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08-02 15:26:08
8월 1주 최신 개봉영화
8월 1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8월 1주 개봉영화!
비상선언 EMERGENCY DECLARATION , 2022
K-콘텐츠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줄 항공테러 영화
영화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항공 재난 영화입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재난 앞에 선 사람들 각각의 감정과 드라마를 담고 있는데요
비행공포증을 앓고 있는 재혁은 어린 딸을 지켜야만 하고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는 상공의 아내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형사로서 비행기 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의무감 속에서 고군분투합니다.
영화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까지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해
개성과 매력,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풍성히 채웁니다
하재림 감독의 새로운 K-콘텐츠를 보여줄 항공테러 영화!
첫번재 추천영화 "비상선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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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히만 아일랜드 BERGMAN ISLAND , 2021
'다가오는 것들' 미아 한센-러브 감독 신작
'다가오는 것들'로 2016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감독상을 수상,
해외는 물론 국내 평단과 관객들마저 사로잡은 미아 한센-러브 감독이 신작으로 돌아왔습니다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는 새로운 영화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 위해,
전설적인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이 탄생한 포뢰섬으로 떠난 감독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현실과 픽션의 관계에 대한 지적인 탐구이자, 그에 대한 훌륭한 결과물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2021 칸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특히 뉴욕 타임즈와 인디와이어는 '파워 오브 도그', '드라이브 마이 카', '스펜서'등과 함께
2021 최고의 작품 중 한 편으로 선정했습니다.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포뢰섬을 미아 한센-러브 감독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영화
두번째 추천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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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소전쟁 리틀스타워즈 2021
Doraemon the Movie: Nobita’s Little Star Wars 2021 , 2021
국내 미공개 레전드 원작 36년 만의 리메이크
도라에몽과 친구들의 역대급 우주 모험을 담고 있는 이번 작품은
도라에몽 시리즈 중 국내 미공개작인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전쟁'(1985)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소전쟁 2021"은 작은 별 '피리카'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손바닥만 한 우주인 '파피'와 함께 떠나는 도라에몽과 친구들의 스페이스 어드벤처로
종족을 뛰어넘은 따뜻한 우정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재미와 감동을 전할 예정입니다.
국내 미공개 레전드 극장판의 리메이크로 돌아온 극장판 도라에몽!
세번째 추천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소전쟁 리틀스타워즈 2021"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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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영화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결정의 순간을 맞이한다. 갓난아기 시절에는 먹을지 말지, 싫은지 좋은지로 의사를 표현하지만 조금씩 많은 것을 거부하고 결정해나간다. 좋아하는 것이 생기고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그에 대한 의견 표시를 부모에게 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그 결정을 보조해주지만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면 수많은 결정을 해야 한다. 특히나 입시 시험은 수많은 문제의 답을 결정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성적에 따라 어떤 대학에 갈지를 결정한다. 수없이 이어지는 시험에는 정답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외의 문제들에 정답은 없다. 그리고 그 결정 이후 어떤 결과가 자신에게 주어질지 정확히 예측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결정을 해야 한다. 결정을 하지 않으면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 <데시벨>은 한순간의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초반에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해군 잠수함 안을 보여준다. 부함장(김래원)을 중심으로 훈련을 진행하던 중 정체불명의 어뢰 공격을 받고 바닷속에 잠기게 되는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영화는 바로 시점을 이동해 현재 부함장의 모습을 비춘다. 그리고 부함장은 폭탄 설계자(이종석)의 전화를 받고 설치된 폭탄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게 된다. 폭탄 설계자는 왜 폭탄을 설치했는지 초반에 설명해주지 않고 첫 번째 폭탄이 터지는 장면을 시작으로 두 번째 폭탄, 세 번째 폭탄으로 긴박하게 시선을 돌리려 노력한다.
어떤 결정을 한 이후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잠수함 부함장의 이야기
사실 현재 시점의 부함장은 과거 잠수함 사건 이후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잠수함이 가라앉았을 당시 그는 선원들을 최대한 살리려는 결정을 했지만 그 결정은 죽은 선원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선원 모두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 결정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부와 사회는 그를 일부 선원이라도 살린 영웅으로 대접하고 있었다. 그래서 부함장은 트라우마와 함께 죄책감을 같이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여기에 폭탄 설계자가 그를 이끄는 곳은 바로 과거 잠수함의 트라우마 속이다.
영화에서 부함장은 시종일관 테러범에게 끌려 다닌다. 도움을 받기 위해 우연히 만난 취재기자(정상훈)와 함께 폭탄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정작 폭탄을 찾고 나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는 폭탄을 해체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사람을 대피시켜도 폭탄을 터뜨린다는 테러범의 말에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부함장과 그와 관련된 사람의 트라우마를 영화는 드러내 이용하려 하지만 그것이 왜 폭탄 테러와 연결되어야 하는지 영화는 설명해내지 못한다.
부함장이 가진 트라우마는 사실 테러범인 폭탄 설계자의 정체를 파악하고 만나게 된 순간 더욱 크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것이 영화 속에서 크게 폭발력이 있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폭탄 설계자가 굳이 소음 폭탄을 이용해야 했는지를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 그리고 과거 전문가가 아니었던 폭탄 설계자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복잡한 폭탄을 만들어냈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저 그가 멘사 회원이라는 아주 얕은 이유만을 던지고 있을 뿐이다.
영화에는 부함장의 아내(이상희)가 등장한다. 폭탄 해체반에서 일하고 있는 그가 유일하게 폭탄을 해체하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부함장은 그와 어떤 상의도 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취재기자와 뛰어다닐 뿐이다. 또한 영화 속 취재기자도 어설픈 모습만 보여주며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개그를 선보인다. 부함장의 아내와 취재기자 모두 영화 속에 겉돌기만 하고 부속품으로 활용될 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긴박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김 빠지는 캐릭터와 이야기
종합해보면 부함장은 폭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이 폭탄을 찾아 뛰어다니고, 그의 주변 인물들은 폭탄 해체에 도움이 되지 못한 채 그저 소비되고 만다. 다른 무엇보다 폭탄 설계자가 왜 부함장을 괴롭혀야 하고 테러로 다른 사람들, 특히 부함장의 가족까지 희생시켜야 하는지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주요 등장인물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무척 공허하게 느껴진다.
영화를 보면서 이미 많은 폭탄 테러 영화, 잠수한 영화 등에서 보아왔던 장면들이 떠올라 기시감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 많다. 그래서 영화가 꽤나 낡은 이야기와 액션을 재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소리를 이용한 폭탄이라는 좋은 아이디어를 사용하고도 전혀 신선함을 느낄 수 없게 구성된 이야기와 캐릭터는 무척 실망스럽다.
결국 이 영화는 부함장의 결정에 의해 발생한 트라우마와 영향을 다루는 이야기다. 영화의 과거 사건인 잠수함에서 살아남은 이가 그 결정을 한 부함장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노력이다. 부함장은 자신의 결정의 죄책감을 마음에 담고 살고 있다. 그리고 그때 살아남은 선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선원들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며 챙긴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결정을 반대했던 사람은 그에게 반기를 들고 테러로 공격을 한다. 그 결정이 이 영화의 비극을 낳게 되었지만 부함장은 자신의 힘으로 그 방법이 잘못된 길임을 알려주려 영화 내내 노력한다.
이야기와 캐릭터에 대한 실망스러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부함장 역할을 맡은 김래원과 폭탄 설계자 역할을 맡은 이종석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두 인물이 가진 분노와 상실감을 무척 잘 표현하고 있다. 각자가 잘하는 연기를 하고 있다. 취재기자 역할을 맡은 정상훈의 연기도 나쁘지 않지만 이 영화의 상황에 맞지 않는 연기톤 때문에 돋보이지 않는다. 영화 <데시벨>은 기발한 폭탄에 대한 아이디어와 배우들의 연기를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에서 실망스러운 영화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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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베놈: 라스트 댄스>가 국내 개봉 첫 주 약 79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시리즈 최저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2018년에 개봉한 시리즈의 1편인 <베놈>은 첫 주 누적 관객 수 약 209만 명을 기록했으며, 2021년 개봉작인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첫 주에 약 109만 명을 동원한 바 있습니다.
북미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기존에 6,500만 달러로 예상되었던 수치를 훨씬 밑도는 약 5,100만 달러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편의 8,000만 달러와 2편의 팬데믹 당시 9,000만 달러의 기록에도 크게 뒤처집니다. 소니 측은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가 관객의 발길을 집에 머물게 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출처: Variety)
이러한 부진에도 <베놈: 라스트 댄스>는 64개 시장에서 53,700개의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며, 중국에서는 4,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가장 큰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 이는 2019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이후 중국에서 개봉한 슈퍼히어로 영화 중 가장 큰 오프닝이며 멕시코(730만 달러), 한국(580만 달러), 영국(570만 달러), 인도(470만 달러) 등 많은 나라에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한편, 여전히 순위권에 안착해 있는 <와일드 로봇>은 79개 시장에서 1,750만 달러를 추가해 해외에서 총 1억 2,090만 달러, 전 세계적으로는 2억 3,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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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현대식 재해석: 로미오와 줄리엣의 시간을 초월한 사랑.
켈리 오설리번과 알렉스 톰슨이 연출한 <고스트 라이트>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된 영화이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공개되어 큰 화제를 불러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실제 가족이 연기하여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익숙한 소재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비극이라는 주제를 색다르게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노랫소리를 지나 공사 소음이 들린다. 아름다운 날, 모든 게 뜻대로 된다는 가사와는 달리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는 댄. 설상가상 딸이 사고를 쳐 정학 처분을 받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되며 골머리를 앓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리타가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에 참여할 것을 제안한다. 극단에 합류하고 싶지 않았던 댄은 점차 흥미를 느끼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외면하던 감정을 마주한다.
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괜찮다"는 말로 회피하는 것보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상황을 직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화 속에서도 댄이 아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부분은 나 자신이 괜찮지 않음을 털어놓고 나서부터였다. 영화 초반에 리타가 잠시라도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며 연극을 제안했듯, 댄 또한 아들을 이해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가장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강박과 죄책감은 그가 상실을 직면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댄뿐만 아니라 아내 샤론과 딸 데이지에게도 그 상실감은 깊은 영향을 끼쳤고, 결국 가족 모두가 서로의 아픔을 직시하지 못한 채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을 감추게 된다. 이것은 결단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연극을 시작하며 댄은 자신이 숨기고 있었던 감정을 조금씩 표출하기 시작했고, 점차 분노 속에 숨겨진 상실의 아픔을 마주하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연극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소재로 하기에 결말을 바꾸고 싶었던 댄은 비극을 피하려 했다. 그러나 직접 경험하고 아들의 죽음을 마주하면서 비로소 아들의 선택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가족들은 연극에 참여하면서 과거의 슬픔으로부터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한 집에 있지만 단절된 것처럼 느껴졌던 초반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영화의 제목처럼 고스트 라이트는 영화가 끝나도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 잔잔한 위로가 된다. 연극을 비롯한 영화가 끝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 불빛에 젖어들게 된다. 무의미하다고 느끼면 한없이 무의미해지고, 의미 있다고 여겨지면 그 의미는 더욱 명확해진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의미를 외부에서 찾기보다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판단이 아닌 이해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짐작하게 만드는 상황과는 별개로, 영화는 가족의 사정을 자세히 드러내지 않는다. '비극'을 손쉽게 소비하지 않으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정확한 사정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가족의 아픔과 회복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감정을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 모두를 아우르고 있는 '사랑'만큼 더 중요한 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는 정해진 결말을 바꿀 수는 없지만, 정해지지 않은 미래는 바꿔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앞에서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이처럼 예술은 언제나 혼란스럽고 어려우면서도 우리의 삶을 구원한다.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복잡한 삶 속에서 잠시 쉼과 사색을 제공하며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줄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언어들은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그 속에서의 삶을 마주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에 영화 속의 댄 또한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그렇게 예술은 사람과 사람을 잇고, 단절을 연결로 바꾸는 힘이 있다. 늘 그래왔듯이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예술은 앞으로도 우리를 이끌어갈 것이다. 고통과 상실, 그리고 기쁨과 희망을 모두 담아내고 있는 만큼 우리 선택과 태도에 따라 달라진 삶의 색깔이 어떤 모습일지 고민해 보는 건 정말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상영 일정
10월 4일 1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10월 7일 13: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7관
10월 9일 20:30 CGV 센텀시티 6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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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다 리뷰 - 온통 피칠갑을 했지만 따뜻한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과잉' 일 것이다. 화려한 이미지들의 연속과 정신없는 편집 그리고 시종일관 영화 내내 흘러넘치는 음악들. 이것들은 혹자에겐 분명 불호의 영역일 것이다. 당장 포털사이트와 왓챠의 리뷰만 찾아보더라도 너무 과하다, 지독하다, 영상만 화려하다, 라는 평이 주를 이루고 그의 영화들은 관객들의 평가에서 4점(5점 만점의)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CF 감독 출신이라는 편견도 그런 시선에 어느 정도 작용하는 듯하다. 일부에서는 빈약한 서사를 외견의 화려함으로 덮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평도 들리는데 나는 그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전 세계에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감독은 그가 유일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 영화를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좋은 영화일까. 아니 질문이 틀렸다. 코토코(마츠 다카코)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어째서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 이니까.
그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 그의 영화에서 가족은 주로 부조리하고 끔찍했다.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에서 마츠코(나카타니 미키)는 동생의 아픔으로 가족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덕분에 생긴 버릇(곤란한 상황에서는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과 애정결핍으로 일생 내내 고통을 받고 마츠코가 이루려는 남자와의 관계는 모두 무너진다. 「고백」에서 역시 수없이 망가지는 인물들의 가족을 보여줬고, 「갈증」에 이르러서는 노골적으로 가부장의 환상을 깨부순다. 그런 면에서 「갈증」과 「온다」의 가부장들은 닮아있다. 부부와 딸로 이루어진 세 가족이라는 것이 그럴 것이고 두 가족 모두 딸과 관련된 사건이 벌어진다. 그들은 아름답고 완벽한 가족(아파트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을 꿈꿨지만 그들은 그것을 가질 '자격'이 없었고 그들의 잘못으로 가족은 처참하게 무너져버린다. 「갈증」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악마'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온다」의 아버지는 자신이 좋은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갈증」은 분명 거기에서 멈춰 섰지만 「온다」는 다르다. 「온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은 영화가 중반을 넘어 잘못된 가부장이 죽어버리고 나서이다.
완벽해 보였던 부부
'좋은 아버지', 히데키(오카다 준이치)에게 가족은 그저 겉치레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영화에서 그가 가족을 사랑했다는 묘사가 두어 번 반복해서 나오지만 그것은 본인이 원하는 이미지 속에서였을 뿐이다. 블로그에 올라가는 육아일기 속에서 그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아빠이지만 현실에서는 병원에 입원해 처치를 받고 있는 딸을 걱정하는 아내 앞에서 웃는 얼굴로 키보드를 두들기는 소시오패스가 있을 뿐이다. 아이를 사랑하는 이유로 노자키에게 '나를 필요로 해서 사랑스럽다'라고 답하는 것을 보면 그의 모순을 잘 알 수 있다. 딸과 아내가 고통받고 있을 때 그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가족에 대한 마음 때문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아름다운 가족의 이상이 무너지는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그들의 가족을 덮치고 어머니가 주신 부적이 찢어진다. 사태의 회복을 위해 친구의 소개로 노자키(오카다 준이치)를 따라 마코토(고마츠 나나)를 찾아가지만 마코토는 그의 역린을 건드리고(부인과 아이한테 잘해야 귀신이 오지 않는다) 그는 화를 내며 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자신의 나쁜 면은 모두 부정한다. 노자키와 할머니 영매를 찾아갈 때, '그것'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절대 대답하지 말라는 영매의 당부를 무시하고 그는 자신의 목소리(아내에게 "고작 애 하나 낳아놓고 잘난척하는 거야?", "그런 몹쓸 여자를 어머니로 뒀으면서"라고 하는)를 듣고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화를 낸다. 하지만 본인이 기억하지 못할 뿐 아내의 회상에서 그 일은 진실로 밝혀진다. 그는 '좋은 아버지'의 모습만 올라가는 자신의 블로그처럼 편집된 기억만을 가진 채 살아가는 '빈 껍데기' 그 자체이다. 결국 코토코의 목소리를 빙자한 '그것'에게 속아 죽게 된다. 영화에서 그는 끝까지 무지한 채로 남는다. 영화에서 그것에 의해 부적이 두 번 찢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첫 번째 부적은 '그것'이 아니라 부인인 카나(쿠로키 하루)가 찢은 것이다. 계속되는 남편의 냉대와 가식에 지친 그녀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집안의 물건을 내던지게 되고 딸아이에게 폭언을 내뱉는다. 집안이 엉망이 되고 정신을 차린 카나는 남편이 오기 전 부적을 가위로 자른 후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귀신)가 집안을 이렇게 만든 것처럼 꾸민다. 후에 나오는 '귀신은 인간이 만든다'는 모티브를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히데키가 가식으로 무장한 무능한 가부장이라면 아내인 카나는 '좋은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그는 좋은 어머니 밑에서 자라지 못했고, 절대 어머니처럼은 되고 싶지 않다는 일념 하에 살아간다. 아이를 키우고 집안을 돌보는 데는 무관심하고 오직 겉치레만을 중요시하는 남편이 죽고 나자 오히려 카나는 후련하게 생각한다. '마치 시간이 거꾸로 흐른 듯이 결혼 따위는 없었던 것처럼' 그녀는 느끼지만 그녀에게는 그 일을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없는 흔적인 딸아이가 존재한다. 그녀는 절대 어머니처럼 되고 싶지 않았지만 혼자 하는 육아는 힘에 부치게 되고 결국 자유를 갈망해 남편의 친구와 바람을 피기 시작한다. 마코토에게 아이를 맡기고 화장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자신의 어머니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녀가 돌아왔을 때 '그것'이 집에 들이닥치고 마코토가 대신 희생해 그녀는 딸과 함께 도망치지만 그녀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의 모습을 거울처럼 마주하고 죽게 된다.
'그것'은 무엇인가
'나쁜 일은 다 귀신 탓이지. 옛날이야기 속에서 아이가 사라져서 귀신이 데려갔다고 하는 이야기는 다 거짓말이야. 가족이 아이를 죽이고 귀신 탓을 하는 거지.'
자꾸 집안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한 히데키는 민속학 교수인 친구 츠다에게 조언을 청하고 츠다는 귀신같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귀신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모든 일의 근원이 인간이었을 뿐이다. 히데키에게 그리고 이어 그의 딸에게 달라붙은 귀신이 어떻게 그들에게 붙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지만(어린 생명들이 죽음에 끌리듯-벌레나 작은 동물들을 죽이는 것- 죽음 역시 어린 생명들에게 끌린다는 말이 나오긴 한다) 결국 히데키의 딸에게 귀신이 붙은 이유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외로워서'였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히데키가 귀신이 벌인 짓이라고 생각했던 첫 번째 습격은 아내의 거짓말이었다. 귀신에게 희생당하는 등장인물들은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두려워하지만 모두 죽기 전에는 그것이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여기서 귀신이 거울 두려워한다는 설정이 등장한다. 히데키가 죽기 전에 들리는 그의 가식을 까발리는 말들과 카나가 죽기 전 보는 어머니의 환영은 그들 스스로를 보여준다. 지독히도 싫은 나 때문에 나를 마주하지 못하고 그들은 결국 자기혐오에 뒤덮여 그것에게 죽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지독하게 잔인한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자기혐오와 자기 연민의 말로인가. 그것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인가. 다행히도 그것이 보여주는 거울에서 자신을 마주하고 살아남은 자들이 있다.
유사가족의 완성
이 작품의 두 주인공처럼 보이던 히데키가 죽고, 결국 카나까지 죽은 후 바통을 이어받는 것은 엉뚱하게도 노자키이다. 그저 마코토와 코토코, 영매 자매에게 주인공들을 이어주는 역할처럼 보이던 노자키가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노자키는 히데키와의 대화에서 히데키의 모순을 포착한 사람이다. 히데키가 딸이 '나를 필요로 해서 사랑스럽다'라고 얘기하자 '그런 말을 한 사람을 예전에 봤었는데 얼마 뒤에 부모가 아이를 죽였다'라고 답한다. 그는 예전 애인이 임신을 하자 중절 수술을 권한 과거가 있다. 애인은 아이를 낳고 싶어 했지만 그는 부모가 될 자신이 없었고 애인과 헤어진 후 연인도 친구도 만들지 않은 채 살아간다. 하지만 호스티스를 하며 영매 일을 하는 마코토에게 마음을 주고 있고 히데키와 카나의 일에 분명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면서도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그런 그를 코토코는 '만들고 싶지 않은 이유는 잃고 싶지 않아서'라면서 그의 모순을 지적한다. 그는 자신의 모순을 마코토에게 투사한다. 영매가 되기 위해 스스로에게 낸 상처 때문에 아이를 갖지 못하는 마코토가 상처 받을까 봐 히데키의 딸에게 마음을 주는 것을 염려하지만 마코토는 내가 아이를 갖지 못하는 것과 그 아이(히데키의 딸)를 좋아하는 것은 아무 상관도 없다고 말한다.
마코토는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 중에서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인물이다. 그녀가 스스로의 몸에 수놓은 수많은 상처는 할머니 영매의 말(통증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할 것)처럼 삶을 향한 욕구를 상징한다. 마코토는 언니인 코토코와 달리 영매의 자질을 타고나지 않았지만 언니가 귀신과의 싸움에서 얻은 흉터를 보고 언니처럼 영매가 되기 위해 스스로 상처를 몸에 새긴다. 끝끝내 카나조차 포기했던 아이를 마코토는 거리낌 없이 맡았고 결말 직전에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같이 그것의 세계로 끌려들어 가기까지 한다. 다른 등장인물들은 그것에 의해서 몸이 찢어지고 상처를 입으며 피를 흘리고 죽었지만 그녀는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릴지언정 죽지 않는다. 그녀는 상처에 익숙한 사람이고 그것은 자신을 마주하는데 익숙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결말에서 노자키는 다른 인물들처럼 그것을 마주하지만 할머니 영매의 말을 기억해내고 칼로 자신의 몸을 찔러 삶으로 돌아온다. 코토코는 그것과 너무 오래 함께해 잠식당한 아이를 죽이려 한다. 코토코를 막는 것은 노자키와 마코 토이다. 그들이 아이를 지키는 방법은 '확실하게 끌어안는 것' 뿐. 피칠갑과 수많은 죽음 끝에 한 가족이 완성되었다. 그들은 상처는 받을지언정 죽지 않을 것이다. 그들을 이어주는 것은 알량한 핏줄 따위가 아니라 잔뜩 뒤집어쓴 남의 피이니까. 그리고 잠에서 깨어난 아이와 함께 그들은 오므라이스를 먹으러 갈 것이다.
케첩은좀 덜 뿌렸으면 좋겠다. 영화가 너무 빨개요.한줄평 : ★★★★, 온통 피칠갑을 했지만 따뜻하고, 그 따뜻함의 원천은 분명 생명력일 것
※ ps. 그의 '과잉'이 가장 완벽한 리듬으로 어우러졌던 영화는 「고백」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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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원작 영화 '영웅' 정성화의 열연이 대단하다!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웅
(2022.12.21 개봉)
감독: 윤제균
출연: 정성화, 김고은 등
3년 전 개봉하려다가 밀렸다는 영화 '영웅'! 드디어 보고 왔습니다~
저는 뮤지컬 영웅 잘 모르고 관심도 없었고, 부끄럽지만 역사에 무지한 사람인데요 ㅠㅠ
한 영화 홍보 채널에서 정성화 님 노래 부르시는 거 듣고 홀딱 반해서 바로 보러 달려간,, 그런 케이스랍니다.
미리 말씀 드리자면 쿠키 없고요. 돈 내고 다시 보러 가라면 또 볼 거 같은 영화입니다
고민 중이던 분들 바로 예매창으로 가십시오!
알고 계시겠지만 '영웅'은 안중근 의사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뮤지컬 '영웅'을 각색했다고 하는데,
뮤지컬을 안 봐서 얼마나 똑같고 다른진 모르겠어요... 한 작품으로 바라봤을 때는 배우님들의 열연이 아주 뛰어났다! 하지만 연출은 꽝이었다 ;; 싶은 정도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너무나 올드한 연출이었어요. 아무리 3년 전 개봉작이었다고 하지만
뭐 3년... 얼마나 길다고 그 감성 차이일 거 같진 않고요. 윤제균 감독님 성향 때문인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감독님의 작품 분위기를 그닥 좋아하진 않습니다.국제시장 해운대 두사부일체 등...
웃긴 장면을 보여 주는데도 분위기가 쳐지는 느낌이랄까요?물론 '영웅'의 소재가 가벼운 분위기는 아니지만요. 대놓고 코미디를 노린 씬이 굉장히 많았음에도 무거운 분위기만 이어지더라고요.
'뮤지컬 영화'인 만큼 조금 더 통통 튀는 색다른 연출을 바랐는데 말이죠. 뮤지컬 영화는 당분간 디즈니만 하는 거로 ^_^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은 정말 더할 나위 없어요. 특히 정성화 님 나올 때는 뮤지컬을 화면으로 보는 줄 알았을 만큼... 전율이 엄청나고 몰입도도 굉장하고요!
아 나문희 님이 노래를 하실 줄은 몰랐는데 진짜...... 여기서 대오열했잖아요 ㅠㅠ;
역시 원로 배우신 만큼 울림이...... 짱짱!!!!!' 영웅'의 모든 노래를 라이브로 했다고 하는데 나문희 님 파트가 가장 라이브 같았어요. 연기력까지 합쳐져서 더 좋았던 듯요
김고은 님도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시는 줄은 몰랐는데, 설희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셨다고 생각해요.
디즈니에서 심청이 만든다면 김고은 님이 실사판 여주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근데 이것 역시 연출의 문제긴 하겠다만...! 설희가 파티에서 노래 부르는 씬이 있는데요.
모든 사람이 스탑되고 설희 혼자 노래를 부르거든요. 그거 완전 자스민 speechless... 인 줄 알았어요...
감독님이 감명 깊어서 참고를 많이 하셨나 하하. 구도도 비슷, 이토 히로부미 사라지는 연출도 비슷...
어쨌든!사운드 빵빵한 곳에서 한 번 더 보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요.
감독이 좀 더 젊은 감성 가진 감독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있네요 ㅠㅠ
이렇게 완벽한 배우들을 다시는 못 모을 거 같아서,,
(근데 28번 정도 울었단 게... 하핫)
그래도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인 만큼 안중근 의사에 대해 좀 더 알리기 위해 만든 거잖아요.
재미만을 추구하는 상업 영화가 아니니 참고해 주시고!
여러분도 한 번씩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역사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시간이었어요~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재관람 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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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풋한 사랑에 판타지 한 스푼
! 이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대만 영화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청춘’, ‘사랑’과 관련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많은 이들을 피아노 앞에 앉게 했던 그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2007)이 한국판 리메이크 작품으로 돌아왔다.
감독) 서유민
주연) 도경수, 원진아, 신예은
최근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대만 영화 리메이크’다. 작년에 개봉한 <청설>부터 <말할 수 없는 비밀>, 그리고 곧 개봉할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까지 청춘 로맨스 장르로 대표되는 대만의 작품들이 새롭게 재탄생되고 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피아노 천재 소년과 그의 앞에 나타난 한 소녀 사이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하면서도 감성적인 판타지 사랑 영화다.
주걸륜과 계륜미의 존재감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 리메이크 된다고 했을 때, 제작사는 양날의 검을 쥐게 된다. 원작의 인지도와 흥행성을 이어받을 수 있으면서도 그만큼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관객의 기대에 부응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게 되는 것이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경우, 2007년 원작의 흥행에 있어 스토리 못지않게 캐릭터 또한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한국판 주연 배우들인 ‘도경수’, ‘원진아’, ‘신예은’의 어깨가 무거웠을 것이다. 특히 원작에서 ‘샤오위’를 연기한 계륜미의 존재감이 꽤나 컸기에 그 부담감을 효과적으로 이겨내야 했다.
동시에 영화 자체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주걸륜의 파급력 또한 서유민 감독과 도경수 배우가 의논하며 풀어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원작이 ‘샹륜(주걸륜)’과 ‘샤오위(계륜미)’ 두 인물에 집중했다면, 한국판은 다른 인물들의 비중을 늘렸다. ‘인희(신예은)’는 ‘유준(도경수)’의 곁을 맴돌며 원작 캐릭터의 역할을 이어받으면서도, 보다 많은 장면에 등장하며 매끄러운 서사 진행에 도움을 주었다. 동시에 ‘정아(원진아)’가 갖는 캐릭터로서의 부담감을 양분해준다. ‘유준의 아버지(배성우)’ 또한 코믹한 성격으로 등장해 극의 긴장감을 환기시켜주면서도 유준의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존재는 관객들이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반대로 두 메인 캐릭터의 ‘케미’가 약해졌다. 두 사람만의 장면이 잘 그려지는 원작의 샹륜과 샤오위에 비하면 한국판의 유준과 정아는 이렇다 할 장면이 떠오르지 않는다. 원작과 동일하게 자전거도 함께 타고, 피아노도 함께 치지만 원작에 충실한 느낌을 줄 뿐, 그것이 감정의 이입까지는 이어지지 않는다. 이는 배우들의 연기력 문제라기보다는 앞서 말한 구조적 변형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충실함과 변형 사이에서
원작이 있는 작품의 경우, 충실함과 변형 사이에서의 고민에 놓이게 된다. <말할 수 없는 비밀>(2025)의 경우는 전자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아무래도 원작이 다른 매체(ex. 책, 드라마)가 아닌 같은 영화이기 때문에 내용을 크게 바꾸는 것에 대해 위험부담이 컸을 것이다. 물론 배경이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바뀐 것, 남주의 피아노에 대한 시선, 여주의 비밀이 가진 반전 등등 변형이 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원작 팬들을 위한 장면이 많이 들어갔다.
예를 들어, 원작을 대표하는 ‘피아노 배틀’ 씬과 여주가 수정액을 사용해 고백을 하는 씬, 후반부의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 등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이는 원작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작품의 정체성을 명확히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조금은 더 도전적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시간을 다룬 판타지의 개연성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고, 원작이 지닌 약간의 촌스러움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원작의 감성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했던 선택이 틀린 것은 아니다. 무엇이든 장단은 존재한다.
매일 그대와
아마 호불호가 많이 갈릴 LP샵에서 헤드셋을 끼고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를 함께 듣는 장면이다. 영화 <라붐>이 떠오르는 이 씬은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다만 꼭 필요한 장면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아니다. 이 노래에 얽힌 사연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정아가 살고 있는 1999년의 배경이 많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실제 이 노래는 1985년에 발매되었기에 시간적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 영화에서의 ‘레트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결국 두 인물 사이의 사랑을 강조하기 위한 도구로서 사용된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고 나면 이 노래가 머릿속에 맴돈다. 노래가 좋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결국 ‘사랑’이 라는 감정이 주는 보편성이 관객의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품고 있는 ‘그대’가 음악을 통해, 유준과 정아를 통해 마음속에 되살아난다. 결국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모두가 놀란 ‘비밀’보다도 ‘말할 수 없는’이 중요한 영화다. 왜 말할 수 없었는지를 곱씹으며 한 모금 들이켜는, ‘풋풋한 사랑에 판타지를 한 스푼 첨가한’ 클래식한 다방 커피같은 영화다.
매일 그대와 아침 햇살을 받으며
매일 그대와 눈을 뜨고파
매일 그대와 도란도란 둘이서
매일 그대와 얘기 하고파
- 들국화 ‘매일 그대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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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마일 2> 1차 예고편
곧 다시 웃게 될 거야... 올가을, 다시 공포가 전염된다 [스마일 2] 10월 극장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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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경관의 피> 15초 예고편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수트, 외제차를 타며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의 팀에 어느 날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신입경찰 민재가 투입된다. 강윤이 특별한 수사 방식을 오픈하며 점차 가까워진 두 사람이 함께 신종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중 강윤은 민재가 자신의 뒤를 파는 두더지, 즉 언더커버 경찰임을 알게 되고 민재는 강윤을 둘러싼 숨겨진 경찰 조직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