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0-08 17:11:26
치고, 달려라! '야없날'을 위한 야구 영화 9선
다시 개막하는 그날을 위해!

어느새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맞아, '야없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
야구를 보지 못해 쓸쓸할 이들을 위해 야구 영화 9선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벌써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는 기분이지만,
영화를 보며 새로운 시즌을 함께 기다려보아요!
다시 개막하는 그날까지 잠시 안녕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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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조커가 된 것일까? 사회가 만든 것일까?
사실 다크나이크를 보지 않았기에 조커라는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영화 <조커>를 보는 것이 많이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커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었던 한 편의 다큐와 같았던 작품이었다.
영화 <조커> 시놉시스
“내 인생이 비극인줄 알았는데, 코미디였어”
이제껏 본 적 없는 진짜 ‘조커’를 만나라!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은 코미디언을 꿈꾸는 남자. 하지만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맨 정신으로는 그가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조커>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
스펙타클보다는 한 편의 다큐같았던 작품
매력적인 악당 조커. 악당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어서 솔직히 굉장히 스펙타클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에 가까웠다.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이 어째서 사회적인 제도라는 틀 속에서 악당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조커라는 인물 자체에 궁금증이 많았던 사람들이라면 분명 좋아할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다보니 집중이 잘 됐던 것은 사실이나 단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설명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일일이 다 설명을 해주다보니 굳이..? 이런 감정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했다. 특히, 소피와의 관계가 플렉의 환상이었다는 점은 소피의 표정과 태도를 통해서도 바로 알 수 있었음에도 구디 화면에서 소피를 지우는 방식으로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줘서 나름 반전이었는데 그 효과가 상쇄하는 느낌이어서 안타까웠다.
결국 개인의 탓인가?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영화는 전반적으로 두 가지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의 문제 혹은 사회 구조의 문제 둘 중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하면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물론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그 경계를 계속 생각하게 만들엇던 작품이었다.
영화는 고담시의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다는 것을 뉴스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리고 광대가 되어 일을 하지만 불량배드이 판치는 고담시에서 아서 플렉은 그들에게 된통 당하고 만다. 이렇듯 초반에는 사회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은 고담시를 조명하면서 구조의 영향에 무게를 실어주는 듯했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이 될수록 아서 플렉이 앓고 있는 정신질환과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어린시절을 보여주면서 고담시의 구조적 문제는 배경으로 밀려나고 초점을 개인의 트라우마로 옮겨간다. 그렇게 개인의 트라우마로 조커가 된 아서 플렉이 시위가 판치는 고담시에서 영웅으로 추앙되면서 다시 사회 구조 속으로 편입된다.
뮤지컬 넘버의 차용
조커를 보다가 눈이 한 순간에 커졌던 장면은 지하철에서 3명의 술주정뱅이들이 아서 플렉을 향해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뮤지컬 넘버를 부르는 장면이었다.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는 사실 내요이 남을 조롱하고자 하는 내용이 아니다. 뮤지컬 <Little night music>에서 여주인공이 20년 전 배우로서의 경력을 위해 헤어졌던 남자 주인공과 재회하면서 다시 사랑을 이어가고 싶지만 벽에 부딪히면서 부르는 넘버다. 자신을 조롱하면서도 상대방에게 의지하고 싶은 감정이 낭낭한 이 넘버가 영화 조커에서 남을 조롱할 때 가장 먼저 쓰인다.
이 역설에 귀가 트였고, 아서 플렉이 조커 분장을 한 채 그들의 노래를 따라부를 때는 뮤지컬 속 여자주인공처럼 자조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뮤지컬에서는 현시에 없는 어릿광대라는 존재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지만 영화 조커에서는 아서 플렉이 실제 광대가 되면서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할 주체가 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영화 <조커>는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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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사랑의 간극
만약 동물로 살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우리는 과연 어떠한 동물을 선택하게 될까. 데이비드(콜린 파렐)가 변하고 싶어 한 동물은 ‘랍스터’이다. 그는 랍스터를 설명할 때 100년 넘게 살며, 평생 번식을 하고, 귀족 같은 푸른 피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가 이야기한 랍스터의 특징들은 모두 ‘살아가는 것’과 연관된다. 즉, 데이비드는 살고 싶은 목적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아닌 동물이 되어서도 최대한 오랫동안.
데이비드는 커플이 되어야 하거나, 혹은 솔로로 남아야 한다는 두 가지 선택지만 주어진 현실 속에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영화 속의 세계관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삶의 최종 목표는 이성을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이라고 단정 지어버리는 것처럼. 이렇듯 커플이 되어야만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제한된 공간인 호텔에서 지내는 동안에 그는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한다. 반면 절대 커플이 되어서는 안 되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동안에 그는 완벽한 근시를 가지고 있는 여자(레이첼 바이스)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데이비드의 행동은 어떤 것을 통제하려고 드는 순간 우리는 그 통제 안에서 빠져나오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완벽한 근시를 가지고 있는 여자를 만난 데이비드는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통제된 환경이 그를 사랑의 유혹에 빠지게 한 것은 아닐까. 우리는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순간에 꼭 사랑에 빠지게 되고, 사랑에 빠져야 하는 순간에 꼭 사랑에서 멀어지게 된다. 더 랍스터(2015)는 이러한 아이러니한 굴레를 신박한 소재를 통해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블랙 코미디라고 할 수 있겠다.
자신과 같이 완벽한 근시가 있다는 공통점을 시작으로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결국 사랑을 위해 통제된 공간 속에서 벗어나자 사랑을 시작하게 해 준 ‘근시’의 특징은 사라지고 장님이 되어버린 여자가 데이비드 앞에 놓인다. 그의 다음 선택은 과연 무엇인가. 한참을 고민하는 듯싶더니 장님이 된 여자가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들(촉각, 청각)이 발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여전히 사랑이라고 믿고 있으니까.
<더 랍스터>(2015)는 정확히 결말 10분이 영화의 가치를 판단한다는 말을 증명하는 영화인데, 데이비드는 결국 여자와 공통점을 가지기 위해 장님이 되는 것을 선택했을까, 아니면 여자를 남겨두고 자신 혼자 도망쳤을까. 빠르게 끝내고 오겠다는 데이비드의 말을 비웃듯이 장님이 된 여자는 적막 속에 놓인 채 영화는 막을 내린다. 첫 문단에서 이야기했듯 데이비드는 살고 싶은 마음이 컸을 터. 그가 랍스터가 되고 싶었던 이유도, 호텔에서 도망친 이유도, 숲에서 도망친 이유도, 마지막으로 여자에게서 도망친 이유도, 모두 그는 어떻게 해서든 살고 싶었다. 그렇지만 영화는 그에게 묻는다. 시각을 포기한 채 오로지 사랑이라는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감정만을 가지고 남은 삶을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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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안전한, 슴슴한 누아르
경관의 피 (The Policeman's Lineage, 2021)
개봉일 : 2022.01.05.
감독 : 이규만
출연 :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권율, 박명훈, 이얼, 이현욱, 백현진
쿠키 영상 : 없음
관람 등급 : 15세
너무 안전한, 슴슴한 누아르
멋진 중년 배우의 표본인 조진웅 배우와 삐약삐약한 시절을 지나 <기생충>을 통해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최우식 배우, <마이네임>을 통해 “엄마, 나 아저씨 좋아해.”드립의 주인공이 된 박희순 배우. 그리고 권율, 박명훈, 이얼, 이현욱 배우 등 기대감이 절로 드는 배우진을 갖춘 누아르 영화 <경관의 피>.
일찍이 2020년 2월에 크랭크업이 됐으나, 코로나로 인한 극장의 침체기를 의식해서인지 꽤 오랜 시간 부유하고 있던 이야기가 2022년이 되어서야 제자리를 찾았다.
누아르의 불패 소재들을 모으고 모아
사사키 조의 동명 소설 [경관의 피]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3대째 경찰의 길을 걷고 있는 신입 경찰 민재가 흙탕물 속에서 뒹굴고 있는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융통성 없다는 취급을 받으면서도 올바른 길을 추구하는 신입 경찰 민재는 최우식 배우가, 악인인지 선인인지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광수대 반장 강윤은 조진웅 배우가 맡았고, 민재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청문 담당 인호 역은 박희순 배우가 맡았다.
빠릿하고 올바른 신입 경찰, 강한 힘을 갖고 있지만 정체와 속을 알 수 없는 광수대 반장. 두 남자가 만들어내는 얕은 우정과 완전히 털어내기 힘든 불신. 그리고 강윤의 비밀을 알아오라는 언더커버 작전까지. 누아르의 불패 소재들을 잔뜩 가져와 섞어놓은 느낌이다.
기대감과 그 뒤에 남은 실망감
경관의 피 시놉시스와 주연 배우들의 이미지 합을 보자마자 문득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떠올랐다. 언더커버 작전을 벌이는 대상은 사뭇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경관의 피>는 나의 기대감을 모두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많은 관객들이 한국 영화의 아쉬운 점으로 꼽는 대사의 낮은 명확도. 그리고 컷이 바뀔 때마다 심하게 튀는 엠비언스와 날카로운 치찰음이 꽤 있었다. 거기에 캐릭터와 완벽히 부합하지 않는 배우의 이미지. 길을 정하지 못하고 헤매는 진행까지. 겉으로 보이는 깔은 좋았으나, 막상 마주해보니 단점이 명확히 다가오는 영화였다. 그중에서도 음향의 퀄리티가 정말 아쉬웠다.
더불어 조진웅, 최우식. 멋진 두 배우의 케미를 기대했으나 기대감이 너무 컸는지 적지 않은 실망감이 남았다. 민재와 강윤이 부딪히고 뒤섞이며 케미를 만들어냈다면 좋았을 텐데, 민재는 둥둥 떠있고 강윤이 그를 감싸 안기만 하는 느낌이었달까. 딱 막걸리 장면까지는 괜찮았는데 말이다.
실패하지 않을 명확하고 자극적인 소재들을 버무렸지만 <경관의 피>는 슴슴한 맛이 강하다. 성공할 확률이 높은, 속된 표현으로 ‘안전빵’ 같은 소재들을 사용했음에도, 이 이야기는 그저 같은 궤도를 머물다 못해 서서히 텐션을 잃어간다. 심장을 조이기 위해 열심히 음악의 힘을 빌려보지만 끓는 점에 가닿지 못한다. 배우의 매력을 제외하고 캐릭터 자체만의 매력도 크지 않다. 누군가는 어울리지 않고, 누군가는 너무 뻔하고, 누군가는 큰 사건의 중심으로서 응당 지녀야할 존재감을 부여받지 못하고 묻혀버린다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완전히 거친 누아르보다 슴슴한 맛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잔인하거나 성애적인 장면은 없고 욕조차도 거의 나오지 않는 이 진라면 같은 누아르를.
아쉬움 속에서 살아남은 것들
아쉬운 부분들이 많지만 그 속에서도 분명히 살아남은 부분들이 있다. 조진웅 배우의 묵직한 연기와 올바른 수트핏. 간간이 등장하는 믿음직스러운 얼굴들이 터주는 작은 숨통. 그리고 완전하진 않았지만 새로운 연기 스타일을 보여준 최우식 배우. 개인적으로 그의 연기가 호에 가깝진 않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용기였다고 한마디 보태고 싶다. 최우식 배우가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라 믿으면서.
흑과 백. 그 경계에서
브로맨스, 3대째 이어져오는 경관의 피, 사명감과 가장 효과적인 범죄 소탕 방법 등 여러 주제들이 솟아오르고 그 안에서 가장 그럴싸한 물음은 하나뿐이다. ‘나쁜 놈들을 잡을 때, 넘어도 되는 선은 어디까지인가?’
독보적으로 유능하지만 어딘가 검게 느껴지는 강윤과 사수가 징계를 받게 될 것이 명확함에도 사실을 고하는 꿋꿋하고 하얀 신념을 가진 민재. 그리고 민재가 경찰의 꿈을 갖게 만든, 흐린 회색만을 남긴 그의 아버지 최동수
강윤은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하고, 민재는 눈앞에 있는 현행범조차도 손대지 못한다. 완전한 흑과 백의 특징을 가진 강윤과 민재가 만나고, 두 사람은 흐린 회색빛을 띈 민재의 아버지, 동수에 대한 기억을 공유한다. 그리고 민재는 강윤의 강한 색에 물들기 시작한다.
선을 지키기 위해 악을 타도하는 방법의 수는 무궁무진하다. 무작정 사건에 뛰어들고, 우직하게 법을 지키는 일명 ‘깨끗한 방법’이 있고, 큰 사냥을 성공하기 위해 작은 끄나풀을 남겨두거나 흙탕물에 함께 뒹굴며 함정을 파는 등 처절하고 강력한 ‘지저분한 방법’도 있다.
경찰로서 ‘악을 타도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숙명인데, 이를 이루기 위해 깨끗함을 포기해도 되는 것인지, 민재는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혼란을 느낀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어두운 세계와 기밀로 부쳐졌던 진실이 커다란 공이 되어 민재에게 부딪힌다.
경관의 피 시놉시스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수트, 외제차를 타며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의 팀에 어느 날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신입 경찰 민재(최우식)가 투입된다. 강윤이 특별한 수사 방식을 오픈하며 점차 가까워진 두 사람이 함께 신종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중 강윤은 민재가 자신의 뒤를 파는 두더지, 즉 언더커버 경찰임을 알게 되고 민재는 강윤을 둘러싼 숨겨진 경찰 조직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서로 다른 색을 가진 강윤과 민재의 만남
범인을 꿇어앉혀놓고 사건의 관계자를 캐내기 위해 주먹을 휘두른 선배를 말리던 민재는 법원에 앉아 그의 폭력을 인정한다. 범인의 증언은 수사에 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민재는 폭력을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야 최민재, 너만 옳은 것 같지?” 분노 반, 비꼬는 마음 반으로 던진 질문에 민재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는 이게 올바른 선을 행하는 경찰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융통성이 없다고 생각될 만큼 올곧은 사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길을 따라 그들을 이해하고 싶어 이 길에 뛰어든 사람. 그게 바로 최민재다.
독보적으로 유능한 능력을 가진 강윤은 뒤에 무언가를 숨겨놓고 있는 광수대 반장이다. 혼자 해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크기의 조직들을 척척 잡아넣는 그는 비교적 몸집이 작은 악을 이용하는 경찰이다.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선을 아슬히 넘나드는 그는 자신보다 더 나쁜 놈들을 다 잡겠다며 위험한 수사를 계속한다.
민재는 경찰의 뒤를 캐는 것은 불명예라며 언더커버 작전을 거절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인호가 내민 동수에 대한 기밀문서를 보고 마음을 바꾼다.
밝혀진 비밀과 새로운 길
기밀로 묻혀있었던 조직 연남회와 흐려진 물 안에서 살다 떠난 동수의 흔적을 발견한 민재는 고민에 빠진다. 조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스폰서를 모집하고,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주사기를 배에 꽂았던 동수. 강윤은 그가 키워낸 새까만 그림자다.
연남회의 시작은 새하얀 눈밭이었지만, 끝은 더럽게 녹은 눈만이 가득한 진흙 밭이었다. 윗선에서는 썩어버린 뿌리를 뒤흔드는 노란 이파리들을 털어내고 싶어 한다. 이들은 연남회와 동수의 사건 경위를 극비에 부치고 강윤의 꼬리를 밟기위해 민재를 이용하려 한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민재는 강윤과 함께 아버지가 걸었던 그 길을 그대로 밟기로 결심한다. 영화의 마지막, 출소한 강윤을 태우러 온 민재는 “저보다 더 나쁜 놈들을 모두 잡을 때까지 해보려고요”라고 말한다. 흑과 백, 명확히 나눠져있던 선안을 벗어나 그 위를 아슬하게 걸어가겠다는, 막무가내인 조금은 나쁜 놈이 되겠다는 이야기다.
착한 놈들 중에 가장 나쁜 놈
수사를 위해, 아주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위장을 하고, 법의 울타리를 넘는 강윤을 보면서 생각했다. 이 인물은 착한 놈들 중에 가장 나쁜 놈이라고. 근데 도저히 척결할 수 없는 나쁜 놈이라고. 옳고 그름을 명확히 나누기엔 너무도 애매한 회색 선 위에서 민재와 강윤이 나쁜 것들의 잔재를 훌훌 털어낼 수 있을지, 그대로 물들어버리진 않을지. 그들의 패기가 어디까지 뻗쳐나갈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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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 앤 씨 / Иди и смотри (Come And See)
컴 앤 씨 / Иди и смотри (Come And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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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독일군에 의해 침공당한 소련 어느 한 도시의 참상을 한 소년의 시각을 통해 조명한 작품.
- 네이버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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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평 /
내가 여태껏 봐온 모든 전쟁영화들과 비교할 수 없는, 다른 차원의 전쟁영화였다.
대부분의 전쟁영화는 주인공이 군인으로 등장해서 전장에서의 그의 활약을 보여주거나, 나치영화의 경우에는 유대인 주인공의 고군분투를 조명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다르다.
이 영화는 자발적으로 군대에 입대한 주인공 소년이 전쟁의 현실을 맞닥뜨리며 겪는 시련을 보여준다.
내가 생각했던 이 영화의 전개는 이 소년이 전쟁에 참여하여 폭탄을 실어나르든, 총을 쏘든 하며 그 군대에 어우러지고, 생존하는 전개였다.
근데, 이 영화는 내 예상을 빗나갔다.
매우 현실적인 전쟁 상황을 보여준다.
홀어머니 밑에서 동생들과 자란, 고등학생정도의 나이도 안되어 보이는 어린 소년이 군대에 입대하면 우리가 영화에서 본 것처럼 완전무장을 하고 적군을 향해 돌진 할 수 있을까?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과 소음에 정신도 못차리고 여기저기 숨느라 바쁠 것 이다.
그리고 이 전쟁의 폭풍에 휩쓸려 내 의지대로 사는 것이 아닌 삶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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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주목할 부분은 주인공의 표정과 대사이다.
전쟁이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체감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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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감명깊은 장면은 역시 마지막씬.
히틀러를 향한 주인공의 분노와 증오를 느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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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글이 좀 어색하지만,
그래도 되게 좋은 영화인만큼 여러분들이 한번쯤 감상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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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심(利己心)
사람들은 자신이 이기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이기심이란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름대로의 관용을 베풀며 그럭저럭 선을 지키며 산다고 생각한다. 즉 자신이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믿기 싫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기적이다.’ 라는 말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된다. 마주치고 싶지 않은 본능, 이기심이 주제인 <라쇼몽>은 갖가지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당신은 이기적인 사람입니다.’를 보여준다.
먼저 이야기 전달 방식을 살펴보면, 액자식 구성으로 액자 밖의 이야기는 라쇼몽에서 자신들(나무꾼과 스님)이 관아에서 겪은 이야기를 나그네에게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액자 안의 이야기는 하나의 살인 사건에 대해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하는 구성을 취한다. 그리고 영화는 역순행으로 진행되며, 액자 밖의 이야기는 현재 시간, 액자 안의 이야기는 과거를 말한다.
현재 시간에서 등장인물은 나무꾼, 스님, 나그네이다. 처음 나무꾼과 스님은 라쇼몽 계단에서 허무한 표정을 짓고 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잠시 들린 나그네는 그 둘이 말하는 “관아에서 겪은 일이 제일 무섭다.” 소리를 듣고 그 이야기에 흥미가 생긴다. 여기서 나무꾼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면서 이야기는 과거로 가게 된다.
액자 안의 이야기는 관아에서 시작된다. 처음 나무꾼은 시체를 발견한 최초 목격자로서 관아로 불려와 말하기를, 나무를 하러 산에 가는 길에 여자 모자와 사무라이 모자, 새끼줄을 보았다고 언급한다. 화면이 전환되고 스님이 얼굴이 클로즈업 되면서 스님은 오후에 말을 타는 여자와 말을 이끄는 남편을 보았다고 말한다. 그 뒤 도적 다조마루가 붙잡혀 온다. 다조마루는 죽은 남편의 물건을 가지고 있었는데 수상함을 느낀 형사는 다조마루를 체포해 관아로 데리고 온 것이다.
말에서 달리다 떨어진 다조마루를 붙잡았다고 말하자 다조마루는 크게 웃으며 천하의 다조마루가 말에 떨어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계곡물을 잘못 먹어 복통이 나서 쓰러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다조마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흘 전 오후 지나가던 부부의 모습을 보는데 다조마루는 부인에게 첫 눈에 반하고 만다. 그는 여인을 뺏기 위해 남편을 속여 딴 곳으로 보낸 뒤, 여인을 꼬셔 함께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가는 도중 여자의 모자가 풀에 걸려 떨어지게 된다. 남편이 있는 곳까지 도착 했지만 남편이 보이지 않았고, 여인은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뒤 격렬하게 저항한다. 하지만 다조마루는 여자를 차지하게 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다조마루는 남편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갑자기 여인이 ‘둘 중 살아남은 사람을 따라가겠다.’라고 말하자 남편과 도적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싸우게 된다.
결국 다조마루가 승리하자 여인은 도망가고 자신 또한 달아난 것이라 말한다. 다음 증인으로 여인이 등장한다. 여인의 진술과 다조마루의 진술은 일치하지 않았다. 여인은 대 도적 다조마루 앞에서 저항조차 할 수 없었고 그저 남편이 보는 앞에서 겁탈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며 슬피 운다. 다조마루가 여인을 떠나고 난 뒤 아내는 남편에게 서러움을 토로하지만 남편은 자신을 매정한 눈으로 쳐다 볼 뿐이었다. 그 눈빛에 두려움과 죄책감을 느낀 여자는 정신을 잃고, 다시 깨어나 보니 남편이 단도에 찔려 죽어있었다고 말한다. 남편의 시체에서 도망치면서 강물에 몸을 던지면서 자살을 기도했지만 빈번히 실패하였다고 슬피 울며 관아에 고한다.
다음 증인은 빙의 된 남편이 진술을 시작한다. 남편은 아내가 겁탈을 당하고 아내는 다조마루와 도망가려는 순간 다조마루에게 남편을 죽여달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다조마루는 여인에게 정이 떨어져 여인을 밀어내고, 남편에게 ‘저 여인을 내가 죽일까 아니면 당신이 죽이겠냐’고 물어왔다. 그 말을 들은 남편은 도적을 용서했지만 여인은 이미 도망갔고 다조마루는 남편을 풀어준 뒤 사라진다. 한순간에 아내를 잃게된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져 자살을 했다고 진술한다.
마지막 목격자의 진술은 다조마루는 무릎을 꿇으면서 여인에게 같이 살자고 빌었지만 여인은 아무말 없이 남편의 새끼줄을 끊는다. 그 의미를 깨달은 다조마루는 남편과 싸우려고 하는데 남편이 저런 정조없는 여자는 필요없다며 쓰레기만도 못하다고 비난한다. 그 말을 들은 다조마루도 여인을 버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여인은 광기에 휩싸여 남자면 남자답게 칼로 싸워서 여자를 쟁취해야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며 남자들을 조롱한다.
그 말을 들은 다조마루와 남편은 어쩔 수 없이 싸움을 시작하는데, 싸움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허우적대대며 속된 말로 개싸움을 보여 준다. 나름대로 치열한 싸움 끝에 남편을 찔러 죽인 다조마루는 여인에게 다가가지만 여인은 도망친다. 힘이 풀린 다조마루는 여인을 잡지도 못하고 겨우 자신의 몸만 추스리고 도망친다.
이것이 이 이야기의 진실이다. 아내는 지조를 버리고 남편을 죽이려고 한 이기심을 숨기고 싶어했고, 도적 다조마루는 기세등등한 도적인척 굴었지만 여인에게 굴복하고 싸움도 약한 잔챙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했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를 잃고 싸움에도 진 자신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한다.
<라쇼몽>은 앞서 말했듯이 역순행 구성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진술로 빠르게 전환되는 이야기는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런 이야기 구조를 취함으로써 사람이 자신이 이기적인 본성을 숨기려는 메카니즘을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된다.
다조마루는 자신이 최고의 도적이라는 권위를 지키고 싶어 했다. 여인은 가련하고 연약한 여성으로 보이기를 원했다. 남편은 요망한 아내에게 당하지만 남자 대 남자로서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여인을 용서하는을 무사로 보이기를 원했다. 허나 이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
사람은 자신이 못나게 비춰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사람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이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무꾼이나, 스님처럼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며, 이기적인 사람들도 교화가능하다고 말하는 인물들조차 결국은 이기적인 사람임을 영화는 보여준다. 나그네 또한 힘든 상황 속 아기의 보자기를 훔쳐가는 행동은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잘 드러낸다.
사람은 이기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같은 사람을 믿지 못한다. 영화 마지막 갓난아기를 발견한 나무꾼은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세상이지만 그는 무언가 결심한듯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간다. 이기적인 세상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이 되길 바라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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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영화/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오늘은 4월 넷째 주 주말 동안의 박스오피스 분석 결과를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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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화제작 개봉이 많았던 4월 넷째 주는 지난번(77만 9천 명)과 비교했을 때 주말 관객 수가 약 151만 5천 명으로 94% 증가하였습니다. 이번 주도 기대작이 많은 관계로 5월 첫째 주의 주말 관객 수 역시 기대해 볼 만 합니다.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드림>이 예상과 같이 1,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두 영화의 개봉으로 아쉽게도 <리바운드>와 <킬링 로맨스>는 주말 관객 수 TOP 5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존 윅 4>, <스즈메의 문단속>, <옥수역귀신>의 순위가 하락하였습니다.
1.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NEW)
유명 게임 시리즈 '슈퍼 마리오'를 영화화한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개봉 첫 주말에 약 61만 관객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였습니다.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닌텐도와 일루미네이션이 합작하며 기대를 모았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실사 영화 중에서도 호평받는 작품으로 개봉 2주 차 성적 역시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2. <드림> (NEW)
배우들의 케미와 유쾌한 대사로 호평을 끌어내고 있는 영화 <드림>이 개봉 첫 주말 38만 관객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예측불허 매력과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로 기분 좋은 웃음을 주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가 따스한 희망과 감동을 선사하며 뜨거운 입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3. <존 윅 4>(⬇︎2)
인기 영화 시리즈 <존 윅 4>는 개봉 19일 만에 150만 돌파에 성공하며, 팬데믹 이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개봉작 중 흥행 1위에 올라섰습니다. 또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보다 16일 빠르게 150만을 돌파하며 얼마큼의 흥행이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영화는 많은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N차 관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4. <스즈메의 문단속> (⬇︎2)
높은 순위를 유지했던 <스즈메의 문단속>이 약 2개월 간 장기 상영을 하며 개봉 8주 차 주말에는 4위로 하락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즈메의 문단속>은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높은 성적을 기록하였습니다. 또한, 국내 개봉 전체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3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5. <옥수역귀신>(⬇︎1)
지난주에 4위를 차지했던 김보라, 김재현, 신소율 주연의 <옥수역귀신>이 넷째 주에는 한 단계 하락하여 5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개봉 2주 차에 10만 관객을 돌파한 <옥수역귀신>은 해외 127개국에 판매되며 프랑스, 영국, 베트남 등에서 상영될 예정입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넷째 주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역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차지하며 4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레이첼 맥아담스 주연 영화 <알 유 데어 갓? 이츠 미, 마가렛>의 개봉과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의 재개봉으로 <더 커버넌트>와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가 순위권 밖으로 하락하였습니다. 3위를 차지한 <알 유 데어 갓? 이츠 미, 마가렛>는 <지랄발광 17세> 연출을 맡은 켈리 프레몬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며, 아직 국내 개봉에 대한 소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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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4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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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은 몇배는 더 잔인하다! 반전 또 반전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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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바이킹스 : 발할라> 공식 티저 예고편
런던 브리지가 무너지고 있다. 새로운 핏빛 전설을 예고하는 <바이킹스 : 발할라>. 넷플릭스에서 곧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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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지-니어스 : 카니예 3부작> 3막 티저 예고편
데뷔 앨범 '칼리지 드롭아웃(The College Dropout)'을 발표한 후, 카니예 웨스트는 세계적인 톱 아티스트로 가는 여정을 시작했다. 그런데 카니예가 이지(Yeezy)가 되는 동안 쿠디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