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채원2025-08-29 09:38:05
어느 여름에 남기는 <어느 여름날의 연대기> 리뷰
<어느 여름날의 연대기>(1961) 리뷰
<어느 여름날의 연대기>, 영화와의 신뢰와 연대
‘시네마 베리테’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장 로슈와 에드가 모랭이 함께 만든 작품 <어느 여름날의 연대기>는 마지막까지 영화가 있는 그대로 사실을 기록해 보여주고 있는지, 아니면 카메라가 의식된 인위적인 현장을 보여주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자 인물을 단순히 영화 속 인물이 아닌 같은 세상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료로서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어느 여름날의 연대기> 속 인물들은 극영화의 배우처럼 정해진 대본과 동선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는다. 인물들은 그저 감독의 질문에 따라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거나 순간에 드는 자연스러운 감정을 이야기하며 앞에 마주한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거나 동질감을 느끼는 등 현실의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이러한 점에서 다큐멘터리 장르는 특별한 연출 없이 현실 그대로를 담은 아주 자연스러운 영화로 느껴지는데, 한편으로는 인물들이 현재 자기 모습과 상황이 카메라 속에 담기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 사실은 아주 ‘자연스러운’ 연기가 아닐지, 감독의 질문에 따라 답변하는 과정 자체가 어쩌면 감독의 관점에서 질문을 던짐으로써 인위적인 연출이 개입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 된다. 시네마 베리테에서 인터뷰와 같은 감독의 개입은 내면의 진실을 폭로하는 촉매제의 역할로 간주 되긴 하지만, 질문이 오직 진실만을 끌어내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되며, 감독의 관점을 강화하거나 감독이 원하는 방향으로 답변을 유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극영화에서 배우는 주어진 대본을 수행함으로써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작가가 부여한 캐릭터의 범위 내에서 행동하는 인물로서 보통 ‘보이는’ 존재로 느껴졌으며 현실과는 다른 또 하나의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어느 여름의 기록>에서 인물들은 정해진 대사나 행동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인물이 카메라에 위치를 맞추는 것이 아닌 카메라가 인물의 동선을 쫓음으로써 인물을 단순히 보여지는 존재가 아닌 같은 세계를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는 생동감 있는 존재라는 인상을 주며 때때로는 연대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그들은 스크린이라는 벽을 사이에 두고 그들의 삶을 일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와 서로 마주하고 공감하며 상호교류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출연자들은 직접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이제 판단과 감상은 나와 같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하며 방심해 있던 상태에 신선함과 당황스러운 충격을 주었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자신의 모습과 상황을 회고하는 모습을 통해 다큐멘터리는 감상자에게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할 뿐 아니라, 대상이 된 출연 당사자에게도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해당 장면을 통해 인물들의 감상과 평가를 토대로 앞선 장면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제공하고, 영화의 내용적인 측면이나 인물에 대한 감상만 다루는 것이 아닌, 영화의 형식적인 측면에 관한 논의까지 다루며 ‘시네마 베리테’라는 새로운 다큐멘터리의 형식의 사실성과 인위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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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연기를 선보이는 강아지 출연 영화 모음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부쩍 따뜻해진 날씨에 정말 봄이 온 것만 같아 설레는 기분이에요.
그런데 여러분, 혹시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신가요?
바로 '국제 강아지의 날'인데요, 매년 3월 23일에 반려견에 대한 관심과 인식 개선 촉구 및 버려지는 유기견을 보호하고 입양을 권장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랍니다.
영어로는 'National Puppy Day'라고 해요.
저는 기분이 안 좋을 때마다 강아지 사진을 찾아보는데요, 어쩜 그렇게 다들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불행하던 삶에 한순간에 행복해 지곤 해요. 그런데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이유로 강아지를 데려와 키우다가 무책임하게 버려버리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죠. 하지만 강아지는 물건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질렸다는 이유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생명을 내팽개치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이런 뜻깊은 취지를 가진 '국제 강아지의 날'을 기념해 강아지가 출연한 영화 8편을 가져와 봤어요.
명연기를 선보이는 사랑스러운 강아지의 모습에 함박웃음이 지어지다가도 가슴 찡한 장면에는 눈물이 주룩 흐르는! 감동적인 강아지 영화와 영화 속 명대사들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게요.
그럼 시작해 볼까요?
베일리 어게인(2017)
A Dog's Purpose
ⓒ 네이버 영화
감독: 라세 할스트롬
출연: 트립, 섀도우, 몰트 등
장르: 모험, 코미디,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귀여운 소년 ‘이든’의 단짝 반려견 ‘베일리’는 행복한 생을 마감한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다시 시작된 견생 2회차, 아니 3회차?! 1등 경찰견 ‘엘리’에서 찰떡같이 마음을 알아주는 소울메이트 ‘티노’까지! 다시 태어날 때마다 성별과 생김새, 직업(?)에 이름도 바뀌지만, 여전히 영혼만은 사랑 충만! 애교 충만! 주인바라기 ‘베일리’ 어느덧 견생 4회차, 방랑견이 되어 떠돌던 ‘베일리’는 마침내 자신이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고 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하는데…
ⓒ 네이버 영화
So, in all my lives as a dog, here's what I've learned.
Have fun, obviously.
내가 개로 살면서 깨달은 건 이거야.
즐겁게 살아.
Don't get all sad faced about what happened andscrunchy-faced about what could.
Just be here now.
지나간 일로 슬픈 얼굴 하지 말고
다가올 일로 찌푸리지 마.그냥 현재를 살면 돼.
ⓒ 네이버 영화
Humans are complicated.
They do things dogs can't understand.
Like 'Leave.'
인간들은 복잡해.
그들은 개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하잖아.
'이별하는 것' 같은.
마음이...(2017)
Hearty Paws...
ⓒ 네이버 영화
감독: 박은형, 봉수
출연: 달이, 유승호, 김향기 등
장르: 가족,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7분
11살 나이답지 않게 듬직한 소년 찬이, 그리고 찬이의 6살 배기 떼쟁이 여동생 소이. 이렇게 두 오누이는 집을 나간 엄마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살고 있다. 어느날 찬이는 강아지를 갖고 싶어 떼 부리는 소이를 위해 생일 선물로 갓 태어난 강아지를 한 마리를 훔쳐온다. 소이는 엄마가 자기 마음을 알고 보내준 것 같다며 강아지 이름을 마음이라 짓는다. 그렇게 세 식구가 된 찬이, 소이, 마음이는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한 한때를 보내게 된다. 어느덧 1년이 지나고 이제 마음이는 찬이가 없을 때 소이를 친구처럼, 오빠처럼 돌볼 만큼 큰 늠름한 개가 된다. 그 해 겨울, 꽁꽁 언 강변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잊은 채 신나게 썰매를 타던 세(?) 남매에게 예기치 못한 불행이 찾아온다. 살얼음이 깨지면서 소이가 물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소이를 잃게된 찬이는 그 모든 것이 마음이 때문이라 생각하고 무섭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엄마도 떠나고 소이도 떠난 그 집이 싫어진 찬이. 소이의 유품인 분홍색 책가방을 챙겨 메고 찬이도 어디론가 떠난다. 홀로 남겨진 마음이는 찬이를 찾아 나서는데. 과연 마음이는 찬이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찬이는 마음이의 진심을 알게 될까?
ⓒ 네이버 영화
마음아 나 너한테 고백할 게 있어.
사실 나 너 훔쳐 왔다.
소이가 생일이었는데 강아지가 갖고 싶다잖아.
미안해, 너도 엄마 많이 보고 싶었을 텐데...
ⓒ 네이버 영화
이제 헤어지지 말자.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너 꼭 지켜줄게.
하치 이야기(2010)
Hachi: A Dog's Tale
ⓒ 네이버 영화
감독: 라세 할스트롬
출연: 리차드 기어, 사라 로머, 조안 알렌 등
장르: 가족,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3분
1923년 12월, 아키다현 오오다테. 흰눈이 소담스레 내리는 어느 겨울날, 흰눈처럼 하얀 하치가 누렁이, 검둥이 형제들과 함께 태어난다. 아키다현청 토목 과장은 그중 하얀 강아지를 자신의 은사인 동경제대 농학부 교수 우에노 박사에게 보내기로 한다. 태어난지 한달, 세상에 눈뜨기도 전에 강아지는 동경으로의 낯선 여행을 시작한다. 동경 시부야에 우에노 교수 댁에 보내진 흰둥이. 하얀 색 털과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강아지는 단번에 식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유독 애정을 느끼는 우에노 교수는 힘차게 땅을 박차고 서있는 이 강아지를 보고 八자라는 뜻의 '하치'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볕드는 마루에서 하치의 벼룩을 잡아주고, 첨벙첨벙 목욕도 함께 하는 우에노 교수님의 하치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서 부인이 질투할 정도다. 하치는 교수님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교수님의 사랑에 보답이라도 매일 시부야 역으로 출근하는 교수님을 배웅하고, 저녁에는 마중 나가며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 도중 쓰러지신 교수님은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이를 모르는 하치는 매일같이 시부야 역에서 교수님을 기다린다. 한해, 두 해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우에노 교수를 기다리는 하치. 1935년 3월 8일, 눈내리는 시부야 역에서 긴 기다림 속에 하치도 영영 눈이 되어 버리는데.
ⓒ 네이버 영화
Hachi, my friend, Parker is never coming home.
But if Hachiko wants to wait, then Hachiko should wait.
You want to wait for him, don't you?
Have a lonv life, Hachi.
하치, 파커는 이제 돌아오지 않아. 더이상 기다릴 필요 없단다.
그렇지만 너가 기다리고 싶으면 기다리렴.
그를 기다리고 싶은 거잖아, 그렇지?
오래오래 살려무나 하치야.
ⓒ 네이버 영화
They taught me the meaning of loyalty.
That you should never forget anyone that you loved.
And that's why Hachi will forever be my hero.
그들은 제게 충성심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사랑하는 사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하치는 영원한 저의 영웅입니다.
리틀 큐(2020)
Little Q
ⓒ 네이버 영화
감독: 나영창
출연: 임달화, 양영기, 나중겸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독특한 반점을 지닌 매력 덩어리 강아지 리틀 Q. Q는 진 씨 부부의 사랑과, 안내견 훈련사 ‘사이먼’의 세심한 훈련을 거쳐 까칠한 맹인 셰프 ‘리’에게 매칭된다. 실명으로 인해 성격이 예민해진 ‘리’는 여러 번 Q를 내쫓지만, Q는 충직하게 그의 곁에 머물며 그에게 큰 힘이 된다. 그러한 충성심에 힘입은 ‘리’는 이제는 반려견이 된 Q와 함께 디저트를 연구하며 세계를 누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리’는 병을 얻게 되고 둘은 이별을 직면하게 되는데..
ⓒ 네이버 영화
Dogs are color-blind, so they can see the world only in black and white.
That's probably because they left us all the beautiful colors.
개는 색맹이라서 흑백으로만 보인대.
그건 아마 우리에게 아름다운 색을 남겨주었기 때문일 거야.
ⓒ 네이버 영화
As Q gave me so many things,
I'll be with him no matter how much time has left for us.
Q는 나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그러니 Q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든 난 같이 있어줄 거야.
말리와 나(2020)
Marley&Me
ⓒ 네이버 영화
감독: 데이빗 프랭클
출연: 오웬 윌슨, 제니퍼 애니스톤 등
장르: 코미디, 드라마, 가족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5분
인생 Stage 1. 행복했던 그들에게 기상천외한 선물이 도착했다?! 일과 가정 모두 완벽함을 추구하는 제니(제니퍼 애니스톤)와 그녀와는 정반대로 꿈을 좇으며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존(오웬 윌슨). 극과 극의 성격을 가진 제니와 존은 뜨거운 열애 끝에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고 따뜻한 플로리다에서 신혼의 달콤함을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존은 새로운 가족을 원하는 제니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데… 인생 Stage 2. 매일매일이 살얼음판~ 그래도 우리는 가족입니다! 하루 아침에 생긴 사랑스러운 가족, 강아지 ‘말리’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제니와 존. 하지만 가족이 늘어간다는 건 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치는 사고뭉치 말리 때문에 제니와 존은 스펙터클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자신들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말리’ 덕분에 점점 가족의 의미를 알게되는 존과 제니. 하지만 이들에게도 이별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 네이버 영화
A dog doesn't care if you're rich or poor, educated of illiterate, clever or dull.
Give him your heart and he will give you his.
강아지는 당신이 돈이 많든 없든, 교육을 잘 받았든 못 받았든, 똑똑하든 멍청하든 상관하지 않아요.
그저 당신의 마음을 다해 사랑하면, 그 아이도 당신을 사랑해 줄 거에요.
ⓒ 네이버 영화
Such short little lives our pets have to spend with us,
and they spend most of it waiting for us to come home each day.
강아지들의 생은 너무나 짧잖아요,
그런데 그들은 그 대부분의 시간을 매일 우리가 집에 오길 기다리는 데 써 버려요.
벨과 세바스찬(2013)
Belle and Sebastian
ⓒ 네이버 영화
감독: 니콜라스 배니어
출연: 펠릭스 보쉬, 체키 카료, 디미트리 스토로지 등
장르: 모험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8분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 알프스 언덕. 6살 꼬마 세바스찬은 할아버지와 함께 양떼들을 돌보며 지내고 있다. 어느 날 마을의 양떼가 습격을 당하고 마을 사람이 다치는 사건까지 발생한다. 할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은 옆 마을 양치기에게 쫓겨난 미친 개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알프스 언덕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세바스찬은 떠돌이 개와 마주치게 되고 소문과 달리 선한 눈망울의 겁먹은 개에게 다가간다. 어른들 몰래 개를 돌보기 시작한 세바스찬은 ‘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둘은 어느새 세상 가장 특별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사냥총을 든 할아버지와 마을 사람들 앞에 벨의 존재가 들킬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 네이버 영화
Not because I'm young, but because they don't trust me.
내가 어려서가 아니라 나를 믿지 못해서겠지.
ⓒ 네이버 영화
I believe in you, Belle.
벨, 난 너를 믿어.
퀼(2010)
Quill: The Life of a Guide Dog
ⓒ 네이버 영화
감독: 최양일
출연: 코바야시 카오루, 시이나 깃페이, 카가와 테루유키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9분
도쿄의 한 주택에서 리트리버 5마리가 태어난다. 그 중 옆구리에 새가 날개를 편 것 같은 이상한 얼룩이 눈에 띄는 한 마리가 있다. ‘새의 날개’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여진 강아지 ‘퀼’은 맹인 안내견으로 키워진다. 맹인 안내견 훈련센터에서 매번 낙오생으로 남는 퀼이지만, 그에게는 주인의 명령을 꼭 지키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이후 모든 훈련을 마친 퀼은 첫 파트너인 와타나베 미츠루를 만나게 된다. 이 고집 센 아저씨와 퀼은 점차 서로의 호흡을 맞춰 나가고, 함께 걸으며 행복을 느낄 때쯤 생각지 못한 이별이 찾아오는데...
ⓒ 씨네21
He was just a 'normal guide dog', but...
the best 'normal guide dog' ever.
정말 보통의 맹도견이지만...
최고의 보통 맹도견이었어.
에이트 빌로우(2004)
Eight Below
ⓒ 네이버 영화
감독: 프랭크 마샬
출연: 폴 워커, 브루스 그린우드, 문 블러드굿 등
장르: 모험, 드라마, 가족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20분
미국인 지질학자 데이비스(브루스 그린우드)는 운석을 찾기 위해 남극의 탐사대원 제리 쉐퍼드(폴 워커), 그리고 8마리의 썰매개들과 남극탐사에 나선다. 잘 숙련된 8마리의 썰매개들 덕분에 가까스로 죽을 고비를 넘긴 데이비스와 제리는 썰매개들을 남겨두고 다른 탐사대원들과 부상치료를 위해 남극을 떠나게 된다. 꼭.. 반드시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남긴채….. 생존이 불가능한 땅, 남극에 버려진 8마리의 썰매개들은 제리의 약속을 기다리며 추위와 배고픔, 악천후 속에서…. 그렇게 175일이 지난다. 한편, 그들을 버려두고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제리는 자신의 일부였던 썰매개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 네이버 영화
I'll be back. I promise.
꼭 돌아올게. 약속해.
ⓒ 네이버 영화
These dogs are my family.
You can't just leave them out there.
이 개들은 제 가족이에요.
그냥 저렇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
오늘 추천드릴 영화는 여기까지 인데요, 어떠셨나요?
남은 일주일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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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K로 담아낸 거대한 무의미
다큐멘터리에 스포일러랄 게 있겠으나, 그래도 스포일러를 포함한다고 미리 명시합니다.
*
행복이라는 말은 비현실적이다. 비현실적이라 함은 현실이 아닌 것일진대, 현실은 참으로 지난하고 지리멸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현실적인' 고민들로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현실적으로 먹고 살 만한지, 현실적으로 내 수준에 맞는 사람은 누구인지,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투자하는 게 옳은지. 나아가 '현실적인 조언 구합니다'라는 게시판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현실적인'이라는 말이 앞에 붙는다는 것은, 극대의 행복이 아니라 어느 정도 고만고만한, 내 능력 한에서 최대로 가능한 정도를 말하는 게 대부분이다. 턱걸이 같다. 턱걸이를 넘기 위하여 우리는 얼마나 고군분투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의미는 턱걸이를 할 철봉 위에 있다. 그것을 넘어야만 의미를 갖는다.
요즘은 주식에, 부동산에, 코인에, 그러니까 돈이 곧 의미다. 자산을 증식하지 못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무의미하므로 행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이라는 아름다운 착취 속에서 삶의 의미를 부지런히 찾아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의미한 건 무엇인가. 모이지 않는 월급, 오르지 않는 노동가치, 그러므로 살 수 없는 부동산, 애프터 없는 소개팅에서 지불한 돈, 건설적이지 않은 잡담, 뭐 그런 것들일까.
의미와 기호로 가득한 세상 너머, 해발 1,500미터 고지에 '오제'라는 습지가 있다. 그 습지는 인간으로부터 무언가를 빼앗지 않고, 인간 역시 그 무엇도 앗아가지 않는다. 박혁지 감독은 <행복의 속도>라는 제목으로 카메라에 풍경을 담았다. 아니, 그 속에 살고있는 사람을 담았다는 게 더 정확하겠다.
카메라가 집요하게 쫓는 대상은 대략 80kg의 짐을 지게에 싣고 걸어서 산장까지 가는 '봇카' 이가라시, 이시타카이다. 박혁지 감독은 광활한 습지를 4K의 해상도로 보여주고, 봇카들의 걸음을 뒤쫓는다.
나는 자본주의와 얼마간의 거리를 두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영화 초반 그들이 80kg를 지고 산을 오르고 걷는 걸 보면서 '모노레일을 깔면 안 되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우리나라는 산 곳곳에 모노레일이 깔려 있어 필요한 짐이며 도구들을 실어 올린다. 모노레일을 깔면 무거운 짐들을 금방 보낼 텐데. 게다가 '몸빵을 하면 돈은 많이 벌겠지?' 라는 생각까지.
그러다 후반부에 가서는, 그런 생각이 얼마나 자본주의적이며 포드주의 비슷한지를 생각했다. 히말라야도 아닌 산을 걸어서 짐을 옮기는 행위를 경제적이지 않다, 즉 무의미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노동의 가치를 그만 자본과 연결시키며,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나도 역시 이 체제 속의 인간일 뿐이었다.
영화는 이가라시와 이시타카의 차별점을 조명한다. 둘 다 봇카이지만 둘은 꽤 다르다. 우선 이시타카는 '일본청년봇카대' 회장으로서 봇카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활동가이다. 겨울이 되어 오제의 산장도 문을 닫고, 봇카도 할일이 없어졌을 때 도시로 나가 봇카를 홍보한다.
이시타카가 걷는 도시의 거리는 오제의 속도와는 정반대다. 다급하게 점멸하는 신호등, 그에 맞추어 발걸음을 재촉하는 행인들, 다급한 발걸음 사이에 이시타카가 서 있다. 사람들은 봇카 일에서 어떤 보람을 얻는지 묻는다. 이시타카는 말한다. 산장이 있음으로써 내가 있고, 내가 있어서 산장이 있음이 좋다고.
행위에 보람이든, 의미든, 뭔가가 있어야 하는 걸까?반면 이가라시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도 모자라 목에 카메라까지 걸고 걷는다. 오제의 풍경을 카메라에 섬세하게 담는다. 두 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여름방학을 맞아 큰아들을 데리고 짐을 가져다 주던 산장에 가기도 한다. 잠자리를 잡고, 뛰어놀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본다. 이가라시의 아내는 농장에서 일한다.
때는 설이다.
이시타카와 이가라시 가족 모두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시타카의 부모는 몸으로 하는 일인데 몸이 상하면 어떻게 할 건지, 그때 되면 어떻게 먹고 살건지를 묻는다. 물론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지만 이시타카의 표정은 어둡다.
이가라시는 노모에게 봇카를 하면서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노모는 마치 아이처럼 그 풍경을 반긴다. 이제 가기 힘들어진 그곳, 그 나무, 그 꽃들. 계절과 햇빛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감탄한다.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이가라시는 대답한다. 누가 기다리고 있고, 시간이 정해져있다면 힘들었겠지만 자기 속도로 걷다 보면 도착하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고.
생각해 보면, 등산을 할 때 나 혼자 느릿느릿 걸어가면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다. 그런데 여럿이 갔을 때 무리의 제일 끝에 산을 올라가면 그보다 힘들 수가 없다. 그때부터는 산의 풍경이고 뭐고 보이지도 않는다.
여기서 질문할 수 있겠다. 우리는 왜 힘든가. 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가.
남들보다 빨리 걷기 위하여, 남들보다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하여 바삐 움직여야만 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인들이 등에 지고 있는 짐과 봇카의 짐 중 무엇이 더 무겁다고 말하기 쉽지 않을 거다.
카메라는 봇카들의 가쁜 숨, 무거운 발걸음을 집요하게 담다가, 그들의 가정으로 이동했다가, 또 오제의 광활한 자연을 비추기도 한다. 새로운 풍경이 아니다. MSG를 치지 않은, 그래서 맹맹하고 심심한 그들의 일상이다.
초반부에는 영화가 지루하다고 생각했고, 계속 이렇게 걷기만 할 것인가 생각했다. 기승전결도 없고 문제도 없으며, 변화라고는 오제에 찾아오는 계절 뿐인데. 114분의 시간을 어떻게 버티나.
봇카들이 걸음을 거듭하고, 나는 봇카들의 걸음을 눈으로 좇으면서 나는 어디로 걸어가고 있고, 어떤 의미들을 만들어내려고 애쓰고 있는지, 그 의미는 대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왜 내 눈에 아름다운 오제에 모노레일을 깔지 않는 저들이 이상했는가.
저들의 행위가 무의미하고 현실적이지 않게 보인 거지. 저렇게 힘든 일을 할 거면 도시에 나가서 돈을 버는 게 좋지 않을까, 같은 너무나도 현실적인 생각.
그래서 행복의 속도는 무엇일까.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라는 말은 사실 틀린 말이다. 속도는 방향을 포함한 벡터값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행복의 속도란 행복의 속력과 방향을 내포한 제목일 것이다.
느림이 마냥 행복할 수는 없다. 속력이 문제가 아니라, 어디로 가고 있으며 왜 가는지가 더 중요하겠다. 사물에서, 사람에게 덕지덕지 붙은 의미와 상징과 기호들을 걷어내야만 비로소 그것 자체가 보인다.
봇카들은 오제에 거대한 의미를 두지도 않고, 그들이 하는 일에서도 역시 내일은 더 빨리 가야지, 내일은 더 무거운 짐을 들어야지 하고 포부를 갖지도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자기 속도로 걸어갈 뿐.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어쩌면 너무 뻔하게도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떠올랐다.
우리들이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어쩌면 지난하고 외로울 길을 각자의 속도로 걸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시사회에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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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존'이 다른 '직쏘' 보다 더 마음에 들어
생명 연장의 꿈
이 영화의 주인공은 ‘직쏘’ 존 크레이머(토빈 벨)이다. 1편에서의 살인극이 있고 시간이 좀 지났다. 존에게 문제가 생겼다. 바로 몸 상태다. 사실 존은 며칠 전에 암 진단을 받았다. 흔들리는 존. 병세를 치료할 길이 없다는 생각에 좌절한다. 좌절은 곧 분노로 바뀐다. 항암 치료를 받던 도중 환자들의 물건을 훔치는 간호사를 목격한 존. 이 간호사를 납치해 살인 게임에 초대할까 싶었지만 간호사가 물건을 다시 돌려놓자 ‘하지 말아야지’ 싶었다. 이런 존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든다. 바로 존의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페데르손 프로젝트’? 홀린 듯 프로젝트로 향하는 존. 실제로 암을 치유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믿었다. 돈을 보내는 존. 입금은 곧 초대장을 부른다. 항암치료에 나선 존. 하지만 이 치료는 뭔가 이상하다. 이내 존의 분노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다.
불필요한 것들을 최소화
이 영화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중 첫 번째는 불필요한 것들은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이 영화의 플롯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쏘우’ 시리즈는 오랫동안 혹평을 들어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 내적인 것을 신경 쓰는 게 아닌 잔혹한 살인 쇼에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시리즈의 팬이 아닌 관객들은 영화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아무래도 잔혹한 모습을 즐기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쏘우 X>는 시리즈가 가진 전형성을 탈피하기 위해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는 다 쳐냈다. 대신 직쏘를 중심으로 인물들이 행동하게끔 서사를 간편하게 재구성했다. 이 덕분에 명분 없는 살인 게임을 굳이 보지 않아도 된다. 또 이 영화에 등장하는 직쏘의 상대역은 시리즈가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토대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억지로 직쏘의 인간관계를 서서히 넓히는 것에서 시리즈의 한계를 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쏘우’ 시리즈의 전통을 잃은 것은 아니다. 본작에서도 역시 눈 똑바로 뜨고 보기엔 어려운 장면들이 몇 있다. 이런 고어 묘사를 보기 어려워하는 분들은 눈 꽉 감고 극장에 가시길 바란다. 이렇게 <쏘우 X>는 전작들의 핵심은 바꿨지만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남겼다.
공간 활용
이 영화의 강점으로 뽑을 수 있는 부분은 공간이다. 대표적으로 2부에서의 공간 구성이 흥미롭다. 원래 호러라는 장르 자체가 공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이행한 것이 <쏘우> 1편이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이끌고, 그 사이에 누워있는 인물 셋의 모습이 영화를 상징하는 구도 중 하나다. <쏘우 X> 본 작은 이를 성실하게 구현한다. 어떤 점에서? 바로 인물의 리액션에 집중한 것이 큰 효과가 있었다. 서로의 상황을 각자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활용해서 장르적인 쾌감을 높였다. 그리고 방 안에 있는 온갖 지형지물들을 활용한 흔적도 보인다. 이게 시리즈가 10편씩이나 나왔기 때문에 이제 살인 트랩이 진부해질 때도 됐다. 영화는 이것을 의식한 듯 인물의 밀도로 호러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는 올해 9월 개봉했던 <잠>과는 대조되는 측면이 있다. <잠>은 집이라는 공간 특성을 활용했다. 윗집과 아랫집의 대비, 이 방과 저 방에 살고 있는 캐릭터들을 영화 안으로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쏘우 X>는 이런 ‘여러 군데 공간 활용하기’라는 방식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딱 한 곳만 메인 무대로 삼았다. 발상의 전환으로 다른 호러 영화와의 차이점을 둔 것이다.
호불호가 갈릴 듯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갈 것 같은 요소는 주인공 직쏘의 설정이다. 원래 직쏘는 궤변을 늘어놓는 캐릭터였다. 왜? 직쏘는 시리즈 내내 ‘너희들은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사람들을 처형한다. 문제는 이 세계관에 등장하는 그 어떤 사람도 직쏘에게 살인 게임을 시킨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직쏘가 이상한 논리로 민간인을 죽였던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7편에서 이에 대해 비판하는 여론이 대다수였다. 영화가 ‘게임과 별 상관없는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는 기본 룰을 어긴 것이다. 이 이유로 직쏘라는 인물의 감정선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단점은 치명적이다. ‘쏘우’ 시리즈가 무엇인가. 바로 직쏘가 벌이는 살인 게임이 핵심인 시리즈 아니었나? 관객이 직쏘에게 감정이입을 못하게 되면 영화 자체에 흥미가 떨어진다. 지금 스크린 앞에서 보이는 신체절단 대환장 살인파티가 아무 의미 없다면 이 끔찍한 광경을 굳이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단의 혹평이 당연한 것이다.
이 영화는 시리즈물의 공식화를 피하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직쏘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부여한 것이다. 시놉시스에서도 읽을 수 있는 부분인데, 직쏘가 무려 사기를 당했다. 영화는 이에 따라 직쏘 입장에서 여러 감정선을 추가했다. 이 감정선에 쉽게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살인 게임에 당위성이 생긴다. 영화가 친절하게 이야기에 몰입까지 시켜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영화 후반부에서도 빛을 발한다. 원래 이 ‘쏘우’ 시리즈 공통점 중 하나는 강박적인 반전이었다. ‘알고 보니 누가 누구 제자였대!’식의 플롯 전복하기가 ‘쏘우’ 시리즈에서 전통처럼 이어진 것이다. 본작 <쏘우 X>에서는 다행히 ‘누가 누구 제자였대’ 식의 전개가 나오지 않는다. 전작들에 비해 전적으로 현실적인 전개가 이어지는데, 인물에게 깊은 감정선을 넣은 선택이 이야기에 개성을 부여한 좋은 선택이 된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이 승부수 때문에 주인공 직쏘의 캐릭터에 대해 아쉽다고 느낄 관객 분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쏘우 X>은 시리즈물이다. 전작의 전통을 승계하지 않으면 사실 시리즈의 팬 입장에서 차기작을 기다린 보람이 없다. 직쏘가 정의의 사도인 척을 하는 거지 실제로 그런 인물은 아니기 때문에 거리감을 느낄 관객도 있을 법하다. 어떤 관객들은 이를 단점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사람 죽이는 것 말고 이야기 내적인 것 집중한 탓에 우리가 아는 ‘쏘우’ 시리즈의 쾌감과는 좀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이질감도 느껴진다. 이 부분은 직쏘의 조수 캐릭터에게 특히 더 강하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 두 인물을 이렇게 설정해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미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두 인물에게 이런 면모가 없었더라면 진부한 살인 게임을 또 보는 꼴이기 때문이다.
여전한 것들
시리즈에서 승부수를 둔 영화다 하더라도 분명히 단점은 있다. 우선 후반부 전개다. 사실 이야기의 흐름 자체가 이 후반부를 위해 종속됐다고 해도 봐도 무방하다. 대표적으로 직쏘가 초반부에 만나는 사람들은 후반부를 대놓고 암시한다. 직쏘의 관점에서 이 인물들이 어떤 의미인지를 더 설득시켰다면, 감정선이 깊었더라면 후반부의 전개가 더 입체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또 이 인물의 서사를 아주 조금만 더 줘도 큰 문제가 없었다. 서사가 부족하니까 이 사람의 존재가 이야기 내내 에 전제조건처럼 깔리는 것이 체감이 잘 된다. ‘이렇게 쉽게?’ 싶은 것이다. 또 후반부로 넘어가서 이 인물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간단하다. 소위 말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측면이 어느 정도는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앞에서 쓴 바와 마찬가지로 이 인물의 내면을 보여주는 몇 장면이 있어도 큰 문제는 없었을 듯싶다. 애매하게 ‘예상 못한 반전’을 추구하는 것보다 빌런의 악함을 강조해서 두 인물의 대결구도를 강조했어도 재밌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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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만 읽던 세종이 백성을 생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보기 직전까지도 이 이야기가 충녕, 세종대왕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주지훈이 나오고 노비와 왕이 바뀌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가 세종이 등장해서 당황한 채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처음 이 소재를 보고 세종에 대한 역사왜곡이라는 우려가 상당했었는데 세종이 민본에 대해 깨달은 또다른 계기를 상상력으로 풀어낸 것 같아서 재밌게 본 작품이었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시놉시스
왕세자 자리가 마냥 부담스러운 심약한 왕자, 충녕이 있소이다. 왕자의 난을 일으키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왕권을 이룬 태종. 그는 주색잡기에 빠져 있는 첫째 양녕 대신 책에만 파묻혀 사는 셋째 아들 충녕을 세자에 책봉하라는 어명을 내린다. 왕세자의 자리가 부담스럽기만 한 충녕은 고심 끝에 궁을 탈출하기로 마음 먹고 월담을 시도 한다.
그리고 충녕을 꼭 빼닮은 덕칠이라는 노비도 있소이다! 남몰래 주인집 아씨를 흠모하며, 말보다는 주먹과 몸이 앞서는 다혈질 노비 덕칠. 어느 날 역적의 자손으로 몰려 궁으로 끌려간 아씨를 구하기 위해 궁궐을 찾았다가 담벼락 아래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세종대왕이 아직 세자도 되지 못 했던 시절, 한 순간의 실수로 노비가 되고, 노비가 왕이 될 뻔 했던 세종비밀실록. 과연 누가 진짜 “나는 왕이로소이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주지훈의 1인 2역 연기
주지훈은 이런 능청스러운 역할에 찰떡인듯싶다. 자존심도 부리지만 엉뚱하고 능청스러운 역할이 정말 잘 어울린다. 그래서 세자가 되기 싫다고 땡깡을 부리는 충녕의 모습이나 노비였던 덕칠이가 세자가 되어 눈 깜박이며 세자 흉내를 내는 것을 좋아하는 그 모습까지. 제 옷을 입은 듯 정말 귀여웠다.
특히 점차 세자가 되어가는 덕칠과 노비의 생활에 익숙해져가는 충녕의 모습은 그 경계가 흐릿해질 수 있었을텐데, 그 미묘한 차이를 잘 구분해서 천방지축이지만 차분해진 노비 덕칠과 근엄하지만 땡깡부리는 세자의 그 경계를 잘 표현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진짜 세자로 돌아온 충녕의 변화가 느껴지게끔 보여줘서 통괘했다.
세종이 민생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항상 의문이 들었던 점이 어쩜 세종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저렇게도 공감을 하고 그렇게도 열심히 민생을 위해 노력할 수 있었을까? 였다. 이런게 바로 난사람인가 싶기도 했다. 난 난사람은 아니라서 내가 직접 겪지 않은 문제에 대해 겉으로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온 마음을 다해 공감을 하긴 힘든 편이다. 그런 내 입장에서 어떻게 세종은 태어나길 대군으로 태어나 방안에서 책만 읽었다는 사람이 백성의 애환을 어찌 알고 그렇게도 열심히 그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한평생을 바쳐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도통되지 않았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는 충녕이 노비와 뒤바뀌면서 직접 그 체험을 했기에, 그저 잠행기나 시찰과 같은 둘러보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 노비가 되어 그 힘듦을 겪어보았기에 글자를 모르는 백성들의 애달픔, 농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중국식 절기의 문제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으로 작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또 다른 해석의 여지를 주어서 좋았다.
체험이 아니라 경험을 한다는 것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인들 역시 체험이 아니라 경험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선거 일정이 다가오면 시장을 돌거나 김장을 하거나 반찬나눔 행사를 한다거나 이렇게 1일 체험을 진행하면서 시민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보여주기식 선거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체험은 솔직히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노고를 체험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말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처럼 노비가 되어 그들의 삶을 살아가는 경험을 해야만이 그들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이러한 점이 100%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저 당선이 되기 위해 서민인척 위하는 체험 형식의 행동은 가시적일 뿐이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정치인은 도대체 언제 만나볼 수 있을지 안타까울 뿐이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세종의 민존벙치의 뿌리는 충녕의 궁궐 가출사건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재밌는 해석이었고, 현실 정치까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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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베스(2015년)
박제욱
1. 맥베스 서사
'서양 문학은 결국에는 호메로스와 셰익스피어다.' 라는 우스겟소리가 있다. 그만큼 그둘은 역사속에서 가장 강력하고 새로운 문학가들이었다. 그 중 셰익스피어는 여러 희곡들로 특히 4대 비극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아마 전세계 누구나 한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고전 중의 고전이 되었다. 내가 그 중 가장 매력적으로 끌리는 작품은 맥베스였다.
2015년에 저스틴 커젤 감독의 손에 의해서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다시 한번 각색 되었다. 간단히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자비로운 왕 던컨 왕이 집권중인 스코틀랜드. 역적 맥도널드가 내란을 일으켜 던컨왕의 지위를 위협하게 된다. 글래미스의 영주 맥베스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나선다. 맥베스는 맥도널드를 처치하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전쟁이 끝나고 맥베스와 그의 동료 영주 뱅코우는 세 마녀의 예언을 듣게 된다. "글래미스의 영주이자, 코더의 영주, 그리고 장차 위대한 왕이 될 맥베스"라는 예언과 뱅코우는 "맥베스보다는 못하나 자손 대대로 왕을 낳을 것이다."라는 예언을 듣느다. 그 예언에 의해 맥베스는 심한 고뇌에 빠지게 되고, 자신의 부인의 욕심에 못이겨 이내 던컨왕을 살해하게 된다. 왕이 된 이후에는 뱅코우의 아들에 대한 불안함과 심한 광기에 휩싸여 미쳐버리고 세 마녀를 다시 찾아가게 된다. "버넘 숲이 던시네인 언덕을 넘지 않는 이상 너는 몰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여자가 낳은 남자는 맥베스를 해칠 수 없다."라는 예언을 받는다. 그 말에 맥베스는 다시 광기를 다스리게 된다. 하지만 결국에는 버넘 숲이 던시네인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게 되고 맥베스는 어미의 배를 찢고 나온 맥더프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단순한 예언에 의해 정의롭고 용감했던 한 영주가 광기에 휩싸여 한 나라의 왕이 되고 그 이후에는 폭군이 되고 자신의 동료들에 의해 불명예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을 맞이한다. 영화는 마지막으로 왕의 검을 들고 있는 왕궁 속에서의 멜컴 왕자와 전장 속 맥베스의 시체 앞에 있는 뱅코우의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무리 된다.2.미장센
영화 맥베스를 보게 되면 실제 스코틀랜드의 당시 시대가 이랬을 것이라는 기분이 들고 셰익스피어의 각본이 실제 이야기라면 이런 느낌이었을 것이라는 감동을 받게 된다. 그 만큼 감독이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도 여러 미장센과 연출을 통해 배우의 연기를 극대화 시키고 갈등 상황을 독특하게 표현했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첫번재 눈에 띄는 점은 불이다. 영화 초반 불의 이미지로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의 갈등 및 감정을 아주 탁월하게 설명해 낸다. 불이라는 이미지는 여러가지 의미로 계속 반복 제시된다. 영화는 맨처음 맥베스는 자신의 딸을 화장하면서 시작한다. 여기서 불은 죽음을 의미한다. 그 이후 영화 중반부에 맥베스와 맥베스 부인이 던컨왕 살해를 두고 심각한 고뇌와 갈등을 겪게 된다. 맥베스가 처음 예언을 들었을 때는 자신의 충성심과 죄책감 때문에 불안함에 빠져 왕을 살해할 수 없다고 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레이디 맥베스는 자신의 남편을 왕의 자리에 추대할 수 있다는 여왕이 될 수 있다는 탐욕에 빠지게 된다. 대립되는 두 인물의 대화 속에서 항상 레이디 맥베스쪽에 머무는 물체가 있다. 바로 빛, 불이다. 항상 레이디 맥베스의 등 뒤에는 횃불 또는 초 등이 비추고 있다. 왕위에 대한 도전과 그 의지가 그녀에게만 머물었지만 그 불이 맥베스 쪽으로 이동하는 순간 맥베스가 스스로 다짐하게 되고 던컨왕을 살해하게 된다. 영화 중반부 불은 곧 의지를 뜻한다. 극의 중.후반부 맥베스에게 반기를 든 맥더프의 가족 모두를 맥베스의 병사들이 잡아와 사형에 처하게 하는 장면이 있다. 어린 아이까지 화형을 하는 이 장면은 아마 의지를 뜻하기도 하면서 맥베스의 광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에서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버넘숲이 던시네인을 넘어 오는 장면이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에서는 맬컴 왕자와 맥더프 그리고 잉글랜드 군 1만명이 버넘숲의 나뭇가지로 위장을 하여 던시네인을 넘어오는 버넘숲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맥더프가 버넘 숲에 불을 지르고 그 불에 탄 버넘숲의 재가 던시네인을 넘어 맥베스의 성으로 향하면서 던시네인을 넘어서는 버넘숲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불은 맥베스의 최후를 뜻하는 종말이자 죽음이 될 것이다. 이렇듯 불은 영화 처음부터 죽음의 이미지를 담으면서 의지, 광기, 종말 및 죽음까지 이어졌다.3.등장인물
맥베스 원작 자체에서부터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서양 문학사 최고의 악녀라고 할 수 있는 레이디 맥베스를 탄생시키면서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의 갈등을 볼 수 있다. 위에 첨부한 맥베스 포스터를 보게 되면 마치 마이클 패스벤더(맥베스역)의 머릿 속에 마리옹 꼬티야르(레이디 맥베스 역)이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 극중에서 둘의 관계가 이러하다. 레이디 맥베스는 맥베스로부터 예언을 듣게 된 후로 완전히 맥베스의 머릿속에 들어서 그의 욕망과 탐욕을 일 깨우는 것에 노력한다. 하지만 맥베스의 광기는 통제 하지 못한 그녀는 이내 질병에 의해 사망하게 된다.
필자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인물관계는 맥베스와 뱅코우의 관계이다. 맥베스와 뱅코우는 세마녀에게 예언을 듣게 된다. 재밋는 점은 왕이 될 사람이라는 예언과 자손 대대로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맥베스와 뱅코우가 동시에 같이 듣는 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맥베스는 자신의 탐욕에 의해 왕이 되려고 노력을 할 것이고, 그 후 자신의 왕위를 오래 간직하기 위해 뱅코우의 아들을 죽이려고 할 것이다. 뱅코우 역시 맥베스가 코더의 영주가 됬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 이 예언이 진실일 것이라는 의심을 갖게 되고 전우였던 맥베스를 멀리하고 아들과 함께 도망치려 할 것이다. 개개인에게는 축복이 될 수 있는 두 예언이 동시에 한 장소에서 들었다는 이유로 영화의 가장 큰 비극을 만들어내는 장치가 되어준다.4. 무엇이 맥베스를 타락 시켰는가
맥베스는 본래 신분이 명예롭고 위대한 장수이자 영주였다. 그런 지위와 명성덕에 그의 몰락이 더 돋보이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타락 시켰을까. 첫째는 바로 스코틀랜드의 기후 혹은 풍경이라고 생각된다. 과거에 맥베스를 접할 때는 커젤 감독의 영화처럼 실제 스코틀랜드의 척박한 풍경을 보여준 작품은 없었다. 높은 산 하나 외에는 어떠한 생명체도 없는 황량한 토지, 그리고 괴물이나 나올 것 같이 어두침침한 나무들로 빽빽한 버넘숲을 영화는 잘 표현해주며 심지어 흐릿하기만 한 스코틀랜드의 날씨까지 영화에서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둡고 우울한 기후와 배경이 이 영화의 분위기를 비롯하여 맥베스의 감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까. 가장 맥베스를 타락시킨 것은 세마녀의 예언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말'일 것이다. 처음 맥베스를 혼동시킨 것은 예언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뱅코우와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두가지 예언을 듣게 됨으로서 두 인물은 서로 대립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곤경을 치루게 된다. 레이디 맥베스의 탐욕에 빠진 속삭임도 맥베스 그를 타락하게 만든다. 그 이후에 새로 듣게 되는 세 마녀의 예언 또한 다시 한번 맥베스를 안심시키기도 하지만 곧바로 그가 몰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간언이 될 수도 예언이 될 수도 있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맥베스를 혹은 맥베스의 주변인물들의 운명을 타락시킨 비극의 근원일 수도 있다.5.대사
맥베스는 역설의 영화로도 보인다. 영화의 초반 세 마녀로부터 우리는 한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선한 것이 악한 것, 악한 것이 선한 것" 그리고 바로 다음 장면 속 전쟁이 끝난 전쟁터에서 빠져나오면서 맥베스가 이런 말을 한다. "이렇게 흉하고도 좋은 날은 처음이오." 이 두 대사는 사실 말이 안되는 서로 상반 되는 개념들을 늘어 놓는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일 된다는 느낌을 우리는 받을 수 있다. 나는 이 대사를 통해서 세 마녀의 예언이 사실은 예언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의 말은 사실 맥베스 내면의 욕구였을 수도 있다. 다만 선한 것이 악한 것이고 악한 것이 선한 것이 듯이 맥베스 또는 우리는 매사에 갈림길에 놓이지만 그 갈림길이 무엇인지도 그리고 우리가 어떤 갈림길에 들어서게 됬는 지도 모른다. 어떠한 선택지가 있는 지 모른채 자신의 욕구와 의지에 따라 역사가 흐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치 스코틀랜드의 거대한 대자연 풍경처럼 인간 한사람의 힘만으로는 바꿀 수 없는 운명 그 운명에 거스르려고 한자의 비극을 맥베스라는 작품이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6.고전이 주는 힘
고전이란 참 매력적인 존재이다. 예술가들은 예술을 할 때 아마 처음 이런 질문에 스스로 빠질 것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것인가 혹은 성공한 사례들을 모방할 것인가" 아마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완벽한 창조물을 새롭게 만들어 보고 싶어 할 것이다. 나도 예술가라면 당연 그렇게 해야된다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수세기전 과거의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큰 호응을 끌어낸 작품들의 방식이 현대의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나는 이 질문의 답이 곧 고전의 가치가 된다고 생각한다. 인간 그 자체의 본성을 건드리는 예술. 그것이 고전들의 장점이 아닐까. 그 고전들을 현대의 기술과 멋으로 새롭게 각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 또한 예술가의 재능이라고 생각 된다. 대표적인 예로 영화계에서는 쿠엔틴 타란티노를 떠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B급이 되어버린 과거의 인기있던 장르들의 요소들을 섞어서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어낸 감독이 쿠엔틴 타란티노이다. 또한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명한 건축물인 두오모 대성당 역시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가 '왜 로마시대에 가능했던 돔 형식의 건물(판테온)이 왜 지금은 불가능할까'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건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듯이 장르를 막론하고 고전이 주는 힘은 예술에게 있어서 고귀한 가치이다. 그저 고리타분하다고 오래됬다고 밀어두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옛것을 바라보고 재창조하는 일도 예술의 긍정적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커젤 감독의 영화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의 틀을 거의 건드리지 않는 선택을 취하면서 그 속에서 영화가 할 수 있는 여러 시각적 이미지를 통하여 새롭게 맥베스를 각색했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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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친구였던 적이 있을까
-파수꾼-
"우리의 10대는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시절입니다. 넘치는 에너지에 비해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필요한 절제와 자성은 부족하기 일쑤입니다. 보통의 10대는 성숙한 말과 행동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친구 관계에서의 다툼도 많고 즐거움도 많은 시기, 10대 남학생들의 관계에서는 때때로 '힘의 논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많습니다. 적당한 사과만 해도 되는 친구, 사과조차 필요없는 친구, 진심으로 사과를 해야 하는 친구까지 친구마다 미묘하게 다른 관계의 차이는 대등하지 않은 힘에서 비롯되곤 합니다. 여기서 힘이란 무력만을 뜻하진 않습니다. 공부 잘하는 것, 집에 돈이 많은 것, 부모님이나 형제가 권력자인 것 등 다양한 종류의 힘이 있습니다. '내가 더 힘이 세니 내 말에 따르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섣부른 판단을 내린다면 걷잡을 수 없는 결과와 마주할지도 모릅니다. 영화 '파수꾼'의 기태(이제훈)처럼 말이죠. 영화 '파수꾼'은 10대의 마음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이제훈과 박정민을 비롯한 주조연들의 뛰어난 연기, 시간의 순서를 뒤섞으며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정교한 플롯 등 높은 완성도를 갖춘 윤성현 감독의 놀라운 데뷔작 '파수꾼'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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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30] 스릴러로 돌아온 안젤리나 졸리의 추격극
영화 윈드리버의 타일러 쉐리던 감독이 신작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굉장히 건조하지만 아이를 잃은 슬픔을 가진 캐릭터를 등장시켜 일종의 복수극을 스릴러로 보여줬는데요.
이번 영화는 좀 더 스케일이 커지고 빨라졌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영화가 재미있습니다. 마음을 쫄깃하게 만드는 스릴러 영화에요.
시카리오 시리즈의 각본가로 유명한 타일러 쉐리던은 이제 연출을 시작하는 감독입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되는 감독이네요.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봐주세요.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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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th #JIMFF 권철 감독님 interview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상영작 #버텨내고존재하기 의 권철 감독님 본격 탐구! ?♀️ #하이스트레인저
? JIMFF X HISTRANGER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HISTRANGER가 떴다!
JIMFF 공식 웹 데일리팀이 직접 취재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현장을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한국경쟁 상영작 [버텨내고 존재하기]의 권철 감독님을
하이스트레인저 웹 데일리 팀이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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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 매주 목요일 밤 11시 59분 오픈
#CINEPICK #영화 #추천 #박스오피스 #예측 #상금 #100만원 #클릭비 #김태형 #오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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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샬러턴> 메인 예고편
20세기 초 체코슬로바키아, 약초로 사람을 치유하는 기적 같은 의술을 가진 얀 미콜라섹.
공인 약초 전문가로 불리는 그는 타고난 재능과 뛰어난 실력으로 곧 유명해지고,
하루에도 수백 명의 환자들을 치료하며 부와 명성을 얻게 된다.
얼마 후, 정권이 교체되고 온갖 훼방으로 모든 걸 잃을 위기에 놓인 그는
수많은 난관을 겪게 되는데…
수백만 명을 살린 기적의 치료법, 그 이면의 숨은 이야기들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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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니얼굴> 메인 예고편
어느 뜨거운 여름, 집에서 뜨개질만 하던 은혜씨가 양평 문호리리버마켓의 인기 셀러로 거듭난다 “예쁘게 그려주세요” “원래 예쁜데요 뭘~” 예쁜 얼굴도 안예쁘게 그려주는 은혜씨 앞에 4천 명의 사람들이 환하게 웃음 짓는다 -감독: 서동일 -출연: 정은혜, 장차현실 -개봉: 2022년 6월 23일 -제공/제작: 두물머리 픽쳐스 -공동제공/배급: ㈜영화사 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