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31 14: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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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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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과 강박 사이
I am over you.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여주인공 알렉스 돌의 모습을 줌인하며 나오던 노래 가사이다. 강박적인 교육과 그에 어울리는 드럼 비트로 기억되는 영화 "위플래시 (2014) "의 음향 감독이던 로런 해더웨이의 감독 데뷔작이다. 어느 평론가는 그녀의 데뷔작인 이 영화의 편집이나 음향이 마치 한 편의 나이키 광고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모든 장면의 전환은 빠르고, 음악과 색채는 강렬한 데 반해, 여주인공 알렉스 돌과 그녀가 천착하는 조정이라는 경기 장면은 -특히 조정을 하는 강의 흐름과 색은 - 어둡다. 큰 대조 (contrast)를 이루는 편집 속에서 돋보이는 것은, '초심자'라는 뜻의 노비스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강렬한 욕망을 가진 알렉스의 이글거리는 두 눈동자이다.
꽤 오래전에, "오펀: 천사의 비밀 (2009)"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공포영화에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하는 베라 파미가도 좋았지만, 주인공인 에스더를 연기한 아역 배우 이자벨 퍼만의 얼굴은, 기억하는 분들이 꽤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녀가 자라서 돌아와, 모든 분야에서 쉴 틈 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는 강박을 가진 '알렉스 돌' 이란 여대생을 연기했다. 그녀는 극 중에서 대통령 장학금으로 생활비까지 모두 지원받고 좋은 대학에 온 수재이지만, 택한 전공은 자신이 제일 취약했던 물리학이다. 방과 활동조차 작은 체구의 그녀에게 불리한 '조정'이라는 종목을 채택한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이 어려움을 느끼는 분야를 파고들어 이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
그녀에게 눈엣가시처럼 느껴지는 라이벌은 모든 스포츠에 적합한 체구와 근기, 팀워크를 타고 난 제이미라는 학생이다. 알렉스가 모든 레슨을 기록하고, 타깃이 되는 기록을 성취할 전략을 나름 세우며 숫자에 연연할 때, 제이미는 보란 듯이 쉽게 기록들을 갈아치운다. 하지만 제이미는 알렉스가 가지지 못한 '절박함' 이 있다. 그녀는 반드시 조정 팀 1군에 발탁되어야만, 대학교 기숙사에 남을 수 있는 장학금과 특권을 거머쥘 수 있다.
알렉스의 강박적인 열정을 보며 제이미 또한 알렉스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느끼고, 그녀를 친구로 받아들여 협력하지만, 알렉스가 뛰어넘어야 할 것은 금전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안 제이미는 그녀와의 '협력'을 중단한다.
알렉스의 모습을 보면서 안쓰러운 경계선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남들보다 자신이 더 노력해야만,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고 믿는 인물의 전형이다. 자신의 강박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멈출 수 없고, 자해를 하면서도 가져야만 하는 건 - 어찌할 수 없는 도전 정신이라고 해야 할까. 물리학 조교와 교제를 시작하고 제이미와 잘 지내면서 사람들과 융화되려고 노력은 해 보지만, 여전히 경계에 놓여 괴로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볼 때 우리 또한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알렉스와 같이 놓고 싶어도 놓지 못하는 굴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소름이 돋기도 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유려하게 흐르는 강물 위의 조정 씬과 교차되는 성교 장면. 그리고 욕실에서의 자해 장면과 누군가는, 어딘가 부서진 그녀를 붙잡아 주길 바라며 절규하는 알렉스의 모습. 해더웨이 감독은 강의 물 번짐, 혹은 강위의 까마귀 등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 표현이나 복선 등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거기에 음악도 한 몫했다. 번개 치는 강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노를 놓지 않고 나아가는 알렉스의 모습은, 불안정한 성격을 지니고 세상에서 부유하는 그녀의 자아를 형상화한 모습 같기도 하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노를 쥐고 사람들 쪽으로 저어 오기만 하면 되는데. 그것은 그녀만의 선택이다.
마지막 장면의 노래 선택 역시 탁월했다.
I am over you.
그녀가 뛰어넘은 것은 제이미도, 그 누구도 아닌, 그녀 자신이었을 것이라 믿는다.
이자벨 퍼만은 이 영화로 제20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한 시사회를 바탕으로 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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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영화의 무덤 앞에서, 다시 영화를 묻다.
영화 정보
감독: 라두 주데 (Radu Jude)
제작국가: 루마니아
제작연도: 2024년
상영시간: 62분
장르: 다큐멘터리
상영 형식: DCP, 컬러/흑백
상영 섹션: 특별전 : 가능한 영화를 향하여
아시아 프리미어
시놉시스
꽃잎 하나가 떨어지네
어, 다시 올라가네
나비였네
- 모리타케리뷰
라두 주데(Radu Jude)의 2024년작 <잠 #2>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1963년 실험영화 <잠(Sleep)> 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실험 다큐멘터리다.
“The most wonderful thing about living is to be dead.”라는 워홀의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그의 무덤을 1년간 실시간으로 비추는 웹캠 스트리밍을 데스크톱에서 녹화하고 편집해 만든 62분 분량의 작품이다. 영화에는 서사도, 인물도, 대사도 없다. 단 하나의 고정된 프레임 속에서 계절과 날씨, 낮과 밤이 교차하고, 사람과 동물들이 등장하고 사라진다. 그러나 그 정적 속에, 우리는 이미지의 탄생과 소멸, 감시와 연출, 존재와 소비라는 복잡한 층위를 발견하게 된다.
워홀의 무덤 앞은 ‘영원한 잠’의 공간이지만, 그곳은 좀처럼 조용하지 않다. 낮에는 무덤을 관리하는 이가 등장하고, 밤에는 고라니나 다람쥐 같은 동물들이 어슬렁거린다. 방문자들은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담배를 피우며, 때로는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손을 흔든다. 이들은 추모객이 아니라, ‘자신이 찍히고 있음’을 인식한 퍼포머다. 누군가는 캠벨 수프 캔이나 금발 가발처럼 워홀을 상징하는 오브제를 놓고 가기도 한다. 이 반복적 행위는 워홀 생전의 작업인 반복, 복제, 이미지화를 무덤이라는 장소를 통해 역설적으로 재현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작품이 ‘영화’로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을 재구성한다는 점이다. 감독은 전통적인 촬영 장비 없이, 단지 컴퓨터 데스크톱 화면을 1년간 녹화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화면에는 Earth Cam이 보이고 화면을 녹화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디지털 매체의 물리성과 흔적이 숨김 없이 드러난다. 영화는 움직임보다 시간의 밀도에 집중하며, 관찰과 기다림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시네마의 감각을 되살린다. 마치 뤼미에르 형제가 <열차의 도착(1896)>에서 처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기다림을 기록했듯,
<잠 #2>은 질문한다. 영화는 반드시 움직여야 하는가? 이야기해야만 하는가? 관객은 이 영화에서 무덤을 찾는 이들과 동일시된다. 무언가를 보고, 찾고, 의미를 부여하려 애쓰며, 결국 그 행위 자체가 하나의 영화적 체험이 된다.
감독은 단 한 번의 카메라 이동도 없이, 시간의 흐름과 반복을 통해 죽음과 생명, 정지와 운동, 감시와 연출, 기록과 망각 사이의 긴장을 구축한다. 정점은 가장 격렬한 자연 현상인 비바람과 천둥이 일어나는 장면에서 도달한다. 자연이 소란스러울수록, 무덤은 더욱 고요하고 단단하게 그 자리를 지킨다. 이 정적은 영화의 본질이 움직임이 아니라 ‘시간을 밀도 있게 담아내는 형식’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웹캠이라는 감시 장치가 자동적으로 영상을 기록하고, 감독이 그것을 선택해 편집하며, 관객이 다시 관람하는 이 삼중 구조는 관찰, 노출, 프라이버시를 둘러싼 현대적 감각을 불러낸다. <잠 #2>은 다큐멘터리 윤리와 창작 주체의 위치에 대해 묻는 동시에, 영화라는 예술이 ‘기록’ 이상의 어떤 감각을 전달할 수 있는지 묻는다.
2025년 전주국제영화제 ‘가능한 영화를 향하여’ 섹션에 이 영화가 초청된 것은 단지 형식 실험의 결과가 아니다. <잠 #2>은 영화가 될 수 있는 것의 경계, 영화가 지속될 수 있는 방식, 그리고 동시대 관객이 감각하는 감수성을 정면으로 탐색하는 작품이다. 장르와 상업성으로 포화된 동시대 영화 환경 속에서, 이 작품은 영화의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는다.
앤디 워홀은 생전 ‘관람거리’를 생산하던 이미지의 작가였다. <잠 #2>은 그가 죽은 후, 어떻게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어 다시 소비되는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영화라는 매체 또한 그러한 반복 소비의 경계에 놓여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영화는 조롱도, 찬양도 아닌 침묵 속의 응시로 답한다. 마치 관처럼 정적인 프레임 속에서, 우리는 영화를 다시 시작한다. 워홀의 무덤 앞에서, 영화의 무덤을 조용히 열어젖히며.
상영 일정
2025년 5월 1일 10:30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2025년 5월 3일 21:00
메가박스 전주객사 1관
2025년 5월 5일 10:00
메가박스 전주객사 4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 2025.04.30 ~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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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 특선 영화 총정리!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내일부터 연휴가 시작되죠!
계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고,
올해는 모두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를 바라며!
설날을 맞이하여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특선 영화를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월 20일(금) - 1월 21일(토)
▶ 22:30 tvN <앵커>
ⓒ 네이버 영화
유명 TV 앵커에게 걸려 온 섬뜩한 제보 전화. 제보 내용을 조사하던 그녀는 끔찍한 범죄 현장을
마주하고, 그 후 불길한 환영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 23:20 tvN <강릉>
ⓒ 네이버 영화
강릉 최대 조직의 ‘길석’. 평화와 의리를 중요시하며 질서 있게 살아가던 그의 앞에
강릉 최대 리조트 소유권을 노린 남자 ‘민석’이 나타난다.
첫 만남부터 서늘한 분위기가 감도는 둘, ‘민석’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두 조직 사이에는 겉잡을 수 없는 전쟁이 시작되는데..
▶ 23:30 KBS2 <양자물리학>
ⓒ 네이버 영화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라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가진 유흥계의 화타 찬우. 어느 날 찬우는
연예계, 검찰, 정치계까지 연루된 거대한 마약 파티 사건을 눈치채게 되고 거대한 권력에 맞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 00:45 EBS1 <티파니에서 아침을>
ⓒ 네이버 영화
신분 상승을 꿈꾸며 티파니 보석상을 활보하는 여인 홀리. 같은 아파트에 사는 가난한 작가 폴은
우아하고 귀여운 홀리에게 매료당하고,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 21:00 MBN <아이스 로드>
ⓒ 네이버 영화
제한 시간 30시간 안에 다이아몬드 광산에 갇힌 26명의 광부들을 구출하기 위해 해빙 직전의
위험천만한 ‘아이스 로드’를 횡단해야 하는 전문 트러커 ‘마이크’와 구조팀의 불가능한 미션을
그린 재난 액션 블록버스터다.
▶ 21:40 EBS1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 네이버 영화
범법자의 신분으로 경찰에게 쫓기는 도미닉(빈 디젤)은 사랑하는 여인 레티의 갑작스런 죽음을
접하고 복수를 위해 LA로 돌아온다. 한편 LA 최대 갱단의 두목을 쫓고 있던 브라이언은 범죄의
중심에 자신의 친구이기도 했던 레티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위장 잠입한 갱단
소굴에서 서로 만나게 된 도미닉과 브라이언. 서로 쫓고 쫓기는 경찰과 도망자의 관계이지만,
서로의 우정과 믿음에 이끌린 두 사람은, 여인과 친구의 복수를 위해 잠시 손을 잡기로 한다.
하지만, 적의 실체에 점점 다가갈수록 목숨을 건 위험한 액션은 점점 극으로 치닫는데…
▶ 23:10 SBS <범죄도시>
ⓒ 네이버 영화
대한민국을 뒤흔든 ‘장첸’ 일당을 잡기 위해 오직 주먹 한방으로 도시의 평화를 유지해 온 괴물
형사 ‘마석도’와 인간미 넘치는 든든한 리더 ‘전일만’ 반장이 이끄는 강력반은 나쁜 놈들을 한방에 쓸어버릴 끝짱나는. 작전을 세우는데…
▶ 23:30 KBS1 <도굴>
ⓒ 네이버 영화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물이다.
1월 22일(일)
▶ 13:20 EBS1 <에린 브로코비치>
ⓒ 네이버 영화
무직의 싱글맘 에린은 변호사 에드의 보조로 취직한다. 어느 날, 캘리포니아의 발전소가 도시의
식수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맨손으로 그들과의 전면전을 펼친다.
▶ 22:40 EBS1 <관상>
ⓒ 네이버 영화
칩거하던 천재 관상가 내경은 연홍의 제안으로 한양을 향한다. 소문이 자자해진 그는 궁 생활을
시작하고, 수양대군이 역모를 꾸미고 있음을 알게 된다.
▶ 22:40 tvN <외계+인 1부>
ⓒ 네이버 영화
인간의 몸에 가둬진 외계인 죄수의 탈옥을 막기 위해 631년 전으로 가게 된 '가드'와 '이안'이
얼치기 도사 '무륵', 그리고 신선들과 함께 외계인에 맞서 모든 것의 열쇠인 신검을 차지하려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 23:05 SBS <킹메이커>
ⓒ 네이버 영화
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 23:10 KBS2 <뜨거운 피>
ⓒ 네이버 영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영화이다.
1월 23일(월)
▶ 18:30 tvN <카시오페아>
ⓒ 네이버 영화
이혼 후 변호사, 엄마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수진은 하나뿐인 딸 지나의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 수진을 위해 아빠 인우가 손녀를 돌보게 되면서 세 사람은
함께 살게 된다. 얼마 후 수진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라는 뜻밖의 결과를
듣게 된다. 사랑하는 딸을 잊을까 봐 두려워하는 수진을 위해 아빠 인우는 수진의 곁을 지키고,
기억을 잊어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들 부녀만의 애틋한 동행이 시작된다.
▶ 21:00 KBS2 <동감>
ⓒ 네이버 영화
1999년의 ‘용’과 2022년의 ‘무늬’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이다.
▶ 21:00 SBS <육사오(6/45)>
ⓒ 네이버 영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당첨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
▶ 23:20 MBC <특송>
ⓒ 네이버 영화
예상치 못한 배송사고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 어쩌다 맡게 된 반송 불가 수하물에 출처를 알 수 없는 300억까지! 경찰과 국정원의 타겟이 되어, 도심
한복판 모든 것을 건 추격전을 벌이게 되는데…
1월 24일(화)
▶ 10:00 SBS <장르만 로맨스>
ⓒ 네이버 영화
쿨내진동 이혼부부, 일촉즉발 비밀커플, 주객전도 스승제자,알쏭달쏭 이웃사촌.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의 사생활이 밝혀진다!
▶ 20:00 MBC <인생은 아름다워>
ⓒ 네이버 영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 20:20 SBS <범죄도시2>
ⓒ 네이버 영화
가리봉동 소탕작전 후 4년 뒤, 금천서 강력반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 오라는
미션을 받는다. 괴물형사 ‘마석도’와 ‘전일만’ 반장은 현지 용의자에게서 수상함을 느끼고, 그의
뒤에 무자비한 악행을 벌이는 ‘강해상’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은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역대급 범죄를 저지르는 ‘강해상’을 본격적으로 쫓기 시작하는데...
▶ 21:50 KBS2 <발신제한>
ⓒ 네이버 영화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는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출발한 평범한 출근길에 한 통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는다. 전화기 너머 의문의 목소리는 차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고, 자리에서
일어날 경우 폭탄이 터진다고 경고하는데…
▶ 22:30 KBS1 <세자매>
ⓒ 네이버 영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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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버그> 실화의 재현과 재구성 사이에서 길을 잃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올레 tv '파본자들' <세버그> 편의 방송 내용을 재정리한 글입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누벨바그의 스타로 활동하던 영화배우 '진 세버그(크리스틴 스튜어트)'. 그녀는 영화 촬영을 위해 미국으로 오던 비행기에서 흑인 인권 운동가 '하킴 자말(안소니 마키)'을 만난다. 하킴의 모습에 묘하게 끌린 그녀는 그를 통해 흑인 인권 운동에 자금을 기부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그 때문에 FBI의 표적이 된다. 안 그래도 혁명의 분위기가 감돌던 60년대 후반에 FBI 입장에서는 진의 반정부적 행보는 눈엣가시였기 때문이다. 결국 FBI는 신입요원 '잭(잭 오코넬)'에게 진을 24시간 감시하고 더 나아가 그녀의 명예와 경력을 망가뜨릴 공작을 꾸미기 시작한다.
실존 인물이나 실화 사건을 다루는 영화는 실화의 재현이라는 과제 앞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정적인 러닝타임 내에서 복잡한 실제 사건을 온전히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화를 다루는 영화는 흔히 중심 소재가 될 인물 혹은 사건의 특정 면모를 부각하고, 작가의 해석을 기반으로 세부 요소 간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 <소셜 네트워크>와 <스티브 잡스>와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 두 영화는 사실 관계에 있어서 왜곡된 지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법정 싸움과 프레젠테이션이라는 이벤트를 중심으로 마크 주커버그와 스티브 잡스라는 유명인의 덜 알려진 개인사를 임팩트 있게 재구성하여 호평받은 바 있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세버그>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세버그>는 장 뤽 고다르의 영화 <네 멋대로 해라>에 출연했고, 1960년대에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하였으며, FBI의 감시 대상이 되어 많은 고초를 겪기도 한 영화배우 진 세버그의 다채로운 삶을 들여다보는 영화다. 문제는 영화가 묘사하는 진 세버그의 모습이 철저히 FBI라는 공권력의 피해자라는 이미지로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진 세버그의 첫 등장 장면부터 영화가 그려내고자 하는 진 세버그의 상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세버그의 첫 장면은 진이 오토 프레밍거 감독의 <성 잔다르크>(1957)에서 잔다르크 역을 맡아 연기하는 모습이다. 이때 영화 카메라는 십자가 쇠사슬로 결박된 채 화형을 기다리고, 불이 올라오면서 고통스러워하는 잔다르크를 계속해서 비춘다. 마치 진 세버그가 앞으로 당할 많은 고통들을 암시하는 듯이. 이에 더해 영화 카메라가 한 사람이 고통을 가감 없이 찍듯이, 그녀 역시 FBI와 언론의 카메라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그로 인해 큰 시련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왜 사회운동에 나서게 되었는지, 흑인 인권 운동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기에 더 편안한 삶을 뒤로한 채 고난 길을 선택했는지에 대해서 영화는 함구한다. 그저 그녀에게 사회적 병폐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원래부터 있었다는 식의 묘사를 제외하면, 사회운동가로서의 진 세버그의 신념, 사상, 가치관을 탐구하는 장면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외의 장면에서 진의 모습은 계속되는 도청과 감시로 인해 점점 피폐해지는 것의 반복에 머무른다. 그나마 도입부 남편과의 대화에서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었던 68 혁명이 그녀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가능할 따름이다.
그 대신 평면적인 이미지로 고정된 진 세버그의 빈자리는 가상의 인물인 잭 솔로몬에게 넘어간다. 어떻게 보면 진 세버그가 주인공인 영화에서 정작 세버그는 문제의 발단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고, 영화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가상의 인물인 잭 솔로몬을 통해서 제시되는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실제로 당장 잭의 첫 등장 장면만 보더라도 영화 속 그가 진 세버그와는 달리 상당히 깊은 내적, 철학적 갈등을 겪게 될 것임을 쉽사리 알 수 있다.
잭은 새롭게 발령받은 FBI 사무실로 출근하기 전에 아내와 잠깐 언쟁을 벌이며 자신의 최애 만화책인 <캡틴 아메리카> 1편을 버리려는 아내를 만류한다. 잭이 캡틴 아메리카의 팬암을 알려주는 이 짧은 에피소드는 작중 그에게 주어진 선택지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캡틴 아메리카라는 영웅은 이제 영화를 통해서도 익숙한 인물이지만, 이름대로 미국 정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국가가 상징하는 자유라는 이념과 권리를 위해 움직이는 슈퍼히어로다. 따라서 캡틴 아메리카 만화책 에피소드는 진 세버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공권력이 한 개인을 대상으로 공작을 펼치는 작전에 투입되는 잭이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겪게 될 내적, 외적 갈등을 함축해 보여준다.
물론 진 세버그에 대한 평면적 묘사와 잭의 고민을 함께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세버그>가 50여 년 전 사건으로부터 시사점을 전달하는 것은 사실이다. FBI와 언론의 유착 관계로 인해 억지로 만들어진 스캔들이 진을 고통스럽게 하는 모습은 최근 몇 년간 뜨거운 감자였던 가짜 뉴스 이슈를 떠올리게 한다. FBI의 감청 및 감시 행위는 자연히 공권력과 개인의 관계 안에서 개인의 자유가 어느 범위까지 제한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이기도 하다. 또 최소한 도청장치를 찾을 수는 있는 진과 달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감시당하더라도 그 사실을 인식조차 못할 세상을 사는 입장에서 <세버그>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영화라고 할 수도 있다. 단지 가상의 인물이 이처럼 흥미로운 주제와 메시지와 더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진 세버그의 이름을 걸고도 그녀의 삶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는 괴리감은 영화의 메시지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와닿지는 않는 문제를 낳는다.
이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배우 개개인의 퍼포먼스다. 실제로 가상 인물인 잭 솔로몬의 비중이 상당히 높고, 진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가 많이 등장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는 진 세버그라는 인물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맨발로 등장하거나 자신의 양성애 성향을 공개하는 배우 본인의 용기와 이미지를 자신을 사찰하는 정부 기관과 정부의 손을 잡고 자신을 공격하는 언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캐릭터의 강인함에 적절히 투영한 후반부 기자회견 장면이 대표적이다.
하킴 자말 역을 맡은 앤소니 마키가 돋보이는 것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세버그>는 상술했듯이 인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역사적 맥락이나 사실에 대한 언급이 그다지 많지 않은 작품이다. 이때 MCU에서 팔콘, 그리고 2대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아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던 안소니 마키의 이미지는 본래 영화가 해야 할 설명을 대신하는 듯 보인다. 배우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린 덕분에 많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하킴 자말은 흑인 인권 운동가로서 첫 등장부터 강한 임팩트를 남기고, 진의 행동과 대사에 개연성을 추가적으로 불어넣는 데 성공하기 때문이다.
사실 <세버그>와 유사한 시간대의 실화 사건을 다루는 작품은 최근 몇 년 사이 자주 접할 수 있었다. 흑인 인권운동과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로 다소 혼란스러웠던 미국 사회상과 그 안에서 각자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이들의 모습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나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과 같은 작품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주인공이어야 할 세버그를 단순한 피해자로 묘사할 뿐인 <세버그>는 위의 작품들과 달리 당시 사회상에 대한 통찰이나 비판, 진 세버그에 대한 재해석 대신 그저 배우들의 열연만 기억에 남는 실망감을 선사하고 만다.
P(Poor 형편없는)
재현에는 성공했으나 재구성에는 실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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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2022)> 리뷰
- 다니엘 콴 & 다니엘 쉐이너트 감독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2022)>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없는 시간을 쥐어짜며 두 차례나 볼 만큼 좋았고, 처음 울었던 것과 똑같은 부분에서 눈물을 흘린 영화인데도 주변 사람들에게 제대로 추천하지 못했다. 물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곳곳에 등장한 매니악한 개그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이 엄청난 영화를 고작 몇 마디의 말로 응축시키는 것이 참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더글라스 애덤스 식으로 요약하자면 '42'에 대한 영화라고 하겠지만.). 플롯을 설명하려 시도할 때마다 나는 항상 대단한 벽에 부딪혔다. 이 영화는 선형적이지도, 순환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끝나지 않는 하나의 그물망과 같은 영화이므로. 설명하자니 고난 그 자체이지만, 도무지 이야기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나는 오늘 감히 불가능한 일을 시도한다.영화의 주인공인 에블린 콴(양자경)은 일상에 지친 중년 여성이다. 남편 웨이먼드 콴(키 호이 콴)은 다정다감하고 좋은 사람이지만 현실감각은 영 떨어지고, 하나뿐인 딸 조이(스테파니 수)는 대학교를 중퇴한 후 동성 연인 베키(탤리 메델)와 함께 집을 나가 산다. 에블린의 아버지(제임스 홍)는 자신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에블린을 조금쯤 못마땅하게 여기는 듯 보이는데, 콴 부부는 부유하고 여유롭게 살며 능력을 증명하긴커녕 세무조사로 인해 운영하는 코인세탁소마저 가압류 명령을 받을지도 모를 만큼 위태롭다. 설령 실망으로 가득하다 하더라도 에블린 자신이 거듭 선택하고 판단한 삶이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녹록지 않은 일상 속에서 피어날 듯 말 듯 한 상상력조차 에블린은 스스로 차단하며 삶에 책임을 지고자 한다. 그런데 갑자기 듣도 보도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다른 우주를 살던 알파 웨이먼드가 나타나 이렇게 속삭인 것이다. 거대한 악, 조부 투파키를 막아야만 해.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어.이미지 출처: IMDb가까운 사이가 친밀한 사이와 동의어가 아니라는 건 이미 영화 <레이디 버드(2017)>가 짚었더랬다. 사랑하지만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어색한 모녀, 그저 딸이 최고의 모습으로 살길 바라는 엄마 마리온(로리 멧칼프)을 떠올려보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의 에블린 역시 비슷한(그리고 한국인에게 너무도 익숙한) 캐릭터다. 메인 우주 속 에블린은 딸의 동성 연인을 할아버지에게 제대로 소개하지 않고, 이미 상처 입어 뛰쳐나가는 딸에게 살쪘다는 말을 거침없이 꺼내는 부류의 엄마다. 그렇다면 에블린이 성공한 과학자였던 알파 우주에선 어땠을까? 그는 다중 우주를 넘나들 방법을 개발하던 도중 딸 조이의 정신을 산산이 조각낸다.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던 딸은 그렇게 모든 장소에, 모든 것을 경험하며,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초월적 존재 ‘조부 투파키’가 되었다. 그러니 사건의 진원지는 알파 우주가 틀림없다. 그런데 영화는 에블린이 성공한 과학자였던 알파 우주를 주요 무대로 삼지도 않고, 조부 투파키의 역사를 구구절절 풀지도 않는다. 알파 우주는 순전히 뒷전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누군가의 파멸을 낱낱이 보여주는 게 이 영화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는 파멸처럼 보이는 순간이라 하더라도 기실 완전한 끝은 아니라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 세계의 조이를 조부 투파키가 깃들 수 있는 그릇으로 보지 않고 제 딸로만 바라보는 에블린이 있는 한 낙관적인 희망은 유효하다. 지금까지 에블린이 딸을 사랑한 방식이 지극히도 좁은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 조이를 계속 상처입혔을지라도.흥미로운 건 알파 웨이먼드가 묘사한 조부 투파키와 실제 조부 투파키 사이엔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는 사실이다. 알파 웨이먼드는 조부가 목적도 욕망도 없이 모든 것을 파괴하려 한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조부 투파키가 행하고자 한 건 세계를 멸망시키겠다는 악의에 가득 찬 시도가 아니었다. 조부 투파키는 영화 속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자신을 이해해줄 에블린을 찾고 있다고. 그렇다. 다중 우주라는 특수한 무대가 설정되어 있지만 에블린과 조이는 지상에 발붙인 다른 흔한 모녀와 같이, 정체성이 분리되지 않은 채 하나의 흉터에서 발을 구르는 퍽 평범한 사람들이었다.정체성을 공유한다고 표현하기야 했다지만, 에블린과 조이는 매우 다른 사람들이다. 세대는 물론이요, 사용하는 모국어나 성장한 문화적 환경 역시 판이하지 않은가. 그러나 동시에, 에블린과 조이는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 두 사람은 부모 앞에서 실패한 딸이라는 속성을 공유하고, 이 씨앗은 두 사람의 심연에 항시 똬리를 틀고 있다. 생각해보자. 알파 우주에서 조이가 분열된 까닭은 에블린이 진행한 실험 때문이기도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어머니에게서의 인정욕구를 간절히 바랐던 조이의 욕망에 기인하지 않았나. 하지만 두 사람의 욕망이 충돌하는 순간 알파 에블린은 목숨을 잃고 알파 조이는 조부 투파키로 각성하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을 뿐 모녀 사이의 교착상태는 조금도 해결되지 않았다. 여러 우주를 전전하지만 조부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실패한다. 자신이 갈 수 있는 ‘모든 곳’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했음에도 상대는 변하지 않고 자신은 거부당한다는 결과패만 바라보게 된다. 실망은 축적되고 절망은 베이글을 통한 자기 파멸로 체현된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상실을 경험했음에도, 그러나, 조부는 여전히 에블린에게로 향한다. 어째서일까.이미지 출처: NY Times여기서 잠시 조부가 구현해낸 새카만 베이글에 관해 이야기 해 보자. 사실 베이글이 아니라 도넛이었어도 상관없다. 그 형태가 어떻든 조부가 말하고자 하는 건 변함없을 테니. 모든 것을 올려놓자 새카맣게 타버렸다는 베이글은 새하얗게 스러진 공허를 둘러싼 검은 한계이다. 조부가 외치는 것은 에블린과 함께 자신이 존속함으로써 계속되는 무의미한 세계를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자신의 기대, 새카맣게 타버린 가능성이자 한계를 없애달라는 절박한 요청이었을 것이다.박종천(2020)은 논문을 통해 현상적 불화의 한계에 갇힌 개인이 비가시적인 사랑과 배려를 통해 구원받는 영화적 양상에 관해 이야기한 바 있는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의 조이-에블린의 관계가 제법 유사해 보인다. 방금 언급한 조부의 베이글은 영화 속에서 몇 차례, 마치 거대한 눈동자처럼 연출되는데, 이는 알파 우주의 조이가 조부 투파키가 되던 순간 잃어버린 눈을 대체하는 듯하다. 하지만 제대로 시야를 확보하고 거리를 가늠하기 위해선 두 개의 눈이 필요하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조이의 여정은 자신이 잃어버린 남은 눈을 찾아 다니는 것일 테다. 영화는 조이가 잃어버린 다른 하나의 눈을 제시한다. 바로 에블린이 이마에 붙인 인형 눈이 그 해답이다. 에블린이 갖게 된 제3의 눈은 새로운 가능성을 상징하므로.알파 웨이먼드는 여러 우주를 넘나들고, 이 우주의 에블린을 각성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준 유능한 남자지만 조이를 이해하는 데엔 철저히 실패했었다. 하지만 여러 실망과 실패가 이끌었다는 우주의 웨이먼드는 조이를 아낌없이 포용한다. 그는 에블린에게 말한다. Be Kind. 유약해 보였던 웨이먼드의 굳건한 강령은 에블린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된다. 우주를 넘나드는 싸움을 통해서 해결할 수 없던 교착상태는 웨이먼드 식의 다정함으로 무너진다(사실 이 영화가 불교적 연기론을 상당수 차용한 듯 보이기에 웨이먼드의 대사는 자비를 보이라는 말에 가까우리라 보인다). 갈등이 커지기 직전 역지사지의 자세를 갖추자 세무관인 디어드리 보베어드라(제이미 리 커티스)를 포함한 많은 문제가 싱거우리만큼 부드럽게 해결된다.게다가 Be Kind라는 강령은 비단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충분히 적용된다. 무수한 우주를 유영한 에블린은 비로소 자기 자비를 실천하여 스스로를 구원한다–이는 너무도 어린 청년인 조이에겐 허락되지 않았던, 시간이 남긴 자산이다-. 자신이 열망한 이상향에선 오히려 세탁소를 운영하며 징그러울만큼 아등바등한 삶을 꿈꾸기도 하고, 시력을 잃는 끔찍한 사고는 성공의 발판이 되기도 하는 등,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해 에블린의 시야가 확장되자 그가 평생 품고 살았던 한계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윽고 확장된 ‘모든 곳의 에블린이 가진 모든 것’이 ‘단 한 순간’으로 집중된다. 놀라우리만큼 파괴적인 가능성을 찰나에 집중시키자 에블린이 발견하는 건 단 한 가지다. 가장 순수한 감정. 그러하므로, 한 줌의 시간일지라도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길 거라는 에블린의 고백은 시간을 초월하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는, 이런 제목으로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너와 여기서, 언제나.이미지 출처: Daily Sabah브라이언 헤어 & 버네사 우즈가 집필한 책 제목,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처럼, 친절은 우주를 막론하고 강력한 힘이다. 그런데 이 말을 꺼낸 건 우주를 한 번도 건넌 적 없는 웨이먼드였다. 그러니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가 얼마나 낙관적인 영화인지 새삼스럽게 감탄하게 된다. 각자가 가진 단일한 정체성을 유동적인 정체성으로 변환하는 힘, 피를 나눈 모녀관계라 한들 완벽과 거리가 먼 미완의 관계로 남을 수 있음을 성숙한 자세로 선언하는 힘, 전 우주를 구하는 힘은 버스 점프를 익히지 못한 당신 역시 실천이 가능한 '친절, 다정, 자비, 그리고 공감'이란 테제다. 설령 우스꽝스러운 환경에 처해 있다 해도(핫도그 손을 가진 인류 진화 단계에 들어선 건 아닐 테니!)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가치이지 않은가. 아주, 아주 약간의 따뜻함만 있다면, 문제투성이인 삶조차 충분히 긍정함으로써 모두는 우주를 나를 그리고 당신을 구할 수 있다.<참고문헌>박종천 "불화와 화해의 영화적 변주곡" 국학연구 41 pp.493-535 (2020) : 493.양대종 "허무주의를 대하는 마음의 자세 - 니체 철학을 중심으로" 철학탐구 35 pp.131-161 (2014) :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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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겨울에 TV앞에 가족이 모여 앉아 <나 홀로 집에>를 보며 깔깔 웃으며 하루를 보냈는데, 그땐 악당을
물리치는 장면들이 마냥 재밌었는데 커서 보니 새삼 케빈이 해주는 말들이 따듯하고 와닿는거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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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영상은 영화홍보사의 VIP 셀럽 시사회를 초대받아 다녀온뒤 제작된 영상입니다.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존 윅’은 ‘최고 회의’를 쓰러트릴 방법을 찾아낸다. 비로소 완전한 자유의 희망을 보지만, NEW 빌런 ‘그라몽 후작’과 전 세계의 최강 연합은 ‘존 윅’의 오랜 친구까지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 새로운 위기에 놓인 ‘존 윅’은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는데,, 레전드 액션 블록버스터 [존 윅]의 새로운 챕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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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쿠지로의_여름 #스포일러_없는 #리뷰
최신 일본 영화를 리뷰하고 추천합니다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을 소개합니다여러분의 구독과 좋아요는
제게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작가 슈라 원칙
1.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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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함부로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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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twitch.tv/sura_chtr※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writer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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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아기를 안겨드리는 큐피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베이비 박스를 둘러싼 가슴 벅찬 여정의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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