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희수2025-06-03 23:59:25

<신성한 나무의 씨앗> 리뷰

<신성한 나무의 씨앗>에는 촬영을 중심으로 눈에 띄는 두 장면이 있다. 집에 갇혀 있다고도 할 수 있는 딸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게 되는 시위 영상 장면과, 사라진 권총과 가족 간 신뢰를 찾겠다며 아버지가 카메라 앞에서 가족들에게 증언을 요구하는 장면. 둘은 각각의 진실을 찾기 위해 촬영되고, 촬영하는 영상이다. 하지만 전자는 그것에 성공하고, 후자는 실패한다. 억압을 피해 촬영된 영상은 진실을 찾고, 억압적으로 촬영한 영상은 진실을 더욱 미궁 속에 빠뜨린다. 만인에게 열린 거리와 인터넷에서의 영상과 고립되고 폐쇄된 집에서의 영상. 가부장제와 불평등, 현실과 픽션 등 여러 레이어로 감싸진 두 영상의 비교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이라는 영화의 다층적인 위치와 조응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비교가 또 있다. 영화의 마지막, 픽션 속에서 결국 땅에 묻힌 아버지(가부장)의 손과 시위 영상 속 V를 그리는 여자의 손. 이란 시위라는 현실과 픽션 사이에서 다양한 형식적 시도를 통해 울림을 주는 걸작이다.

 

*씨네랩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시사회에 참석해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작성자 . 희수

출처 .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