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1-25 14:59:13
11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위키드> 개봉 첫 주만에 누적 수익 1억 달러 돌파

2024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였던 <위키드>가 개봉 첫 주 만에 누적 수익 1억 1,400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2024년 개봉작 중 세 번째로 높은 첫 주말 흥행 기록이라고 합니다. <위키드>는 현재 로튼 토마토 90%을 기록하며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의 성공과는 다르게 <위키드>의 영화화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당초 2016년 개봉을 목표로 했으나, 2019년으로 미뤄졌습니다. 그러나 그 개봉일은 유니버설의 <캣츠>에게 넘어갔고, 다시 2021년으로 연기되면서 <씽2게더>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감독 역시 <빌리 엘리어트>를 연출한 '스티븐 달드리' 감독에서 <인 더 하이츠>의 '존 추' 감독으로 한 차례 교체된 바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총 2부작으로 구성된 <위키드>는 투입된 제작비만 3억 5천만 달러 이상에 달하며, 유니버설 스튜디오 역사상 가장 비싼 영화로 기록되었습니다. 후속작인 <위키드: 파트2>는 내년 하반기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국내보다 한 주 늦게 북미에서 개봉한 <글래디에이터 Ⅱ>는 누적 수익 약 5,500만 달러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보였습니다. 제작비가 약 2억 1천만 달러로 추정되는 만큼, 국제 시장에서의 성과가 흥행 성공의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까지 해외에서 1억 6,500만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약 4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고작 300만 달러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이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편, <위키드>는 북미에서의 성공에 비해 국내에서는 누적 관객 수 65만 명을 불러들이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며 침체된 극장 상황을 짐작케 했습니다. <위키드>와 함께 개봉한 <히든페이스>가 누적 관객 수 35만 명으로 2위를, <글래디에이터 Ⅱ>가 누적 관객 수 72만 명으로 1위에서 3위로 내려왔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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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에 이런 영화가 나오다니
조선 팔도 제일의 살수 '이난'(신현준) 병마가 그를 위협하고, 점점 가까워지는 죽음에 고통스러운 몸을 이끌고 한 마을에 의탁한다. 탐관오리의 횡포와 울부짖는 백성들의 비명으로 점철된 살아있는 지옥… 조선 최고의 살수 '이난' 마침내 그가 깨어난다!
1. 빈약한 극본
이 영화는 모든 장면이 예상 가능하다. 모든 장면이 클리셰로 가득하다. 악당에게 병에 걸린 전설의 살수가 다시 영웅이 되는 이야기인데 탐관오리가 판치는 세상에 대한 묘사부터 중간중간 등장하는 유머까지 굉장히 얕다. 분명히 초반에는 살수의 카리스마를 돋보이게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유머코드가 등장하면서 '달마야 놀자'나 '가문의 영광' 같은 2000년대 상업 영화의 느낌도 많이 난다.
악당에게 쫓기는 비운의 살수 스토리는 마치 어둠의 조직에게 쫓기는 천재 탐정 명탐정 코난을 보는 것만 같다. 코난은 애니메이션이지만 이건 성인들을 타겟으로 하는 느와르 액션이 아닌가. '와, 저 살수 진짜 멋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주인공이 매력이 없다. 주인공 캐릭터에 힘은 들어가 있는데 관객 입장에서는 그 멋있음에 설득되진 않는다. 그저 어지러운 세상이라는 단편적인 배경 묘사 아래 주인공이 멋있다는 사실만 강조해놔서 관객의 입장에서 그냥 목소리 깔고 액션만 보여주면 캐릭터에 동화될 거라고 생각한 걸까 싶다.
2. 어딘가 허술한 액션
장르가 시대극 느와르 액션인 만큼 액션도 굉장히 공들인 티가 난다. 하지만 잘 만들었다는 것은 아니다. 예상해 본다면, 액션에 돈이 많이 들어간 것 같진 않다. 이게 제작비 때문이라면 한정된 제작비 안에서 가성비가 높은 액션을 선보였다는 뜻인데 수준높은 액션이냐 아니냐를 평가할 때 가성비라는 단어가 쓰이는 것이 적절한 지는 모르겠다. 혹시 가능하다면 굉장한 연출력이 필요할 텐데, '정말 제한적인 환경 속에서도 이런 액션을 구사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소리는 안나올 듯하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액션이 몰려있는데 액션 영화를 잘 보진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액션이 주는 긴장감 보다는 이난 캐릭터가 카리스마있어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 전략이 다른 관객에게까지 먹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점 때문에 액션이 아무리 많아도 허술하다고 느꼈다.
3.누굴 위한 영화일까
모든 영화는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 독립 영화인지 그리고 장르별로 규모와 타겟 관객이 정해진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어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액션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괜찮은 영화인지 묻고 싶다. 상업 영화인 것 같은데 내용이 너무 뻔하고 액션이라도 보라고 하기엔 액션 연기에 큰 메리트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캐릭터도 그저 단편적이라서 예상이 가능하고 말이다. 도대체 이난과 대적하는 그 여자 살수는 눈이 왜 빨간 건지 알 수 없었다. 하다하다 '인간이 아닌 크리쳐'까지 등장시킨 거냐라고 생각했다. 허세 섞인 대사 또한 덤이다.
이난을 죽이려고 하는 그 위의 인물은 끝끝내 등장하지 않아 다음 시즌을 노린 걸까 싶은데 과연 다음 시즌은 나올 수가 있을까.
영화 리뷰 꽤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 혹평은 처음 하는 것 같다. 혹시 보시는 분이 있다면, 피드백 부탁드린다.
* 해당 영화의 시사회는 씨네 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참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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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2025년 1월에 개봉하는 봉준호 감독의 8번째 장편영화
<미키17>의 1차 공식 트레일러가 공개되었습니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봉준호 감독의 연출과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해 스티븐 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주인공을 맡은 ‘로버트 패틴슨’은 촬영 기간 중 한 인터뷰에서
"〈미키17〉는 이전에 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영화다.”라고 밝혔고
토니 콜렛은 패션지 보그지에서 “아직도 봉준호 감독과 일하게 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
나는 그를 오랫동안 존경해왔기 때문에 감독이 나와 일하고 싶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을때
거의 터질 듯 했다.”며, “저는 감독과 함께 일했던 것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이게 우리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내게 기회를 준다면 그와 계속해서 협업할 것이다”
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쇼군> 에미상 18부문 수상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 76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쇼군>이 주요 부문인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드 18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쇼군>은 제임스 클라벨의 동명 역사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일본 센고쿠 시대를 배경으로 여러 다이묘들이 쇼군의 자리를 두고 벌이는 암투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쇼군>은 한국에서 4월 23일 전편을 한꺼번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베테랑 2> 손익분기점 돌파
<베테랑 2>가 공개 엿새 만에 누적관객 수 400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 <베테랑 2>의 상영 점유율은 67.6%에 달했으며, 400만 모객 속도는 <파묘>, <범죄도시 2>, <서울의 봄>보다 빠른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흥행 성적은 좋지만, 실 관람객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이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빅토리> 사재기 의혹 해명
<빅토리> 배급사 마인드 마크에서 사재기 의혹 해명을 밝혔습니다. <빅토리>는 지난달 14일 개봉해 저조한 스코어로 출발했으나, 개봉 한 달 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역주행하자 일부 커뮤니티에서 사재기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배급사 마인드 마크는 “현재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영화 <빅토리>에 대한 의혹은 사실무근임을 밝힌다”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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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 2023>
<더 스퀘어>에 이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신작 <슬픔의 삼각형>을 보고 왔습니다. 다소 충격적인 포스터처럼 이런저런 괴소문이 자자한 영화 중 하나인데, 오늘 리뷰에서는 영화는 어떤지부터 시작해서 영화가 담고 있는 것들과, 또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볼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을 다뤄볼 예정입니다.
우선 전작인 <더 스퀘어>가 예술가의 위선과 특권의식을 다뤘다면 <슬픔의 삼각형>은 조금 더 넓은 범위의 젠더와 계층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의 삼각형은 마치 계급을 나타날 때 삼각형을 떠올리게 하는데, 영화는 내내 이것을 전복시키면서 대담하고 강렬한 풍자를 이어갑니다. '온갖 위선과 무지로 뒤덮인 상류층이 계급이 전복된 사회가 찾아온다면 과연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독특하고도 과감하게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이 인상적입니다. 더불어서 영화는 마르크스 등의 어록을 언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개념을 직접적으로 이용해서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를 탁월하게 드러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가 매우 심오하다거나 이해하기 어려워서 재미없지 않습니다. 저도 영화 내내 몇 번이나 웃었던 것 같은데, 그 정도로 굉장히 독특하고 흥미로워서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러닝타임이 세 개의 챕터로 나누어진 2시간 반으로 꽤나 긴 편인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게 됩니다. 시사회에서도 정말 많은 분들이 웃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는데, 영화 중반부에 그 유명한 구토 장면이 나옵니다. 이 구토는 상류층의 위선을 가장 강렬하게 풍자하는 요소로 영화적으로 굉장히 중요하지만 비위가 약하신 분들이라면 보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반쯤 스크린을 바라보지 못한 것 같은데, 빈속에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 장면만 주의하신다면 영화 전체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보실 수 있어요.
배우들의 연기도 굉장히 훌륭합니다. 우디 해럴슨부터 시작해 해리스 디킨슨, 샬비 딘 모두 훌륭하지만 영화 3장부터 등장하는 돌리 데 레온의 연기가 특히나 인상 깊습니다. 스포일러로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영화가 어떠한 지점에 다다랐을 때 그녀는 말로는 형용하지 못하는 표정을 짓는데, 그 장면에서 이어지는 엔딩은 강렬합니다.
영화가 함유하고 있는 주제가 최근 많은 영화들에서 다뤄지고 있기도 하고, 본 영화에서 어떠한 독특한 지점이 있는 것도 아니라 그리 색다르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많이 다뤄진 것뿐이지 여전히 유효한 주제기 때문에 독창적인 변주만 있다면 저는 만족이네요. 감독의 전작인 <더 스퀘어>를 보고 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루벤 외스틀룬드 특유의 유머 스타일이 있는데, 그걸 알고 보면 더 재밌어요.
이 영화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작인 <더 스퀘어>보다 좋았네요. 시사회에서 나눠준 굿즈도 전부 마음에 들었고요. ㅎ
+) 샬비 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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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사랑하는 것 없는 삶이라도
세상 모든 새로움의 탄생은 유有에서 비롯되어서인가. 어떤 것을 보면 이전에 보았던 또 다른 것을 떠올리게 된다. 이번 영화가 그랬다. 작년에 국내에서 개봉한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가 떠올랐으므로.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혼란스러워하는 주인공. 사실 그가 정처 없이 떠도는 이유는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시작하여 어디로 가야 하는지.
비단 영화 속 주인공이 겪을 법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일평생 하는 고민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서 어느 하나를 잘 골라야 할 것 같은데, 착실하게 살아가는 남들처럼 반듯이 굴기엔 그럴 마음도, 그럴 자격도 없다고 느낀다. 평범한 게 가장 어렵다더니 정말인가. 평범의 축에도 못 끼는 나는, 그럼 뭘까.
물음표 딸린 질문이 이렇게나 많이 주어지는 게 인간의 삶이라니. 객관식으로 내줬으면 하나씩 소거라도 해볼 텐데 서술형이란다. 참고 자료는 넘쳐나는데 뭐가 맞고 틀린 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 아니다. 알려준답시고 말해주는 이들은 죄다 말이 다르다. 기준도 융통성도 없는 시험 따위에 응시하고 싶지 않다.
그럼, 어디 한 번 최선을 다해 도망쳐 볼까?
Synopsis
스텔라는 올해 마지막 학년이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스텔라는 유명한 80년대 파리지앵 클럽과 그곳에서 펼쳐지는 열광적인 밤을 알게 된다. 스텔라의 친구들은 공부를 하고 있고, 스텔라의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우울증에 빠져 있다. 이번 해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스텔라의 인생 전체가 결정될 것이다. 스텔라는 생각하지 않는 척한다.
*주요 내용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와중에 오늘을 무사히 지탱하기 위해 저마다 도피처를 뚝딱 만들었으니.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배달시켜 먹으며 넷플릭스를 보는 것으로, 땀을 시원하게 빼는 운동으로, 이불 안에서 그보다 더 작은 세계인 핸드폰 화면 속에 빠져드는 것으로. 아, 노래방에서 소리를 마구마구 지르고 온몸을 흔들며 괴로움을 떨쳐내기도 하겠다.
스텔라의 도피처는 제일 마지막과 비슷하다. 시끄러운 음악, 머리를 정신없이 헤집어놓는 알코올, 색색으로 뒤바뀌는 조명, 그리고 이 모든 게 한데 모인 공간, 클럽. 친구들과 이곳을 찾는 스텔라의 관심은 오로지 춤이다. 어째서 춤인가. 미성년과 성인을 가르는 기로에서 자신의 미래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무얼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은 오로지 스텔라인 것 같다.
미래의 자신을 상상하기 어렵고, 생각하기도 싫다면, 현재에 가장 진득이 머무는 수밖에. 순간순간에 집중한 것을 몸으로 표현해 내는 행위인 춤을 그래서 사랑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클럽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앙드레에게 눈길이 간 건 이런 맥락에서 자연스럽다. 스텔라가 사랑하는 춤을 앙드레는 아주 자유로이 잘 추니까. 사람은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형체 없는 것을 사랑하고, 이것을 잘 표현할 줄 아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다가 문득 사랑을 깨닫는 것도 같다. 스텔라는 어찌 보면 진지한 관계를 원하진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가볍고 쉬운 관계 또한 목적이 아니었지만.
그에게 필요한 건 앎이었다.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알고, 진지하게 그걸 탐구해 가며 알아가고. 더불어 주변의 인정도 원했을 거다. 스텔라가 자라온 환경은 썩 우호적이지 않았으니까. 한 사람이 살아온 어떠한 사실들이 그 사람을 정의하는 데에 쓰인다는 건 다소 무익하다고 느끼기에 그의 엄마 아빠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그의 방황에 타당성을 부여한 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스텔라는 머릿속이 소란해지기 전에 물리적으로 가장 시끄러운 곳에 머물고 싶었을 뿐.
한참을 헤매다 방향성을 하나 정하고 나면 이제는 전보다 수월해지리란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제대로 시작하기 전에 일을 그르쳤을 때 모든 게 무의미해진다. 남들이 졸업시험에 열을 올리든 사람들이 스텔라를 뭐라고 나무라든. 클럽을 찾는다 한들 전처럼 춤 혹은 춤을 형상화한 듯한 사람을 사랑하는지도 알 수 없고.
미래에 대해 그 무엇도 알 수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 이미 주저앉은 상태라 여기서 더 바닥으로 내려갈 방법도 없는 듯한 느낌을 얻을 때. 생각지도 못하게 일이 꼬였듯 뜻밖에도 일은 어떻게든 풀어진다. 한 번에 하나씩, 지금 당장 할 수 있거나 해야 할 일을 처리하다 보면 말이다. 그 일들은 예상만큼 어렵거나 괴롭지도 않다.
그러니 관계든 일이든 상황이든 모든 게 어그러진 것 같다고 느끼는 시기가 오면 담담히 맞서보자.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신과 독대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홀로 헤쳐나가며, 자신을 통과하는 시간들을 뼈에 새기듯 느껴보고,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온 열정을 바쳐 사랑할 대상이 없어도 괜찮다. 삶의 완결성은 특정 조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순간에 충실하기. 이거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Schedule
- 2023.04.28 / 10:30 CGV전주고사 8관
- 2023.05.01 / 13:00 CGV전주고사 1관
- 2023.05.05 / 11:00 메가박스 전주객사 4관
제24회 전국국제영화제 (JIFF)
- 2023.04.27(목) ~ 2023.05.0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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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후대가 선대에게 보내는 알로하
고향을 떠나는 삶, 감히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내가 나일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것. 그것이 주는 평화와 안정을 벗어나는 일이니까요. 미주 한인들은 그 두렵고도 낯선 길에 발디딘 사람들입니다. 일본, 중국, 포르투갈, 필리핀, 그리고 한국 등지에서 넘어온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하와이, 그곳의 이민사만큼 집 떠난 자들의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역사는 또 없을 겁니다.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상영된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하와이 연가>를 통해 상상조차 쉽지 않은 그 삶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하와이 연가
Songs of Love from Hawaii
Summary
1902년 조선 땅을 떠난 사람들이 도착한 곳, 하와이. 꿈과 희망을 찾아 떠난 이들이 마주해야 했던 현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그들은 가족과 공동체, 그리고 떠나온 고국을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아무도 몰랐고 아무도 알고자 하지 않았던 121년 전 우리들의 이야기가 광활한 하와이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이진영
<하와이 연가>는 세 편의 이야기를 엮은 옴니버스 다큐멘터리입니다. 120년 이민사의 주요 사건을 엮은 '그들의 발자취', 돈을 벌기 위해 하와이로 이주한 남성들과 결혼하기 위해 사진만 보고 고향을 떠난 사진신부 '임옥순'의 이야기를 담은 '할머니의 놋그릇', 하와이에서 추방되어 칼라우파파에서 생을 마감한 '김춘석'의 삶을 좇는 '칼라우파파의 눈물'까지. 한인의 역사가 녹아 있는 하와이 곳곳의 모습을 담은 영상, 역사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 아카이브, 한 마디 말보다 효과적인 애니메이션을 통해 관객에게 하와이 이민사를 압축하는 친절하고 상세한 기록물이 되어주죠.
'그들의 발자취'가 하와이 이민사를 개괄적으로 보여주는 데 집중한 에피소드라면, '할머니의 놋그릇'과 '칼라우파파의 눈물'은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오직 당사자들만이 알 수 있는 깊이 있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하와이에 거주하며 한인 이민자 후손들과의 다큐멘터리를 작업하는 등 하와이, 그리고 이민자의 삶에 깊은 관심을 두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진영 감독의 역량이 십분 발휘된 에피소드들이지요.
'할머니의 놋그릇'은 빛과 모래를 이용해 이야기를 만드는 샌드아트를 보는 듯한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할머니의 놋그릇을 대대손손 이어받으며 한국이라는 뿌리를 잊지 않는 후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죠.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듣는 옛날 이야기처럼, 특별한 스펙터클이 없어도 자꾸만 귀 기울여 듣게 됩니다. '칼라우파파의 눈물'은 집을 떠나온 자들이 제2의 터전에서도 쫓겨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역사를 기록합니다. 칼라우파파는 나병 환자들을 100년 가까이 고립시켜 두었던 공간으로, 57명의 한인들도 그곳으로 추방되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서는 얼핏 아는 바가 있었지만, 칼라우파파의 이야기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마치 기록물들을 타고 다크 투어를 떠나는 듯한 기분으로, 역사를 체험하고 경험했습니다.
하와이에 정착한 이민자들은 그곳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추방 당해 고립된 칼라우파파 사람들마저도 원망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공동체를 이루고 마음을 나누고 의지하며 행복하기를 택했죠. 하와이의 인사말인 '알로하'는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존중, 평화, 희망, 사랑을 뜻한다고도 하고요. <하와이 연가>가 담아낸 이민자들의 역사는 '알로하' 그 자체였습니다. 존중, 평화, 희망, 사랑으로 낯선 땅에 존재하며 살아가는 것, 새로운 땅에 터전을 잡아야 했던 1세대 이민자들의 삶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은 없을 겁니다.
이 영화는 후대가 선대에게 보내는 '알로하'이기도 합니다. 다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알로하의 마음으로 존재해준 선대에게 보내는 존경과 사랑입니다. 세계적인 뮤지션 리처드 용재 오닐, 김지연, 이그나스 장 등의 한인들은 그 마음을 음악으로 전합니다. 후손들의 연주는 그래서 더 감동적입니다. 그들의 활약이 곧 선대를 빛나게 하는 것이므로.
연주와 함께 펼쳐지는 하와이의 풍경도 가히 장관입니다. 롱숏으로 촬영해 장엄함이 그대로 느껴지지요. 한국, 국제, 음악, 영화의 가치가 모두 녹아있는 작품, 이보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초청되기 제격인 작품이 있을까요?
9월 6일(금) 19:00 제천시문화회관
9월 8일(일) 13:00 제천시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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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한국 텐트폴 영화 BIG4 중 마지막 주자 <콘크리트유토피아>! 벌써 시사회 입소문과 함께 높은 예매율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과연 <밀수>의 바통을 이어받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그럼 같이 8월 2주차 영화 개봉예정작 알아볼까요?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30분
감독: 엄태화
출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등
개봉: 2023.08.09.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아파트는 주민의 것” 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그리고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 입주민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그들은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 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 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하지만 끝이 없는 생존의 위기 속 그들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 규칙 따르거나 떠나거나
CINE PICK!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일으키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국영화 예매 순위 2위에 올라 있는 <밀수>보다 예매량이 2배 가량 많아 개봉일에 무난히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를 거로 전망됩니다.
마에스트로
Maestro(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88분
감독: 브뤼노 시슈
출연: 이반 아탈, 피에르 아르디티, 미우미우 등
개봉: 2023.08.09.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권위 있는 빅투아르 음악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지휘자 ‘드니 뒤마르’. 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다름 아닌 같은 지휘자이자 음악계의 거장인 아버지 ‘프랑수아 뒤마르’이다. 한편, 아버지 ‘프랑수아’는 존경받는 최고의 지휘자지만 곧 정상의 위치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과 함께, 같은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아들 ‘드니’에게 묘한 경쟁심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중 ‘프랑수아’는 평생을 소망하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지휘자 자리를 제안하는 전화를 받고 뛸 듯이 기뻐한다. 하지만 아들 ‘드니’는 자신에게 가야 할 제안이 아버지에게 잘못 전달되었음을 알게 되고,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진다. 꿈의 무대를 두고 마주한 아버지와 아들! ‘라 스칼라’ 무대에 서게 될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CINE PICK!
'마에스트로'는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꼬장꼬장 슈콜닉 교수의 남모를 비밀'(2011)을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원작에선 부자가 연구자로 나온다. 시슈 감독은 둘 다 의사인 자기 아버지와 형을 소재로 각색하려다가 사위와 남편 모두 지휘자인 지인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고 설정을 바꿨다고 합니다.
이름 없는 춤
The Unnameable Dance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 | 일본 | 115분
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타나카 민
개봉: 2023.08.09.
배급: (주)디오시네마
시놉시스
1966년 솔로 활동을 시작해 1978년 파리 데뷔 이후 전 세계 아티스트와 다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노장 댄서 다나카 민. 이누도 잇신 감독의 시선을 따라 다나카 민이 포르투갈, 파리, 도쿄, 후쿠시마, 히로시마 등에서 선보인, 그의 독보적인 '장소의 춤'을 만난다.
CINE PICK!
<이름 없는 춤>은 노장 댄서 다나카 민이 세계를 돌며 선보인 '장소의 춤'을 담아낸, 이누도 잇신 감독이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는 첫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이누도 잇신 감독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등으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으며 <이름 없는 춤> 개봉을 맞아 내한한다고 합니다.
퀴어 마이 프렌즈
Queer My Friends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드라마, 가족 | 한국 | 81분
감독: 서아현
출연: 송강원, 서아현
개봉: 2023.08.009.
배급: ㈜영화사 그램
시놉시스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강원’과 한 번도 자신에 대해 질문 하지 않았던 ‘아현’ 언럭키한 서로의 인생에 럭키한 우정이 찾아왔다! 삶의 배경도 성 정체성도 모두 다른 두 친구의 현실공감 100% 짠함 200% 사랑스러움 MAX 서로의 세상을 넓혀가는 삐뚤빼뚤 성장담
CINE PICK!
<퀴어 마이 프렌즈>는 한국의 서울, 미국의 뉴욕 등 대도시 공간을 오가며 우정을 이어 나가는 강원과 아현의 이야기로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국적을 바꾼 강원의 삶을 친구인 아현의 카메라가 따라가며 강원의 삶을 통해 ‘한 개인에게 소속될 공동체를 찾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한 개인의 정체성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합니다.
런닝맨: 리벤져스
Running Man: Revengers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한국 | 73분
감독: 엄영식
출연: -
개봉: 2023.08.10.
배급: (주)NEW
시놉시스
“슈퍼벨트를 가진 자, 이 세상을 다스릴 절대 왕이 되리라!” 진정한 용기와 팀워크로 세상의 평화를 지켜낸 런닝맨! 히어로TV의 BJ팡팡이 축하 인터뷰를 위해 찾아와 전설로만 내려오던 일급 비밀 정보를 알려주는데…! 바로 이 세상의 절대 왕이 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아이템 ‘슈퍼벨트’가 존재한다는 것! 런닝맨들은 각자의 목표를 위해 레이싱을 펼치지만, 의심과 욕심은 이들의 끈끈한 우정에 금이 가게 만드는데… 과연 런닝맨들은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CINE PICK!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모티브로 한 <런닝맨: 리벤져스>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악당에 맞서 세상을 구하기 위한 런닝맨들의 슈퍼벨트 쟁탈전을 그린 작품으로 2018년 <런닝맨:풀룰루의 역습>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신작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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