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14 18:39:06
2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2월 셋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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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넘보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1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인 가운데 3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뒀습니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32만 5129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수 285만 6967명으로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이번 주 중 300만 관객 돌파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지난 11일 '하울의 움직이는 성'(261만 명)을 제치고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역대 흥행 순위 2위에 오른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역대 1위인 '너의 이름은(379만 명)'의 기록까지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바타: 물의 길', 국내 누적 매출액 역대 2위 달성

지난달 '1천만 관객'을 돌파한 할리우드 대작 '아바타: 물의 길'의 국내 누적 매출액이 전체 개봉작 중 역대 2위에 올랐다고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가 13일 밝혔습니다. 이날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아바타: 물의 길'의 국내 누적 매출액은 1천361억여 원을 기록해 종전 2위였던 '명량'(1천357억여 원)을 넘어섰습니다. 전체 1위는 2019년 개봉한 '극한직업'으로, 누적 매출액은 1천396억여 원입니다. 글로벌 매출의 경우 22억 1430만 달러로 역대 글로벌 박스오피스 4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역대 글로벌 흥행 랭킹 1위는 '아바타', 2위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3위는 '타이타닉'입니다.
CGV 씨네라이브러리 재개장

CGV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 영화 전문 도서관 '씨네 라이브러리'가 다시 관객 품으로 돌아옵니다. CGV는 한동안 운영을 중단했던 '씨네 라이브러리'를 일반 고객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개방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출입을 제한했던 것을 실내 마스크 해제 등 방역 지침 완화에 맞춰 일반 고객에게 재개방한 것입니다.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10층에 위치한 '씨네 라이브러리'는 영화 관련 전문 서적 1만 여권을 갖춘 국내 유일 영화 전문 도서관으로 2015년 5월에 처음 선보였습니다. 영화 원작, 영화 전문서, 국내외 시나리오를 비롯해 영화에 창의적인 영감을 안겼던 미술, 사진, 건축, 디자인, 세계 문학 고전 등 인문, 예술 분야 등의 엄선된 장서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넷플릭스 공개예정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는 시대에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일이라 더 섬뜩한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넷플릭스에서 17일 공개됩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져 스마트폰이라는 흔한 소재를 사용했지만 속도감 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신인인 김태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임시완, 천우희, 김희원 등 연기력이 보증된 배우들의 열연이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똑똑똑', 3월 8일 국내 개봉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화제작 '똑똑똑'이 3월 8일(수)로 국내에 개봉합니다. 영화 '똑똑똑'은 휴가를 즐기던 가족이 인류를 살리면 가족이 죽고, 가족을 살리면 인류가 멸망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북미 개봉과 동시에 '아바타: 물의 길'의 박스오피스 흥행 독주를 막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대이변을 일으킨 작품입니다. 데이브 파티스타, 루퍼트 그린트 등이 출연하며, 연출은 '식스 센스'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 '글래스' 등을 만든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 '30일' 크랭크업

배우 강하늘과 정소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 ‘30일’이 크랭크 업했습니다. 영화 ‘30일’(가제, 감독 남대중)은 로맨스로 시작했지만 스릴러가 되어버린 연애의 끝을 딱 30일 앞두고 뜻밖의 사고로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린 연인의 이야기를 다룬 코믹 로맨스입니다. 강하늘과 정소민은 영화 ‘스물’에 이어 다시 한번 연인으로 만나 연애의 모든 과정을 새로운 스타일의 코믹 로맨스로 탄생시킬 준비를 마쳤습니다. 작품 촬영을 마친 강하늘은 “촬영하는 동안 매일매일 다음 날의 촬영이 기대됐을 정도로 즐겁고 행복했다. 관객 분들께도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할 영화가 될 것이라 믿는다”라고 크랭크업 소감을 전했습니다.
‘더 플래시’ 슈퍼볼에서 예고편 공개

6월 16일 개봉 예정인 '더 플래시'가 예고편을 공개하며 베일을 벗었습니다. 워너브라더스는 12일(현지시간) 미프로미식축구(NFL) 슈퍼볼 57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 경기에서 '더 플래시'의 예고편을 공개하며 첫 선을 보였습니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다중우주'라는 소재상 두 명의 에즈라 밀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으며, '맨 오브 스틸'에서 조드 장군 역을 맡았던 마이클 섀넌, '슈퍼걸' 사샤 칼레도 등장했습니다. 앞서 '더 플래시'는 주연인 에즈라 밀러의 수많은 법적 문제로 인해 난관에 부딪힌 바 있습니다. 에즈라 밀러는 지난해 한 주택에 무단 침입해 술을 훔치는가 하면 난동과 폭행, 그루밍 범죄 의혹 등에 휩싸이며 논란의 중심에 섰으며, 지난 8월 이 같은 논란에 대한 사과를 전했습니다. DC의 수장인 제임스 건은 '더 플래시'에 대해 "역대 최고의 DC 영화이자 역대 최고의 슈퍼 히어로 영화다. DCU를 재설정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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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자매> 이유 있는 완벽 연기 앙상블!
개봉 첫날부터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는 영화 <세자매>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네 자매의 모습을 통해 잔잔한 힐링을 보여줬다면, 올해 한국 극장가에서는 김선영 배우의 배우자로 잘 알려진 이승원 감독이 우리와 어딘가 닮아있는, 리얼리티와 공감으로 똘똘 뭉친 세 자매의 모습을 통해 묵직한 울림과 감동을 보여준다.
한편, 믿고 보는 배우들의 빈틈없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완성된 영화 <세자매>가 영화 <박하사탕>, <어쩌다, 결혼>, <배심원들>에서부터 이어진 배우들의 재미있고 아주 특별한 인연을 공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연기 호흡을 맞추며 명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의 과거 재미난 인연들을 함께 살펴보자!
먼저, 대한민국 대표 명작 영화 <박하사탕>(2000)에 함께 출연했던 문소리와 조한철이 20년 뒤 <세자매>에서는 부부로 만나 흥미를 더한다. 문소리가 첫사랑 ‘윤순임’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박하사탕>을 통해 조한철이 첫 스크린 데뷔를 치르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작품 말미의 소풍 장면 중 서로에게 설레는 감정을 느끼는 ‘김영호’(설경구)와 ‘윤순임’ 사이에서, 통기타를 치며 함께 [나 어떡해]를 열창하던 인물이 바로 조한철이다. 이로부터 20년이 흐른 뒤 문소리와 조한철이 <세자매>의 완벽한 척하는 가식덩어리 둘째 ‘미연’과 그녀의 완벽해 보이는 삶의 일부인 교수 남편 ‘동욱’으로 변신했다. 두 배우는 긴 시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완벽한 연기 호흡을 선보이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다음으로, 김선영과 김의성이 영화 <어쩌다, 결혼>(2019) 이후 두 번째 부부 인연을 맺었다. 두 배우는 <어쩌다, 결혼>에서 서로 이혼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한 부부 ‘조수정’과 ‘채기장’ 역으로 분해 관객들에게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세자매>에서도 순탄치 않은 부부의 연을 이어간다. 김선영이 맡은 괜찮은 척하는 소심덩어리 첫째 ‘희숙’에게 다달이 돈만 타가는 남편 ‘정범’을 특별출연한 김의성이 짧고 굵게 그려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범접 불가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두 배우가 선보이는 연기 앙상블은 관객들에게 작품을 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명품 연기의 맛을 고스란히 느끼게 할 것이다.
마지막은 바로 영화 <배심원들>(2019)부터 이어온 문소리, 김선영, 조한철의 끈끈한 연이다. 시민들이 첫 국민 참여 재판에 배심원으로 나선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배심원들>에서 문소리는 재판장 ‘김준겸’ 역, 조한철은 배심원 ‘최영재’ 역, 김선영은 ‘청소요정’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2018년 촬영 당시부터 지금까지 교류하며 남다른 우정을 뽐내는 <배심원들>팀이 이번엔 <세자매>의 자매와 부부로 만나 환상적인 연기 호흡을 자랑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실제 배우들 간의 합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완성된 첫째 ‘희숙’, 둘째 ‘미연’, 그리고 둘째의 남편 ‘동욱’은 현실 가족 같은 모습에 더해 관객들에게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깨알 포인트까지 선사하고 있다.
스크린을 장악하는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의 열연과 흡입력 넘치는 이야기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얻고 있는 영화 <세자매>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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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렷한 선과 악 그리고 수퍼 히어로 마동석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선악구도로 나뉘지 않는다. 물론 각자 가지고 있는 경계가 어느 정도는 있지만 그것이 명확하게 나누어지지는 않기에 판사의 심판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흔히 등장하는 사이코패스나 살인자는 물론 악인이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이해하기보단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보고 사회적으로 동일한 악인이 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여전히 존재하는 악인을 없애는 방법일 것이다. 그 모든 것 이전에 수많은 악인들을 잡아내는 형사들이 있다. 형사들은 판사의 판단을 받기 전에 가장 의심되는 용의자를 가려내고 잡아낸다. 어찌 보면 악인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바로 그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많은 범죄가 그들을 거쳐간다. 희미한 선악구도 속에서도 형사들은 최대한 그 안개를 걷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영화 <범죄도시>는 마석도 형사(마동석)와 그 팀의 이야기를 담았던 범죄 영화였다. 선악구도가 꽤 분명하게 나뉘어진 이 영화는 약간은 때가 묻은 마형사를 등장시켜 최악의 악인을 쫓게 만든다. 깡패들과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던 마형사가 완전히 깨끗한 형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악인들이 더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정리했다. 여기에 아주 악독한 악인이 등장하면서 그는 모두의 영웅이 된다. 엄청난 덩치와 파워는 달려드는 악인들을 나가떨어지게 했다. 또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 악인을 잡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까지 한 팀으로 만들었다. 결국에 가장 나쁜 악인 중의 악인인 장첸(윤계상)을 잡아냈을 때 관객들이 느낀 건, 악인을 처벌했다는 통쾌함이었다. 그게 후속 영화를 만들어낸 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편의 이야기를 변주해 만든 두 번째 시리즈
<범죄도시2>는 1편의 이야기 방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이번에도 영화의 악인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전편이 그랬단 악인을 먼저 보여주며 영화적 긴장감을 높인다. 이 영화의 악인 강해상(손석구)은 베트남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돈을 뜯어내고 그 사람을 죽여 실종 상태를 만든다. 우연히 베트남 출장에 간 마형사가 강해상이라는 존재를 우연히 알게 되고 그를 추적하는 과정이 영화에 담겼다. 특히나 이번 영화는 선악구도가 더 명확해졌다. 1편에서 약간은 때가 묻은 듯했던 마형사는 이번 2편에서는 좀 더 정의로운 모습으로 나온다. 전편의 마형사가 어느 정도는 현실적인 모습이었다면 이번 영화의 마형사는 좀 더 수퍼영웅에 가까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전편과는 다르게 마형사가 크고 작은 범죄자들과 대결을 벌일 때 마형사가 상대를 가격하면 큰 음향효과가 추가되어있다. 그래서 마형사가 타격하고 상대가 나가떨어지면 느껴지는 관객들의 통쾌함도 극대화되어있다. 그러니까 선악구도를 명확히 하고 마형사를 좀 더 선한 인물로 조정하여 선이 악을 물리칠 때의 쾌감에 집중한 것이다. 그래서 마형사와 그의 팀이 활약할 때 관객은 든든함을 느끼고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악인들을 물리칠지 기대하며 보게 된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타격감은 앞으로 이어질 <범죄도시>라는 시리즈가 좀 더 수퍼영웅 장르로 뻗어나갈 것임을 암시한다.
1편의 이야기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이야기적으로는 기시감이 많이 든다. 베트남 로케이션을 활용하고 영화의 빌런을 바꾸었지만 악인을 우연히 만나고 그를 추적하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 한정된 공간에서 마형사와 빌런이 격투를 벌이는 모습도 1편과 거의 흡사하다. 그런 점을 본다면 이 영화는 몇 가지 요소를 제외하고는 전편의 구조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전편과 다른 새로운 이야기는 담기지 않았다.
이 영화의 빌런인 강해상은 전편의 장첸과 마찬가지로 과거 그만의 사연이 등장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장첸보다 더 과거를 보여주지 않는 인물이다. 강해상은 장첸보다는 좀 더 순하게 보이지만 한 번 돌진하면 엄청난 에너지로 달려가는 인물이다. 그래서 전반적인 빌런의 느낌은 장첸보다는 덜 인상적이지만 무섭다는 느낌을 주는 건 그만이 가진 에너지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를 위해 몸을 키우고 서늘한 눈빛을 보여주는 배우 손석구의 연기가 강해상이라는 악인을 좀 더 공포스럽고 무서운 인물로 만들어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빌런 강해상은 영화에서 유일하게 마형사와 대적하게 되는 인물이다.
수퍼히어로 마형사가 주는 통쾌함
영화 <범죄도시2>는 목적이 분명한 영화다. 극장에서 팝콘을 먹으며 선이 악을 물리치는 과정을 즐기게 하는 것이 바로 그 목적이다. 이야기나 캐릭터의 특성은 전편에 비해 조악해졌지만 선과 악을 보다 명확히 하고 잔인함은 조금 덜어내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영화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게 문턱을 낮췄다.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형사는 한국의 수퍼영웅으로 탈바꿈하였고 그가 주먹을 날릴 때마다 정의가 실현되는 느낌을 받게 한다. 코로나로 지친 관객들에게는 꽤 위로가 되는 영화다. 현실에서는 애매한 선과 악의 구분이 적어도 이 영화 안에서는 명확하다. 이야기 구성 자체도 복잡하지 않고 특별한 반전도 없다. 그래서 더욱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마형사 역할의 배우 마동석은 이미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서 무서운 주먹을 보여준 적이 있다. 이번 영화에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그가 맡은 한국영화의 배역 중 가장 강력한 영웅으로 거듭난다. 앞으로 시리즈가 계속 이어진다면 꽤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캐릭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범죄도시>의 마형사는 그가 맡은 여느 영화들 중에서 그에게 가장 잘 맞는 캐릭터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은 이번 영화가 연출 데뷔작이다. 과거 <범죄도시> 1편에서 조연출, <롱 리브 더 킹:목표 영웅>에서 조감독을 맡았었다.
많은 관객들이 다시 극장을 찾아 즐길 수 있는 영화 <범죄도시2>는 절대 선 마형사와 그의 팀이 활약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담는다. 마형사가 등장할 때 느껴지는 든든함은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경찰에게 느끼고 싶은 감정일 것이다. 현실과는 다른 판타지 같은 설정이지만 적어도 영화를 보면서만은 선이 악을 물리치는 모습을 보며 그 희열을 즐길 수 있다. 앞으로 꽤 많은 관객들이 마형사의 타격감을 즐기려 극장을 찾을 것 같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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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gumi의 영화이야기 유료 뉴스레터에도 영화 <범죄도시2>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구독하여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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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능 재주꾼 ISTP 배우ver.
ISTP가 말이 없는 이유 : 할말이 없으니까.
무관심한데 따수워...무기력해 보이지만 알잘딱깔센의 대명사, 극한의 효율중시인간 잇팁!
실제 mbti istp의 배우들 모아보았습니다. 따듯한 얼굴속 단호박이 보이는건 저뿐인가요? 껄실제 잇팁 배우들 모아보았습니다. 따듯한 얼굴속 단호박이 보이는건 저뿐인가요? 껄껄껄
ISTP의 대표 연예인으로는 박명수가 있죠. 만사 귀찮아 보이지만 자신이 맡은 일엔 최선을 다하는 잇팁.
"어쩔 수 없지" "그럴 수도 있지" "아니 그게 아니라" 이런 말버릇을 입에 달고 산다는데요.
물흐르듯 조용히 사회에 잘 적응하는 MBTI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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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핑크빛 연설문'일 뿐
5★/10★
〈바비〉의 출발은 자못 웅장하다. 태초에는 아기 인형밖에 없었다. 그러다 바비 인형이 나왔다.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의 바비는 그저 ‘백인 금발 미녀’가 대변하는 ‘보편적’ 아름다움의 상징일 뿐이었다. 하지만 점차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해 여러 바비가 만들어졌다. 아기 인형을 보살피며 ‘엄마’라는 미래만 꿈꾸었던 수많은 소녀가 바비를 롤모델 삼아 다채로운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렇게 바비는 다양성과 페미니즘의 상징이 되었다.
바비들은 자신들끼리 모여 사는 ‘바비랜드’에서 자부심 넘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바비랜드는 대통령, 대법원장, 과학자, 작가 모두가 여자다. 바비 랜드에서는 아무도 늙지 않고, 어제와 같이 행복한 오늘이 내일에도 반복되는 빛나는 미래만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비의 몸에 ‘이상’이 생긴다. 늘 하이힐을 신기에 적합한 모양으로 발뒤꿈치가 한껏 들려 있던 발이 평평해지고, 허벅지에는 셀룰라이트가 보인다. 바비는 수소문 끝에 이 문제가 바비 월드 바깥 현실 세계의 인형 주인과 관련된 문제라는 걸 알게 된다. 이에 바비는 어디든 자신을 쫓아다니는 켄(남자 바비 인형인 켄은 바비의 관심이 있을 때만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받는다)과 함께 현실 세계로 넘어간다. 모두가 페미니즘 다양성을 선물한 자신을 우러러보리라는 기분 좋은 기대와 함께.
기대는 보란 듯이 박살난다. 남자들은 바비를 성희롱하기 바쁘고, 여자들도 구시대의 유물인 바비가 획일적 아름다움을 강제하고 성상품화를 부추겼다며 비난한다. 게다가 늘 바비 앞에서 의기소침하던 켄은 현실 세계의 가부장제에 매료되어 바비 몰래 음흉한 계획을 세운 뒤 먼저 바비 랜드로 돌아간다. 바비 몰래 가부장적 역모를 획책하는 것이다. 이에 바비와 그 인형의 소유자, 즉 두 세계의 여성은 바비 랜드와 현실 세계가 부정적으로 닮아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연대한다.
그러나 내내 영화의 기저에서 비집고 나올 틈을 노리던 계몽의 욕망이 절제되지 못하고 끝내 폭발하듯 터져 나오면서 〈바비〉의 거대한 야심은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영화 결말부, 여러 인물들에게서 쏟아지듯 나오는 페미니즘 계몽의 목소리는 황당하다 못해 질릴 정도다. 메시지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 전개와 별다른 관련성을 찾기 어려운 메시지의 넘치는 반복이 문제다.
분명 처음에는 좋았다. 바비 랜드는 양면성을 지녔다. 매일이 행복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실은 ‘늙음, 죽음, 추함’과 같은 인간의 필연적 속성이 배제된 곳을 우리는 유토피아라 부를 수 없다. 두 세계를 오고 가는 바비의 모험에는 이 이중적 속성을 지닌 바비 랜드에서 무엇을 빼고 더하여 피상적 페미니즘 유토피아를 넘어 설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겠다는 감독의 야심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막상 모험이 본격화되자 영화는 길을 잃는다. 두 세계의 여성들이 남성들의 서열 문화, 맨스플레인, 이성애 욕망을 영리하게 전유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낸다. 문제는 웃음이 몇몇 풍자 장면에서 단발적으로만 생긴다는 점이다.
영화가 처음에 던진 야심찬 문제의식을 힘 있게 밀고 가지 못하고 이를 단발성 농담으로 대체한 결과는? 그저 ‘핑크빛 연설문’이다. 배우들은 진지하고 감동적인 표정으로 페미니즘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관객은 어리둥절하다. 그 메시지를 영화의 어떤 장면과 연결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 밖 세계에서 그 메시지를 독해할 단서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비〉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시대의 상식에 떠넘긴다.
〈바비〉가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 등을 연출한 그레타 거윅의 작품이라는 데서 의아함은 더 커진다. 그녀의 이전 영화 주인공들에게는 〈바비〉의 인물들처럼 많은 말이 필요 없었다. 주인공들이 자신이 마주한 세계를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좇다 보면 관객이 자연스레 영화의 메시지에 감화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잘 짜인 플롯과 캐릭터를 갖춘 영화라면 〈바비〉처럼 하고 싶은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까 안달복달하며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계몽이 목적이었다면 글을 써서 SNS에 올리든, 캠페인을 벌이든, 시민단체를 꾸리거나 후원하든, 유튜브 영상을 찍어 올리든 하면 된다. 그러나 하고 싶은 말을 전하기 위한 매체로 영화를 택했다면, 메시지가 영화 내에서 자연스레 드러나게 했어야 한다. 억지 계몽의 향연이 가속화될수록 초반에 번득였던 영화의 야심은 빛을 잃는다. 기발한 상상력과 페미니즘의 당위는 〈바비〉의 알리바이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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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쳐 가는 감정들과 스며드는 소리들
왕가위의 영화 가운데 <타락천사>(1995) 다음으로 마음에 드는 영화는 <중경삼림>(1994)이다. <타락천사>는 질척거리는 불편한 감정들과 공존할 수 있는 찰나의 위안과 휴식을 머금으려는 영화였다. 어떤 것도 과하게 긍정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솔직하게 표출하는 날 것의 영화이기도 했다. 제멋대로 감정을 덧칠하는 <타락천사>의 작법은 <중경삼림>에서 출발한다. 시선과 감정을 교환하는 인물들의 사이를 파고드는 긴장감이 위태로운 무드를 만들어내지만, 그 속에서 낭만을 찾아서 음미할 수 있다는 점이 <중경삼림>의 매력 아닐까. 감정의 얽힘을 형상화하는 <중경삼림>의 투박한 시도는 어쩐지 <타락천사>의 거친 스타일보다는 매끄럽게 느껴진다. 다양한 인물의 사연이 얽힌 에피소드를 은근슬쩍 교차하던 <타락천사>와는 달리, <중경삼림>은 비교적 분명하게 첫 번째 에피소드와 두 번째 에피소드를 구분해서 배치한다. 하지만 떨어진 듯 보이는 두 이야기는 몇몇 연결고리를 통해 유기적인 덩어리로 재편된다. <중경삼림>에서 감정은 어지럽게 스치기만 하고, 음악과 목소리는 언제나 깊숙이 스며들고, 기억은 보존된 채로 어딘가에 남아 있다.
스쳐 가는 감정들
<중경삼림>의 도입부는 정신을 산만하게 만든다. 쉴 새 없이 화면을 흔들던 왕가위는 갑작스레 남자와 여자가 스치는 순간을 프레임에 가둬버린다. 내레이션하는 남자(하지무)는 뻔뻔할 정도로 친절하게 설명한다.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찰나를 가두는 건 쉬워도, 그들의 감정을 보존하는 일은 어렵다. 왕가위의 세계의 단골손님인 스텝 프린팅과 정지 화면은 어쩌면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스쳐 가는 감정을 붙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역으로 표출하고 강조하는 처절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그런 왕가위 특유의 기법들은 화면을 멈추고 인물들을 머무르게 해서라도 감정을 붙잡고 싶다는 감독의 간절함이 형상화된 산물로 기능한다.
하지무는 메이를 잊기 위해 술집에 처음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마음먹는다. 손바닥 뒤집듯 실연과 사랑을 오가는 듯하지만, 사실 그렇게 해서라도 실연의 늪에서 벗어나고 싶은 하지무의 간절함이 오히려 와닿는다. 그러니까 스치는 감정의 표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심연에는 낙인처럼 박힌 짙은 감정들이 몸부림치고 있다. 마약 밀매상은 언제나 레인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고, 풍성한 블론디 가발로 머리를 가린다. 덕분에 밀매상의 감정은 헤아리기 어렵다. 스치는 감정들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왕가위는 그의 영화에서 내레이션을 활용하기도 한다. 우리는 밀매상의 의뭉스러운 속내를 내레이션을 통해서 직관적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언제 비가 올지 언제 화창해질지 모르니까 늘 레인코트와 선글라스를 함께 착용한다는 밀매상의 독백은 그녀의 감정이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구간 가운데 하나다. 놓쳐버린 마약 운반책들을 잡지 못하면 일이 번거로워질 거라는 내레이션 또한 그녀의 불안정한 심리를 잘 표현한다.
한편으로 인물들의 감정은 여전히 아리송하게 스크린을 맴돈다. 경찰 663은 스튜어디스인 애인과 이별한 뒤 자신에게 온 편지를 읽지 않는다. 오히려 페이가 663 앞으로 온 편지를 몰래 읽는다. 이때 왕가위는 단골 식당에 함께 있는 경찰 663과 페이를 프레임에 가두고 응시한다. 전경(前景)에선 행인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데, 후경에 위치한 두 사람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서로의 감정은 묘하게 서로의 마음을 스쳐 간다. 663을 향한 페이의 마음은 점점 커져가고, 애인을 떠나보낸 663의 마음은 점점 복잡해져 간다. <중경삼림>의 인물들이 표출하거나 감추는 감정들을 우리는 이따금 포획할 수 있지만, 어쩐지 떠나보내거나 스치도록 내버려 둬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스며드는 소리들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감정들을 붙잡기 위해 왕가위는 <중경삼림>에서 종종 ‘소리’를 활용한다. 음악은 감정을 실어 나르는 최적의 도구이자, 그 자신이 감정 표출의 주체로 기능할 수도 있다. 이때 왕가위가 <중경삼림>에서 음악뿐 아니라 유독 매달리는 소리가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의 경찰 하지무는 전화기를 붙들고 있다. 옛 애인 메이를 잊지 못해 전화를 걸었지만, 어쩐지 전화를 받는 이들에겐 메이를 찾는 전화가 아니라 안부 차 전화드렸다고 둘러대기만 한다. 하지무는 메이의 목소리를 기다린다. 하지무는 자신이 그토록 기다리던 메이의 목소리를 끝내 들을 수 없었지만, 그 상실의 빈자리를 잠시 스친 마약 밀매상의 생일 축하 메시지가 채운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하지무와 마약 밀매상의 본격적인 만남은 옷깃이 스치던 찰나를 거쳐 어둑한 술집에서 꽃을 피운다. 그들이 가까워질 시간은 하룻밤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의 사정 때문에, 서로의 속내를 깊게 공유하지 않는다. 머뭇거리는 감정들이 무심하게 스치는 자리엔 무엇이 남았는가. 그건 바로 하지무의 삐삐에서 흘러나오는 메시지이다. 만남이 종료된 이후, 감정이 스쳐간 이후에 남은 건 그 소리가 전부다. 밀매상의 축하 메시지는 비록 그녀의 목소리로 직접 전달되진 않았지만, 안내원을 매개로 하지무에게 스며든다. <중경삼림> 속의 이런 특징적인 소리는 성취될 수 없었던 직접적인 감정의 교환보다 더 넓은 층위의 소통을 만들어낸다. 하지무의 마음에 밀매상의 소박한 진심이 스며든다. 묻어놓았던 감정을 나누고, 지쳐버린 서로를 위로하는 일이 소리를 매개로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재밌게도 하지무는 말을 멈추지 않는다. 밀매상을 바(Bar)에서 처음 만나 말을 걸 때도, 당신은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며 너스레를 떨지 않았나. 그는 저녁마다 단골 식당의 공중전화 부스에서 질리도록 전화를 걸기도 했다. 이때 두 번째 에피소드의 경찰 663 역시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말을 건네는 모습이 어쩌면 두 에피소드를 연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663은 스튜어디스였던 전 애인과의 이별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한다. 그는 실연의 아픔을 사물과 대화를 나누는 순간들로 대체하려고 한다.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빨래를 향해 그만 울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선 빈자리를 무언가로 채우려는 고독이 짙게 묻어 나온다.
이렇게 어디서든 말을 멈추지 않는 663에게 스며드는 소리가 있다. 바로 단골 가게의 종업원 페이가 틀어 놓은 음악이다. <중경상림>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그렇다. 663이 등장하는 그 감성 가득한 신을 기억하는가. 그때 페이가 크게 틀어놓은 음악인 ‘California Dreamin’은 내화면 영역에서 외화면으로 확장되어 관객을 자극한다. 또한, 이 음악은 663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페이가 바꿔 놓은 CD로 인해, 663에게도 은근슬쩍 스며들고야 만다. 페이가 663의 집에서 종아리 마사지를 받는 장면에서, 663은 ‘California Dreamin’을 재생하며 전 애인이 가장 좋아했던 노래라고 말한다. 이에 페이는 코웃음치며 속으로(내레이션) 내가 CD를 바꿔놓은 줄도 모른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게 어느덧 663의 마음속은 음악을 통해 페이로 가득 채워진다.
그 자리에 남은 기억들
감정이 어지럽게 스쳐간 자리, 소리가 아련하게 스며든 자리엔 뭐가 남아 있는가. 소박한 추억이나 잊고 싶지 않은 기억들은 아닐까. <동사서독>(1994)에서 왕가위는 기억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탐닉한다. <중경삼림>의 인물들 역시 기억에 매달린다. 기억은 평생 동안 우리의 머리를 맴돈다. 영원히 잊고 싶지 않은 기억들, 평생을 가져가고 싶은 기억들이 있다면 한편으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기억들도 있다. 하지무에게 메이와의 추억은 잊고 싶지 않은 기억이지만,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한순간에 털어내야 할 기억이기도 하다. 그에게 스물다섯 번째 생일 아침은 메이 없이 맞이하는 외로운 날이기도 하지만, 밀매상의 축하 메시지가 마음을 채워준 날이기도 하다. <중경삼림>을 대표하는 대사가 있다. 하지무의 내레이션 가운데 가장 유명한 구절이기도 하다.
한 여자가 ‘생일 축하해’라고 말해 주었다.
난 그 말 때문에 이 여자를 잊지 못할 것이다.
만약 기억을 통조림이라고 친다면, 영원히 유통기한이 없었으면 좋겠다.
유통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 년으로 하고 싶다.- 왕가위, <중경삼림>(1994)
하지무는 온종일 돌아다니느라 지저분해진 밀매상의 구두를 타이로 닦아준다. 잠에서 깬 밀매상에겐 하지무의 온기가 묻은 채로 놓인 구두 한 켤레가 남는다. 그 구두를 보면 밀매상이 과연 하지무를 떠올릴까? 밀매상에게 하지무는 좋은 기억으로 남을까? 확신할 순 없지만, 카메라는 가발을 벗어 던진 채 프레임을 빠져나가는 밀매상을 간신히 붙들고 화면을 멈춰버린다. 그리고 유통기한이 1994년 5월 1일인 통조림을 비춘다. 붙들기조차 힘든 스치는 감정들이 지나간 자리엔 유통기한을 지워버리고 싶은 통조림이 남는다.
페이는 떠나면서 663에게 편지를 남겼다. 663은 그 편지를 일 년 간 고이 간직한다. 일 년 후 스튜어디스가 된 페이와 식당을 넘겨받은 663이 재회한다. 663과 페이가 처음 만났던 그 순간처럼, 식당엔 ‘California Dreamin’이 크게 울려 퍼진다. “언제부터 이런 시끄러운 노래를 좋아했죠?”, “이제 습관이 됐어요”. 지난날의 감정들은 미묘하게 스치며 그들 또한 함께 어긋났지만, 페이의 음악은 663에게 스며들었고, 그의 마음속은 페이의 편지와 시끄러운 음악들을 매개로 하는 추억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젠 시끄러운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듣는 게 습관이 되었다는 663에게 페이는 젖어버린 항공권을 새 항공권으로 바꿔주겠다고 한다. 젖은 항공권을 간직했던 663의 일 년과, 스튜어디스가 되어 노래를 따라 캘리포니아에 갔다 온 페이의 일 년은 서로의 기억에서 어떤 시간으로 남아있을까. 새로운 항공권이 가져다줄 시간은 그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이미지 출처: https://screenmusings.org/movie/blu-ray/Chungking-Express/index_2.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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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영화 <변호인>, <강철비> 시리즈로 자신만의 색깔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감독 양우석이 신작으로 돌아옵니다. 무게감 있는 작품들을 연출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남녀노소 즐기기 좋은 연말 맞이 코미디 영화로 기분 좋은 변신을 꾀했습니다. 과연 앞선 작품들을 연달아 성공시킨 것처럼 이번 작품도 성공시킬 수 있을까요?
해외에서 남다른 호평을 받아 국내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던 영화들도 줄지어 개봉합니다. 데미 무어의 최고작이란 평을 듣고 있는 <서브스턴스>, 주연인 킬리언 머피가 제작까지 맡아 화제가 되었던 <이처럼 사소한 것들>, 독보적인 디스코그래피의 주인공 FKA 트위그스가 출연하는 <더 크로우>까지!
12월에도 영화와 함께해요!
대가족
About Family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7분
감독: 양우석
주연: 김윤석, 이승기, 김성령, 강한나, 박수영
개봉: 2024.12.11.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줄이 끊이지 않는 맛집 사장 무옥 승려 선언한 외아들 문석 때문에 대가 끊기다?
마지막 함씨 가문! 세울 것인가, 무너질 것인가!
자수성가 맛집의 근본, SNS 없던 시절부터 줄 서 먹던 노포 맛집 평만옥의 사장 무옥(김윤석)은 대를 이을 줄 알았던 외아들 문석이 승려가 되어 출가한 이후 근심이 깊어 간다. 자신의 대에서 끊겨버릴 예정인 가문을 걱정하던 가운데 어느 날, 평만옥에 문석이 자신의 아빠라며 방문한 어린 손님들!
끊길 줄 알았던 가문의 대를 잇게 생긴 무옥은 난생 처음 맛보는 행복을 느끼고 문석은 승려가 되기 이전의 과거를 되짚다 그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데…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개요: 스릴러 | 영국 | 141분
감독: 코랄리 파르쟈
주연: 데미 무어, 마가렛 퀄리, 데니스 퀘이드
개봉: 2024.12.11.
배급: (주)NEW
줄거리
더 나은 당신을 꿈꿔본 적 있는가?
한때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명예의 거리까지 입성한 대스타였지만, 지금은 TV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전락한 엘리자베스(데미 무어). 50살이 되던 날, 프로듀서 하비(데니스 퀘이드)에게서 “어리고 섹시하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다. 돌아가던 길에 차 사고로 병원에 실려간 엘리자베스는 매력적인 남성 간호사로부터 ‘서브스턴스’라는 약물을 권유 받는다. 한 번의 주사로 “젊고 아름답고 완벽한” 수(마가렛 퀄리)가 탄생하는데...
단 한 가지 규칙,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지킬 것.
각각 7일간의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무엇이 잘못되겠는가? ‘기억하라, 당신은 하나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
개요: 드라마 | 미국 | 98분
감독: 팀 밀란츠
주연: 킬리언 머피, 에밀리 왓슨
개봉: 2024.12.11.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1985년 아일랜드의 소도시, 빌 펄롱은 석탄을 팔며 아내, 다섯 딸과 함께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지역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간 빌 펄롱은 숨겨져 있던 어떤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더 크로우
The Crow
개요: 액션 | 프랑스 | 111분
감독: 루퍼트 샌더스
주연: 빌 스카스가드, FKA 트위그스
개봉: 2024.12.11.
배급: 판씨네마㈜
줄거리
가장 완벽했던 사랑의 끝, 가장 처절한 복수의 시작!
죽음마저 두려워할 피의 부활이 펼쳐진다!
인생에서 가장 어둡고 외로웠던 순간, 자신과 비슷한 영혼을 가진 '셸리'를 만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에릭'. 완벽한 행복을 만끽하던 그때, 두 사람은 의문의 괴한들에게 무참히 살해 당하고 '셸리'는 과거의 끔찍한 실수로 지옥에 끌려가게 된다.
지옥에서 '셸리'를 되찾기 위해 '에릭'은 까마귀의 저주를 받아 불사의 몸이 되고 죽여도 죽지 않는 복수의 화신으로 부활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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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크맨 후기 / 테이큰은 벌써 13년전 / 은퇴한 해병대의 멕시코 갱들 참교육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마크맨”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습니다~#액션영화, #로드무비, #리암니슨, #마약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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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7] 정말 우리 엄마 맞아? 엄마와 딸의 관계를 보여주는 영화 런
Rabbitgumi 입니다.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 런을 보고 왔습니다.
배우 사라폴슨이 주연을 맡은 스릴러에요.
영화 서치를 연출했던 아니쉬 차칸티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영화입니다.
굉장히 스릴있고 재미있는 영화에요.
집이라는 공간과 장애인으로 가지는 제약을 잘 활용하고 있죠.
엄마와 독립직전 딸과의 관계를 풀어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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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황정민X [밀수] 염정아 대세 콤비의 2024 완벽 흥행 크로스! 설 개봉 확정! [크로스] 런칭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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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작가 안토니오는 조용히 고독을 즐기면서 다음 소설에 대한 영감을 얻으려 말라가 산맥의 한 작은 마을로 향한다. 마을에 들어서면서 처음 느낀 산뜻하고 따듯한 분위기와 달리 마을 사람들은 어쩐지 경계심이 가득하다.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써내려 가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무언가에 홀린 듯 이상한 현상들을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마을 사람들이 충격적인 전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안토니오는 곧 자신을 둘러싼 현실이 전설보다 더 잔혹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