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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드레2025-07-11 14:47:03

슈퍼맨이지만 또 다른 이름으로 살아갈 사람.

영화 <슈퍼맨> 리뷰

제임스 건의 새로운 DC 유니버스가 펼쳐진다. 영화 <슈퍼맨>이 2025년 7월 9일 개봉했다. 슈퍼히어로의 상징, 슈퍼맨의 등장이다. 너무 많은 매체에서 등장했던 만큼 익숙한 캐릭터이기에 자칫하면 진부할 수 있는다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마블유니버스와의 완전한 작별에 성공했던 제임스 건이 어떤 신선한 슈퍼맨을 탄생시켰을지 기대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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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슈퍼맨은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는 위협에 맞서 싸운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상황이다. 한편, 렉스 루터는 슈퍼맨을 무너뜨릴 비밀을 손에 넣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슈퍼맨에 총공격에 가세한다. 처음으로 패배한 슈퍼맨은 위기에 놓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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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의 침략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


 

자한푸르를 침략하려는 보라비아의 상황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전쟁들이 떠오르게 만들었다. 생명의 존엄보다는 자국의 이익, 개인의 욕망으로 의도적인 전쟁을 일으키고 그들만이 이익을 보는 상황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도와주려 하지 않는 현실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만큼 복잡한 국제 정치가 이러한 현실을 만들어낸 것이지만 강대국을 위주로 한 국제적 이해관계이기에 더욱 어려운 일이다. 렉스 루터는 개인적인 욕망을 위해 권력을 악용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그의 과거나 서사는 드러나지 않지만 슈퍼맨에 대한 시기와 질투에 휩싸여 강박적인 집착을 보이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의 심기를 거스르는 이들은 얼마든지 사적 제재를 가하는 (전여자친구가 연락했다고 우주주머니에 가두는 모습). 그의 앞에만 서면 비합리적인 선택도 감행할 정도였다. 그는 슈퍼맨을 철저히 분석해 그의 약점을 찾아내고 그를 무너뜨리려 한다. 하지만 감독은 그를 완전한 악역으로 배제하지는 않은 듯하다. <수어사이드스쿼드>라는 영화를 통해서도 보여주었듯 불안정한 사람, 괴짜인 사람, 나약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제임스 건 감독에게 렉스 루터도 그런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 모두 사랑을 감싸며 이해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다소 산만한 느낌도 주지만 선역 악역 할 것 없이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왠지 모르게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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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의 존재와 정체성

 

 

 

슈퍼맨이자 클락 켄트는 크립톤 행성에서 온 메타휴먼이지만 지구의 한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존재다. 어떤 이들은 그를 '외계인'이라 부르며 경계하기도 한다. 그는 힘든 상황이 올 때마다 부모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인 '강한 힘을 선한 일에 사용하라'라는 메시지를 통해 그의 본질을 되새기곤 했다. 하지만 그의 선한 의도가 늘 사람들에게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었다. 그가 사람을 구하는 과정에서 무단으로 국경을 넘는 행위는 미국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고 보호자가 아닌 침입자로 규정하고 경계할 수도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슈퍼맨은 개입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 '그가 사람들을 구했다고 해서 이렇게 국제질서를 무시해도 괜찮은가'에 대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복잡한 정치 문제보다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했지만 사람들은 국제정치의 복잡한 시선이나 윤리와 저널리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영화의 슈퍼맨은 더 이상 절대적 존재도, 전능한 신도 아니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에서 그는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었다. 초인적인 힘을 가졌지만 누군가에게는 실망스러울 만큼 인간적이며 우리와 같이 불안해도 최선을 다하고 흔들리고 실패하며 다시 일어서는 존재다. 어쩌면 나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런 불완전함이 있기에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의 본질은 크립톤 행성의 부모님의 메시지에서 시작된 것이기도 하지만 지구에서 자신을 돌보아준 조나단과 마사의 사랑으로 이루어진 따뜻한 마음에서부터였다. 특히 부모님의 메시지를 듣는 마지막 장면은 '선한 마음'을 지킬 수 있게 만드는 근원을 보여주는 순간으로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작품은 새로운 DC 유니버스의 진정한 시작이자 토대가 될 영화라고 한다. 헨리 카빌이 슈퍼맨 역할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면서 이전 작품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영화에서는 많이 알려졌던 슈퍼맨의 탄생을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반복하지 않는다. 크립톤의 멸망, 지구로의 이주, 양부모의 보살핌에 대한 내용은 간단한 설명을 통해 전달한 후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지나치게 생략한 부분이 불친절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승리나 기적의 순간으로 시작되는 보통의 히어로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로 패배의 순간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마치 우리 모두가 그 상황에 있었던 것처럼 관객을 영화에 현장 투입한다. 익숙한 영웅 서사를 다루지 않고 오로지 지금의 슈퍼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다. 하지만 익숙한 멜로디는 빼놓지 않는다.

 

 

 

이러한 서사는 슈퍼맨의 고정적인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나겠다는 선언처럼 느껴진다. 그의 초인적인 면모뿐만 아니라 불안, 혼란, 고독과 같은 인간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같은 사람임을 보여준다. 완벽함과는 거리가 먼 이 슈퍼맨의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다소 낯설고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에서 새로운 슈퍼맨의 이야기도 시작된다. 특히 영화는 슈퍼맨을 둘러싼 대중의 인식, SNS를 통해 확산되는 여론, 선동과 왜곡의 메커니즘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상화된 영웅조차 이 거대하고 복잡한 정보 속에서 흔들리고 의심받는다. 그러한 슈퍼맨의 상황을 통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비춘다. 또한 이러한 시대 속에서 개인은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제는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존재의 진정성과 윤리적 선택이 중요해진 시대에서 완벽함이 아닌 불완전함에서 영웅의 이야기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작성자 . 민드레

출처 . https://brunch.co.kr/@mindirrle/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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