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5-02-22 18:50:57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
- <퇴마록>(2025)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각자 크고 작은 상처를 품은 이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서서히 드러나는 악을 처단하러 함께 떠나는 여정은 늘 흥미롭기 마련이다. 이러한 퇴마사의 모험담이 사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90년대 한국의 오컬트 장르에서 독보적이었던 소설 <퇴마록>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당시 많은 독자들이 책장을 넘기며 익숙하게 만났던 이름들, 박신부, 현암, 준후, 승희의 이야기가 이제 애니메이션 영화로 재탄생했다. 이 작품은 소설 ‘국내편’의 첫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상처를 지닌 퇴마사들이 우연히 만나 ‘악의 교주’를 물리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첫번째 감정] 박신부의 상실감
영화에서 절대 악이 먼저 화면에 소개된 이후, 그 다음 장면부터 관객을 맞이하는 인물이 바로 박신부다. <퇴마록> 전체 서사에서 그는 리더 역할을 맡으며, 팀원들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중추적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런 박신부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커다란 상실감이 도사리고 있는데, 바로 과거에 구하지 못했던 한 아이에 대한 죄책감이다. 악귀에게 빙의된 아이를 제때 구해내지 못했다는 트라우마가 그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이 사건 이후, 박신부는 ‘악을 처단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자신의 삶을 전부 바쳐가며 악령을 찾아다니는 사냥꾼이 되었다.
영화에서 이 상실감은 박신부가 다시 한 번 아이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게 되는 동기로 드러난다. 파면된 신부라는 낙인이 찍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해동밀교의 스님 요청에 응하여 본산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악령을 막고, 같은 상황에 처한 준후를 구해내려 한다. 결국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죄책감에서 비롯된 ‘두 번 다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간절함이며, 그 강인한 의지가 이번 영화에서도 핵심적으로 부각된다.
무엇보다 박신부의 상실감은 그가 능력을 발휘할 때마다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거칠고 처절한 기도를 올릴 때, 또는 심한 부상을 입고도 다시 일어나 방어막을 펼칠 때, 우리는 그가 겪은 슬픔이 결코 사라지지 않았음을 느낀다. 이 애니메이션은 간결하면서도 묵직하게, 그의 고뇌를 스크린에 옮겼다. 그래서 박신부의 상실감은 단지 과거를 후회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가 팀을 이끄는 진정한 동기가 된다. 이처럼 박신부는 아픔을 동력 삼아 누군가를 살리려는 ‘주체적 신념’을 가진 인물로 묘사되며, 이야기 전반에서 든든한 리더십을 보여준다.
[두번째 감정] 현암의 상실감
현암은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다혈질적인 성격을 지녔으며, 불같이 무공을 펼치는 ‘행동파’로 그려진다. 그런데 그의 강인함 뒤에는 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깊은 상실감이 자리하고 있다. 물에 빠져 죽은 동생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물귀신’에게 복수해야 한다는 집념은 그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그가 외형적으론 분노를 뿜어내지만, 사실 그 분노의 기저에는 상실감이 깔려 있는 셈이다. 무공을 배워나가면서 분노는 어느 정도 잦아들었을지 몰라도, 동생을 잃었다는 사실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이런 감정적 배경 덕분에 현암은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정의감이 넘치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한다. 그는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동밀교를 찾다가, 그곳에서 악령에 씌인 교주의 끔찍한 실상을 발견한다. 이때 우연히 마주한 박신부와 준후와 함께 ‘지금 당장 악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결의를 보여주며, 공략법을 논의하기보다 행동이 먼저 앞서는 모습을 보인다. 불같은 성격 탓에 충돌도 자주 일으키지만, 결국 그의 저돌성과 능숙한 무공은 팀 전체에 큰 도움이 된다.
현암이 무공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동생을 지켜내지 못한 상실감이, 누군가를 다시는 잃고 싶지 않다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그가 불가침의 영역으로 보이는 적에게도 거침없이 달려드는 것은 ‘누구 하나 더 잃을 수 없다’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현암이 분투하는 장면들은 관객에게 호쾌한 액션 쾌감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 슬픔과 트라우마가 녹아 있음을 느끼게 만든다. 그런 복합적인 감정 덕분에 현암은 단순히 ‘센 무공인’이 아니라, 깊은 상실감에 갇힌 채로도 정의를 위해 분투하는 입체적인 인물로 완성된다.
[세번째 감정] 준후의 상실감
소설과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준후는 무척 밝고 쾌활한 아이다. 어린 외모와 철없는 모습으로 인해, 보호가 필요한 존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잠재력은 해동밀교 안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묘사되며, 특히 술법과 관련해선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때때로 그 능력을 어설프게 사용하며 일을 벌이기도 하는데, 이는 준후 특유의 천진난만함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상실감이 서서히 베일을 벗는다. 교주의 폭주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준후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인물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그토록 밝았던 준후는 커다란 충격과 슬픔을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 안에 잠재되어 있던 강력한 술법을 폭발적으로 각성해낸다. 하지만 막강한 힘을 쏟아낸다고 해서, 잃어버린 이를 되찾을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상실감은 준후에게 ‘내가 가진 능력이 때로는 파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안겨준다.
결과적으로 준후는 가장 어린 존재이면서도, 누구보다 깊은 마음의 상처를 안게 된다. 이는 단순히 슬프게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 캐릭터가 어떤 길을 갈 것인지를 암시하는 장치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애니메이션에서 준후가 보여주는 철없던 표정이,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는 비장함으로 물드는 대비가 인상적이다. 준후의 상실감은 아이 같은 순수함마저 침식해버리는 폭력적인 감정이지만, 동시에 그가 ‘다시는 소중한 이를 잃고 싶지 않다’는 결심으로 이어질 토대가 된다.
이게 바로 성공적인 영화화
<퇴마록> 애니메이션은 ‘정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짧은 에피소드 안에 밀도 있게 담아낸다. 퇴마사라는 설정은 과장된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각 인물이 지닌 상실감과 트라우마는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의 고뇌를 반영한다. 박신부, 현암, 준후가 힘을 합쳐 교주의 폭주에 맞서 싸우는 과정은 곧, 이들이 스스로를 추스르고 더 큰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정의의 구현’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이 극복하려고 하는 악은 단순히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힘에 도취한 인간의 욕망’이라는 점에서 사회적·도덕적 시사점을 던진다.
그렇기에 이번 애니메이션판 <퇴마록>은 원작 소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새로운 시청자에게도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들이 늘 그렇듯,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프로젝트지만, 이번 결과물을 보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퇴마록> 영화다’라고 평가해도 좋을 만큼 만족스럽다. 특히 긴 시간 동안 사랑받았던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 특유의 화려한 작화로 되살아나, 각자의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최대치의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은 꽤나 장쾌하고 감동적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그저 한 편의 에피소드로 끝나기보다는,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원작에서 다뤄졌던 수많은 사건과 캐릭터의 서사가 이번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도 어떻게 풀려날지 궁금증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박신부, 현암, 준후 외에도 함께 맞설 승희의 활약, 그리고 더 거대한 악령들과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직접 이 세계에 빠져드는 일이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오컬트 장르의 대표작 <퇴마록>을 추억하는 분들이라면, 그때의 감성과 긴장감을 다시금 되살려볼 좋은 기회다. 또 원작을 모르는 처음 관객이라도, 박신부, 현암, 준후가 보여주는 진솔하고 때론 처절한 사투를 통해 오컬트 판타지의 매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명작의 재탄생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자신만의 트라우마를 품은 영웅들의 여정이 보고 싶다면, 이번 <퇴마록> 애니메이션을 적극 추천한다. 과연 이들이 어떤 식으로 상실감과 싸워나가며 앞으로 펼쳐질 시리즈를 이끌어나갈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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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지금껏 보지 못했던 <챌린지 + 90초 빙의>의 새로운 공포!
<문라이트> <플로리다 프로젝트> <미나리>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 같은 웰 메이드 다양성
영화를 배급하고 있는 미국 독립영화계의 신흥 강자 A24 영화사가 배급을 맡았으며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영화제의 대상 수상작인 <톡 투미>가 개봉한다고 합니다.
소년들
The Boys
ⓒ 네이버영화
개요: 범죄 | 한국 | 124분
감독: 정지영
출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엄헤란
개봉: 2023.11.01
배급: CJ ENM
시놉시스
이것이 무슨 수사여? 똥이제! 1999년 전북 삼례의 작은 슈퍼마켓에서 강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의 수사망은 단번에 동네에 사는 소년들 3인으로 좁혀지고, 하루아침에 살인자로 내몰린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수감된다. 이듬해 새롭게 반장으로 부임 온 베테랑 형사 '황준철'(설경구)에게 진범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그는 소년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재수사에 나선다. 하지만 당시 사건의 책임 형사였던 '최우성'(유준상)의 방해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황반장'은 좌천된다. 그로부터 16년 후, '황반장' 앞에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윤미숙'(진경)과 소년들이 다시 찾아오는데…
CINE PICK!
실제로 1999년 전라북도 완주군에서 발생했던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으로,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에 대한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블랙머니> <부러진 화살>등 여러 작품을 통해 굵직한 메시지를 전했던 정지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톡 투 미
Talk to Me
ⓒ 네이버영화
개요: 스릴러, 호러 | 오스트레일리아 | 95분
감독: 대니 필리포우, 미하엘 필리포우
출연: 소피 와일드, 알렌산드라 젠슨, 조 버드, 오티스 단지 등
개봉: 2023.11.01
배급: ㈜올랄라스토리,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
시놉시스
실시간트렌드 #90초빙의챌린지 #넘사벽스릴 #주작아님 STEP 1. 촛불을 켜고 저승의 문을 연다. STEP 2. 몸을 묶고 ‘죽은 자의 손’을 잡는다. STEP 3. “내게 말해”라고 속삭인다. STEP 4. 나타난 귀신에게 “널 들여보낸다”라고 말하면 빙의 완료. ※ 경고 ※ 단, 90초 안에 깨울 것. 반드시 촛불을 꺼 문을 닫을 것. SNS에서 핫한 빙의 챌린지에 중독된 '미아'와 친구들. 위험한 게임을 이어가던 중 친구 '라일리'가 '미아'의 죽은 엄마에게 빙의되자 '미아'는 이성을 잃고 마의 90초를 넘기고 마는데! 죽음보다 끔찍하게, 당신을 무자비하게 뒤흔들 공포가 시작된다! #ㅌㅌㅁ #ㄷㄷㄷ
CINE PICK!
<톡투미>는 SNS에서 유행하는 ‘빙의 챌린지’에 빠져든 10대들이 게임의 룰을 어기며 시작되는 공포를 담은 호러 영화로,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꼽히는 브뤼셀 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대상 수상작입니다. 10대 사이에서 유행을 선도하는 숏폼 플랫폼에서의 챌린지를 접합해 신선함을 더하고, 90초로 빙의 시간에 제한을 둔 형식이 눈길을 끕니다.
앵그리 애니
Angry Annie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120분
감독: 블란딘 르누아르
출연: 로르 칼라미, 지타 한롯, 인디아 헤어 등
개봉: 2023.11.01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1974년 프랑스 교외의 한 작은 마을.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애니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다. 다행히 MLAC(임신중지와 피임의 자유를 위한 운동)의 도움으로 일상으로 돌아온 애니. 하지만,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MLAC 활동에 동참하기 시작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던 지난날을 자책하며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데… 세상을 향한 분노, 세상을 바꾸다!
CINE PICK!
<앵그리 애니>는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로, 피임과 임신 중지에 대해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없었던 그 당시 사회상이 고스란히 투영된 영화입니다. 친구의 죽음과 애니 본인이 직접 겪은 임신 중지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이 어떻게 세상 밖으로 확장되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는지 보여줍니다.
키리에의 노래
KYRIE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19분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아이나 디엔드, 마츠무라 호쿠토, 히로세 스즈 등
개봉: 2023.11.01
배급: 이화배컴퍼니
시놉시스
"너의 노래가 있는 곳으로 내가 갈게" 말을 잃고 노래로 소통하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 꿈도 이름도 잃고 방황하는 ‘잇코’. 사랑을 잃고 기다리는 ‘나츠히코’. 차갑고 냉정한 세상, 함께 견뎌낼 수 있을까?
CINE PICK!
<러브레터> <4월 이야기> <하라와 앨리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등으로 2000년대 초 국내에 마니아층을 형성한 이와이슌지 감독은 이번 <키리에의 노래>의 개봉을 알렸습니다. 영화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 키리에의 친구 잇코,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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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성애의 다양한 형태들과 연대감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이 영화는 다양한 여성의 모습과 다양한 어머니의 형태를 보여준 영화였다. 1999년도에 나온 영화인데 요즘에서야 다루어질 수 있는 이슈를 담았다. 또한 영화 속에선 다양한 소수자들이 얼마나 차별적인 환경에서 살았는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닌 다른 영화와 다를 바 없이 등장 하였다. 그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이 다른 퀴어 영화랑은 다른 점이었다. 영화를 볼 때 머릿속이 굉장히 복잡해지기도 하였다. 여성으로 성 전환을 하는 트랜스 젠더인데 여성과의 아이를 낳는 점도 그렇고 내가 아직 많이 보지못한 사람들이 영화 속에 등장해서 이 영화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상식 밖의 내용과 설정이 담겨있던 영화였다.
아들을 잃어버린 미누엘라가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 치유를 하는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치유 받는 대상이 아들의 아빠가 아닌 오히려 우연히 만난 여성들이 었다. 자신의 남편이었던 사람의 아이를 가진 로사와의 연대감이 돋보였다. 과연 나 였다면 로사를 돌봐주고 곁에 있어 줄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배우의 싸인을 받으러 갔다가 아들이 죽은 것인데 그 배우를 찾아가 원망을 할 줄 알았었다. 하지만 그 배우를 도와주고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 그 배우 또한 에스테반의 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에스테반의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는 아니지만 어머니라는 큰 틀로 포용이 되는 것 같았다. 어찌보면 미누엘라의 적이 될 수도 있는 관계들인데 그렇게 그리지 않고 연대의식으로 그려낸 점이 인상깊었다.
하지만 롤라라는 캐릭터는 영화 속 미누엘라가 용서 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보면서 가장 민폐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소수자로써 존재 한다고 하더라도 롤라가 한 행동이 이해가 되거나 용서 받을 행동은 아니었다. 모성애를 다룬 작품이라고 하지만, 미누엘라가 과하게 희생을 한 것 처럼 보여졌다.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여성의 다양한 이미지를 담고 싶어했고 어머니의 다양한 형태와 그로 인해 이어지는 여성들의 연대를 담고 싶어한 영화라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캐릭터나 내용을 하나 하나 생각해보면 충격적인데 너무 자연스러운 것으로 영화 속에 담겨있어서 나에게는 낯설고 본능적으로 이상하다는 감정이 생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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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무진에서도 성찰이 필요하다
감독: 김수용
출연진: 신성일,윤정희,김정철,이낙훈
시놉시스
서울에서 제약회사의 전무로 있는 윤기준은 직장 일의 피로 때문에 1주일 휴가를 내고 무진으로 내려간다. 무진은 안개가 자욱한 곳인데 그 동네는 윤기준이 6.25 전쟁 때 있었던 고향이다. 무진에 도착한 윤기준을 반기는 건 중학교 동창이자 성공한 세무서장인 조한수였고 둘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모임 자리에 가게 된다. 그 모임 자리에서는 서울에서 예술 대학을 나와 무진에서 음악 교사로 일하는 하인숙이라는 여자를 처음 보게 되고 윤기준과 하인숙은 서로 가깝게 지내게 되는데...
윤기준은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면서 과거와 현재를 떠올린다. 현재의 자신에게 독백으로 말하며 지금은 무진에서 가장 성공한 동창들 중 한 명이지만 과거에는 초라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복잡하고 심리적인 압박이 있다. 그런 윤기준에게 하인숙이라는 여자는 보통의 여자가 아니었다. 한마디로 자신의 불안정한 욕구를 채워줄 여자였던 것이다. 둘은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사랑에 빠지지만 아내가 있던 그에게도 이 여자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자였고 그의 이모에게도 자신의 아내라고 칭할 만큼 한마디로 말하자면 두 번째 아내였다.
그런데 하인숙의 입장은 과연 어땠을까? 윤기준에게 서울로 같이 데려가달라고 하고 오빠라고 친근감을 보이면서 무진에서 벗어나고픈 간절한 심정 말이다. 서울의 예술 대학에서 성악을 공부했지만 무진으로 내려와 모임자리에 나가면 주야장천 유행가만 부르는 자신이 필자가 봐도 윤기준과 상황이 똑같았다. 그런 답답함에 접점이 있었던 걸까? 영화 안개는 복잡한 내면의 심리 관계를 해결하고픈 윤기준과 하인숙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복잡한 내면으로 인한 사랑 그리고 성찰
2023. 10.06 (금) 12:00 CGV 센텀시티 2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2023. 10.04 (수)~ 2023. 10.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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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키즈 크리에이티브 2
클린턴은 기숙사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10살인 어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크리켓 골든 트로피를 얻었던 만큼 크리켓을 잘했다. 기숙사에서 키가 큰 아이가 자신을 괴롭히고 비하하는데 클린턴은 자신의 화를 참으며 과거에 트로피를 손에 쥐었던 기억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클린턴은 기숙사 학교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아이이다. 식당에 빌린 돈이 많아 갚지를 못해 밥도 못 먹고 선생님도 클린턴을 소외시키고 만다. 이런 극악의 상황에서 자신과 같은 전학생을 본다. 그 전학생도 말수가 적고 소외당하는 아이지만 클린턴은 그 애와 친해지고 싶어 한다. 기숙사에서 힘든 시간을 겪은 클린턴에게 기회는 있을까?
제인은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은 8살 어린이다. 하지만 그녀를 키우던 엄마가 우울증으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게 되어 할머니 집에 맡겨지게 되자 싫은 감정을 내보인다. 할머니는 그런 제인에게 양파 파이를 만들어주고 레시피도 공개하지만 싫증이 난 제인은 집 뒤뜰에 있는 숲에 가게 되고 길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눈을 뜨자 자신 앞에 보이는 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고 거대한 몸집의 큰 거인이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도망치려 하는데... 이 거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지아의 소수 민족인 아제리 민족은 유목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여성들과 아이들은 글자를 못 읽기에 학교에 가지 못한다. 그러던 중에 파샤의 딸인 귀네쉬는 글자를 읽고 공부를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귀네쉬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파샤의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있을까?
어린이들이 미래의 중요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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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영원히 빛날 사운드, 엔니오 모리꼬네
[JIFF 데일리] 영원히 빛날 사운드, 엔니오 모리꼬네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리뷰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엔니오 모리꼬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줄리아노 몬탈로, 마르코 벨로치오
시놉시스] 수많은 작품을 쓰고 엄청난 인기를 누린 20세기의 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에 대한 완전무결한 초상이다. 그는 500곡이 넘는 잊을 수 없는 영화 음악을 작곡했으며, 오스카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전 세계 관객의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거장과의 긴 인터뷰에 더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줄리아노 몬탈도, 마르코 벨로치오, 다리오 아르젠토, 타비아니 형제, 카를로 베르도네, 배리 레빈슨, 롤랑 조페, 올리버 스톤,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여러 아티스트 및 감독들의 증언을 통해 이를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다. 픽션 장면들과 음악, 아카이브 이미지들을 모았다.
#스포일러 주의#
어떻게 안주하지 않을 수 있을까거의 3시간이 다 되는 시간 동안 작품을 보며 내내 들었던 생각은 저 정도 위치에 저 정도 능력에 저 정도 권위를 가졌다면 안주할 법도 한데 어쩜 저렇게 매번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을까? 였다. 사람이 어느 하나로 성공을 했다면 그와 비슷한 기회가 다시 찾아왔을 때 새로움 보다는 안정적인 기존의 방식을 선택하면서 안전한 성공의 길을 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엔니오 모리꼬네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기존의 관습을 답습하거나 고수하려는 감독을 만나면 열렬히 싸우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도록 그들을 이끌었다.
이제는 익숙한 서부극에서의 웅장한 사운드와 휘파람 소리. 너무나도 익숙해서 첫 서부영화가 만들어질 때부터 고정된 레퍼토리처럼 사용되는 bgm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엔니오가 영화음악계로 입성하기 전 서부극에서는 진중한 음악도, 휘파람 소리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엔니오는 그런 서부극에 오케스트라와 휘파람 소리, 코요테 소리 등 다양한 소리들을 엮어서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서부극의 소리를 창시한 사람이었다. 이처럼 그는 그 장르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일상의 소리들을 영화 음악으로 편입시키면서 계속해서 변주를 했고, 이를 통해 20세기 영화 음악이 다채로워질 수 있는 기반을 닦고, 발전시켰다.
영화 음악은 영화의 심리학이다영화 관상 속 수양대군의 등장씬은 아직도 회자될 만큼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장면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음악이다. 이정재가 그 음악을 자신의 등장씬에 쓰기 위해 개런티 일부를 포기하고, 그 금액으로 음악을 넣을 수 있었다는 풍문이 돌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만큼 현대 영화 속에서 사운드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이를 명확하게 캐치했던 인물이 바로 엔니오 모리꼬네였다.
그가 처음 영화 산업에 발을 들일 무렵, 영화 음악은 영화의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엔니오는 자신의 음악을 통해서 캐릭터의 감정을 때로는 더 부각시켜 표현을 하거나, 오히려 정반대의 감정을 제시함으로써 관객들이 캐릭터의 감정으로부터 조금 떨어져 객관적인 시각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끔 영화 음악을 작업했다. 그래서 영화 산업이 막 발전하던 시기 사람들은 엔니오의 음악 때문에 영화가 살았다라는 평이 자자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엔니오는 모든 영화의 시나리오를 파악하고, 감독과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이 생각한 영화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냈고, 그 결과 그의 500여 편의 영화 음악들은 대부분 박수를 받았고, 장르별로 한 획을 그은 음악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음악의 짧은 도입부만으로도 관객들을 사로잡으면서 그는 영화 속에서는 캐릭터의 심리를, 밖에서는 관객들의 심리를 모두 아우르는 명작들을 창조해냈다.
캐릭터를 분석하고 감정을 담아내는 요소로써 영화 음악의 중요성을 보여준 엔니오가 아니었더라면 과연 21세기 지금의 영화는 이만큼 청각적으로 다채로운 시기를 맞을 수 있었을까 싶다. 영화 음악의 방향성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하며 영화 음악의 다채로움을 불어넣던 그의 작업들은 앞으로 영화 음악사에 가장 기본이자 완성된 교과서로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가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언급하며 클래식의 위대함과 정통성을 찬양하듯, 엔니오 모리꼬네는 영화 음악에서 그들과 같은 존재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영화 엔니오 : 더 마에스트로는 타개한 그를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그의 열정을 느끼고, 그의 작업들을 돌아보며 그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상영시간표]
2023. 04. 29 16:00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238)
2023. 04. 30 16:30 CGV전주고사 1관 (342)
2023. 05. 05 13:30 CGV전주고사 1관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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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과 함께 돌아온 9월 넷플릭스 영화
지난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 보셨나요?
20·30대의 공감을 이끌어 공개 3일만에 국내 인기차트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넷플릭스 8월 공개 예정작을 알려드린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엔 선선한 바람과 함께 넷플릭스 9월 공개 예정작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번엔 장르, 국적이 다양하여 내맘대로 골라보는 9월 예정작!
함께 보시죠!
1. 낫 아웃
107분 ㅣ드라마
21.09.02 공개 예정
synopsis : 고교 야구부 유망주 광호는 프로야구 드래프트 선발에서 탈락한다.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원하는 광호. 하지만 광호의 선택은 동료들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만들고, 기댈 곳이 없어진 광호는 친구 민철과 함께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는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게 된다.
2. 저승까지 파티피플! [NETFLIX]
109분 ㅣ 멜로/로맨스, 코미디, 판타지
21.09.02 공개 예정
synopsis : 캐시의 인생은 언제나 파티였다. 짜릿한 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너무 일찍, 너무 갑자기 끝나버린 삶. 이제 그녀는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을 끝내야 한다. 저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
3. 더 큐어
146분 ㅣ 스릴러, 미스터리
21.09.03 공개 예정
synopsis : 록하트는 의문의 편지를 남긴 채 떠나버린 CEO를 찾아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웰니스 센터'로 향한다. 고풍스러우면서 비밀스러운 기운이 느껴지는 '웰니스 센터'. '록하트'는 그곳의 특별한 치료법을 의심스럽게 여긴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웰니스 센터'에 머무르게 된 '록하트'는 그곳에서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게되고, 비밀을 파헤치려 할수록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4. 올 마이 라이프 [NETFLIX]
92분 ㅣ 멜로/로맨스, 드라마
21.09.04 공개 예정
synopsis : 온 나라를 감동에 물들게 한 실화의 사랑 이야기에 영감을 받은 올 마이 라이프는, 절망적인 소식 속에서도 꿈꾸던 결혼식을 감행 하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린 커플 젠 카터와 솔 차우의 여정을 담고 있다.
5. 내부자들
130분 ㅣ범죄, 드라마
21.09.09 공개 예정
synopsis : 자신을 폐인으로 만든 일당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정치깡패 안상구. 비자금 파일과 안상구라는 존재를 이용해 성공하고 싶은 무족보 검사 우장훈. 그리고 비자금 스캔들을 덮어야 하는 대통령 후보와 재벌, 그들의 설계자 이강희.
6. 터널
126분 ㅣ 드라마
21.09.09 공개 예정
synopsis : 자동차 영업 대리점의 과장 정수는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히고 만다. 대형 터널 붕괴 사고 소식에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정부는 긴급하게 대책반을 꾸리지만 구조는 더디게만 진행된다. 지지부진한 구조 작업은 제2터널 완공에 큰 차질을 주게 되고, 정수의 생존과 구조를 두고 여론이 분열되기 시작한다.
7. 케이트 [NETFLIX]
106분 ㅣ 액션, 스릴러
21.09.10 공개 예정
synopsis : 무자비한 암살자로 키워진 케이트. 마지막이라 결심한 임무에 실패한다. 누군가 치명적인 독을 먹였기 때문. 죽음까지 남은 시간도, 복수할 수 있는 시간도 단 하루. 그녀가 질주를 시작한다.
8. 사냥감 [NETFLIX]
86분 ㅣ어드벤처, 스릴러, 드라마
21.09.10 공개 예정
synopsis : 하이킹 여행을 떠난 다섯 남자. 숲에서는 이따금 총성이 들려온다. 한 발, 한 발 총성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남자들은 뒤늦게 깨닫는다. 사냥꾼이 노리는 사냥감은 바로 자신들이라는 것을.
9. 나이트북 : 밤의 이야기꾼 [NETFLIX]
100분 ㅣ 가족, 판타지, 공포
21.09.15 공개 예정
synopsis : 무서운 이야기에 푹 빠져 지내는 소년 알렉스. 우연히 마녀의 집에 들어갔다가 갇혀버리고 만다. 매일 밤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마녀의 황당한 요구. 세상에 이런 마녀도 있나요?
10. 아버지는 산을 움직인다 [NETFLIX]
109분 ㅣ드라마
21.09.17 공개 예정
synopsis : 아들이 눈 덮인 산에서 실종됐다.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에 직접 산으로 향하는 전직 정보 요원 아버지. 아들을 찾기 위해서라면 못할 것도,두려울 것도 없다. 단, 포기만은 금물이다.
11. 침입자 [NETFLIX]
92분 ㅣ 스릴러, 드라마
21.09.22 공개 예정
synopsis : 꿈의 집에 살기 위해 시골 마을로 이사한 부부. 괴한의 침입 이후 아늑했던 집이 생지옥처럼 느껴진다. 침입자에 대해 조사하던 아내 앞에 던져진 소름 돋는 사실. 공포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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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스케이프 큐브> 예고편
눈을 뜨니 비좁은 통로 안에 갇혀버린 리사.
살기 위해선 함정을 피해 빠르게 탈출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 내에 나가지 못한다면 그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
딸의 환영까지 뿌리치며 그녀가 무조건 해야 할 것은 탈출!
과연 그녀는 무사히 통로를 탈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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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크레이븐 더 헌터> 메인 예고편
모든 것을 집어삼킬 최악의 포식자 등장🩸 12월, 그의 사냥이 시작된다 [크레이븐 더 헌터] 메인 예고편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