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6-22 22:32:33
📮 6월 3주차 두 번째 최신 씨네뉴스
📢CGV, 웹·앱 개편 위해 7월 7일 전국 극장 임시휴업?
📮 6월 3주차 두 번째 씨네뉴스가 도착했습니다!
📢CGV, 웹·앱 개편 위해 7월 7일 전국 극장 임시휴업?
CJ CGV는 7월 6일 밤부터 8일 오전까지
차세대 시스템 도입을 위한 웹사이트·앱 이전 작업을
진행 예정이며 임시 휴관일은 7월 7일 월요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져졌는데요.
하루동안 전국 모든 상영관 운영을 중단한다고 합니다. 🗓️
임시 휴업은 영화계에 큰 변수가 될 수도 있겠네요…!
또 한 가지 반가운 소식!
첫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쥡니다.
영화 제작 공동체와 스턴트 커뮤니티에
대한 헌신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여받는다고 하네요.
1981년 데뷔 이후 연기상 후보 세 번,
작품상 후보 한 번 지명됐지만 수상은 없었는데,
🗞️
❶ CGV, 웹·앱 개편 위해 7월 하루 전국 상영관 휴관
❷ ‘톰 크루즈,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아카데미 공로상’ 받는다
❸ 블룸하우스, ‘쏘우’ 프랜차이즈 권리인수, 제임스 완 복귀 전망
❹ 넷플릭스 시리즈 ’마인드헌터’, 영화 삼부작으로 부활할까?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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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진의 <창밖은 겨울>
본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시사회 초청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작년 전주 영화제에서 볼 영화가 없어서 선택한 영화였다. 당연히 기대감도 없이 심드렁하게 앉아서 영화를 보는데 꽤나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흥미로워지기 시작한 지점은 MP3의 주인을 기다리는 공기사의 태도였다. 나의 질문은 “MP3로 어쩔 건데?”였다. 아주 사소한 무언가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영화는 누군가가 잃어버린 혹은 버린 MP3로 영화를 끝까지 끌고 간다.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거나 명작은 아니다. 분명 이 영화는 누군가의 습작품처럼 미학적인 야심보다는 이야기에 충실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영화를 만든 것이 느껴진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영화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따뜻함은 어떤 특정한 장면이나 인물들의 행동과 대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시작점은 분명 진해라는 공간에서 드러난다. 작년 전주에서 보았을 때 이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내가 이 영화에서 “좋다”라고 생각한 지점들이 어떤 지점들인지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1년 반이 지난 지금에서야 다시 보면서 첫 장면부터 집중해서 영화를 보았다. 내가 본 느낌은 감독이 “진해”라는 공간을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어떤 지형적인 쇼트나 진해만의 특색이 느껴지는 쇼트는 없다. 그러나 버스 안에서 찍은 시점 쇼트나 몇몇 풍경 쇼트들은 마치 누군가가 항상 일상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소중한 순간들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좋다.
영화의 첫 장면은 버스를 모는 공기사로 시작한다고 이야기하면 그건 틀린 것이다. 우린 화면에서 버스를 모는 공기사를 보지만 첫 장면에서 우리는 보는 것이 아니라 들어야 한다. 첫 장면은 아침방송으로 시작한다가 맞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공기사의 전 여자친구가 공기사에게 이별 통보를 하면서 한 말이 아침방송을 듣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건 아마도 영화를 하는 사람 혹은 그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디테일이지 않을까. 맨날 밤을 새는 직업. 혹은 언제 일어나고 언제 자는지 정해지지 않은 삶. 이 부분을 지적한 까닭은 이 영화는 디테일이 꽤나 훌륭하게 설정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심지어 MP3를 고치러 방문한 문구점에서 주인 할아버지가 돌고 돌아서 돌아가라는 대사 또한 마치 공기사의 마음과도 같지 않은가. 이 돌고 도는 것은 로터리에서 시각화된다. 영화관에서 웃음이 터지는 장면들은 그것이 웃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영화를 진행시키는 감정이거나 혹은 어떤 은유적인 표현들의 디테일들이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공기사가 아침방송을 듣는 직업을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서 나는 감독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영화를 포기한 이유와 여자친구와의 이별이 결합된 것임은 추정이 가능하지만 정말 아침방송을 듣고 싶다고 이야기한 전 여자친구의 말 때문에 그는 버스 기사가 된 것일까. 이렇게 생각이 닿는 순간 어쩌면 공석우는 그럴 수도 있는 사람이겠구나 싶다.
만약 시사회에 감독이 참석했고 관객들에게 질문의 시간이 주어졌다면 또 다른 질문은 공기사의 엄마를 찍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묻고 싶었다. 그 이유는 이 영화에서 엄마와 함께 출근하는 장면과 졸혼을 이야기한 뒤에 거리를 걷는 장면은 모두 뒷모습으로 찍혔다. 이 뒷모습이 유달리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건 영애와 걸을 때 패닝으로 뒷모습이 보이는 것과는 다른 감정적 효과를 자아낸다. 영애와 걷는 장면이 많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영애와의 걷는 장면에서의 뒷모습은 마지막 쇼트에서 정서적 힘이 발휘된다. 그런데 이 마지막 쇼트도 앞에서의 뒷모습과는 다르다. 앞에서의 두 쇼트는 정면으로 찍을 수도 있는 쇼트다. 여기서 뒷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굉장히 따뜻한 느낌을 자아낸다.
당연하게도 이 영화가 화제가 된다면 아마도 한선화라는 배우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는데 난 예능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 다만 한선화가 아이돌이었고 연기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다만 그녀는 연기를 계속해도 되겠다는 관객들의 인정을 이 영화에서 얻어낸다. 그건 어쩌면 <건축학개론>의 수지와도 같다. 수지와 한선화를 비교하는 건 아니다. 다만 <건축학개론>에서 서연이라는 캐릭터는 내면을 표현하거나 딜레마를 겪거나 혹은 섬세한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건 <창밖은 겨울>에서 영애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사랑스럽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캐릭터를 감싼다. 연기라기보다는 마스크와 감독의 영리한 디렉션이 결합되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영애의 입에서 탁구 시합을 나가려는 것이 탁구에 남은 미련인지 후회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고 대답했을 때 공기사는 미련인지 후회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영화 협회에 다시 참석한다. 난 여기서 공기사가 얻는 대답이 미련일지, 후회일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연출할 지도 궁금했다. 다시 보고 있는 과정에서도 첫 번째 감상에서 놓친 이 답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감독은 여기에 미련도 아니고 후회도 아니라고 대답한다. 여기서 또다시 감독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그가 미련인지, 후회인지도 깨닫기 전에 저쪽에서 미련도 후회도 없다는 답을 준다. 그 순간 미련이건 후회이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거기서 이미 끝난 것이라고 감독은 이야기한다.
MP3가 돌고 돌아서 결국 결국 공기사에게 도착한다. 그것은 전 여자친구를 거치고 유실물 센터를 거쳐서 수리를 받고 마침내 영애에게 도착했을 때 그 MP3의 이어폰은 영애과 공기사가 한 쪽씩 끼게 된다. 이제 우리는 돌고 돌아서 마침내 MP3가 목적지를 찾았다는 것을 느낀다. 이 순간 우리는 따뜻함을 느끼지만 그것보다는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디테일의 힘, 즉 돌고 돌아서 MP3가 도달하는 곳을 공기사가 돌고 돌아 영애에게 도달했다는 것으로 일치시킨 기분 좋은 유쾌함을 느껴야 한다. 아, 오랜만에 보는 진정으로 따뜻한 한국 영화다.
2022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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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Hump Day' 이죠!
평일 중 중간에 있는 수요일이기에 가장 고비라고 하죠.
이 고비만 넘기면 곧 주말이 오니 조금만 더 힘을 내봅시다!
그럼 4월 두 번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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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출처: 네이버 영화
개요: 판타지 | 미국 | 142분
감독: 데이빗 예이츠
출연: 에디 레드메인, 주드 로, 매즈 미켈슨 등
개봉: 2022.04.13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줄거리
1930년대, 제2차 세계대전에 마법사들이 개입하게 되면서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의 힘이 급속도로 커진다. 덤블도어는 뉴트 스캐맨더에게 위대한 마법사 가문 후손, 마법학교의 유능한 교사, 머글 등으로 이루어진 팀에게 임무를 맡긴다. 이에 뉴트와 친구들은 머글과의 전쟁을 선포한 그린델왈드와 추종자들, 그의 위험한 신비한 동물들에 맞서 세상을 구할 거대한 전쟁에 나선다. 한편 전쟁의 위기가 최고조로 달한 상황 속에서 덤블도어는 더 이상 방관자로 머물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하고, 서서히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는데…
관전 포인트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의 3번째 영화인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개봉 하루 전인 12일, 무려 60%의 예매율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호그와트의 교장이었던 덤블도어의 젊은 시절을 다루고, 그린델왈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매즈 미켈슨이 새롭게 그린델왈드 역으로 합류해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말임씨를 부탁해
출처: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0분
감독: 박경목
출연: 김영옥, 김영민, 박성연 등
개봉: 2022.04.13
배급: 씨네필운
줄거리
85세 대구의 꼬장 할매 정말임 여사는 자식 도움 1도 필요 없다며 인생 2막을 내돈내산 나홀로라이프로 즐기려 했건만 이놈의 몸이 말썽! 오랜만에 외아들 종욱의 방문 탓에 팔이 부러지고, 이 사고로 요양보호사 미선을 들이게 된다. 엄마 걱정에 CCTV까지 들이는 아들과는 마음과 다르게 모진 말만 오가고, 요양보호사는 어쩐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영 맘에 안 든다. 그렇게 마찰과 화해를 반복하던 중 종욱 가족이 불쑥 찾아온 명절날, 묻어두었던 관계의 갈등이 터져버리는데…
관전 포인트
65년 연기 경력을 지닌 대배우 김영옥의 첫 주연작인 <말임씨를 부탁해>. 다양한 해외 영화제에서 큰 관심을 받은 박경목 감독과 <오징어 게임>, <반도>, <써니>의 촬영 감독이 참여하며 큰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영화는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일 것 같습니다.
태어나길 잘했어
출처: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0분
감독: 최진영
출연: 강진아, 박혜진, 홍상표 등
개봉: 2022.04.14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손에 땀 마를 날 없는 ‘다한증’ 춘희는 마늘 까는 아르바이트로 수술비를 모으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별로 안 좋아한다며 홀로 살아가던 씩씩한 춘희, 부끄러움과 외로움이 전부였던 그에게 봄처럼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다.
관전 포인트
<태어나길 잘했어>는 최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다한증'을 가진 춘희가 새로운 인연을 만나며 벌어지는 성장담을 담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복지식당
출처: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96분
감독: 정재익, 서태수
출연: 조민상, 임호준, 한태경 등
개봉: 2022.04.14
배급: 인디스토리
줄거리
사고로 장애인이 된 청년 ‘재기’는 홀로 거동조차 힘든 중증에도 불구하고, 경증의 장애 등급을 받아 힘겨운 싸움 중이다. 하지만 그의 딱한 사정을 봐준 선배 장애인 ‘병호’ 덕에 취업도 하고 대출도 받으며 희망을 되찾는다. 그렇게 삶의 재기가 눈앞에 왔다고 여긴 순간 ‘재기’는 세상에 자신이 중증 장애인임을 증명해야 하는데…
관전 포인트
<복지식당>은 장애인 감독과 비장애인 감독이 맡아, 장애인들의 삶을 꾸밈없이 현실을 반영해 만든 휴먼 드라마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전주국제영화제, 제주혼듸독립영화제, 런던한국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가 있습니다.
OTT 공개 예정작
나이트메어 앨리
출처: 네이버 영화
개요: 범죄 | 미국 | 150분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토니 콜렛 등
공개: 2022.04.13
스트리밍: 디즈니플러스
줄거리
성공에 목마르고 욕망으로 가득 찬 ‘스탠턴’은 절박한 상황에서 유랑극단에서 만난 독심술사 ‘지나’를 이용하여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기술을 터득한다. “사람들을 속이는 게 아냐,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는 거지” 수려한 외모, 현란한 화술, 마음을 현혹시키는 능력으로 뉴욕 상류층 상대로 부를 손에 쥐게 된 ‘스탠턴’. 채워지지 않는 그의 위험한 욕망을 꿰뚫어 본 심리학자 ‘릴리스’ 박사는 뉴욕에서 가장 위험한 거물을 그에게 소개해 주는데…
관전 포인트
아카데미에서 4관왕을 차지했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4년 만의 내놓은 신작입니다. <나이트메어 앨리>도 여러 영화제에서 100개의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었고, 그중 20 부문에서 수상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10년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엔딩!'이라는 카피를 사용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는데요.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아사코
출처: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20분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출연: 히가시데 마사히로, 카리타 에리카, 세토 코지 등
공개: 2022.04.13
스트리밍: 왓챠
줄거리
첫사랑 ‘바쿠’와 함께하는 모든 날이 특별했던 ‘아사코’. 설레지만 불안하고 뜨겁지만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바쿠는 어느 날, 다시 돌아온다는 짧은 말만 남긴 채 아사코를 떠나갔다. 첫사랑 바쿠와 똑같은 외모의 ‘료헤이’를 만나게 된 아사코. 겉모습만 같을 뿐 공통점 하나 없는 모습에 혼란스럽지만, 자상하고 따뜻한 료헤이의 사랑으로 아사코는 다시 설레는 사랑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러던 어느 날, 떠나간 첫사랑 바쿠가 갑자기 나타나고, 아사코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관전 포인트
<드라이브 마이 카>의 감독이신 하마구치 류스케의 작품입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4.5점을 준 작품이고. IMDB에서도 7점으로 꽤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출처: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1분
감독: 이태겸
출연: 유다인, 오정세 등
공개: 2022.04.15
스트리밍: 쿠팡플레이
줄거리
7년간 근무했던 회사에서 하청 업체로 파견 명령을 받은 정은, 자신의 자리를 찾아보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불편해하고, 현장 일은 낯설다. 그러나 반드시 1년을 채워 원청으로 돌아가고 싶은 정은은 ‘막내’의 도움으로 점점 적응해가는데… 1년의 파견,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도약하다!
관전 포인트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믿고 보는 배우이자, 내공 있는 두 배우 유다인과 오정세가 만나 기대를 높였는데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이자 따뜻함을 보여준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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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김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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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터박스] 선정 영화 25선
시네필, 힙스터들의 성지 ‘레박’을 아시나요?
높은 수준의 리뷰를 볼 수 있는 영화 평론, 데이터 사이트 ‘LETTERBOXD’
imdb는 영미권 위주의 영화들이 높은 평점을 받는 반면 LETTERBOXD는
글로벌 영화들, 예술영화, 고전영화, 애니메이션 등 가리지 않고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많은 비공개 계정을 갖고 있다고 하며 영화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도
비공개 계정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힙스터들이 주목한 영화 'BEST25'는 어떤 영화들일까요? 같이 만나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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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원초적 본능>, 무릎 사이론 알 수 없는 것
*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드디어, 갑자기 본 영화. 이런 스릴러인 줄 알았더라면 진작 봤을텐데. 해석의 재미가 쏠쏠하다. 여타 매혹적인 장면과 눈빛이 가득한 영화다. 제목은 원초적 본능이라 본능의 '끝까지 간다' 버전 같아보이지만 사실은 줄 타기를 잘하고 있다. 형사 닉 커랜과 작가 캐서린 트라멜. 그들의 한 마디가 떠나질 않는다. 살인은 담배와 달라. 그만둘 수 있으니까, 라는 그녀의 말과 그의 말. 난 이미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그래도 당신을 잡아넣을 거야. 캐서린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자신이 알려주지 않는 걸 절대 알 수 없을 거라면서. 영화가 끝나면 질문을 각자에게 하고 싶다. 닉에게 묻고 싶다. 정말 캐서린이 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해 하나라도 알고 있는지, 그녀를 정말 잡아 넣을 자신이 있는지. 그리고 캐서린, 살인이 정말 담배와 다른가요? 그만둘 수 있는 건가요?
누가 취조 당하는 걸까? 이 장면으로만 기억되서는 안 될 영화
캐서린 트라멜을 '섹시한 악녀'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녀가 다리 한번 꼬았을 뿐인데 경찰들이 정신을 못차린다. 누군들 안그랬겠나. 아무것도 숨길 것 없다며 침착하게 사람을 당황시키는 말까지. 그렇다. 그녀를 '섹시한 악녀'라 한다면 있을 건 다 있는 말이다. 그녀는 섹시하고, 매력적이고, 악하고, 여자다. 하지만 뉘앙스가 좀 다르다. 그녀는 원한다면 언제든 섹시하기 보단 우아할 수 있고, 악해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나라면 그녀는 똑똑한 살인자라고 말하겠다. 섹시함 역시 그녀의 지능적인 의도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에이미 던/캐서린 트라멜
영화를 보면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가 떠오르는데 좀 다르다. 에이미와의 공통점은 꽤 많다. 사람들의 심리 파악에 능하고, 영문학을 전공했고, 작가라는 점. 어쩌면 에이미가 캐서린을 많이 닮은 후배일 수도 있겠다.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마치 세상을 자신이 쓰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다만 차이는 명확하다. 에이미는 살인을 즐기진 않는다. 그녀의 이야기 역시 죽음을 주로 다루지 않는다. 자신은 '어메이징 에이미'처럼 늘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걸 원했다. 우아하지 않더라도, 피해자로 보이더라도, 결국엔 해피엔딩. 몇 명이 알아차리는 것 정도는 상관 없다. 남편은 알고도 자신을 떠날 수 없을테니까. 하지만 캐서린은 살인을 즐긴다. 정확히 말하면 이렇게 해도 들키지 않을까? 가 궁금하다. 담배만큼 즐기지만 필요에 따라 절제하고 있다. 그녀의 모든 책에선 사람이 죽는다. 대체론 여자가 남자를 죽이고, 그 이야기를 위해서 그녀는 경험을 필요로 한다. 사람을 유혹하고 죽여야 하기 때문인지, 자신이 지적이고 자유로우면서도 관능적인 모습을 유지하려 한다. 그걸 위해 돈도 시간도 공들이고 있다. 그녀에겐 즐거움이 중요하다. 사람과 죽음, 욕망 같은 것들. 사람이 이리 저리 게임판에 끌려다니는 게 재밌으니까, 그로 인해 충족할 수 있는 많은 욕망은 감칠맛이 난다. 에이미가 똑똑한 연기자라면, 캐서린은 똑똑한 살인자다.
닉과 캐서린, 베스를 둘러싸고 다양한 7건의 사고 혹은 사건이 나타난다. 배가 고장나 돌아가셨다는 캐서린의 부모님. 자동차로 추격하다 추락사한 캐서린의 연인 록시. 살인의 경우 흉기는 얼음송곳과 총이다. 얼음송곳으로 찔려죽은 세 사람. 캐서린과 베스의 지도교수. 캐서린과 만나던 은퇴한 로커. 닉의 동료 형사 거스. 총을 맞고 죽은 두 사람. 베스의 전남편. 닉과 날을 세우던 죽은 형사 닐슨.
코난을 10년 넘게 봐서 인지 사라지지 않는 찜찜함
일단 경찰에서 수사하던 형사 닐슨 및 거스 살인 사건(아마 은퇴한 로커 살인사건까지도)의 용의자는 베스로 결론내려졌다. 범인이 베스라는 결말은 충격적이긴 하다. 닐의 심리치료사였고 다른 형사들과 매일 얼굴을 맞대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이상하게 너무 완벽하게 다 맞아들어간다는거다. 범죄현장에서 멀지 않은 계단에 고이 모셔진 금발의 가발, 경찰들만 입는 우의와 얼음 송곳. 캐서린을 누명씌우려 했던 그녀의 의도가 이렇게 간단하고 투명하게 드러난다니. 그녀의 집에서 발견된 총과 서랍에 놓인 캐서린에 대한 사진, 살인을 다룬 캐서린의 책. 어째 그렇게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증거를 보란듯이 집에 걸어뒀을까. 이건 하나 하나 흩어져있던 증거를 모아 범인의 윤곽이 드러났을 때의 희열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증거는 베스가 범인이라는 걸 증빙하는 서류같다.
너무 완벽할수록 찜찜하다. 베스가 닐슨과 자신의 전남편은 총으로 죽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스는? 거스는 베스가 죽였는지, 캐서린이 죽였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닉은 캐서린이 이미 탈고해서 인쇄까지 한 미출간 신간 <Shooter>의 결말을 봤다. 책에선 주인공인 형사가 엘리베이터에서 살해된 동료를 찾으러 간다고까지 대본처럼 쓰여 있었고 이는 거스의 죽음과 일치했다. 물론 책에서 쓰여진대로 이미 그는 송곳으로 난도질 당한 후였지만.
베스(엘리자베스) 가너/캐서린 트라멜
베스와 캐서린 모두 거짓말을 했다. 베스는 전남편의 죽음도, 전남편과의 결혼도 닉에게 한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소문에 따르면 당시에 '여자친구'가 있었다는데 모를 일이다. 거스가 죽는 사건현장에서 만나자는 메세지가 있어서 왔다고 했다. 굳이 그녀는 총을 들고 자신을 의심하는 닉 앞에서 주섬주섬 열쇠고리를 꺼내다 총을 맞았다. 총을 가진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는데. 캐서린은? 그녀는 책에서 일어난 사건은, 실제 사건이 일어난 '후'에 썼다고 말했다. 배가 고장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책을 썼다고. 하지만 은퇴한 로커 살인사건이나, 형사가 죽는 이야기는 이야기가 먼저 완성되었고 그 이후에 살인이 벌어졌다. 작가인 내가 이 그대로 하기엔 자신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 질문을 바꿔보자. 이 걸 그대로 따라하는 멍청한 짓을 '누가' 한단 말인가?
베스가 생각보다 캐서린과 관련이 많다는 결론에 이른다. 미끼처럼 맞춰진 퍼즐에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캐서린이 사랑에 빠져서 닉에게 한번도 안 하던 고백을 하며 자신을 따라하던 '리사 후버맨'을 말한 것도 이상하다. 베스는 이미 비슷한 얘기를 한참 전에 했고, 캐서린이 이렇게 말했을 거라며 나중엔 그대로 맞추기까지 한다. 캐서린에게 베스는 록시와는 다른 존재다. 록시와 캐서린이 성적으로 탐닉하고 관음하는 사이라면, 둘 사이는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이일 수도 있다. 책을 탈고한 그 짧은 시간에 베스가 캐서린의 책을 입수해서 있는 그대로 실현할 수 있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캐서린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한 베스가 캐서린에게 이용당해 꼭두각시처럼 범죄장소로 오게 되었다 해도, 어차피 캐서린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리는 없다. 사건 당일 그녀가 <shooter>라는 책을 다 썼으니 닉은 더 이상 필요헚다며 매몰차게 이별을 고한 건 왜일까. 거스가 살해되기까지 무대를 세팅했든, 직접 행동에 옮겼든 그의 시선을 벗어나 뭔가를 했을 시간은 충분하다. 자의든 타의든 베스는 캐서린의 책대로 사람이 죽는 멍청한 '짓'을 한 사람이 된다.
그러면 닉은 바보같은 형사, 그녀와 사랑에 빠져 눈이 멀어버린 멍청이로 남아있을까. 그도 곧, 혹은 이미 알아차렸을 것이다. 베스만 죽은 것으로 모든 게 끝났을까? 캐서린에 대한 의심은 이렇게 사랑의 힘으로 영영 이겨낼 수 있을까? 닉과 캐서린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외모도 있지만 자신과 같은 류의 사람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욕망과 본능에 충실한, 살인자. 코카인과 담배를 즐기고 끊을 수 없고 거짓말 탐지기를 가볍게 통과할 수 있고, 들키지 않고 수사망을 빠져나와본 사람이다.
캐서린이 너무 무서운 사람이라고 잊고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닉 역시 무서운 사람이다. 5년동안 4건이나 민간인을 총으로 쏴 죽인 경험이 있으니 괜히 별명이 'shooter'가 아니다. 코카인이 사람을 망쳤을 수도 있지만, 코카인을 한다고 사람을 다 죽이는 건 아니다. 사람을 죽게 한 건 그의 욕구였다. 모두가 신나서 베스가 범인이라고 할 때, 닉은 얼빠진 듯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뜻하지 않게 베스를 죽여서 범인을 죽인 의로운 형사가 된 순간에도 그는 그리 기뻐보이지 않는다. 유일한 진짜 친구인 거스를 잃은 슬픔에 잠겨서일 수도 있지만 생각했을 것이다. 이 이상한 기분은 뭐지, 하고. 그는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등 뒤로 반짝거리는 얼음 송곳을 몰랐을까? 그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면서 그녀를 잡아넣을 방법을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말대로 아주 위험한 방법이지만 그게 그가 범인을 잡는 방법이니까.
주도권을 얻은 것 같다고 생각했겠지
캐서린은 닉에게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은 다 죽는다고 흐느꼈다. 처음엔 부모님, 그리고 지도교수, 소중하진 않지만 은퇴한 로커, 또다른 연인 록시. 그래서 그를 사랑하고 싶지 않다고, 자기 자신에게 허락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를 사랑하면 그 역시 죽을 거라는 말처럼. 혹시나 그녀가 안타까운 운명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다면 그의 형사로서의 안테나는 꺼진 셈이다. 사건에서만큼은 우연이란 없다. 적어도 사람이 죽어나가는 데 있어선. 아, 그 말은 사실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그가 너무 사랑스러워 깨물어주는 대신 죽여버리고 싶어지는 사람이니까. 언제든 그녀는 그를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다 쓰면 그를 버릴 수도 있다. 언제든 그의 목에 송곳을 박아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닐 뿐. 소중한 것들은 차라리 내 손에 죽는 게 낫다. 어차피 사람은 죽으니까. 그녀에게 기억되고, 책으로 기억되면 영원히 남을 수 있다.
'당신은 내가 알려주지 않는 건 아무것도 알 수 없을거야'
영화가 소름돋는 건 트레이드 마크인 무릎 사이에서는 알 수 없다. 캐서린이 무릎 사이를 들썩이며 그녀의 매력적인 몸을 보여주어서가 아니다. 그녀가 늘 상위를 차지한 채 남자를 묶고 언제든 얼음송곳을 찔러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섹스신 때문도 아니다. 죽은 이들의 목덜미에 사정 없이 박힌 송곳 때문에 피가 웅덩이처럼 고여서도 아니다. 결말처럼 그녀가 그의 등 뒤로 얼음송곳을 들었다 놨다해서도 아니다. 소름돋는 건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녀 주변 사람이 모두 사라지는데 그녀는 들키지 않았다, 들키지 않아서 그녀로 인해 계속 죽게 될 사람들이 생겨난다. 사람은 어차피 죽으니까, 그녀는 글로 범인인 걸 숨기니까. 사람들이 자신에게 불신을 거두고 죽어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으니까. 아무리 절제한다 해도 그녀가 살인을 그만둘 것 같아보이지 않는다. 무서운 건 얼음송곳이 아니다. 살아숨쉬는 그녀, 그녀의 살인이라는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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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 재스민> - ‘내가 아닌 타인을 통해 내 세계를 정의했을 때’
블루 재스민 (Blue Jasmine, 2013)
개봉일 : 2013.09.25 (한국 기준)
감독 : 우디 앨런
출연 : 케이트 블란쳇, 알렉 볼드윈, 샐리 호킨스, 바비 카나베일, 피터 사스가드
내가 아닌 타인을 통해 내 세계를 정의했을 때
이름, 꿈, 좋아하는 것, 가치관, 외모, 가족, 타인들과의 관계, 경제적 조건, 직업 등.. 이 모든 조건이 모여 ‘나’라는 사람을 만든다. 나의 세계는 내 스스로 확립해가야 한다. 내가 아닌 나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타인을 통해 내 세계를 건축하고 그것을 ‘나’라고, 나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을 때, 세계 가운데 있는 타인이 쏙- 빠져나가버린다면? 나에겐 무엇이 남을까.
잘나가는 사업가 남편‘할’을 만나 갖고 있던 이름도 바꾸고 전과 다른 1% 상류층의 삶을 즐기던 재스민은 할의 몰락과 동시에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그녀는 비싼 명품과 파티, 여유로운 취미생활을 즐기며 자신을 ‘나는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할의 존재가 사라진 후 재스민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젊은 시절에 꾸던 꿈, 경제적 능력, 남편과 아들, 명품. 모든걸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순식간에 바뀐 삶에 끼어있는 모든 것들이 재스민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여동생 진저, 낯설다 못해 수준 떨어져 보이는 진저의 남자들. 재스민은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보다 모든 걸 다 가진 삶으로 돌아가길 원한다. 나를 채워가기보단 모든 걸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고 그를 위해 거짓도 불사한다.
재스민은 여전히 재스민이라는 이름을 달고 명품 가방을 들고 명품 재킷을 걸친다. 하지만 그녀가 걸친 명품들은 맑게 빛나지 않는다. 스스로 무너트린 세계에 머문 채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는 그녀의 마음은 공허할 뿐이다. 주인공 재스민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가 이 모든 감정을 설명한다
블루 재스민 시놉시스
NEW YORK 명품을 휘감고 파티를 즐기던 뉴욕 상위 1%의 ‘재스민’! 사업가 ‘할’과의 결혼으로 부와 사랑을 모두 가지게 된 ‘재스민’. 뉴욕 햄튼에 위치한 고급 저택에서 파티를 열고, 맨해튼 5번가에서 명품 쇼핑을 즐기던 상위 1% 그녀의 인생이 산산조각 난다. 바로, ‘할’의 외도를 알게 된 것.
SAN FRANCISCO 모든 것을 잃은 그녀, 화려하지만 우울하다! 결혼생활을 끝내버리고 하루아침에 땡전 한 푼 없는 빈털터리가 된 ‘재스민’은 여동생 ‘진저’에게 신세를 지기 위해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오른다. 명품샵 하나 없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정반대의 삶을 살게 된 그녀. 모든 것은 낯설기만 하고, ‘진저’와 루저 같아 보이는 그녀의 남자친구 ‘칠리'가 불편하다. 인정할 수 없는 현실에 혼잣말은 늘어만 가고 신경안정제마저 더 이상 듣지 않던 어느 날, 그녀는 근사한 외교관 ‘드와이트’를 만나면서 한줄기 희망을 발견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여기서 새로 시작해야죠.”
자넷, 아니 재스민은 잘나가는 사업가 남편 할을 만나 상류층의 삶을 즐긴다. 하지만 할이 전 남편이 되자 재스민은 상류층 부인이 아닌 가진 것 없는 여성이 된다. 그녀는 뉴욕을 떠나 동생 진저의 집이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향한다. 모든 걸 탈탈 털렸다고 말하면서도 루이비통 가방을 들고 일등석에 앉아온 재스민은 옆자리에 앉은 승객에게 지금 이 상황은 별거 아니며 곧 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갈 것이라는 식으로 허풍을 늘어놓는다. 영화 내내 재스민은 상류층으로 돌아갈 거라는 허황된 꿈을 버리지 못한다. 그 꿈이 계속될수록 재스민의 눈은 점점 더 공허해졌으며 그녀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점점 더 애틋함으로 가득 찼다.
재스민의 동생 진저는 재스민과 다른 삶을 살았다. 재스민이 상류층이었다면 진저는 중상류층에도 닿지 못하는 삶을 산다. 진저는 기술자인 전남편 오기와 뉴욕으로 놀러 가 재스민을 만난 날, 재스민의 투자 제안을 받아들이고 복권 당첨금을 전부 날린다. 그 일을 계기로 오기와 이혼까지 했지만 진저는 재스민을 미워하지 않는다.
잘 나갈 땐 돌아보지도 않다가 이제 와서 동생을 찾는 못난 언니 재스민은 여전히 진저의 사는 수준과 동거남 칠리, 동료 에디를 평가한다. 두 사람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우선 상류층도 아니고, 교양도 없어 보이는 칠리와 동료. 재스민은 그들의 말을 흘려들으며 다시 일어설 계획을 짠다.
재스민은 원래 인류학자가 되려고 했다. 영화의 초반, 할을 만난 재스민은 “대학을 졸업해서 뭐해요. 인류학자가 될 것도 아니고.”라고 말한다. 상류층 남편을 만났으니 모든 걸 다 가진 것이라 생각한 그녀는 더 이상 공부하고 노력하며 꿈을 좇을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사실은 재스민이 모든 걸 다 가진 게 아닌, 모든 걸 가진 남자가 재스민을 가졌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샌프란시스코로 온 재스민은 이제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졸업해서 뭐하냐”고 말했던 대학에 다시 가겠다고, 공부를 해서 인테리어 전문가가 되겠다고 마음먹는다.
재스민은 집중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쉴 틈 없이 도지는 신경쇠약 증상을 이겨내기 위해 약을 통으로 삼켜내며 노력한다. 처음 해보는 병원 접수일과 컴퓨터 배우기. 이렇게 해서 언제 상류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재스민은 다시 내가 아닌 남에게 의지하기 시작한다.
“돈이 있어야 사람이 살잖아요.”
파티에서 만난 외교부 소속 상류층 남자 ‘드와이트’. 재스민은 상류층에 속하는 그의 직업을 듣자마자 온갖 거짓말을 술술 뽑아낸다. 전 남편이 외과의사였으며 사고로 사망했다고, 아이는 없고 자신은 인테리어 전문가라고. 재스민은 드와이트와 결혼하기 위해 거짓말을 반복하고 드와이트의 연락이 늦을 때마다 불안감에 떤다. 다시 상류층의 삶으로 데려가 줄 유일한 통로가 끊기는 건 아닐까. 진저는 약을 한 움큼 집어먹는 재스민을 보며 “거짓말을 들킨 거 아니냐”고 가볍게 말을 던지고, 재스민은 진저의 말에 크게 화를 낸다.
“거짓말이라고 하지 마!”
모든 게 진실은 아니더라도 일부 진실이 섞여있으니 내 말은 거짓이 아니다.라는 게 재스민의 입장이다. 재스민의 세계는 항상 그래왔다. 진정 소유한 건 하나도 없으나 모든 걸 소유한듯한 느낌이 드는 삶. 할이 재스민에게 주던 모든 게 진실은 아니었지만 눈앞에 있는 상류층의 일상은 진실이었던 삶. 재스민은 그 거짓 같던 삶을 잊지 못하고 있다.
재스민은 영화 속 다른 등장인물들과 다르게 허황된 꿈을 버리지 못한다. 재스민의 아들 대니는 할의 사기 행각이 밝혀지자마자 일찌감치 집을 나간 후 중고 악기점을 차렸고 “과거는 모두 잊겠다”고 말하지만 재스민은 화려했던 과거를 버리지 못한다. 진저는 재스민과 함께 간 파티에서 만난 현실과 동떨어진 로맨틱한 남자 ‘알’에게 끌렸지만 알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현실로 돌아와 다시 칠리와 동거를 시작한다. 하지만 재스민은 여전히 누군가가 선물해 줄 상류층의 삶을 기다리며 거짓말을 반복한다.
“난 달리 꿈이 없었어.. 그래도 늘 뭔가 하고 싶었어.”
할을 처음 만나던 날 들었던 노래 ‘블루문’. 재스민은 이제 그 노래의 가사가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늘 뭔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때의 자신도 기억하지 못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의 소유로서의 가치, 경제적인 가치만 따지다 이제 진짜 나를 모르게 된 그녀. 재스민이 걸친 명품 옷은 땀에 절어 볼품 없어지고 재스민은 한껏 흐트러진 모습으로 집을 나선다. 타인의 존재로 완성한 자신의 세계를 스스로 무너뜨린 그녀는 여전히 현실을 되찾지 못하고, 현실과 허상의 공허한 간극 사이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재스민이 활짝 피어날 밤은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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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2호
📮 6월 4주차 두 번째 최신 씨네뉴스가 도착했습니다!
📢제임스 딘의 개인적인 삶에 초점을 맞춘 전기영화가 제작된다🎬
‘트루 디텍티브’, ‘13 Reasons Why’의
브랜든 플린이 전설적 아이콘 제임스 딘으로 캐스팅 되었습니다. 영화 <윌리와 지미 딘>은 윌리엄 바스트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제작된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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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누벨바그’ 새 프랑스 포스터 공개
❷ 제임스 딘의 연애사 다룬 ‘윌리와 지미 딘’, 영화로 제작된다
❸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편 및 시리즈화 긍정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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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라기 월드 : 도미니언 감상평 -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허무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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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작품의 최종장이라는 거창한 홍보문구에 비해 그 임팩트는 꽤나 부족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쥬라기 월드 3에서 이런 아쉬움이 느껴진 이유에는 몇가지 작품의 판단미스들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오웬과 블루의 연대와 케미스트리가 거의 전무하다는 부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쥬라기월드 트릴로지의 키 메시지는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과 공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 기대에 못 미치는걸 떠나서, 이 정도로 무난해도 되는건가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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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쇼크 웨이브2> 메인 예고편
뛰어난 폭탄 제거 요원 ‘판청펑’(유덕화)은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는다. 이로 인한 좌천 통보에 분노한 ‘판청펑’은 폭탄 제거반 동료 ‘둥저원’(유청운)과 애인인 ‘팡링’(니니)에게 등을 돌리고 자취를 감춘다.
5년 뒤, 홍콩의 한 호텔 행사장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그곳에서 쓰러져 있는 그가 발견된다. 사고로 기억을 모두 잃은 채 깨어난 ‘판청펑’은 자신에게 극비 임무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점점 세력이 커지는 테러 집단 ‘부활회’에 잠입해 그들의 계획을 알아내야 하는 것.
마침내 그들의 목적을 알게 된 ‘판청펑’, 그리고 폭탄 제거반, 반테러리즘 특수부대 팀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핵폭탄으로, 홍콩국제공항뿐 아니라 국제상업센터, 국제금융센터, 주요 지하철 역까지 모조리 쓸어버릴 계획에 경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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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메인 예고편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그 영상 떴습니다, 이번 여름, 제대로 모실 준비 완료? 모든 게 무너진 서울,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이야기?? #콘유 가 궁금하다면 8월 9일 극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