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06-24 19:22:53
모든 걸 바꿔 놓는 사랑의 맛
영화 <1초 앞, 1초 뒤> 리뷰
SYNOPSIS.
늘 남들보다 한발 앞서는 바람에 입시도, 일상생활도, 연애도 쉽지 않은 우체국 청년 ‘하지메’. 남들보다 늘 한발 느린 템포로 사진을 찍으며 느리지만 조용한 삶을 살고 있는 ‘레이카’. 어느 날, 미모의 뮤지션 ‘사쿠라코’를 만난 ‘하지메’는 가까스로 데이트 신청에 성공하지만, 눈을 떠 보니 약속날은 지나가버리고 얼굴까지 새빨갛게 타버린다. 파출소에까지 찾아가 잃어버린 하루를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하지메는 우체국에서 매일 우표를 사가던 ‘레이카’가 사라진 하루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천년 도시 교토에서 살아가는 1초 빠른 남자와 1초 느린 여자. 분실된 하루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POINT.
✔️ 대만 로맨스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리메이크작. 이 사실을 모르고 보면 리메이크 사실을 눈치채기 어려울 만큼, 일본 교토라는 도시에 들어맞게 로컬라이즈가 잘 되었어요
✔️ <드라이브 마이 카>에 출연한 오카다 마사키, 허광한과 함께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에 출연한 키요하라 카야, <괴물>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히이라기 히나타의 출연작. 셋 다 각자의 역할에 위화감 없이 스며드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 설정이 매우 독특한 로맨스 영화라서, 대체 뭘까 궁금해 하면서 따라가는 맛이 있어요

걸음이 빠른 사람이 사는 도시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이름조차 한 일(一) 한 획으로 긋고, 시작이라는 뜻의 '하지메'라고 읽는다. (기본적으로 일본어에서 한자를 읽는 법은 정해져 있고, 그 방식대로라면 한 일(一) 자를 하지메라고 읽지는 않지만, 이름으로 사용될 때는 아무렇게나 읽는다. 얼마나 아무렇게나 읽냐면, 소리 음(音) 자를 쓰고 '멜로디'라고 읽어도 그런가 보다 할 정도.) 그는 언제나 남들보다 한 템포씩 빠르다. 빠르면서 야무졌다면 모르겠는데, 빠른 만큼 엄벙덤벙하다. 앞을 보고 빠르게 걸으면서 사는 사람이고, 잃는 것은 우울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머니는 그에게 늘 "진정하고 사람 말을 끝까지 들으라"고 하지만 하지메는 그 말조차 끝까지 듣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기이하리만큼 "진정한 교토"에 집착한다. 우리로 치면 사대문 안쪽만이 진정한 서울이라고 말하듯이, 진짜 교토와 교토가 아닌 곳을 딱 잘라 선 그어 나누는 사람이다. 심지어 교토는 한국으로 치면 경주처럼 천년 고도로 꼽히는 도시이기에 이 지점이 더욱 눈에 띈다. 진정하라는 말을 들어야 할 만큼 앞만 보는 사람이지만, 일직선(一)을 그린다는 건 결국 앞과 뒤가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하니까. 아무리 걸음이 빨라도 사람의 걸음은 늘 이전 걸음과 연결되어 있다. 1초 앞의 시간 또한 1초 전의 시간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라디오에 대고 조곤조곤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거나 교토에 관한 노래에 매력을 느끼는 하지메 또한 그런 존재다.

다른 방향에서 보면, 언제나 다른 이야기
하지메가 앞만 보는 동안, 이 영화는 다른 각도에서 시간을 독특하게 뒤틀어서 주인공들을 만나게 한다. 하지메와 달리 이름의 획수만 해도 만만찮은 여자 주인공 '레이카'는 하지메의 반대처럼 보이는 존재다. 늘 한 템포 느리고,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데 그것도 고요한 정물일 때에만 찍을 수 있는 사람.
영화가 흘러가고 하지메와 레이카의 이야기가 풀어지는 방향성은 관객으로서 예측하기 어렵다. (왜 인물들은 저 설명을 납득하는 것일까? 어떻게?) 개연성보다는 톡톡한 창의성에 방점을 둔 설정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영화는 관객이 잠시 시간을 멈추고 생각하게 만든다. 시간과 방향을 비틀어 보면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질 수 있음을. 걸음이 느린 사람에게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걸 이해할 수 있을 것임을.

그렇게 곰곰 곱씹다 보면 깨닫게 된다. 가끔은 멈춰 버린 시간이 오히려 흐르는 시간의 힘을 갖는다는 걸. 그리고 그 힘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매개체는 사진과 편지라는 걸. 영화 <러브레터>나 <연애사진>에서도 그렇게 쓰였지만, 사진과 편지는 역시나 시간을 담아놓는 아이템이다. 매개체라는 건 뭔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소재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는, 그런 소재가 된다.
이 영화 또한 기존에 우리가 알던 사진과 편지 그 이상으로 색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원작 영화에서 성별을 반전시킨 지점이 매우 주효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멈춰버린 시간을 풀어내는 방식에서 우리로서는 좀 불편하다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성별이 반전된 데다가 오카다 마사키와 키요하라 카야의 톤 조절을 통해, 다소 기괴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이 그럭저럭 중화되었다.

모든 맛을 순식간에 바꿔 놓는 것
하지메는 어머니와 소면을 먹으며, 아버지와의 추억이 서린 생강 이야기를 한다. 이들은 생강을 넣으면 모든 맛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고 말하며, "넣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이들은 사실 모든 걸 바꾸는 선택을 꽤나 잘 받아들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사랑 하나가 쏙 들어와 전혀 달라져 버린 삶을 받아들인다. 걸음의 속도가 다른 사람을 기다리며, 오지 않을지도 모를 미래를 기다리며, 소소한 하루하루를 채워 나간다. 열심히 일하고, 여름 밤에 앉아 수박을 먹고, 나란히 앉아 소면을 나누면서 찬찬히 일상을 보낸다.
도시의 시간은 결코 걸음이 빠른 사람들의 시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주나 교토처럼 오랜 고도들은 언제나 걸음이 빠른 사람들의 시간 뒤에, 그렇게 찬찬히 일상을 영위한 시간들로 채워졌을 것이다. 먹고, 일하고, 사랑하면서.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 또한 인생의 맛을 바꿔 놓는 사랑의 추억일 것이다. 나와 다른 방향에서 이 영화를 볼 누군가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걸음의 속도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더 자주 듣고 싶어진다. 로맨스라는 장르에 이 마음을 웅숭깊게 담아낸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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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if)으로 써 내려간 매력적인 문항들
2016년 5월 9일. 전역을 16일 정도 앞둔 시점에 진지 공사를 하다가 간부님에게 "전문하사"를 제안받았다.
결국, "NO(아니요)"라는 대답으로 없던 일이 되었지만 고민을 안한 건 아니다.
첫 번째, 복학까지 9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고 두 번째, 다가올 실사격 훈련에 "HE(고폭탄)"아니라 "RAP(로켓추진 고폭탄)"을 쏜다고 하니 혹하더라 - 근데, 유격은 싫다.
만약에 그때 "군인"을 했었다면, 지금의 블로거 "파천황" 혹은 "간호사(예비)"는 없지 않았을까?<어벤져스: 엔드게임, 2019> 이후 "MCU"의 테마는 "멀티버스"인데, 공교롭게도 "루소 형제"가 나간 시기와 맞물린다.
"마블"의 최전성기를 이끈 이들이기에 엉망진창인 "멀티버스"에 늘 마음이 걸렸다.
제작에 참여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미국으로 이주해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블린"이 혼란에 빠진 멀티버스를 구해야 하는 내용을 다룬 작품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첫 극장 수입 1억 달러를 안겨주었다. - 최근 <그레이 맨, 2022>을 포함해 "스트리밍"이 많았다.1. 왜, 안 보세요들?
현재(10.14 기준)까지 국내 누적 관객 수 19,211명을 기록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익숙한 작품은 아니다.
"멀티버스"와 "루소 형제", 그리고 "양자경"까지 이름을 올렸지만 "루소 형제"가 직접 감독한 작품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양자경"이라는 배우는 알긴 할까?
"마블"때문이라도 "멀티버스"의 개념이 익숙할지 몰라도, 어느 관객들이 '139분이나 되는 영화를 선택할까?'싶다.
그렇기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꼭 극장에서 봐야 하는 작품이다.결국, 해당 작품에서 관객들의 흥미를 좌우할 부분은 '멀티버스를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확장되면 될수록 재밌는 이야기의 강점을 살펴보자!
극 중. "에블린"과 남편 "웨이먼드"는 아버지와 딸 "조이"까지 겉으로 보기엔 화목한 대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미국 국세청의 압류에 처했고 딸 "조이"는 성적 취향을 포함해 모든 것이 불만이고 아버지는 혼자선 아무런 일도 못하는 "설상가상" 시퀀스를 보여준다.2. 극장에서 상영하는 가장 재밌는 영화!
그래서, 이후 보여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역사"를 보면 알겠지만, '만약(if)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미련 가득한 말인지?'를 뼈저리게 느낀다.
물론, 결과가 정해진 전체 하에 진행되는 가정 하에 진행되나 이만해도 "이블린"을 비롯해 악당의 동기를 설명해 주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이야기만 들어도 이의가 없지만, 영화는 이 과정에서 8-90년대 홍콩 영화들이 보여주었을법한 액션들로 설득한다. - 실제로, "양자경"은 <예스 마담 시리즈, 1985-87>로 그 시기에 활약한 배우이다.결과만 본다면, "성룡"의 영화들에서 볼법한 사물 액션들로 최근 이들이 선보였던<그레이 맨, 2022>보다 더 박진감이 느꼈을 정도로 훌륭하다.
어찌 보면, "독립 및 예술 영화"로 분류되긴 하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은 그 어떤 작품들보다 더 오락 영화를 표방한다.
물론, '15세 관람가'치고는 성인 용품들을 비롯해 잔인함(종이의 면으로 손가락을 베려 한다. 으으...)이 마음에 걸리지만 이렇게 재밌는 영화가 또 있을까?3. 어디까지나 내 선택이라는걸,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어떤 선택으로 인해 포기된 기회들 가운데 가장 큰 가치를 갖는 기회 자체 또는 그러한 기회가 갖는 가치를 "기회비용"이라 한다.
마지막에 다다른 악당은 "에블린"에게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는 말로 회유하려 들지만, 끝내 실패만을 고집하는 현재를 선택한다. - 배우와 요리사, 사랑까지 어떤 것이든 지금보다 나을 텐데 왜 그럴까?
앞서 언급한 "기회비용"의 주체는 가장 큰 가치를 선택하고, 나머지들은 포기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는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에 속한다. - 재밌는 건, 다른 차원에서는 딸의 존재가 나타나지 않는다.독신을 선언했던 어머니만 하더라도, 아버지와의 만남으로 나와 동생을 낳았다.
그리고, 자식의 입장에서 기억하기에도 정말 고생도 많이 하셨음에도 "만약"과 "후회"란 단어는 입 밖에 내놓질 않는다.
물론, 누가 보기에 따라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선택은 자기 자신에게 결정된다.
그것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에서 말이다!· tmi. 1 - 당초 예정된 주인공은 "성룡"이었지만, 불발되며 그의 아내로 캐스팅된 "양자경"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보다 풍성해져서 만족스러웠다는 후문이...
· tmi. 2 - 극 중. "이블린"의 아내로 등장하는 "웨이몬드"역의 "키 호이 콴"은 <인디아나 존스>에서 주인공 "존스 박사"의 조수 "쇼티"를 맡았던 그 배우가 맞다!
· tmi. 2. 1 - 이후 <구니스>까지 출연했으나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배우가 출연하는 데에 힘듦을 느껴 은퇴하고, 스턴트 감독으로 활동했으나 "양자경" 배우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을 관람하면서, 배우 복귀를 선언했다! (3번 봤는데, 3번 다 울었다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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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떠나갈 모든 것들에게 전하는 사랑고백
"우리 아들은 엄마를 졸졸 쫓아다녀. 낼모레 30인 애가." 우리 엄마의 말이다. 난 우리 엄마가 짱이라고 생각한다. '엄마 좋아해요!'식의 카톡을 하루에 한 번은 보내는 듯한 나. 엄마가 퇴근하고 나서 집에 오면 엄마가 보는 TV에 옆에 쪼르르 눕는다. 엄마는 이런 나를 보고 아빠에게 말한다. "얘 봐봐. 낼모레 30인 애가. 이제 좀 징그러워." 사실 30이 되려면 4년 언저리가 남았지만 아무튼 낼모레 30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강박장애가 가진 힘 중 하나가 되는 그런 생각이다. 바로 내일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엄마가 짱이라고 생각한다. 후회하기 싫으니까 엄마에게 하루라도 주접을 떨어야 하는 것이다. 난 심지어 이모티콘도 샀다. '아들 짱이지?' 하는 이모티콘이다.
그래서 한 2달에 한번쯤 엄마에게 물어본다. "엄마 건강검진받았죠?"라고. 엄마는 이제 슬슬 짜증내기 시작한다. "아 받았다고!" 엄마가 사실 통통한 체형이라 운동을 하면 좋을 나이와 시기가 됐다. 그래서 사실 걱정이 많다. 진작에 엄마한테 헬스클럽 등록권을 갖다 주면 좋았을 걸 50대 후반이 되고 나서야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우리 엄마는 짱이다. 언젠가 내가 눈을 감는 날이 갑자기 올 수도 있지 않나. 또 이 가정은 엄마에게도 적용된다. 이 두려움 때문이라도 지나간 자리에 흔적이 남아도 후회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한다. 그게 내가, 또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그렇게 미결 사건으로 떠나보낸 사랑은 참 사람을 아프게도 만든다. 무뚝뚝한 진봉 씨는 형사 장해준 씨와는 다른 사랑을 하고 있다. 무뚝뚝한 남자와 순박한 여자의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인생은 아름다워>다.
갑자기 찾아온 마지막 날
그날은 그렇게 멀지 않았던 날이었다. 부부인 진봉과 세연. 남편 진봉은 세상 무뚝뚝한 사람이다. 세연은 정 많지만 어딘가 유약해 보이는 아내다. 둘은 세연의 몸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병원에 갔다. 그렇게 그날도 오늘 같았던 하루였다. 세연은 폐암 진단을 받게 된다. 폐암이라. 그냥 흘려보냈을 친구 아주머니들의 대화도 하나하나 가슴에 박히기 시작한다. 실감이 나지 않는 세연. 그건 진봉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날이 머지않았다. 세연은 생각이 많아진다.너무 어린 아이들. 둘 다 10대다. 딸은 담배를 많이 피워 선생님께 혼쭐이 났다. 아들은 엄마 말은 귓등으로 흘려듣는다. 무엇에 홀린 것 같은 아이들. 엄마, 아빠라는 존재는 뒤로 하고 한눈 열심히 팔고 있다. 한눈만 팔고 있으면 다행인데 아이들은 그냥 부모님이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 같다. 큰일 났다. 딸의 아침 등굣길 스타킹도, 진봉의 휴지도, 아들의 알약도 챙겨줘야 하는데 세연은 이제 끝을 바라보고 있다.
한 숨도 못 잔 세연. 이제 여름옷을 버릴지 겨울 옷을 버릴지 고민하고 있다. 점점 무서워지는 세연. 이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봉은 속 긁는 소리만 벅벅 하고 있다. 아직 해보지 못했던 것이 너무 많이 남았다. 버킷리스트를 계획하는 세연. 명품도 사보고, 운전도 직접 해보며, 메이크업도 받아보고, 전국일주 여행도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그중 가장 하고 싶었던 우선순위는 옛사랑을 찾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눈 감는 날 이전에 진득하게 사랑받으며 떠나고 싶었다. 세연은 진봉과 함께 첫사랑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우리나라에선 신선해
뮤지컬 영화라. 우리나라에서 뮤지컬 영화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적당히 음악 들어간 영화 말고 확실한 뮤지컬 장르는 확실히 못 본 듯싶다. <알라딘>이나 <라라랜드>처럼 출연진들이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노래하는 경우는 사실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없다. 나의 가장 최근 시청 기록 업데이트는 <아네트>다. 아무튼 이 장르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우리나라 영화사를 뒤로 하고 이 <인생은 아름다워>가 나왔다는 점은 제작진들과 배우들의 노고에 감사해할 만하다. 이 영화가 그냥 막연하게 '우리나라에서 한 신선한 시도'라서 좋은 평을 들어야 할 것은 아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낡았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은 있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 구체적으로 써보자면 초반부는 사실 좀 아쉽다.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이 들어가는 파트가 있다. 이때 류승룡 배우가 맡은 강진 봉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첫 구절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를 말한다. 이 부분 정말 어색하다. 뭐라 구체적으로 쓸 수가 없다. 맥락상 굉장히 심각한 음악이 들어가야 앞으로의 강진봉 서사에 플러스가 있을 텐데 밝은 노래를 넣었다. 가사가 '언제쯤 세상을 알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다. 그런데 멜로디가 너무 신난다. 멜로디가 신나다 못해 춤을 춘다. 성격적 특성상 강진봉은 아내 앞에서는 딱딱하더라도 내면에서는 울음을 삼켜야 한다. 이럴 때 <그녀의 웃음소리뿐> 같은 음악이 들어가도 좋을 텐데 굳이 그걸 넣은 이유는 의문이 든다. 또 <잠도 오지 않는 밤에>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 들어간 방식도 너무 전형적으로 딱 넣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연은 시한부 인생이 됐다. 그럼 인생 전부를 관통하는 소회나 회한이 들어가는 쪽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 단적인 상황만을 충족하는 삽입곡이 들어간 지점은 좀 아쉽다. 전체적으로 더 깊고 비참해야 할 이야기의 톤이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느낌? 더 구체적으로,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유기견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노래다. 뭐 그건 작사가 이적의 사정이니 최국희 감독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했잖아'라는 가사가 들어간다. 이 '다시 돌아온다고 했잖아' '그대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는데'가 들어가고 이 노래의 상황이 제시되면 이질감이 든다. 이 여행이 끝나고 나서 어머니와 자식을 아예 못 만나는 건 아닐 것이다. 제목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라는 것만 보고 평면적으로 넣어서 흐름에 살짝 지장이 갔다고 생각한다. 인지도가 있는 노래를 고르고 싶었나? 그러나 <라라랜드>나 <비긴 어게인>의 삽입곡을 우리가 알기 때문에 좋다고 느낀 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탁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부산에 가면>과 <아이스크림 사랑>이 들어간 부분이었다. <부산에 가면>은 가수 최백호가 참여한 노래다. 이미 지나가버린 사랑을 추억하는 쓸쓸한 후회가 담겨있는 곡이 전자였다. 삶의 끝자락에서 사랑받지 못했던 인생을 반추하는 게 가사의 내용이다. 그리고 중후반부까지 쭉 아쉬움이 많았던 세연의 삶을 조명하는데, 이 선곡은 이후의 러닝타임을 관통하는 좋은 선택이었다. '파도에 부서져 깨어진 조각을 맞춰본다'라는 가사가 세연의 옛사랑이 어디로 향했는지를 내포하는 좋은 문장이었다. 그리고 또 이 영화에서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기억의 조각과도 비슷한 기억을 한다. 세연의 추억이 딱 완성되는 부분이 지역과 관련된 기억이 모두 합쳐져 시너지가 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이 점에서 '부산'이라는 선택지를 중심으로 전국일주를 도는 영화의 공간적 세팅과도 잘 맞았던 선곡이었다. 또한 <아이스크림 사랑>은 세연의 첫사랑을 연기하는 박세완 배우가 나오는 과거 파트에 삽입되는 노래다. 이때 상대역인 옹성우 배우는 아이돌 출신이라 춤추는 선이 이쁘다. 그러나 반대로 박세완 배우가 정말 의외였다. 이게 춤추는 장면을 촬영, 편집으로 대충 때우는 게 아니라 긴 테이크와 빠른 속도로 구성되어 있어서 얼핏 봐도 안무 외우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후술하겠지만 이 영화의 과거 시퀀스들은 정말 잘 찍었다. 옹성우 배우가 좀 클리셰 같지만 그래도 멋있는 오빠 역할을 너무 잘 소화했고, 박세완 배우도 감정의 높이를 구현하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그 와중에도 이 영화를 본 관객분들이라면 이 <아이스크림 사랑> 파트가 선명하게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선곡만큼 보다 빛났던 부분은 바로 <애수>와 <솔로예찬>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일단 전자 <애수>는 이 영화의 초대형 스포일러가 되는 부분이니 생략하기로 한다. 이 후자 <솔로예찬>이 들어가는 부분은 장면 구성 자체를 잘했다. <라라랜드>에서 미아가 파란 원피스를 입은 채로 춤을 추던 장면을 많은 분들이 기억할 것이다. 그때 기억에 남았던 것이 인물 간의 빠지는 동선이나 색감 배치를 감각적으로 잘해서 시퀀스 자체의 완성도가 높았다. 이 <솔로예찬>이 들어간 시점, 가사의 내용, 이야기의 서사까지 각본가의 꼼꼼함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류승룡, 염정아 두 배우가 춤을 잘 추기도 했고 소품을 활용했던 것도 좋아서 <솔로예찬>을 모르는 분도 이 곡을 선명하게 기억할 것 같다.
김새는 느낌
이렇게 장단점으로 작용하는 뮤지컬 형식이지만 각본에도 단점이 있다. 바로 강진봉 캐릭터다. 이 캐릭터의 후반부 전까지의 행보 모든 게 다 이상하다. 일단 강진봉 캐릭터의 기본 설정은 '무뚝뚝한 성격'이다. 그러나 극에서 제시되는 부분은 무뚝뚝한 성격이 아니다. 그냥 소시오패스다. 일단 자기 아내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자기 볼일 볼 때 휴지 안 주냐고 징징댄다. 또 그 상황 이후에 막말을 해댄다. 게다가 이 사람은 직업이 공무원이다. 꾸준히 출퇴근하는 일을 해야 한다. 뭐 직업이 자기 인생에서 중요할 순 있다. 이를 충분히 설명하면 그나마 납득이라도 갈 텐데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모티브로 '이 사람의 근태'가 작동한다. 이 부분과 '아내와 직장 사이에서 고민하는 강진 봉의 태도'는 그냥 안 맞는다. 이 사람의 인생 동기부여는 과연 무엇이었나?라는 의문이 든다. 또 극 중에서 '내가 너니까 같이 살아주는 거야'라고 말한다. 이건 시한부 건 아니 건간에 이런 사람이랑 결혼생활을 유지했던 세연은 과연 무슨 잘못인가? 하는 의문점이 들 정도다. 이 인물이 이렇게 틱틱대는 습성은 후반부에서 떡밥이 회수된다. 뭐 이런 이야기 구성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러닝타임 거의 전반을 차지하는 까칠함이 후반부에 잠깐으로 회수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연출적으로 힘을 빡 준 게 아니고 그냥 '그랬다더라'식의 이야기 전개가 이 영화에 어떤 강점으로 작용했는지는 의문이다. 이렇게 강진봉 캐릭터가 아예 비현실적으로, 기능적으로만 사용되다 보니 오세연 캐릭터에게도 구멍이 생긴다. 대체 이 사람이랑 왜 결혼한 걸까? 싶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 부부의 로드무비에 살짝 어색함이 든다.
비슷한 맥락으로 자녀 둘의 캐릭터 설정에 아쉬움이 크다. 일단 아내 세연과 딸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아마 세연이 왜 이런 처지에 처했는가?를 암시하고 싶었던 듯하다. 이는 아들 캐릭터에서도 알 수 있다. 아들이 진짜 하고 싶었던 일과 진봉의 과거가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뭐 가족끼리 뭔가가 유전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런데 애초에 이 두 설정이 굳이 들어가야 했는지? 는 의문이다. 일단 세연이 그런 병이 생겼다는 직접적인 근거가 되지 않는다. 그냥 엄마, 선생님 말 안 듣는 애의 속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기능적으로 소재를 활용한 셈이다. 또 후자 아들의 욕심과 관련한 부분에도 굳이 그가 그런 미래를 꾸릴 이유가 없다. 그냥 딸의 서사 안에서도 이야기를 구성하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를 넣었다는 것은 음악영화라는 강박 때문에 넣어야만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는 영화의 형식과도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극초반부의 내용과 후반부의 내용은 수미상관을 이룬다. 이 대비를 통해 한 인물은 성장한다. 그런데 어떤 인물들은 신기할 정도로 변하지 않았다. 이 역시 최국희 감독이 인물을 기능적으로만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작은 부분이지만 로드무비의 근본적인 계획에서 의문점이 드는 부분도 있다. 이 지점은 관객분들이 러닝타임 끝까지 보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구관이 명관
또 이 영화에 강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은 배우들의 퍼포먼스다. 일단 류승룡 배우는 최고작을 경신했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강진봉 캐릭터는 많이 비현실적이다. 시한부인 아내 옆에서 신기할 정도로 까칠한 진봉. 이에 힘입어 직장 생활에서도 민원을 많이 받는 폐급 공무원 역할을 맡았다. 이 사람이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는 있겠는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를 위해서 후반부에서 이 사람의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부분에 힘을 팍 줘야 하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잘 수행한다. 특히 극후반부 독백 신은 글쓴이에게 깊은 감동으로 남았다. 이 영화가 뻔한 신파극이 아닌 창의성을 가지는 지점이 이 시퀀스라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류승룡 배우에게 진심이 느껴졌다. 관객이 몰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각자의 삶에 보내지 못했던 인연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당신의 그 사람이 여러분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진심이다.
또 염정아 배우 역시 엄청났다. 염정아 배우가 맡은 오세연 캐릭터 역시 비현실적이다. 극의 초반부에 제시되는 강진봉은 세상 이런 쓰레기가 없을 정도로 나쁜 놈이다. 또 아이들도 보통 싸가지가 없는 게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리액션 연기를 수행하며, 아이들도 사랑하는 어머니 연기를 잘 수행했다. 또 이 배우가 갖고 있는 미션이 있다. 바로 울 때, 웃을 때 감정을 선명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전자의 경우 '울 때'는 이 인물이 가진 불운을 섬세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때 매번 우는 모습을 바꾸면서 각각의 시퀀스마다 개성을 부여한다. 또 이 '웃을 때'는 영화의 주제적인 측면과도 이어진다.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설득력을 부여하는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다른 세 배우도 좋았다. 옹성우-박세완-심달기 배우는 설레는 틴에이저 로맨스를 잘 구현했다. 특히 옹성우 배우는 <서울 대작전>에선 커리어의 최저점을 찍었다고 생각했다. 유아인, 문소리 같은 베테랑들도 오그라드는 연기를 보여주게 만드는 영화의 톤이 이 배우에게도 피해 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과거 파트에서, 인물의 뒷배경을 유지하면서 내면의 무언가를 숨긴 연기를 잘 수행한다. 그리고 발성이나 눈빛 연기도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배우가 임시완 배우만큼이나 잘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이스크림 사랑>에서의 연기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뒷배경을 잘 살렸다. 또 내가 좋아하는 박세완 배우도 감정의 높낮이를 잘 구현했다. 앞의 옹성우 배우와 함께 좀 전형적인 연기 아닌가?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의 이야기 구성이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건 사랑에 빠지면 빠진대로 그 깊이를 묘사하는 방식의 힘이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영화는 각본에서 철저하게 인과관계를 제시하지 않아도 설득력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박세완 배우는 어린 10대의 얼굴로 자기만의 연기를 수행한다. 또 심달기 배우가 물리적으로 그렇게 분량이 길진 않다. 그러나 이 배우는 굳이? 싶은 불필요한 캐스팅이 아닌 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연기 방식으로 잘 소화한다. 이후에 이 영화는 심달기 배우가 맡은 역할이 성인이 된 후에도 굉장히 중량감이 있는 캐스팅을 골랐는데 두 사람이 잘 어울렸다고도 생각한다.
떠나갈 모든 것들에게
인생은 아름다워. 제목만 보면 현재를 즐기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처럼 보인다. 물론 지금 왓챠피디아를 켜면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난 그 문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난 이 영화가 지나간 것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세연의 사랑을 그리는 방식, 그리고 영화의 엔딩이 어떤 인물로 끝나는가에 대한 부분, 포스터만 봐도 행복해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 그렇다. 이 지점을 추렸을 때 영화에서 강력하게 작동하는 모티브는 이별이다. 무슨 이별이나? '행하지 못했던 이별'이다. 또 세연이 삶 전체를 관통하며 사랑받지 못했다는 미련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한다. 이 두 지점은 별개같이 느껴지지만 영화에서 하나의 결론으로 향한다. 바로 내 삶에 대한 반추다. 이 반추 끝에 결국 이별하게 된 인물들을 바라보면 왠지 모르게 뭉클한 느낌이 든다.
결국 영화는 모든 삶을 아름답다고 하되 좀 다른 느낌으로 변화구를 던졌다. 바로 어떤 인생이든, 현재가 아름답지 않을 수는 있지만 모든 삶은 박수받아 마땅하다는 뜻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기억과 그 기억에 남아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 그 기억 끝에 어떤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이게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얼 생각하게 만들까? 지나간 사람이 남기고간 추억에 대해서 반추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 추억이 현실로 옮겨오면 별 볼일 없게 된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에는 아직 너무 많은 노래와 사랑이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회 없이 사랑하고 또 그들을 기억할 준비를 기꺼이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삶을 살았건 인생은 아름답다. 아니, 후회없이 사랑하고 있는 당신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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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으로 뒤덮였지만 삐뚤어진 죄책감으로 채워진 엄마라는 이름
해안가에 휴가를 온 레다는 웃음을 지으며 휴가를 보낸다. 등대의 불빛이 들어차는 공간과 파도 소리로 가득한 해안가는 그가 정적인 고찰에 젖어 들기엔 딱 맞았다. 그것도 잠시 세상의 소음을 모두 밀어 넣은 듯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평화가 깨진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이들은 접근하기가 무서울 정도다. 그럼에도 자리를 지키며 일을 하던 레다의 눈에 니나가 들어온다. 매일 같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레다가 니나를 바라보던 일방적인 시선이 서서히 서로를 응시하게 된다. 마주하지는 않던 두 사람이 한 사건으로 인해 시선이 시선을 잇는 순간을 마주한다. 해변이 혼란에 빠지면서 레다는 자신의 과거와 겹치는 모습에 회상에 젖어들고 딸로 인해 두 사람은 만난다. ‘딸’과 ‘인형’ 사이에서 본인 그 자체가 되고 싶은 그런 장면들이 반복되고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방식이 다소 어지럽게 만든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되고 싶은 마음과 엄마의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던 레다의 불안한 죄책감이 드러난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경계선 사이에서 레다는 선택했고 그 선택은 무의식 속의 죄책감으로 남는다. 레다가 선택했던 도피성 결혼과 포기는 오로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레다는 또 다른 이름인 니나에게서도 볼 수 있으니 결코 끝나지 않은 어머니이자, 딸이다. 보이는 구간을 그저 바라보며 그러기로 했던 수많은 순간이 깨지기 시작한다. 불안한 것 자체가 모성인 걸까. 자연스럽게 엄마를 찾고 부르면 불안한 그런 상태에 놓이는 그런 불안함은 답이 없는 주관식 문제 같다.
겉보기에 멀쩡했던 빛깔 좋은 과일들은 짓눌려 썩어있었다. 미처 뱀이 되지 못한 과일들이 그렇게 과일 향을 풍기고 있었지만, 베개에 붙어 힘차게 소리를 내며 울고 있던 매미는 그런데도 살아있음을 드러낸다. 엉망진창 덕지덕지 붙은 모래알처럼 엉겨 붙었던 이들은 자신의 책임이자 사랑이었다. 때론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이 녹아 손을 끈적하게 만들 정도로 찾지만, 그 책임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니 좋으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한 죄책감이 마지막이 되어서야 파도에 쓸려내려 가는 듯하다. 레나의 감정을 모두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기존과는 조금 다른 모습에 변명하는 모습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담아내며 나도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바다에 파도가 밀려오듯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엄마는 나를 사랑할까? 언제부터 나를 사랑했을까?” 질문 하나를 머릿속에 떠올린다. 2초의 시간과 욕망의 시간조차 사치가 되는 순간들에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성애는 삐뚤지만 여전히 아름답지 않은 참혹한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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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러드 심플 - 코엔 형제
블러드 심플 - 코엔 형제
코엔 형제의 영화는 이미 데뷔작에서 완성되었다. 이후의 작품은 모두 데뷔작의 변주곡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코엔 스타일’은 처음부터 완벽하다. 이렇게 뛰어난 작품으로 감독 데뷔를 한 사람은 테렌스 멜릭, 장 뤽 고다르, 짐 자무쉬, 프랑수아 트뤼포, 쿠엔틴 타란티노, 스티븐 소더버그, 장준환 감독 등이 떠오른다.
코엔 형제가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은 이렇다. 작은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둘러싸고 사람들 사이에 오해가 생기거나 서로를 믿지 못하는 우연한 사건들이 연결된다. 우연과 실수, 난감한 상황 등이 결합하면 드물게 범죄가 발생한다.
그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은 심각하고, 위험한 상황이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어처구니 없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으로 보인다. 이것이 코엔 형제가 노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비극과 희극의 구분과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 우연한 사건이 개입 또는 발생하고, 삶은 그런 작은 사건들의 연속을 통해 이어지며, 삶과 죽음의 무게가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픈 것이다.
애비(프란시스 맥도먼드)는 남편 마티(댄 헤라야)이 있지만, 남편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일하는 직원 레이(존 게츠)와 불륜 관계다. 이들이 타고 가는 차에서 두 사람의 옆모습은 극도로 클로즈업되어 있고, 그 뒤로 아웃포커스된 유리창으로 빗물이 흐른다. 이 불투명한 유리창처럼 두 사람의 미래는 불안하다.
마티는 사립탐정 로렌 비저(에멧 윌쉬)를 고용해 아내와 직원의 불륜 사실을 확인한다. 보통의 남자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영화 '해피엔드'에서 서민기(최민식)은 학원을 운영하는 아내 최보라(전도연)가 학원강사와 불륜 관계라는 걸 알게 되지만, 자신의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가를 '해피엔드'에서 잘 보여주고 있는데, 더구나 이 부부에게는 어린 자식까지 있는 상황이다. 무능한 남편이라는 자책과 낮은 자존감까지 서민기를 내리누르면서, 배신, 좌절, 분노의 감정이 터지기 직전의 활화산처럼 쌓여간다.
하지만 미키는 그렇게 냉정하거나 잔인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아내가 다시 돌아와 주길 바라고 있고, 직원 레이는 해고하면 그만이다. 그는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고, 가정을 유지하고픈 마음이 더 크다. 그래서 대화로 원만하게 문제를 풀어가려 하지만, 아내는 미키를 무시하고, 직원 레이는 두 주일치 임금을 달라고 떼를 쓴다. 아내의 뻔뻔한 태도와 시건방진 직원 레이의 행태를 보면서 마티는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한다.
미키는 다시 지난 번 의뢰했던 사립탐정 로렌 비저를 찾아가 두 사람(아내와 레이)을 죽여달라고 청부한다. 로렌 비저는 마티에게 한 사흘쯤 낚시나 하고 오라고 말한다. 그리고 밤이 되어, 레이의 집에서 동침하고 있는 현장을 창문으로 바라보고, 장면이 바뀌어 로렌 비저는 미키의 술집 사무실에서 미키에게 흑백사진을 건넨다. 그 사진에는 직전에 보였던 애비와 레이가 침대에 함께 누워 있는 장면에, 총에 맞아 피가 흘러내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건은 단순하고 완벽하게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우연과 욕망이 개입한다. 미키는 약속대로 사립탐정 로렌 비저에게 1만 달러를 건넨다. 두 사람을 죽이면 1만 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했고, 현금을 건넸으니 약속을 완벽하게 이행한 것이다. 하지만 로렌 비저는 미키를 살해한다. 왜? 코엔 형제의 영화는 아주 작은 부분, 별 의미 없다고 여겨지는 부분에서 발단한다. 미키가 사립탐정 로렌 비저에게 첫번째 일을 맡겼을 때, 즉 아내를 미행해 아내와 직원 레이의 불륜 장면을 확인하라고 했을 때, 로렌 비저는 그 일을 잘 해냈고, 미키는 약속한 돈을 주었다. 이때 미키가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 있는데, 그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지만, 로렌 비저는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미키가 금고에서 돈을 꺼내는 장면을, 그리고 금고 안에 현금이 꽤 많이 있었던 것을.
로렌 비저는 미키의 부탁으로 애비와 레이를 죽이고, 증거 사진을 미키에게 보여주는데, 이 사진이 조작한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미키는 순순히 1만 달러를 금고에서 꺼내 로렌 비저에게 건네는데, 이것만 봐도 미키는 천성이 나쁜 인간은 아니다. 증거를 완벽히 없애려면 미키가 로렌 비저를 다른 장소에서 살해하는 것이 더 깔끔할텐데, 미키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로렌 비저는 탐욕으로 미키를 살해하고 금고를 털어 달아난다. 그리고 미키의 사무실을 찾아온 사람은 레이. 밀린 주급을 달라고 한밤중에 온 것이다. 심상치 않은 느낌으로 사무실을 들어선 레이는 미키가 총에 맞아 죽은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두 번째 미세한 장치. 로렌 비저가 미키를 죽일 때 쓴 총은 애비의 핸드백에서 꺼낸, 애비의 총이었다. 이건 로렌 비저가 계획한 것으로, 애비와 레이의 뒤를 밟으면서 애비의 핸드백에서 권총을 훔쳤고, 그 총으로 미키를 살해하면, 당연히 애비는 살인범으로 잡혀 처벌받을 것을 계산했다. 로렌 비저는 금고의 돈과 살인청부 비용으로 받은 1만 달러까지 두둑하게 챙기고 사라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레이도 애비의 권총을 알고 있었기에, 미키의 사망과 그의 의자 옆에 놓인 애비의 권총을 보는 순간, 애비가 먼저 와서 미키를 죽였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레이가 해야 할 일은? 레이는 미키의 주검을 차에 싣고 밤길을 달려 으슥한 곳에 매장하려는데, 놀랍게도 미키는 죽지 않고 살아난다. 총을 맞아 심하게 부상 당했지만, 어떻든 미키는 의식을 차리고, 차에서 내려 기어가고 있었다. 이 정도면 병원에 데려가 충분히 살릴 수 있지만, 레이는 애비가 죽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키를 살려둘 수 없는 상황이다. 살아 있는 미키를 땅을 파서 산 채로 묻고 새벽에 그곳을 떠나는데, 미키가 묻힌 밭에서 가까운 곳에 집이 있었다. 즉, 레이는 사람들이 찾을 수 없는 으슥한 곳을 찾아 시신을 묻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누군가의 집앞에 미키를 암매장한 것이다. 이건 의도했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보여준다.
레이는 사무실에서 미키가 흘린 피를 닦아내고, 살인의 흔적을 모두 지운 다음, 집으로 돌아간다. 애비가 레이를 찾아왔을 때, 레이는 애비가 한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표현을 하지만 정작 애비는 레이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당연하다. 애비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으니까. 여기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하다는 걸 관객은 알게 된다.
적어도 레이가 애비를 사랑하는 건 맞다. 애비가 남편 미키를 죽였어도 그녀를 위해 증거를 없애려 최대한 노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미키의 실종이 드러날테고, 그러면 경찰이 수사를 시작해 애비와 레이는 당장 용의자로 지목될 것이 분명하다. 증거는 나오지 않겠지만, 정황으로보면 두 사람은 강력한 용의자가 된다. 어떻게든 두 사람에게는 불리한 상황이다.
여기서 세 번째 장치. 사립탐정 로렌 비저는 살인을 청부한 미키에게 사흘 정도 낚시나 하고 오라고 말한다. 미키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다. 로렌 비저가 애비와 레이를 죽이고(사실은 죽이지 않고) 미키의 사무실에서 만나 돈을 받고 나서 미키를 죽일 때, 탁자 위에 로렌 비저는 자기가 아끼는 라이터를 올려 놓았고, 그 위에 미키가 낚시로 잡아온 물고기가 라이터를 덮고 있었다.
미키를 죽이고, 금고를 털어 집에 돌아온 로렌 비저는 담배를 피우려다 라이터가 사라진 걸 깨닫는다. 그리고 라이터는 지금 미키의 사무실 탁자 위에 놓여 있다는 것도. 이 라이터만 잘 보관했다면, 로렌 비저는 깜쪽같이 이 사건에서 사라지고, 애비와 레이가 덤터기를 쓸 것이 분명하지만, 라이터의 존재는 이 모든 인과관계를 흐트러뜨리고 뒤섞이며, 관계와 시공간을 얽히도록 만드는 촉매로 작용한다.
미키의 사무실에서 라이터가 발견되면, 당연히 용의자는 로렌 비저가 된다. 그는 레이의 뒤를 밟아 레이와 애비가 함께 있을 때 두 사람을 모두 죽이려 한다. 두 사람 가운데 누군가 자신의 라이터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짐작한 것이다. 로렌 비저는 레이를 죽인다. 여기서 레이는 미키를 산 채로 매장한 벌을 받는다. 그리고 로렌 비저는 애비의 총에 맞아 죽는다. 미키와 레이를 죽인 벌을 받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한 행위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나 처벌을 받게 된다는 걸 코엔 형제는 인과 관계를 통해 보여준다. 미키는 아내와 직원 레이를 죽여달라고 청부한다. 물론 불륜을 저지른 아내와 직원 레이의 행위는 나쁘지만, 그것이 죽어야 할 정도인가를 묻는다. 로렌 비저는 사람들의 뒤를 캐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버는 인간이다. 그가 미키를 죽인 이유도 금고에 있는 돈 때문이었고, 자신의 범행을 감추려고 레이와 애비도 죽이려했다.
영화에서 인물들이 행동하는 배경과 서로의 관계를 추동하는 것은 의외로 작은 물건이다. 사진, 금고, 라이터, 물고기, 세면대에서 떨어지는 물 등 사물의 존재가 인간의 행위를 추동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행위와 의식을 결정하는 것이 단지 '합리적 이성'이라고 믿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걸 코엔 형제는 보여준다.
인물들은 모두 자기가 생각하거나 계획 또는 예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이거나 맞닥뜨린다. 뜻하지 않은 상황의 변화 앞에서 어떤 사람은 죄책감 없이 사람을 죽이고 돈을 훔치거나(로렌 비저), 어떤 사람은 시신을 차로 옮기려다 살아난 사람을 다시 죽이거나(레이), 사람을 죽여달라고 청부했다가 오히려 자기가 죽는(미키) 상황에 놓인다.
이것은 마치 '나비의 날개짓'과 같아서, 어느 한쪽에서 움직인 의도가 파장을 일으키며 다른 쪽에 영향을 주는 것과 같다. 미키의 의도는 로렌 비저를 움직이고, 그 결과에 따라 레이가 영향을 받았으며, 애비에게도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간다. 가벼운 말 한 마디, 의도하지 않았던 행동 하나가 사건을 일으키고, 그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거대한 형태로 변한다. 대부분 인간의 삶이 의도나 계획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불특정하고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는 인간의 존재는 규정할 수 없는 불확실한 존재라고 코엔 형제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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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와이어 선정 2023 최고의 영화 40선
인디와이어 선정 2023 최고의 영화 40선
[인디와이어]는 영화 비평과 영화 산업 관련 소식을 전하는 웹사이트로 매년 그 한해의 최고의 영화를 발표하는데요. 2023년도의 영화리스트 같이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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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하다는 걸 상기해준다
<프라미스드 랜드>가 개봉했을 당시 영화에 막 흥미가 차오르던 시기라 이 영화도 영화관에서 볼 계획이었지만, 영화 상영일이 지날 때까지 못 보고 그저 보고 싶다고만 마음에 간직한 채 지금에서야 봤다. 맷 데이먼만 보고 영화를 접근했다가 영화가 말하는 주제에 감동을 받는다. 자연은 누군가가 갖는 소유 개념이 아닌 모두가 이용하고 지켜야 하는 공유 개념이라는 것을 상기해준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프라미스드 랜드> 네이버 스틸컷
대립
<프라미스드 랜드>는 천연자원 채굴에 대한 태도와 마음가짐을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연출한다. 천연가스가 매장된 지역 맥킨리에 출장을 온 대규모 기업 부사장 스티브(맷 데이먼)는 맥킨리 지역 지하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얻기 위해 동료 수(프란시스 맥도맨드)와 맥킨리 주민들을 돈으로 회유하며 천연가스를 채굴하게 설득한다. 반면, 맥킨리에서 과학 교사로 재직 중인 프랭크(할 홀브룩)와 환경운동가 더스틴(존 크래신스키)은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환경 파괴 피해로 천연가스 채굴에 반대하는 입장과 돈으로 마을 주민들을 회유하고 문제가 터지면 책임을 회피할 거 같은 '글로벌'의 태도에 불만을 제기한다. 자원 채굴로 얻는 이점과 그에 따른 환경 파괴 피해라는 호사다마(好事多魔) 문제를 각자가 이유 있는 탄탄한 대립 상황을 만들어내어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로 뒷 내용이 궁금해지는 영화다. 더불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대기업과 지역주민이 겪고, 아직도 쉽게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과연 어느 입장이 옳은 판단과 좋은 결과일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상기
<프라미스드 랜드>는 자연을 지켜야 된다는 편을 든다. 사실 구조상으로 자연을 지키는 편으로 될 수밖에 없다. 영화 결말이 환경 파괴로 끌고 가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어색한 결말이 될뿐더러 환경운동가라고 생각했던 더스틴이 알고 보니 '글로벌' 기업에서 몰래 잠입한 직원이었으니 스티브 입장에선 자신의 노력이 아닌 어차피 회사가 만든 짜인 판에 놓인 작은 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도 어렸을 적 할아버지와 시골 농장에 살면서 느꼈던 자연에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을 잘 알기에 스티븐은 결국 천연가스 채굴을 이끄는 입장을 이끄는 인물에서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변화를 맞이한다. 자연은 우리 모두의 터전이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존재를 상기시킨다. 그리고 주도면밀하게 움직이는 대기업의 일처리와 자본에 대한 무서움도 같이 상기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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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격감 최고! 다시 돌아온 마형사, 범죄도시2
?Rabbitgumi 입니다!
마형사가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범죄인도 때문에 베트남에 가면서 벌어지는 일인데요.
거기서 장첸보다 더한 악당을 만나게 됩니다.
이번 영화는 마형사의 액션감을 극대화하고 유머도 레벨업을 했는데요.
영화가 어땠을지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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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25]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가 지난 주 개봉했습니다.
흑백영화로 촬영된 영화는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시절 쓴 자산어보의 서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상상을 가미하여 만들어낸 영화입니다.
매우 아름답게 촬영이 되어서 하나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줍니다.
정약전은 기본적으로 평등주의적이고 평화주의적인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반면 창대는 성리학을 따르는 것이 진정한 진리라고 생각하고 그 길로 향하려 하죠.
서로 관계가 처음에는 좋지 않지만 정약전은 창대에게 책에 대해 알려주고 창대는 정약전에게 어류에 대한 정보를 알려줍니다. 서로 교환으로 시작한 이 관계는 점점 깊어지죠.
결국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에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구요자세한 내용은 리뷰를 참고해주세요!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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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Volume 3> 30초 예고편
마침내 5월 3일! Team 가디언즈가 돌아온다! Are You Ready? 이 느낌 그대로, 다시 한번 볼륨 업!?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30초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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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 메인 예고편
[토이스토리] 제작진이 선사하는 무한한 우주 저 너머 함께라면 두려울 것 없는 드림팀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