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혁2023-01-30 21:07:00
이대로, 협상 결렬!
#교섭 / The Point Men, 2022
개봉일을 결정하는 데에 "설"과 같은 대목에 공개하는 이유에는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점도 있지만, 성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코로나19"에 촬영한 <교섭>의 제작비는 150억원으로 발표된 손익 분기점만 350만명이다. 분명히, "OTT"도 고려했겠지만 그만큼 잘 나왔다는 회사 사람들의 자신감이겠지? - 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교섭>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바로,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다! 분쟁 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탈레반"에게 납치된다. 이에 "외교통상부"에서 교섭관 "재호"가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국정원 요원 "대식"을 만난다. 서로의 방법은 다르지만, "인질을 구해야 한다"라는 목표는 같아 힘을 합치는데...
1. 계산서 좀 보여주세요.
영화 <교섭>을 보기에 앞서 이런 "협상"을 소재로 삼은 이야기의 가장 큰 원동력은 "가치"에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1998>를 시작으로 <마션, 2015>까지 구하는 데에 손실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를 관객들에게 알려주어야만 한다.
단적으로 "하정우"의 <터널, 2016>에서도 "도룡뇽 서식지"를 언급하며, 관객들에게 책정된 기준을 설명했듯이 본 작품 <교섭>도 이를 먼저, 말했어야만 했다! - 근데, 이를 객관적으로 말할 수가 있을까? 해당 사건을 말하자면, 여행 금지 국가가 된 "아프가니스탄"에 "선교"를 목적으로 23명의 교회 신도들이 납치된 게 주 내용이다.
물론, 이에 앞서 "정부"는 이들에게 경고를 했다! - 첫 티켓은 강제 취소도 했다...
그렇기에에 이들의 가치를 말하기엔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게 바라보기 힘들었을 거라 영화는 이를 배제한 채 시작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영화는 "재호"와 "대식"의 원칙에 초점이 맞춘다!
의사에게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간호사에겐 "나이팅게일 선서"처럼 직업에 있어 갖춰야 하는 윤리관이 존재한다. 본 작품 <교섭>도 "해당 인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라는 말을 "재호"와 "대식"의 차이에서 보여준다.
이는 영화의 소재를 떠나 괜찮았지만, 결국 앞에서 생성되지 못한 "가치"는 자꾸만 목에 걸린다!
2. 소재를 떠나서...
무엇보다 영화 <교섭>의 이야기 패턴은 단순하게 반복된다. 하나의 위기 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마무리하려는 단계에서 엎어지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관객들을 설득시킨다. 하지만, 이는 영화를 떠나 "실화"를 차용한 이야기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자세이다. "실화"이기에 본 작품 <교섭>이 아니더라도 "신문"과 남들이 정리한 타임 라인만을 읽어봐도 결말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이런 작품일수록 "과정"에 힘을 실어주어야만 한다. 이는 배우들의 혼연일체에 가까운 연기도 있겠지만, 이야기와 디렉팅도 적지 않는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 부분에서 "그럴 줄 알고!"와 같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무한 반복은 소재를 떠나 영화적으로도 흥미를 떨어트리는 선택이다.
그리고, 별개로 "대식"의 과거담도 살짝 언급되는 데 큰 비중 없이 사라져 크게 남겨지지 않아 캐릭터의 매력도 참...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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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가 죽음을 대하는 태도
모든 존재는 태어난 이상 삶을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자주 품곤 한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탐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모호한 문제다. 때로는 그 질문을 깊게 고민하면서 존재론적인 문제에 매달리기도 하고, 때론 이 고민이 답답하고 불편해 외부로 짜증과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이런 고민들은 철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뚜렷한 답을 찾기 어렵다. 우리는 그저 삶의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불쑥 솟아오르는 의문들을 마주할 뿐이다.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순간들은 특별히 예측할 수 없다. 연애, 결혼, 아이의 탄생, 그리고 누군가의 죽음과 같은 중요한 사건들이 있을 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인간 존재의 사이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특히 죽음은 삶의 끝을 알리는 동시에, 그 자체로 큰 고통을 동반한다.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은 삶의 고통과 죽음을 연결해 우울함에 빠져들기도 한다. 사춘기는 이러한 생각들이 더욱 예민해지는 시기이다.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으며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이 더욱 깊어지고, 많은 청소년들이 불안과 혼란 속에서 이러한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이 성장의 시기에는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이 깊어진다. 청소년들은 자주 자신이 세상 속에서 어떤 존재인지, 삶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철저히 질문하게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불안과 혼란을 동반하는데, 이 혼란을 잘 견뎌내는 것만이 삶의 복잡성을 받아들이고,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죽음은 그 자체로 하나의 철학적인 화두로 등장한다.
[첫번째 감정] 리디아의 혼란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의 리디아(위노나 라이더)는 삶 전체가 혼란스러운 인물이다. 그녀는 과거 <비틀쥬스> 1편에서 이미 사춘기를 겪으며 죽음을 동경하던 청소년이었다. 당시 리디아는 세상에 대한 혼란스러운 감정과 죽음에 대한 동경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이 영화의 설정에 따르면, 죽은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존재할 수 있으며, 죽음 이후에도 일종의 시스템 안에서 살아간다고 묘사된다. 그래서 리디아는 죽음이 곧 끝이 아니라는 생각에 빠지며, 죽은 사람들조차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리디아는 죽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그녀에게 삶의 불편함과 혼란스러움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만들었다. 죽음이 곧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리디아는 죽음을 동경하게 되었다. 하지만 비틀쥬스(마이클 키튼)라는 혼돈의 존재와 마주하면서, 실제로 죽음이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삶 역시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능하며, 죽음도 그렇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1편에서 리디아는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삶을 이어가는 힘을 얻었다.
이번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에서 리디아는 중년이 되어 등장한다.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된 리디아는 사춘기 시절과는 또 다른 혼란에 직면한다. 딸 아스트리드(제나 오르테가)와의 관계는 원활하지 않으며, 결혼 생활 역시 만족스럽지 않다. 그녀는 여전히 삶의 혼란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된 리디아는 자신이 청소년 시절에 가졌던 의문들을 다시 꺼내어 묻는다. 이번에도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녀는 딸에게 자신이 겪었던 혼란을 물려주고 싶지 않지만, 딸은 엄마를 부끄러워하고 그들 사이의 소통은 단절된다. 어쩌면 리디아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 투영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 역시 비슷한 시기에 혼란과 방황을 겪고, 그 답을 찾으려 애썼으니까.
[두번째 감정] 아스트리드의 혼란
리디아의 딸 아스트리드 또한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여있다. 어머니와의 소통 문제,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겹쳐 그녀는 끊임없이 불안감을 느낀다. 아스트리드는 어머니처럼 죽음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거나 유령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어쩌면 이는 그녀가 아직 삶과 죽음의 경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스트리드는 죽음이란 것이 그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가족의 죽음, 특히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연이어 세상을 떠나며 겪는 혼란에 직면하게 된다.
죽음이라는 테마는 아스트리드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팀 버튼의 세계관에서는 죽음은 그저 자연스러운 일처럼 묘사된다. 죽음은 삶의 일부일 뿐이며, 죽음 자체는 슬픔의 대상이 아니다. 아스트리드는 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결국 어머니 리디아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스트리드가 죽음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은 삶의 의미이기도 하다. 그녀는 어머니가 자신 곁에 늘 있었음을 깨닫고,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죽음은 한편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묘사된다. 팀 버튼이 창조한 이 세계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는 희미하다.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죽음조차 비극으로 다뤄지지 않으며, 그저 일상의 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이는 죽음이 곧 삶의 일부이며, 둘은 별개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삶과 죽음이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세번째 감정] 비틀쥬스의 혼란
비틀쥬스는 그 자체로 혼란을 상징하는 캐릭터다. 그의 존재는 리디아와 아스트리드가 겪는 혼란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비틀쥬스는 스스로 혼란을 일으키는 존재이지만, 흥미로운 점은 그가 아무 때나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누군가 그의 이름을 세 번 불러야 소환된다는 것이다. 이는 혼란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서 누군가에 의해 촉발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리디아나 아스트리드가 겪는 혼란이 결국 비틀쥬스를 소환하게 된다는 설정은, 우리가 삶에서 겪는 혼란이 결국 외부의 영향과 내부의 불안이 결합해 터져 나오는 방식과 유사하다.
비틀쥬스는 단순히 악당이나 장난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그는 리디아와 아스트리드, 그리고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혼란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전달한다. 그가 끊임없이 일으키는 혼란은 마치 우리 삶의 불확실성과도 같다. 비틀쥬스는 우리가 직면한 혼돈을 극대화시키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나가는 인물들처럼, 관객들 또한 그 혼란 속에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팀 버튼 감독은 독특한 상상력과 기괴한 미학으로 유명하다. <비틀쥬스> 1편은 80년대 당시에도 파격적인 연출로 주목을 받았고, 이번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그 후속편으로서 팀 버튼다운 세계관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그가 30년 만에 이 시리즈를 다시 꺼내든 이유는, 아마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다시 한 번 탐구하고자 하는 그의 철학적 고민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1편이 내포했던 혼란과 유머, 그리고 기괴함은 여전히 살아있으며, 2편에서는 중년의 리디아를 통해 성숙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는 이러한 복잡한 감정들을 잘 전달한다. 위노나 라이더는 리디아로서의 혼란과 방황을 탁월하게 표현했고, 제나 오르테가는 신세대 캐릭터인 아스트리드를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삶과 죽음을 탐구한다. 비틀쥬스를 연기한 마이클 키튼 역시 특유의 괴짜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캐릭터의 혼란스러운 본질을 완벽하게 살려낸다.
결국 이 영화는 혼란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영화 속 리디아나 아스트리드는 자신의 삶 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따뜻함과 사랑을 영화 말미에서야 발견한다. 그것이 곧 삶의 의미이자 살아가야할 이유다. 또한 영화의 맨 마지막, 리디아의 새엄마인 딜리아(캐서린 오하라)이 죽음 이후 아무렇지 않게 저 세상 열차를 타는 모습은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3QpAc6i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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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크하고 영리한 웬즈데이에게 홀리다
* <웬즈데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웬즈데이 (2022)
감독: 팀 버튼
출연: 제나 오르테가, 그웬돌린 크리스티, 크리스티나 리치, 캐서린 제타 존스 등
장르: 미스터리, 범죄, 판타지
공개 회차: 8부작
공개일: 2022.11.23
시크하고 영리한 웬즈데이에게 홀리다
‘내 동생은 나만 괴롭힐 수 있어.’
창백할 정도로 새하얀 피부에 정갈한 양갈래로 땋은 검은색 머리, 고스족을 연상케 하는 우중충한 옷차림의 ‘웬즈데이 아담스(제나 오르테가)’는 남동생을 괴롭힌 수영부 남학생들을 상대로 피라냐를 풀어 잔혹하게 응징한다. 일말의 감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말투와 독기로 잔뜩 찬 안광을 가진 소녀, ‘웬즈데이’의 첫 등장은 마치 죽음과 복수를 신봉하는 사이코패스처럼 강렬하다. 한바탕 사고를 친 ‘웬즈데이’를 받아줄 학교가 더 이상 없게 되자 그는 부모님의 모교이자 별종들을 모아 놓은 학교 ‘네버모어 아카데미’로 보내진다. 늑대인간, 세이렌, 고르곤, 뱀파이어 등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한곳에 모아 둔 이곳은 ‘웬즈데이’ 못지 않게 개성 강한 아이들이 한가득이고, 도무지 평범한 학교로는 봐 줄 수 없는 곳이다. 단체 생활에는 신물이 난 ‘웬즈데이’는 독불장군 같은 태도로 학교에 적응하기를 몸소 거부하지만 그가 가는 곳마다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학교와 자신의 핏줄에 관한 비밀들이 밝혀지면서 네거티브로 가득 찬 ‘웬즈데이’의 두 눈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쇠퇴기에 빠졌던 ‘팀 버튼’의 완벽한 귀환이다. <다크 섀도우>,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등 최근 연출작들은 참신한 스토리의 부재, 몰개성한 캐릭터로 비판을 받았으며 <덤보>에서는 감독 특유의 색채마저 느껴지지 않아 스타 감독으로서의 위력이 하락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자랑하는 ‘웬즈데이 아담스’라는 인물을 주역으로 내세운 감독 커리어 최초의 드라마를 완성하며 ‘팀 버튼’만의 독특한 판타지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물론 이미 1930년대부터 신문 만화,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여러 차례에 걸쳐 미디어 믹스로 활용된 슈퍼 IP <아담스 패밀리>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라 원작의 인지도를 빌려 온 부분도 일부 존재하나 감독만의 특색을 부여해 원작과는 또다른 매력을 가진 매혹적인 스핀오프 시리즈를 탄생시켰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웬즈데이>는 다크 하이틴과 추리 스릴러로서의 장르를 표방하나 범죄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에서의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조보다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한 마디로, 괴짜나 아웃사이더 같은 캐릭터에 관객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마성의 존재감을 부여하는데 능한 ‘팀 버튼’의 강점이 확실히 발휘된 작품이다. 시리즈 전체를 홀로 이끌다시피 하는 ‘웬즈데이’는 원작의 캐릭터를 모르는 시청자들까지 이 드라마에 ‘입덕’시키는 일등공신이다. 어떤 어른에게도 지지 않는 강한 언변, 독사처럼 시니컬한 말투,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줄 아는 지략가로서의 모습까지. 이 고스족 소녀에게 빠져들 매력 포인트가 무궁무진하다. 이는 곧 ‘웬즈데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제나 오르테가’의 연기력이 출중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성격상 시리즈 내내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는 연기를 소화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눈빛과 행동의 미세한 움직임만으로도 희로애락의 순간들을 선명하게 표현해냈다.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으로 구현한 원작 캐릭터와의 완벽한 싱크로율과 더불어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이 현재 <웬즈데이>의 글로벌 흥행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웬즈데이 아담스’가 전부인 작품은 절대 아니다. ‘웬즈데이’의 룸메이트이자 그와 정반대 되는 성격과 취향을 가진 친구 ‘이니드(엠마 마이어스)’와의 대치 구도를 통한 미장센과 하이틴 작품으로서의 정체성을 담당한 도맡은 ‘엠마 마이어스’의 발랄한 연기력도 극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특히 너무나도 다른 성격 탓에 매사 부딪히는 ‘이니드’와 ‘웬즈데이’의 관계성은 티격태격하던 앙숙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를 넘나드는 케미스트리를 형성하며 극에 가장 큰 재미를 불어 넣는다. 영락 없는 십대 소녀를 상징하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이니드’와 오직 블랙 앤 화이트만으로 표현되는 ‘웬즈데이’의 색채 대비를 작중 배경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특유의 판타지스러운 미술 연출을 부각한 점도 인상적이다.
캐릭터 메이킹과 주제의식을 전달하는데 집중한 나머지 서스펜스를 보여주는 후반부로 향할수록 스토리의 부족한 완성도가 드러난다. 기숙사 사감 ‘매릴린(크리스티나 리치)’이 최종 빌런일 것이라는 것은 진작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었음에도 ‘웬즈데이’에 대적하는 악인으로 너무 뒤늦게 등장했고, 중반부까지 질질 끌던 미스터리를 후반부에 어물쩍 처리해 버려 긴장감이 반감되었다. 그럼에도 언제나 소외된 이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팀 버튼’의 의도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다니는 학생들은 모두 별종이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격리된 존재들인데, 이들은 곧 주류 사회에 섞이지 못하는 현실 속 소외 계층들을 상징한다. ‘평범이’라고 불리는 학교 밖 사람들은 이들을 경멸하고 혐오하지만, 정작 극중 살인 혹은 잔혹한 범죄를 일삼는 인물들은 ‘매릴린’이나 ‘타일러(헌터 두한)’, ‘조세프 크랙스톤(윌리엄 휴스턴)’ 같은 평범이들이었다. 오히려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속한 인물들은 겉보기에 남들 눈에 띌 뿐 이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제외하면 사회로부터 분리되어야 할 필요성이 적게 느껴진다. 특히 후반부까지 가장 선한 포지션을 담당하던 ‘타일러’가 사실은 ‘하이드’라는 이면을 가진 괴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악은 가장 평범한 얼굴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외 계층과 아웃사이더를 향한 사회적 편견을 비판하고, 차별과 혐오를 일삼는 세태를 풍자한다는 점에서 ‘팀 버튼’ 감독이 늘 작품을 통해 강조하던 메시지가 어김없이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치밀한 구성의 범죄 스릴러는 아니지만 흔히 말하는 ‘덕후몰이상’이라 할 수 있는 ‘웬즈데이’의 캐릭터성과 배우의 훌륭한 연기력, 개성 뚜렷한 별종 친구들의 등장, 그리고 ‘팀 버튼’의 감성이 충만한 판타지적 세계관과 어둡고 몽환적인 배경 연출만으로 이 작품을 즐길 요소는 충분하다. 감독 특유의 마이너한 색채를 가볍고 통통 튀는 하이틴 장르로 희석시켰다는 점에서 이전 연출작들보다 가볍게 감상하기에도 좋다. 특히 과거 ‘팀 버튼’의 전성기 시절 작품들을 좋아했던 팬들이라면 간만에 폼을 되찾은 이번 시리즈를 통해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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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화한 강형욱
"개의 가장 큰 단점은 인간을 믿는다는 거죠"
개는 늑대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하지만, 유전적으로 가장 중요한 특징이 하나 있다. 개는 태어날 때부터 인간을 사랑하는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다. 야생동물을 가축화하는 과정에서 그런 방식으로 인간을 잘 따르는 개체를 선별하고 키우고, 인간과 동일한 탄수화물 식단을 먹게 되면서 그렇게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절대 길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던 여우도 그런 방식으로 개처럼 사람을 잘 따르게 만든 사례가 방송에 나온 적도 있다.
뤽 베송의 영화 <도그맨>은 인간에게서 철저히 외면받고 개에게서 위로를 받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뤽 베송의 귀환이라고 해서 <존 윅>같이 개와 함께하는 엄청난 액션을 기대한다거나, 영화 초반의 모습으로 인해 <크루엘라> 혹은 <조커>와 비교하게 되기도 하는데, 사실 이 영화는 예상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어떤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받는 한 백인 남성이 경찰에게 잡힌다. 그런데 그는 백여 마리의 개를 트럭에 싣고서, 피를 흘리며 여장을 하고 있는 기괴한 모습이다. 무언가 섬뜩한 느낌을 감지한 경찰은 총을 겨누며 내리라 하지만, 그는 태연하게 담배를 꺼내 피운다. 여장을 한 더글라스(케이럽 랜드리 존스)는 그렇게 유치장에 갇혀, 흑인 여성 의사인 에블린(조조 T. 깁스)과 심리 면담을 시작한다.
범죄자와의 면담을 통해 이야기 속의 이야기로 구성된 이 영화는 <데드맨 워킹>이나 <양들의 침묵>을 떠올리게 한다. 이 사람이 범죄자라면, 그 범죄에 서사를 씌우게 되는 영화인가? 범죄자가 미화되는 영화인가? 혹은 광기의 탄생을 그린 영화인가? 하고 관객은 미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글라스는 꽤나 흥미로운 사람이다. 아주 신사적이고 당당하다. 그가 두 다리에 보호대를 차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인데도 불구하고, 그가 대체 어떤 범죄를 저질렀으며 왜 이렇게나 자신만만한 모습인지 궁금해진다. 에블린은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폭력과 혐오의 신과 사도
더글라스는 투견을 하기 위해 개를 기르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따르는 형, 아버지에게 맞고 사는 어머니에게서 자랐다. 아버지의 폭력이 지배하는 가정 분위기는 말할 수 없는 긴장감이 돈다. 특히 아버지는 투견에게 먹이나 정을 주는 걸 극도로 꺼린다. 아버지는 개에게 먹이를 주고 정을 주는 더글라스를 개 우리에 가둔다. 형이 일러바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폭력을 이기지 못한 어느 날 어머니는 도망간다.
이 집안에서 아버지가 가장 나빠보일 수 있지만, 더글라스가 가장 안 좋게, 위협적으로 기억하는 것은 그의 형이다. 아버지가 폭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자식을 개 우리에 몇 년이나 가두고 학대하는 인간 같지 않은 아버지지만, 그래도 그것은 어떻게 보면 아버지 나름의 정당성은 있었다. 하지만 그의 형은 폭력을 즐기는 인간이었고, 동생과 어머니에 대한 일말의 애정도 없었으며 아버지의 폭력성을 존경했다. 아버지는 삐뚤어지긴 했어도 아들을 우리에 가두는 것을 나름 교육이라 여긴 반면 형은 그저 동생이 고통받는 것을 좋아했으니까. 거기에 어떤 이유에서든 아들을 총으로 쐈다는 생각에 멘탈이 붕괴된다. 그런 모습을 본 형은 아버지를 감싸고 또 동생에게 잘못을 돌린다. 이후 감옥에 가자마자 자살까지 한 아버지를 생각하며, 더글라스는 '그는 그냥 그런 사람이었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버지가 그 집에서 폭력의 신이라면 형은 폭력의 사도인 셈이다. 이 세상의 모든 종교는 신을 자처하는 숭배의 대상 그 자체가 자신을 신격화한 것이 아니라, 그의 제자들이 종교를 만들고 제자들이 해당 존재를 신격화시켜 자신들의 세력과 종교를 만든 경우가 많다. 소크라테스를 신격화하고 그의 철학을 정립한 것은 플라톤이었다. 예수를 신격화하고 행적이나 말을 기록한 것은 12사도였으며, 사실상 그리스도교를 정립한 것은 예수를 생전에 본 적이 없는 바울이다. 아버지라는 신은 폭력이라는 교리를 자신만의 합리성으로 행했지만, 형이라는 사도는 폭력이라는 힘에 취한 사도-추종자일 뿐이다. 더글라스가 갇힌 철창에 'In the name of God'이라는 문구를 붙인 것이 그가 폭력의 신인 아버지의 사도역할을 한다는 걸 여실히 드러낸다.
성경에서 개는 하등하거나 나쁜 것으로 종종 묘사된다. 'In the name of God'이라는 문구가, 개 철창 안에서 더글라스가 본 시선으로는 뒤집히고 가려져 'DOG MAN'으로 보인다. 아버지와 형에게 개와 친한 더글라스는 교화해야 할 대상이며 형에겐 단죄해야 할 대상으로까지 변하게 된 것이다. 아버지에게 총맞은 일로 경찰에게 구조되고, 형은 감옥에 갔다. 감옥에 간 형이 출소하면 아버지의 죽음까지 몰아 동생을 죽이려 할 것이 자명했다. 더글라스가 형을 죽인 것은 복수였을 뿐 아니라, 혐오와 폭력에 대항하는 정당방위처럼 그려진다. 이 세상은 폭력과 혐오의 세상이고, 아버지는 폭력의 신이며 형은 폭력의 사도다. 더글라스 역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신을 신에게 대항하는 적그리스도인 도그맨으로 다시 태어난다.
차별에 대항하는 법
아버지가 자살하고 형도 감옥에 가 있는 가정폭력의 희생자인 더글라스는 이후 청소년 보호소에서 자라게 된다. 애매하게 하반신이 마비된 채, 그곳에서도 폭력과 혐오에 노출되어 있다. 그런 더글라스에게 교사인 샐마(그레이스 팔마)와 연극은 한줄기 빛이었다. 연극 속 세상은 자신을 무엇으로든 만들어줄 수 있었고, 그곳엔 폭력과 혐오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차별이 가득했다. 장애인이자 보호소 출신인 더글라스는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고, 개를 돌보는 것이 가장 적성에 맞는 듯했지만 이마저도 국가에 의해 쫓겨난다. 현실은 약자에게 가혹하다. 결국 샐마에게 가졌던 연정마저 짓밟히고 나자, 자신도 자신을 혐오하기에 이른다.
여기에서 더글라스가 자신을 차별하고 혐오했던 이들을 단죄하기 시작했다면 다른 영화 속 범죄자와 다름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차별하고 혐오하던 사람들에게 적대감을 갖지 않는다. 그에겐 그를 위로하는 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라는 말은 더글라스에게 딱 맞는 말이다. 그는 백여 마리의 개들이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더글라스가 불행에서 벗어나 자신을 긍정하게 된 계기는 드랙퀸으로서 무대에 서게 된 후다. 드랙퀸은 화려하게 여장을 하고, 립싱크로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며 무대를 만드는 크로스 드레서들을 말한다. 드랙퀸이 겉보기에는 트랜스젠더나 게이처럼 보일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하기도 하지만, 그냥 이성애자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하기도 한다. 드랙퀸으로 유명한 공연은 <헤드윅>이 있고, 유명한 사람은 인어공주의 우르술라의 모티브였던 '디바인'이 있다. 연극을 하면서 남녀역할을 바꾸는 것에 거부감이 없던 더글라스는 드랙퀸의 무대에 푹 빠지게 된다. 그리고 드랙퀸들도 사회에서 차별받는 존재라, 더글라스의 마음을 잘 이해해 줬다. 결국 그는 무대에 서며 불행에서 치유된다.
여기까지 오면, 더글라스 - 도그맨은 크루엘라나 조커와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크루엘라나 조커는 자신의 극악한 범죄를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범죄자의 서사가 들어가 있다. 물론 상처 입은 영혼이라는 점은 비슷하나, 도그맨은 자신의 상처를 너무도 훌륭한 방법으로 극복하고 있지 않은가? 이쯤 되면 도그맨은 대체 어떤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이길래, 기괴한 모습으로 피를 흘린 채 잡히고 정신감정을 받고 있는 걸까.
도그맨은 누구인가
누군가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개를 도그맨에게 데려온다. 도그맨은 그 유기견을 받아들이고, 그의 말을 듣는다. 이 지역의 악질적인 조직이 세탁소 아줌마를 못살게 군다는 것이었다. 도그맨은 마치 늘 이런 일이 있던 것처럼, 개들을 이용해 약자들을 보호해 준다. 그 모습이 꽤나 능숙하다. 그리고 부의 재분배라는 명목아래, 부잣집에서 개들을 이용해 몇 보석을 훔쳐낸다. 부의 재분배를 외치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보석을 빨리 팔아치운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도그맨 자신을 죽음으로 위협하는 사람들을 정당방위로 죽였다.
그리고 세탁소 아줌마를 보호하려고 폭력조직을 개로 위협한 일로, 조직이 도그맨을 죽이려고 찾아온다. 도그맨과 개들이 총을 든 조직과 상대하는 모습은 철저하게 준비되었다기 보단, 어설프고 처절하다. 도그맨은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세탁소아줌마를 위해 이런 위험한 짓을 했었단 말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더글라스의 말을 빌리자면, 더글라스 - 도그맨은 빌런도 안티히어로도 아니다. 그저 차별의 사회에서 살려고 몸부림치는 한 장애인이었고, 자기를 따르는 개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도둑질을 좀 하거나 자신과 연결된 사람들을 개로 보호해 주는 일이 전부였다. 도그맨은 자신이 형과 보험조사원을 살해한 것을 담담하게 고백하고 인정한다. 비록 정당방위라고 할지라도. 도그맨의 트럭이 쫓기며 경찰에게 잡히게 된 그 사건도, 사실은 조직이 총을 들고 쳐들어와서 대항한 것뿐이었다. 도그맨은 빌런이라기엔 너무 착하고, 안티히어로라기엔 너무 소박하다. 그런데 우리는 왜 도그맨을 크루엘라나 조커와 같다고 생각했을까? 영화 첫 장면에서 보여준 그 무시무시한 기운, 경찰도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총을 겨누게 된 그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도그맨에게서 느껴지는 그 기괴함은, 사실 편견과 차별로 관객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것이다. 현실에서 우리가 가지는 편부 편모가정이나 가정폭력에 노출된 사람에 대한 편견, 장애인에 대한 편견, 성소수자나 크로스 드레서, 드랙퀸에 대한 편견 등 말이다. 특히 그가 잡힌 사건은 그가 무시무시한 가해자라서가 아니라, 사실 피해자에 가까웠다. 경찰도 그걸 알고 그에게 안쓰러운 마음으로 담배를 준다. 엄청나고 기괴한 무서운 범죄잔줄 알았지?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야! 라고 감독은 말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차별받는 소수자가 발버둥 치는 휴먼드라마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전반에 흐르는 신-개-더글라스로 연결되는 기묘한 연출로 인해, 이것이 무언가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개통령 혹은 개의 신
앞서 말했듯 개는 인간을 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정을 주면 금방 사람을 따른다. 사람을 따르고 애정을 가진 개는 굶주린 야생개보다 살의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영화에 나오진 않았지만 더글라스의 아버지는 투견을 하기 위해 개들을 따로 훈련시키기도 했을 것이다. 방식은 달랐지만, 더글라스는 애정으로 개들과 소통했고 별다른 훈련이 없이도 원하는 행동을 개에게 부탁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할까?
10년 전, 동물농장에서 <천재견 호야>의 사연이 나온 적이 있다. 주인 아저씨가 별다른 훈련을 하지 않았는데, 너무 사람처럼 부탁하는 것을 척척 잘 알아듣고 하는 것이다. 수도꼭지를 틀고 닫고, 냉장고에서 음료를 가져오고, 말하지 않아도 일 끝나면 수건과 물을 가져오는 등, 일일이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천재견 테스트도 최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영화 <도그맨>에서 더글라스가 설탕이나 밀가루를 가져오라고 할 때 개들이 알아서 잘 가져오거나, 눈빛만으로 명령을 내리는 모습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호야도 주인아저씨와의 교감과 사랑으로 그런 일이 가능했고, 더글라스도 개들을 사랑으로 대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가능했을지 모른다.
아버지가 개들을 함부로 다루는 집에서 자라, 개들을 사랑으로 대하게 된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개통령, 훈련사 강형욱이다. 강형욱은 개공장을 하는 집에서 자랐고,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아버지와 싸우기도 했으며 결국 개를 제대로 행복하게 키우는 일을 하며 살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더글라스는 흑화한 강형욱이며, 흑화한 천재견 호야의 주인이다. 더글라스가 흑화했다고는 해도 소소한 동네 로빈훗 느낌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도그맨>은 단순히 상냥한 훈련사, 혹은 애정 어린 개주인을 넘어선다. 이미 자신이 개 철창에 갇혔을 때, 형이 'In the name of God'이라는 문구를 달아주고 그것이 뒤집혀서 DOGMAN이 된 시점부터, 그는 적그리스도가 되기로 작정한 듯하다. 그가 개를 얼마나 사랑으로 대하는지는 사실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는다. <도그맨>에서 의아한 지점은 이 부분이다. 영화에서 개들이 묘사된 모습이 철저하게 훈련받은 군대처럼 보인다. CG가 아니라 진짜 개들을 훈련시켜 그런 장면들을 찍었다곤 하지만, 교감보단 명령으로 느껴진다.
기독교에서는 신에게 의문을 가지면 안 된다. 신과 인간은 대등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관계가 아니라, 신에게 순종하고 신이 하는 행동은 그것이 인간을 위한 큰 그림이라는 것을 믿고 따라야 한다. 그래서 도그맨은 훈련사나 주인이 아니라, 개의 신인 것이다. 이렇게 신의 자유와 사랑을 순종으로 덧씌우는 것이 서양의 기독교서사에 자주 등장한다. 영화 중간중간, 더글라스는 스스로를 예수에 비유하는 행동을 하거나 행동을 하게 된다.
개 철창에서 손에 아버지가 쏜 총을 맞은 채 십자가 모양으로 쓰러진 더글라스는 그 일로 걷지 못하게 되었지만 아버지에게서 탈출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신에게 버림받은 것인지 구원받은 것인지 혼란스럽다. 그가 세상의 차별로부터 구원받아 드랙퀸으로 구원받는 모습은 앉은뱅이가 일어서는 기적을 연상시킨다. 가난한 더글라스는 자신을 따르는 수많은 무리들을 위해 오병이어의 기적을 도둑질로 일으킨다. 또 조직이 기관총을 들고 쳐들어와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을 때, 그는 굳이 걸어가서 포도주를 마시며 최후의 만찬을 한다. 그저 동네 로빈훗에 불과한 사람이 이런 사건을 거치며, 더 스스로를 대단한 존재로 여기게 변해간다고 느끼는 것은 나의 기우일까?
그는 결국 개들을 이용해서 유치장을 탈출한다. 그러나 그는 멀리 도망가지 않고, 하나의 의식을 치르기 위해 걸어간다. 마치 십자가를 진 예수가 힘겹게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해 골고다 언덕을 오르듯, 바로 옆 성당의 십자가 그림자가 비치는 곳으로 간다. 그리고 그 십자가에 정확하게 자신을 맞추려고 발걸음을 조금씩 조절하며 신에게 외친다. 십자가의 그림자는 더글라스에게 드리운다.
기독교의 4대 복음서 중 하나인 <루가의 복음서>와 외경인 <야고보 복음서>에 따르면,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하는 장면을 '성령이 내려오셔서 너에게 그림자를 덮을 것이다(한국번역: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라고 천사가 말하는 장면이 있다. 한국 성경에는 잘못 번역되었지만, 원문에는 성령이 임한다는 것을 그림자가 드리운 것으로 표현했다. 이 장면은 '그림자 수태'라는 모티브가 되어, 마리아의 수태고지 장면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장면의 그림으로 많이 묘사된다.
더글라스는 세상을 지배하는 폭력의 신에게 대항하는 적그리스도로써 더 완전히 새로 태어나려고 한다. 그가 그림자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하는 것처럼 보이려는 자기 연출은, 그림자로 드리워진 성령의 힘을 받아 더욱더 강한 도그맨이 되려는 의식이다. 단순히 오래 서있다가 쓰러졌다고 해서 더글라스가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더욱 강인하게, 동네 로빈 훗에서 진정한 개의 신 도그맨으로 태어났다. 그러기에 불행이 있는 곳, 자신을 상담해 준 에블린에게 개를 보내지 않았던가. 왜냐하면 바로 자신이 신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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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그맨>은 <크루엘라>나 <조커>, 혹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같은 빌런 서사 혹은 안티히어로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잔인하고 섬뜩한 장면이나 액션도 없고, 그의 수족이 된 개들은 CG가 아닌 실제 훈련받은 개들이라 살기가 느껴지지 않아 전혀 무섭지 않다. 아니, 오히려 귀엽기까지 하다. 개를 죽이는 장면은 나오지 않고, 귀여운 개들은 천하무적이다. 끔찍한 인물인 줄 알았던 더글라스는 사실 불쌍하고 착한 사람이다. 그런 것들이 영화의 좋은 메시지를 조금 흐린다고 생각한다. 과연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라면서. 오히려 마케팅에서 크루엘라나 조커 언급을 하지 않는 게 좋지 않았을까?
그렇더라도 날것으로 드러내는 뤽 베송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감각, 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만들어낸 더글라스의 캐릭터는 살아있다. 별것 아닌 것들을 별것으로 만들어내는 힘, 그리고 그 별것은 사실 우리가 만들어 낸 차별과 혐오에서 나왔다고 귀에 대고 소리치는 힘 말이다.
*여담으로, 주인과 그렇게 사랑으로 교감했던 천재견 호야의 주인아저씨는 4년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작년 <단짝>이라는 방송에서 주인아저씨의 아들이 호야를 아직도 키우고 있는 모습, 아저씨의 생전 목소리를 듣고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나와 많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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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방울이 완성하는 영화의 서사
안녕하세요, 씨네픽지기입니다.
비는 영화감독들이 즐겨 사용하는 시네마틱 모티프죠. 그만큼 영화 속 비는 단순히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아니라,억눌린 감정을 폭우로 터뜨리고, 죄악을 씻어내며, 빗소리만으로도 공포를 고조시키죠. 때로는 운명적 사랑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비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작품 6편을 큐레이션해보았습니다. 비가 어떻게 이 이야기들을 완성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비 내리면 떠오르는 영화가 더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❶ 세븐(1995)
❷ 쇼생크 탈출(1994)
❸ 사이코(1960)
❹ 블레이드 러너(1982)
❺ 노트북(2004)
❻ 기생충(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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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주보지 않아도 괜찮아
"영화 보자마자 감독님한테 전화를 했어요.
이게 대체 무슨 영화냐고. 영화 주제가 뭐냐고."
영화가 끝나고 한 시간가량의 GV 시간이 있었다. 박상옥 님이 마이크를 들고 가장 먼저 했던 말이다.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막상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니 '이거... 대체 무슨 영화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김보람 감독은 이 영화를 찍게 된 것이 '섭식장애'라는 키워드에 꽂혀서였다고 말한다. 섭식장애라는 것이 단순히 사회에서 여성의 몸에 주는 핍박 때문에 발병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실제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박상옥 씨와 박채영 씨는 사실 처음 구상한 영화 내에선 짧은 단락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녀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섭식장애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병에 대해 자신이 영화에 온전히 담아낼 수는 없다고 판단, 두 사람의 이야기로 전환했다고.
엄마는 언젠가 핸드폰 주소록에 자신을 이름으로 저장해달라고 했다. 엄마라는 역할로서가 아닌, 이름이 불리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내 주소록에 엄마는 'OOO 여사님'이라고 저장되어 있다.
"자꾸 '아프지만 마'라고 하시는데, 그것 말고 딸에게 원하는 게 무엇이 있으신가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 본능적인 새끼에 대한 어미의 마음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엄마가 늘 그렇진 않아요. 딸이 안 보일 땐 내 나름의 삶을 살지요."
박상옥 님이 관객의 질문에 답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엄마도 딸이 안 보일 땐 나름의 삶을 산다. 그건, '엄마'라는 역할은 '딸'이라는 역할이 무대 위로 올라와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엄마 이전에 '나'라는 존재가 우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엄마들이 몇이나 있을까. 그것을 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실 나의 모녀관계도 이전과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딸'이라는 역할 수행자로서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다가오는 상실감에 무너져 내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런 나의 지독한 'K-장녀병'은 독립과 함께 끝을 맺었다.
"저에게 요리란, 사람들과 만나기 위한 준비 같아요."
요리를 하고 음식점에서 일을 하는 채영은 즐거워 보인다. 엄마와 있을 때 짓는 웃음과는 다른 종류의 웃음이다. 홀로서기, 내 스스로의 존재 이유에 대해 찾아 나서는 긴 여정에 서 있는 채영은 활기차고 씩씩하다.
엄마라는 정서적 울타리가 가장 필요했던 시기에 '딸'이라는 역할로 생존의 이유를 찾아야 했던 채영이 내린 답은 '섭식장애'였다. 먹지 않거나, 마구 먹거나. 섭식 장애는 자신의 몸을 통제하는 일이었다. 그를 통해 엄마의 관심은 끌어냈지만, 거기서 그치면 '딸'이라는 역할로서만 살아남게 된다.
하지만 채영은 음식을 고르고 요리를 하며 사람들과 마주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다. 딸로 존재하기 위해 찾았던 방법이, 나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래서 채영은 섭식장애를 가진 자신의 모습도 삶의 일부임을 인정한다.
우리는 꼭 마주 보고 앉아야만 완벽한 식사의 구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향하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를 쳐다보기보단 각자의 앞에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기보단 내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은 욕심이, 때론 상대에게 상처를 주곤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만큼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노력과 배려의 모습이다.
그럼 꼭 마주 보지 않아도 괜찮다. 손을 잡고 같이 앞으로 걸어가면 그만이니까.
영화는 너무 작아서 발견조차 못했던 작은 문제들에 관하여 조명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상옥과 채영, 그리고 외할머니라는 주인공을 통해 완만하면서도 뾰족한 여성 서사에 대해 그려낸다.
"모녀 관계를 다룬 이야기는 많은데, 왜 부자관계를 다룬 이야기는 별로 없을까?"
함께 보았던 짝꿍은 그런 질문을 던졌다. 부딪히고 부서지지만 작은 파편들의 목소리를 듣고 인정하며 여성 서사를 이해하려는 아름다운 자리는 많은데, 남성 서사에 대해서만큼은 이토록 심도 있게 다루는 작품이 없다는 게 아쉽다고 했다.
듣고 보니 그렇다. 여성이라는 존재만이 공감할 수 있는 아픔과 슬픔이 있다면, 남성에게도 그런 서사가 존재하지 않겠나. 영화에서는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배제하고 여성 서사에 집중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카메라를 의도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분명 남성에게도 그들만의 그림자가 존재할 것이다. 사실 나는 '남성에게는 그런 서사가 없으니까 그런 거 아닐까?'라고 무심코 생각했는데, 짝꿍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게 얼마나 편협된 시각인지를 깨달았다. 언젠가는 그들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아름다운 자리도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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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원자폭탄을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한 A to Z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 될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들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
그럼 다같이 살펴보실까요?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론물리학자이자 "원자폭탄의 아버지"인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오펜하이머>의 개봉으로 2023년 영화계에 복귀할 예정인데요. 놀란은 지금껏 전기 드라마를 만든 적이 없지만 놀란의 모든 영화들이 그렇듯이, <오펜하이머>에 관한 한 예상치 못한 결과를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거의 없지만, 보도에 따르면 놀란은 2억 달러 이상의 영화 <테닛>이 상영된 이후 이보다는 제작비를 축소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막대한 제작비의 영화를 만드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차기작은 어떤 모습일지 천천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1. 첫번 째 스틸 공개
킬리언 머피는 전기 물리학자인 J. 로버트 오펜하이머로 변신한 스틸 사진을 첫 공개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2023년 7월 21일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2. 케네스 브래너와의 협업
케네스 브래너가 <테닛>에 이어 크리스토퍼 놀란과 함께 다시 작업한다고 합니다.
케네스 브래너는 2022년 2월 <오프네하이머>에 미공개 역할로 정식적으로 캐스팅됐다고 밝혔습니다.
3. 프로덕션 In 멕시코
매거진 할리우드 리포터가 2월 2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영화의 제작은 뉴멕시코에서 시작될 것이며, 맞춤 제작 세트장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합니다.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손수 한땀한땀 제작하기로 유명한 감독이죠?)
4. 드라마 <더 보이즈>의 '잭 퀘이드'의 출연
드라마 <더 보이즈>의 스타 '잭 퀘이드'는
2022년 2월, 영화 <오펜하이머>의 출연자로 발표되었습니다.
5. 배우 '데인 드한' <오펜하이머> 출연하다
'데인 드한'은 <오펜하이머>의 출연진에 합류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역할을 맡았다고 합니다.
데인 드한은 또한 HBO 맥스의 '캐슬린 피터슨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곧 개봉될 실화 범죄 시리즈인 <The Stairs>에도 출연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6. 훈남 배우 '조쉬 하트넷'의 캐스팅 결정
과거 국내 여성팬들의 남친짤로 유명했던 배우 '조쉬 하트넷'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 출연진에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가 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또한 그는 가장 최근에 가이 리치 감독의 <Wrath of Man>에 출연한 바 있습니다.
7. 플로렌스 퓨, 라미 말렉, 베니 사프디 등의 그야말로 핵 캐스팅 라인업!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플로렌스 퓨',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 감독 겸 배우인 '베니 사프디' 또한 영화에 출연합니다. 그들은 이전에 먼저 주연배우로 캐스팅이 확정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그리고 킬리언 머피와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플로렌스 퓨는 오펜하이머와 불륜 관계인 공산당 당원 '장 타트록' 역을 맡았으며, 사프디는 수소폭탄의 아버지로 가장 잘 알려진 헝가리 물리학자이자 맨해튼 프로젝트의 동료인 '에드워드 텔러' 역을 연기할 것이라고 합니다.
8. 할리우드 대스타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맷 데이먼 출연
할리우드 소식지 데드라인에 따르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맷 데이먼은 놀런의 <오펜하이머>의 합류를 발표한 가장 최근의 할리우드 톱스타 배우입니다. 아직 맷 데이먼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 프로젝트에서 연기할 사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비밀에 부쳐지고 있습니다.
한 영화 속에서 맷 데이먼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또한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멧 데이먼은 전작 <인터스텔라>에서의 짧은 조연 이후 재결합을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9. '에밀리 블런트', 오펜하이머의 아내 역할을 맡다!
할리우드 소식에 따르면 '에밀리 블런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펜하이머>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소식에 따르면 그녀는 원자폭탄 발명을 이끈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과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아내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에밀리 블런트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정글 크루즈>, 파라마운트 <콰이어트 플레이스(A Quiet Place)>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에는 첫 출연합니다.
10.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항상 전기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다!
<오펜하이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테닛>의 후속작이자 그의 12번째 장편 영화가 될 것인데요.
특히, <오펜하이머>는 감독의 첫 전기 드라마가 될 것입니다.
놀란 감독의 연출은 흔한 전기영화의 특성을 따라갈 것 같지 않기에 전기 영화라고 칭하기 애매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는 과거의 전작 <더 프레스티지>에서도 현실의 인물(니콜라 테슬라)을 다루긴 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영화에서는 역사적인 인물의 삶이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서사 추진력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전기 드라마 장르는 항상 놀란의 관심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11. 워너 브라더스에서 유니버설로 이적
<오펜하이머>를 둘러싼 가장 큰 뉴스는 이 영화가 2002년 <인썸니아> 이후 놀란 감독의 첫 워너브라더스 영화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놀란 감독과 워너 브라더스의 협업은 거의 20년 동안 지속되었만,
둘 사이의 관계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악화되었는데요.
올해 모든 워너 브라더스 영화들은 HBO 맥스를 통해 31일간 방영될 수 있는 동시 극장 개봉을 선택했고, 이 결정에 대해 놀란 감독은 공개적으로 워너 브라더스에 반대했습니다. 결국 놀란감독과 워너브라더스의 이별이 진행됩니다.
놀란은 한 인터뷰에서 "2021년, 세계 최고의 영화 제작자들이 출연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영화계에서 가장 큰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에 수년간 참여한 최고의 스타들도 있다. 이 영화들은 가능한 한 가장 많은 관객들을 극장에서 보게 하기위해 제작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런 상의 없이 스트리밍 서비스, 즉 신생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희생양으로 변햇다." 라고 하면서 안타까움을 밝힌 바 있습니다.12. 유니버설 픽쳐스의 극장 배급 약속
유니버설픽쳐스로 이적하게 되면서 영화의 독점 극장 배급이 보장 받았습니다.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개봉 전 기준인 90일에서 100일 안팎의 극장 상영 기간을 가지며,
새로운 산업 표준이 되고 있는 45일보다 훨씬 길어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유니버설픽쳐스로 이적하기 전에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동시 개봉이 아님을 철저히 요구했고 그 점을 약속, 보장 받은걸로 전해진 바 있습니다.
13. 배우 킬리먼 머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에서 첫 주연 배우 역할
킬리언 머피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조연 배우 중 한 명이었으며,
이것이 그가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주연을 맡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머피는 놀런의 영화 <다크나이트> 3부작, 영화 <인셉션>과 덩케르크>에 조연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바 있습니다.
머피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는 이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마다 다르지만 크리스와 몇 차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어 크리스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자신과 제작진, 출연진에게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다. 집중력이 대단하다. 그의 비전은 너무 분명하고 강해서 당신은 그것의 일부가 되는 것에 자신감을 느낍니다. 그가 그것을 밀어붙일 때, 그것은 좋은 장소처럼 느껴집니다." 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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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 로맨틱 청불 코미디 / 소프트한 19금 영화 / 박지현 최시원 성동일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이 엔드크레딧 전에 1개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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