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2023-03-19 09:01:44
강렬한 OST가 함께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 Kill Bill Vol.1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더 브라이드
쿠엔틴 타란티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자신의 삶에 마지막 작품을 촬영 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그가 10 펴늬 작품만을 감독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이유로 그의 10번 째 작품을 촬영하는 중이라 나오는 말이다. 그가 자신의 말을 번복하더라도 더 많은 작품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저예산 영화 ‘저수지의 개들’로 데뷔해 존 트라볼타 주연의 ‘펄프 픽션’으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감독이다. 자신만의 작품 세계가 있는지라 호불호가 갈린다.
어릴 적부터 밖에서 뛰어놀기보다는 집 안에서 영화 보기를 좋아한 덕분으로 영화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의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그의 영화에는 오마주한 장면들이 자주 들어가며, 본인이 직접 작품에 출연하기도 한다.
강렬한 OST 사운드가 아직도 귓전에서 울릴만큼이나 음악 선곡에 있어 탁월하며, 킬빌이 진행되는 동안 마치 사이렌 소리와 같은 음악이 흘러나오다 갑자기 상황을 마무리하는 듯 멈춰 서는 사운드는 그 다음 씬을 예상하게 만든다.
킬 빌 Kill Bill
우마 서먼 배우가 이소룡 배우를 연상시키는 의상을 착용해 큰 키를 한껏 활용하며 장신長身으로서 시원시원한 액션을 보여준다. 또한 사랑의 달콤함으로 가득 차야 할 결혼식에서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보인 액션 역시 인상적이다.
전신마비 상태에서 의식이 돌아와 발가락을 움직여 보다 불현듯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이곳이 아님을 자각한 뒤 침상에서 벌떡 일어나는 더 브라이드의 모습은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며 이후에 그녀가 보여줄 씬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전력질주하는 무자비한 액션은 스토리 따윈 전혀 필요 없다는 듯 보이지만, 과거의 회상 장면과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가 교차되며 극은 진행된다.
우마 서먼의 매력과 쿠엔틴 타란티노의 연출력, 적절한 OST가 잘 어우러져 속편을 기다리게 만드는 영화 '킬 빌 Kill Bill'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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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7월 4주차 개봉예정작을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는 데드풀과 울버린 !
데드풀 실사영화 시리즈의 주조연 캐릭터들의 재등장은 물론, 영화 로건의 타임라인까지 등장하는듯 한데요!
한국에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고 개봉된 첫 번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자 영화 예고편 조회수가 3억 6천만회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시청 기록했다고 합니다.
과연 데드풀의 대사처럼 마블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데드풀과 울버린
개요: 공포 | 미국, 이탈리아 | 89분
감독: 마이클 모한
주연: 시드니 스위니, 알바로 모르테
개봉: 2024.07.17.
배급: (주)디스테이션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을 찾아가게 되며 펼쳐지는 도파민 폭발 액션 블록버스터
미니언즈 4
개요: 공포 | 미국, 이탈리아 | 89분
감독: 마이클 모한
주연: 시드니 스위니, 알바로 모르테
개봉: 2024.07.17.
배급: (주)디스테이션
슈트-업 하고 악당 전담 처리반 AVL이 된 ‘에이전트 미니언즈’와 미니언즈 만큼 귀여운 ‘그루 주니어’가 태어나면서 더욱 완벽해진 ‘그루 패밀리’. 이들 앞에 과거 그루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그에게 체포당했던 빌런 ‘맥심’이 등장하고, 오직 그루를 향한 복수심에 불타올라 탈옥까지 감행한 맥심은 그루 패밀리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는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개요: 공포 | 미국, 이탈리아 | 89분
감독: 마이클 모한
주연: 시드니 스위니, 알바로 모르테
개봉: 2024.07.17.
배급: (주)디스테이션
어릴 적에 부모를 여읜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이모들은 폴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했지만 33살의 폴은 댄스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한 폴은 그녀가 준 차와 마들렌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진주의 진주
개요: 공포 | 미국, 이탈리아 | 89분
감독: 마이클 모한
주연: 시드니 스위니, 알바로 모르테
개봉: 2024.07.17.
배급: (주)디스테이션
영화감독 진주는 촬영을 일주일 앞두고 촬영장소인 카페가 없어지는 일을 겪는다. 다행히 선배의 소개로 찾아간 진주에서 주환을 만나고, 영화 시나리오에 딱 맞는 낭만적인 카페 ‘삼각지 다방’을 발견한다. 50년 동안 지역 예술가들이 모이는 아지트였던 '삼각지 다방'은 사람들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지만, 이곳 역시 철거가 예정된 상태. 엉겁결에 진주는 예술가들과 함께 철거 반대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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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엄마는 엄마가 아니잖아
벌써 20년이 넘도록 은퇴를 번복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아마 그의 최고 문제작이 될 듯하다. 난해하다는 평가부터, 최고라는 극찬까지 사람들의 해석도 제각각이다. 심지어는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도 시사회에서 "나도 무슨 얘긴지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언급을 했다. 그만큼 이 애니메이션은 작가주의적 성향이 짙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숨겨진 뜻을 해석하려 들지 않고 그가 그동안 만들어왔던 애니메이션처럼 동화를 보는 기분으로 따라가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세계물일 뿐이다. 그래도 역시, 이야기는 통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싶어 지는 것들 투성이다. 특히 가장 중심인물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이 이야기는 스튜디오지브리, 나아가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를 상징하는 이야기들로 꽉 차있고 그 안에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에 대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유언과도 같은 작품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린 시절
미야자키 하야오는 여장부였지만 결핵으로 평생 병원신세를 져야 했던 어머니와, 군수공장으로 비행기를 만들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의 대부분 애니메이션에는 그래서 마더 콤플렉스, 강인한 여성상, 20세기 초 전투기에 대한 로망 등이 가득하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주인공 마히토는 엄마가 있던 병원이 불타 엄마가 돌아가시고, 도쿄대공습을 피해 시골 공장 근처로 이사 간다. 이 애니메이션은 그곳에서 몇 년을 보내는 도중, 집 근처 신비한 탑과 집 근처에 사는 왜가리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도 그렇게 도쿄대공습을 피해 공장 근처 시골집으로 이사 가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웃집 토토로>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시골집으로 가서 이상한 세계로 가는 이야기가 많은 것은 그 때문이다. 첨언하자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실제 어머니는 병원이 불타 일찍 돌아가시진 않았고 오래 사셨다.
군수공장으로 비행기를 만드는 아버지가 그대로 나오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마을의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 애니메이션은 2차 세계대전 당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최대한 전쟁에 대한 언급이나 일본의 피해를 강조하진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 자해를 했는데도 다른 아이들이 그랬을 거라 철석같이 믿는 아빠가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듯하다.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가져와 집안에 늘어놓는 비행기의 유리덮개들은 줄지어있는 유리관 같은 모습이다. 이렇듯 자국민들도 죽음으로 내몬 전쟁의 실체를 은근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실제로 종종 일본의 제국주의가 타국에 남긴 상처를 비판했고, 군수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를 전쟁부역자라 부르며 싸우기도 했다.
스승과 친구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시대적 상황이 상황인지라 드러나는 정도일 뿐이고,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다. 그의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두 사람, 미야자키 하야오의 스승이었던 타카하타 이사오와 지브리 스튜디오의 프로듀서이자 대표이사인 스즈키 토시오에 대한 이야기다. 스즈키 토시오가 개봉 전 했던 인터뷰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왜가리는 스즈키 토시오 본인이다. 자신과 했던 대화들이 그대로 애니메이션에 녹아있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스즈키 토시오는 애증의 관계다. 애니메이션 잡지 <아니메쥬>의 기자였던 스즈키 토시오가 미야자키 하야오 특집기사를 내려고 찾아갔을 때, 미야자키 하야오가 무시하며 문전박대한 일은 유명하다. 마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끈질기게 마히토를 찾아오는 왜가리와 흡사하다. 왜가리가 이상한 유언비어를 떠들고 다녀서 죽이고 싶어 하는 것도 비슷하다. 스즈키 토시오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이 만든 <게드전기> 홍보를 할 때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이야기'로 홍보해서 미야자키 하야오가 분노한 적이 있다. 여러 루머와 안 좋은 일들에도 불구하고 스즈키 토시오가 지브리 초창기 작품들을 히트시킨 프로듀서임에는 분명하므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일생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그걸 알고 애니메이션 속 마히토와 왜가리의 관계를 살펴보면, '자기 길을 가려는 감독'과, '감독을 속이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하고 이용해먹기도 하는 프로듀서'의 밀당이 느껴진다.
또 애니메이션 속 큰할아버지는 타카하타 이사오다. 타카하타 이사오는 '토에이 동화'입사 선배로, 애니메이션에서 영화적인 내러티브와 훌륭한 미장센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감독이다. 타카하타 이사오가 감독한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으로는 <반딧불이의 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추억은 방울방울>, <이웃집 야마다 군>, <가구야 공주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내러티브가 잘 잡힌 미야자키 하야오의 20세기 작품들은 전부 타카하타 이사오가 조언을 하거나 참여한 작품이다. 그만큼 그는 애니메이션의 이야기와 구성 미장센 등의 균형을 잘 맞추는 사람이었다. 그는 <원령공주>부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그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 오로지 자기 멋대로 내달리는 작가주의적 작품이 되는 건 그래서다. 이것을 알고 애니메이션 속 큰할아버지의 대사나 행동을 잘 살펴보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를 얼마나 존경했었고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타카하타 이사오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제작 도중 사망했다.
인터뷰에는 나오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탑 안의 세상에서 만나게 되는 키리코는 그의 그림스승이었던 천재 작화감독 오오츠카 야스오일 것 같다.(지브리의 채색 담당인 야스다 미치요라는 이야기도 있다) 키리코는 불꽃이 나오는 막대기로 선을 그리며, 그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준다. 오오츠카 야스오도 단순한 그림 스승이 아니라, 미야자키 하야오의 험난한 애니메이터 인생을 이끌어준 선배이기도 하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애니메이션이란 무엇인가
숲으로 들어가 사라진 마히토의 새엄마 나츠코를 찾기 위해, 마히토는 탑으로 들어간다. 불에 타 죽은 마히토의 엄마가 살아있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계속하는 왜가리를 따라서. 그 탑은 원래 우주에서 떨어진 물건으로, 아주 이상한 것이라고 한다. 큰 할아버지는 그 밖에다 건물을 만든 것이라고. 탑의 속 안으로 빨려 들어간 마히토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기이한 일들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젊은 시절의 엄마와 하녀 키리코도 만난다. 탑 속의 세상 역시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이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스즈키 토시오와 타카하타 이사오의 인연을 담고 있는 만큼 이 세계가 <애니메이션의 세계> 그 자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처음 도착했을 때 마주하는 황금문에는 '나를 배운 자는 죽는다'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거대한 무덤이 있다. 애니메이션 업계는 상업미술 업계 중에서도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같은 사람을 수없이 반복해서 그려야 하는 일, 움직임을 물리적으로 이해하고 관객에게 이해시키도록 변형해서 멋있게 만드는 일, 내 그림이 아닌 그림을 수천 장씩 그려야 하는 고통, 그것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중노동이다. 심지어 박봉. 나 역시 디자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므로 그 고통을 어느 정도는 안다.
내가 대학생 때, 같이 날밤새며 과제를 해 추레한 모습으로 과실을 나서는데 원서를 내러 오는 학생들이 보였다. 난 친구들과 이렇게 소리쳤다. "여긴 지옥이야! 도망가려면 지금이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나오는 황금문의 문구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지만 어리둥절하는 마히토는 펠리컨들에게 떠밀려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된다. 가지고 온 유일한 무기인 활은 다 망가져버렸다. 그래, 그렇게 멋모르고 이 업계에 들어오게 되는 거야. 게다가 그 망가진 활처럼, 네가 기존에 배운 건 다 쓸모없거든. 다시 배워. 애니메이션을 배운다고? 넌 이제 죽었다.
젊은 키리코는 '와라와라'라고 하는 생명을 돌보고 있다. 이 세계에서 그가 하는 일은 무덤을 지키는 것과, 와라와라에게 먹을 것을 팔아 그들이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는 것을 돕는 일이다. 애니메이션은 그런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게 생명을 주어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 반복된 그림 몇 장을 그렸을 뿐인데, 그 그림은 살아서 움직이고 뛰어다닌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스승인 오오츠카 야스오도 '살아 움직이는 것'이 애니메이션의 진수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은 생명을 창조하는 것만큼 숭고한 일이다. 비록 그 일을 배운 너는 죽겠지만. 응.
그러나 이 세계에도 위험한 존재가 있다. 펠리컨들과 앵무새들이다. 그들은 모두 무언가를 먹어치우는데 몰두한다. 펠리컨은 먹을 것이 없다고 해서 생명인 와라와라를 먹어치운다. 앵무새들은 뜨거운 숨을 훅훅거리며 사람을 잡아먹는다. 펠리컨은 갈라파고스화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를 상징한다. 후대 양성의 실패, 보수적인 정치환경, 국내 내수만으로도 돌아가는 경제, 오타쿠 문화의 확산 등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침체되게 만들었다. 와라와라처럼 생명력 있는 애니가 태어나는 것을 갉아먹는다. 80~90년대만 해도 정말 독창적이고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을 많이 만들었지만, 지금은 예전 황금기 같은 애니메이션이 거의 없다. 또한 제살을 깎아먹는 업계는 스튜디오 지브리 그 자체이기도 하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수많은 재능 있는 애니메이터를 키워냈지만, 정작 모회사나 제작사에서 미야자키 하야오와 타카하타 이사오만 감독으로 원하기 때문에 제자들이 감독으로 데뷔할 기회를 주지 못했다. 결국 스튜디오 지브리는 늙고 죽어가고 있다.
앵무새는 남의 말을 따라 하는 존재다. 큰 덩치에 식욕에 침잠되어 훅훅거리는 모양새. 앵무새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토록 혐오하던 오타쿠들과 흡사하다. 앵무새들은 '애니메이션을 배운자'즉 애니메이터들을 먹이로 삼는다. 그들의 삶을 갈아 만든 모에화, 먹잇감에만 관심이 있다. 작업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른 채, 업계가 똑같은 성적 모에화 대상물만 만들게 한다. 그리고 오타쿠는 대체로 자신이 직접 경험한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남이 만든 것에 열광하고 남이 만든 걸 보고 만드는 2차 창작(팬픽)에 열광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오타쿠를 치가 떨리도록 싫어했다.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
하지만 이런 위태위태한 세상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균형을 맞추던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큰 할아버지, 타카하타 이사오다. 돌들을 깎아 만든 블럭을 아주 세밀하게 쌓아 만든 균형. 타카하타 이사오의 애니메이션은 그런 느낌이다. 큰할아버지는 마히토에게 그 블럭을 물려주고, 이 세계, 애니메이션의 균형을 지키게 하고 싶다.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멘토로 참여했던 작품들은 망상이나 상상보다는 현실적인 내러티브로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하지만 잉꼬대왕, 오타쿠들의 대왕은 성격이 급해서 그 유산이 전달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한다. 결국 블럭을 쪼개버리고, 큰할아버지가 유지하던 세상은 무너져버린다. 다음 세대로 전달되지 못한 유산은 사라져 버린다. 스튜디오 지브리도 결국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물려받지 못해, 지난 9월 닛폰 테레비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사람들은 타카하타 이사오에게 미야자키 하야오가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하지만, 둘은 연출방향 자체가 다르다. 타카하타 이사오가 참여하지 않은 후기작들이 급격히 망상적인 작가주의적 애니메이션으로 가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도 타카하타 이사오가 물려주려고 한 것들을 다 물려받지 못했다고 여기는 듯하다. 큰 할아버지가 물려주려고 한 블럭들 중, 그 난리통에 한 개만 겨우 가지고 나왔다.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지브리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도 이전 세대의 유산을 모두 물려받지 못한 불완전한 세계였던 셈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제 자신의 친구와 스승들이 죽어가고 자신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마땅한 자신의 후계자가 없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스튜디오 지브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자신의 블럭을 펠리컨과 앵무새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지켜줄 수 있을 것인가. 팬들은 또 다음 세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럼, 미야자키 하야오가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느꼈던 생명과 감동을 느껴야 할까. 이것에 대한 답은 바로 새엄마 나츠코와의 일화가 말해준다. 마히토는 엄마가 죽고, 엄마의 동생이라고는 하지만 새엄마로 들어온 나츠코와 데면데면하다.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새엄마를 엄마로 인정하고 엄마라고 부르는 일은 쉽지 않다. 마히토가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나츠코는 이미 아버지의 아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 나츠코가 숲 속 탑 안으로 들어가 산실에 들어가 힘들어하고 있는 장면은, 아직 관객들에게 '진정한 지브리 애니메이션'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근래의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들에 대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가 만든 첫 작품 <게드전기>는 엄청난 혹평속에 팬들은 그 작품을 인정조차 하기 싫어한다. 게다가 최근 고로의 작품은 3D 애니메이션이었다. 수작업 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선 정말 파격적인 행보인 셈이다.
위에서 말한 애니메이션 업계의 펠리컨들, 여러 사정으로 결국 스튜디오 지브리의 후계자가 될만한 인물은 아버지에 비해 한참이나 부족한 미야자키 고로밖에 없게 되었다. 타카하타 이사오가 사망한 지금 앞으로 미야자키 하야오마저 사망하게 된다면, 스튜디오 지브리의 이름으로 나올 애니메이션은 미야자키 고로가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그것도, 행보를 보니 3D 쪽으로 가게 될 것 같다. 그것을 지브리의 팬들이 받아줄 것인가? 고로의 애니메이션을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이라 인정할 것인가? 엄마가 죽어서 갑작스레 새엄마가 된 나츠코에게 엄마라고 부를 수 있을까? 죽은 엄마를 살릴 수는 없다. 죽음은 죽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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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는 새엄마를 받아들여 달라고 말하고 있다. 고로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사랑하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나 '흉내 내는'것을 싫어하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성격을 존중한다면 더욱 그렇다. 거기에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도 역시 이전 세대의 유산을 다 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온전하게 애니메이션 세상을 지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노라고 고백한다. 좋든 싫든, 미야자키 하야오는 떠나게 될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없는 세상, 그대들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자, 그대들이여.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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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서 나오는 리뷰들을 보니, 충격적 이게도 이 작품이 일본 제국주의 미화로 알려지는 것 같다. 일단, 지브리의 타카하타 이사오는 일본 공산당 출신으로 제국주의 비판하는데 앞장서는 인물이다. <반딧불의의 묘>도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내용을 보면 일본의 제국이 '자국민마저' 죽음으로 내모는 것을 비판하는 이야기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공산당원은 아니지만, 공산당지에 만화를 연재한 경력이나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일본의 좌파는 자국의 제국주의를 비판한다. 지브리의 두 거장이 그런 성향이니 지브리 전체는 사실 말할 것도 없다. 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역시 도쿄대공습이 나오지만, 사람들이 비참하게 죽거나 무서운 모습보다는 병원이 불타는 모습이 보일 뿐이고, 도쿄대공습이라는 말은 나오지도 않는다. 전쟁에 대한 피해나 반성등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이 애니메이션은 그냥 반전영화가 되어버리므로, 그걸 최대한 피하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린 시절에 집중한 것이다. 다음 장면은 그것을 더 잘 드러낸다.
마히토가 이사 간 시골 학교의 아이들과 다투는 장면이 나오는데 자기가 죽을뻔했다는 피해를 강조하기 위해 돌로 자기를 쳐서 자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한 게 아니라 넘어져서 그랬다고 하지만, 군수공장을 하던 아버지는 아이들이 그랬을 거라며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 장면은, 도쿄대공습이나 원폭이 일본의 자해와도 같은 원죄이며 제국이 그것을 남탓하고 있고, 사실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변명하지 않는 일본국민을 비유하는 장면이다. 마히토는 아니라곤 하지만 거기서 더 강하게 변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에 마히토는 상처를 스스로 냈다고 큰할아버지에게 고백한다.
이런 지브리가 제국주의 미화라니, 그건 좀 억측이라 생각한다. 전작 <바람이 분다>도 일본 내부에 있는 개인의 이야기를 다룬 것에 전쟁미화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오히려 전쟁을 비판하면서도 전쟁무기 광인 자신을 비판한 내용이다.
진짜 제국주의 미화는 일본 제국의 '대동아공영'을 은근하게 깔고 있는 <크리에이터>인데,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슈도 안되었던 점이 사실 더 의아하다.
*키리코 캐릭터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오오츠카 야스오이길 바랬으나, 이전 스즈키 토시오의 언급에 의하면 지브리 채색 담당이었던 야스다 미치오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전우'라고 부르기도 했던 야스다 미치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부터 <바람이 분다>까지 거의 모든 지브리의 작품에 채색을 담당해왔었다. 사실 오오츠카 야스오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 스승으로 아주 가까운 사이는 맞으나, 지브리가 만들어질 때 합류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같이 일하면 몸이 너무 힘들어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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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언젠틀 오퍼레이션 리뷰
* 본 글은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해 관람 후 작성했습니다.
* 스포 주의 !!
어릴적 금요일 밤만 되면 EBS의 <명화극장>을 틀던 아빠 덕분에, 그리고 아빠 옆에서 몰래 영화들을 훔쳐본 덕분에, 이상하게 클래식한 스토리의 전쟁영화를 보면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씨네랩의 초청으로 보게된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나를 어린 시절로 데려다준 영화였다. 근데 이제 나이를 곁들인..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흠 잡을 데 없는 매끄러운 전개로 관람객을 몰입시키는 영화였다. 바로 다음 내용이 예상이 가면서도, 인간이 가진 상상력을 이용해 '설마.. 아니겠지?'의 생각을 유도하면서도, 코미디적 요소까지 챙긴 영화였다.
한 마디로 '클린 앤 깔끔' 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영화 소개
개봉 - 2025. 03. 19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액션, 코미디
국가 - 영국
러닝타임 - 120분
배급 - 메가박스중앙(주)
감독 - 가이 리치
독일의 비밀 병기 잠수함을 막아라! 나치에 대항할 미친 녀석들이 온다! 제2차 세계대전, 나치의 살상 무기 유보트를 막기 위해 ‘처칠’의 지휘 아래 최초의 비밀 특수 부대가 탄생한다. 통제 불능의 미친개, 지옥에서 돌아온 근육질 군인, 냉철한 폭발물 전문가, 암살이 주특기인 미인계 특수 요원까지··· 대장인 ‘거스 마치’를 필두로 막 나가는 그들이 뭉쳤다! 영국군에 잡히면 감옥에, 나치에게 잡히면 죽음뿐! 유보트를 막기 위한 거스 마치 일행의 ‘언젠틀’한 작전이 시작된다!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처칠의 일기장에 담겨있던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전개되는 영화다. 독일의 비밀 병기 잠수함 'U보트'에 물자를 공급하는 '공작부인'호를 폭파하기 위해 처칠의 비밀 주도 하에 모인 5명의 요원들과 1명의 조력자가 작전을 수행해 나간다.
전형적인 첩보 영화의 흐름
이 영화는 전형적인 스파이 영화의 틀을 가지고 시작한다. 국가의 위기상황, 국가를 살리려는 충신, 그리고 충신에게 비밀리에 제안을 받아 위기 상황 돌파구를 만들어나가는 범죄자. 클리셰 같지만 이런 구조는 언제나 설레고, 관객들을 같이 위기 상황으로 몰입하게 한다.
영화의 초반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건의 구성도 가장 보통의 상업 영화 틀을 지니고 있었다. 아마 상업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의 사건 흐름이 예상 가능할 정도로.. 그럼에도 이 영화가 재미있게 느껴졌던 이유는 '실화'라는 단어의 힘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전형적인 첩보 영화 속 등장인물
최근 한국의 첩보 영화는 조금 다른 흐름을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내가 기억하던 옛날의 첩보 영화는 항상 '꽤 잘생기고 능력치가 천상계'인 남자 주인공들과, '미인계로 적장을 유혹하는 초미녀' 여자 주인공들이 등장했다. 사실 이런 인물 설정들은 홍길동전, 논개 등 몇백년 전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던 설정이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고 할 순 없다.
근 몇년간 한국 영화만 봐서 그런지, 이런 고전적인 특색을 가진 인물들이 정말 반가웠다. 자신이 죽인 적군의 심장을 파내는 요원, 바다를 헤엄쳐서 적군의 모터에 장치를 달고 오는 요원, 그리고 유대인이지만 미국인인 척 독일인을 꼬시는 연기를 하는 요원까지. 영화를 보다 보면 '조금 말이 안 되는데?' 싶기도 하지만.. 애초에 이 요원들이 직면한 임무와 상황 자체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이 정도 능력은 있어줘야 헤쳐나가지~' 생각도 같이 든다.
다소 무난한 전개
영화는 앞서 언급했듯이 '클린 앤 깔끔'하게, 전형적으로 진행된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진짜 큰 절정 속 위기'가 없었던 것이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요원들이 처한 사건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이 생기면 요원들은 머리를 맞대어 잘 풀어나가고,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진행한다. 이런 부분들에서 '조금만 더 요원들을 고생시켰다면..' 하는 생각도 든다. 역시, 영화는 주인공이 고생하면 고생할수록 재미있다. (물론, 해피엔딩이라는 전제 하에서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통쾌하다
전형적인 이야기 흐름이더라도, 다소 무난한 전개라도,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유쾌상쾌통쾌~!' 하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화려한 액션과 실제 역사 속으로 들어가서 엿보는 듯한 배경에 다른 생각이 들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난한 전개더라도, 첩보 액션 영화의 특성상 화려한 움직임과 연기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120분 내내 영화 자체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고, 중간 중간의 코미디적 요소들은 전개 속 지루함을 달래주기 충분했었다.
이야기가 굉장히 클리셰적으로 연출되기에, '이토록 화려한 연출에 조금만 더 색다른 첩보 이야기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언젠틀 오퍼레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전형적이게 화려하고 깔끔해서 최소한의 영화에 대한 기대는 다 만족시켜주는'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야기가 조금만 더 꼬였다면.. 이 영화의 장점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이토록 복잡하고 어지러운 시대에, 이런 쌈박한 영화 하나쯤 보면서 머리 식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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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공포 시리즈물의 전설, 12년 만의 귀환!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여고괴담> 시리즈를 기억하시나요?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는 여고에서 벌어지는 각기 다른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다룬 한국형 학원 공포물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정통 공포 영화로 자리매김하며 국내 관객들의 많은 주목과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최강희, 박예진, 공효진, 송지효 등 지금은 너무나 유명하지만 당시에는 신인이었던 역량있는 여배우들의 스타 등용문 역할을 한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1998년 <여고괴담> 1편을 시작으로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여고괴담 3 - 여우 계단>, <여고괴담 4 - 목소리>가 연이어 제작되었고, 2009년 <여고괴담 5 - 동반자살>을 끝으로 한동안 여고괴담 시리즈를 볼 수 없어 팬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길고 길었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드디어 올 여름, 한국 웰메이드 공포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의 새로운 부활을 알리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가 오는 6월 개봉을 확정지었다는 소식이 들려 화제입니다.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포스터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가 학교 내 문제아 '하영(김현수)'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화장실을 발견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작품은 특히 2009년 <여고괴담 5- 동반자살> 이후 12년의 기다림을 마치고 돌아오는 새로운 시리즈로서 그 의미가 남다른데요. 그동안 국내 영화계에서는 좀처럼 만나볼 수 없었던 한국 공포 영화 장르의 부활을 통해 침체되어 있는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여고괴담> 시리즈는 매 작품마다 학교를 무대로 신선한 소재와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메시지, 그리고 혁신적인 촬영 기법을 선보여 왔습니다. 또한 스타 등용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많은 배우들을 배출한 바 있는데요. 이번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는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과 잃어버린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면서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를 밀도 있는 서사와 강렬한 서스펜스로 그려낼 예정입니다. 특히 <SKY 캐슬>, <마인> 등 아우라만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믿고 보는 배우 김서형과 최근 화제에 화제를 몰고 온 드라마 <펜트하우스>로 강렬한 열연을 선보인 김현수의 호러 케미로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극강의 공포를 예고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형 공포 영화가 그리워지는 올 여름, 오랜 기다림 끝에 돌아온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를 통해 공감 가득했던 오싹한 재미를 또 한번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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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믿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줄거리
독립해서 살고 있던 알리아는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온다. 이제 의지할 가족이라곤 동생인 아벨과 부모님이 유산으로 남겨주신 저택뿐. 알리아는 아벨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아벨은 이곳에 어떤 존재들이 있다고 말한다.
어릴 적부터 남들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들었던 아벨은 알리아가 자신을 믿지 못하자 영매인 윈두 부인에게 데려간다. 윈두 부인은 알리아가 제3의 눈을 뜰 수 있게 만들어주지만, 알리아는 주변에 아무도 없다며 아벨의 말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다음 날, 병원에 간 알리아는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자신에게만 말을 건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감상 포인트
1. 공포영화 만렙이라면 코웃음 나오고 쪼렙에게도 그다지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2. 의외로 귀신보다는 잔인한 장면이 더 보기 힘든 영화다.
3. 속편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라 끝내면서 2편 예고가 있다.
감상평
솔직히 공포를 기대하고 보면 별로인 영화. 너무 호러를 많이 봐서 그런가, 이젠 귀신 분장에도 면역이 생겼나 보다. 사실 이 영화가 분장이 그렇게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분장뿐만 아니라 CG도 막눈인 내가 봐도 티가 나고, 전개되는 내용이나 캐릭터가 좀 억지스러운 구석이 있다. 전체적으로 어디 한 군데도 딱히 콕 집어서 칭찬하기가 애매하다. 그렇다고 눈알 튀어나올 만큼 놀라운 반전이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고... 아니, 너무 티가 나잖아요ㅋㅋㅋ 진짜 ㅋㅋㅋ
같이 보던 동생이 "아니, 왜 여러 나라 공포 영화 섞어서 만드냐고." 이러는데 정말 공감 갔다. 한국, 태국, 일본, 미국 공포영화가 번갈아가면서 생각이 난다. 유명한 작품들이 많이 스쳐 지나가긴 하지만 나는 가끔 이런 사람들이 싫어하는 영화들을 재밌게 보는 편이다.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사실상 영화가 진짜 시작되는 시점이 영화가 시작되고 50분 뒤다. 앞에서 설명한 줄거리가 다 지나가고 나서야 본론임. 사실 집에 살고 있는 귀신들을 처리하는 것이 두 자매에게 주어진 숙제인데, 이 귀신들에게 뭔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대저택, 다리를 절뚝거리는 아빠 귀신, 식칼 들고 다니는 엄마 귀신, 사람 쫓아다니는 아들 귀신, 그리고 오래전부터 일했던 정원사... 아니, 이건 뭐 내용 다 알려준 거나 다름없잖수? 진짜 이 이상은 말 안 해도 무슨 내용인지 이미 스포일러 다 한 거나 다름없다고 본다.
귀신들은 정원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알리아의 몸으로 들어가고 결국 정원사를 죽인다. 그 과정에서 귀신들은 아벨의 몸으로 옮겨가고 지옥으로 끌려간 아벨의 영혼을 되찾기 위해 알리아는 지옥에 스스로 걸어간다. 하지만 여기에서 알게 된 반전은 남친인 다빈이 사실 영혼이었다는 것. 알리아는 아벨을 찾아 데려오고, 다빈과 알리아는 뜨거운 포옹과 함께 이별한다.
"집은 두 가지를 뜻해. 네 몸과 너희가 사는 집."
윈두부인은 귀신들이 뭘 원하는지 알려준다. 예전부터 살아있는 인간의 몸을 탐하는 귀신들의 이야기는 많았다. 대부분 그들을 이겨내는 방법은 믿음과 사랑이다. 자매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귀신과 함께 싸워서 서로를 지키기로 마음먹는다. 이런 점에서 보면 또 영화가 완전 맥락 없지는 않다. 어쨌건 확실한 목표가 있고 올곧은 방향으로 나아가긴 하니까.
가족 귀신은 알리아의 몸에 들어가 자신들을 죽인 정원사를 똑같이 죽인다. 악을 악으로 대갚음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독한 악순환이라고 영화에서는 말한다. 복수심과 증오심에 시달려 남에게 해를 가한 영혼은 결코 천국에 갈 수 없고 지옥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다고 자신을 죽인 사람을 용서하라는 말도 좀... 무책임해 보인다.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 것 같은데 앞에 전개한 내용에 설득력이 부족하다. 믿음과 사랑과 희생에 대한 소재를 가지고 있었다면 조금 더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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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없는 곳, 2021 김종관 감독작품
가끔은 사람을 만나면서 동시에 이별을 떠올린다. 자유롭게 나다닐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나서, 오히려 인연이라는 것에, 또 세월이라는 것에 많이도 덤덤해졌다. 사람들은 그렇게 만나고 또 헤어지고, 또 만난다. 그렇게 헤어져도 꼭 다시 만날 것 같은 사람들은 아마도 가족들뿐 일 것이다. 이 영화는 일상인 가족들과의 가볍고, 또 무거운 이야기들이다. 우리가 잃고 얻은 게 개개인의 틀 안에서 모두 다 달랐을 코로나와 함께한 시간들. 공기처럼 물처럼 옆에 있어준, 혹은 떨어져 있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었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고운 시선으로 조용히 책을 읽는다. 사람을 기다리는 것 같지만 만나야 할 사람은 바로 앞에서 눈을 감고 있다. 문득 주변을 비추어보니 모든 사람들이 다 혼자서 자신만의 방식대로 커피 한 잔을 두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간 속에 수많은 시간이 떠다니는 것만 같다.
첫번째 이야기는 사람들이 너무나 분주해 보이고, 모든 것이 재미없다 말하는 한 여인. 그녀에게 호텔에 들어오려는 노숙자의 이야기를 해 주는 남자. 그녀는 어느덧 그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야기는 사실인 듯 하나 사실은 아닌 허구이지만, 그 안에 있는 공허함은 저릿하다.
두번째 이야기는 글을 쓰는 그 남자와 편집자와의 만남. 담배를 끊은 남자에게 인도네시아 산 담배를 권하는 그녀는 자신의 헤어진 남자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상실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화면이 너무 어두워 밤이라는 어둠에 갇힌 사람 둘을 보는 것 같다. 둘이 걷는 덕수궁 돌담길 같은 끝없이 이어진 길에서, 둘 사이를 뚫고 등장하는 정신이 온전치 않아 보이는 한 여인이 말한다.
'바람의 방향을 따라 가야해'
'손을 잡아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어'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상해 보였던 그녀가 가장 정상으로 사는 사람은 아니었을까. 어른은 참 어려운 존재다.
세번째 이야기 그와 사진사와의 우연한 만남. 청산가리를 품에 안고 다니는 이 사내에게는 유방암이 전이된 아픈 아내가 있다. 그녀의 간병에 지치고 괴로운 그는, 우연히 마주친 남자를 보며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네번째 이야기 바텐더와의 만남. 손님들의 이야기로 시를 쓰는 기억상실증 바텐더를 만난다. 그녀는 그에게 말을 시킨다. 위스키 병에 담을 만한 추억을 나누어 달라 한다. 남자는 그 바텐더에게 바스락거리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어 나간다.
감독님은 아마도 이런 생각으로 영화를 만드시지 않았을까. ‘어떤 힘든 일에도 사람은 쉽게 희망을 버릴 수 없다는 사실’. 영화 속 사진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기적은 안 믿어요ㅡ 하지만 기적이라는 게 있어요!” 라는 말에 얼만큼 동의해야 할지 생각해 봤다. 영화를 보고 있는 현실 속 내가, 여기까지 잘 버티고 더 긍정적으로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면 기적인 것 같다.
어둡고 무겁다 했는데 영화가 벌써 한 시간 이상 흘러가 있었다. 어떤 사람이 살며 겪는 모든 이야기들에는 "관점의 차이" 에 따라 소설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본 그 날이 나의 생일이기도 했고, 많은 축하들을 받으며 혼자서 충만했던 건, 그간의 내 삶과 이야기의 경계는 한해한해 더 나이가 들 수록 점점 더 모호해져 가는 게 아닌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의 추억들도, 또 지금의 나날들도 나의 관점에 따라 부감샷이 될 수도 클로즈업이 될수도 있는 건 아닐는지 싶었기 때문에. 내 삶은 내가 원하는 것만큼 시가 될 수도 소설이 될 수도 영화가 될 수도 있는 건 아닌지. 참으로 오랜만에 앞으로의 나날들이 기대된다.
영화 속 남자는 바텐더의 표현처럼 '기다린다는 말로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지구 건너편에 두고 온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마음을 고백하는 그 남자를 보며, 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지구 건너편에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안전하게 피신해 있었던 그 외로움에서 나와서. 희망이라는 걸 노래해 보고 싶어졌다.
"바람을 따라가야지”
“손을 잡아야 길을 안 잃어"
그 말씀을 해 주신 건 그 남자의, 엄마였다. 그 남자는 늘 자신의 주변에서 엄마를 만났다.
한껏 공허함과 쓸쓸함 뒤 희망을 노래하는 게 바로 인간. 인간은 희망을 먹고 산다. 하루가 지나도 영화가 푹 우린 곰국마냥 생각난다ㅡ 이 영화는 희망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였다ㅡ 그게 부끄럽기도 듣기 싫기도 거북하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는 왠지 어딘가 모르게 다 닮아있다. 신기한 사람들의 삶, 과 희망의 노래. ‘아무도 없는 곳’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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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뷰 - 내 청춘을 꽃 피워 줘서 고마워
#꽃다발같은사랑을했다 #일본영화 #로맨스영화
여기 누구보다 잘 맞는 한 커플이 있습니다
그렇게 설레는 시간도 잠시...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게 아쉬움만 커져가는 연인들
이제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요?
가장 화사하던 날의 사랑 이야기
7월 14일 개봉한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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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흥신소] 선을 넘은 소년 "베러 와치 아웃"
흥해라 이 영화
베러 와치 아웃
- 크리스마스 이브 아빠 엄마는 외출한 집 베이비시터와 남게 된 집 알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는데...따분한 공포영화의 선을 가뿐히 넘은 '호러판 나홀로 집에'를 표방하는 이 영화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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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무도 없는 곳> 메인 예고편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이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여기,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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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메이헴> 메인 예고편
짜증을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死)!
더 이상 참지 말자! 내 안의 분노가 대.폭.발 한다!후배를 쥐 잡듯이 잡아먹는 동료, 사장의 딸랑이를 자처하는 상사.
이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어느새 자신 역시 일의 노예가 되어버린 ‘데릭’(스티븐 연).
상사의 음모로 회사에서 억울하게 잘린 그가 짐을 챙겨 나가던 그때,
정부에서 사람들이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며 회사 건물을 봉쇄하기 시작한다.
감염 증세가 사라지고 봉쇄가 해제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8시간!
‘데릭’은 드디어 직장상사(死)에게 복수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는데…
바이러스 감염 시 살인, 폭행 등 법적 책임 면제?!
당신을 대리만족 시켜줄
짜릿한 오피스 킬링 액션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