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12-27 07:37:05
밀레니엄의 환희와 청춘의 질감에 관한 인상적인 스케치
영화 〈밀레니엄 맘보〉

술 냄새가 난다. 담배 냄새가 난다. 땀 냄새가 난다. 정돈되지 않은 지저분한 집에서 날 법한 냄새가 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마약 냄새가 난다. 제대로 닦아내지 않은 정액 냄새도 문득 코를 찌르고 들어오는 것 같다. 시끄럽다. 클럽 음악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진동이 내내 쿵쾅거린다. 싸우는 소리가 난다. 불평하는 소리가 난다. 서로를 원망하는 소리가 난다. 홀로 신세를 한탄하는 소리가 난다. 물건을 집어 던지는 소리가 난다. 저주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난다. 청춘의 냄새, 청춘의 소리다. 이 지독한 냄새와 소리 속에서, 여성 청년 비키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한다.
2001년의 대만, 고등학교를 중퇴한 비키는 남자친구 하오하오와 동거 중이다. 하오하오는 ‘예술적 퇴폐’를 지향하는 남성이 갖고 있는 쓰레기 같은 전형성을 고루 갖추었다. 돈을 벌지 않고 여성의 노동에 의존한다. 아버지의 롤렉스 시계를 훔쳐 경찰 조사를 받을지언정 결코 직접 노동하는 법은 없다. 하오하오는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집의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는 비키를 의심한다. 그녀가 바람을 피운다는 망상이다. 자신이 노동하면 비키가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고상한’ 하오하오는 이런 가능성을 감히 상상하지 못한다. 하오하오는 클럽 음악을 만들고 친구들과 술 마실 때만 생기가 돈다. 가끔 욕구가 일어 다짜고짜 비키에게 관계를 요구할 때만 다정해진다. 자기 신세의 비참함에 심취해 마약을 하고 이를 말리는 비키를 경멸한다. 그렇다. 하오하오는 자신의 자발적, 의도적 비루함을 예술가의 고난으로 오독한다. 비키의 몸과 돌봄, 노동에 극단적으로 기생하면서도 그녀에게 군림하려 든다. 치가 떨릴 만큼 익숙한 인물이다(이상의 〈날개〉를 떠올려보라).

소란 끝에 비키는 하오하오를 떨쳐낸다. 그러고는 클럽 관리자 격인 잭에게 의지하는 마음을 갖기 시작한다. 잭은 책임감이 있고 점잖다. 하오하오가 갖추지 못한 것을 가졌다. 그는 비키에게 안정감을 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일본으로 떠난다. 비키는 그가 남긴 흔적을 쫓아 일본에 따라간다. 잭은 그녀를 위해 숙소를 잡아주었고, 편지를 남겼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비키는 끝내 잭의 비밀에 다가가지 못한 채 혼자 남는다. 잭에게는 비키와의 관계보다 남자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음지의 일을 처리하고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두 남자가 떠나간 후, 비키는 그제야 홀로 선다.
비키를 비난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도대체 왜 저런 남자들이랑 붙어 있냐’라는 책망은 그 욕망의 소유자도 적당한 답을 내놓을 수 없는 물음이다. 우리 모두는 종종 알 수 없는 동기로 이해 못 할 선택을 내린다. 문제는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의 혼란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다. 욕망과 충동의 완전한 통제는 불가능하다. 그 후과를 알맞게 갈무리하는 것이 성인의 자격이다.

불쾌한 냄새와 소음으로 가득 찬 비키의 2001년은 지극한 성장통의 시기였다. 하오하오는 비키가 자신을 떠나려 할 때마다 애원하며 그녀를 붙든다. 그는 자신이 쓰레기인 것을 안다. 만에 하나 ‘예술가’로 성공하면 미련 없이 비키를 버리겠지만, 그 희박한 가능성이 현실로 도래하기까지는 기생할 상대가 필요하다. 그런 자신을 품어줄 여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아는 하오하오는 그래서 비키에게 더더욱 매달린다. 비키는 이를 관계의 특별함으로 착각했다. 그래서 하오하오의 곁에 머물렀다. 잭은 상대적으로 비키에게 안정감을 주지만 그녀와 자신의 비밀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비키는 잭에게 사랑의 대상이 아닌 친밀한 타자일 뿐이다.
세상의 떠들썩한 환호와 함께 맞이한 새로운 밀레니엄은 비키에게 지리멸렬한 현실의 연장에 불과했다. 오히려 모두가 희망적인 미래만을 말했기에 비키가 살아가는 현재의 형편없음이 더욱 극화되었다. 2001년 겨울, 비키는 하오하오와 잭을 거친 후에야 자신만의 뒤늦은 밀레니엄을 마주한다.

영화는 내내 명멸하듯 깜빡거리는 불빛과 뿌옇게 번진 빛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카메라에 담긴 대상의 경계를 명확하게 인식하기 어렵게 만드는, 많은 것을 뒤엉켜 보이게 하는 이 이미지들은 청춘의 열악한 삶을 환기하는 시청각적, 후각적 자극과 맞물려 비키가 살아가는 현실의 혼탁함을 구체화한다. 비키가 문제적 남성들을 떨쳐내고 하얗게 눈 덮인 일본의 한 마을에서 마침내 혼자가 된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곳곳에 쌓인 하얀 눈은 어둡고 음습한 방의 뿌옇고 경계가 불분명한 혼탁한 이미지들을 단번에 무력하게 만든다. 일상적 장소에서의 이탈은 종종 시공간의 감각을 새로이 배열하여 기존의 감각을 성찰할 자원이 되어주고는 한다. 자기 자신의 욕망으로 두 남자에게 연루되어 고통받던 비키는 이 극명한 빛의 대비와 일상적 시공간에서의 이탈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할 계기를 마련한다. 두 남자로 상징되는 벗어날 수 없는 폭력적 수수께끼를 뒤로하고 밀레니엄의 환희에 뒤늦게나마 동참하는 것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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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시상식의 숨겨진 비밀들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난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카데미 시상식!
그런데 여러분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해 얼만큼 알고 계신가요?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관련 정보들을 씨네픽이 모아 봤어요!
레드 카펫의 색깔은 특허 받은 ‘버건디’
ⓒ VOX
아카데미 시상식의 카펫 색깔은 버건디에 가까우며, 복제품을 막기 위해 정확한 색상값은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아카데미 시상식이 올해에는 무려 62년 만에 레드카펫 대신 베이지 색상의 ‘샴페인 카펫’을 사용해 이슈가 되기도 했어요.
레드카펫 설치를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 USA Today
시상식에서 사용될 레드카펫을 까는 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18명의 인부를 동원해 거의 900시간에 육박하는 작업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수상 후보자도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 Architectural Digest
모든 수상 후보자에게는 각각 2장의 입장권이 주어지지만, 추가 입장권의 경우 장당 150달러~1000달러, 한화로는 19만원 ~ 130만원 상당의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가격은 시상식이 진행되는 돌비 시네마 내 좌석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네요.
애프터 파티 티켓값은 1억 3천만원(!)
ⓒ Vanity Fair
전세계 영화인들의 축제인 만큼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다양한 애프터 파티가 개최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있기있는 건 미국의 연예정보 패션 잡지인 ‘배니티 페어’의 ‘오스카 애프터 파티’라고 합니다. 티켓은 2만5천 달러~10만5천 달러, 한화로는 3천만원~1억 3천만원 상당의 가격에 판매된다고 합니다.
억 단위 상당의 선물이 들어 있는 답례품
ⓒ InStyle
개인 부문의 25명의 후보자 전원에게는 억 단위 상당의 선물의 포함된 구디 백이 증정되는데요, 올해는 Miage의 스킨케어 제품, Havaianas의 여행용 가방과 플립플랍 샌들, Blush Silk의 실크 베개커버, PETA의 여행용 베개 외에도 다양한 쥬얼리, 영양제, 신발, 의류, 초콜릿, 데킬라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오스카 트로피는 진짜 금으로 만들었을까?
ⓒ Los Angeles Time
아카데미 시상식의 트로피는 속이 꽉찬 청동에 24K 도금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크기는 13.5인치(34.29cm) 정도에 무게는 8.5파운드(3.8kg)정도로, 트로피에 붙일 명패는 미리 만들어 두며 모든 후보자의 이름을 새겨 두기 때문에 거의 200개의 명패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수상자들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없다
ⓒ Entertainment Weekly
아카데미 시상식은 수상자들에게 따로 상금을 수여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해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기자들은 평균적으로 다음 영화에 출연할 때 20% 정도 인상된 금액의 출연료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아카데미 시상식도 ‘리허설’을 한다
ⓒ USA Today
매년 깜짝 놀라는 재미가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이지만, 전날밤에는 시상자, 공연자, 대리 수상자와 사회자를 모두 불러 가짜 수상자 봉투와 복제 트로피 등을 활용해 리허설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가짜 수상자를 발표할 때는 “오스카 수상자는 [이 리허설에서만] ~ 입니다.”라고 말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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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나의 조국은 홀로코스트의 방관자
어느 유대인의 삶
A Jewish Life
Cast
감독: 롤란트 슈로트호퍼, 크리스티안 케머, 플로리안 위겐세이머, 크리스티안 크로네스
출연: 마르코 파인골드
Synopsis
<어느 유대인의 삶>은 마르코 파인골드의 삶에서 일어난 사건과 우여곡절을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시대를 살았던 그의 생존을 묘사했다. 마르코 파인골드가 나치 정권 때 겪었던 모든 경험은 현재 그의 존재를 정의하고, 영화는 파인골드가 자신의 삶에 대한 인식 및 그 인식이 현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린 작품이다. (출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Review
2016년, <어느 독일인의 삶>이라는 작품으로 105세 할머니 브룬힐데 홈셀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던 네 명의 영화감독이 이번에는 105세 할아버지 마르코 파인골드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 할머니, 할아버지는 평범하신 분들이 아닙니다. 홈셀 할머니는 나치 선전장관의 개인 비서였고, 파인골드 할아버지는 홀로코스트의 생존 유대인이죠. <어느 유대인의 삶>은 전작과 같은 형식으로 만들어졌으나, 절대 같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마르코 파인골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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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그리고 나의 조국을 고발합니다
마르코 파인골드는 히틀러와 나치를 고발하며 한평생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의 화살은 오직 히틀러와 나치만을 향하지 않습니다. 그가 분노의 화살을 겨눈 또 다른 과녁은 바로 그의 조국 오스트리아입니다.
마르코 파인골드는 수많은 오스트리아 빈의 시민들이 히틀러와 나치 군인을 환대하려고 헬덴 광장에 모인 그날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오랜 타국 생활로 유대인의 티를 감출 수 있었던 그는 광장 한복판에서 믿지 못할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했죠. 그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자국의 유대인 척결에 앞장섰다고 비판합니다. 히틀러가 오스트리아에 발 들인지 고작 하루 만에 존경받는 의사는 더러운 유대인이 되었고, 유대인과 결혼한 비유대인은 가정을 깨버렸죠. 마르코 파인골드는 아우슈비츠를 비롯한 네 곳의 수용소를 거쳐 기적적으로 해방을 맞이했으나, 두 번 다시 오스트리아 빈에 발 붙이지 못했습니다. 입국을 거부 당했거든요. 이러한 치욕적인 대접은 72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마르코 파인골드를 분노하게 했습니다.
합병의 과정에서도, 탈나치화의 과정에서도 조국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유대인들. 마르코 파인골드는 주름 하나하나에 아로새겨진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침묵을 택한 조국의 민낯을 밝힙니다. 105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도 그는 매우 정정합니다. 아직 이생을 떠나기엔 이르다는 듯이 말이죠. 그는 지금도 과거를 미화하고 부인하는 사람들로부터 협박 편지를 받습니다. 진실을 오도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마르코 파인골드는 생을 끝마칠 수 없습니다. 매일 과거와 만나는 고통을 감수하면서라도, 그는 끊임없이 이야기할 것입니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상황은 벼랑 끝에 내몰린 것과 같았다고 합니다. 실업률은 하늘을 찌르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넘쳐났죠. 히틀러가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일자리와 음식을 약속했다고는 하나, 어떻게 같은 나라 사람을 한순간에 배신할 수 있을까요? 이런 비극적 역사의 속살이 드러날 때면, 분노가 차오르면서도 ‘과연 나라면 달랐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에 다다라 슬퍼지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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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화면 속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
<어느 유대인의 삶>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르코 파인골드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영화입니다. 연극배우의 독백 같기도,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 같기도 하죠. 깊은 주름을 강조하는 흑백의 화면은 세월을 시각화하고, 카메라는 지난날을 떠올리는 그를 있는 그대로 담아냅니다. 정면에서, 측면에서, 가까이서, 멀리서. 변주되는 것은 오직 촬영 구도뿐입니다. 관객은 비극을 떠안고 살아온 그의 눈빛과 목소리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죠.
파인골드 할아버지의 옛 이야기에는 ‘비극’으로 뭉뚱그려지는 역사를 직접 겪은 한 인간이 실질적으로 마주하는 고통들이 묻어있습니다. 독백 사이사이에 삽입된 뉴스 자료, 현장 영상 등의 아카이브 푸티지는 마르코 파인골드 개인의 이야기가 역사의 일면이라는 걸 알려주지만, 슬프게도 역사의 이면에는 결국 개인만이 남습니다.
생사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가족의 소식을 이야기하며, 그는 없음(nothing)과 함께하는 고통 속에 산다고 고백합니다. 굶주림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수단인지도 담담하게 이야기하죠. 수용소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던 날들의 절망도 털어놓습니다. <어느 유대인의 삶>의 촬영 방식은 그가 풀어놓는 이야기의 격동성과는 달리 한없이 고요합니다. 이야기에 힘을 더하기 위해 연출진이 선택한 독특한 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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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방관자였습니다. 히틀러에게 협조하며 홀로코스트라는 살인 사업에 동조했고, 고국으로의 복귀를 막아버림으로써 생존자를 방치했죠. 21세기지만, 여전히 전쟁이 일어나는 세상입니다. 우리나라는 언제든지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휴전국이고요. 파인골드 할아버지는 시민적 용기가 조직되었더라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느 유대인의 삶>을 통해 시대의 풍파 속에서도 가장 인간다운 선택을 하는, 더욱더 용기 있는 시민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Schedule in DMZ docs
2022.09.23(금)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 101호 10:30
2022.09.27(화) 메가박스 백석점 2관 13:30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 : 09월 22일 -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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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듯 다른 캐릭터 배우가족 모음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디선가 본 것만 같고 비슷한듯 다른 영화계 가족 배우들이 누가 있는지 알아볼건데요! 참여하는 작품도 가지각색! 캐릭터도 가지각색! 가족 배우들이 어떤 작품들을 했는지 같이 알아보아요
CINEPICK
다코타 패닝은 영화 <아이 엠 샘>에서 히트를 치면서 아역배우로 얼굴을 알렸습니다. 이후로도 <우주전쟁> <샬롯의 거미줄> TV 미니 시리즈 <테이큰> 등 주로 쟁쟁한 명작에 출연하면서 엄청나게 유명해졌습니다. 엘 패닝은 아이 엠 샘에서 언니의 아역으로 출연했고 <틴 스피릿> <말레피센트2>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주연을 맡으면서 배우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CINEPICK
크리스 헴스워스는 호주의 영화배우로 마블영화의 토르 역을 맡으며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호주에서 <home and away>d에 장기 출연하면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데뷔 때부터 브래드 피트 닮은 미남 배우로 주목을 받았온 배우입니다. 동생 루크 헴스워스는 <토르> 오디션을 형과 같이 보면서 최종 5인까지 남아있었다고 하는데요. 결국 배역은 형에게 갔고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에 게일 호손 역을 맡으며 인지도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CINEPICK
영화감독과 배우를 병행하는 매기 질렌할은 영화 <로스트 도터>를 연출하며 아카데미 3개부문 후보를 올리고 제 78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동생 제이크 질렌할은 로스엔젤레스에서 태어나 11세 때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했습니다. 영화 <투모로우>에서 이름을 알리고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대중적 스타의 반열에 오르며 이후 <나이트 크롤러>에서 사이코패스 연기로 대단한 찬사를 받은 연기력 또한 훌륭한 배우입니다
CINEPICK
류혜영 배우는 단편, 독립영화부터 탄탄히 쌓아올린 필모그래피와 넓은 연기 스펙트럼, 단단한 발성과 정확한 발음으로 좋은 전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배우이며 응답하라 1988에서 성덕이 언니역을 맡으면서 얼굴을 알렸습니다. 류혜영의 언니 류아벨 또한 동생이 1988로 이름을 알리자 자매가 함께 배우에 몸담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CINEPICK
박해준 배우는 영화 <화차>에서 악랄한 사채업자 역할로 얼굴을 알렸습니다. <미생>에서 천관웅 과장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드라마 <나의 아저씨> <부부의 세계> 부터 영화 <화차> <4등> <독전>등 부드러운 캐릭터와 악랄한 캐릭터를 오가는 다채로운 이미지의 배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생>에 같이 출연한 태인호 배우는 박해준 배우와 사촌으로 <미생>에서 성대리 역으로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조금 허당스럽고 소리 잘 지르는 악역으로 많이 나오는 편이며 발성이 좋아 소리지르는 씬을 자주 소화하는 배우입니다.
CINEPICK
대한민국 성우 출신의 배우로 큰 키와 다정다감한 이미지로 안방극장을 책임지는 배우입니다. 드라마 <전원일기>의 성실한 장남부터 카리스마 있는 재벌 회장님, 아내에게 한없이 약한 남편 역할 등 다양한 아버지의 역할을 소화해 내는 배우입니다. 아들인 하정우는 배우와 감독을 겸업하고 있으며 데뷔 이래 멈추지 않고 다작을 하며 꾸준히 대중에게 연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누적 관객수가 1억이 넘는 배우로 대표작으로는 <추격자>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신과함께> 등이 있습니다.
CINEPICK
대한민국의 남성 영화배우로서 엄청난 에너지와 캐릭터 몰입력, 그리고 누구보다 뜨거운 연기를 보여주는 대한민국 최정상 대배우 중 한명이기도 하고 2000년대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중 한명입니다. <쉬리> <취화선>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악마를 보았다> <루시>등 그의 작품을 보면 뜨거운 에너지가 스크린 밖으로 뚫고 나오는 느낌입니다. 최민식 배우의 동생 최광일 배우는 악역을 많이 소화하고 있는 배우로 최근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신명휘 시장을 연기하면서 최고의 악역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이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매 작품마다 조연으로 꾸준히 다양한 역할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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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모양의 사랑
어제는 아빠의 일흔 일곱번째 생일이었다. 지난주말에 부모님을 뵈러 대구에 다녀왔는데…불과 몇달만에 갑자기 기력이 쇠한 느낌이 들어 코 끝이 시큰해졌다. 아빠는 요즘도 새벽 6시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쓸고, 아빠의 작은 이발소 문을 연다. 성실히 하루 하루를 꾸려 가는 분이고, 늘 일을 하고 있기에 이렇게 갑자기 늙으신 것 같은 얼굴을 마주 하는게 믿기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아빠는 나에게 특별한 분이다. 40년대에 태어나셨는데…요즘 MZ같은 마인드로 80년대생인 나를 키웠다. 내 나이 또래의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감정적인 결핍이 없도록 나를 키웠다. 엄마 뿐 아니라 아빠에게도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나눴고, 나를 믿어주셨다.
경상북도 깊은 시골에서, 자주 술에 취하고 폭력적이었던 할아버지로부터 도망 나와 서울로 간 게 중학교쯤이었다 하니, 아빠의 학력도 아마 그 즈음에서 끝이 났을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어른이 되어 자수성가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당장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가족을 떠난 사람.“아빠 그렇게 어렸는데…어떻게 혼자 살았어?” 겨우 열몇 살이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면. 아빠는 “ 뭐어. 잘 먹고 잘 살았어.” 하고 이야기를 끝내버렸다.
아빠는 그랬다. ‘오늘 뭐 하고 놀았니? 무슨 책을 읽었어? 기분은 어때?’ 학교를 다녀와 이발소로 뛰어 들어오는 나에게 백가지 질문을 퍼붓고, 온갖 수다를 받아주고, 장난을 걸고, 대화를 하면서도 ‘아빠가 옛날에는 말이야…’하는 영웅담이라던가, ‘내가 어떻게 너를 키웠는데…’같은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당신의 고단함과 괴로움을 자식이 알아 주지 않아도 상관없이 온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
꽤나 이기적으로 살아온 터라 아이를 낳기 전엔 잘 몰랐다. 나의 마음 보다, 상대방의 마음과 상황을 들여다 보게 되는 일. 내가 아닌 타인에게 마음이 쓰여서 때때로 나의 일상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 일도 생긴다는 것을. 그런 일은 거의 대부분 모두 내 배에서 탯줄을 끊고 태어난 아이 때문이었다. 배 속에 품어 낳은 것이 아닌 아이를 사랑하여 모든 것을 내어 주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모든 가정은 다르기에 ‘아빠의 사랑’ 역시 수십만 개의 모양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름답고, 기쁨의 감정이기도 할 것이고, 때로는 애틋하거나, 적당한 무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장난기가 가득할지도 모르겠다.
여자로 태어난 나는 결코 알지 못할 다른 모양의 사랑을 늘 궁금해 왔다. 이런 영화의 좋은 점은 내가 아빠가 될 수 없기에 과한 감정이입을 배제하고 적당한 거리에서 담담하게 지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식의 입장에서, 혹은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서 내내 마음을 아리게 했던 아빠의 영화들 중 많은 영화가 평범하기 보다는 조금 부족한 아빠에서 시작한다. 영화<아이엠 샘>에서 샘은 지적장애로 7살의 지능을 가진 아빠로 나온다. <파더 앤 도터>의 제이크는 아내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 이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소설가이며, <더 웨일>의 찰리는 아내와 이혼 후 동성연인의 죽음을 겪고 그로 인해 270kg의 거구의 몸집으로 살아가고 있다. <애프터 썬>의 캘럼은 어린 나이에 소피의 아빠가 되었지만 이혼을 했다. 딸과 함께 튀르키예 여행을 떠나왔지만 어딘가 불안하고 슬픈 감정에 쌓여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러고 보니 언급한 영화들의 자녀는 모두 딸이다. 영화 속 아빠는 경제적으로 부족하거나, 정신적으로 부족하거나, 마음이 아프다. 자신의 이런 결핍과 상황이 딸을 지키는 못하는 일이 될까 두려움을 느끼는 일들이 생긴다. 영화는 아빠의 지능이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사랑을 줄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돈과 환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한한 사랑이라고. 아빠들은 입양을 보내는 쪽보다 끝까지 딸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찰리는 죽음이 가까워 왔음을 느끼며,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캘럼은 위태로운 마음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화가 딸의 시선이라 짐작만 할 뿐이지만) 딸에게 즐거운 시간이라는 선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피가 물보다 진하기 때문일지…혹은 작고 연약한 존재를 지켜주고 싶은 인간의 본능인지… 잘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받는 사람 뿐만 아니라 주는 사람이 더 큰 위로가 되기 마련이다.
이토록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모든 것을 내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때로 나의 존재의 이유가 되기도 하니까. 아빠는 딸을 살게 하고, 딸은 아빠를 살아가게 하는 이유가 된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있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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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턴트맨이 느낄 모든 감정
겉에서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가고 또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엄청나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들의 노력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력들은 하나의 흐름에 묻히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일상을 산다. 물론 적정한 금전적인 대가를 연봉으로 지급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의 완성이나 성공은 눈에 띄는 몇몇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그런 숨은 노력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술가의 영역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제작 현장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스턴트맨은 배우를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촬영하는 일을 한다. 일반 대중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못한다. 그들의 일은 무척이나 위험하지만, 그들이 누군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알려지기 어렵다. 영화 <스턴트맨>은 그렇게 숨겨져 있던 스턴트맨의 노력과 고민을 담는다.
첫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주는 긍정적 기운
주인공 콜트(라이언 고슬링)는 업계에서 훌륭한 스턴트맨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명한 배우들의 스턴트 더블을 맡는데, 그중에서도 특급 스타인 톰(아론 테일러 존슨)의 대역을 주로 맡고 있다. 콜트는 늘 위험한 장면을 마무리하고 나면, 엄지를 척하고 올린다. 어딘가는 다치고 아플 텐데도 일단 큰 사고가 없었다면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일단 주변을 안심시킴으로써 영화 촬영 현장의 긴장을 줄인다. 기본적으로 그들의 마음속엔 영화 촬영 현장에 대한 존중이 포함되어 있다.
영화에서 그가 스턴트 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크게 위험한 액션 장면을 촬영해야 할 때, 그는 일단 모든 장비가 괜찮음을 확인하고, 스턴트 직전 심호흡을 여러 번 한다. 그렇게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은 그는 ‘오케이’를 말하며, 사인한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그가 스턴트를 시작한다. 차가 구르고 폭탄이 터지고, 점프를 뛰는 다양한 스턴트가 끝나고 나면, 주변이 조용해진다. 그때만큼은 모두가 스턴트맨의 안위에 신경 쓰고 있다.
안전요원들이 스턴트맨의 안전을 확인하고 나면, 스턴트맨은 엄지 척을 한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헬멧을 벗고 살짝 미소를 보인다. 그 이후 촬영 현장엔 박수소리와 환호소리가 가득해진다. 스턴트맨이 촬영 현장에 다시 긍정의 분위기를 불어넣는다. 기본적으로 스턴트맨은 긍정적이다. 아마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위험한 스턴트 장면들을 무사히 마치고, 또 주변에도 그런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하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그런 스턴트맨의 긍정적인 기운을 관객에게도 전달하고 있다.
두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분노를 느끼는 이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스턴트맨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일에 집중한다. 촬영현장에서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태도다 좋지 않아도, 같은 장면을 수십 번 반복해서 찍어도 그들은 크게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주인공 콜트도 마찬가지다. 몇 번이고 몸에 불이 붙고 몸이 바위에 던져저도 엄지 척을 보이며 계속 그 행위를 반복한다. 이 영화의 설정상 콜트는 자신이 사랑하는 감독 조디(에밀리 블런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그 스턴트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건 스턴트맨으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직업 정신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스턴트맨을 크게 인정하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최고의 스타로 등장하는 톰이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톰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스턴트 더블인 콜트의 액션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다. 자신이 최고의 스타라는 것을 본인도 잘 아는 듯한 그의 거만한 모습은 스턴트맨에 대한 태도로 이어진다. 그는 그의 스턴트 더블이 자신이 만든 그늘에서 활동하는 노동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인 파티를 할 때 스턴트 더블에게 위험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여러 번 위험한 스턴트를 반복해서 시키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스턴트맨에 대한 존중은 없다. 톰은 모든 스턴트맨들의 액션 장면들을 자신이 했다고 이야기하고 다닌다. 모든 액션 장면을 본인이 직접 연기했다는 인터뷰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무척 거만하고 무책임해 보인다. 모든 스턴트맨들은 그의 거만함에 분노한다. 하지도 않은 연기를 자신이 했다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누가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있을까. 특히 이 영화에서 톰은 스턴트맨을 거의 소모품처럼 취급한다. 스턴트맨이 사고를 당하면 바로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버린다. 기존 스턴트맨에게는 어떤 위로도 없다.
세 번째 감정 - 스턴트맨과 사랑에 빠지는 순간
영화 <스턴트맨> 에는 로맨스가 포함되어 있다. 콜트와 조디의 얼굴에는 사랑이 있다. 조디는 촬영감독이었고, 현재는 새로운 영화의 연출을 맡았다. 콜트가 큰 사고로 일을 계속하지 못하게 되면서, 조디와 잠시 멀어졌지만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잊지 못한 상태다. 거의 2년 만에 다시 영화촬영장에서 만난 두 사람의 얼굴에는 반가움과 당황스러움이 동시에 보인다.
조디는 콜트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콜트는 촬영장에서 늘 최선을 다했고, 그 모든 위험한 스턴트 촬영을 하고서도 늘 괜찮다는 말을 먼저 전했다. 촬영감독이었던 조디는 그 모든 장면을 보면서 콜트의 따뜻함과 전문성을 발견했다. 업무적은 전문성도 서로의 마음을 이끌었지만, 무엇보다 모두에게 보이는 존중감과 태도는 조디가 사랑에 빠지게 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스턴트맨은 모두 전문적이고 긍정적이다. 한 장면, 그것도 자신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의 촬영을 위해 방법을 연구하고 집중한다. 수십 번을 굴러 떨어지는 자동차 안에서 나오면서 엄지 척을 하는 그들을 관객이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영화는 관객도 수많은 스턴트맨들과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이런 감정은 결국 주인공인 콜트와 조디의 사랑을 응원하는 큰 동력이 된다.
영화 <스턴트맨>은 영화 촬영장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하지만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스턴트맨의 고충과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콜트와 조디의 러브스토리에 악당 노릇을 하는 배우를 등장시켜 다양한 액션 장면들을 보여주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까지 살짝 추가하여 보여주면서 진짜 이들의 얼굴을 드러내 놓는 영화다. 그들이 작업에 임할 때 갖게 되는 감정, 그들을 이용한다고 느낄 때 갖게 되는 감정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들을 극에 녹여내면서 결국은 모든 스턴트맨을 응원하고 사랑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연출한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 본인이 스턴트맨 출신이다. 전작은 <존윅> 1편과 <아토믹 블론드> 같은 다양한 액션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그가 겪었을 감정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카체이싱, 근접격투, 총격전 같은 다양한 액션 장면들이 로맨스 장면들과 적절하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무척 즐겁게 영화를 볼 수 있게 구성했다.
*영화의 스틸컷은 [왓챠]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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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을 이곳저곳 옮겨가 많은 따뜻한 마음을 퍼트리는 벌처럼
반복되는 일상과 거리를 좁힐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에블린은 여러 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전 늙었다기엔 너무 젊고 젊다기엔 너무 늙었어요.” 어떤 사회의 배경으로 인한 것도 있겠지만 주변의 상황만큼 영향을 끼치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는 에블린에게 우연히 다가온 니나라는 할머니는 60년도 더 된 이야기를 통해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따뜻함을 전해준다.
물에 빠진 자동차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는 미국 남부의 휘슬 스톱 마을의 잇지를 보여주고 사회에서 규정하는 여자아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인 잇지. 그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사회의 기준에서 더 벌어진 방황을 멈추지 못한다. 이런 잇지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어머니의 부탁을 받은 루스는 오빠의 옛 연인이 아닌 친구로서 잇지를 만나게 되고 잇지가 어려울 때는 루스가, 루스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잇지가 다가가며 함께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현재에 변화를 이끌 힘을 쥐어주고 배려라는 말에 묶인 침묵을 스스로 풀 수 있게 된 에블린은 계속해서 니니를 따라간다. 마침내 니니가 잇지에 겹쳐지며 <휘슬 스탑 카페>가 나타난다. 사회 억압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지는 못했지만 잇지와 루스가 서로의 얼굴에 음식을 문지르며 웃음 짓던 그때와 그 공간이 그때를 간직하고 있었다. 타인의 편견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듯하면서도 그들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차별받고 처벌받던 사람들과 함께 끊임없이 나아갔다.
왓챠에 보고 싶어요 라는 목록이 있다. 그 목록에는 볼 수 없는 작품들도 있고 이미 OTT에 공개된 작품들이 있다. 그중,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도 담아 놓은지 꽤 오래되었는데 담은 지 반년만에 눌러보게 되었다. 왜 진작에 누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작년보다 영화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조금 나은 지금 보는 게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안도감도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성별, 인종, 장애에 관한 이야기에 그저 흥행을 좇는 영화들을 많이 보아 어떤 소재에 대한 진부함이 들었었는데, 이런 나에게 위로를 해주는 듯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고 웃음 나고 따뜻하고 또 통쾌한 영화는 참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에블린이 니니를 따라가듯 나도 그들을 따라가며 듣는 기분이 드는 이 영화는 목적을 위한 가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사람을 존재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고 두 사람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의 관계성을 다루고 있어 더더욱 따뜻하게 느껴져서 의미가 있었다. 토완다!라는 말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용기를 나눠주는 힘이 되고 익숙하지 않은 토마토 튀김에 익숙한 꿀은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 그렇게 잇지와 루스를 연결하고 니니와 에블린을 연결한다.
“너를 언제나 사랑해, 꿀벌의 연인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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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란 투리스모 > 메인 예고편
3,2,1 GO? 게이머에서 레이서로, 목숨을 건 스피드 액션 블록버스터! 멈췄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덕업일치 성공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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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티저 예고편
《폭싹 속았수다》, 3월 7일 넷플릭스에서 시청하세요: https://www.netflix.com/title/81681535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3월 7일부터 4주간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