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5-04-27 18:34:51
데어데블 | 자경단이냐, 변호사냐, 그것이 문제로다
디즈니+ <데어베들: 본 어게인>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슈퍼히어로의 도덕적 딜레마
독일의 법학자 엘리네크는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말했다. 법은 외적인 행위에 대한 강제적 규범이다. 따라서 개인의 자율적이고 내면적 동기에서 기인하는 도덕의 영역 중 일부만 제한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법과 도덕은 딜레마를 낳는다. 도덕적으로는 옳아도 법적으로는 규제돼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답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
이 딜레마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철학적 바탕을 이룬다. 영화 속 슈퍼히어로는 기본적으로 현행법을 위반하고 폭력을 저지르는 범죄자다. 그렇기에 일부 시민, 경찰, 검사나 정치인은 그를 경계하고 통제하고자 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시민들은 슈퍼히어로의 선한 의도를 믿기에 그가 옳은 일을 할 거라고 기대한다. 그들의 희망은 슈퍼히어로가 의심받고 공격당하는 와중에도 영웅다운 일을 해내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기에 슈퍼히어로는 부상당하거나 강력한 적이 등장했을 때 위기에 빠지지 않는다. 자신의 도덕적 동기를 의심하고, 주어진 법에 순응하려 할 때 그는 약해진다. <스파이더맨 2> 속 피터 파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브루스 웨인, <어벤져스: 엔드게임> 속 토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젊은 찰스 자비에까지. 그들은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순간 정체성을 잃고, 위기에 처한다.
디즈니+로 공개된 MCU의 새로운 드라마 <데어데블: 본 어게인>(이하 <데어데블>)도 마찬가지다. <데어데블>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넷플릭스에서 시즌 3까지 공개되었던 <마블 데어데블>의 후속작으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변호사 쉬헐크>에서 먼저 카메오로 등장한 '맷 머독/데어데블'(찰리 콕스)의 MCU 복귀작 역시 역시 슈퍼히어로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다.
익숙한 고뇌
<데어데블>은 데어데블로서의 활동을 포기하는 맷 머독을 비추며 시작한다. 친구인 '포기 넬슨'(엘든 헨슨), '캐런 페이지'(데보라 앤 월)와 평온한 저녁을 보내던 와중에 맷은 '포인덱스터/불스아이'(윌슨 베델)의 기습을 받는다. 맷은 포인덱스터를 제압하는 데 성공하지만, 총에 맞은 포기가 사망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포인덱스터를 옥상에서 떨어트려 죽이려 한다. 데어데블만의 불살주의를 지키지 못한 것.
포기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캐런마저 뉴욕을 떠나자 맷은 깊이 고뇌한다. 불살주의마저 지키지 못한 이상 데어데블이 과연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지, 폭력으로써 범죄에 맞서는 자경단이 선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회의한다. 고민 끝에 그는 자기 내면의 규범이 아니라 외적 규범, 곧 법을 따르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데어데블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한 엘리트 맹인 변호사 맷 머독은 합법적으로 세상을 바꿀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그 일환으로 맷은 경찰을 죽였다는 혐의로 체포된 '헥터 아얄라'(카마레 데 로스 레예스)의 변호를 맡는다. 그는 헥터가 부패 경찰에 의해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헥터가 사실 '화이트 타이거'라는 자경단으로 활동하며 사회적 약자를 도왔다는 전력을 강조한 끝에 무죄를 받아낸다.
하지만 헥터가 무죄 판결을 받은 바로 그날 밤에 살해당하자 맷은 다시 한번 좌절한다. 합법적인 방식으로 선을 추구하고 실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마저 배신당하자 그는 데어데블 마스크를 다시 만지작거린다. 법이 무용하다면, 불법이라 해도 데어데블의 힘과 능력을 이용하는 게 도덕적으로 옳은 게 아닐까 자문하면서.
시의적절한 빌런의 등장
여기까지만 보면 <데어데블>의 서사나 메시지는 특별하지 않다. 다른 히어로들이 경험한 도덕적 딜레마, 정체성의 위기를 맷 머독도 똑같이 경험한다. 그러나 <데어데블>에는 두 가지 특이점이 있다. 첫 번째는 <호크아이>와 <에코>에 얼굴을 비추며 MCU에 복귀한 빌런, '윌슨 피스크/킹핀'(빈센트 도노프리오)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악역으로 묘사된 킹핀 덕분에 데어데블의 고뇌는 다른 히어로들과 다른 결을 갖추는 데 성공한다.
인구의 절반이 사라졌다가 돌아온 MCU의 '블립' 사건 이후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진 뉴욕. 킹핀은 이를 데어데블, 화이트 타이거, 스파이더맨 같은 자경단의 탓으로 돌리면서 대중들의 불안함과 기대감을 공략한다. '레드 후크 부두'와 같은 우범지대를 재개발하고, 영장을 팔요로 하지 않는 초법적 권한을 가진 자경단 특별 수사대 출범과 같은 사이다 공약을 내세운 끝에 킹핀은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다.
킹핀의 정치적 성공은 극우 정치인의 등장을 MCU에 맞게 각색한 묘사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대중의 사회적 불만과 불안함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하고, 그들의 지지에 힘입어 민주적으로 집권한다. 그러나 권력을 잡은 후에는 합법적인 척 불법적인 행위를 일삼는다. 일례로 백악관에 재입성한 트럼프는 당선인 신분일 때 사적으로 발행한 밈코인을 위해 대통령이라는 직위와 백악관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부두 재개발 사업을 사업 확장과 탈세에 악용하려는 킹핀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특히 킹핀이 자기가 사주한 테러를 명분 삼아 뉴욕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순간, 맷 머독의 고뇌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선다. 불법적인 내용을 형식적 정당성으로 가리려는 킹핀의 독재를 합법적 수단은 막지 못한다. 이에 법과 도덕 사이에서 길을 잃었던 맷은 데어데블의 길을 다시 걷기로 결심한다. 설령 위법하더라도 도덕적으로는 옳은 길을 선택해야 비로소 킹핀에게 맞설 수 있을 테니까. 이처럼 히어로의 정체성 회복 서사를 사회 정의를 바로잡는 공동체 차원의 이야기로 확장하면서 <데어데블>은 차별화에 성공한다.
보여주지 않아서 부각되는 갈등
두 번째는 <데어데블>의 구조와 연출이다. <데어데블>에서는 히어로와 빌런이 좀처럼 만나지 않는다. 데어데블과 킹핀은 1화와 8화에서 각각 한 번씩 만나는 것을 제외하면 접점이 없다. 둘이 한 액션 시퀀스에 함께 등장하는 장면도 없다. 그 대신 드라마는 그들을 편집으로 이어 붙여서 킹핀과 데어데블이 서로를 의식하고,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다음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가시적 충돌을 보여주지 않는 연출은 오히려 그들의 신념을 부각하는 데 효과적이다. 윌슨 피스크가 뉴욕 시장과 킹핀 중 후자로 거듭나고, 맷이 변호사가 아닌 데어데블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점진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폭력과 흥분으로 물드는 뉴욕의 밤거리를 만족스럽게 내려다보는 킹핀과 혼란스러운 거리의 소음을 들으며 데어데블의 필요성을 깨닫는 맷 머독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드라마의 메시지도 구체화한다. <데어데블>은 다음 시즌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킹핀과 데어데블의 싸움을 예고하며 막을 내린다. 이때 카메라는 킹핀이나 맷 머독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바텐더, 전직 경찰, 변호사, 상담사, 기자와 같은 일반 시민들의 얼굴을 한 명씩 비추고, 그들이 킹핀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길과 맷을 도와 킹핀에게 맞서는 길 중 어떤 선택지를 골랐는지 암시한다.
이는 시민의 역할, 곧 시민적 덕성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마무리라고 할 수 있다. 설령 법을 위반할지언정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실질적인 위법에 저항할 수 있는 용기가 시민에게 주어져 있음을 강조하고 있으니까. 즉, 만약 히어로와 빌런의 대결에만 포커스를 맞췄다면 상대적으로 희미해졌을 사회적, 공동체적 차원의 메시지를 결말을 통해 다시 한번 환기하는 셈이다.
과정을 잊게 만드는 결과물
다만 킹핀과 맷 머독을 일부러 조우시키지 않은 선택은 일장일단이 있다. 서사적으로는 영리하지만, 장르적으로는 아쉬움을 남긴다. 히어로와 빌런이 좀처럼 만나지 않으니 절대적인 액션 분량이 줄어들고, 클라이맥스라고 할 만한 장면도 찾기 어려워지기 때문. 데어데블의 초인적 감각을 살린 고유의 액션 스타일은 건재하지만, 슈퍼히어로 장르의 쾌감을 살리지는 못한 것. 결국 다음 시즌을 위한 빌드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액션씬의 부재는 잡음이 많았던 제작 과정의 여파처럼도 보인다. <데어데블>은 본래 <마블 데어데블>과는 달리 법정물로 기획됐지만, 내부 시사회 평가가 좋지 않자 촬영 도중 작가와 감독들을 해고한 뒤 방향성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새롭게 추가된 에피소드인 1, 8, 9화에만 액션 시퀀스가 집중된 것은 그 방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데어데블의 MCU의 복귀는 아쉽더라도 충분히 성공적인 듯하다. 제작 과정의 난맥상을 고려했을 때 데어데블과 킹핀의 첫 발걸음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서사와 시의적절한 메시지로 꽉 차 있으니까. 이에 더해 '카말라 칸/미스 마블'의 아버지인 '유수프 칸' 같은 캐릭터를 활용해 MCU와의 연계도 있지 않았으니 <데어데블: 본 어게인>은 기존 팬들도, MCU 팬들도 모두 만족할 후속작 겸 복귀작처럼 보인다.
Exceeds Exectations 기대 이상
캐릭터 서사도, 현실적 맥락도 놓치지 않고 MCU에 안착한 헬스키친의 악마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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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홈 리뷰」당신이 느꼈을 점을 세세하게 담아냈습니다ㅣ스포주의ㅣ자막을 위주로 봐주세용ㅣSweet home reviewㅣ
?"스위트홈 리뷰(*스포주의)"
뭐 저는 고민시 배우가
발레하는 거 봤으니까 만족입니다^^*- "스위트홈" 시놉시스1
세상을 차단하고 방 안에 틀어박힌 10대 소년. 현수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인간이 괴물로 변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아직은 사람이니까. 이웃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 "스위트홈" 시놉시스2
끔찍한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은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는 그린 홈이라는 낡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점차 그린 홈에 관한 비밀을 깨닫는다.
왜곡된 인간 욕망을 여러 가지 형태로 투영하면서 인류를 몰아내려는 괴물이 그린 홈을 둘러싸고 있으며, 자신을 포함해 그린 홈 주민들은 그 괴물들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스위트홈" 정보
공개일: 2020년 12월 18일
화수: 10부작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StudioN
장르: 호러, 크리처, 생존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연출: 이응복
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출연: 송강, 이진욱, 이시영, 박규영, 고민시, 고윤정
원작: 네이버 웹툰 스위트홈
시청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청소년 관람불가
#스위트홈_리뷰 #스위트홈리뷰 #스위트홈_고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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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나병의 영화정보 #13? ?영화 티켓 가격 구성?!?
?씨나병의 영화정보 #13? ⠀ ?열세 번째 주제? ⠀ ? 영화 티켓 가격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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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극장판 포켓몬스터DP : 기리티나와 하늘의 꽃다발 쉐이미> 1차 예고편
끝나지 않은 전설의 포켓몬들의 배틀로
위험에 빠진 반전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감사포켓몬 ‘쉐이미’와 ‘지우’, ‘피카츄’가 나서면서 시작되는 모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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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티저 예고편
대한민국 레전드 디바?️돌연 잠적?! #이주영 #오민애 #노재원 #김재화 연기력 만렙 충무로 어벤져스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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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가 있어 아름다운 인생
염정아 배우와 류승룡 배우 주연인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왔다. 여러 차례 개봉이 연기되어 아쉬움을 거듭하였지만 올해에는 개봉이 확정되어 드디어 스크린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2022년 9월 28일에 개봉한 ‘인생이 아름다워’는 최국희 감독이 연출했고 한국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표현하며 가을과 걸맞은 영화이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아름다운 인생을 따뜻하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자신의 행복보다는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던 이 시대의 부모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미뤄둔 행복과 훌쩍 지나가 버린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이제는 추억할 수 있는 세월로서 기억될 수 있는 그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따스하게 감싸안는다.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했던,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그대가 있어 더 아름다웠다고 말이다.
언제부터인지, 가족이라는 단어는 먼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가깝고 당연한 사이가 되었다. 당연함은 무관심으로 이어졌으며 일상의 변화에는 포함되지 않는 존재로서 존재한다.
그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시절이 있었음에도 내가 살아가는 현재에 몰두하느라 보는 것조차 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버거움을 견디기엔 참으로 미약하다.
지금의 모든 현상은 차마할 수 없는 그 버거움을 감히 할 수 없어서라고 말할 수 있겠다. 버겁고 지치고 힘든 이 삶은 왜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걸까?
인생은 90%의 불행과 10%의 행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행복한 순간보다는 힘들고 지치고 화나고 슬픈 순간이 훨씬 많은 지금 이 순간에는 큰 슬픔을 덮을 수 있는 건 역시 작지만 큰 행복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걸 보면 소확행이라는 말은 사실 큰 행복이 아닐까. 슬픔만큼이나 크게 전염되는 행복의 힘은 생각보다 더 강하다. 그리고 당신의 무한한 사랑은 인생이 아름다워 더 아름답다.
노래 장면이 다소 뜬금없이 등장하지만, 영화 안에서 노래하는 배우들이 진심으로 즐거워 보였고 이야기 또한 뻔하지 않아서 재미있게 보았다.
나는 철저히 부모의 입장이 아닌 자식의 입장으로서 볼 수밖에 없었던 것만큼 그 시절의 그 사람들, 그리고 우리 부모님까지 마주할 수 있었다.
언제까지 함께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은 여러 위기를 겪으며 명확해졌다.
내 자체에 대한 정의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할지는 또렷하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 내가 서있는 공간에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순간과 대화로 이 순간이 기억남을 수 있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 없듯이 완벽하지 않은 우리들이 만나 인생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것이 아닐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부모님이 생각나는 영화였다. 때론 뻔한 게 더 재미있을 때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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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의 '대무가' 한바탕.
믿고 보는 정경호 x 박성웅 조합이 '라이프 온 마스', '악마가 네 이름을 부를 때'에 이어 세번째로 '대무가'에도 성사되었다는 말에 기대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 두배우는 믿고 보는 연기과 미묘한 케미의 조합이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더불어 신박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힙합과 무속의 조합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궁금해져 개봉날만 기다렸다. 이한종 감독의 작품으로 10월 12일 개봉한 영화 '대무가'는 스릴러에 가깝지만 코미디 같기도 하다. 한국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이 영화, 대체 정체가 뭘까?
취업의 마지막 수단으로 무당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신남은 취업계의 블루오션이라는 말을 믿고 수강료 1000만원을 내어 무당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단기 속성 무당 학원'에 들어가게 된다. 허나 영 발전이 없는 모습에 모든 것이 허망한 가운데, 선생님으로 부터 전설의 대무가를 알게되고 그토록 기다리던 굿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라지게 되고 그 소식을 알게된 청담 도령은 신남을 쫓게 된다. 신남을 쫓으며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대무가를 둘러싼 무당들의 상상도 못할 굿판 대결이 영화 속에서 펼쳐진다.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를 궁금증으로 시작했던 영화는 이 특이함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어떤 열정이 보인다. 대무가를 중심으로 한 이 열정은 노력없이는 어떠한 결실도 주지 않는 과정에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로 가득 채운다. 자신의 고백을 담아내어 대무가를 완성시켜 종교적인 부분이 생각보다 부각되지 않는다. 쇼미 더 머니를 가장한 쇼미 더 무당이 펼쳐지며 그들이 마음껏 자신을 위한 대무가를 완성한다. 이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의 중심은 재개발 사업이다. 과거의 이유로 인해 꼭 구역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을 화면에 보여주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지 못하는 모습에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코미디에 국한하지 않는 소재가 사회 비판의 메시지와 함께 뛰어노는 배우들의 모습이 그토록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 특유의 한과 흥이 잘 버물러져 있는 '대무가'의 세계로 들어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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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떠나야 하는, 떠나고 싶은, 떠나길 주저하는
발칸 반도에 위치한 인구 200만이 채 안 되는 다민족 국가 코소보(Kosovo), 그저 ‘포효’하는 것이 최선인 세 암사자들 삶을 담아낸 영화 <암사자들의 포효하는 언덕>을 통해 시대의 현실을 감히 엿보려 한다.
ⓒ IMDb
영화는 제목처럼 스스로를 ‘암사자들’이라 칭하는 세 명의 여성이 포효하며 시작된다. 이들이 이렇게 울부짖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코소보’의 한 작은 외곽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들 각자의 삶을 통해 뒤이어 보여진다. 영화에 직접 드러나진 않지만, 가정 내 성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예타’와 가부장적 남성’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가정에서 동생을 지키며 살아가는 ‘체’, 그리고 언뜻 화목한 것처럼 보이는 가정 속에 살아가며 현실에 순응해버린 ‘리’는 코소보 수도에 위치한 대학에 진학하여 각자의 가정을, 마을을 떠나고자 한다.
이들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가족의 집에서, 본래의 의미를 잃은 버려진 수영장에서, 길가의 거친 언덕에서 만나 일상을 보낸다. 하릴없는 일상을 보내던 이들 앞에 파리 출신의 또래 여성 ‘레나’가 나타난다. 할머니 집 마당에서 그녀가 평화롭게 읽고 있는 책은 ‘행복을 맛보고 지옥으로 떨어지는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생의 '행복'을 맛보지 못한 이들은 현실을 벗어날 유일한 수단, 돈을 마련하기 위해 결국 "암사자들"이라는 이름의 갱단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과 함께 마치 한 마리의 사자처럼 담을 기어오르는 이들의 모습은 그 어떤 사자보다 대담하고 강렬하다. 마을 여성들이 큰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매춘’을 택하지 않은 것 역시 이들의 투쟁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대범하고도 무모한 ‘갱단’ 활동을 통해 세 명이 떠날 수 있을 정도의 현금이 모였다. 그들은 이제 떠날 수 있다. 하지만, ‘리’는 그 돈으로 마을에서 수근거릴 법한 고가의 차량을 구입한다. 마치 떠나길 주저하는 듯하다. 이들은 ‘리’가 무책임하게 구입한 재규어를 타고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으로 짧은 여행을 떠난다. 그들의 꿈이었던 세계 여행은 ‘상황극’으로만 펼쳐질 뿐이다.
우리는 ‘암사자들’의 끝을 영화 초반부터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들의 자유, 행복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되길 바랄 뿐이었다. 이들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갱단’을 결성하고, 마트에서 카트를 타고, 달리는 차 안에서 바람을 맞는 등의 행위가.
절대 돌아오지 않을 거라 말하는 ‘예타’와 어디든 여기보다 나을 거라 말하는 ‘체’, 역시 돌아올 거라 말하는 ‘리’. 떠나야 하는, 떠나고 싶은, 떠나길 주저하는 세 암사자들은 포효하는 잔상만 남긴 채 다시 '무리'로 돌아갈 것이다.
영화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코소보의 현실을 살아가는 여성의 현실을 보여주고자 했다. 다른 영화였다면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결혼식 장면이 코소보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예시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듯한 한 여성이 식장으로 에스코트 당하고 있고,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있는 결혼식장은 마치 동네 축제 같다. 코소보 음악이 흘러나오는 결혼식 현장은 코소보의 현실임과 동시에, 주인공들의 미래임을 암시하는 것만 같다.
코소보의 현실의 굴레는 코소보인들은 ‘비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하며, TV를 보고 편한 얼굴로 잠을 자는 모습만 비춰지는 ‘리’의 남동생들과 항상 두려움에 떨고 있는 ‘예타’의 여동생을 통해, 이 현실이 끝없이 반복될 것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듯 영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같은 시대의 다른 현실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개봉한 <풀타임>은 24/7 투쟁하며 살아가는 ‘쥘리’의 삶을 통해 프랑스의 현실을 보여주었고, <멋진 세계>는 감옥에서 출소한 야쿠자 ‘미카미’가 사회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통해 차별이 가득한 현실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슬픈 사실은 우리가 이를 직시하지 않는 이상, 이 현실이 곧 미래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영화는 우리가 현실을 볼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창'이기도 하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매분 매초 만들어지는 국가와는 달리, <암사자들이 포효하는 언덕>의 배경이 되는 '코소보'와 같은 국가의 창은 희소하며 그 크기도 작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배우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2001년생의 젊은 감독의 첫 장편 <암사자들이 포효하는 언덕>를 통해 우리는 드디어 문제를 '보게' 되었다. 이 작품은 그녀가 보여주고자 한 현실을 매우 직접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며, 코소보 혈통의 그녀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르와나 바즈라미
코소보, 프랑스 | 2021 | 84min | 15 + | DCPcolor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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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낮 여독처럼 슬쩍 사라질 고독이었다면, 영원한 그 이름 속에서 머물렀겠지.
2022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화제작 <스펜서>를 지난 주 씨네랩 초청 사전 시사회를 통해 만나고 왔다.
어느덧 개봉일이 다가왔다는 사실! 더 많은 분들이 좋은 영화를 봤으면 하는 마음에 널리널리 홍보중이다. 올해 놓치면 후회할 작품 중 하나.
2013년에 비슷하게 ‘다이애나 스펜서’를 다룬 작품이 있다.
나오미 왓츠 주연의 <다이애나>라는 작품인데, 똑같은 인물의 일대기를 그렸지만 초점은 완전히 다르다. <다이애나>는 궁정에서 별거생활을 하던 시점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스펜서>는 완전히 별거생활을 하기 전, 3일 간 궁정에서의 성탄절 연휴를 보내며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는 인물의 모습을 그렸다.
기대를 어느 정도 하고 갔지만, 훨씬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영화의 화면 비율부터 자글자글한 필름의 포근한 감성까지 살리며 1980년대 영국의 모습을 아름답게 재현했다. 광활한 자연 경관과 올곧게 펼쳐진 왕실 건물들을 보고 있자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영화에 매료되었다. 이 모든 것을 담은, 잔잔하지만 묵직한 에너지가 살아있었던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두고두고 생각난다. 한 번 더 관람하고 싶을 정도.
사실, 영화의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혼자 이끌어 간다. 그만큼 엄청난 에너지와 흡입력을 2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다채롭게 표현해야 했고, 관람 전 제일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였다. 아무래도 대중적인 <트와일라잇>의 벨라, <카페 소사이어티>의 보니 등 이전 작품에서 보여진 이미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그 틀을 이번 작품에서 완전히 벗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 의문들은 영화를 보면서 말끔히 사라졌다.
영국 억양은 물론, 고개를 기우는 각도부터 걸음걸이, 사소한 제스쳐 등 인물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치열하게 한 흔적이고스란히 관객들에게 느껴질 정도로 듬뿍 담겨 있었다. 결국, 실사 인물을 연기한다고 함은 관객들을 설득하는 것과 같다. 이미 대중들에게 각인된 그 인물의 선명한 이미지의틀을 오롯이 본인의 역량으로 깨야 하고, 그 자체가 영화의 의미가 된다. 인물의 서사를 다시 세상 밖으로 꺼낸 명분은 또다른 해석으로 변화를 줘야하고 동시에 감동을 줘야 한다. 그리고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그 무른 과정들을 섬세하게, 성공적으로 해냈다.
비로소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기 위한 그녀의 몸부림, 그것이 고독이든 여독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 순간의 부재는 영원한 이름으로 남았을 테니. 자신의 수많은 감정들과 부딪히고, 단단했던 신념의 조각들이 처참히 부서지며 모든 것이 멈췄지만, 이름을 부르는 순간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었다. ‘스펜서.’
*본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받아 관람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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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블패티 / double patty, 2020
최근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에 5,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디즈니 플러스", "HBO 맥스"와 같은 국내 론칭을 앞둔 플랫폼 경쟁에 밀리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는데요.
그런 점에서 국내 플랫폼들의 움직임은 어떨까요?
"티빙"은 작년 12월에 개봉하려던 <서복>을 오리지널 작품으로 가져오며 <사냥의 시간>, <승리호>가 겹칠 만큼 "넷플릭스"를 떠오르게 만들더군요.
근데, 'Seezn'은 전작 <큰엄마의 미친봉고>에 이어 다른 단독 콘텐츠를 선보이는 우직한 행보를 보여주었습니다.
허나 영화 <더블패티>는 공개도 하기에 앞서 많은 이들에게 영화 외적으로 주목을 받은 영화입니다.
"코로나19"로 극장 개봉에 위태로운 마당에 주연 배우의 "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정말 위태로웠거든요.
그렇게, 공개된 영화 <더블패티>는 13,643명(03.07 기준)으로 일반 영화와 비교하면 인상적인 반응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전 리뷰에서도 올렸듯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가운데 <프롬>만 2만명에 그친 것을 생각하면, "OTT 플랫폼"은 '극장 상영보다 얼마나, 온라인에서 언급되는지?'를 봐야 하는데요.
부정적인 소식이지만, 어찌 되었든 이미 화제의 중심인 <더블패티>는 영화적으로 재밌었는지? -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자가 원하는 것은 있지만, 씨름 유망주 "강우람"과 아나운서 준비생 "현지"에게 이마저도 힘들기만 합니다.
그런 와중에 만난 이들은 서로의 힘이 되어주길 약속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앞으로 나가는데...
1. 배우들과 비교하려 든다면...
전작 <큰엄마의 미친봉고>는 제목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었다면, 이번 <더블패티>는 그에 비해 주목이 덜 가는 제목입니다.
그러나 이를 보려는 이유에는 "레드벨벳"의 "아이린"분이 나온다는 이유도 있을 겁니다.
이미, 가수로 익숙한 그녀가 연기에 도전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기에는 충분하니까요.
근데, 한 편으로는 이런 문제도 지적될 겁니다.
"과연, 연기는 잘하기는 할까?"라는 계속해 지적된 "아이돌 배우"의 출연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말이죠.
괜찮은가?
일단, "아이린"분이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으로 이미, 경력이 있으니 방구석에서 이렇게 써 내려가는 저보다는 훨씬 나은데요.
근데, 다른 배우들과 비교하여 본다면 아쉬운 점들이 나타납니다.
상대역으로 나오는 "강우람"역의 "신승호"분과 비교하면 미세한 표정 변화나 뭉개지는 일부 발음이나 발성도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특히, 이런 문제는 마지막에 앵커로 나오는 "정영주"과의 현장 보도에서 비교되더군요.
이에 대해 지적하는 건, 그녀가 이번 영화에서 맡은 역할이 "아나운서 지망생"이기에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2. 왜, 내리시는 거죠?
정식적인 후속작은 아니지만, 영화 <더블패티>는 <큰엄마의 미친봉고>을 연출한 "백승환"감독의 신작입니다.
이는 즉슨, <큰엄마의 미친봉고>에서 지적된 문제들이 이번 영화 <더블패티>에서도 고스란히 지적된다는 이야기인데요.
먼저, 이야기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자면 앞서 말했듯이 <더블패티>는 각자의 위치에서 지친 두 남녀가 서로의 힘이 되어주는 게 이야기입니다.
근데, 이 이야기에 투입되는 캐릭터들은 넘치고 개연성은 주먹구구이기에 바쁩니다.
이 정도 배우를 이렇게 밖에...
첫번째, 캐릭터의 씀씀이가 너무 헤픕니다.
전작 <큰엄마의 미친봉고>에서도 메인 플롯으로 진출하지 못한 캐릭터들이 많았던 것처럼 이번 <더블패티>에서도 똑같이 반복됩니다.
갑작스레, 술집에 "성적 소수자"가 있지 않나 잘해줄 것만 같았던 사장님도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만 같은데 영화는 이를 "운동하는 얘가 엉뚱한 곳으로 힘쓰면 안 된다"라는 말로 무마시키며, 이들을 퇴장시킵니다. (여기서, 성적 소수자로 나오는데 "조달환"분인데도...)
여기에 각자 라이벌로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뚜렷한 이야기가 없어 이들이 보여주는 "희열감"도 전무합니다.
3. 말랐다는 할머님의 말씀, 걸러들으세요.
두번째는 앞서 말한 캐릭터의 설명과 연결된 이야기의 연결입니다.
앞서 말한 술집 사장님의 이야기나 각자 라이벌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소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이야기에도 고스란히 영향이 미칩니다.
특히, "씨름"을 내세운 이유에는 마지막에 보여주는 "뒤집기"장면으로 보입니다.
마치, 위기에 직면한 자신의 상황을 뒤집으려는 것처럼 많고 많은 기술들 중 하나 "뒤집기"를 보여주는 건 이런 의도 때문이겠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캐릭터의 소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냥 엄한데 화 푸는 것으로밖에 안 보이거든요.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들 겁니다.
영화 <더블패티>는 분량이 107분으로 결코, 적은 분량을 가진 영화가 아닌데도 '설명할 시간에 왜 설명을 못했는지?'에 대해 말이죠.
아무리, 먹는 게 남는다고 하지만...
영화 <더블패티>는 이들은 힘든 상황에 처했습니다.
보통 이야기에서 이런 이들이 행할 행동에는 먹는 것으로 보여주는 것이 주된 메타포이고 "클리셰"입니다.
세세하게 말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말해 이들에게 동일감을 주어 관객들의 흥미를 이끄는 것이 더 좋은 것이죠.
그런 점에서 <더블패티>는 관객들에게 자신의 의도한 바를 신비롭게 보여주는 것인데, 여기서 재밌는 건 하나의 차이가 있습니다.
극 중 이들이 무언가를 먹을 때마다 술이 올라오는데, 이는 이들의 고된 삶을 강조합니다.
취해야만 이들의 본심이 담긴 말이 나오는 것처럼 맨정신으로 살아가기에 어렵다는 것을 더 보여주는 것이죠.
근데, 문제는 이게 과하다는 것입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먹으려 하니 정작 하고픈 말이 있어도 음식으로 밀어 넣고 있거든요.
4. 거, 지방방송 좀 꺼라!
과하다는 기준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영화 <더블패티>는 이런 장면을 시작 1시간까지 반복합니다.
달라지는 건 메뉴뿐이니 의미 없는 동어반복과 친절의 과잉으로 받아들어질 만큼 설명을 하니 관객들로써는 피로감이 쌓일 겁니다.
그렇기에 앞선 전개와 후반 전개에서 느껴지는 속도는 정반대로 다른데요.
앞서 먹는 장면만 나오는 전개에서는 지지부진했다면, 후반 전개는 빠르게 느껴질 겁니다.
이쯤만 하면, 후반 전개가 이를 상쇄할 만큼 좋겠구나 싶겠으나 앞서 언급한 필요한 설명들이 빠져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마치, 만두에 속 재료를 안 넣은 것처럼 밍밍하기 그지없습니다.
음향을 이렇게 넣어야만 하나?
이런 요소들로 온전히, 영화에 집중하기도 힘든데 영화 <더블패티>의 가장 큰 문제는 음향입니다.
노래가 좋다는 것은 알겠지만, 이를 뜬금없는 구간에서 나와 관객들이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데요.
가령, 극 중 "우람"이 클럽에서 사람들을 관리하는 장면에서 특수 효과음이 그러하니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닌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확실하고 좋습니다.
앞에서 말한 "뒤집기"처럼 "현지"가 "아나운서"를 하고 싶어 하는 것에는 정해진 대본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소리를 내고 싶다는 것이겠죠.
그런 점에서 메시지는 확실하고 쉬운데, 이를 전달하려는 편집은 이 영화의 운명을 쉽게 잊히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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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가 없는 봉준호의 세계
국내외를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한계가 없는 영화감독이자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오는 2월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새로운 영화와 만나기 전, 필모그래피 정주행 어떠신가요?
여러분의 최애 영화도 알려주세요!
줄거리
조용한 중산층 아파트, 백수와 다름없는 시간강사 고윤주(이성재 분)는 개소리에 괜히 예민해져서 방바닥에 엎드려서 소리를 들어보고 천장에서 소리를 들어보려고 하지만 개소리의 진원지를 알지 못한다. 할 수 없이 평소대로 버려도 아무도 안주워갈 슬리퍼에 츄리닝을 입고 밖으로 나가 분리수거를 하고 터덜거리며 들어오던 중 바로 옆집 문앞에 서 있는 강아지를 발견한다. 윤주는 그 개를 납치, 지하실로 뛰기 시작한다.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지하실에 가둬버리는 윤주.
한편 아파트 경비실엔 경리 직원 박현남(배두나 분)이 있다. 그날도 지루하게 낱말맞추기나 하고 있는 현남에게 꼬마 슬기가 삔돌이를 찾는 전단을 가지고 온다. 온 동네에 전단을 붙이는 현남. 어쩌면 교수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안고 한잔한 윤주. 집에 돌아와 임신한 아내의 배에 대고 속삭이고 있는데,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린다. 급하게 달려나간 아파트 사방에 강아지 찾는 전단이 붙어있고 이렇게 써 있다. "특징: 성대수술로 짖지 못함". 그러나 지하실의 강아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신경질적인 목소리의 주인이 아래층에 사는 할머니의 강아지임을 알게 된 윤주는 호시탐탐 그 개를 노리는데.
점점 늘어가는 강아지 실종사건. 사건이 마구 번져 가는 듯 보이던 어느날, 친구 뚱녀에게 들은 현남은 망원경을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가 건너편 옥상에서 한 사내가 개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 용감한 시민상을 타서 텔레비젼에 출연하는 것이 꿈인 우리의 현남.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뚱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사내를 쫓기 시작하는데.
줄거리
1986년 경기도. 젊은 여인이 무참히 강간,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 사건 발생지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수사본부는 구희봉 반장(변희봉 분)을 필두로 지역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 분)과 조용구(김뢰하 분), 그리고 서울 시경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김상경 분)이 배치된다. 육감으로 대표되는 박두만은 동네 양아치들을 족치며 자백을 강요하고, 서태윤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지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처음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용의자가 검거되고 사건의 끝이 보일 듯 하더니, 매스컴이 몰려든 현장 검증에서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구반장은 파면 당한다. 수사진이 아연실색할 정도로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한다. 심지어 강간사 일 경우, 대부분 피살자의 몸에 떨어져 있기 마련인 범인의 음모 조차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는다. 후임으로 신동철 반장(송재호 분)이 부임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박두만은 현장에 털 한 오라기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 사람을 찾아 나서고, 사건 파일을 검토하던 서태윤은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낸다. 선제공격에 나선 형사들은 비오는 밤,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함정 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돌아오는 것은 또다른 여인의 끔찍한 사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감추고 냄비처럼 들끊는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형사들을 더욱 강박증에 몰아넣는데.
줄거리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 둔치 아버지(변희봉)가 운영하는 한강 매점, 늘어지게 낮잠 자던 강두(송강호)는 잠결에 들리는 ‘아빠’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현서(고아성)가 잔뜩 화가 나있다. 꺼내놓기도 창피한 오래된 핸드폰과, 학부모 참관 수업에 술 냄새 풍기며 온 삼촌(박해일)때문이다. 강두는 고민 끝에 비밀리에 모아 온 동전이 가득 담긴 컵라면 그릇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현서는 시큰둥할 뿐, 막 시작된 고모(배두나)의 전국체전 양궁경기에 몰두해 버린다.
그곳에서 괴물이 나타났다. 한강 둔치로 오징어 배달을 나간 강두, 우연히 웅성웅성 모여있는 사람들 속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생전 보도 못한 무언가가 한강다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냥 신기해하며 핸드폰, 디카로 정신 없이 찍어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 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진다.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갑작스런 괴물의 출현으로 한강은 모두 폐쇄되고, 도시 전체는 마비된다. 하루아침에 집과 생계, 그리고 가장 소중한 현서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된 강두 가족… 돈도 없고 빽도 없는 그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위험구역으로 선포된 한강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찾아 나선다.
줄거리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 둘이 사는 엄마(김혜자 扮). 그녀에게 아들, 도준은 온 세상과 마찬가지다. 스물 여덟. 도준(원빈 扮). 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 하는 어수룩한 그는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며 엄마의 애간장을 태운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 당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린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엄마. 하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 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나선 엄마.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갈수록 엄마 또한 절박해져만 간다.
줄거리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17년 째,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일으킨다.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 꼬리칸을 해방시키고 마침내 기차 전체를 해방 시키기 위해 절대권력자 윌포드가 도사리고 있는 맨 앞쪽 엔진칸을 향해 질주하는 커티스와 꼬리칸 사람들. 그들 앞에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줄거리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에게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고, 할아버지(변희봉)의 만류에도 미자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극비리에 옥자를 활용한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옥자를 앞세워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까지.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옥자를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맞서, 옥자를 구출하려는 미자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져 간다.
줄거리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줄거리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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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홈 리뷰」당신이 느꼈을 점을 세세하게 담아냈습니다ㅣ스포주의ㅣ자막을 위주로 봐주세용ㅣSweet home reviewㅣ
?"스위트홈 리뷰(*스포주의)"
뭐 저는 고민시 배우가
발레하는 거 봤으니까 만족입니다^^*- "스위트홈" 시놉시스1
세상을 차단하고 방 안에 틀어박힌 10대 소년. 현수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인간이 괴물로 변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아직은 사람이니까. 이웃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 "스위트홈" 시놉시스2
끔찍한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은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는 그린 홈이라는 낡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점차 그린 홈에 관한 비밀을 깨닫는다.
왜곡된 인간 욕망을 여러 가지 형태로 투영하면서 인류를 몰아내려는 괴물이 그린 홈을 둘러싸고 있으며, 자신을 포함해 그린 홈 주민들은 그 괴물들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스위트홈" 정보
공개일: 2020년 12월 18일
화수: 10부작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StudioN
장르: 호러, 크리처, 생존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연출: 이응복
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출연: 송강, 이진욱, 이시영, 박규영, 고민시, 고윤정
원작: 네이버 웹툰 스위트홈
시청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청소년 관람불가
#스위트홈_리뷰 #스위트홈리뷰 #스위트홈_고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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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전설의 포켓몬들의 배틀로
위험에 빠진 반전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감사포켓몬 ‘쉐이미’와 ‘지우’, ‘피카츄’가 나서면서 시작되는 모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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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레전드 디바?️돌연 잠적?! #이주영 #오민애 #노재원 #김재화 연기력 만렙 충무로 어벤져스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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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가 있어 아름다운 인생
염정아 배우와 류승룡 배우 주연인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왔다. 여러 차례 개봉이 연기되어 아쉬움을 거듭하였지만 올해에는 개봉이 확정되어 드디어 스크린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2022년 9월 28일에 개봉한 ‘인생이 아름다워’는 최국희 감독이 연출했고 한국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표현하며 가을과 걸맞은 영화이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아름다운 인생을 따뜻하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자신의 행복보다는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던 이 시대의 부모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미뤄둔 행복과 훌쩍 지나가 버린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이제는 추억할 수 있는 세월로서 기억될 수 있는 그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따스하게 감싸안는다.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했던,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그대가 있어 더 아름다웠다고 말이다.
언제부터인지, 가족이라는 단어는 먼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가깝고 당연한 사이가 되었다. 당연함은 무관심으로 이어졌으며 일상의 변화에는 포함되지 않는 존재로서 존재한다.
그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시절이 있었음에도 내가 살아가는 현재에 몰두하느라 보는 것조차 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버거움을 견디기엔 참으로 미약하다.
지금의 모든 현상은 차마할 수 없는 그 버거움을 감히 할 수 없어서라고 말할 수 있겠다. 버겁고 지치고 힘든 이 삶은 왜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걸까?
인생은 90%의 불행과 10%의 행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행복한 순간보다는 힘들고 지치고 화나고 슬픈 순간이 훨씬 많은 지금 이 순간에는 큰 슬픔을 덮을 수 있는 건 역시 작지만 큰 행복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걸 보면 소확행이라는 말은 사실 큰 행복이 아닐까. 슬픔만큼이나 크게 전염되는 행복의 힘은 생각보다 더 강하다. 그리고 당신의 무한한 사랑은 인생이 아름다워 더 아름답다.
노래 장면이 다소 뜬금없이 등장하지만, 영화 안에서 노래하는 배우들이 진심으로 즐거워 보였고 이야기 또한 뻔하지 않아서 재미있게 보았다.
나는 철저히 부모의 입장이 아닌 자식의 입장으로서 볼 수밖에 없었던 것만큼 그 시절의 그 사람들, 그리고 우리 부모님까지 마주할 수 있었다.
언제까지 함께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은 여러 위기를 겪으며 명확해졌다.
내 자체에 대한 정의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할지는 또렷하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 내가 서있는 공간에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순간과 대화로 이 순간이 기억남을 수 있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 없듯이 완벽하지 않은 우리들이 만나 인생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것이 아닐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부모님이 생각나는 영화였다. 때론 뻔한 게 더 재미있을 때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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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의 '대무가' 한바탕.
믿고 보는 정경호 x 박성웅 조합이 '라이프 온 마스', '악마가 네 이름을 부를 때'에 이어 세번째로 '대무가'에도 성사되었다는 말에 기대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 두배우는 믿고 보는 연기과 미묘한 케미의 조합이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더불어 신박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힙합과 무속의 조합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궁금해져 개봉날만 기다렸다. 이한종 감독의 작품으로 10월 12일 개봉한 영화 '대무가'는 스릴러에 가깝지만 코미디 같기도 하다. 한국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이 영화, 대체 정체가 뭘까?
취업의 마지막 수단으로 무당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신남은 취업계의 블루오션이라는 말을 믿고 수강료 1000만원을 내어 무당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단기 속성 무당 학원'에 들어가게 된다. 허나 영 발전이 없는 모습에 모든 것이 허망한 가운데, 선생님으로 부터 전설의 대무가를 알게되고 그토록 기다리던 굿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라지게 되고 그 소식을 알게된 청담 도령은 신남을 쫓게 된다. 신남을 쫓으며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대무가를 둘러싼 무당들의 상상도 못할 굿판 대결이 영화 속에서 펼쳐진다.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를 궁금증으로 시작했던 영화는 이 특이함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어떤 열정이 보인다. 대무가를 중심으로 한 이 열정은 노력없이는 어떠한 결실도 주지 않는 과정에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로 가득 채운다. 자신의 고백을 담아내어 대무가를 완성시켜 종교적인 부분이 생각보다 부각되지 않는다. 쇼미 더 머니를 가장한 쇼미 더 무당이 펼쳐지며 그들이 마음껏 자신을 위한 대무가를 완성한다. 이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의 중심은 재개발 사업이다. 과거의 이유로 인해 꼭 구역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을 화면에 보여주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지 못하는 모습에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코미디에 국한하지 않는 소재가 사회 비판의 메시지와 함께 뛰어노는 배우들의 모습이 그토록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 특유의 한과 흥이 잘 버물러져 있는 '대무가'의 세계로 들어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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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떠나야 하는, 떠나고 싶은, 떠나길 주저하는
발칸 반도에 위치한 인구 200만이 채 안 되는 다민족 국가 코소보(Kosovo), 그저 ‘포효’하는 것이 최선인 세 암사자들 삶을 담아낸 영화 <암사자들의 포효하는 언덕>을 통해 시대의 현실을 감히 엿보려 한다.
ⓒ IMDb
영화는 제목처럼 스스로를 ‘암사자들’이라 칭하는 세 명의 여성이 포효하며 시작된다. 이들이 이렇게 울부짖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코소보’의 한 작은 외곽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들 각자의 삶을 통해 뒤이어 보여진다. 영화에 직접 드러나진 않지만, 가정 내 성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예타’와 가부장적 남성’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가정에서 동생을 지키며 살아가는 ‘체’, 그리고 언뜻 화목한 것처럼 보이는 가정 속에 살아가며 현실에 순응해버린 ‘리’는 코소보 수도에 위치한 대학에 진학하여 각자의 가정을, 마을을 떠나고자 한다.
이들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가족의 집에서, 본래의 의미를 잃은 버려진 수영장에서, 길가의 거친 언덕에서 만나 일상을 보낸다. 하릴없는 일상을 보내던 이들 앞에 파리 출신의 또래 여성 ‘레나’가 나타난다. 할머니 집 마당에서 그녀가 평화롭게 읽고 있는 책은 ‘행복을 맛보고 지옥으로 떨어지는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생의 '행복'을 맛보지 못한 이들은 현실을 벗어날 유일한 수단, 돈을 마련하기 위해 결국 "암사자들"이라는 이름의 갱단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과 함께 마치 한 마리의 사자처럼 담을 기어오르는 이들의 모습은 그 어떤 사자보다 대담하고 강렬하다. 마을 여성들이 큰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매춘’을 택하지 않은 것 역시 이들의 투쟁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대범하고도 무모한 ‘갱단’ 활동을 통해 세 명이 떠날 수 있을 정도의 현금이 모였다. 그들은 이제 떠날 수 있다. 하지만, ‘리’는 그 돈으로 마을에서 수근거릴 법한 고가의 차량을 구입한다. 마치 떠나길 주저하는 듯하다. 이들은 ‘리’가 무책임하게 구입한 재규어를 타고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으로 짧은 여행을 떠난다. 그들의 꿈이었던 세계 여행은 ‘상황극’으로만 펼쳐질 뿐이다.
우리는 ‘암사자들’의 끝을 영화 초반부터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들의 자유, 행복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되길 바랄 뿐이었다. 이들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갱단’을 결성하고, 마트에서 카트를 타고, 달리는 차 안에서 바람을 맞는 등의 행위가.
절대 돌아오지 않을 거라 말하는 ‘예타’와 어디든 여기보다 나을 거라 말하는 ‘체’, 역시 돌아올 거라 말하는 ‘리’. 떠나야 하는, 떠나고 싶은, 떠나길 주저하는 세 암사자들은 포효하는 잔상만 남긴 채 다시 '무리'로 돌아갈 것이다.
영화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코소보의 현실을 살아가는 여성의 현실을 보여주고자 했다. 다른 영화였다면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결혼식 장면이 코소보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예시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듯한 한 여성이 식장으로 에스코트 당하고 있고,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있는 결혼식장은 마치 동네 축제 같다. 코소보 음악이 흘러나오는 결혼식 현장은 코소보의 현실임과 동시에, 주인공들의 미래임을 암시하는 것만 같다.
코소보의 현실의 굴레는 코소보인들은 ‘비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하며, TV를 보고 편한 얼굴로 잠을 자는 모습만 비춰지는 ‘리’의 남동생들과 항상 두려움에 떨고 있는 ‘예타’의 여동생을 통해, 이 현실이 끝없이 반복될 것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듯 영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같은 시대의 다른 현실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개봉한 <풀타임>은 24/7 투쟁하며 살아가는 ‘쥘리’의 삶을 통해 프랑스의 현실을 보여주었고, <멋진 세계>는 감옥에서 출소한 야쿠자 ‘미카미’가 사회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통해 차별이 가득한 현실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슬픈 사실은 우리가 이를 직시하지 않는 이상, 이 현실이 곧 미래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영화는 우리가 현실을 볼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창'이기도 하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매분 매초 만들어지는 국가와는 달리, <암사자들이 포효하는 언덕>의 배경이 되는 '코소보'와 같은 국가의 창은 희소하며 그 크기도 작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배우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2001년생의 젊은 감독의 첫 장편 <암사자들이 포효하는 언덕>를 통해 우리는 드디어 문제를 '보게' 되었다. 이 작품은 그녀가 보여주고자 한 현실을 매우 직접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며, 코소보 혈통의 그녀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르와나 바즈라미
코소보, 프랑스 | 2021 | 84min | 15 + | DCPcolor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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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낮 여독처럼 슬쩍 사라질 고독이었다면, 영원한 그 이름 속에서 머물렀겠지.
2022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화제작 <스펜서>를 지난 주 씨네랩 초청 사전 시사회를 통해 만나고 왔다.
어느덧 개봉일이 다가왔다는 사실! 더 많은 분들이 좋은 영화를 봤으면 하는 마음에 널리널리 홍보중이다. 올해 놓치면 후회할 작품 중 하나.
2013년에 비슷하게 ‘다이애나 스펜서’를 다룬 작품이 있다.
나오미 왓츠 주연의 <다이애나>라는 작품인데, 똑같은 인물의 일대기를 그렸지만 초점은 완전히 다르다. <다이애나>는 궁정에서 별거생활을 하던 시점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스펜서>는 완전히 별거생활을 하기 전, 3일 간 궁정에서의 성탄절 연휴를 보내며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는 인물의 모습을 그렸다.
기대를 어느 정도 하고 갔지만, 훨씬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영화의 화면 비율부터 자글자글한 필름의 포근한 감성까지 살리며 1980년대 영국의 모습을 아름답게 재현했다. 광활한 자연 경관과 올곧게 펼쳐진 왕실 건물들을 보고 있자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영화에 매료되었다. 이 모든 것을 담은, 잔잔하지만 묵직한 에너지가 살아있었던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두고두고 생각난다. 한 번 더 관람하고 싶을 정도.
사실, 영화의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혼자 이끌어 간다. 그만큼 엄청난 에너지와 흡입력을 2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다채롭게 표현해야 했고, 관람 전 제일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였다. 아무래도 대중적인 <트와일라잇>의 벨라, <카페 소사이어티>의 보니 등 이전 작품에서 보여진 이미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그 틀을 이번 작품에서 완전히 벗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 의문들은 영화를 보면서 말끔히 사라졌다.
영국 억양은 물론, 고개를 기우는 각도부터 걸음걸이, 사소한 제스쳐 등 인물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치열하게 한 흔적이고스란히 관객들에게 느껴질 정도로 듬뿍 담겨 있었다. 결국, 실사 인물을 연기한다고 함은 관객들을 설득하는 것과 같다. 이미 대중들에게 각인된 그 인물의 선명한 이미지의틀을 오롯이 본인의 역량으로 깨야 하고, 그 자체가 영화의 의미가 된다. 인물의 서사를 다시 세상 밖으로 꺼낸 명분은 또다른 해석으로 변화를 줘야하고 동시에 감동을 줘야 한다. 그리고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그 무른 과정들을 섬세하게, 성공적으로 해냈다.
비로소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기 위한 그녀의 몸부림, 그것이 고독이든 여독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 순간의 부재는 영원한 이름으로 남았을 테니. 자신의 수많은 감정들과 부딪히고, 단단했던 신념의 조각들이 처참히 부서지며 모든 것이 멈췄지만, 이름을 부르는 순간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었다. ‘스펜서.’
*본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받아 관람한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