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2025-03-02 15:48:19
시선의 권력과 폭력성을 직면하다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를 보고
작품을 수입하여 부제를 붙이거나 새로운 제목을 붙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제목은 작품의 얼굴이라고 생각하며, 어떤 선택은 작품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무척이나 어울리는 '분열의 시대'라는 부제를 달고, 한국의 극장에 도착했다. 그렇다면, 이 작품에는 어떤 ’분열‘이 벌어지고 있는가? 일차적으로는 ’내전‘으로 인한 분열이다. 한 나라의 국민임에도 갈라선 이들. 이들이 어떤 이념으로 인해 갈라서게 됐는지에 이 영화는 집중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한 인물이 기자인 주인공과 동료들을 향해 묻는 질문은 의미심장하다. “Which kind of American are you?”. 이 질문을 던진 뒤, 그의 총구는 아시아 출신 미국인들에게 먼저 향한다. 이차적으로는 ‘종군사진기자’들의 분열이다. 주인공인 이들은 내전 상황에서 내면의 분열을 겪으며, 이 작품은 후자에 초점을 둔다.
이들은 전쟁의 참혹함을 사진으로 다뤄내어 사람들의 의식을 고취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진 인물들로 보인다. 그렇게 이들은 ’Great photo’를 찍기 위해 현장을 누빈다. 내전 상황 속에 펼쳐지는 수많은 이들의 죽음들. 그 순간 카메라를 들이밀어 극적인 순간을 담아내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총탄이 오가고 피가 솟구치는 순간들이 화면에 연속적으로 보여진다. 전쟁 영화에 어울리지 않게 울려퍼지는 파티에서나 나올법한 음악은 우리의 의식을 혼란하게 만든다. 그 현장을 좋은 구도로 포착한 이들은 현장을 떠나며 말한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그러나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이들은 집단 내부에서 동료의 죽음을 맞이하자 온전히 다른 반응을 보인다. 쾌감 속에 익명의 인물들의 죽음을 담아내던 이들은 자신의 동료를 ‘그들’ 정도로 칭하자 그들도 이름을 가졌다며 분노를 표출한다. 게다가 집단의 정신적 지주격인 이의 죽음에는 절망하며 고함을 쏟아낸다. 이 순간, 이들의 음성은 음소거되어 이미지로만 비춰진다. 즉, ‘분열의 시대’라는 부제 속에 담긴 의미는 단순히 ‘내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분열의 시대‘는 이들 내부에서도 진행 중이다.
결정적인 순간은 찾아오고, 총과 카메라는 번갈아가며 보여진다. 그렇게 시선의 권력이 가진 폭력성은 상징적으로 재현된다. ’shoot’은 ‘총을 쏘다’라는 의미 뿐만 아니라, ‘사진을 촬영하다’라는 의미도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다시금 알려주는 순간이다. 그리고 찾아온 클라이막스의 이미지는 예상 가능함에도 충격적이다. 카르티에 브레송이 말했던 ‘결정적 순간’은 그순간 카메라에 담긴다.
카메라의 곁에 오랜 시간 머물러왔다. 그렇기에 그 ‘결정적 순간’을 포착했을 때의 쾌감을 안다. 불행이 만드는 스펙터클은 끔찍하며 아름답다. 그때 나도 이들과 같은 표정을 지었을까. 일찍이 수전 손택은 <타인의 고통>에서 폭력이나 잔혹함이 보여주는 이미지들로 뒤덮인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을 일종의 스펙터클로 소비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스펙터클로 뒤덮인 사회에서 우리는 끝없이 폭력에 무뎌진다. 이는 온갖 매체들이 점점 더 폭력적인 이미지를 양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이상 예전 같은 자극으로는 대중들은 만족하지 못한다.
이 작품의 특장점은 그러한 스펙터클을 끝없이 재현하는 것을 넘어, 그 스펙터클을 온힘을 다해 포착하는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여과없이 표현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거룩한 뜻이 있다는 곳으로 나아가지 않고, 사실 우리는 스펙터클을 담아내는데 쾌감을 느낀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점이 이 작품의 장점이다. 충분히 교조적인 흐름일 될 수 있었을 것임에도, 시선의 권력과 폭력성에 대해 인정하고 직면하는 이 영화가 좋다. 그렇다면 보는 이이자 찍는 이로서 나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 이 질문을 남긴 채 이 영화는 우리의 손을 떠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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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티켓가격 때문?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 참패 이유
한국관객들이 극장을 안찾는다구요? 그럴리가.. 영화가 좋다면 'N차 관람'까지 하는 관객들인데요!
하지만 영화를 선택함에 있어서 기준이 까다로워진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달라진 상황에 영화도 관객과 발맞춰야하지 않을까요1. 비슷한 플롯/ 클리셰
CINEPICK
눈물을 자극하는 진부한 클리셰는 텐트 폴 영화에서 빠지는 경우가 없다.눈물 자극 감성은 한국 영화에서 수도 없이 반복적으로 써왔다. 이전에는 통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2. 텐트 폴 배우 반복 출연
CINEPICK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이 현재 유효할까?OTT 시장이 넓어지면서 유명하지 않아도 연기 잘하고 색다른 매력을 주는 NEW FACE 배우들이 활약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지만같은
배우만 등장하는 텐트 폴 영화의 주인공들의 ‘예상되는’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게 아닐까?
3. 비싼 티켓은 신중하게
CINEPICK
하루에 두 편 이상의 영화를 즐기는 관객은 희귀해지고, 심심할 때 영화관을 찾는 건 옛말이 되어버렸다. 티켓이 비싸진 만큼 관객들도 비싼 돈 주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사라졌다. 소비자들은 애초에 ‘기대되지 않는’ 영화는 찾지 않는다.시간 때우는 건 이제 집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4. 영상의 이해도가 높아진 관객
CINEPICK
영화, OTT 뿐만 아니라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개인이 영상 컨텐츠를 만드는 시대가 도래했다. 수많은 스태프와 거액의 자본이 투자되지 않더라도 누구나 영상을 기획하고 만들 수 있으며 유튜브에는 단편 영화와 비슷한 영상들도 많이 제작되고 있는 추세다.사람들은 영상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나날이 갈 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단지 ‘코로나’, ‘티켓 가격’, ‘OTT’ 때문에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는 것일까?발걸음을 멈추는 외부적 요인은 있지만 극장이 주는 매력은 독보적이며, 한국 영화관 불황 속 성공한 영화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관객들에게 ‘영화관을 찾아달라’ 호소하기 전에 관객들이 원하는 영화를 만들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오늘은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실패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요
이외에도 영화를 보면서 또는 지금 한국 영화시장의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한국 영화를 열렬히 응원하며, 오늘의 큐레이션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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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김혜수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현재 넷플릭스의 화제작 '소년심판'에서
심은석 판사를 연기한 '김혜수' 배우를 톺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넷플릭스 인스타그램11살이었던 1980년도에 데뷔하여
2022년 현재까지 정말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셨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진행 실력도 뛰어나 1993년부터 작년까지 약 28년 동안
청룡영화상 MC를 맡았습니다.
배우 김혜수는
국내 주요 영화·드라마 시상식인 MBC 연기대상, KBS 연기대상,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제, 대종상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한 몇 안 되는 배우입니다.
많은 영화·드라마 덕후들이 좋아하는 배우이자
연예인들의 연예인인 배우 김혜수!
그럼 지금부터 배우 김혜수 #톺아보기 시작하겠습니다!
출처 | 호두앤유ent 네이버 포스트출처 | 호두앤유ent 네이버 포스트
프로필
이름 | 김혜수 (金憓秀)
출생 | 1970년 9월 5일
소속사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데뷔 | 영화 <깜보> (1986)
별명 | 엣지녀, 혜순이, 장판선생 등
배우 '김혜수' 데뷔 과정
출처 | 호두앤유ent 네이버 포스트
배우 김혜수는 어린 시절부터 태권도를 배웠었습니다.
마일로 광고 속에 나오는 태권도 장면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던 CF 감독에 의해
첫 광고를 찍으며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이 광고를 본 이황림 감독은 영화 <깜보>에 김혜수 배우를 캐스팅합니다.
이황림 감독은 이 영화에 김혜수 배우를 출연시키기 위해
시나리오 일부를 바꿨다고 합니다.
데뷔 이후, <사모곡>, <세노야>를 시작으로 <YMCA 야구단>, <타짜>, <소년심판> 등
다양한 영화·드라마에서 주연을 맡게 됩니다.
배우 '김혜수'의 대표작
<짝>
차해순 역
출처 | SBS 올클립, MBCentertainment
세 명의 과부와 이들을 보고 자란 탓에 남성 혐오증이 있는 처녀로
이뤄진 결손가정의 시끌벅적하면서 끈끈한 정이 넘쳐흐르는 가족애를 다루는 홈드라마.
김혜수는 박월례 여사의 세 명의 딸 중 막내딸이자,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는 '차해순'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타짜>
정마담 역
출처 | 네이버 영화
재미로 잡은 화투패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린다.
각자의 원한과 욕망, 그리고 덧없는 희망, 이 모든 것이 뒤엉킨 한 판이 시작된다.
김혜수는 원하는 것은 언제나 꼭 손에 넣어야만 하고
자기 곁을 떠난 것들은 모두 다 파괴하고 싶어 하는
도박판의 설계자 '정 마담'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도둑들>
팹시 역
출처 | 네이버 영화
한국의 도둑 뽀빠이, 예니콜, 씹던껌, 잠파노, 팹시
그리고 중국의 도둑 첸, 앤드류, 쥴리, 조니.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모인 10인의 도둑은
서로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각자 자신만의 플랜을 세우기 시작한다.
김혜수는 사랑, 의리와 같은 소중한 감정을 중요시하는
전설의 금고 털이 '팹시'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관상>
연홍 역
출처 | 네이버 영화
천재 관상가 내경은 관상 보는 기생 ‘연홍’의 제안으로
연홍의 기방에서 사람들의 관상을 봐주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내경은 사헌부를 도와 인재를 등용하라는 명을 받아 궁으로 들어가게 된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내경은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고 시도한다.
김혜수는 한양 최고의 기생이자, 눈치로 관상을 보는 '연홍'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국가부도의 날>
한시현 역
출처 | 네이버 영화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단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김혜수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팀장 '한시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시그널>
차수현 역
출처 | 티빙 홈페이지
무전기로 연결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들을 다시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김혜수는 워커홀릭이자 15년 차 베테랑 형사인 '차수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하이에나>
정금자 역
머릿속엔 법을, 가슴속엔 돈을 품은 '똥묻겨묻' 변호사들의
물고 뜯고 찢는 하이에나식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
김혜수는 법과 불법, 정의와 불의, 도덕과 부정, 그 경계를 넘나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여 돈을 좇는 변호사
'정금자'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쿠팡플레이
<소년심판>
심은석 역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김혜수는 소년범, 소년범죄를 냉철하게 바라보며 사건을 판결하는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우배석 판사 '심은석'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이상으로 배우 '김혜수' #톺아보기 시간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김혜수 배우의 대표작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참 어려웠는데요.
오늘 소개한 작품 외에도 좋은 작품이 많이 있으니
한번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럼 오늘도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주에도 톺아보기 콘텐츠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٩( ᐛ )و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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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비교적 낮은 스코어로 1위에 올라선 <더 마블스>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한 흥행 성적에 기를 못 피고 있는데요. 젊은 감독과 뉴페이스 배우들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아쉬운 수치입니다.
과연 마블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국내 박스오피스]
마블 스튜디오 신작 <더 마블스>가 개봉 이후 첫 주말을 맞아 3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영화는 지난 8일 개봉 이후 5일째 1위를 달리며 누적 관객 수
44만6천여명을 기록 중인데요.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긴 했으나 마블 영화로서는 실패라고 할 수
있는 수치로 현재 추세라면 100만 관객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고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더 마블스>는 10~12일 470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마블이 지난 15년 간 내놓은 영화 33편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더 마블스> 이전엔 2008년에 나온 <인크레더블 헐크>가 가진 5540만 달러가 최저였지만 올해 나온 마블 영화 중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가
개봉 첫 주말 성적도 1억600만 달러인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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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의한 세상, 진격만이 정답인가 순수함이 해답인가. 저 육교 위 청춘들에게 답이 있긴 한걸까
최근 우리 사회에 벌어진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엄청났던 일련의 사건들을 떠올려본다. 2024년 12월 3일, 해가 지고 달이 하늘을 뒤덮은 어스름했던 그 시간. 이 사회의 정의를 구축하고,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의지 하나로 정의를 무너뜨리고 진실을 덮으려 했던 그날, 과연 그들이 찾고자 했던 정의와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의 입에서 빈번히 내뱉어지는 말은 모두 '국가 안전보장'이라는 헌법상 개념에 수렴한다. 실제로도 국가는 국민의 생명, 신체, 기타 재산을 보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혼란스러운 것은 어디까지가 보호이고, 어디까지가 침해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다는 데에 있고 결국 이 부분이 대한민국의 혼돈을 야기했다. 혼돈이 찾아오면 언제나 주목되는 것은 혼돈을 잠재우는 누군가. 우리나라가 위대한 이유에 대해 말해보라 한다면 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가장 위대한 이유를 12월 3일 국회의사당으로 한걸음에 달려온 그 시민들의 행동으로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우린 보호와 보장의 탈을 쓴 무소불위의 권력에 맞서기 위해 일어났고 그렇게 시민들의 저항은 정의가 되었다. 이게 정의이고, 진실이지 않을까. 하지만 열띤 저항의 방법을 택하지 않고도 권력에 저항할 수 있다. 영화는 이 지점을 꼬집는다. 급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위 '들이받기' 그리고 이미 오염되어 버린 세상에서 벗어나 순수함만을 갈구하는 순수주의, 다시 말해 '도피'. 무엇이 답일까. 아님 대체 답이란 존재하긴 한 걸까.
영화 <해피엔드>.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해석과 극단적으로는 영화의 방향성 자체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의 관점에서 확실한 것은 어쩌면 감독은 10대의 눈을 통해 전 세계가 놓인 이 정치적 문제 상황들을 타개할 방법들을 모색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 결과 맞이한 두 갈래로 나뉜 육교의 갈림길 속 그 무엇도 답이 될 수 없어 어정쩡 거리는 주인공 "유타"의 입장이 지금 우리의 입장이 아닐까. 그 무엇도 답이 될 수 있지만 그 무엇도 답이 되어줄 수 없는 아이러니한 현실의 반영.
일본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는 유타, 한국계 혼혈인 "코우" 그리고 그들의 친구인 "밍" "아타" "톰"은 모범생과는 거리가 있지만 과거 일본의 테크노풍 음악을 즐기는 음악동아리 친구들이다. 어느 날 학교에 늦게까지 놀던 친구들은 교장선생님의 새 차를 보게 되고 장난치고 싶었던 것인지 차를 세로로 세워둔다. 결국 이 사건은 모든 일의 원흉이 된다. 교장선생님은 그 사건을 테러라 규정하고 앞으로의 사건 사고들을 예방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목적으로 학교 곳곳에 CCTV를 달고 AI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교칙 위반 행위들을 적발해 벌점을 부여했다. 이들과 같은 반이던 "후미"는 학생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학교의 만행에 자신의 시위대 친구들과 담임선생님과 함께 분개했고, 이를 지켜보던 코우는 관심이 가기 시작해 시위에 함께 한다. 그런 죽마고우의 새로운 발걸음과는 달리 유타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학교의 지나친 간섭에도 개의치 않아 하자 코우와 유타는 각자의 관념 차로 인해 다투게 된다.
어떠한 영화든 주가 되는 앵글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영화 <다크나이트>의 경우 하단 앵글을 통해 작중 악당이었던 "조커"의 걸음을 악독하게 표현했다. 영화 <샤이닝>의 경우 클로즈업을 통해 주인공 "잭"의 실시간으로 변하는 표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영화 <해피엔드>의 경우 이를 부감 쇼트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제 3자 혹은 전지적인 시점으로 영화 속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이가 인물들을 바라보는 듯한 시점 내지는 카메라 앵글이 가장 눈에 띄었다. 왜냐하면 영화 속 갈등의 진원지는 단순히 교장선생님 혹은 그 옆의 선생님이 아닌 어디선가 개인을 은밀하게 감시하고 추적하는 권력이었기 때문이다. 관객은 이런 카메라 앵글을 통해 인물들의 움직임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이는 그 인물들을 감시와 권력에 한없이 나약한 존재로 보이게 한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또 하나 인상 깊은 영화적 장치를 통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멀리서 대화하는 인물들의 대사를 내레이션이나 보이스오버 등으로 직접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대화 자리 밖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의 상상에 기인한 입을 통한 대사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이는 각 인물의 성격과 특히 10대들의 순수하고도 어리숙하고 유치하기까지 한 정서를 관객이 몸소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쩌면 영화의 주제와도 닮아있는지 모른다.
생각해 보면 그런 몇몇 씬들은 모두 학생들인 10대 청소년들과 어른들 간의 다툼 혹은 사회의 벽에 부딪혀버린 무기력해진 10대들의 모습을 담은 씬이라는 점에서 이를 또 다른 10대의 눈과 생각을 통해 해석한다는 점은 영화의 서사와도 맞닿아있다.
필자에게 있어 영화 <해피엔드>는 액자식 구조 같아 보였다. 액자식 구조를 취하는 서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지점은 아무래도 외부와 내부를 오가는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운 흐름 그리고 유기성일 것이다. 본 작품의 내부는 어쩌면 외부의 반영본 혹은 축소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미래의 도쿄, 국가는 지진을 대비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대비하기 위해 긴급명령을 내렸고, 보호 목적의 행위들은 애먼 코우와 같은 순수혈통 일본인이 아닌 이들에게 비난의 화살 시위를 당기게 했다. 영화 속 사람들은 우리 세계의 모 국가를 떠올리게끔 위대한 일본을 다시 세워야 한다면서 외지인, 비순혈 일본인들을 비국민(非國民)이라 몰아갔고, 결국 코우와 후미 그리고 시위를 모의하는 인원들이 모두 함께 분개했다. 이러한 상황에 반영인지, 학교는 교장선생님의 차량 '테러' 사건 이후 학생들의 보호와 안전을 목적으로 이전부터 맘에 안 들었던 코우와 친구들의 음악 동아리실을 밀어버렸고 AI를 통한 지속적인 감시 그리고 국가의 소위 '갈라치기'식 행정을 똑같이 베껴 교육에 있어서도 차별을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학교가 학생들의 자유를 빼앗는 행위를 가만두고 볼 수는 없어 학생들이 일어나 시위를 하는 것을 그저 혈기 왕성한 10대 청소년들의 어른들에 대한 반항 혹은 반발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반항 혹은 학교에의 대항이 아니라 근미래의 일본 사회에 대한 반발이고 일본의 기득권층 내지는 권력층에 대한 학생들의 뜨거운 저항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이러한 저항이 혁명이 될 수 있었을까? 영화는 두 가지의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이 나아가 일본 사회에 대한 10대들의 저항이 되었을 때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또한 '과연 그러한 변화만이 문제 해결의 답이 될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한다면 10대들의 저항을 통해 학교는 변화를 어느 정도 수용했다. 하지만 항상 변화가 있으면 거기엔 조건이 달린 법, 학교는 자동차 테러 사건의 진범이 자수하게 되면 모든 일들을 철회하겠다고 한다. 이에 학생들의 갑론을박이 여기저기서 터지기 시작했는데, 이때 유타가 앞으로 나가 자신이 진범임을 당당히 밝히며 퇴학당한다.
자동차 테러 사건을 함께한 이들을 정말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유타와 코우로 추론할 수 있다. 코우는 사회의 불합리함을 후미와 함께 배우고 목도해나가면서 사회에 분개하면서 동시에 어릴 때와 똑같이 아무 생각 없이 음악과 유치한 장난만 치려는 유타에게 실망감을 느껴 그에게 비난을 쏟는다. 유타는 공부를 잘하지도, 엄청난 부자이지도 않다. 그저 일본의 옛날 음악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10대 청소년이다. 유타와 코우를 동일선상에 두고 본다면 건실함, 성실함 그리고 흔히 말하는 '좋은 사람'에 부합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코우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두 공범이 한 장소에 놓여 사건의 진범으로서 발각될 절체절명의 순간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던 유타가 강당 앞에 나가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코우로 하여금 학교의 지원을 계속해서 받게끔 엄청난 선택을 내렸다는 것은 영화가 사회에 저항하기 위해 급진적으로 진격하는 코우와 같은 정신을 옹호하려고도 유타와 같이 순수함만을 추구하며 현실 세계에서의 도피를 택한 이들을 비난하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표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종반부, 학교에서 퇴학당한 유타는 전부터 다니던 음악 기기 판매점에서 일을 계속했고, 코우는 그렇게 정상적으로 졸업을 하게 된다. 함께 졸업하게 된 밍과 아타는 서로의 미래를 걱정하다 연애를 시작하는 눈치였고, 코우 유타 아타 그리고 밍은 그들이 늘 찢어지던 육교 위에서 방향을 달리하며 찢어졌고, 영화의 초반부 씬처럼 유타와 코우가 육교 위 갈림길에 서서 서로에게 무언의 아쉬움을 보낸다. 그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한 명은 교복 차림, 한 명은 사복 차림이라는 사실, 또 너무나 편하고 친근했던 둘의 사이가 전과 같지 않으며 둘 다 이제 청소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초반부와 같이 먼저 발길을 돌리는 코우, 유타는 우두커니 갈림길 중앙에 서있다 코우에게 한번 더 인사를 건며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다 전처럼 코우와는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리며 영화는 끝이 난다.
죽마고우였던 두 소년이 각자 추구하고자 했던 방향성이 너무 달라 결국 멀어질 수밖에 없던 아쉬움과 작별의 슬픔. 어쩌면 그들이 건넨 '다음에 보자'라는 말의 '다음'에는 기약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처연한 생각까지도 들게 한다. 순수함을 잃은 소년의 갈 곳 잃은 눈 그리고 순수함을 잊지 않으려다 결국 모든 것을 잃은 소년의 아쉬운 발걸음은 영화가 하고자 했던 모든 말들을 대신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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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틴 코미디로 그냥 넘어가기엔 좀 그렇지
난 인기가 있는 사람일까? 내 뒤에 있는 아빠는 인기가 많다. 사진작가로서 잘 나간다. '매사에 겸손해라'라고 하긴 했지만 인기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니까 방송 출연도 하고 책도 나오지. 사실 아빠가 부럽다. 나도 내가 미래에 직장을 갖고 싶은 분야에서 전문가 대접받고 싶다.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또 이런저런 경험치도 많이 쌓았다. 뭐 26살이 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그런 경험과 공부들이 미래의 성공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긴 했지만. 아무튼 나는 그냥 별 볼일 없는 20대 중반의 평범한 사람이다. 공부할 것 많은데 오늘 4시에 일어났으며 한 일이라곤 이 글을 쓰는 것 빼곤 없다.
가끔 저 인스타그램 안의 사람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한다. 부럽다. 나도 이 노예생활 끝나고 좋은 직장 가져서 저렇게 살고 싶다. 저렇게 인기가 많으려면 뭐가 필요할까? 나도 저 사람들처럼 무언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까? 내 이름 아래에 '인기 많다'는 좀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느닷없이 이불 킥을 유발하는 20대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으으. 과연 나는 관심받기 위해 어떤 미친 짓까지 했단 말인가. 홍상수의 영화 몇 편이 생각나며 이 모습이 과연 나와 다른 점이 있을까 싶어 픽 웃음이 난다. 그러면서 크는 거라지만 나의 흑역사는 어마 장장하니 오답노트가 필요하다. 37살, 미국의 어느 곳에서 실시간으로 흑역사를 갱신 중인 여자가 있다. 이 여자는 이런 우리에게 자기의 흑역사를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생중계하고 싶다고 한다. 넷플릭스로 가보자.
20년이 사라졌다
호주에서 전학 온 10대 여학생 스테프. 스테프는 새로운 학교에서 인기가 많은 학생이고 싶다. 뭔가 열심히 연구하는 스테프. 그녀는 인기가 많아지고 싶었다. 고등학교 4학년이 된 그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내 치어리더 팀에 들어가게 된다. 그녀의 꿈이 현실로 이뤄지는 데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이내 원했던 목표들이 점점 이뤄지는 걸 확인하는 스테프. 인싸가 되기 위해 보내왔던 것들이 효과가 있어 나름 뿌듯하다. 스테프의 행보에 화룡정점을 찍는 것은 역시 섹시한 남자 친구다. 블레인을 점찍어 놨었던 스테프. 역시 인생은 말하는 대로 이뤄지는 게 맞다. 스테프는 블레인과의 연애에 성공한다. 그렇게 원하는 것들이 다 만족됐던 10대. 학교 치어리더 팀 단장이었던 스테프는 자신감 풀 충전의 상태로 치어리더 공연을 나선다. 그러나, 사고가 일어났다. 받아주는 사람 없이 뒤쪽으로 떨어져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다.
그렇게 20년이 지났다. 20년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던 스테프. 17살이었던 그녀가 37살의 몸을 갖게 되었다. 살도 찌고, 운동능력도 떨어졌다. 예뻤던 10대 시절은 이제 없다. 스테프에겐 꿈이 있었고 목표도 있었다. 졸업식의 퀸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스테프. 상큼 발랄한 꿈과 희망이 사라졌다. 새로운 삶을 시작할 법도 했지만 그녀에게 포기할 수 없던 것이 있었다. 스테프는 친구 마샤가 다니던 학교의 고등학교 교장이었던 점을 이용해서 다시 학교생활을 시작한다. 영화는 몸은 37살이지만 정신연령은 17살인 스테프의 학교 생활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 것 같아
영화는 편하다. 이 영화는 편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영화다. 어려운 메타포도 없고 긴박한 서스펜스도 없다. 톡톡 튀는 주인공의 매력과 코미디가 함께 있어 보기 어려운 작품은 아니다. 또 후반부를 넘어가면 묵직한 메시지까지 안고 있다. 주인공은 내적 성장을 통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삶의 교훈까지 얻게 된다. 이 영화는 쉽게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을 던지는 영화다. 그러나 영화는 좀 뻔뻔한 느낌이었다. 이 뻔뻔함이 능글맞아서 장점으로 발현되지 않는다. 지나치게 쉬운 영화의 특성이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이다.
2002년과 2022년 사이의 시간 차를 묘사한 거 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비판은 충분히 유효타로도 작용했다. 예를 들어 스테프의 입에서 '게이'라는 단어가 나오며 유머를 하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이어 그녀가 예상하지 못했던 사실이 있어 '미안해'라는 단어가 나온다. 이 장면을 이렇게 구성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뭐 그리 불편한 게 많아?'라며 흔히 말하는 '불편러'를 비판하고 싶었던 의도는 좋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에 대해 반대의 시각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학교 안의 어떤 단체에 대해 특정 셀럽이 혐오 집단으로 규정했다는 말은 영화에서 나름의 균형감각이 있었다는 뜻이 된다고 생각한다. 맹목적인 사람들의 움직임의 허상도 꼬집었으니 영화가 풍자하고 싶었던 것들은 나름대로 합리성이 있다. 그러나..
모호하게 퉁 치는듯한 이야기
영화는 구멍이 많다. 37살이 고등학교를 다시 다닌다? 아무리 교장이 친구라도 해도 설정에 대한 큰 구멍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친구가 교장이라고 37살이 고등학교 생활을 재개한다고 하면 전 세계적으로 난리가 날 것이다. 뭐 이런 식으로 영화의 만듦새를 지나치게 따지는 건 살짝 무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의 개연성, 핍진성, 현실성을 따진다고 했을 때 내가 최근에 재미있게 봤던 <닥트 스트레인지 2>나 <범죄도시 2>도 말이 안 될 것이다. 마 석도 같은 괴물 형사나 닥터 스트레인지 같은 마법사는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기본 설정의 현실성 문제는 또 다른 부분의 단점을 낳는다. 20년이나 혼수상태에 빠졌던 인물이 며칠 만에 치어리더 팀의 수장이 되어 춤을 춘다. 최소한의 재활훈련도 없이 이 사람은 모든 일들에 무리가 없다. 또 영화 안에서 가장 중요한 갈등은 '스테프의 혼수상태를 만든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부분일 것이다. 이 범인의 존재가 굉장히 쉽게 드러난다. 그런데 쉽게 드러나기만 하고 끝나지는 않는다. 이 영화가 보여줬던 문제 해결 방식은 솔직히 동의하기 어려웠다. 내 입장이라면 그렇게 안 했다. 또한 극에서 한 모녀관계가 있다. 이 둘은 근본적으로 모녀다. 모녀로서의 유대감을 묘사도 없이 '그냥 그래야만 한다' 식으로 어물쩡 넘어간다. 그리고 주인공의 친구들 성격 묘사가 좀 지나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 이 주위 사람들의 성격은 주인공의 개과천선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중요할 것이다. 친구들에 감정 이입해서 대신 말해주는 사이다가 터져야 극에 집중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런데 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사람들이 착하다. 후반부의 강한 임팩트를 위해 인물이 희생된 것이다. 이런 단점들을 품고 있다 보니 극의 메시지에 강하게 집중이 안 된다. 끝에 하고 싶은 말을 빡 하기 위해서만 이뤄지는 영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이야기했듯 단점이 많은 영화지만 장점도 있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메시지는 나에게도 적용된다. 아직도 인간관계의 부담감을 느끼는 나. 나름 학습해야 했던 관계에 대해서 10대 때 놀았으니 이 대가는 필연적이다. 그래서 가끔 인스타그램의 누군가들이 부럽다. 내 짝은 누굴까? 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못 받을까? 난 누군가에게 진심이지만 그 사람은 나에게 이 마음이 아닐 것 같다. 이렇게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영화는 힘 있는 메시지를 보낸다. 극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긴 하나 어렵지는 않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감동이 분명히 있긴 할 것이다. 후반부 어떤 인물의 입에서도 나오듯 현실은 인스타그램 밖에 있다.
또 주인공을 맡은 레벨 윌슨의 열연이 돋보인다. 레벨 윌슨은 미국에서 유명한 개그우먼이자 여배우라고 한다. 코미디/로맨틱 코미디 장르 장인으로 유명한 그녀. 연기라는 주종목을 살린 탁월한 열연은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 또 인스타그램 인기의 허상을 묘사하는 방식은 적절했다. 이것 하나 때문에 좀 많은 게 희생된 것 같긴 하지만 나 같은 유사 아웃사이더들에게 좋은 위로가 될 수 있다. 이외에 이런 코미디 요소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무난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 안무 짠 배우들이 고생 많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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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뛰게 만드는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
가슴 뛰게 만드는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
ⓒ 네이버 영화
정보
개요 멜로/로맨스, SF | 일본 | 98분
감독 마츠모토 소우시
출연 이토 마리카, 카네코 다이치, 카와이 유미 등
줄거리
시대극 찐팬으로 영화 감독을 꿈꾸는 고교생 ‘맨발’. 영화 동아리에서 자신이 기획한 <무사의 청춘>이 탈락되자
직접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절친 ‘킥보드’, ‘블루 하와이’와 드림팀을 결성한다.
우연히 극장에서 만난 미래에서 온 의문의 소년 ‘린타로’를 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한 ‘맨발’은
꿈에 그리던 촬영을 시작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지는데…
누가 출연하나요?
맨발 | 이토 마리카
@ 네이버 영화
시대극의 엄청난 팬인 '맨발'은 영화 동아리에서 로맨스 영화만 제작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자신이 쓴 각본 <무사의 청춘>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킥보드 | 카와이 유미
@ 네이버 영화
맨발의 절친이자 천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킥보드'.
<무사의 청춘>을 만드는데 든든하게 지원하며 영화의 촬영을 담당한다.
블루 하와이 | 이노리 키라라
@ 네이버 영화
<무사의 청춘> 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맨발의 절친인 '블루 하와이'.
영화의 스태프로 참여하였고, 배우들의 무술을 담당하였다.
린타로 | 카네코 다이치
@ 네이버 영화
미래에서 온 의문의 소년 '린타로' 영화관에서 우연히 마주친 '맨발'에게
<무사의 청춘>의 주인공으로 출연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주인공을 맡게 된다.
최대한 스포를 뺀 리뷰
ⓒ 네이버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는 마츠모토 소우시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영화인데, 감독의 자유로운 연출 스타일 돋보였던 영화였다.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일본 영화에서 주제로 삼는 '연애'가 아닌 주인공들의 '청춘'에 초점을 맞췄다.
요즘에 보기 힘든 소위 말하는 '착한 영화' 그리고 '청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외적인 부분인 색감부터 시작해서 내적인 부분인 영화에 담긴 메시지, 주인공들의 대화, 생각 등을 보면
청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의 설정, 성격 모든 부분이 사랑스러웠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이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어린 시절이 보였기 때문에 영화의 메시지가 더욱더 와 닿았던 것 같고, 감동도 두 배가 되는 것 같다.
영화는 성인이 된 후 사그라들었던 열정을 다시 불태워주고, 불확실한 것에 대한 도전에 임할 용기도 불어 넣어줬다.
무기력함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어떤 나이의 사람이 보든,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보든, 어떤 사람이 보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
다만, 이 영화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영화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다면 꼭 보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이 처음 영화를 제작했을 때의 감정, 분위기, 열정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줄 뿐만 아니라 영화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생각까지 하게 만들 것이다.
영화의 계절이 여름인만큼 꼭 이 시기에 극장에서 보길 추천하며,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혹은 다니는 친구와 함께 봐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 <썸머 필름을 타고>의 간단한 정보를 살펴보고, 리뷰를 해봤는데
어떠셨나요?!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꼭 한번 보러 가세요!!!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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