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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2025-06-15 00:16:46

아버지가 들려주지 않은 유일한 이야기

<빅피쉬> 재개봉을 보고

 

 

 

 

<빅피쉬>는 한 부자에게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머리맡에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 윌은 아버지가 세상에서 제일 가는 이야기꾼이라 생각하지만, 어느날 아버지 이야기의 대부분이 거짓인 것을 깨닫고 크게 실망하게 된다. 윌은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해준 말 중에 진실이 있기는 하냐"고 크게 다툰 후 3년이 넘도록 아버지와 대화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머니를 통해 아버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3년 만에 만나게 된 아버지는 연로하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져있지만 여전히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윌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허풍이라고 생각하며 지겨워하고, 이제는 사실을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윌에게 "나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아버지를 좋아하는 며느리 조세핀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아버지는 조세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마을 최고의 유명인사로 자라난 아버지의 일생은 모험담과 같다. 아버지는 거인병에 걸려 3년간 방에만 누워있던 이야기, 마을을 찾아온 진짜 거인과 친구가 된 이야기, 여행을 떠나던 중 만나게 된 유령마을 사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아들 윌이 태어나던 해 결혼반지로 큰 물고기를 낚은 이야기...

 

 

 

 

우연히 반한 어머니를 찾기 위해 3년 간 무급으로 서커스단에서 일을 하고, 이미 약혼자가 있던 어머니의 마음을 찾기 위해 황수선화로 어번 대학을 물들은 이야기 또한 아버지의 긴 이야기 중 하나이다. 군에 징집되자 빠르게 돌아오기 위해서 극비 임무에 참여하고, 이 때문에 사망자로 기록된 것 또한 아버지의 긴 이야기 중에 하나다.

 

 

윌은 여전히 아버지의 이야기를 허풍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버지에게 점차 마음이 풀어지는 자신을 느낀다. 그리고 아버지의 물건을 정리하던 윌은 유령마을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가 미국 전역을 누비던 것 또한 진실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오랜 친구이자 주치의를 통해 "네가 태어나던 날 네 아버지는 물고기를 잡지 않았다. 일을 하느라 출산을 지켜보지 못했다. 그걸 오랫동안 미안해했다. 그게 진실이야. 나라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나는 아버지를 이해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윌은 임종을 앞둔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버지가 이야기 해왔던 아버지의 삶, 환상과도 같은 일생이 녹아든 이야기와 동화 같은 결말. 스토리텔러가 아버지에서 윌로 전환되며, 윌이 아버지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대목이다.

 

 

초라한 현실과 두려움, 공허함을 동화 같은 이야기로 감추고, 아들에겐 영원한 빅피쉬이고 싶던 아버지는 그렇게 눈을 감는다.

 

 

우리는 부모에게 어떠한 얼굴을 기대한다. 무조건적인 포용, 지혜, 그런 것들... 하지만 누구나 부모로 태어나진 않는다. 영화를 본 뒤 오랫동안 나와 비슷한 나이였을, 오래 전 내 부모의 얼굴을 생각했다. 내 부모는 그때 무엇을 좋아했을까.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키우는 동안,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던 오랜 이야기 속엔 무엇이 있을까. 마음 속에도 빅피쉬가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이 영화는 단순히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하나의 인간임을, 그 사이에 놓은 마음이 결국 이어진다는 것을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말해준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 속에 푹 빠지고 싶다면, 지금 영화관에서 <빅피쉬>를 만나보길 권한다.

2025년 6월 11일 재개봉. 

작성자 . 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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