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05-06 12:54:55
[JIFF 데일리] 매혹하며 사유하게 만드는 영화들
〈사담 후세인 숨기기〉 〈연습〉 〈사회주의 리얼리즘〉

사담 후세인 숨기기
월드시네마

어느 날 누군가 평온한 시골집을 찾는다. 그는 사담 후세인으로 15만 미군의 추격을 받는 중이다. 후세인은 집 주인이자 농부인 알라 나미크에게 자신을 숨겨달라고 요청한다. 나미크는 미군의 보복과 사담 후세인의 권위, 무엇보다 가족의 안위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져 걱정에 휘말리지만 손님을 접대하는 농부의 전통에 따라 후세인에게 235일간 비밀 거처를 마련해준다. 그는 사담 후세인의 주치의, 경호원, 미용사, 운전수, 요리사 역할을 동시에 했으며 무엇보다 그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결국 미군에 발각된 후에는 8개월간 수감되어 끔찍한 고문과 성 학대로 유명한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고초를 치르기도 했다. 영화는 알라 나미크의 회고를 통해 세계를 들썩이게 한 이 모든 사건을 차근히 톺으며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들려준다. 평범한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사건을 홀로 마주해야만 할 때 어떤 태도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질문하는 매우 흡인력 있는 다큐멘터리다.
연습
국제경쟁

노르웨이의 급진적 기후 활동가이자 촉망받는 트럼펫 연주자 트리네는 어느 날 명망 있는 음악인에게 오디션 참석을 제안받는다. 문제는 트리네의 집에서 오디션장인 오슬로까지 1,500킬로미터가 넘는다는 점. 비행기를 타면 금방이지만 기후 활동가로서 비행기를 타지 않는 트리네는 히치하이킹으로 오슬로에 가기로 한다. 당연히 온갖 어려움과 불편함, 두려움이 수도 없이 발생하고 연습조차 여의치 않다. 트리네는 과연 오디션장에 제때 도착이나 할 수 있을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좋은 환경에서 연습하고 컨디션을 관리해온 다른 연주자들보다 잘할 수 있을까?
기존 사회의 작동 방식을 비판하는 신념을 갖고 살아가려면 결연하고 혹독한 ‘연습’이 필요하다. 트리네는 오슬로를 향한 여정 곳곳 그리고 그녀의 상상 속에서 자연을 배경으로 트럼펫을 연주하는데, 이 장면에서 그녀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트럼펫을 연주할 수 있는 미래 말이다. 트리네에게 동의하든 그 반대 입장이든 이상과 현실, 타협의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결연한 의지에서 무언가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마스터즈

1973년 칠레 최초의 사회주의자 대통령 아옌데가 집권하고 같은 해 미국의 지원을 받은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의 일을 다룬 영화로, 2019년 라울 루이스 감독의 비공개 촬영본을 발견한 동료 감독이 이를 편집해 복원했다고 한다.
영화 도입부와 말미에는 당시의 혁명적 사회 분위기를 포착한 다큐멘터리 장면이 나오고 중간에는 픽션 장면이 나온다. 어딘가 관료적으로 보이는 당과 당의 신중함이 답답한 노동자 집단의 논쟁, 지식인과 소부르주아지들이 자신들이 과연 혁명의 주체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논쟁, 노동자들이 점거한 공장에서 발생한 도난 사건을 처리하는 장면, 도둑질로 공장에서 쫓겨난 남자가 우익 폭력단에게 사주받는 장면 등 혁명 직후와 쿠데타 직전의 난맥상을 고루 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다. 미공개 영상을 이어 붙였다는 점에서 영화적으로도, 혁명이 결코 하루아침에 세상을 완벽하게 바꾸지 못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폭로한다는 점에서도 ‘공백’이 많은 영화다. 그러나 이 공백은 관객에게 영화에 생산적으로 개입하기를 요청한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며 혁명의 체계 없음에 고개를 저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오히려 반대다. 혁명은 이 모든 지난한 난장을 생산적 힘으로 전환하는 역량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제25회 국제전주영화제에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위 영화의 상영 시간은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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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전쟁 속에서도 꽃은 피어난다
전쟁은 언제나 지배자의 논리에서 발생한다. 소시민들은 언제나 그들의 논리의 희생양이 되어 왔다. 보스니아는 각기 다른 민족, 종교가 혼재되어 공존했던 곳이었는데 항상 그런 곳들은 정치인들이 분쟁을 만들어내기 적합한 환경이라, 보스니아는 별안간 세르비아인들의 공격을 받는다. 그렇게 그들은 4년간 고립되었다. 이 이야기는 고립된 환경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의 기록이다.
1.소련이 지나간 자리에
소련이라는 나라는 어떤 지점에서 대단한 나라인 것이 다른 민족, 인종, 종교들을 공산주의라는 하나의 이념으로 통일해왔다. 그 말은 즉슨 그들의 이득에 따라 국가의 경계선이 그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지배자의 논리이기에 일반 소시민들은 매일 밥을 먹고 학교나 직장에 다니는 것은 변함없었을 것이다. 그저 지배자가 자신의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그어놓은 경계선들이 해제되자,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꼭 독재자들이 등장한다.
독재자들이 으레 그렇듯 민족주의를 들고 나타난 밀로셰비치는 보스니아를 봉쇄하고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 보스니아에 이슬람만 사는 것도 아니었고,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 모든 사람들이 한순간 위험에 처했다. 어디든 정치인들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위치에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일부 사람들의 이기심을 건드려 분란만 만드는 사람들이 더 많다. 굳이 같은 민족들끼리 함께 살던 사람들의 땅을 자의적으로 나누어 이산가족을 만들어내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개 사람들의 불만이 학살로 이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2.U2의 등장, 지옥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은 있다
사라예보 시민들은 오늘도 지상도로에서 총을 맞을 수도 있었는데 그 지옥 속에서도 음악을 듣고 클럽을 만들고 결혼식도 연다. 지배자들이 만든 세상 속에서 고통받고 있지만 그들에게 휘둘리지만은 않는다. 인간이 그저 인간의 목숨이 경시되는 전쟁터 속에서도 그들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위한 음악을 놓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U2가 등장하는데, U2라는 그룹에 대해 잘 몰랐음에도 이런 그룹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로웠다. 문화예술인이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가장 선하게 사용한 그룹이 아니었을까 싶다. 예술인들이 자신만의 정치적 이슈를 예술에 녹아내는 데에 백 프로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학살의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류애를 놓치지 않도록 희망의 끈을 쥐어주는 것은 결국 예술, 음악이었던 것이다.
과거 우리 나라에서도 음악과 영화에 검열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정부가 이렇듯 문화예술을 신경썼던 것은 지배자의 논리를 무시하고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화합하게 만드는 매개체라는 것이 역사를 통해 증명되어 왔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예술은 그저 추상적인 영역으로만 여겨지지만 감동, 사랑, 애정, 실망, 분노 모두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 알 수 없어 더 강력하다. U2가 사라예보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던 것은 희망이자 기쁨이요, 외부 사람들의 관심이었을 수도 있다. 그 관심 덕분에 그들이 4년이란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이다. 국제 정치는 외면했지만 예술계는 그들의 저항을 승화시켜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
3. 전쟁이란
전쟁은 하등 쓸모가 없다. 그저 지배자들만을 위한 것이다. 지배자들은 언제나 국민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것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다. 다른 나라가 불공평하게 내 나라를 뺏어가지 않는 한 현대 사회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이유는 상당수가 지배자들의 명분을 견고히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들을 희생시키고 대의라고 포장된 작은 이유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유 없이 죽어나간다. 소규모의 기득권층을 위해서 존재하는 개념이 전쟁이고, 인간의 이기심의 바닥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예보 사람들의 의지가 빛나는 것은, 그들은 서로와 음악에게 의지하면서 그들의 삶을 유지했다. 정치인들이 아무리 개인의 삶을 망가뜨리더라도 클럽을 가고, 미인대회도 열면서 그들의 윤택한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점이 존경스러웠고, 다양한 문화가 결집된 도시가 처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정답을 찾았던 것 같다.
총평
다큐멘터리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도 극의 흐름이 지루하지 않았다. 보스니아 내전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봐도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U2라는 유명한 밴드에 대해서 새로이 알게 되는 점이 있어 좋았다. 마지막 인터뷰이의 말 중에서, 그 떄, U2의 공연에서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화합이 지금도 다시 되살아나야 하지 않나 라는 말에 격한 공감을 표하고 싶다.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더 혼란해졌으면 혼란해졌지 더 안정적인 화합을 보여주고 있진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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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주 최신개봉영화
12월 1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2월 1주 개봉영화 5편!
돈 룩 업 Don't Look Up , 2021
디카프리오 첫 넷플릭스 출연작
영화 '돈 룩 업'은 지구를 멸망시킬 혜성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한 두 천문학자가
이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대규모 언론 투어에 나서는 넷플릭스 영화입니다.
극작에서 개봉 후 넷플릭스에 공개되는데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필두로 제니퍼 로렌스, 롭 모건, 조나 힐, 마크 라일런스, 타일러 페리, 티모시 샬라메,
론 펄먼, 아리아나 그란데, 스콧 메스쿠디,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등
레드카펫을 방불케 하는 최고의 스타들이 함께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빅쇼트'로 제88회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하고 '바이스'로 제91회 아카데미 감독상, 각본상 등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애덤 매케이 감독이 연출 및 각본을 맡아 신선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려낼 예정입니다.
디카프리오 그리고 제니퍼 로렌스의 만남!
첫번째 추천영화 "돈 룩 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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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뉴욕 다이어리 My Salinger Year , 2020
베스트셀러에서 영화로 재탄생!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조안나 래코프가 뉴욕의 오래된 작가 에이전시 ‘해럴드 오버’에서 1년여간 일했던 경험을 엮은 도서
'마이 샐린저 이어 My Salinger Year'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필리프 팔라도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습니다.
1995년 뉴욕의 문학 세계를 아름답게 담아낸 영화는
20세기 끝자락의 향수에 젖게 만드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베테랑 배우 시고니 위버와 라이징 스타 마가렛 퀄리가 주인공이 되어 영화의 시작 부터 끝을 완성합니다.
꿈을 향해 직진하는 젊은 날의 뜨거운 기록!
두번째 추천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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캅샵 Copshop , 2021
12월 마지막 액션영화!
영화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은 경찰서에 셀프 체크인한 간 큰 두 남자,
그리고 열혈 신입 경찰이 경찰서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액션 영화입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스타 제라드 버틀러가 지금까지 본 적 없던 파격적인 캐릭터로 완벽한 연기 변신을 선보입니다
강렬한 빌런 연기는 물론, 제작까지 참여한 그의 깊은 애정을 영화 곳곳에서 볼수 있습니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은 함께 머리를 굴리게 만드는 심리전,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화려한 입담의 구강 액션,
그리고 쌓인 스트레스를 완벽히 날려버릴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 등
관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요소들로 아낌없이 꽉 채워진 종합 선물세트 같은 작품입니다.
2021년의 마지막 12월에 액션 영화의 매력을 안겨줄
세번째 추천영화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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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 엑스 더 드리밍 MONSTA X : THE DREAMING , 2021
MONSTA X의 모든 것을 담아낸 단 하나의 MOVIE!
영화 "몬스타 엑스 더 드리밍"은 데뷔 7년 차를 맞이한 몬스타엑스의 여정을 담았는데요
몬스타엑스가 글로벌 아티스트로 거듭나기까지 지난 6년 간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이자 공연 실황이 담겨 있습니다.
멤버별 독점 인터뷰를 비롯해 미국 활동기, 팬들을 위한 스페셜 콘서트 무대 영상 등
다채로운 내용을 담았고 몬스타엑스의 많은 히트곡들을 넓은 스크린과 입체 음향감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발매한 미국 싱글 '원 데이(One Day)',
그리고 오는 10일 발매하는 두 번째 미국 정규앨범 '더 드리밍(THE DREAMING)'의 수록곡,
첫 무대를 정식 발매 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수 있습니다.
몬스타 엑스의 7년의 여정을 담은 다큐!
네번째 추천영화 "몬스타 엑스 더 드리밍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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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존재
한국판 '파라노말 액티비티'
영화 "이상존재"는 개그맨 유세윤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을 파헤치기 위한 15일간의 영상기록물로,
실제 유세윤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믿을 수 없는 현상들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보는 이의 공포감을 자아냅니다.
그가 사실을 30여 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소리와 불면증에 시달리며 또 기이한 행동까지 보이며 오랜 기간 힘든 시간을 보내온 만큼
카메라를 통해 밝혀지게 될 초자연적 현상에 보는 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중2병 영상’으로 알려진 유세윤의 과거 홈비디오 영상을 통해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충격적인 반전!
30년 만에 밝혀지는 진실! 주변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한 리얼리즘!
다섯번째 추천영화 "이상존재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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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 The Pianaist
/ 감상 /
_ 사실 저번에 본 피아니스트보다 이 피아니스트를 더 보고 싶어했었는데...
전쟁의 참상을 가장 잘 보여준 작품인 것 같다.
내가 여태 본 전쟁영화는 대부분 군인들의 전쟁터에서의 삶을 보여준다거나,
수용소에서의 삶을 보여주었는데,
이 영화는 실제 전쟁터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갔던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성을 극대화 시키고 보는이로 하여금 공감을 잘 이끌어 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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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는 슈필만의 인생의 버팀목이다.
위기의 순간마다 피아노 소리가 들려온다.
그가 낙담하고 인생을 포기하고 싶어질때면 피아노가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고,
더이상 가라앉지 못하게 지탱해준다.
그리고, 그의 목숨을 실제로 살려주었다.
후반부에서 독일장교를 만났을 때, 만약 슈필만의 직업이 피아니스트가 아니었다면 어떘을까?
과연 슈필만을 살려주었을까 싶다.
피아노의 선율에 녹아들어간 슈필만의 감정이 장교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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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씬은 앞에서 말한 슈필만이 장교앞에서 연주했을때이다.
슈필만이 그렇게 치고 싶어했던 피아노..
그는 이게 자신의 마지막 연주라 생각하고 모든 감정을 담아 연주하였던 것 같다.
그 장면을 보고 전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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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젠펠트가 결국 슈필만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게 된다.
난 호젠펠트의 마지막에 대하여 그리 안타깝지 않다.
그가 아무리 슈필만을 도와주었어도,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집단의 우두머리 급이었으니
그거대로 대가를 치르는게 맞다고 본다.
그를 인정하는건 그 이후에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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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연기에 박수를..
난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그 특유의 우울하고 슬픈 연기가 너무 좋다.
아련하고 우울한 연기 원탑 에이드리언 브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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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고있던 순수함을 깨워주는 아이의 시선이 담긴 영화
우리도 거쳐왔던 아이의 세계
아이들의 시선이 담긴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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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달처럼 두둥실
개막작 <소나타> 리뷰감독] 바르토즈 블라쉬케Bartosz Blaschke
출연] Michał Sikorski, Malgorzata Foremniak, Lukasz Simlat
시놉시스] 조산아로 태어나 자폐 진단을 받은 그제고즈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의 유일한 취미는 집안에 있는 오래되고 고장난 피아노를 두드리는 것뿐이다. 그가 15세가 되던 해 생일, 그는 자신의 고립이 사실 자폐증이 아니라 청각 장애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카진스키 교수의 도움 덕에 인공 와우를 장착한 그제고즈는 말하기, 듣기 능력과 함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피아니스트가 되어 콘서트 홀에서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연주할 수 있기를 꿈꾼다.***
영화제가 시작된다. 때마침 보름달에 가까운 날이다. 제천국제영화제 하면 휘영청 달 밝고 바람 맑은 밤을 떠올리게 된다. 밤하늘이라니. 사실 마지막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본 게 언제였나 가물가물하고, 장마 소식이 있으니 오늘 밤 달이 뜰지 여부도 알 수 없지만… 날씨가 어땠든 제천의 밤이 주는 들뜬 분위기가 향긋하게 마음에 남은 탓이다.
올해 제천의 첫 밤을 여는 영화는 SONATA라는 제목을 둥글고 단선적인 필체로 띄우며 시작할 것이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여서일까? 달을 닮은 글씨였다. 정직하고 투박하게, 오롯이 빛을 보내는.
달빛처럼 느린 걸음을 차분하게
영화 <소나타>는 얼마든지 뭉클하고 감동적인 톤으로 담아낼 수 있는 이야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보다 훨씬 느린 걸음을,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곡조처럼 차분한 톤으로 옮기는 방법을 택했다. 귀여운 동요를 배우는 특수학급에 뚱하게 앉아 고립되어 있던 그제고즈가 본인의 문제가 청력 장애임을 알게 되고, 나아가 <월광 소나타>를 꿈꾸기까지… 그 길에 마법은 없다.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이 고립이 깨지긴 하는 걸까 싶은 지난한 걸음이다.
길이 쉽지 않은 대신, 영화가 메트로놈처럼 그제고즈의 속도에 관객을 맞추어 기어이 함께 걷게 만든다. 그제고즈의 ‘듣기’를 관객이 체험할 수 있게 계산된 사운드 덕분에, 그의 세상이 한 번씩 새로워질 때마다 생생하게 함께 느낄 수 있다. 어느새 정신 차려 보면 그 여정에 나란히 서 있다.
그제고즈의 여정은 묵묵히 혼자 달리는 마라톤보다는 이어달리기를 닮았다. 그제고즈의 교육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는 엄마와 아빠, 그제고즈에게 새로운 가르침을 주었던 선생님들, 우호적이지 않았던 이들의 존재까지도. 한 사람의 인생에서 바톤을 넘기듯 만나고 또 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순간 깨닫게 된다. 삶은 온전히 단단한 한 사람으로서 나아가는 게 아니라, 가끔 서투르기도 하고 쉽게 지치기도 하는 여러 사람에게 조금씩 의지하며 나아가는 것임을.
선율 따라 기쁜 걸음을 다정하게
이어달리기 같은 만남과 헤어짐으로 그제고즈는 조금씩 성장한다. 물론 오랫동안 세상과 다른 속도로 걸어온 그가 템포를 맞추는 일은, 메트로놈의 박자를 따라가는 것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같이 걷고 손을 내밀어주는 이들이 있다. 관심을 기울이고, 이름을 말해주고, 무엇보다도 정해져 있다고 믿었던 선 바깥으로 한 걸음 나아가도록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는 이들. 아니라는 가정을 한 번만 해보자는 이들. 무언가 더 나은 세상을 열고자 한다면 미지의 걸음을 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 내가 알아온 세상이 모두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이들.
바로 이런 이들과 만날 때, 거칠게 비좁아져 있던 세상이 점차로 확장되어 간다. 그렇게 그제고즈는 성장하고, 그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동시에 그제고즈를 둘러싼 주변에도 성장에 뒤따르는 기쁨과 슬픔이 있다는 점까지 세심하게 포착한다. 만남은 일방적일 수 없으므로.
사람만 만나는 것은 아니다. 그제고즈에게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은 피아노와의 만남이다. 그동안 닿지 않았던 세상이 음악의 파동으로 열린다. 감지하지 못했던 파동을 처음 느낀 이후, 세상은 이전과 다른 곳이 되고, 청각 보조 기구에 대한 만남과도 맞닿는다. 어떤 조우는 세상을 바꾸어 놓는다. 그렇게 달라진 마음은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새로운 세상에서 만나
그제고즈의 피아노처럼 어떤 음악이, 어떤 영화가, 어떤 순간이, 우리에게 그러할 것이다. 가끔 새로운 음악을 들었는데 너무 좋아서 황홀해지는 순간, 무심코 본 영화가 마음에 들어와서 나를 바꿔 놓고 마는 순간. 그래서 음악을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한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 다정하게 새로운 힘을 건네 주니까. 내가 보고 듣고 알았던 세상 바깥으로 나를 이어주는 힘, 선명하다 생각했던 경계를 지워내고 그 바깥으로 걸음을 뗄 수 있게 이끄는 힘을.
가슴이 두근거린다. 제천에서 당신은 어떤 음악을, 어떤 영화를, 어떤 순간을 조우하게 될까? 알 수 없지만 다만 그 순간이 그제고즈와 <월광 소나타>의 만남처럼 아름답게 빛난다면 참 좋겠다. 이 영화를 끝까지 본 당신이라면, 이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 기원인지 눈치챌 것이다. 삶이라는 여정에서 이 짧은 만남이 어떤 흔적을 남길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제천을 즐기는 당신의 마음에 새로운 힘이, 달처럼 두둥실 차오르기를.
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상영시간표
상영 시간
장소
CODE
2022-08-11 19:00
의림지무대
1
2022-08-14 17:00
CGV 제천 1관
324
2022-08-15 10:30
CGV 제천 1관
403
* 글 : 선이정
* 해당 글의 원글는 "선이정"님 브런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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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입니다만
영화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말하게 되는 부분인데 픽션을 볼 때에는 어느 정도 해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미나리>를 보고서 '우리의 뿌리는 소박하지만 위대했다' 같은 결론을 내린다던가, 결국 제이콥과 모니카가 같이 잘 살았을까 같은 해피엔딩을 유추한다던가, 냉전 시대에 대학을 다녔던 베이비부머들처럼 '부모님들이 저렇게 고생해서 우릴 키웠다'라고 눈물을 훔친다던가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런 감상들을 느낄 수야 있겠으나 어느 정도 영화를 꽤 많이 봐 온 일정 나이 이상의 성인이라면 그런 개인적 감상과 영화가 보편적으로 가지는 상징성에 대해 분리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요즘의 픽션들의 트렌드인 것 같기도 한데, <미나리> 또한 어떤 특정 페이소스를 자아내기 위한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그저 개인적인 역사의 이야기를 사뭇 건조하게 느껴질 정도로 묘사한다. 그 가운데에서 인물들이 겪는 감정의 격동은 있지만 그것이 어떤 영향과 의미를 가졌는지 작품 속에서 굳이 풀어서 설명해 주지 않는다.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이 영화를 보고 거진 "심심하게 끝났다" 혹은 "결말이 의아했다" 같은 평을 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이민자들에게는 좀 더 감정적으로 건드려지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 입장이 아니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사실 한국인의 입장에서 영화에서 가장 거슬리는 것은 자뭇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서사가 아니라 스티븐 연의 연기다. 윤여정과 한예리가 정말로 미국에 정착한 한국인의 연기로 관객을 몰입시키는 반면 스티븐 연의 한국어는 그냥 교포 말투 그 자체다. 정이삭 감독의 묘사와 연출이 얼마나 정확하냐면, 그렇게 어눌한 번역투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스티븐 연의 연기를 통해서도 땅과 자기 일(그니까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사업 그 자체)에 집착하며 개인적 만족과 자아실현을, 자신이 꾸려놓은 가정보다 우선시하는 답 없는 구시대 한국 아버지의 모습을 너무 정확하게 전달했다는 점이다. 제이콥의 모습을 보며 사업 트라우마에 시달린 한국 가정 구성원들이 아마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나리>는 굉장히 한국 문화의 일종의 헤리티지를 예리하게 담아낸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노릇을 하는 제이콥의 모습 외에도 외할머니가 자기의 집으로 데려가거나 혹은 아예 딸의 집에 와서 손주들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보편화된 보육 형식인 나라도 아마 한국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가부장적인 문화적 습성 때문에 한국에서는 부계 쪽 조부모들은 어떤 집안의 문화나 재산을 물려주는 존재로 인식되고 모계 쪽 조부모들은 보육이나 가사 등 좀 더 노동에 가까운 자원을 제공해 주는 조력자로 인식되곤 한다. 흔히 '헤리티지'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그래서 어떤 가풍이나 그의 뼈대가 된 재산과 성씨를 물려받은 집안의 이야기를 주로 한다. 거기서 좀 더 나아가면 외가댁은 이런 집이었다, 정도에 대해 이야기하곤 하는데 사실 따져 보면 외할머니가 어릴 때 키워준 사람들 손 들어 보라고 하면 최소 10명 중 4명은 손 들지 않을까 싶은 한국에서 정말로 가족의 헤리티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외할머니를 포함한 모계 조상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켄 리우의 소설집 <종이 호랑이>는 <미나리>에 비해 좀 더 '아시아적'인 서사와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어려서 효도하지 않던 아들이 엄마가 돌아가신 후 후회막심에 눈물 흘린다는 전래 동화는 유치원 때부터 동양인들이 지겹게 들어오던 것이다. 어쩌면 그 전래동화의 21세기 형 리메이크려나. <종이 호랑이> 뒤로 이어지는 수 많은 단편들에서도 비슷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중화권 문화에 기반한, 완전한 당사자의 입장(authentic)보다는 이민자가 느끼는 몇 다리 건넌 자신의 뿌리에 대한 인식을 묘사한다.
판데믹 시대에 아시안(이라는 단어로 하나로 묶이는 것도 어불성설이지만)에 대한 인종차별 정도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원래부터도 꾸준히 이야기돼 왔던 것이지만 자극적 사건이 터져야만 주목하는 대중들의 성격 상 2020년~2021년이 기점으로 느껴진다. <기생충>과 <미나리> 같은 영화들이 미국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것도 그렇다. 그들은 무엇이 '아시안 헤리티지'를 대변하고, 그것이 결국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사실 '아시안 헤리티지'란 것은 그 단어를 사용하는데서부터 메타적으로 차별성이 들어있는 것이다. 1 세계에서 아시안이라는 단어에 코카서스인인 인도, 중동 사람들까지 포함해 부른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다.
백인들을 대상으로 아시안들은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 정답은 '아무것도'다. 꼭 아카데미를 타지 않아도(나도 <기생충> 재밌게 봤음, 쿨병 걸린 매국노 아님) 그래미를 수상하지 않아도(BTS 좋아함 다이너마이트 완창 가능), 그러니까 "꼭 K-문화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지 않아도" 누구든 자신의 이야기를 할 권리가 있다. <벌새>가 영화사에 남을 위대한 페미니즘 서사였던 것처럼,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집단의 영혼을 대변할 수 있다. 아카데미와 그래미가 아니더라도, 논밭에 집착하는 한국 아버지와 마사지샵에서 일하는 한국 어머니도 문화의 일부고 집단의 속성을 대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대변은 그 누구도 설득할 필요가 없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그냥 존재일 뿐 타인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미국이나 유럽에 사는 아시안들에게 해당되는 말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살아가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들 및 다른 여타 소수자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물론 윤여정 배우님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다면 한국인 여성으로서 기분은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나리가 아카데미 무관으로 끝난다 하더라도 전혀 상관없고 아쉬울 것도 없다. 애초에 백인 할아버지들이 만든 시상식이 영화계를 과잉 대표한다는 문제의식 자체도 정론이 된 지 오래인데, 한국인들의 귀염둥이이자 아시안 스피릿의 수호자가 된 봉준호 감독도 오스카는 로컬이라고 단언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수상 결과에 기뻐하거나 화를 내기보다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총에 맞거나 평생을 더 가난하게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몇 억 명인 세상에서 우리가 그들과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으로서 오늘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고민해 보는 것이 더 세상을 바꾸는 데에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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