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6-06 14:10:26
🎫 6월 1주 차 개봉예정작
주동우의 신작이 개봉했다고...?
🎫 6월 1주차 개봉예정작이 왔습니다!
이번 주는 주동우 주연 x 안소니 첸 감독 신작
❄️<브레이킹 아이스>가 개봉합니다!
설경에서 펼쳐지는 세 청춘의 낯선 여정,
주동우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되는데요? 👀
🎬 6월 1주차 PICK!
❄️ 브레이킹 아이스
🤡 미치광이 피에로
🏚️ 브링 허 백
🐉드래곤 길들이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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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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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박보영·연우진·장동윤·이정은 '정신 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출연 확정
ⓒ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금 우리 학교는' 감독인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박보영, 연우진, 장동윤, 이정은 배우가 출연을 확정했다.
<범죄도시3>, 크랭크인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3>이 지난 20일 촬영에 들어갔다고 배급사에서 25일에 전했다.
윤계상, 손석구에 이어 이준혁 배우와 일본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가 빌런을 맡았다.
이상용 감독이 <범죄도시2>에 이어 3편 또한 연출을 맡기로 했다.
조던 필 감독 <놉>, 내달 17일 국내 개봉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겟 아웃>, <어스>를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조던 필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인 <놉>이
8월 17일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놉>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하고 기묘한 현상을 그린 영화이다.
해외
디즈니, <페넬로페> 제작
ⓒ 디즈니 플러스
디즈니가 고전 동화인 '공주와 완두콩'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코미디 영화 <페넬로페>를 제작할 예정이다.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잉그리드 마이클슨과 래리 오키프가 음악에 참여할 예정이다.
어벤져스 5&6, 2025년 개봉 예정
ⓒ 마블 인스타그램
<Avengers: The Kang Dynasty>와 <Avengers: Secret Wars>가 각각 2025년 5월과 11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Avengers: Secret Wars>는 페이즈 6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2023년 5월 개봉 확정
ⓒ 마블 인스타그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2023년 5월 5일 개봉을 확정했다.
크리스 프랫, 카렌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 숀 건, 윌 폴터, 마리아 바카로바 배우가 출연하며,
<가.오.갤> 시리즈를 쭉 연출했던 제임스 건 감독이 3편도 연출할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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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인터뷰] 영화에 녹아든 시선
*국문 인터뷰 하단에 영문 인터뷰 번역도 함께 준비되어 있습니다:)
There is also an English interview translation at the bottom of the Korean interview:)
▶Date: 5 /5
▶Interviewee : Adam Wong (A)
▶Editor/ Interviewer : 윤채원 chaewon Yoon (Y)
in 북눅 전주(Booknook Jeonju)
Y: 제일 처음 ,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 (원제: The way we talk) > 이라는 제목만 보고 영화를 접했을 때는 ‘인물들이 이야기 하는 다양한 방식, 방법을 보여주는 이야기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인물이 이야기하는 방식보다는 오히려 인물들이 자신의 가치랑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에 이야기가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혹시 감독님께서 이 작품을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 이야기 하고 싶었던 점은 어떤 것일까요?
A: 이 영화가 가지는 핵심 가치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예요. 사실 이 영화를 만들고 나서 생각해 봤더니 지금까지 저의 모든 영화들은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더라구요. 그렇지만, 특히나 이번 영화는 굉장히 사전 조사도 많이 했고, 실제 사례들에 많은 기반을 두었고, 우리 사회에서 아직까지 잘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아까 주제로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언급 해주셨는데, 소통도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사실 진정한 나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소통을 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과 얼마나 다르고, 또 비슷한지 알아야 하고, 그것은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에요.
영화 속 세 등장인물은 모두 소통 방식이 다릅니다. 한 명은 수어만을 사용하고(Wolf), 한 명은 인공 와우와 수어를 함께 사용하고(Alan), 한 명은 인공와우(CI)를 사용하여 수어를 사용하지 못합니다(Sophie). 저는 이들을 통해 '인공 와우를 착용했을 경우 더 잘 말할 수 있다' 이런 것들에 집중 했다기보다는 그들의 정체성이 가진 가치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왜 그는 수화를 지금까지 계속해 왔는지, 인공 와우를 왜 거부하는 지에 집중했던 거죠. 울프는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했고, 가족들도 모두 수화를 사용하기에 어릴 적부터 그 언어에 익숙했던 반면, 소피는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게 된 케이스에다가 부모님은 모두 들을 수 있는 청인이잖아요. 그러니 그녀의 부모님은 아이가 아프다고 생각하고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도록 치료 되길 바라는 거죠. 수어를 배우는 대신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받고요, 그러나 인공 와우의 문제는 안경처럼 맞춘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좋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람들에게는 실패 가능성이 되게 높아요. 인공 와우를 착용한다고 해도 근거리에서 들리는 소리와 원거리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에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죠. 앨런의 경우에는 수화와 말이 모두 가능하잖아요, 그는 수화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람들이 흔히 청각 장애인이라고 하면 수화만 한다고 생각을 하죠. 그렇지만 사실 스펙트럼이 되게 광범위하고,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들이 가진 생각들이 서로 대치하기도 해요. 이것과 관련해 그들이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어떤 탐구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회와 같이 협력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Y: 방금 이야기해주셨던 것처럼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에서도 그렇고, 이전 작품들에서도 계속해서 감독님께서는 청춘이나 정체성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루셨는데, 그런 주제들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사실 뭐라 딱 떨어지게 설명을 할 순 없지만, 주제가 먼저 저에게 다가오고 그다음 그로부터 어떤 동기 부여가 되는 순간이 딱 찾아오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0년 전에 제가 <댄스 스트리트 The way we dance >를 만들기 시작했을 땐, 제가 가르치던 학교 앞에 있는 편의점 앞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왜 춤을 추지?’라는 생각에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진정한 나를 찾는(True self) 것이 저에게 너무 중요한 문제가 된 것 같아요. 저, 그리고 홍콩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세계에서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 동시대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경우, 5년 전 우연히 한 단편 영화 대본을 받았는데, 그 중, 물에서 수어를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전까지는 제가 청인이다 보니 말하지 못하는 것은 불리한 것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장면을 통해 사람들이 물 안에서 말을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수화로 물속에서 훨씬 더 자유자재로 소통을 잘하는 것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죠. 그 영화는 아직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그 한 장면이 저를 사로잡았어요. 우리는 흔히 그들을 청각 장애인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것은 장애가 아니라 그들만의 문화인 거예요. 그래서 deaf가 아닌 대문자 D를 사용해 Deaf (고유명사)로서 그들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느 날 친구, 그리고 농인분들과 같이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식사 시간에 농인 친구들에게 만약에 나중에 기술이 엄청 발달해서 하루 만에 들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에 관해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지금 그대로 사는 걸 선택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이미 그들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거죠. 그때 뭔가 허를 찔린 기분이었고, 마침 그 자리에 프로듀서가 함께 있었는데 이걸 장편 영화로 만들어 봐야겠다고 함께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Y: 영화 속 인물의 대화나, 아이가 그리는 그림, 앨런이 찍은 사진 등 문어가 많이 등장했던 것이 인상 깊었는데, 혹시 특별히 문어를 언급하신 이유가 있는지, 혹시 문어의 움직임이 수화와 관련이 있어서는 아닌지 궁금했었어요. 저는 보면서 문어의 자유로운 움직임과 표정도 다양하게 사용하고 손 마디마디 유연하게 활용하는 수어가 유사하다고 느껴졌거든요.
A: 문어가 영화를 봤을 때 인상 깊게 다가왔나요?
Y: 네. 사실은 며칠 전에 한 영상에서 문어는 뉴런이 다리에도 있어서 다리 8개를 다 각각 독립적으로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인지 그런 문어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표정부터 손 마디까지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수화랑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 깊게 다가오더라고요.
A: 흥미로운데요. 사실 특별한 뜻이 있던 건 아니에요.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를 비롯한 농인에 대한 많은 영화들에서 바다도 많이 등장하는데, 바다 또한 저는 의도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림을 그리는 장면 같은 경우엔, 소피가 아이들에게 바다를 주제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도록 한 것이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문어가 해양 생물 중 그리기 가장 단순한 느낌이 아니었나 싶어요 (웃음).
Y: 그렇군요(웃음) 아, 아까 영화 속에 세 가지 서로 다른 소통 방식이 등장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영화의 도입부터 사운드 디자인이 다양하게 구성됐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혹시 이것도 관객이 그들의 소통을 경험해보길 원했던 마음에서 기획하신 걸까요?
A: 맞아요.그냥 글로써 읽었을 때는 인물의 심리가 이해가 잘되었는데, 영화로 만들고, 혹은 대본으로 쓰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사람들이 인물들을 이해하기 어려워 하더라고요. 이 기계가 왜 필요한 건지, 소피의 말에 울프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글을 총 4명이 함께 썼는데, 우리가 쓰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던 것들이 막상 대본화가 되니까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더라고요.
자신만의 개성이나 성격을 구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건 어렸을 때부터 자라온 성장의 경험이에요. 예를 들면 처음부터 듣지 못했다던가, 아주 조금만 들렸다거나, 그러한 경험들인데, 이런 것이 단순히 이미지나 글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니까 사운드 디자인에 신경을 써서 관객이 그들과 유사한 히어링 포인트를 포착하고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Y: 사운드 디자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해주셨는데, 사운드 디자인 외에도 이 영화를 연출하며 특별히 더 신경을 많이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물론 영화의 모든 부분은 중요하지만요. (웃음)
A: 농인의 문화가 어떤 다양한 측면에 침투해있는지 보여주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대본 구성부터 후반 작업, 촬영 등 모든 과정에서 이 Deaf 문화를 어떻게 투영할 것인가, 청인과 농인을 가리지 않고 영화를 봤을 때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자막 작업을 해야 할까 하는 지점들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 중에서도 영화 작업을 위해 조사를 하다 보니 발견한 건데, 인공 와우를 사용해도 무조건 잘 들리는 건 아니고, 그것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의 문제도 많더라고요. 조사를 하며 그런 점들을 깨닫게 되고,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사운드 디자인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었던 것 같아요.
Y: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벌써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되었네요.. 슬슬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은데 동시대 사회에서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영화의 역할은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A: 너무 거대한 질문인걸요 (웃음) 음...사람들에게는 스토리가 필요하고, 특히 요즘 같이 복잡한 사회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스토리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생각해요. 세상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해졌고,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우리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살아가야 되는지 의미를 찾아야 하고, 그러한 의미들이 더욱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스토리텔링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극장 말고도 숏폼이나 틱톡, 유튜브와 같이 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졌어요. 비록 이렇게 영화를, 스토리를 보여주는 방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영화가 가진 스토리텔링의 힘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주말에 가족끼리 영화를 많이 보러 갔었는데 요즘은 극장을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는 한편으로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이 이전보다 더 특별한 의미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Y: 공감이 가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다음 작품에서 그리고 싶은 인물이 있으신가요?
A: 아직 다음 계획은 없지만, 이 영화를 준비하며 오랜 시간 농인 문화에 대해 조사를 했고, 또 그 과정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서 다음 작품에서도 이 주제를 조금 더 이어가 보고 싶긴 해요. 한번만 촬영하기엔 자료들이 너무 아깝고 영화를 준비하며 농인에 대한 관심이나 영감이 더욱 많아져서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만 이번에는 수어 자체 뿐 아니라 수어 통역사에 대해서 조금 더 집중을 해보고 싶은데, 이번 영화보다는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작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웃음)
Deaf culture은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단순히 말로 분명히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일까, Gv와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주어진 시간 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풍부한 이야기를 모두 표현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짧은 시간에 아쉬워하는 사람이었고, 그러한 모습은 그가 누구보다 이 이야기에 애정과 관심을 가진 사람이란 걸 느끼게 해주었다.
그가 영화를 설명할 때 항상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는 ‘스펙트럼’ 이다. 우리의 고정관념과 달리 농인의 세계와 인생에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여러 가지 측면과 다양한 생활 방식이 존재하고, 그는 이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들을 영화에 담음으로써 단순히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세상과 협력을 해 나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을지',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 지' 보여준다.
그는 5/7일 열린 GV에서 울프와 소피, 앨런의 아역을 맡았던 배우를 제외하고는 전부 농인 배우였으며 ,수어 담당 조감독과 함께 작업했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약 5년 간 그들의 문화에 대해 공부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 그토록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에게 와 닿았던 것은, 어쩌면 농인, 그리고 사회를 향한 감독님의 세심하고 따뜻한 시선과 소통방식 덕분이 아니었을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애정을 가득 품은 그와의 대화를 통해, 그리고 영화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을 통해 나는 작은 일상의 가치들과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돌아보며 나는 어떠한 따뜻한 시선과 방식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고 느낄 수 있을 지, 나는 어떤 존재로 타인과 소통하고 이 사회 속에서 존재하고 있는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
Y: The first thing I’d like to ask is about the title, The Way We Talk. When I first watched the film, I thought it might be about different ways of communication. But after watching it, I felt that it was more focused on how the characters explore their own identities and values. What did you want to convey through this film?
A: The central theme of this film is identity, the searching of true self After making the film, I realized that all of my past works have always been about the same topic. But this time, the film (The Way We Talk) is based it on real-life cases, and I thought it’s a good chance to me to talk about this topic that are still rarely shown in our society.
And I think communication can also be seen as a main theme because communication is very important to construct true-self, and I think true self be defined by “others’. To understand who we truly are, we need to research how we are different and similar to others—and that happens through communication.
The three main characters in the film all communicate differently. One uses only sign language to communicate other people(Wolf), another uses both sign language and a cochlear implant (CI) (Alan) , and the third uses a CI and doesn’t sign at all(Sophie). I wasn’t focused on whether someone with a CI could speak better—I wanted to highlight the value of identity. For instance, why did one character continue using sign language? Why did they refuse a CI?
Wolf was born deaf and his whole family uses sign language, so he grew up with it as his first language. Sophie, on the other hand, lost her hearing later, and her parents are hearing people. So they viewed her as “sick” and wanted her to be “restored” to her original state. That’s why she had cochlear implant surgery instead of learning sign language. But 'CI' doesn’t work the same way for everyone. They’re not like glasses that simply correct a problem—they often don’t work, or make it hard to distinguish between near and far sounds, making social adaptation difficult. Many people assume that deaf people only sign, but in reality, they have a wide spectrum. People make different choices depending on the situation, and their perspectives can even conflict with one another. I wanted to show how these characters explore their identity, and how they collaborate and communicate with society.
Y: This film, and your previous works have often deal with 'youth' and 'identity'. Did you have any special reason that you to tell these stories?
A: It’s hard to explain in a very structured way, but I think, always the topic comes to me first—and then later, some story that inspired me to develop the story. I have a moment of motivation that sparks everything. For example, when I made <The Way We Dance> ten years ago, it started with me watching some people dancing in front of a convenience store near the school where I was teaching. I thought, “Why are they dancing?” and that was the beginning.
More recently, finding one's true self has become very important. I think It’s not just about me or Hong Kong, but about the whole world. I feel that discovering our true selves is a value that we all need to reflect on today. As for this film, it started about five years ago when I happened to read a short film script. There was a scene where someone was signing underwater. As I'm a hearing person, I used to think of being unable to speak as a disadvantage, but that scene changed my perspective. Underwater, people can’t talk—but signers can still communicate freely. That struck me. That film hasn’t been made yet, but that scene stayed with me. We often refer to them as “hearing-impaired,” but it’s not really a disability—it’s a culture. That’s why I want to use a capital “D” in 'Deaf' to highlight their identity. One night, I had dinner with some Deaf friends, and I asked them: “If technology advanced and you could hear again in just one day, would you choose that?” They said no—they’d rather live as they are. That moment really struck me. My producer was there too, and we decided to make a feature film on this topic.
Y: I was really struck by how often octopuses appeared in the film—whether in the characters’ conversations, in the child’s drawings, or in the photos Alan took. I was wondering if there was a particular reason you chose to include octopuses. Was it perhaps related to sign language? While watching, I felt that the octopus’s fluid movements and expressive nature were quite similar to sign language, which also uses a wide range of expressions and the flexible movement of each finger.
A: Oh, the octopus made a strong impression on you?
Y: Yes. I recently learned that octopuses have neurons in their legs, so each arm moves independently and flexibly. And when I watched a movie, I thought moving of octopus looks like sign language, in freedom and flexibility. Especially, I thought it is similar with flexible finger moments and using facial experiences of sign language.
A: Interesting.. But actually, I didn’t include them with that intention. In the scene where Sophie teaches children, she asks them to draw the sea freely. I think the octopus is just the simplest marine creature to draw. (laughs) Also, many films about Deaf people—like those by Takeshi Kitano—often feature the sea, but actually, I'm not that intention and that's not my inspired. I was inspired this film by that earlier short film script, the one scene in that script, I felt that the ocean was a space where Deaf identities were fully expressed, a place where only they could communicate freely.
Y: I see (laughs). Earlier, you mentioned that the film features three different communication styles, and from the very beginning of the movie, I could feel that the sound design was quite diverse. Did you plan this with the intention of allowing the audience to experience their ways of communication?
A: Yes, exactly. When we wrote the script, everything made sense to us, but when we turned it into a screenplay and showed it to others, they had a hard time understanding, for example, Sophie needed the device or why Wolf was so angry at her. Four of us co-wrote the script, and what felt natural to us didn’t always translate well on screen.
We realized that each character’s upbringing—whether they were born deaf or lost their hearing later—shaped their personalities and ways of interacting. But I think just writing or showing that isn’t enough. So I paid attention to the sound design—to help the audience experience what hearing might be like for each character and to better understand them.
Y: Aside from sound design, what aspect of the film did you pay the attention to?
A: I focused on showing how Deaf culture permeates many aspects of life. From scriptwriting to post-production and shooting, I constantly thought about how to reflect Deaf culture and make it understandable to both hearing and Deaf audiences. Subtitling also was important. During our research, I learned that even with 'CI's, hearing is not guaranteed. There are many issues when the device doesn’t work properly, So that's why I put so much effort into the sound design—to show these realities clearly.
Y: As our conversation comes to a close, time has flown by so quickly. Before we wrap up, I’d love to ask—what do you think is the role of cinema in today’s society?
A: That’s a huge question! (laughs)
Umm.. I think people need stories—especially now, when the world feels more complex and unpredictable. There are more problems, more confusion. So people need meaning in their lives, and stories help with that. Cinema is one of the most powerful ways to tell those stories. Fewer people go to the theater these days. We now have short-form videos, TikTok, YouTube. Though the platforms have changed, I don’t think the storytelling power of cinema has diminished. And nowdays, watching a film in the theater has decreased, so watching a film in a theater become more special than before—maybe even more meaningful.
Y: Oh..Time's up. Last, do you have any specific characters you’d like to explore in your next film?
A: I don’t have any set plans yet, but after all the research I’ve done on Deaf culture, I feel like I want to continue exploring this topic. It feels like a waste to stop now—I’ve gained so many insights into the Deaf community. But this time, I’m interested in focusing more on sign language interpreters. And I also want to work at a slightly faster pace than with this film.
Deaf culture has various aspects that cannot be defined in one word, so it is difficult to express it clearly in words. Perhaps that is why, when I met him through an interview with GV, he was someone who regretted not being able to express or explain all the rich stories that could not be expressed in words in a given time, and this made me feel that he is a person who has more affection and interest in this story than anyone else.
One of the words he always uses when describing movies is ‘spectrum.’ Contrary to our stereotypes, there are many aspects and lifestyles that we have not thought of in the world and life of deaf people, and by including characters with such a diverse spectrum in the movie, he goes beyond simply showing their daily lives and shows us ‘how we can cooperate with this world,’ ‘how we can find our true selves,’ and ‘how we can communicate with the world while maintaining our individuality and identity.’
He said that, except for the actors who played the younger roles of Wolf, Sophie, and Alan at the GV held on May 7, all of them were deaf actors, and he worked with an assistant director, who in charge of sign language and studied their culture for about 5 years to make the film. The reason the characters in the film were able to communicate so freely, and their warm hearts touched us, was perhaps because of the director’s meticulous and warm gaze and communication style toward the deaf and society?
Thanks to Adam, through conversations with him, who was full of affection for what he wanted to say, and through the film <The Way We Talk>, I looked back on the values of small daily lives and the world around us, and thought about what kind of warm gaze and method I could use to look at and feel our society, and what kind of being I am to communicate with others and exist in this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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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의미에서든 절반의 성공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무기 ‘텐 링즈’의 힘을 이용해 수세기 동안 끊임없이 더 강한 권력을 쫓아온 '웬 우(양자 위)'. 만다린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아버지 웬 우 밑에서 어린 시절부터 암살자로 훈련을 받아온 '샹치(시무 리우)'는 어느 날 아버지의 통제를 벗어나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위해 도망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둘도 없는 친구 '케이티(아콰피나)'를 만나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아버지의 테러 조직 텐 링즈의 습격을 받은 후 그의 야욕이 자신은 물론 동생 '샹리(장멍얼)'에게까지 미친 것을 눈치챈 샹치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음을 깨닫고 어머니 '장 리(진법랍)'의 고향이자 신비의 마을인 탈로로 향한다. 가족의 비밀과 내면의 힘과 관련해 이모 '장 난(양자경)'의 도움을 받으면서 샹치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거이자 두려움인 아버지 웬 우와의 전투를 준비한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시작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4에서 <블랙 위도우> 다음으로 개봉한 두 번째 영화다. 현재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 중인 드라마를 포함하면 페이즈 4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다만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실질적인 의미에서 페이즈 4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앞서 나온 영화와 드라마들이 어디까지나 이른바 '인피니티 사가'의 부록이었던 것에 비해, <샹치>는 <캡틴 마블> 이후 2년 만에 마블이 선보인 새로운 히어로인 만큼 페이즈 4라는 새로운 시대의 막을 알리기에는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첫 선을 보인 샹치라는 캐릭터는 물론 그와 텐 링즈를 중심으로 암시되는 MCU의 미래 모두 불안감을 배제할 수 없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는 점이다.
우선 영화는 샹치라는 새로운 히어로를 두 가지 측면에서 소개한다. 첫 번째는 액션으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전반에는 <와호장룡>이나 <살파랑>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해 보이는 중국 무협 영화의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정교하고 화려한 합을 맞춰서 마치 하나의 춤을 추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액션을 원테이크로 선보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웬 우의 절도 있는 움직임과 장 난 혹은 장 리의 유려하고 부드러운 선이 이루는 대조, 즉 상이한 액션 스타일의 조화를 통해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해낸다. 일례로 웬우와 장 리의 대련은 사랑의 시작을, 웬우와 샹치의 대결은 부자의 갈등과 화합 등을 격한 춤에 싣는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단지 중국의 전통을 오마주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대적인 재해석도 보여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초반부 대마무 숲에서 펼쳐지는 웬 우와 장 리의 맞대결이 많은 이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전형적인 중국 영화의 한 장면이라면, 마카오 고층 빌딩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가건물에서 샹치와 샤링이 텐 링즈를 상대로 격투를 벌이는 것은 대나무 숲이라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이소룡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동양인 히어로를 21세기에 소개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 아닐까 싶다.
또한 그간 마블 영화들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신선한 스펙터클로 무장한 것도 흥미롭다. 새로운 무기인 텐 링즈의 활용은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그 존재감은 토르의 묠니르 혹은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에 비견될만하다. 이에 더해 동양 판타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용과 그에 맞대응하는 존재인 서양의 악마적 존재가 펼치는 대결은 같은 디즈니 작품이자 동양 문화권을 배경으로 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연상시키면서 마치 괴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색다른 쾌감을 선사한다.
문제는 영화가 새로운 히어로를 소개하는 두 번째 방식에 있다. 영웅 서사의 구조적 측면에서 샹치라는 캐릭터는 결코 MCU에 안착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샹치는 다른 영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아버지 죽이기 신화의 전형을 따른다. 주인공인 아들은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진정한 영웅이 되기 위해서 긍정적인 의미에서는 아버지의 뜻과 철학을 수용하고, 부정적인 의미에서는 아버지를 꺾어야 한다. 실제로 샹치에게 웬 우는 그의 모든 기술, 힘과 뜻을 전수하면서도 자신의 방식을 아들에게 강제하는 두려운 존재다. 이때 샹치는 아버지를 꺾는 대신 어머니가 아버지에게도 알려주었지만 그가 잠시 잊고 있었던 가르침으로 그를 설득하려 한다. 그래서 텐 링즈를 이용해 파괴적인 전투를 벌이는 웬 우 앞에서 샹치는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고 상대방까지 포용하는 어머니의 방식으로 대항한다.
그런데 이 부자 관계는 사실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와 루크 스카이워커, <아이언 맨> 속 토니 스타크와 하워드 스타크, <토르> 시리즈 속 오딘과 로키의 관계를 연상시킬 정도로 익숙하다. 그래서 영화는 샹치-웬 우의 관계에 역사, 사회적 맥락을 덧붙이며 단순한 이야기를 확장시키고 다채롭게 변주한다. 그 중심에는 샹치의 조력자인 샹리와 케이티가 있다. 예를 들어 샹치의 동생이지만 아버지에게는 거의 없는 존재로 취급받고 오빠가 받는 교육도 공식적으로 허락받지 못했던 샹리는 전통적 가부장제를 전복하는 여성을 상징한다. 웬 우-샹치의 부자 관계 그 자체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아버지 죽이기 신화를 변주하는 셈이다. 이 상징성은 마카오에서 거대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는 그녀가 아버지의 제국을 차지할 수 없다면 자신의 것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만 봐도 알 수 있으며, 두 번째 쿠키영상까지 보고 나면 더욱 확실해진다.
한편 샹치의 절친인 케이티는 중국계 미국인(넓게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현재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초반부에 카메라는 중국말을 쓰고 중국 전통대로 생활하는 할머니, 미국인이고 영어를 사용하지만 사고방식은 중국인인 어머니, 그리고 외관만 동양인일 뿐 보통의 미국 사람인 케이티 간의 갈등을 비춘다. 웬 우 - 샹치의 부자 관계를 성공을 위해 이민을 선택한 부모 세대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겠다는 자녀 세대의 대립, 가정과 사회 사이의 문화적 차이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아시아계 이민자 2세의 이야기로 간략하게나마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는 영화의 초반부 배경인 샌프란시스코가 골드러시와 미국 대륙 횡단 철도 공사의 영향 때문에 중국인들이 대규모로 이주한 첫 번째 도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샹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와 아픔을 다룬 <블랙 팬서>와 궤를 같이 하는 면이 있다.
문제는 샹치, 샹리, 케이티가 각각 뜻하는 아버지 죽이기 이야기가 하나로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케이티의 이야기를 다른 주인공들과 하나로 연결시키기에는 감정적 유대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주인공 일행의 가족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서사를 굳이 함께 붙여 놓을 공통분모가 부족하고, 케이티의 이야기는 중반부부터 클라이맥스에 이르기까지 유달리 겉도는 경향을 보인다.
두 번째 이유는 웬 우의 가족사나 텐 링즈의 역사에 관한 정보가 굉장히 단편적으로 제시된다는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필요한 순간에만 플래시 백의 형태로 이들의 과거사가 등장하다 보니 샹치나 샹리가 아버지를 기필코 막아 세우려고 하는 동기나 각오는 머리로 이해되는 선에서만 머무를 뿐, 별다른 감흥을 주지 않는다. 이는 마블이라는 프랜차이즈 차원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만다린의 존재와 텐 링즈라는 테러집단은 <아이언 맨> 시리즈에서 10년 전부터 꾸준히 등장하고 암시가 되었던 존재이기에 이처럼 빈약한 묘사는 팬들의 호기심과 갈증을 모두 해결해주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는 곧 양조위의 웬 우, 만다린이라는 빌런의 존재감이 히어로인 샹치를 넘어설 정도로 뛰어나게 느껴지는 이유로 이어진다. 부족한 감정적 유대와 가족사를 대신해 배우의 존재, 그의 카리스마와 여유로운 분위기만이 영화에 통일감을 부여하기 때문에 샹치에게 향해야 할 삼중의 서사로 쌓아 올린 스포트라이트마저 자연히 빌런에게 쏠리는 것이다. 그 결과 샹치의 데뷔전은 데뷔 자체로만 만족해야 하는 애매한 성공에 머무른다.
이에 더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확장되는 MCU의 세계관 역시 절반만 성공적이다. 물론 MCU만의 매력이 돋보이는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아이언맨 3>에서 가짜 만다린으로 등장했던 '트레버 슬래터리(벤 킹슬리)'의 재등장이 대표적이다. 반쯤 정신이 이상한 것으로 이미 각인된 이 캐릭터는 전개 상의 구멍을 피해 가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곤경에 처한 샹치 일행에게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적재적소에 제공한다거나, 자칫 작위적이나 편의적인 전개로 보일 수 있는 대목에서도 그는 모든 것을 말이 되게 만드는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빠지지 않은 MCU 특유의 유머 역시 예상외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자칫 가벼울 수 있는 일부 캐릭터들의 변심에 최소한의 개연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앞으로 이어질 페이즈 4의 기반을 놓아야 한다는 과제를 수행하다 보니 영화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내려갈 수밖에 없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텐 링즈라는 무기가 수천 년 간 존재했고 만다린이 천 년간 늙지 않았다는 점, 또 만다린의 존재를 누구도 알지 못했다는 본작의 의문점들을 일부러 해결하지 않는 게 대표적인 예시다. 마블의 다음 영화인 <이터널스>가 수천 년 전부터 존재했던 인류 문명의 숨은 전파자이자 수호자들의 이야기를 다룰 것이기에 이에 대한 복선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후반부에 장르가 히어로 영화에서 괴수물로 급격히 변하면서 히어로와 빌런의 존재감을 약화시키고 괴리감을 안기는 것도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급전개는 최근에 큰 화제를 모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예고편에서도 볼 수 있는 멀티버스와 우주로의 세계관 확장을 염두에 둔 전개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10여 년 전 복선 뿌리기에 급급하던 마블처럼 텐 링즈를 인피니티 스톤처럼 활용한 결과 이번에도 단독 영화의 완성도에 큰 부담을 안기는 셈이다. 이렇게 한 편의 영화로서도, 시리즈의 한 부속으로서도 뚜렷한 명암을 보여준 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데뷔전을 마무리한다.
A(Acceptable, 무난함)
아직은 안갯속에 쌓여 있는 샹치와 마블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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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 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여행. 나그네 려(旅), 다닐 행(行).
나그네처럼 다닌다는 뜻의 이 짧은 한 단어가 우리에게 주는 힘은 엄청나다.
이 단어는 우리에게, 여행을 가기 전에는 앞으로 다가올 여행을 기다리면서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 주고 여행을 다녀와서는 즐거운 추억을 돌아보며 또 다른 시간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 나 포함 수많은 직장인들이 1년에 한 번 떠나는 해외여행을 위안삼아 또다시 출근해내는 것을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않다. 2020년 한 해가 참 힘들었기에 다들 더욱더 어디로든, 잠시일지라도 떠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요즘엔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로 누구나 헤매지 않고 여행을 잘 다녀올 수 있다. 어느 도시에 가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위치에서 어떤 포즈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어야 하며, 어느 식당에 가서 현지 음식을 맛봐야 하는지. 그런데 그런 것들이 정말 여행을 ‘잘’ 다녀오는 게 맞을까? 그런 것들에 집착하는 순간, 우리의 여행은 ‘내가 하고 싶은 여행’이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행’이 되어버리는 건 아닐는지. 여행이 무조건 교육적이며 의미가 있어야 하고 배울 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곳을 가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는 그런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여행은 한 개인에게 어떤 일말의 영향도 미치기 어려워 보인다. 여행지에서 생긴 좋은 기억들을 남기기 위해서 사진을 찍는 것인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여행을 가는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많이 목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여행이 개인에게 그의 인생을 바꿀만한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여기에 아주 좋은 사례가 있다. 누군가의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한 여행기를 따라가 보자.
아르헨티나의 평범한 의대생 청년 두 명은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를 일주하는 여행을 시작한다. 이 낡은 오토바이는 고된 여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망가져 버리고 만다. 그들이 오토바이를 버리고 걸어서 여행을 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둘의 여행은 180도 바뀌어버린다. 단순한 유람이 아니라 피폐해진 남미인들의 애환을 듣는 다큐멘터리가 되었다. 대대로 농사짓던 땅을 빼앗겨 광산으로 일하러 가는 부부를 만나고, 나환자촌에서 진심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우리가 생각하는 여느 여행과는 달랐던 그들의 여행은 23세 순수한 의대생 청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20대 초에 다녀왔던 80일간의 중남미 배낭여행은 나의 인생에도 정말 많은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그에게 미친 영향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아 보인다. 바로 영원한 혁명의 상징, 체 게바라의 인생을 바꾼 여행에 관한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이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에르네스토(체 게바라의 본명)와 그의 친구 알베르토는 무슨 혁명의 선봉장이 되기 위해서 이 여정을 떠난 게 아니다. 단지 알베르토의 30살을 기념하는 동시에, 중간에 의대생으로서 나환자촌에서 봉사를 하기 위해서 여행을 떠났었다. 그런데 빈부격차와 각종 억압으로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을 만나 그들의 아픔에 깊게 공감하게 되었고 결국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누군가가 되기에 이른다. 피폐한 남미의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면서 그들의 가치관과 신념이 바뀌게 된 것이다. 여행이 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출처: 넷플릭스, 여행이 끝날 때 친구에게 이전의 내가 아니라며 뭔가 변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체
탄성을 자아내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칠레의 사막, 페루의 마추픽추 등 남미 곳곳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은 충분했다. 하지만 이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숨겨진 부조리들을 깨닫고 이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체. 여행은 체의 인생을 바꾸었고 체는 또다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 그들의 인생을 바꾸었다.
출처: 넷플릭스, 쿠스코의 원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체와 알베르토
출처: 넷플릭스, 마추픽추를 배경으로 편지를 쓰는 체
체가 활동하기 약 150년 전 중남미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Simon Bolivar, 1783~1830)와 같은 혁명가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그 자신이 평생 천식을 앓은 환자로,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려던 순수한 청년 에르네스토는 본인이 마주한 현실을 빠르게 바꾸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사회의 투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하여 혁명에 뛰어든 체는 라틴아메리카에서 특정 한 국가에만 머무르지 않으며 어느 한 국가 국민이 아니라 중남미 전체의 Latin American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다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는다. 젊은 나이에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어 살아남은 혁명 동지들과 비교가 되기 때문에 그가 다른 혁명가들보다 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체 게바라의 활동과 삶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끊기지 않고 있다. 그의 능력이 부족했다거나, 작전이 효과적이지 못했다거나 하는 비판점도 있겠지만 그가 남들을 모른 척하며 편하게 살 수 있는 엘리트의 삶을 버리고 라틴아메리카의 자유를 위해 본인의 삶을 바친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의 희생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다.
한 번의 여행의 한 개인의 인생을 바꾸고, 또 그 개인의 삶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다면 이 여행이 가진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생각해보게 된다. 앞으로의 여행은 짜인 코스를 가거나 인스타그램에 자랑할 사진을 찍는 것 말고도 다른 의미를 가지는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물론 나부터. 그런 의미에서 해외로 여행을 떠나기 전,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조금씩 알아볼 때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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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없는 주인공은 흥행 보증 수표?!
대사 없는 주인공을 내세워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있다.
<늑대소년>,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그리고 <소리도 없이>는 말 없는 주인공으로 흥행에 성공해 주목받은 작품으로, 대사 없이 캐릭터의 표정과 몸짓으로 내용을 풍부하게 채워준 캐릭터들에 대한 호평도 쏟아졌다.
대사 대신 더 다양한 눈빛과 표정 연기, 때로는 절제된 감정선 등을 녹여 더 입체적인 캐릭터를 그려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 영화 3편의 주인공을 알아보자.
<늑대소년>의 '철수'
2012년 개봉해 700만 관객의 선택을 받은 <늑대소년>은 순수한 시골 소녀 ‘순이’와 늑대소년 ‘철수’의 아름답고 깨끗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 사람의 언어와 행동을 습득하지 못한 ‘늑대소년 철수’를 맡은 송중기는 대사 없이 눈빛으로 표현하는 연기가 힘들게 느껴졌지만, 늑대소년을 표현하기 위해 마임을 배우면서 늑대의 움직임과 호흡을 연구하고, 영화 <반지의 제왕>부터 <동물의 왕국>까지 수십 번 반복하며 탐구했다고 한다. 많은 탐구와 노력으로 거칠고 야생적이면서도 속은 순수하고 여린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흥행에 힘을 더했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엘라이자'
2018년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거머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목소리를 잃은 청소부 ‘엘라이자’와 비밀 실험실에 갇힌 괴생명체와의 만남을 그린 로맨스 판타지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환상적인 연출과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 애틋함을 섬세하게 표현한 배우 샐리 호킨스의 열연으로 국내 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소리도 없이>의 '태인'
<소리도 없이>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소리 없는 청소부 ‘태인’은 어떤 이유에서 인지 말을 하지 않는 인물로 배우 유아인이 연기 인생 최초로 대사 없는 캐릭터에 도전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태인의 생활 연기를 위해 삭발을 하고 15kg 증량을 감행하며 캐릭터를 완성시키는데에 많은 열정을 녹여낸 배우 유아인은 어쩌다 맡은 의뢰로 계획에도 없던 범죄에 휘말리게 된 ‘태인’의 복잡하고도 혼란스러운 감정을 단 한마디의 대사 없이 오로지 눈빛과 몸짓만으로 200% 표현해 내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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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4주차 <대사 한 줄, 영화 한 입>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 대사 한 줄, 영화 한 입
안녕하세요, 씨네픽지기입니다 🐥
‘순자’가 손자 ‘데이빗’과 함께 시냇가에 미나리 씨앗을 심으며 건넨 이 말은 낯선 땅에 뿌리내리려 애쓰는 이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죠.
마치 ‘어디에 있든 당신도 잘 자랄 수 있다’는 따스한 위로 같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이기도 합니다.
벌써 7월을 지나 8월을 향해 가고있네요
남은 2025년도, 여러분이 원하는 곳에 단단히
뿌리내리길 바라며 🌿
여러분이 사랑하는 영화나 문득 떠오르는 대사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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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 끝장(p)리뷰 | *전용예매권 이벤트* | 여섯 가족 중 X맨은 ?! | Here 의미 | 세 개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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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예매권 이벤트 공지
안녕하세요 수란잔입니다^^
2025년 2월 19일(수) 개봉 예정인 영화 [히어](2024)에 대한 전용예매권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저에게 이 작품은 인간이라는 보편성과 미국이라는 특수성이라는 측면에서 흥미로운 영화였는데요. 개인적인 추천작이기도 합니다!!
이벤트 참여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참조 바랄게요~~~
📌참여방법
1. 프리뷰 영상을 끝까지 감상한다!
2. 보고 싶은 이유와 기대평을 '프리뷰 영상'에 댓글로 작성한다!
3. 댓글 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히어] 전용예매권을 드립니다! (1인 2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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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2025)에 대한 헐거운 프리뷰
Chapter 1 X맨은 누구인가?!
Chapter 2 Here?, 세 개의 공간
00:00 로버트 저메키스
02:55 X맨은 누구?
07:49 Here란?
09:59 세가지 공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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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숨을 건 탈출 게임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 (영화리뷰)[이스케이프 룸2]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영화 : 이스케이프 룸2 노웨이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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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The 8 Show> 공식 예고편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넷플릭스 시리즈 《The 8 Show》 5월 17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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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링: 더 라스트 챕터> '아이 씨 유' 영상
반복되는 죽음, 끝나지 않은 소설
“이 페이지를 열겠습니까?”심리학 전공의 대학생 ‘샤누’는 다급하게 걸려온 사촌 ‘탕징’과의
통화가 끊기자 그녀를 찾아가지만, 이미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샤누’는 의문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마밍’을 찾아가고,
두 사람은 ‘탕징’이 죽기 전 써내려 간 인터넷 소설의 내용과
동일한 방법의 살인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은 ‘탕징’을 대신한 누군가에 의해 계속 업데이트 되는 소설.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숨막히는 저주가 시작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