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2025-05-24 16:03:12
1루를 향한 간절함, <낫아웃>
한국영화리뷰 3 - <낫아웃> (이정곤, 2021)
영화 <낫아웃> (이정곤, 2021)의 주인공인 ‘광호(정재광 役)’는 고교야구선수이다.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승리를 따낸 실력자이기도 하다. 광호는
프로 구단으로부터 신고선수 입단 제의를 받지만, 자신의 꿈인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고자 제의를 거절한다.
그러나 광호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고, 광호는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다. 광호는 대학에 진학하여
야구를 계속하고자 하지만, 감독은 대학 입시를 위해 광호와 아버지에게 촌지를 요구한다. 광호는 아버지에게 가게를 팔아 자신을 도와달라고 애원하지만 아버지는 화를 낼 뿐이다.
멋대로 대학 원서를 접수한 광호는 입시를 위한 시험을 치르러
가지만,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공만이 던져진다. 광호는 촌지를
주지 않으면 대학에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친구 ‘민철(이규성 役)’과 함께 가짜 휘발유를 파는 불법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광호는 사장이 매상을 가게에 보관한다는 것을 알고, 민철에게 함께
돈을 훔치자고 제안한다.
낫아웃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이라는 것이 있다. 간단히 ‘낫아웃’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것은 야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중 하나이다. 1루
베이스가 비어 있을 때, 또는 2아웃 상황에 투수의 공을
포수가 잡지 못하면 타자는 1루로 진루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된다.
야구 경기를 보다 보면 낫아웃 상황을 종종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타자는 포수가 다시 공을 잡아서 1루로 던지면서 아웃을
당하지만, 타자가 포기하지 않고 빠르게 달리면 아웃을 당하지 않고 1루에
먼저 도착해 세이프가 될 수도 있다.
광호에게는 신고선수 제의 거절,
드래프트 탈락, 입시 시험 탈락 등 실수와 실패, 역경이
계속해서 닥쳐온다. 그러나 낫아웃 상황, 광호는 포기하지
않고 1루로 달리려고 했다. 영화의 후반, 광호의 아버지는 대학의 야구팀 유니폼을 입은 광호를 데리러 온다. 진루에
필요한 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 과정은 광호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불합리했다. 결국 1루에 도착한 광호, 대학의
야구팀에서 훈련을 하는 광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난다.
야구, 좋아하세요?
이 영화에서 광호를 이렇게까지 절박하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야구이다. 야구를 향한 열정과 갈망, 그것이 광호를
움직이게 한다.
영화의 후반, 광호의
제안으로 돈을 훔치다가 민철은 사고에 휘말리고, 광호의 아버지는 감독이 요구한 촌지의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서 운영하던 식당을 정리한다. 불이 꺼진 식당 안, 광호는
아버지의 품에 안겨서 야구를 계속하고 싶어서 그랬다면서 아이처럼 서럽게 엉엉 운다. 그저 야구가 하고
싶었던 열아홉 광호의 눈물은 야구 팬인 관객의 마음을 참으로 아프게 만든다.
야구에는 낭만이 있다고들 한다.
‘낭만야구’라는 말은 한 단어처럼 굳어졌다. 이
낭만은 야구를 좋아하는 수많은 청춘들이 간절히 바치는 자신들의 젊음과 열정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낫아웃>은 이 낭만을, 그 낭만의 이면을 조명한다.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인 동시에 씁쓸한 청춘 영화로 보인다.
<낫아웃>은 야구의 낭만을, 간절함을 좋아하는 야구 팬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영화이다. 야구 팬이 아니더라도, 꿈을 향해 그저
달리고 싶어 하는 열아홉 소년의 간절한 땀과 눈물은 관객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