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8-23 14:20:30
슬로우 시네마 특징
느리고 여유로운 서사, 롱테이크와 같은 기법을 특징으로 하는 '슬로우 시네마'
슬로우 시네마(Slow Cinema)는 영화에서 느리고 여유로운 서사, 긴 러닝타임, 롱테이크와 같은 기법을 특징으로 하는 영화 장르 또는 스타일을 말합니다. 이 스타일은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장면이 강조되는 주류 영화와는 달리, 시간의 흐름과 일상의 디테일을 강조하며 관객에게 깊은 명상적 경험을 제공하는데요.
슬로우 시네마의 가장 큰 특징인 ‘롱테이크’는 영화 속 시간과 현실의 시간을 동일하게 만들고 관객은 마치 그 장면 속에 있는 것처럼 몰입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며, 더 나아가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 그리고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들이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기되기도 하죠.
슬로우 시네마 대표작 8작품을 소개합니다.
또 현재 상영관에선 슬로우 시네마의 아버지격 안드리에 타르콥스키의 <희생>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팝콘영화 대신 한 장면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슬로우 시네마를 경험해보세요.
“만일 영화를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그건 타르콥스키 같은 감독 덕분일 것이다.”
-잉마르 베리만-
"난 타르콥스키의 모든 영화를 좋아한다. 나는 그의 성격과 모든 작품을 사랑한다. 그의 영화의 모든 컷은 그 자체로 멋진 이미지이다. 그러나 완성된 이미지는 그의 아이디어의 불완전한 성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생각은 부분적으로만 실현된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극복해야 했다."
-쿠로사와 아키라-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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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매기> - '갈매기를 추락시킨 사랑이란 총성'
갈매기 (The Seagull)
개봉일 : 2018.12.13 (한국 기준)
감독 : 마이클 메이어
출연 : 시얼샤 로넌, 아네트 베닝, 빌리 하울, 코리스톨, 엘리자베스 모스, 메어 위닝햄
'갈매기를 추락시킨 사랑이란 총성'
매끈한 흰 털을 가진 갈매기가 푸른 하늘을 날고 있다. 사랑스러운 빛깔을 뽐내며 아주 자유롭게. 탕- 총성이 한발 울린다. 한 남자가 갈매기를 향해 총을 쏜다. 당장 굶어죽을 위기에 처했다거나 원수를 갚기 위한 총성 따위가 아니었다. 그냥. 화가 나서. 헤집고 싶어서. 갈매기가 너무도 사랑스러워 소유하고 싶어서. 그런 이유에서였다. 자유롭게 하늘을 누비던 갈매기는 그렇게 바닥으로 나가떨어진다.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 중 하나인 <갈매기>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 <갈매기>. 원작은 아직 접해보지 않았지만 원작은 꽤나 다크한 분위기라고 하기에 ‘혹시 멘탈 와장창 스타일인가..?’싶어 걱정을 잔뜩 집어먹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는데, 생각만큼 많이 다크하고 깊숙한 영화는 아니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애정에 대한 갈구, 질투와 자기혐오가 적절히 뒤섞인 이 이야기는 꽤나 직선적인 플룻을 갖추고 있다. 인물들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주저하지 않고, 그에 얽힌 대가는 직통으로 그들을 관통한다. 연기력을 갖춘 중년의 여배우와 연기는 엉성하지만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소녀. 명성이 자자한 작가지만 강박을 갖고 있는 남자와 아직 인정받지 못한 소년. 그리고 사랑하지 않는 결혼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중년의 여성과 외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그녀의 딸. 그 어디도 온전한 구석이 없는 애정의 방향은 얽히고설켜 새로운 고통으로 다가온다.
“모든 생명은 애절한 순환을 마치고 사라져버렸네.”
콘스탄틴이 써 내려간 희곡의 한 구절이다. 애절하게 돌아가던 애정의 순환이 멈춘 곳엔 무엇이 남아있을까. 모두 사라졌을까, 추락했을까, 그대로 남아있을까.
갈매기 시놉시스
달빛이 내려앉은 아름다운 호숫가, 무대 뒤에서 첫 공연을 준비하는 ‘니나’(시얼샤 로넌)와 ‘콘스탄틴’(빌리 하울) ‘이리나’(아네트 베닝)처럼 유명한 배우가 되길 원하는 ‘니나’는 촉망받는 작가 ‘보리스’(코리 스톨)의 등장에 설레고, ‘콘스탄틴’은 그런 그녀를 보며 애태우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네 희곡엔 살아있는 인물이 없잖아.”
한적한 시골집에 살며 작가의 꿈을 꾸고 있는 소년 콘스탄틴, 그리고 콘스탄틴이 애정 해 마지않는 사랑스러운 소녀 니나. 콘스탄틴은 희곡을 쓰고, 니나는 희곡의 주인공이 되어 연기를 펼친다. 습기를 머금은 나무들과 질척이는 진흙이 깔려있는 숲에서 콘스탄틴의 희곡이 처음으로 막을 올린다. 하지만 중년 배우인 그의 어머니 이리나는 아들의 연극에 틈틈이 딴죽을 건다. 어머니의 발언에 마음이 상한 콘스탄틴은 바로 공연을 마무리 짓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앞에 앉아있는 성공한 작가 보리스의 존재도 버거운데, 그 옆에 앉아 내 희곡의 문제점을 짚어대는 어머니의 말은 콘스탄틴의 자존감을 하락시킨다. 마흔도 안된 젊은 나이에 성공한 쉬이 말하는 ‘재능 있는 작가’와 시골에 박혀 흥미롭지 않은 희곡을 만들어내는 작가 지망생인 자신. 게다가 콘스탄틴이 사랑하는 소녀 니나는 보리스의 등장에 설렘을 느끼고 있으니.. 콘스탄틴의 감정은 바닥 저 밑으로 가라앉는다.
보리스는 이리나의 젊은 연인이다. 사실 이 둘의 관계는 완전한 연인으로 표현하기엔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을 때도 있고, 가벼운 연인처럼 느껴질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 엉성한 연인 사이에 새로이 등장한 ‘사랑스러운 소녀’는 보리스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다.
자기 관리에 철저한 이리나는 자존감이 꽤 높은 인물이다. 이 정도면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생각과 배우로서의 자부심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녀는 여전히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갈구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가 있겠는가. 내 나이의 절반도 되지 않은 어린 소녀가 뿜어내는 사랑스러움은 자기관리로 가질 수 없는 특별한 것이었다. 이리나는 보리스와 니나 사이의 분위기가 묘하게 변해가는 걸 눈치채고 니나에게 질투심을 느낀다.
그녀는 20살 중반의 나이를 가진 마샤를 옆에 세워놓고 누가 더 젊어 보이냐고 질문하기도 하고, 노래를 들려달라는 청을 거절하다가도 니나에게 관심이 쏠리자 바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니나를 의식해 더 화려한 옷을 찾아 입고 거울 앞에 선 그녀의 표정이 미묘하다. 막말로 다 큰 어른이 어린 소녀를 질투해서 뭐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어린 소녀가 나의 사랑을 뺏어가려고 한다면 얘기가 좀 다르다.
질투와 분노의 감정은 갈수록 커다랗게 자라 파괴력을 갖게 된다. 콘스탄틴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멀리 날아가고 있는 갈매기에게 총을 발사한다. 힘없이 바닥에 툭- 떨어진 갈매기를 손으로 휘감아 올린 콘스탄틴은 무슨 의미냐고 묻는 니나의 앞에 말없이 갈매기를 던져놓는다. 하지만 니나는 콘스탄틴의 행동을 계속해서 궁금해하기보단 바로 앞에 놓인 멋진 작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한다. 꽃무늬 치마를 입은 소녀는 남자와 함께 호수로 향한다.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보리스를 부르는 소리에 이내 뭍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 앞에 놓인 죽은 갈매기의 몸. 보리스는 갈매기를 보고 떠오른 글을 수첩에 적는다.
‘갈매기처럼 행복과 자유를 느끼는 호숫가 소녀에게 한 남자가 찾아와 그녀를 파멸시킨다.’
엉켜버린 애정의 방향으로 인한 파멸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마샤는 오랜 외사랑을 미뤄두고, 나를 사랑해 주지만 내가 사랑하지 않는 남자 메드베덴코와의 결혼을 결심한다. 콘스탄틴은 우울과 분노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에게 총을 발사하고, 니나는 “내 생명이 필요하시다면 가져가세요.”라는 보리스의 책 속 한 구절을 보리스에게 전하며 사랑에 자신을 바치겠다고 맹세한다.
콘스탄틴의 자살시도 후 일주일이 지났다. 콘스탄틴의 머리엔 작은 상처만 남았지만, 어긋난 감정들은 여전히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리나는 보리스를 데려온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보리스를 데리고 떠나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보리스와 니나는 이리나의 생각처럼 쉽게 마음을 접지 않았다. 보리스를 보며 무대에 서길 다짐한 니나는 보리스를 따라 모스크바로 떠난다. 콘스탄틴은 그 자리에 남아 니나를 그리워했고, 마샤는 결혼을 결심했지만 여전히 콘스탄틴의 곁을 맴돈다.
“난 그 갈매기야.”
시간은 생각만큼 많은 걸 바꿔놓진 못했다. 콘스탄틴은 작가가 되어 글을 쓰게 되었지만 여전히 니나를 그리워하고 있으며, 그녀의 소식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보리스와 아이를 가졌지만 아이를 잃고, 보리스에게 버려진 소녀는 울거나 죽는 연기만 곧잘 할 뿐이었지, 전체적인 연기엔 영 소질이 없어 배우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2년 전 여름, 그 시기에 모였던 인물들이 모두 모인 날 밤 니나는 콘스탄틴의 방 창문을 통해 조용히 집안으로 들어온다. 2년 전, 꽃무늬 원피스를 나풀거리며 식탁 의자에 앉던 밝은 소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차고 넘치게 지쳐버린 소녀는 이제 휴식을 바라고 있다. 나를 비웃고, 버린 남자에게 나는 ‘총 한방에 떨어져 버린 갈매기와 같은 존재’인가-? 니나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호기심에 사랑하고, 흥미가 떨어지자 버려진 ‘나’라는 존재는 무심결에 쏜 남자의 총에 맞아 떨어진 갈매기와 같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자니 나 자신의 존재가 너무 슬퍼지는 게 아닌가. 사실이지만 너무도 슬픈 이야기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슬픈 사실은 니나가 아직도 보리스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콘스탄틴은 돌아온 니나를 향해 내 곁에 있어달라며 사랑을 갈구한다.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상관없으니 그저 곁에 있기만 하면 모든 게 예전처럼 돌아올 것 같았다. 니나는 사랑을 고백하는 콘스탄틴에게 아직도 보리스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니나의 마음을 들은 콘스탄틴은 더 이상 니나를 잡지 않고, 그녀에게서 등을 돌린다.
“좋았던 때를 기억해?”
처음으로 완성한 희곡을 무대에 올리던 날, 니나는 콘스탄틴의 방에서 나가기 전, 그날을 기억하냐고 묻는다. 첫 연극의 설렘, 사자와 뿔 달린 사슴과 같은 동물들을 만들어 그림자를 연출했던 천막, 높이 떠올랐던 달. 그 기억들은 어느덧 돌아올 수 없는 과거가 되어 순환의 끝에 서있었다. 니나가 다시 이 집을 떠나는 순간, 그것들이 영원히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던 건 왜였을까. 왠지 그녀가 이젠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둘 다 불속에 뛰어든 거야. 너는 작가, 나는 배우”
“우리에게 중요한 건 명예 같은 걸 꿈 꾸는 게 아니라 견디는 거야.”
명예와 영광을 쫓는 작가가 되고자 했던 콘스탄틴, 명예를 가진 작가를 사랑했던 니나, 명예에 쫓겨 강박을 갖게 된 작가 보리스, 명예를 놓지 못한 중년 여배우 이리나. 명예를 좇아 달리던 인물들 사이에서 빠르게 일그러진 사랑과 질투의 감정들은 그들을 한 마리 갈매기로 만든다. 그중 한 마리는 총에 맞아 추락했고, 다른 한 마리는 곧 다가올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는 듯 속도를 늦춘다. 그리고 사랑하지 않는 남편과 결혼한 폴리나와 그의 딸 마샤는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며 또 다른 새가 되어 행복을 찾지 못한 채 여전히 헤매고 있다.
인간이 느끼는 원초적인 사랑과 그에 대한 갈구, 명예와 영광에 대한 욕망과 자신을 끝없이 추락하게 만드는 자기혐오의 감정. 이 모든 것이 호수 표면에 조용히 내려앉은, 출렁이는 물결이 눈부시게 빛나던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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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개봉 기대작.zip
안녕하세요!
목요일 잘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는 3월 다섯째 주 개봉 예정 영화를 다뤘었죠.
오늘은 아직 개봉일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개봉이 예상되는, 그리고 그중 기대가 되는 작품을 모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٩( ᐛ )و
파리, 13구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
화려함 속에 가려진 외로운 도시, 파리 13구. 낭만을 잃었다 생각한 그곳에서 불현듯 사랑을 만났다.
CINE PICK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과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 '자크 오디아르'의 신작이다.
또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감독 셀린 시아마의 각본 참여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주연을 맡은 노에미 메를랑의 출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상선언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
사상 초유의 재난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
CINE PICK
'캐스팅만으로도 천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화려한 배우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비상선언'이 선정되면서 해외에서 먼저 공개가 됐는데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외계+인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외계인이 출몰하는 2021년 현재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CINE PICK
<전우치> <도둑들> <암살> 등 여러 영화의 흥행을 성공시킨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한국 영화에서 흔하지 않은 '외계인'을 주제로 삼은 영화이다.
배우 김우빈의 영화 복귀작이자, <리틀 포레스트>의 배우 김태리, 류준열이 다시 만나는 작품이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드림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
선수생활 최대 위기에 놓인 축구선수 ‘홍대’와 생전 처음 공을 잡아본 특별(?)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홈리스 월드컵 도전을 그린 유쾌한 드라마
CINE PICK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드라마 <멜로가 체질>, 1600만 관객 영화 <극한직업>의 감독인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코미디 영화로는 워낙 유명한 감독이기에 이번 <드림>에서 어떠한 재미를 관객에게 선사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오노다, 정글에서 보낸 10 000일
출처: 네이버 영화
CINE PICK
<오노다, 정글에서 보낸 10 000일>은 제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군인 중 한 명인
오노다에 대한 실화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16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흡입력이 강한 영화라는 평이 많아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바타 2
출처: Rotten Tomatoes
CINE PICK
2009년, 엄청난 흥행을 일으킨 <아바타>. 6번이나 개봉이 연기되며, 뜻하지 않게 팬들의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신선한 주제를 관객들에게 선사할지 궁금하다.
또 한번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2
출처: Rotten Tomatoes
CINE PICK
개봉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왔던 소니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본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말을 깰 수 있는 속편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
내일 모레면 서른이 되는 줄리는 옷을 갈아입듯이 직업과 애인을 바꾼다. 연애의 고충에 대해 쓴 글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얻자 작가에 도전해 볼까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줄리는 점점 초조해지고 임박한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한다.
CINE PICK
배우 르나트 라인제브의 첫 주연작이자,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오슬로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품이다.
지금까지 총 84번 노미네이트가 되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 로튼 토마토의 신선도는 94%로 매우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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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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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전생'에서 깨진 인연을 지금 다시 붙이고 싶다고?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 셀린 송
출연진 : 그레타 리, 유태오, 존 마가로
울보 나영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한국 어딘가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 나영이다. 외로운 삶. 어린 나영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나영에게 기댈 수 있는 그늘이 있다. 같은 학교 친구 해성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항상 해성과 함께했다. 사실 왜 둘이 집을 같이 갈까 3자가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쉽다. 다만 서로가 각자의 마음을 알기엔 너무 어릴 뿐이다. 시간은 둘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민을 계획하고 있는 나영 가족. 이미 나영의 부모는 나영에게 ‘노라’라는 영어 이름을 붙여줬다. 이별이 다가오는 둘. 나영은 해성에게 ‘나 이민 가. 한국에선 노벨상 못 받으니까’라고 전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해성이다. 1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지 못했다. 분명히 노라는 날 좋아했었다는 미련을 가진 채로 살아간다. 떠나기 며칠 전에 눈물을 흘리던 기억이 선명하다. 페이스북으로 사람을 찾는다. 이름은 문나영. 미국으로 건너갔다는 사실만 알았지 이름이 ‘노라’가 됐다는 건 아예 모르고 있었다. 언젠가 연락이 오겠지? 기다리고 있는 해성. 그날은 해성의 친구가 연인과 헤어진 날이었다. 펑펑 우는 친구 옆에서 해성은 어쩔 줄 모르고 있다. DM 알림이 온다. “안녕. 나 나영이야.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 나영이, 아니 노라에게 연락이 왔다. 미국과 한국, 뉴욕과 서울이라는 거리를 두고 두 사람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넘버 3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은 셀린 송이다. 영화가 흥미로웠던 점은 이야기 곳곳에 이 셀린 송이라는 인물의 자전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셀린 송의 부친은 송능한 감독이다. 송능한 감독은 연출로 데뷔하기 이전에 임권택의 <태백산백>을 비롯한 몇 작품의 각본가로 활약했다. 충무로에서 나름의 명성을 쌓은 송능한 감독. <넘버 3>를 발표하며 금세 한국영화의 기대주로 올라선다(최근의 한국영화를 바탕으로 하면 아마 엄태화 감독쯤 됐을 것이다). 차기작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세기말>을 발표하는 송능한 감독. 하지만 영화 외적인 문제가 발생하며 흥행에 실패한다. 이민을 결심한 송능한 감독. 미국으로 떠난다.
영화는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 극 중에서 나영의 아버지 직업이 영화감독이다. 하지만 ‘왜 아버지가 이민을 결심했는가’에 대해선 ‘설명하기 복잡하다’로 끝난다. 부친에 대한 감독의 코멘트가 어느 정도는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영화가 주인공 나영이 성인이 되고 난 후의 직업을 ‘시나리오 작가’라고 설정했다. 실제로 셀린 송 감독이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 전에 극작가(Playwriter)로 활동했다는 기록이 있다. 작중 가족관계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에게 여동생이 있다. 실제 셀린 송 감독에게도 여동생이 있다. 감독의 남편 역시 실제 배우의 외모와 닮았다. 작중에서 노라의 남편 역을 맡은 배우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남이다. 실제 셀린 송 감독의 남편 사진을 찾아보면 이와 유사하다. 이야기를 구상하는 데 있어 많은 부분을 어디에서 착안했을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여백을 비추는 카메라
이 영화의 강점은 감정전달에 있어 여유가 느껴진다는 점이다. 앞서 쓴 바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자기가 잘 아는 것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이 덕에 장면마다 정보를 더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이 안 느껴진다. 대표적으로 노라와 해성이 성인이 되고 나서 대면하는 신이 그 예다. 두 사람은 거대한 그리움을 품고 있다. 그걸 온갖 대사로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딱 한 문장으로 끝내되 대신 다른 장면에서 인물들과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대표적으로 나영이가 울보라는 설정이 그렇다. 나영이는 잘 울었다. 하지만 봐줄 사람이 없어 감정을 받아줄 사람이 없다. 그러니까 감정을 표현해도 울보라는 것을 알아봐 줄 사람이 없었을뿐더러 울 일도 줄어들었다. 받아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노라의 성격이 변한 것이다. 반대로 해성이의 경우는 인물의 성격이 10대/20대 큰 차이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 영화 중반부까지 본다면 20대의 해성과 어린 시절의 해성이 둘 다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둘은 얼핏 보면 별 차이가 없다. 중간에 군 생활하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이 사람의 시간이 12년이나 지났다는 것이 체감하기 어렵다. 특히 가족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그런데, 둘을 비추는 방식은 별 차이가 없다. 시각적으로 이들이 차이가 없는 것으로 연출해 실질적으로 변한 건 드물다는 것을 암시하는 연출이다.
또 영화에서 흥미롭게 리듬을 변주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시차다. 두 사람의 시차는 영화에서 첫 대면신에만 설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니다. 시차가 영화에서 내포하는 바는 의사소통의 균열이다. 이 균열이 일어나는 장면이 인물들의 관계마다 다 묘사되어 있다. 아마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술집의 장면은 주인공 해성-노라 / 노라의 남편으로 대화 구조가 짜여있다. 둘/하나로 나뉘는 이유는 언어 때문이다. 노라의 남편은 한국어를 못한다. 그래서 둘은 내면의 은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언어로 시차를 둔 것이다. 이 시차는 두 주인공에게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에서 12개월을 기점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한 번 끊는다. 여기에서 해성과 노라가 연애를 시작한다. 해성이는 사랑을 끝내는데 반면 노라는 남편을 만나는 장면도 두 사람의 차이를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하이라이트 신에서는 노라가 직접('네가 원하는 나영이는 이제 없어')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해성이가 원하는 현재와 노라가 이해하는 과거가 다르기 때문에, 그러니까 해성이는 노라가 나영이의 모습으로 자기를 사랑해 주기 바라기 때문에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렇게 영화는 시차라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드러내고 있고, 이를 두 인물이 가진 고유의 리듬을 비틀면서 전개한다
뜨겁게 뜨겁게 안녕
이 영화를 만든 셀린 송 감독은 이 영화를 “새롭게 시작하는 이야기”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글쓴이에게 있어 ‘새롭게 시작한다’라는 의미는 시차와도 관련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인간이 성숙해진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 시차를 두는 일과 유사하다. 사람은 누구나 후회를 한다. 쉽게 털어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래 가슴에 품는 이도 있다. 이 후회는 과거의 내가 보지 못했던 걸 현재의 자신이 알고 있다는, 일종에 시차로 인해 일어나는 일이다. 사실 영화는 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내가 알지 못했던 걸 지금 고치기 위해 노라에게 간 해성. 하지만 과거의 내가 알든 현재의 내가 알든 그건 노라에게 중요하지 않다. 이미 벌어진 일이라는 걸 그 누구보다 해성이 잘 알고 있다. 영화는 이 과정을 깨닫는 해성의 내적 성장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또 사실상 노라의 현재를 상징하는 남편 캐릭터를 진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당신에게 현재는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한다. ‘전생’에 있었던 그 모든 사건보다 현생의 지금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묘사하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유태오 배우는 열연을 펼친다. 대표적으로 이 영화의 중심 부분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회전목마 신에서는 이 인물이 그동안 품어왔던 그리움을 표정으로 보여준다. 네가 그리워라고 주절주절 떠드는 것 없이, 단 한마디로 모든 감정을 응축한다. 아마 유태오 배우가 이 감정에 크게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연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느꼈다. 실제로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유태오 배우가 참석했다. 유태오 배우는 “이 시나리오를 받고 울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이는 장면이 있다. 바로 술집에서 대화하는 신이다. 여기서 해성을 보면 영어에 서투른 인물인 것으로 보인다. 영어를 못해서 대충 눈치로 넘기는 장면을 보면 '정말 영어 못하나 보다'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자연인 유태오 배우는 영국과 미국에서 연기를 공부했다고 알려져 있다. 연기로 이 부분을 돌파한 셈인데, 유태오 배우가 연기에 얼마나 이 장면을 잘 이해하고 있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한국에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10월 9일 오후 12시 30분에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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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저기서 pop pop
1992년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을 이룬 1편 이후 2편의 작품이 더 제작된 공포 시리즈 <캔디맨>의 리부트작 <캔디맨>이 8월 마지막 주 주말, 3,569개의 상영관에서 총 $22,370,000 (한화 약 26억)을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 정복에 성공하였습니다.
R등급의 이 슬래셔 필름은 <겟 아웃>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조던 필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고, <캡틴마블 2>의 감독이 될 ‘니아 다코스타’가 연출을 맡은 작품인데요. 등급과 장르의 한계로 인하여, <프리 가이> 등의 대작이 흥행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깨고 당당히 1위에 올랐습니다. 델타 변이의 확산이 지속됨에 따라, 북미 멀티플렉스 극장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OTT로 직행하지 않은 <프리 가이>와 <캔디맨> 같은 작품들이 극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그렇지 않은 작품(워너사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레미니센스>)를 상회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5,000,000 (한화 약 30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캔디맨>은 개봉 1주 차에 순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로써, MGM이 재정과 제작을 맡고, 유니버셜이 배급과 마케팅을 맡은 합작품 <캔디맨>은 팬데믹 하에 개봉한 영화 중 유의미한 수익을 낸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캔디맨>
<캔디맨>의 주인공 앤서니 맥코이 역을 맡은 ‘야히아 압둘 마틴 2세’는 <아쿠아맨>의 블랙 만타로 널리 얼굴을 알렸는데요. 이후, 조던 필의 <어스>, 골든글로브 수상에 빛나는 넷플리스 오리지널 작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에 출연하며 필모를 탄탄히 쌓아오던 그의 필모그래피가 더욱 화려해질 전망입니다.
현재 예정된 작품만 해도, <매트릭스 4>, <아쿠아맨 2>, 그리고 매드맥스의 스핀오프작 <퓨리오사>가 있는데요. 2020년 제72회 에미상에서 HBO 드라마 <왓치맨>으로 남우조연상까지 수상한 그는 같은 해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의 ‘바비 씰’ 역을 통해 SAG Awards(미 배우조합상)까지 거머쥔 만큼 출중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이기도 합니다.
북미 깜짝 흥행에 성공한 <캔디맨>은 9월 22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15세 관람 등급을 받으며 팬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더 다채로운 영화가 찾아올 9월 극장을 기다리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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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11월 1주 개봉영화!
고속도로 가족 Highway Family , 2021
라미란 X 정일우 X 김슬기 X 백현진!
영화 "고속도로 가족"은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모두가 잠시 머물렀다 떠나가는 휴게소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고속도로 가족'이라는 신선하고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 주연 배우 4인방의 열연은 물론,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과 연기 변신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나름의 방식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
추천영화 "고속도로 가족" 입니다.
옆집사람 Next Door , 2022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관왕!
영화 "옆집사람"은 원서 접수비 만 원을 빌리려다 시체와 원룸에 갇힌 5년 차 경시생 찬우의 하루를 그린 영화입니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2관왕을 달성했으며, 세계 3대 판타스틱영화제 중 하나인
제40회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비롯해 제26회 판타지아국제영화제, 제21회 뉴욕아시안영화제,
제42회 하와이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받으며 작품성과 화제성을 입증했습니다.
신예 염지호 감독은 "이기적이고 남에게 무관심해지는 사람들의 모습과 물질만능주의 같은 내가 보고 느낀 현대사회의 모습을 담아서 풍자해보고 싶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
재미와 더불어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루키 염지호 감독! 스릴과 위트 공존하는 올해의 데뷔작!
추천영화 "옆집사람" 입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 the Crawdads Sing , 2022
북미에서 먼저 개봉하며 무려 57일간 박스오피스 10위권에서 꾸준한 흥행!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남자친구의 죽음으로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비밀의 습지 소녀 카야가 자신이 자라온 공간에서 세상에 맞서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원작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뉴욕 타임스 179주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40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등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소설로, ‘인생 작품’으로 불리며 특히 여성들에게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한 여성의 다양한 감정과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
해외를 넘어서 국내 여성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추천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입니다.
THIS WEEK MOVIE
"휴게소 방문객들에게 돈을 빌려 캠핑하듯 유랑하며 살아가던 이들"
라미란 X 정일우 X 김슬기 X 백현진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과 낯선 얼굴!
영화는 모두가 잠시 머물렀다 떠나가는 휴게소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고속도로 가족'이라는 신선하고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휴게소 방문객들에게 '지갑을 잃어버려 기름값이 없다'는 핑계로 2만 원씩 빌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 기우와
그의 가족이 우연히 영선과 얽히게 되면서 이야기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관객들은 두 가족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따라가게 됩니다
영화 "고속도로 가족"은 차가운 현실의 온도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상문 감독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자,
우리 모두 함께 살 수 있다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져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이번 주 THIS WEEK MOVIE "고속도로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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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이상한 세계로 말려들다
블루 벨벳 (Blue Velvet, 1986)
“이상한 세계로 말려들다”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드라마, 스릴러, 미스터리
러닝타임 : 120분
감독 : 데이빗 린치
출연 : 카일 맥라클란, 이사벨라 로셀리니, 데니스 호퍼, 로라 던
개인적인 평점 : 4/5
블루 벨벳 줄거리
미국 작은 도시에 사는 순수한 남학생 제프리(카일 맥라클란)는 산책 중 잘린 귀 한쪽을 발견하고 윌리엄 형사(조지 디커슨)에게 사건을 신고한다. ‘블루 벨벳’을 노래하는 매력적인 여가수 도로시(이사벨라 로셀리니)가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자 제프리는 묘한 끌림과 호기심으로 그녀의 아파트에 몰래 숨어들어가지만 곧 들키고 만다. 그때, 갑자기 정체불명의 남자 프랭크(데니스 호퍼)가 들이닥쳐 옷장에 숨게 되고 이내 그곳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엿보게 되는데...
2022년 제23회 전주 국제영화제는 22회에 이어 올해도 <J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섹션을 진행했습니다. <J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영화인이 직접 몇 영화를 선정해 하나의 섹션을 꾸며나가는 프로젝트이며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경계를 허물며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준 ‘연상호 감독님’이 선정되었습니다.
연상호 감독님은 상영작으로 데이빗 린치 감독님의 <블루 벨벳>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님의 <큐어>, 가타야마 신조 감독님의 <실종>을 선정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연상호 감독님이 <큐어>를 상영작으로 선정해주신 덕분에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님이 한국, 그것도 전주에서 관객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는 어메이징한 JIFF. 언젠가 꼭 한번 와보시길, 틈새 영업을 해봅니다.
올해의 <J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섹션은 연상호 감독님이 추천하신 세 작품과 연상호 감독님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돼지의 왕>과 첫 실사 영화 <부산행>을 포함해 총 다섯 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연상호 감독님은 좋은 기억으로 남은 영화이면서도 젊은 씨네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한 영화, 그리고 감독님 자신도 영화관에서 본 기억이 없어 꼭 영화관에서 한 번 보고 싶었던 영화를 기준으로 상영작을 선정했다고 언급하셨습니다.
연상호 감독님의 어둡거나 다소 이상한 세계를 그려내는, 그 감성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감독님이 추천하신 이 작품들이 대부분 마음에 드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제대로 취향 저격을 당했거든요.
사심대로라면 당연히 모든 작품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저는 시간 관계상 <부산행>을 제외하고 <돼지의 왕>, <큐어>, <실종>, <블루 벨벳> 총 4편을 감상하게 되었고, 그중에서 가장 제대로 감독님께 영업당한 영화 <블루 벨벳>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블루 벨벳>은 <이레이저 헤드>, <엘리펀트 맨>, <멀홀랜드 드라이브> 등 보통의, 평범한 세계와 공존하기 힘든 ‘이상한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걸 즐기는 컬트의 대가 데이빗 린치 감독의 전성기를 열어준 영화로 심히 도전적이고 강렬하며 이상한 부분들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용감함을 가졌습니다. 데이빗 린치 감독님의 많은 작품이 그러하듯 <블루 벨벳>은 간혹 당위성을 뒤로 미뤄버리는 느낌을 주지만, 그 순간 떠오르는 물음표들이 만들어내는 질문이 결국 이 영화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상한 세계
<블루 벨벳>은 평소엔 보지 못하는 이상한 세계와 완전한 악인과 선인. 그리고 그 세계를 만나기 위해 넘어선 안 되는 선을 당당히 넘어가는 악인이자 선인인 주인공의 모습을 그립니다.
눈에 띄게 잘 사는 사람도, 못 사는 사람도 없고, 커다란 사건도 일어나지 않아 경찰들도 방심할듯한 평화로운 마을 림버튼. 어느 날 림버튼에선 마을의 분위기와 절대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가 발견됩니다. 그건 바로 사람의 귀. 산책 중 잘린 귀를 발견한 주인공 제프리는 귀를 주워 들고 형사 윌리엄에게로 향합니다. 제프리는 바에서 공연을 하는 여가수 도로시가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게 되자 그녀의 아파트에 몰래 숨어 들어가기 위해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너무 헐거웠던 계획은 곧장 실패로 이어지고, 옷장에 숨어있던 제프리는 충격적인 장면을 엿보게 됩니다.
모든 요소들이 각자의 자리에 알맞게 들어차 있는 작은 마을. 마을은 여느 때처럼 평화롭게 굴러가지만 잘린 귀가 발견된 후, 마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적인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주인공 제프리는 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지금껏 본적 없던 것(잘린 귀)을 보며 그것과 얽혀있을 새로운 이야기를 탐색할 생각에 두근거림을 느낍니다. 그는 “만약 그녀(도로시)가 범인이라면!?”하는 가정하에 혼자만의 수사 계획을 펼쳐나갑니다.
이상한 사람들
영화가 시작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예쁜 빨간색이네”였습니다. <블루 벨벳>이라는 제목과 다르게 영화가 시작한 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색은 빨간색입니다. 주로 열정과 열망, 욕정과 집착을 상징하는 그 색깔.
제프리는 흰 울타리와 초록 잔디 같은 정갈하고 깔끔한 색들 사이에 숨어있는 빨간색처럼 평범한 일상에선 들여다볼 일이 없었던, 마음 이면에 숨어있던 비정상적인 궁금증과 욕정을 느끼고 사건에 접근합니다.
하지만 평소에 이런 사건을 접해본 적 없는 제프리는 아주 쉽게 발각되고, 한순간에 이상한 세계와 사람들을 목격하게 되죠. 역하게 느껴질 만큼 질이 안 좋은 범죄자 프랭크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어있는 여가수 도로시까지. 보통의 경우라면 학을 떼며 도망을 가야 정상이겠지만 제프리는 그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결정합니다.
누가 봐도 대학생 한 명이 해결하는건 절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이지만 제프리는 도로시와의 밀회를 즐기며 자신의 욕정을 풀어가고 그 와중에 동급생인 샌디와의 만남을 이어갑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프랭크가 정말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미친 인물로 비치는 것에 반해, 제프리는 흐린 눈으로 앞을 보고 있는 이상할 만큼 안일한 인물처럼 느껴집니다. 용의자라는 한 마디에 여가수의 집에 침입하고 그녀를 지켜보고, 위험한 걸 알면서도 호기심에 이끌려 행동하고. 하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큰 역할을 하는 완벽한 선인도 악인도 아닌 제프리. 그의 존재가 상당히 이상하게 다가옵니다.
풀지 못한 미스터리가 남은 진짜 미스터리 영화. 과연 이 이야기는 끝난 걸까?
<블루 벨벳>의 장르는 미스터리입니다. 이 영화는 장르의 이름 그대로, 여러 개의 미스터리를 남깁니다.옐로우 맨이라 불리는 사람의 정체는 언더커버 경찰이었던 건지, 범죄 조직의 끄나풀이었던 것인지. 제프리가 도로시를 보며 느꼈던 감정은 정확히 무엇이었을지. 애정이 맞긴 한 건지. 이 상황이 정말 끝난 게 맞는 것인지, 어색한 움직임의 개똥지빠귀는 무슨 의미인지 등등 되새겨봐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욕망과 폭력, 선인과 악인. 선과 악을 넘나드는 이상한 인물, 이상한 상황, 이상한 세계. <블루 벨벳>은 정말 이상한데, 이상하게도 관심을 끄는 영화였습니다.
만일 내가 제프리처럼 일상 속에 숨어있던, 일상과 어울리지 않는 귀를 만나게 된다면?… 그냥 바로 제 3자에게 신고하겠다는 후줄근한 답변을 내놓으며, 길게 이어진 궁금증을 정리해봅니다.
당사자 외에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일상 밑에 숨겨진 끔찍한 폭력과 그 근처에서 불태운 욕정 가득한 상상을 대담하게 풀어놓은 영화 <블루 벨벳>. 추가로 만약 이 영화의 포스터’만’ 보고 관람을 결정하신다면, 포스터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이상한 세계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작은 경고를 함께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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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29] 실망스러운 리메이크 액션영화-모탈컴뱃
영화 모탈컴뱃이 리메이크 되어 개봉했어요.
9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1편과 2편은 그 당시 먼저 등장했던 격투게임을 기반으로 했는데요.
실사로 찍어 표현했던 게임 상의 액션 모습이 사실감이 있어 인기를 끌었죠.
영화는 CG로 게임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해서 이야기는 매력이 없었죠.
그 당시에도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늘 주로 기용해 만들었었는데 이번 리메이크도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을 내세워 비슷한 전략을 가지고 돌아왔어요.
그런데 그렇게 성공적인것 같지는 않네요.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좋지 않았어요.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하세요!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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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건 매버릭, 실감나는 전투기 액션을 담다!
?Rabbitgumi 입니다!
탑건 매버릭이 개봉했습니다.
1986년에 1편이 나온 이후 30년이 넘게 지난 시점이죠.
톰 크루즈의 매력이 돋보였던 1편인데, 이번 2편에는 그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까요?
전투기 액션이 많이 담겼고 실제로 배우들도 전투기를 조종했다고 하죠.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을텐데 과연 멋지게 담아냈을까요?
제가 영화가 어땠을지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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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마존 : 더 비기닝> 메인 예고편
제목: 아마존: 더 비기닝(Bezos) 감독: 코아 르 출연: 아르만도 구티에레즈, 에밀리오 에스테판 주니어 수입/배급: ㈜ 누리픽쳐스 러닝타임: 99분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 개봉: 2024년 1월 11일 시놉시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 아무도 몰랐던 그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명문 프린스턴 대학 졸업 후, 급성장하는 금융사의 최연소 부사장이 되어 탄탄대로를 걷던 젊은 시절의 제프 베조스, 그는 당시로서는 생소하던 온라인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알아봤고, 안정을 버리고 과감하게 미지의 가능성에 올인하는 선택을 한다. 그렇게 돌연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시애틀로 향하게 되는데…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 세상을 변화시킬 첫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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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재개봉 예고편
조직 내부에 숨어있는 스파이를 찾아라!
영국의 비밀정보부 요원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만)는
러시아 스파이의 색출 작전에 실패한 후 은퇴하지만,
본부로부터 다시 한번 비밀 작전을 맡게 된다.
한편, 러시아 고위급 장교를 감시 중이던 현장요원 ‘리키 타르’(톰 하디)는
서커스라 불리는 MI6의 최고위급 간부 4명,
정보부장을 포함한 고위 관료 중 한 명이 스파이임을 알게 된다.
이제, ‘조지 스마일리’는 어제까지의 동료였던 정보부 모든 이들을 상대로
자신의 임무를 들키지 않고 스파이를 가려내야만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