운드
Rebound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22분
감독: 장항준
출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등
개봉: 2023.04.05.
배급: (주)바른손이앤에이
시놉시스
농구선수 출신 공익근무요원 ‘양현’은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다. 하지만 전국대회에서의 첫 경기 상대는 고교농구 최강자 용산고. 팀워크가 무너진 중앙고는 몰수패라는 치욕의 결과를 낳고 학교는 농구부 해체까지 논의하지만, ‘양현’은 MVP까지 올랐던 고교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선수들을 모은다. 주목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괴력 센터 ‘순규’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 농구 경력 7년 차지만 만년 벤치 식스맨 ‘재윤’ 농구 열정만 만렙인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최약체 팀이었지만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써 내려간 8일간의 기적 모두가 불가능이라 말할 때, 우리는 ‘리바운드’라는 또 다른 기회를 잡는다.
CINE PICK!
장항준 감독의 신작 스포츠 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들이 이룬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공작’, ‘수리남’의 각본을 쓴 권성휘 작가와 ‘시그널’과 ‘킹덤’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각본에 참여했으며, '현실판 슬램덩크'로 불렸을 정도로 극적인 드라마를 쓴 부산중앙고등학교 농구부의 2012년 전국대회 당시 실화를 영화화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에어
AIR

개요: 드라마 | 미국 | 112분
감독: 벤 애플렉
출연: 맷 데이먼, 벤 애플렉, 제이슨 베이트먼 등
개봉: 2023.04.05.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시놉시스
1984년, 업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이키는 브랜드의 간판이 되어 줄 새로운 모델을 찾는다. 나이키의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맷 데이먼)는 NBA의 떠오르는 루키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미 시장을 장악한 컨버스와 아디다스가 그와의 계약을 노리는 상황 나이키 팀은 조던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데…. 누구에게나 점프하는 순간이 온다!
CINE PICK!
아마존 스튜디오가 제작, 배급에 참여했으며 벤 애플렉이 감독을 맡은 <에어>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임원이었던 소니 바카로(맷 데이먼)가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과 계약하는 1984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굿 윌 헌팅',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등 만났다 하면 명작을 탄생시키는 맷 데이먼과 멘 애플렉의 3번째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미국의 주간 잡지 버라이어티는 탁월한 연출과 등장 배우들의 연기를 호평하며 <에어>가 내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장기자랑
The Talent Show

개요: 다큐멘터리 | 대한민국 | 93분
감독: 이소현
출연: 김명임, 김도현, 김순덕, 박유신, 이미경 등
개봉: 2023.04.05.
배급: 영화사 진진
시놉시스
2014년 그날 이후, 집 밖으로 나서기 어려웠던 엄마들은 지나가듯 얘기한 ‘재밌겠다’ 한마디에 연극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연기’라는 뒤늦은 재능을 발견하고 열정을 불태운다 그러나 새로운 연극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엄마들 사이의 질투와 갈등은 깊어지고 급기야 몇몇은 극단을 나가버리는데… 일곱 엄마들의 좌충우돌 연극 도전기! 우리 잘 할 수 있을까?
CINE PICK!
<장기자랑>은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일곱 명의 엄마들이 얼떨결에 연극을 시작하며 재능을 발견하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아이들을 향한 기억을 이어가는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할머니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데뷔작 <할머니의 먼 집>으로 유수 영화제에서 상을 거머쥐었던 이소현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로,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옥랑문화상 수상 및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슬프고 무거운 시선에서 벗어나 ‘주인공이 되겠다’는 일념 하에 열정을 불태우고 티격태격 갈등을 빚기도 하는 엄마들의 새로운 도전에 집중하며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며, ‘연극’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추모를 이어가는 엄마들의 모습을 통해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와 연대를 환기시킵니다.
성난 사람들
BEEF

개요: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10부작
감독: 이성진
출연: 스티븐 연, 앨리 웡, 조셉 리 등
공개: 2023.04.06.
채널: 넷플릭스
시놉시스
복수는 날것이 제맛.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도급업자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업가. 두 사람 사이에서 난폭 운전 사건이 벌어지면서 내면의 어두운 분노를 자극하는 갈등이 촉발된다.
CINE PICK!
<성난 사람들>은 <데이브>, <실리콘 밸리> 등의 드라마를 작업한 이성진 감독이 제작 총책임자를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블랙코미디 드라마입니다. 감독이 실제로 겪었던 난폭운전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드라마라고 하는데요, <워킹데드> 시리즈와 영화 <미나리>, <버닝> 등으로 전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주연을 맡았으며 선공개 당시 많은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아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편, 스티븐 연과 이성진 감독은 마블 코믹스의 신작 영화인 <썬더볼트>에서 또 한번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미끼 파트2
Decoy Part.2

개요: 범죄, 느와르, 스릴러 | 대한민국 | 6부작
감독: 김홍선
출연: 장근석, 허성태, 이엘리야 등
공개: 2023.04.07.
채널: 쿠팡플레이
시놉시스
유사 이래 최대 사기 사건의 범인이 사망한 지 8년 후, 그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이를 둘러싼 비밀을 추적하는 범죄 스릴러.
CINE PICK!
<미끼>는 지난 1월 27일 파트 1이 공개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범죄스릴러 드라마로, 유사 이래 최대 사기 사건의 범인이 사망한 지 8년 후, 그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이를 둘러싼 비밀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5년만에 복귀한 배우 장근석이 주인공이자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구도한' 역할을 맡았으며, 배우 허성태가 사상 최악의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죽음 뒤로 숨어버린 '노상천' 역할을 맡아 열연을 선보였습니다. 파트1이 공개된 이후 배우들의 명연기와 다이나믹한 전개로 호평을 받아 파트2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OTT 신작 등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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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아빠의 아픔을 인정하는 일
열다섯 살 지나(레오니 수쇼)는 아빠 지미(알반 레누아)와 친하다. 깊은 숲 속 나무 기둥에 줄을 매달고 올라가 함께 자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지나가 또래 남자애들한테 놀림을 당할 때 지미가 그 위에 물을 왕창 쏟아 쫓아내기도 한다. 지미는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다. 숲에서 관리인 몰래 장작을 훔치기도 하고 시끄럽다는 이유로 갑자기 TV를 집 밖으로 던져버리기도 한다. 자신이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밥을 먹다 갑자기 사정없이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는 지미와 마트에 갔다가 지미의 걷잡을 수 없는 행동을 목격하게 된다. 지미가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미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이후 지나는 지미를 탈출시키려고 애쓴다.
지나는 왜 무리해서까지 지미를 구하려고 할까. <아버지와 숲>(2020)을 보는 내내 물음표가 떠올랐다. 지나는 지미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도 그의 아픔을 인정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마치 다시 같이 집으로 돌아가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라는 단순한 믿음이 있는 것 같았다. 그만큼 아버지가 친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증명하긴 하지만 지나의 행동을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빠를 탈출시키기 위해 병원에 무단 침입하거나 자꾸 무리한 행동을 하는 일. 엉뚱하고 감정에 치우치는 지나의 그런 모습은 지미와 어떤 면에서 닮았다. 크라츠보른 감독은 이런 지나가 좀 더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영화에 담는다. 그러니까 소중한 사람의 아픔을 인정하는 것. 가까운 게 좋지만 때로는 거리를 둘 대도 있다는 것. 그걸 감당해야 한다는 것.
지미 때문에 또 한 번에 위험에 처했던 지나는 또래 남자애와 친해지면서 새로운 관계를 쌓기 시작한다. 기존에 안전했던 관계에서 벗어나 지나는 더 새롭고 단단해질 수 있을까. 냉혹하지만 성장의 중요성을 직시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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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리뷰> <언젠틀 오퍼레이션> 올드하지만 시원하다 , 가이 리치 감독 신작
영화 후기 :
통쾌.상쾌.시원 전형적인 액션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인만큼 영화가 끝난 뒤 자연스럽게 그 실제 이야기를 검색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이미 성공한 영화가 아닐까
기본 정보
영화 : 언젠틀 오퍼레이션 (The Ministry of Ungentlemanly Warfare)
감독 : 가이 리치
출연 : 헨리 카빌, 앨런 리치슨, 알렉스 페티퍼
장르 : 액션, 코미디
관람일 : 2025.03.11
개봉일 : 2025.03.19
시놉시스 : 독일의 비밀 병기 잠수함을 막아라! 나치에 대항할 미친 녀석들이 온다! 제2차 세계대전, 나치의 살상 무기 유보트를 막기 위해 ‘처칠’의 지휘 아래 최초의 비밀 특수 부대가 탄생한다. 통제 불능의 미친개, 지옥에서 돌아온 근육질 군인, 냉철한 폭발물 전문가, 암살이 주특기인 미인계 특수 요원까지··· 대장인 ‘거스 마치’를 필두로 막 나가는 그들이 뭉쳤다! 영국군에 잡히면 감옥에, 나치에게 잡히면 죽음뿐! 유보트를 막기 위한 거스 마치 일행의 ‘언젠틀’한 작전이 시작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rEWvKcm5xg0
제2차 세계대전 속 비정통적 작전의 전개 – 영화 『언젠틀 오퍼레이션』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액션 코미디 영화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전통적인 전쟁 영화와는 다른 시각에서 전쟁을 조명한다. 영화는 윈스턴 처칠과 훗날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창시자가 되는 이언 플레밍이 주도한 비밀 부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며 기습 공격과 파괴 공작을 통해 나치 독일을 교란시키는 이들의 활약을 그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영국이 나치에 맞서 펼친 비밀 작전을 그리며 60~70년대 전쟁 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가이 리치(Guy Ritchie)는 누구인가?
가이 리치(Guy Ritchie, 1968.09.10)는 영국의 영화감독, 각본가, 제작자로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독창적인 범죄 영화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작품들은 빠른 편집, 개성 넘치는 캐릭터, 위트 있는 대사 그리고 블랙코미디가 특징이다.
가이 리치는 초기작을 통해 ‘영국 갱스터 영화’라는 독특한 장르를 정립한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헐리우드에서 대형 블록버스터 감독으로도 활동했지만 그의 진정한 매력은 여전히 <록 스탁>이나 <스내치>, <젠틀맨> 같은 영국 범죄 영화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최신작 <언젠틀 오퍼레이션>도 이러한 그의 스타일이 반영된 작품으로 액션과 위트의 균형을 맞춘 영화로 평가된다.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을 연상시키지만 실제 영화의 스타일은 <나바론의 요새>와 같은 전통적인 특공대 영화에 더 가깝다. 이른바 '터프가이'들이 등장해 과감한 액션을 펼치며 나치군과 망설임 없이 총격전을 벌이는 모습은 현대적인 감각의 전쟁 영화와 비교할 때 다소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점이 오히려 영화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전형적인 장르적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적당한 유머와 가이 리치 특유의 연출이 가미된 덕에 신선함이 살아있다.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로는 거스 마치 필립스(헨리 카빌), 앤더스 라센(앨런 리치슨), 제프리 애플야드(알렉스 페티퍼), 헨리 헤이즈(히어로 파인스 티핀), 그리고 마조리 스튜어트(에이사 곤잘레스)가 있다. 이들은 모두 실제 역사 속 인물들로 처칠의 강경한 반나치 기조에 따라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 영화는 이들이 작전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과정을 그리며 각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게 살아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에이사 곤잘레스가 연기한 마조리 스튜어트는 홍일점 캐릭터로서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극의 분위기를 한층 다채롭게 만든다. 나치 악당 역을 맡은 틸 슈바이거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을 연상시키는 캐스팅으로 영화 속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액션의 호쾌함이다. 초반부터 후반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투 장면 속에서 각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무차별적으로 적을 처치한다. 총격, 폭발, 백병전 등 다양한 액션이 펼쳐지며 때로는 잔인할 정도로 과격한 장면들도 등장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통쾌한 쾌감을 선사한다. 영화 속 독일군은 철저히 악당으로 묘사되며 주인공들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적을 소탕하는데, 이러한 단순한 구도 덕분에 영화는 더욱 직관적이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단순한 ‘난폭한’ 전쟁 영화로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톤을 유지하며 가이 리치 특유의 위트와 여유를 잃지 않는다. 캐릭터들의 대사나 특정 장면들은 <007> 시리즈나 <카사블랑카> 같은 고전 영화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며 오마주 요소가 적절히 가미되어 있다.
영화의 결말과 역사적 의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등장인물들의 이후 행보가 몽타주로 펼쳐진다. 거스 마치 필립스는 여러 차례 성공적인 습격 작전을 이끌며 전쟁 영웅으로 기억되었고, 마조리와 결혼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제프리 애플야드는 그의 공훈이 인정되어 왕실에서도 화제가 되었으며 헨리 헤이스는 1년간 나치의 고문을 견뎌낸 전설적인 스파이로 역사에 남는다. 한편, 앤더스 라센은 여러 작전에 투입되다 1945년 전사하며 조국을 위해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당시 영국 정보부에서 활동했던 이언 플레밍은 이들의 활약에서 영감을 받아 훗날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집필하게 된다.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전쟁의 치열함과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특유의 유머 코드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만큼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전개가 몰입감을 높이며 기존의 정공법이 아닌 비정통적인 작전 방식이 전쟁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특히,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개성과 유머를 잃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한, 비정규전 부대의 숨겨진 공로를 재조명하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 속 영웅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결과적으로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전통적인 전쟁 영화의 감성을 재해석하며 과격한 액션과 위트를 조화롭게 담아낸 현대적인 블록버스터 전쟁 영화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영화 후기 : 영화적 완성도가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액션과 스타일을 즐기는 관객들에게는 충분한 재미를 제공할 것 같다. 올드한 감성을 개의치 않고 시원한 액션을 원한다면 추천한다.
* 본 글을 씨네랩으로부터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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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6월 셋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요즘 많은 기대작들이 개봉을 하면서 영화관이 활기를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또한,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될 것 같은데요.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마녀 ( Part2. The Othe r One> (NEW)▶ 개봉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한 <마녀 Part2>.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액션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마녀>의 후속작인만큼 많은 관람객이 찾은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6월 17일~6월 19일) 관객 수 100만 9,28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45만 8,09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줄거리
자윤’이 사라진 뒤, 정체불명의 집단의 무차별 습격으로 마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아크’가 초토화된다.
그곳에서 홀로 살아남은 ‘소녀’는 생애 처음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딛고 우연히 만난 ‘경희’의 도움으로 농장에서 지내며 따뜻한 일상에 적응해간다.
한편, ‘소녀’가 망실되자 행방을 쫓는 책임자 ‘장’과 마녀 프로젝트의 창시자 ‘백총괄’의 지령을 받고 제거에 나선 본사 요원 ‘조현’,‘경희’의 농장 소유권을 노리는 조직의 보스 ‘용두’와 상해에서 온 의문의 4인방까지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소녀’ 안에 숨겨진 본성이 깨어나는데…
2. <범죄도시2> (▼1)▶ <마녀 2>가 개봉하면서 한 단계 떨어진 <범죄도시2>. 다만, 주말 관객 수는 6월 둘째 주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19일 기준, <범죄도시2>의 예매율이 10.8%로 3위를 차지하면서, 6월 넷째 주도 <범죄도시2>가 여전히 순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 동안 (6월 17일~6월 19일) 관객 수 55만 97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146만 30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버즈 라이트이어> (NEW)▶ <토이스토리> 시리즈의 첫 번째 스핀 오프 작품이자, 크리스 에반스가 보이스로 참여하면서 화제를 모은 <버즈 라이트이어>.
전세계에 수많은 팬을 보유한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버즈가 주인공인만큼 많은 관객이 관람한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6월 17일~6월 19일) 관객 수 15만 8,73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0만 5,758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미지의 행성에 고립된 인류를 탈출 시키기 위한 ‘버즈’와 그의 정예 부대 요원들의 운명을 건 미션 수행을 그린 작품
▶ 씨네픽의 이번 주 105회 예측 이벤트는 6월 3주 차 박스오피스(순위) 예측입니다. 한 주동안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6월 3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의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박스오피스 1위 순위를 가장 많은 분들이 맞혀주셨고,
그다음으로 2위, 3위 순으로 많이 맞춰주셨습니다. 67%의 사람이 <마녀 Part 2>의 1위를 예측 성공하였는데요. 2위와 3위의 경우 조금은 헷갈리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107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브로커> (▼2)▶ <브로커>의 경우 화려한 라인업과 거장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것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성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기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와 조금은 다른 결의 영화를 보여줘, 기존 감독의 영화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아쉬운 영화가 된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6월 17일~6월 19일) 관객 수 15만 8,42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10만 7,46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2)▶ 기대작들의 개봉으로 두 단계 떨어진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이번 주에 <탑건: 매버릭>이 개봉하기에 6월 넷째 주에는 TOP 5 안에 진입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말 동안 (6월 17일~6월 19일) 관객 수 8만 1,074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76만 7,627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6월 둘째 주와 동일하게 <Jurassic World Dominion>이 차지했습니다.
6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역시 지난 번 박스오피스 TOP 5 순위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요.
<Lightyear>가 개봉하면서 <Jurassic World Dominion>를 제외한 모든 영화의 순위가 한 단계씩 하락했습니다.
주말 동안(6월 17일~6월 19일) <Jurassic World Dominion>의 매출액은 58,660,000 (한화 약 759억)의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은 249,796,690 (한화 약 3,234억)입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6월 17일 ~ 2022년 6월 19일)1.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5,866만 달러 (누적 2억 4,979만 달러)2. <버즈 라이트이어> 5,100만 달러 (누적 5,100만 달러)3. <탑건: 매버릭> 4,400만 달러 (누적 4억 6,616만 달러)4.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420만 달러 (누적 4억 508만 달러)5. <밥스버거: 더 무비> 110만 달러 (누적 2,976만 달러)...씨네픽의 6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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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시오
세상은 어둠이다. 삶은 절망이 가득하다. 해가 뜨는 것 같으면 저물고, 사랑을 할 것 같으면 이별이 찾아온다. 우주에는 생명보다 죽음이 보편적이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향해 빛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그 광대한 어둠과 절망 그리고 죽음 앞에, 생명은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는 인간이 절망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몸부림치며 한줄기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가까운 미래의 지구는 환경 재앙이 닥친다. 식물 재배가 점점 불가능해져 옥수수만 남은 상태이고, 거대한 황사폭풍이 주기적으로 닥친다. 과학은 퇴보하는 중이며 인류는 당장 오늘 먹을 것을 걱정하는 처지다. 한마디로, 인류는 천천히 종말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옥수수 농장을 하고 있는 쿠퍼(매튜 맥커니히)는 한때 우주 비행사이자 엔지니어였다. 그는 인류의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던 중 그의 딸 머피(맥켄지 포이, 제시카 차스테인, 엘렌 버스틴)는 자신의 방 책장에서 책이 자꾸 떨어지는 현상에 의문을 갖는다. 할아버지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라고 했다지만, 쿠퍼는 딸에게 과학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그 현상을 주목한 머피와 쿠퍼는 숨겨져 있는 NASA기지로 가는 길을 알게 된다.
과학적인, 혹은 논리적인 사고가 흔히 인간적이지 않고 냉소적이며 사랑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이야기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어떤 자연현상이나 거대한 힘 앞에서, 신이나 악마, 운명으로 여기며 순순히 무릎 꿇지 않고 그것을 과학적, 논리적으로 분석해 헤쳐나가려는 힘. 여기서는 그것을 희망이라고 말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종말이 다가오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으로 시작하지만, 이야기가 점점 진행될수록 더한 절망이 다가온다. 예기치 않은 이별, 죽음, 거짓, 희망일 줄 알았던 모든 것들은 절망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어두운 밤은 인간에게 소리친다. 이제 그만 절망을 순순히 받아들이라고. 거대한 자연에서 살려고 몸부림치는 쿠퍼와 만 박사의 꾸물거림은 얼마나 생명이 하찮은지 알게 해 준다. 그 절정은 바로 가르강튀아라고 불리는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시간이 촉박한 인류에게 시간마저 빼앗아버린다. 그러나 그 절망들을, 어두운 밤을 쿠퍼는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모든 빛과 희망이 사라지는 곳 블랙홀. 그러나 그 절망마저도 인류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이용한다.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을 때는, 한발 물러서서 멀리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관찰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길바닥에 붙어 있으면 길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차원을 한 단계 높여서 위에서 바라보면, 가로질러서 가는 길이 보이기 마련이다. 생각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 영화에서는 웜홀과 블랙홀이라는 극단적 물리현상을 절망이자 방법으로 보여줬지만, 생각해 보면 현실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의 시작에서, 쿠퍼와 그의 딸 머피, 아들 톰은 학교에 가다가 타이어가 펑크 난다. 둥근 타이어가 펑크 난 타이어(Flat Tire)가 되었다. 3차원이 2차원이 된다. 그러자 그들 머리 위로 주인을 잃은 드론이 날아다니는 걸 발견한다. 과학 기술이 점점 없어지고 제품이 사라져 가는 시대이니 만큼 그런 고성능 기기들은 아주 값진 것이다. 쿠퍼는 그 드론을 갖기 위해 펑크 난 타이어로 달려간다. 차는 1차원인 선 위(도로)를 달리지만, 드론은 3차원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쿠퍼는 드론을 쫓기 위해 1차원을 넘어서서 옥수수밭을 뚫고 2차원으로 돌진한다.
옥수수밭을 뚫고 지나가는 이 장면은, 영화 중반부 웜홀로 들어가는 장면이나 영화의 마지막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으로 들어가는 장면과 아주 유사하다. 끝없이 부딪히는 입자들을 뚫고 해답을 찾아 나선다. 목적지에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 원래 가야 할 길이 아닌 공간을 가로질러간다. 그리고 결국 그 평면도 끝나버리는 절벽 끝 절망의 끝에서, 드론을 해킹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이것은 마치 사건의 지평선 끝에서 중력 방정식에 필요한 데이터를 인류의 것으로 만드는 것과 맞물린다. 인류가 가장 크게 맞닥뜨린 절망은 바로 중력이다. 그러나 그 중력을 이용해 절망은 희망으로 바뀐다.
절망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것이 삶이고, 광활한 어두운 밤이 우주의 본질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쿠퍼가 옥수수밭을 가로질러 달렸듯이, 웜홀을 통과해 갔듯이, 블랙홀을 스윙바이로 이용했듯이, 블랙홀로 들어가면서도 절망하지 않았듯이, 생각의 차원을 바꾼다면 절망은 바로 희망의 불씨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가는 쿠퍼 일행에게, NASA 책임자인 존 브랜드(마이클 케인)는 계속해서 딜런 토마스의 시를 읽어 준다. 그 시는 우리에게 아무리 어둠의 시대가 오고 삶이 절망으로 가득하더라도, 순순히 받아들이지 말고 소리치고 저항하라고 외친다. 그래야 그 끝에서,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을 테니까.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시오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소리치고 저항하시오
분노하고 분노하시오 사라져 가는 빛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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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 돈으로 엮일 때
극장에서 <멋진 하루>(2008)를 봤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돈으로 엮이는 사랑 이야기가 많이 나오겠구나.’ 헤어진 남자 친구 병운(하정우)에게 떼인 350만 원을 받기 위해 그와 오롯이 하루를 함께 하는 희수(전도연)를 마주했을 때 (영화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현실 속 사랑은 그리 순수하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이 과정을 통해 비로소 과거의 자신에서 벗어나는 희수의 해방을 보기는 했지만, 그 연결고리가 ‘돈’이라는 건 한편으로 씁쓸했다. <은빛살구>를 봤을 때, 17년 전 느꼈던 이유 모를 씁쓸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청약이 당첨되어도 걱정이다. 일생일대 결혼을 앞두고 최고의 행운을 얻은 정서(나애진)는 계약금 마련을 위해 엄마 미영(박현숙)을 찾아가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대신 미영은 과거 이혼한 아빠 영주(안석환)가 직접 쓴 차용증이 붙어 있는 색소폰을 건넨다. 하는 수 없이 떼인 돈을 받기 위해 고향 동해에 간 정서는 아빠와 아빠의 가족과 조우한다. 그곳에서 떼인 돈을 받기 위해 노력하던 중 이복동생 정해(김진영)와 유대하고, 예비 신랑인 봉성(박경현)을 동해로 불러들인다.
<은빛살구>는 보통의 가족영화와는 다르다. 콩가루 집안을 그리거나(<고령화 가족>) 누구나 알고 있지만, 외면했던 가족의 내홍을 들춰내거나(<장손>) 하는 다수의 가족 영화와 그 궤를 달리한다. 이 작품은 온전히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의 신세를 져야 하는 청년 세대의 현 상황을 소개하면서 혈연이 아닌 돈으로 엮인 가족이란 공동체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정서가 부모의 이혼 후 고향인 동해를 찾아간 건 오로지 아버지에게 떼인 돈을 받기 위해서다. 이 낯선 조우에 딸도 아빠도 그리고 아빠의 새 식구도 불편하기 짝이 없을 터. 오랜만에 딸을 본 아빠는 혈육임에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애증의 관계에 놓은 이들이라도 가족이라 하기엔 냉기가 철철 흐른다.딸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아버지는 그 돈을 맨 입으로 주지 않기 위해 본의 아니게 날을 세운다. 정서를 괴롭히는 건 아버지만이 아니다. 정해 또한 이복 언니인 정서를 통해 자신의 대학 등록금을 미리 받아내려 하고, 봉성도 청약 아파트를 얻기 위해 알게 모르게 정서를 압박한다. 정서의 엄마 또한 딸을 시켜 돈을 받아오게 시켰으니, 뭐 이 집안은 피가 아닌 돈으로 엮인 게 맞다.
물론, 정해와 친자매처럼 지내고, 봉성이 동해로 내려와 아버지에게 눈도장을 찍으려 노력하고, 가까운 관광지로 가족 여행을 가는 등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을 겪는 정서는 잠시나마 아버지로 인해 겪어야 했던 고통스러운 과거의 순간을 잊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가족들의 안위보다 자신의 욕망에만 한없이 투명한 아버지의 냄새를 맡는다. 가까이하기도 싫은 그 냄새를 말이다.
극 중 떼인 돈 받아내기 프로젝트는 결국, 아버지, 가족 관계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고, 아직도 옭아매진 그 혈연이란 족쇄를 끊으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특히 이 부분에서 영화는 가족을 뛰어넘어 사회 제도로서 그 영역을 확장, 정서를 통해 돈과 평온한 삶을 위해 불온한 일을 넘길 것인지, 아니면 힘든 상황에 놓일지언정 떳떳한 삶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결단을 내린다. 매번 아버지(또는 가족)에게 흡혈 당한 정서가 도리어 흡혈하는 대상으로 역전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통쾌함과 시원함을 안긴다. 후반부 자신은 아버지처럼 냄새를 풍겨가며 안온한 삶을 살아가기 싫다고 온몸으로 표현하는 정서의 모습은 임팩트 있게 다가온다.
가족이란 보편적인 주제를 ‘돈’이란 소재와 결부시켜 표현하려는 의도는 새로움을 전한다. 하지만 그 새로움이 도리어 영화를 낯설게 받아들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하는데, 특히 가족이나 사회에서 정해진 제도를 타파하는 것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상쇄하는 건 배우들의 힘이다. 극을 이끌어 가는 나애진은 불안함으로 점철된 정서를 입체감 있게 그려내는데, 아버지와 가족, 세상을 모두 못마땅하게 여기는 반골 기질과 서늘한 표정이 압권이다. 왜 이 작품으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배우상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이에 버금가는 안석환의 연기는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묘한 매력으로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호러 영화를 방불케 하는 싸늘한 시선으로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착하게 살면 맛이 없지. 건강해라” 정서와 기차역에서 헤어질 때 내뱉는 이 대사는 꼭 눈여겨보길 바란다.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으로 첫 장편을 내놓은 장만민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서울에서 바쁘게 살아가던 정서가 우연히 꺼낸 가족사진에 묻은 먼지를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는 마음에 대해 관객분들도 같이 상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영화를 설명했다. 사랑보다 돈으로 엮인 이 가족사, 그리고 이 관계를 타파해 가며 진정한 해방일지를 적어 내려간 정서를 보면서 다시 한번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길 바란다. 그 먼지의 맛이 볼품없어도.
사진 제공: ㈜마노엔터테인먼트
평점: 3.5 / 5.0
한줄평: 가족의 목덜미를 물어야 비로소 가능한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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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이 초래한 긴장을 푸는 우연한 인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우연과 상상>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우연과 상상>은 <드라이브 마이 카>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으로, 2021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에릭 로메르 감독의 <파리의 랑데부>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각기 다른 세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졌다.
첫 번째 단편인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에서 '메이코(후루카와 코토네)’는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친구인 '츠구미(현리)'로부터 그녀의 새롭게 만난 남자 '카즈아키(나카지마 아유무)'의 이야기를 듣는다. 두 번째 단편인 ‘문은 열어둔 채로’에서 여대생 ‘나오(모리 카츠키)’는 섹스 파트너인 '사사키(카이 쇼우마)'의 부탁대로 그가 앙심을 품은 '세가와(시부카오 키요히코)' 교수 앞에서 교수를 유혹하기 위해 그가 쓴 소설 중 에로틱한 파트를 낭독한다. 마지막 단편인 ‘다시 한 번’은 20년 만에 고향을 찾은 ‘나츠코(우라베 후사코)’가 그토록 만나고 싶던 동창생과 재회하는 순간을 담는다.
사실 단편 영화는 관객에게 불친절하다는 편견이 강하다. 상업 영화와는 달리 이해하기 어려운 서사와 연출로 가득해 감독 본인의 세계에 도취했다는 인상을 남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연과 상상>은 내용이 이어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단편 영화의 편견이 느껴지지 않는다. 누구나 경험할 법한, 하지만 그렇기에 더 풍부한 상상이 가능한 세 개의 이야기가 우연을 공통점으로 한 데 엮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클리셰를 파괴하여 웃음을 자아내는 기발함, 관객을 시험하는 듯한 발칙함, 마음을 울리는 애틋함으로 무장한 세 이야기는 끝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어우러지고 따스한 위로를 건네며 막을 내리고 있다.
물론 일상에서 낯설지 않은 만큼 우연은 시나리오에 적절히 녹여내기 어려운 도구다. 이야기에 우연을 삽입하는 것은 자칫 이야기를 편의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설령 사건의 발단은 우연이더라도, 그 이후 발생하는 일들은 필연적인 흐름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픽사의 스토리 아티스트였던 엠마 코츠도 "캐릭터가 우연히 문제에 휘말리는 것은 좋다. 하지만 캐릭터가 우연히 문제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반칙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온갖 갈등의 끝에 신(神)이 내려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그리스 비극의 기법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근래에는 가장 피해야 할 플롯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제목부터 우연적인 이야기를 다루겠다고 선언한 이 작품은 어떻게 우연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필연적인 이야기로 바꾸고 있을까? 그 중심에는 불안함과 긴장감이 있다. 영화는 인물과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배경은 뒤로 제쳐 둔 채, 누구든 공감할 수밖에 없고 차라리 상상이었으면 좋았을 사건의 한가운데에 관객들을 던져 놓는다. 그 덕분에 우연히 시작된 이야기는 단숨에 필연성을 획득한다. 우연이 초래한 낯설고 불안정한 상황의 흐름을 따라가면 자연히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와 한 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첫 번째 에피소드는 터질 듯 응축된 감정을 공간에 가득 채운다. 택시 안에서는 오직 표정과 대사만으로 사랑의 달콤함에 빠진 츠구미와 친구가 전 남자 친구와 연인이 되자 당황하는 메이코를 대조한다. 또 이내 질투와 분노로 바뀔 당황스러움으로 가득 찬 사무실, 체념과 수긍으로 감정선이 전환될 카페의 모습은 공간에 따라 변하는 인물의 표정과 감정을 통해 우연이 초래한 긴장감을 실감하게 한다. 두 번째 에피소드도 마찬가지다. 이 단편의 대부분은 에로틱한 소설 내용을 읊는 장면인데, 좀처럼 속내를 알 수 없는 남교수 세가와와 그를 유혹하려는 여대생 나오의 상반된 처지가 어디로 튈지 모를 불안정한 분위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렇게 우연에게 부여된 불안정성과 긴장감이라는 이름은 촬영 방식과 클리셰를 파괴하는 방법에서 더욱 구체화된다. 우선 두 단편에서는 공통적으로 급격한 줌인이 등장한다. 첫 번째 단편에서는 극심한 내적 갈등으로 인해 얼굴을 감싼 메이코의 얼굴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그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우연히 타자를 잘못 입력하는 나오의 컴퓨터 모니터를 줌인한다. 이러한 촬영 방식은 인물들의 불안을 대놓고 드러나게 하며, 결국 청춘들에게 찾아온 우연은 그들의 관계를 뒤틀리게 하는 기제가 된다.
이는 예상치 못한 클리셰의 파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루한 삼각관계를 상상 속에 남겨두거나 남교수와 여제자라는 통속적인 관계 대신 소설을 매개로 맺어지는 대안적 관계로의 발전처럼 예상치 못한 전개는 약간의 유머와 통쾌함으로 이야기를 매듭짓는 데 성공한다. 이는 두 단편 모두 우연을 안정된 삶과 인간관계를 갑작스레 뒤흔드는 부정적인 기제로 다루고 있음을 역으로 방증한다.
그러나 세 번째 단편 속 우연의 역할은 다르다. 물론 우연한 사건이 클리셰를 따르지 않는 전개는 여전하다. 영화는 20년 만에 재회한 두 동창의 감동적인 추억 회상을 방해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작중 우연은 다시 한번 주인공들의 안정된 삶을 훼방 놓는 존재 같아 보인다. 그러나 착각이라는 우연이 맺어준 인연은 오래된 관계만큼이나 따뜻하다. 그들이 만나고 싶었던 동창을 대신하여 상상으로나마 현실을 위로하는 장면은 기적과도 같은 우연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세 번째 단편은 우연이 빚어낸 불안정성과 긴장감, 관계의 단절을 위로와 희망이라는 이름의 우연으로 감싸 안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성과 흐름은 영화 전반적으로도 찾아볼 수 있다. 앞의 두 단편이 누구나 동조할 수 있는 보편적인 후회를 품고 살아가던 이들을 통해 관계의 좌절을 보여준다면, 마지막 단편은 새로운 관계로써 그 아픔을 극복하는 이들을 비춘다. 결국 세 번째 단편뿐만 아니라 <우연과 상상> 전체가 보편적인 좌절과 불안이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인 것이다.
이에 더해 세 번째 단편은 SF적인 상상력을 빌려 영화의 메시지를 스크린 밖으로 확장시키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정체불명의 컴퓨터 바이러스가 덮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데, 공간적 배경이 후쿠시마 북부에 위치한 센다이시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우연과 상상>은 특히 예상치 못한, 말 그대로 우연히 재난을 마주해야 했던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단지 일본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몇 년째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작금의 팬데믹이야말로 예상치 못했던 우연이 낳은 재난이자 불안정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세 편의 짧은 이야기는 영화 속 우연을 그저 우연으로 놔두지 않고, 지금의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힘으로 탈바꿈시키는 듯 느껴진다.
사실 혹자가 보기에 <우연과 상상>은 조악한 완성도와 짧은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세 작품의 모음집일 수도 있다. 이는 당장 카메라 1대로 모든 러닝타임을 찍다 보니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인상이 남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실제로 본 작은 이오카 유키코 촬영감독이 혼자 모든 촬영을 맡아 진행하다 보니 배우의 동선조차 명확히 결정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달리 말해 <우연과 상상>은 빈틈이 많은 영화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는 단편 영화의 특권이다. 단편은 작가 또는 감독이 설정한 세계에 주인공들을 던져 놓아도 그 모든 설정과 기반, 전제에 관객이 우선적으로 동의한 채로 이야기를 따라간다. 상상력이 동원된 세계관에 설령 개연성이 부족한 구석이 있다 하더라도 그 책임을 온전히 창작자에게 지우지 않는다. 대신 이 영화가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에 주목한다. 그 결과 <우연과 상상>에서 느껴지는 빈틈은 오히려 온전히 관객이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사유를 투영시킬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 된다. 그렇게 <우연과 상상>은 스스로를 우연으로 정의하고, 관객에게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넘기면서 막을 내린다.
A(Acceptable, 무난함)
분명 단편 모음집인데 결과적으로 하나의 장편 영화를 본 느낌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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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 베이비 2 영화 후기 / 온가족이 즐기는 여름방학 가족영화 / 1편에 못지 않은 재미에 기발함은 그대로 / 형제는 용감했다 / 어른이를 위한 만화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보스 베이비 2”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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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네트> 파이널 예고편
예술가들의 도시 LA,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꼬띠아르)`과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아담 드라이버)`는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다.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에게 무대는 계속되지만, 그곳엔 빛과 어둠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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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온 세상이 하얗다> 한 남자의 편지 예고편
한 남자가 있다.
매일 죽음을 다짐하지만 알코올성 치매로 의도치 않게 거짓말을 하며 다짐을 잊고 살고 있다.
한 여자가 있다.
그냥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며 우울함과 무력감으로 죽을 결심을 한다.
김모인과 류화림이 우연히 만났다.
그리고 함께 죽기 위해 태백으로 향했다.
한 남자와 한 여자는 까마귀숲에 도착했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온 세상이 하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