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4-10-25 17:37:06
베놈: 라스트 댄스 | SSU에 '로건' 향을 첨가한 라스트 댄스
<베놈: 라스트 댄스>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환상의 짝꿍이자 안티히어로인 '에디 브록'(톰 하디)과 그의 심비오트 '베놈'. 카니지와 맞서 싸우며 샌프란시스코를 엉망으로 만든 뒤 멕시코로 도주한 두 친구는 멀티버스에 갔다 온 후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스트릭랜드'(치웨텔 에지오프) 준장이 이끄는 미군 특수부대가 '페인'(주노 템플) 박사의 연구에 필요한 심비오트를 확보하기 위해 그들을 쫓기 시작한 것.
그들의 추적을 힘겹게 따돌리며 뉴욕으로 향하던 에디와 베놈. 하지만 그들은 또 다른 추적자를 마주한다. 과거 심비오트에 의해 감옥에 갇힌 심비오트의 창조자 '널'(앤디 서키스)이 외계 괴물 '제노페이지'를 지구에 보내 그들을 추격하기 시작한 것. 에디와 베놈에게만 있는 감옥의 열쇠, 코덱스를 갖기 위해서. 이에 에디와 브룩은 그들의 마지막 동행이 될지도 모르는 전투에 돌입한다.
SSU에 <로건> 한 숟갈
슈퍼 히어로 영화에게 마지막 편이 있는 것은 훈장일지도 모른다. 마지막 편이 나올 정도로 시리즈가 이어졌다는 방증이고, 이는 매번 조금씩은 다른 모습으로 팬들을 만족시켰다는 의미니까. 실제로 10년 전만 하더라도 <다크나이트 라이즈> 정도를 제외하면 마무리 인사를 건넨 히어로 영화는 거의 없었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조차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전까지는 끝인사를 전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휴 잭맨의 울버린과 이별한 줄 알았던 <로건>은 유독 뇌리에 강렬히 각인됐다. 엑스맨 시리즈에서도 울버린을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 찰나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작별을 고할 기회가 주어졌으니까. 서부극 작법으로 히어로 영화를 풀어냈기에 참신했고, 몸도 마음도 고통스러운 히어로에게 안식처를 마련했기에 더욱 뭉클한 작품이었다.
톰 하디와 켈리 마르셀 감독도 여러모로 <로건>을 감명 깊게 본 듯하다.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이하 SSU)의 개국공신인 <베놈> 시리즈의 최종장, <베놈: 라스트 댄스>(이하 <베놈 3>)가 <로건>과 흡사하기 때문. 캐릭터를 다루는 방법도, 줄거리도, 히어로에게 헌사를 보내는 방식마저도 닮았다. 물론 단순히 <로건>을 베낀 작품은 아니다. <베놈> 시리즈와 SSU만의 캐주얼한 멋과 맛은 여전하니까. 심지어 단점마저도.
베놈과 에디가 마침내 빛나다
완성도에 비해 <베놈> 시리즈가 흥행한 원동력은 크게 둘이다. 베놈 캐릭터 자체의 인기와 영화 속 베놈과 에디의 콤비. 극 중 베놈이 코믹스 속 빌런 캐릭터에 비해 지나치게 착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자의 역할이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포악하나 귀여운 구석이 있는 베놈과 예리한 기자이지만 허술한 일면이 있는 에디 브록이 만담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닮아가는 성장 이야기는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다만 <베놈> 시리즈는 여태 자기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 베놈과 에디의 관계를 단순히 유머 소재로 쓰거나, 다른 캐릭터를 조명하고자 둘의 서사를 축약했기 때문. 마지막 편인 <베놈 3>는 다르다. FBI에게 쫓기며 멀티버스까지 경험한 두 친구가 안티히어로로 활동할 동안 놓친 것을 짚어주면서 베놈과 에디 둘의 관계에 온전히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마침내 그들의 동행에는 감정선이 더해졌다.
그 중심에는 '마틴'(리스 이판) 가족이 있다. 로건이 로라를 에덴으로 데려주다가 농장을 운영하는 가족에게서 평화를 느꼈듯이, 에디와 베놈도 제노페이지의 추격을 따돌리고 뉴욕으로 가던 중 마틴 가족을 만난다. 그들과 하룻밤을 지내면서 에디와 베놈은 각자 잊고 지내던 것을 깨닫는다. 에디는 '앤'(미셸 윌리엄스)과 결별한 뒤 평범한 일상과 가정을 갖지 못한 회한을. 베놈은 자기 때문에 에디가 포기한 것들의 소중함을.
그 덕분에 <베놈 3>는 지난 두 편과 퍽 다른 분위기다. 이전까지 느끼지 못한 유대감 덕분에 베놈의 희생은 <베놈> 시리즈에게서 기대하지 않은 감동을 안긴다. 시리즈 3편을 통틀어서 가장 감정적으로 깊고, 파고가 높은 순간이다. <베놈>, <모비우스>, <마담 웹>과 같은 SSU 작품의 스토리텔링을 고려했을 때 놀라운 진보처럼 보이기도 한다. 1, 2편의 각본을 맡았던 켈리 마르셀이 메가폰을 잡은 결실이 아닐까 싶다.
<로건> 맛 대신 향만 첨가하다
캐릭터 구축 외에도 <베놈 3>이 <로건>의 장점을 활용하려 한 노력은 여러 방면에서 드러난다.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부터가 <로건>과 매우 흡사하다. 베놈과 에디는 울버린과 프로페서 X가 그랬듯이 샌프란시스코를 난장판으로 만든 후 멕시코로 도망간다. 제노페이지의 습격을 받고 나서는 추격을 피해 필사적으로 달아나고, 베놈은 울버린이 그랬듯이 영웅적인 희생을 선택하며 결말을 마주한다.
예상치 못한 공통점도 있다. 두 영화 모두 자유의 여신상을 중요한 매개체로 활용하다. <로건>이 그랬듯이 <베놈 3>도 자유의 여신상에 베놈과 에디의 관계를 투영시킨다. 특히 자유의 여신상이 뉴욕에 도착한 이민자들을 맞이해 왔던 역사를 고려하면 의미심장한 뉘앙스도 느껴진다. 외계인인 베놈과 심비오트가 자기 쓰임새를 증명하려고 사력을 다하는 모습은 미국에 정착하려는 이민자의 심리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베놈 3>는 <로건> 향만 낼뿐, <로건>의 감동이나 강렬한 인상까지 따라 하지는 못했다. 마치 오렌지 과즙을 넣은 환타와 오렌지 향만 더한 환타의 맛이 상이한 것처럼. 그 이유는 영화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있다. 외적인 이유로는 <로건> 만큼 농축된 경험이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관객과 함께 쌓아 올리고 공유한 시간이 울버린의 그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니, 근본적으로 하위 호환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내적인 이유로는 <베놈 3>의 방향성을 꼽을 수 있다. <베놈 3>는 부족한 깊이를 메우기 위해서 철저히 에디와 베놈 중심으로, 캐주얼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편의적인 전개를 적극 활용해 SSU와 <베놈> 시리즈 특유의 매력을 뽐내려 한다. 플롯을 꼬지도 않았고, 복잡한 은유나 암시도 자유의 여신상을 제외하면 없다. 나머지 캐릭터는 온전히 두 친구를 위한 도구일 뿐이며, 그들의 추억을 회상할 때를 제외하면 앞만 보고 달린다.
여전한 단점
그 대가로 <베놈 3>는 이전처럼 완성도를 잃었다. 우선 개연성이 부족하고,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일례로 베놈과 첸 아주머니가 춤을 추다가 제노페이지에게 위치를 들키는 일련의 과정은 모든 순간이 의아해서 쉽사리 납득할 수 없다. 스트릭랜드 준장, 페인 박사, 크리스마스 연구원의 행적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심비오트를 적대하거나 돕는 동기, 그리고 변심하는 과정 대부분이 생략된 나머지 그들의 선택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빌런과 심비오트의 활용법도 허망하다. 실질적인 메인 빌런 제노페이지는 평범한 외계인 CG 캐릭터에 불과하다. 물리적인 힘만 강할 뿐, 그들에게 부여된 특별한 서사나 개성은 전무하다. 심비오트 묘사도 일관성이 없다. 1편에서는 인류에게 거대한 위협이었다가, 갑자기 선역으로 묘사되기 때문. 2편 말미에 등장시키면서 기대감을 키웠던 '톡신'(스티븐 그레이엄)과 같은 캐릭터도 단순히 설명을 위한 도구적으로 소비해 버렸다.
SSU의 고질병인 편집 문제도 여전하다. 급작스러운 화면 전환 때문에 일정한 톤을 유지하지 못했다. 음악 활용이 단적인 예시다. 사용된 노래는 제각기 일리가 있지만, 각 시퀀스를 이어서 보면 흐름이 부자연스럽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와 같은 재치는 찾기 어려운 셈이다. 결말에 삽입된 마룬 5의 'Memories'만 보더라도 추모의 의미를 담은 가사는 적절했지만, 이전까지의 분위기와는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나마 액션은 기대대로다. 특히 말과 같은 동물을 베놈이 활용하는 장면은 예고편 못지않게 본편에서도 눈길을 끈다. 심비오트 군단의 활약도 흥미롭다. 서로 다른 능력을 지닌 심비오트의 액션은 베놈에게 익숙해진 관객에게 새 볼거리를 보여주고, 눈을 즐겁게 한다. 다만 그들이 매력을 다 보여주기도 전에 퇴장한다는 점, 그리고 액션이 밤에만 펼쳐지다 보니 분간이 잘 안 되고 어지럽다는 게 옥에 티다.
깔끔한 결말 끝에 남는 물음표
종합하면 <베놈: 라스트 댄스>는 지극히 <베놈>답고, SSU다운 마무리라고 볼 수 있다. 달리 말해 기존 시리즈의 팬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최종장인 셈이다. 다만 일관성 있는 끝인사와는 별개로 <베놈 3>는 몇몇 의문을 남긴다. 쿠키영상에서 암시된 향후 시리즈의 전개가 오리무중이기 때문. 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며, 멀티버스와 MCU의 연계는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없다.
한 두 가지 힌트가 있을 뿐이다. 에디 브록을 스파이더맨의 도시인 뉴욕에 남겼다는 점, 베놈을 퇴장시키면서 SSU에서든 MCU에서든 안티히어로가 아니라 빌런으로서 베놈을 등장시킬 환경을 마련했다는 점 정도가 유효한 암시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놈의 라스트 댄스가 최소한의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어떤 영화에서 어떻게 등장하든 간에 여전히 베놈과 에디의 동행을 기대케 하니까.
Poor 형편없음
끝이 좋으면 모두가 좋으니 그래도 이만하면 성공한 시리즈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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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그녀만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이건 콘서트가 아니라 시네마잖아!’ 라고, 아이맥스 상영관을 걸어나오면서 생각했다. 다른 가수들이 같은 시도를 해본다면 과연 그녀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영화관은 무엇이 될 것인가. 영화의 제목이 ‘투어’라는 아이러니에도 불구하고, <테일러 스위프트 : 디 에라스 투어>는 영화에 관한 길고 긴 질문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그 원천은 분명히 개인적인 팬심과는 다른 것이었다. 상영관 안에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무대가 아닌 스크린 위에 이미지와 목소리, 내러티브를 마음껏 펼쳐 놓았다. 그리고 가사에 따라붙는 제스처와 디자인을 관객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마치 시네마처럼!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은 알게 모르게 나를 키웠다. 마일리 사이러스, 케이티 페리, 셀레나 고메즈, 아리아나 그란데와 함께 십대인 내게 유튜브로 보고 듣는 팝송의 매력을 처음으로 알려 주었고, 완벽히 꾸민 세트장에서 칼군무를 추는 2010년대 아이돌과는 달리 드라마를 함께 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파티 걸’이 아니라 솔직한 마음들, 가령 방에 틀어박혀 짝사랑하는 소년이 자신을 바라봐주기를 원하는 마음, 그리고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경험하게 되는 두근거림을 노래하는 소녀였다. 그럼에도 내겐 그녀는 재능으로 충만한 채 연애담을 쓰고, 인기 많은 배우와 가수를 사귀고, 다리에 수백 억의 보험을 들어 둔, 금발의 비쩍 마른 팝스타였다. 스위프트가 마침내 디바로 거듭난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 그녀는 아름다움과 무해함으로 무장한 스무 살 걸그룹 멤버들과는 달리 무대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십대에 컨트리 앨범으로 데뷔한 이후 스위프트가 대중에게 얻은 관심은 의심의 형태였다. 십대 소녀가 앨범을 혼자서 쓰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레드카펫에서 성추행을 당했지만 자신이 돈을 위한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려 최소 금액을 걸고 소송을 해야 했고, 수상소감 도중 동료 가수가 난입해 ‘이 상은 비욘세가 받았어야 한다’고 소리치는 모욕까지 겪어야 했다. 연애담을 가사에 썼다가 연인을 이용한 사랑 노래밖에 쓸 줄 모른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수많은 남성 가수들이 같은 소재로 낸 앨범에 쏟아지는 찬사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그녀는 루머에 대응하던 끝에 결국 1년간 음악계와 모든 미디어에서 사라졌고, 자신의 경력 전부를 걸고 완전히 새로운 장르로 돌아오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앨범(Reputation)은 홍보도, 방송 출연도, 그 어떤 설명도 없이 가공할 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 행보를 통해 테일러 스위프트가 보여준 것은, 다름 아닌 ‘사라지지 않은’ 여성 아티스트였다. 그녀는 언론과 대중이 만들어낸 수많은 해프닝을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기회로 삼았다. 그리고 해명 대신 가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동료들 사이의 갈등이나 연애사가 너무나 많은 대중에게 노출되는,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매우 큰 심리적 부담감을 수반하는 상황 자체를 자신의 세계관으로 만들었다. 그 세계관은 첫번째부터 마지막 트랙, 앨범과 앨범을 엮는 서사가 되면서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대중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쌓은 경력과 영향력을 정치적 발언을 하기 위한 연단으로 삼기도 했다. 기타와 피아노,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 뿐만 아니라 대중의 관심을 이용해 자신의 삶 자체를 세계관으로 변환하는 것까지가 그녀의 빛나는 재능이다. 그 재능으로 그녀는 30대가 되어도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고 끝없이 성장하는 여성 아티스트가 되었다.
<테일러 스위프트 : 디 에라스 투어> 또한 그녀의 이 파란만장한 세계관 안에 있다.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은 단순한 ‘공연 실황 영상’과는 달리 영화적 장치를 적극적으로 차용했다는 것, 그리고 박스오피스를 뒤흔드는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촬영의 완성도와 박스오피스 성적, 지금까지 영화를 평가하는 지표로 작용했던 이 두가지 조건을 이 콘서트 필름은 모두 성공적으로 만족했다. 하늘을 날아서 관객들의 머리 위로 스타디움에 입장하는 오프닝에 이질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영화는 음향과 촬영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서서히 카메라의 존재를 잊게 만드는 기묘한 힘을 발휘한다. <테일러 스위프트 : 디 에라스 투어>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쌓아올린 서사, 그것을 바탕으로 창조한 매력적인 세계관과 음악, 그리고 또 한번 성장한 그녀의 퍼포먼스 실력과 연출이 한데 모여 자그마치 세 시간의 러닝타임을 빈틈없이 채운다. 영화는 그라운드석부터 4층까지 옮겨 가며 객석에 함께 있는 듯한 음향을 들려주었다가도 가수의 코앞까지 다가간다. 심지어는 지금까지 할리우드에서 완전한 성공을 거둔 적 없는 것처럼 보이는 요소, 바로 다양성을 카메라에 담는 데에 성공했다. 공연 자체와 영화 모두의 완성도 높은 연출, 가수의 성장을 그대로 보여 주는 여러 장르의 앨범, 끊임없이 흐르는 히트곡들이 맞물리면서 <테일러 스위프트 : 디 에라스 투어>는 그야말로 영화관만이 줄 수 있는 스펙터클과 감동을 전달한다. 그래서 OTT 서비스에 던져온 회의적인 시선과 극장의 가치를 굳게 믿는, 어쩌면 다소 보수적인 관점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새로운 장르의 탄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거장 감독인 마틴 스코세이지의 신작보다 높은 성적을 낸 이 영화는 앞으로 어떤 현상을 불러올까? 많은 가수들이 OTT 서비스를 통해 콘서트 실황 영상을 공개했고, 개중에는 <아리아나 그란데 : 익스큐즈 미, 아이 러브 유>처럼 다큐멘터리와 결합한 형태도 있다. 또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한 <올리비아 로드리고 : 네가 있는 집으로>와 같이 앨범 제작기와 라이브 세션을 함께 담은 형태도 있다. 그러나 <테일러 스위프트 : 디 에라스 투어>는 새로운 형식적 요소를 시도한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계에 경제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기록을 남겼다. 또 접근성이 매우 좋은 장소에 100여명 이상의 관객이 모여 공연을 즐기는 모습은 어떤 가수라도 탐이 날 법하다. 누가 이런 시도를 또 할 것인지, 어떤 기대와 우려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차치하고, 이 궁금증을 통해서 대번에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이 이루어낸 성과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영화를 통해, 관객은 그녀가 관심과 자산을 더 나은 음악과 퍼포먼스에 쏟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다. 한편 그녀는 ‘팝 컬쳐’, ‘셀럽 문화’에서 과감히 탈출하기를 선택함으로써 선망의 이미지가 넘치는 이 시대에 자신의 얼굴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있는 아빠들, 우정 팔찌를 교환하는 소녀들이 모이도록 했다. 그렇게 <테일러 스위프트 : 디 에라스 투어>는 새로운 문화 현상을 이끌어냈다. 박스오피스에 찍힌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동시대 팝스타 중 누가 이 시도를 하고, 또 누가 영화관을 경유해 이런 형태의 경제적, 문화적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 영향력은 수만 명의 관객들이 ‘내가 그 년을 유명하게 만들어 줬으니까 I made that bitch famous’라는 가사를 연호하며 그녀를 희롱했던 가수가 발휘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라고, 감히 예상해 본다. 또 그녀의 공연은 폭력과 광기를 ‘쿨한 것’처럼 연출해 어린이 관객이 목숨을 잃는 사고로 변했던 콘서트는 해낼 수 없는 무형의 성과라고 감히 예상한다. 그녀는 ‘전 남자친구들의 이야기는 그만 쓰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아티스트도, 뱀 이모티콘으로 트위터를 도배했던 수많은 대중들도 발휘할 수 없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힘이 세진 기분이에요, 마치…소파이 스타디움을 매진시키는 느낌?’이라며 너스레를 떨 만큼, 다시 말해 겸손을 떨 필요도 없을 만큼의 큰 성공을 거둔 뒤에도 그 선함을 믿는 예술가로 남았다. 그래서 수만 개의 시선 앞에 그녀가 등장하는 떨리는 순간부터 카메라가 다시 하늘을 날아 스타디움을 나갈 때까지 펼쳐지는 모든 시대들(eras), 이야기를 감상하면서 마음 속으로 이렇게 외칠 수밖에 없다. “맙소사, 테일러가 또 해냈잖아! Oh my gosh, she nailed it again!”
* <테일러 스위프트 : 디 에라스 투어>가 국내 개봉하고 이 글이 쓰인 지 약 한달 후인 12월 6일, 타임(TIME)지는 그녀를 ‘2023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그녀는 타임지 표지를 두 번 장식한 역사상 첫번째 여성이 되었고, 타임지는 기사를 통해 그녀가 스타 가수 그 이상의 성과를 냈음을 강조하며 이렇게 썼다.
“예술가로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문화, 비평, 상업적 성과는 너무나 많아서 논하는 것 자체가 요점을 벗어나는 것 같다. 팝 스타로서 그녀는 엘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 마돈나 같은 희소성 있는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음악가로서 그녀는 밥 딜런, 폴 매카트니, 조니 미첼에 비견된다. 사업가로서는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로 추산되는 제국을 쌓아올렸다. 그리고 연애사, 패션 등 모든 것이 낱낱이 평가당하는 여성 셀럽으로서 그녀는 지속적인 관심을 통제해 왔고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스티브 닉스는 “저는 테일러에게 유명인으로 사는 것에 대한 조언을 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녀에겐 필요 없는 거에요.”) 그런데 올해는 무언가 변했다. 그녀의 행보에 관해 논하는 것은 거의 정치나 기후에 관해 논하는 것 같다. 매우 널리 쓰이는 언어와 같아서 말하기 위한 맥락조차 필요 없다는 뜻이다. 그녀는 그렇게 세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Swift's accomplishments as an artist-culturally, critically, and commercially—are so legion that to recount them seems almost beside the point. As a pop star, she sits in rarefied company, alongside Elvis Pres-ley, Michael Jackson, and Madonna; as a songwriter, she has been compared to Bob Dylan, Paul McCartney, and Joni Mitchell. As a businesswoman, she has built an empire worth, by some estimates, over $1 billion. And as a celebrity —who by dint of being a woman is scrutinized for everything from whom she dates to what she wears-she has long commanded constant attention and knows how to use it. ("I don't give Taylor advice about being famous," Stevie Nicks tells me. "She doesn't need it.") But this year, something shifted. To discuss her movements felt like discussing politics or the weather—a language spoken so widely it needed no context. She became the main character of the world.
– from article ‘2023 Person of the Year : Taylor Swift’ written by Sam Lan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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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4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상친놈이 기다리던 영화 버전 <상견니>의 개봉부터
북미에서 흥행을 일으킨 새해 첫 번째 호러 영화 <메간>의 개봉까지!
그럼 1월 넷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상견니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만 | 107분
감독: 황천인
출연: 가가연, 허광한, 시백우 등
개봉: 2022.01.25
배급: 오드 AUD줄거리
2009년, 리쯔웨이와 황위쉬안이 우연히 만나 묘하게 가슴 설레는 기시감을 느끼면서 시작되는
멀티버스 판타지 로맨스
관전 포인트
아시아를 휩쓴 타임슬립 로맨스 드라마 <상견니>가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과 스토리의 영화로
재탄생 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먼저 개봉한 중국에서는 27일 만에 박스오피스 4억 위안
(한화 약 728억 원)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메간
ⓒ 네이버 영화
개요: 공포 | 미국 | 102분
감독: 제라드 존스톤
출연: 앨리슨 윌리암스, 바이올렛 맥그로우 등
개봉: 2022.01.25배급: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스튜디오
줄거리
오직 ‘케이디’를 위해 프로그래밍 된 AI 로봇 ‘메간’이 ‘케이디’와의 우정을 위해 예측할 수 없는
업그레이드를 계속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관전 포인트
<컨저링> <애나벨> 제임스 완과 <해피데스데이> <인비저블맨> 블룸하우스의 협업 프로젝트로
기대감을 높인 작품 <메간>은 해외에서 개봉 후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속편 제작까지
확정했다.
천룡팔부: 교봉전
ⓒ 네이버 영화
개요: 무협 | 홍콩 | 130분
감독: 견자단출연: 견자단, 진옥기 등
개봉: 2022.01.25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줄거리
북송 초기 송나라와 거란족의 요나라가 갈등을 겪던 시기를 배경으로, 거지 패거리 개방에
들어가 우두머리인 방주가 된 ‘교봉’이 음모에 휩싸여 살인 누명을 쓰고 개방을 스스로
떠나면서 새롭게 시작되는 여정을 담은 정통 무협 액션
관전 포인트
김용 작가의 대표작 <천룡팔부>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세계적 배우 견자단이 제작, 감독, 출연,
무술 감독까지 1인 4역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한국 | 69분
감독: 박재범출연: 이윤지, 김서영 등
개봉: 2022.01.25
배급: (주)더쿱디스트리뷰션줄거리
설원의 소녀 ‘그리샤’가 아픈 엄마를 구하기 위해 전설의 ‘붉은 곰’을 찾아 떠나는 미라클
어드벤처이다
관전 포인트
제작 기간 3년 3개월인 한국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이미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가족 관객의 필람작으로 영화를 추천했다.
새를 사랑한 화가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84분
감독: 자크 로이개봉: 2022.01.25
배급: 찬란줄거리
조류학의 아버지 오듀본과 그가 그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감 [북미의 새]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관전 포인트
영화는 제50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47회 도빌아메리칸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주목 받았고, 국내에서도 존경 받는 화가이자 조류학자인 존 제임스 오듀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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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골육수처럼 진한 세 사람의 두터운 우정 이야기. 게다가 실화?!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눈물을 쏙 빼앗아가는 감동 실화 영화를 소개해드리려 왔답니닷!!
일단, 이 영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제 주관적인 소견이 들어간 이야기이지만!
이 영화는 꼭 봐야한다는 겁니다..!!!!
제가 줄곧 보면서, 그리고 끝나는 순간까지 느꼈던 건,
이 영화를 보길 잘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까지 꼭 추천해주고 싶었던..
다시 한번 또 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었던 뜻깊은 영화였습니다.
왜냐하면..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거든요,,,
저 역시 누가 볼세라 눈물 훔치기 바빴습니다..ㅠㅠㅋㅋ
이 영화가 무슨 영화이냐구요??????
지금 소개해드릴게요!!
제가 이번에 소개해드리고 싶은 영화는,
2023년 11월 22일에 개봉하는
아워 프렌드
라는 영화랍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출연했던 '다코타 존슨',
<오펜하이머>에 출연했던 '케이시 애플렉'
등등
익숙한 배우들이기도 하죠!
그럼 이제 영화 <아워 프렌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간단히 살펴볼게요~
간단한 줄거리
앞서 영화 <아워 프렌드>는 간단히 요약하여 말하자면,
주요 인물인 '니콜'과 '맷', '데인' 세 남녀의 깊고도 진한 우정을 담은 이야기인데요.
여기에서 '니콜'과 '맷'은 부부 사이이기도 하고요.
평범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던 그들에게
갑작스럽게 '니콜'이 말기 암 진단을 받으면서 전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가죠.
그러한 상황에서 서로 도와가며 친구의 우정이 무엇인지 강렬히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영화의 시작은
분위기가 다운되면서 심상치 않은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됩니다.
남편인 '맷'의 움직임과 표정에 초점을 맞춰 아내인 '니콜'과 현재 어떤 상황인 것인지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죠.
이제는 말해야할 것 같다고.
미리 쓴 편지의 내용대로 당신이 말해주면 좋겠다고.
아이들을 불러오라고.
'니콜'은 말합니다.
그런데 반해, 집 밖의 상황은 집안의 분위기에 비해 다소 밝은데요.
어딘가 복잡미묘한 모습인 그들의 친구 '데인'과 맷과 니콜의 두 딸이 그려내는 천진난만함은 왠지 모르게 구슬픈 짠함을 자아냅니다.
이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시간의 흐름대로 영화의 내용이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암 진단을 받기 전에,
암 진단을 받은 후의 모습을
서로 번갈아가며 보여주고 있어요.
처음엔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전 오히려 이렇게 진행되는 전개가 인물들 각각의 스토리와 감정선에 더욱더 집중하면서 볼 수 있도록 해주어서 몰입감이 뛰어났답니다.
앞뒤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보게 되니 눈물이 더 날 수밖에 없었던 듯 합니다..
인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영화 장면 곳곳에서 보여지는 각자의 상황이 더 돋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간단히 살펴보자면
먼저 남편 '맷'은 기자를 직업으로 삼은 인물로서, 기사를 잘 써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족보다는 일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고,
아내인 '니콜'은 그러한 남편으로 인해 외로움을 많이 타게 됩니다.
미혼모처럼 사는 것과 별 다를 게 없지 않냐고.
그렇게 살기 싫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니콜'은 뮤지컬 배우이면서 '맷'과 결혼하여 두 딸을 두고 있는 인물이죠.
말기 암에 걸리게 되면서 그 이후로 점차 변화하게 되는 인생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표현하고 있는 인물이에요~
앞서 말했듯이 '니콜'은 남편의 빈자리로 인해 외로움을 타는데, 친구인 '데인'에게 자신의 서러움을 토로할 정도로 말이죠.
결국엔 남편과 자식을 두고 잠시 잘못된 선택을 하긴 하지만요..
그들의 친구인 '데인'은 코미디언의 길을 꿈을 꾸지만 잘 되지 못하여 할인 매장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인물이에요.
굉장히 의리 있고, 니콜&맷 부부와 두 딸까지 지극정성으로 살피죠.
거기에다가 유머 센스까지 있어서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주는 중요한 역할도 합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과거에 말 못할 사정이 있었죠..
(전 '데인'의 센스 있는 입담이 영화의 중요한 요소 중 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칫 슬프게만 흘러갈 수 있던 영화가 데인으로 인해 중간중간 풀어지기도 하고 웃겨서 마치 단짠단짠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서!
니콜은 갑작스럽게 암 판정을 받게 되고, 맷은 아내를 간호하며, 데인은 그러한 자신의 친구들을 보살펴주며
이로써 세 사람 간의 찐한 우정, 관계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위기가 세 사람의 관계를 더욱 두텁게 만들어준 것이지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가장 크게 의문을 가지고 봤던 인물이 바로
'데인'이었어요.
왜 데인은 친구들에게 그토록 헌신적인가?
자신의 애인보다도 더 큰 우선순위였죠.
어쩔 땐 남편 맷보다도 더 잘 챙겨주어서 왜 그는 자신의 삶보다 친구들의 삶을 더 보살피는 것일까 하고 항상 의문점을 갖고 영화를 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데인이 그렇게 행동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죠.
데인은 과거 코미디언 쪽으로 길을 가고자 하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방황했습니다.
그래서 데인은 혼자 짐을 싸서 사람이 없는 자연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곳에서 중년의 여자를 만나며 위로를 얻고,
오랜만에 연락 온 자신을 보고 싶어하는 맷과 니콜, 그의 딸들이 남긴 메세지를 여러 번 들어보며 웁니다.
아마도 이렇게 자신을 생각해준 맷과 니콜에게 고마워서, 큰 힘이 되어줘서 이를 계기로 헌신적으로 도와주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데인 자신이 힘들었을 때 그들이 위로가 되어주었던 것처럼 데인도 그렇게 그들에게 보답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한편, '니콜'은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며 버킷리스트를 이루고자 노력합니다.
자신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자신이 없을 때를 대비하여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편지들.
자신이 좋아하는 책 마저 읽기.
파란 색깔로 머리 염색하기.
무대 다시 서서 노래부르기.
등등.
니콜은 버킷리스트를 차차 이루며 자신에게 다가올 변화에 맞섭니다.
특히 니콜은 암 판정을 받은 이후의 삶을 굴곡적으로 입체감 있게 너무나도 잘 표현합니다.
그렇게 서서히 조용히 자신을 내려놓게 되죠..
느낀 점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세 사람의 우정 관계는 정말 끈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런 친구들이 곁에 있다면 정말 부러울 게 없을 정도로 말이죠.
특히 데인이 친구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존경스럽고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니콜과 맷도 마찬가지이구요.
얼마나 서로를 의지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 관계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는 따뜻한 이야기였어요.
어려움이 생겼을 때 나를 생각해주는 친구가 있는 건 엄청난 든든함이잖아요.
데인이 어려울 때 맷과 니콜이 안부를 남기며 위로해주고,
반대로 니콜과 맷이 어려울 때 니콜을 보살펴준다던가,
맷을 데리고 자신이 했던 방식대로 산으로 데려가 기분전환을 해주며 위로해주는 방식이
영화에서 너무 깊게 다가왔고 저의 마음을 울렸답니다.
그리고 전 다코타 존슨의 연기에 너무나도 매료되었습니다....
어찌나 그렇게 절절하게 나타낼 수 있는지...
자신이 맡은 인물을 정말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암환자가 된 이후로 점점 변화하게 되는 상황과 행동들을 실감나게 표현하여서 감정이입이 잘 되었어요.
흡입력도 강했고요!
가족에 대해, 친구에 대해 여러 생각과 다짐을 하게 만드는 영화 <아워 프렌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충격적이었던 건...
전 이게 실화인 줄 모르고 봤었어요...
마지막에 실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니까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찡하게 다가오더라구요..ㅠㅠ
이로 인해 여운이 더 짙게 남았답니다..
여러분께 강력 추천합니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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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놓칠 수 없는 명작! 넷플릭스 4월 종료작 5
놓칠 수 없는 명작! 넷플릭스 4월 종료작 5
여러분 ! 넷플릭스 4월 9일 공개된 <낙원의 밤> 혹시 보셨나요? 현재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죠. 그 외에도 <썬더 포스> 도 순위권에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넷플릭스 4월 공개작이 흥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아쉽게도 4월 종료작을 가지고 왔습니다. 아직 여러분들에게는 명작들을 놓치지 않을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아직 못 본 영화가 있다면, 씨네랩과 함께 보러가시죠!
1. 문라이트 Moonlight (2016) - 베리 젠킨스
04.20일 종료 예정
"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아이가 소년이 되고 청년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푸르도록 치명적인 사랑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
<문라이트> synopsis "
베리 젠킨스 감독이 연출한 영화 <문라이트> 는 터렐 앨빈 매크레이니의 희곡 <달빛 아래서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 를 각색한 작품으로 ,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영화입니다.
2. 어바웃 타임 About Time (2013) - 리차드 커티스
04.22일 종료 예정
"모태솔로 팀(돔놀 글리슨)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놀랄만한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다.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그것이 비록 히틀러를 죽이거나 여신과 뜨거운 사랑을 할 수는 없지만, 여자친구는 만들어 줄 순 있으리..꿈을 위해 런던으로 간 팀은 우연히 만난 사랑스러운 여인 메리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팀. 어설픈 대시, 어색한 웃음은 리와인드! 뜨거웠던 밤은 더욱 뜨겁게 리플레이! 꿈에 그리던 그녀와 매일매일 최고의 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와 그녀의 사랑이 완벽해질수록 팀을 둘러싼 주변 상황들은 미묘하게 엇갈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어떠한 순간을 다시 살게 된다면, 과연 완벽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어바웃 타임> synopsis "
개봉 당시, 그리고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 꼽히고 있는 <어바웃 타임>은 로코물을 대표하는 레이첼 맥아담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는 타임루프 소재를 이용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입니다. <러브 액츄얼리> <노팅힐>의 감독 리차드 커티스가 연출을 맡아 더욱 더 화제가 되었죠.
3.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2007) -
에단 코엔, 조엘 코엔04.30일 종료 예정
" 총격전이 벌어진 끔찍한 현장에서 르웰린 모스(조슈 브롤린)는
우연히 이백만 달러가 들어있는 가방을 손에 넣는다.
그러나 이 가방을 찾는 또 다른 이가 있었으니 바로 살인마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
그리고 이들의 뒤를 쫓는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까지 합세하면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목숨을 건 추격전이 시작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synopsis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또한, 제 8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까지 휩쓴 영화입니다. 영화가 한번 보고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어,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며 비교하는 것도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묘미라고 생각이 드는 영화입니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스릴러 영화를 좋아한다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추천드립니다.
4. 스윗 프랑세즈 Suite francaise (2014) - 사울 딥
04.30일 종료 예정
" 940년,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 뷔시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매일 밤, 그의 연주를 들었다...’
음악을 공부한 프랑스 여인 ‘루실’은
저택에 함께 머물게 된 독일 장교 ‘브루노’를 경계하지만 유일하게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그에게 결국 마음을 연다.
‘잠시만, 전부 다 잊어버려요...’
오랜 전쟁으로 모든 것이 버거운 독일 장교 ‘브루노’는 오직 피아노만이 위로가 되는 일상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과 닮은 그녀로부터 점점 희망을 얻는다.
'우린 또 만날 거예요... 다른 모습으로’
모두를 위해 비밀스러워만 했던 그들의 사랑은
끝나지 않는 전쟁처럼 점점 격렬해지는데…
<스윗 프랑세즈> synopsis "
2차 세계 대전 초반을 배경으로 한 영화 <스윗 프랑세즈>는 프랑스로 망명한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작가 이렌 네미로프스키의 미완성 원작이라고 합니다. 잔잔하지만 팽팽한 긴장감, 게다가 <스윗 프랑세즈> 는 미셸 윌리엄스 배우가 주연을 맡아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5. 프레스티지 The Prestige (2006) - 크리스토퍼 놀란
04.30일 종료 예정
"세기의 전환을 맞아 격동적인 변화가 일던 1900년대 말 런던은 최고 상류층에서 마술사가 태어났고 사회에 마술이 널리 퍼져있던 시대이다. 로버트 앤지어(휴 잭맨)는 상류층 집안에서 자란 쇼맨십이 강한 마술사. 반면 고아로 자라 거친 성격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알프레드 보든(크리스찬 베일)은 자신의 마술 아이디어를 남들에게 보여 줄 배짱은 없지만 누구보다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천재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아끼는 친구이자 최고의 마술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의의 경쟁자. 그러나 그들이 최고라 자부했던 수중마술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로버트는 아내 마저 잃고 두 사람은 철천지원수로 돌변한다. 어느 날, 알프레드가 마술의 최고 단계인 순간이동 마술을 선보이고 질투심에 불탄 로버트 역시 순간이동 마술을 완성한다. 상대방 마술의 비밀을 캐내려 경쟁을 벌이면서 주변 사람들의 생명마저 위태롭게 만든다. 로버트는 알프레드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자신의 조수이자 사랑하는 여인 올리비아(스칼렛 요한슨)를 알프레드에게 접근하게 만든다. 올리비아는 로버트를 사랑하는 마음에 로버트의 라이벌인 알프레드와 생활하게 되고,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그들의 위험한 경쟁은 멈출 줄을 모르고 이제 서로를 죽이려고 까지 하는데...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진실! 그들의 마술, 그들의 관계, 그들의 인생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놀라운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
<프레스티지> synopsis
믿고 보는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프레스티지>는 휴 잭맨,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스칼렛 요한슨 등 믿고 보는 감독에 배우까지! 영화는 마술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인간의 내면까지 보여주는 영화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 <테넷>, <다크 나이트> 를 재밌게 봤다면 지금 넷플릭스로 가서 시청하세요!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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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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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범죄도시 4>, 18일 크랭크인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가 18일 네 번째 시리즈 촬영에 돌입했다고 한다. 4편에서는
불법 온라인 도박 조직을 잡는 이야기를 담았다. 4편의 메인 빌러은 김무열이 맡았다고 한다.
김태리, 드라마 <정년이> 출연
ⓒ TVING
배우 김태리가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인기 웹툰 원작 드라마인 <정년이>의 출연한다고
밝혔다. 웹툰 '정년이'의 작화를 담당한 나몬 작가는 윤정년의 초기 이미지 구성 당시
김태리를 떠올리며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밝혀 많은 이들이 김태리의 출연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커넥트>, 12월 7일 공개
ⓒ 디즈니+
배우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 주연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는 12월 7일에 전체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커넥트>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 ‘커넥트’ 동수가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
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 지독한 추격을 담아낸 이야기를 담았다.
해외
<프린세스 다이어리>, 3편 제작 확정
ⓒ 네이버 영화
디즈니에서 <프린세스 다이어리>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1,2편의
주연 배우 앤 해서웨이의 출연 여부는 불분명하나, 이전에 출연에 대한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던 적이 있다.
한국계 스파이더우먼 '실크', 드라마 제작 확정
ⓒ 마블 코믹스
아마존 스튜디오에서 소니 픽처스 텔레비전 스튜디오와 손 잡고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스핀오프 실사 시리즈 <실크: 스파이더 소사이어티>를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실크는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를 물었던 초능력 거미에 물려 히어로 '실크'로 거듭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캐서린 오하라, <비틀쥬스2>로 복귀
ⓒ IMDB
영화 <비틀쥬스 2>에 1편에 '딜리아' 역으로 출연한 배우 캐서린 오하라가 복귀한다고 한다.
팀 버튼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을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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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그곳은 정말 유토피아였을까
우리가 사는 사회 시스템은 개개인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살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집이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한다면,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개인, 가족, 사회는 국가 단위로 그 단위를 확장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어왔다. 규율과 법을 만들고 국가를 통치할 지도자를 뽑는다. 그렇게 뽑은 대표는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넓게 조망하면서 잘 되지 않는 일을 해결하고 모두가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부족 사회에서도 작은 단위에서 늘 지도자와 그 주변은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하면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왔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을 따르고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계속 정쟁이 끊이지 않고 갈등은 계속된다. 어떤 경우에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배척하고 사회에서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수 없다. 그 갈등들이 지나간 후에 돌아보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의 이야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체계가 무너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든 사회 시스템이 파괴되고 하나의 공동체만 유일하게 남게 된 것이다. 여기에 외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멀쩡해 보이는 아파트로 몰려든다. 식량, 추위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지만 선뜻 누군가 먼저 나서 상황을 끌어가지 못한 채 사람들은 점점 어려움에 봉착한다. 그때 아파트에 불이 나고 한 인물이 갑자기 달려 나와 그 불을 꺼 혁혁한 공을 세운다. 그 인물은 바로 영탁(이병헌)이다.
그렇게 영탁은 우연하게 사람들 눈에 띄어 영웅과 비슷한 위치에 선다. 그리고 결국 그가 새로운 아파트 대표가 된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시스템이 붕괴된 곳에서 새롭게 등장한 지도자 그룹의 이야기를 담는다. 부녀회장인 금애(김선영)와 영탁을 중심으로 몇몇의 지도자 그룹이 만들어지는데, 여기에는 보안과 방법을 맡는 민성(박서준)이 포함된다. 이 영화에서 꽤 중요한 위치에 있는 민성은 과거 공무원이었고, 간호사인 명화(박보영)와 함께 살고 있다. 민성은 안정지향적인 인물이고, 명화는 좀 더 박애주의적이다. 초반에 외부인을 대하는 조금 다른 태도를 보여주는 두 사람의 성향은 영화 중반 이후 갈등을 만들어낸다.
새롭게 지도자가 된 영탁은 미스터리 한 인물이다. 조금은 어눌해 보이는 그의 초반 모습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지 의심하게 하지만 그는 사람들을 모아 황궁아파트 주민이 아닌 외부인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낸다. 그가 처음으로 실행한 이 일은 그가 새로운 지도자로서의 지위를 탄탄하게 가질 수 있게 만든다. 그렇게 힘을 얻는 그가 만들어내는 황궁 아파트의 사회는 정말로 유토피아처럼 보인다. 간호사를 중심으로 의료 센터를 만들고, 남자들이 외부로 나가 음식을 구해온다. 그렇게 모은 음식과 생활용품은 분배소에서 주민들에게 동일하게 분배를 한다.
완벽하지만 외부인에게 배타적인 시스템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은 적어도 황궁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완벽하다. 그들은 나름의 룰을 만들어 그곳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애쓰고 그것을 실제로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사회 시스템이 주는 안정감을 영화는 여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단, 한 가지 간과하게 되는 건 영화 초반에 황궁 아파트의 주민들이 외부인을 몰아내는 장면이다. 주민들은 강압적인 방식으로 외부인들을 몰아냈고, 많은 외부인들은 추운 날씨에 얼어 죽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이 과연 좋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는 계속 질문을 던진다. 생존을 위해서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사회 시스템이 하는 모든 것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인지. 모두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무엇보다 가장 크게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바로 내가 그 안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했을까 하는 것이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외부인과 함께 살고자 한다면 사람은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생존 시간이 줄어들 거라는 아주 단순한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외부인들은 배제된다. 다 같이 사는 것이 아닌 우리만 사는 결정을 한다.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민성은 이 영화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 있는 일종의 관찰자다. 그는 영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황궁 아파트라는 사회 시스템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다. 그는 그 사회 시스템을 믿고 따른다.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그 사회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외부인을 몰아내고, 외부에서 음식을 구할 때 외부인을 공격하기도 한다. 반면 민성의 아내 명화는 같이 사는 방향을 찾아보려 애쓴다. 몰래 숨어있는 외부인들을 돕고 이 영화의 가장 큰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의 진실을 밝혀내기도 한다.
민성의 생각이 옳을까? 아니면 명화의 생각이 옳을까? 다르게 묻는다면, 생존을 위해서는 우리만 사는 게 더 좋을까 아니면 다 같이 사는 게 더 좋을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이 질문에 대답하기 쉽지 않다. 어떤 쪽으로 결정하더라도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어떤 쪽이 더 맞는다고 이야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질문하는 영화
영화 속 리더가 되는 영탁은 중요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 비밀이 무엇인지도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더 흥미로운 건 그 자신조차 피해자이자 약자라는 것이다. 그의 비밀이 밝혀졌을 때도 그를 온전히 미워할 수만은 없는 건 영탁이라는 인물도 결국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약자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카리스마로 황궁 아파트의 대표가 되어 리더십을 발휘하지고 심지어는 악행도 서슴지 않지만 영화는 그가 과연 그 정도로 돌을 맞아야 하는 인물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사회 시스템은 필요하다. 엄청난 재난 상황에서 인간은 생존을 가장 앞에 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배타적으로 외부인을 배제하지 않았고 포용적으로 받아들였다면 그 결말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 속 황궁 아파트의 사회 시스템은 배타적인 방향을 택했다. 그 결정이 될 당시만해도 그것은 옳은 선택으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그 결정은 주민들의 투표로 민주적인 방식으로 결정된 것이다. 그러니까 결정과정도 공정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결말을 따라가다 보면 어떤 것이 더 맞는 것인지 자꾸만 되묻게 만든다.
영화는 결말 부분에서 다른 선택을 한 시스템의 형태를 보여준다. 따뜻하고 새하얀 주먹밥으로 대표되는, 그 다른 시스템은 따뜻해 보이지만, 그이후의 결말은 영화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여기에도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야 하고 어떤 형태로든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들만의 사회 시스템은 어떤 모습이 될까.
아무것도 없어진 사회에 완벽한 시스템이란 없다.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다는 것이다. 영화가 이야기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완벽한 국가는 없고,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누구는 배타적으로 다른 사람을 배척하려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포용할 것이다. 가장 쉽게 난민에 대한 여러 국가들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난민들은 유토피아를 찾아 떠돌지만 그런 유토피아는 없다. 대부분 유토피아라고 생각했던 국가들은 잔인하게 난민들을 외면한다.
영화의 제목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콘크리트로 만든 아파트, 황궁 아파트를 의미할 것이다. 한국에서의 아파트의 의미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낡은 오래된 아파트이지만 자산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사전적 의미로 집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집은 모든 사람이 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충분한 자금이 없으면 그런 집을 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현대 사회에 꽤 만연해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점점 배타적으로 변해가는지도 모르겠다. 이 집은 내 집이니까 외부인은 나가라는 그 편한 말은 그들에게 안정감으로 돌아온다.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화 초반 민성이 통조림을 떨어뜨려 소파밑으로 굴러간다. 그것을 집으로 소파 밑에 팔을 뻗어 통조림을 꺼내자 바퀴벌레들이 튀어나온다. 그러자 아파트 사람들은 기겁하며 모두 바퀴벌레를 밟아 죽인다. 이 영화에서 황궁 아파트 주민들은 외부인들을 바퀴벌레라고 부른다. 그 영화 초반 장면 자체가 이 영화의 전체 이야기를 함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관객에게 ’ 너라면 어떤 결정을 할 것 같아?‘라고 묻는다. 안정적인 사회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하면서 나아가야 할까.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어쨌든 결정을 하고 실행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 질문은 꽤 난해하고 아픈 질문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영화적 재미를 놓치지 않고 이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영화는 올여름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지적인 이야기를 던진다. 적어도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루는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초반의 어눌한 모습의 영탁이 후반부로 갈수록 광기에 휩싸이는 것을 표현한 이병헌의 연기가 무시무시하다. 민성 역을 맡은 박서준은 사회 시스템에서 안정적인 방향의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하지만 예상과 다른 결말을 보게 되어 황망해하는 모습을 무척 잘 표현했다. 그 밖에도 명화 역의 박보영과 부녀회장 김선영의 연기도 훌륭하고 그 외의 인물들도 모두 훌륭한 연기를 보여줘 극에 현실감을 높인다. 이 모든 것을 제대로 표현해 낸 엄태화 감독의 연출력이 가장 돋보인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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