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21 10:08:55
1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송혜교의 첫 오컬트 영화 <검은 수녀들> 개봉 줄거리

금주에는 다가올 설 연휴에 어울리는 영화들이 개봉합니다.
그중 최대 기대작은 송혜교 배우의 첫 오컬트 영화인 <검은 수녀들> 일 텐데요.
송혜교 배우는 영화 속 흡연 장면을 위해 촬영 6개월 전부터 실제 흡연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중요한 장면인 만큼 거짓으로 담배를 피우고 싶지 않았다"고 그 이유를 전했습니다. 또한 드라마 '더 글로리' 이후, 장르물에 본격적인 흥미를 느껴 <검은 수녀들>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영화인만큼 '최부제'를 연기했던 강동원 배우가 특별 출연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개봉 당시 2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속편으로 돌아온 <히트맨2>, 실사에 애니메이션을 덧입혀 제작하는 '로토스코프' 기법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고스트캣 앙주>, 제시카 차스테인의 특별한 멜로영화 <메모리>까지!
과연 긴 연휴 기간에 우리의 마음을 빼앗을 영화는 무엇일까요?
검은 수녀들
Dark Nuns

개요: 미스터리 | 대한민국 | 114분
감독: 권혁재
주연: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
개봉: 2025.01.24.
배급: (주)NEW

줄거리
금지된 곳으로 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유니아’ 수녀(송혜교)는 ‘희준’(문우진)의 몸에 숨어든 악령이 12형상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당장 올 수 없는 구마 사제를 기다리다가 부마자가 희생될 것이 분명한 상황. 결국 ‘유니아’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서품을 받지 못한 수녀는 구마를 할 수 없다’는 금기를 깨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담당의는 ‘희준’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오직 의학이라 믿는 ‘바오로’ 신부(이진욱). 우연한 기회에 그의 제자 ‘미카엘라’ 수녀(전여빈)의 비밀을 알아챈 ‘유니아’는 ‘희준’을 병원에서 빼내기 위해 막무가내로 도움을 요청한다. ‘미카엘라’는 거침없는 ‘유니아’ 에게 반발심을 느끼지만, 동질감이 느껴지는 ‘희준’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한다.
마침내 두 수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소년을 살리기 위한 위험한 의식을 시작하는데...
원칙은 단 하나, 무조건 살린다!
히트맨2
HITMAN2

개요: 코미디 | 대한민국 | 118분
감독: 최원섭
주연: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 김성오, 이지원
개봉: 2025.01.22.
배급: (주)바이포엠스튜디오

줄거리
욱해서 그린 웹툰 '암살요원 준'의 성공으로 잠깐 흥행 작가가 된 '준'은 시즌2 연재 시작과 동시에 '뇌절작가'로 전락하고, 망작이 된 시즌2는 되려 '준'을 노리는 글로벌한 악당들의 내한 열풍을 일으킨다.
아무것도 모른 채, 다시 한번 대히트를 꿈꾸며 신작 웹툰 연재에 돌입한 '준'.
그러나 그의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국정원은 다름 아닌 '준'을 범인으로 지목하는데…
과연 ‘준’은 예언자인가, 테러리스트인가.
고스트캣 앙주
Ghost Cat Anzu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95분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 쿠노 요코
주연: 모리야마 미라이, 고토 노아, 아오키 무네타카
개봉: 2025.01.22.
배급: 와이드 릴리즈㈜

줄거리
꾹꾹이 알바하는 고양이 실존?! 귀여운 동안 외모지만 37세다냥~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소세지절’ 아빠 ‘테츠야’는 엄마 기일 전까지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고, 11세 소녀 ‘카린’만 혼자 남는다. 그런 ‘카린’의 무료한 일상에 37살 고양이 요괴 ‘앙주’가 등장한다.
귀차니즘 아재 고양이 ‘앙주’와 한집살이를 시작한 까칠한 소녀 ‘카린’. 투닥거리는 사이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버린 둘은 ‘카린’이 그리워하는 엄마를 만나기 위해 저승으로 함께 떠나게 되는데...
37살 아재 고양이 요괴 ‘앙주’와 시니컬한 11살 젠지 소녀 ‘카린’의 아주 특별한 저세상 여행이 시작된다!
메모리
Memory

개요: 드라마 | 미국 | 103분
감독: 미셸 프랑코
주연: 제시카 차스테인, 피터 사스가드
개봉: 2025.01.22.
배급: 티캐스트

줄거리
뉴욕에서 딸과 단둘이 사는 실비아는 고교 동창 파티에서 사울을 만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실비아의 집까지 따라온 사울은 말없이 집 앞에서 밤을 새우고 실비아는 그가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며칠 후, 과거에 사울을 만난 적이 있다고 확신한 실비아는 그를 찾아가서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사울은 혼란스러워하고 실비아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며 그와 점점 가까워지는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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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이번 주에는 많은 팬들이 기다려온 뮤지컬 영화 <위키드>가 개봉합니다.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위키드>는 개봉 전 시사회에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제70회 토니상 뮤지컬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신시아 에리보와 세계적인 팝스타 아리아나의 그란데의 앙상블이 기대되는 가운데, 국내 성우 역시 실제로 뮤지컬 <위키드>에 출연해 찬사를 받았던 박혜나, 정선아, 남경주 등이 맡아 영화 팬뿐만 아니라 뮤지컬 팬들까지 사로잡을 예정입니다.
<음란서생>, <방자전>, <인간중독>으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김대우 감독이 신작 <히든페이스>로 송승헌, 조여정 배우와 다시 한번 뭉쳤습니다. 뉴페이스인 박지현 배우가 합세한 신작에서는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여줄지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배우 조 크라비츠의 감독 데뷔작인 <블링크 트와이스>와 데이비드 보위와 류이치 사카모토의 젊은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도 오는 20일에 개봉합니다.
위키드
Wicked
개요: 판타지 | 미국 | 160분
감독: 존 추
주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양자경, 제프 골드브럼
개봉: 2024.11.20.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자신의 진정한 힘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 전혀 다른 두 사람은 마법 같은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법사'의 초대를 받아 에메랄드 시티로 가게 되고 운명은 예상치 못한 위기와 모험으로 두 사람을 이끄는데…
마법 같은 운명의 시작, 누구나 세상을 날아오를 수 있어!
히든페이스
HIDDEN FACE
개요: 스릴러 | 대한민국 | 115분
감독: 김대우
주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박지영, 박성근
개봉: 2024.11.20.
배급: (주)NEW
줄거리
'갇혔다 지켜봤다 벗겨졌다'
지휘자 '성진'(송승헌)이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이자 약혼녀 '수연'(조여정)이 어느 날 영상 편지만을 남겨둔 채 자취를 감춘다. '성진'은 '수연'을 잃은 상실감에 고통스러워하지만, 그녀를 대신한 첼리스트 ‘미주’(박지현)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비 오는 밤, 서로의 욕망에 휩쓸린 ‘성진’과 ‘미주’는 ‘수연’의 집에서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른다. 한편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은 혼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집 안 밀실에 갇혀 숨겨진 민낯을 지켜보는데...
블링크 트와이스
Blink Twice
개요: 드라마 | 미국 | 102분
감독: 조 크라비츠
주연: 나오미 아키에, 채닝 테이텀, 크리스찬 슬레이터, 사이먼 렉스
개봉: 2024.11.20.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천국 같은 파티, 지옥 같은 진실!
IT업계의 거물, 억만장자 ‘슬레이터 킹’의 호화로운 파티에 초대받은 ‘프리다’. 아름다운 섬에서 화려한 휴가를 보내던 ‘프리다’는 어느 순간 갑자기 함께 온 친구 ‘제스’가 사라지고 다른 사람들은 ‘제스’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된다. ‘프리다’는 자신과 섬에 초대된 사람들이 계속 무언가를 잊어버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끔찍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사투를 벌이기 시작하는데...
전장의 크리스마스
Merry Christmas, Mr. Lawrence
개요: 드라마 | 영국 | 123분
감독: 오시마 나기사
주연: 데이비드 보위, 류이치 사카모토, 기타노 다케시, 톰 콘티
개봉: 2024.11.20.
배급: (주)엣나인필름
줄거리
우리는 서로 적이었지만, 우리는 모두 인간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인도네시아 자바섬. 무사도 정신을 맹신하는 일본군 대위 요노이는 포로수용소에서 영국군 소령 잭 셀리어스와 마주하게 된다. 사형 직전의 잭을 자신의 수용소로 데려온 요노이는 알 수 없는 매력에 끌리면서도 그의 자유분방한 태도에 끊임없이 갈등한다. 한편, 유일하게 일본어를 구사하는 영국군 중령 존 로렌스는 영국군과 일본군, 양측 사이에서 중재를 시도하지만, 수용소의 분위기는 점점 격화된다.
전쟁의 포로이자 인간으로서의 모습 사이에서 고뇌하는 이들.
과연 전쟁터 한가운데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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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애니메이션 - 끝내 불발해버린 불꽃, 어찌해야 할까?
필자는 영화를 시각 예술이라 생각한다. 혹자는 시청각적 예술이라고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초기 영화들은 청각적 요소가 없는 무성영화였으며, 그렇기에 초기 때부터 부각되어 온 것은 시각적 요소였기 때문에 영화를 시각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개인적 성향을 얘기하자면, 솔직히 필자는 영상미 중시 성향이 센 편이라 애니메이션을 볼 때도 영상미가 좋다면 웬만해선 호평을 하는 편이다. 김문생 감독의 "원더풀 데이즈"도 스토리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이러한 비판에 동의하기도 하지만) 영상미와 음악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아니다, 너무나도 커다란 단점이 있다. 장점 하나로 절대 커버할 수 없는.
본 영화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동명의 단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단순히 실사를 애니메이션으로 바꾼것이 아니라 오리지널 스토리가 존재하고 있다. 필자가 원작 드라마를 보지 않았기에 비교 리뷰는 어렵겠지만, 실사를 따로 놓고 봐도 이 애니메이션은 확실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장점부터 얘기하자면 영상미와 OST를 꼽을 수 있다.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경력이 있는 샤프트 제작인 만큼 영상미는 정말 매력적이다. 특히 색감과 연출들은 따로 놓고보면 정말 스틸 하나하나가 화보라고 해도 될 정도. 그리고 OST도 정말 호평받을 만한데, DAOKO와 요네즈 켄시의 합작곡이자 본 영화의 주제가인 쏘아올린 불꽃(打上花火)은 원작보다도 더 인지도가 높을 정도이며 유명 DJ인 Porter Robinson이 직접 호평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할 정도이다. 그리고 마츠다 세이코의 유리색의 지구(瑠璃色の地球) 또한 후술하겠지만 본 노래가 나오는 파트는 비판점이 있지만 음악만 따로 놓고 보면 좋은 음악에 속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영화관의 사운드와 스크린으로 음악과 영상미를 듣기위해 예매해도 된다고 할 정도로 이 영화의 가치는 이 두가지 뿐이다. 다만 주제가인 쏘아올린 불꽃은 작중에서는 단 한번도 안 나오고 엔딩 크레딧에서만 나오니, 만약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접할 기회가 있다면 엔딩 크레딧까지 꼭 보고 나오길 강력히 추천한다.
장점은 여기까지, 이제부터는 단점 뿐이다. 누가 뭐라해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이다. 위에서 필자가 영상미를 중시한다고 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스토리가 형식이 갖춰져있을 때의 이야기이지 심각할 정도의 미달 수준일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원더풀 데이즈에 호평을 한 것도 서사가 급전개에 난잡한 부분이 있지만 심각한 미달 수준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스토리가 심각할 정도로 미달이다. 이러한 미달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너무 길게, 자주 반복되는 쉽게 말하자면 '만약에' 세계의 반복인데, 사랑을 이루기 위해 반복하는 만약에가 너무 길게, 여러번 나온다. 그렇기에 비록 이미 본 부분을 빠르게 보여준다고 해도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늘어지는 모습은 원작에 비해 40분 가량 늘어난 러닝타임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인데, 실제로 반복되는 부분은 20~30분 가량을 잘라내도 이해에 영향이 없을 정도라고 느꼈다. 또한 열린 결말이라는 것도 좋게 말해 열린 결말이지, 나쁘게 말하자면 결론을 내지 않고 끝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후반부의 연출에 비해 너무나도 허무한 엔딩이기에, 이러한 아쉬움은 배가 되어간다. 그리고 위에서 색감과 연출들을 따로 놓고보면 좋다고 했는데, 일부 장면의 연출들은 이질적인 부분이 있다. 유리색의 지구 파트에서는 뮤지컬 영화 색채를 보이는 파트인데, 갑작스럽게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연출이 나온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식 연출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앞과 뒤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 연출이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다. 연출과 영화의 서사가 조화롭지 못하고 따로 노는 것이다. 또한 일부 연출 또한 선정적 요소가 세 불편함을 느꼈다. 특히 선생님의 가슴을 가지고 친구들 사이 뿐만 아니라 교실에서도 섹드립을 날리는 거나, 선생님의 가슴을 선생님의 남자친구가 가슴이 작아진 것 같다며 만지려 하는 것도 전혀 유쾌하지 않고 불편하기만 하다. 후자의 경우에는 현실과 또 다른 세계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라고는 하나, 영화를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눈치채기 힘든 요소이며 이러한 또 다른 세계임을 상기시키는 연출은 불꽃의 모양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에 굳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완벽한 실패작은 아니다. 영상미와 OST는 충분히 가치가 있으며 주목해볼만 하다. 하지만 가장 인지도가 높은 주제가인 쏘아올린 불꽃은 엔딩 크레딧에서만 나오는지라 본 작품의 평가에는 영향을 끼치기 어렵고, 영상미 또한 서사와의 조화는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이 영화를 불꽃에 비유해보자면, 분명 하늘을 아름답게 빛낼 수 있는 불꽃이었는데, 끝내 불발해버린 불꽃이고 만것이다. 아예 불량품이 아니었다보니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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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쟁을 피해 무난하고 안전하게 실패하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07년, 분쟁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23명의 한국인이 탈레반에게 납치된다. 이에 외교부는 교섭 전문가인 외교관 '재호(황정민)'을 현지로 파견한다. '테러범과의 협상은 없다' 그리고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고 살린다'는 두 원칙을 지닌 채 카불에 도착한 재호. 그러나 언제든 입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 관료 때문에 재호의 교섭은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다. 한편, 초유의 피랍 사건에 국정원도 요원 '대식(현빈)'을 아프가니스탄으로 급히 파견한다. 요원으로서의 실력은 확실하나 원칙에 얽매이지 않은 채 자유롭게 일하는 데 익숙해진 대식은 매뉴얼을 따르는 재호와 계속해서 갈등을 빚는다. 그 사이, 어느새 탈레반이 정한 살해 시한이 다가오자, 재호와 대식은 나날이 성공 가능성이 작아지는 교섭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인 감정은 잠시 묻어둔 채로.
실화를 소재로 삼은 영화에게는 언제나 같은 과제가 주어진다. 실화라는 수많은 이야기 중 무엇을 영화에 담고 무엇을 담지 않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또 실화를 빌어 이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지향점도 명확히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작업은 말처럼 쉽지 않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는 실제 사건에 매몰되어 자기 개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빼야 할 부분을 빼지 못해 영화가 난잡해지기도 하고, 전체 주제 의식이 흐려지기도 한다. 애초에 영화의 지향점이 공감을 사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순례 감독의 신작 <교섭>도 다르지 않다. 영화가 선택한 실제 사건부터 범상치 않다. 온갖 논란을 초래하기에 충분한 소재를 골랐다. <교섭>은 2007년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되어 그중 2명이 살해된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다룬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피랍 인질의 책임부터 정부의 대응에 이르기까지 개인과 국가의 관계라는 범주에 속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달리 말해 선택과 집중이 잘못되면 영화가 실화 속에 파묻힐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교섭>은 다분히 원론적인 길만 골라 걷는다. 제목에 충실하다. 탈레반과 협상을 진행하는 외교부 직원과 국정원 요원에게 초점을 맞춘다.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그들의 사명감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그 덕분에 예상할 수 있는 논란은 영화 속에서 거의 부각되지 않는다. 상업 영화로서의 재미를 갖추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대목도 엿보인다. 하지만 그 대가로 영화는 무색무취하다. 장르적 특색, 감독만의 색채는 사라졌다. 그렇게 <교섭>은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로 무너져 내린다.
<교섭>은 안전한 길을 택한다. 한국 영화에서 익히 볼 수 있는 버디 무비, 형사 영화의 형식을 차용한다. 교섭 전문가 재호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그에게 국민은 국가가 무조건 책임져야 할 존재다. 하지만 국가는 원칙적으로 테러 집단과 일대일로 협상을 할 수 없다.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만으로도 테러 집단에게 국가가 굴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 테러 집단이 다른 국민을 납치해서 몸값을 요구하는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그는 철저히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지원과 협조 하에서 사건에 원론적으로 접근한다. 국정원 요원 대식은 정반대다. 낯선 중동 지역에서 감옥에 갇힐 정도로 험하게 굴러가며 임무를 수행하던 그에게 명분이나 원칙은 무의미하다. 그렇기에 대식은 온갖 루트로 탈레반과 접촉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족에게 접근하고, 사기당할 것을 각오하고서 외국 브로커에게 접근한다.
영화는 다양한 변수를 더하면서 상반된 두 캐릭터를 뒤흔들기 시작한다. 탈레반의 인질 기한은 나날이 다가오며 그들을 압박한다. 아프가니스탄 외교부는 합의를 뒤집으면서 인질 협상을 엉망으로 끌고 간다. 피랍된 인질이 선교사라는 사실이 방송국 뉴스로 유출되어 기껏 만든 합의안이 물거품이 되기도 한다. 탈레반과 실질적으로 접촉하는 줄 알았던 외국 브로커는 사기꾼으로 밝혀진다. 그 사이 두 명의 인질은 살해되고, 국내외적 압력은 높아져 간다. 이 과정에서 재호와 대식은 서로 인정하지 않던 상대방의 접근 방식이 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점차 변한다. 즉, <교섭>은 <공조>, <의형제> 등이 보여줬던 버디캅 무비의 전형을 따른다. 재호는 보고 체계를 무시하고 외교부 장관에게 직접 연락한다. 지금껏 피해 오던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을 성사하기 위해. 한편 외교부의 교섭 지침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던 대식도 철저히 매뉴얼을 따르며 재호를 돕기 시작한다. 이렇게 재호와 대식은 점차 닮아 간다.
문제는 관객이 <교섭>의 브로맨스에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영화가 의도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을 삭제한 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샘물교회 피랍사건이 현시점까지도 회자되는 결정적 원인은 명확하다. 당시 샘물교회 선교단은 국가에서 금한 여행 금지 국가로 이동했다.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하지 말고 가급적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지 말라는 외교부의 권고를 모두 무시했다가 변을 당했다. 즉, 이 사건은 세월호 사고나 이태원 사고처럼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건이 아니었다. 국민 개개인이 국가의 보호와 도움을 먼저 무시한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그런데 정작 영화에 등장한 선교단은 무고한 피해자다. 탈레반이 그들을 납치하는 오프닝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아무 잘못도 없이 갑작스레 납치당한다. 그 이후로도 영화는 인과관계와 잘못은 지운 채 그저 객관적인 현상만을 묘사한다.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떨리는 목소리. 싸늘한 주검. 여기에는 국가가 구해야 할 불쌍한 사람 외에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가 없다. 선교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교섭이 어려워지니 그들을 자원봉사자로 위장하자는 재호의 계획도 건조하게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그려낼 따름이다. 이 모든 묘사가 '국가는 국민을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영화가 묘사하지 않는다고 해서 관객들의 뇌리에 이미 각인된 인질들의 잘못과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는 연이은 의문점을 자아낸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면, 국민은 국가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걸까?' '자기 잘못 때문에 피해를 본 동료 시민과 다른 공동체 구성원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적절할까?'와 같은.
그래서 관객은 재호라는 캐릭터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가 없다. 재호는 국가를 대변한다. 어떻게든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그의 사명감은 국가의 존재 이유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 사건을 접하거나 영화를 보는 관객은 자명한 국가의 의무와 역할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개인이 먼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국가는 그 개인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또 그 개인은 다른 공동체 구성원과 어떻게 대화할지가 궁금하다. 이때 관객에게 필요한 답을 주지 못하는 재호라는 인물은 결국 공중에 붕 떠 버린다. 심지어 재호와 관객을 연결할 최소한의 개인사도 두드러지지 않다 보니 그는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진다. 오히려 대식에게는 공감하기가 쉽다. 그의 사명감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이라크에서 작전에 실패해 인질이 죽어가는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한 바 있다. 그러다 보니 대식의 절실함과 필사적인 노력은 자연스럽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그저 나 홀로 있는 게 좋다는, 그래서 중동에 남아 있고 싶다는 그의 심경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 결과 두 주인공 간의 균형이 무너진 버디물, <교섭>의 결과물은 실패나 다름없다. 두 주인공은 갈등을 빚다가 서로에게 배우면서 성장해야 하는데, 관객은 한쪽의 입장에만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는 재호가 중심이 될 때와 대식이 중심이 될 때 묘하게 영화의 톤이 어긋나는 이유다. <교섭>의 주된 포인트는 인물 간의 호흡과 대화, 협상의 심리전이라 할 수 있다. 재호가 아프가니스탄의 외교부 장관과 갈등을 빚거나 탈레반 수장을 직접 만나 협상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대원칙을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영화에서 감정선이 터져 나오는 대목은 하나밖에 없는 액션 시퀀스다. 인질 몸값을 가로채 간 외국 브로커를 쫓는 대식의 오토바이 추격전에서는 그의 절실함이 진하게 묻어 나온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액션 시퀀스는 영화의 전반적인 스타일과 따로 논다. 결국 논란을 피하기 위한 안전한 선택이 오히려 장르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영화의 완성도를 낮춘 셈이다.
이에 한국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몇몇 디테일까지 더해지자 <교섭>은 더욱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노골적으로 웃음을 겨냥한 '카심(강기영)'과 같은 캐릭터는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차분한 극의 분위기와 동떨어져 있다는 인상이 짙다. 막바지로 향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규모가 커지는 지점도 부자연스럽다.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힘을 준 듯이 느껴지기에 유달리 톤이 이질적이다.
어찌 보면 <교섭>의 실패는 예정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간 임순례 감독은 가장 최근작인 <리틀 포레스트>처럼 따스한 위로를 담은 느림의 미학을 전하는 작품을 많이 선보여 왔다. 그에 반해 <교섭>은 소재의 성격으로 보나 장르의 지향점으로 보나 감독의 장점이나 개성이 살아나기에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교섭>은 요르단 현지 로케이션 촬영이 선사한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을 제외하면 깊은 아쉬움만 남긴 채 막을 내린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소재에 왜 이토록 단순하게 접근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P(Poor, 형편없음)
과연 이토록 무난하게 만들 영화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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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여덟 살 그 여름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시놉시스
갈색 머리와 눈동자를 가진 평범한 여고생인 이경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고교 축구선수 여고생인 수이를 만난다. 둘은 서로 친해지다가 사랑을 하는 관계까지 가게 되고 스무 살이 되어 서울에 상경한다. 이경은 서울에 있는 대학의 경제학과에 진학하고 수이는 자동차 수리공이 되기 위해 고시원에서 살면서 알바를 여러 개 한다. 이 둘의 만남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친구 간에 느낄 수 있는 우정이 사랑으로 번지는 건 사회적인 시선으로는 좋지 않다. 그러나 이경은 여자를 좋아하는 동성애를 가진 사람이었고 수이에게 이끌린다. 수이는 이경을 사랑하지만 레즈비언이라는 시선이 좋지 못하기에 둘은 사이가 멀어지려 한다. 그러다가 이경은 수이와 헤어지고 다른 여자 동기와 사귀다가 또 헤어진다. 결국 이경은 수이에게 받았던 물품들을 수이에게 돌려주며 진정한 이별을 하고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다. 이경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수이와 함께 했던 흔적을 찾으러 가며 끝이 난다.
사실 필자는 동성애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레즈비언이라는 사회적으로 좋지 못한 시선과 억압 속에서 이경과 수이가 남 몰래 사랑을 해야만 했던 걸 보면서 친구 간의 관계에 금기를 넘어서는 걸 보았고 사회가 정한 기준을 이미 넘어섰지만 이경은 자신의 성적 취향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이는 사회적인 시선에 초점을 두고 이경과 조금 경계를 두려고 한다.
애니메이션 <그 여름>에서 이경이 동성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추억은 의문으로 남겨지게 되고 수이도 나중에 어떻게 됐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열여덟 살에 만난 친구가 우연히 사랑까지 번졌다는 것을 흔적이나 추억으로 남겼다는 것만 알게 된다. 어떻게 보면 영화 <클로즈>와 살짝 비슷한 면이 있는데 그 영화에서는 친구 관계였던 래오와 레미가 동성애로 오해받고 놀림당해 레미가 자살하여 비극으로 끝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오히려 친구 간의 사랑을 더 당당히 밝히고 있다.
대부분의 남들과는 다른 이경과 수이의 사랑 이야기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영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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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벤져스가 연 새로운 시작!
언제 적 마블인가? 기대를 모았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폭망하고, 또 다시 도약 실패를 한 시리즈의 앞날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어벤져스: 둠스데이> 제작 발표와 로다주, 루소 형제의 만남, 새로운 <판타스틱 4> 시리즈가 나온다는 기대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썬더볼츠*>의 중요성은 커졌다. 앞서 소개한 계획을 이행하고 스토리를 발전시키러면 확실한 브릿지 역할은 물론, 도약 발판이 꼭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블은 이 임무를 갖고 루저들을 불러 모았다. 과연 이번 미션은 성공했을까? 아니면 실패했을까?
직장인이라면 매일 같은 일을 하는 이들이라면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지긋지긋하다 못해 공허함을 느끼는 옐레나(플로렌스 퓨)를 이해할 것이다. 직접 세상을 구하는 일도 아닐뿐더라 CIA 국장 발렌티나(줄리아 루이드라이퍼스)가 시킨 비밀 업무의 흔적을 없애는 일이기에 그녀가 느끼는 보람이나 성취율은 0%. 언니의 죽음 이후 자신의 삶의 목표가 사라지고 마음 구멍이 커진 옐레나는 숨만 쉬는 삶을 살아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어두운 비밀이 세상에 공개될 위기에 처한 발렌티나는 옐레나에게 그 흔적을 모두 없애라고 명령한다. 문제의 장소에 간 그녀는 그곳에서 U.S. 에이전트(와이어트 러셀), 고스트(해나 존-케이먼), 태스크마스터(올가 쿠릴렌코)를 만난다. 그리고 의문의 남자 밥(루이스 풀먼)과도 조우한다.
| 마블이 개설한 우울증 치료 모임?<썬더볼츠*>는 기존 마블 영화와 다르게 거창한 영웅담을 늘어놓지 않는다. 대신 문제 많고 힘들었던 삶을 보낸 주인공들의 상처 극복과 성장담을 채운다. 옐레나를 비롯해, U.S. 에이전트, 고스트.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 윈터솔져(세바스찬 스탠)의 공통점은 루저이자 외톨이다. 저마다 가슴 한 켠에 트라우마가 있고, 씻을 수 없는 그 기억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어벤져스와 달리, 멋진 영웅도 아닌 이들은 사람들의 응원과 갈채를 받기는커녕, 음지에서 그 누구의 환영을 받지도 못한 채 활동한다.
이런 그들이 발렌티나의 계략에 의해 만나고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이면서 엉겁결에 팀이라는 구색을 맞춘다. 평생 혼자 활동했던 이들이 서로 합을 맞추기에 불협화음이 나지만, 그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이해와 공감, 배려를 통해 결국 하나의 팀이 된다.
흥미로운 건 이들이 모이고 팀을 이뤄가는 과정이 마치 우울증 모임 멤버들의 모습과 겹친다는 점이다. 병명은 다르지만, 저마다 아픔을 가진 이들이 비슷한 경험을 소개하고 듣고, 나누는 과정은 그 자체로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는 것처럼, 이들 또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아픔이 아물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리고 그 자체가 영화의 동력이 되어 함께 세상을 구하고 동료를 지키며, 비로소 팀의 끈끈함을 만드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 빌런은 센트리가 아닌 각자의 트라우마!앞서 소개했듯이 <썬더볼츠*>의 적은 외부가 아닌 내부,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 한 편의 심리극을 보는 듯한 이 작품은 마블 영화인지를 새삼 확인하게 할 정도로 이전 작품과 그 궤를 달리한다.
이 방법은 기존 팬들에게 낯섦을 전하는 등의 위험부담이 있지만,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이를 밀고 나간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을 통해 루저들의 성난 모임을 주최한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이 반쪽 영웅들에게 이식한다.
이 요소가 인물들에게 착 달라붙는 건 바로 공허함에 있다. 특히 옐레나는 마음에 큰 구멍이 있는데, 이는 사랑하는 언니의 부재에 따른 상실감에서 비롯한다. 이를 더 크게 확장한다면 어벤져스(영웅)가 사라진 세상을 사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이 부재와 공허함은 시리즈마다 언급되어 왔다. 하지만 그 쓰임은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작은 요소로써 활용되는 것에 그쳤다. 전작과 다르게 이번 영화는 그 공허함을 전면에 내세워 2시간 동안 진득하게 치유하는 과정을 선보인다. 특히 밥의 등장은 영화의 주제를 부각하며 각 인물들의 거울치료처럼 느껴진다.
불우한 가정환경에 마약 중독자까지 된 밥은 인체 실험을 통해 결국 무한한 힘을 가진 센트리가 된다. 하지만 그의 불안정한 마음과 아물지 않은 상처로 인해 어둠에 잠식되고, 보이는 사람들 모두 사라지게 만든다. 결국 옐레나와 루저 영웅들은 센트리를 막기 위해 서로 연대한다. 흥미로운 건 이들의 싸움이 결국 센트리의 내적 환경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힘든 세상 속에서 공허한 마음에 무엇을 채우는가에 따라 자신의 힘을 이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영화는 강조한다.
| 스스로 빛을 내는 뉴 어벤져스(z~~)의 탄생!결과적으로 이 내적 치유는 우울증에 시달렸던 루저들이 다시 살아갈 힘을 전한다. ‘가장 강한 적은 자기 자신’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가장 어두운 면과 마주하고 이겨내는 그 과정은 기존 마블 영화에서 보지 못한 감동을, 더불어 자신을 믿어주는 이들과 그 과정을 함께 했다는 점 또한 격한 위로를 전한다.
물론, 어벤져스의 부재에 따른 아픔과 이를 이겨내는 이야기가 새롭다는 건 아니다. 여전히 이 작품도 어벤져스의 자장 안에 갇혀있다. 더불어 극 중 옐레나와 센트리의 관계는 나타샤(스칼릿 조핸슨)와 헐크(마크 러팔로)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고 센트리의 무기인 어둠을 퍼뜨려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염력은 타노스의 핑거 스냅으로 사람들이 사라지는 공포와 맞닿아 있다. 여기에 철학적인 키에르케고르 등 철학적인 메시지는 때때로 거리감을 두게 만드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그럼에도 고무적인 건 이 영화를 통해 마블이 비로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가장 인간적인 루저들을 통해 말이다.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었던 이들이 함께 손을 잡고 어둠을 몰아낸 그 경험을 함께하며 서로를 빛내주는 모습은 (구) 썬더볼츠* (현) 뉴 어벤져스(z~~)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극 중 많은 사람이(샘 윌슨 포함) 이들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마음속 어둠에 잠식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이들이라면 그 자체로 영웅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변했고, 영웅도 변했다. 이제 뉴 어벤져스(z~~)를 맞이해야 하는 우리가 변할 차례다.
덧붙이는 말: 확실히 액션의 맛은 떨어진다. 하지만 내적 갈등에 따른 자신과의 싸움은 흥미롭다. 옐레나 역을 맡은 플로렌스 퓨가 극 중심을 잡는데, 감정 연기가 너무 좋다. 역시 믿고 보는 배우라니까. 제발 체중 관련한 부정 이슈로 태클 걸지 마쇼~~ ㅎㅎ쿠키는 2개다. 첫 번째는 피식 웃게 만들고, 두 번째는 가슴을 뛰게 만드는 영상이 기다리고 있다. 역시 쿠키는 마블이 젤로 맛있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평점: 3.5 / 5.0
한줄평: 짭벤져스를 통해 이제야 도약 지점을 찾은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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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 Farewell my concubine
/ 줄거리 /
매춘부인 엄마에게 버림받고 경극단에서 생활하게 된 두지.
두지는 경극단에서 혹독한 훈련과정을 수행한다.
그러면서 동료인 시투와 돈독한 사이가 되었고,
결국 시투에게 남몰래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된다.
고된 노력의 결과로 그들은 유명한 경극배우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시투와 사랑하는 경극을 평생하고픈 두지는
시투가 주샨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상처를 받게 되고
이 계기를 통해 그들의 사이는 점점 갈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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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낀점 /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한 국가의 역사를 안다는 것이 이런것일까?
감정과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는 두지의 인생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특히, 두지가 시투와 경극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과 그것을 갈망하는 듯한
모습은 사랑의 결핍속에서 자라난 두지의 사랑받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신경전은 있었지만 곁에서 두지를 보살펴 주던 주샨,
두지에게 둘 도 없는 친구였던 시투가 떠난
마지막씬에서
두지의 모습이 마치 패왕의 마지막 모습과 겹쳐보였다.
패왕이 배신한 우희, 그 우희가 진정한 패왕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난 사실 이 영화의 영제를 보고 정말 놀랐다.
' Farewell my concubine '
나의 첩에게 보내는 마지막(작별) 인사..
시투가 두지에게 고하는 마지막 인사이자
고달픈 삶을 살던 두지를 위로해주는 말인것 같다.
그리고 뭐랄까 진짜 그냥 영화 내용 그대로를 압축해서
잘 표현한 것 같다.
+
이 영화를 통해 장국영이라는 배우에게 빠지게 된 것 같다.
내가 근래에 본 영화배우들 중에 연기를 가장 잘하는 것 같다.
아니 어쩜 그렇게 연기를 하지?
장국영이 영화에서 눈물 한방울씩 뚝뚝 떨어트릴때 내 눈물도 떨어질뻔한게
한두번이 아니다.
이게 막 엄청 슬픈 상황이 아닌데도 그냥 눈물이 울컥했다.
진짜 우리나라 신파영화 처럼 감정을 강요하는게 아니라
내가 먼저 그 감정에 동요되었달까.
동성간의 사랑을 그린 비슷한 느낌의 서양권 영화를 볼때랑은 다른 감정이었다.
그리고, 그 아역도 어쩜 그렇게 연기를 잘하지..?
+
이걸 보기전에 중국의 근현대사를 잘 알고 갔더라면 좋았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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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_#1] 이미지의 영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with. 김승원 감독)
🎙️ Episode 1. 영화 감독 김승원 편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는 단편 영화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영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 김승원 감독
📍instagram @quartzlock 📍YouTube @_pov 📍https://quartzfilm.com/
- 따옴표 필름
📍 instagram @ddaompyo.film 📍 YouTube @ddaompyofilm 📍 ddaompyofil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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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1차 예고편 - 고백 편
“시작은 막차였다”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스물한 살 대학생 ’무기’와 ‘키누’는
첫차를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좋아하는 책부터 영화, 신고 있는 신발까지 모든 게 꼭 닮은 두 사람은
수줍은 고백과 함께 연애를 시작하고 매일매일 행복한 시간을 쌓아간다.
“내 인생의 목표는 너와의 현상 유지야!”
하지만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 준비에 나선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 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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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애덤 프로젝트> 공식 예고편
과거로 날아가다. 시간 여행 중이던 전투기 조종사. 그가 어린 시절의 자신과 돌아가신 아버지를 다시 만난다. 과거와 화해하기 위해. 세상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