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12-23 00:57:01
오늘 생일인 배우 출연작 추천.zip
한예리, 양세종, 박유나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12월 23일, 바로 오늘! 오늘이 바로 생일인 배우 분들이 여럿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오늘 생일인 배우가 나온 드라마 혹은 영화를 추천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오늘 생일인 배우가 나온
드라마 혹은 영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한예리 배우, <최악의 하루>
ⓒ 네이버 영화
synopsis
배우지망생 은희는 길에서 우연히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를 만난 후, 남자친구 현오를 만나러
남산으로 향한다. 한편 은희와 잠깐 만났던 운철도 은희의 SNS를 보고 남산으로 간다.
cine pick!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최악의 하루>는
김종관 감독의 세밀하고 정교한 감성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한예리 배우, <미나리>
ⓒ 네이버 영화
synopsis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인 가족. 바쁜 부부를 도와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엄마의 엄마,
순자가 짐을 한가득 싸들고 찾아온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느 그랜마 같지 않고 독특한 할머니가
영 못마땅하다.
cine pick!
6년 만에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모두 수상한 영화인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의 고난과 따뜻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으며 호평을 받았다.
한예리 배우,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 TVING
synopsis
가족 같은 타인과, 타인 같은 가족의 오해와 이해에 관한 이야기.
cine pick!
잔잔하고 담백한 가족 드라마로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드라마 덕후들 사이에서 계속 회자되는 드라마이다.
양세종 배우,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 SBS
synopsis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서리와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우진. 이들의 서른이지만
열일곱 같은 애틋하면서도 코믹한 로코
cine pick!
행복의 문이 닫혀도 또 다른 행복의 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는 드라마이다. 양세종 배우와
신혜선 배우의 케미가 돋보이는 드라마이다.
양세종 배우, <사랑의 온도>
ⓒ SBS
synopsis
온라인 채팅으로 시작해 현실에서 만나게 된 드라마 작가 지망생 '제인'과 프렌치 쉐프를 꿈꾸는
'착한 스프' 그리고 다양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피상적인 관계에 길들여져 있는 청춘들의 사랑과
관계를 그린 드라마
cine pick!
하명희 작가가 자신의 소설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를 직접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양세종
배우가 이 드라마로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박유나 배우, <SKY 캐슬>
ⓒ JTBC
synopsis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
cine pick!
1.7%에서 시작해서 19.2%를 경신한 <SKY 캐슬>은 방영 당시 <SKY 캐슬> 열풍으로 대한민국이
난리날 정도였다. 신인 배우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박유나 배우, <닿을 듯 말듯>
ⓒ KBS Drama Classic
synopsis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명이 생기면서 컬링 국가대표 유망주에서 후보 선수로 전락한 영주가
고향으로 내려와 한때 짝사랑했던 성찬과 파트너로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
cine pick!
흔치 않은 '컬링'이라는 소재의 드라마로 두 등장인물의 성장 이야기를 보여준다. 박유나 배우와
김민석 배우의 케미가 돋보인다.
씨네랩 에디터 Hizy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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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린터 - 지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영화 l 5월 독립영화 박스오피스 1위 달성한 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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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만 남은 신기록 보유자 ‘현수’
최고의 자리를 잃을까 두려운 ‘정호’
유망주였지만 팀 해체 위기에 놓인 ‘준서’
그래도, 계속 달려야 하니까.
제자리에. 차렷.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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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니가 어릴 적 만났던 괴물 [몬스터 콜과 BENEE의 Monsta] (가사/해석/lyrics)
매일 밤 우릴 찾아오던 괴물,
어쩌면 우리가 부른 게 아닐까?
A Monster Call X Monsta FMV
*source
Benee - Monsta
몬스터 콜 (2016)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 채널입니다.
*추후 수익 발생 시 원저작자에게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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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듄: 드리프터> 티저 예고편
최강의 질주 액션!
생존을 위한 사투가 시작된다!우주를 수호하는 제미니 부대는 그레이 리더의 지휘 아래 에레보스 우주 전투에 뛰어든다.
간단한 보호 작전인 줄로만 알았던 미션은 어마어마한 대전투로 드러나고 설상가상,
제미니 부대는 모두 전멸하고 '아들러' 와 '헤이즐'의 함선은 어느 행성에 불시착하게 된다.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함선과 희박한 산소 그리고 그들을 추격하는 어둠의 그림자가 숨통을 조여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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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상존재> 메인 예고편
인기 개그맨 유세윤은 14살의 어느 날 이상한 동작을 반복하거나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는 등 기이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 행동은 점점 사라졌지만 그 당시의 세윤을 목격한 가족들과 그의 지인들에겐 여전히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세윤에게 또다시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려오고… ‘그것’은 점점 더 그를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인기 개그맨 유세윤을 둘러싼 15일간의 기록! ‘그것’의 충격적 정체가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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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주 차 개봉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의 상영작 <둠둠>의 개봉부터
1984년을 시작으로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래곤볼 시리즈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의 개봉까지!
그럼 9월 둘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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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0분
감독: 코다마 테츠로
출연: 노자와 마사코, 후루카와 토시오 등
개봉: 2022.09.14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줄거리
레드리본군은 손오공의 손에 절멸했다.
그러나 레드리본군의 정신을 계속해서 이어받고 있던 몇몇 사람들이
궁극의 인조인간 ‘감마1’과 ‘감마2’를 만들었다.
이들 두 인조인간은 자신을 ‘슈퍼 히어로즈’라 부른다.
이들이 피콜로와 손오반을 공격하기 시작하는데…관전 포인트
1984년 만화책으로 선보인 후 수많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 인기를 끈 드래곤볼.
지난달 19일 북미에서 개봉과 동시에 <불릿 트레인>과 <탑건: 매버릭> 등을 제치고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영화이다.
9명의 번역가
ⓒ 네이버 영화
개요: 미스터리 | 프랑스 | 105분
감독: 레지스 로인사드
출연: 올가 쿠릴렌코, 알렉스 로더 등
개봉: 2022.09.14
배급: (주)이놀미디어
줄거리
화제의 베스트셀러 ‘디덜러스‘.
이 책의 마지막 장 출판을 위해 9개국의 번역가들이 고용된다.
결말 유출을 막기 위해 아무도 나갈 수 없는
지하 밀실에서 작업을 시작한 그들.
하지만 곧 첫 10페이지가 인터넷에 공개된다.
그리고 편집장 ‘에릭’에게 도착한 한 통의 메시지.
"돈을 보내지 않으면 다음 100페이지를 공개하겠다.”
‘에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범인을 찾으려 하고,
번역가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는데…관전 포인트
번역가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프랑스어부터 그리스어, 러시아어, 이탈리어 등 10개의 언어를
한 영화 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로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다.
오! 마이 고스트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한국 | 98분
감독: 홍태선
출연: 정진운, 안서현, 이주연 등
개봉: 2022.09.15
배급: (주)디스테이션
줄거리
귀신 보는 것이 유일한 스펙인 신입 FD ‘태민’(정진운)은
어렵게 취업한 스튜디오에서 야간 순찰을 돌던 중
갈 곳 없는 붙박이 귀신 ‘콩이’(안서현)를 만나게 된다.
눈만 마주쳤다 하면 티격태격하던 일상 속 어느 날,
이들의 유일한 일자리이자 잠자리인 스튜디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발생하는데…관전 포인트
인간과 귀신의 팀플레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설정이 매력인 영화이다.
정진운 배우의 제대 후 첫 작품이며, <옥자>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안서현 배우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귀멸의 칼날: 장구저택 편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87분
감독: 소토자키 하루오
출연: 하나에 나츠키, 키토 아카리 등
개봉: 2022.09.15
배급: BoXoo엔터테인먼트
줄거리
꺽쇠 까마귀가 일러준 다음 임무지는 남남동.
임무로 향하는 도중 탄지로는 최종 선별에서 만난 동기 검사인 아가츠마 젠이츠를 우연히 만난다.
젠이츠의 소극적인 태도에 애를 태우면서, 탄지로는 산의 오지에 있는 저택에 다다른다.
그곳에는 장구로 저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혈귀의 모습이 보이고,
심지어 멧돼지 얼굴의 기괴한 남자가 나타나는데…관전 포인트
지난 달에 개봉했던 <귀멸의 칼날: 아사쿠사 편>의 후속편인 작품이다.
<귀멸의 칼날: 장구저택 편>은 '귀살대' 대표 3인방이 처음으로 결성하는 순간이 나오기에
더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홈리스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83분
감독: 임승현
출연: 전봉석, 박정연 등
개봉: 2022.09.15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이사를 앞둔 어린 부부 ‘한결’과 ‘고운’,
하지만 설렘도 잠시, 보증금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된다.
갈 곳이 없어 막막해진 ‘한결’은 ‘고운’을 데리고 어떤 집으로 향한다.관전 포인트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서 CGV 아트 하우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청년 빈곤, 주거 문제, ,노인 고독사 등 사회 이슈를 흡입력 있게 다루었다.
둠둠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1분
감독: 정원희
출연: 김용지, 윤유선, 박종환 등
개봉: 2022.09.15
배급: 영화사 진진
줄거리
자신에게 집착하는 엄마 때문에 전부였던 음악을 놓아버린 DJ 이나
길을 걷다 우연히 들려온 비트에 디제잉을 다시 하기로 결심하고
베를린에 갈 수 있는 오디션에 참가하는데...관전 포인트
세계 영화제를 휩쓴 단편 <벨빌> 정원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영화에서 보지 못한 일렉트로닉 음악, 디제잉을 소재로 다루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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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핍은 나의 힘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율리에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몰라서 끝까지 가 봐야만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성적에 맞춰 의대에 갔지만 자신은 정신적인 것에 더 흥미를 느낀다는 걸 깨닫고 심리학과에 진학하더니, 또다시 시각적인 것에 예민하다는 걸 깨닫고 포토그래퍼를 꿈꾸며 서점에서 임시로 일한다. 꿈이 이리저리 옮겨 다닐 때마다 연애 대상도 계속해서 변한다. 율리에가 북유럽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인생 꼬이기 딱 좋은 성격이다. 나는 율리에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율리에처럼 침울해졌다가 율리에가 왜 자꾸 사진은 안 찍고 사랑놀음이나 하고 있는 건지 갑갑해졌다.
그럼에도 율리에는 용감한 사람이다. 사람도 꿈도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떠나버린다. 어쩌면 그는 좋은 걸 못하게 되는 것보다 싫은 걸 견디는 게 더 힘든 사람인지도 모른다. 성공한 예술가 악셀은 율리에에게 롤 모델이고 대화가 잘 통하지만 그와 함께할 때 율리에는 들러리가 된 것 같다고 느낀다. 그 점 때문에 율리에는 에이빈드에게 끌린다. 에이빈드는 율리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야망이 없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 에이빈드에게는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 뭐냐며 무시한다. '나는 더 많은 걸 원한다'라고 말하지만 율리에가 진정 원하는 게 뭔지 그 자신도 모를 것이다. 내가 보기에 율리에는 누구와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다. 누구와 있어도 대체로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걸 원하게 될지도 모른다.
계속해서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떠난다는 건 결핍이 많다는 뜻이다. 동시에 결핍은 동력이 된다. 그가 사랑에 열성적이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자기 자신을 가장 깊이 알 수 있는 방법은 타인을 통해서였기 때문이다. 20대 내내 나도 뭔갈 원했지만 그게 뭔지 정확히 말하기 힘들었다. 늘 뜬구름 사이를 걸어 다니는 기분이었던 건 마음속의 결핍을 채울 곳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에게 몰입했다. 몰입과 결핍을 반복하는 동안 나는 매번 타인의 삶이라는 대조군을 통해서 욕망을 확인하고 점점 선명한 사람이 되어갔다. 어릴 때는 31가지 맛 아이스크림 중 뭘 맛볼까 고민했지만 이제 나는 쿼터 한 통을 한 가지 맛으로만 채우는 30대가 되었다. 율리에는 자기 자신이 누군지 알기 위해 타인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율리에는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고 있다. 아이를 낳지 않았고, 자신을 자신답게 만들어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떠나와 혼자가 되었다. 타인의 삶을 전전하던 율리에는 드디어 자기만의 방을 가진다. 최악의 나를 수없이 지나온 사람으로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결핍은 나의 힘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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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거리 연애만큼이나 어려운 영화 잘 만들기
첫 만남에 돌비 사운드
이게 운명인가. 도하는 어렵지 않게 태인이가 뭔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눈으로도 알았고 귀로도 느꼈다. 홍대 인근. 버스킹을 하고 있던 태인. 태인은 ‘연신굽신’이라는 밴드의 보컬이었다. 인지도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던 태인의 밴드. 홍대 근처에서 공연하며 먹고살 수 있는 정도의 수입은 있었다. 인기가 엄청나지 않다는 말은 멤버들이 유혹에 쉽게 넘어갈 확률이 높다는 의미도 된다. 빗발치듯 쏟아졌던 오디션 프로그램. 연신굽신의 구성원 한 명이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이탈하며 밴드에 위기가 도래했다. 하지만 태인에겐 같은 편이 있다. 든든한 로드매니저 도하. 남사친과 동료, 썸의 연장선상에서 아슬아슬하게 선을 타다 결국 커플이 됐다.
학교를 졸업한 도하. 중고차 딜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회사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도하. 당연히 구독자가 많지는 않다. 물론 유튜브 채널 관리 업무만 하지 않는다. 핵심 고객들과 자동차 매입 관련 거래를 하는 도하. 이번에 초대형 ss급 매물이 등장했다. 바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겸 인플루언서 제임스 한과의 거래다. 돈 진짜 많은 제임스 한. 알고 보니 도하와 초등학교 6학년 동창생이었다는 인연이 있어 제임스는 기꺼이 자동차 거래를 하기로 했다. 어? 도하는 잘 풀리네? 사실 태인이의 입장은 살짝 다르다. 태인은 음악을 만들며 살아야 하는 운명이었다. 악상이 안 떠오르는 태인. 고향인 거제로 잠깐 내려가서 살기로 했다. 장거리 연애에 돌입한 두 사람. 과연 두 사람의 로맨스는 어떤 결론에 도착할까?
MZ 하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촬영이다. 보통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촬영이라고 하면 촬영감독님이 카메라를 들고 직접 찍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작품은 살짝 다르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 mac을 통한 비대면 통화, 카카오톡 등 일반적인 촬영기법이 아닌 배우들이 직접 녹화하거나 찍은 동영상을 중심으로 플롯을 이끌어간다. 일반적으로 ‘롱디’라는 단어를 글쓴이 또래의 20대 중후반이 많이 쓴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는 당연하다. 이런 요소를 살리기 위해 영화 군데군데 박혀있는 젊은 감각들은 감독이 분명히 의도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대표적으로 아이클라우드가 등장했다는 점이나 시대마다 변주를 준 소셜미디어 활용(페이스북-인스타그램, 유튜브)이 그런 지점에 있다. 연남동을 위시로 한 버스킹 공간 설정도 이야기의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줄 만하다.
이 촬영기법의 변주는 두 배우에게 플러스 효과가 있었다. 두 사람이 각자의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해서 카카오톡이나 통화가 필수적이다. 이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는 이 장거리 연애 커플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영화의 승부존이 된다. 미묘한 차이로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갖는 오해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 작품이 다른 로맨스/코미디 장르와의 차이점을 어떻게 둬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인물이 이런 메시지를 하고 그 말에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내적으로 탄탄하게 잘 묘사한 느낌이라 두 사람에게 이입이 된다. 대표적으로 도하의 직장 묘사가 그렇다. 직장인이 된다는 건 매 번 파트너에게 깊은 신경을 쓰기 어렵다는 것과 닿아있다. 이와 관련한 태인이의 리액션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 ‘오’ 싶었다. 아무튼 이렇게 이 연출의도와 이야기가 어울린다는 점은 관객에 따라서 ‘영화 괜찮네’라고 생각할 만하지 않을까? 글쓴이가 생각하는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다.
나사 빠진 듯
그렇게 영화가 갖고 싶어 했던 감각적인 부분은 잘 묘사한 듯 보이지만 단점이 더 많이 보였다. 그 단점은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영화의 인물들이다. 물론 인물 묘사 중 좋았던 부분도 있다. 바로 태인의 인물 설정이다. 태인은 무뚝뚝하고 강인하다. 이 무뚝뚝하고 강인한 설정이 영화에서 일관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은 극에서 벌어지는 핵심 사건을 이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했다. 물론 태인이도 사람이다. 무슨 말이냐? 어떤 점에선 강인한 내면세계를 유지하지만 몇몇 장면에선 무너진다. 이 무너지는 계기와 감정표현이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는 점은 유일하게 정 붙일만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장점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태인이 아닌 나머지 인물들은 다 커다랗게 구멍이 있다. 우선 독하다. 도하는 뭐랄까 이야기의 핵심 사건을 끌고 가기 위해 인물의 내면을 변형시킨듯한 느낌이 강하다. 사람은 원래 입체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도하처럼 행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도하가 겪은 사건이 특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일관성 없이 날뛴다는 점은 이 영화의 형식처럼 이야기를 공장 찍어내듯이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사람은 이런 일을 하고도 아무 제지가 없다는 게 신기했다. 또 이 사람을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도 디테일한 무언가가 없이 어물쩍 넘어가는 느낌이 있다.
또 조연 묘사에 있어서 아영/제임스한/반동인물 한 명의 서사도 뭔가 부족하다. 우선 세 번째 ‘반동인물 한 명’은 언급만으로도 스포일러가 되니 생략한다. 첫 번째 아영이라는 인물은 이 이야기의 핵심 사건에서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왜? 태인과 도하의 이야기를 양 쪽 입장에서 다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인물의 중요도에 비해 영화는 아영이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친절한 정도다. 이 인물에 대한 끝마무리가 확실해야 두 사람의 갈등에 설득력이 생길 텐데 그냥 오냐오냐 다 받아주고 전화 걸면 수신하니까 인물이 평면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 아영이라는 인물이 10초만 생각했어도 이 이야기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몰랐다는 점에서 영화의 가장 큰 단점으로 뽑고 싶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으로 생각할 것 같은 부분이 있다. 바로 제임스 한이라는 인물의 서사다. 왜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을까? 글쓴이는 연기 스타일 때문이라고 본다. 이 인물은 한글과 영어를 혼용한다. 이 한 문장만 봐도 올드한 느낌인데 안 그래도 연극적인 톤이 이를 더 두드러지게 만든다. 물론 이 인물의 연기 톤을 제외하더라도 문제는 많은 것 같다. 가장 큰 단점은 이 사람 역시 브레이크가 없고, 크리에이터로서 위기가 없다는 점이 핍진성의 관점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영화 극후반부에서 이 사람의 동기부여를 제시하는 것은 좋았다. 그러나 안 그래도 작위적인 이야기에 더 부자연스러운 인물이 나타났다는 점은 분명히 아쉽게 느껴진다.
너무 <서치> 아닌가
이 작품의 예고편을 사전에 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생각나는 문장이 있다. 바로 ‘<서치> 제작진’이라는 말이다. 영화는 <서치>에서 큰 영향을 얻은 듯하다. 시각적인 형식이 그 예시가 된다. 그러나 이야기의 흐름까지 <서치> 같을 필요는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서치> 1편의 이야기 줄기가 이 영화에 겹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비슷한 이야기는 양두구육으로 작동하며 이게 로코물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분명 나는 솔로 권위자로서 외로움을 느끼기 위해 극장에 갔는데 뭔가 다른 게 나온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스릴러적인 장르 결합이 성공적이었나? 그것도 아니다. 서스펜스를 만들기 위해 선후관계가 엇갈린다는 점은 이 영화가 견지하고 싶었던 스탠스가 무엇인가 의문이 든다.
이렇게 엉성한 장르 특성은 영화의 디테일 때문에 더 두드러지는 감이 있다. 초반부는 좋았다.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에 와해되는 느낌, 홍대 인근에서 공연하는 인디밴드들에 대한 묘사까지. 제주에서 나고 자란 글쓴이지만 뭔가 리얼리티가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캐릭터가 영화의 반동인물로 등장하고 난 후부터는 이 사람에 대한 세상의 리액션, 특히 도하에 대한 반응이 전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극 중 배경인 2021년이나 지금 2023년에 그렇게 행동하면 이미 나무위키에 논란 3줄은 적혀있다.
엔딩은 좋았어
그렇게 얼레벌레 이야기를 끌고 가는 듯했던 영화.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다. 영화의 엔딩까지 왔다. 이 모든 이야기가 산만하지만 영화의 엔딩 하나만큼은 가장 설득력이 있었다. 물론 주인공을 부르는 호칭이 너무 듣기 싫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내 모순적이었던 인물들이 엔딩 하나를 위해 합리적인 느낌? 엔딩 시퀀스 하나에서 오는 감동이 러닝타임 전부를 합친 것보다 훨씬 좋았다. 이 장면 때문에 글쓴이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 대해 좋게 쓰기 싫지만 주위 커플이 보러 간다고 하면 굳이 말리고 싶지는 않다. 디테일이 아쉽다 뿐이지 이야기의 내적 논리는 어느 정도 있고, 엔딩이 좋았기 때문에 커플끼리 즐기기에는 최적화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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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인사이드 아웃2>가 전 세계 총매출액 1조원을 넘기며 올해 최고 흥행작에 올랐습니다.
국내는 개봉 2주차 400만 명을 넘겼고, 북미 누적 매출액 3억 돌파, 북미 외 전세계에서 7억 달러를 넘기며
기록 경신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수요일 개봉 관례를 깨고 금요일 개봉한 <하이재킹>은 48만 명의 관객 수를 모으며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고,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원더랜드>를 밀어내고 3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가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2위,
조디 코머, 오스틴 버틀러, 톰 하디 주연의 미국 중서부 오토바이 바이크 모임의 이야기를 다룬 <더 바이크라이더스>가 3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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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명만 하다 끝내 펴지 못한 날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최근 마블 영화의 현주소를 알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조금이라도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체크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 그럼에도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를 통해 멋진 신세계를 열려고 했던 마블의 야망과 자신감은 그 자체가 동력 아닌 족쇄가 되어버린다. 힘찬 날갯짓으로 비상(飛上)하려던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의 첫 비행은 아쉽게도 비상(非常)을 알린다.
팔콘 아니다.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다. 스티브 로저스로부터 방패를 물려받은 샘 윌슨(안소니 마키)은 팔콘 시절 날개를 무기 삼아 자신만의 캡틴 아메리카의 길을 연다. 어느 날, 그는 차기 팔콘 ‘호아킨 토레스’(대니 라미레즈)와 함께 ‘아다만티움’을 탈취, 불법 거래를 시도하려던 일당을 소탕한다. 그 노고를 인정받아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 로스’(해리슨 포드)의 초청으로 슈퍼 솔져 이사야(칼 럼블리)와 함께 백악관 만찬에 초대된다. 기쁨도 잠시, 어디선가 노래 소리가 들리고 갑자기 총소리가 들린다. 이시야가 대통령을 향해 총을 쏜 것. 체포된 이시야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배후를 찾아 나선 샘은 뜻밖의 사실을 마주한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증명’이다. 샘은 캡틴 아메리카로서 많은 이들 앞에서 증명해야 한다. 더 이상 팔콘이 아닌 어벤져스의 리더이자 미국과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로서 준비, 앞으로 그 역할을 맡겠다는 결심은 약 2시간 내내 이어진다. 이를 위해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처럼 샘 스스로 단계별 증명을 하는 과정을 오롯이 담는다.
좀 더 고난과 역경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샘은 스티브 로저스와 다르다는 걸 인지시킨다. 특히 슈퍼 혈청을 맞지 않은 인간으로서 방패와 비브라늄 날개 슈트로 세상을 구해야 하기에 더 큰 노력을 하고. 그만큼 더 많은 자기 검열에 쌓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승이자 우상으로 여긴 이사야가 다시 감옥에 들어가고, 자신과 손을 잡자던 대통령은 테러 이후 ‘넌 스티브 로저스가 아니야’라는 말을 하며 적대 관계를 유지하는 등 샘은 자신을 향한 믿음과 신뢰를 깨뜨리려는 챌린지에 시달린다. 유독 이 영화에 빌런 수가 많은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증명은 대통령이 된 로스도 해야 한다. 과거 닉네임인 ‘썬더볼트’에 걸맞은 과오, 특히 헐크를 잠재우기 위해 어보미네이션 만들거나 소코비아 협정을 제시하며 어벤져스를 분열시켰다. 그런 그가 국가를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었고, 그 자리에 맞게 변모한 자신을 증명해 내야 한다. 샘처럼 로스 또한 거하게 챌린지를 당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증명할 기회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의 모습은 샘과 마찬가지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인크레더블 헐크> 때 와해된 딸 베티(리브 타일러)와의 소원한 관계를 개선하려는 아비의 마음도 보여주는 등 샘 보다 더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과하면 넘친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 증명을 계속해야 하는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떨어진다. 특히 배후에 위치한 빌런이 공개되고, 로스가 레드 헐크로 변하는 이유,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샘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범위내에서 진행된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와 비슷한 결의 (정치) 첩보 장르를 택하며 숨겨진 배후를 계속 찾아가는 재미, 새로운 광물 아디만티움을 놓고 겨루는 강국들의 패권 다툼 등 현실 정세를 녹인 부분도 있지만, 짜임새가 너무 헐거워 긴장감이 덜한 건 아쉬운 부분이다.
마블 영화를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역시나 액션. 이번 작품의 뷰 포인트는 역시나 활공 액션이다.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의 새로운 액션 스타일은 시선을 사로잡는데, 후반부 일촉즉발의 순간에서 전투기 공격을 막아내는 액션은 큰 스크린에서 볼거리를 선사한다. 차세대 팔콘과의 협동 공격도 굿! 다만, 지상 공격에서는 심심하다. 활공보다는 스피드와 파괴력이 잘 살리지 않아 둔탁한 느낌도 드는데, 이를 상쇄하기 위해 방패, 날개 등 아이템을 활용하지만, 그럼에도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로 따라 후반부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레드 헐크와의 대면 액션도 확실한 볼거리를 주긴 하지만, 기대보단 평이한 수준으로 그친다.
이게 다 마블 때문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워낙 높아진 눈높이에 과거 찬사를 받은 전작들의 아성을 뛰어넘는 것 자체가 신작들의 챌린지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증명해 내야 하는 게 제작진들의 숙명. 어쩌면 극 중 증명 챌린지를 찍는 듯한 샘과 로스의 모습에서 그동안 어벤져스 시리즈 이후 관객들에게 외면당한 마블 영화의 과오를 반성하고 이를 발판으로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겠다는 제작진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캡틴 아메리카가 누구인가. 포기를 모르는 남자 아니던가. 쿠키에서도 나오지만 세상은 또 한 번 위기에 처했고, 캡틴 아메리카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 이야기가 계속되는 한 더 멋지게 돌아온 캡틴 아메리카와 마블 영화를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동안 쏟아부은 티켓값이 아까워서라도 꼭 멋지게 돌아와야 한다.)
사진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평점: 2.5 /5.0
한줄평: 더 멋진 마블 영화는 ‘다음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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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던 나는 정말 행복했었는지
새해가 지나고 더욱 내 자신의 앞길에 많은 고민이 들었었다. 지금은 누군가에게 말하기 창피하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영화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바로 '성공한 덕후가 되고 싶다'라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는 몇 안 되었고, 영화를 종종 찍기도 하는 배우였으니 꾸준히 이 업계에서 일을 하다보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회로 같은 거. 나는 그 단순한 동기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영화 업계에서 일을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를 겪고, 일을 하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작품을 한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 보단 쉽지만 아무튼 그래도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니 더 이상 일을 하기가 싫었다. 코로나로 인해 월급은 줄었는데 팀원도 줄어 일하기가 더욱 힘들었던 요즘, 나는 내 미래와 꿈에 대한 걱정이 너무나 많았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극에 치달았고 아침에 눈을 떠서 출근하고,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잠에 드는 그 순간까지도 마음이 편한 적이 없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야근을 하고, 월급도 못받아가면서 영화를 개봉시키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게으르지만 내가 추구하는 성취감을 얻지 못하면 항상 구렁텅이로 빠지는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굉장히 힘들었었다. 지금부터 말하려는 <소울>은 그럴 때 보게 된 영화고, 정말로 적절한 타이밍에 날 찾아왔다.
주인공 '조 가드너'는 학교의 재즈밴드 선생님이지만, 궁극적인 자신의 꿈은 '재즈 밴드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짓말 같이 유명한 재즈 뮤지션과 함께 공연을 하기로 한 날, 너무 들뜬 나머지 발 밑의 맨홀 뚜껑이 열린 것을 보지 못하고 아래로 추락한다. 그리고 그의 영혼은 지구에 아직 태어나기 전인 영혼들이 머무르는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떨어진다.
다시 지구로 돌아가 재즈 공연을 해야하는 그는 마음이 급하지만, 무턱대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조는 아직 지구로 가지 못한 영혼 '22'의 멘토가 되기로 결심한다. 지구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지구 통행증을 발급 받으려면 영혼의 불꽃이 반드시 필요한데, 영혼 22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의 불꽃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조는 어떻게 해서든 22의 불꽃을 찾아주고, 대신 통행증을 받으려 한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놀란 것은, 픽사는 절대 뻔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무조건적으로 영화의 끝은 '조'가 자신의 몸에 다시 들어가고, 재즈 공연을 멋지게 성공시키며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조가 영화 초반부터 닳도록 외치던 꿈이었으니까. 그렇게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며, 찝찝함 없이 갈증을 해소시켜줄 것이라고 혼자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 중반부, 갑작스럽게 조와 22는 지구로 떨어지게 된다. 제대로 몸을 찾은 것이 아니라, '조'의 몸에는 '22'의 영혼이 들어가고 그 옆에 있던 고양이의 몸에 '조'의 영혼이 들어간다. 지구 생활을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영혼이 성인의 몸을 제대로 다룰리가 없었다. 조는 22와 함께 필사적으로 자신의 몸을 이끌고 그 몸을 되찾기 위한 길을 떠난다. 이 순간부터 <소울>은 나, 그리고 우리가 짐작하던 스토리와는 별개의 길을 걷게 된다.
우리는 어느샌가부터 '꿈'에 집착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수많은 매체 및 미디어에서 특별한 '꿈'을 가진 사람들, 그 꿈을 이룬 사람들의 사연에 쉴 틈 없이 노출된다. 모두들 자연스럽게 꿈을 가지게 되고, 그 꿈을 이루려 부던히도 노력한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룬 이후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실 내가 가진 '꿈'과 그것을 이루는 것만 보통은 생각하지 꿈을 이룬 이후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심이 없다.
이동진 평론가와 김이나 작사가의 <소울> GV 영상을 보고 공감한 부분인데, '꿈'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거치는 정류장 같은 것이지, 단순히 꿈은 인생의 '종착역'으로 바라보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삶, 인생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만 존재하면 안된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며 느끼는 맛있는 음식, 친구들과의 대화, 잠깐씩 느끼는 기분 좋은 바람. 이것들을 느끼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인생이고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소울>은 우리에게 말해준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 '조'에 완전히 이입했었다. 꿈이라고 믿었던 재즈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았던 조. 나도 한때는 '영화 일만 하면 정말 행복할 거 같다'라고 굳게 믿었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막상 일을 해보니 좋은 순간들도 물론 있었지만, 아닌 적이 더 많았고 "왜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도 이렇게 불행할까?"라고 곱씹던 적이 많았다. 대학생 때부터 온갖 영화제 대외활동을 하며 영화계 일을 하는 그 순간을 꿈꿔왔지만, 현실은 그렇게 눈부시지 않았고 다른 직장인들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내 꿈은 영화계에서 일해서 성덕이 되는 거야" 입 버릇처럼 말했지만 내가 영화계에 일한다고 해서 그 일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고, 기쁜 순간에 비해 힘든 순간들이 너무나 많았다.
특히 코로나가 찾아오면서 얼어붙은 영화계에 관객들은 발을 돌리기 시작했고 나는 더욱 더 일할 의미, 더 나아가 삶의 의미를 잃었던 것 같다. 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영화 일을 하는거지? 사람들이 관심도 없고 보지도 않을 영화를 위해 내가 이 개고생을 왜 해야하는 거지? 라고 하루에 쉴 틈 없이 물음표를 떠올렸다. 그렇게 지쳐있던 내게 <소울>은 어깨를 토닥이며 말을 건네줬다. "네가 바랐던 꿈이 네 인생의 끝이 아니야"라고. 내가 겪는 모든 순간들이 인생의 일부분이며, 일상을 겪어내는 순간들이 내 인생 자체고 그것이 소중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눈물을 펑펑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나는 "지금 이렇게 힘들어도, 네가 틀리지 않았어. 괜찮아. " 그렇게 누군가 말해주길 바랐던 거 같다.
항상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이 업계 언젠가 떠야지"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보면 그랬던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이런 영화로 마케팅하면 정말 재미있고 신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는 이 업계의 노예인가 라는 생각도 한다.
<소울>을 보고 나서도 딱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구나"라고.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힐링'이 된다. '힐링'은 이제 너무나도 많이 쓰여 닳고 닳은 단어처럼 느껴지지만 이렇게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어 아쉽다.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세계, 만나지 못할 캐릭터들이 내 마음을 울리는 보편적인 감정을 만들어낸다. 그것들은 나를 가만히 토닥여준다. 그 어떤 사람과의 대화보다도 가끔은 영화 속 캐릭터들이, 그들의 행동이 내게 위안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나는 그래서 어쨌거나 한동안 계속 영화를 사랑할 예정이다. 끊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야근몬스터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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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린터 - 지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영화 l 5월 독립영화 박스오피스 1위 달성한 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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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우릴 찾아오던 괴물,
어쩌면 우리가 부른 게 아닐까?
A Monster Call X Monsta FMV
*source
Benee - Monsta
몬스터 콜 (2016)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 채널입니다.
*추후 수익 발생 시 원저작자에게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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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듄: 드리프터> 티저 예고편
최강의 질주 액션!
생존을 위한 사투가 시작된다!우주를 수호하는 제미니 부대는 그레이 리더의 지휘 아래 에레보스 우주 전투에 뛰어든다.
간단한 보호 작전인 줄로만 알았던 미션은 어마어마한 대전투로 드러나고 설상가상,
제미니 부대는 모두 전멸하고 '아들러' 와 '헤이즐'의 함선은 어느 행성에 불시착하게 된다.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함선과 희박한 산소 그리고 그들을 추격하는 어둠의 그림자가 숨통을 조여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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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상존재> 메인 예고편
인기 개그맨 유세윤은 14살의 어느 날 이상한 동작을 반복하거나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는 등 기이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 행동은 점점 사라졌지만 그 당시의 세윤을 목격한 가족들과 그의 지인들에겐 여전히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세윤에게 또다시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려오고… ‘그것’은 점점 더 그를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인기 개그맨 유세윤을 둘러싼 15일간의 기록! ‘그것’의 충격적 정체가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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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주 차 개봉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의 상영작 <둠둠>의 개봉부터
1984년을 시작으로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래곤볼 시리즈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의 개봉까지!
그럼 9월 둘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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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0분
감독: 코다마 테츠로
출연: 노자와 마사코, 후루카와 토시오 등
개봉: 2022.09.14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줄거리
레드리본군은 손오공의 손에 절멸했다.
그러나 레드리본군의 정신을 계속해서 이어받고 있던 몇몇 사람들이
궁극의 인조인간 ‘감마1’과 ‘감마2’를 만들었다.
이들 두 인조인간은 자신을 ‘슈퍼 히어로즈’라 부른다.
이들이 피콜로와 손오반을 공격하기 시작하는데…관전 포인트
1984년 만화책으로 선보인 후 수많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 인기를 끈 드래곤볼.
지난달 19일 북미에서 개봉과 동시에 <불릿 트레인>과 <탑건: 매버릭> 등을 제치고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영화이다.
9명의 번역가
ⓒ 네이버 영화
개요: 미스터리 | 프랑스 | 105분
감독: 레지스 로인사드
출연: 올가 쿠릴렌코, 알렉스 로더 등
개봉: 2022.09.14
배급: (주)이놀미디어
줄거리
화제의 베스트셀러 ‘디덜러스‘.
이 책의 마지막 장 출판을 위해 9개국의 번역가들이 고용된다.
결말 유출을 막기 위해 아무도 나갈 수 없는
지하 밀실에서 작업을 시작한 그들.
하지만 곧 첫 10페이지가 인터넷에 공개된다.
그리고 편집장 ‘에릭’에게 도착한 한 통의 메시지.
"돈을 보내지 않으면 다음 100페이지를 공개하겠다.”
‘에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범인을 찾으려 하고,
번역가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는데…관전 포인트
번역가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프랑스어부터 그리스어, 러시아어, 이탈리어 등 10개의 언어를
한 영화 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로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다.
오! 마이 고스트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한국 | 98분
감독: 홍태선
출연: 정진운, 안서현, 이주연 등
개봉: 2022.09.15
배급: (주)디스테이션
줄거리
귀신 보는 것이 유일한 스펙인 신입 FD ‘태민’(정진운)은
어렵게 취업한 스튜디오에서 야간 순찰을 돌던 중
갈 곳 없는 붙박이 귀신 ‘콩이’(안서현)를 만나게 된다.
눈만 마주쳤다 하면 티격태격하던 일상 속 어느 날,
이들의 유일한 일자리이자 잠자리인 스튜디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발생하는데…관전 포인트
인간과 귀신의 팀플레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설정이 매력인 영화이다.
정진운 배우의 제대 후 첫 작품이며, <옥자>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안서현 배우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귀멸의 칼날: 장구저택 편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87분
감독: 소토자키 하루오
출연: 하나에 나츠키, 키토 아카리 등
개봉: 2022.09.15
배급: BoXoo엔터테인먼트
줄거리
꺽쇠 까마귀가 일러준 다음 임무지는 남남동.
임무로 향하는 도중 탄지로는 최종 선별에서 만난 동기 검사인 아가츠마 젠이츠를 우연히 만난다.
젠이츠의 소극적인 태도에 애를 태우면서, 탄지로는 산의 오지에 있는 저택에 다다른다.
그곳에는 장구로 저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혈귀의 모습이 보이고,
심지어 멧돼지 얼굴의 기괴한 남자가 나타나는데…관전 포인트
지난 달에 개봉했던 <귀멸의 칼날: 아사쿠사 편>의 후속편인 작품이다.
<귀멸의 칼날: 장구저택 편>은 '귀살대' 대표 3인방이 처음으로 결성하는 순간이 나오기에
더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홈리스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83분
감독: 임승현
출연: 전봉석, 박정연 등
개봉: 2022.09.15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이사를 앞둔 어린 부부 ‘한결’과 ‘고운’,
하지만 설렘도 잠시, 보증금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된다.
갈 곳이 없어 막막해진 ‘한결’은 ‘고운’을 데리고 어떤 집으로 향한다.관전 포인트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서 CGV 아트 하우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청년 빈곤, 주거 문제, ,노인 고독사 등 사회 이슈를 흡입력 있게 다루었다.
둠둠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1분
감독: 정원희
출연: 김용지, 윤유선, 박종환 등
개봉: 2022.09.15
배급: 영화사 진진
줄거리
자신에게 집착하는 엄마 때문에 전부였던 음악을 놓아버린 DJ 이나
길을 걷다 우연히 들려온 비트에 디제잉을 다시 하기로 결심하고
베를린에 갈 수 있는 오디션에 참가하는데...관전 포인트
세계 영화제를 휩쓴 단편 <벨빌> 정원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영화에서 보지 못한 일렉트로닉 음악, 디제잉을 소재로 다루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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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핍은 나의 힘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율리에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몰라서 끝까지 가 봐야만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성적에 맞춰 의대에 갔지만 자신은 정신적인 것에 더 흥미를 느낀다는 걸 깨닫고 심리학과에 진학하더니, 또다시 시각적인 것에 예민하다는 걸 깨닫고 포토그래퍼를 꿈꾸며 서점에서 임시로 일한다. 꿈이 이리저리 옮겨 다닐 때마다 연애 대상도 계속해서 변한다. 율리에가 북유럽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인생 꼬이기 딱 좋은 성격이다. 나는 율리에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율리에처럼 침울해졌다가 율리에가 왜 자꾸 사진은 안 찍고 사랑놀음이나 하고 있는 건지 갑갑해졌다.
그럼에도 율리에는 용감한 사람이다. 사람도 꿈도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떠나버린다. 어쩌면 그는 좋은 걸 못하게 되는 것보다 싫은 걸 견디는 게 더 힘든 사람인지도 모른다. 성공한 예술가 악셀은 율리에에게 롤 모델이고 대화가 잘 통하지만 그와 함께할 때 율리에는 들러리가 된 것 같다고 느낀다. 그 점 때문에 율리에는 에이빈드에게 끌린다. 에이빈드는 율리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야망이 없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 에이빈드에게는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 뭐냐며 무시한다. '나는 더 많은 걸 원한다'라고 말하지만 율리에가 진정 원하는 게 뭔지 그 자신도 모를 것이다. 내가 보기에 율리에는 누구와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다. 누구와 있어도 대체로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걸 원하게 될지도 모른다.
계속해서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떠난다는 건 결핍이 많다는 뜻이다. 동시에 결핍은 동력이 된다. 그가 사랑에 열성적이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자기 자신을 가장 깊이 알 수 있는 방법은 타인을 통해서였기 때문이다. 20대 내내 나도 뭔갈 원했지만 그게 뭔지 정확히 말하기 힘들었다. 늘 뜬구름 사이를 걸어 다니는 기분이었던 건 마음속의 결핍을 채울 곳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에게 몰입했다. 몰입과 결핍을 반복하는 동안 나는 매번 타인의 삶이라는 대조군을 통해서 욕망을 확인하고 점점 선명한 사람이 되어갔다. 어릴 때는 31가지 맛 아이스크림 중 뭘 맛볼까 고민했지만 이제 나는 쿼터 한 통을 한 가지 맛으로만 채우는 30대가 되었다. 율리에는 자기 자신이 누군지 알기 위해 타인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율리에는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고 있다. 아이를 낳지 않았고, 자신을 자신답게 만들어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떠나와 혼자가 되었다. 타인의 삶을 전전하던 율리에는 드디어 자기만의 방을 가진다. 최악의 나를 수없이 지나온 사람으로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결핍은 나의 힘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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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거리 연애만큼이나 어려운 영화 잘 만들기
첫 만남에 돌비 사운드
이게 운명인가. 도하는 어렵지 않게 태인이가 뭔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눈으로도 알았고 귀로도 느꼈다. 홍대 인근. 버스킹을 하고 있던 태인. 태인은 ‘연신굽신’이라는 밴드의 보컬이었다. 인지도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던 태인의 밴드. 홍대 근처에서 공연하며 먹고살 수 있는 정도의 수입은 있었다. 인기가 엄청나지 않다는 말은 멤버들이 유혹에 쉽게 넘어갈 확률이 높다는 의미도 된다. 빗발치듯 쏟아졌던 오디션 프로그램. 연신굽신의 구성원 한 명이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이탈하며 밴드에 위기가 도래했다. 하지만 태인에겐 같은 편이 있다. 든든한 로드매니저 도하. 남사친과 동료, 썸의 연장선상에서 아슬아슬하게 선을 타다 결국 커플이 됐다.
학교를 졸업한 도하. 중고차 딜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회사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도하. 당연히 구독자가 많지는 않다. 물론 유튜브 채널 관리 업무만 하지 않는다. 핵심 고객들과 자동차 매입 관련 거래를 하는 도하. 이번에 초대형 ss급 매물이 등장했다. 바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겸 인플루언서 제임스 한과의 거래다. 돈 진짜 많은 제임스 한. 알고 보니 도하와 초등학교 6학년 동창생이었다는 인연이 있어 제임스는 기꺼이 자동차 거래를 하기로 했다. 어? 도하는 잘 풀리네? 사실 태인이의 입장은 살짝 다르다. 태인은 음악을 만들며 살아야 하는 운명이었다. 악상이 안 떠오르는 태인. 고향인 거제로 잠깐 내려가서 살기로 했다. 장거리 연애에 돌입한 두 사람. 과연 두 사람의 로맨스는 어떤 결론에 도착할까?
MZ 하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촬영이다. 보통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촬영이라고 하면 촬영감독님이 카메라를 들고 직접 찍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작품은 살짝 다르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 mac을 통한 비대면 통화, 카카오톡 등 일반적인 촬영기법이 아닌 배우들이 직접 녹화하거나 찍은 동영상을 중심으로 플롯을 이끌어간다. 일반적으로 ‘롱디’라는 단어를 글쓴이 또래의 20대 중후반이 많이 쓴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는 당연하다. 이런 요소를 살리기 위해 영화 군데군데 박혀있는 젊은 감각들은 감독이 분명히 의도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대표적으로 아이클라우드가 등장했다는 점이나 시대마다 변주를 준 소셜미디어 활용(페이스북-인스타그램, 유튜브)이 그런 지점에 있다. 연남동을 위시로 한 버스킹 공간 설정도 이야기의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줄 만하다.
이 촬영기법의 변주는 두 배우에게 플러스 효과가 있었다. 두 사람이 각자의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해서 카카오톡이나 통화가 필수적이다. 이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는 이 장거리 연애 커플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영화의 승부존이 된다. 미묘한 차이로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갖는 오해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 작품이 다른 로맨스/코미디 장르와의 차이점을 어떻게 둬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인물이 이런 메시지를 하고 그 말에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내적으로 탄탄하게 잘 묘사한 느낌이라 두 사람에게 이입이 된다. 대표적으로 도하의 직장 묘사가 그렇다. 직장인이 된다는 건 매 번 파트너에게 깊은 신경을 쓰기 어렵다는 것과 닿아있다. 이와 관련한 태인이의 리액션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 ‘오’ 싶었다. 아무튼 이렇게 이 연출의도와 이야기가 어울린다는 점은 관객에 따라서 ‘영화 괜찮네’라고 생각할 만하지 않을까? 글쓴이가 생각하는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다.
나사 빠진 듯
그렇게 영화가 갖고 싶어 했던 감각적인 부분은 잘 묘사한 듯 보이지만 단점이 더 많이 보였다. 그 단점은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영화의 인물들이다. 물론 인물 묘사 중 좋았던 부분도 있다. 바로 태인의 인물 설정이다. 태인은 무뚝뚝하고 강인하다. 이 무뚝뚝하고 강인한 설정이 영화에서 일관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은 극에서 벌어지는 핵심 사건을 이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했다. 물론 태인이도 사람이다. 무슨 말이냐? 어떤 점에선 강인한 내면세계를 유지하지만 몇몇 장면에선 무너진다. 이 무너지는 계기와 감정표현이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는 점은 유일하게 정 붙일만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장점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태인이 아닌 나머지 인물들은 다 커다랗게 구멍이 있다. 우선 독하다. 도하는 뭐랄까 이야기의 핵심 사건을 끌고 가기 위해 인물의 내면을 변형시킨듯한 느낌이 강하다. 사람은 원래 입체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도하처럼 행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도하가 겪은 사건이 특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일관성 없이 날뛴다는 점은 이 영화의 형식처럼 이야기를 공장 찍어내듯이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사람은 이런 일을 하고도 아무 제지가 없다는 게 신기했다. 또 이 사람을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도 디테일한 무언가가 없이 어물쩍 넘어가는 느낌이 있다.
또 조연 묘사에 있어서 아영/제임스한/반동인물 한 명의 서사도 뭔가 부족하다. 우선 세 번째 ‘반동인물 한 명’은 언급만으로도 스포일러가 되니 생략한다. 첫 번째 아영이라는 인물은 이 이야기의 핵심 사건에서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왜? 태인과 도하의 이야기를 양 쪽 입장에서 다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인물의 중요도에 비해 영화는 아영이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친절한 정도다. 이 인물에 대한 끝마무리가 확실해야 두 사람의 갈등에 설득력이 생길 텐데 그냥 오냐오냐 다 받아주고 전화 걸면 수신하니까 인물이 평면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 아영이라는 인물이 10초만 생각했어도 이 이야기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몰랐다는 점에서 영화의 가장 큰 단점으로 뽑고 싶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으로 생각할 것 같은 부분이 있다. 바로 제임스 한이라는 인물의 서사다. 왜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을까? 글쓴이는 연기 스타일 때문이라고 본다. 이 인물은 한글과 영어를 혼용한다. 이 한 문장만 봐도 올드한 느낌인데 안 그래도 연극적인 톤이 이를 더 두드러지게 만든다. 물론 이 인물의 연기 톤을 제외하더라도 문제는 많은 것 같다. 가장 큰 단점은 이 사람 역시 브레이크가 없고, 크리에이터로서 위기가 없다는 점이 핍진성의 관점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영화 극후반부에서 이 사람의 동기부여를 제시하는 것은 좋았다. 그러나 안 그래도 작위적인 이야기에 더 부자연스러운 인물이 나타났다는 점은 분명히 아쉽게 느껴진다.
너무 <서치> 아닌가
이 작품의 예고편을 사전에 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생각나는 문장이 있다. 바로 ‘<서치> 제작진’이라는 말이다. 영화는 <서치>에서 큰 영향을 얻은 듯하다. 시각적인 형식이 그 예시가 된다. 그러나 이야기의 흐름까지 <서치> 같을 필요는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서치> 1편의 이야기 줄기가 이 영화에 겹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비슷한 이야기는 양두구육으로 작동하며 이게 로코물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분명 나는 솔로 권위자로서 외로움을 느끼기 위해 극장에 갔는데 뭔가 다른 게 나온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스릴러적인 장르 결합이 성공적이었나? 그것도 아니다. 서스펜스를 만들기 위해 선후관계가 엇갈린다는 점은 이 영화가 견지하고 싶었던 스탠스가 무엇인가 의문이 든다.
이렇게 엉성한 장르 특성은 영화의 디테일 때문에 더 두드러지는 감이 있다. 초반부는 좋았다.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에 와해되는 느낌, 홍대 인근에서 공연하는 인디밴드들에 대한 묘사까지. 제주에서 나고 자란 글쓴이지만 뭔가 리얼리티가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캐릭터가 영화의 반동인물로 등장하고 난 후부터는 이 사람에 대한 세상의 리액션, 특히 도하에 대한 반응이 전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극 중 배경인 2021년이나 지금 2023년에 그렇게 행동하면 이미 나무위키에 논란 3줄은 적혀있다.
엔딩은 좋았어
그렇게 얼레벌레 이야기를 끌고 가는 듯했던 영화.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다. 영화의 엔딩까지 왔다. 이 모든 이야기가 산만하지만 영화의 엔딩 하나만큼은 가장 설득력이 있었다. 물론 주인공을 부르는 호칭이 너무 듣기 싫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내 모순적이었던 인물들이 엔딩 하나를 위해 합리적인 느낌? 엔딩 시퀀스 하나에서 오는 감동이 러닝타임 전부를 합친 것보다 훨씬 좋았다. 이 장면 때문에 글쓴이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 대해 좋게 쓰기 싫지만 주위 커플이 보러 간다고 하면 굳이 말리고 싶지는 않다. 디테일이 아쉽다 뿐이지 이야기의 내적 논리는 어느 정도 있고, 엔딩이 좋았기 때문에 커플끼리 즐기기에는 최적화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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