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03 12:07:57
2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황금연휴 극장가의 승리자는?

개봉 첫 주 1위를 빼앗겼던 <히트맨2>가 누적 관객 수 190만 명을 돌파하며 <검은 수녀들>을 넘어서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현재 추이와 별다른 대작이 개봉하지 않는 극장 상황상, 손익분기점인 230만 명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은 수녀들>은 2위에 머물렀지만, 누적 관객 수 143만 명을 불러들이며 손익분기점인 160만 명에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앞서 160개국 선판매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 <검은 수녀들>은 해외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개봉 후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이라고 합니다.
한편, 동명의 대만 멜로 영화를 리메이크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수 35만 명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습니다.

북미에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선보인 <도그 맨 Dog Man>이 왕좌를 차지했습니다. <도그 맨>은 미국의 아동 그래픽 노블 시리즈 '캡틴 언더팬츠'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며, 개봉 전부터 입소문과 가족 관객층의 기대감으로 개봉 첫 주에만 3,6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2위를 차지한 SF 스릴러 <컴패니언>은 누적 수익 95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제작비가 1,000만 달러에 불과하여 흥행 수익은 양호한 편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로튼토마토 94% 등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소피 대처, 잭 퀘이드가 주연을 맡았고, 이상적인 커플이 친구들과 함께 떠난 호화로운 휴가 중 일어난 예상치 못한 사건을 다룬다고 합니다.
<무파사: 라이온 킹>이 순위권인 3위에 머무르며 여전히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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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_#5] 순수와 희망에 관하여 (with. 김시진 감독)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는 단편 영화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영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00:00 인트로 01:12 [대부]이야기 04:12 작가로서의 삶 05:53 [바다 저 편에] 이야기 14:59 아역배우 연출에 대하여 17:29 희망에 대한 이야기 21:29 순수함에 대하여 28:47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 43:29 괜한 이야기를 하였나…? 46:16 앞으로 이야기 47:42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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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종」리뷰ㅣ쫄보기자들과 바이럴에 낚였습니다...ㅣ랑종 후기ㅣ
? "랑종" 리뷰(*스포없음)
- 랑종 정보
장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페이크 다큐멘터리, 오컬트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각본: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제작: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원안: 최차원, 나홍진
- 랑종 스토리 시놉시스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낯선 시골 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 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리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랑종 #랑종리뷰 #랑종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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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더 서펀트>
[2021년 4월 2일 넷플릭스 공개]
- 살인자를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실제 사건에 기반한 <더 서펀트>는 끊임없이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찰스 소브라즈(골든글로브 후보 타하르 라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를 법정에 세우고자 전력을 다한 이들의 분투 또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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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tv+<파친코> 인사이드 스토리
더 나은 삶, 새로운 삶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한 여인의 고군분투와 불굴의 의지를 담아낸 대서사시 ‘파친코’ 그 제작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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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만 바라보다가 중요한 것을 놓쳐버린 사람들과 이 영화.
미지의 물체도 길들일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은 각기 다른 형태로 일어난다. 하지만 인간의 오만은 목숨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게 되고 그것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빨려들어 가는 상황을 보여준다. 어떤 것은 살아있음에도 죽어있는 것과 다름없는 느낌으로 나아가며 공포에 갇혔던 순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망가뜨려야만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인해 앞에서 보여주는 것들이 가려지며 우리가 어떤 것에 주목하고 있었는지 망각하게 만든다. 나쁜 기적의 경계에서 조차 자극적인 것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 속, 내가 보인다.
카메라에 의해 벌어지는 ‘관심’에 대한 시선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보여 진다. 벗어날 수 없는 시선은 어떤 이에게는 폭력의 수단이 되어버렸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어 각자 다른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에서 멈추지 않는 욕망은 인간을 압도하는 것을 카메라에 담으려 하면서 문제가 생기고 만다. 심지어 그 공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관객조차도 OJ의 생사여부보다 미지의 물체가 사진에 담겼는지에 대한 생기게 하며 바뀌지 않는 현실이 영화를 넘어 현실로 밀려들어온다. 소외된 이에서 소외된 이들을 주목하는 이질적인 요소들도. 해석해야 하는 영화는 좋아하지만 난해하고 무언가에 갇힌 세상을 해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의미 부여를 해야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이미 지루해져버린 서사를 살리기에는 모든 것이 희미하게 보여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게 했다. 특히 공포 영화로서 기대했던 부분들보다 ‘놉’에서 돋보이는 여러 설정들은 전작에서 보여준 것보다 덜 무서워서 아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다양한 시도를 통해 영화를 만들어오고 있는 조던 필 감독의 ‘놉’은 나에게 하늘을 올려다볼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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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포 기억의 소재만 부유한다
장기 기증자의 성격이나 습관이 수혜자에게 전이된다는 이른바 ‘셀룰러 메모리’라는 독특한 소재로 만든 한국 액션 스릴러 영화 나는 여기에 있다를 미리 감상하고 왔습니다. ‘불량남녀’, ‘브라더’ 등을 내놨던 신근호 감독이 연출을 맡고 그의 전작에도 출연했던 정진운이 최근 ‘리바운드’에 이어 배우 커리어를 이어 갑니다.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해 줄 흔치 않은 소재에서 비롯된 살인사건 속 범죄자와 형사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그럼 시사회를 통해 미리 만난 작품은 어땠는지, 짧게나마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심장 이식 수술 이력이 있다는데?”
과거, 살인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칼에 폐를 찔린 후 장기 이식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아난 형사 ‘선두’(조한선) 수사 일선에 복귀한 그는 연쇄 살인범 ‘규종’(정진운)을 쫓던 중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아승’(노수산나)을 통해 ‘규종’이 자신과 같은 공여자의 장기를 이식받은 것은 물론, 공여자가 과거 자신이 검거했던 살인자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예고편│Trailer
영제: I AM HERE│감독·각본: 신근호
출연진: 조한선, 정진운, 정태우, 노수산나, 정인기 외 多
장르: 범죄, 액션, 스릴러│상영 시간: 82분
국가: 대한민국│등급: 15세 관람가│평점: 평론가 2.0
제작: (주)미학인우주선│배급: 와이드 릴리즈
개봉일: 2023년 4월 12일
“번뜩이는 소재만이 존재한다”
‘셀룰러메모리’, 일명 세포 기억설로 불리는 장기 이식 수혜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공여자의 성격이나 습관이 수혜자에게 전이된다고 주장하는 유사과학을 바탕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중반부가 되어서야 형사 선두와 살인범 규종이 같은 사람에게 장기를 이식받았고 과거 선두 자신이 붙잡았던 살인자였다는 사실까지 이어지며 혼란을 야기합니다. 공여자가 같다는 동질감 속에 극명하게 갈리는 두 인물의 이질감으로 긴장 요소를 유발하고자 합니다. 배우로서 자리 잡아가는 정지운이나 ‘스토브리그’로 되살아난 조한선, 아역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한 정태우, 최근 ‘신성한, 이혼’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린 노수산나는 그 사이에서 나름의 역할들을 이행합니다.
맹점은 같은 공여자의 장기 기증에서 비롯된 사건이지만, 이야기의 깊이가 너무 얕게 깔려 있습니다. 저예산 제작의 문제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짧은 러닝 타임에 결말로 달려가는 모양새가 조각난 퍼즐처럼 흩어집니다. 세포 기억설을 가정한 유사 연대감의 드라마틱 함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범죄나 미스터리의 장르적 재미가 많이 무너져 몰입감이 좋지 않습니다. 현재 연기를 못하는 배우들을 찾기 힘든 충무로에서 시나리오상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는데, 특히 장기 기증 전문 코디네이터가 의학 서적이라도 뒤져서 실제 사례를 언급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고 디테일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분명 침체된 극장가에 활기를 넣어줄 다채로운 매력의 배우들을 자주 만나기 위해선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불분명한 장르 색채를 가지고 있다면, 관객들이 더 실망하고 외면할지도 모릅니다. 시사회로 먼저 감상하며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이 보임에도 아쉬움보다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던 것도 그런 부분이겠죠. 아무리 따져봐도 액션 대작 블록버스터 시리즈와 맞붙기에는 힘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ps. 시사회에서 어떻게든 재미를 찾아 전해드리고 싶은데, ;ㅅ;
한 줄 평 : 무색무취하게 이식된 장르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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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2021)
* 이 리뷰는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정보
감독: 오키타 슈이치 (요노스케 이야기, 모리의 정원)
출연: 다나카 유코, 아오이 유우, 히가시데 마사히로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138분
국가: 일본
노인에 찾아온 홀로 라이프, 자유를 통해 되돌아본 나의 과거
일흔 다섯의 노인 "모모코(다나카 유코)"는 남편 "슈조(히가시데 마사히로)"를 먼저 떠나보낸 후, 홀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하고 도서관과 병원을 순회하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삶은 특별함이나 흥미로울 것이 전혀 없다. 모모코에게는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는데, 아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고 딸도 함께 살고 있지 않아 그녀는 줄곧 혼자다. 그래서인지 영화 초반의 모모코는 어딘가 아프고 우울해 보인다.
말년에 혼자가 된 사람들의 외로움을 반영하듯 모모코의 혼잣말, 또다른 자아를 의미하는 듯한 세 남자의 환영이 등장한다. 이들과 모모코의 대화는 곧 내적 대화를 의미하며 그녀가 과거를 회상할 때마다 이들이 나타난다. 모모코는 정략결혼을 피해 고향에서 도시로 도망온 자신의 과거부터 남편과의 연애, 결혼 생활 등을 떠올리며 삶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현재의 자신을 다시 마주한 지금, 그녀는 자신의 뜻대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편집, 의식의 흐름에 따른 회상의 연속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70대의 모모코 역할을 연기한 '다나카 유코'와 20대 시절을 연기한 '아오이 유우'가 교차되어 등장한다. 과거 회상 장면들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기 보다는 무작위로 떠오르는 모모코의 기억이 의식의 흐름처럼 흘러가기 때문에 전개 방식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20대의 모모코는 정략 결혼을 뿌리치고 가족과 고향을 버려둔 채 무작정 짐을 싸서 도쿄로 떠났다. 196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분명 신여성적인 행동이었고 그녀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꿈꾸며 일자리를 구하고 주도적인 삶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게 하는 슈조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버렸고 결국 자신의 꿈을 뒤로한 채 사랑을 택한다. 신여성으로서의 삶을 꿈꿨던 그녀는 결국 평생을 주부로 살았고, 남편이 죽은 후 비로소 해방감을 느꼈다는 것으로 보아 그녀의 인생이 마냥 행복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오이 유우'와 '다나카 유코'는 주체적인 성향의 모모코와 수동적인 현실 삶에 무력화 된 노년의 모모코를 대비토록 하며 모모코가 걸어왔을 세월의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 젊은 시절의 모모코가 굉장히 밝고 적극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일깨워 줌으로써 과거의 퍼스널리티를 잃은 현재의 모모코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함께 불러일으킨다.
긴 러닝타임 속 다소 지루한 전개
본작은 취향을 강하게 탈 만한 영화다. 일본 영화 특유의 오글거림과 유치한 감성이 깃들어 있으며 전개 속도도 굉장히 느리고 시종일관 잔잔하다. 특히나 모모코의 머릿 속에서 벌어지는 판타지 어린 장면들은 일본식 B급 코미디의 성격이 강한데, 해당 시퀀스가 등장할 때마다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졌다. 평이한 전개 속 양념과 같은 역할을 해주기 위해 가미된 장면들이었을 테지만 적어도 내겐 작위적이고 재미도 없었다.
70대 노인이 자신이 여태껏 살아온 흔적들을 돌아보고, 외로움을 견뎌내 가는 과정은 작품의 느린 전개를 동반한다. 이 자체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지루해질 수 있는데, 2시간 2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으로 인해 따분함은 배로 늘어난다. 시퀀스 하나하나가 길게 늘어지고 불필요한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굳이 러닝타임을 이렇게까지 길게 설정해야 했는지 의문점이 생겼다. 전개가 늘어지기 때문에 감동이나 여운을 느낄만한 스토리가 있더라도 감성에 젖어들기가 쉽지 않다.
고령화+1인 라이프 시대, 당면한 미래의 모습들
영화 줄거리 자체에 대해서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영화 전반에 걸쳐 흩뿌려진 일본식 감성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다만, 주인공 모모코가 처한 삶의 모습은 고령화 시대로 향하고 있는 현 사회의 양상과 굉장히 밀접하게 맞닿아 있음은 물론, 현재의 젊은 세대가 노인이 되었을 때의 삶을 맛보기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유발한다. 실제로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노년의 나이에 이르렀을 때, 모모코와 같이 외로움과 무의미한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물론 모모코처럼 가족과의 시간을 오래 보낸 후에 혼자가 된 것이 아닌 젊은 시절부터 1인 라이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노인이 됐을 때의 우울감이 적을 수도 있지만 젊은 사람이 혼자 사는 것과 나이 든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고 본다. 극 후반부에 새로운 결심이라도 한듯 취미를 찾아가고 삶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모모코의 모습은 고령화 시대 속 그와 비슷한 심리 상태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태도에 대한 변화를 자극한다. 물론, 현재의 내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변화를 위한 의지를 발휘할 힘이 남아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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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최근 키아누 리브스가 <존 윅 5>에 대해 “그 캐릭터는 죽었다.”라고 속편에 대해 답변한 것과 상반되게 제작사 라이온스게이트는 현재 <존 윅 5>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라이온스게이트는 <더 크로우>, <보더랜드>, <메갈로폴리스> 등 대형 흥행 실패를 겪어, 북미에서만 2억 달러를 벌어들였던 <존 윅> 시리즈(<존 윅 4>)를 제작하지 않기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편, 라이온스게이트는 현재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HBO/HBO Max 오리지널, 쿠팡플레이에서 본다
<석세션>, <하우스 오브 드래곤> 등 HBO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다시 국내에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쿠팡플레이가 국내 독점 제공으로, 오는 3월 21일 금요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쿠팡플레이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콘텐츠 파트너십을 맺어 HBO/HBO Max 오리지널 콘텐츠와 워너 브라더스 픽쳐스의 콘텐츠들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세이디 싱크, <스파이더맨 4> 출연 확정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로 큰 인기를 얻은 배우 세이디 싱크가 <스파이더맨 4> 출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톰 홀랜드와 함께 주연을 맡은 세이디 싱크가 <엑스맨> 시리즈의 대표적인 캐릭터 ‘진 그레이’를 연기할 것이라는 가설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과연 그가 맡게 될 캐릭터는 무엇일지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작품의 연출은 <샹치>의 감독 ‘데스틴 크리턴’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애프터 양> 코고나다 신작, 북미 개봉 연기
전작 <애프터 양>으로 호평받았던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 <A Big Bold Beautiful Journey>가 북미 개봉일을 연기했습니다.
애초 2025년 5월 9일 개봉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9월 19일로 개봉일이 연기되었습니다.
마고 로비와 콜린 파렐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의 자세한 줄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결혼식에서 만난 낯선 두 사람이 GPS에 의존한 여행을 함께 떠나는 이야기라고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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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꽃은 크리스마스 눈처럼 자유의 씨앗을 흩뿌렸다, <전장의 크리스마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기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출처 : CGV
우리는 서로 적이었지만, 우리는 모두 인간이었다!제2차 세계대전, 인도네시아 자바섬.무사도 정신을 맹신하는 일본군 대위 요노이는포로수용소에서 영국군 소령 잭 셀리어스와 마주하게 된다.사형 직전의 잭을 자신의 수용소로 데려온 요노이는알 수 없는 매력에 끌리면서도 그의 자유분방한 태도에 끊임없이 갈등한다.한편, 유일하게 일본어를 구사하는 영국군 중령 존 로렌스는영국군과 일본군, 양측 사이에서 중재를 시도하지만,수용소의 분위기는 점점 격화된다.전쟁의 포로이자 인간으로서의 모습 사이에서 고뇌하는 이들.과연 전쟁터 한가운데에서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일어날 수 있을까?/
우선, 이 영화를 있게 한 제목과 대표곡에 드러나 있는 '크리스마스'라는 키워드는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의 중심 메타포가 아니다. 물론 크리스마스 자체의 상징성에 기대어 주요한 메시지가 더욱 강조되는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나는 이 영화를 알기 전부터 대표곡 'Merry Christmas, Mr. Lawrence'를 수도 없이 반복해 재생한 기억이 있었고, 어린 시절임에도 곡의 멜로디를 들으면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몰려오고는 했다. 그리움, 슬픔? 그렇다면 무엇이 그립고 왜 슬픈 것일까? 지금에 와서는 쉽게 떠오르는 질문도 만들어내지 못할 정도로 미성숙했던 그때의 나조차도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이 곡이 지닌 수많은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출처 : CGV
국내 첫 정식 개봉인만큼, 리뉴얼된 포스터는 심하게 아름다웠다. 색상의 혼합을 활용한 것도, 약간은 빛바랜듯한 배경의 질감도, 철조망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도, 특정된 두 장면이 가지는 의미도. 작품을 직접 감상하기 전부터 직관적인 아름다움에 이끌려 취향이 아닌 '전쟁'이라는 소재에 매력을 느낄 정도였는데, 감상한 후에는 그 마음이 더 커져 서울에서 파주까지 보위의 개인 포스터를 얻으러 가기도 했다. '전쟁', 나는 전쟁이라는 특수성 짙은 배경으로 소재를 갖는 영화는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인간성이 보장되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이기에 잔인한 장면이 동반되고 근본적인 불쾌감을 일으키는 부분을 굳이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 포스터 디자인에 홀려 보러 갔을까? 아니다. 83년도에 제작된 영화가 지금까지 회자되고 정식 개봉을 이루어낼 만큼 부정할 수 없는 어떠한 이유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감상하고 배우는 입장에서, 긴 시간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그 이유를 직접 알아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 때마침, 아트나인에서 GV를 진행하는 회차가 있어 전문가들의 설명을 통해 더욱 확실하게 납득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리고, 영화는 기대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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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장센
필름 특유의 빛바랜, 알록달록한 색감이 전반적으로 깔려 있어 눈이 즐거웠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몇 있는데,
사형 선고를 받기 전 셀리어스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외출 준비를 하고, 누군가와 단조로운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 장면이다. 비인도적인 대우를 받는 숱한 상황들 가운데에서 굳건하게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기억하고 지키는 듯해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왔다. 의미심장한 노래도, 능청스러운 연기도 매력적이지만 특히 위 사진처럼 담배를 피우는 척하고, 담뱃재를 털고, 바닥에 던져 발로 짓이기는 행동이 바닥에 묻은 흰색 자국(마치 담뱃재처럼 생긴)으로서 한 씬을 완성시키는 흐름이 매우 취향이었다. 정갈한 발걸음으로 프레임 아웃하며 액팅이 마무리되는 일련의 행위들은 예술 그 자체였다.
출처 : CGV
그 직후, 사형 집행을 받는 보위가 결박되고 일본군이 안대를 씌우는 장면이 나온다. 셀리어스는 당당한 눈빛으로 이런 것 씌우지 않아도 된다며 저항한다. 손이 묶여 있는 바람에 고갯짓만으로 그들의 행동을 저지해야 하는데, 그 몸짓과 눈빛이 겹쳐져 보는 이로 하여금 오묘한 감정을 갖게 한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잭 셀리어스'라는 사람으로 존재하는 그 자긍심이 매력적이다. 셀리어스의 뒷모습이 보이며 사격 개시의 정렬을 맞추는 일본군들의 무빙도 굉장히 정갈하다. 기계의 움직임처럼 군더더기 없는 액팅과 여백을 적당히 활용한 인물의 배치가 심각하게 아름다워 실제로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2. 캐릭터
드용&가네모토(맨처음의 두 군인) / 로렌스&하라 / 셀리어스&요노이
극 초반 씬들에서 세 가지 주요 관계성이 모두 제시된다. 두 군인이 지닌 의미는 초반에, 하라와 로렌스는 중반에 드러나며, 셀리어스와 요노이는 후반부에 드러나면서 극의 진행이 마무리되는데, 관계성이 지닌 의의를 제외하고서도 각 캐릭터들의 특성이 굉장히 촘촘하게 짜여 있어 2시간 가량의 스토리가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각자의 서사가 완벽하게 묘사된다.
출처 : 미디어캐슬
우선, 데이비드 보위로서 표현된 '잭 셀리어스'가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너무 미학적이다. 위 사진은 그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다. 군사재판이 열리면서 공간과 인물의 정보를 동시에 제공해야 하는 복잡한 씬이기 때문에 첫 장면을 롱샷으로 잡았으리라 판단된다. 그럼 자연스럽게 각 인물에 대해 집중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정보값을 판단하고 앞으로 흘러갈 씬을 파악하게 되기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중심에 위치하여 뒷모습만 보이고 있는 보위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눈을 뗄 수가 없다.
출처 : CGV
GV에서 듣기로는 셀리어스 역에 유력했던 배우가 한 명 더 있었는데, 너무 여지 없이 잘생긴 외모라서 캐스팅이 불발되었다고 한다. 이후 감독은 보위와의 캐스팅 여부를 결정하고자 하는 미팅 직전, 그의 연극을 먼저 관람하며 그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 속으로 캐스팅을 확정 지었다고 한다. 영화 이전부터 보위가 쌓아 온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그의 외모가 지닌 오묘한 매력을 증폭시켰다고 생각한다.
'요노이'의 첫 등장은 군사재판이 아닌 드용과 가네모토가 일본군에게 잡혀 존엄성을 짓밟히는 장면에서 나온다. 문제에 대해 제대로된 전후상황도 살피지 않고 하라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가네모토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요노이는 마치 '해결사'의 위치처럼 여겨진다. "폭력적인 하라와 달리 요노이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자연스럽게 그렇다,는 답변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요노이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군사재판에서 더욱 굳어진다. 말 안 통하는 극우주의자들과 달리, ‘군사재판’이라는 성격이 뚜렷한 장소에서 차분하고 논리적인 질의응답을 통해 셀리어스를 옹호해주는 씬으로 캐릭터 설명을 대신한다. 그러나 점점 드러나는 그의 실체는 일본의 역겹고 비상식적인 습성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보수적인 아집의 상징인물이었다는 사실에 빗대어, 요노이는 셀리어스에게 특별한 감정을 지니고 있었음을 감독은 꽤나 명확하게 드러내고 강조했다고 본다.
출처 : CGV
셀리어스가 드용의 죽음을 기리는 꽃과 일본군에 저항하는 만두를 배부하고 독방에 수감되면서, 요노이는 매일같이 순찰이라는 명분으로 그를 찾아갔다. 값이 꽤 나갈 것 같은 카펫을 들고. 매일밤 둘은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갑작스레 찾아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로렌스와 함께 탈출한 셀리어스는 요노이를 마주하고 왜 물리적인 충돌을 감행하지 않았을까? 불의를 그냥 넘어가지 않고 언제나 당당함으로 무장한 그가. "나만 이기면 자유인데 왜? 왜 싸우지 않지?" 절망하는 듯한 요노이의 대사에 이어 즐거운듯 미소를 보이고 칼을 내려놓는 셀리어스의 감정이 과연 어떤 형태였을지는 미지수일 것이다.
출처 : CGV
윈체스터 학교 출신의 '로렌스'는 포로로 잡힌 영국군 중 유일하게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 때문에 일본군 주요 인사인 요노이와 하라에게 자주 대화 상대로 불려가고는 한다. 중요한 결정에 있어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영국군의 리더는 로렌스에게 어느 학교 출신인지 물어보고, '윈체스터'라는 대답을 듣고는 비웃음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당시의 '윈체스터'는 귀족으로서 세상 물정 모르고 어딜 가나 아부하는 일종의 기회주의자와 같은 특성을 시사했다고 한다. 따라서 로렌스는 스스로의 신념을 중시하고 굳건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덕목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전장에서 정반대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인물로 설정된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극중 결정적인 상황에서 옳은 목소리를 내는 건 로렌스 뿐이다. 일본의 악습을 향해 '아닌 건 아니다' 명확하게 반대의사를 펼치는 것도, 셀리어스의 독단적인 행동(그러나 옳은)에 대해 옹호하는 것도, 부당한 대우의 개선을 바라고 행동하는 것도 전부 로렌스이다.
왜 제목도, 극의 플롯도 로렌스를 대상으로 했을까? 보통은 주연 캐릭터와 연관된 장면으로 엔딩 시퀀스를 구성하기 마련인데 그저 조력자인, 혹은 그들만의 개별적인 서사가 뚜렷하게 존재하는 캐릭터로 시작과 끝을 맺었는데도 의미 전달이 확실하고 주연 캐릭터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점이 매우 감탄스럽다.
3. 상징
'상징'은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들 중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파트이다. 특정 사물과 상황으로 비유하여 극의 깊이감과 레이어를 더하는 방식은 나에게 보다 강력한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전장의 크리스마스>에서 집중할 상징은 당연하게도 '크리스마스'이다. 산타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나아가 현대에서는 서로의 마음이 담긴 선물을 주고 받는, 누구나 행복감을 느꼈으면 하고 또 그만큼 상대에게 무언가를 베풀게 되는 그러한 날이다. 그렇다면 '전쟁 속 크리스마스'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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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가장 폭력적으로 휘두르는 하라는 억울하게 독방에 갇힌 셀리어스와 로렌스를 본인의 임의로 풀어준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불러 술에 취해 살짝 들뜬 말투로 'Father Christmas(파더 크리스마스)'를 언급한다. 말그대로 '산타'이다. 박애주의와 인류애의 상징, 산타가 되고자 했던 하라. 전쟁 속에 존재하는 크리스마스는 어떤 형태인가? 이 질문은 무조건적인 호의와 애정을 담고 있는 크리스마스는 그 정반대의 대척점에 서 있는 반인륜적인 전쟁에서는 누명을 쓴 누군가를 도와주는 정도,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지만 그럼에도 상황적 제약으로 인해 쉽게 실천할 수 없었던 정의로운 '선행'을 베푼 하라의 모습으로 대답을 대신할 수 있을 거 같다. 인간성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정상성으로 일컬어지는 행위를 감히 '실현'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전쟁 속 크리스마스가 발현되는 한계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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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어스가 요노이에게 씨를 뿌렸고, 우리는 그 곡식을 거두는 거 같다”
위 문장은 종전 후 전범국의 주요 인사들이 사형 당하고, 그중 하나인 하라 또한 사형을 목전에 앞둔 어느날 밤 로렌스가 면회온 씬에서 나오는 대사이다. 셀리어스가 요노이에게 자유의 씨앗을 심은 것은 각자의 속에 어떤 것이 뿌리내린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꼴을 자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을 것이다. <전장의 크리스마스>는 일본군을 토대로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일본 사람들은 적에게 잡히면 절대 내 이름을 얘기하지 않아' '우리 일본 사람들은 절대 패배하지 않아' '이미 일본을 위해 영혼을 바쳤고 죽음을 각오한 목숨이야' '우리 일본 사람들은...' 전체성에 잡아먹혀 거짓된 자긍심을 고수하고 할복자살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하라와 요노이, 그리고 이를 따르는 수많은 일본군들. 이러한 메시지는 비단 과거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지금의 우리는 체제에 순응하려고 태어났는가? 정녕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 파고들고 사유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4. 노래, 사운드
현대에 와서 리마스터된 ‘Merry Christmas Mr.Lawrence’는 부드러운 음율이 돋보이는 반면, <전장의 크리스마스>에서 처음 세상에 나온 ‘Merry Christmas Mr.Lawrence’는 투박한 음질이 오히려 더 감정을 증폭시킨다. 특히 오리지널 버전만이 지닌 강하게 내려찍는 느낌이 작품의 오프닝 시퀀스와 조합되며 더욱 그 느낌이 좋았다. 이와 견줄 정도로 귀를 사로잡았던 OST가 또 있는데, 바로 'Sowing the Seed'이다. 일반적인 극영화에 사용될 만한 느낌이 아닌, 오히려 애니메이션처럼 극적인 장면들에 쓰일 법한 구성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보편적인 음악이 아니었기에 전혀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크리스마스'의 고유한 이미지를 몽환적으로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영화 자체도 잘 만들어졌지만 음악을 통해 완벽한 결과물이 되었다고 느꼈다.
출처 : CGV
OST 외에도 음향 자체에 집중할 만한 장면들이 꽤 있었는데, 그중 스스로 죽음을 택한 일본군의 장례를 빌어주는 장면을 언급하고 싶다. 일본군의 반복적인 구타로 인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로렌스가 일본식 정좌를 애써 해내려는 모습, 비논리와 비상식을 자백하는 거나 다름 없는 요노이와의 대화, 격앙되는 감정 속 장례지도를 끊임없이 진행하는 하라의 무감정한 목소리가 배경으로 깔리고, 그 모든 요소가 조화롭지 않아서 오히려 매력적이었다.
5. 일본
사실, 나는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감독이 누구인지, 전작은 무엇인지, 제작 비화가 따로 있는지 등 관련 정보를 전혀 찾아보지 않고 극장에 들어선다. <전장의 크리스마스> 또한 감독이 일본인인줄 모르고 봤을 정도이니 가늠이 되실 거라 생각한다. 워낙 유명한 데이비드 보위와 사카모토 류이치가 만난 작품이니 그저 동양과 서양의 합작이겠거니 싶었는데, 로케이션과 배우, 제작들이 여러 인종으로 섞여 있을 뿐 감독 자체는 일본인이었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일방적인 침략을 일으키고, 지금에 와서도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만행들을 자행했으며, 현대까지도 그 잘못된 방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마냥 평범한 관점으로 감독과 작품을 바라볼 수 없었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눈에 불을 켜고 옳지 않은 대사나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웠음에도 잘못되었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거의 없었다. 후반부의 로렌스 대사 중 하나가 일본인을 옹호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잘못된 것을 옳다고 말하는 식의 비약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감독이 회피하지 않고 일본의 고질적인 악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씬들이 여럿 있었다. 극 자체가 조선인 가네모토와 네덜란드인 드용의 떳떳하게 말할 수 없는 애정으로 구성되는 시퀀스로 시작하는 만큼, '동성애' 즉 기본적인 인권이 짓밟히고 일본인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양상을 스스럼 없이 보여주며 강조하고 싶었던 의도로 보인다.
그 시대인 걸 감안하고 요즘 시대를 기준으로 생각해봐도 여러 의미에서 앞서 나간 작품인 건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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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의 피로 얻은 산 자들의 자유를 빼앗길 뻔한 날, 12월 3일, 이 작품을 감상하게 되었다. 인간성이 말살되는 공간인 전쟁에서, 크리스마스의 눈처럼 자유와 평등을 흩뿌리고자 했던 영화. 감독 오시마 나기사는 전쟁의 상황적 배경에서 어떤 포인트에 집중하고 싶었는지 확실하게 드러냈고, 그 제작자의 의도는 동성애를 첫 대목에 위치함으로써 사람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의지와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의 잔혹함을 극대화한다.
고전영화의 특징일까? <전장의 크리스마스>는 기교가 없고 모든 장면과 시퀀스가 매우 깔끔하고 정확하다. 담고자 하는 의미가 그대로 보이며, 컷과 컷의 연결점 또한 의도가 명확하다. 그러나 보위의 이미지와 류이치의 음악의 조합이 요즘 영화들의 화려한 스타일을 넘어서서 기교를 부리는듯 착각을 일게 한다.
다만, 모든 요소가 수려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작품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의 창작 방향성을 잡아나가려고 하는, 말 그대로 발아하기 직전에 모여 만들어진 작품인만큼 작품이 담아내고자 하는 메시지에, 투박하지만 보다 순수한 열정이 깃들어 이런 복합적인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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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2주 전부터 엄청난 예매율을 자랑했던 <오펜하이머>! 하지만 어제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오펜하이머>를 제치고 예매율 1위를 기록했습니다. 또 북미에서는 <바비>는 승승 장구중인데요. 이외의 영화 핫한 소식들 같이 만나러 가보실까요~?
<콘크리트 유토피아>, <오펜하이머> 밀어내고예매율 1위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예매 관객수 17만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다음 주 공개되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에 예매 순위에서 밀려나
2위에 머무르다가 전날 예매 순위 최상단을 차지했습니다. 현재 추세라면 개봉일에 무난히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를 거로 예상됩니다. 영화는 오는 9일 개봉예정입니다
<바비> 누적 매출 10억 달러 여성 감독 최초 기록
<바비>는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면서 전세계 누적 매출액 약 10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공개된 영화 중 누적 수익 10억 달러를 넘긴 작품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바비> 2편입니다. 또 <바비>는 역대 여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 최초로 매출액 10억 달러는 넘긴 작품이 되었습니다.
<밀수> 300만 돌파, 400만 향해 순항
<밀수>가 30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13일째 366만명을 기록했습니다. 2주째 정상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주중 손익분기점 400만을 가뿐히 넘길것으로 전망합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열리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해양범죄활극입니다.
<달짝지근해: 7015> 유쾌한 웃음과 사랑을 전하는 영화
김희선은 “우리나라에서 유해진씨 안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로맨스 상대역이 저라고 했을 때 고민도 안 했다”고 밝혔습니다. 유해진은 “시나리오가 되게 재밌었고 어떻게 보면 성인 버전의 소나기 같은 느낌도 있어서 훈훈함도 줄 수 있겠구나”해서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비공식 작전>, <더 문> 사실상 참패
<밀수>가 개봉 2주차 주말에 1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모으며 누적 관객수 360만명을 넘기면서
순항한 반면 <비공식 작전>과 <더 문>은 개봉 첫 주 주말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습니다.
<비공식 작전>은 44만명 <더 문>은 18만명이 보는데 그펴 4위에 머물렀습니다.
누적 관객수는 각각 70만명, 36만명 입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태풍 영향으로 개막식 장소 변경
충북 제천시와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카눈의 한반도 상륙 예보에 따라 오는 10일 제천 청풍랜드 특설무대에서 제천시 화산동 제천체육관으로 변경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제천지역은 강풍반경에 들면서 9~10일 제천을 비롯한 충북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릴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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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_#5] 순수와 희망에 관하여 (with. 김시진 감독)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는 단편 영화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영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00:00 인트로 01:12 [대부]이야기 04:12 작가로서의 삶 05:53 [바다 저 편에] 이야기 14:59 아역배우 연출에 대하여 17:29 희망에 대한 이야기 21:29 순수함에 대하여 28:47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 43:29 괜한 이야기를 하였나…? 46:16 앞으로 이야기 47:42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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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종」리뷰ㅣ쫄보기자들과 바이럴에 낚였습니다...ㅣ랑종 후기ㅣ
? "랑종" 리뷰(*스포없음)
- 랑종 정보
장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페이크 다큐멘터리, 오컬트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각본: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제작: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원안: 최차원, 나홍진
- 랑종 스토리 시놉시스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낯선 시골 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 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리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랑종 #랑종리뷰 #랑종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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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더 서펀트>
[2021년 4월 2일 넷플릭스 공개]
- 살인자를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실제 사건에 기반한 <더 서펀트>는 끊임없이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찰스 소브라즈(골든글로브 후보 타하르 라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를 법정에 세우고자 전력을 다한 이들의 분투 또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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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tv+<파친코> 인사이드 스토리
더 나은 삶, 새로운 삶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한 여인의 고군분투와 불굴의 의지를 담아낸 대서사시 ‘파친코’ 그 제작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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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만 바라보다가 중요한 것을 놓쳐버린 사람들과 이 영화.
미지의 물체도 길들일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은 각기 다른 형태로 일어난다. 하지만 인간의 오만은 목숨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게 되고 그것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빨려들어 가는 상황을 보여준다. 어떤 것은 살아있음에도 죽어있는 것과 다름없는 느낌으로 나아가며 공포에 갇혔던 순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망가뜨려야만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인해 앞에서 보여주는 것들이 가려지며 우리가 어떤 것에 주목하고 있었는지 망각하게 만든다. 나쁜 기적의 경계에서 조차 자극적인 것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 속, 내가 보인다.
카메라에 의해 벌어지는 ‘관심’에 대한 시선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보여 진다. 벗어날 수 없는 시선은 어떤 이에게는 폭력의 수단이 되어버렸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어 각자 다른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에서 멈추지 않는 욕망은 인간을 압도하는 것을 카메라에 담으려 하면서 문제가 생기고 만다. 심지어 그 공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관객조차도 OJ의 생사여부보다 미지의 물체가 사진에 담겼는지에 대한 생기게 하며 바뀌지 않는 현실이 영화를 넘어 현실로 밀려들어온다. 소외된 이에서 소외된 이들을 주목하는 이질적인 요소들도. 해석해야 하는 영화는 좋아하지만 난해하고 무언가에 갇힌 세상을 해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의미 부여를 해야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이미 지루해져버린 서사를 살리기에는 모든 것이 희미하게 보여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게 했다. 특히 공포 영화로서 기대했던 부분들보다 ‘놉’에서 돋보이는 여러 설정들은 전작에서 보여준 것보다 덜 무서워서 아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다양한 시도를 통해 영화를 만들어오고 있는 조던 필 감독의 ‘놉’은 나에게 하늘을 올려다볼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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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포 기억의 소재만 부유한다
장기 기증자의 성격이나 습관이 수혜자에게 전이된다는 이른바 ‘셀룰러 메모리’라는 독특한 소재로 만든 한국 액션 스릴러 영화 나는 여기에 있다를 미리 감상하고 왔습니다. ‘불량남녀’, ‘브라더’ 등을 내놨던 신근호 감독이 연출을 맡고 그의 전작에도 출연했던 정진운이 최근 ‘리바운드’에 이어 배우 커리어를 이어 갑니다.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해 줄 흔치 않은 소재에서 비롯된 살인사건 속 범죄자와 형사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그럼 시사회를 통해 미리 만난 작품은 어땠는지, 짧게나마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심장 이식 수술 이력이 있다는데?”
과거, 살인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칼에 폐를 찔린 후 장기 이식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아난 형사 ‘선두’(조한선) 수사 일선에 복귀한 그는 연쇄 살인범 ‘규종’(정진운)을 쫓던 중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아승’(노수산나)을 통해 ‘규종’이 자신과 같은 공여자의 장기를 이식받은 것은 물론, 공여자가 과거 자신이 검거했던 살인자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예고편│Trailer
영제: I AM HERE│감독·각본: 신근호
출연진: 조한선, 정진운, 정태우, 노수산나, 정인기 외 多
장르: 범죄, 액션, 스릴러│상영 시간: 82분
국가: 대한민국│등급: 15세 관람가│평점: 평론가 2.0
제작: (주)미학인우주선│배급: 와이드 릴리즈
개봉일: 2023년 4월 12일
“번뜩이는 소재만이 존재한다”
‘셀룰러메모리’, 일명 세포 기억설로 불리는 장기 이식 수혜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공여자의 성격이나 습관이 수혜자에게 전이된다고 주장하는 유사과학을 바탕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중반부가 되어서야 형사 선두와 살인범 규종이 같은 사람에게 장기를 이식받았고 과거 선두 자신이 붙잡았던 살인자였다는 사실까지 이어지며 혼란을 야기합니다. 공여자가 같다는 동질감 속에 극명하게 갈리는 두 인물의 이질감으로 긴장 요소를 유발하고자 합니다. 배우로서 자리 잡아가는 정지운이나 ‘스토브리그’로 되살아난 조한선, 아역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한 정태우, 최근 ‘신성한, 이혼’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린 노수산나는 그 사이에서 나름의 역할들을 이행합니다.
맹점은 같은 공여자의 장기 기증에서 비롯된 사건이지만, 이야기의 깊이가 너무 얕게 깔려 있습니다. 저예산 제작의 문제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짧은 러닝 타임에 결말로 달려가는 모양새가 조각난 퍼즐처럼 흩어집니다. 세포 기억설을 가정한 유사 연대감의 드라마틱 함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범죄나 미스터리의 장르적 재미가 많이 무너져 몰입감이 좋지 않습니다. 현재 연기를 못하는 배우들을 찾기 힘든 충무로에서 시나리오상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는데, 특히 장기 기증 전문 코디네이터가 의학 서적이라도 뒤져서 실제 사례를 언급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고 디테일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분명 침체된 극장가에 활기를 넣어줄 다채로운 매력의 배우들을 자주 만나기 위해선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불분명한 장르 색채를 가지고 있다면, 관객들이 더 실망하고 외면할지도 모릅니다. 시사회로 먼저 감상하며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이 보임에도 아쉬움보다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던 것도 그런 부분이겠죠. 아무리 따져봐도 액션 대작 블록버스터 시리즈와 맞붙기에는 힘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ps. 시사회에서 어떻게든 재미를 찾아 전해드리고 싶은데, ;ㅅ;
한 줄 평 : 무색무취하게 이식된 장르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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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2021)
* 이 리뷰는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정보
감독: 오키타 슈이치 (요노스케 이야기, 모리의 정원)
출연: 다나카 유코, 아오이 유우, 히가시데 마사히로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138분
국가: 일본
노인에 찾아온 홀로 라이프, 자유를 통해 되돌아본 나의 과거
일흔 다섯의 노인 "모모코(다나카 유코)"는 남편 "슈조(히가시데 마사히로)"를 먼저 떠나보낸 후, 홀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하고 도서관과 병원을 순회하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삶은 특별함이나 흥미로울 것이 전혀 없다. 모모코에게는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는데, 아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고 딸도 함께 살고 있지 않아 그녀는 줄곧 혼자다. 그래서인지 영화 초반의 모모코는 어딘가 아프고 우울해 보인다.
말년에 혼자가 된 사람들의 외로움을 반영하듯 모모코의 혼잣말, 또다른 자아를 의미하는 듯한 세 남자의 환영이 등장한다. 이들과 모모코의 대화는 곧 내적 대화를 의미하며 그녀가 과거를 회상할 때마다 이들이 나타난다. 모모코는 정략결혼을 피해 고향에서 도시로 도망온 자신의 과거부터 남편과의 연애, 결혼 생활 등을 떠올리며 삶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현재의 자신을 다시 마주한 지금, 그녀는 자신의 뜻대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편집, 의식의 흐름에 따른 회상의 연속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70대의 모모코 역할을 연기한 '다나카 유코'와 20대 시절을 연기한 '아오이 유우'가 교차되어 등장한다. 과거 회상 장면들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기 보다는 무작위로 떠오르는 모모코의 기억이 의식의 흐름처럼 흘러가기 때문에 전개 방식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20대의 모모코는 정략 결혼을 뿌리치고 가족과 고향을 버려둔 채 무작정 짐을 싸서 도쿄로 떠났다. 196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분명 신여성적인 행동이었고 그녀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꿈꾸며 일자리를 구하고 주도적인 삶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게 하는 슈조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버렸고 결국 자신의 꿈을 뒤로한 채 사랑을 택한다. 신여성으로서의 삶을 꿈꿨던 그녀는 결국 평생을 주부로 살았고, 남편이 죽은 후 비로소 해방감을 느꼈다는 것으로 보아 그녀의 인생이 마냥 행복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오이 유우'와 '다나카 유코'는 주체적인 성향의 모모코와 수동적인 현실 삶에 무력화 된 노년의 모모코를 대비토록 하며 모모코가 걸어왔을 세월의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 젊은 시절의 모모코가 굉장히 밝고 적극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일깨워 줌으로써 과거의 퍼스널리티를 잃은 현재의 모모코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함께 불러일으킨다.
긴 러닝타임 속 다소 지루한 전개
본작은 취향을 강하게 탈 만한 영화다. 일본 영화 특유의 오글거림과 유치한 감성이 깃들어 있으며 전개 속도도 굉장히 느리고 시종일관 잔잔하다. 특히나 모모코의 머릿 속에서 벌어지는 판타지 어린 장면들은 일본식 B급 코미디의 성격이 강한데, 해당 시퀀스가 등장할 때마다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졌다. 평이한 전개 속 양념과 같은 역할을 해주기 위해 가미된 장면들이었을 테지만 적어도 내겐 작위적이고 재미도 없었다.
70대 노인이 자신이 여태껏 살아온 흔적들을 돌아보고, 외로움을 견뎌내 가는 과정은 작품의 느린 전개를 동반한다. 이 자체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지루해질 수 있는데, 2시간 2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으로 인해 따분함은 배로 늘어난다. 시퀀스 하나하나가 길게 늘어지고 불필요한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굳이 러닝타임을 이렇게까지 길게 설정해야 했는지 의문점이 생겼다. 전개가 늘어지기 때문에 감동이나 여운을 느낄만한 스토리가 있더라도 감성에 젖어들기가 쉽지 않다.
고령화+1인 라이프 시대, 당면한 미래의 모습들
영화 줄거리 자체에 대해서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영화 전반에 걸쳐 흩뿌려진 일본식 감성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다만, 주인공 모모코가 처한 삶의 모습은 고령화 시대로 향하고 있는 현 사회의 양상과 굉장히 밀접하게 맞닿아 있음은 물론, 현재의 젊은 세대가 노인이 되었을 때의 삶을 맛보기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유발한다. 실제로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노년의 나이에 이르렀을 때, 모모코와 같이 외로움과 무의미한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물론 모모코처럼 가족과의 시간을 오래 보낸 후에 혼자가 된 것이 아닌 젊은 시절부터 1인 라이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노인이 됐을 때의 우울감이 적을 수도 있지만 젊은 사람이 혼자 사는 것과 나이 든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고 본다. 극 후반부에 새로운 결심이라도 한듯 취미를 찾아가고 삶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모모코의 모습은 고령화 시대 속 그와 비슷한 심리 상태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태도에 대한 변화를 자극한다. 물론, 현재의 내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변화를 위한 의지를 발휘할 힘이 남아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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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애프터 양>으로 호평받았던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 <A Big Bold Beautiful Journey>가 북미 개봉일을 연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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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 로비와 콜린 파렐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의 자세한 줄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결혼식에서 만난 낯선 두 사람이 GPS에 의존한 여행을 함께 떠나는 이야기라고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