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3-10 14:21:09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 모음
<개들의 섬>, <퍼펙트 블루>, <돼지의 왕> 등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어느새 완연한 봄날씨가 찾아왔는데요, 주말에는 비도 오고 기온도 떨어진다고 하니 감기 들지 않게 조심하셔야겠습니다.
바쁜 한 주의 끄트머리, 오늘도 씨네랩은 여러분의 주말을 책임질 재미있는 영화추천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애들은 가라! 오늘은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 일곱 편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색감천재로 불리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 <개들의 섬>부터
여러 할리우드 영화 연출에 영향을 끼친 콘 사토시 감독의 <퍼펙트 블루>까지!
다양한 소재와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국내외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개들의 섬(2018)
Isle of Dogs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브라이언 크랜스톤, 코유 랜킨,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틸다 스윈튼 등
장르: 모험, 코미디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
인류를 위협하는 개 독감이 퍼지자, 세상의 모든 개들은 쓰레기 섬으로 추방되고, 자신이 사랑하던 개를 잃은 소년은 개를 찾아 홀로 섬으로 떠난다. 소년은 그곳에서 다섯 마리의 특별한 개들을 만나게 되고, 함께 사라진 개를 찾아가는 그들 앞에 기상천외한 모험이 펼쳐지는데… 개를 사랑한 소년, 소년을 사랑한 개 남다른 개들의 색다른 어드벤처가 시작된다!
걘 겨우 12살이니까.
우린 애들을 좋아하잖아.

영화 <개들의 섬>은 할리우드 최고의 비주얼리스트인 웨스 앤더슨 감독의 두 번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견류 독감'의 영향으로 전국의 모든 개들을 쓰레기 섬으로 추방시킨 근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했으며, 2018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 개막작 및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은곰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었는데요, 영화는 사랑하는 개 '스파츠'를 찾아 나선 소년 '아타리'와 그를 돕는 다섯 마리의 개들을 주인공으로 했으며 독창적인 컬러감과 구도로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던 웨스 앤더슨 감독이기에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답게 <개들의 섬>은 디테일에 있어서 엄청난 놀라움을 자아내는데요, 캐릭터들의 표정과 움직임, 배경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정교한 작업을 위해 3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러닝타임 101분을 위해 무려 144,000개의 스틸을 이어 붙였으며, 1초에 24 프레임을 구현하는 기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on ones' 기법과 달리 움직임이 다소 딱딱하고 불온전한 느낌의 'on twos' 기법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고 하네요. 초밥을 만드는 장면 하나에 15주가 소요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비주얼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입체적인 캐릭터, 따뜻하면서도 감독 특유의 블랙 유머가 적절히 섞여 들어간 스토리텔링 또한 이 영화의 큰 매력입니다. 인간과 개의 교감을 섬세하게 다뤄 애견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가슴 찡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웨스 앤더슨을 좋아하신다면 그의 또 다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인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또한 추천드립니다.
퍼펙트 블루(1997)
Perfect Blue

감독: 곤 사토시
출연: 이와오 준코, 마츠모토 리카, 치즈 신파치, 오쿠라 마사아키 등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81분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는 있지만 내리막길만 남아 있는 일본의 소녀 아이돌 그룹 ‘참’의 리더 격인 미마. 롱런을 위해 에이전시로부터 배우로의 전업을 권유받고 그룹을 탈퇴한다. 광적인 팬의 위협도 위협이지만 핑크빛 공주 의상을 입는 자신에 익숙했던 그녀에겐 갑자기 강간신을 찍는 성인 연기자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힘겨운 일. 시골에서 올라온 자연인으로서의 그녀가 진짜 그녀일까? 아니면 아이돌 스타로서의 그녀가 진짜 그녀일까? 혹은 누드사진을 찍는 그녀가 진짜일까?
1초 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어째서 동일인이란 걸 안다고 생각해?
단지 기억의 연속성. 그것 만에 기대어
우리들은 일관된 자기 동일성이라는 환상을 만들어 내고 있어.

영화 <퍼펙트 블루>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곤 사토시 감독의 1997년작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곤 사토시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한데요, 아이돌 그룹 '참'의 멤버였던 '미마'가 아이돌 그룹을 탈퇴하고 배우로서 경력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사건들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감독의 말에 따르면 어차피 저예산 영화였기 때문에 동화(動畵)를 많이 쓸 수 없으니 움직임이 아닌 미술과 연출로 승부를 걸자고 생각했다고 하며, 결과적으로 작화와 연출 면에서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거론되는 작품이 되어 애니메이션에서 연출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감독은 '상상과 일상의 융합'이라는 테마를 반복적으로 사용, 다양한 명작을 많이 배출해 냈습니다.
최근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영화 <더 웨일>이 개봉을 했는데요, 애러노프스키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팬인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만 그중에서도 특히 <퍼펙트 블루>를 종종 오마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영화들 중 <레퀴엠 포 어 드림>, <블랙 스완> 등에서 <퍼펙트 블루>와 거의 유사하게 연출된 장면들을 찾아볼 수 있으며, 2001년에는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이 <퍼펙트 블루>의 리메이크 판권을 사려다 결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답니다.
파프리카(2007)
Paprika

감독: 곤 사토시
출연: 하야시바라 메구미, 후루야 토루, 야마데라 코이치 등
장르: 미스터리, SF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0분
29살의 정신과 치료사 치바 아츠코에게는 또 하나의 자아가 있다. 바로 18살의 대담무쌍한 꿈 탐정 파프리카이다. 파프리카는 사람들의 꿈속에 들어가 그들의 무의식에 동조함으로써 환자의 불안과 신경증의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한다. 어느 날, 치바의 연구소에서 개발 중이던 혁명적인 정신치료장치 DC-MINI의 프로토타입이 도난당하고 조수마저 실종된다. 장치를 찾아 나선 치바는 무서운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지? 파프리카는 내 분신이잖아.
- 아츠코가 내 분신이라는 발상은 못 하나 봐?

영화 <파프리카>는 위에서 소개해드린 <퍼펙트 블루>를 만들기도 했던 곤 사토시 감독의 유작입니다. 이 작품의 제작 이후 감독은 췌장암이 발병해 투병 생활을 하다 2010년 사망해 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는데요, <파프리카> 역시 <퍼펙트 블루>와 마찬가지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파프리카>의 원작자이자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자이기도 한 츠츠이 야스타카 본인이 해당 작품을 사토시가 영화화해 주길 원했으며, 원작 소설보다 더 확장된 상상력과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력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이중인격의 인물, 악몽에 시달리는 현대인, 꿈의 영역까지 도달한 과학, 현실과 꿈의 뒤섞임 등 많은 것을 다루고 있는데요, SF와 미스터리, 스릴러와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믹스에 여느 영화 못지않은 탄탄한 구조와 감독 특유의 탁월한 작화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물리적 경계가 없는 매체인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영화로, 화려한 색채와 독특한 화면구성이 관객의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합니다. 앞서 <퍼펙트 블루>를 오마주한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영화들을 언급드렸었데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과 <파프리카>의 기초 설정 및 장면들의 유사성 또한 영화팬들 사이에 꾸준히 회자되는 이야기랍니다.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2022)
Pinocchio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이완 맥그리거, 크리스토프 왈츠, 틸다 스윈튼, 케이트 블란쳇 등
장르: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17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목각 인형 피노키오의 마법 같은 모험. 오스카 수상 감독 기예르모 델토로의 손에서 고전 동화가 새롭게 재탄생했다. 생명을 얻은 목각 인형의 이야기가 놀라운 스톱모션 뮤지컬로 스크린에 펼쳐진다.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 생명을 불어넣는 강력한 사랑의 힘이 펼쳐진다.
삶이 귀하고 의미 있는 건
그 삶이 짧기 때문이야.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는 <판의 미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등을 연출했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으며, 스트리밍에 앞서 사전 공개되었던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압도적인 호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원작 동화 피노키오의 맥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인 '전쟁'과의 연결고리가 자연스러워 감독만의 새로운 버전의 피노키오가 탄생했다는 점이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영화 곳곳에 심어 둔 사회적인 풍자와 은유적인 메시지, 원작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생의 교훈과 소중함이 버무려져 마냥 아름답지만 않으면서도 따뜻한 작품이라는 평입니다.
감독의 전작들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는 본래 몽환적이고 기괴한 분위기가 판타지적 세계관에 녹아들어 뛰어난 연출력을 선보이는 감독입니다. 피노키오를 만들면서도 행복한 분위기보다는 기괴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는데요, 원작 소설의 무서운 면에 더 이끌렸으며 자신만의 피노키오를 만들고자 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기예르모 델 토로만의 피노키오가 완성되어 아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걸작이 탄생할 수 있었으며, 올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치코와 리타(2010)
Chico & Rita

감독: 하비에르 마리스칼, 페르난도 트루에바, 토노 에란도
출연: 에만 소르 오냐, 리마라 메니시스, 마리오 구에라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3분
1948년 쿠바의 하바나, 야망에 찬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치코는 어느 날 밤 클럽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리타와 만난다. 젊음과 재능으로 빛나는 그들은 곧 사랑에 빠지지만 열정과 욕망, 질투와 오해가 뒤엉키며 안타까운 이별을 맞이한다. 그리고 네온사인 화려한 기회의 도시 뉴욕, 이제 막 그곳에 발을 디딘 치코는 스타로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리타와 재회하게 되는데… 하바나에서 뉴욕 그리고 파리, 할리우드, 라스베이거스까지, 사랑과 꿈을 좇는 그들의 뜨거운 여정이 펼쳐진다.
나도 당신을 모르지만 내 평생
당신을 기다려 온 것 같은 느낌이야.

영화 <치코와 리타>는 2012년에 개봉한 스페인 애니메이션 영화로, 1992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페르난도 트루에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인 하비에르 마리스칼, 토노 에란도가 공동 연출했으며 쿠바의 재즈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가 음악을 맡은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소개되어 대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1950년대의 쿠바, 뉴욕, 라스베이거스 등의 장소를 오가며 펼쳐지는 아름다운 재즈 선율이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작화를 맡은 하비에르 마리스칼은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마스코트 '코비'를 디자인한 천재 아티스트로, 투박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일러스트에서 스페인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쿠바의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재즈 선율이 영화 내 흘러 귀를 즐겁게 하며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 벤 웹스터, 냇 킹 콜 같은 재즈 명장들이 영화 속 캐릭터로 등장해 영화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음악을 사랑하는 어른의 연애를 감상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돼지의 왕(2011)
The King of Pigs

감독: 연상호
출연: 양익준, 오정세, 김혜나, 박희본 등
장르: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96분
회사 부도 후 충동적으로 아내를 살인한 ‘경민(목소리 오정세)’은 자신의 분노를 감추고 중학교 동창이었던 ‘종석(목소리 양익준)’을 찾아 나선다. 소설가가 되지 못해 자서전 대필작가로 근근이 먹고사는 종석은 15년 만에 찾아온 경민의 방문에 당황한다. 경민은 무시당하고 짓밟혀 지우고 싶었던 중학교 시절과 자신들의 우상이었던 '철이(목소리 김혜나)' 이야기를 종석에게 꺼낸다. 그리고 경민은 학창 시절의 교정으로 종석을 이끌어, 15년 전 그날의 충격적인 진실을 밝히려 하는데...
이곳은 얼음처럼 차가운 아스팔트와
그보다 더 차가운 육신이 나뒹구는...
세상이다.

영화 <돼지의 왕>은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잔혹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성인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부산행>, <정이> 등으로 국내를 넘어서 해외에서도 연출력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의 작품으로, 본격적으로 그를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다소 거칠고 현실적인 삽화체 그림이 특징이며 불편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애니메이션이기에 일부러 불편함을 느끼게끔 디자인한 그림체라고 합니다. 매우 잔혹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어린 학생들 간의 학교폭력과 독재권력에 대한 풍자, 사회적 부조리함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돼지의 왕>은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받았고, 에든버러 국제 영화제, 시드니 영화제, 파리 시네마 영화제, 몬트리올 판타지아 장르 영화제 등에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2022년에는 해당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가 제작되었는데요,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 등이 출연하였으며 원작 이상의 잔혹한 수위와 묘사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린 학생들 간에 일어나는 잔인한 학교폭력과 이로 인해 상처받는 아이들, 모르쇠로 일관하는 어른들은 영화가 개봉한 지 1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보다 강력한 규제와 관심이 필요한 상황, 학교폭력으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파닥파닥(2012)
Padak

감독: 이대희
출연: 시영준, 김현지, 안영미, 현경수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78분
자유롭게 바닷속을 가르던 바다 출신 고등어 '파닥파닥'. 어느 날, 그물에 잡혀 횟집 수족관에 들어가게 된다. 죽음이 예정된 그곳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올드 넙치'. 그는 자신만의 생존비법(?)으로 양어장 출신의 다른 물고기들의 신망을 받는 권력자다. 바다로 돌아갈 꿈을 버리지 않고 탈출을 시도하는 '파닥파닥'으로 인해 수족관의 평화는 깨지고, '올드 넙치'와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가는데... 바다를 향한 고등어 '파닥파닥'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너희들은 이미 죽은 거야.
여기 들어온 이상 이미 죽은 거라고!

마지막으로 추천드릴 작품 역시 국내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인데요, 개봉 전부터 각종 영화제로부터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국제경쟁 부문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 작품으로 주목받았던 영화 <파닥파닥>입니다. <파닥파닥>은 드라마와 뮤지컬이 결합된 일종의 뮤직드라마의 형식을 갖춘 애니메이션 영화로, 횟집 수족관에 갇혀버린 바다 출신 고등어 '파닥파닥'이 자유를 갈망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아닌 전문 성우들이 더빙을 한 것이 특징인데요, 극 중 뮤지컬 부문에서도 성우들이 모든 노래를 직접 불렀으며 한국 독립 영화의 애니메이션에서 배우가 아닌 성우들이 캐스팅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하네요.
영화의 배경이 되는 횟집 수족관은 마치 계급화와 서열화가 만연한 관료주의 인간사회를 축소해 놓은 듯한 공간으로 표현되며, 기회주의자, 냉소주의자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군상들이 물고기의 얼굴을 하고 등장합니다. 수족관의 보이지 않는 벽에 스스로를 가둬두고 현실에 안주하는 물고기들의 모습을 통해서는 꿈을 잊고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영화로, 꽤나 그로테스크하고 잔인한 연출과 음침한 분위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작품입니다. 12세 관람가로 책정되어 있으나 15세 이상 관람, 나아가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로 개봉했어도 납득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수준이라 발랄한 콘셉트의 마케팅에 낚인 것을 후회한 가족 관람객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총 일곱 편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즐겁고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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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키 17이 아닌 '18을 통한' 희생과 애도의 메시지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개봉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당연하게도 영화에 대한 평이 이리저리 갈리고, 관객 수를 얼마나 유치했는지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줄짓고 있다. 홍수정 평론가가 “탁월한 이야기꾼이 몰려드는 관중 앞에서 점점 더 몸에 힘을 주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까움을 느낀다”라고 했는데,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는 대목이다.
<미키 17>은 행성을 테라포밍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실험 쥐”처럼, 먼저 우주 밖으로, 행성 밖으로 나가 죽는 것이 임무인 ‘미키(로버트 패틴슨)’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미키는 ‘익스펜더블’이라는 직책을 맡고 각종 생체 실험, 일종의 “고기 방패”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봉준호의 <미키 17>은 그런 미키의 직업으로부터 다양한 철학적 질문을 끌어낸다. 아무리 미키가 지구에서 큰 빚을 지고서 도망을 다니는 신세라도, 익스펜더블 임무를 미키가 자원한 것이라도 그 반복되는 죽음과 복제의 과정이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시장 경제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을까?
미키의 죽음은 매우 자연스럽고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미키가 죽으면 죽을수록 테라포밍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더욱 커진다. 인류의 새로운 정착을 위해서 미키의 죽음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인류의 정착과 미키의 죽음은 자연스레 불가분의 관계에 놓인다. 미키가 죽어야, 인류가 산다. 그렇다고 미키가 죽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살아나기 때문이겠다.
그렇지만 의문이다. 미키의 기억을 드라이브에 저장하고, 육체만 다시 재생성한 뒤에 새로운 몸에 기억을 덧입힌다면 그것은 ‘미키 1’이라고 불리는 원형과 같다고 할 수 있을지 말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기억을 주입 당하고 새롭게 몸이 기계로부터 제면기 면 뽑히듯 뽑힌 내가 있다면, 그것은 정말 나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지구에 살던 시절 미키의 동업자였던 ‘티모(스티븐 연)’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살펴보아야 한다. 티모는 지구에서 “마카롱이 햄버거를 넘어설 만큼 대박 날 사업 아이템”이라는 헛된 희망으로 미키와 사업을 펼쳤다가 단단히 망한다. 사업을 위해 졌던 빚은 수습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다. 잔인하기로 악명 높은 빚쟁이 ‘다리우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미키와 함께 우주로 도망치지만 결국 다리우스의 부하에게 덜미를 잡힌다. 그러자 티모는 미키에게 간청하기에 이른다. “너는 죽어도 다시 살아날 목숨이니, 다리우스가 건넨 ‘잔인한 제안’을 도와달라”는 것이다. 지키지 못하면 티모는 죽은 목숨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한 번 의문을 가지게 된다. 어차피 살아날 목숨이라면 남을 위해 죽어야 하는가? 그럴 수 있대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인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미키의 죽음은 매우 가벼운 것이 된다. <미키 17>이 보여주는 아이러니다. 죽어야 하는 일을 맡았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덕에 계속해서 다시 복제될 힘을 가졌기 때문에 남을 돕는 데에 자기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딜레마까지 얻어야 한다.
현실에서는 어떠한가.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역사에서 여러 희생과 참사를 목격했다. 최근 몇 년 간의 일을 보자면 세월호 참사에서부터 이태원 참사, 화성 아리셀 공장의 대형 화재 참사, 그리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부분 안전불감증과 행정의 빈틈으로 인해 벌어진 일들이었다. 우리는 참사들을 계기로 미흡했던 구석을 고쳐볼 기회를 얻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앞으로의 일을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외양간을 고치는 계기가 됐던 그 희생자들의 죽음에 관한 가치를 논해야 한다.
미키는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는 특징이 있지만 현실에서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직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작 중 미키의 생명과 존엄성은 그렇다 해도 훼손될 수 없듯, 우리와 함께 살아가던 이들의 희생은 아주 참담하고 슬픈 일이다. 그런 이들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희생의 뒷일은 얼마나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될 일인가. 바로 그 부분에서 애도와 반성을 통한 진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드러나게 된다.
<미키 17>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애도하는 자’의 유무에도 있다. 그래서 영화에서 계속해서 ‘죽는’ 인물은 누구인가. 미키가 있다. 그리고 영화 초반부에 사고로 목숨을 잃는 ‘제니퍼’가 있다. 재미있는 점은 미키와 제니퍼 모두에게 연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연인이 있다는 점이 재미있는 게 아니라, 죽어버렸거나 죽어야만 하는 이들에게 연인이 있다는 것은 그들의 죽음에 깊이 아파하고 슬퍼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즉, 애도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미키 17>에는 죽음에 슬퍼하는 이들이 많이 없다는 점이 독특하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사실 그 정도는 아니다) 미키에게 “죽는 것은 어떤 기분이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죽음을 단순히 무용담 건너 듣듯 대하는 태도들이 인상적이다. 진정으로 미키의 죽음에 아파하고 공감하고, 제니퍼의 사고에 슬퍼하는 이들은 그들의 연인인 ‘나샤(나오미 애키)’와 ‘카이(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가 있다. 영화 중반부에서 카이 또한 미키에게 ‘죽는 기분’을 묻거나 미키를 성적으로 대하는 부분에서 그 사실이 살짝 뒤틀리긴 하지만, 카이의 제니퍼를 향한 애도는 어쨌든 가 닿는 지점이 있다.
그리고 외계생명체 ‘크리퍼’가 있다. 크리퍼 종족은 한 개체만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모두가 서식지 밖으로 나와 자신들 모두를 희생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서로를 지키고 기억하고 잃지 않으려는 간절함이 묻어나오는 몇 안 되는 상징물이다.
이렇게 <미키 17>에는 죽는 이들과 그것으로 인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희생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슬퍼하는, 애도할 줄 아는 인물들이 존재한다.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애도할 줄 아는 존재들이 영화 종반부에서 인류와 크리퍼 간의 갈등 상황에서 중재 역할의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우주선 내의 위계질서를 지배하고 있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를 중심으로 한 인물들이 종반부에서는 무력함도 모자라 사실상 전무한 존재감을 띠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키 17>의 핵심으로 생각하는 ‘미키 18’이 있다. 미키 18은 주인공인 미키의 그다음 복제체면서도 17번뿐 아니라 그 전의 모든 미키들이 겪은 죽음에 대한 부당함에 대해 분노한다. 미키 17은 어수룩하고 둔한 성격에 이전 개체에 대한 애도나 깊은 공감이 부족할 수 있었겠지만 미키 18은 그들에게 공감하고 분노한다는 점이 상징적이다. 그렇기에 미키 18이 영화 종반부에서 미키 17을 살려둔 채로 자신이 자폭하기를 결심했을 것이다. 미키 18이 살아남아 미키 17이 제거되고 계속해서 미키가 복제 실험체로서 남게 된다면, 인류에게는 미래를 향한 진보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미키 19, 즉 미래를 향한 진보가 아니다. 미키 17, 과거의 죽음과 희생에 다시 한번 주목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미키 17>은 죽음과 애도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외계생명체인 크리퍼에게도 다른 개체를 동정하고 박애하는 마음이 깃들었듯, 인류에게도 그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많은 관객이 미키의 실험 쥐 같은 모습에 측은지심을 느꼈겠다고 생각한다. 인간 또한 타인을 동정하는 그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가 단순히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봉 감독이 인류 전체에게 동정과 연민 그리고 애도에 대한 감정을 제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을 것이라 짐작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이 영화가 흔치 않은 해피엔딩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속의 인물들처럼 애도하고, 반성하면서 희생된 이들에 대한 기림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들이 가득한 세상이라면 우리 인류에게도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감독의 작은 바람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미키 17>은 단순 미키 17에만 관심이 쏟아지는 원맨쇼 작품이 아니라, 미키 18에도 마찬가지로 주목해야만 하는 작품일 것이다. 미키 18이 영화 종반부에서 해낸 결단, 그리고 그 결단 속에 숨은 의미와 상징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상업과 예술 그 사이 언저리에 서서 자신만의 철학과 해학을 담아낸 봉 감독의 그 행보를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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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P.> 70년째 바뀌지 않는 수통 안을 들여다보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훈련소를 수료하고 헌병대로 자대 배치를 받은 이병 '안준호(정해인)'는 선임인 '조석봉(조현철)'의 친절과 병장인 '황장수(신승호)'의 괴롭힘 속에서 군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준호의 관찰력과 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중사 '박범구(김성균)'는 그를 D.P. 팀으로 옮기지만, 준호는 첫 번째 임무에서 선임의 실수로 인해 처참히 실패하고 영창살이를 하게 된다. 그러나 새롭게 부대에 부임한 대위 '임지섭(손석구)'은 준호의 실패가 온전히 그의 책임이 아니라 판단하고, 본래 D.P. 팀이었던 상병 '한호열(구교환)'을 복귀시켜 준호와 같은 팀으로 배치한다. 천방지축이지만 풍부한 경험을 쌓은 호열은 준호에게 필요한 노하우를 알려주고, 그들은 한 팀으로서 탈영병들을 쫓기 시작한다.
27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는 웹툰 <D.P 개의 날>을 영상화한 작품으로 <뺑반>과 <차이나타운>의 한준희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맡고 원작 작가인 김보통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D.P.>는 공개 직후부터 수많은 현역, 예비역들의 악몽을 유발하는 사실적인 군생활 고증으로 이슈몰이를 하면서 넷플릭스 인기 있는 콘텐츠 top 10에 오를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기의 배경에 단지 리얼함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잊고 싶은 그 리얼함마저도 화제가 된 진짜 배경에는 군대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한 메시지와 주제의식, 특히 변하지 않는 군대에 대한 회의감이 자리하고 있다.
제목인 <D.P.>는 탈영병 추적병을 뜻하는 Deserter Pursuit의 줄임말로, 드라마는 이름대로 탈영병들을 체포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추적병들의 이야기를 여섯 에피소드로 나누어 담아낸다. 그 과정에서 드라마는 자연스레 각 탈영병의 사연을 소개하고 각종 병영 부조리와 모순을 고발한다. 살인자를 잡기 위한 첫 단계로 살해 동기를 파악하듯, 탈영병들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탈영 동기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작중 묘사되는 사연들은 구타를 비롯해 코골이가 심하다는 이유로 방독면 씌우고 물 붓기, 하의를 벗긴 후 라이터로 음모 태우기, 자위행위 강제하기, 얼굴에 살충제 뿌리기 등 군대를 경험했다면 직간접적으로 접했을 사실적인 내용들로 가득하다.
이외에도 <D.P.>는 폭력과 관계는 없지만 그 못지않게 병적인 여러 모순점들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군대를 갈 경우 가족을 돌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인원 부족으로 인해 징집률이 약 90%에 이르는 현행 징병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타 부대와 협동하여 탈영병을 잡는 과정에서는 병사와 병사, 병사와 간부 간의 갈등에 가려져 있던 부사관과 간부 간의 대립과 부조리를 수면 위로 올려놓는다. 육군 주임원사들이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육군참모총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던 사건과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 갑질 사건 사건처럼 일부 간부들이 병사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악습 역시 카메라에 포착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사건들을 갓 입대한 이병 안준호의 시점에서 접하다 보니 더욱 충격적으로 묘사되어 간접 체험의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아직 군대와 사회 사이에 서 있는 이병이라는 계급의 특성과 더해져 단지 탈영병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군대 조직 전반의 문제를 직관적으로 느끼도록 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탈영병을 잡지 못하는 에피소드에서는 단지 탈영병이 겪은 폭력뿐만 아니라 탈영병을 잡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문제, 서류와 현실이 따로 놀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면피하려는 군대 특유의 문화를 제대로 꼬집는다. 그래서 사회와 이질적인 시스템 안에서 마치 자신의 얼굴을 피멍이 들 때까지 때리고 싶을 정도로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안준호의 모습은 특히나 인상적이고, 충격적이며, 가슴 아픈 연출이다.
또한 <D.P.>는 단지 문제를 열거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모두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모순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존속되는 근본 원인을 나름대로 고찰해 보여준다. 그 중심에는 피해자인 일병 조석봉과 가해자인 병장 황장수가 있다. 평범한 미대생이자 친절한 학원 선생님이고, 후임인 준호에게 "우리는 선임처럼 되지 말자"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선량한 청년이었던 석봉. 그는 거듭되는 황장수의 폭행으로 인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하나의 괴물, 복수귀로 변해간다. 황장수에게 복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를 사로잡은 순수한 기쁨과 광기, 그리고 해방감은 온몸에 소름을 돋게 할 정도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 선후임의 관계를 일방적인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로만 남겨두지는 않는다. 대신 황장수가 저지른 범죄와는 별개로 그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군대라는 조직이 만들어 낸 피해자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왜 자신에게 끔찍한 일들을 저질렀고 미안해하지 않느냐는 석봉의 말에 장수는 "그냥 그렇게 해도 되는 줄 알았어"라고 대답한다. 그 대답은 전역 후 아르바이트를 하는 장수가 처한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치우려는 장수에게 사장은 군필이 일을 그렇게 밖에 못하냐고 비난한다. 이 비난 밑바탕에는 좋은 게 좋은 것이고, 본인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주어지지 않는 한 현행 유지가 주 목적인 군대라는 조직의 생리가 깔려 있다.
그래서일까? 장수의 대답을 들은 석봉도 비슷한 맥락으로 항변한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만 범죄냐고. 자신을 체포하려 하고 부대로 되돌려 보내려는 너희들도 내가 고통받는 것을 알고도 내버려 두지 않았느냐고 일갈한다. 이렇게 <D.P.>는 아돌프 아이히만이 '악의 평범성'을 보여주었듯이 두 선후임의 입을 빌려 군대라는 조직 안에 들어온 이상 군대니까, 곧 군대가 끝날 거니까, 군대가 끝났으니까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저항을 할 수 없고 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상황을 꼬집는다.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에 오히려 개개인의 잘잘못을 따진다 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회의감은 마지막 에피소드의 부제가 '방관자들'인 이유이자, 사회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며 성매매 가해자인 청소년들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게 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대목이다.
다만 탈영병 하나하나의 살아 숨 쉬는 사연이 한국군의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깊은 울림을 주는 것과 달리 정작 두 주인공들의 서사에 큰 비중이 주어지지 않은 점은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전개의 중심에 두고, 이 사건들을 등장시키고 소개하기 위한 도구로서 그들을 쫓는 입장인 준호와 호열을 사용하다 보니 주인공인데도 중심에서 밀려나 있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특히 호열의 경우 재기 발랄한 존재감과는 별개로 그의 서사라고 할 것이 딱히 없다. DP 병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선임이자 멘토로서 소비될 뿐이다. 그가 과거 한 탈영병에게 칼을 맞은 적이 있고 그 사건이 큰 트라우마가 되었다는 암시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조차도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복싱을 배웠던 경험을 살려 액션씬에서 활약하는 준호와 달리 액션의 측면에서도 활약상이 많지 않다. 이는 그나마 원작과 달리 이병 신분으로 등장한 준호가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감정적으로 이끌어 내고, 그들과 자신의 군생활을 대비시키면서 처음 느낀 좌절과 자괴감으로부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대비된다.
사실 DP병의 존재가 그 자체로 작품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단점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탈영병을 잡아오는 게 임무인 DP병은 군대라는 조직이 와해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의 최전선에 위치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런 그들조차 탈영병들과 다를 것 없는 부조리에 시달리고 같은 잘못을 범하는 모습은 군대에 끌려와 피해자가 된 이들이 오히려 범죄자로 전락하는 이 딜레마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수도 있었다. 다섯 번째 에피소드 부제처럼 '군견'이 되어가는 이들의 고뇌를 더 깊이 들여다볼 기회였던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시즌제를 염두에 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DP병의 비중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일관된 톤, 문제의식, 명확한 메시지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D.P.>는 박수받을 자격이 충분한 작품이다. 결말만 보더라도 이 드라마의 우직함이 느껴진다. 일견 <D.P.>의 결말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대대장의 훈시가 끝난 후 다른 병사들의 대열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걷는 준호의 모습은 군대가 변할 수 있으며 자신부터 달라지겠다는 희망과 다짐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중 시간적 배경인 2014년에 실제로 발생한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이 모티브가 된 듯한 쿠키 영상을 통해 <D.P.>는 그 희망의 범위를 축소시킨다. 석봉의 말마따나 6.25 전쟁 때 쓰던 수통이 아직도 훈련소와 자대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 이 군대에 희망이 꽃필 것이라는 희망이 얼마나 나약한 지, 그 냉혹한 현실을 숨기지 않는다. 7년이 지난 2021년 현재에도 끊이지 않는 군대 내 악습과 구조적 문제를 보면 이렇게 최소한의 희망만을 간직한 채 군대라는 조직의 생리와 특성을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는 <D.P.>의 선택이 많은 공감을 사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현실 군대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군이 쓰던 수통도 있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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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울을 쫓은 대가
한 밝고 명랑한 여자가 한 파티에서 재벌을 만난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그 이름, 구찌, 마우리치오 구찌. 그 때부터 평범한 서민 여자의 눈이 번뜩이기 시작한다. 돈이 눈이 멀어 시작한 유혹은 탐욕이 되고, 그 탐욕은 결국 그녀를 잡아먹어 버린다.
1. 배우진들의 연기가 살린,
사실 이 영화의 내용은 익히 알려진 실화 기반이기 때문에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두 예상이 가능하다. 캐릭터의 설정이 살짝 바뀔 수 있지만 결국 파트리치아의 탐욕이 한 가문을 망쳤다는 메인 플롯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였는지 내용에 대한 기대치는 크게 없었다. 예상가능한 선에서 흘러갔기 때문이다. 그래서였는지 배우진들의 연기가 굉장히 잘 보이는 효과는 있었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각자의 몫을 하고 있었다. 집안의 간섭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마우리치오의 욕망, 파트리치아는 구찌라는 가문의 후광을 방패삼아 신분상승을 하고싶은 욕망, 알도는 자신이 일궈온 구찌 제국의 영원한 번영을 위해서라면 불법이라도 저지를 만큼의 추진력,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알도 아들의 욕망까지 각자의 욕망이 개성적으로 잘 드러난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된 스토리지만 각 인물들의 캐릭터가 선명하게 그려진 점이 좋았다. 혹자는 실제 스토리와 동떨어지는 면모도 없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 스토리 속 캐릭터와 영화화가 되었을 때의 캐릭터는 차이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거슬리는 부분은 아니었다.
2. 관계를 망친 건 쌍방과실
사람들은 당연히 사랑을 하곤 하지만 그전에 사랑의 대상이 물건인지, 사람인지 구분을 지어야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주는 호르몬적 착각에 빠져 자신이 이 사람에게 전부를 바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트리치아는 마우리치오를 사랑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녀는 마우리치오의 배경과 돈을 갖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마우리치오는 그저 피해자이기만 할까. 아니다. 그는 그가 가진 배경의 힘을 무시한 나머지 자신에게 평범한 사랑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에 아둔했다. 순수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난 아무것도 몰라요, 파트리치아가 다 그런거예요.'식의 태도는 그의 멍청함을 더 부각시킬 뿐이었다. 순수함으로 포장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결국 그도 아둔한 인간일 뿐이었다. 여자에게 휘둘렸다가 사치에 휘감긴 그런 나약하기만 한 인간말이다.
3. 자신을 모르고, 통제하지 못한 대가
구찌 가는 선량한 척했지만 결국 모두가 조금씩은 악인이었다. 파트리치아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악인이었을 뿐이었다. 그녀가 선을 넘어서 제일 나쁜 사람 같아 보였지만 사실 모든 인간들이 도긴개긴으로 보였다.
결국 세상은 학생들에게 착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지만 세상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다. 착한 사람이 호구되는 요즘 세상에서 오히려 나쁜 것=똑똑함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파트리치아도 한 때 자신이 속한 바닥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여우같은, 똑똑한 여자였지만 가속페달을 장착하지는 못했다. 자신이 갈 수 있는 위치설정이 아닌, 자신이 가고 싶은 위치를 설정해 주변인을 갈아넣고, 맘대로 안되자, 문제가 되는 대상을 제거할 수단으로 살인을 선택하는 것은 갈데까지 가겠다는 의지표명이기 때문이다.
영리하다고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멍청하다고 당하고만 사는 것도 아니다. 딱 파트리치아와 마우리치오 두 커플이 그랬다. 어쩌면 그들은 환상 호흡을 자랑한 환장의 커플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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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 La Pianiste
/ 감상 /
포스터에 적힌 저 글귀와 줄거리를 보고 성숙한 교수님이 제자에게
진정한 성인의 사랑을 알려주는 내용인줄 알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내 예상으 빗나갔다.
영화에 나온 피아니스트는 그 누구보다 어린 사람이었다.
생각과 행동 모두.
어머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몸만 성숙한 어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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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나오는 세사람 (교수,월터,교수의엄마) 모두 다 자신의 욕망에 따라 행동한다.
교수는 엄마의 과잉보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사랑을 부모님과 이성에게서 모두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딘가 엇나간 방식으로 자신만의 욕망을 표출한다.
교수의 엄마는 남편없는 가정에서 자신이 정신적,경제적으로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딸에게 광적으로 집착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노후가 그녀에게 달려 있기때문에.
마지막으로 월터는 첫눈에 반한 교수에게 애정을 갈구한다. 아름다운 말들로.
그러나 결국 그도 가부장제가 낳은 한 남성이다.
아름다운 말들로 교수를 유혹하지만, 교수가 자신의 위에 있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들도 결국 자신의 사랑과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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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이런 욕망의 응집의 결정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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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며 느낀점은...
이정도의 영화를 이해하고 공감하기에는 나는 아직 어린것 같다.
최근들어 본 영화들 중 가장 어른스러운 영화였던것 같달까..
영화가 진하고 깊다
영왓챠피디아에서 몇몇 리뷰글을 보면 캐릭터와 상황에 공감하고 심지어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들이 많던데 나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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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연출이랑 영상미가 마음에 들었다.
그 뭐랄까 화질이 좋지 않고 약간의 노이즈가 껴있으며, 뭔가 어둡고
약간의 감성도 있고, 과하지도 않은..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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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위페르 연기가 소름돋는다.
진짜 캐릭터에 녹아들어간 것 같달까.
마담 싸이코에서 나온 캐릭터랑 비슷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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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월터를 볼때마다 독일 축구선수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ㅋㅋㅋ
뭔가 로이스 느낌도 나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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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 낯선 이모 ‘마키오’와 세상에 홀로 남은 조카
‘아사’가 함께 쌓아가는 서투르지만 특별한 동거를 그린 영화 <위국일기>가
10월 2일 개봉합니다.
<위국일기>는 일본 거장들이 선택한 명품 제작진들의 만남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드라이브 마이 카>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의 시노미야 히데토시 촬영감독,
<늑대아이>, <괴물의 아이>, <미래의 미라이>의 음악감독 마사카츠 음악감독이
참여하며 더욱 탄탄한 작품성을 예고했습니다.
180만 부를 기록한 동명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위국일기>를 10월 2일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위국일기
Worlds Apart
개요: 드라마 | 일본 | 140분
감독: 세타 나츠키
주연: 아라가키 유이, 하야세 이코이, 카호, 세토 코지, 코미야마 리나
개봉: 22024.10.02.
배급: 영화사 진진
줄거리
절연한 언니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 소설가 ‘마키오’는 홀로 남은 조카 ‘아사’의 존재를 알게 된다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혼자가 된 ‘아사’를 향해 수군거리고 이를 참지 못한 ‘마키오’는 홧김에 ‘아사’를 집으로 데려오는데…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살 수 있을까?
조커: 폴리 아 되
Joker: Folie a Deux
개요: 범죄, 드라마, 뮤지컬 | 미국 | 138분
감독: 토드 필립스
주연: 호아킨 피닉스, 레이디 가가, 재지 비츠
개봉: 2024.10.01.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아캄에 수감된 조커와 할리 퀸의 운명적인 만남과 조커의 재판과정을 다룬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Love in the Big City
개요: 드라마 | 한국 | 118분
감독: 이언희
주연: 김고은, 노상현
개봉: 2024.10.01.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시선을 싹쓸이하는 과감한 스타일과 남 눈치 보지 않는 거침없는 애티튜드로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자유로운 영혼 재희. 그런 재희가 눈길은 가지만 특별히 흥미는 없던 흥수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누구에게도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하필 재희에게 들켜버린 것!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재희와 흥수는 알게 된다. 서로가 이상형일 수는 없지만 오직 둘만 이해할 수 있는 모먼트가 있다는 것을. 남들이 만들어내는 무성한 소문을 뒤로 하고, 재희와 흥수는 사랑도 인생도 나답게! 의기투합 동거 라이프를 시작하는데...
와일드 로봇
The Wild Robot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102분
감독: 크리스 샌더스
더빙: 루피타 뇽, 페드로 파스칼, 캐서린 오하라, 빌 나이, 키트 코너, 스테파니 수
개봉: 2024.10.01.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이 비행은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우연한 사고로 거대한 야생에 불시착한 로봇 '로즈'는 주변 동물들의 행동을 배우며 낯선 환경 속에 적응해 가던 중, 사고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기 기러기 '브라이트빌'의 보호자가 된다. ‘로즈'는 입력되어 있지 않은 새로운 역할과 관계에 낯선 감정을 마주하고 겨울이 오기 전에 남쪽으로 떠나야 하는 '브라이트빌'을 위해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이주를 위한 생존 기술을 가르쳐준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몸집이 작은 '브라이트빌'은 짧은 비행도 힘겨워 하는데... 로봇 '로즈'와 아기 기러기 '브라이트빌'은 특별한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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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과 제리 / Tom and Jerry, 2021
0. 경기력은 갖췄다면...
야구, 축구, 그리고 농구 같은 스포츠와 달리 "프로레슬링"은 경기력만으로 풀어가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거의 대명사급 "WWE"의 마지막 약자 "E"가 "오락"을 뜻하는 'entertainment'인 것을 생각하면, 접근하기가 어려운 스포츠인데요.
그런 점에서 영화 <톰과 제리>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먼저, 이들이 구사하는 "스턴트" 즉, 경기력에 있어서 이들에게 뭐라고 하는 이들은 없을 겁니다.
다만, 이들의 문제는 "프로모"를 찍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프로레슬링"은 여느 스포츠와 다르게, 합이 존재하는 데 이를 "스토리"라고 말합니다.
주로 "왜, 이들이 붙는가?"에 대한 동기인데, 1940년부터 나온 <톰과 제리>에서 이들이 붙는 경위는 돌고 돌아 "먹이 사슬"에 의한 본능이었습니다.
이에 이들에게 마이크를 쥐여줄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말하는 것에 이미 실패를 본 적이 있기에 이번 영화는 이를 "클로이 모레츠"를 비롯한 인간 캐릭터들에게 맡기는데요.
과연, 이들의 엔터테인먼트는 어땠는지? - 영화 <톰과 제리>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마다 꿈을 안고 뉴욕에 도착한 "톰"과 "제리"는 만나자마자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데요.
그러다가, 한 호텔에 입성한 "제리"는 그렇게 꿈꾸던 내 집 마련에 성공하나 "호텔"의 입장에서 쥐가 돌아다니는 것은 반갑지 않는 소식인데요.
이에 "카일라"는 "톰"과 함께 "제리"를 호텔 바깥으로 내보내려 계획을 짜지만, 번번이 막히고 마는데...
TV와 스크린은 많이 다르죠?
1. 그저, 실현이 외관에 그치지 않는다.
먼저, 영화 <톰과 제리>의 실사화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명탐정 피카츄2019>과 <수퍼 소닉2020>의 영화 제작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문제는 이를 어떻게 실현시킬지는 영화 외적으로 가장 이슈였습니다.
특히, <수퍼 소닉>은 개봉일을 연기하면서 디자인을 전면 수정하는 일까지 일어났으니 이는 가벼이 넘길 일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톰과 제리>는 기존 영화들이 "진짜"에 가깝게 만들었다면, 기존 작품에 있는 것을 꺼내오기로 선택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클로이 모레츠"를 비롯한 사람들과 건물과 같은 공간들은 그대로 두고, "톰과 제리"를 비롯한 동물들은 그대로 애니메이션과 유사하게 영화는 전개하는데요.
어색하게 보일 법도 하지만, 이는 되려 장점으로 적용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질감 없는 모습도 있겠지만, 이 영화의 액션도 이에 적지 않는 영향이 미칩니다.
기존 작품들을 본 팬들은 알겠지만, 단출한 제목에 비해 이 영화가 꺼내는 액션의 수위는 꽤 있습니다. 앞에서 "WWE"가 "의자"와 "오함마(?)", "사다리", 그리고 "테이블"이 전부라면 <톰과 제리>는 미사일까지 나오는데요.
이처럼 극 중 프라이팬에 맞게 몸이 변형되거나 번개에 맞는 것을 생각하면, 영화의 실사화는 캐릭터의 외관 말고도 액션에도 큰 영향이 있음이 확인될 겁니다.
2. 여전한 실력과 진화된 동작들
흔히, "프로레슬링"에서 선수들이 자신의 승리를 확정시키는 기술을 "피니시"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주 쓰는 기술을 "시그니처 무브"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톰과 제리>의 피니시와 시그니처 무브가 무엇인지를 확인해봐야겠죠?
그런 점에서 영화는 기존 작품을 따라 하면서도 시대에 맞게 변형시켜 자신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확인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톰과 제리"의 효과음이 클래식 음악에 맞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존 작품에서 몇몇 효과음과 음악에 맞게 액션을 취하는 것이 <톰과 제리>가 자주 선보이는 모습입니다.
이전 작품이 "클래식"에 한정되었다면, 이번 <톰과 제리>는 시대가 바뀐 만큼 "R&B"와 "힙합"같은 비교적 최신 트렌드까지 반영해 처음 보는 관객들에게도 흥미를 일깨웁니다.
이외에도 함정을 이용한 모습들도 종종 보여주는데요.
초반 공원에서 "제리"가 보여주는 주먹이나 문 뒤에 있는 "스파이크", 그리고 쥐덫을 이용한 장면들은 저와 같은 올드팬들에게 예우를, 새로운 팬들에게는 관심을 충분히 이끌만한 장면이라 생각할 만큼 좋았습니다.
3. 마이크를 쥐여주면 안되는 건가...
이렇게, 외관과 액션에서 합격점을 받은 <톰과 제리>의 입담은 어땠을까요?
결과부터 말하면, 경기력에 비하면 형편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근데, 이런 문제는 이전 시리즈에서도 확인이 된 겁니다.
그렇기에 "카일라"를 맡은 "클로이 모레츠"를 매니저 삼아 이를 대체하려 한 건데, 그마저도 신통치가 않습니다.
영화 <톰과 제리>가 관객들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갈등"입니다.
이를 "클로이 모레츠"와 "마이클 페냐", 그리고 "톰과 제리"까지 각각의 입장 차를 보여주며, 각 캐릭터들을 연결 지어 다른 에피소드로 흥미롭게 전개하는데요.
하지만 후반부 "카일라"가 "톰과 제리"의 말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신기하게 쳐다보는 직장 동료처럼 관객들도 그렇게 바라보게 될 만큼 급박스럽게 얘기됩니다.
비록, 영어를 할 줄 아는 동물들은 아니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영화 <톰과 제리>가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굉장히 쉬운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알아듣지 못하는 건 이를 연결 지으려는 솜씨가 "메주"라는 것인데, 이런 이유에는 갈등을 빚어냈던 인물들이 너무 쉽게 힘을 합친다는 것입니다.
"톰과 제리"를 비롯하여 "카일라"와 "테렌스"도 극과 극의 캐릭터임과 동시에 이야기 내내 갈등을 비치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이내 화해하니 흔히, 말하는 선역과 악역이 어쩔 수 없이 힘을 합치는 클리셰가 쉽게 성사되니 아쉬움이 컸습니다.
4. 자막을 읽지 말고, 더빙으로 들어라!
그럼에도 이번 <톰과 제리>의 2회차는 저번 1회차보다 더 만족스러운 느낌입니다.
그 이유에는 아는 만큼 보이는 장면들입니다.
"디즈니랜드"를 염두에 둔 "쥐들의 세상"이라는 단어에 "저작권"을 의식하는 대사나 극 중 초반 톰이 지하철에 올라오는 간판에 "조커"가 있다거나 "배트맨"을 대사나 장면에서 보여주는 오마주가 상당히 많았는데요.
이외에도 "한니발 렉터"를 연상하는 강아지의 모습은 "씨네필"들의 2회차를 유도하기에 충분할 겁니다.
그리고 "더빙"에 대한 만족감이 큽니다.
이전 1회차가 4DX로 몸이 바쁜 것도 있지만, 자막으로 보아 눈도 그에 못지않게 많이 바빴습니다.
근데, 자막의 문장들이 가독성이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얹아 이를 되짚으니 영화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는데요.
하지만 번 더빙은 대사들을 "구어체"로 번역해야 하기에 진짜 대화하는 느낌이라 의미 전달이 이전 자막보다 더 좋았습니다.
오히려, <톰과 제리>를 재밌게 보시려면 "더빙"을 보실 것을 꼭 추천하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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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화 서울의 봄 - 이 영화에 담긴 감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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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빗구미입니다. 오늘은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이 영화는 1212 사태를 배경으로 한, 역사적인 사건을 극화한 작품입니다. ?
? 영화는 전두광과 이태신이라는 두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감정의 격동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전두광의 탐욕과 이태신의 분노, 그리고 국민의 허탈감까지, 이 영화는 다양한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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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그린 나이트” 후기입니다. 난해하지만 쿠키영상이 있습니다. *아래 네이버지식백과에 나온 원작시에 대한 해설을 참고하고 영화를 감상하신다면 판타지와 원작을 비교하면서 충분히 영화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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