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6-03 11:23:25
6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설계자> 제치고 1위한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100만 돌파!!
국내 박스오피스 ✍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습니다.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한편 강동원 주연의 <설계자>는 29일 1위에 올라섰으나 주말 박스오피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정상을 탈환하며 2위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죽었다>는 1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3위를 기록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
<가필드 더 무비>가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며 1위에 올랐습니다. 존 크래 신스키 감독의 애니메이션 <이프>도 덩달아 2위에 올랐는데요. 한편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주말 관객 수가 대폭 감소하며 3위로 내려앉게 되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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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리즈' 시절은 언제일까?
* 이 글은 영화사 진진의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여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약간의 스포일러 주의!
나는 이따금 노년의 나 자신을 떠올리곤 한다.
머리가 희게 세고 얼굴은 주름투성이가 된 나 자신은, 글쎄, 어쩐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눈 깜짝할 사이 서른이 되어버린 나와 환갑이 되어버린 나의 부모님이 그렇듯, 내가 살아있는 생물인 이상, 별 다른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노년은 언젠가는 온다. 나도 언젠가는 할머니가 될 거라는 소리다.
우리는 흔히 멋진 노년을 그리곤 한다. 선글라스를 멋드러지게 끼고서 타탄 무늬 스커트를 빼 입은 백발의 멋쟁이 할머니. 그게 내가 막연하게 그리는 할머니인 나 자신이다. 이 상상에는 다음과 같은 전제가 숨어 있다. '늙고 초라하고 평범한 할머니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소위 '외롭고 사회에 뒤쳐지는' 슬픈 할머니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소리다. 초라해지고 싶지 않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특별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이는 내가 아직 젊어서 가질 수 있는 오만이기도 하다. '나는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하는 그 생각에는, '저렇게'에 해당하는 많은 노인들에 대한 멸시 혹은 측은함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마치 나에게는 그런 늙음이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처럼.
이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노인과 늙음에 대한 편견과 업신이 도사리고 있다. 국경 밖을 나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물론, '멋지게 늙고 싶다'는 소망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도 모르게, '멋진 노년'의 범주를 지나치게 축소해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어떤 삶이나 얼마든지 찬란할 수 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만 달리한다면!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바로 이러한 노년의 '리즈 시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1. 고독과 병듦
남편인 슈지가 세상을 떠난 이래, 모모코의 삶은 단조롭기 짝이 없다. 둘 뿐인 자식은 거의 연락을 하지 않다시피하고, 늙은 몸과 마음은 병들었다. 그녀의 벗이라고는 부산스러운 상상 친구들 뿐이다. 다람쥐가 쳇바퀴 돌듯 불 꺼진 부엌에서 저녁을 만들고 늘 하던 대로 텔레비전 앞에 앉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외로운 노인의 삶 그 자체이다. 이렇다 할 말동무도 없는 모모코는 우울하다. 더 이상 잠에서 깨지 않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도 하고, 언젠가 치매에 걸려 모든 것을 잊을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런 그녀가 유일하게 마음 붙이는 것은 빙하기 이전 지구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다.
그녀는 왜, 이제는 화석이 되어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는 원시 생물들의 역사를 공부하는 걸까? 어쩌면 그녀는 수억 년 전 지층에 묻힌 그들의 처지에 자기 자신의 신세를 대입해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 때 찬란했을 역사를 지녔으나 이제는 박물관이나 백과사전에 그저 전시될 뿐인 삶은, 세상과 모모코 자신이 바라보는 '노인 모모코'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2. 어제와 오늘의 찬란함
그런 그녀에게도 빛나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정략 결혼으로부터 도망쳐 나와 신여성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젊은 여인은 다름 아닌 모모코였다. 젊고 잘생긴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하고, 그와 귀여운 자식들을 낳아 삶을 이어나갔던 것도 바로 그녀였다.
영화 곳곳에서 그녀는 그 앳된 시절을 회상하며 그것을 지금의 모습과 대비한다. 그 순진하고 열렬하던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모모코는 너무나도 초라해 보인다. 인생의 동반자와 아이들을 위해 전념한 삶 끝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그녀의 인생은 그렇게 쓸쓸하게 종착점으로 향하는 것 같다.
그러나, 모모코는 그 많고 많은 회상 끝에 그녀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겠노라 결심한다.
이미 죽은 남편이나 실망과 슬픔만을 안겨주는 자식, 혹은 그 어느 찬란한 젊은 날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나아간다. 그것은 고립되겠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쓸쓸한 노년'이라는 편견에서의 자주와 독립이다. 지금까지의 그녀가 '차마 의지하지 못하는' 삶을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스스로를 의지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녀는 비로소 그녀에게 기꺼이 손을 내미는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모모코'라는 삶의 운전대를 잡아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녀의 공상 안에서, 그녀는 더 이상 화석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매머드이다.
겉보기에 그녀의 삶은 크게 달라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그녀는 여전히 쓸쓸한 독거 노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게 다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모모코는 모모코대로 혼자서 전진할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그녀의 삶은 충분히 '리즈 시절'이리라.
노년의 여인을 소재로 삼고 있는 만큼 영화의 전개나 구성은 매우 단조롭다.
무언가 스펙터클하거나 뚜렷한 기승전결을 바라고 감상한다면 이 영화의 재미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 영화는 뭐랄까, 좀 슴슴한(싱거운) 집밥 같다. 흰 밥에 절임 반찬 몇 가지가 전부인 소박한 밥상.
처음에는 뭐 이런 걸 밥이라고 내놓았나 싶다가도, 오래 씹고 음미하다보면 단맛이 난다.
그러다가 이따금, 짭짤한 무짠지를 아삭아삭 씹는 것같은 절묘함이 스크린을 감싼다.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연출이 바로 이러한 무 짠지 역할을 한다.
처음 스크린 너머로 매머드와 원시인을 보았을 때는 무척 당황했지만, 보다보면 그건 그것대로 별미다.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힐링' 일본 영화가 그다지 취향이 아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보내는 메시지 자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런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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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연인 부모, 그리고 그 무게
조연인 부모, 그리고 그 무게
영화 <애프터썬> 리뷰
감독] 샬롯 웰스
출연] 폴 메스칼, 프랭키 코리오
시놉시스] 영화 애프터썬은 캠코더 영상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아빠와 20여년 전 갔던 튀르키예 여행을 담은 영상이다. 소피는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혼한 엄마, 아빠 사이에서 철이 빨리든 소녀다. 엄마와 함께 살다가 여름휴가 차 아빠와 함께 튀르키예로 여행을 오게 된다. 그 때의 영상을 살펴보는 31살의 소피는 회상에 잠기면서 지금의 자신과 같은 나이였던 그 때의 아빠를 그리워한다.
잔잔한 작품에서는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애프터썬. 필자 역시 감동, 신파로 눈물 콧물 빼내는 작품이 아니라 ‘잔잔’ 그 자체인 작품들에서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었으나 그리고 큰 울림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 그 편견을 깨준 작품이 바로 영화 애프터썬이다.
같은 퍼즐조각으로 다른 작품을 만들다
영화 애프터썬은 보는 관객마다 이를 해석하는 것이 굉장히 다양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명확한 답을 내리기 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영화는 사실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다.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왜 영화에서 사실을 운운하냐고 할 수 있을테지만, 등장인물을 기준으로 본다면 영화의 이야기는 등장인물에게 있어서는 모두 사실이다. 실제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실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반복적으로 보여지는 5개의 캠코더 영상 뿐이다. 그 외의 장면들은 어른이 된 소피의 기억과 상상이다.
5개의 캠코더 영상과 어쩌면 왜곡되었을지 모르는 소피의 기억이 조합되면서, 그리고 이 내용들이 시간 순서대로 배치된것도 아니다보니 이를 보는 관객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이 영화를 굉장히 다양하게 해석하게 된다. 같은 퍼즐조각이 주어졌지만 사람마다 다른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느낌이어서 신기했다.
잔잔함 속의 격정
해석의 여지를 굉장히 많이 남긴 작품이기에 영화 애프터썬이 꽤나 잔잔한 영화지만 졸음이 찾아올 수 없는 작품이지 않았을까 싶다. 솔직히 말하면 컷 구성이 관객들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기본적인 서사를 따라간다거나 해당 이야기를 풀어냄에 있어서 시간순으로 배치하면서 인과를 설명해준다는 등의 친절함은 없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오후를 보여주다가 갑자기 어둠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든지, 분명히 앞에서 봤던 캠코더 장면인데 갑자기 다시 등장한다든지. 컷 구성이 굉장히 산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산발적인 컷구성 때문에 여유로운 여름휴가에서 자칫하면 느껴질 수 있는 무료함과 느슨함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컷구성들을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컷이 어디로 가야 맥락이 맞을까? 어?? 여기가 아니라 훨씬 전으로 가야 이게 설명이 되네?? 하면서 소피가 이 여름휴가를 회상하며 느끼는 감정들이 관객들에게 더 증폭되어 다가오면서 영화 자체는 잔잔하지만 그 감정은 폭풍이 되어 전해지지 않았나 싶다.
주변인이 된 부모에게서 느껴진 무게
11살의 소피는 자기 자신밖에 보지 못한다. 이는 캠코더 영상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캠코더에 찍힌 주인공은 소피고, 아빠는 잠깐잠깐 등장할 뿐이다. 캠코더 속에서 소피의 감정을 알 수 있지만 아빠의 감정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아빠의 기분과 상태를 파악하고 아빠를 위로할 수 있는 철이 든 소피지만 결국에는 아빠가 어째서 힘든지 왜 울었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는 하지 못한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서 자식들은 언제나 그 세상의 중심에 자기 자신만이 있을 뿐, 부모라는 무게에 대해서 큰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괴리감은 마지막 캠코더 영상에서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아빠와 헤어지면서 발랄하게 공항에서 인사를 하는 소피의 캠코더 영상.그리고 소피에게 인사하며 장난치는 소피를 사랑스럽다는듯이 웃는 음성이 영상에 담긴다. 그렇게 영상이 끝나고 캠코더를 접은 아빠는 터덜터덜 암흑의 공간으로 걸어나간다. 이 두 장면의 대비를 통해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와 그 무게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대부분의 이야기는 소피의 감정선대로 흘러가지만 영화 속에서 주변인으로 표현된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부모의 무게에 대한 울림을 더욱 효과적으로 줄 수 있었다고 느껴졌다.
영화 애프터썬은 잔잔함 속에서 카타르시스가 강력했던, 아름답지만 쓸쓸하고 행복하지만 그리운 정서를 잘 담아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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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호실] 음악을, 연인을, 다정함을 향한 사랑은
tick,tick...BOOM!(2021)
세상은 천재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구나
스티븐 손드하임-조나단 라슨-린마누엘 미란다로 이어지는 미국 뮤지컬의 역사를 영화 안팎으로 지켜볼 수 있어서, 린마누엘미란다 세대의 뮤지컬을, 음악을, 영화를 볼 수 있어서 행복한 세대라고 생각했어
담백하고 깔끔하게 tick,tick…BOOM! 3인극 원작과 조나단 라슨의 삶을 동시에 전개해 나가고
뮤지컬씬 연출도, 관객의 감정을 쌓아올리는 길도 잘 깔아놓았다
일상 속에서 빛을 찾아내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지
흔하고 뻔한 세상 안에서 멋진 언어들을 발견하는 작가들은 어떤 마음일지 가늠해보게 한다
그런 자신의 인생과 가치관을 음악으로 풀어놓는 조나단을 앤드류가필드의 연기와 그의 넘버로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끊임없이 사회를 향해 외치는 말들로 가득한 넘버들이 좋다
같은 장면을 몇번이고 돌려봐도 매번 조나단라슨처럼 가슴이 뛰게 만드는 영화
what does it take to wake up a generation
actions speak louder than words
bones and all(2022)
완벽하게 내 취향의 영화
우선 오프닝. 어디서 본 해석과 내 해석을 종합해보면
일단 송전탑은 집과 집을 연결하는 소재로 미국의 혈관을 의미한대.
잘못 성장한 어른은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라는 점을 의미하고자 했대
나는 여기에 더해서 오프닝에서 학교 친구가 우리 집은 송전탑 맨 끝에 있어 이러잖아
그 송전탑으로 연결된 선의 끝.
즉 집과 집, 마을과 시람들과 연결된 선 위에 자리하려 하고 속하려 노력한 매런은
결국 송전탑의 맨 끝에서 친구의 손가락 혈관을 끊어버리면서 자신이 이 선 안에 속하지 못할 것임을.
스스로 인간의 혈관을 끊음으로서 자신과 사회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렸다는 걸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또 공식 설정이 이러한지는 알 수 없지만 매런과 리는 모두 부모에게서 그 식성이 온 거잖아
그것 또한 결국 이 영화에서 말하려는 사랑에서 기인했다는 점
사랑을 인생에서 놓을 수 없던 이들이 아이를 갖고 그 아이에게도 자신의 삶을 물려줘야 한다는 점
결국 사랑
사랑이다 참 사랑이 뭐길래
인간의 삶을 살아가게도, 죽게도, 잠시 멈추게도 만드는 건 항상 사랑이다
구아다니노는 콜미바이유어네임에서도, 서스페리아에서도 그리고 이 작품에서도
조용하게 분위기를 자아내는 걸 좋아하는 감독 같았다 그걸 또 잘한다
그리고 티모시 샬라메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나는 그가 출연한 작품들을 봐오면서 그의 매력을 잘 몰랐는데 이번 작품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
연기를 잘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인물을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배우더라고
특히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던 씬에서
매런의 옷가지를 쥐어뜯을 듯 잡으며 매런에게 매달려 울던 모습에서
리가 마음에 와닿고 그랬다
매런은 어렴풋이 알았을 거야. 그녀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읽은 이후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을 거야
그들에게 사랑은 허락되지 않는 것이라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앞의 상대를 껴안는 처절한 선택을 한 것이고
잠깐이라도 평범하게 살아보자던 둘은. 매런은
침대 위 카라멜 빛깔의 가방을 보고서 지금이 그때임을 마음 아주 깊은 곳에서 깨달았을지도 몰라
결국 자신을 먹어달라던 리는 bones and all 이라 속삭이고
본성에 의해 허락되지 않는 사랑을 하는 그들에게
뼈도 남기지 않고 모든 부분을 먹어달라는 건 사랑의 끝이라 할 수 있는 걸까
자신이 상대에게 온전히 들어갈 수 있도록. 그 안에 자리할 수 있도록. bones and all. 그 모든 것을
마침내 말 그대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이터들이 느끼는 외로움이란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2022)
멀티버스 영화의 백미. 과거 이 순간에 내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또 다른 우주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경험하는 에블린을 보는 게 슬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멀티버스 영화의 법칙을 잘 지키면서도 참 새로운 멀티버스 영화 같았다
우선 양자경은 말할 것도 없고 웨이먼드 역 키호이콴도 정말 잘한다 연기로 나를 울려 이 사람들이
특히 조이 역의 스테파니 수
조이일때도, 조부 타파키일때도 인물을 너무 잘 살리는 배우 같았다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은 에블린이 아버지에게 조이의 여자친구를 냅다 소개시킨 뒤 조이가 에블린과 다투는 씬에서
두 배우의 연기가 너무도 현실적이고 마음아프고 미치겠는 조이를 너무 잘 표현한 것 같았음
이 씬이 조부에게, 결국 조이에게 닿기 위해 싸우는 에블린과 교차되어 나와서 더 몰입되기도 하고,, 너무 좋았다
키호이콴은 거의 문나이트 오스카아이작처럼 한 테이크 안에서 상반된 연기차력쇼를 하는데 너무 잘하더라고
맞다 해리슘주니어도 너무 반갑고 웃겼다
여러 가지로 할 말이 많은데 일단 이 영화는 황당함이 80을 먹고 들어가는 영화인데
그 황당무계한 것들이 의미하는 바가 다 있어서 영화의 아이덴티티가 된다
챕스틱을 냅다 씹어먹는다거나, 적인 디어드리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거나 신발을 거꾸로 신는 것.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황당한 일도 다른 우주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거야
이런 설정이 2부까지 이어져서 조부에게, 조이에게 닿기 위한 싸움에서도
에블린이 단순히 싸움을 선택하지 않고 여러 우주의 황당한 능력의 에블린을 이용해 상대를 다정함으로 이겨내는 전개가 참 좋았다
웨이먼드가 다정함이 우리의 삶을, 관계를 바로잡을 키워드임을 직접적으로 알려주긴 하지만
결국 에블린도 여러 우주의 자신을 겪으면서 이를 깨달았고
모든 것을, 모든 곳에서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해도 현재를 선택해 다정함을 무기로 살아가겠다고 결심한 결말이
참,, 좋았다,,
벼랑에서 떨어지는 돌맹이들을 보며 눈물을 삼키게 될 줄이야
이동진 파이아키아 영상 보면서 새로 알게 된 이 영화의 황당한 아이덴티티 또 있다
검정 베이글 사이 흰 구멍과 눈알스티커의 흰자 사이 검은 눈동자는 결국 닮아있지만 상반된다는 점이
베이글로 대표되는 인생의 허무주의와 눈알로 대표되는 다정함은 정반대에 위치해 있었다는 것
그냥 보면 황당한 설정들이 사실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라는 게 보였다.
빌런인 조부가 단순히 에블린을 죽이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그녀와 함께 베이글에 들어가기 위해 찾으러 왔다는 점도 좋았다
세상을 끝장내고 어쩌고 하고 싶다기보다, 그냥 외로웠던거야
수천개의 우주에 존재하는 나를 모두 맛보고 나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온 우주에 나밖에 없다는 외로움을 절실히 느끼면서 끝없이 외로워했겠지
그래서 에블린을 찾아나선 것이고
아무튼 이 영화는 황당함이란 장막을 온 사방에 쳐두었다
그 장막을 열어보면 영리한 설정들을 열심히 숨겨두었다는 점이 막 마음에 이 영화가 차오르게 만든다
다만 1부가 조금 간결했다면 더 즐길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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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명 밖에 죽지 않은 원전사고
이 글은 왓챠 [체르노빌]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데이비드 게일]의 스포도.
왓챠를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자리 잡게 한 시리즈 중 하나인 체르노빌은 총 5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드라마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역사상 최악의 사고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사고에 대해서 제가 아는 지식이라고는 아직도 그 지역은 위험하다더라. 정도의 지식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보는 것을 기꺼이 미뤄왔던 이유는 다큐멘터리 식의 드라마는 지루하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한몫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화를 보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재미"를 떠나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그것은 가끔 그 어떤 영화보다도 더 극적이고 참혹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진실에 대해 받아들이게 된 순간을 저는 이번 일요일에 선물로 받아 든 느낌입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책임자를 찾고 있네.
바보들이 권력을 가지면 일어나는 참사.
사진출처:구글 클리앙/보리스... 진짜 너 아니었으면 껐다.
권력은 자신의 힘이 파악될 때 발휘되는 법.
세 명을 죽일 허가가 필요합니다.
만약 스텔란이 입체적인 인물이 아니었다면. 아마 이 정도의 마무리도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장면이었다.
체르노빌 사고가 얼마나 처참하고 비참했는지. 이 드라마는 너무도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잘못된 초반 보고 및 소위 말하는 위 daegari들의 일처리 방식 역시 그렇지만. 제가 경악하며 눈물을 터뜨렸던 장면은 따로 있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그 불빛이 아름답다며 다리 위에서 그것을 감상하고 있는 아무 죄 없는 시민들의 모습이 그것이었죠. 눈처럼 흩날리는 피폭의 증거들 아래서 그들은 웃고 있습니다. 아이를 들어 올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난생처음이라는 추억을 나누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 속에서 신이 나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의 장면을 천천히. 그리고 골고루 보여줍니다. 정말 분통이 터지면서도 안타깝기 그지없는 장면이죠.
시민들은 가장 위험한 그 순간에, 그 어떤 통보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관계자들은 사고가 잘 대처되고 있다는 말을 믿고 싶어 믿었고, 사실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죠. 책임자가 누구냐는 폭탄 돌리기나 하고 있었습니다. 멍청한 사람들이 권력을 가질 경우 일어나는 참사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떼 전문가 보리스 역시 처음에는 정말 전형적인 권력층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원자력에 대해서는 단어 스펠링 외엔 그 어떤 것도 모르면서 전문가인 발레리의 말을 가볍게 어깨 뒤로 던져버립니다.(참고 1) 현장에 갔을 때만 해도 여전히 자신보다 애송이인 발레리의 말을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 정도였죠. 하지만 점점 보리스는 진실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들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알게 됩니다.
유일하다고 해야 할 입체적인 인물의 등장에서부터 드라마, 혹은 역사적인 사실에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힘들고 지치고 지는 것이 편한 전투를 우리는 이 드라마 내내 보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진실로 우리를 인도한 가치 있는 싸움이었죠.
직업적 소명에 대하여.
어째서 늘 영웅들은 착한 시민들인가.
사진출처:브런치/진짜 이때 광부님들 간지 터짐.
동무도 나만큼 선택권이 없어 보이는군요. 문제가 주어졌으니 답을 찾을 때 까진 절대 멈추지 않겠죠. 과학자이니까.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는 두 과학자의 말에. 나는 정말 너무 부끄러워졌다.
늘 그렇듯. 이렇게 큰 사고가 일어나고 나면.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는 영웅들이 탄생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름조차, 혹은 존재조차 감 잡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 더 많은 법이죠. 우리의 역사에서도 의병들.이라고 불리는 그 모든 사람들이 그러했듯 말입니다.
[체르노빌]에도 이름 없는 영웅들이 등장합니다. 화재를 진압하려는 드라마의 초반에는 소방관들이 그랬고, 나중에는 광부들이 그랬으며, 마지막엔 바이오 로봇이라 불려야 했던 맨파워(Man power, 사람의 힘으로만 할 수 있는 일들)가 그랬습니다.
특히 광부들이 장관의 말끔한 복장을 장난처럼 툭툭 치고 지나가며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들의 임무를 받아들이는 장면에서는 어째서일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습니다. 아무리 공산주의였고(소련) 따르지 않을 경우 총살이었을 것이라는 짐작은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은 마치 원래 예상했던 일인 것처럼. 내가 해야 할 일인 것처럼 이를 받아들입니다. 정부가 제안했던 돈은 "목숨 값"으로는 정말 터무니없을 지경이었는데도 말이죠.
광부들은 원자력이라는 것의 무서움을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헬리콥터가 그 어떤 힘도 쓰지 못하고 그대로 녹아내리는 장면을 이미 본 우리들은 그것의 파괴력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죠. 피폭된 모든 것들의 파멸은 그렇게도 조용하고 처참했습니다. 아무리 몰랐다고 해도, 그런 듣도 보도 못한 참사 앞에서 그들은 두렵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용기가 있다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말이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을 그토록 덤덤하게 만들었던 용기는 어디서 나왔을까.라는 생각해 보면. 결국 그들이 지키고 싶었던 것은 진실, 그리고 나머지 수많은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직업적 소명을 버리지 않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발레리와 울라나의 모습은 개인적으로 더 크고 친밀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들은 극 중에서 과학자이고 자신들의 생명과 모든 커리어가 위험한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진 생각을 당당하게 말합니다. 소명.이라는 것을 받들어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이 정도면 됐다.라는 생각으로 나는 얼마나 타협을 하며 일을 하고 있었나. 얼마나 좁은 의미의 일을 하며 그것이 다라고 생각했나.라는 반성을 할 수 있었죠. 퍼질러 앉아 현실 탓이나 하고 있었던 제가 너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진실은 무엇인가.
용기 있는 선택. 그리고 남는 씁쓸함.
사진 출처:구글 허핑턴 포스트/이때 정말 귀여움
우리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진실에 대한 빚은 쌓입니다.
발레리. 당신의 선택은 절대 틀리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5화에서는 체르노빌 원전에서 그때 일어났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한 시간을 모두 할애합니다. 다른 드라마였거나 성격이 다른 영화에서의 법정신은 지루해서 조금 힘들어하기 일쑤인데 체르노빌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었죠. 진실이 너무도 참혹했기 때문입니다.
체르노빌 사고는 누가 봐도 인재(人災)였고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사실들은 유야무야 덮이고 책임자들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처럼 큰 벌을 받지 않았죠. 빗나가지 않는 또 다른 예상처럼 그들은 오히려 법정에서 더 큰 소리를 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문구는. 저의 눈을 의심하게 했습니다.
소련의 공식적인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망자 수는 31명. 그 수치는 사고 이후 지금까지도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나라에서는 암 발병률이 치솟고 아직까지도 피폭된 사람들의 고통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데도 말이죠. 하긴 30만 원도 채 안 되는 금액으로 평생을 잘 먹고 잘 사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발레리는 자살로 이 모든 사실을 알리기로 마음먹습니다. 마치 영화 [데이비드 게일]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잔인한 결말이지만 그 덕에 우리는 알게 되었죠. 고위층들이 말하는 이 모든 것들은 사실이 아니며. 진실은 이토록 처참하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용기 있는 선택을 했던 당시의 모든 사람들의 희생에 마음이 많이 무거워졌습니다.
좋은 마무리였다.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하긴 해야겠다.
체르노빌을 끝으로 Golden week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아마도 잊고 있었던 공감대를 형성하는 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관심 없다 혹은 시간 없다는 이유로 늘 미뤄왔던 매체들을 보면서. 여러분의 이야기와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행복해하는지를 느끼면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작품이 체르노빌이 되어 더더욱 기쁩니다. 자주 까먹고 또 자주 좌절하겠지만. 제게 많은 다짐과 의미를 부여해 준 작품이 되었습니다. 감히 평가를 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내가 사는 현시대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추천해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고 1
보리스 진짜 처음에 헬리콥터에서는 정말 얄미웠는데 나중에 발레리 감싸줄 때 느꼈음. 역시 성격이 더러운 사람은 곁에 두고 싸움 닭으로 써야 한다는 걸. (응?)
[이 글의 TMI]
1. 책이 너무 많아서 울면서 짐 쌌음.
2. 미니멀리스트인데도 짐이 꽤 많았음. 우체국 박스 가장 큰 것으로 네 개나 나옴.
4. 햇빛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이라 침실과 서재에 햇살이 얼마나 들어오느냐를 중점적으로 보았고 결과는 성공적. 새 집은 창문이 많아서 좋은데 이제 난방비랑 냉방비를 감당하느라 더 열심히 일해야겠지. 새드 엔딩.
5. 집에 들어가면 외출복을 벗고 홈 웨어 입고 돌아다니다가 잠들 때는 따로 잠옷을 입고 자는 사람인데 이불과 함께 새 잠옷도 오지 않음. 비닐에 들어가서 자야 할 판.
6. 샤워 가운도 오지 않았다. 온 것은 내 몸뚱어리뿐. 하....
7. 한 끼 먹고 2.5만 보 걸어도 살 안 빠져요. 머리만 빠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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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원작 퀴어 영화 上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날씨가 춥다 보니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이럴 때일수록 집에 꼭 틀어박혀 재밌는 영화도 보고,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도 읽으면 그게 행복이겠죠 ?
그런데 도대체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하셨던 분들 모두모두 모이세요!
그 고민들, 씨네랩이 한꺼번에 몽땅!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
오늘은 저희가 재미있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퀴어 영화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하거든요!
사랑스러운 고등학생들의 연애와 고민을 담아낸 하이틴 소설부터,
죽지도 늙지도 않는 신비로운 인물 '올란도'의 삶을 담아낸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힘차게 시작해 볼까요 ٩( ᐛ )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018)
Call Me By Your Name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1983년 이탈리아, 열 일곱 소년 엘리오는 아름다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족 별장에서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오후, 스물 넷 청년 올리버가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찾아오면서 모든 날들이
특별해지는데... 엘리오의 처음이자 올리버의 전부가 된 그 해, 여름보다 뜨거웠던 사랑이 펼쳐진다.
Cine Pick!
'첫사랑의 마스터피스'라는 칭호를 얻기도 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아이 엠 러브>(2009)와 <비거 스플래쉬>(2015)를 잇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욕망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에요. 제목부터 낭만적인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그 해, 여름 손님》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기도 한 안드레 애치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요. 2007년 해외 출간 당시 람다 문학상 게이 소설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았던 작품으로, 출간 10년 뒤에 영화로 재탄생되며 제 90회 미국 아카데미상 각색상 수상을 포함한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음악상(<Mystery of Love>)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다시 한 번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 예스24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여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달콤쌉쌀한 로맨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과 책을 함께 만나본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
아가씨 (2016)
The Handmaiden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 히데코. 그녀에게 백작이 추천한 새로운 하녀가 찾아온다. 매일 이모부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외로운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녀의 정체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로,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를 유혹하여 돈을 가로채겠다는 사기꾼 백작의 제안을 받고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하녀가 된 것. 드디어 백작이 등장하고, 백작과 숙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아가씨>는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두터운 팬층을 보유 중인 박찬욱 감독의 10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원작 소설은 영국의 여성 작가 세라 워터스의 역사 스릴러 소설인 《핑거스미스》로 알려져 있는데요, 스릴러 소설로는 처음으로 부커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되었던 작품으로 빅토리아 시대를 무대로 하여 부유한 상속녀 '모드'와 그의 하녀 '수'의 미묘한 관계, 런던 뒷골목과 상류사회의 대비, 음모와 사랑, 배신까지 리얼하게 묘사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예스24
주연배우인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배우의 리얼한 연기가 돋보이며, 아름답고 섬세하게 구현된 세트와 미술 전반은 칸 영화제에서도 인정받아 류성희 미술감독에게 미술 부문 스탭으로서는 최초로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의 아티스트에게 수상하는 상'인 벌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기도 했습니다. 영화화 과정에서 빅토리아 시대를 일제 강점기로 각색하여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하니, 함께 감상하면 재미가 두 배겠어요!
러브, 사이먼 (2018)
Love, Simon
ⓒ 다음 영화
시놉시스
사이먼은 평범한 삶을 사는 고등학생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친구들이 있다. 다만, 자신이 게이인 걸 아무도 모른다는 것뿐. 남들과 다를 바가 없지만 게이라는 이유로 남들이 자신을 다르게 볼까 마음 한 켠에 고민을 안고 다닌다. 게이임을 숨기고 학교 생활을 이어가던 사이먼은 교내 게시판을 통해 학교에 커밍아웃하지 않은 게이가 또 있음을 알게 된다. 사이먼은 익명의 학생 블루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도 게이임을 처음으로 밝힌다. 사이먼은 블루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진다. 교내 수 많은 남학생 중 블루는 누구일까?
Cine Pick!
<러브, 사이먼>은 발간 즉시 큰 인기를 끌었던 베키 앨버탤리의 영 어덜트 장편 소설 《Simon vs. The Homo Sapiens Agenda》를 원작으로 하는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자 퀴어영화입니다. 국내에서는 《첫사랑은 블루》라는 제목의 청소년용 도서로 발간되었으며, 십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심리학자였던 작가를 단숨에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려 놓았습니다. 작가는 심리 상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 정체성을 지닌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팀 공동 대표를 7년간 맡아 오기도 했다고 해요.
ⓒ 예스24
영화는 북미 개봉 당시 평단의 호평과 흥행을 동시에 이끌어 낸 작품으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만든 첫 퀴어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가볍고 통통 튀는 하이틴 로맨스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성소수자 학생이 겪게 되는 심적 고난을 깊이 있게 다루어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사이먼 스피어 역은 2013년에 킹 오브 썸머로 영화 데뷔 후 2015년 작 쥬라기 월드에서 이름을 알린 닉 로빈슨이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와 풋풋한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사이먼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친구들 및 주변 인물들은 대부분 신예 배우들이 맡아 신선하고 귀여운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OST가 좋은 영화로도 유명한데요, Khalid, The 1975, Troye Sivan 등이 참여한 사운드 트랙을 감상하는 재미도 크겠습니다.
올란도 (1994)
Orlando
ⓒ 다음 영화
시놉시스
여성보다 더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젊은 귀족 올란도는 만찬회장에서 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를 낭송한다. 여왕은 그에게 저택을 하사하고 영원히 죽지도 늙지도 말라는 말을 남기는데, 과연 여왕의 말대로 올란도는 400년을 살아 남성과 여성 사이를 오가는 인간이 된다. 여왕이 죽은 후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의 딸과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갑자기 그녀가 고국으로 돌아가버리자 상심한 올란도는 1주일 동안 잠에 빠지고, 깨어난 후에는 시를 쓰며 마음을 달랜다. 얼마 후 터키 대사가 되어 영국을 떠난 올란도는 그곳에서 일어난 전쟁에 휘말리자 다시 긴 잠에 빠지게 되고 깨어나보니 자신의 성이 여자로 바뀌었음을 알게 되는데...
Cine Pick!
여성 감독 샐리 포터가 감독과 각본을 맡은 영화 <올란도>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요. 소설은 성별을 오가며 400년을 살아간 '그'이자 '그녀'였던 올란도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유머러스한 문체로 젠더의 허구성을 그려낸 버지나아 울프의 숨겨진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양성성을 지닌 매력적인 인물 올란도의 모델은 당시 울프의 연인었으며, 이후로도 오랫동안 가깝게 지냈던 여성 작가 비타 색빌웨스트였다고 해요. 비타가 작품을 위해 직접 분장을 하고 찍은 사진들이 책 속에 사료 형식으로 수록되어 있었고, 비타의 아들이 소설에 대해 "문학사상 가장 길고 매혹적인 연서"라는 평을 남겼다는 점 등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 더욱 흥미롭습니다.
ⓒ 예스24
남성과 여성을 넘나들며 늙지도 죽지도 않는 신비로운 인물 올란도를 연기한 배우는 바로 틸다 스윈튼입니다. 어쩜 이렇게 찰떡같은 캐스팅이 다 있나 싶죠! 다양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 내는 틸다 스윈튼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역할이라는 데 모두들 동의하실 거에요. 소년이었다가 남자로, 또 다시 여자로. 긴 세월의 삶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남성이자 여성으로서 세상을 체화해내는 틸다 스윈튼의 연기가 일품인 영화입니다. 여성으로서의 고난을 보여주며 성별의 경계를 모호화하는 장치가 영화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에 페미니즘 문학과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도 추천드리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의상과 소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캐롤 (2016)
Carol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Cine Pick!
영화 <캐롤>의 원작 소설은 범죄 소설의 대가로 알려진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자전적 소설이자 유일한 로맨스 소설인 《소금의 값》입니다. 하이스미스는 《재능 있는 리플리》를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작가인데요, 리플리 시리즈는 영화로도 여러 차례 만들어져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었지요. 《소금의 값》은 작가가 생활고에 시달렸던 시절에는 맨해튼의 대형 백화점에서 인형 판매 사원으로 일을 했었는데, 당시에 딸의 선물을 사러 온 모피 코트를 걸친 금발 여성에게 매혹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했다고 해요.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당시 미국 사회의 분위기와 사생활, 작가로서의 정체성 고착이 염려되어 다른 필명으로 책을 냈던 것이 100만 부가 팔려나가 그녀에게 큰 성공을 안겨 주었고, 40년이 지난 후에야 《캐롤》을 제목으로 재출간하며 자신이 저자였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습니다.
ⓒ 예스24
영화 <캐롤>은 겨울 했을 때 많이들 떠올리는 영화이기도 해요. 1950년대의 추운 맨해튼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고요하면서도 뜨거운 사랑 영화이기 때문이겠지요. 캐롤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사랑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된 인물인 테레즈는 상대역인 케이트 블란쳇의 오랜 팬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던 루니 마라가 맡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영화 내에서도 밖에서도 빛나는 두 사람의 케미가 영화 팬들 사이에서 화제이기도 했지요.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소중한 사람과 함께 즐겨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오늘 씨네랩이 소개해드리고 싶었던 영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미처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른 작품들은 다음 편에서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 주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
씨네랩 에디터 Y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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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이 널 부를 때, '삶'을 고찰한 영화 9선
문득 외로워지거나 힘들때 내 삶은 잘 가고 있는건가 인생에 대해서 생각이 드는때가 있지않나요
가을 바람에 마음이 헛헛해지는 요즘 오늘은 인생을 고찰한 영화들에 대해 소개해드리려 하는데요 잔잔하면서도 뭉클하게 마음을 울리는 영화들, 명대사와 함께 같이 만나보아요
[그래비티]
"알아. 여기에 영원히 남고 싶을거야. 조용하니 혼자 있기에 좋고. 눈을 감으면 세상 모두가 잊혀지지. 여기엔 상처 줄 사람도 없고. 계속 살아봐야 뭐 별 거 있겠어? 자식 잃은 슬픔만한 게 어디있다고. 하지만 계속 가기로 했다면 끝까지 가 봐야지."
cinepick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라이언 스톤 박사는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히면서 소리도 산소도 없는 우주 한 가운데에 홀로 남겨지는데…
[다가오는 것들]
"우리는 행복을 기대한다 만일 행복이 안 온다면 희망은 지속되며 이 상태는 자체로서 충족된다 그 근심에서 나온 일종의 쾌락은 현실을 보완하고 더 낫게 만들기도 한다 원할게 없는 자에게 화 있으라 원하던 것을 얻고 나면 덜 기쁜 법 행복해지기 전까지만 행복할뿐"
cinepick
파리의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나탈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부인, 그리고 홀어머니의 딸로서 바쁘지만 행복한 날들을 지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갑작스러운 고백과 함께 그녀의 평화롭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맨체스터 바이 더 씨]
I can't beat it.
cinepick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며 혼자 사는 '리'는 어느 날 형 '조'가 심부전으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맨체스터로 향한다. 하지만 결국 형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이 조카 '패트릭'의 후견인으로 지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혼란에 빠진 '리'는 조카와 함께 보스턴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패트릭'은 떠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한다. 한편 전 부인 '랜디'에게서 연락이 오고, 잊었던 과거의 기억이 하나 둘 떠오르게 되는데...
[보이후드]
"그런말 자주듣잖아.이순간을 붙잡아야한다 근데 난 가꾸로인것같아 우리가 순간을 붙잡는게 아니라..순간이 우릴 붙잡는거야."
cinepick
여섯 살 ‘메이슨 주니어’와 그의 누나 ‘사만다’는 싱글맘인 ‘올리비아’와 텍사스에 살고 있다. 아빠인 ‘메이슨 시니어’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들러 ‘메이슨’과 ‘사만다’를 데리고 캠핑을 가거나 야구장에 데려 가며 친구처럼 놀아 주곤 하지만 함께 살 수는 없다. 게다가 엄마의 일 때문에 친구들과 헤어져 계속해서 낯선 도시로 이사를 다녀야 하는 메이슨은 외로운 나날을 보내며 점차 성장해가는데…….
[드라이브 마이 카]
"바냐 아저씨, 우리 살아가도록 해요. 길고 긴 낮과 긴긴밤의 연속을 살아가는 거예요.
저 세상에 가서 얘기해요. 우린 고통 받았다고 울었다고 괴로웠다고요."
cinepick
누가 봐도 아름다운 부부 가후쿠와 오토. 우연히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가후쿠는 이유를 묻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년 후 히로시마의 연극제에 초청되어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된 가후쿠.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를 만나게 된다. 말없이 묵묵히 가후쿠의 차를 운전하는 미사키와 오래된 습관인 아내가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대사를 연습하는 가후쿠. 조용한 차 안에서 두 사람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가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눈 덮인 홋카이도에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서로의 슬픔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누군가는 강가에 앉아 있는 것을 위해 태어난다. 누군가는 번개에 맞고. 누군가는 음악의 조예가 깊고. 누군가는 예술가이고.누군가는 수영하고. 누군가는 단추를 잘 알고. 누군가는 셰익스피어를 알고. 누군가는 어머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춤을 춘다."
cinepick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말 뉴올리언즈.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 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그는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를 만난 후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 만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비로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가는데…
[와일드]
"일출과 일몰은 매일 있는거란다. 네가 마음만 먹는다면 그 아름다움속으로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단다."
cinepick
가난한 삶, 폭력적인 아빠, 부모의 이혼으로 불우했던 유년 시절을 지나 엄마와 함께 행복한 인생을 맞이하려는 찰나, 유일한 삶의 희망이자 온몸을 다해 의지했던 엄마가 갑작스럽게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엄마의 죽음 이후 인생을 포기한 셰릴 스트레이드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파괴해가고… 그녀는 지난날의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수 천 킬로미터의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극한의 공간 PCT를 걷기로 결심한다. 엄마가 자랑스러워했던 딸로 다시 되돌아가기 위해..
[잠수종과 나비]
"다시는 나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않겠다. 왼쪽 눈 말고 멀쩡한 것이 두 개 있잖아. 하나는 상상력이고 다른 하나는 내 기억들이다. 그게 내가 잠수종에서 벗어날 유일한 수단이다"
cinepick
유명 잡지 ‘엘르’ 편집장으로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즐기던 장 도미니크 보비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온몸이 마비되고 신체 중 유일하게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자유롭던 몸짓이 한순간 잠수종에 갇힌 남자 하지만 기억과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데… 침묵 속에서 세상을 써 내려간 남자의 아름다운 실화가 시작된다!
[체리향기]
"내가 살아서 남들을 괴롭히면 그건 죄가 아니고, 그걸 참다 못해 목숨을 버리는 건 죄야?"
cinepick
한 남자가 자동차를 몰고 황량한 벌판을 달려간다. 그는 지나치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며 자신의 차에 동승할 사람을 찾는다. 그가 찾고 있는 사람은 수면제를 먹고 누운 자신의 위로 흙을 덮어 줄 사람.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는 그의 간절한 부탁에도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애띤 얼굴의 군인도, 온화한 미소의 신학도도 죽음이란 단어 앞에선 단호하게 외면할 뿐. 드디어 한 노인이 그의 제안을 수락한다. 박물관에서 새의 박제를 만드는 노인은 주인공 바디에게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며 작지만 소중한, 삶의 기쁨들을 하나씩 펼쳐 놓는다.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현 듯 삶에 대해 강한 애착을 느끼는 바디. 운동장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도시의 하늘 너머 펼쳐지는 저녁노을의 눈부신 빛깔. 밤이 오고 바디는 수면제를 먹고 자신이 파놓은 구덩이 안에 눕는다. 조금은 긴장된 그의 얼굴 위로 푸른 달빛이 서리고. 때맞춰 내리는 비. 사방은 온통 어둠뿐. 가끔씩 치는 번개의 빛에 그의 얼굴이 잠깐 보였다간 사라지는데. 아침이 오면 그는 그토록 바라던 죽음을 얻게될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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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카우보이 비밥> 공식 예고편
《카우보이 비밥》은 미 서부극 스타일과 SF 영화를 합친 액션 우주 활극이다. 일명 ‘카우보이’로 불리는 세 명의 현상금 사냥꾼들이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치명적인 것만큼이나 각자 개성이 뚜렷한 스파이크 스피겔(존 조), 제트 블랙(무스타파 샤키어), 페이 발렌타인(다니엘라 피네다)이 태양계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자들을 잡으려 팀을 이룬다. 목적은 단 하나, 고액의 현상금. 비록 정신없고, 제각각인 일당들이지만 일 처리 하나는 깔끔하다. 그러나 티격태격하며 기분 좋게 악당을 잡으러 다니는 것도 잠시뿐. 곧 어두운 과거의 그림자가 덮쳐온다.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실사화한 《카우보이 비밥》은 안드레 네멕, 제프 핑크너, 조시 애플바움(미드나이트 라디오), 스콧 로젠버그(미드나이트 라디오), 마티 아델스타인(투모로우 스튜디오), 베키 클레먼츠(투모로우 스튜디오), 아사누마 마코토, 사사키 신(주식회사 선라이즈), 오자키 마사유키(주식회사 선라이즈), 팀 코딩턴, 후지무라 테츠, 마이클 캐틀먼, 매슈 와인버그, 크리스토퍼 요스트가 총괄 제작했다. 여기에 안드레 네멕은 쇼러너 역할까지 한다. 원작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감독인 와타나베 신이치로가 자문을 맡고, 원작 OST 작곡가 칸노 요코가 실사화의 각색을 맡았다. 이 작품에는 앨릭스 해슬과 엘레나 사틴도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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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 1차 예고편
최악의 열차 사고, 아내의 죽음 뒤 숨겨진 진실
한 남자의 거침없고 잔혹한 복수가 마침내 폭발한다!가족과 떨어진 채 지내던 현직 군인 마르쿠스(매즈 미켈슨)는 열차 사고로 갑작스럽게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져있던 중, 아내의 죽음에 얽힌 사고가 계획된 범죄였음을 알게 된다.
분노가 폭발한 마르쿠스는 범인들을 뒤쫓아 목숨을 건 추격전을 시작하고 자신만의 잔혹한 정의로 그들을 심판하기로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