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4-02-29 23:00:30
이렇게 귀여운 약초 오타쿠라니
약사의 혼잣말
간만에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생겼다. 나는 소위 말해 머글이기 때문에 매니악한 애니는 보지 않는다. 그냥 관심이 안 간다. 오히려 소소한 애니만 보는 편인데, 넷플릭스를 표류하다가 세상 귀여운 애니를 발견했다. 뭐, 워낙 나는 늦박을 타는 인간이라 이걸 왜 이제 알았을까 싶었다. 뭔가 맘편히,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스무스하게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이다. 물론, 추리부터 살인까지 서스펜스가 있지만 주인공이 너무 귀여운 점이 더 와닿는다.
주인공은 유곽에서 약사로 일하는 마오마오. 양아버지가 유곽의 약사라서 그녀도 녹청관이라는 기생집에 드나들며 약사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수많은 약에 대한 실험을 하기도 하고 사람을 치료하면서 일종의 과학자 같은 성향의 여자라고나 할까. 여자로 태어나면 남자의 사랑을 받는 게 당연한 시대에서 그녀는 그저 약사로서의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약초를 캐러 돌아다니는 게 더 좋다. 그러니 후궁으로 팔려가서도 절세미남 진시를 보고서도 역겨워하는 것이겠지. 이 캐릭터의 성격이 너무 호감이었다. 픽션이라서 가능한 일이겠지만 모든 일을 척척 잘 해내는 점도 참 부러운 지점이었다. 하지만 너무 만능이기도 하고 추리의 과정에 추측에 기반하는 것이라 추리의 과정이 오, 그럴듯하다는 느낌까지 들진 않는다. 말하자면 추리 과정을 견고히 쌓지는 않은 서사라는 것이다. 그저 주인공이 귀엽고, 호감이니 계속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꾸준히 새로운 캐릭터들의 매력이 보여서 그 점도 질리지 않고 보게 되는 매력이다.
궁궐의 절세미남이자 환관인 진시도 흥미로운 인물이다. 하지만 조금 억지스러운 설정도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가 될 테니 말은 안하겠지만 진시의 존재가 뭐랄까 현실적이지 못한 설정을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아직 수면위로 올라오진 않았지만 진시의 출생의 비밀이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은데, 그 과정이 너무 읭스러운 감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뭐, 흥미진진한 서사를 위해서라고 한다면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아직 완결이 난 작품은 아니라서 나의 글이 그저 '오, 이런 것도 있었어?'라며 누군가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면 그거면 됐다. 혹시라도 부담없이 볼만한 애니메이션이 취향이시라면 넷플릭스로 ㄱㄱ 해보기시를 바란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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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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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나이브스 아웃2>, 12월 23일 공개
ⓒ 넷플릭스
2019년 개봉한 추리 스릴러 <나이브스 아웃>의 후속편이 넷플릭스에서 오는 12월 23일에 공개된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억만장자의 ‘살인 사건 게임’이 예고된 그리스 외딴섬에
초대되지 않은 뜻밖의 손님 브누아 블랑이 나타나 진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리하는 영화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부국제 오픈시네마 첫 상영작 선정
ⓒ 네이버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그간 부산국제영화제가 거리두기와 인원 제한 등으로
정상 개최할 수 없었던 ‘오픈 시네마’의 첫 상영작으로 선정되었다. 영화는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이 어느 날 자신이 멀티버스를 통해 세상을 구원할 주인공임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정재, 스타워즈 주연 발탁
ⓒ 아티스트컴퍼니
배우 이정재가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화 내용과 이정재가 맡은 캐릭터 등에 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공조2: 인터내셔날>, 개봉 첫 주 260만 관객 돌파
ⓒ 네이버 영화
유쾌하면서도 압도적인 볼거리로 호평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공조2: 인터내셔날>이 개봉 첫 주에
누적 관객수 260만 명을 돌파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극장가를 완전히 점령했다.
해외
<썬더볼츠>, 플로렌스 퓨·세바스찬 스탠 주연 확정
ⓒ 마블 인스타그램
10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D23 엑스포에서 케빈 파이기는 <썬더볼츠>의 캐스팅을 발표했습니다.
블랙 위도우 역의 플로렌스 퓨, 윈터 솔져 역의 세바스찬 스탠, 레드 가디언 역의 데이비드 하버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영화는 내년에 촬영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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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키 17> 봉준호의 자화상, 영화적 선언
Bong Joon Ho · <Mickey 17>(2005) · 137min
"나를 왜 구해준거야?“ 마마크리퍼 에게 묻는 복제인간 미키. 눈보라치는 이 부조리한 세상에 우리가 아무 이유없이 반짝하고 태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미키는 블랙스톤이 실린 트럭에 나란히 타고 본부로 복귀한다) 그냥 돌덩이일 뿐인 블랙스톤에 위대한 업적을 새기려는 마샬처럼. 이렇듯 인간이라는 무의미한 생체기계안에 의미를 새기는 것은 바로 우리 스스로다.
‘생명은 수태되는 순간 시작하는가, 출생하는 순간 시작하는가, 아니면 그 사이 어느 시점에서 시작하는가…, 칼라하리 사막의 쿵족과 북극의 이누이트 집단에 따르면, 인간의 생명은 이름이 지어진 뒤에야 시작한다.’(호모데우스 p.271)
일관된 메세지를 담는 봉준호의 영화들. 미키가 계속 죽고 다시 태어나도 자기 자신의 기억을 유지하는 것 처럼 봉준호의 영화도 계속 새로워지지만 본질은 유지되는 것은, 복제인간 미키라는 설정으로 하여금 <미키17>을 그의 자전적 영화로 집대성하기 위해서다.
”너도 나랑 같은 사람이라는 거지“ 라는 마샬의 냉소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던 ‘미키18’은 머뭇거리지만, 끝내 다른 미키들과는 달리 자폭하며 스스로 목숨을 내던진다. 어쩌면 <미키17>에서 냉소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을 가진 ‘미키18’의 희생은 이 영화가 대중성과 특유의 메세지 전달방식간의 충돌을 의식한 설정일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미키17>이 그의 8번째 영화이기 때문이다. 원작인 [미키7]의 제목을 10번 더 죽여 <미키17>로 변경한 것에 대해 봉준호는 “미키를 7번 죽이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고 답하였는데, 은유적 거리감을 두며 동시에 그의 영화적 생명력과 지속성을 강조한 일종의 영화적 선언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의 영화가 기대된다)
가만히 보고있자면, <미키17>에서는 거슬릴정도로 카메라에 대한 직,간접적 은유가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어린시절 차에서 누른 빨간버튼, 동그랗게 고인 피(그리고 소스), 자폭버튼같은 것들은 마치 카메라의 빨간 녹화버튼 처럼 보인다.
영화 속 자동차 안의 5살 미키는 그의 인생에서 빨간버튼을 누르기로 했다. 봉준호는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로 한 것 이다. 그 순간, 아름다운 햇살과 따스한 어머니의 품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부조리한 사회와 기괴한 생체기계들에 의해 돌아가는 세상일 뿐이다. 그것이 바로 감상주의와 이데올로기로의 탈피다. 먹음직한 식탁 위, 크리퍼의 꼬리를 갈아 만든 선홍빛 소스의 달콤한 맛을 치우고 우리 앞에 남은 것은 익히지 않은 날것의 배양육 스테이크라는 것 이다.
영화가 아닌 실재는 어떤 모양인가?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극장에 앉은 지금은 영화를 통해서다. 전기톱으로 신체를 자르는 스너프필름은 32k카메라로 선명히 담으려는 티모와는 다르게 본부 밖을 향하는 감시카메라는 놀라우리만치 흐릿하며 좋지 않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설계된 본부 안에서 우리는 세상을 온전하고 바르게 보고 있는 걸까?
인류가 갈고닦아 온 우리의 뛰어난 기술력은 괴물 크리퍼와 대화까지 가능한 통역기를 발명할 수 있었다. 비록 아직 테스트 단계지만 말이다. 과학자 도로시가 개발한 이 통역기는 봉준호가 제시하는 과학윤리의 방향성이 아닐까.
이미 폐허가 되가고 있는 지구를 떠나 니플하임으로 향하는 광막하고 무한한 우주를 떠도는 인류는 무사히 도착하기 위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행복한 세상을 꿈꾸기 위해 우리는 우주선을 만들었던 것 이다. 영화는, 빠르게 목적지로 도달하기 위해 거슬리는 것들은 모두 거세해야 하는 것 만이 과연 정답일까 하는 질문을 고스란히 남긴다. 성공적인 테라포밍 후 그 뒤엔? 또 다른 행성으로 향하는 새로운 우주선을 개발하는 무한한 굴레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미키는 모든 소동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으스스한 꿈을 꾼다. 바닥과 일파 마샬의 손바닥 위 동그랗게 고이는 붉은 선혈, 스스로 재프린팅 되는 마샬의 몸. 빨간 점, 즉 피가 강조되는 이유는 왜일까. 기계적인 것과 유기적인 것 사이의 모호한 경계. 인간의 자아와 경계를 넘어서서 위협을 가하는 미래에 대한 공포일까. 더 이상 AI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인공지능 'HAL 9000' 의 기계장치로만 볼 수 없을 것이다.
죽어가는, 그저 복제인간일 뿐인 미키를 품에 껴안고 진심으로 슬퍼하는 ’나샤‘처럼, 과거에 사라져간, 앞으로 태어날,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세상 모든 익스펜더블을 위해, 크리퍼와의 공존을 위해, 인류를 위해 우리는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미키17>은 사랑영화인 것이다.
‘희망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해 가야할 곳은 어디인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매끄러운 공이 평평한 바닥을 굴러가듯(장르적 쾌감) 부드럽진 않아도 네모난 기계가 울퉁불퉁한 계단을 올라가듯 (영화 내 잠깐동안 후경에 이 모습이 실제로 보인다) 기계처럼 정교하게 잘 짜여진 이 영화는, 대중의 시선과 세상의 부조리함에 맞서는 봉준호의 강렬한 소신과 따듯한 온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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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브리 정주행 특집 ①] 귀를 기울이면 (Whisper of the Heart, 1995)
- 지브리 정주행 특집 첫번째 영화 -
"컨트리 로드, 이 길이 고향으로 이어진다 해도
나는 가지 않아. 갈 수도 없지"
귀를 기울이면, 1995
우리들의 꿈과 사랑의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
지브리가 보여주는 그 시절 몽글몽글한 첫사랑의 기억!
<귀를 기울이면>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SYNOPSIS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중학생 시즈쿠는 어느 날 도서카드에서 '아마사와 세이지'라는 낯익은 이름을 발견한다. 요 며칠간 빌려 본 책들의 도서카드를 전부 확인해 본 시즈쿠는 세이지가 매번 자신보다 먼저 책을 빌려간 소년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세이지라는 인물에 대해 '그는 어떤 아이일까?' 혼자 상상하며 호기심을 갖는다.
한편,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아버지의 도시락을 배달하러 지하철에 오른 시즈쿠는 혼자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고양이를 보게 된다.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고양이를 따라간 시즈쿠는 처음 보는 마을, 신비롭게 생긴 골동품 가게에 들어간다. 그 골동품 가게의 자상한 주인 할아버지를 만난 시즈쿠는 할아버지의 손자가 다름 아닌 세이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세이지는 바이올린 장인이라는 확고한 꿈을 가지고 이탈리아 유학까지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도전적이고,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소년이었다. 시즈쿠는 자신의 꿈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세이지의 모습에 호감을 느끼고, 또 한편으로는 그의 그런 모습에 자극을 받아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작가로서의 꿈에 한 걸음 도전하기 시작한다.
▶ REVIEW
1. 90년대의 일상과 아날로그적인 감성
지브리 영화를 꽤 보긴 했지만, 주로 누구나 알만한 판타지 위주의 작품들만 보아온 나로서는 이런 일상물이 생소하면서도 새롭게 느껴졌다. 사랑과 꿈에 대한 성장을 다루었으며, 일본의 서민적인 가정집 모습과 학교생활, 그리고 90년대 작품인만큼 아날로그적인 감성 충만한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도서카드를 보면서 영화 <러브레터> 생각이 많이 났는데, 다른 작품 어딘가에서도 본 듯 한 걸 보니 일본에서는 흔한 소재인가보다. 일본 여행 갔을 때 현금을 쓰면서 느낀 거지만 나는 이렇게 너무 빠르게 흘러가지 않는 모습들이 오히려 좋더라.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히 좋아할 작품! 주인공도 지금까지 지브리 작품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귀엽다.
2. Take Me Home, Country Road
영화를 다 보고나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Country road~
세이지의 바이올린 연주와 시즈쿠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작품 내에서도 단연 꼽게 되는 명장면인데, 시즈쿠가 작사한 노래 가사가 너무 좋다.
「 홀로됨을 두려워하지 않고
힘내서 살기로 꿈을 정했네
외로움을 억누르고
강한 자신을 지켜 나가자
컨트리 로드, 이 길을 계속 걸어가면
고향으로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컨트리 로드
아무리 외롭더라도
절대 눈물은 보이지 말자
마음이 급한 건지
발걸음이 빨라지네
추억을 지우기 위해
컨트리 로드, 이 길이 고향으로 이어진다 해도
나는 가지 않아
갈 수도 없지
컨트리 로드, 내일이 와도
변함없이 나는 나
가고 싶지만, 갈 수가 없네
안녕, 컨트리 로드 」
3. 오하요!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귀여웠던 장면!
친구였던 스기무라의 당황스러운 고백에 시즈쿠가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거절한 뒤, 등교길에 어색하게 만나 인사를 건네는 장면이다. 일본어로 "오하요(안녕)!" 하는 두 사람의 딱딱한 입모양이 포인트다 ㅋㅋㅋㅋ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꼭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장면을 놓치지 마시길!
4. 꿈을 찾는 사람에게, 길을 잃은 사람에게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그리고 꼭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시작과 도전이, 꿈을 꾼다는 자체가 얼마나 빛나고 의미있는 일인지 말해주는 영화. 조금 부족하면 어때? 너무나 당연한 과정인데! '이 작품을 10대 때 봤으면 좋았겠다'는 네이버 평점이 너무나 와닿았다. 처음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사람들, 아직 길을 찾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길을 준비하려는 사람들 모두에게 위로가 될 것 같다. 일본 애니를 통해 꿈꾸고 위로받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지브리에서 이렇게 직접적으로 '꿈'과 '위로'를 다룬 건 처음이라서 더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5. 우리들의 세이지는 누구일까?
사람들은 누구든 그들의 성장에 꼭 필요한 사건들을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든 반드시 경험하고 지나간다고 생각한다 나의 세이지는 누구였는지, 그 시절 나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무엇에 분해하고 또 무엇에 열광했으며 나의 어떤 미래 모습을 그리고 원했었는지 하나하나 대입해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 시절의 나는 시즈쿠보단 세이지에 가까웠다. 꿈과 목표가 명확했고, 친구들은 그런 나를 보며 확실한 꿈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나는 그 시절 꾸었던 꿈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어왔고, 지금은 잠시 멈춰서서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변하는 것처럼 꿈도 변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닐까? 충실한 현재에 사는 것이 후회없는 과거와 미래를 만드는 길이라고 믿는다.
▶ BEST QUOTES
1.
- 둘이 사랑하는 사인가요?
- 사랑하지만 사는 세계가 달라. 남자는 드워프의 왕이거든.
여자는 12시 종이 울릴 때만 양에서 원래대로 돌아온단다.
그래도 왕은 매시간 나탄서 공주를 기다린단다.
이 시계를 만든 장인이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했겠지.
2.
- 이대로 단숨에 탑을 넘자
- 저렇게 높은데?
- 가까이 있는 것은 작게, 멀리 있는 것은 크게 보이는 법이지
3.
너도 귀엽진 않구나. 나랑 똑같아.
왜 변하는 걸까?
나도 전엔 밝고 귀여운 애였는데
이젠 책을 봐도 예전처럼 설레지 않아
머릿 속에서 누가 항상 현실은 다르다고 말해
우울한 일이지?
4.
남들과 다른 방식의 삶이란 그만큼 어려운 거란다.
무엇이 일어나도 누구의 탓도 할 수 없으니까.
5.
- 시즈쿠, 다 읽었다. 고맙다. 아주 고마워.
- 거짓말! 솔직히 말해 주세요. 원하는만큼 못 썼어요.
뒷 부분은 엉망이고요. 저도 알아요.
- 그래, 거칠고 덜 다듬어진 게 세이지의 바이올린 같더구나.
시즈쿠의 원석을 보게 돼서 기뻤다.
수고했다. 넌 멋진 아이야.
서두를 필요 없다. 천천히 다듬어가렴.
6.
널 빨리 보고 싶었어.
속으로 네 이름을 불렀거든
'시즈쿠!' 하고.
그랬더니 정말 네가 나타난거야.
우리들 정말 굉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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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함없는 20년 지기 영국 누나의 사랑학개론
역시 이 누나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좋아할 수밖에. 2000년대 초반에 만났을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20여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젠 두 아이의 엄마이자 50줄에 접어든 브리짓 존스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스럽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었던 브리짓 존스의 변함없는 매력을 전하는 동시에 조금 더 성숙해진 사랑의 개념을 그녀의 에피소드를 통해 전한다. 1편부터 그녀와 함께 걸어온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는 그 자체로 반가운 작품이다. 그것도 눈물 나게.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의 아침은 전쟁터다. 이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을 등교시켜야 하는 그녀는 매일 이 쉽지 않은 일을 해낸다. 몇 년 전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남편 마크 다시(콜린 퍼스)가 이었으면 더 수월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녀는 현실을 마주하며 특유의 웃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텨간다. 그러던 어느 날, 브리짓은 이렇게는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다이어리를 다시 쓰고, 방송국에 취직해 일을 한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도 시작한다. 그것도 20대 꽃미남 록스터(리오 우달)과의 열정적인 사랑을. 더 나아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동년배 교사 스콧(추이텔 에지오포)과도 점점 가까운 사이가 된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가 30대 여성의 현실을 보여준 것처럼, 네 번째 시리즈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극 중 브리짓 존스의 나이에 맞게 50대 여성들의 현실을 조명한다. 예전처럼 그녀는 불투명한 미래와 진정한 사랑 찾기에 상처받고, 외로워하며, 이를 술과 애정하는 친구들과의 수다로 풀지 않는다. 나이를 먹었고,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입장이며, 사별의 아픔도 가슴 속에 남아 있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고, 예전처럼 당당함과 용기도 줄어들었다.
50대라면 충분히 공감대를 살 이야기를 전반부에 뿌린 영화는 이를 발판 삼아 20대 남자와의 불같은 사랑으로 환기한다. 현실에서 쉽게 이뤄질 수 없는 판타지이지만, 브리짓은 이 잊고 지냈던 뜨거운 감정으로 점점 화사하게 빛난다. 그리고 우중충했던 과거의 삶과 안녕을 고한다. 중요한 건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는 열병과도 같은 이성과의 사랑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그 범위를 확장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조금은 성숙해진 브리짓처럼 영화 또한 시리즈의 중심축인 ‘사랑’의 개념을 확장하고 성숙한 시선으로 표현한다. 사는 환경이 변했고, 위치가 달라졌고, 더 챙겨야 하는 이들이 많아진 브리짓 존스의 중요한 선택들은 전작들보다 현실적이고, 그 자체로 공감대를 갖는다. 이를 통해 동년배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얻는다. 어쩌면 이 부분이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 주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이번 영화는 단순히 추억 팔이에만 무게 중심을 둔 작품은 아니다. 중년여성으로서 갖는 고민과 두려움을 충분히 들려주고, 이를 조금씩 타파해 가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브리짓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전작들에 비해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나열되어 이어진다는 점에서 짜임새는 헐겁다.
이런 단점에도 이 영화가 사랑스러운 이유의 8할은 르네 젤위거에서 나온다.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는 기분 좋게 만드는 그의 모습은 이 영화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해맑은 눈웃음만 봐도 마음을 열리게 하는 그 마법 같은 순간이 계속 이어지는데, 순간 20여 년전 처음 만났던 그때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나이가 들어도 엄마가 되어도 2%, 아니 20% 부족하지만, 여전히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이 캐릭터는 르네 젤위거만이 연기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이런 모습을 조금 더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예전에 입었던 파자마와 음악, 상황 등을 만든 제작진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다니엘 역에 휴 그랜트를 비롯해, 시리즈에 출연했던 다수의 배우가 등장하는데, 너무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처럼 그리 반가울 수 없다. 특히 르네 젤위거와 마찬가지로 다니엘 역을 맡은 휴 그랜트 또한 그 매력이 변함없다. 그 또한 세월을 비껴갈 수 없었지만, 과거 다니엘의 미워할 수 없는 바람둥이 매력은 그대로 선보인다.
영화는 브리짓 존스와 함께 늙어가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겠지만,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2~30대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건 사실이다. 전작에 나왔던 명장면을 패러디하고 주요 아이템을 오버랩시키는 등 팬들만이 아는 즐길 구석이 의외로 많다. 만약 이 영화를 심드렁하게 봤다면 집에서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꼭 한 번 보기 바란다. 50대의 브리짓도 20년전에는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실패를 경험하고 용기를 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변함없이 사랑스럽다는 것도. 제2의 인생을 위해 오늘도 웃는 브리짓을 응원한다. 영원히~덧붙이는말: 쿠키는 없다. 하지만 엔딩크레딧과 함께 전 시리즈의 스틸이 화면을 수놓는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브리짓 존스와 마크 다시, 다니엘, 그리고 지금도 이 영화 안에서 숨 쉬고 있는 모든 인물의 모습은 그 자체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눈물 나는 감동도 전한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손수건은 필수니 꼭 가져가길 바란다.
사진 제공: 유니버셜 픽쳐스
평점: 3.0 / 5.0
한줄평: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좋은 영국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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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고괴담 리부트: 모교 - 잘 안 섞인 비빔밥
작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기존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었다. 바로 코로나 때문이다. 상영 한번 당 관객 50명이라는 숫자는 사실상 모든 상영작이 전석 매진되는 광경을 불러왔다. 이 중에 특히 "여고괴담 리부트: 모교"는 그 해 개막작인데다가 여고괴담 간만의 신작이라는 이유로 티켓 구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필자는 운좋게 취소표를 구해 관람했는데, 개인 SNS에 영화 티켓 인증을 올리자 몇몇 사람들이 DM으로 영화가 어땠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만큼 사람들이 이 영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매력적인 요소들은 많은 영화다. 먼저 한국 공포영화의 대표적인 시리즈인 여고괴담의 간만의 신작이라는 점과, 학교라는 여전히 흥미로운 공간, 그리고 세대가 바뀌면서 새로운 특색을 보이는 캐릭터(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 그리고 스포일러라 정확히 언급은 안 하겠지만(GV 당시 감독도 되도록 언급하지 말아달라함) 시대의 아픔을 담아냈다는 점까지. 다만 문제는 이 흥미로운 요소들이 잘 섞이지 않는다. 마치 단편을 보는 것 마냥, 이 좋은 요소들이 좋기는 한데 갑자기? 라는 물음이 나온다. 그리고 필자가 공포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공포도도 크게 높지 않았다. 일부 갑툭튀나 그로테스크 요소나 일부 연출은 괜찮았지만, 특별히 이 영화만의 뛰어난 공포 포인트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최근 한국 공포영화들이 대부분 굉장히 실망스럽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비교적 그럭저럭 볼만하다. GV 당시 씨네2000 대표님도 참석하셨는데, 그 당시 언질에 따르면 여고괴담을 10편까지도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 퀄리티라면 절대 불가능할 것이다. 기존의 여고괴담 시리즈 팬덤을 '적당히' 만족시켜줄 뿐, 새로운 팬덤과 일반적인 공포영화 매니아들을 사로잡기는 매우 어려워보인다. 그래도 한국 공포영화가 답이 없는 '처참' 수준까지는 아니구나 라는 희망을 주기는 하는 영화라는 평 밖에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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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통이라는 꿈
* 이 글은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 참석한 시사회를 보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스포일러 포함
성장통이라는 꿈
‘우리 그때 참 좋았었는데……’
렌코에게 엄마(나즈나)와 아빠(켄이치)와 함께 한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갑자기 아빠가 집을 나가고, 엄마는 둘만의 규칙을 만들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지만 렌코는 이 변화가 싫다. 왜 예전처럼 지내면 안되는 거야?
렌코는 달린다. 자전거를 끌고 힘들게 올라 온 오르막길을 뛰어 내려가고, 엄마와 선생을 피해 달리고, 렌코를 발견한 아빠를 피해 또 달린다. 렌코가 달리는 이유는 변화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이다.
렌코는 변화를 막기 위해 시위를 계획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나즈나가 일찍 집에 돌아오면서 계획이 틀어진다. 렌코를 잡으려하는 나즈나를 피해 화장실로 도망쳐 문을 잠근다. 소식을 듣고 켄이치가 집으로 온다. 이때 렌코의 상태를 두고 둘 사이 말싸움이 오간다.
나즈나는 켄이치와의 생활에서 존중받지 못했다. 그녀는 피를 보면서까지 유리창을 깨뜨리며 울부짓는다. 렌코는 이유를 직접적으로 듣지 못했지만 엄마와 아빠 사이 발생한 균열을 확실히 목격한다.
렌코의 시위 이후 나즈나와 켄이치는 일주일에 한 번 셋이 모이는 식사 자리를 마련하기로 한다. 둘의 관계는 짧은 만남에서조차 평화롭지 않다. 과연 렌코의 가족은 화목했던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렌코는 나즈나의 허락을 받지 않고 예전에 셋이 놀러 갔던 펜션을 예약한다. 그리고 그곳에 켄이치를 부른다. 켄이치는 렌코를 이유로 재결합을 제안하지만 그때 렌코는 자리를 벗어나 도망친다.
이혼은 아이에게 혼란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또래집단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나이대에 따돌림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마땅한 가족의 형태는 없다. 부모도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진 하나의 개인이다. 나즈나는 이미 위태로울 정도로 손상된 상태다. 나즈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렌코는 깨닫는다. 나즈나와 켄이치의 균열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를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이 남아있다.
영화에서 ‘불’은 변화와 이별의 상징으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영화 초반 렌코는 불길 속에 타들어 가는 가족사진을 서둘러 꺼내 불을 끈다. 과거의 기억을 간직하고 싶은 렌코의 마음과 달리 렌코는 반복적으로 발화를 목격한다. 불에 타서 소실되는 영혼은 과거의 기억을 의미한다. 즉 영화는 렌코를 불 앞에 두어 과거의 기억을 떠나보내야 한다고 암시한다.
렌코는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기억하고 살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마지막으로 바닷가 근처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렌코는 꿈을 꾼다. 파도를 타고 무언가 불타오르며 떠내려온다. 그 옆에서 렌코가 엄마 아빠와 함께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다.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이 그곳에 있다. 모든 게 불에 타자 과거는 바다 저편으로 사라진다. 드디어 과거의 기억이 떠나갔다.
성장은 이사와 닮은 것도 같다. 과거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순간 변화를 맞이한다. 변화의 길목에는 새로운 시작이 있다. 렌코는 엄마와 새로운 둘만의 규칙을 만든다. 앞으로 둘이서 잘살아 보겠다는 다짐을 친구들 앞에서 당당하게 발표한다.
‘어디 가니?’
‘미래요.’
이제 렌코는 미래를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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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불호는 있어도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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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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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배드 가이즈 2> 메인 예고편
배드 가이즈 2 - 7월 30일 극장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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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D.P.> 티저 예고편
[2021년 8월 27일, 넷플릭스 공개]
탈영병을 잡는다. 이등병 준호에게 떨어진 새로운 임무.
그는 탈영병들을 추적하며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한다.
그릭 아무리 도망쳐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