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1-19 18:40:11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영화 속 음식
당신의 위시 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영화에 나온 음식을 보고 입맛 다신 적 다들 있으신가요?
에디터는 어릴 적 <월리스와 그로밋>에 등장한 달나라 치즈와 크래커를 보며
내내 군침을 삼키며 영화를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도대체 저런 음식은 어디서 먹을 수 있을지,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던 어린이는
영화를 보며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보면 여전히 출처를 알고 싶어하는 어른으로 자랐답니다!
이번 콘텐츠를 제작하며 동료들의 위시 리스트도 마구마구 물어보았는데요.
<리틀 포레스트2>에 등장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의 슈게트,
그리고 모든 관객이 먹고 싶어했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베이컨과 에그 스크램블까지.
음식은 물론이고 영화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답니다!
여러분의 위시 리스트는 무엇이었나요?
오늘도 씨네픽 댓글창은 활짝 열려있으니, 함께 이야기해 보아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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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초앞 1초뒤] 너와 나의 시간이 다르더라도
작년 여름? 한창 소설에 흠뻑 빠져 있었을 때, 30분 단위로 시간이 빠른 남자와 반대로 시간이 느린 여자가 어떤 거대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구상해보려 한 적이 있다. 시간이 다른 두 사람을 만나게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운 과제여서 그냥 아이디어로만 남겨두었는데, 마치 잃어버린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오래된 편지처럼 이 영화가 찾아왔다. 일본 공상과학 영화 특유의 개구쟁이 같음과 독특한 상상력이 가미된 ‘참 일본스럽네에~’ 영화였다. 내가 리뷰를 남기지 않는다면, 아마 많은 분이 이 영화가 상영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갈 법한 그런 영화였다. ‘썸머는 필름을 타고’, ‘리틀 포레스트(일본판)’같은 느낌도 아주 살짝 묻어 있는 것이 꽤나 귀여웠다. 특히나 니콘 카메라부터 계속해서 울리는 셔터의 찰칵! 소리까지, 평소 필름 카메라나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나 즐겁게 관람할 영화다. 아쉬움이라면, 내가 교토를 여행해 보지 못해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소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영화적으로 아쉬움은 없었다.
오히려 너무 로맨스를 희망하면 실망하실 영화다. 이건 영화사나 배급사에 좀 미안하지만, 이 영화는 집에서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맥주 한잔하면서 보면 안성맞춤일 영화다. 맥주가 아니라면, 머나먼 교토를 느낄 수 있는 교토 특산 사케나 하이볼도 괜찮을 것 같다. 배경 자체는 불꽃놀이, 푸르른 나무, 따사로운 바닷가, 수박과 아이스크림 등 여름으로 가득 차 있다. 굳이 여름이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영화 곳곳에 작지만 강렬한 암시를 배치해, 나도 모르게 여름이란 계절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일본 여름 영화 하면 떠오르는 클리셰와 비운의 여주인공에게 불어닥치는 뻔한 운명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 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지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쓴맛이 아닐까? 상영 내내 달콤한 솜사탕을 먹는 기분이지만, 체하지 않게 미지근한 할머니표 보리차 한 잔을 마시는 것 같았다.
이건 나만의 편견일지 모른다. 유독 최근 일본 영화는 시점에 대한 자유분방함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괴물’에서는 인간이 얼마나 일부의 시선을 갖고 사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슬픔을 내비치며 말해준다. 전국제에서 관람한 ‘새벽의 모든’은 방향이나 전혀 다른 두 혜성이 마주치는 시선을 따숩게 담았었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남자 주인공의 시선으로 우리는 알 수 없는 특이한 경험을 한다. 그런데 이 경험은 누구나 겪어 본 적 있는 익숙한 감각이자 추억이다. 왜 그런 적 있지 않나? 자고 일어났는데 아직 저녁이었다든가, 하루가 사라진 듯 다시 아침인 경험을 말이다. 나는 분명히 푹 자고 일어난 것 같은데, 겨우 3-4시간밖에 흐르지 않은 체험 말이다. 마치 온 세상이 멈춰버리고, 나의 시간만이 하염없이 흘러간 몽롱한 느낌 말이다. 영화는 발칙한 상상력으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추억이나 기억을 부드럽게 긁어준다.
평소 너무 빠르게 살아가는 남자 주인공, 너무 느긋하게 살아가는 여자 주인공은 사실 마주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설령 만난다하더라도 속도가 붙은 남자는 더 빨리 미래로 갈 것이고, 상대성 이론에 따라 여자의 시간은 더 느려질 것이다. 마치 당신을 찍기 위해 셔터 버튼을 누른 순간, 필름을 통과해 버린 빛처럼 말이다. 숫자로 셀 수 없이 무한한 빛은 이미 우리 존재가 태어나기 이전에 만들어진 과거의 유산이다. 지금 내가 바라보는 태양도 사실상 옛날의 태양인 것처럼 말이다. 종종 영화 ‘인터스텔라’는 ‘사랑’이라고 말하는 이유와 동일하다. 너무 빨라서, 너무 늦어서 어긋나버린 두 주인공을 이어주는 것은 몇 장의 사진이다. 사진 안에 담긴 우주의 메시지가 광활하게 펼쳐진 시공간의 제약을 뚫고 둘을 동시에 통과한다. 과학 이야기를 더 하자면, 최근에 유튜브에서 ‘관계론’으로 세상을 정의하는 것을 보았다. 당신과 내가 일말의 관계를 맺고 있으면 우리는 서로 존재한다. 반대로 내가 만나지 못한, 예를 들어,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는 어떤 누군가에게는 서로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그와 나 사이에는 어떤 인과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라는 말도 관계론에 적용할 수 있다. 옷깃을 스치는 순간, 그 전에 내가 당신을 그리고 당신이 나를 마주 보는 상황에서 우린 또 다른 차원의 관계를 맺는 것이다. 영화는 전혀 만날 것 같지 않은 시공간에 살고 있던 두 사람이 처음부터 만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일본의 전설처럼 두 사람은 이미 붉은 실로 이어져 있었다.
나는 필름 카메라를 좋아하지만 아직 셔터 속도나 조리개 조정값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정말 조금, 머리카락 사이즈를 움직여도 결과물은 전혀 다르게 나오는 것이 사진이다. 그래서 사진을 좋아한다. 이미 지나가 버려서 다시 탈 수 없는 버스나 머릿속 지우개가 지워버린 사랑하는 모습도 사진으로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진들 모두 우연의 일치로, 여러 번의 우연이 만든 아름다운 운명이자 인연의 작품이다.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두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확인한 것과 달리, 전혀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던 남녀가 몸이 바뀌는 것과 달리, 영화는 사진에 담긴 사랑을 통해 운명을 이어 붙인다. 그 과정에서 배우들의 행동이나 표정, 개그 방식이 꽤나 귀여웠다. 역시 여름에는 오펜하이머처럼 묵직한 삼계탕이나 벌컥벌컥 들이켤 수 있는 달큰한 하이볼 같은 영화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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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4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번 주, 한국 작품이 많이 개봉을 하는데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4월 넷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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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1분
감독: 김지훈
출연: 설경구, 천우희, 문소리 등
개봉: 2022.04.27
배급: (주)마인드마크
줄거리
명문 한음 국제중학교 학생 ‘김건우’가 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남긴 채,
의식불명 상태로 호숫가에서 발견된다.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들의 부모들은
자신의 권력과 재력을 이용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
하지만, 담임 교사 ‘송정욱’(천우희)의 양심 선언으로
건우 엄마(문소리) 또한 아들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된다.
세상의 이목이 한음 국제중학교로 향하고,자신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가해자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는데…
관전 포인트
늘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내는 배우 설경구, 천우희, 문소리가 만나 기대를 높이고 있는데요. 특히 영화의 제목이 매우 강렬해 사람들에게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늘 대두되고 있는 문제인 학교 폭력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봄날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2분
감독: 이돈구
출연: 손현주, 박혁권, 정석용 등
개봉: 2022.04.27
배급: 콘텐츠판다
줄거리
한때는 잘나가던 큰형님 '호성'(손현주). 8년 만에 출소해 보니 남보다 못한 동생 '종성'(박혁권)은
애물단지 취급이고, 결혼을 앞둔 맏딸 '은옥'(박소진)과 오랜만에 만난 아들 '동혁'(정지환)은
'호성'이 부끄럽기만 하다. 아는 인맥 다 끌어 모은 아버지 장례식에서
부조금을 밑천삼아 기상천외한 비즈니스를 계획하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데…
그런데…! 하필이면 세력 다툼을 하는 두 조직이 이곳에 함께 있는 것이 아닌가!
때마침 눈치라고는 1도 없는 '호성'의 친구 '양희'(정석용)가 술에 취해 오지랖을 부리는데...관전 포인트
따스한 공감을 전하는 영화 <봄날>은 이돈구 감독이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아버지의 힘없는 뒷모습을 보고,
겨울의 끝자락에 서 있는 한 남자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봄날을 그리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시작하게 된 영화라고 합니다. 주역 6인의 연기 경력이 도합 152년이라고 하니 연기 하나만큼은 믿고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쿠폰의 여왕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미국 | 110분
감독: 아론 고뎃, 기타 펄라필리
출연: 크리스틴 벨, 커비 하월 버티스트 등
개봉: 2022.04.27
배급: (주)영화특별시SMC, (주)왓챠
줄거리
쿠폰 모으기를 삶의 낙으로 삼으며 마트 직원에게 ‘쿠폰으로 창조 경제’를 설파하던 주부 코니.
어느 날, 공짜 쿠폰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웃집 절친이자 유튜버 꿈나무인 조조를 설득해 실행에 착수, 대박을 터뜨린다.
비즈니스 대성공의 기쁨을 만끽하며 명품부터 슈퍼카, 최신 무기 쇼핑까지 돈세탁에 열중하던 그때,
수상함을 감지한 마트 손실 방지 전문가 켄이 본격 수사에 나서는데…!관전 포인트
<겨울왕국>의 안나, 그리고 <가십걸>의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로 국내에서 유명해진 배우 '크리스틴 벨'. 코미디가 너무 잘 어울리는 배우이기에 관객들에게 또 어떤 웃음을 선사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또한 <크루엘라>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커비 하웰-밥티스트도 출연하여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달빛 그림자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92분
감독: 에드문드 여
출연: 고마츠 나나, 미야자와 히오 등
개봉: 2022.04.27
배급: (주)영화사 오원
줄거리
행복한 날들이 무심코 지나가던 중 ‘사츠키’의 연인 ‘히토시’에게 갑작스런 사고가 일어난다.
사고 이후 ‘사츠키’는 깊은 슬픔에 짓눌려 지내는데…일상을 되찾아 가는 그녀 앞에 나타난 ‘우라라’ 그녀에게 이끌려 ‘달 그림자 현상’에 조금씩 다가간다.
관전 포인트
불가사의한 현상을 소재로 잡고, 여러 판타지적인 요소가 첨가된 로맨스 영화 <달빛 그림자>.
로맨스 장인이자, 영화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해주는 배우 고마츠 나나가 주연을 맡았다.
또한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한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기에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습니다.
평평남녀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21분
감독: 김수정
출연: 이태경, 이한주, 이봄 등
개봉: 2022.04.28
배급: 씨네소파
줄거리
바쁜 회사일로 연애는 못하고 기막힌 아이디어는 까이기 일수 승진은 남의 이야기
열정만렙 33살 만년대리! 우리의 영블리 영진.
어느 날, 능력은 없지만 빽은 있는 낙하산 준설이 그녀 앞에 떨어지고
하루도 평평할 날 없는 영진의 고달픈 일상이 시작되는데…관전 포인트
이 영화는 김수정 감독이 친구의 직장생화에 대해 듣다가 친구와 썸을 타게 된 남자 동료의 심리가
흥미로워 기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독립영화계에서 유명한 배우 '이태경'이 스크린에 컴백해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
ⓒ 네이버 영화
개요: 공연실황 | 영국 | 122분
감독: 브랫 설리반
출연: 맷 헨리, 킬리언 도넬리 등
개봉: 2022.04.28
배급: CGV ICECON
줄거리
폐업 위기의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는
우연히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과 다른 ‘롤라’를 만나 공장을 일으켜 세울 빅 아이디어를 얻는다.
많이 찍어서 싸게 파는 보통 구두 대신 적게 만들어 비싸게 파는 틈새시장 공략!
80cm 남성용 부츠 ‘킹키부츠’가 바로 그 아이템이다. 둘은 ‘킹키부츠’를 완성해 패션쇼에 서기로 하지만,
신발끈 풀리듯 자꾸 작은 문제들이 생기고 마는데...관전 포인트
국내에서 벌써 4연을 올렸고, 곧 5연을 올릴 예정인 <킹키부츠>.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 영국 웨스트엔드의
공연 실황을 담은 작품입니다. 해외를 나가기 어려운 현재, 극장에서 해외 뮤지컬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OTT 공개 예정작
괴이
ⓒ TVING
개요: 스릴러 | 한국 | 6부작
감독: 장건재
출연: 구교환, 신현빈 등
개봉: 2022.04.29
스트리밍: TVING
줄거리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할 '그것'의 저주에 현혹된 사람들과
전대미문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고고학자의 이야기.
관전 포인트
포스터와 티저 속에서 풍기는 기묘하고 서늘한 분위기가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는데요.
<방법>, <부산행>, <반도>에서 극본을 맡았던 연상호 감독이 극본을 맡고, 한여름의 판타지아의 감독인
장건재 감독이 감독을 맡아 기대감을 모으고 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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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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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헤어질 결심>,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6관왕
ⓒ 네이버 영화
제9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에서 <헤어질 결심>은 작품상 외에 각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조명상, 음악상을 받으며 6개의 상을 휩쓸었다.
<더 패뷸러스>, 12월 23일 공개
ⓒ 넷플릭스
패션계에 인생을 바친 청춘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그린 로맨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가
오는 12월 23일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드라마에는 채수빈, 최민호 등이 출연한다.
이소룡 전기 영화, 이안 감독 연출
ⓒ 네이버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을 연출한 이안 감독이 이소룡 전기 영화 연출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안 감독의 아들 메이슨 리가 주연을 맡는다고 한다.
<웬즈데이>, 공개 첫 주 만에 전 세계 83개국 1위
ⓒ 넷플릭스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해 공개 전부터 국내외 적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넷플릭스의
<웬즈데이>가 공개 첫 주 만에 전 세계 83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포함한
93개국에서 TOP 10에 진입하기도 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2023년 5월 개봉 확정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일으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가 6년 만에 오는 2023년
5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로 관객을 찾아온다.
<드라이브 마이 카>, 개봉 1주년 기념 재개봉
ⓒ 네이버 영화
제74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시작으로 ,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장편영화상,
제79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등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드라이브 마이 카>가 개봉 1주년을 기념하여 22일부터 극장에서 재개봉한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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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 공포증인 그녀가 집 밖으로 나오게 된 이유
누구나 어떤 것에 대한 공포는 조금씩 가지고 있다. 유령이나 괴물 같은 특정한 존재를 두려워하기도 하고, 어떤 상황을 무서워하기도 한다. 이런 공포심은 어떤 사고나 특정 상황에서의 일을 경험하고 나서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다. 이 공포라는 감정은 사람을 위축되게 해서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작용으로 시작되는 것이지만 한 사람의 일상생활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특정 상황에 공포를 많이 느끼는 사람은 과거에 그저 마음 약한 사람 정도로 치부되었었는데 최근에는 무언가에 심하게 공포를 느끼는 것에 대해 의학적으로 접근하여 정신과 치료를 하기도 한다.
어떤 것에 대한 공포심 또는 피하고 싶은 것을 영어로는 포비아(phobia)라고 한다. 특정 상황이나 대상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혐오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포비아를 겪고 있다. 사회적인 관계에 대해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고, 좁은 공간에서 공포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공포를 느끼는 상황이 있다면 최대한 그 상황을 만들지 않거나 피하게 된다. 조금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자신이 공포에 처하는 상황이 되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 앉는다. 치료를 병행하긴 하겠지만 가급적 그런 상황 속에 들어가지 않도록 사전에 실상생활에서 대부분의 요인들을 차단하면서 공포를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광장 공포증을 가진 애니의 이야기
영화 <우먼 인 윈도>는 특정 상황에 대한 포비아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영화다. 광장 공포증이 있는 애나(에이미 아담스)는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인물이다. 굳게 문을 잠그고 창문을 통해 밖에서 벌어지는 일을 관찰하고, 멍하니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정신과 의사로 부터 받는 심리 상담도 의사를 집으로 불러 진행한다. 최대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필요한 무언가가 있으면 누군가에게 부탁하여 전달 받는다. 만약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해도 그 상황에서 그가 맞닥뜨리는 공포때문에 주저하다 결국 포기하고 만다. 꽤 심각한 포비아를 앓고 있는 그는 건너편에 새로 이사 온 한 가족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고 인사차 건너온 그 가족의 아들인 이슨(프레드 헤킨저)과 인사를 나누게 된다.
애나는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데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남편과 아이와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 딸이나 남편과 통화하는 장면에서 애나의 표정은 미안함과 안타까움으로 가득하다.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그가 만나는 사람은 지하에 세 들어 사는 데이비드(와이어트 러셀)와 건너편 이웃의 아이 이슨이 유일하다 그러다 이슨의 엄마인 제인(줄리안 무어)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제인의 남편 엘리스테어(게리 올드만)와 그 가족에게 이상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후 창문을 통해 건너편 이웃집을 보고 있던 애나는 제인이 칼에 찔리는 모습을 보게 되고 본격적으로 그 일을 바로잡으려 애쓴다.
애나는 소아 정신과 의사다. 그 자신이 정신과 상담을 해주는 존재였지만 이제는 다른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가진 포비아를 치료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정신과 약을 복용하지만 우울한 기분에 늘 와인을 같이 마시고 있는 그는 약기운 때문에 가끔은 혼잣말을 하거나 멍하니 앉아있기도 하다. 그런 상황에서 마주하게된 건너편 이웃집의 살인사건은 그의 공포심을 극대화시키고 그를 밖으로 나가야만 하는 상황으로 만든다. 애나가 만난 이슨의 엄마 제인이 칼에 찔리는 모습은 그 가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인과 이슨을 도와야 겠다는 마음을 일깨우고, 그것이 결국 애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즉, 애나가 강제적으로 광장 공포증에 맞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스릴러 장르이고, 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군지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하지만 <우먼 인 윈도>에서 긴장감을 만드는 건 그 사건의 범인이라기보다는 애나의 상태다. 애나는 약기운과 술에 적당히 취해있는 상태로 있기 때문에 그가 보는 것과 듣는 것이 과연 진짜로 일어난 것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어 보는 관객들도 그의 행동과 판단에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또한 무조건 현관문 밖으로 나가서 무언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나갈지 말지를 고민하는 애나의 모습 자체가 이 영화에서 긴장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장치다.
살인범으로 인한 것 보다는 애나의 태도와 심리상태로 만들어내는 스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주인공 애나는 영화 전반부 내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관객들의 시각에서는 애나는 믿음을 주는 주인공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애나가 타인, 특히 아이 이슨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신뢰감을 형성하려고 한다. 그래서 관객들은 초반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진행될수록 애나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지만 중반의 특정 사건 이후에 그 믿음은 흔들린다. 또한 영화는 좋은 배우들을 이용해서 관객에게 혼선을 주는데, 건너편 이웃의 남편을 연기한 게리 올드만은 과거에 그가 맡았던 악역 연기로 공포심을 높여주고, 줄리안 무어는 조금은 가볍지만 비밀을 가지고 있는 제인을 연기해 미스터리를 만들어낸다.
지난주 넷플릭스에 공개된 <우먼 인 윈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객들에게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후반부의 갑작스러운 반전과 범인의 등장이 설득력이 없고 너무 급작스럽게 흘러간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범인을 파악하는 스릴러가 아니라 한 인물이 자신이 가진 포비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심리 스릴러로 본다면 영화에 대한 판단은 바뀔 수 있다. 전반적인 영화의 전개를 볼 때 대부분의 긴장은 범인으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애나의 심리 상태나 그가 공포를 가지고 있는 광장으로 나가야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결말부도 결국 애나가 광장에 나가서 어떤 태도를 보이고, 궁극적으로는 어떤 생활을 해나가게 되는지가 보인다.
<우먼 인 윈도>를 연출한 조 라이트 감독은 <오만과 편견>(2006)이나, <어톤먼트>(2008) 같은 잔잔한 영화를 감독하거나 <다키스트 아워>(2018) 같은 연기력이 돋보이는 영화를 연출해왔던 감독이다. <한나>(2011)나 <팬>(2015) 같은 액션 영화 연출도 해본 적이 있으나 성공적인 도전은 아니었고, 스릴러 장르는 이번이 첫 도전이다. 일단 이번에 연출한 작품은 정통적인 스릴러 장르의 틀을 가지고 있지는 않고 주인공의 심리적인 부분에 보다 집중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원작은 A.J. 핀의 2018년 출간된 소설이다. 원작 소설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연출되었으며 일견 히치콕의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지만 보여주고자 하는 방향 자체는 다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다른 어떤 배우보다 에이미 아담스가 중심이 된다. 그는 공포 상황을 최대한 만나지 않는 방향으로 상황을 통제하려고 노력하지만 우울한 인물을 혼란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나 그가 꼭 나가야만 하는 상황에서 에이미 아담스의 얼굴에 비치는 망설임과 해야만 한다는 어떤 결의가 화면 속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에이미 아담스의 뛰어난 연기와 조금은 결이 다른 스릴러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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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오브 인터레스트 | 결코 남 일이 아닌 그들의 일상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책임자로 일하는 독일 장교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와 그의 아내 '헤트비히'(산드라 휠러). 그들은 귀여운 아들 둘, 예쁜 딸 둘과 함께 수용소 옆 관사에서 즐거운 일상을 보낸다. 주말이면 피크닉을 가고, 카누를 타며, 수영장 있는 정원을 즐기면서. 잡일은 유대인 하녀들에게 모두 맡겨둔 채로.
하지만 그들의 일상에는 균열이 생긴다. 아우슈비츠에 거대한 소각장을 들여놓은 후로 연신 흩날리는 잿가루가 회스 가족의 일상을 조금씩 방해하기 때문. 이에 더해 '최종 해결책' 시행을 앞두고 회스가 전근 명령을 받자 헤트비히는 이 일상과 관사를 떠나야 할까 두려움에 빠진다. 과연 회스와 헤트비히는 꿈이나 다름없이 행복한 그들의 삶을 지킬 수 있을까?
스크린 위에 펼쳐진 '악의 평범성'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그리고 '악의 평범성'. 세계사나 철학 같은 인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책, 개념이다. 사실 '악의 평범성'은 유명세만큼 오해하기 쉽다. 이 개념은 흔히 모든 사람 마음속에 아이히만 같은 악마적인 무언가가 깃들어 있다는 성악설 비슷하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아렌트는 모든 사람에게 악마가 있다고 설명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악이 얼마나 단순하게 탄생하는지 꼬집는다. 모든 사람은 역지사지의 능력을 바탕으로 선한 행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남의 입장에서 사유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악의 평범성'은 바로 그들이 악행을 저지른다고 지적하는 말이다.
당장 아이히만도 상투적인 나치의 명령과 말에 안주했을 뿐이다. 그는 유대인이 처한 현실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자기 행동이 어떻게 유대인의 대학살로 이어졌는지조차 깨닫지 못했다. 즉, 타인의 현실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한 그의 무사유가 홀로코스트를 만들어낸 셈이다.
조나단 글레이저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악의 평범성'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인다. 한 독일 가족의 평범한 일상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사유하지 않고 자기 이익만 챙겼는지를 꼬집는다. 이 비판은 직설적이지 않아서 되려 더 날카롭다. 익숙한 비판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결말은 심란하다. '과연 나는 저들과 다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일상을 반추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들의 일상이 메스꺼운 이유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남부러울 것 없고, 흠잡을 데 없는 회스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직장에서 수많은 부하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아버지. 하인들의 도움을 받아 하루종일 바쁘게 일하며 집과 가족을 챙기는 어머니. 아버지는 두 딸이 잠들 때까지 동화책을 읽어줄 정도로 가정적이고, 그 덕분에 4남매는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낸다.
그들의 행복한 집도 감탄을 자아낸다. 큰 주택 옆에 딸린 숲과 강은 한적한 오후마다 피크닉을 즐기기에 최적이다. 집 앞 널찍한 마당에는 각이 딱 맞는 모습이 인상적인 수영장과 정원도 있다. 그래서인지 회스 가족의 일상은 <사운드 오브 뮤직> 속 트랩 대령 가족마저 부러워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주인공들이 노래만 부르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회스 가족의 일상은 보기 메스껍다. 그들의 일상을 지탱하는 퍼즐 조각이 하나씩 밝혀지기 때문. 그들의 옷, 화장품, 장난감은 모두 아우슈비츠에 끌려온 유대인의 유품이다. 저택은 아우슈비츠 바로 옆에 위치한 관사이고, 헤트비히를 돕는 충실한 하녀도 유대인이며, 정원에 뿌려지는 거름은 유대인 체를 태운 잿가루다. 회스가 몰두 중인 프로젝트마저 나치의 '최종 해결책'으로 밝혀진다.
무관심을 먹고 자란 일상
그런데 이 퍼즐 조각을 더 끔찍하게 만드는 주체는 따로 있다. 바로 회스 가족의 태도다. 그들은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헤트비히는 새로 받은 코트 주머니에서 립스틱을 꺼내더니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입술에 바른다. 그 주인이 바로 옆 수용소에서 어떤 일을 당하는지는 전혀 생각이 안 든다는 듯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첫째 아들은 무심하게 금이빨을 가지고 논다. 막내아들 '한스'는 처형 명령을 받은 유대인의 비명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게 "다시는 그러지 마"라고 말한다. 이들 중 그 누구도 정원을 가로막은 벽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을 신경 쓰지 않는다. 왜 거대한 굴뚝에서 낮에는 연기가, 밤에는 불길이 피어오르는 지도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회스 가족의 무관심은 음향 효과 덕분에 더욱 극대화된다.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영화는 유대인들의 아우성, 독일군의 명령, 발포음을 배경에 깔아 둔다. 하지만 회스 가족은 이 소리를 전혀 듣지 않는다. 새 울음소리와 비명이 같이 나도 그들은 새소리만 듣는다. 귀가 멀지 않은 이상 그들도 소리는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도 무관심한 나머지, 그들은 그 소리에 대해 고민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다소 독특한 영화의 시작과 끝도 이 맥락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제목을 보여준 후에 약 2분 정도 기묘한 음악으로 가득한 검은 화면을 보여준다. 또 엔딩 크레디트는 배경에 깔려 있던 아우성이 터져 나오는 듯한 사운드로 가득하다. 이는 관객에게 보내는 신호이자, 신호를 제대로 받았는지 확인하는 절차처럼 보인다. 회스 가족의 선택적 노이즈 캔슬링에 주목해 보라는 암시처럼 들리기 때문.
선택한 무관심
이에 더해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회스 가족이 단순히 무관심한 게 아니라, 무관심을 의도적으로 선택했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수용소 안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다. 회스가 유대인 여성을 성노예로 쓰고, 헤트비히가 하녀를 수용소 안으로 보내서 죽일 수도 있다며 기분풀이용으로 협박하는 모습이 그 방증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자기 일상을 누리고 지키려고 한다. 아렌트의 말마따나 현실의 모순에 대해서는 철저한 무사유로 일관한다. 회스가 전근 나갈 예정이라고 아내에게 말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헤트비히는 지금 집에서의 유복한 삶을 지속하지 못할까 봐 격렬히 화낸다. 이에 회스는 가족들을 관사 남겨두고 혼자 숙소로 떠난다. 그 집 옆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번에도 고려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다른 인물과 대조하면 회스 가족의 문제점은 더 명확해진다. 바로 헤트비히의 친정 엄마 '리나'다. 딸을 만나기 위해 여행 온 그녀. 헤트비히는 하녀들을 동원해 가장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수영장과 정원에 핀 꽃을 자랑한다. 하지만 정작 리나의 시선은 다른 곳에 향한다. 그녀는 딸에게 묻는다. 정원을 막은 벽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고. 헤트비히는 그 질문을 무시한 채 자기 자랑을 이어가기 바쁘다.
이 차이는 모녀의 결별로 이어진다. 아빠랑 카누를 탄 아이들이 수용소 발(發) 잿가루를 뒤집어쓰자 헤트비히는 그들을 씻기기 바쁘다. 리나는 다르다. 밤새 굴뚝을 빛내는 불길과 떨어지는 잿가루를 목격한 그녀는 전날 오후 광경을 떠올린다. 해 지는 수영장을 청소하는 유대인 하녀들과 그 뒤에서 연기를 뿜는 굴뚝을. 아침이 되자 리나는 곧장 헤트비히의 집을 떠난다. 딸과 달리 그녀는 최소한 인간적으로 사유할 줄 아니까.
뺄셈의 미학으로 완성한 영화적 논박
더 나아가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혹시 모를 변명까지도 철저히 논박해 버린다. 아이히만 같은 범죄자들은 다음 같이 변명하기도 한다. 그저 명령을 따른 직장인이었을 뿐이라고. 자기들도 또 다른 피해자라고. 하지만 <존 오브 인터레스트> 지극히 영화적인 방법으로 그들이 결코 나치의 전쟁 범죄로부터 윤리적으로 무관하거나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준다.
'최종 해결책'을 입안한 회스는 작전에 자기 이름이 붙었다면서 기뻐한다. 그는 조직 내에서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뿐, 자기 작전의 파급력에 대해서는 조금도 고민하지 않는다. 물론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내심 깨닫는다. 축하 파티가 끝난 뒤 사무실에서 퇴근할 때 극심한 구역질에 시달리기 때문. 이때 영화는 박물관이 된 현재 시점의 아우슈비츠와 잔뜩 쌓여 있는 유대인 희생자들의 의복과 신발을 비춘다.
이 몽타주는 회스가 내심 자기 작전이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폭압적인지 마음 한편에서는 알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분명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는 전혀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계단을 다시 내려가며 마지막까지 철저히 무관심하기를 선택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시간대를 이어 붙인 편집은 뺄셈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준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는 유대인의 피, 땀, 눈물을 직접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쉬운 길을 가지 않고도 홀로코스트의 '평범했던' 뒷사정을 보여준다. 그 어떤 작품보다도 나치의 책임을 명확히 못 박는 데도 성공했다. 전쟁 영화 중에 <덩케르크>가 있다면, 홀로코스트 영화 중에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있는 셈이다.
우리의 일상은 다를까?
마지막으로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화살은 나치 부역자들이 아닌 관객에게 향한다. 아우슈비츠 박물관이 등장할 때, 영화는 직원들도 함께 보여준다. 그들은 매일 청소하고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그런데 그들에게서는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다. 홀로코스트와 가장 맞닿은 곳에서 일하지만, 그들에게 홀로코스트는 그저 일상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니까.
흥미롭게도 그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영화를 본 뒤 우리가 돌아갈 일상도 마찬가지로 비극에 무감각하기 때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 등에서 자행된 비인간적 행위는 더 이상 놀랍지 않다. 한국군 내에서 사고가 터져도 군대는 원래 그런 곳이라며 무관심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보면 비명을 무시하는 회스 가족과, 아우슈비츠를 청소하는 직원과, 비극을 접하고도 반응하지 않는 우리는 다를 바 없다.
그래서 극 중 사과를 놓는 소녀가 유독 인상적이다. 사실 그녀는 뜬금없는 인물이다. 다른 주인공과의 접점도 없고, 이름도 나오지 않는다. 등장마다 열화상 카메라로 보여주는 연출도 독특하다. 하지만 그녀는 뜬금없기에 중요하다. 그녀는 수용소에 끌려간 유대인들과도 아무 접점이 없다. 그 덕분에 그들이 집어갈 수 있도록 수용소 주변 곳곳에 사과를 두는 선의는 오히려 더 빛난다. 회스 가족의 무관심과 대척점에 서서.
이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진정으로 당부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와 상관없다고 여겨지는 일에, 내 관심사와 이익과 직결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비인간적인 일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그러한 반성과 성찰이 없다면 누구든 회스 가족이 될 수 있다고 거듭 일깨워주면서. 그 결과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분명 걸작이지만, 그 미학과 완성도에 그저 마음 편히 박수 보낼 수 있는 영화는 아닌 듯하다.
Outstanding 특출남
400 페이지짜리 필설을 담고도 남은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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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잔인한 인생.
1961년, 뉴욕의 뒷골목에 자리 잡은 어느 라이브 카페. 주인공 ‘르윈(오스카 아이작)’이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른다. 무대를 마친 후, 누군가 자신을 찾는다는 얘길 전해들은 그는 밖으로 나간다.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르윈을 구타한다. 영문도 모른 채 이곳저곳 얻어맞는 르윈. 이것이 바로 <인사이드 르윈>의 첫 시퀀스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영화는 시작된다.
<인사이드 르윈>의 르윈은 무명의 포크가수다. 얇은 코트 하나로 한겨울 칼바람을 버텨야 하는 신세에, 자기가 참여한 노래의 저작권료도 받을 수 없는 무일푼 처지다. 집도 없어서 온갖 지인들의 집을 전전하며 잠을 잔다. 여기까지는 처량하게 봐줄 만도 한데, 코엔 형제는 언제나 그랬듯 자신들의 캐릭터에 심술을 부린다. 그는 동료의 여자친구와 애를 만들고는 책임도 못 져서 낙태를 시키는데, 그것도 벌써 두 번째다. 병상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해서는 “내 이상적인 미래상이야”라며 불편한 농담을 던진다. 모처럼 초대받은 식사자리에서는 옆에서 자기 노래에 화음을 넣었다는 이유로 신경질을 부리며 자리를 뜬다. 아. 정말 감당하기 힘든 사람이다. 이쯤 되면 관객들은 르윈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싶지가 않아진다.
코엔 형제는 전작들에서 주로 인생에 대한 회의를 역설했다. 그들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평소 인터뷰에서 무심하고 냉소적인 그들의 말투로 “뭐 어쩌겠어, 인생이 그런걸~”하고 말하는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그들은 앞일에 대해 희망이나 낙관을 갖지 않는다. 그들이 주요 소재로 삼는 것은 범죄나 폭력이며, 이야기는 오해와 엇갈림으로 전개된다. 인물들은 줄곧 자가당착에 빠지거나 구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리곤 한다.
<인사이드 르윈>도 마찬가지다. 60년대 미국, 포크송을 부르는 인디 뮤지션의 이야기라는 점이 꽤나 흥미롭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 이야기는 망할 대로 망한 한 남자의 초라한 실패담이다. 르윈은 정말 끝까지 잘 ‘안 된다’. 유명 매니저 앞에서 노래를 부를 기회를 얻지만 역시나 결과는 별로고, 심지어 더 이상 음악 못하겠다 싶어 오래전 몸담았던 선원 일을 다시 시작하려 하지만 자격증을 잃어버려 배에 발 한번 붙이지 못한다. 그냥 삶 자체에 발이 꽉 묶여버린 셈이다.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는 첫 시퀀스와 동일하다. 한번 더 보는 장면이지만 이번에 관객들은 르윈이 누구에게, 왜 맞는지 알 수 있다. 이 수미상관의 구조보다 더욱 의미심장한 것은 자신을 구타한 남자가 차를 타고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르윈이 속삭이는, “또 봅시다(Au revoir)”라는 대사다. 마치 잘 안 풀리는 이 삶이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는 전언 같아 섬뜩하게 들린다.
코엔 형제는 인생은 그렇게 안 좋은 방향으로 끊임없이 돌고 도는 법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골목에서 쓰린 몸을 부여잡고 앉은 르윈의 모습과 함께, 카페 안에서 그의 다음 순서로 노래를 부르는 밥 딜런(으로 추정되는 사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영화 내내 르윈이 부르는 노래에 그토록 집중해주던 코엔 형제가 정작 엔딩 크레딧과 함께 마지막 곡으로 선택한 건 르윈의 노래가 아닌 밥 딜런의 노래다. 참, 잔인하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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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잔이 유일하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존재는 환한 불빛을 밝히며 돌아가는 거대한 놀이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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