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2024-08-19 21:13:35
내가 아니었다면 더 좋았을 당신께
임선애, <세기말의 사랑>
<헤어질 결심>과 <미쓰 홍당무> 그 사이 어드메를 노니는 영화가 2024년에 이렇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재소환될 줄 누가 알았을까? 아니 그 전에 그런 혼종적인 게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레 존재할 수 있을까?
포스터만 보고는 노인 성폭행 피해를 다룬 <69세>의 임선애 감독이 묵직하고 깔깔한 전작에 비해 산뜻하고 푸근한 사랑 영화를 만들려던 줄로만 알았지만, 정작 우리에게 당도한 것은 숨이 턱 막힐 만큼 밀도 높은 감정의 홍수다. 둘러가지 않고 변명하지도 않아서 선명도가 아주 높은 서사와 대사들, 박찬욱이나 이경미에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한 스토리텔링, 천재적인 리듬감, 두 눈의 연기만으로 일렁이는 마음들에 함께 올라탈 수 있게 해주는 매력적인 배우들까지. <세기말의 사랑>은 정말이지 감탄밖에 안 나오는 영화다. 그리고 임선애 감독은 단순 '유망주'로만 불리기에는 아무래도 너무 아깝다. 연차만 낮을 뿐 (한국에서 여성 감독의 권위가 아직 없다는 것은? '그런' 감독의 '이런' 영화에만 유독 젠체하고 가르치려 드는 이들의 저평가를 몇 년이고 버텨야 한다는 의미) 이미 한국 영화계 거장의 반열에 성큼 올라설 수 있는 포텐셜을 다 갖추었기 때문. 윤가은, 이옥섭, 김초희에 이어 이지은과 임선애를 차세대 한국 영화의 희망으로 믿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정말로 간만에 너무 좋은 사랑 영화였다(지금의 여성 관객에게 국내 제작+로맨스 영화가 좋게 다가오기란 거의 바늘구멍 뚫는 일에 가까운데도). 그리고 이때 사랑은 영미와 도영 사이 이상하고 풋풋한 긴장, 유진과 영미의 아웃사이더 연대를 거쳐와서, 기어이 도영과 유진의 눈물로 완성되는 삼각관계 속 연인 간의 애달픈 감정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유전병 발현으로 목 아래 몸이 모두 굳어 혼자 힘만으론 꼼짝할 수도 없는 조유진에겐 친한 푼수떼기 동생 오준과 가출한 조카 미리와의 투닥대는 사랑이 있다. 못나고 외롭고 놀림받기 일쑤인 데다 튀어나온 앞니를 목도리 사이에 푹 파묻고 다녀 '미쓰 홍당무' 양미숙을 연상시키는 회계과장 '세기말 Miss Apocalypse' 김영미에겐... 원래는 아무도 없었다가, 유진과 오준 그리고 도영이 생긴다. 또 영미의 실패한 (줄 알았던) 사랑은 도영만을 향하지 않으며, 부모 잃은 그애가 평생 돌보았던 큰엄마와 그 큰엄마의 짝사랑이던 사촌오빠가 보답해주지 않은 가족 간의 정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토록 다양한 사랑이 영화 내내 말 그대로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며, 그 사랑들은 자주 내 눈과 뇌가 성급히 직조했던 적당한 상식선의 예상을 배반하기도 한다. 미리의 친아빠와 친엄마가 누구인지 너무나 갑작스럽게 툭 던져지던 씬처럼. 유진의 명품 구두가 왜 모두 '짭'이었는지, 누가 유진의 장애 '덕'을 봤는지, '지랄 1급'이라던 유진에게 들러붙어 있었던 처연한 체념의 그림자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까지, 역시 예고도 없이 우르르 한 방에 깨닫게 해주던 오준의 미용대회 시퀀스의 폭풍우 같은 흐름처럼.
어쩌면 이런 예측 불가성을 즐기지 않는 이에게, 혹은 특정한 '부류'의 돌출성을 불편해하는 이에게 영화의 화려한 곁다리들은 일면 산만하거나 심지어 불필요해 보이기까지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곁다리' 즉 삼각관계와 무관하면서도 구구절절 늘어지는 각 인물들의 사연은 모두 하나의 다정한 진리로 수렴한다.
타인에게 친절하라.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당신이 모르는 싸움을 치러내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이 사랑(들)의 경중을 가리면서 너무 많은 인물의 너무 많은 이야기가 혼란스러우니 어떤 것은 받고 어떤 것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래 인간이 살아간다는 게 그렇게 복잡한 일이므로. 같은 남자를 사랑한 영미와 유진이 처음엔 너무 다른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도영에게 부인이 있다는 형사의 말에 절망으로 물들던 영미의 표정과, 들들 볶이던 자원봉사자 학생의 “우리 엄마 죽었다 미친년아”에 남몰래 무너지던 유진의 표정을 몇 번이고 돌려보다 보면 그 둘이 얼마나 닮은 사람인지를 알게 되는 것처럼. 미리의 이기적인 가출과 카드 도용을 힐난하더니 실은 저도 유진의 장애 등급을 이용해 몰래 차를 샀다던 오준의 욕심과, "지금 누나한텐 나밖에 없으니까" 곁을 지켜야 한다는 오준의 강인한 책임감이 한 사람 안에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하는 것처럼. 각자의 바닥은 다 너무 깜깜하고 처량해서 가끔 거기 떨어진 채로 만난 사람에겐 뭐든 다 말하고 날 내맡기고 싶어질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경계하되 타인을 밀어내지 않을 수 있고, 이해하되 섣불리 다 안다고 말하지 않는 신중함을 발휘할 수 있다.
돌봄노동에 최적화된 영미의 성실한 다정과 경청 그리고 손길이 필요했던 거면서 오로지 돈 때문에 같이 있는 거라고 처음부터 스스로를 속이던 유진이의 위악을 나는 알고,
“끝까지 버텨보는 거 나쁘지 않던데요. 그래서 저는 감옥엘 갔지만. 후회는 안 해요.”라며 이상하리만치 끝까지 가보고 싶은 충동을 참지 않는 영미의 달콤한 자포자기도 나는 알지.
그래서 내겐 유진의 영미를 향한 “화상이 맨드라미 닮았네”가 이 시대 최고의 인류애를 함축한 대사 같았다. “그 화상 만져본 적 있어? 내가 한 번 만져봐도 돼?”라는 유진의 묘한 요청. 물렁한 영미의 수락에 유진이 상처를 보듬으며 "생각보다 부드럽네"라고 말하자 영미는 설핏 웃으며 “하여튼 이상해”로 화답한다. 그 욕조 옆에서, 또 미용대회 대기실에서 넘어진 유진의 휠체어 옆에서, 영미는 몸을 낮추어 유진과 시야의 높이를 맞춘다. 제 몸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여자가 멸시받던 여자를 똑바로 바라볼 때, 그늘진 유진의 앞에 놓인 건 환히 쏟아지는 빛처럼 다가오는 영미의 옅은 눈동자와 상냥한 미소다.
회사 돈을 빼돌리는 남자가 제게 조금 다정했단 이유만으로 지구가 망하기 전날 밤에 같이 있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게 된 이상하고 대책 없는 외로운 여자. 그런 여자를 두고 맨드라미의 꽃말이 '치정'인 걸 아느냐고 놀려대던 역시 이상하고 화가 많아진 외로운 여자. 소시지 반찬, 모기 물린 자국 위의 십자가, 그게 뭐라고. 그게 다 뭐라고, 사랑하는 이를 구하지도 못하는 내가 나인 게 너무 싫었을 여자들이 서로를 죽어라 질투하면서도 그 '구하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줄 유일한 상대를 마음 속으론 악착같이 갈구한다.
사람이 사람을 구한다는 게 얼마나 불가사의하고 어려운 일인지, 결국 영미의 '저 사람 나 아니면 어떡하나'가 유진의 짐을 덜고 유진은 도영에게 "그 여자 보니까 처음으로 네가 마음 놓이더라"라고 말한다. "저는 아직 유진 씨가 마음 놓이지 않.."는다고 말하려던 도영의 말은 온라인 접견 시간 종료로 뚝 끊기고 말지만, 그 이후로 유진은 완전히 퇴장하고 도영과 영미가 꾸준히 재회해 채무 관계를 핑계로 '다시' 친해지는 에필로그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도영과 영미처럼 유진은 잘 살아갈 것이다 꿋꿋하게.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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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8월 1주 개봉영화!
비상선언 EMERGENCY DECLARATION , 2022
K-콘텐츠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줄 항공테러 영화
영화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항공 재난 영화입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재난 앞에 선 사람들 각각의 감정과 드라마를 담고 있는데요
비행공포증을 앓고 있는 재혁은 어린 딸을 지켜야만 하고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는 상공의 아내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형사로서 비행기 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의무감 속에서 고군분투합니다.
영화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까지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해
개성과 매력,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풍성히 채웁니다
하재림 감독의 새로운 K-콘텐츠를 보여줄 항공테러 영화!
첫번재 추천영화 "비상선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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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히만 아일랜드 BERGMAN ISLAND , 2021
'다가오는 것들' 미아 한센-러브 감독 신작
'다가오는 것들'로 2016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감독상을 수상,
해외는 물론 국내 평단과 관객들마저 사로잡은 미아 한센-러브 감독이 신작으로 돌아왔습니다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는 새로운 영화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 위해,
전설적인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이 탄생한 포뢰섬으로 떠난 감독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현실과 픽션의 관계에 대한 지적인 탐구이자, 그에 대한 훌륭한 결과물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2021 칸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특히 뉴욕 타임즈와 인디와이어는 '파워 오브 도그', '드라이브 마이 카', '스펜서'등과 함께
2021 최고의 작품 중 한 편으로 선정했습니다.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포뢰섬을 미아 한센-러브 감독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영화
두번째 추천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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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소전쟁 리틀스타워즈 2021
Doraemon the Movie: Nobita’s Little Star Wars 2021 , 2021
국내 미공개 레전드 원작 36년 만의 리메이크
도라에몽과 친구들의 역대급 우주 모험을 담고 있는 이번 작품은
도라에몽 시리즈 중 국내 미공개작인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전쟁'(1985)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소전쟁 2021"은 작은 별 '피리카'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손바닥만 한 우주인 '파피'와 함께 떠나는 도라에몽과 친구들의 스페이스 어드벤처로
종족을 뛰어넘은 따뜻한 우정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재미와 감동을 전할 예정입니다.
국내 미공개 레전드 극장판의 리메이크로 돌아온 극장판 도라에몽!
세번째 추천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소전쟁 리틀스타워즈 202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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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나를 위한, 아니 우리 모두를 위한 응원가
하나의 문학 작품을 읽는 것 같은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잘 나오고 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나의 잘 만들어진, 매 화의 대사 하나하나가 공들여 쓰여졌다는 게 느껴지는 드라마 정말 오랜간만에 찾았다. 어느 대사 하나 예상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은데, 최소한 나에게는 너무나 취향이다. 그래서 난 이 드라마가 너무 어둡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덕질하자고 꼬셔보려고 한다. 과연 내 구구절절한 글로 그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1. 폐부를 찌르는 대사의 향연
이 드라마의 장르를 나눠본다면, 휴먼 80/로맨스 20 정도가 될 것 같다. 로맨스에 대해 이야기하기 이전에 이 드라마는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관계에 대한 고찰이 너무 잘 느껴지는 드라마이다. 관계가 가진 성질은 다양해서 가족과의 관계가 될 수도 있고, 연인과의 관계가 될 수도 있고, 동료와의 관계가 될 수도 있다. 연인 간의 관계의 실패로, 질투와 시기가 난무하는 동료와의 관계 등으로 관계 자체에서 염증을 느끼는 두 남녀, 구씨와 미정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 대한 '추앙"을 시작한다.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새로운 사람에게서 치유받고자 하기 위함일까. 결국 인간은 사람에게 질리면서도 사람 간의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 대사 하나하나에서 내 인생을 돌아볼만한 묵직한 대사들이 많았다.
“싫을 때는 눈 앞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싫어. 말을 걸면 더 싫고. 쓸데없는 말을 들어줘야 하고 나도 쓸데없는 말을 해 내야 되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중노동이야.”
“나도 그런데. 하루 24시간 중에 괜찮은 시간은 한두시간 되나? 나머지는 다 견디는 시간. 하는 일 없이 지쳐. 그래도 소몰이하듯이 어렵게 어렵게 나를 끌고 가요.”이 대사가 내가 이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든 폐부를 찌르는 대사였다. 처음 만나서 어색함에 아무말이나 해야 할 때, 상대가 하는 말도 아무말이구나 싶을 때, 이 어색한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오는 현타. 그리고 그 상황이 종료되고, 한창 말 잘하고 나와서 '내가 그런 말을 하고 나왔지. 쓸데없는 말이었는데."하는 자책에서 비롯된 두 번째 현타. 구씨의 대사에서 이런 내 모습이 투영되어 깊이 공감했다.
그리고 요 근래 내 자신을 왜 좋아할 수 없을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어서 이런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에 대한 대사에 공감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남이 하는 이야기가 가끔 지칠 때가 있다. 그들의 일방적인 이야기에 지치면, 그 지친 감정은 곧 짜증으로 치환된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면서도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주절주절 이야기할 때가 있다. 그리곤 후회한다. 그 사람은 이 이야기가 재미가 없었을 텐데, 내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그저 들어준 것은 아닐까. 그래서 또다시 미안해진다. 내 이기적인 마음을 비판하며, 또다시 나는 나를 미워하게 된다.
나도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었으면서 남을 비판했을 때, 내가 나에게 느끼는 위선적 혐오감, 나는 오늘도 마음으로 삭히지 못하고, 또 감정을 표출해내고야 말았다는 후회 그리고 내 말을 들어주느라 지쳤을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하나의 인간 관계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불안함. 그렇게 쿨한 척 하지만 한없이 소심한 내 자신에 대한 끝없는 자책. 이 생각의 잔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나에 대한 자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을 싫어하고, 인간에게서 내 자신을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도 인간들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신경쓰는 나 자신에 대한 비판이 결국 나에 대한 혐오로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
나는 인간을 상대하는 게 힘들어서 인생은 혼자 살면 되는 거 아닌가 싶다가도 결국 온전히 혼자서만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결국 완전히 인간과의 관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그 공허함을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대사를 통해 '맞아, 나도 그런 비슷한 느낌 받았었어'하며 동질감을 느끼고, 좀 덜 외로울 수 있었던 것 같다.
2. 왜 하필 추앙일까.
계속 궁금했었다. 왜 작가는 연애하자는 말을 추앙이라고 바꾸어 표현했던 것일까. 처음에 이 대사를 들었을 때, 읭?하던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때의 그 의문스러운 느낌 때문에 많은 뇌피셜 해석들을 찾아봤었는데, 기독교적인 세계관이 들어갔다고 해석하신 분들이 꽤나 많았었다. 그 해석에 대해 많이 동감하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그냥 세계관이고 뭐고 그냥 단순하게 해석해서 누군가와 연애를 할 때, 상대의 반응에 따라 내 기분이 왔다갔다 하는 것 자체에 염증을 느끼고, 내가 좋으면 그냥 좋다고 표현할 거라는 대사에서 이 추앙은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미정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 신선하고, 미정이라는 캐릭터의 걸크는 여기에 핵심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했다.
자꾸 답을 기다리게 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지만, 두고 봐라. 나도 이제 톡 안 한다. 그런 보복은 안 해요. 남자랑 사귀면서 조용한 응징과 보복 얼마나 많이 했게요. 당신의 애정도를 재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아요. 그냥 추앙만 하면 되니까.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이리저리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거 말고, 그냥 나는 그 때 상황에 맞추어 내가 하고 싶은 감정적 표현을 하고 사는 것만으로도 나의 자존감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미정이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술에 절어사는 상대(구씨)를 바꾸려 들지 않고, 그저 좋아한다는 표현, 그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현하는 것으로 미정은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을 시작한다는 개념이 너무 신박하다고 느껴졌고, 그런 담백하지만 묵직한 표현을 통해 구씨가 미정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너무도 자연스러우면서 보기가 불편하지 않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싫어도, 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한 명의 사람만 있다면 세상은 살 만해진다는 미정의 말처럼 나를 사랑하는 사람 간의 섹슈얼한 관계가 아니라 나를 응원하는 사람의 존재 덕분에 나는 오늘도 버틴다는 메시지가 너무 가슴 따뜻해진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적인 로맨스는 참 많지만 내 영혼을 보듬어주고, 내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다. 나의 경우, 그런 사람을 찾으려면, 나부터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사랑해보는 연습부터 해봐야 겠다. 나는 그런 경험이 전무하기에.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은 사치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하지만 나를 이해하고, 나를 구원할 한 사람은 필요하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너무나 침체되어 있음을 느끼기에.
요근래 참 나에 대한 고찰도 많이 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 나는 어떤 인간인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조금 생각을 단순화시키려고 한다. 그냥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눈치 보지 말고 해야겠다. 남을 신경쓰지 않는 척했던 과거를 지나 정말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내고 싶다.
3. 삶이 힘든 그대에게
지금 이 시각, 드라마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아무래도 열린 결말인 듯하다. 무엇보다도 하수구에 떨어질 뻔한 위기의 동전을 구하고, 편의점에서 샀던 술을 노숙자에게 준 걸로 봐서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자신을 스스로 구원하고, 새로운 챕터를 열고 있는 것이다. 그가 화류계를 떠나고, 정말 술을 끊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술을 끊는 첫 스텝은 밟은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그렇게 구씨는 조금씩 미정의 세계에 가까워질 수 있겠지. 나는 그렇게 믿을 거다. 아무래도 작가님은 각자가 원하는 결말을 알아서 상상하라는 의도로 그런 결말을 내신 것 같으니, 나는 내가 원하는 결말을 내련다.
삶이 힘들고, 연애가 지치고, 친구 관계도 염증이 날 때, 미정의 상황, 기정의 상황, 창희의 상황에 감정 이입하기 보다는 그들이 하는 말에 조금만 귀를 기울여보시기를 추천한다. 그들이 하는 말을 통해 내 안에서 답을 내지 못한 답답함을 뚫어내는 잔잔한 위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그랬다. 그렇게 해방일지에 스며들며, 이들의 말에 공감하며, 이들의 캐릭터가 대단히 성공하지는 못해도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기를 응원하게 된다. 어쩌면 나는 이 드라마 속 모든 캐릭터들을 "추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을 응원하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무조건적인 응원, "추앙"을 받고 싶다. 그렇게 여러분들도 세상의 단 한 명의 사람에게 "추앙"받는 삶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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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빈의 원맨쇼가 빛났던 좀비물
현빈과 장동건의 조합이라는 사실만으로 보고 싶었던 영화 <창궐>. 그 당시까지만 해도 넷플릭스에 <킹덤> 이 나오기 전이었고, 사극과 좀비물의 결합이 굉장히 신선했던 시기였다. 그래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조합으로 나온 영화 <창궐>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었다. 그런 기대에 영화 <창궐>은 상당히 선방을 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 <창궐> 시놉시스
야귀떼가 온 세상을 집어삼켰다!
밤에만 활동하는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야귀(夜鬼)‘가 창궐한 세상, 위기의 조선으로 돌아온 왕자 이청은 도처에 창궐한 야귀떼에 맞서 싸우는 최고의 무관 박종사관 일행을 만나게 되고, 야귀떼를 소탕하는 그들과 의도치 않게 함께하게 된다.
한편,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절대악 김자준은 이 세상을 뒤엎기 위한 마지막 계획을 감행한다. 조선필생 VS 조선필망, 세상을 구하려는 자와 멸망시키려는 자!.오늘 밤, 세상에 없던 혈투가 시작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창궐>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박씨전이 연상된 영화 <창궐>
영화 <창궐>을 보는 내내 박씨전의 창작의도가 생각났다. 박씨전은 병자호란 때 당한 치욕을 씻기 위해 소설에서 나마 그 치욕을 씻어 용골대를 처형하는 그런 내용의 소설이다. 영화 <창궐> 역시 비슷한 노선이었다. 그냥 역사대로 인조가 노환으로 죽고, 돌아온 세자가 효종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청나라에 굴복한 인조를 야귀(좀비)에 먹히게 하고 결국엔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 속에서 벌을 주는 것인가?하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보다 무서웠던 좀비들
영화 <부산행>을 볼 때도 좀비들의 떼거지 등장에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아마 영화 <부산행>은 홍보 초기부터 한국형 좀비라는 타이틀을 강하게 내걸고 와서 이미 예상을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창궐>은 그 때까지만 해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을 보지 않은 상태였고, 사극이라는 것에 초첨이 맞춰져 있어서 이렇게 좀비가 사실적이라고 예상하지도 못했고, 한복과 좀비의 조합이 이렇게나 충격적으로 다가올 것이라 가늠조차 안돼서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분장팀의 사실적인 묘사와 배우들의 연기력의 조합이 좋았던 것 같다.
현빈의 원맨쇼
영화 <창궐>에서 가장 빛이 났던 것은 현빈의 액션신이었다. 청나라에서 자라며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이청의 모습을 현빈은 굉장히 재치있게 표현해냈다. 야귀떼들과 1대 100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보는 내가 진이 다 빠질 정도였고, 재치 넘치고 유머러스하던 이청이 백성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왕으로 거듭나는 변화를 굉장히 잘 표현해서 현빈이라는 배우가 이렇게나 연기를 잘하던 배우였나 싶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창궐>은 현빈의 원맨쇼 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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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아픔의 경계선 위에서...
개봉 전 스크리닝 시사로 먼저 영화를 본 후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다양한 순간들을 만난다. 평범한 일상 중에서 특별한 사람이나 순간을 만나기도 하고, 또 지독히 아픈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인생의 희로애락을 누구나 겪으며 산다. 각각의 성향이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느끼는 감정들은 비슷한 듯 하지만 모두 그 깊이가 다르다. 누군가는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분출하려 애쓸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은 그 감정을 마음 깊숙이 묻어 놓은 채 다음 일상을 이어간다. 또 다른 누군가는 우울함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런 무수한 감정의 순간들을 잘 표현하는 사람들은 그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글로 써 나간다. 이렇게 무언가를 새롭게 창작하게 하는 건, 인생에서 겪는 다양한 희로애락의 감정일 것이다.
빈 종이에 그런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무언가를 쓰려하지만 써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건 어쩌면 글을 쓰는 삶을 택한 사람들이 겪는 숙명적인 순간일 것이다. 그저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은 느낌과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의미 없는 존재가 된 것 같은 우울감이 마음을 괴롭게 만들고 더욱 깊은 늪으로 빠지게 만든다. 무언가를 글로 창작해 나간다는 것은 어떤 날은 잘 될 수도, 어떤 날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영감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지는 않다. 그래서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온갖 이미지들이 머릿속을 떠다니고 무언가 써지지 않는 핑곗거리를 찾게 된다. 주변 환경을 탓하고 옆사람을 탓한다. 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변 사람은 떠나고 결국 혼자 남아 모든 고민을 떠안게 된다.
영화 <보더라인>은 그런 창작의 고통을 사랑이야기와 함께 화면으로 담아낸다. 런던에서 생활하는 작가 지망생 안나(안나 알피에리)는 우연히 로빈(아가트 페레)을 만나 끌리게 되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영화 속에 담겨있다. 영화가 그들의 모습을 담는 방식은 독특하다. 그들의 만남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로빈과 헤어진 안나의 모습, 첫 만남과 데이트 장면들을 중간중간 보여주고 마지막 헤어지는 순간도 섞여있다. 아마도 연인과 헤어진 이후 안나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지난 추억들, 그리고 흘러가는 상상의 모습들이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시기를 그런 방식으로 보여준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관객은 안 나와 로빈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대략적으로 짐작하며 영화를 따라가게 된다. 실제 연인과 헤어진 이후 남겨진 사람의 고통과 상실감이 화면에서 느껴진다. 안나가 길을 걸을 때 들려오는 거리의 소음, 그리고 음악을 들을 때 그가 떠올리는 과거의 추억들은 무표정한 그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를 더욱 잘 보여준다. 영화는 특히 그가 하는 행동에 따라 과거와 연계하여 보여주는 방식으로 플래시백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혼자 샤워하는 장면에서 바로 로빈과 함께 샤워했던 순간들을 보여주거나 다른 데이트 상대를 찾을 때, 로빈과 데이트하는 장면과 이어지는 장면이 그렇다.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특별히 플래시백의 효과가 없이 바로 장면 전환이 이어지기 때문에 현재와 과거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진다.
또한 그들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데이트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역시 이것이 현실인지 상상인지 구분이 모호하게 구성되어 있다. 사실은 안나의 상상으로 보이는데 그 화면 안에서 안 나와 로빈은 매우 행복한 연인으로 그려진다. 여행지에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와 몸짓들에는 현실에서의 고민이나 아픔이 드러나 있지 않다. 그야말로 안나가 꿈꾸는 이상향의 모습이 화면으로 펼쳐지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들도 그들의 사랑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이런 완벽한 모습은 너무 이상향에 가까워 오히려 이것이 비현실이라는 것을 더욱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안나의 일탈 장면도 너무 극단적으로 치닫기 때문에 그것이 정말 일어난 일인지 아니면 상상 속에서 일어난 일인지 경계선이 흐릿하다.
안나는 로빈과 만나면서 점점 자신의 창작이 막혀있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써나가지 못하고 우울한 기분에 빠진다. 그들이 헤어지기 직전 했던 대화에서 로빈은 긍정적인 생각과 활동을 계속 전달하려 하지만 안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현재의 안나는 창작을 할 수 있는 영감을 받았을까.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안나는 여전히 종이 위에 무언인가를 쓰지 못하고 있다. 그는 글을 쓰는 대신 로빈의 페이스북 피드를 확인하거나 담배를 피우면서 망하니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에게는 창작의 영감이 필요하지만 그의 연인이 떠났다는 것이 그에게 아픔을 더욱 선사하고, 그것은 그의 글쓰기를 방해한다.
영화 <보더라인>은 연인과 헤어진 직후, 사랑과 아픔의 경계선 상에 놓여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은 모두 여성이지만 영화 안에서 그들의 사랑이 특별하게 그려지기보다는 그저 평범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두 사람의 반응을 보여준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나 <캐롤> 같은 영화들이 조금 전통적 방식으로 사회적 시선 때문에 사랑을 망설이고 그럼에도 사랑에 빠지는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줬다면, <보더라인>은 막 헤어져 남겨진 사람의 방황을 중점적으로 담는다. 그래서 주인공이 가진 애틋한 감정보다는 상실감과 혼란스러운 감정에 더 무게중심이 놓여있다.
안나가 느끼는 그 감정은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는 것이다. 이미 그의 곁을 떠나버린 로빈도, 그에게 다른 방식의 관계를 선사하는 다른 친구도 그가 느끼는 감정을 덜어줄 수 없다. 글을 쓰는 안나가 그 감정을 이겨내거나 그것을 통해 어떤 글을 써나가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문제다. 영화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연인 간의 아름다운 사랑의 그 시점보다는 그 이후 옷을 입고 가방을 메고 자전거를 타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생각을 정리하고 그 아픔을 글로 표현해 나가는 것으로 감정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다. 또한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영화 <보더라인>의 이야기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사랑이 깨진 직후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안나 알피에리 감독은 이탈리아 국적으로 영국에서 배우 생활을 하다 첫 장편 <보더라인>을 만들었다.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로 그 자신이 겪었던 이별의 아픔과 창작의 고통 속에서 느끼는 감정적 소용돌이를 영상으로 담아냈다. 또한 주인공 안나 역으로 출연하여 좋은 연기도 같이 보여주고 있다. 일정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영상으로 구성한 시 같아 보이기도 한다. 다소 난해하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연인의 만남과 사랑, 이별 그리고 극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담겨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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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라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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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주 최신개봉영화
위드코로나 시대의
영화관의 부활을 시작하며
11월 2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1월 2주 개봉영화 5편!
강릉 Tomb of the River , 2021
믿고 보는 두 배우의 연기 열연
영화 "강릉"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두 조직 간의 대립을 그리는 작품으로
개발의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었던 도시 강릉이 올림픽을 계기로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들었던 양가적 감정을 영화에 담았는데요
정통 범죄 액션 누아르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영화의 탄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6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는 장혁과 유오성 두 남자가 선보일 강렬한 카리스마는
범죄 액션 누아르 장르의 매력을 듬뿍 느끼고자 하는 관객들의 기대치를 100% 충족시켜줄 것입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신세계', '범죄도시' 흥행 계보 잇는 범죄 액션 누아르!
첫번째 추천영화 "강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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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움직이지않는다 太陽は動かない , The Sun Stands Still , 2020
후지와라 타츠야, 타케우치 료마, 변요한, 한효주
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전 세계에서 극비 정보들을 조사하는 AN통신 요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논스톱 스파이 액션 영화입니다.
역대급 글로벌 로케이션 촬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배우 후지와라 타츠야, 타케우치 료마, 변요한, 한효주 등이 한·일 스타들이 함께 출연합니다.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의 작품을 포함한 타카노 시리즈 3부작을 원작으로,
6부작 드라마와 영화가 동시에 제작된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보고하지 않으면 심장 속의 폭탄이 터지는 기발한 소재를 바탕으로
일본, 중국, 불가리아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많은 관심을 받았죠.
'분노', '악인' 등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첩보 소설 타카노 시리즈!
두번째 추천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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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최동원 1984 CHOI Dong-won , 2020
무쇠팔, 부산의 심장, 최고의 투수, 등번호 11번, 불꽃 투혼, 금테 안경
영화 "1984 최동원"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한국시리즈,
1984년 가을 그야말로 기적 같은 우승을 이끈 롯데 자이언츠 무쇠팔 故 최동원의 투혼을 담은 최초의 다큐멘터리입니다.
최동원은 1983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여 프로에 데뷔, 한국 스포츠사를 빛낸 인물이죠.
‘가을의 기적’이라 불리는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시리즈 7차전 중 5경기에 등판,
만화 같은 4승 1패를 기록하며 롯데 자이언츠를 우승으로 이끈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이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가 故 최동원의 10주기로
그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 "1984 최동원"이 개봉해 그 의미가 더 깊습니다.
1984년 가을의 전설로 남은 최동원의 기적 같은 4승 1패의 활약상!
세번째 추천영화 "1984 최동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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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오더 Nuevo orden , New Order , 2020
<기생충>의 익스트림 버전! 올해 가장 강렬한 문제작!
영화 "뉴 오더"는 202X, 머지않은 미래,
마리안의 호화로운 결혼식을 앞두고 멕시코 사회의 질서가 완전히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담은 디스토피아 스릴러입니다.
칸영화제 3관왕에 빛나는 거장 미셸 프랑코 감독의 신작이자
도발적이면서 날카로운 문제 제기로 전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뉴 오더"의 놀라운 반전과 결말은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 간 전쟁에서 결코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한층 더 과감하게 전달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폐부를 꿰뚫어 본 통찰력 있는 문제 제기와 날카로운 연출로 빚어낸 마스터피스!
네번째 추천영화 "뉴 오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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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스패밀리2 The Addams Family 2 , 2021
<슈렉><마다가스카> 제작진의 NEW 시리즈
1930년 대, 미국 만화가 찰스 아담스가 ‘뉴요커’에 그린 신문 만화로 시작한 '아담스 패밀리'는
이후 ABC 방송국에서 코미디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1991년에는 동명의 작품으로 영화화되었죠.
그리고 2019년 '슈렉', '마다가스카' 제작진의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제작되며
전 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전편보다 더 흥미진진한 모험담과 거대해진 스케일로 아담스 패밀리2가 개봉을 하는데요
사춘기에 접어든 ‘웬즈데이(클로이 모레츠)’와 ‘퍽슬리(제이본 워너 월튼)’,
권태로운 가족 분위기에 위기를 느낀 아빠 ‘고메즈(오스카 아이삭)’와 엄마 ‘모티시아(샤를리즈 테론)’,
트러블 메이커 삼촌 ‘페스터(닉 크롤)’까지 여전히 독보적인 매력으로 중무장한 아담스 패밀리의 특별한 가족여행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웬즈데이’를 시작으로 가족 간의 보편적인 여러 문제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아담스 패밀리2"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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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틴 스튜어트 버젼의 다이애나는? 영화 <스펜서>
- 스펜서 (SPENCER, 2021)
장르 : 영국·미국, 드라마 │ 감독 : 파블로 라라인
출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다이애나), 잭 파딩(찰스왕세자), 샐리 호킨스(매기) 외
등급 12세 관람가 │ 러닝타임 : 116분
이 영화의 제목은 왜 스펜서인가
금발에 파란 눈, 훤칠한 키에 감각적인 패션, 수많은 파파라치. 엄숙함이 지배하는 영국 왕실에서 헐리웃 스타처럼 반짝이던 인물이 있었다. 바로 비운의 왕세자비, 다이애나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훌쩍 지났지만, 사람들의 입에는 지금도 다이애나가 오르내린다. 패션의 아이콘으로, 영국 왕실의 이단아로, 그리고 만인이 사랑해마지않을 친숙하고 소탈한 성격의 한 여인으로. 그런 다이애나를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했다기에, 한 걸음에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다이애나의 일대기를 다룰 줄 알았던 영화는, 뜬금없이 크리스마스이브에서 시작한다. 이미 두 아들을 낳아 길렀고, 남편의 오랜 외도를 알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하는 시댁 식구들을 견디며 행복을 연기해야 하는 시점의 다이애나다. 동화 같았던 세기의 결혼식으로부터 너무나 멀찌감치 떨어진 시점을 다루고 있는 것에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몰입할 수 있었다. 이 영화의 제목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아니라 ‘스펜서’니까. 왕실의 며느리이기 이전에 고유한 인간이었을 다이애나 스펜서를 우선적으로 조명해준 덕에, 그녀가 겪었을 고통을 더 깊이 헤아릴 수 있었다.
공주는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그 고통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날이 크리스마스였던 걸까. 영화는, 모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 날조차 살얼음 같은 불행을 걷고 있는 다이애나를 비춘다. 남편과 싸우고, 자해를 하고, 변기에 몸을 구부려 음식물을 토해낸다. 그리고는 온 가족이 모여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찍는다. 국민들에게 따뜻한 왕실의 크리스마스를 보여줘야 하니 그에 걸맞게 몸무게도 1.4kg 찌워야 한단다. 왕세자비의 삶은 그런 것이었다. ‘왕자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반복의 일상. 정해진 옷을 입고, 몸무게를 통제받고, 마음대로 궁전 밖을 나가거나 개인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삶. 그 억압에 짓눌린 다이애나의 크리스마스는 당연히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녀는 ‘앤 불린’의 귀신과도 마주한다. 오명을 뒤집어쓰고 목이 잘려 처형당한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 그 앤 불린 말이다. 그녀는 왕실의 일부이면서도 영원히 왕실의 사람이 될 수 없는 자신과, 왕과 결혼했지만 결국 왕에 의해 처형된 앤 불린을 동일시했던 모양이다. 앤 불린의 환영을 보기도, 자기 자신이 앤 불린이 되기도 하면서 영화는 그야말로 미치기 일보 직전의 다이애나를 보여준다. 불안이 극에 달했던 고작 3일간의 시간을 비추고 있기 때문에 마땅히 촘촘한 줄거리가 있지도 않다. 하지만 이 두서없고 심란한 내면 상태를 편집증적으로 나열하는 방식 덕분에, 관객은 다이애나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었다.
진정한 자유와 행복은 궁전 밖에 있음을
많은 이들이 생각한다. 왕자랑 결혼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재벌가에 시집가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누릴까. 하지만 매일매일 값비싼 의상에 둘러싸여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그야말로 단편적인 이미지에 불과할 것이다. 영화 말미, 다이애나는 자신을 옥죄던 비싸고 아름다운 옷 대신 야구모자를 뒤집어쓰고 아이들을 차에 태워 KFC로 향했다. 궁전에는 일반 서민들은 맛보지도 못할 오케스트라와 최고급 요리가 즐비하지만, 굳이 다이애나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건 귀가 터지도록 떼창하는 대중가요나 KFC 치킨 같은 것들이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는 것. 언제든 원하는 복장으로 원하는 음식을 먹으며 마음껏 넷플릭스를 봐도 되는 우리들의 이 삶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이고 행복이라는 것 아닐까.
우리가 사랑했던 건 스펜서
왕족들은, 언제나 왕실의 위엄을 드높이며 그 성벽을 굳건히 유지해왔다. 다이애나를 며느리로 들였던 영국의 윈저 가문 역시 자신들의 이미지를 엄격히 통제하며 그 위엄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그건 더는 왕이 필요치 않은 이 자유평등의 시대에 걸맞는 방식이 아니었다. 다이애나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사랑받는 이유는, 단연 다이애나가 그 틀을 깨고 불행한 왕세자비에서 걸어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럼없이 국민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고, 에이즈 환자들의 손을 잡거나 노숙인을 찾는 등 친근하고 자주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일 테다.
<실제 다이애나와 두 왕자들>
그리고 이는 다이애나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두 왕자를 통해 묻어나는 중이다. 어머니의 발취를 따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운동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는 왕자들의 발자취를 보노라면, 다이애나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두 왕자에게도 아마, 경호원도 대동하지 않고 켄터키 치킨을 먹던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한 기억이 아니었을지.
스펜서의, 스펜서에 의한, 스펜서를 위한
그녀가 원하던 방식대로 기억해주고 싶은 바람을 담아서인지, 영화는 샤넬백에 펌프스를 신고 있던 불안한 다이애나에서 시작해, 야구모자에 점퍼를 입은 채 웃는 다이애나로 마무리된다. 그녀는 너무나 고고해서 깨질 것 같은 존재가 아니라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친숙한 존재였다. 또, 행복해 보이고 수동적인 동화 속 여성상을 벗어나 자유를 향해 소신 있게 살아간 한 여성이기도 했다. 우리가 사랑했던 건 왕세자비 타이틀과는 무관한 그녀의 인품 자체였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바람대로 그녀를 영원히 ‘스펜서’로 기억해주고 싶다.
글쓰는 우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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