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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2025-05-27 20:48:39

"내가 불쌍하지 않아?" 피해자는 보이는데 가해자는 보이지 않는 이유

[짧은 감상] 영화 <그녀가 죽었다> 리뷰

 

보여주기들여다보기’. 언뜻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쾌락을 좇는 이들

그러나 감추고 싶은 자신의 비밀이 드러나려는 순간 쾌락은 공포와 분노로 분한다

당연하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보여주고 싶었을 뿐인 여자, 자신의 정체는 숨긴 채 남의 모든 것을 보고 싶어했던 남자.

그들의 이해관계는 극 중에서 필연적으로 상충하며 갈등의 끝을 달린다.

 

결국 매한가지인 것은 둘 중 어느 쪽이든 자신의 비밀은 숨기기에 급급하다는 것. 저마다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쾌락을 좇으면서도, 정작 상대방의 쾌락을 목격하며 정신이 나갔다며 고개를 저어댄다. 한국판 <나를 찾아줘>를 연상케 하는 범죄 스릴러 <그녀가 죽었다>는 어느 쪽에도 공감하기 어려운 극단적인 두 인물상을 통해 익숙한 맛으로도 관객의 몰입을 배가시킨다.

 

 

 

 

이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바는 상대방이 미쳤다는 것. 그들은 제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상대방에게서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기 급급하다누구도 자신이 끼친 피해에는 반성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 내가 피해자요, 나는 불행하노라 외쳐대며 서로를 삿대질한다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그들. 그렇게 가해자로서 의 죄의식은 흐려지고, 남는 것은 피해를 호소하는 억울한 뿐이다.

 

 

그녀가 죽었다. 그렇다. 이 영화에는 그녀의 죽음으로 상정되는 피해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선악의 모호한 경계 속에서 그 실체는 사라지고 없다. 그들이 아무리 피해를 호소해도 관객의 뇌리에 남는 것은 그들의 가해다

시체는 있었는가? 아니, 온데간데없다. 그들이 바로 살아있는 피해자이자 동시에 명백한 가해자였으므로.

작성자 . 헤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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