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06 12:10:48
2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아리 에스터 감독, 신작 <에딩턴> 올 여름 개봉 예정

아리 에스터가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 이어 A24와 다시 손을 잡았습니다. Variety에 따르면, 신작 <에딩턴>은 올해 칸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아직 칸 영화제 공식 초청
여부는 미정으로, 그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신작은 지난해 여름 뉴멕시코에서 이미 촬영을 마쳤으며, 호아킨 피닉스, 페드로 파스칼, 엠마 스톤, 오스틴 버틀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루크 그림즈, 디어드리 오코넬, 마이클 워드, 클리프턴 콜린스 주니어도 합류해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가 3,500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하였지만, 전 세계 흥행 수익이 1,200만 달러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던 아리 에스터가 과연 이번에는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받고 있습니다.
베르너 헤어조크 신작, 케이트&루니 마라 주연 확정

베르너 헤어조크의 신작 <Bucking Fastard>에 케이트 마라, 루니 마라 자매가 나란히 주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두 사람은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쌍둥이 자매 진(Jean)과 조안(Joan)을 연기할 예정입니다.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프리다와 그레타 채플린 자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며, 이들이 이웃 남성에게 지나친 집착을 보이다 결국 법원으로부터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사건입니다. 영화 제목 역시 법정에서 자매가 동시에 실수로 내뱉은 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출처: The Film Stage).
촬영은 올해 봄 아일랜드에서 진행 예정이며, 추가적인 줄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논픽션 영화의 거장, 프레더릭 와이즈먼 은퇴하나

<라 당스>,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를 연출한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이 최근 링컨 센터에서 열리는 그의 회고전을 기념해 IndieWire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은퇴를 암시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병을 앓았고, 지금은 에너지가 없다. 영화를 만들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데, <메뉴의 즐거움>을 마친 후, 몇 년 동안 기력이 떨어졌다.”라고 답했습니다.
프레더릭 와이즈먼은 70년 동안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으로, 가장 최근 작은 2023년에 개봉한 <메뉴의 즐거움-트와그와 가족>입니다.
넷플릭스 범죄 스릴러 <The Whisper Man>, 로버트 드 니로 출연 확정

로버트 드 니로가 넷플릭스와 AGBO가 공동 제작하는 <The Whisper Man>에 출연합니다.
제임스 애쉬크로프트가 연출 예정인 이 영화는 알렉스 노스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8세 아들이 실종된 후 도움을 구하려는 범죄 소설가인 주인공이 오랜 세월 연락이 끊겼던 은퇴한 형사인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위스퍼 맨(The Whisper Man)’이라는 별명을 가진 연쇄살인범과 관련된 오래된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인 촬영은 올해 봄 미국 동부에서 시작될 예정이라고 알려졌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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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 마시고 떠나라…하나가 될 테니
왓챠 오리지널 예능 <조인 마이 테이블>(6부작)에는 만나서 주로 먹고 마시고 구경하고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게 전부인데 예사롭지 않다. 그 발걸음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깨닫게 된다. 우리 사회에 가려져 있는 다양한 국가의 이웃과 가족들이 대한민국 곳곳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이주민들의 이야기이다.
이주민들은 대한민국의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은 왜 한국에 정착하게 됐을까. 대학 사제 간인 이금희 아나운서와 <대도시의 사랑법> <1차원이 되고 싶어> 등의 책을 쓴 박상영 작가가 진행자이자 관찰자로 나섰다. 이주민들이 각자 한국에 오게 된 사연, 자신들의 인생 음식을 담은 초대장을 받은 둘은 해당 이주민이 사는 지역을 여행하고 음식을 맛본다.
1화는 예멘 난민으로 2018년 제주에 정착한 이스마일씨가 주인공. 그는 이주민가정지원센터에서 난민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때는 예멘 식당에서 파흐샤(양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찌개)를 먹는다. 이스마일의 초대장을 받은 둘은 제주 무사책방에서 만나 여행을 시작한다.
그저 걷고 보는 여행이 아니다. 둘은 방문한 지역의 역사성을 짚어내며 동시에 이주민의 고향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눈다. 커피하우스에서 예멘 커피를 마시면서 2018년 자국 내전 때문에 500여 명의 예멘 난민들이 제주에 온 이야기를 꺼낸다. 박 작가가 "(예멘이) 단지 아랍국가라는 정보만 있으니까… 특히 예멘에 대해 사람들이 격렬했던 반응은 잘 몰라서, 우리가 아랍에 가진 선입견이나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오는 공포가 컸던 것 같다"고 하자 이 아나운서는 "두렵기 때문에 배타적으로, 인간의 최우선적 목표는 생명과 안전이기 때문에…"라고 말한다.
당시 예멘 난민에 대해 환영하는 의견도 컸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배타적인 시선도 많이 있었다. 둘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또 당시 예멘인들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이 논란이 된 일을 박 작가는 "난민에게 정보만큼 중요한 게 없다. 무전기처럼 생명줄인 것"이라고 잡아준다. 팩트체킹인 셈이다.
온평리 포구를 거닐면서는 제주 고, 양, 부씨의 시조인 삼신과 바다 너머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의 혼인 실화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이 아나운서가 "국제결혼의 시초?"라고 하자 박 작가는 "사실은 이미 우리 가정들이 다문화 가정"이라며 "(자신의) 충청도 어머니와 경상도 아버지가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다. (둘은) 같은 문화권이라고 볼 수 없다"라며 웃는다.
바로 여기에 <조인 마이 테이블>이 지향하는 시선이 담겨 있다. 태초에 인류가 탄생했을 때부터 수 없는 교류를 하고 만남을 주고받은 우리들이 결국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국가와 피부색과 언어와 생각은 다르더라도 우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것을. 그렇기에 국가 경계 너머의 누군가를 단순한 몇 갈래의 시선과 선으로 감히 나눌 수 없다는 것을. 진짜 중요한 건 서로 존중해야 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포용력이라는 것을 이 예능은 조용히 역설한다. 그동안 여러 매체에서 몇 가지의 뉴스와 사건들로만 비쳤을 이주민들의 진짜 이야기가 이 예능을 통해 빛을 낸다.
2화에서는 박 작가가 국내 최대 이주민 밀집 지역인 안산에서 다양한 외국어 간판이 가득한 거리를 걸으며 "글로벌에 와 있네요"라고 말한다. 3화에서는 이 아나운서가 BTS(방탄소년단)가 미국에서 상을 받으며 수상소감을 한국어로 한 사실을 전하며 "미국 본토잖아. 미국 사람들이 주로 (방송을) 보는 건데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거야. 이제는 그런 시대인 거지"라고 한다. 세심한 관찰로 하나하나 살펴볼수록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미 섞여 있었다.자칫 다큐멘터리처럼만 흘러갈 수 있었던 이 예능의 균형을 잡아주는 건 맛있는 음식 덕택이다. 보글보글 뚝배기에서 끓는 파흐샤, 프라이팬 기름에 척척 볶아진 나시고랭(동남아식 볶음밥),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서 몇 시간이나 푹 구워진 바비큐의 탐나는 비주얼과 침 고이게 하는 사운드는 이 예능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1화에서 파흐샤를 먹던 이 아나운서는 방송 끝에 이렇게 말한다. "평화는 다른 게 아니고 음식이고 사랑이야. 음식하고 사랑만 있으면 평화야" 딱 한 마디로 정리해주는, 모두에게 필요한 감수성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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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련된 신파와 영리한 전략이 만나면 생기는 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걱정을 딛고 일어선 <무빙>의 대성공
지난 2달간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 <무빙>은 600억 가량의 제작비,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인해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마냥 긍정적인 기대는 아니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디즈니+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팀이 없어졌다는 말이 들릴 정도였다.
<무빙>의 장르도 악재였다. 초능력자 히어로물은 더 이상 특별한 소재라 볼 수 없다. 초능력자를 이용하고 팽한 국가와 국가에게 복수하려는 초능력자의 갈등과 비극. 숱한 할리우드 작품에서 이미 여러 번 맛본 이야기다. <엑스맨 시리즈>가 그러했고, 넓은 범주에서 보면 <어벤져스> 시리즈도 비슷한 소재를 다룬 바 있었다.
하지만 <무빙>은 결과로 증명했다. 우려를 넘어서 기대대로 디즈니+의 구세주가 되는 데 성공했다. 구독자 수는 75%가 넘게 늘었고, 시즌 2 추진도 결정됐다. 달리 말해 <무빙>에게는 다른 디즈니+ 작품이 갖지 못한 매력이 있었다.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고,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소재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매력. 그 힘은 명백하다. <무빙>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가능한 세련되게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인의 최애, 가족 드라마
<무빙>의 외피는 히어로물이다. 하늘을 날고, 초인적인 오감을 지녔으며, 미친 듯한 회복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움직일 줄 아는 초능력자가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화려한 액션은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감추는 포장일뿐이다. 한 꺼풀만 벗겨 봐도 <무빙>이 본질적으로 가족 드라마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무빙>은 세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장주원(류승룡)-장희수(고윤정), 김두식(조인성)-이미현(한효주)-김봉석(이정하), 이재만(김성균)-이강훈(김도훈) 가족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마지막 결전을 향해 달려간다. 이들이 어떻게 국정원 요원이 되었고, 사랑에 빠졌으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떤 시련을 겪어야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그렇기에 <무빙>에서 초능력은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그저 가족을 비극에 빠뜨리는 트리거다. 액션도 쾌감보다는 애절함이 크다.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북한 측 초능력자 이야기도 맥락이 같다. 남한 측 초능력자와 같은 애환을 공유한다. 국가는 가족을 인질 삼아 초능력자를 강제하고, 조종한다. 초능력자는 자의에 반해서,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국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는 후반부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감이 있는 북한 측 인물들의 서사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전체 흐름에 녹아들 수 있는 이유다.
초능력자판 <국제시장>
사실 가족 드라마를 중심에 두는 스토리텔링은 모험수에 가깝다. 근래 트렌드에 역행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반응이 조금 다르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소한 국내에서는 가족애에 기반한 신파가 환영받는 분위기가 아니다. 김용화 감독의 두 작품, <신과 함께>과 <더 문>의 흥행만 비교해 보더라도 불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달라진 트렌드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무빙>은 달랐다. 다른 작품들이 모두 실패했지만, <무빙>의 가족 드라마, 신파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유는 세 가지다. 우선 뻔한 가족 드라마를 보여주지 않는다. 무작정 울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세대별로 공감하고 이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초능력자판 <국제시장>을 보는 듯한 스토리가 핵심이다. 극 중 부모 세대는 시대의 피해자다. 안기부에서 이용당하다가 버려지거나 범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들. 무장 공비 때문에 인생이 바뀌고 청계천 정비 사업에서 일상을 잃은 이들. 그들이 어떻게 한국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버텨냈는지를 들려준다. 그러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주인공과 가족의 서사 중 최소한 하나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다.
부모와 자식의 초능력은 다르다
그렇다고 <무빙>이 과거만 회상하며 눈물샘을 자극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국제시장>과 달리 <무빙>은 신파를 눈물을 자아내는 수단 그 이상으로 활용한다. <무빙>은 과거를 비춘 후,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산업화, 이념 전쟁, 민주화, 노동 인권 투쟁 같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한 기성세대의 경험이 어떻게 다음 세대로 이어져야 할지를 고민한다.
그래서 극 중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관계는 유독 흥미롭다. 이제 부모와 선생이 된 이들은 각자 나름대로 아이들을 키우려 한다. 그들은 자기 과거에 비추어 미래 세대를 통제하려 한다. 장주원과 이미현은 아이들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재만은 정시에 아들이 집에 오기를 기다린다. 악역도 마찬가지다. 국정원은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들의 초능력을 공장식으로 통제하고 길러내려 든다.
하지만 선역, 악역 가리지 않고 부모 세대의 교육은 전부 실패한다. 초능력이라는 유산을 다루는 세대 간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를 떨치지 못한 이들에게는 초능력이 저주다. 반면에 아이들 눈에 초능력은 상상을 가능케 하는 거대한 가능성이다. 첫사랑을 이루고, 집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단이다.
시의성 있는 신파
그렇기에 <무빙>은 망령에 사로잡혀 과거를 답습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부모 세대의 방식을 고집해서는 어느 쪽이든 같은 결말에 도달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선생과 학교에서 정한 길을 따라가다가 버려지는 전계도(차태현)의 삶만 있을 뿐이라고. 이는 초능력이라는 소중한 유산을 헛되이 날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각자 알아서 각성한 전계도와 아이들이 없었다면 해피 엔딩도 없었을지 모른다.
이는 <무빙>의 가족애와 신파가 세련된 이유다. 단순히 눈물을 자아내는 게 아니라, 눈물로써 공동체의 고민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직접적이지는 않아도, <무빙> 속 가족들의 고민은 현재 한국 사회의 불안과 맞닿아 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오히려 미래 세대의 발목을 붙잡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는 사회가 잘못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무빙> 속 가족애와 자연스레 결부되기 때문이다.
장르는 이렇게 섞는 거야
마지막으로 신파로 시청자로 끌고 가는 장르적 접근도 인상적이다. <무빙>은 처음부터 가족 드라마를 보여주지 않는다. 로맨스로 문을 열고,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은 후, 눈물을 자아내며 출구를 막는다. 특히 로맨스가 눈에 띈다. 로맨틱 코미디, 정통 멜로, 청춘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종합선물세트로 보여주면서 다방면으로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 1등 공신이기 때문.
특히 청춘 로맨스를 초반부에 배치한 게 신의 한 수로 보인다. 간과될 수 있지만, 근래 극장가에서는 1020 세대 중심으로 청춘 로맨스가 인기를 모은 바 있다. 21년 개봉 당시 관객 약 4만 명에 그쳤지만, 올해 재개봉해서 40만 명을 돌파한 <여름날 우리>가 대표적이다. 즉, 온라인상에서 초반 화제성을 불어 일으키는 데 최적화된 승부수였던 셈이다.
또 청춘 로맨스가 분위기를 돋우고, 이어서 부모 세대의 과거사와 로맨스를 등장시키는 순서도 영리했다. 몰입도와 화제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볍게 드라마에 유입된 후에는 각 커플의 개성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면 부모-자식 간의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거부할 틈도 없이 비극적인 가족사와 신파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시청자 니즈를 읽은 승부수
강풀 작가와 디즈니+가 선택한 공개 방식도 눈길을 끈다. <무빙>은 7화까지 한 번에 공개한 후 매주 2편씩 공했다. 마치 시즌 1을 몰아본 후, 곧장 시즌 2가 공개되는 듯한 독특한 느낌을 줬다. 이는 넷플릭스와의 차이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디즈니+ 플랫폼 자체 인지도까지 끌어올리는 일석이조처럼 보인다.
화제성 유지에 유리한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무빙>은 내용이 방대하다. 20화가 부족해 보일 정도로 다룰 내용이 많다. 만약 넷플릭스 스타일대로 시즌을 나눠서 공개했다면 지금만큼의 화제성을 담보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시즌을 기다리면서 답답하거나 감질맛만 났을 테니까. 최근 넷플릭스도 시리즈 한 시즌을 여러 파트로 나누어 공개하면서 화제성을 유지하려 애쓰는 중인데, 디즈니+는 <무빙>으로 한 발 빨리 답을 찾은 듯하다.
물론 단점이 없는 드라마는 아니다. 제작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만, CG 완성도는 분명 아쉽다. 특히 비행 장면에서 CG 장면과 일반 장면 간의 연결이 유독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짜임새도 문제다. 마지막 학교 액션 시퀀스는 클라이맥스 치고 맥이 빠지며, 인물들의 행적도 어색하다. 그렇다고 <무빙>의 성공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시즌 2에서 몇몇 아쉬움까지 지워주길 기대케 한다는 점에서 이미 제 몫을 다 했으니까.
Acceptable 무난함
망령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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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너를 사랑한다는 것
해길랍 (海吉拉, Hijra in Between, 2018)
개봉일 : 2021.03.31 (한국 기준)
감독 : 채밀결
출연 : 허광한, 요애녕, 임의잠
그저 너를 사랑한다는 것
해길랍(海吉拉, 히즈라). 여성의 성 정체성을 갖고 있는 생리적인 남성 계층을 뜻하는 말. 남자이면서 여자의 정체성을 가진, 남자이기도 여자이기도 한 사람.
처음엔 <해길랍>이라는 영화 제목의 뜻을 모르고 허광한 배우만을 바라보며 이 영화를 골랐더랬다. 예고편으로 공개된 영상들의 분위기도 그렇고, 시놉시스 상으로도 그렇고 당연하게도 달달한 첫사랑 이야기쯤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 영화는 당연함의 범위가 아닌 색다름의 범위로 빗겨나간다.
새로운 소재와 영화의 초반부의 결은 상당히 좋다. <해길랍>은 허광한이라는 배우를 보며 가장 먼저 기대하게 되는 이미지를 온전히 만족시켜주며 한순간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 새로운 소재와 다소 가파르게 마무리되는 결말은 끝내 진한 호불호라는 결과를 낳게 되어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 짧은 러닝타임의 탓도 있겠지만 초반부 로맨스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버린 느낌이랄까. 끝이 애매모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그냥 허광한을 보시라.. 말하고 싶다.
해길랍 시놉시스
등굣길 버스 안, 반짝이는 서로에게 반한 ‘탕셩’과 ‘완팅’은 가슴 뛰는 첫사랑을 시작한다. 서로의 세상이 되어가던 어느 날, 충격적인 사고로 ‘완팅’은 한 통의 편지와 ‘탕셩’만 남겨둔 채 곁을 떠난다. 몇 년 후, ‘탕셩’ 앞에 새로운 친구 ‘류팅’이 등장한다. 낯선 익숙함에 잊지 못했던 감정이 자라나는데…
* 아래 내용부터는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원탕셩과 완팅은 등굣길에 매일 같은 버스를 탄다. 서로에 눈에 띈 두 사람은 무방비로 첫사랑에 빠지고 벅찬 두근거림을 느끼며 서로를 알아간다. 하지만 완팅의 사고와 동시에 이들의 첫사랑은 깨져버리고, 끝나지 않는 그리움만이 남은 시점에 새로운 모습을 한 인연이 다가온다.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며 "이런 모습으론 널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하는 완팅과 "어떤 모습이든 사랑할게."라고 말하는 원탕셩. 상대방을 너무도 사랑하기에 사랑할 수 없다고, 사랑하기에 그마저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하는 두 사람. 결론은 다르지만 결국엔 '사랑'이라는 한 방향으로 향하는 이들의 마음이 온전하게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하나의 사랑을 향해 달려가던 중 커다란 갈림길을 만난 청춘의 흔들림이 미세한 진동을 타고 전해진다. 저주 같은 현실 앞에서도 너라는 사람을 사랑하기로 마음 먹는다는건 어떤 기분일까. 잘 상상되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랑의 모습을 보다.
모두가 지겨울 만큼 외쳐대는 사랑이란 건 무엇일까. <해길랍>은 청춘 남녀 3명을 통해 대부분의 사랑이 아닌 특별한 사랑을 그려낸다. 소심하지만 인연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착한 소녀 완팅,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진 완팅의 오래된 친구 시전, 용기 있게 첫사랑을 시작하고, 첫사랑을 잊지 못해 기다리고 있는 소년 탕셩. 세 사람은 아주 잠시지만 사랑의 라이벌이 되기도 하고, 빛나는 청춘을 함께 한 둘도 없는 절친 사이가 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감정을 선사하는 혼란한 사이가 되기도 한다.
우정이라 생각했던 감정이 사랑이 되기도 하고 사랑이었던 그를 향한 감정이 먼 거리감으로 변하기도 하고, 다시 용기를 내 한걸음 다가서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한다. 탕셩, 완팅, 시전은 우정과 사랑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영원할 거라 생각했던 사랑과 우정이 완팅의 변화와 함께 깨져버리고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던 각자의 정체성은 사정없이 흔들린다. 그리고 흔들림 끝에 만난 새로운 갈림길에서 세 사람은 용기를 짜내 마음이 이끄는 길로 향한다.
왠지 어색해진 사이 속에서 완팅의 변화는 사랑이란 감정을 더욱 명확히 정의해 줄 행운이었을지, 저주였을지 모르겠다. 이 이야기에서 단 하나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건, 세 사람 모두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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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엔딩이 아닌 새로운 챕터의 시작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나고, 얼굴만 바라 보고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때가 있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방금 데이트를 하고 집에 돌아와 또 전화기를 붙들고 밤새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 그 사람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냐고 묻는 말에 “그냥 좋으니까, 다 좋다.”고 대답했던 설레는 시간을 지나, 이런 점은 이유 없이 좋고, 저런 점은 제법 괜찮은 것은 같고, 그래도 참아 줄만한 단점과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바꿔 보고 싶은 그런 성격들이 대충 파악이 되었다고 말도 안되는 자만심으로 “이 사람을 알만큼은 알고 있지.” 하고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면 둘만의 관계는 나의 원가족, 그의 원가족까지 확대 되기 마련이고, 출산과 육아를 겪고 나면 둘의 우주는 더 넓어 진다. 넓어진 세계관 속에 놓여지고 나면, 내가 알만큼 안다고 생각했던 사랑하는 그 사람은 나의 생각과 다른 사람으로 바뀔 때도 있고, 가끔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상대방 뿐만이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은 모습들이 나타나 나 자신을 당황하게 만드는 일도 부지기수다. 사랑이라는 것은, 아니 결혼이라는 것은 새로운 관계의 시작일 뿐 아니라, 나를 다시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발견은 긍정적일 때도 있지만, 부정적일 때도 있다. 지금의 나는 누구일까? 지금의 나는 무엇일까? 끝없는 물음표 속에서 답을 찾아가고,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가끔 이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관계를 재정비 하고 바로 세우고자 할 때도 있다.
영화 <결혼이야기>는 뉴욕시에서 활동하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뮤지컬 감독 찰리 바버와 배우인 아내 니콜 바버의 이혼이야기이다. 둘은 아들하나를 둔 화목한 부부였지만, 시간이 흘러 결혼생활을 끝내고자 한다. 이혼 중재인을 찾아가 상담의 일환으로 서로의 대해 좋은 점을 쓴 글을 읽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이렇게 좋은 점들이 있지만, 결국 이혼을 선택한 부부라는 첫장면에서부터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현실적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후 진행되는 이혼의 과정은 더욱 더 현실적이다. 니콜이 처음에 말한 것처럼 서로 얼굴 붉힐 일 없도록 변호사 쓰지 말고 깔끔히 헤어질 수도 있었을 텐데…동료의 권유에 LA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여성 가정변호사 '노라'를 만난 니콜은 상담에서 찰리와 함께했던 지난날을 되새겨 보다 찰리가 매번 자신을 등한시해왔고, 내 생각이 매번 거절당한 것 같고, 심지어는 기획사의 무대 매니저와 바람핀 것 같다며 억울함을 토로하다 결국 노라를 변호인으로 고용한다.
그 이후 니콜은 마침 가족을 만나러 LA로 건너온 찰리에게 이혼서류를 건넨다. 니콜의 독단에 괘씸해진 찰리는 또 다른 실력파 변호사 '제이'를 찾아가게 되고, 제이는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자문하게 되고, 부담스런 수임 비용과 아들에게 끼칠 악영향을 생각해 단념하고 뉴욕으로 복귀한다.
하지만 노라가 찰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른 시일 내에 변호인을 고용하지 않으면 헨리의 양육권을 받아갈 수 밖에 없다고 재촉하면서, LA로 다시 넘어와 정중하면서도 회유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전직 가정변호사 버트 스피츠를 변호인으로 내세우게 된다. 양육권 소송에서 유리하기 위해 LA의 아파트를 임대해서 살게 되는 찰리.
애초에 이혼이라는 것 자체가 사랑했다 아름답게 헤어지며 서로를 응원해주는 관계가 되기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소송으로 약점을 내세우기 위해 서로의 나쁜 면을 모두 꺼내어 이혼으로 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고, 그 과정은 둘에게 또 다른 상처로 남게 된다. 사랑한 사람이 견딜 수 없는 사람이 되어 가는 것 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을까?
소송 중에도 문득 남아 있는 서로의 애정이 보이는 장면들이 있다. 상을 받은 니콜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하는 장면이나, 찰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니콜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들에서 ‘이렇게 까지 이혼해야 하는 걸까?’ 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니콜과 찰리 역시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찰리와 니콜의 이혼과정을 통해, 결혼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나의 인생과 너의 인생 그리고 아이까지 우리의 인생이 하나의 삶으로 완전하게 인정되며, 따로 또 같이 모두함께 행복의 순간을 누리도록. 나는 어떤 아내인가. 나는 어떤 엄마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돌아보게 만든다. 결혼이란 ‘두 사람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와 같은 엔딩이 아닌 새로운 삶의 형태의 시작이고 인생의 과정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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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 설계해서 대참사가 났네
'설계자'에서 빛나는 건 강동원의 '비주얼'이다. 이 말은 즉슨, 영화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설계부터 잘못해서 결국 대참사가 난 꼴이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요즘 개봉한 영화들에 비해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99분)인데 배우 라인업은 꽤나 화려하다. 강동원을 비롯해 이미숙, 이무생, 이현욱, 김신록, 탕준상, 이동휘 등 연기로는 날고 긴다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탄탄한 배우진이지만, 이 영화의 서사와 소재가 문제다. 팀플레이를 예상하긴 했지만, '선수 입장' 급의 구성으로 '영화 제작 시 하지 말아야 할 요소'를 저지르고 말았다. 소재도 마찬가지다. 부패한 공직자, 영혼을 판 기자, 비자금 논란 등 다른 작품에서 숱하게 다뤘던 소재이기에 기시감이 강하다. 그래도 살인 청부업자로 등장하는 강동원은 그나마 신선하긴 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스릴러 장르의 생명인 긴장감이 점점 느슨해지고 지루함이 짙어진다. 의뢰받은 건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같은 패턴이 계속 반복되는 데다, 받아들여야 하는 정보값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 그래서인지 대사도 투머치하고, 어느 시점부턴 극 중 유튜버들이 전기수처럼 전달한다. 심지어 이들은 비중 있는 것처럼 등장했지만, 막상 기능적 역할에 불과했다.
고증(?) 면에서도 허점이 많다. 초반에 제법 그럴싸하게 설계했던 살인과 달리 뒤에 벌어지는 일들은 우연이 일어나야만 성립되는 허술함이 드러난다. 그래서 반전을 주어도 크게 터지지 못하고, 결말 또한 허망하다. 이걸 보려고 99분이라는 시간을 할애했나 싶을 정도로 현타를 느낀다.
서사가 부실하니 캐릭터들도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쏟아지는 정보값에 비해 인물 간 관계성 또한 매력적으로 비치지 않는 속 빈 '깡통' 케미를 그릴뿐이다. 여러 질문과 의문점을 남기려 애쓰지만, 관객들에게 크게 와닿진 못한다.
'설계자'를 이끌어 갈 주연 배우 강동원의 장악력 또한 아쉽다. 영화 장르나 설정상 주인공에게 몰입해 그가 보고 믿는 것들을 따라가게 만들어야 했으나, 영화 속 영일의 생각과 반응을 따라가기엔 쉽지 않다. 맞지 않은 옷을 입어서인지 좀처럼 몰입할 수 없다. 그나마 이무생, 김신록만 눈에 띄었을 뿐, 다른 배우들도 존재감을 피력하진 못했다.
결국 '설계자'는 설계를 잘못한 바람에 부실한 공사로 인해 와르르 무너지는 대참사를 일으켰다. 게다가 음모론만 잔뜩 늘어놓고는 극을 마무리해 갑론을박만 일으켰다. 여기서 '갑론을박'은 좋은 의미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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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스터 헌터 / Monster Hunter, 2020
게임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는 흥행이 안된다는 징크스가 조금씩 깨지고 있습니다.
<수퍼 소닉>이나 <명탐정 피카츄>까지 성공하는 작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다음 후속작들에서도 이어나갈지는 모를 일인데요.
그런 점에서 <레지던트 이블>의 시리즈는 게임 원작 영화들에게는 가장 본받아야 하는 실사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2002년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총 6편의 영화로 나왔고, 특히 마지막 6편은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할 만큼 성공 사례로 남겨져 있는데요.
그렇기에 이들 부부가 작업하는 게임 원작의 영화 <몬스터 헌터>에 거는 기대는 컸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레지던트 이블>시리즈가 흥행은 성공했지만, 평가는 그에 반비례하기에 어느 정도 감안하고 봐야 합니다.
근데, 영화 <몬스터 헌터>는 영화의 호불호를 넘어서는 논란에 휩싸입니다.
북미 개봉에 앞서 중국에서의 개봉이 1일 만에 중단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양손으로 눈을 찢으며 "Chinese, Japanese, Dirty Knees, look at these."라고 운율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인종차별"이 포착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국에도 1억 달러를 넘긴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와 <소울>의 중국 흥행이 5000만 달러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고요.
그렇게, 북미에서 개봉해 현재까지 총 수익 $21,559,714로 제작비 6000만 달러의 절반도 못 벌고 있으니 마지막 후속작 예고를 머쓱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몬스터 헌터>를 그것도 IMAX로 본 느낌은 어땠는지? - 영화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한 사막에서 행방불명된 군인들의 행방을 조사하는 이들을 보여줍니다.
그러던 중, 뜬금없이 사막에 번개를 동반한 폭풍이 몰아치고 이에 빨려 들어가고 맙니다.
이곳이 어딘가 정리도 안되는 가운데 본적도 없는 괴물이 이들을 향해 공격하는데...
1. IMAX로 본다는 것에 영화관에 감사히 여기세요.
블로그에 있는 1년 전 오늘을 살펴보니 "코로나19"가 게시글에 나오는데요.
극장가에 "코로나19"가 덮치면서, 개봉이 줄어진 장르는 큰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장르입니다.
국내 영화에는 <백두산>이 마지막이고, 외화로는 최근 <원더 우먼 1984>가 있었지만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다시피 볼거리보다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죠.
그렇기에 관객들이 느끼는 "블록버스터"에 대한 갈증은 저에게만 있지 않을 겁니다.
해당 영화를 IMAX로 봐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몬스터 헌터> "시원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볼거리들을 빵빵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제목에서도 쓰여있듯이 괴물에 중점을 둔 영화는 외양 말고도 설정에도 신경을 썼다는 것이 보입니다.
마치, "좀비"가 출연하는 이야기에는 감염이 일어나는 조건처럼 괴물들의 규칙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데요.
그런 점에서 영화는 "디아블로스"는 땅에 있는 괴물이지만 진동이나 소리에 민감하고, "네르스큐라"는 햇빛에 약하고, "리오레우스"는 이번 끝판왕이나 불을 뿜는 준비가 약점들을 관객들에게 공지합니다.
이를 알려주므로 관객들도 해당 이야기에 점점 몰입시키는 것이죠.
2. 근데, 예상한 거라 조금 다른데?
그러나 영화는 전반전과 후반전에 보여주는 분위기가 달라 이에 맞춰나가는 것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극 중 초반은 괴물의 추격도 있지만, 극의 분위기는 "네르스큐라"라는 괴물이 주도합니다.
해당 괴물들이 나오는 장면들을 살펴보면, 거미처럼 먹이를 칭칭 감안두고 어두운 땅굴에서 사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특히, 어두운 땅굴에서 보여주는 시퀀스에서 "점프 스케어"도 종종 보여주니 "액션 영화"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꽤나 으시시한 "호러 영화"에 놀랄 겁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토니 자"가 맡은 "헌터"가 출연하면서, 달라집니다.
영화는 이들이 합심해 "디아블로스"를 잡는 과정으로 전개하는데, 이에 대한 드라마는 앞서 괴물의 설정보다 촘촘하지 못합니다.
말이 안 통해 서로의 입장을 말하지 못해 이후 싸우는 개연성까지 이해하나 이를 "초코렛"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당황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어리숙한 발음으로 "초코렛"을 하는 모습은 예전 한국전쟁에서 미군들에게 해온 "give me chocolate(기브 미 초코렛)"을 연상케합니다.
지나치게 예민하게 보는 것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논란이 있기에 그렇게 보이게 되더군요. 물론, 이런 과정들을 거친 영화 <몬스터 헌터>는 앞서 언급한 볼거리들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3. 역시, 이야기는 거들 뿐인가?
예상하지 못한 호러의 느낌과 순탄치 않은 전개를 끝내고 보여주는 <몬스터 헌터>의 액션은 기대했던 대로 보여줍니다.
원작 게임도 다양한 무기들로 괴물을 잡는 콘셉트라 주인공이 지난 쌍검을 제외하더라도 활, 태도 등 많이도 등장합니다.
근데, 이번 영화에서 게임과 달라진 점은 "이 세계"로 드나듬으로 현재 세계의 무기들까지 더해져 화끈한 폭발들을 연쇄적으로 보여주는데요.
초반 "디아블로스"에는 기관총과 RPG도 있지만, 자동차로 추격전이 대표적이며 이후 "리오레우스"와는 폭파되는 탱크와 헬기들이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이렇게, 큼직큼직한 볼거리에는 아쉬움이 없지만 한껏 인중을 찌푸리고 보는 이야기나 캐릭터들은 아쉬움이 생깁니다.
앞에서 보여준 논란 아닌 논란도 있지만, 이후 "영어"를 쓰는 "제독"과의 만남도 급하게 이뤄져 아쉬운데요.
아무래도, 게임과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이 세계의 설정 때문에 새로이 이야기들이 추가된 것이 보입니다.
하지만 깊게 다루지는 못할뿐더러 엔딩에서 보여주는 협업을 보아도 이들의 관계가 역시, 생각보다 깊지 않아 납득 가기가 어렵더군요.
그리고, 일명 '빻빻이"로 알려진 "접수원"과 게임에서도 밥해주는 고양이 "아이루"가 빠르게 퇴장한 것은 원작 팬들에게는 아쉬운 처사가 아닐까요. (무엇보다 "접수원"이 그리 이쁘게 나왔는데 말이죠)
※ 후속작에서 잡은 괴물을 미리, 공개하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처럼 끝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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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죽던 날] 리뷰:주제가 쉽게 와닿지 않았던 영화, 다소 장황했고 지루했다.
#내가죽던날#김혜수#이정은
저는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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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후겟츠 웨슬리> 스페셜 예고편
허구한 날 티격태격하는 결혼 5년차 부부 올리브와 클레이는 고민 끝에 이혼을 결심하고 반려견 웨슬리에게 사실을 말한다.
깔끔하게 헤어지는 줄만 알았던 것도 잠시, 두 사람은 웨슬리의 양육권을 두고 법정 싸움을 하게 되고, 법원에서는 반려견 행동 심리학자를 지정해 두 달 후에 누가 최종 양육권을 가질지 판결하기로 한다.
하지만 웨슬리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두 사람 앞에 반려견 행동 교정사 글렌이 나타나면서, 둘의 관계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데..
과연 웨슬리는 누구의 품에 안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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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버드 박스 : 바르셀로나> 공식 티저 예고편
2018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흥행 영화 《버드 박스》의 프로듀서들이 그 세계관을 더욱 확장한 《버드 박스: 바르셀로나》를 선보인다. 미스터리한 힘으로 전 세계의 인구가 급감한 후, 세바스티안은 바르셀로나의 황량한 거리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여정을 이어간다. 다른 생존자들과 불안정한 연합을 맺고 도시에서 탈출하려고 시도하는 세바스티안. 하지만 예상치 못한 더욱 사악한 위협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