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1-16 15:04:11
기훈이 형은 은퇴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2] 리뷰-2편
이 글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2]의 스포일러 및 전반적인 이 시리즈에 대한 제 개인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리뷰 1편을 읽고 오셔도 재밌습니다(??)

코스트코 회장은 한국 생각만 해도 좋아서 눈물이 날 것만 같다고 했다. 당연하다. 사업가에게 매출이 잘 나오는 것만큼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니 넷플릭스 CEO가 오징어게임의 참가자가 입는 체육복을 기꺼이 입고 홍보영상에 나오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단돈 300억으로(?)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니.
그뿐만이 아니다.
에미상에서 비영어권으로는 처음으로 수상 및 6관왕 달성. 누적 시청시간 16.5억 시간(역대 최고). 94개국에서 53일간 1위(자료출처:한경국제뉴스). dalgona를 비롯해 오징어 게임에 나온 한국의 전통문화(놀이)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친밀감이 생긴 것은 물론, 이 작은 나라의 콘텐츠는 두유노 시리즈에도 당당히 합류했고. 출연진 모두를 글로벌 인기를 얻는 배우 반열에 올려놓기까지 했다. 빨강머리 기훈이 다시 게임을 시작하려는 듯한 결연한 표정으로 공항에서 뒤돌아서는 그 순간부터. 글로벌 팬들은 이 시리즈의 후속 편을 기다려왔다.

그러나 이 시리즈에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성 캐릭터의 소모적인 사용에 대한 목소리는 시즌2 캐스팅의 성비(性比)가 공개되면서 더더욱 심해졌다. 또한 한 출연자의 범법행위를 감싸는 듯한 반응에 시리즈의 후속 편을 기다리면서도 욕하게 되는 애증의 목소리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막상 공개된 시즌2는 전편에 비해 그다지 좋은 평을 듣고 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는 스스로가 세운 최초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기세등등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딱지맨의 하드캐리가 시즌2의 포문을 열었다면. 영원히 전재준으로 불릴뻔했던 박성훈은 이제 현주로 불려도 이상하지 않다. (외국인들에겐) 새로운 전통놀이들은 이미 유튜브나 숏츠들에서 무한반복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남는다. 시즌2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자 그런 의문 혹은 찜찜함은 더 커진다. 시즌제 드라마, 혹은 (최근의) 마블 영화가 많이 들었던 혹평이 저절로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바로 다음 편을 위한 발판 마련.이라는 평 말이다. 제작진의 말을 빌리자면 너무 길어져서 시즌을 나누었다고 하는데 이 말은 곧바로 내가 [더 글로리]와 [외계인]을 떠올리게 했다.

시즌제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보통 시간적인 단절이 이뤄지거나 한 사건의 가장 극적인 부분에서 마무리가 된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더 글로리]의 경우는 그다지 끊지 않아도 되는 시점에서 파트를 나누는 바람에, 후반부에서 시리즈 혹은 작가가 가진 단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결과를 초래했다. 후자인 [외계인]의 경우는 늘이지 않아도 될 것만 같은 이야기를 두 편에 나눠 진행하며 제작비를 회수조차 하지 못하는 참패를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는 아직 모든 파트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쪽에 속할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시즌2를 보며 느낀 점을 얘기하자면 외계인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계관이 넓어지며 캐릭터가 많아지다 보니 이야기가 풍부해지는 것은 좋으나. 그와는 별개로 이미 기훈의 이야기는 시즌 1에서 다 해버렸기에 기훈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시간도. 각각의 캐릭터에 이입할 시간도 줄어든다.
결정적으로 죽고 사는 것이 각 게임마다 긴장감을 갖게 하는 요소인데. 어차피 시즌3에서 다 결판이 날 테니 시즌2는 상대적으로 밍숭밍숭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시즌3은 "당연히"기다릴 수밖에 없기는 하겠지만 시즌3이라고 해서 다음 시리즈의 발판이 되지 않으리라 속단할 수는 없게 되고. 결국 다이어트할 때 절대 찾아오지 않는 "내일"처럼 그저 질긴 생명만 유지하게 될 위험도 커질 것이다.

이런 현상은 내게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게 한다. 과연 오징어 게임은 시즌4 이상 나오게 될까?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의 시즌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시즌3에서 만약 기발 씨훈이형이 죽는다면 당연히 시즌4에서는 새로운 인물을 찾아 메인에 내세워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시즌1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뉴비가 만약 이미 기훈처럼 시즌3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라면. 시즌2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
성기훈이 죽지 않는다 해도 이야기는 똑같다. 애초에 오징어 게임을 주최하는 세력 자체가 척결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면서 게임이 다시 열린다 해도. 결국 움직여야 하는 것은 장기판의 말 같은 참가자들이므로. 위에서 말한 것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흐름으로 극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결국 글로벌한 인기를 불러일으킨 이 드라마는, 피곤하다 못해 아주 틀에 박혀버린 시즌제 드라마가 되어버릴 것이고. 이젠 당구마저 한국의 전통게임이라 우길 것이며, 기훈이 형은 영원히 은퇴하지 못한 채 "얼음"을 외치게 될 것이다.

이럴 때마다 나는 사바하의 장재현감독을 떠올린다.
사바하 2편을 만들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 혹은 마음은 있지만 지켜보겠다. 정도로 말했었다. 물론 후속 편이 나온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수요일 조조영화로 볼 사람에 속하는 나지만. 끝날 때. 혹은 맺음을 언제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남는 아쉬움을 쓰다듬을 줄 아는 것이 이젠 덕목이 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밀려드는 작품의 홍수와 거의 모든 드라마가 시즌제화 되고 있는 트렌드 앞에서. 이제는 한 편에 온전히 모든 것을 담던 예전 영화들이 그리워지기까지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이 화려한 문제작을 보면서도 머리 한편에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피로감. 혹은 숙제로 남는 것만 같아 열심히 뛰어다니는 기훈이 형을 볼 때마다 안쓰러우면서도 덤덤해진다. 진심으로 기훈이 형이 은퇴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 글의 TMI]
1. 감기 너무 독하다.
2. 입으로 숨 쉬니까 더 힘들다.
3.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ㅠ
4. 하지만 그러기엔 난 이미 너무 잘 먹지. 냠
#오징어게임 #OTT #넷플릭스 #이정재 #영화리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인플루언서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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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치게 정직했던 뮤지컬의 영화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머니 ‘조마리아(나문희)'와 가족의 품을 떠나 일제와의 전투에 나선 대한제국 의병대장 ‘안중근(정성화)'. 몇 차례의 전투에서 패전을 맛본 후 그는 다른 동지들과 한가지 맹세를 한다.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며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3년 이내에 처단하지 못하면 자결하기로 결의한 것.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안중근은 오랜 동지 ‘우덕순(조재윤)', 명사수 ‘조도선(배정남)', 독립군 막내 ‘유동하(이현우)', 독립군을 보살피는 동지 ‘마진주(박진주)'를 만나 이토를 죽일 거사를 획책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안중근은 이토에게 접근한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김고은)'로부터 이토가 하얼빈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는 첩보를 입수한다. 1909년 10월 26일,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긴 안중근은 이토를 사살하는 데 성공하고, 현장에서 체포되어 일본 법정에 선다.
<영웅>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아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본래 2019년에 촬영 후 2020년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에 개봉이 연기되었고, 3년 만인 2022년 12월에 마침내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근본적으로 원작이 있는 영화는 언제나 같은 시험에 빠진다. 영화의 작법과 다른 예술의 작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간과하면 욕심이 너무 과해지고, 영화로 재해석된 결과물로 인해 원작의 매력을 잃을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원작을 의식하면 그저 아류작에 불과해진다. 원작의 가치는 느껴질지 몰라도 굳이 영화로 만든 이유를 알 수 없다. JK 필름에서 제작한 윤제균 감독의 <영웅>은 후자에 부합하는 영화다. 가지고 있는 장단점 모두 원작 뮤지컬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화라는 매체로 극을 옮기는 과정에서 붉어진 문제점도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영웅>은 클리셰를 남발하고 수많은 웃음과 눈물 포인트를 삽입하는 JK 필름의 익숙한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시아주의자 안중근을 조명하는 입체성
<영웅>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안중근의 의거가 목표한 바와 배경, 그리고 의의를 전달하는 기본적인 목적에 충실하다. 예를 들어 그가 의병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었으며 이토 히로부미 암살이 군사 작전의 일환이었음을 강조한다. 특히 이 작전의 의의를 설명하는 데 예상보다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게 눈에 띈다. 흔히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독립투사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의거는 의외로 더 큰 목적을 지닌 작전이었다. 안중근은 단순히 조선의 독립을 바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협력을 희망하는 아시아주의자였다. 그는 서구 열강의 침략에 맞서 한중일 3국이 동등한 자격으로 협력하여 동양의 평화를 일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일환으로 마치 지금의 유럽 연합과 비슷한 형태의 공동체를 이루어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의 존재감 덕분에 '아시아주의'라는 이상을 둘러싼 두 인물의 사상적 대립은 더욱 부각된다. 이토가 부르는 넘버 '출정식'과 안중근이 노래하는 '동양평화'의 대조가 단적인 예시다. 이토는 하얼빈 시찰이 "극동의 평화와 문명을 여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라면서 "평생을 바쳐왔던 꿈 아시아는 낙후되었다. 아시아는 위태롭다. 막강한 일본을 만들어 아시아를 통일하는 것. 그것이 나의 꿈, 대동아공영!"이라고 노래한다. (비록 '대동아공영'이라는 표어 자체는 태평양 전쟁 당시부터 사용되었지만) 이는 일본이 아시아를 무력으로 통합하여 서구 열강에 대적해야 한다는 제국주의자 이토의 사고를 잘 보여준다.
반면에 안중근은 "서로서로 인정하며 평화롭게 사는 것. 서로 자리를 지키며 조화롭게 사는 것. 그게 바로 동양 평화 모두가 더불어 사는 지혜"라고 읊조린다. 현실에서 아시아주의를 실천하는 것만이 한중일 모두의 이익을 위한 길이라고 믿었던 셈이다. 즉, 안중근의 시각에서 보면 이토 히로부미는 진정한 아시아주의를 왜곡해 조선 침략의 수단으로 사용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이토는 죽어야만 했다. 조선의 독립은 물론, 진정한 동양의 평화를 위협하는 인물이기에 처단 대상이었다. 이처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길을 걷지 않은 덕분에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에는 강력한 당위성과 설득력이 생긴다. 평범한 반일 영화나 평면적인 프로파간다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렇기에 일본인이나 일본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일본의 일부 제국주의자가 싫다는 안중근의 말은 10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충분히 곱씹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뮤지컬과 영화의 차이를 간과한 결정적인 실수
하지만 <영웅>의 장점은 온전히 빛나지 못한다. 뮤지컬의 배경을 확장, 확대하는 데 그친 전반적인 구조와 구성이 <영웅>의 매력을 가리기 때문이다. 거사 직전, 등장인물 모두의 감정선이 고조되는 "그날을 기약하며" 시퀀스가 대표적이다. 안중근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마진주 등 작전에 참여할 인물들은 차례대로 거리에 등장한 후 각자의 심경을 노래한다. 마치 어벤져스처럼 원을 그리며 노래하는 그들 주변에는 수많은 한인이 등장한다. 그렇게 그들은 다 함께 거리를 행진하면서 거사의 성공과 조국의 독립을 염원한다. 이때 영화의 카메라는 뮤지컬 관객들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노래하는 배우들의 담아낼 뿐이고, 도시의 거리 역시 뮤지컬 무대 배경이 넓어진 것에 불과하다.
분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다른 시퀀스도 마찬가지다. 오프인 시퀀스인 "단지동맹" 장면이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영웅" 시퀀스에서도 배경인 설원과 자작나무 숲은 그저 인상적인 배경에 불과하고, 무대장치의 확장일 따름이다. 클라이맥스인 "장부가" 시퀀스도 뮤지컬을 재현하고 카메라에 옮겨 담는 데에만 주력한 영화의 지향점을 재확인시켜준다. 이 대목에서 카메라는 교수대에 올라선 안중근을 그저 정면에서 담아내며, 사형집행을 지켜 보는 이들은 뮤지컬 객석 관객들처럼 느껴진다. 영화 관객들도 뮤지컬 관객의 연장선상에 위치할 따름이다.
따라서 <영웅>이 원작 뮤지컬 무대를 영상화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영화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영화'로서의 특이점이 없다는 점이다. 넘버의 연속으로 구성된 뮤지컬은 근본적으로 노래마다 응축된 감정이 터져 나와야 한다. 하지만 영화는 다르다.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도 중요하지만, 그 지점에 다다르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따라서 뮤지컬 영화는 뮤지컬의 한계를 영화적 내러티브 구조나 다른 방식의 장치들을 더해 해결해야 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영웅>의 한계점은 명확하다. 어색한 화면분할이나 조악한 추격전, 하얼빈역 전경이나 설원처럼 과장된 CG의 활용 등으로는 이야기 사이 사이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다. 즉, 뮤지컬의 영화화에 실패한 <영웅>은 '뮤지컬' 영화일지언정 뮤지컬 '영화'는 아니다.
장점마저 퇴색시킨 수많은 의문점
결국 <영웅>은 곳곳에서 문제를 노출하며 무너진다. 노래 전후로 시퀀스와 시퀀스, 장면과 장면이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까닭이다. 안중근과 설희, 동지들의 넘버는 그들의 기개를 보여줄 뿐, 이야기 전개를 위한 디테일을 담지 못한다. 실제로 하얼빈역과 채가구역으로 나누어 작전을 준비하는 것 외에 거사를 위한 계획이나 이토의 눈앞에서 정보를 캐내는 설희의 활약 등은 자세히 묘사된다고 보기 어렵다. 일례로 설희가 민비의 죽음 때문에 이토를 향한 원한을 키웠다면, 원한 자체는 노래에 담더라도 이토에게 접근하고 그의 신임을 얻는 과정은 더 정교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었다. 하다못해 이토가 당시 일본인들도 비판할 정도로 여색을 밝히는 인물이었다는 점만 언급했어도 설희의 스토리가 더 입체적이고 구체적일 수 있었을지 모른다. 대신 영화는 그저 일어날 일이 일어났을 뿐이라는 입장을 취한 채 빈자리를 윤제균 감독 특유의 유머로 채운다.
이에 더해 자기 손으로 자기 장점을 퇴색시키기도 한다. 영화는 안중근이 조선의 독립보다 더 원대한 이상을 좇게 된 이유를 전혀 말해주지 않는다. 그가 함경도 지역에서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펼치다가 크게 다치는 장면 이후로 영화의 배경은 블라디보스토크로 전환된다. 이 시점부터 안중근은 거리 연설에서 아시아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이토를 죽이기 위한 작전에 몰두한다. 하지만 다시 등장한 안중근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물처럼 느껴진다. 안중근이 어떻게 동양평화론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생략되다 보니 괴리감을 피할 수 없다. 변화의 연속성을 부각할 수 있는 시퀀스를 중간에 하나 추가하는 스토리텔링의 디테일이 부족한 결과인 셈이다.
스토리의 한쪽 기둥을 맡고 있는 설희를 다루는 방식도 아쉽다. <영웅>은 안중근과 동지들,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와 설희가 각기 한 축을 이루는 영화다. 특히 설희의 경우 단독 넘버를 두 개나 가져갈 정도로 주역인 안중근과 이토와 맞먹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런데 그녀가 다른 캐릭터들과 호흡을 맞추지 않는다는 본질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설희의 비중은 조금 조절되더라도 전개에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설희의 비중을 줄이고 안중근의 비중을 좀 더 늘려 주인공의 내면을 더 깊이 묘사하는 게 어떨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빈약한 스토리를 음악과 배우의 열연으로 덮는 것보다는 영화적으로 더 적절한 선택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영웅>은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은 무대 뮤지컬 같다는 인상을 좀처럼 깨지 못한다.
부족한 디테일이 낳은 신파
이처럼 허술한 만듦새는 끝내 감정의 과잉과 신파로 이어진다. 그래도 안중근 의사의 죽음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신파가 적절히 활용된 듯 보인다. 조국의 독립이라는 대의를 위해 항소와 아들의 목숨을 포기하는 어머니의 아픔과 그 결정을 온전히 이해하는 아들의 고통을 애절한 선율 속에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또 지극히 인간적이고 사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아내와의 갈등과 사별은 모든 독립 운동가의 숭고함을 오히려 감정적으로 부각해 준다.
반면에 안중근을 제외한 다른 인물은 대부분 신파를 위해 희생되고 만다. 당장 진주의 오빠인 '마두식(조우진)'의 운명이나 진주와 동하의 로맨스에서는 관객을 울음바다에 빠뜨리기 위한 목적이 강하게 느껴진다. 앞서 보았듯이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디테일이 부족하다 보니 그 허술함을 신파로 대신한다는 인상이 진하게 남는다. 그러면서 정작 신파적 연출이 일관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또 다른 조력자인 우덕순과 조도선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웃음을 위해 단편적으로 활용되고 소비될 뿐 진중하게 조명될 기회를 잡지 못한다. 채가구역에서 거사를 준비하던 이들이 안일하게 작전을 철회하다가 일본군에 체포되는 개그성 장면이 대표적이다. 안중근과 달리 법정에 선 우덕순과 조도선의 모습이 어색할 정도다.
<영웅>의 기술적 성취는 본작의 장단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웅>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 시도된 바 없는 촬영 방식이 도입된 영화로 알려졌다. 촬영 현장에서 직접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는 라이브 녹음 방식을 채택해 70% 이상의 분량을 현장 녹음 버전으로 담아냈다. 이 대목은 뮤지컬을 단순히 촬영했을 뿐인 영화의 본질을 상징하는 듯 보인다. 가상의 현실감을 살리되, 더 커지고 정제된 형태로 다시 태어난 뮤지컬 영화 <영웅>의 필연적인 장점이자 한계가 고스란히 노래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P(Poor, 형편없음)
뮤지컬 '영화' 대신 '뮤지컬' 영화를 선택한 안일함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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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해 학생 부모, 그들의 비열한 본능
모든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많은 것을 한다.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옷을 입히고,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한다. 그것은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모습의 아이를 챙기면서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려 노력한다. 자식과의 관계가 좋든 나쁘든 기본적으로는 자식에게 문제가 가해자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런 부모의 보호와 챙김 아래서 아이는 큰 걱정 없이 자신이 해야 할 공부와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나간다.
아이들은 학교 생활을 시작하며 여러 관계를 맺어간다. 그 관계는 대부분 크게 문제가 없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왕따나 학교 폭력 같은 시련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나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고 더 나아가 삶의 의지마저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학교 폭력에 희생당하는 아이가 있다는 건, 반대로 가해자 그룹에 속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들이 가해자의 위치에 가게 되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들이 맺는 관계는 실패한 관계이고, 그 실패를 메꾸는 것 역시 부모의 몫이 되어버린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그건 본인들의 고통뿐 아니라 부모의 고통이 된다.
가해 학생의 부모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영화
우리는 과거 대부분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피해자의 위치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접해왔다. 하지만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가해자, 특히 그 부모들의 위치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한음 국제중학교의 같은 반 친구들의 이야기인데 그중에서도 한결(성유빈)이 그 중심에 있다. 영화 초반에 건우라는 학생이 호숫가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다. 그리고 그는 임시 담임 선생님인 정욱(천우희)에게 죽기 전 편지를 보내고 그 편지에는 병원 이사장 아들 윤재, 전 경찰청장 손자 규범, 학교 중학교 교사 아들 이든, 그리고 변호사 아들 한결의 이름이 적혀있다. 시체가 발견된 이후 영화가 집중하는 건 학생 당사자들의 모습이 아니라 그 소식을 접한 부모들의 얼굴이다.
병원 이사장 지열(오달수), 전 경찰청장 무택(김홍파), 한음 국제 중학교 교사 정선생(고창석) 그리고 변호사 호창(설경구)가 맨 처음 학교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다. 가해 학생들의 부모인 이들은 피해자가 자살 시도를 했고, 미리 쓴 편지에서 가해자로 지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부인한다. 가해자의 부모로서 그들이 가장 먼저 택한 행동이 바로 그 이야기가 ‘거짓’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자신의 자식을 믿어야 하는 입장에서 가장 본능적인 반응이 먼저 나타나는 것이다.
영화 중반 이후 이 가해 학생들이 피해자에게 행했던 가혹행위와 폭력이 동영상의 모습으로 이들 앞에 나타난다. 그때 가해 학생 부모들이 선택한 건, 증거인멸 시도와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는 방법으로 외부에 그 사실을 은폐하는 것이다. 그들은 진실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있기보다 그들의 자식에게 올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할 뿐이다. 그들에게 피해자의 안위나 그 행위에 대한 죄책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제시되는 가해 부모들의 모습은 왜 그들이 반성이나 사과를 먼저 하지 않는가에 대한 일종의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반성을 하지 않는 가해 학생 그리고 그들의 부모
영화에는 피해 학생의 시선은 최소화되어있다. 피해 학생인 건우의 엄마(문소리)가 진실을 접하는 모습은 우리가 이미 일반적으로 많이 보아온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특히 이 이야기에서 유일하게 피해 학생의 편에서 있는 인물은 임시 담임 정욱뿐이다. 그만큼 현실에서 그들의 편이 되어 목소리를 내는 사람 자체가 없다는 의미다. 매스컴이 피해자 편에 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진실은 왜곡되어 버리고 결국 완전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영화는 마지막까지 보여주고 있다.
가해 학생 중 하나인 한 결과 그의 아빠는 특이한 위치에 있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가해자로 보이는 한결의 특성 때문에 아빠 호창은 최대한 그의 죄를 덜어보려고 노력하는데 그 과정에서 한결이 정말 가해자인지 아니면 건우와 같은 피해자인지 헷갈리게 된다. 이건 영화의 극적 긴장을 높이는 요소로 활용되지만 현실에서도 이렇게 피해자와 가해자의 중간 위치에 있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 모든 가해자가 똑같은 비중으로 나쁜 행동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경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이 영화가 말하고 있기도 하다.
가해 학생들의 영화답게, 부모뿐만 아니라 학교도 가해의 위치에 선다. 교장 선생님(강신일)은 이 일을 무마하기 바쁘고, 피해 학생의 편에 서있는 교사 정욱을 회유하기 위해 무던히 애쓴다. 또한 피해 학생 부모의 학교 방문을 막아서는 학교 관리자와 경비들 모두 의도하지 않았지만 가해자의 위치에 선다. 그러니까 피해 학생을 대변해주고 편들어줘야 할 시스템도 자신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해 학생의 편에 서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힘을 더해주는 건 자신의 지위를 활용할 수 있는 부모의 존재들이다. 큰 병원 이사장, 전 경찰청장 등 높은 지위를 이용해서 피해 학생을 두 번 짓밟는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제시하는 영화
이 영화의 이야기에서 또 눈에 띄는 건, 가해 학생들의 부모는 무척 이성적이고 침착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감정에 흔들리기보다 이성적으로 자신의 자식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동원한다. 하지만 피해 학생의 부모는 감정적이다. 울음을 터뜨리고 화를 낸다. 그리고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호창은 이성적인 판단을 하다가도 감정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영화의 훌륭한 점은 현실을 잘 반영하면서도 그들이 가진 특성을 훌륭하게 구분 짓기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영화의 반전 때문이 아니라 이야기에 등장하는 각 인물들의 위치와 행동에 더욱 씁쓸함이 느껴진다.
호창 역을 맡은 배우 설경구는 이 영화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연기를 보여준다. 자신의 아들의 생각과 감정을 알기 어려워하고 진짜 일어났던 일들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하는 아버지의 얼굴을 잘 표현해냈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인물로 등장하는 임시 교사 정욱을 연기한 배우 천우희도 정규직과 피해자의 입장에 서는 것을 고민하고 결국 자신의 의지대로 결정해내는 역할을 잘 소화했다. 나머지 가해 학생의 부모로 등장하는 배우 오달수, 고창성, 김홍파 등도 아주 이성적으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부모를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은 과거 <싱크홀>이나 <타워>, <7광구> 같은 오락영화를 많이 연출했던 감독이다. 하지만 그런 오락영화 이외에도 <화려한 휴가>나 <코리아>같이 탄탄한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다. 사실 이번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이미 5년 전에 촬영과 편집을 마친 작품이다. 출연 배우의 안 좋은 일 때문에 개봉일을 잡지 못해 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개봉을 하게 되었다. 5년이 지나 개봉하게 되었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묵직한 메시지는 여전히 현재 시점에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가 담고 있는 현실은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Rabbitgumi의 영화이야기 유료 뉴스레터에도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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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락을 잃고 난기류에 휘청거리는 '파일럿'
엄마 나 유퀴즈 나왔어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남 조종사 한정우(조정석)다. 첫 장면은 인기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이다. 이 프로그램에 나오면 곧 성공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성공한 파일럿 한정우. 학생 시절부터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안정적인 비행을 보여준 한정우. 극적인 개인 서사와 잘생긴 외모로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인물이 되었다. 어디 가면 후배들이 잘생겼고 멋있다며 칭찬한다. 자기애가 흘러넘치는 한정우. 하지만 한정우에게 세상은 나 혼자만 사랑하기에 바쁘다. 자기 인생 사는 것에 바빠 아내와 아들이 원하는 게 뭔지는 무관심하다. 아내가 6개월 전에 그만둔 필라테스 이야기를 꺼내는 한정우. 한정우는 겉으로만 화려하지 타인에게 무관심한 인물이었다. 이 무관심이 화근이 되었다. 어떤 술자리에서 술에 취한 상사에 호응하기 위해 이상한 소리를 입 밖에 내는 한정우. 이 일은 녹취록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백수가 된 한정우. 먹고는 살아야 한다. 여러 항공사들에게 탈락의 고배를 마시다 묘수를 떠올린다. 여자만 뽑는 항공사에 부기장으로 지원하는 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다. 때마침 자기 회사가 여자 부기장을 뽑는다는 후배 현석(신승호)의 말에 뷰티 크리에이터 한정미(한선화)에게 여장하는 법을 묻는다. 먹고살기만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여장이, 일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한정우에게 들이닥친다.
요즘 10대들은 이거 알까
성별을 바꾼다는 소재가 한국의 영화/드라마가 그렇게 많았던 편은 아니었다. 글쓴이 같은 90년대 후반대생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커피프린스 1호점>이었다. 이 드라마가 상업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기획의도는 간단했다. 1) 남자 주인공이 재벌가 3세 2)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만난 운명 같은 사랑 3) 남장여자라는 사실이 들킬까 말까 하는 서스펜스다. 이 기획은 당시 시대상을 생각해 보면 신선할 수밖에 없다. 성 정체성을 중심으로 이게 사랑일까/아닐까 긴장감을 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일단 사회적으로 트랜스젠더나 성소수자에 대한 담론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못했다. 은근히 금기를 건드리는 것이 이 남장여자의 등장이었다. 드라마 내적으로도 좋은 선택이었다. <궁>이나 <꽃보다 남자> 같은 것을 생각해 보면 일반적으로 만날 수 없는 사람들 왕궁과 재벌가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에 긴장감을 부여했다. 이 두 드라마처럼 서브 남/여주가 사랑에 훼방을 놓는 경우가 있었던 적은 있었어도 자기 내면에서 충돌하는 로맨스라니 획기적이지 않아? 사회적인 맥락으로나 드라마를 연출하는 방식으로나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은 것이 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파일럿>은 <커피프린스 1호점>과 비슷하면서도 전적으로 다른 기획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 파악하기 쉬운 특징이 있다는 점이다. 이 영화를 이루고 있는 두 가지 특성이 있다. 첫째. 여장남자가 등장한다는 점 그 자체다. 여장남자는 곧 성별이 바뀐다는 의미다. 왜 남자로 바뀔까? 뭔가 욕망이 있다는 의미다. 주인공 한정우(조정석)는 사고 치고 야인이 된다. 야인도 돈을 벌어야 한다. 먹고살아야 하는 한정우. 파일럿 출신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살려 재취업을 노린다. 하지만 한정우는 사고도 사고지만 쉽지 않다. 왜? 여성이어야 취업이 쉬우니까. 이 한정우의 욕망이 여성할당제라는 시대적인 맥락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 영화를 이루는 기본 대전제가 시간적 배경에 근거하고 있으니 감독이 이 작품에 현대 한국사회를 담고자 했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이 영화는 이런 맥락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대사가 흥미롭다. 한정우가 처음 여장에 성공하고 난 다음 듣는 대사가 있다. “진짜 싸움 잘하게 생기셨네요”라는 점이다. 이 대사는 코미디로서의 역할도 하지만 시대적인 맥락도 포함하고 있는 문장이기도 하다. 왜? 이 영화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무관심이다. 주인공 한정우가 자아에만 도취되어 주변 사람들과 세상들에게 무관심했다는 것이 영화에서 제일 중요하다. 이 대사 ‘정말 싸움 잘하게 생기셨네요’는 타인에 대한 폭력적인 관심을 드러내는 문장이다. 무관심으로 위기에 처한 인물에게 어떤 관심은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중요한 인물 노문영(서재희) 역시 사회적인 맥락 한 축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영화의 강력한 스포일러와 관련이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 부분은 작품의 기획의도를 살리는 좋은 선택이었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구조적인 폭력이 1차원적으로 원인이 하나다라고 규정하면 영화의 허점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원인을 그렇게 규정하면 그 논리에 따라 캐릭터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단순함에서 벗어나 사회구조의 속성을 캐릭터를 통해 보여준다. 어떻게? 이 인물이 추구하는 방향이 영화가 지적하는 것에 큰 괴리가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여장 남자?
하지만 영화가 이런 주제의식을 살리는 대신 패착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이 영화를 이루고 있는 다른 축 하나. 코미디다. 어떤 장면은 영화의 코미디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이상한 부분이었다. 어떤 점에서? 영화가 지적하고 싶은 문제는 사회가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에 있어 정말 그 자체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인물들 간의 진정성이다. 특히 후반부를 보면 더 그렇다. 어떤 캐릭터 간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 두 인물 간의 연대를 조롱한다. 내지는 한 캐릭터의 특성을 이상하게 조롱하기까지 한다. 화학적인 현상(?)이라 꼬르륵 허기지는 소리와 비슷하다는 점을 염두한다고 하더라도 굳이 여기까지 이상한 디테일을 표현할 이유는 없었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 개인/구조적인 폭력을 구현한다고 표방하지만 정작 인물들의 연대는 우스꽝스럽게 조롱하니 영화 후반부가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 어떤 인물이 특정한 선택을 보여주는데 여기까지 가는 데 있어 영화의 태도가 잘 어울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이 <파일럿>의 인물들 중 사실상 제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윤슬기(이주명)도 핵심을 잘 살렸는가? 의 측면에서 의문이 든다. 위에서 언급한 <커피프린스 1호점> 같은 영화/드라마들이 성별 전환에 대해 다룰 때 가져오는 것은 '들킬지도 모른다'라는 서스펜스다. 이 슬기라는 캐릭터는 이 서스펜스에 심각하게 둔감하다. 가령 영화에서 한정미가 된 한정우와 윤슬기가 어디론가 향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에서 한정우는 약점을 쉽게 노출한다. 이렇게 쉽게 약점을 노출하는 한정우인데, 윤슬기는 이상할 정도로 아무 눈치도 채지 못한다. 하루종일 붙어 사는데 말이다. 차라리 이 장면(특정 장소에 가서 약점을 노출하는 신)이 없다면 한정우의 여장이 실제로 만나면 감쪽같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막상 또 그런 것도 아니라, 다른 인물들은 '몸 되게 좋으시네요'같은 대사들을 치는데 윤슬기만 유독 눈치를 못 챈다. 그리고 글쓴이는 이 윤슬기라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전형적이고 납작한 점이 가장 큰 단점으로 느껴졌다. 이 인물이 입 밖으로 내는 대사들이 납득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글쓴이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보거나 들은 수많은 이야기들에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고 그들의 맥락도 충분히 내가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인물은 글쓴이가 보고 들은 사람들과 다르게 논지들은 매력이 없다. 왜? 사람으로서 입체적이지 않다. 별로 성장하지 않는 캐릭터다. 매력이 없다. 이 단점은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대치된다. 거시적인 것만 추구하는, 영화가 배격하는 태도와 전적으로 등치 되는 인물이다.
1 스트라이크 3 볼
이 영화에서 젠더갈등을 풍자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 중 하나인 설정 중 하나는 취업이다. 남자면 안되는데 여자니까 된다는 설정이 이 영화의 모든 해프닝의 시작이다. 그럼 그 취업 과정을 사실적으로 구현해야 이 영화가 조명하고 싶었던 한국사회의 병폐를 더 사실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영화가 강약조절을 실패한 단면이라고 생각했다. 기업이 보통 이런 식으로 사람을 뽑나? 코미디로 소화할 장면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가령 <육사오> 같은 영화는 남북 분단이라는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계급에 관한 부분은 코미디로 활용하지 않았다. 이 <파일럿>은 이야기의 선을 넘어 생동감을 포기한다. 경영권 분쟁이라는 소재를 가져와서 현실감을 높이려고 둔 선택과는 전적으로 모순된다.
주인공 한정우의 행보도 영화가 챙기지 못한 부분이 많다. 글쓴이는 이 영화가 좀 더 유치해진다고 하더라도 더 직접적인 묘사가 들어갔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내면을 더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내면 묘사가 들어가야 할 장면 대신 여장한 한정우가 겪는 안 좋은 일들로 코미디를 보여준다. '영화'로서의 매력을 떨어트리는 선택을 고의적으로 골랐다. 심지어 더 나아가 이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과정을 보면 이 여성혐오라는 모티브랑 크게 관련이 없다. 그래서 영화가 여성혐오라는 모티브를 전시만 하고 끝난 듯하다. 앞서 언급한 <육사오>처럼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보여주지 않고 코미디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런데 <파일럿>은 아니잖아? 이 영화는 코미디면서 한국사회의 모순을 보여줘야 한다. 그걸 영화 내내 보여주는데 그렇기만 했지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쾌남/녀 재질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조정석 배우는 극을 훌륭하게 이끌어나간다. 기괴하다고 느껴지기 쉬운 캐릭터의 비주얼도 특유의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로 소화한다. 또 연기도 '여자인 척하는 남자'의 디테일을 잘 살렸다. 대표적으로 목소리 톤으로 변화구를 두는 섬세한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캐릭터가 기쁨을 느끼는 장면이 이 인물에게 가장 중요한데 이 리액션도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두근대는 긴장감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다른 주인공인 한선화 배우도 전형적이긴 하지만 코미디를 연기를 뻔뻔하게 소화했다. 조정석 배우의 한정우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가 여동생 한정미일 거라고 생각한다.
'웃을 수는 있'는 영화
글쓴이의 총평은 '난 안 웃었지만 사람들은 좋아할 것 같다'라는 영화다. 웃을만한 장면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 웃지 않은 이유가 뭔지 영화를 보면서 하나하나 다 알 것 같았다. 입체적이지 않은 이야기와 인물들이 영화의 매력을 급감시킨 예라고 생각한다. 근데 글쓴이는 영화 오타쿠로서 이런저런 코미디에 익숙하다. 그래서 원초적으로 빡 웃기는 것에 무덤덤하다. 반대로 능청스럽게 웃기는 걸 좋아하다면 충분히 좋아할만한 영화가 <파일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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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달, 작가, 밀수꾼, 첩보요원 조인성 그는 대체!
[극장]에서는 밀수꾼, [디즈니+] 에서는 첩보요원! 조인성 배우는 캐릭터의 폭이 다양하고 넓은 배우 인데요. 첩보원, 밀수꾼, 작가, 영화와 드라마 로맨스, 액션까지 못하는게 없는 보기만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조인성의 대표 필모그래피 같이 함께 살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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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학에 다니는 지혜와 수경은 연극반 선배 상민을 좋아한다. 하지만 호들갑스런 수경이 상민에게 보낼 편지의 대필을 부탁하고, 지혜는 수경의 이름으로 상민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고백한다. 지혜의 편지로 맺어진 수경과 상민이 가까워지면서 지혜는 괜한 죄의식에 상민을 멀리 하려 하지만, 우연하게도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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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의 모든 것이 싫었던 어떤 요리사의 일갈
단 12명에게
담배 좀 피우지 마. 남자 타일러는 담배를 피우고 있는 여자에게 잔소리 한마디 한다. "왜?" "우리 진짜 쩌는 셰프한테 가는 거라고. 담배 피면 후각이 둔해져." 에휴. 여자 마고는 '그래도 1,250 달러를 내줬는데..' 하는 마음으로 담배를 끈다. 타일러와 마고는 초대장을 받았다. 이 초대장을 받으면 전 세계 최고의 셰프가 대접하는 한 끼 식사를 먹을 수 있다. 가격은 무려 1,250달러. 신형 맥북 가격이다. 가격이 가격인지라 같이 가는 일행 수도 적다. 단 12명이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었다. 섬으로 초대받은 12명의 사람들. 12명의 인원은 배를 타고 외진 섬으로 향한다. 약간의 탑승수속 절차를 거치는 사람들. 마고도 예외는 없다. 셰프 밑에서 일하는 직원이 이상한 걸 느낀다. 어? 원래 오기로 한 사람이 안 왔는데? 타일러에게 문의하는 직원. 타일러는 "갑자기 일정이 바뀌었다"라며 직원에게 해명한다. 같이 섬으로 가는 일행은 다방면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셀럽, 요리평론가, 방송사 직원 등등. 기 센 사람들 아니랄까 봐, 너도 나도 뻐드럭거리며 배 안에서 섬으로 이동했다.
섬에 도착한 일행. 섬에는 신기한 것이 많았다. 여직원의 설명이 이어진다. "셰프는 여기서 요리를 직접 수확합니다. 또 우리 요리사들은 한 곳에서 함께 숙식하죠. 셰프의 숙소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설명을 이어가는 여직원 엘사. 숙성 기간 계산을 잘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음식 재료를 아무렇지도 않게 설명한다. 뭐지? 느낌이 싸하다. 뭔가 찝찝한 마고. 그런데 일행인 타일러는 어딘가 행복해하는 듯하다. 식당 안으로 들어온 타일러와 마고. 문 앞에 덩치 좋은 남자들이 버티고 있다. 입구가 막힌 건가? 불안한 느낌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 같다. 첫 번째 코스는 그럭저럭 맛있었다. 아니, 사실 첫 번째 요리부터 어딘가 기괴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점점 뒤틀리고 있는 코스 요리들. 화려한 음식들 아래 숨어있던 코스의 어두운 내면이 점점 모습을 드러낸다.
요리의 특성을 활용하다
영화의 강점으로 뽑을 수 있는 부분은 요리다. 영화의 가장 중요한 소재는 당연히 음식일 것이다. 이 요리들은 실제 음식들을 갖고 온 구석이 몇 군데 보인다. 그런데 어느 코스를 지나고 나서는 감독이 이런 음식들을 창작했다. 여기서 요리의 분위기로 영화의 정서를 이끄는 과정이 신선했다. 이는 두 번째 요리가 특히 그렇다. 이 두 번째 요리에 대한 발상 자체는 익숙하다. 뭔가 예전 전래동화에서 볼 수 있는 느낌? 그러나 극에서 제시되는 ‘이 요리가 등장하는 이유’는 분명히 이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창의성이었다. 이 두 번째 코스요리 이후 극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음식으로 치환하는 형태가 반복되는데, 살짝만 어긋나면 작위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의 소재였다고 생각한다. 완성된 요리의 형태를 제시했기 때문에 극에서 지적하고 싶은 한 집단의 위선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만약 예를 들어서 상위층의 위선을 폭로하기 위해 ‘너희들은 라면이나 끓여먹여라’라고 한다면 감정적으로 들끓을지 몰라도 확실히 몰입에 아쉬운 지점이 생길 것이다. 유치해지는 것이다. 셰프 슬로윅의 장점을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장르적인 특성이 살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요리는 우리가 아는 ‘요리’의 이미지를 1차원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 영화에서 ‘코스요리’라는 키워드가 우리가 먹을 수 없는 어떤 것으로 표현되는 장면이 몇몇 있다. 영화에서 연출로 방점을 쾅 찍는 부분이기도 하다. 윗 문단에서 적었던 두 번째 코스요리처럼 이런 방식의 아이디어 자체는 왠지 익숙하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를 영화에서 전개하는 방식은 확실히 신선하다. 세 번째 코스요리였나? 이 요리가 제시되고 난 다음 영화의 이야기가 갑자기 전복된다. 영화에서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를 쌓다가 폭발하는 이야기. 영화에서 이런 이야기의 전복을 요리로 치환할 수밖에 없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설명이 머릿속에 잘 박힌다. 글쓴이는 이에 대한 감독의 설명이 비평가 캐릭터와 방송업계 종사자 캐릭터를 삽입했기 때문에라고 생각한다. 이는 여러분이 직접 보고 판단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거 이렇게 될 것 같은데?'를 뒤집는 이야기 전개가 이 요리를 통한 비유에서 나왔다고 느낀다.
왜 영화를 볼까
왜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까? 왜 <박하사탕>에 꽂혔을까? 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 꽂혔을까? 왜 이런 글을 쓰는 걸까? 글쓴이가 갖고 있는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다. 재밌으니까. 또 일상이 지칠 때 어떤 영화에 기댈 수 있다는 건 축복 같은 일이다. 내가 싫을 때 <매그놀리아>를 보는 것. 나만 안 되는 인간관계에 <벌새>를 보는 것. 나만 안 되는 짝사랑에 속상할 때면 <리코리쉬 피자>를 본다. 그 이유가 단지 그것 때문이라면 다행이다. 이런 글쓴이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첫 시작은 그랬을지 몰라도 과연 나 자신이 사람들에게 허영을 부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영화는 이런 글쓴이에게, 또 우리에게 맛있는 코스요리를 제시한다. <이제 그만 끝낼까 해>란 영화가 있다. 항간에 알려진 바로는 이 영화 진짜 어렵다. 그리고 실제로도 어렵다. 극후반부까지 이야기를 점점 쌓다가 엔딩부에서 모든 내막이 밝혀진다. 여기까지 가는 것이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글쓴이는 이 영화에서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리고 영화를 봤다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진을 올린다. 이때의 나에게 묻는다. 이걸 굳이 올리는 이유는 뭘까? 질문의 답은 인정하기 싫은 사실로 옮겨간다. 정말 내가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있는 걸까? 이런 고상한 취향 가졌다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이 <더 메뉴>는 음식이라는 소재에 집중한다. 음식이 뭐야? 의식주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인간의 필수요소다. 음식 안 먹으면 인생 못 산다. 그러면 무언가를 먹는 것이 그 자체의 목적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가끔 같은 티켓 가격 내고 다른 사람 위에 있고 싶어 할 때가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런 점에서 영화나 음식이나 공통점을 가진다. 그냥 그 자체로의 목적을 가질 수 있는데, 이에 힘입어 나 자신을 표현할 소재가 되는 것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이런 흐름을 타서 발전하지 않았나. 더 높은 권위를 찾고. 혹은 그 권위에 다가가려 하고. 이 <더 메뉴>는 권위를 만드는 방식, 그 이면을 드러내 여러분에게 ‘더 주체적으로 다가가라’라고 말한다. 영화에서 블랙코미디적인 특색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유는 하고자 하는 말을 신선하게 했기 때문
창작자에 대한 은유
영화는 그렇게 관객들과 평론가들을 조롱하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창작자들에게 냉기를 뽐내기도 하고 있다. 일단 영화를 보다 보면 극 안에서 반복되는 어떤 사건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는다. 주인공인 슬로윅은 셰프다. 이 요리사는 어떤 계기를 통해 마음을 먹고 돌아가기 위해 이 일을 벌인다. 여기서 이 ‘어떤 일’이 아무리 납득이 간다고 하더라도 방법론이 옳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글쓴이는 이렇게 방법이 극단적이라는 장르적 특징이 창작자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조롱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돌아가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다는 '너무 멀리 왔다'식의 한탄인 것이다.
이는 영화에서 슬로윅과 나머지 셰프들 간의 위치 묘사를 통해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슬로윅이 전체 코스요리의 스토리텔링을 이끌고 있다는 건 감독이 하는 일과 비슷하다. 엘사가 맡은 일은 조연출쯤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슬로윅 아래에서 인물들의 구체적인 동선을 기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로 슬로윅의 부주방장이 나온다. 이 부주방장은 영화에서 배우를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영화는 직업이라는 인간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를 계속해서 드러낸다. 또 이 영화는 요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닌가? 셰프들이 요리를 한다. 그런데 그 요리를 하는 이유가 직업적인 특성과 관련이 있다. 이 과정 중에서 예술가가 뭔가를 창작하는 이유가 뭔가 숭고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몇 있다. 뭐 폴 토머스 앤더슨의 <마스터>를 생각해보면 그렇다. 물고 물리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묘사하기 위해라고 생각하면 그의 천재성에 대해 어림짐작 하곤 한다. <마스터> 같은 발상과 이야기는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 보면 웅장한 이유가 있더라도 그 내면에는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모순적인 특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이를 묘사한다. 창작자들이 엄청난 걸 만들어서 일반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방식과 의도가 보이는 것에 잡아먹혀 매 번 옳게 전달된다고 맹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더 메뉴>는 창작자들의 그런 이중성을 꼬집어 풍자한다. 옳은 것만 좇는답시고 허영심에 빠져 본질을 잃어버린 예술가들을 불태운 것이다.
재미있는 영화
뭐 이렇게 요리와 영화의 비유를 바탕으로 창작자들에 대한 조롱과 반성을 담은 이 <더 메뉴>. 이 영화가 좋은 영화인 이유는 그냥 이중적인 메타포를 잘 때려박아서가 아니다. 그냥 영화가 재밌는 영화다. 호러/스릴러/미스터리의 장르 특성을 잘 잡은 느낌? 예고에도 나오는 슬로윅의 박수, “예스. 셰프!’하는 비명소리. 칼을 이용한다는 직업적 특성까지 요소요소 하나마다 이야기에 새긴 냉기는 스릴러로서 영화를 봐도 충분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를 위해 랄프 파인즈가 내면을 알 수 없는 인물의 눈빛, 표정연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냥 손님들이 와서 요리만 먹다 가면 장르 전복에 이질감이 느껴질 것이다. 이에 굴곡을 부여하는 좋은 퍼포먼스였다. 뿐만아니라 안야 테일러 조이의 연기도 전형적이지 않은 주인공 연기를 잘 보여줬다. 이 인물은 다른 사람들과 색다른 특징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 특징을 구현하기 위해서 굳이 안야 테일러 조이라는 슈퍼스타가 필요했을까? 아닐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배우가 고유하게 품고 있는 매력을 꼬집어내어 관객에게 설명한다. 유달리 이 영화에서 헤어와 코디가 잘 어울리게 나온다. 또 영화의 주요 조연 중에서 뇌리에 박힌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이 부분은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란다.
어쩔 수 없지
이렇게 요리와 영화의 상관관계를 내세우며 창작자와 관객을 영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정말 재미없는 영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코멘트해야 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우리가 식당에 가서 요리를 먹다가 귀뚜라미가 나온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귀뚜라미 나왔어’라고 항의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게 단순히 예술이라는 이유로 모든 창작자의 의도를 좋게 판단하는 건 너무 저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닐까? 영화에서 이 지점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면 더 품이 넓은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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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토피아, 그리고 손쉬운 희망
장담한다. 디스토피아 장르는 앞으로 잘 팔릴 수밖에 없다고. 자극적인 소재를 버무리기 좋다는 것도 이유이긴 하나, 무엇보다 환경이 뒷받침해준다. 답답하고, 끔찍하고, 지긋지긋하고, 숨 막히는 현실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새로운 세상에 동화되고 싶은 마음. 평범한 주인공의 숨겨진 능력을 지켜보며 왠지 모를 기대감과 희망을 얻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 테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살아갈수록 살 만한 게 아닌지라 현실 외의 세상, 특히 더 끔찍한 환경의 세상을 자꾸 들여다보고 싶어 한다. 그런 곳에선 악바리로 살아갈 수 있을까. 디스토피아 영화의 무수한 주인공처럼. 이번에도 질문을 안고 <나이트 레이더스>를 보았다.
우리는 보이는 대로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보고자 하는 대로 본다. 자신의 바람이나 욕망과 좀 더 맞닿은 지점에 눈길을 주고, 그 부분을 확장하여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해석'한 영상들도 같은 결이다. 타당한 이유와 논리적 근거가 덧붙여있다고 해서 사실인 건 아니니까.
관람자가 영화를 되새김질한다는 건 적어도 서너 번 이상 잘 만들었다고 인지하는 지점이 있는 것이다. 그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빠져드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거리를 두게 되는 영화도 있다. 애석하게도 이번 영화가 그랬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경험이 그러하듯 쓸모없는 건 없다. 감탄할 만한 요소가 없다고 해서 할 말이 없지도 않다. 어떤 영화든 특징이 있기 마련이다. <나이트 레이더스>는 그간 보았던 디스토피아 장르 영화와 겹치는 씬이나 설정들이 종종 보였다. 무슨 디스토피아 전문가는 아니라지만, 내 눈에 보였던 건 짚어내고자 한다.
짧은 줄거리
서기 2043년, 새로운 전쟁을 일으켜 대제국을 세우려는 국가 에머슨.인간병기를 양성하기 위해 모든 아이들을 납치하고,외딴 숲에서 칩거하던 '니스카'도 결국 사랑하는 딸을 빼앗긴다.10개월 후, 예기치 못한 비밀이 하나둘 드러나고,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던 '니스카'는딸을 되찾고자 국가의 중심부를 습격하기로 결심하는데…*아래부터 스포일러
시작은 숲이었다. 버석하게 마른나무들은 왠지 모르게 으스스했고, 그곳을 거니는 여자 아이의 모습도 심상찮았다. 그 애는 작은 새를 공격하려는 듯 손에 쥔 새총의 겨누다가 힘을 푼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말을 뱉으며 손을 뻗었다. 말보다는 주술이었다. 새는 조종당할 것처럼 굴다가 날개를 가볍게 움직이며 날아갔다.
처음부터 보여준 것이다. 여기 나오는 이 아이, '와디즈'는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그게 지금은 통하진 않았지만, 중요한 때에 힘이 드러날 것이란 것쯤은 명백히 보였다. 나는 이상하게도 이 대목에서 <유전>을 떠올렸다. 물론 기이하고도 서늘한 분위기는 다르긴 했으나, 비슷한 나이대의 주인공과 새, 그리고 능력의 복선이라는 점까지. <나이트 레이더스>도 스릴러 장르라는 게 한몫했으리라.
새를 잡지 않고 놓쳤다며, 와디즈의 엄마 '니스카'가 가볍게 핀잔을 준다. 먹을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씩씩대던 걸음은 얼마 가지 못했다. 덫에 걸린 와디즈의 다리는 깊은 상처가 남았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누군가'에게 위치가 발각돼 캠핑카 같은 집을 태우고 둘은 어디론가 떠난다.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덜컥 본 터라 이쯤 보았을 때 느꼈다. 세계관 설명이 부족하다고. 대충 이 사람들이 도망자 신세라는 건 알겠는데 '하필' 이 상황에서 다리를 다친 건 꼭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조성한 것 같았다. 결과와 과정이 거꾸로라고 해야 할까.
인물에게 공감이 가면 근거는 이유가 되고, 그렇지 못하면 근거는 수단이 된다. 숲 속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사람들과 감시자들의 눈이 득시글한 산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고. 아직 뭐가 뭔지 파악이 덜 되었는데 장소가 휙 바뀌었다. 강가로.
이 장면에서는 <버드 박스>가 또렷이 생각났다. 산드라 블록-역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과 그의 아들 딸로 나오는 두 명의 아이들도 이 상황과 비슷했다. 물결을 타서 멀리 도망가는 중이고, 당장이라도 비가 올 듯 하늘은 우중충하고,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은 기이함이 깔렸다. 작은 배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 그저 어떤 느낌만 주었을 뿐.
배를 거꾸로 엎어두고서 걷다 보니, 폐허가 되었다 해도 무방한 마을이다. 니스카는 와디즈의 얼굴을 눈만 빼고 꽁꽁 숨긴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려는 애쓴다는 건 와디즈의 존재를 다른 사람이 알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왜? 답은 곧 나온다.
그들이 어떤 집에 들어가려고 주변을 살피자마자 사람이 불쑥 나타난다. 잔뜩 경계한 니스카에게 남자는 안심하라는 듯 자신의 아들을 보여준다.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와디즈에겐 생전 처음 보는, 제 또래로 보이는 인간이었을 테다. 다만 영화에서는 그 새로운 상황을 주목해서 담지 않는다. 그 남자애 또한 일종의 수단으로 쓰였다.
4살이 된 아이들은 모두 아카데미로 보내진다. 그곳에 들어가면, 다시는 볼 수 없다. 와디즈를 잃기 싫은 니스카가 단둘이서 숲을 전전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몰랐다. 단순히 '앞으로 보지 못한다' 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강제로 끌려간 아이들이 어떤 존재가 되는지를.
날카로운 덫에 찔린 다리의 상흔을 약 없이 고치는 게 가능할 리 없다. 니스카는 별다른 방도를 찾지 못하고, '아카데미는 좋은 곳'이라는, 오랜 친구의 해맑은 믿음을 믿기로 한다. 와디즈를 제 딸이라고 밝힐 수 없어 '미성년자가 쓰러져있다'는 신고만 툭 던지고 자취를 감춘다.
그렇게 10개월이 지났다.
와디즈는 철창 같은 곳에서 묵묵히 나날을 보낸다. 아이들의 놀림과 비꼼을 무시하면서 건물의 구조를 몰래 파악해본다. 침대 틀 사이에 종이를 끼워두고 연필로 슬슬 끄적이는 와디즈. 꼭 이런 것 같았다. 능력 있는 자는 난관을 묵묵히 헤쳐나가니까 와디즈는 이곳을 탈출해야 하고, 그러려면 나가는 길을 알아야겠고, 적당한 컷 하나를 넣어야지.
언젠가 <월요일이 사라졌다>를 보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차했는데, 이와 비슷한 감상 때문이었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자꾸 설명한다. 그런데 설명이 모호하다. 문장으로 쓸 순 있는데 이해할 수는 없다. 인물의 감정이나 상태, 혹은 생각과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아서겠다. 그저 인물들은 무언가를 하고, 사건은 생긴다. 알맹이는 없는 채로.
니스카가 아카데미의 실체를 깨닫고, 와디즈를 꺼내려할 때 만난 건 크리족 사람들이다. 영어보다 훨씬 낯선 언어로 대화하는 사람들. 특히 그들을 이끄는 여성은 자기 민족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 긍지가 보이는 말투와 표정이었다.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던 니스카와는 정반대의 생활양식이었다. 무리를 지어 유대감을 키우고, 서로 돕고 지키는 관계라는 건. 이들이 영화 끝자락에서 나오는 게 꽤나 아쉬웠다. 조금 더 일찍 니스카나 와디즈와 만났더라면. 감독의 의도인진 모르겠으나 그들 주변 사람은 마치 일회성 역할인 것처럼 쉽게 죽음을 맞이했다.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려는 찰나, 죽음을 맞이하는 허무함.
그래서 크리족과 완전히 대비된 것이긴 하다. 다만 대조를 극명히 보여줌으로써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애석하게도 와디즈의 초능력으로 모든 사건이 종결되었던지라 다음 장면을 기대할 수 없도록 끝이 났다.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게임으로 만들면 훨씬 재밌겠다고. CG가 많이 나오니,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해도 자연스럽지 않을까. 영화에서는 와디즈와 니스카가 절반 비중이었는데, 와디즈의 시점에서 극이 전개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능력이 생기게 된 계기나 첫 발현, 엄마와 둘이 지내게 된 과정 등 사건 대신 흐름이 들어갈 여지가 많아질 듯하다.
혹은 사건을 섬세하게 다듬는 것도 방법이겠다. 척박하고 메마른 디스토피아의 배경과는 달리 주인공의 앞 날은 단순하기만 하다. 우리가 사는 현실보다도 가벼운 방식으로 끝을 낸 건 이 장르에서 가장 아쉬운 결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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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2]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매트릭스4 #매트릭스4예고편 #매트릭스_리저렉션《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 예고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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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2]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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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랜75 - 또 다른 의미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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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영상은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써 2월 8일 개봉하는 '플랜75'의 개봉전 시사회를 다녀온 뒤 제작된 영상입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까운 미래의 일본. 청년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 '플랜 75'를 발표한다. 명예퇴직 후 '플랜 75' 신청을 고민하는 78세 여성 '미치' 가족의 신청서를 받은 '플랜 75' 담당 시청 직원 '히로무'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랜 75' 콜센터 직원 '요코' '플랜 75' 이용자의 유품을 처리하는 이주노동자 '마리아' '플랜 75'의 세상,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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