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06 11:27:00
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하얼빈>, 개봉 2주 차에도 흔들림 없는 선두!

개봉 첫 주에 누적 관객 수 230만 명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던 <하얼빈>이 2주 차에도 여전히 선두를 지켰습니다. <하얼빈>은 12월 24일 개봉한 후, 단 하루도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하얼빈>은 라트비아, 몽골 등지를 아리 알렉사 65 카메라로 촬영하고 아이맥스 포맷으로 제작되었다고 알려져 관객들의 기대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음악에 참여하였고, 과거 비틀스가 녹음했던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작업하여 사운드의 퀄리티를 높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소 높은 손익분기점 약 650만 명이라는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편, 봉준호 감독, 최동훈 감독 등 다양한 인사들이 “고결한 인격의 사람들을 품격 넘치는 촬영과 연출로 영접하게 해주신 제작진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영화”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국내 주말 관객 수 2위는 깜짝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소방관>이 누적 관객 수 350만 명을 기록하며 차지했습니다. <하얼빈>에 이어 또다른 국내 영화 대작이라고 기대받았던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은 3위를 기록하였으나,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수 32만 명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는 <무파사: 라이온 킹>에게 돌아갔습니다. 2,383만 달러의 수익을 추가한 <무파사: 라이온 킹>은 북미 누적 1억 6,800만 달러, 전 세계 4억 7,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으나, 제작비가 2억 달러를 초과한 만큼 새해에도 꾸준한 흥행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 비해 이르게 개봉했던 <수퍼 소닉3>는 2,120만 달러로 2위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북미 1억 8,750만 달러, 전 세계 3억 3,60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해당 프랜차이즈의 총수익은 10억 달러를 넘어서 프랜차이즈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3위는 <더 위치>, <라이트하우스>를 연출해 믿고 보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로버트 애거스 감독의 신작 <노스페라투>가 차지했습니다. F.W. 무르나우 감독이 만든 역사적인 공포영화 <노스페라투>를 원작으로 하여 릴리 로즈 뎁, 니콜라스 홀트, 빌 스카스가드 등이 출연하는 새로운 <노스페라투>는 북미 누적 수익 6,940만 달러, 전 세계 1억 달러를 돌파하며 인디 영화로서는 성공적인 흥행을 기록 중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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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적인 씨네필 INFP를 위한 영화.zip
영화를 좋아하는, 그리고 영화를 즐겨 보는 씨네필들에게 가장 많이 나오는 MBTI 유형을 혹시 알고 계신가요?
믿거나 말거나! 본인만의 세계를 꾸리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지만 동시에 공감 능력이 매우 높은 감정적인 유형 , INFP가 바로 그러하다고 하는데요!
영화를 멀찍이 떨어져 하나의 ‘작품’으로 감상하기보다 작품 속 인물의 감정에 이입하거나, 인물 사이 관계의 틈에 들어가 감상하길 즐기는 INFP형은 특히 상상력이 매우 풍부한 유형이기에 영화를 ‘본다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더 나아가 머릿속에서 자신만의 영화를 그려나가는 유형입니다.
주관적이고 감상적이며 공상적이기도 한 INFP형에게 ‘영화’만큼 좋은 탈출구는 없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SF 영화도,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는 로맨스 영화도, 눈물 펑펑 쏟아낼 수 있는 드라마 혹은 다큐멘터리까지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을 즐긴다고 합니다.
이처럼, 안 본 영화 없을 것 같은 INFP형에게아예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언제 봐도 좋을 영화를 추천해드리려 합니다.
잇츠 CINE PICK!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1)판타지, 가족, 모험, 액션 | 영국, 미국 | 152분 | 전체 관람가
감독 : 크리스 콜럼버스 | 출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Your a wizard, Harry
해리 포터는 갖은 구박을 견디며 계단 밑 벽장에서 생활한다. 11살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해리에게 초록색 잉크로 쓰여진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전설적인“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보낸 입학초대장이었다. 그리고 해리의 생일을 축하하러 온 해그리드는 해리의 진정한 정체를 알려주는데. 그것은 바로 해리가 굉장한 능력을 지닌 마법사라는 것!
해리는 이모네 집을 주저없이 떠나 호그와트행을 택한다.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 있는 비밀의 9와 3/4 승장장에서 호그와트 특급열차를 탄 해리는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와 론 위즐리를 만나 친구가 된다. 이들과 함께 해리는, 놀라운 모험의 세계를 경험하며 갖가지 신기한 마법들을 배워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해리는 호그와트 지하실에 `영원한 생을 가져다주는 마법사의 돌'이 비밀리에 보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해리의 부모님을 죽인 볼드모트가 그 돌을 노린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해리는 볼드모트로부터 마법의 돌과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는데...
씨네pick :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들은 우리 안에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페이지를 넘겨서든, 스크린을 통해서든, 언젠가 당신이 다시 돌아왔을 때, 호그와트는 언제나 그 곳에서 당신을 반겨줄 거예요. 마치 집에 돌아온 것처럼.”이라는 J.K.롤링의 말 만큼이나 이 영화를 잘 설명해주는 말이 또 있을까요? 시리즈 1편이 나온 지도 벌써 20년이 되었지만, 해리포터를 볼 때만큼은 기숙사 배정 모자를 쓴 학생이 되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게 됩니다. 그 누가 알까요? 인간 틈에서 마법사가 함께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걸!500일의 썸머 (2009)코미디, 드라마, 멜로/로맨스 | 미국 | 95분 | 15세 관람가
감독 : 마크 웹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Most days of the year are unremarkable.
운명적 사랑을 믿는 남자 ‘톰’ 모든 것이 특별한 여자 ‘썸머’에 완전히 빠졌다.
사랑은 환상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썸머’ 친구인 듯 연인 같은 ‘톰’과의 부담 없는 썸이 즐겁다.
설렘으로 가득한 시간도 잠시 두 사람에게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설레는 1일부터 씁쓸한 500일까지 서로 다른 남녀의 극사실주의 하트시그널!
씨네pick : 2010년 국내 개봉 이후, 2016년과 2021년 극장 재개봉은 물론이고, 로맨스 기획전에 빠짐 없이 등장하는 작품 <500일의 썸머>는 볼 때마다 다른 감정이 드는 영화로도 잘 알려져있습니다. ‘썸머’에게 이입되기도, ‘톰’ 그 자체가 되기도 하는 이 극사실주의 로맨스 영화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매우 섬세한 연출의 영화입니다. 여름을 앞둔 요즘, 특히 더 생각나는 영화이기도 한데요. 감성 가득 음악은 물론, 영상미까지 듣고보고뜯고맛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애니메이션, 판타지, 모험, 가족 | 일본 | 126분 | 전체 관람가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 출연 : 히이라기 루미, 이리노 미유
한번 만난 인연은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잊고 있을 뿐이다.
금지된 세계의 문이 열렸다!
이사 가던 날, 수상한 터널을 지나자 인간에게는 금지된 신들의 세계로 오게 된 치히로..
신들의 음식을 먹은 치히로의 부모님은 돼지로 변해버린다.
겁에 질린 치히로에게 다가온 정체불명의 소년 하쿠.
그의 따뜻한 말에 힘을 얻은 치히로는 인간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사상 초유의 미션을 시작하는데…
씨네pick : 애니메이션의 새 역사를 쓴 작품으로, 아직까지도 이 작품을 뛰어넘는 애니메이션은 없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작품성과 흥행 모두를 잡아낸 영화이다. “일찍이 10살이었던 사람들과 앞으로 10살이 될 사람들에게.” 라는 프레이즈처럼 어느 연령대에 시청하더라도 센과 치히로가 있는 터널 저편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데요. 어느 상황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으로서, 이 영화를 볼 때만큼은 잠시 환상 속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오늘 하루의 끝이 영화로울 수 있도록
씨네픽이 여러분을 영화 속으로 두둥실 띄워보내 드릴게요
Wingardium Leviosa!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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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만들어진 판타지
이 글은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썼어요.
사진 출처:넷플릭스한국 드라마에 멜로 열풍이 불 때가 있었다. 그 멜로 열풍은 장소도 상황도 시간도 가리지 않았다. 그 결과 드라마 속 인물들은 검사가 되어도 연애를 하고 의사가 되어도 연애를 하고 경찰이 되어도 연애를 하는 데다 과거나 미래로 가도 연애를 하는 것도 모자라 학폭을 저지른 동창들에게 복수를 하는 와중에도 연애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심지어 그 열풍이 아직까지도 “먹힌”다고 믿었는지 이제는 아주 우주까지 가서도 연애를 하느라 제작비를 말아먹어놓고는 SF팬이 소수라서 드라마가 안된다는 궤변까지 늘어놓고 있다. 세상에나.
이렇게 유구한 연애의 역사를 자랑하는 K드라마인 데다. 애초에 인본주의자 성향이 전혀 없는 인류애가 바닥난 나에겐 그런 드라마들은 기피의 대상이었다. 그러니 애초에 제목이 중증외상센터 라고 한다 한들. 내겐 정말 큰 심적인 허들 하나가 드라마 앞에 턱 하니 놓여 있는 기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8부작이라는 "비교적"짧은 러닝타임.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게 뻔뻔해 보이는 주지훈의 표정을 보며. 이건 병맛이다.라는 느낌에 나는 가볍게(?) 드라마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 즐거웠다. 오랜만에.
사진출처:넷플릭스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포지셔닝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넘쳐나는 꽤 많은 메디컬 드라마들 중에서도 매우 독특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아무것도 심각하지 않게" 다루는 스킬 덕에. 보는 내내 심하게 불편하지 않게 드라마를 "정주행"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이런 즐거운 청량감은 백강혁이라는 유니콘의 역할이 다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애초에 이야기가 판타지화 되어 버린다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끝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이고. 어느 정도의 해피엔딩을 보장받은 상황에서의 이야기들은 적당히 현실과 엮여 들어가며 피식피식 웃게 하기도.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들을 판타지속 인물들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기도 한다. 속이 시원해지면서도 마음 한편에 걸려있던, 당장 내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되뇌어볼 기회가 되어주기도 한다.
물론 앞선 워딩인 "아무것도 심각하지 않게"라는 말이 대충 다룬다.라는 의미에 가깝다는 말이 아니다. 이런 가벼워 보이지만 절대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는 내공은 당연히 현직 웹툰작가(??)인 원작가의 전직(?) 의사 시절이 경험에서 온 것일 테니까. 남이 무언가를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이면 그 사람이 맡은 일을 매우 잘했다는 뜻이라 했다. 원작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했을 것이다.
사진출처:넷플릭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그저 웃는 얼굴로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판타지라는 말에 숨은 뜻은 현실에는 이런 일이 없는 것에 수렴한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서 한 번씩은 꼬집어보는 모든 문제들은 고질적으로 의료계에서 한 번씩은 목소리가 높게 나왔던 문제들이기도 하고, 여전히 팽배해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게다가 현실적으로는 중증외상센터가 자금난으로 인해 문을 닫았다는 뉴스를 접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니까.
백강혁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했기 때문에 "사이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혹은 우리에게는 백강혁 같은 존재가 더 필요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백강혁이 아닌 그가 존재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마치면서
개인적으로는 한유림(윤경호)의 캐스팅이 매우 반갑고 감사했다. 게다가 그중에서도 가장 입체적인 데다 현실적인 인물을 연기해 줘서 좋았다. 예전에 도깨비에서 나라를 구한 덕으로(?) 집도 차도 직장도 얻을 수 있었다는 설정이 기억나서 그런 걸까, 그 드라마 뒤로 계속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냥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백강혁의 원맨쇼가 될 뻔했던 드라마에 적당한 추 역할을 해 준 배우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이 글의 TMI]
1. 이번 주 너무 바쁘다.
2. 부모님이 반찬 보내주셔서 포동포동 해지는 중.
3. 빨래하기 싫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주지훈 #추영우 #영화리뷰 #최신영화리뷰 #영화리뷰어 #munalogi #네이버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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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카엘 하네케 - 히든
미카엘 하네케 - 히든
10년도 더 전에 이 영화를 보고 잊혀지지 않는 장면 두 개가 있었다. 그때는 감독이 누구인지 몰랐고, 다시 찾아보고 싶어도 영화제목도 몰라 찾지 못하고 있다가 엊그제 한 페친이 쓴 글을 보고 곧바로 찾아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마카엘 하네케 감독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그의 작품은 이후에 만든 '퍼니게임'과 '아무르', '하얀리본'을 봤는데, 모든 영화가 다 관객의 마음을 몹시 불편하게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기억에 또렷이 남은 두 장면은, 영화가 시작하면 보이는 길고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 응시 화면이다. 프랑스 어느 지역의 도시, 평범한 주택단지를 무심하게 비추고 있는 이 카메라는 영화가 시작하고, 타이틀이 올라가는 동안 마치 스틸 사진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끔 사람이 지나가고, 자전거를 탄 사람, 자동차가 드물게 지나가지만, 카메라는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프레임을 고정한다. 좁은 골목과 주차한 자동차, 정면으로 보이는 주택과 그 뒤의 아파트. 특별하다고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그럼에도 이 고정되어 있는 장면은 왠지 기분 나쁜 느낌이다. 카메라에 보이는 대상-골목과 자동차와 정면의 주택과 아파트-을 관객인 내가 바라보고 있지만, 그 시선이 관객(나)이 아닌, 타인의 시선이라는 걸 관객(나)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관객(나)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시선을 강요당하고 있기 때문에 불쾌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화면은 곧 리와인드되면서, 관객이 보고 있는 장면이 비디오테이프로 녹화된 과거의 어느 시점에 촬영된 장면임을 알게 된다. 비디오테이프를 보는 사람은 조르주와 안느 부부다. 자기 집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촬영한 비디오테이프가 비닐봉투에 담겨 문앞에 놓여 있었고, 부부는 이상하게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각도를 달리해 찍은 비슷한 비디오테이프가 계속 문앞에 놓이고, 조르주는 누군가 자신과 가족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기억에 남는 두번째 장면은, 조르주가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알게 된 어느 아파트, 가난한 사람들-주로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좁고 낡은 아파트의 주소로 찾아갔을 때, 그를 기다리던 마지드가 조르주 앞에서 칼을 꺼내 자신의 목을 긋고 죽는 장면이다. 이 장면 역시 카메라가 조금 멀리 떨어져 응시한다. 마지드는 조르주 앞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자살하지만, 그의 죽음은 마치 등을 보이고 있는 조르주가 살해한 것처럼 보인다.
이 두 장면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까닭을 이번에 다시 영화를 보면서 알았다. 영화 제목이 '히든'이라는 건 마카엘 하네케 감독이 의외로 관객에게 친절하게 힌트를 준 것이다. 이 영화에서 '히든'은 여러 개가 존재한다.
조르주는 프랑스의 중산층으로, 텔레비전에서 문학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이다. 그의 아내 안느도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다. 부부의 집은 중산층답게 부족한 것 없이 잘 꾸며져 있고, 특히 거실 겸 서재는 삼면이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책이 빼곡하게 꽂혀 있다. 문학, 출판과 관련한 일을 하는 부부답게 지성인이며, 책도 많이 읽고, 책장에 꽂힌 책은 장식용이 아닌, 그들의 삶을 반영하는 책들이다.
하지만, 조르주와 안느는 다른 사람을 속이는 위선자들이자, 자신의 욕망을 합리화하고, 감추는 비열하고 타락한 지식인이다. 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장면은 짧게 몇 번 나오지만, 그것만으로도 이 부부의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는 충분히 알 수 있다.
비디오테이프가 계속 문앞에 놓이고, 누군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위협을 느끼자, 조르주는 범인이 누구일까 깊이 생각하다 가능성 있는 한 명을 떠올린다. 그리고 우연일 수 없는 다음 비디오테이프에서 어떤 아파트가 보이고, 조르주는 그 아파트를 찾아가 그가 생각하고 있던 인물을 만난다. 생각은 했지만, 막상 만나게 되자, 조르주는 당황한다. 그것은 벌써 40년이 넘은, 오래된 기억을, 결코 유쾌하지 않은 기억을 소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르주는 마지드를 40년만에 만나지만, 곧바로 마지드를 협박한다. 자기에게 비디오테이프를 보내지 말라고. 하지만 마지드는 영문을 모른다. 40년만에 찾아와서 자신을 협박하는 조르주를 보면서, 마지드는 조르주가 어릴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40년 전, 조르주와 마지드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조르주의 부모는 프랑스 파리 외곽에서 꽤 부유하게 살고 있었다. 그때 조르주의 집에서 집안 일을 도와주며 함께 살던 사람이 마지드와 그의 부모였다. 마지드 가족은 알제리 사람으로, 알제리에서 프랑스로 이주했다. 조르주가 6살 때, 마지드가 닭을 잡는 장면을 기억하는데, 마지드는 작은 도끼로 닭의 목을 쳤고, 닭피가 튀어 마지드의 얼굴에 묻었다. 닭은 대가리가 잘렸어도 푸드덕거리며 뛰어다녔고, 마지드는 얼굴에 피를 묻힌 채, 난감하고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조르주를 바라보고 있다.
그 사건 직전 또는 직후에 마지드의 부모는 사망한다. 영화에서는 아주 짧게, 조르주의 입에서 대충 얼버무리듯 나온 사건이 있었다. 조르주의 어머니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은 프랑스 파리 한복판, 생 미셀 다리에서 수백 명의 알제리인이 프랑스 경찰에 맞아죽고, 수십 명이 다리 아래로 뛰어내려 익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1961년, 10월 17일에 일어난 사건이다.
이 영화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바로 이 사건을 말하기 위해 만들었다. 아주 짧게 언급하지만, 주인공의 운명을 모두 바꾸는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1961년 10월 17일, 알제리인 약 3만 명이 세느 강이 흐르는 생 미셀 다리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이곳에 모이기 전에 발생한 사건들은 당연히 알제리 식민지 해방투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이 영화는 제국주의 프랑스가 식민지로 만든 알제리의 해방투쟁과 직접 관련이 있고, 프랑스의 국가범죄를 고발하는 영화인 것이다.
1961년 8월부터 알제리 민족해방전선(FLN)은 프랑스 경찰을 살해하기 시작했다. 그해 10월까지 프랑스 경찰 11명이 FLN의 폭탄 공격으로 사망했다. 그러자 파리 경찰국장 모리스 파퐁은 10월 5일 파리 전역에 걸쳐 야간통행 금지령을 발표한다. 저녁8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 30분까지. 단, 프랑스인은 예외였고, 오직 알제리 무슬림 노동자, 프랑스 무슬림, 알제리의 프랑스 무슬림만 해당하는 통행금지였다. 이 시기에 파리와 그 근교에 살고 있던 알제리 사람은 약 15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차별하는 프랑스 경찰의 통행금지 발표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조직한 것이다. 그리고 10월 17일, 알제리인들이 생 미셀 다리를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프랑스 경찰과 공화국 보안기동대, 국가헌병대 등 국가폭력기관이 총동원되어 시위에 참여하는 알제리인, 모로코인, 튀니지인들을 체포했다. 그럼에도 이들 시위대가 끊임없이 몰려들자 마침내 발포를 시작하고, 총에 맞아 죽은 사람, 다리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 등 무려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프랑스의 공식 입장은 1998년에 사망자 32명, 1999년 프랑스 총리실에서 센강에 버려진 시체 48명, 1961년 알제리 독립운동과 관련해 사망한 사람 246명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FLN의 발표는 1961년 한해 프랑스에서 죽은 알제리인은 사망 200명, 실종 400명, 부상 2300명으로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처벌받은 프랑스 경찰은 한 명도 없었고, 프랑스는 이 사건 자체를 철저하게 은폐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프랑스 경찰국장인 모리스 파퐁이 나치 부역자였다는 것이다. 파퐁은 게슈타포와 협력해 유대인 1600명을 강제수용소로 보내는 공을 세웠다. 이 사실은 1997년이 되어서야 밝혀졌고, 모리스 파퐁은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마지드의 부모가 생 미셀 다리에서 뛰어내려-경찰에 의해 떠밀려 떨어졌을 가능성이 더 높다-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고, 마지드가 고아가 되자, 조르주의 부모는 마지드를 입양할 생각을 했다. 마지드를 입양했다면 이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르주의 부모가 마지드를 고아원으로 보내게 된 결정적 계기는 조르주의 거짓말이었다. 조르주는 마지드를 형이라고 부르며 따랐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마지드의 입양을 반대했다. 그는 불과 6살 어린이였음에도, 마지드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짓말을 부모에게 한 것이다.
조르주는 마지드를 만나고도 전화로는 아내 안느에게 아파트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거짓말 한다. 하지만 조르주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조르주와 마지드가 만나 이야기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안느가 보고 있었고, 그것을 본 조르주는 마지 못해 사실을 털어놓는다. 조르주의 변명은, 안느가 걱정할까봐, 라는 것이지만, 그가 이미 여러번 아내에게 거짓말하는 걸 본 관객은 조르주를 믿지 않는다. 그는 비열한 인간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 아들 피에로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조르주와 안느는 아들이 누군가에게 납치당한 것이라 생각하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 마지드의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 아들은 없었고, 마지드와 그의 아들만 있었지만, 경찰은 두 사람을 체포한다. 다음 날, 아들 친구의 엄마가 집으로 데려다주면서 이 사건은 헤프닝으로 끝나고, 마지드와 그의 아들도 경찰에서 풀려나지만, 마지드는 조르주를 집으로 불러, 그가 보는 앞에서 칼로 목을 그어 자살한다.
아들이 왜 가출했는지 이유를 묻는 안느에게 피에로는 엄마 안느의 불륜을 의심한다. 안느는 직장 동료이자 가까운 친구인 피에르(이들 피에로와 이름이 비슷하다)와 친한 사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단지 가까운 동료일 뿐이라고 강변한다. 영화에서 안느와 피에르가 불륜 관계라고 단정할 만한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안느의 태도에서 피에르에게 감정적, 정서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피에로는 그걸 눈치 채지만, 안느의 남편 조르주는 눈치 채지 못한다. 그리고 안느는 아들에게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아들 피에로나 관객은 안느를 의심한다.
마지드의 자살로 조르주는 경찰의 조사를 받고, 결백하다는 인정을 받고 사건은 끝난다. 하지만 마지드의 아들은 조르주를 찾아와 할 말이 있다고 한다. 조르주는 마지드의 자살이 자기 때문이 아니라고, 그건 마지드 본인의 문제라고 강변하지만, 그 말을 믿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처럼, 카메라가 피에로의 학교 입구를 고정해서 바라보고 있다. 학생들이 몰려나오고, 서로 웃고 떠들고, 계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장면들이 보인다. 그리고 피에로가 학교에서 나와 계단에 서 있을 때, 마지드의 아들이 다가와 인사하고, 두 사람은 무언가 이야기를 나눈다. 영화는 끝나지만, 이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비디오테이프를 누가 촬영했고, 누가 보냈는가다. 감독이 아무런 단서를 보여주지 않고, 범인이 누구인가도 밝히지 않는다. 비디오테이프를 보낸 건 감독 자신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극(영화)에 개입해 극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외부의 의도적 관계-또는 권력-로 보여주는 방식인데, 이때 '외부'는 진실을 드러내려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닉슨이 민주당 선거본부에 도청장치를 설치해 도청한 사건을 두고 FBI의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나 사임하게 되는데, 이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실을 신문기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 사람이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진실을 드러내려는 의지'였던 것이다.
누구도 말하려 하지 않는 사건을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자신이 직접 개입해 극의 인물에게 충격을 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즉, 비디오테이프의 존재가 없다면, 이 영화는 설립할 수 없게 되고, 진실은 드러나지 않게 된다.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기억을 은폐하고,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기억을 왜곡, 조작해 합리화하려는 가해자에게 진실을 말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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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도유망한 그녀의 복수극 <프라미싱 영 우먼>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포스터
프라미싱 영 우먼 (Promising Young Woman, 2020)
장르 : 미국, 범죄·스릴러 │ 감독 : 에머랄드 펜넬 │ 각본 : 에머랄드 펜넬
출연 : 캐리 멀리건(캐시), 보 번햄(라이언), 레버른 콕스(게일) 외
등급 : 15세 관람가 │ 러닝타임 : 114분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스틸컷
그녀는 왜 복수의 화신이 되었나
‘캐시’는 한 때 의대를 다니던 촉망받는 여성이었으나, 현재는 부모님의 집에 얹혀살며 친구의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을 딸이 대학을 중퇴하고 서른이 넘어가도록 방황만 하니, 부모는 늘 혀를 차기 바쁘다. 하지만 캐시가 성공가도가 보장될 대학을 포기하고 부모님의 눈치나 받는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조용히 치러야만 하는 자신만의 과업이 있기 때문. 그건, 남자들에 대한 응징이다. 정확히는 술 취해 몸을 못 가누는 여성을 강간하려는 남자들을 향한 응징.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스틸컷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캐시는 매일 밤 클럽에 나가 술에 떡이 된 연기를 펼치며, 불특정 다수의 남성들이 자신에게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백이면 백, 남성들은 캐시를 데려다주겠다며 나서고 결국엔 “우리 집 가서 술 한 잔 더 할래?”를 핑계로 손쉬운 성관계를 꿈꾼다. 여자는 취했겠다, 자신의 집에 자발적으로 따라왔겠다, 남성들은 온갖 아부를 떨어가며 캐시를 침대에 눕히는 데에 성공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성관계를 시도하려는 순간, 캐시는 벌떡 일어나 술기운 하나 없는 얼굴로 묻는다.
“너 뭐 하는 거야?”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스틸컷
쉽게 용서받은 너희들을 위해
대체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 궁금해질 때 즈음, 캐시의 사연이 밝혀진다. 의대를 다니던 시절, 캐시에게는 ‘니나’라는 둘도 없는 절친이 있었다. 니나는 대학 파티가 있던 날, 만취상태가 되어 남학생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했는데 심지어는 그 영상이 찍혀 돌아다니자 결국 자살하기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난 곳은 무려 의대가 아닌가. 대학 당국은 훗날 사회에 큰 이바지를 하게 될 안타까운 청년들의 삶을 지켜주고자 사건을 덮어버렸고, 결국 가해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사회의 재목이 되었다.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스틸컷
사회가 못하면 내가 너희를 벌하겠어
캐시에게는 이런 니나의 죽음이 트라우마이자 커다란 죄의식이었다. 때문에 대학도, 자신의 전도유망한 미래도 포기한 채, ‘술 취한 여성은 강간해도 된다’는 은근한 합의 속에 살아가는 남성들을 직접 벌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러던 중 자신에게 투명한 진심을 보이는 남자 ‘라이언’을 만나 잠시 주춤하기도 하지만, 나쁜 놈들과는 다르다고 여겼던 라이언 조차도 실은 니나의 죽음에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캐시는 그 일을 계기로 더욱 열이 올라, 니나 사건의 결정적 가해자를 찾아 처단하기로 결심하는데. 의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앞날이 창창하다는 이유로 사회의 용서를 받았던 가해자 ‘알’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는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일로 누군가가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잘 살고 있었다. 심지어는 모델 출신 여자 친구와 결혼까지 앞둔 상태였는데. 어처구니가 없어진 캐시는 알의 결혼전야 총각파티에 스트리퍼로 잠입한다.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스틸컷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했지?
그러나 그 개자식을 제대로 밟아주길 바랐던 관객의 기대와는 달리, 힘에서 밀린 캐시는 역으로 알의 손에 죽음을 당하고 만다. 자신의 인생 전체를 걸었던 과업을 미처 끝내지 못한 채로. 캐시의 복수에서 간신히 살아 나왔지만 살인자가 되고 만 알은 결국 캐시의 시신을 유기하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결혼식을 치른다. 자신의 숭고한 모델 여자 친구 ‘아나스탸사’와 함께. 그러나 결혼식이 끝날 무렵 경찰차가 결혼식장을 향해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온다. 자신이 죽게 될 상황까지 고려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캐시의 복수극이 끝내, 빛을 발한 것이다. 니나를 강간했으며 죽음으로 몰게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창한 자신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용서받은 강간범 알은 그렇게 7년이 지나서야 죗값을 치르게 된다. 살인 혐의까지 덧붙여서 말이다.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스틸컷
이 제목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 영화의 제목은 <프라미싱 영 우먼>, ‘전도가 유망한 젊은 여성’이라는 뜻이다. 이는 2016년에 있었던 스탠퍼드 대학의 유명한 성추문 사건에서 기인한 제목이다. 사건의 내용인즉슨, 스탠퍼드에 재학 중이던 ‘브록 터너’라는 남학생이 술에 취한 여학생을 쓰레기통 뒤로 끌고 가 세 번에 걸쳐 성폭행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 이 사건을 담당한 판사는 “초범인 데다 전도가 유망한 젊은 청년”이라는 말로 브록 터너를 두둔했다고 한다. 명문대를 졸업해 사회의 빛이 될 청년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라는 거였다. 이 사건은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이런 망언을 남긴 판사는 결국 주민투표로 해임되었다.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스틸컷
갈 길은 멀고, 본질은 간단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미투 운동을 거쳐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 목소리가 존중받는 시대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고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피해 여성이 ‘만취 상태’였을 때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네가 취하질 말았어야지. 네 발로 따라갔으니 너도 반은 책임이 있지. 그런데 정말 그럴까.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은 그런 모순을 찌르는 영화다. 강간범이 제 아무리 의대를 나왔든 장학생이든 그것은 면죄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여성을 강간해도 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설파한다.
현재 미국의 대통령이자 당시 미국의 상원의장이었던 ‘조 바이든’은 스탠퍼드 성추문 사건을 통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동의 없는 섹스는 강간이다”라고. 그의 말처럼 문제의 본질은 사실 간단하고 명료한 것 아닐까. 뭐가 어떻든 간에 강간범은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잘못을 했으니까.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스틸컷
언제 어디서나 좋은 사람이길 바라
몸을 가누지 못하는 캐시를 슬슬 구슬려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성관계를 시도하려던 수많은 남성들을 떠올려본다. 그들은 캐시가 겁박하자 이렇게 말한다. “나 좋은 사람이야” 그러나 상대가 취약하지 않을 때만 골라서 좋은 사람이면 뭐할까.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니나는 강간해도 되는 여자고, 결혼상대인 아나스타샤는 존중해야 하는 여자일까. 그래도 되는 여성과 그러면 안 되는 여성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모든 남성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언제 어디서나 좋은 사람이기를 바란다. 자신의 전도유망한 미래가 안전하길 바라는 만큼.
인스타그램 @wood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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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카로운 조각별처럼
PROGRAM NOTE.
<시티즌포>(2014)의 로라 포이트러스 감독의 최신작이자 202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이 다큐멘터리는 두 줄기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하나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낸 골딘의 지난 삶과 예술 작업에 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골딘이 오피오이드 진통제 옥시콘틴 중독에서 벗어난 뒤 이 약의 제약사 퍼듀와 그 배후에 있는 새클러 가문을 상대로 벌인 투쟁 과정이다. 영화는 골딘이 비극적인 가정사를 넘어 1960년대와 70년대 혁명적 시대와 결합하면서 예술가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의 대표적인 슬라이드 쇼들을 덧붙여 보여준다. 또한 그가 ‘에이즈 시대’에 벌였던 격렬한 투쟁이 골딘 예술의 본질 중 하나임을 드러낸다. 결국 포이트러스 감독은 골딘이 옥시콘틴 피해자 단체인 P.A.I.N과 함께 세계 곳곳의 미술관과 대학을 돌면서 벌였던 시위 투쟁도 그의 또 다른 예술 작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한다. (문석,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POINT.
✔️ 예술가들의 예술가 낸 골딘. 사진작가 낸 골딘을 잘 몰라도, 자비에 돌란이나 왕가위가 언급했음을 들으면 궁금해지실 거예요
✔️ 내부자이자 당사자로서 기록한 예술 세계의 아름다움. 사진과 음악이 동시에 펼쳐지면서 '아 이래서 영화가 종합 예술이지' 하고 만족스러워지는 영화입니다 (그러므로 꼭 영화관에서 보셔야 좋아요!)
✔️ 예술가인 동시에 투쟁하는 사람이라고? 예술가가 예술하는 이야기만은 아닌 영화랍니다. 보고 나면 우리 삶에 대해서도 생각거리들이 많아지는 영화
✔️ 근데 일단, 예술과 투쟁과... 이런 걸 다 떠나서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다큐멘터리
✔️ 전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52번 노미네이트되고 35관왕이 되었다는데...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이라는데... 이유가 있다!
날카로운 조각별처럼 터져나가는
사진작가 낸 골딘은 1970년대 미국의 "하위 문화"를 사진으로 담아 슬라이드쇼 형태로 클럽이나 공연장에서 선보이며 등장했다. 자신과 친구들의 세계를, 내부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그 세계는 트랜스젠더와 동성애자, 예술가, 마약과 섹스가 혼재되어 있었고, 세상으로부터 배제되었던(marginalized) 동시에 세상을 배제하는 당대의 아웃사이더들의 세상이었다.
카메라를 여자가 들다니, 심지어 이런 "타락과 방종"을 담아내다니, 미술계에서는 낸 골딘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내부자이자 당사자의 시선은 강력하다. 낸 골딘의 예술세계는 깃발을 하나씩 꽂듯 '개저씨'들에 밀리지 않고 '맞다이' 뜨면서 자신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낸 골딘의 사진 속 친구들은, 70-80년대 사진에서 각자의 잰으과 상처로 날카로운 조각별처럼 반짝반짝 터져 나가던 그 빛은, 이내 90년대에 전혀 다른 빛 안에 담기게 된다.
에이즈. 후천적면역결핍증후군. 항레트로바이러스제요법이 알려지고 널리 퍼질 때까지 마치 "신의 저주"처럼 여겨졌던 그 질병 앞에 친구들은 말라 가고 스러지고 죽어간다. 세상은 그들의 "타락과 방종"의 결과라고 손가락질하지만, 낸 골딘의 눈빛은 그 앞에서 더욱 단호해져 간다. 단호한 눈으로 친구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친구들의 예술을 전시로 구성한다. 여기에 던져지는 눈총에는 "이것은 매카시즘이자 예술가들을 블랙리스트하는 것"이라고 명확히 말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손목수술 후 처방 받은 약이 마약성이었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게 된다. 그래도 중독에서 금방 벗어날 수 있어 "운이 좋았다"는 낸 골딘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같은 고통을 겪고 회복된 사람들 혹은 같은 고통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 고통과 상처를 아는 사람들은 모여서 투쟁한다. 마약성 진통제를 아무렇게나 처방하여 사람들을 중독되게 하고 막대한 부를 쌓은 제약 회사와 그 오너 일가를 규탄한다. 영화는 낸 골딘의 삶을 선형적으로 담지 않으면서, 다른 축에서 이 투쟁을 담는다. 영화는 그렇게 명확히 보여준다. 삶과 투쟁이, 예술과 정치가, 그들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이 모든 것들은 한 줄기에서 태피스트리처럼 뒤얽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것임을.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다
그러므로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다. 매끄럽고 티 없는 느낌으로만 아름다운 그런 것은 아니다. 매끄럽게 어떤 '규칙'에 따라 밟은 창작물에서 우리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고, 그래서 그것을 엔터테인먼트라 부를 수 있고, 그것도 우리에게 필요하고 정말 좋은 것이지만, 예술은 다르다. 예술은 작가의 속을 파먹고 태어난다. 어딘가 거칠고, 피인지 땀인지 눈물인지 그 모든 것인지 모를 무언가가 축축하게 얽혀 있고, 스크래치가 나 있고, 툭툭 걸거치는 무언가가 이따금 박혀 있고, 그래서 내가 그 결과 정확히 일치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쩌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래도 그게 예술이다.
그러므로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다. 예술은 결코 당의(sugarcoat)를 입을 수 없다. 존경스럽고 그들의 존재에 감사하게 되면서도, 그의 운명을 내가 지고 살고 싶은가 묻는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김애란의 소설에 매번 감탄하지만 그가 눅눅하게 표현한 슬픔의 농도를 내 마음에 지고 살고 싶지는 않다. <토지>를 비롯한 박경리 소설을 읽을 때마다 대문호의 높이를 느끼지만, 이 대문호가 대작을 쓰면서 느꼈을 마음 속의 소용돌이를 내 것으로 지고 살 자신은 없다. 오래 소설가 황정은 인터뷰에서 "문학 작품 주인공이라니, 그런 것이 되고 싶을 리가 있냐"고 응답한 것과 마찬가지다. 낸 골딘의 작품 또한 내게 그렇다. 슈가코트를 걸치고 매끄러워질 수 없는, 툭 불거지고,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예술이다.
그러므로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다. 정치적인 것들은 필연적으로 투쟁하며, 그 투쟁에는 절대 피상적인 구호가 끼어들 수 없다. 영화 속 제약회사와 오너 일가는 "기업 홍보 리스크"로만 이들의 싸움에 접근하지만, 낸 골딘과 단체의 목적은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싸움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예술은 언제나 어떻게든 삶의 본질에 가 닿는다. 심지어 작가 스스로 알든 알지 못하든. 70년대 친구들을 담던 낸 골딘의 사진에 담긴 예술성도, 오너 일가에 맞서 투쟁하는 순간의 예술성도 결국 같은 본질에 맞닿아 있듯이.
오명과 낙인에 맞서는 아름다움
이 영화에는 스티그마(stigma)라는 말이 많이 등장한다. 때로는 '오명'으로도, 때로는 '낙인'으로도 번역되는 이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가 아니지만 자주 보이는 현상이다. 에이즈 환자라서, 성소수자라서, 여자라서, 고양이를 예뻐해서, 머리가 짧아서, 참사 피해자의 유가족이라서... 각양각색의 이유들로 우리는 손쉽게 '낙인'을 찍고 그것으로 상대에 대한 평가를 끝내 버린다.
70-80년대 미국 "하위 문화"에 속한 사람들은 분명 스스로의 몸을 도구화하고 있었다. 섬광처럼 터져 나가는 젊음을, 마약이든 섹스든 예술이든 어떤 형태로든. 그러나 이는 타인의 몸을 도구화하는 것과는 다르다. 낸 골딘이 성매매에 대해서 "ugly"한 시절이었다고 말하는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을 것 같다. 스스로의 몸을 도구화하는 것에 나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지만, 자신의 주장을 위해 이들의 삶과 몸을 도구화하는 시각에는 더더욱 동의할 수 없다. "타락과 방종"의 결과로 죽어가는 너희를 다 죽이면 이 병이 사라질 것이라고, 이 병은 신의 저주라고 말하는 마음. 그 마음에 깃든 생각들은 과연 "타락과 방종"이 아닌가? 그 심보를 그냥 두는 것이야말로 신의 저주가 아닌가?
그 모든 오명과 낙인에 맞서 깃발을 꽂은, 어떤 삶은 그 자체로 예술이다. 그래서일까, 낸 골딘이 참여한 시위들이 담긴 이 영화 속 장면들은 무척 아름답다. 이런 중대한 이야기를 목 놓아 외치는데 내가 여기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앉아 있어도 되나, 싶으면서도... 전단이 나부끼고 사람들이 박수를 치는 순간 아름다워서 울컥하게 되고, 라임이 잘 들어맞는 투쟁의 구호에 감탄하고 있고, 체포되는 순간까지 우아한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아름다움을 느낀다.
나는 왜 그들의 투쟁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그 느낌 자체에 착잡해졌는가. 고민하다 보니 결국 그건 시민사회의 아름다움에 닿는다. 돌고 돌아 나에게까지 이어질 공공선에 대한 투쟁이더라도 (예를 들어 장애인 이동권이 보다 보장되는 사회는 장애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며, 참사에 맞서 사회적 안전을 말하는 투쟁은 결국 우리 모두를 보호한다), 차가운 시선을 보내며 "정치적"이라는 (부정적으로 쓰이는) 비난을 던지는 사람들, 그들로 인해 더욱 그악스러워져야만 가까스로 기능하게 되는 한국의 투쟁들을 생각할 때, 그 아름다움 앞에 착잡해졌던 것이다.
그러나 모든 예술은 정치적이기에, 정치적인 것들 안에서 우리는 예술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어쩐지 이 영화 끝에서 나는 <아무튼, 데모>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의 한 축을 이루는 이 투쟁기로 인해 중간중간 탐사 보도처럼 느껴지는 이 영화 속 장면들은, 우리에게 더 많은 대화거리와 고민을 안겨준다.
우리의 목소리는 어디까지
이따금 탐사 보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낸 골딘이라는 인물의 개인사를 선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드러내는 인물 다큐멘터리이면서, 슬라이드쇼 형태로 많이 '공연'되었던 그의 작업물을 넉넉하게 보여주는 종합 예술이기도 한 이 영화는, 아주 재미있는 작품인 동시에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인상을 남긴다.
시작부터 천명하고 시작한다. 삶을 이야기로 만들기는 쉽지만 삶은 그렇지 않다고. 그 말은 낸 골딘이라는 인물에게서 사진작가, 예술가의 아우라를 일견 걷어낸다. 그의 예술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큐멘터리에 담길 정도의 고고한 인물의 일대기가 아님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냥 단순명쾌하지도 깔끔하지도 않은 현실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임을,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구성된 이야기가 낸 골딘의 전부일 수도 없음을.
또한 아예 내레이션을 맡을 만큼 감독이 적극적으로 등장하지도 않으며, 아예 카메라 뒤에만 존재하며 표면에 등장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중간중간 아주 작은 순간에만 등장함으로 그 장면들을 주목하게 한다. 낸 골딘의 목소리도, 감독의 목소리도, 우리의 목소리는 어디까지 이야기로 정리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이야기 뒤에 펼쳐진 삶을, 현실을 놓치지 않게 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와, 수많은 주제로 가닥가닥 이어지는 생각거리들을 자분자분 펼쳐 보면서 생각한다. 영화에서 보여준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고민하고 논의하는 데에서만 감상이 끝날 수 없다고. 이 감상은 결국 삶으로 이어질 것이다. 살아있는 영화들은 이렇게 우리를, 살아있게 한다. 살아가게 한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의 초청으로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영화는 5월 15일에 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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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카보다 달성하기 어렵다는 이것? EGOT!
작년 <기생충>에 이어,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연기상을 수상하며 한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오스카 시상식은, 북미 할리우드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영화' 시상식으로 알려져 있죠. 사실, 할리우드는 영화뿐 아니라 방송, 음악, 연극과 뮤지컬까지 모든 대중문화 부문을 선도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시상식 또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각 부문 시상식의 최고라 일컬어지는 Emmy (방송), Grammy (음악), Oscar (영화), 그리고 Tony (극예술), 이 네 시상식을 합쳐 EGOT 이라 합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작곡가인 '리차드 로저스'가 최초로 EGOT 수상을 달성한 이후, 단 15명만이 달성한 이 기록은 '음악' 부문 때문인지 '배우'로서 달성하기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례로, 얼마전 제 93회 오스카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수상 기록이 없어 EGOT을 이뤄내지 못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리포터 시리즈의 맥고나걸 교수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전설적인 연기자 '매기 스미스', 올해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로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여우주연상' 경쟁을 펼친 '비올라 데이비스', 갱스터-느와르 장르를 이끈 대배우 '알 파치노', 그리고 자국인 영국과 전 세계 모두에서 인정받는 배우 '헬렌 미렌' 등이 그래미상을 수상하지 못하여 EGOT 달성자 명단에 오르지 못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뮤지컬 및 연극 부문 시상식인 토니상을 수상하지 못하여 EGOT 달성에 실패한 사례가 많은데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이자 <메리 포핀스>인 '줄리 앤드류스', 오스카 7회 지명에 빛나는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 20세기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최고의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 가장 위대한 작가주의 감독 중 하나인 '마틴 스콜세지', 그리고 <스타워즈>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롯한 영화음악 작곡가 '존 윌리엄스'를 비롯한 여러 작곡가들이 있습니다.
각 분야의 최고라 여겨지는 시상식 한 곳에서의 수상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데, 하나도 둘도 셋도 아닌 넷씩이나 수상한 분들은 대체 어떤 분들일지! 한 번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오드리 헵번
Emmy (1993), Grammy (1994), Oscar (1953), Tony (1954)
<로마의 휴일>,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 영화 작품 뿐 아니라, 그녀 자체가 아이콘인 배우 '오드리 헵번'은 연극 <Ondine>로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직접 녹음한 동화로 그래미상을, 그리고 "Gardens of the World with Audrey Hepburn"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에미상을 수상하며 사후에 EGOT을 달성하였다.
우피 골드버그
Emmy (2002), Grammy (1985), Oscar (1990), Tony (2002)
<시스터 액트>로 90년대 초 최고의 인기를 누린 배우 '우피 골드버그'는 "Whoopi Goldberg: Direct from Broadway" 로 그래미상을 수상하였는데, 이는 흑인 여성으로서 그래미상을 수상한 첫 사례라고 한다. 이후, 뮤지컬 <Thoroughly Modern Millie>의 제작자로서 토니상을 수상하며, EGOT을 달성한 첫 흑인 배우가 되었다.
존 레전드
Emmy (2018), Grammy (2006), Oscar (2015), Tony (2017)
2000년대 최고의 아티스트 중 하나로 평가받는 '존 레전드'는 음악이 본업인 만큼, 한 번 수상도 힘든 그래미상을 12회나 수상하였는데, 이후 직접 음악 작업에 참여한 영화 <셀마>로 오스카상을, 연극 <지트니>로 토니상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TV 방송으로 에미상을 받아 EGOT을 달성하였다.
로버트 로페즈
Emmy (2008), Grammy (2012), Oscar (2014), Tony (2004)
EGOT을 최연소, 최단기로 달성한 작곡가 로버트 로페즈는 심지어 네 시상식에서 상을 두 번씩 수상하며 더블 EGOT을 달성한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머펫 쇼인 <애비뉴 Q>로 토니상을 수상한 그는, 이후 <니모를 찾아서>, <곰돌이 푸>로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음악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2013년, 아내와 함께 <겨울왕국>의 스코어 작곡가가 되어,"Let It Go"로 전 세계를 홀림과 동시에 최연소 EGOT 달성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 부부의 두 딸이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녹음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앨런 멩컨
Emmy (2008), Grammy (2012), Oscar (2014), Tony (2004)
오스카상 8회, 그래미상 11회 수상에 빛나는 영화음악의 거장 '앨런 멩컨'은 참여한 극의 특성상 <시네마 천국>의 엔니오 모리코네 혹은 <죠스>의 존 윌리엄스보다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듯싶지만, 곡만큼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작곡가이다. 디즈니가 절정을 달리던 시절, <라이온 킹>, <뮬란>, <타잔>을 제외한 모든 작품에 참여한 그는, "Under the Sea", "A Whole New World", "Beauty and the Beast" 등 '디즈니'의 대표곡들을 만들어내며 당당히 EGOT 달성자가 되었다.
그리고 현재, 가장 유력한 EGOT 달성자로 거론되고 있는 분은 바로! 에미상 3회, 골든글로브 3회, 토니상 3회 수상에 빛나는 배우 '글렌 클로즈'입니다. 올해 <힐빌리의 노래>로 윤여정 배우와 함께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그녀는 윤여정 배우가 수상소감에서 직접 영광이라 언급하기도 하여 화제가 되었죠. 이번 노미네이트로 오스카 수상 7전 8기에 실패한 글렌 클로즈는 모든 장르를 소화해내는 명배우이기에, 앞으로 그녀의 EGOT 달성을 조심스레 예측 (a.k.a 기대) 해보는 바입니다.
대중문화에 기여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전 세계 대중문화가 재도약할 그 날까지
영화로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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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8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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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장 깊은 곳에 묻어둔 욕망. 그 갈증을 채우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