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06 13:05:49
2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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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200만 돌파 기념 전국 응원 상영회 개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해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전국 응원 상영회를 연다고 발표했습니다. 응원 상영회는 관객들이 상영관에서 각자 응원하는 팀과 선수의 응원 구호 등을 외치면서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경기를 직접 보는 것처럼 더 특별하고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관객 참여형 이벤트로, 예매 관객 전원에게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특별 응원봉이 증정되며. 별도의 응원 도구 지참이나 선수 유니폼 착용 등 자유로운 형태의 응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김다미X전소니X변우석 ‘소울메이트' 3월 15일 개봉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 주연 영화인 '소울메이트'가 오는 3월 15일 개봉할 예정입니다. 영화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와 하은(전소니), 그리고 진우(변우석)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2023 아카데미 기획전' 개최하는 CGV

CGV가 오는 2월 11일부터 3월 21일까지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17편 작품을 상영하는 '2023 아카데미 기획전'을 개최합니다. 기존 국내 상영 작품은 물론이고 'TAR 타르', '더 웨일' 등 국내 미개봉작도 포함돼 있어 후보작들을 궁금해하는 영화 팬들의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더 배트맨',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 '바빌론',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아바타: 물의 길', '애프터썬', '엘비스',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탑건: 매버릭' 등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작품들도 다시 상영할 예정입니다.
부산 영화의 전당 '아키 카우리스마키 특별전' 개최

부산 영화의전당이 오는 19일까지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거장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1957년 핀란드에서 태어난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1983년 도스토옙스키 소설의 무대를 현대 헬싱키로 옮겨 재해석한 '죄와 벌'로 장편 데뷔하였으며, 이번 특별전에서는 '죄와 벌'을 비롯하여 '햄릿, 장사를 떠나다',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프롤레타리아트 3부작' 등 총 16편이 상영될 예정입니다.
할리우드 배우 '멜린다 딜론' 별세

'캡틴 아메리카’ ‘사랑과 추억’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멜린다 딜론이 향년 83세로 별세했습니다. 멜린다 딜론은 1963년 드라마 ‘디펜더스’로 데뷔해 ‘크리스마스 스토리’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으며, 이후 '캡틴 아메리카’(1990), ‘사랑과 추억’(1992), ‘매그놀리아’(2000) 등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세상의 끝까지 21일’이 고인의 유작이 되었습니다.
할리우드 퇴출 배우 아미해머 '성폭행 피해' 주장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세상을 바꾼 변호인’ 등으로 국내 팬들에게 익숙하며 식인과 불륜, 성폭행 의혹으로 할리우드에서 퇴출된 배우 아미 해머(Armie Hammer)가 어린시절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13살 때 청년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그 상황에서 무력했고 스스로 성적인 상황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으며, 이어 그 일을 계기로 성적으로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 관심사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아미 해머는 파산한 상태로 영국령 케이먼 제도에 있는 리조트에서 콘도 세일즈 및 예약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화 '웅남이' 3월 개봉

단군 신화를 모티브로 한 코믹 액션 영화 '웅남이'가 3월 개봉됩니다. 영화는 반달곰이라는 특별한 ‘비밀’을 가진 사나이가 특유의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대항하여 공조 수사를 하며 벌어지는 내용으로, '젠틀맨', '내안의 그놈', '신세계' 등 느와르부터 액션, 코미디까지 폭넓은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압도적인 장악력을 과시하는 박성웅의 1인 2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박성웅은 곰에서 인간이 된 캐릭터로, 전직 경찰이자 지금은 동네 백수인 '웅남'과 국제 범죄 조직 2인자인 '웅북'을 동시에 연기합니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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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 접수에 나선 연기돌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의 탄생, f(x) 크리스탈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 EXID 하니
인생 캐릭터 만남 예고, 카라 한승연<애비규환>, 정수정
드라마, 코미디 | 한국 | 108분 | 2020.11.12 개봉
감독 : 최하나 | 출연 : 크리스탈, 장혜진, 최덕문
아이돌 그룹 f(x)로 데뷔해 Hot Summer 등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킨 '크리스탈'(정수정)은 가수 활동은 물론 [볼수록 애교만점],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슬기로운 감빵생활], [써치] 등 다양한 시트콤과 드라마에서 활약해왔는데요. 음반시장에 이어 브라운관까지 접수한 그녀는 지난해 <애비규환>을 통해 똑 부러진 성격과 어디서도 주눅들지 않는 용기를 지닌 위풍당당한 '토일' 역을 맡아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했습니다. 특히 정수정은 <애비규환>을 통해 스물 두 살 대학생이자 임산부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백상예술대상 여자신인상 후보에 오르는 등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죠.<어른들은 몰라요>, 안희연
드라마 | 한국 | 127분 | 2021.04.15 개봉
감독 : 이환 | 출연 : 이유미, 하니, 신햇빛
아이돌 그룹 EXID로 데뷔해 "위아래"로 역주행 신화를 썼던 '하니'는 예능과 웹드라마 등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는데요. '하니'라는 독보적인 캐릭터 대신 본명 '안희연'을 활동명으로 하여, 올해 초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마쳤습니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박화영>을 연출한 이환 감독의 두 번째 문제작인데요. 안희연은 극중에서 18세 임산부 '세진'의 유산 프로젝트를 돕는 가출 4년차 동갑내기 '주영' 역으로 분해 흡연과 거친 욕설 등을 서슴지 않는 파격적인 캐릭터로 그 동안 본적 없던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선보였습니다.<쇼미더고스트>, 한승연
코미디, 공포 | 한국 | 83분 | 2021.09.09 개봉
감독 : 김은경 | 출연 : 한승연, 김현목, 홍승범
인기 아이돌 그룹 카라의 멤버에서 MC 및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확장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온 한승연 또한, 올 9월 스크린 데뷔를 앞두고 있는데요. 그녀의 장편 데뷔작 <쇼미더고스트>는 산뜻하고 유쾌한 올해의 독립영화 화제작으로, 한승연은 극중 자취방 보증금마저 주식으로 날려버린 만년 취준생 '예지' 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청춘시대] '예은' 역에 이은 인생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했다고 하는데요. 특히 <쇼미더고스트>를 통해 이 시대 청춘들의 불안함과 성장의 과정을 섬세하게 연기한 한승연은 개봉에 앞서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첫 장편 데뷔작임에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라는 평과 함께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 배우상 심사위원 특별언급에 지명되는 쾌거를 이뤘다고 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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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과 함께 돌아온 넷플릭스 10월 공개작
여러분 ~ 추석 연휴의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계신가요?
그래도, 10월에는 대체 공휴일이 많아 행복한 달입니다!
대체 공휴일에는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이시라면,
씨네랩이 추천하는 10월 공개작을 보는건 어떨까요?
공포, 스릴러 장르가 유독 많으니 스릴러 덕후분들은 당장 넷플릭스로 GO �
1. 더 길티 - 안톤 후쿠아
스릴러, 드라마 ㅣ89분
10월 01일 공개
synopsis
911 전화 교환원으로 좌천된 경찰관.
심각한 위험에 처한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오자,
그녀를 구하기 위한 추적에 매달린다.
수화기 너머의 진실이 밝혀지고
심판의 순간이 올 때까지.
★ 2019년 개봉한 영화 <더 길티>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백악관 최후의 날>, <이퀄라이저> 시리즈, <사우스 포> 등의 연출을 맡은
안톤 후쿠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입니다.
시놉시스만 보면, 영화 <더 콜>이 생각나는데요.
과연 원작을 어떤식으로 재해석 했을지 궁금해지네요! :)
2. 다이애나 : 더 뮤지컬 - 크리스토퍼 애슐리
드라마, 뮤지컬 ㅣ117분
10월 01일 공개
synopsis
전 세계로 중계된 '세기의 결혼' 부터
영국 왕실과의 결별까지.
故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파랑만장했던 삶이
뮤지컬로 되살아난다.
촬영은 브로드웨이 공식 개막에 앞서
관객 없이 진행되었다.
★ 영화 <다이애나 : 더 뮤지컬>은 무관중 무대 공연을 녹화한 영화입니다.
비운의 다이애나 비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은 <해밀턴>의 실황촬영을
한 팀이 <다이애나>의 촬영을 맡았다고 합니다.
3. 네 집에 누군가 있다 - 패트릭 브라이스
공포,스릴러 ㅣ94분
10월 06일 공개
synopsis
오즈번 고등학교에 다니는
마카니와 친구들을 덮친 공포.
누군가가 학생들의 비밀을 폭로하고
그들을 죽이려 한다.
가면에 가린 정체를 밝혀야 한다.
살인을 막아야 한다!
★ 영화 <네 집에 누군가 있다>는 2017년 출간된 스테파티 퍼킨스의
동명의 베스트 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다재다능한 한국계 배우 시드니 박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기묘한 이야기> 제작사와 <컨저링> 제작사가 만든 공포 영화라는 점은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큰 관람 point 일 것 같습니다.
4. 피버 드림 - 클라우디아 로사
공포,미스터리,스릴러,드라마 ㅣ93분
10월 13일 공개
synopsis
어린 딸과 시골로 휴가 온 아만다.
마을 주민인 카롤라를 만나 가까워진다.
하지만 왜인지 자꾸 자기 아들을 조심하라고
말하는 카롤라.
이곳에 떠도는 기이하고 불길한 공기의
정체는 무엇인가.
★ 영화 <피버 드림> 또한 사만타 슈웨블린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진 페루 감독 클라우디아 로사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5. 나이트 티스 - 아담 랜달
공포, 액션, 범죄, 스릴러 ㅣ 107분
10월 20일 공개
synopsis
핫한 파티장까지 안전히 모시겠습니다!
아름다운 두 여성을 승객으로 태운 운전기사..
그런데 이 둘, 왠지 모르게 수상하다.
불길한 예깜은 정확한 법.
오늘 밤, 살기 위한 발악이 펼쳐진다.
★ 영화 <나이트 티스>는 <범블비>, <알리타 :배틀엔젤>에
출연했던 조지 렌더보그 주니어가 주연을 맡았고,
메간 폭스도 등장하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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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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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티빙·웨이브, 광고요금제 추진
ⓒ 웨이브, 티빙
앞서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한국에 도입한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OTT인 웨이브, 티빙 등에서도
광고요금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구체적인 계획은 따로 밝혀진 게 없다.
NCT DREAM의 첫 번째 영화, 11월 전세계 극장 개봉
ⓒ 드림메이커 / CJ 4DPLEX
올해 9월에 열린 NCT DREAM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 '더 드림 쇼2'는 무대 영상뿐만 아니라
무대를 준비하는 멤버들의 모습과 미공개 단독 인터뷰까지 더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 실황
최초로 카메라 18대를 투입해 더욱더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이선빈·이준혁, 오디오무비 <리버스> 11월 18일 공개
ⓒ 네이버 바이브
기억을 소재로 하는 영화로 유머와 긴장감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미스터리 스릴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활용해 영화의 생생함을 더했다.
배우 이정은, 런던아시아영화제 최고 배우상 수상
ⓒ 네이버 영화
지난 19일에 개막한 제 7회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이정은 배우가 <오마주>로 최고 배우상을
수상했다. 이정은 배우는 과장되지 않은 현실 연기 속에 꿈을 꾸는 중년여성의 욕망과 좌절 그리고
용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으며 수상자로 선정됐다.
배우 김선호, 영화 <폭군> 출연
ⓒ 솔트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선호의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박훈정 감독의 신작 <폭군>에 김선호 배우가
출연한다고 한다. 김선호 배우는 이전에 박훈정 감독과 <슬픈 연대>로 함께 작업을 했다.
콜드플레이, 월드 투어 콘서트 CGV 단독 생중계
ⓒ CJ 4DPLEX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콜드플레이 월드투어 라이브 생중계를 CGV에서 단독 진행한다. 콜드플레이의
히트곡인 'Yellow', 'The Scientist', 'Viva La Vida' 등이 화려한 조명쇼와 함께 펼쳐질 예정이며, BTS의
진이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다고 한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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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그곳은 정말 유토피아였을까
우리가 사는 사회 시스템은 개개인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살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집이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한다면,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개인, 가족, 사회는 국가 단위로 그 단위를 확장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어왔다. 규율과 법을 만들고 국가를 통치할 지도자를 뽑는다. 그렇게 뽑은 대표는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넓게 조망하면서 잘 되지 않는 일을 해결하고 모두가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부족 사회에서도 작은 단위에서 늘 지도자와 그 주변은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하면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왔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을 따르고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계속 정쟁이 끊이지 않고 갈등은 계속된다. 어떤 경우에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배척하고 사회에서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수 없다. 그 갈등들이 지나간 후에 돌아보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의 이야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체계가 무너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든 사회 시스템이 파괴되고 하나의 공동체만 유일하게 남게 된 것이다. 여기에 외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멀쩡해 보이는 아파트로 몰려든다. 식량, 추위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지만 선뜻 누군가 먼저 나서 상황을 끌어가지 못한 채 사람들은 점점 어려움에 봉착한다. 그때 아파트에 불이 나고 한 인물이 갑자기 달려 나와 그 불을 꺼 혁혁한 공을 세운다. 그 인물은 바로 영탁(이병헌)이다.
그렇게 영탁은 우연하게 사람들 눈에 띄어 영웅과 비슷한 위치에 선다. 그리고 결국 그가 새로운 아파트 대표가 된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시스템이 붕괴된 곳에서 새롭게 등장한 지도자 그룹의 이야기를 담는다. 부녀회장인 금애(김선영)와 영탁을 중심으로 몇몇의 지도자 그룹이 만들어지는데, 여기에는 보안과 방법을 맡는 민성(박서준)이 포함된다. 이 영화에서 꽤 중요한 위치에 있는 민성은 과거 공무원이었고, 간호사인 명화(박보영)와 함께 살고 있다. 민성은 안정지향적인 인물이고, 명화는 좀 더 박애주의적이다. 초반에 외부인을 대하는 조금 다른 태도를 보여주는 두 사람의 성향은 영화 중반 이후 갈등을 만들어낸다.
새롭게 지도자가 된 영탁은 미스터리 한 인물이다. 조금은 어눌해 보이는 그의 초반 모습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지 의심하게 하지만 그는 사람들을 모아 황궁아파트 주민이 아닌 외부인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낸다. 그가 처음으로 실행한 이 일은 그가 새로운 지도자로서의 지위를 탄탄하게 가질 수 있게 만든다. 그렇게 힘을 얻는 그가 만들어내는 황궁 아파트의 사회는 정말로 유토피아처럼 보인다. 간호사를 중심으로 의료 센터를 만들고, 남자들이 외부로 나가 음식을 구해온다. 그렇게 모은 음식과 생활용품은 분배소에서 주민들에게 동일하게 분배를 한다.
완벽하지만 외부인에게 배타적인 시스템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은 적어도 황궁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완벽하다. 그들은 나름의 룰을 만들어 그곳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애쓰고 그것을 실제로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사회 시스템이 주는 안정감을 영화는 여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단, 한 가지 간과하게 되는 건 영화 초반에 황궁 아파트의 주민들이 외부인을 몰아내는 장면이다. 주민들은 강압적인 방식으로 외부인들을 몰아냈고, 많은 외부인들은 추운 날씨에 얼어 죽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이 과연 좋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는 계속 질문을 던진다. 생존을 위해서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사회 시스템이 하는 모든 것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인지. 모두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무엇보다 가장 크게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바로 내가 그 안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했을까 하는 것이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외부인과 함께 살고자 한다면 사람은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생존 시간이 줄어들 거라는 아주 단순한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외부인들은 배제된다. 다 같이 사는 것이 아닌 우리만 사는 결정을 한다.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민성은 이 영화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 있는 일종의 관찰자다. 그는 영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황궁 아파트라는 사회 시스템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다. 그는 그 사회 시스템을 믿고 따른다.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그 사회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외부인을 몰아내고, 외부에서 음식을 구할 때 외부인을 공격하기도 한다. 반면 민성의 아내 명화는 같이 사는 방향을 찾아보려 애쓴다. 몰래 숨어있는 외부인들을 돕고 이 영화의 가장 큰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의 진실을 밝혀내기도 한다.
민성의 생각이 옳을까? 아니면 명화의 생각이 옳을까? 다르게 묻는다면, 생존을 위해서는 우리만 사는 게 더 좋을까 아니면 다 같이 사는 게 더 좋을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이 질문에 대답하기 쉽지 않다. 어떤 쪽으로 결정하더라도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어떤 쪽이 더 맞는다고 이야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질문하는 영화
영화 속 리더가 되는 영탁은 중요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 비밀이 무엇인지도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더 흥미로운 건 그 자신조차 피해자이자 약자라는 것이다. 그의 비밀이 밝혀졌을 때도 그를 온전히 미워할 수만은 없는 건 영탁이라는 인물도 결국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약자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카리스마로 황궁 아파트의 대표가 되어 리더십을 발휘하지고 심지어는 악행도 서슴지 않지만 영화는 그가 과연 그 정도로 돌을 맞아야 하는 인물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사회 시스템은 필요하다. 엄청난 재난 상황에서 인간은 생존을 가장 앞에 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배타적으로 외부인을 배제하지 않았고 포용적으로 받아들였다면 그 결말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 속 황궁 아파트의 사회 시스템은 배타적인 방향을 택했다. 그 결정이 될 당시만해도 그것은 옳은 선택으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그 결정은 주민들의 투표로 민주적인 방식으로 결정된 것이다. 그러니까 결정과정도 공정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결말을 따라가다 보면 어떤 것이 더 맞는 것인지 자꾸만 되묻게 만든다.
영화는 결말 부분에서 다른 선택을 한 시스템의 형태를 보여준다. 따뜻하고 새하얀 주먹밥으로 대표되는, 그 다른 시스템은 따뜻해 보이지만, 그이후의 결말은 영화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여기에도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야 하고 어떤 형태로든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들만의 사회 시스템은 어떤 모습이 될까.
아무것도 없어진 사회에 완벽한 시스템이란 없다.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다는 것이다. 영화가 이야기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완벽한 국가는 없고,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누구는 배타적으로 다른 사람을 배척하려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포용할 것이다. 가장 쉽게 난민에 대한 여러 국가들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난민들은 유토피아를 찾아 떠돌지만 그런 유토피아는 없다. 대부분 유토피아라고 생각했던 국가들은 잔인하게 난민들을 외면한다.
영화의 제목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콘크리트로 만든 아파트, 황궁 아파트를 의미할 것이다. 한국에서의 아파트의 의미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낡은 오래된 아파트이지만 자산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사전적 의미로 집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집은 모든 사람이 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충분한 자금이 없으면 그런 집을 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현대 사회에 꽤 만연해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점점 배타적으로 변해가는지도 모르겠다. 이 집은 내 집이니까 외부인은 나가라는 그 편한 말은 그들에게 안정감으로 돌아온다.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화 초반 민성이 통조림을 떨어뜨려 소파밑으로 굴러간다. 그것을 집으로 소파 밑에 팔을 뻗어 통조림을 꺼내자 바퀴벌레들이 튀어나온다. 그러자 아파트 사람들은 기겁하며 모두 바퀴벌레를 밟아 죽인다. 이 영화에서 황궁 아파트 주민들은 외부인들을 바퀴벌레라고 부른다. 그 영화 초반 장면 자체가 이 영화의 전체 이야기를 함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관객에게 ’ 너라면 어떤 결정을 할 것 같아?‘라고 묻는다. 안정적인 사회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하면서 나아가야 할까.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어쨌든 결정을 하고 실행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 질문은 꽤 난해하고 아픈 질문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영화적 재미를 놓치지 않고 이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영화는 올여름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지적인 이야기를 던진다. 적어도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루는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초반의 어눌한 모습의 영탁이 후반부로 갈수록 광기에 휩싸이는 것을 표현한 이병헌의 연기가 무시무시하다. 민성 역을 맡은 박서준은 사회 시스템에서 안정적인 방향의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하지만 예상과 다른 결말을 보게 되어 황망해하는 모습을 무척 잘 표현했다. 그 밖에도 명화 역의 박보영과 부녀회장 김선영의 연기도 훌륭하고 그 외의 인물들도 모두 훌륭한 연기를 보여줘 극에 현실감을 높인다. 이 모든 것을 제대로 표현해 낸 엄태화 감독의 연출력이 가장 돋보인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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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모토에 충실한 JIMFF의 엔딩
8월 11일부터 16일까지 열렸던 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16일 19시 의림지 야외 무대에서 강준규, 오하늬 배우의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을 끝으로 길었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선 5일 간의 여정을 되짚어보는 영상으로 시작된 폐막식은 김창규 제천 시장 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조직위원장의 인삿말 이후 2022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지원작 발표, 한국 경쟁 부문 수상작 및 국제 경쟁 부문 수상자가 발표, 폐막선언과 축하 공연, 그리고 대망의 폐막작 상영으로 이어졌죠.
'E.T.' 필름 콘서트가 취소되는 등 이번 영화제는 개막식부터 유독 우천으로 인해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서인 폐막식 만큼은 아름다운 노을이 한 눈에 보이는 쾌적한 날씨에서 무난하게 진행 되었습니다. 마치 영화제의 모토를 온몸으로 느끼라는 자연의 의도처럼 보이기도 했는데요.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슬로건인 ‘a tempo’는 ‘본래의 빠르기로’라는 뜻으로, 일상으로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영화제가 짖궂은 날씨라는 장애물을 만났지만 무사히 진행되었듯이, 작년과 달리 온전히 오프라인으로 열린 영화제가 안정적으로 마무리된 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원래 모습을 되찾을 거라고 말하는 듯 하죠.
폐막식에서 눈을 사로 잡은 것은 역시나 수상작 발표였습니다. 신나게 무대를 즐기고, 깊은 여운을 주는 영화들을 감상하는 사이 잠시 잊을 수 있었지만 치열한 경쟁의 끝은 언제나 관심을 되찾기 마련이죠. 우선 2022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지원작은 두 작품, 김태희 감독의 '룩킹 포'와 엄하늘 감독의 '너와 나의 5분'에게 돌아갔습니다.
사실 수상작을 발표하는 심사위원의 평가는 미묘했는데요. 개성적인 작품이 많지 않았다는 아쉬움과 불안정한 소절들이 제작 지원을 거쳐 멋진 화음과 리듬으로 바뀌길 바란다는 희망과 격려가 공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감독의 상이한 수상 소감에 담긴 절실함은 그 미묘함마저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부친상에도 불구하고 지키기 위해 돈이 없어도 최선을 다했다는 김태희 감독은 내년 제천에서 멋진 작품으로 만나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엄하늘 감독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간신히 억누른 채 진심이 담긴 "감사합니다" 단 한 마디로 모든 소감을 대신했죠. 두 감독의 작품은 23년 19회 영화제에서 만나게 될 예정입니다.
열세 편의 단편과 네 편의 장편 영화가 출품된 한국 경쟁 부문은 작품상도 단편과 장편 영화로 나뉘어서 발표되었습니다. 단편 부문에서는 어두운 주제를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냄과 동시에 역사적 의미를 뮤지컬에 담아낸 조하영 감독 '언니를 위하여'가 선정되었습니다. 가능성이 엿보이며 장편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들뜬 목소리로 쉽사리 소감을 잊지 못한 조하영 감독은 20년도에 제작 지원을 받은 후 지금까지 힘써준 배우와 스태프, 제천 프로그래머와 모든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장편부문에서는 권철 감독의 '버텨내도 존재하기'가 작품상을 가져갔습니다. 극장의 존재를 버팀목으로 삼아 영화의 존재를 보여주듯이 음악의 의미를 보여주었고, 음악과 영화와 삶, 그리고 오랫동안 존재하는 것들과의 관계 안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권철 감독은 언질을 주는 줄 알았는데 주지 않아서 놀랐다며, 초청만으로도 좋았는데 수상하게 되어 더 기쁘고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해외 경쟁 부문 작품상은 반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심사위원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음악이라는 공통점 하에 다양성, 젠더, 민족성, 영화 기술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장편 영화들을 즐길 수 있었고, 그래서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두 작품이 박빙이었다며 2등을 차지한 작품도 얼마나 놀라운 영화였는지를 꼭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두 영화가 아주 달랐지만 이들이 보여준 새 감수성과 시네마와 내러티브에 접근하는 협업 방식은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보였다는 것이었죠.
이에 특별상을 받은 '포저' 팀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오리 세게프, 노아 딕슨 감독은 친구들과 저예산으로 제작한 작품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면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작품상은 리타 바그다디 감독의 '사이렌'에게 돌아갔습니다.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한 작품 안에 모두 녹여낸 놀라운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는데요. 미국에 있어서 폐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바그다디 감독은 영상을 통해 수상소감을 전해왔습니다. 아랍 여성들이 항상 피해자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바그다디 감독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게 해준 메탈 밴드 '슬레이브 투 사이렌' 멤버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또 진실과 꿈을 위해서는 항상 두려움에 맞서야 한다는 뜻깊은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치열했던 경쟁의 끝은 영화 음악과 함께 마무리 되었습니다. 조성우 집행위원장의 폐막사 이후 무대에 오른 박동준 밴드는 멋진 색소폰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영화 '대부'의 ost와 영화 '봄날은 간다'의 엔딩 타이틀 곡인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가필드' 속 'I got you(I feel good)'까지 총 세 곡을 연주하며 별빛이 반짝이는 달콤한 여름밤을 더 아름답게 꾸며주었습니다.
제천 메가박스와 제천 CGV, 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 레스트리 리솜은 물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제천 비행장과 제천의 대표 명소인 의림지에서 진행되어 더 뜻깊었던 제 18회 제천국제영화제는 이렇게 내년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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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물망초의 꽃말을 아세요?
메이저 톤으로(The Major Tones)
잉그리드 포크로펙
Argentina, Spain | 2023 | 102min | DCP | Color | Fiction | Asian Premiere겨울 방학의 어느 날, 열네 살의 아나는 어릴 적 사고로 팔에 이식한 금속판이 모스 부호로 된 이상한 메시지를 수신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나를 잊지 마세요.
Don’t forget me.이름부터 잊지 말아달라는 하늘색 꽃, 물망초(勿忘草)의 꽃말이다.
© 전주국제영화제
‘방 천장의 별을 따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열네 살의 소녀, 야나. ‘엄마’가 끼어들 공간은 없어 보일 정도로 유달리 화목해 보이는 부녀 사이는 오늘도 “이상 전선 무”인 듯싶다. 어딘가로부터 수신한 소리를 그대로 내뱉는 주인공과 그 소리를 악보로 받아적는 친구 사이에도 불완전함은 느껴지지 않고, 소녀의 인생은 굴곡 없이 잘 흘러갈 듯하다.
이윽고, 주인공 야나의 팔에 난 큰 흉터가 ‘그렇지 않아’라고 “뚠-뚠” 소리치며 이 빈틈없는 공간에 균열을 내버린다.
© 전주국제영화제
어릴 적 사고로 팔에 이식한 금속판에서 모스부호일 수도, 노래일 수도 있는 신호를 수신한다는 이 판타지 영화롤 보는 내내 최근 개봉한 한국의 성장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같은 듯 다른 두 작품은 소녀와 모스부호라는 공통 소재를 전자는 한국의 ‘입시’를 통해, 후자는 사회적 이슈를 통해 풀어낸다.
잉그리드 포크로펙 감독은 GV에서 아르헨티나의 현실에 판타지 요소를 가미한 ‘전통 판타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하며, 동시에 한 여자아이의 성장 서사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는데, 이는 ‘야나’가 뛰어다니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 안팎과 특히 열두 시가 넘은 야심한 밤에 ‘야나’에게 ‘시 경계는 건너지 않으니 내려서 걸어가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택시 기사의 말을 통해 매우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 전주국제영화제
씁쓸한 현실 속 담담한 ‘야나’의 모습에서 어딘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지는 <메이저 톤으로>는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기억하면서도 그 기억에 침몰되지 않고 간직하며 살아낼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아간다.
그리고, 영화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대상을 거머쥐며 ‘잉그리드 포크로펙’ 감독이 있는 아르헨티나 영화계 역시 희망차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전주국제영화제
5 BULL.T
9 Windmill등 모스부호를 통해 알아낸 단어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의 끝은 영화가 아닌 ‘엔딩크레딧’에 있으니, 만약 이 작품이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면,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 상영관 내에 불이 켜지더라도 자리를 지키고 엔딩크레딧 속 꽃말까지 감상하길 바란다.
국제경쟁 - <메이저 톤으로> -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스케쥴
2024.05.03(금) 17:00 | CGV전주고사 7관 (244) *GV
2024.05.06(월) 13:30 | CGV전주고사 7관 (527) *GV
2024.05.10(금) 13:30 | CGV전주고사 7관 (922)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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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아나이스’의 인생은 오직 그녀 자신을 중심으로 숨가쁘게 돌아간다. 견고할 것만 같았던 ‘아나이스’의 세상은 그녀에게 반한 ‘다니엘’이 아닌, 그의 파트너 ‘에밀리’를 만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본능에 몸을 맡긴 둘의 사랑엔 원칙도, 한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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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카라바조의 그림자>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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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십개월의 미래> 30초 예고편
만성 숙취를 의심하던 미래는 자신이 임신 10주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아무 예고 없이 찾아온 변수 앞에서 갈팡질팡하는 사이,
가족과 연인, 국가는 각기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의 십개월은 빠른 속도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