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06-24 19:22:53
모든 걸 바꿔 놓는 사랑의 맛
영화 <1초 앞, 1초 뒤> 리뷰
SYNOPSIS.
늘 남들보다 한발 앞서는 바람에 입시도, 일상생활도, 연애도 쉽지 않은 우체국 청년 ‘하지메’. 남들보다 늘 한발 느린 템포로 사진을 찍으며 느리지만 조용한 삶을 살고 있는 ‘레이카’. 어느 날, 미모의 뮤지션 ‘사쿠라코’를 만난 ‘하지메’는 가까스로 데이트 신청에 성공하지만, 눈을 떠 보니 약속날은 지나가버리고 얼굴까지 새빨갛게 타버린다. 파출소에까지 찾아가 잃어버린 하루를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하지메는 우체국에서 매일 우표를 사가던 ‘레이카’가 사라진 하루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천년 도시 교토에서 살아가는 1초 빠른 남자와 1초 느린 여자. 분실된 하루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POINT.
✔️ 대만 로맨스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리메이크작. 이 사실을 모르고 보면 리메이크 사실을 눈치채기 어려울 만큼, 일본 교토라는 도시에 들어맞게 로컬라이즈가 잘 되었어요
✔️ <드라이브 마이 카>에 출연한 오카다 마사키, 허광한과 함께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에 출연한 키요하라 카야, <괴물>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히이라기 히나타의 출연작. 셋 다 각자의 역할에 위화감 없이 스며드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 설정이 매우 독특한 로맨스 영화라서, 대체 뭘까 궁금해 하면서 따라가는 맛이 있어요

걸음이 빠른 사람이 사는 도시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이름조차 한 일(一) 한 획으로 긋고, 시작이라는 뜻의 '하지메'라고 읽는다. (기본적으로 일본어에서 한자를 읽는 법은 정해져 있고, 그 방식대로라면 한 일(一) 자를 하지메라고 읽지는 않지만, 이름으로 사용될 때는 아무렇게나 읽는다. 얼마나 아무렇게나 읽냐면, 소리 음(音) 자를 쓰고 '멜로디'라고 읽어도 그런가 보다 할 정도.) 그는 언제나 남들보다 한 템포씩 빠르다. 빠르면서 야무졌다면 모르겠는데, 빠른 만큼 엄벙덤벙하다. 앞을 보고 빠르게 걸으면서 사는 사람이고, 잃는 것은 우울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머니는 그에게 늘 "진정하고 사람 말을 끝까지 들으라"고 하지만 하지메는 그 말조차 끝까지 듣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기이하리만큼 "진정한 교토"에 집착한다. 우리로 치면 사대문 안쪽만이 진정한 서울이라고 말하듯이, 진짜 교토와 교토가 아닌 곳을 딱 잘라 선 그어 나누는 사람이다. 심지어 교토는 한국으로 치면 경주처럼 천년 고도로 꼽히는 도시이기에 이 지점이 더욱 눈에 띈다. 진정하라는 말을 들어야 할 만큼 앞만 보는 사람이지만, 일직선(一)을 그린다는 건 결국 앞과 뒤가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하니까. 아무리 걸음이 빨라도 사람의 걸음은 늘 이전 걸음과 연결되어 있다. 1초 앞의 시간 또한 1초 전의 시간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라디오에 대고 조곤조곤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거나 교토에 관한 노래에 매력을 느끼는 하지메 또한 그런 존재다.

다른 방향에서 보면, 언제나 다른 이야기
하지메가 앞만 보는 동안, 이 영화는 다른 각도에서 시간을 독특하게 뒤틀어서 주인공들을 만나게 한다. 하지메와 달리 이름의 획수만 해도 만만찮은 여자 주인공 '레이카'는 하지메의 반대처럼 보이는 존재다. 늘 한 템포 느리고,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데 그것도 고요한 정물일 때에만 찍을 수 있는 사람.
영화가 흘러가고 하지메와 레이카의 이야기가 풀어지는 방향성은 관객으로서 예측하기 어렵다. (왜 인물들은 저 설명을 납득하는 것일까? 어떻게?) 개연성보다는 톡톡한 창의성에 방점을 둔 설정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영화는 관객이 잠시 시간을 멈추고 생각하게 만든다. 시간과 방향을 비틀어 보면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질 수 있음을. 걸음이 느린 사람에게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걸 이해할 수 있을 것임을.

그렇게 곰곰 곱씹다 보면 깨닫게 된다. 가끔은 멈춰 버린 시간이 오히려 흐르는 시간의 힘을 갖는다는 걸. 그리고 그 힘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매개체는 사진과 편지라는 걸. 영화 <러브레터>나 <연애사진>에서도 그렇게 쓰였지만, 사진과 편지는 역시나 시간을 담아놓는 아이템이다. 매개체라는 건 뭔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소재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는, 그런 소재가 된다.
이 영화 또한 기존에 우리가 알던 사진과 편지 그 이상으로 색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원작 영화에서 성별을 반전시킨 지점이 매우 주효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멈춰버린 시간을 풀어내는 방식에서 우리로서는 좀 불편하다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성별이 반전된 데다가 오카다 마사키와 키요하라 카야의 톤 조절을 통해, 다소 기괴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이 그럭저럭 중화되었다.

모든 맛을 순식간에 바꿔 놓는 것
하지메는 어머니와 소면을 먹으며, 아버지와의 추억이 서린 생강 이야기를 한다. 이들은 생강을 넣으면 모든 맛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고 말하며, "넣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이들은 사실 모든 걸 바꾸는 선택을 꽤나 잘 받아들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사랑 하나가 쏙 들어와 전혀 달라져 버린 삶을 받아들인다. 걸음의 속도가 다른 사람을 기다리며, 오지 않을지도 모를 미래를 기다리며, 소소한 하루하루를 채워 나간다. 열심히 일하고, 여름 밤에 앉아 수박을 먹고, 나란히 앉아 소면을 나누면서 찬찬히 일상을 보낸다.
도시의 시간은 결코 걸음이 빠른 사람들의 시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주나 교토처럼 오랜 고도들은 언제나 걸음이 빠른 사람들의 시간 뒤에, 그렇게 찬찬히 일상을 영위한 시간들로 채워졌을 것이다. 먹고, 일하고, 사랑하면서.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 또한 인생의 맛을 바꿔 놓는 사랑의 추억일 것이다. 나와 다른 방향에서 이 영화를 볼 누군가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걸음의 속도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더 자주 듣고 싶어진다. 로맨스라는 장르에 이 마음을 웅숭깊게 담아낸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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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으로 호이!
- 아기공룡 둘리는 1억 년 전 거대한 빙산 조각에 갇혀 엄마와 헤어지게 되고 그 안에서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어느 날 한강으로 빙산 조각이 흘러 들어오게 되고 조금씩 얼음이 깊은 잠에서 깨어난 둘리는 우연히 쌍문동에 사는 소시민 고길동의 집에 머물게 되는데, 호기심 많고 말썽꾸러기인 둘리로 인해 고길동의 집은 그날부터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다. 거기에 ‘공포의 공갈 젖꼭지’ 희동이, 외계인 도우너, 귀부인 타조 또치, 가수지망생 마이콜이 가세하고 이들은 타임 코스모스를 타고 빨리 어른이 되기 위해 미래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타임 코스모스의 작동실수로 이들은 우주의 미로 속, 얼음별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둘리는 꿈에 그리던 엄마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얼음별은 우주의 악당 바요킹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었고 둘리 일행은 바요킹의 추격에 쫓기기 시작한다.<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줄거리
어떤 사람에게는 슬램덩크가 어릴 적 추억이 되기도 하고 아이언맨이 어릴 적 추억이 된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나에게는 초록초록한 호이를 외치는 아기공룡 둘리가 어릴 적 추억의 애니메이션이다.
어렸을 적 봤던 추억의 애니메이션은 항상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둘리의 호이!를 따라 하고 이번에 얘기할 영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에 나온 가시고기의 말투를 따라 한다. 이렇게 기억에 박힌 추억의 요소들은 평생의 삶에 나타난다. 이번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은 요소로만 존재하던 내 추억을 영상으로 다시금 펼쳐냈다.
둘리를 얘기하면 항상 나오는 재미있는 말이 있는데, 바로 '고길동을 싫어하면 아이고 고길동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어른이 된 거'라는 것이다. 시사회를 가며 이 말을 확인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아직도 약간은 고길동이 미웠다.
어릴 적의 감상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럼에도 기억나는 감상과 지금의 감상의 차이가 있다면 더는 둘리 이야기가 혹할 만큼 재미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아기공룡 둘리>의 전개는 아이들을 주시청자로 잡은 만큼 단순하고, 캐릭터들은 완벽하지 않다. 이런 특징은 나에게 단점으로 작용한 듯하다. 하지만 방금 얘기했듯이 주시청자는 과거의 나 같은 아이들이다.
아동은 완벽하지 않아요. 그런데 검열에선 완벽한 인물을 원하는 거예요. 근데 동물을 의인화하면 검열이 완화돼요.
세상에 어른조차 완벽하지 않는데 사람들은 아이들이 까불지 않았으면 좋겠고 사고를 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의젓하길 원한다. 이런 어른들의 욕망은 과거 둘리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현재까지도 이어져오며 이것은 미디어에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
이런 세상에서 둘리는 정말 어린이를 어린이답게 그린 어린이를 위한 영화이다. 어릴 적 내가 즐겁게 봤고 추억으로 남길 정도로 인상 깊었던 것처럼 다시 둘리가 영화관에 걸린 지금 아이들에게 둘리가 또다시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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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가족이란
이 영화는 부국제에서 봤던 영화인데, 생각보다 볼 만했어서 수면으로 끌어올려 볼까 한다.
마야는 오래 전 가족들과 좋은 기억이 남아있는 덴마크의 한 섬을 친구 부부와 다시 찾는다. 가족간의 정을 다시 다독이기 위해서. 하지만 이들의 기대는 아들들이 친 사고로 한 순간에 무너지고야 마는데....... 이들은 산재해 있던 가족간의 갈등을 잘 봉합하고 온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지금부터 그녀의 심리를 세 번의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1.문제의 발단
가족의 갈등은 마야 친구 부부의 아들이 마야의 막내 아들을 성추행하면서 발생한다. 마야는 이 일로 자신이 완벽을 기하며 살아온 엄마의 역할을 잘 수행해 왔는지에 대해 반추한다. 다들 그녀에게 진정을 요구하고 아이들의 성장의 일부로 치부하고 추궁하지 않았기에 초반에는 마야가 과민반응보인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결혼 후 가정 주부로 살아온 그는 사회적 커리어를 완벽한 가족의 모습으로 대신했기에 자신의 가족에게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친구 부부의 재혼 문제 등 가정사로 인한 아이의 교육 문제인 줄 알았지만 그는 문제가 자신의 가정에 있음을 깨닫고 또 한 번의 무너짐을 겪는다.
2.남편의 배신
그런 성적인 것들을 어디서 보고 배웠느냐는 추궁에 아이들은 사건의 첫 제안은 마야의 첫째 아들이 주도했고, 마야의 남편의 야한 동영상에서 찾아 봤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마야의 남편은 아이들의 교육에도 무심한 데 이어 친구 와이프를 탐하는 등 점점 찌질한 모습들로 명치 한 대 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회피하지만 마야에게 실패한 자식 교육의 원인을 몰아세워 다시 한번 완벽한 가족을 이루어내지 못했다는 가스라이팅으로 마야의 마음을 계속 긁는다. 도대체 너는 뭔데 아빠 소리를 듣고 싶은 거냐 싶었다. 거기에 이혼 경험이 있는 그의 친구는 그를 '완벽한 엄마'로 추켜세우면서도 사랑을 갈구한다. 이 영화 속 남자들은 정말 가관이다. 해야할 의무는 안하면서 우쭈쭈안해줬다고 삐지는 아이 같은 인간들.
이 시점을 기점으로 마야는 돌아버리겠는 상황에서 탈피한다.
3. 그녀의 해방
그는 친구의 아내와 함께 근처 바에 가서 낯선 남자와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온 마야를 이해하지 못하고 밥 안차려줬다고 징징대는 그를 보며 마야는 한 차례 더 그 남자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진 것이다. 엄마라는 그늘에 갇혀 분출하지 못한 감정을 표출하며 바다가 만들어내는 파도에 몸을 맡긴다. '자유 여인'이 된 마야는 해방을 맛보며 자신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그 와중에 와이프 없이는 등신이신 남편께서는 마지막까지 차는 마야 것이지만 텐트는 자신 것이란 유치한 의견 충돌을 벌이다 마야에게 버림받는다. 결국 마야는 남편과 함께 끔찍한 기억이 담긴 모든 것을 섬에 버리고 온 것이다. 끝내 배에 타지 못한 그의 처량함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4. 총평
이로써 마야는 인생 공부를 한 셈이다. 결혼한 여자는 나를 지켜줄 남자가 있는 여자가 아니라 결혼 생활 중에도 여자도 자신을 지켜내야한다는 것을. 욕망을 억누르고 엄마라는 잣대에 가려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건 남자들이 만들어낸 아내, 엄마라는 판타지에 굴복하는 것 뿐이라는 것을 그녀도 뼈저리는 시간을 통해 경험한 것이다. 그러니 '빌어먹을 휘게'가 아니라 '신이 주신 귀한 깨달음'인 셈 치자. 그러니 자신을 지키고 자신의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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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개봉 첫 주에 1억 10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데드풀과 울버린>은 2위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한국 박스오피스에서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데요.
개봉 후 누적 관객수 8만여 명을 동원하며 6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박스오피스 1위는 공포와 SF를 결합한
스릴러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차지했고, 푸바오와 사육사가
함께 했던 날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안녕, 할부지>가 2위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는 한국 관객들의 취향이 북미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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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와 소피와의 추억은 캠코더 그 이상의 추억이 담겨있다. 그런데...
소피는 자신의 엄마하고 이혼한 아빠와 며칠간 튀르키예여행을 한다. 엄마와 사이가 좋냐는 아빠의 질문에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답을 하는소피가 캠코더로 여행의 일상을 찍는다. 튀르키예의 호텔에서 아빠와 함께 수영을 하고 자신과 똑같은 또래 남자애와 오락실에서 오토바이 게임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싶어 하던 성인들의 사랑 이야기도 화장실에서 들으며 아무리 어린애지만 성적인 것에 대한 호기심이 다분하다. 11살의 나이의 소피는아빠와 장난을 치며 아빠는 131살이라는 농담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아빠에게는 남모를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었다. 아빠에게 무슨 과거가 있길래 딸에게는 다정한 모습으로 보이지만 숨겨진 이면은 무엇이 있었을까?
아빠는 소피가 모르는 과거에 대한 기억이 있다. 소피가 아빠에게 11살의 나이에 무엇을 했냐고 하니까아빠는 그때 생일이었는데 엄마에게 학대를 당하고 출생지인 스코틀랜드에서도 소속감이 없었다. 그래서 소피의 엄마와 이혼했지만 다시 잘 살아나가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소피가 아빠와 장기 자랑에 나가 노래를 부르려고 했지만 그런 자신감조차 아빠에겐 없었다. 한마디로 무언가 수치심을 깊이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소피도 튀르키예의 호텔에서 성인 남녀들이 키스하는 모습과 성적인 행위에 대한 동경을 하고 있었기에 자신과 오토바이 게임을 하던 또래 남자애와 키스를 할 수 있었다(그런데 또래 남자애가 먼저 덮치려고 장난침 그걸 저항하는 모습도 아버지한테 배웠음)
아빠는 자신도 공허하며 딸인 소피에게 잘해주려고 하지만 무언가 마음속에 남아있는 게 있었던 것 같다. 이혼하면서부터 딸인 소피를 다시 보게 되고 즐거운 추억도 함께 공유하려 했던 그런 아빠가 소피와 마지막 휴가를 보낸 후에 딸이 떠나는 모습을 캠코더로 찍으며 사랑한다는 말도 많이 한다. 20년이 지난 후에 소피는 캠코더에 담긴 아빠와의 추억을 보고 무언가 알 수 없는 여운을 남기면서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올라가며 영화 애프터썬은 끝이 난다. 사실 소피와 아빠와의 추억은 사실 감독이 경험했던 실화라고 한다. 아마도
아빠와 함께했던 소피의 추억은 캠코더에 담겨있으며 다시 볼수록 눈물 나는 추억들이 많이 있기에 떨어져 있는 가족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라고 필자는 생각해 본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영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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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이 더 무서워할 봉인된 기억
* 이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가장 무서운 영화’! ‘롱레그스 신드롬’을 일으키며 북미를 점령한 <롱레그스>의 강력한 마케팅 문구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영화는 완성도를 떠나 오롯이 미국 관객들에게 더 큰 공포로 다가올 작품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이 잊고 지냈던 그 무언가의 봉인이 해제되어 이들의 심연에 자리 잡은 공포를 끄집어내는 느낌이랄까. 감독이 의도하지 않았겠지만(혹은 의도했을지도 모른다.) 다분히 정치적인 호러 영화로서도 보인다.
자신도 모르게 남다른 직감으로 사건을 해결한 FBI 요원 리(마이카 먼로). 그의 능력을 알아차린 상사는 영원한 미제로 남은 뻔한 사건에 리를 투입한다. 그녀의 일은 30년간 계속되는 연쇄 가족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하는 것. 기억을 되짚는 것처럼 그동안 쌓인 사건 파일을 확인한 그녀는 피해자의 공통된 생일이 14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생일 또한 14일인 그녀는 지금껏 아무도 알아내지 못한 암호를 해석하게 된다. 그리고 과거 잊힌 기억을 떠올리며, 이 사건과 자신이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을 길어 올리다!
<롱레그스>는 단서를 흩어 뿌리는 것처럼 영화 속 감춰진 공포심을 유발하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그중 하나가 1974년이다. 어린 시절의 리가 9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롱레그스(니콜라스 케이지)를 처음 만나는 시점이다. 감독은 하필 1974년으로 시간을 설정했을까?
미국인이라면, 미국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1974년은 잊지 못할 역사적인 일이 떠오를 것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이다. 1972년 재선을 준비했던 닉슨이 민주당의 선거본부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고, 이를 은폐하려고 했던 일이다. 이 진실이 밝혀진 건 1974년. 결국 닉슨은 대통령직을 내려놓는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유추하라는 듯, 극 중 리의 직업은 FBI다. 과거 사건 은폐를 위해 FBI 수사 방해 지시를 내린 닉슨을 저격하는 것처럼, 리는 집요한 추적을 벌여 끝내 진실에 닿는다. (참고로 닉슨 또한 FBI 출신이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담대한 사기극을 벌인 닉슨과 워터게이트 사건을 소환한 감독은 과거 야만과 불신으로 점철된 1970년대 미국의 상황이 곧 기억 속에 잠자고 있는 공포라 규정짓는다. 그리고 언제든 그 공포는 스멀스멀 올라와 아무도 모르게 우리는 잠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안긴다. 극 중 연쇄 살인이 일어나는 집 거실에 닉슨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롱레그스의 거처가 아무도 모르는 지하에 위치한 것만 봐도 감독의 의도를 알 수 있다.
<롱레그스>는 독일 근현대사를 알고 보면 더 다층적으로 볼 수 있는 루카 구아다니노의 <서스페리아>, 냉전 시대의 막바지 시기였던 레이건 시대의 상황을 녹여낸 맷 리브스의 <렛 미 인>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미국의 과거를 잘 모르는 이들은 <롱레그스>를 조금 특색 있는 호러 영화로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 미국의 근원적 공포, 정치 상황까지 영역 확장
감독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넘어 미국인이 가진 근원적 두려움과 공포도 건든다. 바로 미국 역사에서 인종차별과 폭력의 상징인 KKK단이다. 롱레그스는 화이트에 집착하는 인물로 나오는데, 얼굴도, 옷도, 차도 모두 하얀색이다. 과거 어린 리에게 접근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집에 비해 리의 집이 더 하얗게 빛났기 때문이다.
9살이 되는 아이들 모두 천사라 부르지만, 자신이 믿는 사탄을 위해 표적이 된 가족을 살육하는 그는 하얀 가면을 쓴 악마와도 같다. 이런 이유에서 기괴한 모습의 롱레그스를 본다면 백인우월주의로 똘똘 뭉쳐 유색인종은 물론,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이들을 무참히 살해한 KKK단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강한 스포일러라서 언급하지는 않지만, 롱레그스의 무서움은 사람의 가장 약한 마음을 이용해 악행을 저지르고, 이를 전염시킨다는 데에 있다.
여기에 이단 종교를 향한 두려움과 맹신, 천사의 모습을 한 악마의 존재 등 미국 호러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호러 요소까지 믹스하면서 공포감을 증대한다.
<롱레그스>가 미국 역사 속 근원적 공포의 대상을 끄집어냈다는 점은 일본 귀신을 등장시킨 <파묘>를 떠올리게 한다. 결은 다르지만 두 영화는 현 시대적 상황(미국은 대선, 한국은 친일파 역사 왜곡)에서 개봉한 터라 정치적으로도 다가오기까지 한다. 특히 극 중 민주당 클린턴 시대임에도 조금씩 닉슨 시대를 위시한 그 시절 공화당의 잔재가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닌 듯하다.
| 독특한 미장센, 그리고 니콜라스 케이지
앞서 소개한 근원적 공포를 모르더라도 범죄 스릴러와 오컬트 장르를 적절히 믹싱한 <롱레그스>는 그 자체로 무섭다. 총 3개의 챕터를 통해 사건을 풀어가는 영화는 사건 비밀 봉인이 풀리기까지 화면 비율이나 미장센, 음향, 그램록 사운드를 통해 조금씩 감춰진 수수께끼의 단서를 보여준다.
눈에 띄는 건 인물을 화면 정중앙에 배치하며 여백을 강조하는데, 때때로 명확하지 않은 피사체들의 움직임에 의해 불안감을 조성한다. 여기에 인물 머리 위로 클린턴 대통령에서 롱레그스의 얼굴을 전시하는 등 소름 끼치는 장면도 나온다. 회상 장면은 4:3 비율로 화면 구성을 달리하고 어린 리의 시점으로 구성해 정보를 제한적으로 전달하는 점도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요소다.
영화의 극강 공포는 후반부 리의 과거 기억의 봉인이 풀린 후 비로소 시작하는데, 그 에너지가 엄청나다. 감독은 그동안 빌드업해 놓은 것을 한 번에 풀어버려 관객이 맥을 못 추게 한다. 하지만 그 과정까지가 순탄하지는 않다. 극 중 해독하기 힘든 암호처럼 사진, 기사, 통화 녹취록 등 정보량이 적은 단서들만 흩어 뿌려져, 리의 추리를 따라가기 쉽지 않고, 전개가 다소 느려 종종 긴장감이 와해되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끝까지 보게 하는 건 롱레그스 역을 맡은 니콜라스 케이지의 존재감이다. 모든 걸 알고 있는 자의 기분 나쁜 여유(?)와 기운, 이 세상을 자신 믿고 있는 사탄의 세상으로 바꾸겠다는 그릇된 신념 등이 점철된 그의 표정은 공포 그 자체다. 적은 분량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탄 만세’를 외치며 강한 임팩트를 날리는 연기는 엄지척! 극을 이끄는 마이카 먼로 또한 강인함과 유약함을 번갈아 보여주며 차세대 호러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롱레그스>의 연출은 오스굿 퍼킨스로, 그 유명한 <사이코>의 노먼 베이츠 역을 맡은 앤서니 퍼킨스의 아들이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감독은 단순히 비명을 지르는 공포가 아닌 사회 밑바닥에서 꿈틀거리는 공포의 근원을 가져와 조금씩 조금씩 관객을 옥죈다. 아마 아들의 솜씨를 본 아버지는 박수를 보냈을 터. 이제 그 솜씨는 스티븐 킹의 소설 원작 영화 <더 몽키>로 이어진다. 일단 창백한 긴 다리 아저씨의 공포부터 즐감하길 바란다.
사진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IMDB
평점: 3.0 / 5.0
한줄평: 미국인이 더 무서워할 봉인된 기억
* 〈씨네랩〉 초청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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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갑게 몰아치는 웃음, 짙어지는 슬픔의 삼각형
'슬픔의 삼각형'은 미간 사이에 삼각형 모양으로 잡히는 주름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영화는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미용 업계에서 쓴다는 용어를 제목으로 쓴 걸까요?
제75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슬픔의 삼각형>은 다름 아닌 계급 전복 코미디입니다. 절로 <기생충>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죠. <기생충>도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칸 영화제의 취향을 조금은 알 것만 같습니다. 어쩌면 칸 영화제의 취향과는 무관하게 안쪽에서부터 썩어 들어가고 있던 자본주의 사회의 부패를 이제는 눈감아 줄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뜻일지도 모르죠. 칸의 선택을 받은 작품이라서든, 자본주의의 모순을 그린 작품이라서든, 어찌 됐든 볼만한 작품 <슬픔의 삼각형>을 소개합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슬픔의 삼각형>의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슬픔의 삼각형>은 2023년 5월 17일 국내 개봉 예정작입니다.
슬픔의 삼각형
Triangle of Sadness
<슬픔의 삼각형>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한 초호화 크루즈의 부자 탑승객들이 외딴섬에 고립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앞으로 무엇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놓을 것인지 시작부터 과감하게 드러냅니다. '발렌시아가 표정'과 '에이치엔엠 표정'을 번갈아지어 보이는 남자 모델들을 통해서 말이죠. 소비자를 내려다보는 듯한 도도한 눈짓은 '발렌시아가 표정'이고, 모두에게 편안하고 관대한 포용적인 눈짓은 '에이치엔엠 표정'입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다른 이유는 두 브랜드가 타깃으로 삼는 소비자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인데요. 이 사실을 아는 관객들은 1초 단위로 표정을 바꿔 짓는 모델들을 보면서 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분명한 진실 하나를 깨닫게 되죠. '부정하고 싶어도, 현대 사회엔 여전히 계급이 존재한다.'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풍자를 도구 삼아 바로 이 '현대 사회 속의 계급'을 철저히 짓밟아 나갑니다. 바다 위의 고급 크루즈와 무인도는 모두 외부와 단절된 세상, 한 마디로 갇힌 공간입니다. 갇힌 공간은 언제나 매력적인 영화의 소재로 기능합니다. 고립되는 것만으로 이 안에서 만들어지는 규칙이 속세의 법과 풍습보다 우선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이 탄생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특징을 활용해 감독은 갇힌 공간을 풍자극의 무대로 만들어 버립니다.
위선을 행하며 부와 재력을 과시하던 부자들은 거센 비바람에 휘청거리는 배 안에서 만찬을 즐기다가 구토와 분뇨에 뒤범벅되고 맙니다. 더러운 것으로 여겨지는 구토와 분뇨를 부자 계급과 연결지음으로써 품격 있던 그들은 한없이 우아함과 멀어집니다. 감독은 글자 그대로 부자 승객들을 구토와 분뇨 위에 데굴데굴 굴려버리죠. 극 중 인물들이 뿜어대는 토사물은 특수효과나 연출이 아니라 실제 배우들의 구토인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합니다. 구토와 분뇨는 본능적인 웃음을 유발하는 '웃음 치트키'지만, 팡파르처럼 터져 나오는 토사물과 똥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뜨게 됩니다. <슬픔의 삼각형>은 '현대 사회 속 계급'을 향해 보내는 매서운 눈초리를 더러움으로 표현하려는 듯, 상상 그 이상으로 지저분한 묘사를 해냅니다. 따라서 비위가 약하시다면 감상을 무척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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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마냥 웃기기만 하느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니, 시도 때도 없이 계급 차별, 인종 차별, 성 차별, 남녀 관계와 페미니즘, 자본주의의 모순 등 논쟁적 주제들이 치고 들어오는 통에 마냥 웃을 수가 없다고 해야 정확하겠습니다. '끽끽-' 신경을 거스르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면 아무리 즐거운 상황에서도 괜히 예민해지듯이 말이죠.
그렇게 약간의 불편함을 안고 영화를 보다 보면 종국에는 또 하나의 진실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직 생존력만이 중요해진 외딴섬에서 사람들의 계급, 인종, 성별의 차이는 모두 사라집니다. 그렇게 부자 승객들의 구토와 분뇨를 청소하던 크루즈의 청소부이자 필리핀 여성인 '애비게일'이 그곳의 우두머리이자 캡틴이 됩니다. 그녀가 이곳의 캡틴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곳이 돈의 가치가 없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그녀가 바깥세상에서 캡틴이 될 수 없었던 것은 그곳이 오직 돈의 가치만이 있는 세상이었기 때문이죠. 계급, 인종, 성별을 아우르는 모든 논쟁적 주제의 핵은 바로 돈이었습니다.
총 3부로 구성된 <슬픔의 삼각형>에서 외딴섬의 이야기는 3부에 등장합니다. 3부는 계급, 인종, 성별을 전복하고 캡틴의 자리에 오르는 '애비게일'의 역할이 무척 중요한 파트인데요. 3부의 끝자락에서 '애비게일' 역을 맡은 배우 돌비 드 레온이 선보인 표정 연기는 이 영화의 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애비게일'의 얼굴에 강하게 드리운 슬픔의 삼각형을 보고 있으면, 제 미간 사이의 슬픔의 삼각형이 함께 짙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기생충> 속 인디언 모자를 쓰고 '박사장'을 바라보던 '기태'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하죠.
영화는 상영 시작 후 5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슬픔의 삼각형'의 의미를 밝힙니다. 따라서 관객은 장장 2시간 30분에 이르는 상영 시간 내내 이것의 함의를 생각해 보게 되죠. 의미를 곱씹으며 영화의 여정을 따라 흘러가던 관객은 마침내 종착지에 다다라서야 '애비게일'의 얼굴에 선연하게 자리한 슬픔의 삼각형과 마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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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지요. 그래서였을까요? <슬픔의 삼각형>에는 화각을 넓게 잡아 화면 속 인물을 실제보다 멀리 보이게끔 연출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듯 말입니다. 더불어 흔들리는 배 안을 실감 나게 연출했던 섬세한 촬영 기법도 인상적이었죠.
'애비게일' 역의 돌비 드 레온의 연기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입니다. 자본주의를 죽도록 싫어하는 마르크스주의자이자 크루즈의 괴짜 선장 '토마스' 역의 우디 해럴슨, 인플루언서의 지질한 남자친구 '칼' 역의 해리스 디킨슨, 그리고 당당하고 주체적인 인플루언서 '야야' 역의 샬비 딘까지. 그래서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샬비 딘의 죽음이 더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더 많은 작품에서 펼쳐질 호연을 기대케 했던 그녀의 유작을 극장에서 꼭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Summary
호화 크루즈에 #협찬 으로 승선한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 각양각색의 부자들과 휴가를 즐기던 사이, 뜻밖의 사건으로 배가 전복되고 8명만이 간신히 무인도에 도착한다. 할 줄 아는 거라곤 구조 대기뿐인 사람들… 이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여기선 내가 캡틴입니다. 자, 내가 누구라고요?” (출처: 씨네21)
Cast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
출연: 우디 해럴슨, 돌리 드 레온, 샬비 딘, 해리스 디킨슨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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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노매드랜드”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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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루카> 메인 예고편
바다 밖은 위험해?! 아니,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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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는 ‘알베르토’와 함께 인간 세상을 향한 모험을 감행하지만,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신하는 비밀 때문에 모험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새로운 친구 ‘줄리아’와 함께 젤라또와 파스타를 실컷 먹고
스쿠터 여행을 꿈꾸는 여름은 그저 즐겁기만 한데…
과연 이들은 언제까지 비밀을 감출 수 있을까?
함께라서 행복한 여름,
우리들의 잊지 못할 모험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