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7-08 11:46:48
7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탈주> 개봉 주 누적관객수 70만 돌파!
" 살아도 내가 살고 죽어도 내가 죽는다 "
<탈주> 명대사
<탈주>가 개봉 첫 주 누적관객 수 7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개봉 첫 주 1위에 오른 <탈주>는 개봉 2일차에 <인사이드 아웃 2>에 밀려 2위로 하락했으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핸섬 가이즈>가 전주와 동일하게 3위에 머물렀습니다.
<핸섬 가이즈>의 손익분기점은 100만 명이며 현재 96만 명을 넘기며 손익분기점은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미니언즈 4>가 개봉하면서 <인사이드 아웃 2>를 밀어내며 1위로 올랐으며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은 3위로 밀려나며 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탈주 줄거리
“내 앞 길 내가 정했습니다” 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군부대.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중사 ‘규남’은 미래를 선택할 수 없는 북을 벗어나 원하는 것을 해 볼 수 있는 철책 너머로의 탈주를 준비한다.
그러나, ‘규남’의 계획을 알아챈 하급 병사 ‘동혁’(홍사빈)이 먼저 탈주를 시도하고, 말리려던 ‘규남’까지 졸지에 탈주병으로 체포된다. “허튼 생각 말고 받아들여. 이것이 니 운명이야” 탈주병 조사를 위해 부대로 온 보위부 소좌 ‘현상’은 어린 시절 알고 지내던 ‘규남’을 탈주병을 체포한 노력 영웅으로 둔갑시키고 사단장 직속보좌 자리까지 마련해주며 실적을 올리려 한다.
하지만 ‘규남’이 본격적인 탈출을 감행하자 ‘현상’은 물러설 길 없는 추격을 시작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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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박물관에서 벌어진 러-우크라 전쟁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포스터
크리미아의 유물(The Treasures of Crimea)
Netherlands/2021/84min/우카 후겐데이크 감독 작품
전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으로 많은 데 영향을 끼친다. 영화 〈크리미아의 유물〉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이 초래한 한 사건의 혼란스러운 궤적을 담았다. 사건의 장소는 박물관이다. 크림 반도의 박물관에서 일하는 학예사는 소장품의 일부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보냈다. 박물관끼리 소장품을 교환하여 전시를 기획하는 일은 일상적이기에 전혀 문제될 사건이 아니었다.
그런데 전시와 전쟁이 겹치며 소장품을 어디에 보낼 것인지를 두고 대립이 생긴다. 우크라이나는 크림 반도가 원래 자신의 영토였음을 강조하며 소장품이 크림 반도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문화재가 국가의 소유물이고, 해당 소장품이 ‘국보급 유물’이기에 당연히 자신에게 반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박물관은 소장품이 원래 있던 곳, 즉 크림 반도로 돌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가 크림 반도를 차지한 것도 수십 년에 불과했다는 점도 상기한다. 무엇보다 문화재는 국가의 소유물이 아닌 지역의 역사를 표상하는 유산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양측의 주장은 합리성과 맹점을 동시에 가진다.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제국주의의 피해자가 문화 자산을 수호한다는 점에서는 타당하지만 문화의 주체를 국가에 한정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박물관의 주장은 문화의 경계를 국가 너머로 확장하지만, 정치를 배제하겠다는 태도가 크림 반도를 점유한 러시아의 지배권을 승인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문제를 낳는다.
한 출연자의 말마따나 문화재는 문화, 정치, 역사가 뒤엉킨 감정의 소용돌이가 발생하는 장소다. 현재 2심까지 진행된 재판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모두 승소했다. 최근 재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러시아를 대하는 국제 여론이 악화돼 최종심에서 판결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누가 승소하든 ‘크리미아의 유물’을 둘러싼 복잡한 논의 지형에서 ‘완전한’ 정답은 성취되지 못한 채 남을 것이다.* 〈크리미아의 유물〉이 던지는 문화재의 의미와 전쟁의 파급력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는 동참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이 복잡한 문제에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는 〈크리미아의 유물〉의 시도가 다소 공허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영화는 학문적 열정으로 유물을 발굴하는 고고학자와 자기 땅에서 유물을 발견한 농부의 순수한 기쁨도 담아낸다. 그러나 ‘순수히 아름다운’ 문화는 없다. 그저 자신의 일을 성실히 했을 뿐인 학예사가 우크라이나 동료들에게는 러시아 편에 선 제국주의자로, 러시아 치하로 들어간 상황에 만족하는 주민들에게는 크림 반도의 유물을 반출한 사람으로 비난받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영화의 암시적 대답은 문제의식에 비해 다소 나이브한 해결책이었던 셈이다.
*이 글은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 받아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기자단으로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제는 9월 29일까지 이어지며 상영작은 온오프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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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자는 불협화음 환상곡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연인 '가모라'(조 샐다나)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술에 의지하는 스타로드 '피터 퀼'(크리스 프랫). '네뷸라'(카렌 길런)와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맨티스'(폼 클레맨티에프)'를 비롯한 동료들은 그저 그를 지켜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담 워록'(윌 폴터)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기습하고, '로켓'(브래들리 쿠퍼)이 치명상을 입는다. 동물을 개조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드는 빌런 '하이 에볼루셔너리'(추쿠디 이우지)가 로켓 몸에 심어둔 폭탄이 기습 때문에 작동한 것. 폭탄이 터지기까지는 48시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로켓을 살리고, 더 나아가 팀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임무에 나선다.
진정한 가족을 만드는 여정
2014년, 1편이 개봉할 때만 해도 물음표가 가득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 시리즈. 우주를 배경으로 인간, 외계인, 사이보그, 말하는 라쿤, 움직이는 나무가 한 팀을 이룬다니. 아무리 마블이라지만 터무니없는 도전 같았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가오갤> 시리즈는 의심의 여지없는 인기 시리즈다. 마블의 올스타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을 자랑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재치 있는 입담,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 이야기에 스며드는 음악까지. 그뿐만이 아니다. 독특한 스토리도 빼놓을 수 없다. <가오갤>은 가족이라는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가족 영화이기 때문이다. <가오갤>의 주인공들은 제각각의 사연으로 가족을 잃은 패배자다. 종족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 피터가 음악을 드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영화는 설령 혈연이 아니어도 가족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가오갤 멤버들은 함께 모험을 떠나 식구를 찾을 수 있었다. 매일 같이 투닥거리면서도 서로를 안아주며 아픔을 보듬었다. 덕분에 그들은 마음속 어두움에 잠식되지 않을 수 있었다. 서로서로 방패인 셈이다. 피터가 가모라를 비롯한 팀원들의 손을 잡으면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꼈듯이. 피터의 아버지 에고가 아들을 죽이려 했지만 피터를 직접 키운 아빠 욘두는 목숨을 희생해 아들을 살렸듯이. <가오갤> 시리즈는 진정한 가족을 찾는 여정이었다.
안팎으로 무너지는 가족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하 <가오갤 3>)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여전히 가오갤이라는 가족의 여정을 다룬다. 하지만 흐름이 다르다. 이전 두 편은 가오갤이라는 보호막을 찾고 단단히 만드는 이야기였다. 반면에 세 번째 영화는 방패가 무너지는 이야기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가오갤은 위기에 빠진다. 아담 워록의 기습 때문에 로켓이 죽을 위기에 처한다. 이에 다른 팀원들은 로켓을 살리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그러다 보니 시리즈 내내 각 캐릭터가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둔 트라우마가 여과 없이 튀어나온다. 일례로 피터는 애써 외면하고 있던 지구에 대한 그리움, 외할아버지를 걱정하는 마음을 직면한다. 자기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2014년의 가모라를 만나 가슴이 아프다. 정작 가모라는 피터를 아예 무시하고, 오히려 가오갤을 더 큰 위기에 빠트린다.
다른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맨티스는 에고의 하인으로, 또 가오갤의 멤버로 지내느라 미처 깨닫지 못한 자기 자신을 궁금해한다. 개그 캐릭터였던 드랙스의 아픔도 다시 언급된다. 1편에서 가족이 모두 죽었던 아픔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는 게 밝혀진다. 시리즈 내내 감정이 없던 네뷸라도 로켓이 다치자 눈에 띄게 동요하며 성격이 더 고약해지고 예민해진다. 아담 워록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크래글린'(숀 건)'은 '욘두(마이클 루커)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며 자책한다.
가족을 지키려는 사투 속에서 이 모든 불안함과 두려움은 거칠게 부딪힌다. 가오갤이라는 울타리를 유지하는 데 집착하다 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화내고, 짜증을 낸다. 서로 생각이 다른 것을 이해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하고 충돌한다. 일례로 피터는 타노스에게 죽은 자기 여자친구 모습을 2014년의 가모라에게 강요한다. 네뷸라도 매번 멍청한 짓만 한다며 네뷸라가 드랙스에게 면박을 줬다가 맨티스와 말다툼을 벌인다.
자기혐오를 자기 긍정으로
제임스 건은 가오갤의 난맥상을 영리하게 정리한다. 여태 베일에 싸여 있던 로켓의 과거를 중심으로 위기를 타개한다. 혼수상태에 빠진 로켓은 임사 체험한다. 평범한 라쿤이 천재적인 지능을 가진 말하는 라쿤, 로켓이 된 사연을 보여준다. 완벽한 질서로 가득한 우주를 만들려는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실험체였던 그. 그는 온갖 개조 실험에 시달린 결과 창조자를 뛰어넘는 지성과 창조성을 갖추게 됐다. 하이 에볼루셔너리가 번번이 실패한 실험을 해결할 정도로.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열등감에 빠진다. 자기 피조물이 자기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에 충격받다. 로켓을 죽이고, 로켓의 뇌를 활용해 더 완벽한 우주를 창조하려 한다. 로켓도 평생 따라다닐 트라우마를 피하지 못한다. 친구를 잃었기 때문이다. 감옥에서 자기처럼 개조된 수달 '라일라', 바다코끼리 '티프스', 토끼 '플로어'를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로켓. 로켓은 그들과 함께 탈출을 시도하나 하이 레볼루셔너리의 공격 때문에 혼자 살아남는다. 오프닝에서 로켓이 라디오헤드의 'Creep'를 따라 부르며 자기혐오에 빠지는 이유다.
그러나 둘의 말로는 달랐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끝내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한다. 완전히 새로운 종족을 만들어냈지만, 여전히 로켓에 집착한다. 로켓에만 있는 창조성을 손에 넣기 위해서 그의 뇌를 원한다. 반면에 로켓은 마침내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환상 속에서 친구들을 만나 속죄하고, "너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정신을 되찾는다. 오프닝과는 달리 자기 과거와 당당히 맞선다.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함선에서 실험용 동물들을 구출하고, 자기 창조자를 징벌한다.
있는 그대로면 충분해
자기혐오를 극복하는 로켓의 이야기는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로켓의 치료법을 찾는 여정에서 다른 멤버들도 각자의 어두움을 극복하기 때문이다. 로켓의 부상은 가오갤 모두의 성장통이었던 셈이다. 피터는 그간 외면했던 외할아버지를 만나러 지구로 향한다. 가모라에게 집착하는 마음도 내려놓는다. 아내와 아이를 잃은 드랙스는 하이 에볼루셔너리가 창조한 어린아이들을 구출하고 보호하면서 마침내 아픔을 씻어낸다. 맨티스는 난생처음으로 주도적인 삶을 선택하고, 네뷸라는 양아버지 타노스의 학대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함께할 수 있는 완전한 가족을 만난다. 크래글린도 욘두가 남긴 화살 조종법을 마침내 터득한다.
덕분에 무너졌던 가족도 안정을 되찾는다. 더 단단해진다. 각자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가오갤 멤버들은 다른 멤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설령 자기가 원하 않은 길이라 해도. 다른 가족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이 에볼루셔너리처럼 화내지 않는다. 리더가 바뀌고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지더라도 동요하지 않는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함께 할 거라는 믿음이 공고하니까. 불협화음도 아름답다고 노래하는 <가오갤 3>가 삼부작의 마무리로서 부족함이 없는 이유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메시지는 다양하게 변주된다. 로켓과 친구들이 일례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본래 생체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동물 신체를 개조한다. 실험이 끝난 뒤에도 그들이 완벽하지 않다고 혐오한다. 그런데 정작 로켓과 친구들은 그 기괴한 모습마저 사랑한다. 감옥을 행복한 천국으로 바꿔버린다. 그들은 설령 동물이 귀엽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아껴야 한다고 말한다.
아담 워록을 통해 예상치 못한 위로가 되기도 한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아담 워록에게 이미 정해진 일만 잘 해내라고 다그친다. 정해진 경로에서 벗어나면 죽일 거라고도 협박한다. 가오갤은 다르다. '그루트'(빈 디젤)는 죽을 위기에 처한 아담 워록을 구해준다. 모든 이에게는 두 번째 기회가 있어야 한다면서. <가오갤 3>가 삼부작 중에서도 유달리 감동적인 이유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영화 밖에도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질서대로, 정해진 삶의 경로대로 살아야 한다고 요구하는 사회는 또 다른 하이 에볼루셔너리나 다름없다. 따라서 정해진 대로 살지 못해 실패했다고 좌절하는 모든 이에게 <가오갤 3>는 따스한 격려이자 응원이나 다름없다.
액션과 음악의 조화, 제임스 건의 환상곡
<가오갤 3>의 보고 듣는 재미는 메시지와 주제의식에 힘을 실어준다. 우선 액션이 인상적이다. 작중 가장 인상적인 액션 시퀀스는 긴 복도에서 가오갤과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부하들이 일제히 격돌하는 장면이다. 카메라는 이 순간을 롱테이크로 잡는다. 싸우는 방식이나 장점이 서로 다른 멤버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시너지를 내는지를 멋지게 포착한다.
유달리 한 팀을 강조하는 연출도 눈에 띈다. 가오갤 멤버가 일렬로 나란히 서서 함께 걷는 모습이 유달리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초반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피터를 네뷸라가 옮기는 장면, 오르고스코프에서 탈출하는 때, 마지막으로 하이 에볼루셔너리를 공격하는 모습까지. 유사한 연출을 반복하며 한 가족으로서 가오갤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듣는 재미를 살린 음악도 귀를 사로잡는다. 자기부정에서 긍정으로 전환되는 이야기의 흐름이 삽입곡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영화 오프닝곡 'Creep'과 엔딩곡 'Dog Days Are Over'가 대표적이다. 두 노래 가사만 비교해도 오프닝과 엔딩 사이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오프닝에 로켓은 'Creep'을 따라 부르며 자조한다. 반면에 엔딩에서는 가오갤 멤버, 노웨어 행성 주민, 구출된 아이와 동물들이 'Dog Days Are Over'에 맞춰 춤추며 즐거워한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광경을 예찬하는 제임스 건의 환상곡인 셈이다.
마블이 아닌 제임스 건의 성공
물론 <가오갤 3>도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몇몇 단점이 있다. 일단 주인공 서사를 매듭짓는 데 심혈을 기울인 나머지 빌런의 역할이 평면적이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가오갤과 철학적으로, 사상적으로 대립하는 완성도 높은 빌런이다. 다만 위협적이지는 않다. 타노스처럼 강력한 액션을 보여주는 빌런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가오갤의 성장을 위한 발판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더불어 액션이 양적으로 부족한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담 워록 역시 영화에 잘 녹아들었다는 인상은 약하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단점은 삼부작을 너무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사실이다. <가오갤 3>는 <가오갤> 시리즈는 물론, 인피니티 사가가 진정으로 종결됐다는 인상을 준다. 피터와 2014년의 가모라 서사까지 끝내면서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에필로그처럼 같기 때문이다.
문제는 MCU의 멀티버스 세계관이 관객의 호응을 좀처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 결과 멀티버스와 큰 관련성이 없는 <가오갤 3>의 성공은 향후 MCU에 대한 기대로 직결되지 않는 모양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임스 건이 MCU를 떠나 만들 <슈퍼맨: 레거시>와 DC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만 높아진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불협화음이라서 아름다운 환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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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은 '굴러가지 않는 유모차'를 함께 드는 것
▲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포스터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스페셜 포스터 ⓒ 네이버 영화
* 주의!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혼에 대한 고민은 결혼하고 나서도 계속된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박강아름과 정성만은 타이머를 맞춰두고 사진을 찍는다. "보리야 이리 와"라며 들뜬 목소리로 딸의 이름을 부르는 아름의 모습은 달달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들의 결혼은 아름의 표정처럼 달지 않았다. 가끔은 삼키기 힘들어 되새김질하게 만든다.
아름과 성만은 진보 정당 활동을 하다 만난 사이다. 당시 아름은 학교에서 영화 수업을 하며 영화감독의 길을 밟고 있었고 성만은 정당 활동가이자 식당 종업원이었다. 남는 시간 글을 쓰던 작가이기도 했다. 그들은 사랑했고 결혼했으며 프랑스에서 예술을 배우고 싶다는 아내 박강아름에 의해 프랑스로 떠났다. 아름은 성만에게 "나는 영화를 공부하고 당신은 요리를 공부했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성만은 아름을 만나기 전까지 대한민국 서울을 벗어나지 않았던 '우물 안 개구리'였다. 아름과 달리 성만은 프랑스로 날아가서 이룰 꿈이라는 게 애당초 없었던 것. 타의로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으로 간 개구리는 마치 소중한 서식지를 잃어버린 존재처럼 시들어간다. 박강아름은 그런 성만이 신경 쓰이지만 출산과 학교 생활로 지쳐 본인 몸을 돌보는 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경제와 행정 담당 아내 박강아름과 집안일과 육아 담당 정성만의 현실적인 결ㅁ혼 생활을 담아낸다.
집밥으로 만나는 집 밖 사람들
▲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스틸컷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아름은 우울증에 걸린 남편의 마음을 풀어주고자 '외길식당'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요리사였던 성만의 특기를 살려 주말에만 한국식 집밥을 파는 식당을 열게 된 것. 부부의 식탁은 어느새 유학생이나 교포들에게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는 공유 식탁이 되었다. 성만의 우울한 마음은 집밥으로 만난 집밖 사람들에 의해 어느 정도 치유가 되는 듯했지만 그들의 경제 사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성만은 좋은 재료로 건강한 요리를 내놓는 걸 좋아했고 집안의 경제를 맡고 있는 가장 박강아름은 그 모습이 아니꼬왔기 때문. 첫 번째 '외길식당' 프로젝트는 오래 가지 못해 마무리됐다.
박강아름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고립된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외길식당' 프로젝트를 찍자고 제안했다. 영화의 초중반을 촬영하고 나서 성별의 역할이 바뀐 가부장제를 인식했다. 사실 매일 서포트를 받고 있는데도 영상 속에서 제가 '오늘은 나 서포트해줘야 돼'라고 말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아무리 덧칠하지 않으려 해도 어느 정도 본인의 시각이 가미됐을 카메라. 그 카메라가 자신의 가부장성을 담은 것이다.
아름은 가부장성을 인식한 이후에도 쉽게 본인의 태도를 바꾸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경제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에 따라 사회적 성 역할이라는 게 바뀔 수 있음을 두 부부는 그들의 일상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주부우울증에 걸린 성만은 토마토 대신 체리토마토를 사왔다고 타박하는 아름의 말에 하루 동안 가사 파업에 들어간다. 흥청망청 돈을 쓰겠다고 다짐한 그는 겨우 3유로 커피 프라페를 마시며 마음을 달랜다.
또한 외관상 특별해보이는 그들마저 여느 부부처럼 끝없이 갈등한다. 아름은 결국 '외길식당'이 아니라 본인들의 결혼에 대해, 더 나아가 결혼의 의의에 대해 주제를 확장한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은 <외길식당>이 아니라 <박강아름 결혼하다>인 것. 박강아름 시각에서 장면들이 보이니 <박강아름과 정성만, 결혼하다>가 될 수는 없다. 물론 <정성만과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더욱 어렵다.
결혼, 그 막막함에 대하여
▲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스틸컷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비혼주의자였던 성만과 달리 아름은 원래부터 아이를 가지고 싶었다. 그런 그에게도 임신과 출산의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임신 초기 아름은 나흘 연속으로 아무것도 먹지 못하며 속을 게워냈다. 막달에는 한 달 내내 변비에 시달려 화장실에서 울기도 했다.
아이를 낳고 나서도 고통은 계속됐다. 그는 용변을 볼 때 성기가 흘러내릴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출산 후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몰라 내내 미역국과 쌀밥을 먹었다고 했다. 출산 직후 아기를 어떻게 대해야 되는지에 대한 책은 많았지만 출산 직후 여성을 위한 책은 없었다고 회의를 표했다. 꿈에서라도 가고 싶었던 암스테르담 영화제에 본인의 작품이 초정작으로 선정됐지만 그는 결국 가지 못했다. 영화가 상영되는 그 시각 아름은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결혼에 접근하기도 한 아름. 학교를 다녀야 하는 아름 대신 육아를 책임진 성만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다니던 어학원까지 잠시 휴학하고 아이를 돌봤다. 아름도 성만도 딸 보리를 사랑하지만 결혼과 마찬가지로 출산 또한 그들에게 유쾌하고 행복하기만 한 경험은 아닌 것이다.
지켜야 하는 생명부터 생활비, 챙겨야 할 서류까지 늘어났다. 아름은 끊임없이 결혼에 대해 고민한다. 두 번째 외길식당을 열고 다양한 커플들과 함께 그 답을 찾아보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결혼과 팍스(PACS, 시민연대협약)의 차이는 뭘까. 본인의 꿈 대신 사랑만 선택해 해외로 이주한, 소위 '결혼망명'도 행복할 수 있을까. 대화가 오갈수록 질문들은 더 많아진다. 아름은 다시 연 '외길식당' 프로젝트를 실패라고 표현했다. 목이 붓도록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보지만 궁금증은 당최 해소되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보며 고민해보는 것이다. 결혼 그 막막함에 대하여.
▲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스틸컷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쉬이 굴러가지 않는 유모차를 함께 드는 것
이 영화의 끝부분, 아름-성만 부부와 반려견 슈슈, 딸 보리는 덩케르크 해변을 찾는다. 아름이 본인의 카메라에 그 바다를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부서지는 햇살과 청량한 파도는 없다. 파도는 무겁게 오간다. 유모차는 모래 위에서 매끄럽게 밀리지도 않는다. 성만은 몸이 아프다며 투덜댄다. 아름은 그래도 이왕 온 것이니 비를 맞으면서라도 바다 가까이에 가보자고 우긴다. 결국 그들은 보리가 탄 검은색 유모차를 함께 들고 기어이 모래를 밟는다. 사진을 찍고 돌아온다.
영화 출연은 물론 촬영부터 편집까지 담당한 박강아름. 그가 이 부분을 영화의 엔딩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을 터다. 그는 쉬이 굴러가지 않는 유모차를 함께 드는 것을 결혼이지 않을까 짐작했을 것이다. 부부가 들어야 되는 건 유모차가 아닐 수도 있다. 생활비일 수도, 챙겨야 할 서류일 수도, 서로의 꿈과 인생일 수도 있다. 뭐가 됐든 그건 보기보다 무겁고 손이 저린 일이다. 한 명이 독박 운반하는 것보다야 덜하겠지만 두 명이라도 쉽지 않은 행위인 것. 심지어 그게 진정 의미있는 일인가는 더욱 어려운 질문이다. 상황에 따라 몇 번이고 대답이 달라질 터다.
▲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스틸컷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아름-성만 부부의 삶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개인의 일기이자 결혼에 대한 묵직한 물음이다. 영화가 끝나고 영화관을 나선 관객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냈다. "박강아름이 이기적인 거 아니야?", "내가 결혼하고 해외로 떠나자 해도 나 잡을 거야?", "결혼은 확실히 연애랑은 다른 것 같아", "팍스가 있었으면 좋겠다". 영화의 재미와 만듦새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지만 그래도 박강아름은 성공했다. 그들도 박강아름처럼 결혼과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해 더 고민하기 시작했으니까.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오늘(19일) 정식 개봉한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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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전 2> 기대 이하의 스릴과 예상외의 헛헛함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용산역 혈투 이후 모습을 감춘 '서영락'(오승훈). 경찰이 성과를 자축하는 사이, '원호'(조진웅)는 계속해서 서영락을 쫓는다. 그가 이선생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대신 이선생의 수법까지 자세히 알고 있는 그를 붙잡아 진짜 이선생으로 가는 길을 알아내려 한다.
그러나 원호는 서영락을 체포하지 못한다. 그의 위치를 파악해 검거하기 직전, 중국에서 온 진짜 이선생의 대리인 ‘큰 칼/섭소천’(한효주)이 사태 수습을 위해 서영락을 태국으로 납치했기 때문. 또 여전히 이선생의 마약을 탐내는 ‘브라이언’(차승원)의 계략도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원호는 태국으로 향한다. 이선생에 대한 단서를 찾고 마약을 둘러싼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독전 2>, 미드퀄이라는 실험
<독전>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속편 <독전 2>. 감독도 바뀌고 일부 배우도 달라졌지만, <독전 2>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미드퀄이라는 형식이다. 미드퀄은 전편 이후 시점을 다루되 결말은 동일한 속편을 말한다. <300>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300>은 테르포밀레 전투를 중심으로, 플리타이아이 전투를 에필로그로 등장시켰다. <300: 제국의 부활>은 두 전투 사이에 벌어진 살라미스 해전을 다뤘다. <독전 2> 역시 전편 용산역 시퀀스와 노르웨이 결말 장면 사이의 시점을 다룬다.
<독전 2>가 한국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미드퀄 형식을 택한 이유는 짐작가능하다. <독전>은 개봉 당시 후반부 전개가 어설프고, 결말이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선생의 정체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너무 급하게 끝나고, 결말로 이어지는 내용이 빈약했기 때문. <독전 2>는 이처럼 관객들이 전편 결말에 품은 의문을 해결하려는 작품이다. 즉, 마지막에 누가 왜 총을 쐈는지 묻는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줘야 했다.
고로 미드퀄은 일종의 절충안이다. 3/4 지점까지는 전편의 연장선상이다. 진짜 이선생을 찾는 악전고투를 또 한 번 보여준다. 그 이후로는 인물의 전사(前事)를 중심으로 드라마를 덧붙이며 정해진 결말로 나아간다. 속편 느낌을 주면서도, 나름의 재해석을 통해 중간 과정의 완결성을 높이려 했다. 안타깝게도 <독전 2>의 실험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독전 2>에 무엇을 기대하든 간에 기대를 채우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캐릭터로 전편을 재해석하다
사실 <독전>에서 돋보인 지점은 이야기가 아니었다. 임팩트였다. 특히 '진하림'(김주혁)과 그의 파트너 '보령'(진서연)이 마약을 하는 연기가 화제였다. <독전>은 마약이라는 소재의 자극성을 강조하고, 이를 발판 삼아 스릴러 형사물로서의 장르적 쾌감도 덩달아 살려냈다. 개연성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우직하게 강점을 극대화한 영화가 <독전>이었다.
그런데 <독전 2>에는 전편의 핵심이었던 두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다. 이에 <독전 2>는 아예 새로운 길을 걷는다. 새롭게 투입된 섭소천을 단순한 대체재 이상으로 써먹는다. 둘에 비해 임팩트는 약하더라도 스토리텔링에 힘을 줄 수 있는 새 구심점으로 활용했다.
실제로 섭소천은 미치광이 악역이 아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이선생이 거둔 불쌍한 소녀였고, 그녀는 평생 동안 이선생을 아버지로 따랐다. 더 나아가 그에게서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 그녀가 이선생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신종 마약을 개발하고 마약 판매처를 늘린 이유다.
이러한 캐릭터의 변화는 곧 <독전 2>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전편이 마약을 둘러싼 이전투구였다면, 이번에는 마약이 아닌 마약을 이용하려는 인물들의 동기에 주목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이처럼 <독전 2>는 새로운 캐릭터와 미드퀄이라는 형식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해 속편이지만 전편의 재해석까지 야심 차게 시도한다.
마약과 인생의 허무함
<독전 2>의 실험은 일정 부분 성공했다. 우선 캐릭터들의 성격이 더 확실하게 부각된다. 특히 마약에 대한 집착보다는 개인적인 목적이 전반적으로 강하게 드러난다. 서양락은 변화가 가장 크다. 전편에서는 이선생 이름을 판 이들을 응징하는 최종 빌런이었다. 반면에 이번에는 친부모의 죽음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이선생을 만나 사과를 듣고, 복수하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원호의 캐릭터성도 선명해진다. 전편에 그는 조카처럼 아끼던 정보원 수정을 잃은 분노와 마약상을 검거하겠다는 경찰로서의 책임감이 더해진 캐릭터였다. 동료를 또 잃는 <독전 2>에서는 경찰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해지고 개인적인 원한에 사로잡힌 인물에 더 가까워진다. 브라이언은 여전히 이선생의 마약과 이권을 쫓지만, 그 와중에도 서양락이 안겨준 모멸감을 되돌려주겠다는 복수심으로 충만하다.
그 덕분에 전편에서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지만, 후반부 급전개 때문에 부각되지 못한 감정선이 제대로 살아났다. 열린 결말이었던 마무리도 확실한 메시지로 수렴한다. 노르웨이 설원을 배경으로 한 결말은 헛헛함이라는 종착지를 보여준다. 각자 인생을 걸고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마침내 이뤘다고 생각한 순간 불쑥 찾아오는 공허함이 담겨 있다. 복수 혹은 인생이라는 마약이 선사한 쾌감 후에 찾아오는 쓸쓸함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래서 <독전>이라는 제목의 의미도 새로워진다. 1편이 누가 이선생이라고 믿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독전 2>는 자기 인생의 신념과 목표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묻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독전> 시리즈의 영어 제목이 괜히 'believer(믿는 사람)'가 아닌 것. 일반적이지 않은 하얀 배경의 엔딩 크레디트를 배경으로 들려오는 OST 'Hallelujah' 역시 실험적인 속편의 성격과 지향점을 한 번 더 강조한다.
<독전 2>의 실험이 독이 된 이유
그러나 과감한 도전인 만큼 뒤따르는 부작용도 크다. 사실 <독전>의 흥행은 드라마의 완성도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 소재의 자극성과 장르적 쾌감이 이뤄낸 결과였다. 그러니 전편의 쾌감을 기대한 관객 입장에서는 <독전 2>의 후반부는 의아하거나 맥 빠진다는 인상으로 남기 충분하다. 반대로 1편에서 더 완성된 서사를 기대한 관객은 전편에서 이미 본 이야기를 반복한다는 인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독립적인 완성도도 아쉽다. 의도한 측면이 있더라도, 섭소천을 다소 형식적으로 묘사한 결과 빠진 돌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섭소천은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중국 출신 악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장된 몸짓과 늘어지는 말투로 시비를 걸고, 슬로 모션이 그녀를 꾸며준다. 전형적이다. 그러다 보니 섭소천이 다른 캐릭터를 완전히 압도하는 느낌도 없고, 태국에서의 총격전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긴다.
영화 구성도 최선은 아닌 듯하다. 시간대가 엉키면서 복잡하게 느껴지는 대목이 있기 때문. 섭소천의 사연, 브라이언과 이선생의 인연을 보여주기 위해 과거 시간대가 현재 시간대 중간중간 삽입된다. 그런데 이 부분이 최후반부 드라마와는 직결돼도, 중반부까지 극의 중심을 차지하는 이선생 추격전과는 크게 연관되지 않는다. 오히려 템포를 끊고 루즈하게 만들 뿐이다. 카 체이싱을 비롯해 규모감이 상당한 총격전이 등장하는데도.
차라리 태국에서의 클라이맥스를 기점으로 삼고, 기점까지 이르는 각 인물의 행보를 각기 따로 쫓은 후 과거 이야기를 보여주면 어땠을까 싶다. 어차피 여러 챕터로 나눠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만큼, 클라이맥스 즈음에 각 캐릭터의 사연을 조각모음하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더 뚜렷하게 보였을 테니. 덩달아 각 인물의 동기나 행보를 추측하는 미스터리도 더 강해지고, 전체적인 긴장감도 더 높아졌을지 모른다.
넷플릭스라 다행일지도
이처럼 시리즈물로서 <독전 2>는 호불호의 여지가 크다. 전편을 기대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결이 다른 영화로 느껴질 수 있다. 안 나오는 캐릭터도 있고, 캐릭터성의 변화도 크다. 또 열린 결말로 남겨둔 마무리에 명확한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자유로운 해석을 통제한다는 인상도 남을 수 있다. 즉, <독전 2>는 극장에서 개봉했다면 부정적인 반응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상업 영화다.
그러나 플랫폼이 넷플릭스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OTT 작품에 대한 관객의 심리적 저항, 만족도의 기준점이 극장 개봉 영화와 다른 것은 이미 경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니까. 그렇기에 넷플릭스라면, 시리즈물 중에서도 꽤 도전적이었던 <독전 2>의 실험이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물론 서영락을 연기한 배우가 류준열에서 오승훈으로 바뀐 것만큼이나 이질적인 속편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Acceptable 무난함
어떤 이유로도 헛헛하거나 허탈할 미드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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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위로 흩어지는 광기 어린 숨결
더 노비스 (THE NOVICE , 2021)
"물 위로 흩어지는 광기 어린 숨결"
개봉일 : 2022.05.25.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스릴러
러닝타임 : 97분
감독 : 로런 해더웨이
출연 : 이사벨 퍼만, 에이미 포사이스
개인적인 평점 : 3.5/5
쿠키 영상 : 없음
더 노비스 줄거리
대학 신입생 ‘알렉스’는 교내 조정부에 가입한 후 동급생 ‘제이미’에게 경쟁심을 느낀다. 늘 최고를 갈망하는 ‘알렉스’는 팀 1군에 들기 위해 훈련을 거듭하고, 스스로를 극한으로 내몰기 시작하는데···
네 미친 짓으로 최고를 증명해 봐!
우리는 평생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감과 동시에 그들과 끊임없는 경쟁을 벌인다. 노력형이든 타고난 천재든 상관없이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그 분야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 1등,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뿐이다.
<더 노비스>는 선천적인 재능이 없는 대신 흔히 말하는 악바리 근성이 넘치는 주인공 '알렉스’의 질주를 담은 영화다. 알렉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막 대학에 입학한다. 고등학교에선 가까운 동네 친구들끼리만 경쟁을 펼쳤고, 그는 교내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였다. 하지만 대학교에 오니 알렉스처럼 수재라고 불렸던 학생들이 바글바글한 거다. 알렉스는 더 노력하지 않으면 1등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보다 더 큰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새롭게 가입한 교내 조정부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진 동급생 '제이미’를 만나며 그 불안감은 독기로 변하게 된다.
다시 만나보고 싶었던 배우 이사벨 퍼만
<더 노비스>는 개봉을 앞두고 올해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선공개되었다. 영화제에서 무슨 영화를 볼까~ 한참 고민하던 찰나, "<오펀: 천사의 비밀> 그 여주인공이 나오는 신작도 상영한대!" 하는 소문을 듣고 이 영화 근처를 기웃기웃거렸는데 도저히 스케줄이 나오지 않아 만약 정식 개봉을 한다면 꼭 챙겨보자고 다짐했었다. (그 당시엔 정식 개봉 소식을 나만 몰랐었다..)
<더 노비스>를 기대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이 영화를 통해 데뷔한 로런 해더웨이 감독이 스스로 이 작품을 "조정을 소재로 한, <블랙 스완>의 느낌이 드리워진 <위플래쉬>"라고 소개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이사벨 퍼만이라는 배우 때문이었다.
대략 10년전 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필모를 훑어보다 그가 <오펀: 천사의 비밀>이라는 영화의 제작에 참여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어? 레오가 제작한 거면… 볼만하지 않을까?" 하며 용감하게 이 영화에 도전했었다. 그리고 아주 많은 관객들이 그러했듯 큰 충격에 빠졌고 이사벨 퍼만이라는 배우에게 의구심을 가졌었다. "이 사람… 나이 속인 거 아냐?"하고. 분명 아이 같은데, 아이가 맞는데… 아이가 아닌 것 같은 그의 연기에 충격을 넘어 의심이 들었던 거다.
이사벨 퍼만은 그 이후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국내에서 크게 이슈가 되었던 작품이 많이 없었기에 나에게 이사벨 퍼만의 이미지는 '오펀 그 배우’였다. 근데 그런 그가 <위플래쉬> + <블랙 스완> 같은 영화의 주연으로 나온다니.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스로의 목을 조이며 나아가는 경주
광기와 독기. 그리고 약간의 호흡곤란. <더 노비스>라는 영화를 짧게 표현하자면 이 세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물 위에 떠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결승선을 향해 손을 갈고 위안에 든 모든 것을 토해내는 주인공 알렉스의 모습은 멋지다 못해 지독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해당 종목을 사랑한다 해도 끝없는 극한의 경쟁 속에서 부담감,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의 팀에서도 1군이 있고, 2군이 있고, 또 대표가 있다. 알렉스는 학교를 대표하는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 훈련에 매진한다. 하지만 알렉스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구가 작았고, 그만큼 힘도 약했다.
그런 그의 옆에 있는 제이미는 알렉스보다 체구도 크고 어릴 때부터 여러 운동을 접하며 자라 뛰어난 운동 신경을 자랑하는 팀의 에이스다. 이미 자신의 입지를 확보한 제이미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훈련에 참여한다. 알렉스는 제이미에 대한 열등감, 1등에 대한 열망을 불태우며 타고난 그의 재능을 이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갈아 넣는다.
대표팀 멤버가 되지 않을 수 없었던 제이미와 예비역으로 대기하다 겨우 기회를 잡은 알렉스. 같은 훈련 과정을 밟고 있지만 두 사람의 표정과 행동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타고난 천재와 노력형 수재. 겉으로 보기엔 같은 배에 앉아 같은 박자로 노를 젓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렉스는 제이미와 함께 대표팀 자리에 앉기 위해 숨 쉴 틈 없이 달려왔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같지만
제이미와 알렉스는 마치 달리기 경주에 참여한 토끼와 거북이 같다. 타고난 달리기 실력으로 여유롭게 결승선을 향해가는 토끼 제이미와 제이미가 푹 자고 있을 시간에도 열심히 훈련하는 거북이 알렉스. 근데 <더 노비스>에서 볼 수 있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화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의 초반, 열등감을 갖고 있는 알렉스가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노력해서 결국 제이미보다 더 팀에서 촉망받는 선수가 되려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알렉스의 목표가 팀의 1군, 대표 선수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알렉스는 그저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 팀에서도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싶은 사람처럼 보인다.
알렉스의 목표는 팀의 단합, 팀의 우승보단 어찌 됐든 내가 젓고 있는 배가 1등으로 결승선에 통과하는 것이다. 팀의 단합보단 나의 1등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모습에 누군가는 훈련을 열심히 한다며 박수를 치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혼자만 아는 재수 없는 놈이라며 욕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에서 몇 번의 감탄과 탄식을 내뱉었다.
영화의 장단점
<더 노비스>는 알렉스의 불안감과 초조함을 시각, 청각을 이용해 탁월하게 표현한다. 알렉스의 몸에 흐르는 땀과 그의 눈빛, 마치 세상에 홀로 남은 것처럼 느껴지는 훈련 장면, 조각난 채로 환각처럼 지나가는 순간들, 긴장감을 끌어올려줌과 동시에 관객을 더욱 지치게 만들기도 하는 음악의 사용까지. 마치 알렉스의 불안한 마음속에 발끝을 몇 번 담가보는 느낌을 선사하는 탁월한 화면 구성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다.
그에 반해 최대 단점이라면 이 이야기는 감탄과 탄식을 불러오긴 하지만 커다란 짜릿함을 주진 못한다는 것이다. 영화 내내 학교에선 공부로 경쟁하고, 새벽, 늦은 밤 할 것 없이 훈련을 반복하고, 숨쉴틈 없이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알렉스의 일상이 이어진다. 주인공의 치열한 일상을 함께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그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게 되기 마련인데, <더 노비스>의 엔딩엔 그런 보상이 없다. 상쾌한 해방이라든가, 끝내 승리하는 모습이라든가. 아니면 광기에 절여진 비극적인 결말이라든가. 딱 정해진 무언가가 있으면 탁! 정신이 환기되는 느낌이 들 텐데 어째 영화 내내 알렉스의 광기에 이리저리 휘둘리다 끝나버리는 느낌이랄까. 알렉스가 결승선을 끊으며 주체적으로 만들어낸 엔딩이긴 하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 위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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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스럽고 유치해도 유쾌하니까
영화관을 나선 제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와, 이거 리뷰 어떻게 쓰지?"
훌륭한 영화보다 아쉬운 영화가 리뷰 쓰기는 더 쉽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내기만 하면 되거든요. 오히려 마음에 쏙 드는 영화를 보고 나면 리뷰 쓸 생각에 골치가 아파집니다. 제 리뷰가 영화의 수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영화의 완성도만큼 훌륭한 리뷰를 쓰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요. 영화의 가치를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제 표현력의 한계를 깨닫고 좌절하는 시간도 겪어야 합니다.
이 영화를 함께 관람한 제 지인은 인생을 살면서 처음으로 영화관을 뛰쳐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제게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죠. 올해 들어 본 영화 중에 가장 유난스럽고 유치했거든요. 그러면 이 영화, 리뷰 쓰기 쉬운 거 아니냐고요? 그러니까요. 그런데 자꾸만 입안에서 '그래도'가 맴도는 것이 아니겠어요? "유난스럽고 유치한데… 그래도… 그래도… 유쾌하잖아!" 솔직히 말해 저는 이 영화를 상당히 즐기면서 봤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저항 없이 웃음이 팡팡 터지기도 했고요. 심지어 다시 보고 싶기도 합니다.
영화를 추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일단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써 놓은 서론을 읽어보니 아무래도 저는 이 영화를 미워할 수 없나 봅니다. 도대체 <지옥의 화원>의 매력이 뭐길래!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12월 14일(수)에 진행된 <지옥의 화원>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지옥의 화원>은 2022년 12월 15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지옥의 화원
Office Royale
'학교처럼 회사에도 양아치가 존재한다. 압도적 격투 능력을 갖춘 여직원이 지상 최강의 여직원이 된다.' <지옥의 화원>의 세계관입니다. 저는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과감하게 비틀 줄 아는 능력을 존경합니다. 회사에 양아치가 존재한다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런 상상력은 아무나 발휘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런 상상력을 마주하는 경험도 무척 소중하죠. 그러한 점에서 <지옥의 화원>은 시작부터 제 호감을 샀습니다.
남자들의 전유물로 그려져 온 싸움의 세계를 새롭게 재현했다는 점에도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성별의 전복은 <지옥의 화원>의 가장 즐거운 관람 포인트입니다. 싸움의 세계를 그린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언제나 대상에 불과했습니다. 남성들이 싸움을 통해 지켜내야 하는 대상, 쟁취할 수 있는 대상에 국한되었죠. 그러나 <지옥의 화원>에서는 다릅니다. 싸움의 주체가 여성입니다. 성별의 전복 덕분에 여성 캐릭터에 흔히 부여되지 않는 특징들도 더해졌습니다. 승부에 깔끔하게 승복하는 의리, 정상에 오르고 싶은 승리욕 같은 것들이죠.
거침없이 싸우는 여성 캐릭터들의 액션에 어찌나 쾌감이 느껴지던지! 어쩔 수 없는 신체적 능력의 차이로 인해 현실에서도 여성들은 보호받는 입장에 놓일 때가 많습니다. 밤길을 걸을 때면 괜히 두려움에 사로잡혀 잰걸음으로 걷기 일쑤고요. 하지만 <지옥의 화원> 속 세계에서는 그딴 신체적 능력의 차이 같은 게 없습니다. 대등하게 싸울 수 있고, 오히려 더 강한 것처럼 묘사되죠. 남성들보다 더 뛰어난 격투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습니다. 시종일관 미소 지으며 영화를 본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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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유난스럽고 유치한 만화적 스토리텔링이 크게 한몫했죠.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최강의 격투 능력을 갖추고 태어나버린 '힘숨찐(힘을 숨긴 주인공)' 캐릭터와 최강이 되고 싶으나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좌절하는 캐릭터는 무협 만화의 단골 소재입니다. 주인공의 내레이션을 통해 이건 만화 같은 영화라고 대놓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장풍을 쏘고 하늘을 나는 등 비현실적인 만화적 허용들까지 우후죽순 펼쳐집니다. 만약 당신이 B급 감성이나 만화적 스토리텔링을 낯설어한다면, 이 영화를 절대 추천해 드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B-무비와 만화적 연출을 거뜬히 즐길 자신이 있다면, 이 영화를 기꺼이 추천하겠습니다. 피식피식 웃으며 즐길 수 있으리라 감히 예단해봅니다. <지옥의 화원>은 내달리는 고속도로 위의 자동차 같은 영화입니다. 얽히고설킨 사연이나 깜짝 놀랄 만한 반전, 미묘한 감정선 따위는 없습니다. 오랜만에 저항 없이 웃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점 때문입니다. 저는 꼭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갖춰야만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가볍게 즐기면서 볼 수 있게 만든 것만으로도 <지옥의 화원>은 충분히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이 팍팍할수록 현실성 따위는 개나 줘버린 이런 B-무비가 큰 위로가 되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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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캐릭터, 대사, 연출, 그리고 연기까지, <지옥의 화원>의 모든 요소가 누군가에겐 재미일 테고, 누군가에겐 억지일 겁니다. 저도 영화 리뷰를 쓰기 전까지 저 자신에게 계속 되물었습니다. 드라마 <상속자들>의 유명한 명대사를 읊으면서요. "나, <지옥의 화원> 좋아하냐?"
그런데 영화 리뷰를 다 쓰고 나니 이제야 인정할 수 있겠습니다. "나, <지옥의 화원> 좋아한다!"
Summary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받는 대양아치의 시대… 왕년의 양아치, 폭주족들이 최강 자리를 놓고 사내 파벌을 형성하며 군웅할거하고 있는 혼란 속에서 지극히 평범한 회사 생활을 보내던 '나오코'는 새로 입사한 '란'과 우연한 계기로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뛰어난 싸움 실력을 지닌 '란'이 사내 서열을 평정한 후 전국 양아치들의 표적이 되고 '나오코' 역시 주먹 세계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마는데…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세키 카즈아키
출연: 나가노 메이, 히로세 아리스, 아라이 나나오, 카와에리 리나, 오오시마 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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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 살아 있는 19금 스릴러 / 기생충 같은 집? / 생각보다 높은 수위 / 한 명만 다 나옴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히든페이스"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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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티 토르와 다시 돌아온 토르! 마블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Rabbitgumi 입니다!
토르의 새로운 단독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이번에 4번째 토르 단독 영화인데요.
1편과 2편에서 아쉬움이 가득한 평가를 받았던 시리즈지만,
3편에서 타이카 와이키키 감독이 연출하면서 재치 넘치는 영화로 재탄생했죠.
4편도 같은 감독이 연출해서 그 분위기는 유지됩니다.
그럼 과연 이게 효과적으로 마블에 안착했을까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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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 <유포리아> 예고편
엄마의 죽음 이후 서로에게 소원해진 자매 '에밀리'(에바 그린)와 '이네스'(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불리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며 펼쳐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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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코브라 카이 시즌 4> 공식 예고편
넷플릭스 코프라 카이 시즌 4 공식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