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4-05-27 23:26:10
희망의 씨앗이 자라 복수의 열매를 맺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리뷰
조지 밀러 감독의 말마따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액션에 특화되어 있다면, 9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작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이하 '퓨리오사')는 서사에 더욱 힘을 줬다. 그리고 왜 퓨리오사의 과거사를 택했는지도 납득됐다.
'퓨리오사'는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안야 테일러-조이 분)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다. 풍요가 가득한 녹색의 땅에서 희망의 씨앗으로 자란 어린 퓨리오사가 한쪽 팔을 잃고 시타델 소속 중무장 트레일러인 '전투 트럭(워 리그)'의 조종사가 되는 과정을 총 다섯 장으로 풀어낸다.
영화는 퓨리오사가 겪는 고통과 슬픔, 빼앗긴 행복과 희망의 서사를 빈틈없이 쌓아가고, 이 과정에서 조지 밀러 감독은 그 어떤 장면도 허투루 소비되거나 낭비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매드 맥스', 퓨리오사 팬들 입장에선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퓨리오사의 이야기에 집중했지만, '매드맥스' 시리즈의 전매특허인 모래사막 속 카체이싱 장면 역시 이번에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황량한 모래 위에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폭풍을 뚫고 벌어지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트럭 추격전은 긴장감과 박진감을 조성한다. 특히 퓨리오사 일행을 공격하기 위해 패러글라이딩을 띄우는 등 공중전까지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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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로 분한 안야 테일러 조이는 전작에서 퓨리오사 역으로 강렬한 아우라를 발산했던 샤를리즈 테론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개다가 이번 영화 설정상 대사가 거의 없어 쉽지 않았음에도 퓨리오사의 내면을 눈빛만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후반으로 가면서 그는 영화 속 대사처럼 '묵시록의 다섯 번째 기사(암흑의 천사)' 그 자체로 완성시켰다.
퓨리오사 못지않게 반갑고(?) 진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가 있었으니 전작의 최종 빌런인 임모탄 조(러치 험). 전편에 비해 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와 결단력, 독단적이고 강인한 면모가 더욱 부각됐다. 중반부터 퓨리오사와 호흡을 맞추며 그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잭(톰 버크) 또한 이목을 집중시킨다.
본편 메인 빌런이며 퓨리오사의 삶에 큰 변곡점 역할을 한 디멘투스(크리스 헴스워스) 캐릭터는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양면적이고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메인 빌런이라고 하기엔 뭔가 무게감이 약하다. 후반부에 디멘투스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복수는 종착점이 없는 행위'라는 것을 일깨워주긴 하나 스케일이 큰 액션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김이 샐 수도 있다.
영화 러닝타임상 생략되긴 했으나, 디멘투스의 바이크 군단 대 임모탄 조가 이끄는 시타델의 40일간 황무지 전투가 대사로 넘어간 점도 아쉬웠다. 이외 '퓨리오사'에서 적나라하게 그리는 '야만의 시대'가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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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져도 끝나지 않는 잔혹한 어른들의 게임
오징어 게임 (Squid game, 2021)
개봉일 : 2021.09.17 (넷플릭스 공개)
감독 : 황동혁
출연 : 이정재, 박해수, 오영수, 위하준, 정호연, 허성태, 아누팜 트리파티, 김주령
해가 져도 끝나지 않는 잔혹한 어른들의 게임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까지. 매번 다른 느낌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황동혁 감독의 신작 <오징어 게임>이 9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진 채 삶의 끝에 서있는 456명의 참가자와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고도 남을 천문학적인 액수의 상금 456억. 수많은 참가자들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굶거나 빚쟁이에게 찔려 죽느니 목숨 걸고 인생 한번 바꿔보자며 명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건다.
한 사람당 1억. 최후의 1인에겐 456억. 누가 이런 서바이벌을 벌였는진 알 수 없지만 참가자들은 머리 위로 쏟아지는 돈다발에 “이건 진짜다.”라는 믿음을 얻는다. 옆에 누워있는 참가자는 믿을 수 없지만 돈만큼은 착실하게 믿는 것이다. 그리고 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믿지 못할 경쟁자들은 모두 제거해야 한다며 공격성을 내비치기 시작한다. 이 게임에서 죽는 게 나만 아니면 되니까. 생판 모르는 이의 목숨 vs 추가되는 1억 + 나의 생존 중 어떤 걸 선택하겠냐고 묻는다면 당연 후자가 아닐까.
<오징어 게임>은 황동혁 감독이 2008년에 구상하고 2009년에 쓴 이야기다. 당시 일본 서바이벌 물인 <라이어 게임>, <배틀 로얄>과 같은 작품들을 보며 서바이벌 물의 요소를 한국적으로 접목해 내기 위해 고민한 결과로 탄생한 것이 <오징어 게임>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약간의 각색이 더해지긴 했지만 이런 소재를 10여 년 전에 이미 모두 구상해놨다는 사실을 들었을 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쉬웠다. 그 당시에 바로 제작이 됐다면 지금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아무래도 그 사이에 영화 <헝거게임>이나 웹툰 <머니게임>처럼 돈과 명예를 건 서바이벌 물들이 지나간 후라 서바이벌 물 자체의 신선함은 조금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오징어 게임>은 아이들의 게임을 재해석하는 방법으로 다른 서바이벌물들과 차별화를 둔다. ‘극한의 공포 속에서 게임 참여자들은 서로를 의지하다가도 한순간에 의심하고 배신하고 결국엔 서로를 해하게 된다.’는 서바이벌 물 특유의 심리적 공포는 똑같이 존재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다른 서바이벌 물들과 다르게 조금 더 단순하고 귀여운 게임을 반복한다. 어릴 적 골목에서 친구들과 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게임들 말이다. 9편으로 구성된 시리즈엔 총 6종류의 추억의 게임이 등장하는데, 어떤 게임이 나오는지는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전부 언급하지 않겠다.
이 시리즈의 차별점이자 가장 큰 매력은 낯설고 아기자기한 세트장과 디테일한 요소들이다. 강박증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 만큼 완벽하게 딱 떨어지는 각진 물건들과 진짜 같은데 가짜 같은 공간들이 담고 있는 무게감, 그리고 눈에 딱 들어오는 일꾼들의 핑크색 슈트와 선물 상자처럼 포장된 관들. 기계처럼 움직이는 일꾼들이 만들어내는 동작의 흐름들이 주는 묘한 분위기가 특히 만족스러웠다. 내용은 아름답지 않지만 눈에 담긴 세트장은 빈틈없이 마음에 들었다.
서바이벌 물 특유의 설정들과 게임의 일부로 인해 앞서 나온 여러 작품들과 비교되며 표절 논란을 함께 안고 가고 있지만 작품 자체가 완전한 표절이라고 말하기엔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 장르적 특성과 플래그, 일부 장면과 소재를 모두 독창적, 독보적으로 구성하기엔 이미 서바이벌 장르가 쌓아온 이미지와 개념,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는 사람의 심리라는 틀이 있기에 앞선 작품들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무조건 욕하기보단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오징어 게임>은 간단한 룰로 이뤄진 추억의 게임들을 돈과 목숨을 건 피 튀기는 생존 게임의 주제로 이용하며 어릴 적 우리의 모습, 어른이 된 우리의 모습의 간극에서 오는 아이러니를 끌어올린다. 어릴 땐 친구들과 골목에서 웃으며 게임을 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인생 한번 뒤집어보겠다고 피 흘리고 절규하며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 씁쓸하고 슬플 뿐이다. 그때는 술래가 되거나 게임에서 져도 딱밤 한방이나 인디언 밥 한 번이면 패자 벌칙으로 충분했는데 이 게임에서 탈락하면 무조건 죽는다. 탈락한 자는 죽는다는 게임 특성상 아무래도 잔인한 장면들이 다소 많이 등장하긴 한다. 총으로 사람을 쏘거나.. 사람의 신체가 망가진다거나. 많이 고어한 편은 아니지만 반복해서 노출되다 보면 거부감이 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라겠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목숨을 걸고 참여하는 게임 속 약육강식의 법칙
<오징어 게임>의 참가자들은 초대장을 받고 자신의 손으로 참가를 결정한다. 사람들이 우수수 죽어 나가는 걸 보면서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갔던 참가자들은 현실에 떠밀려 대부분 다시 게임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최후의 1인이 내가 될 수도 있다며 확률을 계산하고, 그 확률을 높이기 위해 이기심과 폭력성을 여과 없이 내보인다. 사람이 많아지면 당연히 무리가 생기고, 권력을 잡는 힘센 무리가, 나쁜 무리가, 그에 대응하는 착한 무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생존이라는 본능 앞에서 사람의 심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기 위해 어떤 행동까지 벌일 수 있는지. 추악하고 추잡한 본능의 단면을 제대로 훔쳐본 기분이었다. 근데 웃긴 건 왠지 이해가 가더라는 것이다. 나도 살아남기 위해선 충분히 그들처럼 행동했을지도..
게임의 참가자들은 게임장 입소에 앞서 똑같은 옷과 신발을 신고 이름 대신 번호를 부여받는다. 이들은 게임장의 위치도 모르고 당장 다음에 펼쳐질 게임 종목도 알 수 없고, 옆에 서있는 참가자의 이름도 알 수 없다.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게임을 컨트롤하는 사람들은 참가자들의 모든 걸 알고 있다. 이름, 나이, 사는 곳, 학력, 특이사항을 포함해 이들 인생의 대부분을 알고 참가자들 머리 위에서 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가면에 그려진 도형과 가면의 종류에 따라 철저한 계급제로 운영되는 오징어 게임이란 작은 사회에서 참가자들은 얼굴과 몸을 속절없이 노출한 채 장난감으로 전락하고 만다.
* 이 게임에선 가면에 그려진 도형의 각이 많을수록, (네모>세모>동그라미), 상급자의 개념인 듯하다. *
끝나지 않는 게임에 대한 피로도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무력한 참가자의 모습이 우리 모습과, 무한히 경쟁해야 하는 게임이 우리 사회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같이 살자”고 말할 여유도, 그런 약속을 지킬 여력도 없이 이기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지쳐버린 우리들. 그리고 465명 중에 1등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최후의 1인을 가리기 위해 자비 없이 반복되는 게임들. 이 게임은 지옥이라 불리는 우리 사회의 일부분을 아주 크게 확대해 놓은 듯한 모습이다.
일부 후기들에선 반복되는 잔인한 장면들, 다소 느리게 느껴지는 전개에 대한 아쉬움을 볼 수 있었는데, 6번의 게임을 지나다 보면 다소 피로감이 몰려오는 건 사실이다. 단순한 게임이지만 믿었던 이들이 서로를 배신하고, 결국엔 1명만이 남아야 한다는 룰 아래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는 긴장감과 허탈함의 반복이 주는 감정 소모가 굉장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해? 예상은 했지만 진짜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생존 게임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함께 지쳐간 기분이었다.
이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 어릴 때 친구들과 골목길에서 하던 게임들은 해가 질 때쯤, 엄마의 “얘들아, 밥 먹어~”라는 말과 함께 끝났는데, 고립된 섬 안에서 펼쳐지는 생존 게임에 참여한 이들에겐 게임을 중지시켜줄 사람이 없다. 주최자들은 “참가자 과반수가 동의하면 게임을 중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걸었지만, 참가자들은 머리 위에 쌓인 돈을 포기하지 못한다. 말려줄 사람도, 욕심을 포기할 사람도 없다.
한낮에 시작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밤처럼 어두운 세트장에서 치러진 징검다리까지, 하늘은 점점 어두워져가는데 생존에 대한 긴장감을 놓을 틈이 없다. 게임 주최자들은 여러 극한의 상황들을 연출하며 참가자들을 몰아가고, 차후엔 제발 극단적인 선택을 하라며 부추기기까지 한다.
게임 안의 인물들
돈과 생존이 달린 게임 앞에서 사람들은 조금씩 변화한다. 마지막까지 남은 주인공 기훈과 상우, 새벽이 그 변화를 가장 크게 보여주는 인물이다.
새터민 새벽은 아무것도 없이 동생과 덩그러니 남겨진 세상에서 엄마를 데려올 돈을 모으기 위해 거친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새벽은 아무도 믿지 못한다. 게임의 초반, 새벽은 어떤 무리에도 끼지 않으려 하지만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는 기훈에게 마음을 열고 마지막 순간엔 기훈에게 동생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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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는 <오징어 게임>의 최고 브레인이다. 서울대 수석 입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그는 정형화된 지략가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생존에 있어 가장 계산적인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왔던 인물은 상우였다. 상우는 처음 게임에서 쫓겨나왔을 때 알리에게 차비를 빌려주거나 달고나 게임 직전 우산을 고른 기훈에게 게임 종류를 말해줘야 할지. 같은 양심적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한다. 자신을 믿은 알리를 배신하고, 부상을 입은 새벽을 찌르고 끝내 마지막 게임에선 기훈에게 칼을 휘두른다. 그는 보통 선하게 설정되는 주인공(기훈)의 편에 함께하면서도 생존을 위한 이기심을 숨기지 않는다.
마지막 게임에서 상우는 기훈에게 우승을 양보하며 죽음을 선택한다. 이 선택은 기훈에 대한 믿음, 사과의 의미 50%와 허공에 돈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결단 50%가 합쳐진 일부 계산적인 행동이 아니었을까 싶다.
기훈은 약삭빠르기보단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 가족도, 동료도, 어머니도, 내 인생도 챙기고 싶었기에 무엇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그는 엉망이 된 인생을 되돌리기 위해 오징어 게임에 참여한다. 그는 약자인 1번 일남과 혼자인 새벽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게임 안에서 경쟁자가 된 상우에게도 옛 추억을 얘기하며 적대감을 하나도 내비치지 않는다.
좋게 말하자면 살육 게임 안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는 선인. 나쁘게 말하면 바보 같은 오지라퍼. 그런 상우가 변하게 된 건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상우가 죄책감 없이 사람을 죽인 순간부터였다. 마지막 만찬을 끝내고 칼을 집은 상우를 경계하던 기훈은 새벽의 죽음과 함께 방어와 공생이 아닌 공격을 선택하게 된다. 6번째 게임인 오징어 게임에서 공수를 결정하라는 질문에 ‘공격’이라 답하는 기훈의 대사로 그의 확고한 심경 변화를 느낄 수 있다.
1화의 시작, 기훈과 상우가 오징어 게임을 하는 장면이 나오고 9화에선 어른이 된 두 사람이 생존을 건 싸움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함께 골목을 뛰놀고 서로를 의지하며 자란 기훈과 상우가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몰리게 된 걸까. 문득 슬퍼지는 장면이었다. 기훈과 상우는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만 마지막 순간엔 다시 떠오른 추억과 기훈의 결단으로 둘의 사이가 잠시나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와버린, 너무 많이 변해버린 두 사람은 함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지영의 말대로 “6.25이후 최대의 비극”같은 게임이었다.
게임 밖의 인물들
<오징어 게임>은 잔인하다. 자의로 참가하긴 했지만 어쨌든 돈과 생존을 필사적으로 바라는 참가자들을 마치 게임 말처럼 게임판 위에 올려두고 관찰하고, 가볍게 죽인다. 참가자들은 게임 내에서 서로의 이름과 추억을 나누며 나름의 동료애와 우정을 쌓아가지만 주최자들은 극적인 게임 연출을 위해 그 심리마저도 이용한다. 아침이 지나고 해가 져갈 때쯤, 이제 거의 끝나간다고 생각될 때쯤 주최자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과 1:1 게임을 붙여 참가자들의 작은 위로와 희망마저 빼앗는다.
그리고 가장 잔인한 건 게임에 함께 참여한 일남의 존재다. 구슬치기 게임을 하며 양심의 가책과 일남을 잃은 슬픔에 절어있던 기훈을 농락하듯 게임이 끝난 후 1년, 일남은 다시 기훈에게 카드를 보낸다. 일남이 게임에 참가한 이유는 돈이 없어서, 삶이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보는 것이 하는 것보다 더 재밌을 수가 없지.”
그저 인생의 재밌는 것이 없어 참여했을 뿐, 기훈은 목숨을 지키기 위해, 일남을 지키기 위해 진심을 다했는데, 일남은 그저 재미 때문에 게임을 열고, 게임에 참가한다. 되짚어보면 일남은 누가 봐도 불리한 상황임에도 큰 걱정 없이 게임을 해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할 땐 걱정 없는 아이 같은 표정으로 선두로 뛰어나갔고, 구슬치기 게임에선 미련이 없다는 듯 기훈에게 구슬을 양보한다. 그리고 참가자 간 큰 싸움이 벌어지던 날 밤. 일남이 높은 침대에 올라가 “그만해, 나 너무 무서워!”라고 소리치자 프론트맨은 이내 스페셜 게임의 중지를 선언한다.
일남이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목숨이 달린 게임의 승리를 기훈에게 양보할 수 있었던 것, 그가 무섭다고 소리치자 상황이 종료되었던 것은 일남은 게임에서 지더라도 생명을 잃지 않기 때문에, 통제 못할 상황에서 일남이 생명을 잃는 걸 방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6화 깐부 에피소드에서 일남이 기훈에게 구슬을 양보하며 두 사람 사이의 믿음과 우정을 보여주는 장면에 울컥하긴 했으나 차후에 일남이 보여준 그 행동이 전혀 아름다운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결국 양심을 잃어버린 기훈의 모습에 대한 만족도를 구슬로 표현한 것일 뿐, 그 구슬 안에 담긴 진심이 무엇이었을지.. 더 이상 일남의 마음을 믿을 수 없었다. 생각해 보면 일남은 기훈을 가장 우습게 만드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오징어 게임> 속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게임에 참가하거나 게임을 진행한다. 등장인물들 중 유일하게 게임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인물은 준호다. 경찰인 준호는 실종된 형이 남긴 명함과 기훈의 증언을 듣고 게임장 내부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가장 용감하고 정의로운 인물이다.
준호는 주최자, 참가자, 외부인의 삼각 구도를 만들어 이야기의 흐름을 팽팽히 당겨낸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하나도 파헤치지 못한 오징어 게임의 비밀과 프론트맨의 정체를 밝혀내고 새로운 궁금증을 떠올리게 만든다. 차후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준호의 생존 여부가 기훈에게 가장 큰 힘 또는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주최자들을 제외하고 그 해 오징어 게임에서 생존하거나 죽는 장면을 확실히 보여주지 않은 사람은 두 사람이 유일하니 말이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성을 지킨 주인공
주최자들은 극한의 상황에서 참가자들이 서로를 죽이고 탈락시키는 장면을 기대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인간의 본성이란 이기심과 공격성이다. 기훈은 게임 내내 동료라 생각되는 인물들을 챙겼으며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상우를 살리기 위해 게임을 중단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이 끝나고 상금을 받았음에도 죄책감과 여러 감정들로 인해 여전히 돈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남은 남다른 우승자 기훈을 불러내 지나가는 사람들의 양심을 시험하는 마지막 게임을 제안한다. 하지만 기훈은 매번 일남과 주최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타인에 대한 믿음과 인간성을 지키고 일남과의 게임에서도 승리한다. 그는 인간들의 밑바닥을 훑으며 즐거워하던 주최자들에게 커다란 한방을 먹이고 이 게임의 진정한 승자가 된다.
이 게임은 정말 평등한 걸까
“게임 안에선 모두가 평등해.”
<오징어 게임>은 반복적으로 평등을 주장한다. 이들은 밖에선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을 모두 똑같은 위치에 놓고 인생의 마지막 기회를 주는 거라며 참가자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이건 전혀 평등한 게임이 아니다. 참가자와 주최자의 위치는 하늘과 땅 차이고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끊임없이 위계질서가 형성된다. 참가자들은 생존이 걸린 게임에서 본능적으로 서로를 해치고 죽지 않기 위해 숨는다. 목숨을 건 무한 경쟁을 끝내는 방법은 생명이 다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주최자들은 이 게임이 결국 평등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참가자들의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을 하나의 내깃거리, 구경거리쯤으로 소비한다. 애초에 각자 다른 신체능력과 지능, 게임에 대한 경험치를 가진 400여 명의 사람에게 똑같은 게임을 제안하는 게 어떻게 평등할 수 있을까. 주최자로서 편의를 확보한 일남, 뽑기 게임에서 라이터를 사용한 미녀와 덕수, 일남 덕분에 게임을 통과한 기훈, 장기 적출로 미리 게임을 알았던 참가자 등.. 열심히 포장했지만 결국 평등하지 않은 게임이었다.
만약 456억을 얻을 수 있는 인생 역전의 기회가 온다면, 그 기회를 꽉 잡겠는가? 묻는다면 나는 절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일확천금의 커다란 기회라면 그걸 놓쳤을 땐 그만큼 잃는 게 많을 테니, 큰 도박은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정말 내일 죽을 수도, 내일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또 다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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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위선을 고발하는 영화 <프랑스> 리뷰, 레아 세이두 주연
<프랑스>에서 브루노 뒤몽 감독은 <잔 다르크> <까미유 끌로델>에서 주로 과거의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다뤄왔던 전력과 달리 이번 영화
<프랑스>에서 본인의 국가와 이름이 똑같은 기자 ‘프랑스(레아 세이두)’의 삶으로 들어간다.
프랑스 드 뫼르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명한 뉴스의 간판 앵커이자 동시에 위험천만한 사건 현장에 발을 담그는 취재기자이기도 하다.
앵커일 때 그녀는 진한 메이크업과 화려한 복장을 입고 토론을 중재한다면, 기자일 때 그녀는 맨얼굴과 ‘프레스’가 적힌 조끼를 입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이토록 아름다움과 용감함을 두루 갖춘 그녀를 프랑스의 전 국민이 동경하고 사랑한다.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그녀를 발견할 때면 모두가 셀카를 찍어달라고 조를 지경. 하지만 이 유명인사 프랑스에게도 남 모를 속사정이 있다.
프랑스는 대저택과도 같은 집에서 살지만, 남편 프레드(벤자민 비올레이)와는 큰 애정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어린 아들 로로도 마음만큼 자신을 따라주지 않아 걱정이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는 로로를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운전을 하고 가던 길에서 갑작스럽게 한 오토바이를 들이받는다.
오토바이를 주행하던 청년 밥티스트가 다리를 다치고, 하필 주변의 시민들은 프랑스가 사고를 냈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 상황이 언론에 대서특필 되지만, 프랑스는 최대한 진심을 다해 밥티스트의 식구들에게 사과를 하고 물질적인 도움까지 지원한다. 밥티스트의 식구들은 프랑스의 존재만으로도 감사해할 정도로 선량한 이들이다.
영화는 프랑스의 일상을 따라가면서 유명인사, 즉 셀러브리티로서 겪는 삶을 밀착 취재하는 것만 같다.
모두가 카메라를 들고 그녀의 얼굴을 찍으려고 안달이 나 있으며 프랑스는 거기에 순순히 웃어주기도 하고 어느 때는 거절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점은 프랑스가 앵커이자 기자라는 점에서 더더욱 독특하다. 모두에게 가감없이 노출되어야 하는 직업이자,
전쟁이나 공습 등 모두가 보려 하지 않는 곳들까지 직접 들어가 상황을 카메라에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점에서 프랑스는 제1세계의 부유한 백인으로서의 한계 또한 여실히 갖고 있는 위선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브루노 뒤몽 감독의 <프랑스>는 이러한 프랑스의 위선을 고발하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걱정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진실은 무엇이며 거짓은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은 프랑스의 세계를 파고들면서 그녀가 대표하는 바대로 국가 ‘프랑스’를 함께 들여다본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지만 동시에 거대한 기만을 함께 갖춘 프랑스라는 나라를 비롯해 유럽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프랑스>는 배우가 가장 눈에 띄는 영화다. 주인공 프랑스를 연기한 레아 세이두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로 국내의 많은 영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등을 통해 대중적인 글로벌 스타로도 발돋움 했다.
<프랑스>에서 레아 세이두는 드디어 그녀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정한 배우라는 사실을 증명하듯이 호연을 펼친다.
클로즈업이 굉장히 많으며, 거의 대부분의 장면에서 레아 세이두가 등장하는데, 거기에다 눈물을 흘리거나 표정을 우악스럽게 일그러뜨리는 등 쉽지 않은 연기가 굉장히 많음에도 레아 세이두는 이 모든 과정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해낸다.
언제나 인물을 가장 중요하게 다뤄왔던 브루노 뒤몽 감독이 또 하나의 인물에 관한 새로운 영화를 창조해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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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다섯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기생충>을 제치고 북미 인디 배급사 네온의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세웠던 <롱레그스>가 오는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북미 개봉 후,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 ‘올해 가장 무서운 영화’, ‘지난 10년간 가장 무서운 영화’라는 찬사를 받으며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롱레그스>는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 <싸이코>에서 ‘노먼 베이츠’를 연기한 안소니 퍼킨스의 아들인 오스굿 퍼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또한 <팔로우>, <왓쳐> 등을 통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호러퀸이자 비명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한 배우 마이카 먼로가 주인공인 FBI 요원 ‘리’를 맡아 <양들의 침묵>의 조디 포스터를 잇는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폭넓은 필모그래피로 팬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역시 강력한 캐릭터로 분해 그간의 모든 커리어를 뛰어넘을 예정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롱레그스
Longlegs
개요: 공포 | 캐나다, 미국 | 101분
감독: 오즈 퍼킨스
주연: 마이카 먼로, 니콜라스 케이지, 알리시아 위트, 블레어 언더우드
개봉: 2024.10.30.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30년간 계속된 일가족 연쇄 살인 사건. 유일한 증거는 피해자의 생일이 14일이라는 것과 ‘롱레그스’라는 서명이 적힌 암호 카드뿐. 영원히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에 남다른 능력의 FBI 요원 ‘리’가 투입되고 지금껏 아무도 알아내지 못한 암호를 해석하는데...
모든 프레임에 악마의 단서가 심어져 있는 지난 10년간 가장 무서운 영화!
아마존 활명수
AMAZON BULLSEYE
개요: 코미디 | 대한민국 | 113분
감독: 김창주
주연: 류승룡, 진선규, 이고르 페드로소, 루안 브룸, J.B. 올리베이라
개봉: 2024.10.30.
배급: 바른손이앤에이
줄거리
어서 와, 아마존은 처음이지 전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였지만 지금은 구조조정 1순위 ‘진봉'. 회사에서 준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아마존으로 향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도착한 아마존.
그곳에서 만난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 ‘시카’, ‘이바’, ‘왈부’!
살 길을 찾았다고 생각한 ‘진봉’은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과 함께 활의 명수 3인방을 데리고 한국으로 향하는데...
이제 ‘진봉’의 부활은 아마존 3인방에 달려있다!
럭키, 아파트
Lucky, Apartment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95분
감독: 강유가람
주연: 손수현, 박가영, 이주영, 정애화
개봉: 2024.10.30.
배급: 인디스토리
줄거리
영끌로 마련한 아파트. 선우와 희서가 꿈에 그린 보금자리다.
하지만 선우의 예기치 못한 실직으로 희서 혼자 대출이자를 떠안게 되자, 둘 사이는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한다. 한편, 언제부턴가 아파트를 감도는 악취 때문에 두 사람은 극도로 예민해지고, 선우는 악취 원인을 밝히려 애쓰다 아파트 주민들과 충돌을 빚는데…
선우와 희서 두 사람은 서로를 지킬 수 있을까?
최소한의 선의
My Best, Your Least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10분
감독: 김현정
주연: 장윤주, 최수인
개봉: 2024.10.30.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싸이더스
줄거리
고등학교 교사 ‘희연’은 겉보기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난임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스트레스를 줄여보고자 고3 대신 고1 담임을 맡고, 집 인테리어도 새롭게 하지만 크게 변하는 것은 없다. 계속되는 임신 실패에 점점 힘들어질 때, 반 학생 ‘유미’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담임으로서 의무적으로 상황을 정리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자꾸만 감정적인 선을 넘어오는 ‘유미’로 인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의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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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력적인 화면구도, 하지만 허무한 결말
류승완 감독의 필모를 찾아보다 보기 시작한 영화 <부당거래>. 사실 황정민과 류승범 배우에 대한 연기 신뢰가 있었고, 류승완 감독에 대한 신뢰 역시 두터웠기에 기대한 작품이었지만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작품이었다. 기대를 많이해서 그런것일까?
영화 <부당거래> 시놉시스
대국민 조작 이벤트
각본쓰는 검사, 연출하는 경찰, 연기하는 스폰서.. 더럽게 엮이고 지독하게 꼬인 그들의 거래가 시작된다!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연쇄 살인 사건. 계속된 검거 실패로 대통령이 직접 사건에 개입하고, 수사 도중 유력한 용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청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다. 가짜 범인인 ‘배우’를 만들어 사건을 종결 짓는 것!
이번 사건의 담당으로 지목된 광역수사대 에이스 최철기.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줄도, 빽도 없던 그는 승진을 보장해주겠다는 상부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그는 스폰서인 해동 장석구를 이용해 ‘배우’를 세우고 대국민을 상대로 한 이벤트를 완벽하게 마무리 짓는다.
한편, 부동산 업계의 큰 손 태경 김회장으로부터 스폰을 받는 검사 주양은 최철기가 입찰 비리건으로 김회장을 구속시켰다는 사실에 분개해 그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때마침 자신에게 배정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조사하던 주양은 조사 과정에서 최철기와 장석구 사이에 거래가 있었음을 알아차리고, 최철기에게 또 다른 거래를 제안한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부당거래>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과장된 연기력
영화를 보면서 느낀점은 배우들이 연기를 정말 잘하는 것 같으나 뭔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정민의 연기가 정말 형사라면 스폰 받는 형사이기에 저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와 반대로 류승범의 연기는 굉장히 과장되게 다가왔다. 영화 <용의자 X>에서는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다. 류승범의 연기를 보고 못한다,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영화 <부당거래>에서는 캐릭터 자체가 욱하는 검사 역할이어서 그런건지 조금은 과하게 다가와서 개인적으로는 부담스러웠다.
화면의 컷 분할
개인적으로 영화 화면전환 및 분할에 있어서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의미가 있는 구도를 좋아한다. 영화 <부당거래>는 이런 개인적인 기호와 잘 맞아 떨어진 작품이었다.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캐릭터가 한 프레임 안에 등장 할 때 두 인물은 절대 같은 공간에 존재하질 않았다. 반드시 둘 사이를 가로지르는 선을 등장시켰는데, 가로수 혹은 창문틀 등 다양한 장치들을 이용해 둘의 관계에 선을 긋고 있었다.
이렇게 최철기가 자신이 생각하는 적군과 아군을 프레임 속에서 선의 구분으로 등장시키고 그 적군과 아군이 변화하면서 선이 사라졌다가 다시 재등장하는 구도가 굉장히 잘 드러났던 작품이었다.
그래도 결말이 너무 허무한 것이 아닌가
배우로 잡아들인 가짜 범인이 실제로 연쇄살인마였다는 것이 밝혀지자 이를 아는 사람들을 제거하려다가 최철기는 자신의 심복을 죽이게 되고 이에 반감을 얻은 최철기는 자신이 이끄는 대원들에게 죽음을 당하고 만다. 물론 이 작품이 범죄물, 느와르 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주인공이 저렇게 허무하게 죽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판을 짰는데 그것이 진실이었고, 감추려고 노력했지만 부하들에게 들켜 죽임을 당하는,,, 어찌보면 권선징악일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허무함을 안겨주어서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순간이었다.
잘 만들언 작품이었으나 영화 결말에 대해서는 조금 아리송 했던 영화 <부당거래>. 화면의 컷분할과 구도를 분석하기에 좋았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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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일루셔니스트》, 환상은 어디까지가 좋은 것일까?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다시금 내가 애니메이션 감상에 최적화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보는 내내 격하게 화가 나기도 했고, 안쓰럽기도 했고, 작품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화 《일루셔니스트》 시놉시스
세월이 흘러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일루셔니스트는 자신이 설 수 있는 무대를 찾아 이곳 저곳을 떠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스코트랜드의 한 선술집에 머물며 공연을 하다 그곳에서 앨리스라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일루셔니스트의 무대에 반한 어린 소녀 앨리스는 다음 무대를 찾아 떠나는 일루셔니스트와 함께 여행을 나서고 뒤이은 그들의 모험은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비언어극 같았던 영화 《일루셔니스트》
영화 《일루셔니스트》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언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한국어가 아니기에 대사가 많은 영화의 경우네는 자막을 읽는데 집중을 하다보면 장면장면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 작품은 불어였기 때문에 자막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일종의 비언어극처럼 대사보다는 인물의 행동과 주변 환경에 관객들이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연출하고 있었다. 앨리스의 달라지는 모습과 함께 점점 낡아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부각되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앨리스가 빛이 날수록 오히려 영화 자체의 색감이나 조명은 점점 어두워지는 등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동심은 언제까지 지켜줘야 하는 걸까?
영화 《일루셔니스트》를 보면서 화가 나고 답답했던 것은 도대체 왜 할아버지는 앨리스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는 걸까? 였다. 자신의 생계를 위협하면서까지 앨리스의 세상을 마치 환상 속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준 것일까? 답답했다. 영화를 본지 꽤 됐지만 아직까지도 그 이유를 잘 알 수가 없다. 앨리스는 자신이 점점 화려해지면서도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의 마법으로 얻은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결국 앨리스에게 마법사는 없다는 말을 남기면서 앨리스의 곁을 떠난다.
둘 모두에게 별로 좋지 않았던 방법인데 왜 그것을 고수했는지 의문이 들었고, 순간적으로 그렇다면 아이들의 동심은 언제까지 지켜줘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던 시간이었다.
처음부터 마법사로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앨리스의 곁을 떠난 할아버지는 기차에서 한 소녀를 만난다. 그림을 열심히 그리다가 연필을 떨어트린 소녀는 기차 의자 바닥에서 연필을 찾는다. 그 연필을 주운 할아버지는 기다란 자신의 연필과 비교하며 소녀가 원래 가지고 있던 짧은 연필 대신 긴 연필을 줄까 잠시 고민하지만 원래 소녀의 것은 소녀에게 전달한다.
여기서 나는 할아버지가 더 이상 마술을 이용해서 아이들을 환상 속에 두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마술 한번으로 아이들이 헛된 생각을 품을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마술을 보여주되 그 마술은 순간적인 재미일뿐임을 알려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이 장면을 영화 《일루셔니스트》의 명장면으로 꼽고 싶었다.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대사가 많이 없어서 영화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그래서 작품의 여운과 의미가 많이 남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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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리 오브 러브’에서 찾는 진정한 균형의 의미
균형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균형에 관심이 많은 시대를 살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 규칙적이고 생산적인 삶을 추구하는 갓생 같은 키워드 속에도 균형이 숨어있다. 추구하는 방향이나 목적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그 안에 숨겨진 본질은 같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상태를 이상적으로 보는 것이다.
기실 우리가 이상향으로 삼는 이들도 균형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그들은 사회적인 성공을 이루었으나 이에 집착하지 않고, 지나친 감정의 증폭을 느끼거나 부정적인 에너지에 몰두하지도 않는다. 이성적이고 긍정적이며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는다. 반면 ‘균형’을 잃어버린 이들에 대한 시선은 냉정에 가깝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고 자신을 잘 컨트롤해야지”라는 말들이 이러한 사회적 시선과 심리를 대변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균형에 몰두하게 된다. 그것만이 옳은 길 같이도 느껴진다.
하지만 때로는 의문이 든다. 부정적인 감정, 일상의 파괴 등 여러 형태의 불균형은 그저 잘못된 것일까? 우리가 찾는 균형이란 결국 무엇일까? 우리 삶에 존재하는 불균형과 균형의 의미를 영화 <밸리 오브 러브>와 함께 찾아보고자 한다.
세 사람 사이엔 없는 것,
<밸리 오브 러브>영화 <밸리 오브 러브>(Valley of Love, 2015)에는 이혼한 부부 이자벨과 제라르가 등장한다. 오래전에 이혼한 두 사람은 오랫동안 왕래하지 않고, 그사이에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아들 마이클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마이클은 죽기 전 두 사람에게 “두 분이 같이 있으면 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알쏭달쏭한 메시지를 담은 유언 같은 편지를 남긴다. 아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 데스밸리를 여행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그들이 지키고 싶던 삶의 균형이 깨졌음을 엿볼 수 있다.
첫 번째 균형의 상실, 부모와 아들
이미지 출처: 영화 <밸리 오브 러브>(Valley of Love, 2015)첫 번째 균형의 상실은 부모와 아들의 관계에서 드러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복잡하지만, 양육과 자립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축약된다. 이상적인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상호 존중과 교감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과 관심으로 양육하고, 자식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만,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이자벨과 제라르, 마이클의 관계에서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소통의 부재다. 부부가 이혼한 후 마이클은 7살까지 어머니와 살고, 이후에는 아버지에게 보내진다. 이후 제라르가 마이클을 기숙학교로 보내며 세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단절된다. 데스밸리를 돌아보던 중 이자벨은 “자기가 낳은 자식을 어떻게 안 볼 수 있을까?”라고 자책하고, 제라르는 마이클의 친구조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고백한다.
마이클이 부모와 만나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제라르는 말하지만, 세 사람 사이에는 이미 모든 애정과 관심이 균형을 잃고 망가졌음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은 아들의 죽음까지도 타인에게서 전해 듣는다. 틈틈이 자신의 또 다른 아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거나, 딸들의 소식을 전달하는 두 사람 의 현재 모습과 극명한 대비를 준다.
두 번째 균형의 상실, 이자벨과 제라르
오래 전에 이혼한 이자벨과 제라르는 겉으로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관계처럼 보인다.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큰소리로 다투는 대신 가벼운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평화롭게 보였던 관계는 여행을 거듭할수록 점차 변한다.
처음부터 아들의 요구에 따라 데스밸리를 여행하는 것에 회의적이었던 제라르는 약속했던 일주일을 채우지 않겠다고 선언해 이자벨의 분노를 산다. 이자벨은 제라르와 다투던 중 “나쁜 놈”, “알코올 중독자”라며 거침없이 힐난한다.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직접적인 이혼의 원인이 드러나지 않지만, 이러한 모습에서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오래된 갈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상호 존중하며 서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을 많은 이들이 이상적인 부부로 이야기한다. 이자벨은 “우리도 마찬가지야. 각자 살기 바쁘니까.”라는 말로 자신들의 과거를 축약한다. 하지만 최소한의 교류도 하지 않았던 두 사람의 모습에서 균열만 남았음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균형의 상실, 삶과 죽음
이미지 출처: 영화 <밸리 오브 러브>(Valley of Love, 2015)아들 마이클의 죽음을 뒤따르는 만큼, 영화는 삶과 죽음의 경계와 균형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이자벨은 아들의 죽음에 대해 “내 잘못인가?” 묻고, 제라르는 “우리가 낳았으니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고 답한다. 이성을 찾으려 하지만 아들의 죽음 앞에서 두 사람이 얼마나 자책하고 괴로워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잃은 이자벨은 좀처럼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들이 살아있을 것이라 믿는 이자벨의 바람처럼 영화 또한 삶과 죽음에 대한 경계를 흐릿하게 연출한다. 아들 마이클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거나 보여주지 않아, 관객들까지 ‘죽음’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주인공들이 겪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다.
이자벨은 혼자 호텔 방에 있던 중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끼고 소리를 지른다. 놀라 달려온 제라르에게 이자벨은 누군가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고 말하며 그것이 마이클일 것이라 확신하지만, 제라르는 이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다음날 이자벨의 발목에 붉은 자국이 남는 둥, 이자벨이 겪은 일이 단순한 환상이나 착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두 사람이 겪은 일은 마이클이 살아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상실의 아픔에 무너진 두 사람이 여전히 아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바라고, 삶과 죽음의 경계조차 잊고 싶어하는 갈망을 드러낸다.
우리가 찾는 균형이라는 환상
이미지 출처: 영화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5)
<밸리 오브 러브>의 두 사람이 여행을 통해, 자신들의 삶의 균형이 무너졌음을 확인하는 것처럼 영화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5)은 기억 삭제라는 장치를 통해 균형을 재조명한다.
오랜 연인이었던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서로를 상처 입히며 이별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고통을 잊기 위해 서로에 대한 기억을 지우게 된다. 고통스러운 기억은 물론, 추억까지 사라지는데 조엘은 클레멘타인과의 추억을 유지하기 위해 기억 삭제를 멈추려 한다. 하지만 조엘의 노력은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두 사람은 서로를 잊게 된다. 기억을 잃었지만 두 사람은 다시 사랑에 빠지고, 기억을 지웠던 과정까지 떠올리게 된다.
<이터널 선샤인>에서 기억 삭제는 보편화된 것으로, 상처, 단절 등 여러 부정적인 상황과 이로 인한 감정의 불균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상적인 해결책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다시 관계를 이어가기로 결정하며 과거의 고통까지 받아들인다. 이는 삶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불균형의 반복과 갈등 사이, 우리가 찾던 균형이라는 이상이 진정 무엇인가 되묻게 한다.
‘진짜’ 균형을 찾는 방법
이미지 출처: 영화 <밸리 오브 러브>(Valley of Love, 2015)
제라르와 이자벨은 아들의 요구대로 데스밸리를 여행하던 중, 아들의 죽음이 현실임을 알게된다. 제라르는 마이클의 환상을 만나고 “우리를 용서한다고 말했다”며 울음을 터트린다. 두 사람이 아들의 죽음과 깊은 깊은 상실감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순간, 완전히 끊어졌던 부모와의 연을 다시 잇고자 했던 마이클의 마지막 부탁이 이행되고 깨어진 세 사람 사이의 균형이 맞춰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찾고자 했던 삶의 균형은 아픔을 외면하고 억지로 만들어낼 때가 아니라, 모든 상실과 불균형을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회복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살다보면 여러 상처를 입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성을 잃거나,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그럴 때 스스로를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우리 삶은 억지로 꾸며낼 수 없는, 예측할 수 없는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불쾌한 감정과 상황을 잘라내면 우리의 삶은 완전한 균형을 찾는 것일까? 그 감정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우리는 아픔을 느끼기 때문에 행복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영화는 그것을 수없이 이야기한다. 상실은 치유의 시작이 되고, 개인은 다시 우리가 된다고. 이것이 우리가 인생의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말이다.
* 이 글은 문화예술 플랫폼 안티에그(Antiegg)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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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만 연기로 뒤덮인 굴뚝마을에서는
1. 하늘을 올려다보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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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존재를 믿고 있는 외톨이 ‘루비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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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된 두 사람이
세상의 진실을 찾는 거대한 모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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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 새 출발하게 된 진아는
우연히 복싱에 매료되고, 어쩌다 복서가 된다.
두 탕 알바에 고된 몸으로 오른 링 위에서 그녀가 마주한 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던 자기 자신이었다.
삶의 발버둥이 아닌 스텝을 가르쳐준 복싱.
진아는 살아가기 위한 진짜 파이팅을 준비하는데…
두 주먹 두 발로 세상에 맞서 파이팅 투게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