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슬2021-11-15 23:00:50
때로는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워터멜론우먼>
영화 워터멜론 우먼 리뷰
-워터멜론우먼
감독: 쉐릴 더니 / 배우: 쉐릴 더니,귀네비어 터너
이 영화는 흑인 레즈비언 감독이 만든 흑인 레즈비언 영화이다. 또한 감독님이 배우로도 출연하신 작품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영화 감독 지망생인 쉐릴이 과거에 흑인 가정부로 자주 나왔던 배우 이름 조차 명확히 찾을 수 없는 ´워터멜론우먼´의 흔적을 찾아 다큐를 만드는 내용이다. ´워터멜론우먼´은 알고보니 자신이 출연한 백인 여성 감독과 사귀는 레즈비언이었다. 쉐릴도 레즈비언이고 나중에는 백인 여성과 사귀게 된다. 근데 워터멜론우먼의 흑인 여자친구가 그 백인 감독은 워터멜론우먼에게 안좋았던 기억이라고 하는 증언을 듣는다. 그 후 쉐릴은 백인 여자친구와 인종의 벽을 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쉐릴이 만든 다큐 속 워터멜론 우먼과 쉐릴이 비슷한 상황에 처하는 지점이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계속 보고 있으면 저 다큐 속 워터멜론우먼이 실제로 있는 인물인지 아닌지 계속 궁금증을 가지고 이 영화를 보게 된다. 그만큼 감독님이 실제 다큐 처럼 정말 잘만드셨다. 마지막에 이 워터멜론우먼이 허상의 인물이고 페이크 다큐라는 점이 밝혀진다. 이 영화의 연출이 다큐와 영화 그 경계선에 있는데 최근에 나온 영화가 아닌가 싶을 만큼 세련되고 소위 말해서 요즘 먹힐 것 같은 편집이었다. 쉐릴이 만든 워터멜론우먼은 허구지만 그렇게서라도 어딘가 있을법한 잊혀진 흑인 레즈비언 배우를 찾고 싶었던 감독의 마음이 담겨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또한 흑인 레즈비언 감독으로서 본인의 이름이 잊혀지면 누군가가 찾아주길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감독님이 마지막에 말씀하신 것처럼 아무도 우리를 기억해 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허구의 인물을 만들어서라도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 기록으로 남겨야 그 후대 사람들이 우리를 기억해줄것이다.
슬펐던 것은 이 영화에서 쉐릴이 그토록 찾고 싶어 한 워터멜론우먼의 이름이 지금 이 영화를 감상한 후 시간이 지나니까 내가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다. 이름이 무엇일까 정체가 무엇일까 계속 몰입하면서 봤는데 영화가 끝난 후 내 기억 속에서 그의 이름이 휘발성처럼 날아가버려서 내 자신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워터멜론우먼의 이름이 있던 캡쳐본을 발견했다. 그의 이름은 페이 였다!!!
1990년대에 이런 센스있고 유쾌하고 재밌는 레즈비언 영화가 나왔는데 왜 아직도 이런 분위기에 영화가 적은지 아쉽다.
이제는 고통받고 비극을 맞는 레즈비언 서사가 아닌 이렇게 재밌게 풀어가는 워터멜론우먼을 이을 영화를 기대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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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선과 넘지 못한 마음
<공동경비구역 JSA>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북한 초소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건 현장에는 총에 맞아 사망한 북한군 정우진과 그 옆에 쓰러져 있는 오경필이 있었고, 이 사건의 용의자로 남한군 이수혁이 지목된다.
그러나 이수혁은 아무런 진술 없이 묵묵히 수사에 임한다.
사건의 진실은 다음과 같다. 북한군 정우진과 오경필, 남한군 이수혁과 남성식은 남과 북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서 우정을 나누는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들은 함께 공기놀이를 하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또 다른 북한군 병사에 의해 발각되고 만다. 그 순간, 오경필의 설득으로 서로 겨눴던 총구를 내리지만, 무전기로 향하는 북한군의 손짓을 총을 꺼내려는 것으로 오인한 남성식이 먼저 방아쇠를 당긴다. 결국, 네 사람은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는 비극적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영화는 분단된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아픔과 트라우마를 깊이 있게 건드린다. 함께 웃고 지냈던 시간, 그리고 인간적인 정은 '적'이라는 이름 앞에서 무너지고 만다. 아무리 가까웠던 사이도 '북한군'과 '남한군'이라는 소속이 그들을 다시금 적대적인 위치로 돌려세운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투입된 중립국 수사관 소피는 진실에 알게 된 후 이렇게 말한다. ‘정우진을 죽게 한 것은 남성식의 총알이 아니라, 그보다 몇 초 먼저 발사된 이수혁의 총알이었다’고. 하지만 그녀는 이어 말한다. ‘누가 몇 초 먼저 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이다.
이미 수많은 총탄을 맞은 정우진에게 그런 차이는 의미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수혁에게는 그 ‘몇 초’가 자신에게 총구를 겨누게 할 만큼 큰 무게였다. 이 짧은 장면은 영화 전체를 요약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느끼는 인간적인 정, 결국에 적이라는 보이지 않는 선 앞에서 무너지는 우리, 그리고 남겨진 죄책감. 이 모든 복잡한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위 장면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하나의 프레임 안에 함께 서 있는 오경필과 이수혁의 모습을 보여준다. 웃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으로 마무리되는 이 장면은,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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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행선인 줄 알았던 교차선
평행선인 줄 알았던 교차선, <해피엔드> 리뷰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했습니다.
네오 소라 감독의 해피엔드,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반응 좋았기에 기대감이 컸다. 그래서 시놉시스 외에 어떤 것도 알아보지 않고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 시작, 영화 끝. 시작부터 심장은 뛰었고,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함께 간 친구와 영화관을 나오며 한 말은 "미쳤다."뿐이었다. 그 정도로 취향인 영화였고, 조금 더 심층적으로 보고 싶었기에 시사회 감상 후 개봉일인 4월 30일 영화를 한차례 또 보았다.
훌륭한 음향과 연출이 기억에 남지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이야기였다. 해피엔드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AI로 사람을 인식하고, 감시하는 시대. 주인공들의 장난을 '테러'로 규정한 교장은 학교에 AI 감시 체제를 학교에 도입한다. 대지진 예고로 혼란스러운 사회와 AI 감시 체제로 억압된 학교에서 코우와 유타, 아타, 밍, 톰 그리고 학생들은 어떤 변화를 맞이한다. 해피엔드는 청춘을 이야기한다. 청춘 속 한번은 겪을 만한, 뗄 수 없는 정치와 우정의 이야기이다.
영화를 더 재밌게 보고 싶다면 주목할 포인트
1. 지진의 타이밍
2. 반복되는 대사
3. 유사한 인물
본 리뷰는 다음 글부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주 정치적인 설정,
현실과 영화, 사회와 학교의 거울 구조
거울 1. 현실과 영화
SF와 청춘이라는 장르로 무엇을 보여줄까 기대했다. 흔한 청춘물이면 어찌할지 생각하면서도 SF와 함께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모르기에 궁금했다. SF라는 장르는 화려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장면을 연출한다. 또 다른 부분으로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점을 가진 장르이기도 하다. 기술이 발전해도 현실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은 것 같다. 욕심으로 인한 독점, 본인의 안정을 위한 공격 등, 사회에 근본적 문제를 짚어내기 위해 SF 배경이 쓰인다. 해피엔드는 듄과 같은 화려한 스케일보다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SF를 활용했다. 해피엔드 속 일본 사회는 일본에서 벌어진 상황과 비슷하며, 전 세계적인 흐름과도 유사하다.
거울 2. 사회와 학교
영화는 현실을 비추고, 해피엔드 속 학교는 영화 속 사회를 비춘다. 코우와 유타가 세워둔 교장의 스포츠카. 교장은 그것을 보고는 "테러인가"라고 말한다. 부하 교사는 "네?"라고 답하며 관객의 반응을 대신한다. 과연 스포츠카를 세워둔 것이 학교를 향한 테러일까? 아니다. 그저 교장을 향한 공격일 뿐 학교를 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장은 이것을 테러로 규정하고, AI 체제를 도입하는 이유로 말한다. 아이들은 AI 감시 체제로 시도 때도 없이 감시당한다. 웃긴 점은 이 AI 감시가 아주 허술하다는 것이다. 유타가 당당히 교무실에서 열쇠를 가져가는 것은 벌점이 없다. 야구부 주장이 길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집으면 흡연으로 벌점을 부여한다. 외에도 영화 속에서 허술한 점들이 많다. 그와 동시에 학교엔 혐오가 심해진다. 귀화하지 않은 학생들을 분류하고, 그들이 규정한 일본인만을 위한 수업이 진행된다. 교장은 코우의 국적을 이야기하며 그런 출신이지 않는냐며 혐오가 가득한 말을 학생들 앞에서 내뱉고, 자기 잘못은 변명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까지도 '일본식' 예절을 말하며 같은 학생이 차별 발언을 하는 걸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영화 속 사회와 같다. 대지진이라는 것을 명분으로 불안을 조장하고, 권력을 잡는 총리의 소식은 뉴스로 알 수 있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권력을 강화하겠다는 말은 익숙함에 움찔하게 만든다. 총리는 지진이 일어나면 외국인 범죄가 늘어난다는 말도 안 되는 파시즘적 발언을 내뱉다가 도시락을 맞기도 한다. 학교의 AI 감시는 사회 속 경찰과 같다. 코우는 여러 번 검문당한다. 얼굴을 인식하고, 소지 의무가 없는 서류를 요구받는다. 클럽에 들어간 것은 코우의 잘못이라 해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붙잡힐 이유는 없다. 두 번째 검문에서 우퍼를 튼 것은 유타였음에도 코우가 서류를 요구받는다. 경찰은 딱히 중요치 않다. 마치 AI 감시체계가 허술하고, 멍청한 것처럼 경찰도 똑같다. 지진 경보 타이밍에 맞춰 시위를 탄압하기도 한다.
거울 3. 총리와 교장
거울 2가 거울 구조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연출은 총리와 교장의 관계이다. 둘은 의도적으로 닮아있다. 특히 도시락 피습 사건과 교장실 점거 농성 장면은 완벽한 거울이다. 총리는 도시락 피습사건에서 도시락을 맞고 볼에 음식을 떼어내며 "아깝게시리"라고 말한다. 교장은 점거 농성에서 버려진 스시를 주우며 똑같이 말한다. "아깝게시리"라고. 그 외에도 불안을 조장해 권력을 잡는 점도, 혐오 발언을 내뱉는 것도 닮았다. 이 둘은 현실의 권력자와도 닮았다. 모든 나쁜 권력자들은 같은 모습을 한다.
또 하나 닮은 점은 이익을 좇는 것이다. 교장은 본인 차 테러 이전에 AI 감시 체제 도입을 고려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점거 농성 전 기사 인터뷰 내용을 보면 AI 감시 체제를 쓰고 교장의 지인(초반부 도지사 선물을 챙겨주던 사람)을 자주 봐야 해서 힘들다는 농담을 한다. 차가 세워지기 전에도 감시 체제와 관련된 인물과 함께했다는 점에서 차 사건이 명분으로 이용됐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아마도 본인의 이익을 위해 AI 감시를 가져온 게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한다. 총리도 결국 대지진의 불안을 이용해 많은 이익을 보았을 것이다. 권력뿐 아니라 내진설계 건축과 같이 분명 돈과 연결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교장도 학교 내진 설계를 위해 도지사에게 로비했고, 제2의 아지트가 될 뻔한 클럽도 내진설계 빌딩 공사를 위해 없어졌다. 코우네 식당에서 건축회사 아저씨가 지진이 오면 건축회사가 잘 된다고 말한다.
아주 정치적인 설정,
각자의 방식으로
잘못된 권력은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대응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상상력이 필요해”라고 한탄하며 말한 후미의 말에 대답하듯 영화는 각자의 방식으로 권력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석적인 모습은 후미다. 시위에 참여하고, 확실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한다. 저돌적으로 맞선다. 그리고 고민하는 코우, 코우는 후미처럼 맞서고 싶은 사람이다. 그러나 재일 한국인으로 겪었던 차별과 대학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고민한다. 중요한 순간에도 그 고민으로 나서지 못하고, 결국 유타에게 마음의 빚을 진다. 그럼에도 코우는 시위에 참여하고, 화를 내고, 점거 농성을 서포트한다. 유타는 코우를 보며, 코우를 위해 저항한다. 코우의 벌까지 자신이 맡아 결국 권력이 무너질 가능성을 만든다. 이유 없이 검문당하던 코우를 보며, 혼자서 우퍼를 옮기며, 쫓겨나는 친구들을 보며 우타도 조금씩 변화했다. AI 감시에 반항하던 아타는 벌점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어쩔 수 없다며 청소한다. 순응하는 것처럼 보인 아타는 졸업식 날 자신만의 방식으로 교장에게 한 방 먹인다. 그 외에도 우리에게 보이지 않았을 학생들의 저항이 있었을 것이다. 각자의 상황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할 수 있다. 모두가 같은 방식이 아니더라도 조금씩 움직인다.
한 번쯤 겪는 우정의 변화,갈림길에 서 있는 코우와 유타자랄수록 인간관계는 점점 넓어지고, 변화한다. 청소년기에 우정은 삶에서 어느 정도 크기를 차지할까? 특히,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우정은 변치 않을 것이라 여길 것이다. 그러다 소울메이트라 여기던 친구와 메울 수 없는 차이를 느낀다면 삶은 크게 흔들리게 된다. 영화에서 지진은 코우와 유타의 관계가 흔들릴 때 함께 발생한다. 가장 큰 흔들림이던 첫 번째 흔들림, 코우는 차별당한 순간과 불안감에 빠진다. 그러다 맞서 싸우는 후미를 발견하고 시선을 돌린다. 유타는 코우의 변화에 어색함을 느낀다. 두 번째 흔들림, 유타는 알바 면접을 보고 유타는 폭력 탄압이 발생한 시위 현장에 있었다. 유타는 시위에 나가며 싸우고, 억울함을 토해내는 코우를 보고는 옆자리에 앉지 않는다. 코우는 유타를 이해할 수 없고, 유타는 코우를 이해할 수 없다. 마지막 흔들림, 대학 장학금을 받은 코우와 퇴학당한 유타. 코우와 유타는 이전과는 또 다른 감정을 느끼고, 다른 관계가 되었다.코우와 유타는 소꿉친구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오던 친구이다. 유타는 우퍼를 옮기며 서로가 영원할 친구 관계임을 이야기한다. 싸우더라도 그럴 것이라고 말한다. 코우는 톰에게 우리가 유타를 대학교에서 만났더라면 친구가 될 수 있을지 물어본다. 코우는 유타가 변해서 자기와 앞으로도 함께했으면 하는 만큼 유타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안 맞는 부분을, 참을 수 없다. 우정이란 무엇일까?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 것이 친구일까? 완전 똑같은 사람끼리만 친구가 되는 걸까? 멀어지지 않아야 하는 걸까? 영화를 보며 수많은 질문이 생각났다. 영화와 함께 개인적인 답을 해보자면, 우정은 복잡하다. 사람은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고, 아주 극히 일부 겹치는 때가 생긴다. 대부분 그 겹치는 때에 친해진다. 모든 부분이 같을 수 없다. 안 맞는 부분이 없을 수 없다. 그렇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겹치는 순간을 함께 즐길 수 있다면 친구이다. 또 우정은 가깝지 않더라도 이어지고, 끊기더라도 이어진다. 서로 다른 길을 가더라도 우정은 이어질 수 있다.코우와 유타의 흔들림은 사실 너무 친하고, 좋아했기에 생겼다. 같은 사람이었으면 한 것이다. 갈림길에서 누군가의 집에 따라가고 싶었던 마음처럼, 이 삶의 갈림길에서 같은 방향을 향했으면 했다. 둘은 싸우면서도 서로를 본다. 유타와 싸웠지만 가능한 곳까지 우퍼를 옮겨주는 코우, 코우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코우를 보호하고, 코우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있게 자신을 희생한 유타. 마지막 장면 둘은 결국 갈림길에서 다른 방향을 향한다. 이전과 다른 관계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둘은 앞으로도 서로 다른 길에서 우정을 이어갈 것으로 생각한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변화하고, 이해하고자 시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나는 교차 선에서 어린 시절처럼 장난치며 웃을 것이다.한 번쯤 겪는 우정의 변화,너랑 나는 정말 다른 것 같아초반부 함께 음악을 즐기고, 몇 번의 가위바위보도 겹치는 소울메이트 코우와 유타는 이야기가 진행될 수도 서로의 다름을 느낀다. 소꿉친구, 초중고 친구들과 겪는 큰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결국 좀 다른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 것. 자라면서 변화가 생긴다. 분명 어린 시절에는 잘 맞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변하는 취향, 성향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친구와 차이가 생긴다. 코우와 유타도 이런 타이밍이었다. 너무나 잘 맞는 둘이었기에 오히려 다름이 큰 흔들림이었다. 그래도 이 사건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기회가 만들어졌다. 코우는 유타를, 현실을 모르는 무개념이라 말했지만, 결국 자신을 구한 것이 유타였다. 코우가 생각한 것처럼 유타는 현실을 모르는 어린애도 아니고, 무력한 바보도 아니었다. 유타는 코우가 이해되지 않았다. 왜 말대답을 해서 싸우는지, 길에서 시위하는지 즐기지 못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싸우지 않고 있던 유타는 동아리방을 빼앗기고, 클럽도 없어졌다. 우퍼를 옮겨주었던 친구도 빼앗겼다. 이런 상황들을 겪으며 아마도 유타와 코우는 다른 길을 가더라도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을 것이다.영화를 보고청소년 주인공을 다루는 청춘물은 가끔 많은 것들이 제외된다. 특히 정치적인 요소가 우정의 흔들림의 원인으로 나온 영화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마치 학생이라고 정치적 의견이 없다고 여겨지는 것처럼 어리기에, 보호받는 존재기에 오히려 소외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해피엔드는 확실히 학생이, 청춘이 겪는 것을 색안경을 벗고 그려냈다는 점에서 좋다. 그래서 꼭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모든 세대가 겪었을 일을, 현재의 일을 말하고 있다고 느껴졌다.기억력이 뛰어나지 않아서 영화를 한 번, 두 번 보고 심층 리뷰를 쓸 수 없는 타입이다. 언젠가 OTT에 들어온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분석하고 싶은 영화이다. 아직도 궁금한 점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조금 더 준비해서 이야기해 보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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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닝타임 3시간 이상인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요즘 시간이 많이 남는데 할 게 없다고 느끼시는 분들을 위해!
그 시간을 순삭시킬 수 있는 영화를 가져와봤는데요.
무려 러닝타임이 3시간 이상인 영화라
한 편을 봐도 3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마법같은 영화입니다
˚✧₊⁎( ˘ω˘ )⁎⁺˳✧༚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러닝타임 3시간 이상인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GOne With The Wind, 1939
ⓒ 네이버 영화
synopsis
미국 남북전쟁 전후의 남부를 무대로 스칼렛 오하라가 겪은 인생 역정을 통해
생존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낸 역사 로맨스 영화
cine pick!
퓰리처상을 수상한 마거릿 미첼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빅터 플레밍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흥행작이자 한국에서 3번이나 재개봉한 걸작이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Lawrence Of Arabia, 1962
ⓒ 네이버 영화
synopsis
아랍 민족의 독립에 적극 참여했던 영국군 장교 T. E. 로렌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
cine pick!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 중 가장 위대한 영화로 꼽히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영화가 역사, 문화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판단하여 1991년에 미국 국립 영화 등록부에 보존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등 주요 부문의 수상을 거두기까지 하였다.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A Brighter Summer Day, 1991
ⓒ 네이버 영화
synopsis
중국 대륙을 떠나 온 부모세대의 불안 속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는 자녀세대의 사랑과 폭력을 담아낸 영화
cine pick!
대만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에드워드 양 감독의 대표 작품이다.
BBC 선정 '21세기에 남기고 싶은 영화 100편' 중 하나로 꼽혔으며,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발표한 '아시아 영화 베스트 100'에서 10위에 오르기까지 하였다.
타이타닉
Titanic, 1997
ⓒ 네이버 영화
synopsis
우연한 기회로 티켓을 구해 타이타닉호에 올라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화가 잭은
막강한 재력의 약혼자와 함께 1등실에 승선한 로즈에게 한 눈에 반한다.
진실한 사랑을 꿈꾸던 로즈 또한 생애 처음 황홀한 감정에 휩싸이고, 둘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는데…cine pick!
박스오피스 15주 연속 1위를 하고, 아카데미 11개 부문을 수상한 <타이타닉>.
안 본 사람도 타이타닉 속 OST와 배 위에 두 남녀주인공이 서있는 명장면은 알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죠.
2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들여 실제 타이타닉호와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카페 느와르
Cafe noir, 2009
ⓒ 네이버 영화
synopsis
음악교사인 영수와 동료교사인 미연, 학부모 미연, 길에서 우연히 만난 선화와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cine pick!
코리안스크린 가장 위대한 한국 영화 100 중 46위에 선정됐으며,
신하균 배우의 화보집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로 신하균 배우가 멋있게 나오는 영화입니다.
해피 아워
Happy Hour, 2015
ⓒ 네이버 영화
synopsis
각기 다른 직업과 성격을 가진 30대 후반의 네 명의 친구들이 일상 속에 마주한 이혼과 외도,
알지 못했던 상처와 진실을 마주하며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고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cine pick!
<아사코>, <우연과 상상>, <드라이브 마이 카>를 연출한 일본의 거장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의 작품.
연기 경력이 전혀 없는 배우였음에도 불구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An Elephant Sitting Still, 2018
ⓒ 네이버 영화
synopsis
친구의 자살을 목격한 위청, 졸지에 살인자가 된 웨이부, 원조교제 중인 황링, 가족들에게 버려진 왕진.
저마다 최악의 하루를 보낸 이들은 만저우리의 코끼리를 찾아 마을을 떠날 채비를 한다.
cine pick!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6%를 기록하고, 이동진 평론가가 별 4개를 준 작품.
타이베이 금마장 영화제에서 작품상, 각색상,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는 포럼 부문 국제비평가연맹 상을 수상하기까지 하였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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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장을 찢어버리듯 붕괴시키는 클리셰의 밭
이상한 초대장
초대장이 왔다. 초대장의 목적지는 정치인 클레어 디발라다. 그녀는 정치인이다. 한창 상원의원 선거 도중인 미국의 어느 날. 한창 바쁜데 난데없이 파티 초대장이 왔다. 초대장을 받는 와중에도 선거운동 중인 클레어. 클레어의 후원자는 초대장을 건넨 억만장자 마일즈 브론이다. 이 마일즈는 클레어에게만 다리를 뻗지 않았다. 과학자 라이오넬, 트위치의 인기 스트리머 듀크와 여자친구 위스키, 모델 겸 디자이너 버디와 페그에게도 초대장이 온다. ‘살인 미스터리 게임’을 해결해야 한다고? 마일즈 브론이 또 이상한 짓을 꾸미고 있나 보다. 원래 우리 주위에서 헛소리를 하는 친구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절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파티에 참석하는 마일즈의 친구들. 서로 반갑게 인사한다. 포옹은 안 된다. 마스크를 낀 채로 인사한다. 그런데 좀 낯선 얼굴이 있는 것 같다. 어? 저 사람?
브누아 블랑이다. 이 ‘살인 미스터리 게임’에 미국 최고의 탐정 브누아 블랑도 초대받았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브누아 블랑은 자기도 초대장을 받았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이 사람들과 블랑은 단 조금의 관련이 없는데 말이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 블랑. 이 불편한 손님은 브누아 블랑만이 아니다. 갑자기 등장한 이들의 친구 ‘앤디’. ‘앤디’는 등장만으로도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쟤가 왜 여기에 왔지?’ 아연실색하는 일행들. 그래도 파티는 파티니까 즐기기로 한다. 섬에 도착한 사람들. 살인 미스터리 추리 게임을 즐기기 위해 파티장 마일즈 브론이 개최사를 연다. 그러나 그 개최사를 연 마일즈도 예상할 수 없는, ‘살인 미스터리 게임’이 벌어진다.
전편을 승계하다
영화에서 중요한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승계다. 전편 <나이브스 아웃>에서 주인공 소설가의 자식들과 그 가족들로 다양한 사람들이 묘사됐다. 이와 유사하게 마일즈의 초대장에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있다. 직업이 의미심장하다. '남성 인권 운동가'로 묘사된 듀크. 이 듀크는 '트위치'라는 곳에서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이다. 마일즈는 억만장자다. 그런데 이 억만장자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하나 있다(물론 후반부가 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다른 친구 중 하나는 주지사 출신 정치인이다. 어떤 친구는 모델이고 과학자다. 1편이 다양한 세대와 계층을 품어서 미국이 갖고 있는 이민자들을 대하는 태도의 이중성을 보여준 것과 유사하게 이 영화는 이 상위계층이 품고 있는 위선을 조롱하고 있다. 결국 이 친구들을 움직이는 것은 극에서 중요하게 나오는 '어떤 단어' 때문이었다.
영화의 형식도 전편 느낌이 난다. 사실 이 시리즈에서 사회적인 맥락과 블랙코미디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장르적인 재미다. 이 영화들은 그냥 재미있는 스릴러/후더닛 무비다. 두 영화는 1차적인 목표와 2차적인 목표, 또 3차 목표가 다른 영화처럼 들린다. 2편이 어떤 목표를 두고 있는지는 여러분이 직접 확인하시면 되기 때문에 쓸 수 없겠지? 그러나 1편이 어떻게 이 목표를 설정했는지는 쓸 수 있다(1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편에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 소설가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 그 이후 벌어진 사건의 진상은 무엇인가? / 영화의 엔딩이라고 볼 수 있는, 흑막의 결론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전복을 묘사하기 위해 인물의 다각도에서, 적당히 핍진성이 성립하는 선에서 이야기를 비튼 라이언 존슨의 역량이 돋보였다. 아직도 그 주인공을 죽였던 방식을 묘사하는 방법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다른 주인공 마르타의 지병, 크리스 에반스의 호연은 영화에서 입체감을 부여하는 좋은 매개체였다. 본작 2편은 후더닛 무비의 형식은 살리면서 이야기의 토대를 바탕으로 허점을 찌르는 플롯을 보여준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가 팬더믹 직전 후를 겪으며 겪었던 몇몇 사건이 떠오른다. 이를 입체감 있게 잘 넣었기 때문에 이 영화의 장르적인 쾌감은 역시 생생하다. 그러나 추리물로서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으로서의 재미는 좀 약할 수도 있다. 영화가 조명하는 것은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1편만큼 강력하게
영화에서 ‘우와’ 싶은 부분이 있다. 바로 로케이션이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제목에도 있는 ‘글래스 어니언’이다. ‘글래스 어니언’은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모티브로 작동한다. 이 모티브가 무엇인지는 역시 후반부에 제시되기 때문에 안 본 여러분이 직접 확인하시길 바란다. 물론 후반부가 아닌 완전 초반부에 제시되는 요소도 몇 가지 있다. 마일즈 브론이 불쌍할 때 친구들과 함께 술을 먹던 곳의 술집 이름이 글래스 어니언이다. 또 글래스 어니언은 브누아 블랑을 위시로 한 파티 초대자들이 행동하고 살인극을 벌이는 극의 무대로 볼 수 있다. 당연히 억만장자가 만들었으니 미장센을 예쁘게 뽑아야 한다. 영화는 이 모든 속성을 설득시키는 집 구성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주요한 모티브는 내실의 부족이다. 이를 유리라는 소재로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또 전편에서 30개국에 출간되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특징을 활용한 것처럼 색감을 활용한 연출이 돋보인다. 가령 마일즈의 수영장에서 대화를 나누는 신이 있다. 여기서 수영장 의자는 노란색이다. 두 여성 캐릭터가 입은 것은 노란색 비키니다. 조명도 노란 색으로 쐈다. 전체적으로 누리끼리한 화면. 두드러지는 것은 파란색의 블랑이다. 이는 공간 안 실내로 들어와도 마찬가지다. 의상으로 변박을 주며 인물을 강조하는 연출이 돋보인다. 이와 유사하게 어떤 인물들끼리의 감정적인 연대도 의상으로 배치하고, 속 마음은 다른 동상이몽의 누군가도 피부색과 의상으로 표현하는 감독의 섬세함이 느껴진다. 영화에서 이야기 내적으로 서서히 떡밥을 뿌리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사소한 것들로 영화의 이야기를 수거하는 연출은 가히 장점이라고 뽑을 수 있다.
딱지 뒤집기
영화의 플롯 뒤집기는 영화를 두번 보면 무릎을 칠 정도다. 그 말은 '괜히 인물이 이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영화를 볼 때 글쓴이는 브누아 블랑의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에 의문점이 생겼다. 이걸 이렇게 유치하게 한다고? 이 사소한 의문점들은 서서히 쌓였다가 후반부에 전말이 드러나면서 쾌감을 준다. 이는 뭔가 허전한 인물묘사가 아닌 1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의 이야기만으로도 설득이 되는 각본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야기가 전복되기 전까지 나름대로의 영화가 전개되는 것, 그리고 그 이후를 뒤집는 감독의 선택은 칭찬받을 만하다. 후더닛 무비의 문법에서 과감히 탈피한 선택지가 된 것이다. 모든 장면이 그냥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미투운동과 반지성주의를 풍자하면서도 큰 그림을 그렸으니 아마 생각 많이 하고 이야기를 쓴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가끔 보면 좀 신기한 영화감독들이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전복을 드러내기 이전에 두 사람은 정말 극을 이끌고 갔다고 말할 만하다. 한 명은 이 영화의 번역가 황석희다. 물론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더 두드러지겠지만 모든 외국어를 다 한글처럼 들을 수는 없는 일이다. 뉘앙스의 차이로 이 대사들을 전달해야 한다. 그 대사를 생동감 있게 재창조한(?) 황석희 씨에게 박수를 보낸다. 역시 구강액션엔 황석희다. 그리고 주인공을 맡은 다니엘 크레이그는 영화에서 반전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억양과 제스처만으로도 영화의 절반을 책임진다. 이런 연기는 <유주얼 서스펙트>의 흑막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뭐 그만한 충격은 당연히 아니지만 궤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실망할 수도 있어
영화 후반부까지 보면서 글쓴이가 느낀 핵심 키워드는 미투운동과 반지성주의다. 주인공 마일즈 브론이 미국의 유명한 기업가와 기업가였던 사람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 그렇다. 단순히 어떤 집단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과학이고 논리고 지식이고 다 무시하는 요즘 몇몇 장면은 인물들이 단체로 무얼 하는 것과 겹쳐 보인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트위치로 대표되는 '보이는 것'에 관한 요즈음의 세태도 영화의 주요한 소재가 되었다.극에서 흑막이 어떻게 범죄방식이 들통나는가?를 보면 라이언 존슨 감독이 이를 분명히 의도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글래스 어니언'같은 세태를 꼬집기 위해서 1편의 추리물과 유사하면서도 살짝 다른 노선을 탔다. 그래서 이런 걸 기대하고 본 관객분들이라면 살짝 실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이야기의 왔다 갔다 하는 전개치고 후반부의 어떤 이미지가 좀 약한 느낌? 좀 더 찰지게 만들 수도 있을 걸 그냥 덩그러니 그 행동만 카메라에 찍어서 좀 비어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뒷맛이 깔끔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글쓴이는 이 영화가 후더닛 무비의 장르 이전에 '재미있는 (그냥) 영화'라는 점을 상기해주셨으면 한다. 또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풍자에 관객분들이 들어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것을 생각하며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글쓴이도, 어쩌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마일즈와 친구들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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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과 폭력, 인간성의 붕괴
<The 8 Show>는 8명의 인물이 정체불명의 쇼에 참여하면서 시작된다. 각 인물은 1층부터 8층까지 한 층씩 배정된 채, 8층으로 이루어진 공간에 머무르게 된다. 이들은 제한된 시간 동안 머물 수 있으며, 쇼의 기획자가 ‘재미있다’고 판단할수록 그 시간은 늘어난다. 인물들에게는 시간 당 돈이 적립되는데, 핵심은 각 층에 따라 적립 금액이 다르다는 점이다. 피보나치 수열을 기반으로, 1층은 가장 적은 돈을, 8층은 가장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작품은 블랙 코미디의 형식을 빌려 자본주의의 불평등한 구조, 돈이 최우선의 가치가 되는 사회,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인간적인 윤리마저 버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불공정한 계층 구조
작품은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인 식량과 배변 문제 등을 이용해 불공정한 계층 구조를 강조한다. 도시락과 물은 위층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구조이다.
즉, 8층에 거주하는 인물은 8개의 도시락과 물을 가지게 된다. 이 식량을 밑에 층에 사는 사람들에게 내릴지는 8층의 결정에 달려있다. 생존이 달려 있는 만큼, 인물들은 8층의 비위를 맞추게 된다.
화장실이 없는 이 공간에서 화장실을 어느 층이 맡을지 결정하는 게임이 열린다. 게임의 결과 8층이 선정되지만, 8층은 이 결과에 따르지 않고 오히려 식량 배급을 멈추어버린다. 너무나도 큰 힘을 가지고 있는 8층이기에 결국 화장실을 맡는 것은 밑의 층들의 몫이 된다.
계단, 층, 식량, 배변 등을 통해 계층의 구조와 불공정한 상황을 묘사한 점은 매우 직관적이고, 그렇기에 위 인물들이 놓인 상황을 더욱 잘 이해하게 해준다.
극단적인 폭력
권력을 잡은 8층은 이 공간을 자신만의 놀이터로 만든다. 8층의 눈치를 보는 밑의 층 사람들과 자극적인 장면을 보여줄수록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하는 주최 측은 더욱더 자극적인 상황으로 쇼를 이끈다. 물론 풍자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자극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수면 고문, 러시안룰렛, 전기 충격기 등 일부 장면은 불편함을 넘어선 잔인함으로 다가온다. 관객은 어느 순간, 스스로가 극 속 쇼의 제작자가 아닌가 싶은 감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연출의 의도가 바로 그것이라 해도, 그 자극이 반드시 그 정도여야만 했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The 8 show>는 주제와 배경이 현재 사회를 꼬집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인간을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만드는 돈이라는 게 과연 무엇일지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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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츠 카프카의 질문에 지독하게 응수하는 아리 애스터
불안한 머릿속
이 영화의 주인공인 보 와서만은 미국 어딘가에 사는 평범한 백인 아저씨다. 심리 상담가와 상담 중인 보. 상담가는 보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솔직히. 어머니가 돌아가시길 바란 적 있었나요?” 아연실색하는 보. 어머니가 무섭다고는 느꼈지만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다. 약에 대해 처방받는 보. 의사는 보에게 ‘반드시 약을 물과 함께 먹어라’라고 당부한다. 할 일이 있던 보. 잠깐 외출하는 길에 여려 광경을 목도한다. 누구는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한다. 아예 길바닥에 시체까지 있다. 더러운 길거리. 어수선한 분위기를 무시하고 집에 돌아가려 하는 보. 문신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남자가 갑자기 뛰어온다. 당황하는 보. 집 엘리베이터까지 미친 듯이 달려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보는 안간힘을 쓰고 있다. 뭐가 문제인지 이 남자의 일상은 크게 뒤틀려있다.
어떤 일상을 살던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할 일은 해야 한다. 내일 어머니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잠을 청하는 보. 아무도 없는 한적한 집 덩그러니에 있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 누가 보의 집에 저벅저벅 걸어온다. 누군가는 보의 문 틈에 쪽지를 쓱 던졌다. “선생님! 우리 다 같이 잠들어야 하잖아요. 음악 소리 조금만 자제 부탁드립니다!” 정중한 부탁이었다. 하지만 내용은 이상했다. 보는 원래 조용히 잠을 자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점점 자주 날아오는 쪽지. 음악의 m자도 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경고는 더 심각해진다. 갑자기 음악소리가 커진다. 보가 늦잠을 잤다. 비행기 타야 하는데 시간을 놓쳐버렸다. 갑자기 꼬인 보의 귀로. 설상가상으로 악재가 겹치기 시작한다. 이런 보에게 경비 아저씨가 한마디 던진다. “넌 x 됐어. xx아.” 놀랍게도 말이 정확히 이뤄진다. 보의 귀향길은 너무 어려웠다. 그에게 가늠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리 감독님 직업이 영화감독이라서 정말 다행이야
이 남자의 데뷔작은 무려 <유전>이다. 그리고 그 차기작은 <미드소마>다. 파멸적인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는 아리 애스터는 일반적인 호러 영화 문법을 온몸을 바쳐서 거부하던 사람이었다. 첫 번째. 데뷔작 <유전>이다. <유전>에서 기억에 남았던 점은 화면을 담는 방식이었다. 영화에서 절대자가 등장한다. 이 절대자가 짜놓은 판에 주인공 가족이 휘말리는 게 영화의 핵심이 되는 만큼 어떻게 신의 존재를 묘사할지가 작품의 핵심이었다. 이를 카메라 구도와 건물 구조로 묘사한다. 악마가 바로 옆에서 보는 듯한 촬영 방식, 디오라마로 표상되는 시각적인 무력감 묘사 같은 것들이 거부할 수 없는 저주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아주 훌륭했다. 다른 영화 <미드소마>는 이야기의 전개 방식만 봐도 다른 호러 장르물과는 다르다. 영화의 초반부-후반부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입장을 바꿨는지가 그게 대한 근거다. 트라우마가 있던 주인공. 이 트라우마를 어떻게 공감하고 치유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미드소마>에서 핵심으로 작동하는 부분이었다. 이 과정 중에 주인공에게 큰 상처를 남긴 그녀의 가족들, 가짜로 공감했던 남자친구를 뒤로 하고 같이 울어주는 대안 가족의 역할을 보여주던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시퀀스로 뽑을 만하다. 보통 트라우마를 주던 쪽이었던 호러영화들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으로 플롯을 끌고 갔던 것이다. 물론 공포 분위기를 주던 방식 역시 신선했다. <살인 소설>이라는 영화가 있다. 에단 호크가 주인공이었다. 이 영화는 ‘점프 스케어’와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연출법으로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를 것 같은 서스펜스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끌고 갔다. <미드소마>는 이 반대였다. 아예 대놓고 장면으로도 나온다. ‘설마! 헉!’같이 ‘실제로 이럴지도 모르겠다’라는 부분을 진짜로 구현하며 끔찍한 비주얼 호러를 묘사했다.
이 <보 이즈 어프레이드>도 색다른 연출방식을 가지고 있다. 우선 이 영화가 전작 두 편에 비해 호러영화의 장르적인 특성을 띄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기존의 감독 필모그래피에서 다른 지점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히려 호러영화의 색을 띠고 있긴 하지만 장르적으로 보면 모험/판타지물에 가깝다. 하지만 기존 영화관을 계승한 지점도 있다. <유전>에서 딸을 떠나보내고 연대하는 두 인물, <미드소마>의 엔딩처럼 연대와 공감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장면으로 여러 번 삽입된다. 또 영화에서 호러 분위기를 나타내던 방식 중 하나는 분위기다. 이야기의 서스펜스를 끔찍하고 두려운 이미지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인공의 특성에 기반해서 만들었다는 부분은 감독의 전작을 떠올리게 한다. 이전과 다른 화법이지만 ‘역시 아리 애스터’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영화는 몇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구체적으로 ‘몇 장’이라는 단어가 나오지는 않는다). 이 챕터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어떻게 전개하는지를 유념하고 본다면 이는 아리 애스터의 상상력이 이런 곳에서 빛을 발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반복과 차이를 드러내는 방식은 영화의 선명한 개성으로 작동하며 엔딩신이 들어갈 이유가 된다.
카프카의 농담
1880년대 후반, 한 사람이 있었다. 이름은 프란츠 카프카.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했고 감성적이었다. 하지만 엄한 아버지는 이런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폭언하는 일이 많았다. 이런 아버지의 하대는 카프카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 이 유년시절의 트라우마는 카프카의 작품세계에 그대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변신>이 있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가장이다. 외로운 그레고르. 어느 날 눈을 떴는데 자기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이상하게 생긴 벌레로 변한 것이다. 벌레가 됐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될 리가 없다. 그레고르는 그렇게 쓸쓸하게 혼자 죽어간다. 정작 위기에 직면할 때 가족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다.
이 실존주의라는 테마는 카프카의 작품 세계에서 핵심으로 작동했다. <변신>만 봐도 그렇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생존’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에 대한 문제다. 가족들에게 헌신했지만 다시 버림받은 그레고르. 인생 내내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그레고르를 어떻게 다른 구성원들이 지켜줄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사람이 사는 데 있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과도 이어진다. 분명 생존을 책임졌다면 가족들이 그레고르의 실존을 긍정해도 되는 것 아닐까? 영화는 이 생존에 대한 딜레마를 그대로 빼다 박았다. 단순히 이야기 구조만을 갖고 온 것은 아니다. 가족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인식론의 문제, 중반부부터 제시되는 몇 사건들, ‘벌레가 되었다’ 같은 극단적인 비유 같은 것들이 카프카의 색이 영화 안에 들어갔다는 느낌이 강하다. 대표적으로 1부 마지막에 벌어지는 일들은 불안장애에 대한 비유 같기도 하지만 세상과 나 사이, 그리고 가족과 나와의 관계에 대한 소재가 들어가 있다. 과연 ‘나’라는 인간은 어떻게 세상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받는지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 영화가 사실 대중적으로 엄청나게 호평을 받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의 전작 <유전> <미드소마>가 대중적인 호러영화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야기 구조가 직선 형태라서 이해하기 크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솔직히 쉽지 않다. 분위기기에서 한발 더 들어가 거리 두기도 가까이 붙이며 반복함으로써 인간을 서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초현실적인 플롯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느낄 수 있다면 영화를 정말 잘 보고 있다고 쓰고 싶다. 감독의 이상한 유머감각이 잘 들어간 지점이다.
탄생의 이미지
영화에서 어떤 시각적인 이미지가 후반부에 나온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고 극에서 반복되는 한 키워드를 대표하는 이미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이미지는 사실 영화의 핵심을 그대로 관통한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는 물이다. 작품의 첫 장면이 보가 어딘가에 있다가 나오는데 그것이 물과 관련이 있다. 이 물은 1부에서 단수와 홍수로 보여주다 2,3,4부로 넘어가면 각기 템포를 변형하며 각자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극초반부야 당연히 탄생의 이미지라는 걸 말할 수 있지만 이후부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당연히 강력한 스포일러다. 그러나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제일 첫 장면이 탄생과 관련한 일이고, 이를 중심으로 본다면 아리 애스터가 인간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생각하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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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을 바탕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인생의 오만 군데를 다 찌른다. 이 시선이 기괴하고 이상해서 관객 입장에선 '이게 뭔 소리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보의 정서가 어땠을까 생각하고 영화를 본다면,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입장에서 저런 기분을 느꼈는지 생각해 보면 영화를 보다 더 넓게 이해할 수 있다. 아리 애스터의 변태 같은 디테일이 두드러진 부분이었다.
불사조 폼 미쳤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호아킨 피닉스다. 사실 이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보고 극장에 들어갈 사람이면 <조커>가 어떤 영화인지 알고 있다.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상이란 상을 싹 휩쓸었던 호아킨 피닉스. 이 영화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조커’는 참고 있다 폭발하는 연기라면 반대로 이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서 내내 분출하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핵심은 불안장애다. 이 불안장애의 특징이 뭘까? 별의별 생각이 머릿속으로 틈입해서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이러려면 자그마한 것에도 사람이 불안해한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특히 1부에서 질주하는 몇 장면, 극후반부 시퀀스 전부는 이 사람이 가진 연기자로서의 역량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다시 체감하게 한다. 이 사람의 최근작은 <컴온, 컴온>이었다. 이 영화에서 임팩트 쾅 주고 내내 배경이 됐던 연기의 반대 측면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로웠다.
주연의 연기뿐만 아니라 영화의 기술적인 부분도 굉장히 훌륭하다. 우선 1부에서 보의 동선이 짜여 있는 방식을 본다면 인물 간의 동선을 세팅한 점이 꼼꼼하게 느껴진다. 이 동선을 촬영하는 구도도 어쩔 땐 시점 쇼트가 들어가고 인물의 표정이 제시되는지가 적재적소에 잘 들어가 있다. 그리고 이야기에서 공간적 배경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집부터 시작해서 가지각색으로 바뀌고 이 변한 공간이 영화에서 변곡점이 되기 때문이다. 이 공간을 영화가 어떻게 차이점을 두고 묘사했는지를 본다면 영화가 인간사의 어느 부분을 꼬집고 싶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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