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샤2025-03-15 15:55:37
무대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연대
다큐멘터리 영화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삶은 무대다(All the World's Stage)'.
아마 지구상 최후의 인간도 모를 수 없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언이라고 한다. 이 문장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에 나오는 대사로 인생을 연극 무대에 비유한 것이다. 사실 우리의 삶은 죽는 순간까지 쉼 없이 이어지지만 중요한 분기점들을 기준으로 인생을 연극의 막(幕)과 장(場)처럼 나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무대와 삶의 형식적 유사성보다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무대 위의 배우처럼 어느 정도 연기를 하면서 산다는 것이 무대와 삶의 더 중요한 공통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득을 얻기 위해 꼴 보기 싫은 사람 앞에서도 잘만 웃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서슴지 않고 가시 돋친 말을 하기도 한다. 지구상 최후의 인간이 되어 혼자 살지 않는 한 우리는 타인과 공존해야 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누구나 배우 지망생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는 명맥이 거의 끊어진 여성 국극을 끝내 놓지 못하는 박수빈 배우와 황지영 배우의 삶을 중심으로 1900년대 중반 짧은 전성기를 누렸던 여성 국극의 전설적 배우들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한다. 크든 작든 자신들을 위한 무대만 있다면 전국 어디든 출동하는 1985년생 박수빈, 1993년생 황지영 배우의 검질긴 열정도 놀랍지만 아흔이 넘은 조영숙 배우를 비롯한 나이 많은 배우들이 <레전드 춘향전> 공연 준비 기간과 공연 당일 무대에서 뿜어내는 기운이 경탄스럽다. 평상복을 입으면 그저 푸근한 할머니처럼 보이는 그들이 분장하고 배역에 맞는 의상을 갖춰 입고 무대에 올라 대사를 하고 동작을 하기 시작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예술이 부박한 삶의 정수를 길어 올리는 우물이라면, 영화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의 배우들도 다른 많은 예술가들처럼 우물이 마를 일이 없도록 우물가를 지키는 파수꾼들이다. 그들은 무대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대 없이도 숨은 붙어 있겠지만 제대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이다. 스크린으로 그들의 연대를 지켜보는 동안 새삼 예술의 힘과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끝)
* 씨네랩의 초청으로 3월 14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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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될 줄은 알고 있었지만...
(스포일러 주의)
딸이 아버지에게 총을 들이미는 모습을 보는 순간, 이런 느낌밖에 안 들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 한편으론 이런 결말을 원했던 것은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 가족 구성원들 중 누군가 한 명은 죽겠다는 불길한 느낌이 영화 내내 들었다. 그런 결말로 가는 건 아니겠지도 생각했다. 그러나 그대로 간다. 그때 통쾌함과 함께 묘한 슬픔도 느꼈다.
영화 인트로에는 어떤 나무 이야기가 소개된다. 땅에 큰 나무가 있는데, 새가 물어온 씨앗에서 새 나무가 자란다. 그 새 나무는 큰 나무를 집어삼킨다. 결국 원래 나무는 죽고 새 나무만 남는다는 이야기다. 이걸 들을 때부터 느낌이 이상했다. 원래부터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이 새로운 사람에 의해 죽을 것이고, 이것이 영화의 포인트가 될 것이란 걸 느꼈다.
영화는 수사판사 이만과 그의 두 딸(사나, 레즈반)과의 갈등을 그린다. 갈등이 생긴 이유. 바로 히잡 반대 시위 때문이었다. 이만은 반대 시위를 제압하는 위치에 있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사형 선고를 할 수 있다. 한편 딸들이 시위에 참여하거나, 시위의 진실을 알지 않길 바란다. 이 둘은 이미 인스타그램으로 이 모든 참상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 채.
시작부터 나타난 갈등의 조짐이 격화되는 포인트가 있다. 이만이 총을 잃어버렸을 때. 이 총은 신변이 위험해질 때 사용하라고 지급을 받은 것이었다. 그걸 잃어버리면서 이만은 두려움에 빠진다. 그 두려움은 결국 가족까지 믿지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그는 두 딸을 자기 아내 나즈메와 함께 가둬버리기까지 한다. 그 정도로 가정이 무너져버린다.
이만은 자신이 취했던 모든 행동을 가족을 보호하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만의 두려움은 그를 가족마저도 자기를 믿지 못한다는 망상에 빠진 괴물로 바꿔버리고 만다. 당연히 그 이면에는 여성에 대한 억압을 옹호하는 종교적인 규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영화는 그 규율이 가족을 산산조각 낸 궁극적인 원인이라 말한다.
결국 영화 속의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전제로 귀결된다. 사람의 자유를 빼앗는 잘못된 권력에 저항해야 한다. 아무리 히잡을 차는 게 신의 뜻이더라도 그것에 대한 숙고 없이 무조건 복종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그것에 저항하지 않는 것이 가족의 평화를 지키는 길도 아니라는 것이다. 언젠가 이만의 총은 가족을 겨누게 될 테니.
신성한 나무의 씨앗에는 특별한 연출은 없다. 다만 재밌는 영화가 가져야 할 기본을 충실하게 지킨 영화다. 적절한 시작점, 점증되는 긴장감, 그리고 묘하게 슬픈 결말까지. 이란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용기 있는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이런 상황이 겹치니 나한테도 이 영화가 특별한 영화로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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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시즌 2가 기다려지는 드라마
인류학자 캐롤 코니한은 자신의 저서 《음식과 몸의 인류학》(갈무리, 2005)에서 힘·권력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첫 번째는 군림하고 강압하는 힘이다. 이는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절대적 자원을 독점하여 타인을 통제하는 힘을 말한다. 두 번째는 영향력이다. 남들에게 베풂으로써 생겨나는 책임감과 유대감이 두 번째 힘의 핵심이다.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시기, 국가가 탄생하기 전 부족 연맹의 시기를 바탕으로 하는 판타지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는 이 두 가지 힘 중 무엇이 더 센지를 묻는다. 타곤(장동건 배우)은 첫 번째 힘의 화신이고, 은섬(송중기 배우)은 두 번째 힘의 가능성을 체화한 자다. 연맹장 타곤은 공포로 군림하는 왕을 꿈꾸고 은섬은 단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는 선의의 공동체를 꿈꾼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컷 ⓒtvN두 주인공이 힘을 정의하는 방식의 차이는 각자의 서사가 펼쳐지는 방식에도 영향을 끼친다. 타곤의 주 무대는 여러 부족장과 대제사장이 모여 있는 아스 땅 한복판이다. 타곤과 그의 연인·동지인 태알하(김옥빈 배우)는 교묘한 술수와 탁월한 계략으로 경쟁자들을 제압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이들이 펼치는 고도의 두뇌 싸움과 심리전만으로도 완성도 높은 정치 드라마가 될 수 있을 정도이다.
반면 타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긴 와한족의 은섬은 타곤으로부터 부족민들을 구하기 위해 애쓰나 결국 노예로 팔려간다. 은섬은 서로를 외면하고 핍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노예 세계에서도 와한족의 가르침인 베풂과 믿음, 연대의 가치를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끝내 운명의 시험을 통과하여 아스달이 아직 점령하지 못한 아고족의 우두머리로 거듭난다.
〈아스달 연대기〉 시즌 1은 타곤과 은섬이 각자의 세력을 결집해 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타곤과 은섬의 대결이 자아내는 긴장감은 힘과 권력을 자신의 방식으로 정의하기 위한 둘의 싸움이 21세기에도 끝나지 않았다는 데서 나온다. 타곤과 은섬의 시절이 그러했듯,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자들은 여전히 타곤의 계승자들이지만 은섬의 뜻을 잇는 자들도 치열한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시대에 따라 다른 사상과 권력 체계를 무기 삼아 벌여온 타곤과 은섬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컷 ⓒtvN
한편, 〈아스달 연대기〉에는 힘과 권력을 정의하는 관점 말고도 정치적 의미를 해석할 만한 장면이 꽤 많이 나온다. 내게 인상적이었던 건 정치적 지도자와 그를 따르는 무리 사이의 괴리였다. 타곤과 은섬은 서로 다투지만, 이 둘은 모두 ‘지도자’다. 아스달의 연맹인과 아고족은 거의 언제나 타곤과 은섬이 벌이는 정치적 이벤트의 철저한 수용자로만 재현된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정치적 흐름을 만들어내는 경우는 없다. 어떤 소문이 돌면 우르르 몰려갔다가, 다른 사건이 발생하면 또다시 법석을 떨며 되돌아오는 식이다.결국 타곤과 은섬의 대결은 피지배층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의 문제로 귀결된다. 타곤과 은섬은 피지배층의 마음이 주인 되는 정치를 상상하지 못한다. 이들은 정치가 합리적 이성의 결과물이라는 허상을 보기 좋게 깨버리고 마음과 감정이야 말로 정치가 작동하는 근본 원리임을 잘 보여주었다. 하지만 마음과 감정을 다스려야 할 대상으로만 봤다는 점에서 둘은 똑같다. 다만 다스림의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를 ‘현실적 재현’으로 볼 수도 있고, ‘상상력 부재’로 볼 수도 있다. 내겐 후자가 더 그럴듯했다. 다만 〈아스달 연대기〉의 정치적 상상력 부재는 제작진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 시대 정치적 상상력의 한계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모략을 일삼는 정치인, 약자를 보듬고 챙기는 정치인은 참고할 대상이 많다. 하지만 피지배층을 정치의 주인으로 만드는 정치/인은 쉽게 떠올리기 어렵다. 〈아스달 연대기〉가 탁월한 상상력을 서사, 세계관, 비주얼뿐만 아니라 정치적 가능성에도 발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어찌 됐든, 〈아스달 연대기〉는 매우 빼어난 드라마다. 정치적 메시지의 한계가 있지만 이 조차도 또 다른 가능성을 사유하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게다가 완전히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놀라운 비주얼을 입혀 설득력 있게 구축한 시도도 박수받아 마땅하다. 극 초반의 지루한 전개와 떨어지는 대사 전달력은 흠이지만, 이 고비(?)를 넘으면 웅장한 서사시가 펼쳐진다. 코로나 19로 후속 시즌 제작이 중단된 〈아스달 연대기〉의 속편이 하루빨리 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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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을 원고지 삼아, 풀을 연필 삼아
이렇게 아름다운 제목은 오랜만입니다. 시에는 운율과 함의가 있듯이, 조경에도 나름의 운율과 함의가 있다는 것을 지금껏 알지 못했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연결사, 정영선 조경가가 땅에 썼고, 땅에 쓰고, 땅에 써갈 시들을 잔뜩 읽고 돌아왔습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땅에 쓰는 시>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땅에 쓰는 시>는 2024년 4월 17일 국내 개봉작입니다.
땅에 쓰는 시
Poetry on Land
Summary
도심 속 선물과도 같은 선유도공원부터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경춘선 숲길까지··· 우리 곁을 지키는 아름다운 정원을 탄생시키며 한국적 경관의 미래를 그리는 조경가 정영선. 공간과 사람 그리고 자연을 연결하는 그의 사계절을 만나다.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정다운
출연: 정영선
인간의 삶에 자연의 생기를
잎이 흐드러진 커다란 나무, 그 아래의 그늘, 계절별로 달리 핀 꽃들, 물가에 오리와 새들이 거니는 공원에 가면 저도 모르게 "참 좋다"는 말이 새어 나옵니다. 역시 사람은 자연과 어울려 살아야지, 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짐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도심에서 자연을 느꼈던 그 모든 순간에 단 한 번도, 조경에 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도시를 설계하려면 나무며, 꽃이며 모조리 뽑아버리는 것이 당연한데 말이죠. 대한민국 도심 속 자연이 이렇게 생기를 띠는 것이 절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정영선 조경가의 삶을 들여다 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정영선 조경가는 1세대 조경가이자 국토개발기술사를 획득한 최초의 여성 기술사입니다. 그는 완벽하게 아름다운 어떤 풍경을 만드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자생종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인간의 건축물과 자연의 식물을 조화롭게 융화합니다.
영화 곳곳에는 진정 사랑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서만 엿보이는 순수한 열정이 잔뜩 묻어있습니다. 건물의 부감도가 출력된 대지에 파스텔로 슥슥 색을 입히며 공간을 설계해 나가는 모습에서는 '조경사'라는 직업의 멋이 양껏 느껴지기도 했죠. 그 설계도와 실제 경관을 맞물려 보여주는 영화적 구성은 그가 즐기면서 하는 일이 어떤 엄청난 결과물로 탄생하는지를 보여주며 새삼스러운 존경심을 불러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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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써낸 시의 함의
정영선 조경가는 어렸을 적부터 시인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들으며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꼭 문자를 이용해 시를 쓸 필요는 없다고 여기며, 조경사의 길을 걸어오셨다는데요. 그래서인지 <땅에 쓰는 시>에 등장하는 정영선 조경가의 작업들을 보다 보면, 풍경 속에 담긴 의미들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벅차오르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 마음에 가장 큰 울림을 준 공간은 서울아산병원 신관이었습니다. 그곳은 정영선 조경가가 만든 풍경이 왜 '땅에 쓰인 시'인지를 여실히 알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마치 울창한 숲에 온 것처럼 나무가 빼곡한 병원 속 작은 공원. 그곳에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나무 의자들이 놓여 있고, 사람들은 그곳에 잠시 머물거나 산책로를 걷다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정영선 조경가는 이곳은 그래야만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병환이 깊은 환자들은 자라나고 피어나는 식물의 생명력을 느끼며 삶의 의지를 다질 수 있어야 했고, 맘 편히 울 수조차 없는 보호자는 나무가 드리워준 그늘 아래에서 마음을 달랠 수 있어야 했고, 힘들고 지친 의료진들은 치열한 현장으로 되돌아가기 전에 잠시 쉴 수 있어야만 했죠. 이렇듯 조경은 단순히 나무와 꽃을 아름답게 심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시를 쓰듯 아름다움과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일, 그가 가꿔온 풍경은 조경이 이런 것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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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은 때에 정영선 조경가가 땅을 원고지 삼고 풀을 연필 삼아 쒀온 살아 숨 쉬는 시 하나를 직접 경험하러 가보려 합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인간이 가꾼 자연 속에서, 과연 저는 어떤 감정들을 느끼게 될까요?
One-Liner
조경, 자연이 자연스럽도록 자연을 자연답게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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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살 아이에게 배우는 '이별의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
*이 글은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은 후 작성되었으며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읽을 때 참고해 주세요 : )
아끼던 양말 한 짝을 잃어버렸다. 어떤 옷이든 잘 어울리면서 은근히 흔하지 않은 디자인이라서 즐겨 신던 양말이었다.
방 이곳저곳을 뒤적여도 보이지 않자 괜히 아쉬운 기분이 든다. 고작 양말 하나에도 마음이 이렇게 허전한데, 생명의 온기가 느껴지는 존재와의 이별은 더 괴로워진다.
함께 보낸 추억이 많고 진심으로 사랑했을수록 상실감의 크기는 커진다.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의 주인공 '사야카(닛츠 치세)는 이별의 아픔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을까?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동명의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8살 '사야카'가 반려견 '루', 동네에서 '레이디버드'라는 바를 운영하는 할아버지 '후세(오이다 요시)' 등
다양한 존재와 헤어지는 과정을 담은 영화이다. 이 영화의 새로운 만남은 항상 이별에서 시작한다. '사야카'의 가장 소중한 친구였던 반려견 '루'가 세상을 떠나고
'루'와 추억을 쌓은 장소를 매개로 후세 할아버지와 그가 데리고 있는 강아지를 만나게 된다.▼예고편을 통해 영화의 내용을 미리 확인하세요.
영화 속 만남과 이별이 더 아련하게 느껴지고 관객에게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화면의 힘이 크다.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를 연출한 하시모토 나오키 감독은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등 일본의 유수한 영화 제작에 참여했었다. 그 간의 경험을 발휘하여 섬세한 연출과 청량한 색감으로 '사야카'의 일상을 한 편의 서정시로 그려냈다.
특히 기찻길에서 시작하는 오프닝은 영화의 모든 내용을 한 장면으로 설명한다. 전철을 기다리며
'루'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기억과 '루'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야카'의 모습이 연이어 보인다.
전철이라는 소재는 영화 중반부 '후세' 할아버지와 잃어버린 존재들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는 모습과 연결된다.
전철이 교차로를 지나가는 동안 사야카는 눈을 감은 채 바람을 느끼는데,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사진을 찍는 셔터음과 함께 화면이 정지한다.정지한 '사야카'의 표정이 첫 장면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의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 순수한 표정에서 사연을 숨긴 듯한 느낌을 동시에 표현한다.
'사야카'를 연기한 '닛츠 치세'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딸이다. 사실 '닛츠 치세'는 누군가의 딸이라고 불리기 무색할 정도로 4살부터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여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으며 데뷔할 땐 감독인 아빠와 배우인 엄마의 존재를 밝히지 않아 당당히 실력을 증명했다.
또한 일본의 인기 걸그룹 푸린의 멤버로 활동하며 다재다능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다.▼닛츠 치세의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새해 인사 영상을 추천드려요!
Q. 사랑하는 존재와 어떻게 이별해야 할까?
'닛츠 치세'의 연기는 어린아이와 강아지라는 소재로 인해 자칫 유치할 수 있는 영화가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중한 친구를 잃은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공허함은 아이라고 하기엔 생각보다 더 깊고 어둡다. '루'의 목줄이 잡고 있는 것처럼 허공에 손을 움켜쥐고 산책하는 모습은 쓸쓸하고
'후세'할아버지와 이별한 후 가만히 방에 앉아 허공을 바라보는 눈빛엔 아무 감정도 담겨있지 않아 안쓰럽다.정반대로 상처 입은 아이는 성숙한 태도로 어른을 위로하기도 한다. 마당에 앉아 세상을 먼저 떠난 친할머니를 그리워하는 친할아버지에게 다가가 말을 걸거나
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후세' 할아버지에게 무작정 찾아가 깨어날 때까지 손을 잡고 옆자리를 지킨다.
*직접 그린 영화 속 한 장면두 모습을 복합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기차역 장면이다.
홀로 있는 '사야카' 앞에 어떤 존재가 생명을 다하면 기차를 타고 먼 여행을 떠난다는 상상의 기차역이 생긴다.
그곳에서 '사야카'는 떠나보낸 존재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투명한 벽에 가로막힌다. 그사이 기차는 떠날 준비를 하고 '사야카'는 결국 그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한다.
기차역에서 제대로 된 마지막 인사를 나누자 아이에게 새로운 인연이 찾아온다.
사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아닌 척 웃어도 마음속에 상처가 남고 슬픔과 상실감으로 남몰래 눈물짓게 되기 마련이다.
떠난 이들을 따라 먼 곳으로 따라갈 수 없기에, 쉽지 않더라도 내일을 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제 겨우 8살 된 어린아이가 '이별을 이겨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사랑했던 것들과 제대로 작별 인사하고
같은 상처를 가진 이들과 공감하며 살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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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주 최신 개봉영화!
12월 2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2월 2주 개봉영화 5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The King's Man , 2020
킹스맨이 돌아왔다!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전쟁을 모의하는 역사상 최악의 폭군들과 범죄자들에 맞서,
이들을 막으려는 한 사람과 최초의 독립 정보기관 ‘킹스맨’의 기원을 그린 작품입니다.
100년 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킹스맨’ 조직이 어떻게,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 기원을 다루는데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킹스맨: 골든 서클'에 이어 ‘매튜 본’ 감독이 또 한 번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007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의 ‘랄프 파인즈’ 그리고 신예 해리스 딕킨슨 이 두 배우의 콤비가 탄생을 했는데요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부자 사이에서 생기는 깊은 애정, 갈등, 화해 등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극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최초의 킹스맨의 이야기
첫번째 추천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매트릭스: 리저렉션 The Matrix Resurrections , 2021
18년만에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시리즈
매트릭스1은 1999년, 매트릭스2와 매트릭스3은 2003년에 개봉
그리고 18년만에 신작으로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인류를 위해 운명처럼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가 더 진보된 가상현실에서 기계들과 펼치는 새로운 전쟁을 그리는데요
기억을 잃은 네오는 다시 빨간약과 파란약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이번 매트릭스에서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인간들이 대결을 펼치는 '매트릭스'만의 독보적인 드라마가 그려질 예정입니다.
18년이 지났지만 기존 출연진들이 이번 작품에도 출연합니다.
네오 역할은 키아누 리브스가 그대로 맡았고, 트리니티 역 역시 캐리 앤 모스가 그대로 맡았습니다.
다시 새롭게 돌아온 매트릭스!
두번째 추천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드라이브 마이 카 ドライブ・マイ・カー , Drive My Car , 2021
일본의 젊은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 입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21 시카고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관객상 2관왕 수상, 2021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2관왕 수상, 2021 덴버국제영화제 외국어영화상 수상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14년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2014년 8월 발간된 '여자 없는 남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9년 만에 펴낸 단편소설집으로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 6주 1위를 차지하며 국내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칸, 베를린 그리고 전세계를 사로잡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걸작
세번째 추천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 Cinderella and the Spellbinder , 2021
신데렐라 이야기의 재해석
영화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는 용감하고 당찬 공주 신데렐라가 마법에 걸린 왕자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신비한 생명석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번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신데렐라: 마법 반지의 비밀'의 후속작입니다.
'라이온킹', '알라딘', '뮬란2' 등 디즈니 출신 제작진이 만들어낸 전편의 환상적 비주얼의 장점들은 유지하면서
'겨울왕국', '라푼젤' 작업에 참여한 작화가에 의해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작화가 더해져
전 편보다 더욱더 기대가 큰 애니메이션 입니다.
신데렐라의 이야기가 새롭게 재해석한
네번째 추천영화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호두까기인형 THE NUTCRACKER , 2021
이틀만 진행하는 호두까기 인형 공연실황
크리스마스이브, ‘마리’와 그녀의 온 가족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트리 주위에 모였고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그녀에게 마법의 선물을 주게 되면서 이번 크리스마스이브는 그녀에게 예기치 않은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마리’의 새 인형이 살아나서 그녀를 돌풍 같은 모험의 세계로 빠트리는영화 "호두까기 인형"이 개봉을 하는데요
공연실황 영화입니다 25일과 27일 단 이틀만 개봉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날 영화관에서 공연을 보는 또 하나의 추억
다섯번째 추천영화 "호두까기 인형"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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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을 찾는 여정 그 자체가 '모험'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같은 현실을 걷고 있을 때,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처럼, 내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답답한 마음으로 꽉 차 있을 때는 ‘맞아. 잘될거야.’라는 말을 듣고 싶어 타로를 보기도 한다. 과학적근거나 확률과는 상관없이 오직 마음의 위안을 위해, 그저 괜찮다는 말 한마디가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 지금 하는 이 선택이 맞는 걸까?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 찬 삶의 여정에, ‘촤라락 – 이 쪽이야.’ 하고 답을 주는 나침반이 있다면, 이 세상은 걱정 없는 유토피아가 될까?
생각만 해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 ‘진실만을 알려주는 황금 나침반’이 있는 세상은 하늘의 마녀, 바다의 집시, 얼음의 곰이 존재하는 현실세계의 평행세계다. 이 세계의 사람들은 ‘데몬’이라고 불리는 분신, 혹은 영혼같은 동물을 하나씩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세계의 학자는 ‘일레시오미터’ 라는 숨겨진 것을 모두 드러내는 황금나침반을 발명하는데, 내가 그렇게 바라던, 너무도 유용할 것 같은(!!!!) 이 나침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권력집단 메지스테리움.
모두가 ‘진실’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축복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자신의 절대적인 권력을 방해하는 ‘적’이 되기도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황금나침반을 모두 없애 버렸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진실에 다가가는 것 자체가 커다란 모험이 되는 그런 세상을 살아가야 하게 되었다. 영화 <영화 나침반>은 단 하나 남은 황금 나침반을 가지게 된 소녀 라라의 이야기다. 메지스테리움의 사제가 두꺼운 책을 찾아 며칠동안이나 해석해야 하는 나침반의 지표를 바로 읽을 수 있는 특별한 아이. 라라는 권력을 차지 하기 위해 벌이는 거대한 전쟁을 막기 위해 여정에 오른다.
그 길에서 만난 ‘진실’들은 라라에게 잔혹함 그 자체다. 아이들이 사라진 이유는 어른들의 잔혹한 실험 때문이고, 그 실험을 주도하는 악인은 자신을 낳아준 엄마이고, 평생을 삼촌으로 알고 있었던 사람은 아빠였다. 그리고 엄마는 아빠를 죽이려고 한다. 혼란스럽고 충격적인 진실들 앞에서 라라는 주저 앉아 좌절하고 우는 대신, 헤쳐 나가기로 한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우리는 언제나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만, 그 진실이 너무 괴로울 때는 모른 척 눈감아 버리는 것이 더 쉬운 선택일 때가 있다.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직면하고, 맞선다는 것은 얼마나 큰 용기 인지, 그래서 평행세계가 아닌 현실세계에서도 진실을 찾는 것은 언제가 큰 모험이다. 나는 자주 생각한다. 진실을 마주할 모험을 떠나기를 주저 하지 않는 사람이길. 쉬운 길 대신, 옳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길. 그 마음 자체가 황금나침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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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8] 살인자와 몸이 바뀌었다구? 내 몸으로 살인을 하고 있어!
해피데스데이 1편과 2편의 감독이 새로운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프리키 데스데이라는 영화로 지난 영화들과 비슷하게 코믹호러에 드라마적인 요소도 가미가 되어 있는 영화에요. 전작들과 코드가 맞았던 분들은 관람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잔인하고, 적당히 웃겨서 너무 타협한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들을만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적정 수준의 재미를 보장하고 있어요.
여주인공 릴리 역을 맡은 캐서린 뉴튼이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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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걸 못봤다고? 시간을 순삭 시켜 버리는 송혜교의 복수극 [더글로리] 완결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넷플릭스에서 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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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로빈 로빈> 공식 예고편
《못 말리는 어린양 숀》 《치킨 런》 《월래스와 그로밋》 제작사 아드만 애니메이션이 선보이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로빈 로빈》. 새가 낳은 알이 왜 여기에 있을까? 쓰레기 더미로 굴러들어온 알을 발견한 생쥐 가족. 알에서 태어난 로빈을 다정하게 보살피며 키운다. 그런 로빈은 자라면서 다른 생쥐들과 생김새가 확연히 달라지고, 남의 집에서 이것저것 훔치는 '살금살금'을 하러 나선다. 생쥐들의 특기인 살금살금을 멋지게 해내면, 자신도 뛰어난 생쥐란 걸 가족들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로빈은 결국 자신이 진짜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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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와일드 구스 레이크> 메인 예고편
오토바이 갱단 리더 저우 저농은 실수로 경찰관을 살해한 뒤 현상금이 붙어 경찰과 폭력배 모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는 자신을 돕기 위해 왔다는 여성을 만난 뒤 휴양지 '와일드 구스 레이크'에 몸을 숨기고, 쫓기는 두 사람은 목숨을 건 위험한 도박을 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