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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 밝은 가을 밤엔 역시
달빛이 가장 좋은 가을 밤 이라는 뜻의 '추석'은 일년 중 유난히 달이 밝은 날인데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속담처럼 모든 것이 풍성한 추석은 예로부터 한바탕 흐드러지게 노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 시국에는 꿈도 못 꿀 강강술래, 줄다리기를 비롯하여 다양한 놀이가 가득했을 추석날을 떠올려보며, 현대인의 가장 즐거운 놀이 '집콕시네마'를 개관하는 것도 올추석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민족대명절 추석에 토종 OTT 플랫폼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는
가을 정취 가득 담은 씨네픽 추천작을 지금부터 같이 만나볼까요??
잇츠 CINE PICK!!만추 (晚秋, Late Autumn, 2011)
로맨스, 드라마 | 한국, 미국, 홍콩 | 1시간 53분 | 12세 관람가
감독 : 김태용 | 출연 : 현빈, 탕웨이
⭐️ 3.5 (20.7만 명)
수인번호 2537번 애나. 7년 째 수감 중, 어머니의 부고로 3일 간의 휴가가 허락된다.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탄 시애틀행 버스, 쫓기듯 차에 탄 훈이 차비를 빌린다. 사랑이 필요한 여자들에게 에스코트 서비스를 하는 그는, 누군가로부터 도망치는 중이다. 훈은 돈을 갚고 찾아가겠다며 억지로 시계를 채워주지만 애나는 무뚝뚝하게 돌아선다. 7년 만에 만난 가족도 시애틀의 거리도, 자기만 빼 놓고 모든 것이 변해 버린 것 같아 낯설기만 한 애나. 돌아가 버릴까? 발길을 돌린 터미널에서 훈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장난처럼 시작된 둘의 하루. 시애틀을 잘 아는 척 안내하는 훈과 함께, 애나는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이름도 몰랐던 애나와 훈. 호기심이던 훈의 눈빛이 진지해지고 표정 없던 애나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를 때 쯤, 누군가 훈을 찾아 오고 애나가 돌아가야 할 시간도 다가오는데...
씨네pick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그 순간을 다룬 영화 '만추'. 종일 비가 오고 안개가 낀 가을날을 담아낸 영화는 가을 특유의 처연함을 담고 있어 '가을 대표 영화'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화이다.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 1989)
코미디, 드라마, 로맨스, 로맨틱코미디 | 미국 | 1시간 36분 | 15세 관람가
감독 : 롭 라이너 | 출연 : 빌리 크리스탈, 멕 라이언
⭐️ 3.9 (13.2만 명)
대학 졸업 후 뉴욕행을 함께 하게 된 해리와 샐리.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명제로 두 사람은 설전을 벌이고, 성격도 취향도 정반대인 서로를 별종이라 생각한다. 뉴욕에 도착한 두 사람은 짧은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헤어진다. 몇 년 뒤, 우연히 서점에서 재회한 두 사람. 샐리는 연인과 이별했고 해리는 아내에게 이혼을 통보 받았다. 두 사람은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비로소 둘도 없는 친구다 된다. 어느 날 샐리는 헤어진 연인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되고 뒤늦은 이별의 아픔에 슬퍼한다. 해리는 그런 그녀를 말없이 안아주고 위로의 키스는 뜻밖의 하룻밤으로 이어지는데...
씨네pick
연애에 대해 너무 다른 관점을 가진 '해리'와 '샐리'가 12년동안 우연인 듯 운명인 듯 만남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로맨틱코미디 영화이자, 멕 라이언을 원조 책받침 여신으로 만들어준 영화이다. 'Autumn in New York'을 들으며 뉴욕 센트럴파크의 단풍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을에 꼭 봐야하는 영화.클래식 (The Classic, 2003)
로맨스, 드라마 | 한국 | 2시간 12분 | 12세 관람가
감독 : 곽재용 | 출연 :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 3.9 (65.6만 명)
같은 대학에 다니는 지혜와 수경은 연극반 선배 상민을 좋아한다. 하지만 호들갑스런 수경이 상민에게 보낼 편지의 대필을 부탁하고, 지혜는 수경의 이름으로 상민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고백한다. 지혜의 편지로 맺어진 수경과 상민이 가까워지면서 지혜는 괜한 죄의식에 상민을 멀리 하려 하지만, 우연하게도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 한편, 아빠를 일찍 여읜 지혜는 지금은 해외 여행 중인 엄마 주희와 단둘이 산다. 엄마의 빈자리를 털기 위해 다락방을 청소하던 지혜는 우연히 엄마의 비밀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주희의 첫사랑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비밀 상자를 보면서 지혜는 엄마의 클래식한 사랑을 조금씩 알게 되는데...
씨네pick
슬픈 사랑과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는 주제를 담은 영화로, 때론 정답대로 풀리지 않고, 상식으로도 이해되지 않는 사랑을 착색된 노랑과 마젠타 색의 '타바코 필터'를 통해 담아냈다. 이렇게 '가을 색감'을 그려낸 영화는 ost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흘러나올 때 비로소 가을 감성이 완성된다.화양연화 (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로맨스, 드라마 | 홍콩, 중국 | 1시간 39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왕가위 | 출연 : 양조위, 장만옥
⭐️ 4.0 (16.1만 명)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씨네pick
감정이 깊어질수록 예견된 이별에 혼란스러워지는 사랑을 담아낸 영화로,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라는 뜻의 화양연화라는 제목이 인상깊은 영화이다. 꽃이 만발하는 여름보다 꽃이 지는 쓸쓸한 가을에 더 보고싶은 영화.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5)
로맨스, 드라마 | 미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 1시간 40분 | 15세 관람가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 출연 : 에단 호크, 줄리 델피
⭐️ 4.1 (33.6만 명)
파리로 돌아가는 셀린과 비엔나로 향하는 제시.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그들은 짧은 시간에 서로에게 빠져든다. 그림 같은 도시와 꿈같은 대화 속에서 발견한 서로를 향한 강한 이끌림은 풋풋한 사랑으로 물들어 간다. 밤새도록 계속된 그들의 사랑 이야기 끝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고 그들은 헤어져야만 하는데...
씨네pick
영원히 끝나지 않길 바라는 한 여름밤의 판타지아와 함께 그들의 단꿈이 끝나고 비로소 가을이 찾아온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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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일투사 이야기가 미스터리 스릴러에서 액션으로 변모하는 유령
영화 유령.
독립투사들의 항일운동이 주된 스토리 라인이라 여기고 선택했다.
오프닝을 앞두며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단어는, 미스터리 스릴러.
액션이라는 옷을 걸친 작품이라 보고 싶었던 차에 스릴러 장르라 잠시 멈춤이다.
그렇지만 독립운동이 소재 아니던가? 유태인의 홀로코스트 영화처럼 독립투사들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는 대부분의 관객들은 흥미롭게 본다.
영화 유령은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 '유령'을 색출해 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스파이로서 갖출 능력들을 최상으로 갖춘 그들은 조선총독부까지 침투한다.
그들의 활약상은 일본에 치명타를 입히기에 일본 군인들을 유령을 알아내야 하고, 찾아내 없애고자 한다.
마이지아 소설 '풍성 風聲'이 원작이다. 중국에서도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2009년에 상영된 바 있다. 마이지아(혹은 마이자)는 중국 소설가로 중국판에서는 일본에 저항하는 중국 항일 단체를 소재로 하지만, 중국에 대한 리메이크작은 아니다.
영화는 1930년 대 초반 상해를 기반으로 했던 남화한인청년동맹이 모태가 되는 항일구국연맹의 행동부인 흑색공포단을 모티브로 한다.
장르는 스릴러, 첩보, 액션, 역사, 느와르이며, 극의 흐름은 미스터리 스릴러에서 느낄 법한 감정선을 조이는 연출로부터 시작해 점차 액션 활극으로 변모한다.
너구리 꼬리가 달리 시베리아 풍의 모자를 쓴 박소담의 깨끗하고 깔끔한 액션은 군더더기가 없다. 또한 장신을 이용한 무게감있는 동작을 선보이는 이하늬 씨의 설경구 배우와의 합과 그녀만의 아우라로 장면들을 만들어내는 씬들 역시 볼 만하다.
'천하장사 마돈나', 품행제로', '신라의 달밤', '아라한장풍대작전', '독전', '경성학교' 등을 연출한 바 있는 '이해영' 씨가 감독이다.
그가 연출한 작품들은 흥행에 있어 성공하기도 하였으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넓은 작품 세계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유령의 손익분기점은 제작비 137억 원에 335만 명이었으나, 66만 명 가량의 관객을 동원했다. 슬램덩크의 흥행이 한국 영화 '교섭'과 '유령'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는 코로나 19로 인해 인상된 티켓 값 때문으로 여겨진다. 가격이 올라 비싸진 영화 관람료는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선택의 폭을 좁혔고, 자신에게 익숙하고 어느 정도는 볼 만한 재미에 있어 안정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영화를 택하는 편이 관객으로서는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영화 티켓값의 상승으로 인한 관람객들의 수가 감소하는 현상에 대해 한 칼럼니스트가 글을 기고한 바 있고, 그 내용에 대해 동의가 되는 부분이 있어 내 견해를 덧붙여 적는 바다.)
유령이나 교섭 정도의 영화라면, 작품성이나 스케일에 있어 손익분기점의 1/3 수준의 관객 정도로만 들 작품은 아니었다고 본다. 더 많은 관람객들이 영화관에서 동 기간 내에 여러 영화를 선택해 감상할 수 있도록 격동하던 코로나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이때에 티켓 가격이 종전처럼 내려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것이 관객과 영화사, 배급사, 영화인 등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국내에서는 IMAX로 상영된 12번째 작품으로 시나위 베이시스트에서 H2O로 삐삐롱 스타킹을 거쳐 달파란이란 예명으로 활동 중인 달파란이 OST를 맡았다. 그는 대중적으로는 그다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천재적인 음악가로 불리는 자로 2016년 곡성, 2018 독전, 2021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으로 청룡영화제 OST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2017년 이후부터는 주로 영화 OST 작업을 하고 있다.
메인 테마곡은 'Das lied ist aus'로 독일의 유명곡이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Quando Quando Quando'를 불렀던 재즈보컬 'Moon(혜은)'이 영화를 위해 따로 부른 버전이다.
#달파란 #영화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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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내 모를 괴물 CIA, 플롯의 손쉬운 알리바이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CIA가 자신들의 비밀 활동을 비판, 추적해온 유럽의 저명한 기자들을 암살한다는 소문이 돈다. 그리스의 유력 정치인 코스타스는 기자 살해 사건의 배후를 밝힐 필요가 있다며 대중을 선동하고, 대중 사이에서는 반미 정서가 스멀스멀 피어올라 정치적으로 응집된다. CIA에게 덧씌워진 혐의는 그럴듯하고, 이에 반발하는 유럽 대중의 분노는 정당해 보인다. 그리고 이 소동의 핵심에는 한때는 CIA의 협력자였으나 이제는 원한에 사로잡힌 적이 된 빅터 라덱이 있다.
전직 CIA 요원 스티브 베일이 다시 현장에 복귀해달란 요청을 받는다. 라덱은 베일이 현직일 때 가장 가까이 지낸 요원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비즈니스를 넘어선, 우정에 가까운 것이었다. CIA가 라덱에게 코스타스를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라덱은 CIA가 부여한 여러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그가 위험천만한 현장을 떠나 가족과 안전한 곳으로 이주하는 날은 자꾸 미뤄지기만 했다. 정치인 코스타스 암살 명령이 떨어진 건 이때였다. 라덱은 이 일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며 거절한다. 그러자 CIA는 라덱에게 경고하기 위해 그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한다. 이 사건으로 ‘흑화’한 라덱은 CIA 내부의 배신자와 결탁해 거대한 공작을 벌이고, 거액의 돈을 요구한다. CIA가 자신에게 요구한 임무인 코스타스 살해 명령을 뒤늦게 수행하려고도 한다. CIA가 코스타스를 죽인 것처럼 꾸며 복수하기 위해서다.
은퇴 후 벽돌공으로 일하던 베일은 신입 요원 케이트 배넌과 짝을 이뤄 유럽으로 가고, 이 문제를 해결한다. 초반의 액션 몰입감은 꽤 괜찮은 편인데, 정작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힘이 달리는 듯해 아쉽다.
라덱을 저지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두 사람은 모두 CIA를 떠난다. CIA가 보편적인 선악 기준이 작동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에, 즉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조직이라는 것에 환멸을 느끼기 때문이다. 무지막지한 근육과 싸움 실력을 가진 베일의 직업이 하필 벽돌공(bricklayer)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벽돌공이 구체적인 삶에서 무언가를 차근히 쌓아감으로써 성취를 얻는다면, CIA는 추상적 조직 논리로 조직원을 추동한다. 베일과 배넌이 CIA와 합을 맞춰 라덱을 막는 데 나섰다고 해서 이들이 CIA의 논리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그들의 지향은 오히려 ‘타락’한 라덱의 분노, 울분에 가깝다.
첩보, 액션 영화에서 정보기관은 늘 이렇게 재현된다. 무지막지하고, 조직 논리가 최우선이며, 사람이 죽어 나가고 혼란이 초래되는 데 무심하다. 이를 벽돌공의 소박하고 투박한 이미지와 대조하는 건 진부하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로 주제를 적나라하게 각인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방식의 대립 구도를 보고 싶다. 속내 모를 괴물이라는 CIA의 은유는 일정 부분 적확하겠지만, 첩보 액션 영화에서는 너무 오래 플롯의 손쉬운 알리바이로 활용되어왔다. 장르 문법을 탁월하게 반복할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새로운 서사의 모험이 유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뜬금없지만, 베일 역의 아론 에크하트의 얼굴을 보며 내내 그의 대표작 〈다크 나이트〉가 생각났다. 〈다크 나이트〉에서 그는 배트맨의 재력과 초인적 힘이 아닌 법과 상식으로 세상을 구하려다 조커에게 휘말려 흑화했다. 그런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법이 아닌 주먹으로 흑화한 옛 동료를 눈물을 머금고 때려잡는다. 흑화와 정의 구현의 역할이 뒤바뀐 셈이다. 그에게 선한 얼굴과 선득한 얼굴이 공존하기 때문일 터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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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들의 지난 흥행 성적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들의 지난 흥행 성적
'그레이트 뷰티'부터 '기생충'까지
3월 3일 국내 개봉을 앞둔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2020)가 최근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고 미국 내 여러 비평가협회 시상식 등에서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SAG 등을 비롯해 소위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시상식도 여럿 포함되어 있는데, <미나리> 개봉을 앞두고 작년 <기생충>의 경우를 떠올리며 몇 년간의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들의 흥행 성적을 간단히 짚어보기로 했다. 전적으로 <미나리> 역시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를 수 있겠다는 전망 때문이다. 물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카데미 수상과 흥행의 상관관계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별로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순서는 지난 연도 순, 통계는 KOBIS 및 BoxofficeMojo, IMDB 기준이다.
<그레이트 뷰티>(La grande bellezza, 2013)
국내 개봉: 2014년 06월 12일
국내 관객 수: 4만 3,060명
전 세계 극장 수익: 2,466만 달러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그레이트 뷰티>는 순 제작비 약 920만 유로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작품. 국내에서는 약 4만 3천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은 2,466만 달러.
<이다>(Ida, 2013)
국내 개봉: 2015년 02월 18일
국내 관객 수: 1만 5,493명
전 세계 극장 수익: 1,115만 달러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의 영화 <이다>는 국내 관객 약 1만 5천 명을 동원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 1,115만 달러 정도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재개봉 하기도 했다.
<사울의 아들>(Son of Saul, 2015)
국내 개봉: 2016년 02월 25일
국내 관객 수: 2만 3,148명
전 세계 극장 수익: 665만 달러
라즐로 네메스 감독의 영화 <사울의 아들>은 약 150만 유로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2만 3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은 665만 달러 정도를 벌어들였다.
<세일즈맨>(Forushande, 2016)
국내 개봉: 2017년 05월 11일
국내 관객 수: 1만 1,203명
전 세계 극장 수익: 695만 달러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영화 <세일즈맨>은 국내에서 1만 1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은 약 695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판타스틱 우먼>(Una mujer fantastica, 2017)
국내 개봉: 2018년 04월 19일
국내 관객 수: 7,432명
전 세계 극장 수익: 379만 달러
<판타스틱 우먼>은 순 제작비 확인은 어려웠으나 국내에서 약 7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글로벌 극장 수익은 약 379만 달러로 확인된다.
<로마>(Roma, 2018)
국내 개봉: 2018년 12월 12일
순 제작비: 1,500만 달러
국내 관객 수: 4만 2,569명
전 세계 극장 수익: 114만 달러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으나 국내외 일부 극장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약 4만 2천 명의 극장 관객 수를 기록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 역시 사실상 집계하는 의미가 없지만, 통계상 114만 달러로 확인된다.
<기생충>(Parasite, 2019)
국내 개봉: 2019년 05월 30일
국내 관객 수: 1,031만 3,086명
전 세계 극장 수익: 2억 5,882만 달러
<기생충>의 흥행 성적은 봉준호 감독 작품이라는 특성상 아카데미 시상식과 결부지어 생각하는 건 국내에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다만 해외에서는 북미를 비롯해 순 제작비 대비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북미에서는 외국어영화 중 흥행 역대 4위에 올랐다. 이는 <와호장룡>, <인생은 아름다워>, <영웅>에 뒤이은 성적이다.
이번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3월 1일에,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4월 25일에 열린다. 작년 <기생충>이 각광받았다는 건 <미나리>에게 있어 굳이 따지자면 긍정적 요인일 수도 부정적 요인일 수도 있다. 일단 향후 시상식 관련 소식들과 결과를 좀 더 지켜보기로 하며, 영화 <미나리>는 곧 시사회를 통해 관람할 예정이어서 며칠 안으로 리뷰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추가:
영화 <미나리> 리뷰 '내밀하고 진솔한 경험이 우리 삶의 놀라운 찬가가 되다'(2021.02.25.)
https://brunch.co.kr/@cosmos-j/1217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김동진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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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 月老, 2021
2012년에 개봉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8년 <몬몬몬 몬스터>까지 작품들의 텀은 길어도, 완성도를 생각하면 납득하게 만드는 "구파도"감독이 신작을 가지고 왔습니다.
앞서 6년이었던 텀을 이번 영화에서도 그대로 가져왔지만, 그 사이에 "각본"에 참여한 작품들도 있어 마냥 작업을 안한 건 아닙니다.
그저, 연출까지 도맡는 그의 온전한 작품을 기다려온 팬으로서 이번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에 거는 기대감은 컸습니다. - 그도 그럴 것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개봉에 앞서 '대만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하는 등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는데요.
그렇게, 보게 된 이번 작품은 어떠했는지? -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잠시, 비를 피하려던 남자는 벼락을 맞고 그만 죽고 맙니다.
이내 자신이 지옥에 떨어진 것을 알고서, 저승사자는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인간"으로 환생을 약속하는데요.
그렇게, 몇 가지 시험을 통과한 남자는 사람들의 인연을 맺어주는 "월하노인"의 일을 하던 가운데 한 여자를 보고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그리고 남자는 잊고 있던 생전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는데...만년이 지나도 재밌을 영화가...?
1. 성공적인 큰 그림 스케치
앞서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에 기대치는 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작품의 감독과 각본을 맡은 "구파도"감독의 신작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가진동"과 함께 했으니 그만한 "로맨스"도 나올 거라는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줄거리에서도 보듯이 저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의 기대치에 부합되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의 초반 전개는 만족스러웠다고 생각합니다.정신없는 건 여전하네?
줄거리에서 "지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듯이 '사후세계"라는 판타지를 적용한 작품이라 영화는 그 어느 때보다 설명이 중요한 작품입니다. - 추후 이야기의 개연성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문제는 설명만 한다면, 이야기가 늘어지거나 지루해질 수 있어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에 고민을 했을 겁니다.
그래서,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신나는 음악, 그리고 교차편집까지 속도감 있게 보여줘 이를 타개하는데요.
정신이 없다면, 한없이 어지럽지만 늘어지거나 지루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소기의 목적은 해냈다고 생각합니다.2. 이것도 보여주고 싶고, 저것도 보여주고 싶고
이렇게, 세계관을 소개하는데 마친 해당 작품은 저를 비롯한 관객들이 기대했고 간절히 원했던 "로맨스"를 꺼내듭니다.
그렇게, 캐릭터들은 울지만 정작 관객들은 덤덤한데요.
이런 이유에는 앞서, 번잡하게 뻗혀진 이야기와 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식에도 있습니다.
전작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만 보더라도, 이들에게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쌓아가는 이야기의 설명 순서도 있었거든요.보여줄게 많구나?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의 "사후세계"를 살펴보면, 남자 "샤오륜"과 그의 파트너 "핑키"를 먼저,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들이 맡는 "월하노인"외에도 "염라"와 그를 보좌하는 부하, 그리고 "악귀"와 같은 여러 군상들을 보여줘 이야기의 스케일을 가늠케 합니다.
그렇기에 해당 작품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샤오륜"과 연인 "샤오미"의 이야기는 설명은커녕 꺼내보기도 힘든데요.
결국, 기억이 떠오르고 나서야 뒤늦게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이마저도 이들에게 몰입하기는 어려웠습니다.3. 벌려두기만 하면 뭐 하나?
영화는 "샤오륜"과 "샤오미"의 이야기를 "플래시백"으로 말하지만, 이게 몰입하기가 어렵습니다.
똑같은 시점과 시간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면 몰라도,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의 이 방식은 뭔가 그때마다 넣어주는 "땜질"같은 느낌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이를 받아들이는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애절함"보다는 "없는 게 없네"와 같은 만물상 같은 느낌으로 이야기의 긴장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여기에 자유 갈래로 뻗어나간 이야기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느낌도 강합니다.앞서 설정은 뭣 때문에 말씀하셨나요?
이야기에서 "샤오륜"과 그의 파트너 "핑키"가 착용한 팔찌는 인연을 맺어주는 실을 만드는 능력이 주로 나오지만, 이는 환생을 결정짓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남아있는 하얀 구슬로 "환생 대상"을 정하기도 하지만, 전부 까매진다면 곧장 지옥으로 떨어져 환생의 기회조차 박탈됩니다.
어찌 보면, 이야기의 후반부를 쫀득쫀득하게 만들 장치로 예상되나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이를 전혀 활용하지 않습니다.
이보다 "악귀"의 행패를 "윤회"를 통해서 진정시키는 이야기로 바꿔 후반부를 보여줍니다.4. 신령님, 진정하세요.
전생애에 걸쳐 쌓인 업보, 그리고 은혜 등으로 이야기를 선보이는데 이마저도 앞서 언급한 "샤오륜"과 "샤오미"처럼 "플래시백"으로 말합니다.
지적되는 문제가 새로운 이야기에도 동어반복적으로 되감아지니 128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임에도 그 부족함을 지울 수가 없으며, 피곤하기까지 하네요.
많은 것들을 보여주려는 그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저희가 보고 싶었던 건 절절한 로맨스뿐인 나무꾼의 심경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쿠키 영상 1개가 있습니다.
본 원고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첨받아 참석해 주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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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산 | 처음 보면 오컬트, 끝까지 보면 가족 드라마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전임 교수직을 노리는 대학교 시간강사 '윤서하'(김현주). 부려먹기만 하고 교수직을 확답하지 않는 담당 교수에게 치이고, 요가 학원 강사인 남편 '재석'(박성훈)의 외도에 시달리던 그녀에게 갑작스러운 경찰 전화가 걸려온다. 있는 줄도 몰랐던 작은 아버지가 사망했고, 그의 소유였던 선산이 그녀에게 상속될 예정이라고.
얼떨결에 작은 아버지 장례를 치른 후 선산 처리를 고민하는 그녀. 그런 그녀 앞에 불길한 일이 잇달아 벌어진다. 존재 자체를 몰랐던 이복동생 '김영호'(류경수)가 갑자기 등장하고, 남편이 총에 맞아 사망하며, 그녀의 아파트 현관문이 닭 피로 도배된 것. 사건을 맡은 담당 경찰 '최성준'(박희순)과 '박상민'(박병은)이 확실한 수사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자, 그녀는 직접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베일에 감춰진 진실은 상상도 못 한 채.
일보전진과 일보후퇴
<부산행>, <반도>, <염력>, 그리고 <정이>. 연상호 감독의 장편 영화를 보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가족애와 신파의 존재다. <부산행>만 해도 호불호가 나뉘는 수준이었지만, <염력>과 <반도>를 기점으로는 신파가 극의 개연성과 몰입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더해 좀비, 히어로, 디스토피아, SF 등 각 장르의 고유한 재미를 방해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반면에 영화가 아닌 작품이면 위의 비판을 피해 가는 경우가 있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에서 연상호 감독은 신파에 기대지 않았다. 신의 심판이라는 초자연적 소재를 내세워 인간의 욕망과 종교의 이면이라는 철학적 주제에 집중하며 호평받았다.
연상호 감독이 제작과 각본을 맡은 <선산>은 반복되는 비판에서 벗어나려 한다. 가족애와 신파는 포기하지 않았지만, 오컬트라는 새로운 성공 공식을 앞세웠다. 또 장르물에 신파를 더하는 대신, 반대 방향으로 접근했다. 그 결과 신파에 기반한 가족 드라마에 오컬트와 스릴러적 요소를 곁들여졌다. 그러나 <선산>의 변화는 제자리걸음이다. 이번에도 장르적 쾌감을 살리지 못한 나머지, 일보 전진이 일보 후퇴에 가려지고 말았다.
현대 사회 속 선산과 가족
제목만 봐도 <선산>은 가족 드라마다. 선산은 조상의 무덤이 있는 산이라는 뜻이다. 자연히 일련의 전개를 예상할 수 있다. 주인공이 선산을 물려받고, 그에 반발하는 가족과 외부인이 나타나며, 그 사이에서 숨겨진 가족사가 모습을 드러낼 테니까. 선산 때문에 추진 못하는 부동산 개발 사업이 껴 있으면 금상첨화다.
<선산>도 마찬가지다. 위의 전개가 모두 들어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선산'이라는 어휘의 특성을 살려 약간의 변주를 주는 데 성공했다. 선산은 사실 나날이 낯설어지는 단어다. 가족 형태의 변화 때문이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핵가족에서 1인 가족으로 가족의 범위가 좁아질수록 혈연의 중요성은 낮아진다. 그 과정에서 장례 방식도 바뀌고, 선산에 매장할 일이 줄어들면 단어 자체를 입 밖으로 꺼낼 일도 없어진다.
주인공 윤서하는 이 세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녀에게 가족은 큰 의미가 없다. 남편 재석은 외도 중이고, 아버지 윤명호는 딸이 어릴 때 집을 나갔다. 작은아버지 윤명길의 존재는 알지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서하는 작은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도 놀라지 않는다. 선산을 상속받는다는 소식을 들어도 선산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저 누구에게 얼마에 팔아야 할지 궁리할 뿐이다.
진짜 가족을 찾는 여정
<선산>은 윤서하와 180도로 다른 인물을 내세워 선산을 둘러싼 갈등을 부각한다. 그녀의 반대편에는 이복동생 김영호가 위치한다. 그는 가족으로부터 버려졌고, 존재가 지워진 채로 지냈다. 이복 누나가 자기 존재를 전혀 모르고, 경찰조차 그를 선산의 상속자로 고려조차 안 할 정도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는 선산에 오히려 더 집착하고, 윤서하를 위협한다. 그에게 선산은 온전한 가족의 일원으로 마침내 인정받는다는 의미이므로.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선산>은 물질적인 욕망 때문에 선산을 두고 벌이는 암투를 담아낸 드라마가 아니다. 그보다는 선산을 지렛대 삼아 가족의 공동체적 의미를 고찰하려는 이야기에 가깝다. 가족을 대하는 현대적인 태도와 전통적인 태도의 충돌을 선산을 통해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이는 두 이복 남매와는 접점이 없는 최성준의 가족 이야기에 꽤 많은 분량이 부여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일에 치여서 가족에 충실하지 못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아내가 갑작스레 쓰러져서 죽는 순간 옆을 지키지 못했고, 비극의 원인을 아들에게로 돌렸다. 그 결과 아들은 아버지를 칼로 찌르고 싶어 할 만큼 증오했고, 아버지는 아들과 의절하며 가족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성준은 윤서하 사건을 수사하면서 변한다. 가족 관계에 완전히 무관심한 윤서하, 이복 누나와 선산에게 집착하는 김영호와 대화를 나누면서 아들과의 관계를 되짚는다. 현대적인 태도와 전통적 관점 사이에서 어떻게 가족 관계를 재건할지, 한번 끊어 버렸던 혈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고민한다. 이는 윤서하가 종국에 김영호와 연락을 안 한다고 해서 관계를 아예 끊은 건 아니라고 말하는 대사와도 상통하는 모습이다.
내용과 장르의 괴리
이렇게만 보면 <선산>은 가족 드라마로서 흥미로운 작품 같다. 확실한 지향점과 메시지를 갖췄으므로. 반면에 장르적으로는 아쉬움이 크다. 포스터나 예고편을 보고 키운 기대를 드라마가 배신하기 때문. <선산>은 중반부까지 오컬트 분위기를 유지한다. 김영호가 무언가에 빙의된 건지, 아니면 무당에게 조종당하는지 헷갈리게 만든다. 삼재 부적, 굿하는 스님의 존재도 그 일환이다.
하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면 상황이 달라진다. 철저히 숨겼던 윤서하와 김영호의 진짜 관계가 비로소 수면 위에 올라오면서 오컬트 분위기가 일시에 가족 드라마, 더 나아가서는 막장 드라마로 전환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암시나 복선도 맥거핀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선산>이 일반적인 스릴러라면 이는 나름 효과적인 반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선산>이 애초에 오컬트 작품으로 포지셔닝했기에 이 반전은 악수로 작용한다. 오컬트 요소를 배제하는 순간 평범한 한국 드라마 중 하나일 뿐이니까. 초자연적 존재의 정체를 헷갈리게 하며 마지막까지 서스펜스를 유지한 <곡성>이나 <잠> 등의 작품과 다른 길을 간 대가를 치르고 만다.
선택과 집중의 부재
그뿐만이 아니다. 전체적인 만듦새에도 군더더기가 있다. 윤서하가 대학교 시간강사로서 난관에 빠지고, 최성준과 박상민의 갈등을 빚는 플롯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윤서하를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도록 유도하고, 최성준의 가족사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다. 초반부에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활용하면 충분할 내용인 셈이다.
그런데 이 플롯은 중요도에 비해 분량이 과하다. 중후반부에도 거듭 등장하면서 존재감이 커지고, 그 결과 중심 갈등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에 더해 설명조 대사도 너무 많다. 보여주기만 해도 되는 순간에 굳이 캐릭터의 입을 빌려 일일이 상황을 설명한다. 자연히 흐름은 순간적으로 끊기고, 극은 늘어진다.
그 결과 윤상호 감독의 일보 전진은 제자리걸음으로 귀결된다. 장르물의 본질적인 재미를 살리지 못했다는 함정에 <선산>이 또 한 번 빠져 버렸기 때문. 단순한 신파를 깊이 있는 가족 드라마로 풀어내고, 초자연적 소재라는 성공 공식을 버무리는 변화를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Poor 형편없음
오컬트향 1% 첨가한 막장 가족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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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기는 티키타카! 류승룡이 다시 돌아왔다! 장르만 로맨스!
류승룡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장르만 로맨스가 개봉했습니다.
배우인 조은지 감독의 상업장편 영화 데뷔작이죠.
주요 등장인물들의 티키타카가 매력적이고, 특히 류승룡 배우의 코믹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물론 진중한 연기도 같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흥미롭고 따뜻하게 볼 수 있어요.
가족이나 친구들과 보기에 좋은 영화입니다.
사람들간의 관계에 대한 영화이니 주변 관계들을 생각하며 보시면 더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리뷰는 전체 영상을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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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레드 원> 1차 예고편
🚨속보🚨 산타💪 납치! 사라진 산타를 찾아 크리스마스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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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정순> 메인 예고편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대상? ?제17회 로마국제영화제 2관왕? ?전 세계 19개 영화제 초청 & 8관왕 등극? 오직 나를 위한 내일을 준비하려 합니다 [#정순] 4월 17일 개봉 확정!? 눈물샘을 자극하는 메인 예고편 대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