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5-02-22 18:50:57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
- <퇴마록>(2025)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각자 크고 작은 상처를 품은 이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서서히 드러나는 악을 처단하러 함께 떠나는 여정은 늘 흥미롭기 마련이다. 이러한 퇴마사의 모험담이 사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90년대 한국의 오컬트 장르에서 독보적이었던 소설 <퇴마록>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당시 많은 독자들이 책장을 넘기며 익숙하게 만났던 이름들, 박신부, 현암, 준후, 승희의 이야기가 이제 애니메이션 영화로 재탄생했다. 이 작품은 소설 ‘국내편’의 첫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상처를 지닌 퇴마사들이 우연히 만나 ‘악의 교주’를 물리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첫번째 감정] 박신부의 상실감
영화에서 절대 악이 먼저 화면에 소개된 이후, 그 다음 장면부터 관객을 맞이하는 인물이 바로 박신부다. <퇴마록> 전체 서사에서 그는 리더 역할을 맡으며, 팀원들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중추적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런 박신부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커다란 상실감이 도사리고 있는데, 바로 과거에 구하지 못했던 한 아이에 대한 죄책감이다. 악귀에게 빙의된 아이를 제때 구해내지 못했다는 트라우마가 그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이 사건 이후, 박신부는 ‘악을 처단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자신의 삶을 전부 바쳐가며 악령을 찾아다니는 사냥꾼이 되었다.
영화에서 이 상실감은 박신부가 다시 한 번 아이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게 되는 동기로 드러난다. 파면된 신부라는 낙인이 찍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해동밀교의 스님 요청에 응하여 본산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악령을 막고, 같은 상황에 처한 준후를 구해내려 한다. 결국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죄책감에서 비롯된 ‘두 번 다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간절함이며, 그 강인한 의지가 이번 영화에서도 핵심적으로 부각된다.
무엇보다 박신부의 상실감은 그가 능력을 발휘할 때마다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거칠고 처절한 기도를 올릴 때, 또는 심한 부상을 입고도 다시 일어나 방어막을 펼칠 때, 우리는 그가 겪은 슬픔이 결코 사라지지 않았음을 느낀다. 이 애니메이션은 간결하면서도 묵직하게, 그의 고뇌를 스크린에 옮겼다. 그래서 박신부의 상실감은 단지 과거를 후회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가 팀을 이끄는 진정한 동기가 된다. 이처럼 박신부는 아픔을 동력 삼아 누군가를 살리려는 ‘주체적 신념’을 가진 인물로 묘사되며, 이야기 전반에서 든든한 리더십을 보여준다.
[두번째 감정] 현암의 상실감
현암은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다혈질적인 성격을 지녔으며, 불같이 무공을 펼치는 ‘행동파’로 그려진다. 그런데 그의 강인함 뒤에는 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깊은 상실감이 자리하고 있다. 물에 빠져 죽은 동생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물귀신’에게 복수해야 한다는 집념은 그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그가 외형적으론 분노를 뿜어내지만, 사실 그 분노의 기저에는 상실감이 깔려 있는 셈이다. 무공을 배워나가면서 분노는 어느 정도 잦아들었을지 몰라도, 동생을 잃었다는 사실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이런 감정적 배경 덕분에 현암은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정의감이 넘치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한다. 그는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동밀교를 찾다가, 그곳에서 악령에 씌인 교주의 끔찍한 실상을 발견한다. 이때 우연히 마주한 박신부와 준후와 함께 ‘지금 당장 악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결의를 보여주며, 공략법을 논의하기보다 행동이 먼저 앞서는 모습을 보인다. 불같은 성격 탓에 충돌도 자주 일으키지만, 결국 그의 저돌성과 능숙한 무공은 팀 전체에 큰 도움이 된다.
현암이 무공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동생을 지켜내지 못한 상실감이, 누군가를 다시는 잃고 싶지 않다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그가 불가침의 영역으로 보이는 적에게도 거침없이 달려드는 것은 ‘누구 하나 더 잃을 수 없다’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현암이 분투하는 장면들은 관객에게 호쾌한 액션 쾌감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 슬픔과 트라우마가 녹아 있음을 느끼게 만든다. 그런 복합적인 감정 덕분에 현암은 단순히 ‘센 무공인’이 아니라, 깊은 상실감에 갇힌 채로도 정의를 위해 분투하는 입체적인 인물로 완성된다.
[세번째 감정] 준후의 상실감
소설과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준후는 무척 밝고 쾌활한 아이다. 어린 외모와 철없는 모습으로 인해, 보호가 필요한 존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잠재력은 해동밀교 안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묘사되며, 특히 술법과 관련해선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때때로 그 능력을 어설프게 사용하며 일을 벌이기도 하는데, 이는 준후 특유의 천진난만함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상실감이 서서히 베일을 벗는다. 교주의 폭주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준후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인물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그토록 밝았던 준후는 커다란 충격과 슬픔을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 안에 잠재되어 있던 강력한 술법을 폭발적으로 각성해낸다. 하지만 막강한 힘을 쏟아낸다고 해서, 잃어버린 이를 되찾을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상실감은 준후에게 ‘내가 가진 능력이 때로는 파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안겨준다.
결과적으로 준후는 가장 어린 존재이면서도, 누구보다 깊은 마음의 상처를 안게 된다. 이는 단순히 슬프게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 캐릭터가 어떤 길을 갈 것인지를 암시하는 장치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애니메이션에서 준후가 보여주는 철없던 표정이,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는 비장함으로 물드는 대비가 인상적이다. 준후의 상실감은 아이 같은 순수함마저 침식해버리는 폭력적인 감정이지만, 동시에 그가 ‘다시는 소중한 이를 잃고 싶지 않다’는 결심으로 이어질 토대가 된다.
이게 바로 성공적인 영화화
<퇴마록> 애니메이션은 ‘정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짧은 에피소드 안에 밀도 있게 담아낸다. 퇴마사라는 설정은 과장된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각 인물이 지닌 상실감과 트라우마는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의 고뇌를 반영한다. 박신부, 현암, 준후가 힘을 합쳐 교주의 폭주에 맞서 싸우는 과정은 곧, 이들이 스스로를 추스르고 더 큰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정의의 구현’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이 극복하려고 하는 악은 단순히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힘에 도취한 인간의 욕망’이라는 점에서 사회적·도덕적 시사점을 던진다.
그렇기에 이번 애니메이션판 <퇴마록>은 원작 소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새로운 시청자에게도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들이 늘 그렇듯,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프로젝트지만, 이번 결과물을 보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퇴마록> 영화다’라고 평가해도 좋을 만큼 만족스럽다. 특히 긴 시간 동안 사랑받았던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 특유의 화려한 작화로 되살아나, 각자의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최대치의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은 꽤나 장쾌하고 감동적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그저 한 편의 에피소드로 끝나기보다는,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원작에서 다뤄졌던 수많은 사건과 캐릭터의 서사가 이번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도 어떻게 풀려날지 궁금증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박신부, 현암, 준후 외에도 함께 맞설 승희의 활약, 그리고 더 거대한 악령들과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직접 이 세계에 빠져드는 일이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오컬트 장르의 대표작 <퇴마록>을 추억하는 분들이라면, 그때의 감성과 긴장감을 다시금 되살려볼 좋은 기회다. 또 원작을 모르는 처음 관객이라도, 박신부, 현암, 준후가 보여주는 진솔하고 때론 처절한 사투를 통해 오컬트 판타지의 매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명작의 재탄생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자신만의 트라우마를 품은 영웅들의 여정이 보고 싶다면, 이번 <퇴마록> 애니메이션을 적극 추천한다. 과연 이들이 어떤 식으로 상실감과 싸워나가며 앞으로 펼쳐질 시리즈를 이끌어나갈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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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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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슈퍼 마리오, 영화 2023년 개봉
ⓒ 유니버셜 픽쳐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캐릭터 '슈퍼 마리오'의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2023년 5월
국내 개봉을 확정하였습니다. 크리스 프랫이 슈퍼 마리오, 찰리 데이가 루이지, 안야 테일러 조이가 피치 공주,
잭 블랙이 쿠파의 보이스 캐스트로 참여한다고 한다.
<죽어도 자이언츠>, 10월 27일 대개봉
ⓒ 국제신문
한국 프로야구 출범과 그 궤를 함께한 롯데 자이언츠의 40년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죽어도 자이언츠>가 10월 27일 개봉할 예정이다. 전·현직 선수들의 인터뷰부터 팬들과의
인터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롯데 자이언츠의 40년 역사를 훑어내려갈 예정이다.
김래원 X 이종석 <데시벨>, 11월 16일 개봉
ⓒ 네이버 영화
김래원과 이종석 배우 주연의 사운드 테러 액션 <데시벨>이 11월 16일 개봉을 확정했다.
<데시벨>은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병헌, 프론트맨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
ⓒ BH엔터테인먼트
지난 9일 밤, 부산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병헌 배우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 2를
내년에 촬영하기로 확정했다는 점을 밝히며 기대감을 높였다.
해외
마이클 월드론, <어벤져스: 시크릿 워> 집필
ⓒ 마블 인스타그램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각본가였던 마이클 월드론이 이번 <어벤져스: 시크릿 워>를
집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벤져스: 시크릿 워>는 2025년 11월 개봉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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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설 | 공감과 청량으로 빚은 계절감 충만 로맨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학 졸업장은 손에 쥐었지만,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이 부모님 도시락 가게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용준’(홍경). 어느 날, 그는 배달 중 들린 수영장에서 완벽한 이상형 ‘여름’(노윤서)을 만난다. 청각장애인 수영 선수인 동생 ‘가을’(김민주)의 훈련을 돕던 여름에게 첫눈에 반한 그는 서툴지만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다가가고, 행운까지 따른 덕분에 용준과 여름은 친구가 된다.
입이 아닌 손으로만 말하는 여름과 더 가까워지고, 소중한 사이가 되고자 노력하는 용준. 하지만 충분하다고 생각한 순간에 용준의 고백은 거절당한다. 미래와 꿈을 이야기하는 용준과의 만남이 청각장애인 동생과 부모님만을 생각하고 살아온 여름에게는 충격이자 부담이었기 때문. 하지만 용준은 희망을 놓지 않았고, 초여름이 깊어지면서 여름도 서서히 그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20대라는 계절
어른들이 20대 중후반에 접어든 이들을 위로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 있다. 바로 인생을 시계에 비유하는 것. 100세 인생 중 20대 중후반이면 이제 1/4 정도 지났을 뿐이니, 시계에서는 새벽 6시 언저리이고, 막 해가 뜨거나 뜨기 직전의 새벽일 뿐이라고. 그러니 설령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서 좌절스럽더라도 무너질 필요는 없다고. 간 호흡으로 인생을 보면서 내실을 다지고, 다음 기회를 노려도 충분하다고.
이 비유는 다양하게 변형될 수 있다. 마라톤 같은 달리기 경주로 바꿔도 말이 된다.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미사여구를 더해도 된다. <다크 나이트> 중 하비 덴트의 대사처럼, 인생의 새벽인 20대는 해가 뜨기 직전이라서 더 어두운 것이라고. 계절로 대신할 수도 있다. 20대는 사계절 중 이제 막 초여름이 시작되려는 시기일 뿐이니 아직 열매를 수확할 가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고, 1년을 마무리할 연말은 까마득하다고.
대만의 동명 원작 영화를 리메이크한 <청설>은 인생의 초여름, 20대 중반을 마주한 청춘들의 로맨스를 보여준다. 정확히는 로맨스를 곁들였다. '우리의 여름을 들어달라'(Hear Me: Our Summer)는 의미의 부제만 봐도 알 수 있다. 로맨스를 위한 로맨스가 아니라 세 주인공이 각자의 여름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원작과 리메이크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바로 이름이다. 특히 두 자매의 이름이 독특하다. 한국판 <청설>은 자매의 이름을 계절감 가득한 '여름'과 '가을'로 변경했다. 흥미롭게도 이 이름 덕분에 세 주인공이 마주하는 인생의 초여름은 더욱 의미심장해진다. 여름과 가을 자매의 이야기에 메시지가 압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인생의 여름과 가을에 대해서도 곱씹어 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여름의 인생은 철저히 가을이에게 맞춰져 있다. 동생이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뚫고, 함께 올림픽에 가는 게 그녀의 유일한 목표다. 그래서 여름은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가을이의 훈련비로 투자하고, 시간을 쪼개서 국제 수화를 배우러 다닌다. 영준과 썸을 타고, 연인 관계로 발전을 하려는 순간마다 그 관계를 망설이거나 끊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을이와의 목표를 위해 자기 자신을 오히려 다그치는 것.
여름이에게 영준과의 만남은 터닝 포인트다. 영준은 대학 졸업 후 하고 싶은 일이나 진로를 아직 찾지 못한 평범한 20대다. 그는 도시락 배달을 갔다가 만난 여름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녀에게 같이 인생의 목표를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정작 여름은 충격에 빠진다. 올림픽 출전이 가을이의 목표일 뿐 자기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 처음 깨닫고, 청각장애인인 부모님이나 동생과는 다른 인생의 가능성을 비로소 발견하기 때문.
여름의 깨달음은 메타적이다. 그녀는 자기에게 주어진 열매라고 생각했던 가을이의 올림픽 출전이 자신의 '가을'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으니까. 그렇게 여름이는 여름이 코 앞에 다가온 후에야 비로소 자기만의 가을, 새로운 인생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영준과 여름의 로맨스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보다는 여름을 마주하고는 각자의 가을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격려와 위로에 가깝다.
착한데, 착하기만 한 로맨스
물론 <청설>에는 대만 로맨스 영화에 기대하는 순간도 나온다. 사랑이 시작되는 풋풋함, 착한 풋사랑이 끝나는 아픔 등. 특히 청각 장애라는 소재를 활용한 전자가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영준이 여름에게 고백하는 순간은 유독 살랑거린다. 수영장에서 번호를 따거나 커피를 같이 마실 때 말을 하는 대신 전부 수화만 사용하다 보니 설렘과 떨림이 손짓과 몸짓만큼 크게 보이니까.
여름이 영준에게 빠져드는 과정도 흥미롭다. 호감은 느끼지만 그를 친구로만 생각하던 여름. 하지만 기분 전환 차 놀러 간 클럽에서 그녀는 시나브로 그에게 스며든다. 영준이 이끄는 대로 손을 스피커에 대고, 음악을 듣는 대신 느끼면서 비로소 그의 모습을 한 세상에 마음의 문을 연다. 수영장에서 영준의 말이 아니라 그가 보낸 물결을 느낀 후에야 그의 고백을 받아들이는 장면처럼 비슷한 순간이 반복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다만 착하고 순수한 로맨스가 빛이 바래는 순간도 있다. 여름과 영준의 관계를 위기에 빠트리는 전개가 부자연스럽기 때문. 특히 여름과 가을의 자취방에 불이 나는 시점부터의 진행은 다소 갑작스럽다. 물론 세 주연의 관계에 전환점을 마련하고, 그들의 성장을 강조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인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고처럼 작위적인 전개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영화의 분위기는 끝내 불협화음을 내고 만다.
소재의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유독 부각되는 단점도 있다. 바로 영화가 청각 장애라는 소재를 대하는 태도와 방식이다. <청설>은 청각 장애인의 로맨스를 다루기에 독특한 작품이다. 소재를 강조하려는 노력은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상술했듯이 청각 장애인들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로 묘사하면서 고정관념을 빗겨 나간다. 또 템포가 늘어진다고 느껴지더라도 수화로 이뤄지는 대화를 가능한 끊지 않고 보여주려는 시도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한계도 명확하다. 여름이가 비장애인이었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숨긴 반전이 특히 문제다. 영화적 재미는 더할지는 몰라도, 여름과 영준의 감정선을 어색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주제와도 맞지 않는다. 결국 모든 게 비장애인의 로맨스였다는 점에서 청각 장애는 그저 도구로만 소비된 셈이다. 이는 사회적 소수자나 비주류 집단 배우나 캐릭터를 보여주기식으로만 활용하는 ‘토크니즘’으로부터도 자유롭지 않다.
더 나아가 평면적인 청각 장애인 묘사도 구시대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 <청설>은 모든 청각 장애인을 착한 사람, 배려받아야 할 사람, 약자들로만 묘사한다. 마찬가지로 청각 장애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뤄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코다>가 장애인들이 사업체를 소유하거나 지역 어업 공동체를 이끄는 식으로 그려낸 것과 비교하면 <청설>은 깊이가 얕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배우라는 눈속임
그런데 <청설>은 최소한 보는 동안에는 위의 단점이 생각나지 않게 하는 매력이 있다. 바로 영화의 감성을 온전히 살린 배우들의 힘이다. 우선 홍경이 연기한 영준의 경우 사실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인물은 아니다. 일반적이고 평이하니까. 하지만 그 인물을 숨 쉬는 듯 자연스럽게 표현한 홍경의 연기는 그가 주목받는 신예인 이유를 증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기 잘못과 마음을 무심하게 고백하는 수영장 씬만 봐도 느낄 수 있다.
여름을 연기한 노윤서는 기시감이 없지 않다. <일타 스캔들> 등에서 비슷한 결의 캐릭터를 맡았기 때문. 그러나 익숙하고 편안하게 캐릭터를 관찰할 수 있다 보니 사소한 동작 하나 놓치지 않는 표현력이 더 돋보이는 측면이 있다. 일례로 그녀는 수화를 할 때 마치 말을 하는 것 같은 입모양을 만들 때가 있다. 이러한 디테일은 여름이 사실 청각 장애인이 아니라는 반전의 복선으로 이어지면서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마지막으로 김민주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을이라는 캐릭터는 오로지 수화와 표정, 제스처만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그런데 대사가 단 한 마디도 없는 제한적인 환경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혹시 모를 발성에서의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고, 아이돌다운 표정 연기와 제스처가 뛰어난 전달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언니에게 부담감과 불안함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 한 가지는 가려지지 않는다. 바로 개봉일이다. 물론 부산국제영화제를 기점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수능 특수를 노린 선택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주제와 분위기를 고려하면 최선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청소년 관객을 매료하기에는 생각보다 진중하니까. 또 계절감이 충만한 영화인 만큼 초여름 분위기를 강조할 수 있는 개봉시기가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Poor 형편없음
배우와 감성, 분위기만 빛나는 초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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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4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또는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영화로 주목받는 <파벨만스>부터
전종서의 할리우드 데뷔작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까지!
영화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파벨만스
The Fabelmans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151분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미셸 윌리엄스, 폴 다노, 세스 로건, 가브리엘 라벨 등
개봉: 2023.03.22.
배급: CJ ENM
시놉시스
난생처음 극장에서 스크린을 마주한 순간부터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 ‘새미’(가브리엘 라벨). 아빠 ‘버트’(폴 다노)의 8mm 카메라를 들고 일상의 모든 순간을 담기 위해 열중하던 새미는 우연히 필름에 포착된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되고 충격에 휩싸인다. 진실을 비추는 필름의 힘을 실감한 새미에게 크고 작은 삶의 변화가 일어나고 엄마 ‘미치’(미셸 윌리엄스)의 응원으로 영화를 향한 열정은 더욱 뜨거워져만 가는데… 영원히 간직하고픈 기억, 영화의 모든 순간과 사랑에 빠진다!
CINE PICK!
<파벨만스>는 수많은 명작들을 배출한 할리우드의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감독 본인이 "이 영화는 내가 가진 기억 그 자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성장 과정 속에 겪었던 에피소드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고 하는데요, 단순히 그의 영화제작 일대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이혼,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 등 한 개인이 그의 삶을 통해 투영해 낼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녹여내 수많은 영화인들과 평론가의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듄>, <컨택트> 등으로 유명한 드니 빌뇌브 감독은 이 영화를 '기적'이라고 평가하며 시네마의 힘을 다룬 영화들 중 가장 위대한 영화라고 극찬했다고 합니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해 총 7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었지요. 일평생 영화를 사랑했던 감독의 삶을 그린 영화다 보니, 영화와 관련한 레퍼런스가 많이 등장하고 시네마 자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선물 같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Mona Lisa and the Blood Moon
ⓒ 네이버 영화
개요: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 107분
감독: 애나 릴리 아미푸르
출연: 전종서, 케이트 허드슨, 크레이그 로빈슨 등
개봉: 2023.03.22.
배급: 판씨네마(주)
시놉시스
붉은 달이 뜨던 밤, 폐쇄병동에서 스스로 탈출한 '모나'(전종서)는 화려한 조명에 이끌려 도착한 낯선 도시에서 자신의 특별함을 알아챈 기묘한 사람들을 만난다. 모나의 능력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댄서 '보니'(케이트 허드슨), 모나한테 첫눈에 반한 로맨티시스트 DJ '퍼즈'(에드 스크레인), 모나에게 락 스피릿을 가르친 11살의 소울메이트 '찰리'(에반 휘튼), 그리고 모나를 뒤쫓는 언럭키한 경찰 '해롤드'(크레이그 로빈슨)까지. 완벽한 밤… 완전한 자유? 완성된 운명!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모나'의 모험이 펼쳐진다.
CINE PICK!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은 독보적인 분위기와 눈빛으로 <버닝>의 '해미', <콜>의 '영숙' 등 매번 전례 없는 개성을 지닌 캐릭터를 탄생시켜 온 배우 전종서의 할리우드 데뷔작으로, 폐쇄병동을 도망친 의문의 존재 '모나'가 낯선 도시에서 만난 이들과 완벽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미스터리 펑키 스릴러라고 합니다.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와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더 배드 배치>로 단 두 작품만에 전 세계에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으며 <유전>, <미드소마> 등 다수의 작품들을 함께한 아리 애스터 사단의 촬영감독 파웰 포고젤스키가 합세해 화려하고 독창적인 영상미를 선보였다고 하는데요, 일찌감치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경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을 시작으로 BFI런던국제영화제, 취리히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멜버른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감각적인 영상과 더불어 EDM과 블루스, 하우스, 락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사운드트랙이 깔려 영화의 펑키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한층 배가시켰다고 전해지며, 전종서 배우의 넘치는 에너지와 도발적인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는 독보적인 매력의 영화일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웅남이
Woong Nam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액션 | 대한민국 | 97분
감독: 박성광
출연: 박성웅, 이이경, 염혜란, 최민수, 오달수 등
개봉: 2023.03.22.
배급: CJ CGV
시놉시스
태초에 마늘과 쑥을 100일 동안 먹고, 곰에서 사람이 된 최초의 인물이 있었으니 그 이름 웅녀… 아니 웅남이??!! 인간을 초월한 능력을 가졌지만 얼마 남지 않은 곰의 수명을 우연히 알게 된 충격에 경찰을 그만두고 빈둥빈둥 곰생인생을 살게 된다. 하지만 자신과 머리부터 발끝까지 똑같이 생긴 테러 조직의 2인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엄마의 소원인 경찰 복귀를 위해 형사, 구독자 10명의 유튜버, 동네 순경과 공조하여 국제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공조 수사대에 합류하게 되는데…
CINE PICK!
<웅남이>는 개그맨 박성광이 감독한 네 번째 연출작이자 첫 장편 상업 영화로,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단군 신화를 모티프로 해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쌍둥이 곰'이라는 참신한 설정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인데요, <신세계>, <내안의 그놈>, <젠틀맨> 등으로 느와르부터 액션, 코미디까지 폭넓은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박성웅이 전직 경찰이자 동네 백수인 '웅남이', 그리고 그와 180도 상반되는 모습의 국제 범죄 조직 2인자 '웅북이'를 동시에 연기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어떤 모습도 찰떡같이 잘 해내는 배우이기에 이번 영화에서도 그런 그의 매력이 여과 없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코믹 대세 배우 이이경과 베테랑 배우 염혜란, 최민수의 출연으로 더욱 다양한 재미를 첨가해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작품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틸
Till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131분
감독: 치노늬 추크우
출연: 다니엘 데드와일러, 제일린 홀, 헤일리 베넷 등
개봉: 2023.03.22.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1955년 시카고. 엄마 메이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14살 흑인 소년 에밋 틸은 미국 남부에 사촌을 만나러 갔다가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온다. 메이미는 에밋의 참혹한 모습을 세상에 공개해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로 결심하는데… 피부색으로 정의를 가리던 시대, 그녀의 용기 있는 외침이 시작된다.
CINE PICK!
영화 <틸>은 195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에밋 틸 피살 사건' 이후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알려 남부 전역에 민권운동의 확산을 불러일으킨 엄마 '메이미'의 감동 실화를 담고 있습니다. 제76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 주연상 후보를 포함하여 전 세계 영화제 81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21개 부문에서 수상해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아들의 충격적인 죽음을 목도하게 된 엄마 메이미의 참담한 심경부터 아들을 잃은 비극에 침잠하지 않고, 스스로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강인한 엄마이자 여성의 모습을 단단하게 그려내 가슴 아픈 공감과 묵직한 감동을 안겨주는 영화입니다.
실제로 메이미의 행동은 지역 사회의 분노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북부와 남부의 흑인들이 연대하는 계기가 되어 수많은 투쟁 끝에 1964년 인종과 피부색, 종교, 성별, 출신 국가에 의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미국 연방 민권법이 제정되는 데 일조하였고, 나아가 2022년 3월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에밋 틸 안티 린칭 법안(The Emmett Till Antilynching Act)으로 이름을 붙인 반린치 법안에 서명하는 데 이르렀습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3년 2월 16일 백악관에서 <틸> 상영회를 개최하며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좋은 것과 나쁜 것, 진실, 국가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조명하는 것. 그래서 이 영화가 중요하다. 우리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웃집에 신이 산다
The Brand New Testament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벨기에, 프랑스, 룩셈부르크 | 115분
감독: 자코 반 도마엘
출연: 브누와 뽀엘 부르드, 욜랜드 모로, 까뜨린느 드뇌브 등
개봉: 2015.12.24.
공개: 2023.03.24.(왓챠)
배급: (주)엣나인필름
시놉시스
유럽 브뤼셀의 수상한 아파트, 그곳에는 못된 심보의 괴짜 신이 살고 있다. 어엿한 가정까지 꾸리고 있지만 인간을 골탕 먹이기 좋아하고, 아내와 자식들에겐 소리 지르기 일쑤, ‘진상’ 그 자체가 바로 ‘신’이다! 심술궂은 아빠 ‘신’의 행동에 반발한 사춘기 딸 ‘에아’는 아빠의 컴퓨터를 해킹해 지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죽는 날짜를 문자로 전송하고, 세상은 일대 혼란에 빠진다. 세상을 구원할 방법은 오로지 신약성서를 다시 쓰는 것뿐! 에아는 새로운 신약성서에 담을 6명의 사도를 찾아 나서는데 …
CINE PICK!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인간을 괴롭히기 좋아하며 아내와 자식들에겐 진상 짓을 서슴지 않는 고집불통 괴짜 신과 그로부터 세상을 구하려는 사춘기 딸 에아가 새로운 신약성서를 쓰기 위해 6명의 사도를 찾는다는 독특하고 위트 넘치는 설정의 이야기로, <토토의 천국>, <제8요일>, <미스터 노바디> 등을 연출하며 재치 있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유럽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으로 인정받는 자코 반 도마엘이 연출한 작품입니다. 다크한 블랙코미디 장르의 특성과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 표현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영화인데요, 지난 2월 28일 넷플릭스에서 서비스가 종료된 뒤 왓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이며 혹시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관람 시기를 놓친 분들이 계시다면 이번 기회에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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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OTT 신작 등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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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의 슬픔을 아이 같지 않게 이겨내는
제12회 스웨덴영화제 개막식 & 개막작 <코미디 퀸> & 관객과의 대화
이번 주 수요일에 스웨덴영화제 개막과 함께 개막작 <코미디 퀸>을 본 후 시네마 토크가 진행됐다. 이날 무료 포토 부스가 있었다고 하는데, 시간이 촉박했던 나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다른 분들의 사진을 보니 개막식을 기념하기에 좋아 보였다.
영화제의 개막식은 처음이라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는데, 주한스웨덴대사 다니엘 볼벤과 한서문화예술협회장님, 영화사 백두대간 대표이사님의 축하 인사가 진행됐다. 이번 스웨덴영화제의 선정 영화를 다 본다면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퍼즐을 다 맞춰볼 수 있을 거라는 백두대간 대표님의 말씀이 인상 깊었다. 예전부터 퀴어문화를 다루던 스웨덴 영화의 역사와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한 최초의 추상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의 생애, 워낙 유명한 즐라탄의 전기, 스웨덴의 가정사부터 정치까지 정말 다양한 주제의 영화들이 선정되어 있어서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칸영화제 수상작이 2개나 포함되어 있으니 작품성은 말할 게 없을 것 같고. 스웨덴과 한국의 문화를 이야기하는 자리는 처음이라 더욱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코미디 퀸>은 13살이지만 성숙하게 슬픔을 이겨내려는 소녀 사샤의 이야기이다. 스웨덴영화제 대표 포스터에서 워낙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주는 소녀여서 이런 슬픔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영화 중후반부에는 이곳저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릴 만큼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죽음을 선택한 사람의 주변 사람들이 겪는 깊은 슬픔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고, 누구보다 성숙하게 슬픔을 이겨내려는 사샤의 모습에 감탄하기도 했던 영화였다.
+ 개인적으로는 아기자기한 스웨덴의 가정집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 사샤의 개그 영감 노트도 굿즈로 팔아줬음, 좋겠다는 생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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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친밀한 존재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다들 이야기한다. 부모만큼은 자식을 믿어야 한다고. 하지만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거짓말을 하고, 그걸 알게 된 부모는 속상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온전히 아이를 믿는다는 건,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어디까지 아이를 믿어야 할까?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어느 정도까지 그 잘못을 추궁하고 훈계해야 할까? 부모라면 누구나 맞닥뜨리는 어려운 문제다.
영화 <보통의 가족>은 부모가 자식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제목에 '보통'이 들어가지만, 사실 영화의 주요 인물들은 사회적 지위와 좋은 직업을 가진 상류층이다. 이들의 자녀는 좋은 교육을 받고 최고의 환경에서 학창 생활을 보내고 있다. 영화의 원작은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더 디너”로, 원작과는 여러 차이점이 있지만 상류층 두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영화는 나름 의미 있는 선택을 했다. 이들의 지위는 자녀들의 법적 문제조차 덮을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 지점에서 부모로서의 역할과 자녀의 미래에 관한 고민이 복잡하게 얽힌다.
[첫 번째 감정] 형 재완의 안정감
변호사로서 성공한 재완(설경구)은 법적 문제가 생긴 상류층 자녀를 변호하며 형량을 최소화하려 애쓴다. 그가 변호사로서 내리는 판단에는 상대방이 저지른 일이 얼마나 나쁜지에 대한 윤리적 판단이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단지 법적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그 방향으로 일을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재완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냉정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태도는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그에게 안정감을 부여하며, 그 안정감은 자신의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힘을 마련해 준다.
딸이 노숙자 살인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재완은 평소 자신이 사건을 대하던 방식 그대로 상황을 처리하려 한다. 즉, 법적인 문제를 최소화하고 자신의 딸이 문제에 휘말리지 않도록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해결하려 한다. 수십 년간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재완에게 이러한 방향성은 매우 자연스러운 선택이었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이미 그려졌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 사건이 드러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굳이 밝히지 않으면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는다.
영화의 중반까지 재완은 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며 동생 재규(장동건)와 재규의 아내 연경(김희애)과 계속해서 충돌한다. 재완에게는 도덕적인 판단보다는 안정적인 판단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순간들이 반복된다.
[두 번째 감정] 재규의 도덕성
재규는 종합병원의 유명한 의사다. 그는 어려움에 처한 환자를 돕고, 그 환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워 병원비를 내지 못할지라도 일단 치료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또한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집에서 모시는 인물로,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진 따뜻한 성격을 지녔다. 그의 아내 연경 또한 여러 봉사 활동을 하는 따뜻한 인물이다. 이 부부는 기본적으로 도덕성을 갖춘 사람들로 그려진다.
하지만 아들이 노숙자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재규와 연경의 의견은 갈라진다. 재규는 아들을 신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연경은 아무도 모르니 묻어버리자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가지고 있던 단단한 도덕성은 균열을 일으킨다. 연경은 그 도덕성을 계속 깨뜨리려 하고, 재규는 이를 붙잡고자 애쓰지만 아들의 눈물을 보며 결국 무너지고 만다.
영화의 중반까지 재규는 도덕적인 것을 지키자는 입장이었으나,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점점 흔들리게 된다. 중반 이후에는 재완이 도덕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재규는 안정적인 방향으로 변모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아이들의 태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 감정] 아이들의 도덕 불감증
범죄를 저지른 혜윤(홍예지)과 시호(김정철)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틀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다. 혜윤은 부모 몰래 좀 더 과감하게 행동하고, 시호는 소심하게 억눌린 생활을 이어가지만 결국 그 억눌림이 폭발하게 된다. 이들이 노숙자를 공격한 사건은 흐릿한 CCTV에 담겨 뉴스에 보도되지만, 그 누구도 이들을 의심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들이 알아보고 추궁하는 상황이 된다.
영화 전반에 걸쳐 혜윤과 시호는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재규와 연경은 시호에게서 반성의 기미를 보았다고 느낀다. 이는 관객들이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부분으로, 혜윤은 전혀 반성하지 않으며 완전한 도덕 불감증을 보인다. 그 영향으로 시호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이 이렇게 된 것은 상류층 부모의 힘 때문일까, 아니면 원래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까?
이들은 정말 반성을 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에게 도덕적인 성향이 있을지를 궁금해하며 바라보지만, 적어도 관객들에게 그들은 그저 범죄를 저지른 철없는 10대로 보일 뿐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그들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그들이 태어난 이후의 모든 것들을 판단해서 그걸 상황속에 녹여내 바라본다. 그러니까 전혀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아이들의 도덕불감증이 부모의 도덕불감증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도덕은 마비된다.
영화가 제시하는 아이러니
<보통의 가족>은 후반부로 갈수록 두 형제의 태도 변화가 폭발력을 발휘하는 영화다. 도덕적인 재규가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안정적인 재완이 그 안정을 깨려는 행동을 한다. 두 사람의 모든 선택은 자녀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관객은 깊은 고민에 빠진다. 만약 우리도 이들처럼 사회적 지위가 있다면, 재완처럼 자녀를 위해 범죄를 덮어줄 수 있을까?
영화는 지금 이 시대에 충분히 벌어질 법한 사회적, 가족적 딜레마를 던진다. 자녀가 범죄에 연루되었을 때, 우리는 얼마나 도덕적인 결정을 할 수 있을까?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말 도덕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또한 영화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점점 쪼개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에 대한 굴레가 얼마나 강력하게 유지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영화 속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무엇이든 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 선택들은 때로는 가족의 결속을 위태롭게 만든다. 현대 사회에서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삶과 가치관을 중시하게 되면서, 과거처럼 절대적인 신뢰와 희생을 기반으로 한 가족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서로를 보호하려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얼마나 이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모습은 가족이란 굴레가 무너져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이 영화는 허진호 감독의 오랜만의 복귀작으로, 2019년 <천문: 하늘에 묻다> 이후의 작품이다. 장동건과 설경구가 연기한 두 형제의 변화는 영화의 중후반부를 강하게 이끌며, 그들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색감의 대비와 캐릭터 간의 대립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는 방식도 훌륭하다.
영화 <보통의 가족>은 최근의 사회적 문제를 가족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우리에게 도덕과 안정 중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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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도로 발달된 모순은 정의와 구별할 수 없다
*이 해석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디피컬트] 속 캑터스는 사회운동가다. 거리를 통제하기도 하고, 맨몸에 메시지를 적어 시위를 하기도 하고, 블랙프라이데이에 마트를 막아서기도 한다. 그러한 그녀의 소망은 지구의 환경이 나아지는 것.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과 같이 환경 보호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 환경 염려증인 그녀는 자신이 환경오염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라는 생각 때문에 더더욱 병적으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맹신한다.
사회가 변화하며 수많은 사회단체가 생겨왔지만, 그중 대부분은 캑터스의 이런 모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실 이 모임 속의 수많은 인원들은 개개인의 욕심과 욕망을 이루기 위해 모였다. 브루노와 알베르가 그 대표격이다. 당장 빚에 허덕이고 개인 회생만을 바라고 있는 그들은 환경 문제 따위는 관심 없다. 그저 공짜 맥주와 감자칩을 받기 위해 회의에 참석하고, 활동을 통해 어떻게든 돈을 벌어보려고 꾀를 쓰고 있을 뿐.
과거 블랙 프라이데이에 캑터스와 정면으로 충돌했던 알베르는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활동에 앞장선다. 장인어른에게 돈을 빌려서 파산 직전의 브루노는 아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향수를 선물한다. 아내의 진짜 냄새보단 비싼 브랜드가 주는 돈냄새가 좋았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들의 사랑과 정의는 진심일까? 진심이 아니라 한들 우리에게 이들을 쉽사리 욕할 자격은 있을까? 우리 또한 그들처럼 살아가지는 않는가?
"브루노, 부자가 되고 싶니?"
기부를 받기 위해 찾아간 부잣집 할머니는 브루노에게 지폐를 보여주며 뭐가 보이냐고 묻는다. 숫자밖에 보지 못하는 브루노에게 할머니는 지폐 속에 숨은 다리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사람은 모두 다리이며,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곤 낡은 박제 개 인형을 선물로 준다.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라, 이것이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이다.
영화는 정책, 환경, 금융 등의 다양한 사회 문제를 제기하는 듯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복잡하고 '디피컬트'한 문제들의 해결법은 의외로 '이지'하다. 그저 관심을 가지면 되는 것이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그들의 진심을 경청하고, 진솔하게 고백하는 것. 영화가 진짜 꼬집고 있는 것은 문제에 대처하는 척, 허울 뿐인 정의를 내세우는 사람들의 이중성이다.
"펌킨..."
"캑터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캑터스는 알베르를 그동안 알아왔던 닉네임으로 부른다. 알베르도 마찬가지다. 할머니의 '지폐 이론'에 따르면, 영화 속에서 인물들의 닉네임은 숫자이고 실명은 다리를 뜻한다. 닉네임은 허례허식으로 치장한 정의의 모습, 즉 모순을 의미한다.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마지막까지 닉네임을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감독이 연출한 '허황된 꿈'이라는 해석이 맞겠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외출조차 하지 않고,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거리에는 차 대신 사슴이 뛰어다니고...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망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감독의 강경한 태도가 엿보인다.
또 한 가지 짚어볼 것은 비영리단체의 할아버지다. (이름이 생각 안 남) 그는 사람들에게 줄곧 과소비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하라고 조언한다. 그래 놓고는 정작 자신은 카지노에 출입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다. 엔딩 크레딧의 추가 장면에서 그는 결국 카지노 입성에 성공하고 잭팟을 터트린다. 어떻게? 수정액으로 신분증을 위조해서.
이 방법은 브루노와 알베르가 프랑스 은행에 잠입해 자신들의 개인 회생 서류에 승인을 받기 위해 꾀한 방법이었다. 그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호통을 치더니, 정작 자신도 그 방법을 사용해서 카지노에 출입한 것이다.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수정액으로 자신들의 진짜 욕망을 가리고 정의를 외치는 수많은 모순자들에게 일침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마치 브루노가 그토록 거부하던 여인의 집에 얹혀살고 있는 결말처럼 말이다. 그 여성도, 브루노 자신도 결국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거래를 한 셈이다.
이런 식의 타협점이 과연 그들이 부르짖는 정의에 부합하는가?
한편, 엔딩 크레딧의 추가 장면에는 박제된 개 인형의 진실이 등장한다. 개 인형은 브루노에게서 알베르로, 알베르에게서 알베르의 조카에게 건네졌다. 그런데 인형을 갖고 놀던 조카가 열어본 인형 속에 돈 뭉텅이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동생이 힘들면 무엇이든 도와주겠다던 알베르의 누나는 돈을 박박 긁어 가슴속에 숨긴다. 개의 내면에는 결국, 돈이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는 사람의 내면을 보라고 했지만, 정작 자신도 내면에 돈을 숨기고 있었다는 모순. 그녀가 브루노에게 건넸던 첫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라. 그녀는 진정한 사랑을 찾고 싶냐고 묻지 않았다. 부자가 되고 싶느냐고 물어보았다. 부자가 되려면 내면을 봐야 한다는 것은 결국 그런 말을 하던 할머니 자신도 사실은 돈이 더 우선적인 가치임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지혜롭다고 자칭하는 노인들이 많은 젊은이에게 위선을 떨고 있음을 한 번 더 풍자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한 편의 모순이다. 더할 나위 없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모순. 치밀한 계산으로 매끄럽게 다듬어진 모순은 얼핏 보아서는 정의와 구별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슬프지만 이 세상에는 정의로 포장된 모순들이 즐비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내면의 진실을 보기 위한 노력뿐이지만, 그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희망은 존재하지 않을까.
*이 리뷰는 씨네랩을 통해 초청받은 시사회를 보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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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있지만 허세 가득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며 정직당한다. “기자님 기사 오보 아니었어요. 다 저희들이 만든 수법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온다. 자신을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멤버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돈만 주면 진실도 거짓으로, 거짓도 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불법은 아니에요. 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제보,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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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 <악귀> 티저 예고편
문밖은 다른 세상, 문을 열면 그곳엔 악귀가 있다 김은희 작가 신작! 김태리X오정세 믿보배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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