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두codu2024-12-03 13:33:56
죽음을 옆에서 바라봐 주는 사람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룸 넥스트 도어>(2024)
해당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생한 삶의 복판에서 죽음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생의 끝에는 죽음이 있다. 죽음이 주는 공포를 크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죽음을 외면한 채 생각하지 않으려 애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자신의 두려움에 용감하게 맞서기도 한다. 잉그리드(줄리안 무어)는 자신이 갖고 있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책으로 쓴다.
강렬한 붉은색 옷을 입고 ‘환희와 우울’을 오가는 자궁경부암 3기의 시한부 환자인 마사(틸다 스윈튼)는 항암 치료뿐 아니라 새로운 치료법들의 피험체가 되어 암과의 투쟁을 치르고 있다. 자신의 몸 상태를 받아들이고 이미 죽음까지 결심했던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다. 창백하고 건조한 얼굴로 화면을 가득 채우며 등장하는 틸다 스윈튼은 삶과 죽음을 동시에 겪는 인물을 표현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배우임을 몸소 보여준다. 마사라는 인물 자체는 모든 색을 빼앗긴 듯 창백하지만,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은 생동감 넘치는 색의 향연이다. 집은 감각적인 미술품과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마사가 마지막을 보낼 장소 역시 붉은색과 녹색을 주축으로 살아있는 색의 생기로 가득하다.
오랜만에 마사와 만난 잉그리드는 그의 말을 들어주며 언제든 곁에 있어주려 노력한다. 마사는 그런 잉그리드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의 곁에 있어줄 것을 부탁한다. 자신이 안락사를 실행에 옮길 어느 밤에 자신의 옆방에 있어줄 것을, 이 여정에 동행해 주기를 부탁한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잉그리드에게 이는 어렵고, 불편하고, 무서운 부탁이다. 마사의 선택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왜 하필 잉그리드 자신이어야 하는가? 잉그리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글로 쓰는 것을 넘어 죽음 그 자체를 마주할 위험, 혹은 기회를 마주하게 된다.
원래 마사의 계획은 잉그리드가 옆방에서 닫힌 문으로 자신의 죽음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잉그리드는 마사의 옆방에 있지도 않았고, 닫힌 문이 아닌 투명한 테라스 유리창 너머에서 초록색 선베드 위에서 선명한 노란 정장을 입고 영면에 든 마사를 보게 된다. 마사의 죽음은 고통스럽기보다 평안해 보인다. 그가 원하던 ‘평화와 정적’이 거기에 있다. 문 뒤에 도사리는 죽음을 예감하며 문을 여는 것과 선 베드에 누워 흐드러지게 누워 있는 죽음을 통유리로 마주하는 것 중 무엇이 잉그리드에게 나은 지는 알 수 없으나 품위를 지킨 죽음의 이미지로 그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었다.
아름다운 날에 좋아하는 새소리를 들으며 떠난 마사는 딸 미셸의 모습으로 살아 돌아온다. 극 중 마사는 계속해서 자신과 사이가 소원한 딸 미셸을 언급한다. 마사의 죽음 후 엄마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공간을 찾게 되는데 틸다의 1인 2역으로 인해 그 건물은 마사와 잉그리드 외에 다른 인물은 허락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잉그리드는 “집이 너로 가득”하다고 말하며 마사이자 미셸인 그 존재를 애틋하게 바라본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만든 <룸 넥스트 도어>라는 공간은 죽음 직전에 잠시 거처하는 유예의 시공간이다. 그곳에서 마사와 잉그리드는 죽음을 기다리고 두려워하며 때로는 즐겁게 죽음의 시간을 보낸다. 마사의 죽음 옆에서 우리는 그저 그의 죽음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생애도 마주한다. 짧지만 분명한 플래시백으로 보여지는 마사의 과거는 약간의 단서만 제공하며 마사의 삶을 가늠하게 한다. 다소 전형적으로 그려지는 삶의 단편들은 오히려 삶과 죽음의 보편성을 부여한다.
<룸 넥스트 도어>는 안락사를 이상적이게 그려낸 듯도 하고, 저 정도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평온하고 안정적인 안락사를 할 수 있다는 감상도 준다. 저 아름다운 풍경과 안전한 환경은 분명 이상적이며 환상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이상적인 안락사 세트장 같다. 그러나 어떤 삶을 미화할 수 있듯이, 어떤 죽음도 미화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지막을 꿈꾸는 것이야말로 큰 욕망이자 환상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 모든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함께 죽음을 동행해 주는 친구 잉그리드다.
감독은 비단 개인의 죽음에 대해서만 다루지 않는다. 인물의 입을 빌어 기후위기로 인해 전쟁터가 되어버린 지구와 사회가 맞이한 시한부의 상태를 개탄하기도 한다. 마사가 겪는 시한부의 삶은 모든 지구인이 겪어야 할 삶과 다르지 않다. 성공적인 치료법을 통해 개선될 수도 있지만 고통스러운 삶을 견뎌야 하는 것이다. 이제 죽음은 더 이상 나이의 문제도 아니다. 잉그리드의 책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는다. 젊은 세대의 불안과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만큼 젊은 죽음은 적지 않다. 우리 모두는 전쟁 같은 삶의 비극 속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잉그리드 “비극 속에서 사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다. 마사의 폭풍 같은 삶과 선택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여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잉그리드는 마사의 전쟁 같은 삶과 평화로운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애쓴다. 그것은 그가 좋은 관찰자이자 작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의 죽음, 인류의 죽음 나아가 문명의 죽음을 말하는 영화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어떤 죽음을 맞이할지, 누구와 자신의 마지막을 함께할지 고민해 볼만한 영화들을 계속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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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시린 겨울을 달랠 '뉴 크리스마스 클래식'
남겨진 사람들
이 영화의 주인공은 가족 없이 독수공방 하는 역사 선생님 폴 허넘(폴 지아마티)이다. 어느 해의 크리스마스이브. 폴이 소속한 고등학교는 이미 방학을 하고도 남았다. 텅텅 빈 학교. 학교가 비었다는 의미는 폴에게 자유를 의미한다. 하지만 ‘바튼 아카데미’엔 남은 학생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영화의 다른 주인공 앵거스(도미닉 세사)였다. 당연히 앵거스 혼자만 남은 건 아니다. 여러 학생들이 있었다. 다른 학생과 걸핏하면 싸우는 앵거스. 앵거스는 여러모로 골칫덩어리였다. 크리스마스인데 내가 얘를 봐야 해? 폴에게 스트레스가 팍팍 쌓인다. 귀찮아 죽겠는 건 폴도 마찬가지지만 앵거스도 선생님이 좋진 않다. 학생들에게 있어 비호감덩어리인 폴 선생님. 귀찮은 사람 한명 더 추가다. 둘을 위해 일을 해야 했던 메리 선생님이 급식실에 있다. 메리 선생님도 딱히 방학 중에 일하고 싶지 않다. 못난 놈들은 얼굴만 봐도 흥겹다는데, 메리, 앵거스, 폴은 서로 보기만 해도 꼴 보기 싫다. 과연 세 사람의 크리스마스는 어떨까?
느낌 알잖아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서 맡아본 향기라는 점이다. 솔직히 이런 영화 어디서 본 것 같다. 버려진 사람들이 펼치는 이야기? (아예 딴판이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가 생각난다. <브로커>같은 영화들 대안가족에 대해 다루고 이 <바튼 아카데미>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면 크리스마스에 사람들이 모여 나름의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나 홀로 집에>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한다. 이런 연대와 유머, 감동을 갖춘 영화는 뭐 비단 두 영화와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아주 많다(크리스마스로 국한 짓지 않아도 있다). 이 <바튼 아카데미>는 우리가 아는 맛 그 자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적절하게 터지는 유머와 영화의 톤을 감싸고 있는 따뜻한 분위기 하나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충분한 것이다.
그 이면을 꾹 눌러보면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견지해 온 필모그래피의 특성이 드러나는 듯하다. 그 특성은 깊숙한 인간관계 탐구다. 글쓴이는 이 영화를 보면서 <디센던트>가 생각났다. <디센던트>는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를 두고 세 명의 딸과 아버지가 펼치는 이야기다. 어머니가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위기에 봉착한다. 그럼 어떤 영화가 만들어질까? 부녀가 함께 힙을 합쳐 가족 간의 정을 교류하는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 같다. 하지만 글쓴이는 <디센던트>가 마냥 연대만 강조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 반대의 이야기도 어느 정도는 챙겼다.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 멀리 떨어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바튼 아카데미> 역시 이야기를 아이러니로 끌고 간다. <디센던트>와는 당연히 다른데, 대안가족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함께 있다는 것’의 의미를 설명하는 아이러니가 이 <바튼 아카데미>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작품의 엔딩이 묵직하게 다가가는 이유도 이 아이러니의 의미를 영화가 잘 고수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뉴 크리스마스 클래식
글쓴이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씨네랩 감사합니다!) 든 생각은 ‘이 영화는 새로운 유형의 크리스마스 클래식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다. 여러분은 크리스마스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글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트리 앞에서 파티를 여는 모습이 생각난다. 인스타그램 키면 친구들이 스토리에 자기 나름대로 그 파티 현장을 올리기도 하고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이를 다루기도 했다. 영화는 그 두 가지를 다뤘다. 우선 전자, ‘우리 현실에서 맞이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라는 점은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기본 설정에서 읽을 수 있다. 물론 친구들이 많아서 나름대로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분이 다수인 건 알고 있지만, 솔직히 인간이라면 크리스마스 같은 날에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다고 생각한다(인스타그램과 틱톡이 그 외로움을 더 부추기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바튼 아카데미>는 기본 설정부터 차근차근 밟아가면서 외로운 사람들의 내면을 다룬다. 그리고 폴과 앵거스가 이끄는 차의 뒷자리에 앉게 유도한다. 차에 동승함으로써 우리가 느끼는 건 캐릭터들이 다 우리가 잘 아는 마음들을 느끼고 있다는 공감과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따뜻한 위안이다. 또 후자 ‘크리스마스 파티’도 다룬다. 이는 전자와는 반대되는 성격인데, 글쓴이는 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묘사하는 방식이 단순히 하나의 사건으로 머무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파티에 관한 부분이 어떻게 반복되는지 여러분이 직접 확인하셨으면 좋겠다.
급식실 아주머니, 도시락 반찬 가득히
그냥 일반적인 코미디, 가족영화로 읽어도 충분히 좋은 영화인 <바튼 아카데미>지만 그 이면에 깔려있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다. 바로 1970년대라는 시간적 배경이다. 메리라는 인물의 아들과 관련한 설정을 제외하면 '그냥 2022년'이라고 하고 밖에서 마스크 끼는 인물들로 배경을 설정해도 큰 문제는 없다. 근데 왜 하필 1970년대로 설정했을까? 바로 이 영화의 화면의 질감과 음향 연출을 통한 고전적인 향취 때문이다. 글쓴이는 보면서 왜 <황무지>와 <졸업>, <택시 드라이버>가 생각났을까? 그 이유는 화면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방식에 있다. CG로 사람도 딥페이크로 구현하는 현세대에서 인간관계성을 탐구하는 것도 아날로그틱한데 영화의 형식까지 그 형태를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 영화의 예고만 봐도 고전적인 향기가 짙은데 실제 작품 안에서도 이를 충분히 구현한다. 어떤 장면에서? 글쓴이는 이 영화 안의 눈밭 장면이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인물들이 눈밭에서 하는 모든 행동들은 1970년대 할리우드의 향기 그 자체다. 이렇게 영화가 이야기와 장면의 형식을 일치하게 연출한 것이 이 <바튼 아카데미>를 두고 생각하면 별 것 아닌 듯 하다. 하지만 굉장히 중요하고,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이룬 성취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아카데미 거기 서라
이렇게 감독이 영화의 장면 연출과 촬영, 편집을 딱 맞게 만들었다는 뜻은 이 영화를 확실하게 통제했다는 의미이다. 이 의미는 크다. 글쓴이는 영화라고 하는 것이 감독이 만든 세계 하에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이 <바튼 아카데미>가 시네마의 의미 그 정확한 지점을 찔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오펜하이머>에서 봤던 크리스토퍼 놀란의 연출력에서 볼 수 있던 것이었다. 규모의 관점에서 판이한 두 영화가 어떻게 공통점을 갖냐고? 바로 결과물의 측면에서 비슷하다. <오펜하이머>에서 컬러로 된 이야기 / 흑백으로 된 이야기가 별개로 전개되다가 하나의 사건으로 부딪혀서 쾅 터지는 지점이 있지 않나? 이런 것들은 <오펜하이머>의 통일성을 부여하는 연출이었다. <바튼 아카데미> 역시 마찬가지다. 판타지물이 많은 현대에 인간관계를 강조한다. 그것도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오리지널 한 인간의 감정들을 이야기로 삼겠다는 것이 영화의 포맷이다. 그러려면 1970년대 이야기를 갖고 오는 게 좋겠지? 이왕 아날로그를 다룬다면? 이에 대한 결론이 모인 집합체가 <바튼 아카데미>다. 이게 단순히 <오펜하이머>가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철저하게 받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바튼 아카데미> 최고야’라고 주장하는 걸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아쉬웠던 영화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 영화가 정말 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면 더 필요한 게 있지 않았을까? <바튼 아카데미>나 <오펜하이머>는 그런 것들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 존재의 모순(<오펜하이머>)과 사람 사이의 연대(<바튼 아카데미>)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뿐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아카데미가 이 <바튼 아카데미>를 수많은 후보군으로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작품/편집/각본상에 노미가 됐는데 뭐 모든 부분에서 시상이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바튼 아카데미>가 받는다고 해도 절대 일어나선 안될 일이 일어난 대이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바튼 아카데미>는 총 다섯 가지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 작품/편집/각본이 아닌 두 분야는 남주/여조다. 각각 폴 지아마티와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인데, 이 두 사람 중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건 여우주연상 후보인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다. 당장 강력한 상대는(글쓴이가 생각하기에)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의 조디 포스터다. 하지만 그나마 뽑자면 그런 거지 사실 거의 유력하다고 생각한다.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는 이 영화에서 든든한 버팀목 같은 연기를 보여준다. '왜 유달리 든든할까'라는 점을 물었을 때 답할 수 있는 것을 보면 감정적인 설득력이라고 답하고 싶다. 이 인물이 보여주는 행보에 주목해서 영화를 본다면 큰 감동을 느끼실 것 같다. 남우주연상 후보인 폴 지아마티도 상을 받는다고 해도 이상할 일은 아니지만 BAFTA(영국 아카데미)와 SAGA(미국 배우 조합상)에서 킬리언 머피가 상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성이 그렇게 높진 않다. 폴 지아마티의 연기는 어떻게 해야 이 영화가 전하고 싶은 마음을 전할 수 있는지를 철저하게 연구한 연기다. 앵거스 역을 맡은 도미닉 세사와 시시건건 충돌해야 강조되는 것을 잘 체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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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로 보는 노벨문학상
2024년 10월 10일 목요일,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습니다.
바로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유수의 작품을 쓴
작가 ‘한 강’이 한국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인데요.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수상을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합니다!
한 강 <채식주의자> + 영화 <채식주의자>
아니 에르노 <사건> + 영화 <레벤느망>
올가 토카르추크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 영화 <스푸어>
도리스 레싱 <그랜드마더스> + 영화 <투 마더스>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 + 영화 <비러브드>
*image: https://han-kang.net / 각 도서별 출판사
영화 <채식주의자>(2010), 임우성
줄거리
꽃이, 나무가 되고 싶었던 그녀... 채식주의자 영혜 예술을 향한 욕망에 사로잡힌 그... 민호 두 사람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싶었던 또 다른 그녀... 지혜 어느 하나 다를 것 없는, 그 누구보다 평범한 삶을 살아온 영혜는 돌연 채식주의를 선언한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채식주의 선언은 그녀의 남편을 비롯한 다른 가족들을 당황스럽게 한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던 어느 날, 고기를 먹지 않는 영혜에게 그녀의 아버지는 고기를 먹을 것을 강요하며 폭력을 휘두르고, 급기야 영혜는 발작을 일으키며 과도로 손목을 긋는다. 한편 민호는 계속되는 슬럼프에 괴로워하던 중 아내로부터 처제인 영혜가 스무 살까지 몽고반점이 남아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강렬한 예술적 영감에 사로잡히는데...
영화 <레벤느망>(2022), 오드리 디완
줄거리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안’은 예기치 못한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낳으면 미혼모가 되고, 낳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안’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끝까지 가기로 결심하는데…
영화 <스푸어>(2017), 아그네츠카 홀란드
줄거리
두셰이코는 은퇴한 괴짜 건축기사이자 점성술사이며 채식주의자로, 체코와 폴란드 경계에 위치한 작은 산골 마을에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밀렵꾼으로 활동하던 이웃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 불가사의한 죽음을 해결할 단서라고는 집 주변에 남겨진 노루 발자국뿐이다. 시간이 흐르고 소름 끼치는 살인이 몇 건 더 발생한다. 희생자들은 모두 지역 상류층에 속하는 사냥꾼이다. 아무리 경찰 조사를 진행해도 아무런 소득이 없자, 두셰이코는 이 모든 살인이 야생 동물의 짓이라는 가설을 세우게 된다.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영화 <투 마더스>(2013), 안느 퐁텐
줄거리
어린 시절부터 자매처럼 늘 함께였던 릴(나오미 왓츠)과 로즈(로빈 라이트).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남편을 떠나 보낸 릴과 이안(자비에르 사무엘) 모자를 가족처럼 보살피는 로즈와 그녀의 아들 톰(제임스 프레체빌). 네 사람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다. 어느 날, 이안은 로즈에게 숨겨왔던 진심을 고백하고, 그녀는 매력적인 남자로 성장한 이안의 유혹을 뿌리 치지 못하고 키스를 받아들인다. 한편, 톰은 자신의 친구와 엄마의 관계를 목격한 뒤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릴을 찾아간다. 릴과 톰, 로즈와 이안, 이제 네 사람은 서로의 비밀을 공유한 채 멈출 수 없는 사랑에 빠져 드는데…
영화 <비러브드>(1998), 조나단 드미
줄거리
노벨상을 수상한 토니 모라슨의 동명소설을 영화한 작품. 국내엔 개봉 없이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남북전쟁 시기의 미국, 여자 흑인 노예 세더는 자유를 찾아 농장을 탈출한다. 그러나 곧 노예 사냥꾼들의 추적이 시작되고 그녀는 붙잡히기 직전 어린 딸의 목숨을 스스로 끊어버린다. 노예의 비참한 운명을 물려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 세월이 흘러 전쟁이 끝나고 세더는 자유의 몸이 된다. 그러나 과거의 악몽에 시달리는 세더는 예전 같은 노예였던 폴디, 딸 덴버와 함께 스스로 폐쇄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세더의 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가 찾아온다. 비러브드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겉모습은 장성한 처녀이지만, 행동거지는 아이처럼 하는 이상한 아이다. 폴디는 이 영문모를 소녀의 존재를 꺼림칙해하지만, 세더와 덴버는 친자식처럼 애정을 가지고 보살펴 준다. 결국 폴더는 비러브드와의 갈등 끝에 집을 떠나고 세더의 집에는 미묘한 변화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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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를 기억하며
불초상은 보면 볼수록 켜켜이 쌓이는 무언가를 보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스토리에 집중하게 된다면 그다음은 각 인물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보게 되고 어떤 연출 기법을 사용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등을 말이다. 지브이나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영화에 대한 깊이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영화에 나오는 주요 인물인 마리안느, 엘로이즈, 소피가 각자 자신의 삶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를 보며 각 개인의 가치관이나 태도 또한 이해하려 노력해보게 됐다. 제한된 시간, 한정적인 공간 안에서 마리안느와 엘로이즈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기억하는 방식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그들의 사랑의 무게를 관객에게도 온전히 공유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별이란 매우 슬픈 일이지만 그들은 그들의 소통 방식으로 서로를 기억하고 추억할 것이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그 방식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여성 개인의 이야기와 여성과 여성이 사랑하며 관계를 맺기까지의 서사를 섬세하고 친절하게 연결짓는 스토리를 통해 여성의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고 전달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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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왜 아파트를 지키는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울을 뒤집어엎은 대지진이 발생한다. 모든 건물이 무너지고, 한강까지 메마른 가운데 황궁 아파트 103동만은 굳건하다. '민성'(박서준)과 '명화'(박보영) 부부를 비롯한 수많은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이,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도 하나 둘 황궁 아파트로 몰려든다.
하지만 늘어나는 외부인들을 보면서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 아파트 주민들. 폭력 사태에 화재 사고까지 발생하자 그들은 결단을 내린다. 외부인들을 모두 내쫓기로. 새 주민 대표로 뽑힌 '영탁'(이병헌)을 외부인들의 아파트 출입을 금지하고, 새 규칙을 만들어 내부 결합을 다진다. 그러나 명화는 영탁에게 한 번 품은 의심을 떨치지 못하고, 아파트를 떠났던 주민 '혜원'(박지후)이 등장하면서 황궁 아파트에는 균열이 생겨난다.
뻔한 듯 뻔하지 않은 이유
원작을 보지 않은 입장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소재나 장르는 새롭지 않다. 디스토피아 영화라는 점은 <반도>와 닮았다. 부동산을 중점으로 다룬 재난 영화라는 측면에서는 <싱크홀>을 떠올릴 수 있다.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군상극은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부산행>을 연상시킨다.
주제 의식이나 메시지도 익숙하다.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다룬 작품은 많다. 언뜻 <기생충>도 보인다. 가볍게 웃기는 전반부, 블랙 코미디 성격을 드러내는 중반부, 긴장감을 고조하며 메시지를 명확히 전하는 후반부라는 구성과 전개가 유사하다.
그렇다고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아류작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레퍼런스가 될만한 영화가 뇌리를 스치지만, 그뿐이다. 영화에 몰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철저히 소재에 집중한 덕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아파트에 담긴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우직하게 펼쳐 놓으면서 관객을 세계관 안에 가둔다.
오프닝이라는 블랙홀
오프닝은 일종의 블랙홀이다. 이 몽타주는 대한민국 아파트의 역사를 훑는다. 그 순간 대부분의 관객은 영화의 관찰자가 아니라 영화의 일부가 된다.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남다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은 아파트에 거주한다. 또 아파트 하나를 갖는 게 꿈인 세상을 살아왔고, 살아갈 예정이다. 즉, 한국 아파트의 역사는 관객 개개인의 개인사와 맞닿아 있을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 빠져나올 구멍도 없다. 오프닝 직후 등장하는 젊은 부부가 출구를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민성과 명화는 큰 빚을 지고 간신히 아파트 하나를 장만하는 데 성공했다. 집이 생기고 나서야 자녀 계획도 세우면서 조금씩 가정을 꾸려 나가는 중이다. 이 부부는 누군가의 현재이자, 과거였고, 미래일 삶의 일면을 보여준다. 그러니 관객은 자연히 아파트에 대한 각각의 상황과 사정을 영화에 투영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오프닝 시퀀스와 그 이후 5분이 지나면 관객은 황궁 아파트 주민과 외부인 중 한 사람이 된다. 지진을 버티고 간신히 살아남은 아파트 한 동을 보는 순간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영화에 빨려 들어간다.
어떻게 보면 오프닝은 리트머스 종이이기도 하다. 오프닝이 끝날 때 이 세계관에 몰입하지 못하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흠이 많은 재난물에 불과하다. 이후 이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는 과장된 풍자극에 가깝지, 재난물적 요소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누가 외부인을 만드는가
관객을 세계관에 가둔 후,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곧장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처음에는 피난 온 외부인을 막지 않던 황궁 아파트 주민들. 그러나 외부인과 다툼 끝에 화재가 발생하고 부상자가 나오자 생각을 바꾼다. 그들은 불을 끄는 데 몸을 아끼지 않은 영탁을 임시 동대표로 뽑고, 외부인들을 아파트 밖으로 몰아낸다.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며.
주민들의 행보는 시간이 흐를수록 과격해진다. 아파트 주변에 방벽을 세워서 아파트와 바깥세상을 분리한다. 몰래 외부인을 숨기고 보살피는 주민들도 인민재판에 넘긴다. 더 폭압적으로 변해가지만 내부의 문제제기나 비판은 허용하지 않는다. 밖에 나가서 자원을 탐색하는 작업이 약탈로 변질되는데도 이를 합리화한다. 왜곡된 사고와 집단적 폭력이 강해진다. 그 결과 유토피아는 점점 나치 독일 마냥 변해간다.
이 상황은 단지 디스토피아 속 판타지가 아니다. 현실이다. 최근 들어 아파트 단지은 문은 점점 높아진다. 택배 기사나 배달원이 들어가지 못하는 건 예삿일이다. 외부인 자체의 왕래를 막는 경우도 잦아졌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 해도 급을 나눈다. 임대 아파트에 사느냐 분양 아파트에 사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차별받는 일도 심심찮게 보도된다.
과장된 화법은 이 불편한 현실을 관객에게 되돌려준다. 아파트 정비 사업을 보여 주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외부인을 모두 내쫓은 뒤 주민들은 모두 순수하게 웃으며 그들의 유토피아를 즐긴다. 하지만 이 모습은 마냥 기쁘지 않다. 배경 음악 때문이다. 오페라 아리아 같은 클래식 음악은 분명 아름답지만, 형식이나 음정에서 묘한 불협화음을 내며 화면에 불쾌감을 불어넣는다.
그렇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황궁 아파트 주민들이 추구하는 유토피아가 정녕 아름다운 사회상인지 묻는다. 영화와 현실의 경계선도 희미해진다. 더 이상 영화 안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고 어떤 행동을 취할지 묻지 않는다. 현실에서 어떻게 살고 행동할 것인지 묻는다. '당신이 아파트 주민이라면 임대 아파트 주민을, 외부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고. 이 영화는 사실상 현실의 거울이다.
아파트를 지키는 이유
한국에서 유독 아파트가 중시되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아파트가 사회적 계층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산이 비금융자산에 몰려 있고, 그중에는 부동산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즉, 아파트 소유 여부는 한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짓는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아파트를 갖으려고 노력하고, 입주민이 되면 자기 계급을 유지하기 위해 배타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이는 작중 영탁의 존재감이 유독 두드러지는 이유다. 그는 이 모순된 열망이 의인화된 결과물이다. 급매로 황궁 아파트 103동 902호에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사기를 당해 가족까지 잃은 그. 민성이 한국인이 대부분 거쳐야 하는 삶의 한 단계를 보여준다면, 영탁은 민성처럼 살고 싶은 열망을 가장 격렬하게 표출하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이 캐릭터는 누구보다도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하고, 이병헌의 연기력도 돋보일 수 있다.
이 열망은 그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아파트에서 사는 삶에 대한 선망을 갖고 있다. 재난 속에서 선망은 선민의식이 된다. 꿈꾸던 삶을 손에 쥐었다가 놓칠 뻔했으니, 다시 찾아온 기회를 기어코 잡으려 한다. 실제로 그는 외부인을 내쫓고 생필품을 약탈할 때 그 누구보다도 주도적이다. 다만 한계도 명확하다. 자기가 꿈꾼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해 그 이상향에 내포된 모순을 간과했다.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지만, 그가 결국 악역인 이유다.
그래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영탁도, 그에게 동조한 만성도 아닌 명화에게 마무리를 맡긴다. 그녀는 처음부터 외부인을 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실천에 옮겼다. 유일하게 영탁을 의심한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는 그녀의 손을 들어준다. 수직적인 황궁 아파트와 달리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세계를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이 대표적이다. 옆으로 무너진 대형 아파트가 누구에게나 삶의 터전이 되어주는 모습은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는 듯 보인다.
과장되거나 부자연스럽거나
하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블랙 코미디는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크다. 각본의 필요에 따라 편의적으로 새로운 상황극으로 전개하기 때문이다. 지진의 원인이나 규모, 바깥 상황에 대해 의도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또 영화가 하고 싶은 얘기를 갑자기 끝내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도 있다.
과장된 연출로 미묘한 경계를 잘 감추기는 했다. 특히 음악과 화면의 불협화음을 활용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공익 광고를 패러디하거나 오페라를 보는 듯한 장면은 밝지만 으스스한 분위기를 살려내며 블랙 코미디의 몰입도를 높인다. 하지만 초반부에 몰입하지 못할 경우 감독과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바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이 경우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전체적으로 엉성하고, 과하고, 얕다.
캐릭터 활용도 아쉽다. 주제와 메시지에 직접적으로 맞닿은 영탁과 민성의 감정선이 강렬학 묘사된 반면, 몇몇 캐릭터는 도구적으로 느껴진다. 명화만 하더라도 군상극에 꼭 하나 정도 있어야 하는 이상적이고 원론적인 캐릭터의 전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작가의 바람과 희망을 품은 캐릭터라는 사실이 일찍이 드러나다 보니 중요도에 비해 서사가 밋밋하다. 문혜원 활용범도 문제다. 그녀는 반전을 주고 곧장 퇴장한다. 클라이맥스를 유도하기 위해 편의적으로 소모되는 캐릭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볼거리가 부족하다. 작중 스펙터클이라면 지진 장면을 꼽을 수 있는데, 그에 대한 묘사가 많지 않다. 민성이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장면이 전부다. 액션씬도 적다. 후반부에 백화점에서 생필품을 챙겨 돌아오던 중 아파트 주민과 외부인이 벌이는 소규모 교전이 정점일 정도다. 여름 텐트폴 영화, 블록버스터 영화로 홍보한 점을 고려하면 이 단점은 꽤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첫 주 주말에 백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한국 영화 빅 4 중 두 번째 생존자가 됐다. 극장 수입만으로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2차 수익까지 고려하면 손익분기점(410만 명)은 달성할 수 있을 듯 보인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선전은 <밀수>의 흥행과는 다른 이유로 반갑다. 앤데믹 시장에서 영화 흥행은 확실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지식 재산권(IP)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관객은 '믿고 보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작품, 특히 시리즈물에 몰리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흥미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이 영화는 2023년 여름을 겨냥한 단순한 텐트폴 영화가 아니다. 웹툰 <유쾌한 왕따>를 원작으로 한 '콘크리트 유니버스'의 시발점이다. 속편 제작도 많지 않았던 한국 영화계에서 꽤나 파격적인 시도다. 그래서인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흥행은 향후 프랜차이즈의 확장과 발전, 그로 인한 파급 효과를 더 기대케 한다.
Acceptable 무난함
'아파트' 세 글자의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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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박성웅이 1인 7역을 소화한 <필사의 추격>이 오는 21일 개봉합니다.
할아버지 역할을 위해 무려 5시간에 걸쳐 분장을 했다고 하는데요.
또한 곽시양의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윤경호의 광둥어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영화 속 다채로운 볼거리를 예고했습니다.
필사의 추격
The Desperate Chase
개요: 코미디, 액션 | 한국 | 109분
감독: 김재훈
주연: 박성웅, 곽시양, 윤경호, 정유진, 박효주
개봉: 2024.08.21.
배급: TCO㈜더콘텐츠온
줄거리
완벽한 변장술로 형사들을 크게 뺑이 치게 만들어 빅뺑이라 불리는 사기꾼 김인해, 말보다 주먹이 빠른 분노조절장애 형사 조수광, 피도 눈물도 없는 보스 주린팡까지 각기 다른 이유로 제주도에서 운명적으로 조우한 세 사람! 도망칠 곳 없는 제주에 발을 디딘 그들의 쫓고 쫓기는 대환장 추격이 시작된다!
늘봄가든
SPRING GARDEN
개요: 공포, 스릴러 | 한국 | 90분
감독: 구태진
주연: 조윤희, 김주령
개봉: 2024.08.21.
배급: ㈜바이포엠스튜디오
줄거리
대한민국 3대 흉가 곤지암 정신병원, 경북 영덕횟집, 그리고... 늘봄가든
소희는 언니 혜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유일한 유산인 한적한 시골의 저택 ‘늘봄가든’으로 이사를 간다.
그곳을 방문한 후 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들을 겪게 되는데… 당장 그 집에서 나와! 늘봄가든 괴담의 실체를 밝힐 진짜 공포가 시작된다!
영웅: 라이브 인 시네마
HERO: LIVE IN CINEMA
개요: 드라마, 액션, 뮤지컬, 공연실황 | 한국 | 159분
감독: 박재석
주연: 정성화, 정재은, 김도형
개봉: 2024.08.21.
배급: (주)위즈온센, 메가박스중앙㈜
줄거리
1909년, 대한제국은 일본에 주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대한제국 의병 참모 중장 안중근과 그의 동지들은 단지 동맹으로써 독립운동에 결의를 다지고 명성 황후의 궁녀 설희 또한 독립운동에 동참한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 일본 내각총리대신 이토 히로부미가 한일병합의 야망을 품고 하얼빈 역에 발을 내딛자 총성이 울려 퍼진다.
대한제국 의병 참모 중장 안중근,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믿음직한 남편이었던 안중근은 민족과 독립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다. 1910년 3월 26일 뤼순 감옥 안중근은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조국을 빼앗은 적국의 수장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전쟁 포로라고 주장하지만, 일본 법정은 안중근을 국제법을 위반한 테러리스트라고 판결하며 사형에 처한다.
극장판 블루 록 -에피소드 나기-
Blue Lock The Movie -Episode Nagi-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89분
감독: 이시카와 슌스케
더빙: 시마자키 노부나가, 우치다 유우마, 오키츠 카즈유키
개봉: 2024.08.21.
배급: CJ CGV
줄거리
“귀찮아”가 말버릇인 고등학교 2학년, ‘나기 세이시로’는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고 있었다. 축구로 전 세계 제패를 꿈꾸는 동급생 ‘미카게 레오’가 그의 재능을 찾아내기 전까지는. ‘레오’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하게 된 ‘나기’는 압도적인 축구 센스를 발휘하고 어느 날, 그들에게 ‘블루 록’ 프로젝트 초대장이 도착한다. 그곳에서 ‘이사기 요이치’, ‘바치라 메구루’, ‘이토시 린’ 등, 전국에서 선별된 스트라이커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되기 위한 꿈의 도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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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핀처 감독은 최근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2027년까지 연장했으며,
<비터루트> 외에도 오징어게임 리메이크 <스퀴드 게임: 아메리카>와 <차이나타운> 스핀오프 시리즈 등 다른 여러 프로젝트들도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핀처 감독 몸이 10개인가요?
9월 첫째주 씨네뉴스 시작합니다!
엔야 테일러 조이, <겨울왕국> 실사판에서 엘사역 하고싶다 언급
안야 테일러 조이가 최근 인터뷰에서 만약 <겨울왕국> 실사 영화가 제작된다면 엘사 역을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엘사 역할을 맡고 싶은 이유로 자신의 조카들을 언급하며, “우리 고모가 엘사야”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겨울왕국 실사판은 정말 멋질 것이며, 손에서 얼음 조각을 쏘아내는 것은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데이비드 핀처 서부극 범죄 스릴러 <비터루트> 연출
데이비드 핀처가 넷플릭스를 위해 서부극 범죄 스릴러 <비터루트>를 연출할 예정입니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될 예정이며 영화의 줄거리는 노년의 목장이 자신의 전 재산을 도둑맞은 후, 은행을 털고 도둑들을 추적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돈을 되찾기 위해 이러한 모험을 떠나게 되며, 그 과정에서 보안관으로 일하는 자신의 아들에게 쫓기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길복순> 스핀오프 <사마귀> 제작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스핀오프 영화 <사마귀> 제작을 발표했습니다. <사마귀>는 살인 청부 업계의 모든 룰이 무너진 혼란 속에서 A급 킬러 '사마귀'가 긴 휴가 후 컴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는 훈련생 시절의 동기이자 라이벌인 '재이',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와 함께 1인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이번 영화는 <길복순>의 변성현 감독이 각본에 직접 참여하며, 임시완, 박규영, 조우진이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기 영화 <디 어프렌티스> 포스터 공개
트럼프 전기 영화 <디 어프렌티스>의 포스터가 공개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젊은 시절을 다룬 전기 영화로, 그의 부동산 사업가로서의 초창기 뉴욕에서의 활약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트럼프는 냉혹한 변호사 로이 콘의 지도 아래 자신의 이름을 날리기 위해 분투하며, 미국 사회에서 '승자'와 '패자' 사고방식의 형성 과정을 탐구합니다. 영화는 알리 아바시가 감독하고 세바스찬 스탠이 트럼프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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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리뷰/결말포함]9.79점의 첫사랑을 자식들이 대신 이루어 준다면 설레임주의!!
#로맨스영화#조인성#첫라랑
▼무비워크 먹여살리기???
https://toon.at/donate/63724555002223...
▼구독은 여러분의 큰 힘입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Nqd...#무비워크 #영화리뷰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결말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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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피버 드림> 공식 예고편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는 아만다. 다비드라는 소년이 그녀에게 기억을 떠올리도록 계속 질문을 던진다. 아만다는 소년의 엄마가 아니고 소년은 아만다의 아들이 아니다. 점점 사그라지는 아만다의 시간. 그녀는 가슴에 사무치도록 강렬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강박적인 질투와 숨겨진 위험, 아이를 향한 엄마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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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여름날 우리> 티저 예고편
처음이었다, 사랑이 싹트는 기분
너에게 풍덩 빠져버렸던 17살의 여름.
너를 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21살의 여름.
그리고 몇 번의 여름이 지나고 다시 만난 너,
이젠 놓치지 않을 거야.
“널 만난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