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4-12-19 11:42:04
만두 맛집인데 뒷맛이 이상해요
영화 '대가족' 리뷰
어디선가 먹어본 익숙한 만둣국 맛이다. 조금 더 음미하다 보면 새로운 무언가가 추가돼 신선함도 있다. 그런데 계속 곱씹다 보면 이상한 맛도 같이 느껴진다. 이것저것 많은 요소들을 '가족'이라는 만두피로 몽땅 담아내 영화로 빚어서다. 양우석 감독의 신작 '대가족'에 대한 간략 평이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변호인'과 '강철비' 시리즈 등 휴머니즘 성격이 강하고 묵직한 소재를 담은 작품을 선보여왔던 양우석 감독은 '대가족'을 통해 코미디 드라마 장르에 문을 두드렸다. 초반에 코미디, 후반에는 휴먼 드라마를 배치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주는 2000년대 초중반 유행했던 한국적인 휴먼 코미디 콘셉트로 구성했다.
과거 한 사건을 계기로 서먹하게 지내는 무옥-문석 부자 앞에 짠한 아이들 민국(김시우)-민서(윤채나) 남매가 짠하고 나타난다. 문석의 생물학적 자식이라고 밝히자, 행복을 되찾은 아버지와 당황을 감추지 못한 아들 극과 극 반응을 보인다. 비슷한 장르와 스토리라인으로 흥행했던 영화 '과속스캔들'이나 일일 드라마에서 볼법한 전개다.

다소 뻔해 보이는 스토리라인에 신선함을 곁들여 줄 킥 하나를 집어넣었는데, 바로 민국-민서 남매의 '출생의 비밀'. 알고 보니 함문석이 대학 시절 하게 된 정자기증으로 탄생한 아이들인 것. 심지어 함문석의 정자를 통해 이 세상으로 나온 아이들이 400명 이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단숨에 '정자왕'으로 등극해 웃음을 유발한다. '대가족'은 이 황당무계한 사연을 코미디에 녹여내면서 관객들의 웃음을 저격한다.
정자기증을 무기 삼아 영화는 문석의 생물학적 자녀 찾기를 비롯해 함씨 부자간 이야기, 주변인들과의 관계 등 엉킨 실타래들을 천천히 풀어간다. 그러면서 양우석 감독은 후반부에 '가족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저출산 문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가족에 대한 정의, 대안 가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영화 제목인 '대가족'의 '대'가 큰 대(大)가 아닌 대할 대(對)를 쓰는 것이고, 영화 영어 제목을 'About Family'로 작명한 것 또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다만, 화법이 장벽이다. 화두를 담고 있는 이야기인 만큼 세련되게 풀어내야 하는데 투박하고, 후반부에는 너무 교훈적인 느낌이 강하다. 한 예로, 함문석과 큰스님(이순재)이 가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순간이나 보는 이들에 따라 교조적으로 느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정자기증을 활용한 코미디로 에너지를 올렸더니, 올드한 감성을 담은 신파로 맥을 끊는다. 지나친 플래시백과 구구절절한 사연까지 2000년에 개봉한 영화들의 단점을 그대로 답습하니 빚은 만두의 뒷맛이 개운치 못하다.
후반부 구성과 연출이 호불호 갈리긴 하나, 배우들의 역량만큼은 인정할 부분이다. '한국판 스크루지 영감' 함무옥을 연기한 김윤석은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을 주며 웃음을 전한다. 동시에 자타공인 인정받은 연기력으로 핏줄에 집착하는 남자가 변해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또한 김성령, 박수영은 '대가족'에서 뻔한 맛을 진하고 깊은 맛으로 우려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민국-민서 남매로 분한 아역배우 김시우, 윤채나는 힐링과 에너지를 불어넣는 치트키다.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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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뉴먼츠 맨
모뉴먼츠 맨
전쟁은 고도의 경제행위라고 맑스(레닌인가?)는 말했다. 특히 침략국-1,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청일, 러일 전쟁과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습격한 일본-은 전쟁을 일으켜야 하는 구체적 명분을 대외에 공표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전쟁의 합리적 이유 따위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 자체가 이미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1592년, 조선을 침략한 일본의 경우, 이미 16세기 초(1510년 경)부터 왜구들이 조선의 남해안 일대를 꾸준히 침략해 노략질을 하고 있었고, 조선관군, 수군은 왜구의 난동을 진압하느라 고생했다. 1510년 4월에 삼포왜란이 일어났고, 1555년에도 을묘왜변이 발생해 지역에 큰 피해를 입었다.
일본은 16세기 들어서면서 전국시대에서 내부적 통일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오다 노부나가가 통일을 추진했으나 통일을 완성한 인물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중심으로 일본의 각 지역 영주들이 권력의 서열을 인정하고, 위계질서가 확립되며, 일본의 내정이 안정되었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형식적으로 통일은 했지만, 지역 영주의 존재는 여전히 중앙 정부를 위협하고 있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권력과 권위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조선 침략의 명분은 일본이 명나라를 공격할 것이니 조선은 길을 내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이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었고, 그런 말을 한 일본도 거짓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목표는 세 가지였다. 자신이 명나라를 공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명나라의 황제와 자신을 동급으로 격상하는 것, 결국 권위와 권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 내부의 문제를 전부 봉합하고, 군사를 모으려면 지방의 영주들에게 소속된 군인을 차출해야 하는데, 이는 지방 영주의 군사력을 약화시키고, 지방 영주가 전쟁에 참가하도록 해 결국 자신의 명령 체계를 따르도록 하는 효과를 낳는다.
마지막으로, 조선을 침략해 마음껏 조선의 재물을 약탈할 수 있으니 당시 일본보다 앞선 문화의 조선에서 온갖 금은보화, 예술품을 약탈해 일본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이 시기에 일본이 조선보다 앞선 분야는 전쟁무기였다. 일본은 15세기 후반부터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유럽 상인들에게 조총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 전까지는 조선과 똑같이 칼, 창, 활 등 재래식 무기만 쓰던 일본의 영주들은 유럽의 조총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한 발 장전하고 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무기였지만, 활보다 먼 거리에서 적을 살상할 수 있고, 살상력 또한 매우 높다는 점에서 신무기의 위력은 대단했다.
유럽의 16세기 전쟁에서도 드러나듯, 조총부대는 2열 또는 3열로 서서 1열의 군인이 총을 쏘면, 2열의 군인이 장전된 총을 건네주고, 3열의 군인이 재장전을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따라서 총을 발사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면 적을 살상하는 공격 효과가 시간에 비례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권력의 확립, 내부 문제의 봉합, 침략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을 목표로 조선을 침략했고, 초기에는 일본의 의도대로 성공하는듯 했지만, 7년 전쟁을 통해 일본은 패배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본은 조선의 재물과 사람을 약탈해 일본으로 가져갔고, 지금도 조선의 보물 일부가 일본의 보물로 지정, 전시되어 있으며, 도자기 장인을 비롯한 많은 조선사람이 일본에서 문화, 예술의 수준을 향상시켰다.
1차 세계대전은 1914년에 발발했지만, 전쟁의 발화는 1871년 보불전쟁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이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비스마르크는 독일제국을 통일하고, 독일은 산업과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한다.
1차 세계대전의 직접 원인으로 알려진 사라예보에서의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 암살사건은 당시 유럽의 복잡한 정치, 민족 구조가 원인이었고, 전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이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 사건이었으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세르비아에 최후통첩을 보내고, 세르비아가 10개 항목 가운데 8개 항목을 수용했음에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전쟁을 선포한다. 이어서 러시아가 총동원령을 내리고, 독일이 러시아를 향해 선전포고한다.
이렇게 유럽에서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면서 이미 아시아에서 식민지를 넓혀가고 있던 일본은 연합군에 합류한다. 일본은 영국과 동맹을 맺고 있었고,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향해 선전포고 한다.
아시아에서 일본이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얻은 이익은 상당하다. 우선 아시아에서 국제적 발언권과 영향력이 높아졌고, 중국에 있는 독일의 조차지인 산둥반도와 태평양의 독일령 남양군도를 점령해 식민지를 확대하는 이익을 봤다.
독일을 포함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오스만 제국(터키), 불가리아 왕국은 전쟁에서 패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다. 오스만 제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해체되었고, 영토와 인구를 잃는다. 독일은 외국 식민지를 모두 잃고, 본토 역시 알자스, 로렌 지방을 프랑스에 빼앗겼으며, 무엇보다 연합국에 배상해야 할 전쟁배상금으로 목이 졸린 상태가 되었다.
1918년 11월 11일, 전쟁이 끝났지만 유럽에서는 약 9백만 명이 전쟁으로 죽었다. 그리고 불과 20년이 지나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데, 전쟁을 일으킨 주역이 다시 독일이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독일은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고, 전쟁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는데, 이 비용이 너무 막대해 독일 국민의 불만이 높았고, 극우 정당인 독일사회민주당에서 히틀러가 총통으로 등장하며 독일 국민의 불만을 인종차별과 유대인 학살, 전쟁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히틀러의 전략은 16세기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쓴 전략과 같다. 내부의 불만 즉, 독일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의 원인을 프랑스, 영국 같은 주변 국가의 압력으로 돌리고, 전쟁배상금의 부당함을 역설하며, 유럽 전체에서 미움을 받고 있던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키워 나간다. 유대인은 이미 역사적으로 비유대인들의 미움을 받는 존재였으며, 유대인 학살은 여러 세기를 거쳐 크거나 작게 늘 있어왔던 사건이었다.
히틀러는 게르만 민족의 순수혈통론을 내세우며 유대인 말살 계획을 세운다. 독일 영토에 살던 유대인은 게토로 강제 이주당하고, 독일이 침공한 폴란드를 비롯해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유대인은 게토와 수용소에 갇히게 된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히틀러는 유대인들이 소유한 모든 '동산'을 압수했다. 유대인들이 게토나 수용소로 갈 때는 가방 한두 개의 단촐한 살림일 수밖에 없었는데, 집에 있던 재산 가운데 미술품, 가구, 은식기, 은촛대 등 값비싼 세간은 독일군이 모두 압수해 체계적으로 분류, 보관했다.
나중에 유대인 학살이 본격 진행하면서 유대인이 소지하고 있던 보석, 목걸이, 반지를 비롯해 심지어 금이빨까지 수집해 따로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런 물건들이 전쟁이 끝난 다음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영화에서 금괴 100톤를 발견하자 당시 최고사령관이던 아이젠하워와 브래들리, 패튼이 금괴가 있는 광산까지 찾아와 사진 찍는 장면이 나온다. 예술품을 찾는 작전에는 아무 관심이 없던 지휘관들이 금괴의 발견에 호들갑을 떨며 나타난 것은, 이 전쟁의 속성을 드러낸다.
실제, 연합국 가운데 미국과 쏘련은 독일이 유럽 여러 나라에서 뺐은 예술작품과 금괴 등을 자기 나라로 가져갔다. 영화에서는 예술품이 인류의 유산이고, 원래 있던 곳으로 온전히 반환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고 또 실제로 대부분의 예술품은 원래 있던 지역으로 돌아간 것도 사실이지만, 군인들의 개별적 약탈까지 막지는 못했다.
독일이 예술품을 비롯한 가치 있는 재산을 '전략적'으로 약탈한 것과 달리 미국과 쏘련은 2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금괴를 제외한 예술품 등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약탈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군이 유럽에서 저지른 범죄는 만만치 않다. 전쟁 시기에는 어느 나라의 군인이든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지르기 마련인데, 이것은 연합군이건 추축국이건 가릴 것이 없는 전쟁범죄였다.
2차 세계대전에서 군인들이 개별적으로 약탈한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잘 알 수 있는 장면이 미국 TV프로그램인 '전당포 사나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에서 결코 볼 수 없는, 유럽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물건들이 개인의 손에 들려 전당포로 오게 된다. 전당포에서는 이 희귀한 물건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 확인하고, 비싼 값으로 거래된다.
물론 모든 물건이 약탈품이라고 보긴 어렵다. 전쟁 이후 많은 유럽인들이 미국으로 이민 왔고, 그 과정에서 희귀한 물건을 소지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유럽의 희귀한 물건들이 나오는 것이 꼭 미군의 약탈로 인한 것이라는 단정은 옳지 않다. 그럼에도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이 개별적 약탈은 한 사례는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군이 본격 약탈을 시작한 건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 이후였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이 아직 독립하기 전인 18세기 초반부터 미국은 필리핀을 비롯한 아시아에 진출하면서 이미 약탈을 시작했다. 미국은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기 전부터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약탈하면서 폭력으로 다른 나라를 제압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던 원주민을 살육해 멸종에 이르게 했고, 필리핀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약탈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을 거치면서 국가대 국가의 약탈까지는 아니어도 개별적 약탈과 일부 지휘관의 암묵적 약탈 행위를 눈감아 주는 방식으로 점령국의 예술품과 금괴 등을 미국으로 가져갔다.
이후 중동에 직접 개입하면서 미국은 드러내놓고 약탈한다. 그것도 군인 개별적인 약탈이 아니라, 군의 지휘부의 통제에 따른 전략적 약탈이 벌어진 것이다. 이것은 곧 미국의 공식 입장이며, 미국 정부가 미군을 통해 약탈을 계획, 집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가장 먼저 무력으로 확보한 곳은 은행, 박물관, 미술관 등이었다. 전쟁과 동시에 이곳은 이미 약탈당하고 있었는데, 미군은 약탈을 방조, 방관했다는 비난을 받는다. 약탈의 주범이 자기 나라 국민이라는 점에서, 이라크도 할 말은 없지만, 미군 역시 많은 문화재와 보물을 약탈했으며, 특히 은행 금고에 있던 금괴를 미국으로 반출한 의심을 받는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한 나라다. 8천톤이 넘는 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이 온전히 미국땅에서 나온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금본위제 당시 벌어들인 금이라고 해도 다른 나라와 너무 심하게 차이가 많이 난다. 금은 약탈 품목에서 최우선이었다. 미국은 17세기부터 다른 나라를 침략해 금을 약탈했으며, 이렇게 모인 금과 19세기 중반(1840년대) 미국에서 '골드 러쉬'가 일어나 금광과 사금 등 금을 캐는 사람이 캘리포니아로 몰리면서 몇 년 사이 금광에서 캔 금은 수십 톤이 넘었다.
여기에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와 영국이 미국과 캐나다에 맡긴 금이 더해졌다. 프랑스와 영국은 독일에게 금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미국과 캐나다에 금을 맡겼다.
미국은 '전시무기대여법'을 시행하면서 연합군에게 무기와 피복, 식량, 각종 장비 등을 빌려주거나 팔았는데, 이때 대금의 상당 부분을 금으로 환산해 받았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은 약 2만2천톤의 금을 보유할 정도였는데, 이는 당시 세계 전체 금 보유량 2만9천톤의 약 80%에 해당하는 양이다.
금본위제를 시행하던 시기, 미국은 35달러에 30그램의 금을 교환하는 정책을 폈고, 달러를 금과 맞바꾸면서 달러는 기축 통화로 자리잡는다.
미군은 한국전쟁 당시에도 한국의 문화재를 약탈한 증거가 있다. 한국전쟁은 이념전쟁이자 강대국의 대리전쟁이라는 성격을 갖는데, 우리에게는 지금도 끝나지 않은 비극이지만, 강대국 특히 미국은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목적과 공산주의의 남하를 저지하려는 의도로 한국전쟁에 참전하면서도 약탈을 자행했다.
이 영화는 미군의 특수부대-예술품 반환-의 활약을 그리고 있지만, 영화의 긍정적이고 감동적인 장면만 볼 수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미국은 연합군의 승리에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고, 보편적 정의를 실현한 것도 분명하지만, 그들이 드러내기 꺼려하고, 역사에 기록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삭제된 전쟁범죄 또한 엄청나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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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놓칠 수 없는 명작! 넷플릭스 4월 종료작 5
놓칠 수 없는 명작! 넷플릭스 4월 종료작 5
여러분 ! 넷플릭스 4월 9일 공개된 <낙원의 밤> 혹시 보셨나요? 현재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죠. 그 외에도 <썬더 포스> 도 순위권에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넷플릭스 4월 공개작이 흥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아쉽게도 4월 종료작을 가지고 왔습니다. 아직 여러분들에게는 명작들을 놓치지 않을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아직 못 본 영화가 있다면, 씨네랩과 함께 보러가시죠!
1. 문라이트 Moonlight (2016) - 베리 젠킨스
04.20일 종료 예정
"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아이가 소년이 되고 청년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푸르도록 치명적인 사랑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
<문라이트> synopsis "
베리 젠킨스 감독이 연출한 영화 <문라이트> 는 터렐 앨빈 매크레이니의 희곡 <달빛 아래서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 를 각색한 작품으로 ,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영화입니다.
2. 어바웃 타임 About Time (2013) - 리차드 커티스
04.22일 종료 예정
"모태솔로 팀(돔놀 글리슨)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놀랄만한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다.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그것이 비록 히틀러를 죽이거나 여신과 뜨거운 사랑을 할 수는 없지만, 여자친구는 만들어 줄 순 있으리..꿈을 위해 런던으로 간 팀은 우연히 만난 사랑스러운 여인 메리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팀. 어설픈 대시, 어색한 웃음은 리와인드! 뜨거웠던 밤은 더욱 뜨겁게 리플레이! 꿈에 그리던 그녀와 매일매일 최고의 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와 그녀의 사랑이 완벽해질수록 팀을 둘러싼 주변 상황들은 미묘하게 엇갈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어떠한 순간을 다시 살게 된다면, 과연 완벽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어바웃 타임> synopsis "
개봉 당시, 그리고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 꼽히고 있는 <어바웃 타임>은 로코물을 대표하는 레이첼 맥아담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는 타임루프 소재를 이용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입니다. <러브 액츄얼리> <노팅힐>의 감독 리차드 커티스가 연출을 맡아 더욱 더 화제가 되었죠.
3.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2007) -
에단 코엔, 조엘 코엔04.30일 종료 예정
" 총격전이 벌어진 끔찍한 현장에서 르웰린 모스(조슈 브롤린)는
우연히 이백만 달러가 들어있는 가방을 손에 넣는다.
그러나 이 가방을 찾는 또 다른 이가 있었으니 바로 살인마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
그리고 이들의 뒤를 쫓는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까지 합세하면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목숨을 건 추격전이 시작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synopsis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또한, 제 8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까지 휩쓴 영화입니다. 영화가 한번 보고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어,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며 비교하는 것도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묘미라고 생각이 드는 영화입니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스릴러 영화를 좋아한다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추천드립니다.
4. 스윗 프랑세즈 Suite francaise (2014) - 사울 딥
04.30일 종료 예정
" 940년,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 뷔시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매일 밤, 그의 연주를 들었다...’
음악을 공부한 프랑스 여인 ‘루실’은
저택에 함께 머물게 된 독일 장교 ‘브루노’를 경계하지만 유일하게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그에게 결국 마음을 연다.
‘잠시만, 전부 다 잊어버려요...’
오랜 전쟁으로 모든 것이 버거운 독일 장교 ‘브루노’는 오직 피아노만이 위로가 되는 일상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과 닮은 그녀로부터 점점 희망을 얻는다.
'우린 또 만날 거예요... 다른 모습으로’
모두를 위해 비밀스러워만 했던 그들의 사랑은
끝나지 않는 전쟁처럼 점점 격렬해지는데…
<스윗 프랑세즈> synopsis "
2차 세계 대전 초반을 배경으로 한 영화 <스윗 프랑세즈>는 프랑스로 망명한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작가 이렌 네미로프스키의 미완성 원작이라고 합니다. 잔잔하지만 팽팽한 긴장감, 게다가 <스윗 프랑세즈> 는 미셸 윌리엄스 배우가 주연을 맡아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5. 프레스티지 The Prestige (2006) - 크리스토퍼 놀란
04.30일 종료 예정
"세기의 전환을 맞아 격동적인 변화가 일던 1900년대 말 런던은 최고 상류층에서 마술사가 태어났고 사회에 마술이 널리 퍼져있던 시대이다. 로버트 앤지어(휴 잭맨)는 상류층 집안에서 자란 쇼맨십이 강한 마술사. 반면 고아로 자라 거친 성격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알프레드 보든(크리스찬 베일)은 자신의 마술 아이디어를 남들에게 보여 줄 배짱은 없지만 누구보다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천재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아끼는 친구이자 최고의 마술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의의 경쟁자. 그러나 그들이 최고라 자부했던 수중마술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로버트는 아내 마저 잃고 두 사람은 철천지원수로 돌변한다. 어느 날, 알프레드가 마술의 최고 단계인 순간이동 마술을 선보이고 질투심에 불탄 로버트 역시 순간이동 마술을 완성한다. 상대방 마술의 비밀을 캐내려 경쟁을 벌이면서 주변 사람들의 생명마저 위태롭게 만든다. 로버트는 알프레드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자신의 조수이자 사랑하는 여인 올리비아(스칼렛 요한슨)를 알프레드에게 접근하게 만든다. 올리비아는 로버트를 사랑하는 마음에 로버트의 라이벌인 알프레드와 생활하게 되고,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그들의 위험한 경쟁은 멈출 줄을 모르고 이제 서로를 죽이려고 까지 하는데...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진실! 그들의 마술, 그들의 관계, 그들의 인생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놀라운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
<프레스티지> synopsis
믿고 보는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프레스티지>는 휴 잭맨,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스칼렛 요한슨 등 믿고 보는 감독에 배우까지! 영화는 마술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인간의 내면까지 보여주는 영화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 <테넷>, <다크 나이트> 를 재밌게 봤다면 지금 넷플릭스로 가서 시청하세요!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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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최고의 전투씬, <한산: 용의 출현>
2022년 최고의 전투씬, <한산: 용의 출현>
ⓒ 네이버 영화
정보
개요 액션, 드라마 | 한국 | 129분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등
줄거리
1592년 4월. 조선은 임진왜란 발발 후 단 15일만에 왜군에 한양을 빼앗기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다.조선을 단숨에 점령한 왜군은 명나라로 향하는 야망을 꿈꾸며 대규모 병역을 부산포로 집결시킨다.한편, 이순신 장군은 연이은 전쟁의 패배와 선조마저 의주로 파천하며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조선을 구하기 위해 전술을 고민하며 출전을 준비한다. 하지만 앞선 전투에서 손상을 입은 거북선의 출정이 어려워지고,거북선의 도면마저 왜군의 첩보에 의해 도난당하게 되는데…왜군은 연승에 힘입어 그 우세로 한산도 앞바다로 향하고, 이순신 장군은 조선의 운명을 가를 전투를 위해 필사의 전략을 준비한다.누가 출연하나요?
이순신 | 박해일
@ 네이버 영화
박해일 배우는 굳건한 신념과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혜로운 성정을 지닌 조선 최고의
장군이자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전라좌수사 '이순신' 역을 맡았다.
와키자카 | 변요한
@ 네이버 영화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도 마다하지 않는 대담함과 잔혹함, 실전을 통해 다져진 탁월한 지략을 갖췄으며,
모두가 두려워하는 이순신과의 전쟁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모습으로 거북선의 약점을 철저하게 조사하며
조선군을 위기에 몰아넣는 '와키자카' 역을 맡았다.
어영담 | 안성기
@ 네이버 영화
조선 남해의 물길을 책임지는 수군 향도. 물길만 봐도 흐름을 읽는 노련한 장수이자 충직하고
깊은 성품을 지녔으며,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이순신 장군과 함께하는 '어영담' 역을 맡았다.
원균 | 손현주
@ 네이버 영화
조선 경상우수사. 수세에 놓인 조선의 위기 상황에서 방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번번이 이순신과 의견이 부딪치는 '원균' 역을 맡았다.
준사 | 김성규
@ 네이버 영화
이순신의 신념을 보고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항왜 군사가 된 왜군 병사.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목숨을 걸고
왜군의 결정적인 정보와 작전을 빼내 이순신 장군에게 전하고자 하는 '준사' 역을 맡았다.
최대한 스포를 뺀 리뷰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영화이다. 영화는 당항포 해전 이후
약 한달 간, 한산해전이 일어난 후일까지 그린다. 김한민 감독은 “임진왜란은 전대미문의 사태였고, 사변이었다.
조선이 굉장한 수세에 처해있던 상황에서 전라좌수사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전체적인 전황을 반전 시키는
전투가 바로 한산해전이다”라며 한산해전이 그 어떤 전투보다 벅찬 승리의 전투임을 설명했다.
ⓒ 네이버 영화
영화에는 이미 연기력으로 인정 받은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배우가 출연한다. 박해일 배우는 전작인 <명량> 속 이순신 장군과 달리 조용하고
신중한 이순신을 연기했다. 절제된 연기를 펼쳤지만, 그 안에서 에너지는 잃지 않고 눈빛만으로도 감정이 전달되는
연기를 선보였다. 변요한 배우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작품 중 가장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였는데, 극의 긴장감을
증폭시켜주었다. 왜군 최고 장군의 힘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 증량을 시도하고, 실제 일본에서 사용했던 사극 톤을 공부해서인지
와키자카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무언가 압도 당하는 분위기가 느껴졌으며 극의 무게감을 더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베테랑 배우인 안성기 배우, 손현주 배우와 팬데믹 시즌동안 활발한 활동을 펼친 김성균 배우,
그리고 라이징 스타인 김성규,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배우가 출연하여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몰입감을 높였다.
ⓒ 네이버 영화
전작인 <명량>보다 더 커진 스케일, 더욱더 발전한 VFX 기술 그리고 극의 분위기를 돋우는 음악까지!
2022년 가장 강렬하고 기억에 남을 전투씬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해본다.
제작진이 학익진 연출과 거북선 디자인 작업에 공을 들였다고 하였는데 그 노력이 여실히 보이는 장면이었다.
거북선의 활약을 스크린으로 직접 보는 순간,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역사이기에 모두 다 이 영화의 결말을 알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를 넘어 자긍심, 위로, 용기까지 얻을 수 있는 영화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스케일이 큰 영화는 무조건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꼭 영화관에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한산: 용의 출현>의 간단한 정보를 살펴보고, 리뷰를 해봤는데
어떠셨나요?! <한산: 용의 출현>은 바로 내일 개봉할 예정이니 다들 관람하시고 어떻게 느끼셨는지 남겨주세요:)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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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이 나를 살게 한다
코로나 이전 한동안 스쿠버다이빙에 미쳐 있었던 적이 있었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정말 진심으로 미쳐 있었다. 태국에서 시작한 다이빙은 필리핀, 스리랑카, 몰디브를 거쳐 멕시코와 에콰도르의 머나먼 섬 갈라파고스까지 이어졌다. 우주를 향해 멀리 쏘아 올려 떠나지 않아도, 발을 디뎌 빠져 들면 심해라는 미지의 세계가 있다는 것이 좋았다. 먼 바다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새로운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수영은 하지 못하는데, 바닷속 깊이 들어가는 다이빙은 좋아 하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그렇다 수영을 하는 것과 다이빙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파도 위에서 물에 빠지지 않게 허우적거리는 것은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고통에 가까웠으나, 파도를 넘어 짙은 푸름 속에 깊숙하게 들어가 내 숨소리만 들리는 고요함을 느끼며 천천히 해류에 몸을 맡기는 것은 편안하였다. 두려울 때, 두려움 속으로 뛰어들면 다른 세상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 그 점이 나를 바다에 계속해서 뛰어 들게 만든 건지도 모른다.
두려움과 두려움을 이기는 감정을 동시에 느낄때면 <라이프 오브 파이>를 떠올렸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는 파이의 가족은 캐나다로 이민을 결정하고, 동물들과 함께 배를 타고 캐나다로 긴 여정을 떠나지만, 얼마 가지 못해 폭풍우를 만나게 되고 배는 침몰하여 파이만이 유일한 생존자가 된다. 홀로 살아남게 된 그의 구명보트에 다친 얼룩말, 굶주린 하이에나, 오랑우탄과 표류하게 되는데, 모두를 놀라게 만든 것은 바로 보트 아래에 몸을 숨기고 있던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 배고픔에 허덕이던 동물들은 서로를 공격하고 결국 리처드 파커와 파이만 남게 된다. 호랑이와 단둘이 배에 남게 되는 기가 막힌 상황이 되고 만다. 두려움으로 가득 찰 수 밖에 없는 그 순간에도 파이는 살아갈 방법을 생각한다.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 덕분에 내 정신은 또렸해졌다. 호랑이를 굶주리지 않도록 돌보는게 나의 목표가 되었다. 리처드 파커가 없었다면 나는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
온갖 어려움을 겪고, 호랑이와 함께 망망대해를 건너 마침내 육지에 다다른 파이에게 사람들은 믿지 못할 이야기 대신 믿을 만한 이야기를 원하고, 파이는 다른 버전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는 묻는다 어떤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냐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스펙터클한 사건에 이어진 호랑이와의 동행 내내 긴장하고 흥미진진했다가, 아름다운 영상에 눈호강을 하며 감탄했다가, 마음을 쿡 찌르는 두번째 이야기에 ‘그래서 진실은 무엇일까’ 당황한 채 영화가 끝나버려 멍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움이 나를 살리게 했다는 파이의 말이 자주 떠올랐다.
나이가 들고 지킬 것이 많아지니, 그만큼 두려운 일도 자주 생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러다 무슨 일이 나는 것은 아닐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위태로운 상황이 닥칠 때 마다 망망대해에 호랑이 한 마리와 작은 구명보트에 타고 있는 파이가 된 것 같았다.
맞설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속으로 풍덩 빠져 이겨내게 되는 마법같은 일이 생기고 견딜 수 없는 것도 견디게 되었다. 결국 가장 큰 두려움은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나 짐작에서 오게 되는 것이니까.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게 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이 바다도, 호랑이도 지금은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결국은 나를 살리게 하는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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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당신에게
! 이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감독) 오시야마 키요타카
주연) 카와이 유미, 요시다 미즈키
작년 9월, 5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한다. 만화 천재 ‘후지노’와 그녀를 따르는 ‘쿄모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룩백>이다. 일본 현지 반응이 심상치 않았으며, 국내에서도 성공한 애니메이션인 <체인소맨>의 원작자 ‘후지모토 타츠키’의 작품이기 때문에 <룩백>은 개봉 전부터 꽤나 큰 기대를 받았다. 개봉 직후부터 입소문을 탄 <룩백>은 탄탄한 팬층을 형성하며 30만 관객을 모집하는 큰 성과를 거둔다.
그렇다면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이 작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룩백>은 학교에서 네컷 만화를 연재하는 ‘후지노’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그녀에게 만화는 ‘잘하는 것’ 정도이다. 친구들의 칭찬을 받으면서도 만화가가 되는 것을 열망하진 않는다. 그러던 그녀의 삶에 ‘쿄모토’가 등장한다. 쿄모토의 만화는 이렇다 할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구도와 묘사를 보았을 때 대단한 실력자가 그린 것만은 확실했다. 자극을 받은 후지노는 만화 그리기에 열중하지만 좁혀지지 않는 간격에 만화를 그만두어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후지노는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쿄모토의 집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열성팬인 쿄모토를 마주한다.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은 누군가에겐 평생의 과제일 것이다. 찾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두 가지가 일치하기는 더욱이 어렵다. 재능이 있다고 믿은 분야에서 진짜 재능을 만나 벽을 느끼기도 하며, 좋아하는 일이 싫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후지노에게는 만화가 그러했을 것이다. 쿄모토의 만화를 본 그녀는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노력하지만 쿄모토를 따라잡지 못한다. 만화를 그만두는 후지노의 선택은 현실과의 타협이었다. 그러던 그녀의 앞에 나타난 쿄모토가 그녀의 오래된 팬임을 밝혔을 때, 후지노는 지금까진 없었던 새로운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후지노와 쿄모토는 공동 작업을 시작한다. 쿄모토는 후지노가 짜놓은 이야기 속의 배경을 그린다. 그들의 포지션은 그들의 관계성과도 닮아있다. 쿄모토는 후지노의 배경이다. 쿄모토는 후지노를 선망해왔다. 후지노의 방에서의 그들의 위치 또한 의도되어있다. 바닥에 앉아있는 쿄모토가 책상 앞 의자에 앉아있는 후지노의 등을 바라보는 구조인 것이다. 후지노의 입장에서 쿄모토는 자신을 빛내주는 사람이며, 든든한 지원자이자 팬이자 동기부여의 대상이다. 그녀는 이제 만화에만 몰두할 수 있다. 그녀의 배경은 풍요롭게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점차 성장해간다. 그러면서 각자의 꿈을 키워나간다. 결국 후지노와 쿄모토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자연스럽게 쿄모토의 시선으로 시작된 Look Back의 주체는 후지노에게 넘겨진다. 쿄모토의 Look Back이 후지노의 등을 보는 것이라면, 후지노의 Look Back은 뒤를 돌아보는 것이다. 허나 책상 앞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뒤쪽은 신경쓰지 않아도 될 부분이다. 쿄모토는 항상 뒤에 있을 것이며 지금 집중해야하는 것은 눈 앞의 만화이다. 그런 그녀에게 쿄모토와의 이별은 아쉽지만 이겨낼 수 있는 사건이다. 그녀는 더이상 뒤돌지 않는다. 이젠 뒤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인기 작가가 된 후지노는 어느 날 한 가지 사건을 전해 듣는다. 쿄모토가 괴한의 습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충격에 빠진 후지노는 죄책감을 느낀다. 그녀가 그 날 쿄모토의 집에 가지 않았더라면, 쿄모토는 지금 살아있을 것이다. 그녀는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고 자책한다. 어쩌면 그녀가 뒤를 돌아보지 않은 건, 쿄모토가 신경쓰지 않아도 될 존재가 아닌 등을 내어줄만큼 믿을 수 있는 존재였고, 떨어진 후에도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후지노의 Look Back은 공간적 차원에서 시간적 차원으로 넘어간다.
후지노의 배경이 되어준 쿄모토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쿄모토와 함께한 시간들은 후지노의 삶에 생생히 남아있다. 후지노는 깨달았을 것이다. 쿄모토가 그린 배경은 훨씬 장대하고 아름다웠다는 것을. 이제 그녀는 쿄모토를 위해 만화를 그린다. 쿄모토가 그려준 배경에 어울릴만한 솜씨를 갖기 위해서, 그리고 쿄모토가 채워준 삶의 배경에서 씩씩하게 살아갈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후지노의 작업실 창문에는 네컷만화가 붙어있다. 그리고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시선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한 번 뿐인 인생에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 놓인다. 그 선택의 결과는 당장은 알 수 없으며, 우연과 필연 사이의 운명과 같은 사건들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 통제할 수 없는 삶은 가혹하며,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고통을 수반한다. 그때 그 선택을 했더라면 또는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는 후회는 먼지보다도 작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의 눈은 앞만 볼 수 있어서, 뒤를 돌아보면 다시 앞을 볼 수 없다. 정확히는 원래는 앞이었던 뒤를 볼 수 없다. 그리고 그 시간이 오래 지속되면 내가 보는 방향이 앞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그렇게 역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갉아먹으면서도 그것을 멈출 수 없다.
<룩백>은 공교롭게도 ‘룩백(Look back)’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위로가 담긴 작품이다. 등을 본다는 의미에서의 <룩백>은 누군가의 뒤를 지켜준 이들에 대한 감사 표시일 수 있겠다. 부모님, 배우자, 은인 등 각자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쿄모토가 그 대상일 것이다. 뒤를 돌아본다는 의미에서의 <룩백>은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 그리고 놓친 것들에게 대해 후회하는 사람들에 대한 위로이다.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뒷편의 모습들을 충분히 사유하고 기억하되, 그것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다가왔다. 앞을 보고 살아왔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것들이 있었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다. 후지노는 자신이 쿄모토를 구하는 이야기를 만화를 통해 그려냈다. 후지모토 타츠키는 <룩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위로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57분간의 짧은 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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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인 2부 | 발버둥칠수록 더 빠져드는 총체적 난국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간 몸속에 가둬진 외계인 죄수 설계자의 탈옥을 막으려다 고려시대에 갇혀버린 ‘이안’(김태리). 우여곡절 끝에 시간의 문을 여는 '신검'을 되찾은 그녀는 '썬더'(김우빈)을 찾아 미래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미래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과거 이안을 구해준 은인 '무륵'(류준열)은 자기 몸속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존재에 관해 묻기 위해 그녀를 찾는다. 삼각산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은 무륵 몸속에 요괴가 깃들었다고 의심한다. 신검을 찾아 눈을 고치려는 맹인 도사 ‘능파’(진선규)와 설계자와 함께 미래로 돌아가려는 ‘자장’(김의성)도 이안을 뒤쫓는다.
그 사이 2023년 서울은 '설계자'가 터뜨린 외계물질 '하바' 때문에 혼란에 빠지고, 우연히 외계인의 정체를 확인한 '민개인'(이하늬)은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한다. 모든 하바가 터지기 48분 전, 드디어 과거로부터 시간의 문이 열리고 세계의 운명은 이안의 손에 떨어진다.
<외계+인 2부>, 뒷심도 부족했다
2022년 여름에 개봉한 <외계+인 1부>는 관객 150만 명을 겨우 넘기는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이 730만 명이었고, 흥행에 실패한 적 없는 최동훈 감독 작품이었기에 더욱 충격적인 성적표였다. 비평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장르, 다른 하나는 이야기였다.
<외계+인 1부>는 무협 판타지와 SF라는 장르를 섞어내려 했다. 하지만 두 장르의 근본적인 특성과 차이를 무시한 채 익숙한 CG로 도배해 버렸다. 결국 낯선 세계관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도 못했고, 화려한 볼거리도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기시감을 벗어나지 못했다. 고려시대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도 혼란스러웠다. 두 시간대 사이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 자연히 최동훈만의 개성도 좀처럼 자리를 못 찾았다.
이는 1년 반 만에 돌아온 <외계+인 2부>의 과제이기도 했다. 두 문제를 해결하면 반등을 기대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일부 단점은 해결된 듯 보인다. 전편에서 시작된 서사는 설득력 있게 끝맺었다. CG와 액션도 규모에 걸맞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그러나 전편의 평가를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개선점은 예상 못한 문제를 유발했고, <외계+인 2부>만의 새로운 문제점도 튀어나왔기 때문.
터널 끝 빛은 찾았다
가장 눈에 띄는 개선점은 편집이다. 전편과 달리 과거와 현재가 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주인공이 현재로 넘어가거나 새 캐릭터를 소개하는 대목처럼 이유가 확실할 때만 화면이 전환되기 때문. 그 덕분에 마지막에야 전체 윤곽을 간신히 볼 수 있었던 1부와는 달리, 2부의 전체 내용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부 줄거리를 요약한 대목도 영리한 선택이다. 전편 내용을 환기하고, 새 관객의 진입 장벽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는 최동훈 감독의 스타일이 살아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외계+인 2부>는 전편에서 미스터리로 남겨둔 이안과 무륵의 인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이때 두 주인공 몸 외계인의 정체를 활용해 나름의 반전을 선사하고, 긴장감을 고조하는 전개가 꽤 효과적이다. '안옥윤'(전지현)과 미츠코가 쌍둥이라는 사실을 살려 이야기를 비틀었던 전작 <암살>을 연상시킨다.
1부에서 호평받은 액션은 한 층 더 발전했다. 특히 날아다니는 칼을 활용하는 능파 캐릭터 덕분에 액션이 더 육체적이고 과격해졌다. 능력이 확연히 구분되는 캐릭터들이 합을 맞추는 클라이맥스도 과장 보태 <어벤져스>를 보는 듯한 인상을 순간적으로 준다. 다만 아쉬움도 있다. 기대에 비해 액션 스케일이 크지 않고, 괴물과 도사들이 싸우는 모습도 <전우치>에서 본 액션과 유사해서 새롭지는 않다.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다
그런데 편집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는 대목도 있다. 전체 스토리를 직관적으로 편하게 이해하도록 얼개를 짜는 과정에서 여러 장면이 잘려나간 듯 보인다. 이처럼 설득력을 더할 분량이 곳곳에서 사라진 결과, 흐름은 급하고 세밀함은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들이 특정 상황에 처하거나 새로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관객이 그 여파를 음미할 시간도 충분치 않다.
이안이 무륵의 정체를 깨닫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무륵이 자기를 구해준 소년이었음을 깨달은 이안은 크게 기뻐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녀의 표정은 어두워진다. 무륵의 몸속에 외계인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 이에 이안은 무륵을 홀로 남겨두고 떠난다. 이 일련의 과정에는 5분가량의 분량만 배정된다. 생명의 은인과 십수 년 만에 다시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치고는 지나치게 빠른 전개다.
새 캐릭터인 능파의 묘사도 비슷하다. 자장에게 눈을 잃고 밀본에서 쫓겨난 그는 신검을 찾아 헤맨다. 신검으로 눈을 고친 후 자장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런데 영화는 그의 과거사를 자장의 수발을 들던 한 노파의 말과 능파의 대사로 가볍게 짚고 넘어가는 데서 그친다. 결국 두 편의 영화를 보고 나서도 등장인물들의 내적 변화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자연히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기도 쉽지 않다.
여전히 부족한 일관성
이에 더해 <외계+인 2부>는 전체적으로 톤이 불안정하다. 이는 1부와 공유하는 단점이다. 다만 원인은 다르다. 1부는 무협 판타지와 SF라는 장르 간의 부조화가 문제였다. 고려시대를 주 배경으로 삼았고, 가드와 썬더를 제외한 모든 인물이 판타지 세계에 속해 있었다. 그런데 정작 극 중 비중은 가드와 썬더에게 집중됐다. 그렇다고 그들의 SF 이야기가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그렇게 1부는 판타지와 SF 사이에서 부유했다.
2부에서는 다행히도 판타지와 SF의 간극이 작다. 과거와 현재의 연계가 확실해지고, 관객이 세계관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번에는 유머 때문에 전반적인 톤이 흔들린다. 이는 감독의 전작인 <전우치>와의 차이점이다. <전우치>는 유쾌하나 가볍지 않았다. 자유분방한 '전우치(강동원)'의 반대편에서 '화담(김윤식)'과 '천관대사(백윤식)'가 무게를 잡아줬으니까. 덕분에 후반부에 분위기가 무거워져도 어색하지는 않았다.
반면에 <외계+인 2부>는 강박에 사로잡힌 듯하다. 무륵, 민개인, 썬더 모두 관객을 어떻게든 웃기려 한다. 물론 두 신선이 현대에 온 장면처럼 웃음이 터질 때도 있지만, 그보다는 유머에 대한 집착 때문에 잃는 게 더 많다. 당장 톤이 불안정하니 몰입도가 떨어진다. 이는 시작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주막에서 이안은 자기를 쫓는 도사 둘과 싸운다. 이때 상황에 비해 도사 둘이 너무 가볍다. 다른 영화 캐릭터라 해도 안 놀랄 정도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균형을 못 찾는다. 빌런도 무게감을 잡지는 못한다. 자장은 설계자의 부하일 뿐이라 존재감이 약하다. 설계자 역이었던 소지섭도 회상씬에만 등장한다. 그렇다고 CG로 만든, 말 못 하는 외계인에게 역할을 기대할 수도 없다. 자연히 클라이맥스에서는 전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결연함, 비장미가 거의 안 느껴진다. 결국 <외계+인 2부>에는 더 화려해진 <전우치>를 보는 즐거움만 있을 뿐, 큰 감흥이 없다.
캐릭터 교통정리에 실패하다
캐릭터 교통정리에 또 한 번 실패하면서 영화는 더 꼬인다. 원래도 등장인물이 많은데, 여기에 새 캐릭터가 추가된다. 능파와 민개인처럼 1부에서 얼굴만 비췄거나, 등장하지 않은 인물들의 서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기존 캐릭터의 이야기도 미처 끝맺지 못한 상황이니 영화는 자연히 과부하에 걸릴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외계+인 2부> 곳곳에서는 우연과 억지가 등장한다. 민개인이 경찰 대책 본부에 불쑥 쳐들어가서 억지를 부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완성도만 깎아 먹은 불필요한 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장면이 없더라도 그녀의 행적을 이해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 비록 1부만큼은 아니어도, 중반부까지는 정신없는 지점이 적지 않은 이유다.
이번에도 최동훈 감독 작품 답지 않은 대사 역시 문제를 키운다. 최동훈은 본래 명대사 제조기로 유명했다. 극 중 인물이 바로 옆에서 말을 걸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말 맛을 살릴 줄 알았다. "묻고 더블로 가!"나 "내 몸속에 일본 놈들의 총알이 여섯 개나 박혀 있습니다." "구멍이 두 개지요." 같은 대사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외계+인 2부>에서는 외려 대사 때문에 몰입이 깨진다. 대사가 상황을 설명하는 도구에 그치기 때문이다. " ~~로 갑시다", "~~를 합시다/해야 돼", "저게 뭐지?"처럼 상황을 설명하기 바쁜 작위적인 대사가 쏟아진다. 자연히 캐릭터는 설명 기계에 불과해지고, 안 그래도 등장인물이 많은 가운데 제각기 매력이나 존재감을 뽐낼 기회도 잡지 못한다.
<외계+인>이라는 늪
애초에 <외계+인> 시리즈는 기획부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다. 판타지 액션과 SF를 합치고, 10명 넘는 캐릭터가 한 데 등장하는 최동훈 스타일을 더했다. <신과 함께> 시리즈처럼 원작이 있는 작품도 아닌데 한 번에 촬영을 마친 후 1부와 2부로 나눠서 개봉했고, 막대한 제작비까지 쏟아부었다. 성공만 하면 기념비적일 수 있었던 블록버스터였다. 단지 1부에서는 도박수가 통하지 않았고, 2부에서 실패가 확정됐을 따름이다.
어찌 보면 <외계+인 2부>는 늪이나 다름없다. 가능한 범주 내에서 1부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그 노력이 또 다른 문제를 키우고, 2부 만의 문제도 더해진 이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벗어나려 노력할수록 수습하기 어려워지는 늪이자 총체적 난국인 셈이다. 어떻게든 결말에 도달한 최동훈 감독의 뚝심만이 그의 차기작을 기대케 할 뿐이다.
Poor 형편없음
우여곡절 끝에 겨우 다다른 우당탕탕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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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진짜 큰 영화가 온다??♀️??♂️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어나더 비주얼 작은거 말고 진짜 큰걸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