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2-11 11:36:27
12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서울의 봄> 천만영화 합류할까? 690만명 돌파
개봉 20일째인 11일 오전 누적 관객 수 7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천만 영화를 향해가고 있는 <서울의 봄>이 개봉 3주차에도 150만여 명의 주말 관객 수를 끌어모으며 식을 줄 모르는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편<노량: 죽음의 바다>가 오는 20일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과연 오랜만에 붐비는 극장의 관객들을이어서 가져올수 있을까요?
개봉 3주 차를 맞이한 <서울의 봄>의 화력은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고 주말 관객 수 1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11일 누적관객 수 7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올해 두 번째 1000만 영화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6일 날 개봉한 <3일의 휴가>, <나폴레옹>이 <서울의 봄>을 꺾지 못하면서 나란히
2,3위를 차지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북미 공개 첫 주에 매출액 1000만 달러를
넘겼습니다. 일본에서 지난 7월 공개되어 약 754억원의 매출액을 벌어들였고, 국내에서는 지난 10월에
개봉하면서 199만명을 기록중입니다. 한편 영화 <트롤: 밴드 투게더>가 전 세계 13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하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위시>를 꺾고 흥행 반전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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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일차원적인 초상화 <스펜서>
영화 <재키>의 감독으로 알려진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다룬 <스펜서>로 2022년 3월 1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더욱이, 한국 기준 3월 28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될 예정인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해당 영화로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되면서 더욱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에 대한 언급은 비교적 조용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는 왕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찾기로 결심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새로운 이야기(출처 네이버)를 다룬다. 20살의 어린 나이에 13살 많은 찰스 왕세자와 결혼하여 15년 만에 이혼하고, 1년 뒤인 1997년 8월 36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많이들 알고 있다. 오히려 지금까지는 그녀의 ‘죽음’에 많은 초점을 두었지만 드디어 다이애나가 겪었던 ‘생’에 초점을 맞추는 영화가 나온 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화를 했다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영화화한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과 다른 내용을 선보일 예정이라면, 중요한 요소는 영화적 요소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그렇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연출의 포인트는 다이애나 스펜서의 ‘감정’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며칠 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왕실 밖의 점점 발전하는 카메라 렌즈를 든 파파라치들, 다이애나를 압박하는 왕실 내의 사람들, 다 드러난 외도를 지속하는 남편. 이 모든 상황으로 인해 다이애나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는 있지만 친절하지 않은 영화적 설명에 상황 파악만 남길 뿐 감정이입으로 넘어가기에는 아쉬운 연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틴은 열연을 펼친다. 지금까지 보이던 퇴폐미는 밝은 왕실의 분위기 속 그림자처럼 보이고 뭘 걸쳐도 힙하게 보이는 그녀의 스타일은 당시 왕실의 스타일을 잘 소화해내던 다이애나를 재현하기에는 충분했다. 다이애나의 분위기는 충분하게 느껴지지만, 다이애나가 놓인 상황 속 다이애나의 ‘반응’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이애나가 느꼈을 압박들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잔인한 갈등과 고통들이 영화에서는 더욱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영화적으로 풀어낼 때에는 더욱 섬세한 연출이 필요했다는 의견이다.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시기 또한 의문이다. 왕실에 합류하고 겪어온 연대기 속 다이애나의 고통이 아니라, 크리스마스라는 특정 일부 기간, 며칠 간의 이야기인데 영화를 보는 동안 그 이유에 대해 찾기 어려웠다.
다시 말해, 사실상 실화를 각색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토리텔링이 풍부한 상황이 전달된 것도 아니고 다이애나의 감정에 집중된 것도 아니고, 남은 것은 그저 다이애나의 재현이라는 의견이다.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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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을 차지하라. 영화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제작 : 미국,드라마 │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 올리비아 콜맨(앤 여왕), 엠마 스톤(에비게일), 레이첼 와이즈(사라)
등급 : 15세 관람가 │ 러닝타임 : 119분영화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은 18세기 영국 왕실의 이야기다. 유럽 중세, 근대의 시대극은 항상 나를 사로잡는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화려한 의복들(특히 드레스)이 가득하고, 궁정생활은 또 어찌나 신기하고 재밌는지. 게다가 제목을 보라. 왕의 여자도 아닌, 여왕의 여자다. 재밌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이야기임을 단박에 눈치챘다.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는 영화는, 1700년대의 영국 궁정을 배경으로 다룬다. 그 당시 영국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통합한 그레이트브리튼 왕국으로, '앤' 여왕이 즉위해 통치하고 있었다.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앤 여왕은 개인사가 눈물겹다. 어릴 때부터 나약했던 여왕은 젊은 시절부터 비만이 심각했고 통풍을 앓았다 한다. 18번의 임신 중 대부분은 유산하거나 사산했고, 나머지 출생한 자녀들도 10살이 되기 전 죽는 불행을 겪었다. 개인사가 너무 비극이라 그랬을지, 여왕은 근엄하고 리더십 있는 군주라고 보긴 힘든 모습이다. 늘 쉬고 싶어 하고, 변덕스럽고, 충동적이고, 아무튼 여러모로 군주감은 아닌 듯 보였다.
(앤 여왕과 그녀의 최측근 사라)
그런 여왕 앤의 곁에는 '사라'라는 인물이 있다. 어릴 적부터 앤 여왕의 소꿉친구였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몸이 약한 앤을 대신해 국정을 돌보는 인물이다. 그러다 보니 왕정은 사라가 실세가 된 섭정의 모습으로 흘러간다. 그러던 중 사라에게 한 인물이 찾아오는데. 사라의 먼 친척이자 몰락한 귀족인 '에비게일'이다. 알거지가 되어 뭐라도 일거리를 달라던 그녀는, 사라의 호감을 사 궁정의 하녀로 일하게 되는데.
그렇게 궁정생활을 시작한 '에비게일'이 자신을 가난에서 구제해준 사라를 따라 끝까지 신의를 지켰더라면 좋았겠지만. 얘기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우연히 여왕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앤 여왕과 사라가 밀애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에비게일. 그때 그녀의 머리에 야망의 스위치가 켜진 것이다. 그 이후, 에비게일은 작정하고 앤 여왕을 유혹하기에 이르고. 머지않아, 여왕의 침대에서 나체로 여왕과 끌어안고 자는 모습을 사라에게 들키고 만다. 서슬 퍼런 고의였음은 물론이다.
(여왕의 호감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에비게일)
앤 여왕을 곁에서 40년 가까이 보필한 사라의 마음은 어땠을까. 얼마나 큰 충격과 배신감에 휩싸였을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최고 권력자는 철저히 앤 여왕이며, 여왕 곁에 남을 수 있는 길은 에비게일과의 투쟁에서 이기는 법 밖에는 없었다. 그때부터 사라와 에비게일이, 남자도 아닌 여왕을 두고 치정극을 벌이기 시작한다. 실제로 셋의 관계가 성적인 부분까지 내포한 관계였는지까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왕의 신임을 얻기 위한 권력다툼 자체는 실화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치정극의 배경이 왕실이니 만큼, 이 싸움에 그저 왕의 애정 유무만이 작용했던 건 아니다. 영국의 중요한 역사적 배경이 중심에 있었다. 당시 영국은 네덜란드, 오스트리아와 동맹해 프랑스, 스페인과 전쟁 중이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두고 전쟁을 찬성하는 휘그당과, 화친과 평화를 주장하는 토리당이 존재했다. 문제는, 앤 여왕을 40년간 돌본 사라의 남편, '말버러 공작'이 이 전쟁에서 엄청난 공을 세운 인물이었다는 것. 그러다 보니 사라는 당연히 팔이 안으로 굽어 전쟁을 부추기는 쪽이었고,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던 앤 여왕과 점점 사이가 나빠졌다고 한다. 시종일관 이 문제로 부딪치는 사라에 비해 여왕님 편만을 들던 에비게일이, 여왕 입장에서 더 예뻤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까.
에비게일의 계략과 더불어 이런 에비게일에게 힘을 실어준 토리당이 결국 실세가 되면서, 사라는 결국 궁에서 쫓겨나고 만다. 영화에서는 세 여자의 암투극에 더 초점을 맞추었지만, 실제론 전쟁이라는 정치적 문제로 사라와 앤이 대립했던 것이 사라가 쫓겨난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흡사 조선의 한 역사가 떠오른다. 각각 서인과 남인을 등에 업고 왕 곁에서 싸우던 인현왕후와 장희빈 말이다. 조선이나 영국이나 궁정의 모습은 근본적으로 다 비슷했던 모양이다. 심각하고 지루할 수 있었던 역사의 한 부분을, 세 여자를 필두로 한 코믹 암투극으로 풀어냈기에 영화가 더 재밌게 느껴진 것 같다. 왕, 그것도 여자인 왕을 두고 싸우는 두 명의 여자라니.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신선한 이야기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그녀들은 과연 왕을 인간으로 사랑해보기는 했을까. 권력욕에 불타 있던 사라, 출세욕에 불타 있던 에비게일. 그들이 뚱뚱하고 변덕스럽고 무능한 여왕을 사랑했던 건, 단지 그녀가 왕관을 쓴 권력자였기 때문 아닐까. 그런 면에서 왕은, 왕관의 빛으로 유지되는 참 고독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18명의 아이를 잃고 그 상실감에 18마리의 토끼를 기르던 여왕 앤의 모습은, 왕이라기보단 그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었던 평범한 인간의 모습에 가까웠다. 그게 사라든 에비게일이든, 그녀는 진정한 친구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앤 여왕은 결국 비만으로 인한 여러 질병으로 일찍 죽었다. 죽기 직전에는 휠체어 없이는 이동도 못할 만큼 거동이 힘들었다고 전해진다. 반면 사라는? 궁에서 쫓겨나고도 84세까지 살았다고. 권력이 다 무엇이고, 그를 향한 암투가 다 무엇일까. 어떤 역사를 뒤져봐도 세상에 마냥 행복한 왕은 없고, 영원한 권력도 없는 것을.
영화가 끝난 뒤 나는 잠시 생각해보았다. 내가 에비게일이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내게도 일말의 출세욕 같은 게 모락모락 피어나, 나를 구제해준 친척 언니 사라를 제치고 왕의 사랑을 받고자 애썼을까. 음, 아닐 것 같다. 소심한 나는 일단 나를 구제해준 사라 언니를 위해 열심히 일했을 것이다. 공작부인인 사라 옆에만 잘 있었어도 남은 내 여생은 그럭저럭 괜찮았을 테니까. 내가 사라였다면 또 어땠을까. 나는 치정 싸움 그 멀리까지는 가지도 않고, 그저 앤 여왕의 말벗 정도로만 만족하며 살았을 것 같다. 여왕의 친구로만 있었어도 분명 편안히 살 수 있었을 테니까. 괜한 권력 욕심의 끝은 언제나 비극인 법, 절레절레 사양이다. 역사시간에 아무리 졸았어도 내 그쯤은 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역사는 그야말로 선택과 선택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라가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앤 여왕이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에비게일이 이렇게 했더라면. 모든 역사는 조금씩 다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역사는 재미있고, 늘 영화의 흥미진진한 소재거리가 되나 보다.
이 이야기는 20년 전에 이미 각본이 쓰여진 바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자 주인공이 무려 셋이나 되는 왕정 이야기를 아무도 영화화하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란티모스 감독이 이 각본을 보게 되면서 현재의 영화가 되었다고. 여자들 얘기가 얼마나 재밌는지 왜 옛사람들은 몰랐던 걸까. 적당한 풍자를 곁들인 이 여성들의 맛깔난 권력 찬탈 이야기는, 아마도 내가 본 궁정 영화 중 최고가 아닌가 싶은데 말이다. 이 각본을 알아본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혜안에 엄지를 치켜들어 본다.
글쓰는우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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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천만 찍고, 진실의 방으로~
<범죄도시4>가 천만 관객을 동원할 거라는 건 당연시되고 있다. 얼마나 빠른 시간안에 천만을 찍을 것인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 국내 액션프렌차이즈 영화로서 새로운 기록을 만들고 있는 <범죄도시4>는 마동석과 제작진이 생각한 대단한 기록을 찍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간과한 부분들이 변수로 작용하며, 시리즈의 매력을 딸어뜨린다. 영화의 단점을 아무리 얘기한다고 해도 아무런 타격이 없을 것이기에 부담을 내려놓고, 시작한다. 마석도 형사님! 일단 천만 찍고, 진실의 방으로~~
마약에 이어 도박이다. 마석도(마동석)와 광역수사대 동료 형사들은 필리핀에서 의문의 죽임을 당한 한 청년이 살해되는 사건을 접한다. 그의 죽음은 온라인 불법 도박 범죄 때문. 이 범죄의 중심에는 특수부대에서 퇴출당한 용병 출신 백창기(김무열)가 있다. 그는 경쟁사 온라인 불법 도박장이 생기기라도 하면 불도저처럼 밀고, 반항하는 이들은 모조리 제거하는 극악무도한 놈이다. 한국 IT 업계에서 신동으로 불렸던 장동철(이동휘)은 이런 백창기를 고용해 막대한 이윤을 얻고 있다. 그 이윤을 공정하게 나눠주면 좋으련만, 그럼 범죄자의 정체성에 혼란이 간다고 생각한 것 같은 장동철은 백창기에게 나중에 챙겨주겠다고 말 만한다. 참고 참고 또 참다 ‘참을 인’자 세 번 이상을 넘긴 백창기는 장동철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 온다. 그리고 마석도는 이들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다.
<범죄도시4>에서 관객들이 바라는 건 한 가지다. 마석도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빅펀치로 날리는 것! 영화는 이 간단하고도 명료한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묵직한 펀치를 날린다. 휘두른다고 다 된다면 좋으련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 적중률이 낮다. 적중률이 낮으니 묵직한 타격감이 주는 액션의 매력은 반감된다. <범죄도시4>를 본 이들이라면 기억에 남는 액션이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액션의 묵직함이 줄어든 건 이미 3편에서 예견된 바 있다. 이 때 마석도의 액션은 1, 2편과 달랐다. 공분을 살 정도의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를 준 장첸(윤계상), 강해상(손석구)은 공공의 적이고, 직간접적으로 마석도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해를 입힌 이들은 공항 화장실에서, 버스 안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비주얼적으로 확실한 액션 시퀀스를 자랑하는 이들 장면을 지금도 우리가 기억하는 건 두 빌런의 전사를 켜켜이 쌓았기 때문이다. 마석도의 주먹으로 이들을 심판해야 하는 당위성이 제공되었기 때문에 마지막 액션 장면은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다.
근데 3편에는 공분을 살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일부분이다. 밥그릇 싸움을 하는 부패 경찰과 야쿠자의 세력다툼이 빌런들의 주된 이야기인데, 관객들은 이들의 싸움에서 공분을 살 수 있는 포인트를 찾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마석도의 액션도 그 명분을 잃어버린 것처럼 헤맨다. 물론, 묵직한 주먹으로 캐비닛이 움푹 들어갈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지만, 금방 휘발되어 버린다. 그만큼 이전 시리즈에서 느꼈던 속 시원함도 반감된다.
4편에서는 이런 단점을 상쇄하는 그 무언가가 나올 거로 생각했다. 그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시리즈의 액션을 담당했던 허명행 무술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 안에서의 강한 임팩트를 살리는 액션 장인으로 정평이 나 있는 그였기에 3편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3편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액션은 별로 없다. 마지막 니킥을 날리는 마석도의 모습(액션 구성이 아니다.)만 기억될 뿐이다. 이는 3편의 단점을 상쇄하지 않고 그대로 답습한 문제에서 비롯된다. 역시 이번에도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 혈안이 된 빌런들의 싸움이 부각될 뿐, 공분을 사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부재하다. 극 초반 백창기에게 죽임을 당한 아들과 억울한 죽음을 꼭 파헤쳐달라는 그 엄마의 마지막 편지가 이를 대신하지만, 턱 없이 부족하다. 광역수사대 소속인 마석도가 사이버수사까지 하며 이들을 잡아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액션의 보는 맛을 떨어뜨린다. 응당 관객이 이해되어야 하는 부분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액션에만 치중된 질주에만 집중한 느낌이다.액션의 빈약함을 알아서인지 4편에서도 코미디 요소를 강조한다. 트레이드 마크인 마석도의 슬랩스틱과 말장난 코미디는 물론, 3편 초롱이(고규필)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는 장이수(박지환)의 코미디가 이어진다. 장이수의 고군분투가 빛을 발하는 지점은 인정하지만, 전체적으로 코미디 또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웃음 포인트는 기시감이 들고, 적중률도 많이 떨어진다.
액션 프랜차이즈 시리즈라는 점에서 편수가 거듭될수록 얻게 되는 어려움은 이해한다. 관객들이 좋아하는 액션, 코미디 등의 부분을 가져가야 하지만, 그에 따른 자기복제, 기시감 등의 비판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 결은 다르지만 <분노의 질주> 시리즈, 그리고 마블 시리즈도 이 매너리즘에 빠진 지 오래다. 이는 시리즈의 숙명으로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양적, 질적 차별화를 가져가야 하는 것도 시리즈의 숙명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매너리즘의 수렁에 빠졌다. 3편부터 이미 빠져 있는지 모르겠다. 만약 이 매너리즘을 갖고 다음 시리즈를 만든다면, 과연 극장에 갈 사람은 얼마나 될까? 시리즈의 팬들은 몰라도 필자는 가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총 8편으로 기획했다는 이 시리즈는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다행인 건 5편은 내년이 아닌 재정비 후 2026년에 개봉한다는 소식. 기존 잘 된 것만을 답습하기보단 단점을 명확히 바라보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더 나은 시리즈를 위해 모두 진실의 방으로 가길 바란다. 천만 관객 돌파를 자축하더라도 진실의 방에서 하길~~사진제공: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평점: 2.5 / 5.0
한줄평: 알고도 맞은 빅펀치! 다음편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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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데렐라를 꿈꿨던 또 다른 아노라에게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웃음과 슬픔이 뒤섞인 신데렐라 스토리
- 아노라와 이반 사이의 간격을 보여주는 장면들
- 계단과 엘리베이터의 의미
-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은 대 환장 공방전
- 엔딩 결말 해석
아노라 (Anora, 2024)
신데렐라를 꿈꿨던 또 다른 아노라에게
개봉일 : 2024.11.06.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드라마, 코미디,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 139분
감독 : 션 베이커
출연 : 미키 매드슨, 마크 아이델슈테인, 유리 보리소프, 카렌 카라굴리안, 바체 토브마시얀
개인적인 평점 : 4 / 5
쿠키 영상 : 없음
<아노라>는 진정한 사랑과 부를 꿈꿨던 여성 아노라의 이야기다. 아노라는 돈을 받고 잠깐의 사랑과 육체를 파는 성 노동자(스트리퍼)다. 그는 진심은 없지만 친절함은 가득한 말투와 아름다운 미모로 가게에 찾아온 남자 손님들을 홀려 돈을 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저분하고 천한 일이라 생각하는 직업이지만 아노라는 아무 불평 없이 그저 묵묵히 일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에 러시아어가 가능한 스트리퍼를 찾는 부자 손님이 나타나고 아노라는 사장의 손에 이끌려 테이블로 향한다. 이번엔 어떤 사람일까? 하는 기대보다 그냥 또 일이 생겼구나-싶은 딱딱한 마음으로 향한 한 테이블. 아노라는 그 테이블에서 지금껏 만난 이들과는 다른, 특별한 남자 이반을 만난다.
아노라에게 이반은 특별한 남자였다. 보통의 부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수준의 재력은 기본이고 아노라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것처럼 보였다. 첫 시작은 손님과 구매자였지만 이반은 아노라에게 쉴 틈 없이 사랑을 속삭이고 돈 한 푼 없어도 너랑 함께하면 행복할 것 같다는 프러포즈와 함께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선물한다.
이반의 프러포즈 이후 마음을 활짝 열게 된 아노라는 한순간에 밀려온 거대한 행복을 만끽한다. 그리고 이반을 진정한 사랑이자 자신의 인생에 찾아온 신분 상승 엘리베이터라 믿으며 온 마음을 다해 그를 붙잡는다.
하지만 아들의 결혼 소식을 알게 된 이반의 부모님이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하수인 3인방을 급파하고 이들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는 얼마 못가 위기를 맞이한다. 아노라는 그런 와중에도 우리의 사랑을 믿고 기대하지만 이반은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다. 혼자 남겨진 아노라는 하수인 3인방과 시끄러운 공방전을 벌인다.
웃음과 슬픔이 뒤섞인 신데렐라 스토리
열심히 살아도 신데렐라는 될 수 없다고, 사랑을 믿어도 그것이 모든 걸 다 해결해 주진 않는다고. 그저 나를 알고 나답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아노라>는 말한다. 이제 ‘누구나 행복한 신데렐라가 될 순 없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는 나이인데, 그럼에도 션 베이커 감독의 영화는 매번 내 가슴을 신랄하게 들쑤신다.
그래도 <아노라>가 좋았던 건 ‘나를 알고 나답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을 마냥 나쁘게 하고 있진 않다는 점이다. 아노라는 언제나 최대한 당당한 자세를 유지하고 적어도 한 명쯤은 그런 아노라를 존중한다. 션 베이커 감독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내내 그 한 명의 호의적인 시선으로 아노라를 바라보고 영화는 그것을 고스란히 담아내 스크린 밖에 있는 또 다른 아노라에게 전달한다. 그래서인지 <아노라>를 보다 보면 자연히 아노라의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이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 아노라가 꼭 대단한 신데렐라가 되진 못해도 그가 진짜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라면서.
션 베이커 감독의 성 노동자 지지 발언,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성매매 행위, 여성 주인공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압박 등 누군가에겐 불편함을 줄만한 표현과 장면들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불편함보다 더 큰 웃음과 슬픔이 있다는 점에서, 나는 <아노라>가 좋았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노라와 이반 사이의 간격
두 사람의 계층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들
아노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욕하는 성 노동자(심지어 이반의 어머니 갈리나는 창녀라며 대놓고 욕한다), 이반은 웬만한 부자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재벌 집 아들이다. 아노라와 이반은 거의 하늘과 땅만큼이나 먼 계층에 위치해있다. 아노라가 처음 이반의 집에 방문했던 날, 그는 두꺼운 철문 두 개와 그곳을 지키는 경비원, 커다란 현관문을 통과해 겨우 이반을 만난다. 아노라가 이반 같은 사람에게 닿으려면 이토록 두껍고 높은 관문들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심지어 그 관문들은 아노라가 자력으로 통과하는 건 불가능하고 건너편에서 누군가 열어줘야만 통과할 수 있다.
여차저차 이반의 호의를 받으며 들어온 집안. 다음 관문은 침실로 가는 긴 계단이다. 이반은 익숙한 듯 재빠르게 계단을 올라 2층 침실로 올라가고 불편한 신발을 신은 아노라는 이반보다 느린 속도로 어렵게 계단을 오른다. 이때 이반은 "아, 기다려줄게.”라고 말하며 잠시 아노라를 배려해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2층에 도착한 이반과 아노라는 함께 침대에 누워 대화를 나눈다. 아노라는 이반이 대체 무슨 일을 하기에 이런 부를 누리는지 궁금하다. 아노라가 직업을 묻자 장난을 치던 이반은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들이야.”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아노라는 몸을 갈아서 돈을 버는 게 당연한 삶을 살아왔기에 이반에게 직업을 물어봤는데, 이반은 ‘누구의 아들’인 것만으로도 이런 걸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삶을 살아왔기에 그저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들’이라는 것만으로 소개를 끝내는 이 상황이 참 우습고 슬프다.
아무튼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노라는 그를 모른다. 사는 세계가 다르고 당장 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재벌 이름을 외우고 앉아있겠나. 이반은 구글에 검색하면 나온다며 철자도 알려주겠다고 한다. 이반의 이런 모습(+계단에서 기다려주기)은 얼핏 사랑과 친절함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 우위를 점한 자의 여유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올라갈 땐 긴 계단, 내려올 땐 엘리베이터
익숙해질 때쯤 끝나버린 행복
이반은 아노라에게 프러포즈할 때 “너와 결혼하면 돈 한 푼 없어도 행복할 것 같아.” 라고 말한다. 돈 한 푼 없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아노라에게 이런 말을 하니 감미롭다기보단 우습다. 그런데 아노라는 여기에 그대로 넘어가버린다. 무시하기엔 이반이 주는 행복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아노라가 사는 집은 지하철의 소음과 진동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늘진 공동주택이고 현관엔 오르기 귀찮은 계단이 있다. 그가 일하는 곳은 창문 하나 없고 소음과 어두운 조명으로 가득하다. 이에 반해 사람보다 큰 통창으로 이루어진 이반의 집은 햇빛이 잔뜩 들어오고 그 넓은 공간엔 좋은 물건들로 가득하다. 엘리베이터도 있고 운전기사가 대신 짐을 들어 운반해 주고, 또 고용인들이 청소도 대신해 준다. 이 외에도 입이 떡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삶이라니.
아노라는 처음엔 이 모든 것들이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반의 품에 안겨서도 청소해 주는 고용인들을 곁눈질로 쳐다보고 카지노에서도 이반 일행에게 잘 어울리지 못하는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반의 사랑을 믿고 혼인신고를 한 후엔 일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이반의 집에 들어와 모든 걸 누리며 살기 시작한다. 아노라는 점점 자신이 신데렐라가 된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는 “신혼여행은 디즈니랜드, 공주방 리조트가 좋을까?” 고민하며 달달한 신혼생활을 기대한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자기 현실이 들이닥치고 이반의 도주와 결혼 무효화까지 순식간에 착착 진행된다. 베가스에서 시작된 아노라의 꿈은 베가스에서 끝을 맺는다. 호화로운 전용기를 타고 베가스로 향한 이반의 아내 애니는 아노라가 되어 아이 울음소리로 가득 찬 좁은 이코노미 석에 다시 몸을 싣는다.
모든 일이 끝나고 이고르와 하루를 보낸 후 아노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침실에서 내려온다. 계단으로 침실에 올라가는 건, 이반과 부부가 되는 건 (이별보다 비교적) 오래 걸렸는데. 침실에서 내려오는 건, 이반과 남이 되어 현실로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다. 이제 잠에서 깰 시간이다. 반야의 아내 애니가 아닌 아노라는 신데렐라가 되지도, 디즈니랜드에도 가지 못한다.
할 말이 많은 사람들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가득한 공방전
이 결혼에 대해 이반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 그에게 아노라와의 결혼은 잠깐의 일탈, 그가 즐겨 하던 콘솔 게임 한 판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반은 즐거운 미국 여행을 위해 돈을 주고 스트리퍼 아노라를 구매해 잠깐 ‘반야’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됐고, 이제 그것을 버려야 될 때가 왔음을 알고 순순히 결혼 무효화에 동참한다. 그래서 아노라와 어머니가 뭐라고 말하든 이반은 할 말이, 꼭 해야 할 말이 없다. 아노라와의 결혼은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고 바꾸려고 노력할 만큼의 가치가 없으니까.
하지만 아노라는 할 말이 참 많다. 그는 이 결혼에 모든 걸 걸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곁가지로 매달린 하수인 토로스, 가닉, 이고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생계, 인생을 위해 꼭 결혼 무효화에 성공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할 말이 많다.
우리는 진짜 사랑한다고, 우리는 꼭 이걸 무효화 시켜야 한다고, 나 이 일하다가 뇌진탕 온 것 같다고. 한바탕 몸싸움이 일어난 이반의 집 거실에서 아노라, 토로스, 가닉의 온갖 말들이 뒤섞이며 대 환장 그 자체인 상황이 벌어진다. 다들 가진 건 없는데 할 말은 참 많다. 이 영화는 그 모든 말들을 하나도 거르지 않고 다 들려준다.
이런 면에서 <아노라>는 성 노동자를 위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모든 노동자를 위한 영화이기도 한 것 같다. 생계를 위해 군말 없이 일을 하는 아노라처럼, 이반을 찾기 위해 캔디 샵을 부수고 견인차에 걸린 차에서 엑셀을 밟는 토로스 일행처럼 그저 생계와 고용인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그런 이들. 영화는 이들의 마음속에 들어있을만한 온갖 불평과 짜증들을 아노라와 하수인들의 입을 통해 한 공간에 풀어놓는다. 이게 정말 우습고 골 때리기도 하고.. 한편으론 공감되고 슬프기도 하다.
내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
결말 엔딩 해석
결혼 무효화가 끝난 후 아노라와 이고르는 이반의 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이고르는 아노라에게 이고르라는 이름은 ‘워리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알려주며 ‘아노라’라는 이름엔 무슨 뜻이 있냐고 묻는다. 아노라는 “미국에선 이름 뜻 생각 안 해.”라고 말한다. 아노라의 답을 들은 이고르는 휴대폰을 들어 아노라의 이름 뜻을 찾아 알려준다. 석류, 빛, 밝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난 애니보다 아노라가 좋아.”
극 중에서 아노라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끔 ‘아노라’라는 이름을 부르긴 하지만 그 이름을 가진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존중해 주진 않는다. 아노라 또한 자신의 이름에 관심이 없고 아예 진짜 이름보다 애니라고 불리고 싶어 한다. 아노라는 스트리퍼 아노라, 진짜 아노라의 인생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이반을 만난 후엔 신데렐라 애니의 삶을 꿈꾼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이고르가 나조차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내 이름과 내 인생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감기 걸린다고 스카프를 주고, 본인도 좁은 비행기 좌석에 불편히 앉아있으면서 내 편의를 챙겨주고, 내 짐을 들어 계단 위로 올려다 주고, 내가 빼앗긴 다이아몬드 반지를 슬쩍해 가져와주고.. 아노라는 이런 이고르의 성의에 답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친다. 돈을 주는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해주던 것처럼.
하지만 이고르는 애초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아노라와 한 공간에 있다는 이유로 그를 강간할 생각도 없었고 다이아몬드로 그의 몸을 살 생각도 없었다. 이고르는 ‘무언가를 받으면 내 몸을 줘야 한다’는 아노라가 믿어온 이치를 부순다.
이고르의 이런 행동이 아노라를 향한 성애에서 시작된 것인지, 연민, 동질감에서 시작된 것인진 알 수 없지만, 이고르는 아노라가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대가 없는 호의를 전한다. 아노라가 이반에게 기대했지만 결국 받지 못한 따뜻한 마음. 결국 아노라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건 저 위에 있는 왕자님이 아닌 무시하고 오해했던, 아노라와 같은 계급의 노동자 이고르다.
인생역전을 시켜줄 왕자와 그의 수혜를 입을 신데렐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노라에겐 그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이고르가 있다는 것이다. 둘이 꼭 아름다운 결말을 맺지 않아도, 계속 관계를 이어가지 않는다 해도 괜찮다. 그저 이 쪽팔리고 서러운 순간에 아노라의 옆에 이고르가 있어준 것, 조용히 아노라의 눈물을 받아줄 이고르의 가슴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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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의 사무라이
황혼의 사무라이
'황혼의 사무라이'는 중의적 제목이다. 주인공 이구치가 하급 사무라이로 창고지기 노릇을 하며 가족을 부양하느라 해가 떨어지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야 해서 '황혼'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구치가 살던 19세기 중반은 '사무라이'라는 계급이 사라지기 직전이어서 역사적으로 사무라이의 '황혼'이기도 했으며, 마지막 '사무라이'로 살았던 이구치가 관군의 총탄에 죽음으로써 계급으로의 사무라이는 '황혼'을 맞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영화는 하급 사무라이 이구치의 막내딸, 다섯 살 이토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이토의 눈으로 본 세상이며, 회고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토는 다섯 살에 등장해 나중에 일흔 살의 노인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메이지 유신'을 중심으로 나이를 살펴보면, 이토는 1860년생으로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70년을 더 하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1930년대가 된다.
이토의 나이가 중요한 것은,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역사가 매우 빠르게 군국주의화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인데,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의 수십 개 막부가 사라지고, 일본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집권이 강화된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이 종료되는 것과 동시에 조선을 침략하고, 곧바로 식민지를 확대한다. 가장 가까운 나라가 조선이었고,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도 일본 식민지로 전락한다.
이런 일본의 침략은 유럽과 미국 강대국의 폭력 앞에 무릎 꿇은 뒤, 선진문물을 수입해 빠르게 개화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발빠르게 최신 무기로 무장할 수 있었고, 여기에 자신감을 얻어 이웃 나라들을 침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지방에 남아 있던 막부의 토호세력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식민지에서 얻는 이익을 일정부분 공유하며, 일본 내부의 화합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했다.
일본에서 군국주의가 부활한 것은 '메이지 유신' 이전의 막부와 관련이 있다. 형식적으로 막부는 사라졌지만, 지방의 토호세력은 여전히 힘을 가지고 있었고, 이들은 메이지 천황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막부에서 귀족으로 신분이 바뀌어 중앙 정부 또는 지방 정부에서 권력을 가진 세력이 된다. 이들 지방 귀족들은 어쩔 수 없이 천황제에 동의하기는 했지만, 천황을 신성한 존재로 여기지는 않았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전체주의 체제가 오래 이어져 오고 있었고, 정치적으로 기반이 약한 메이지 천황제에서 과거 막부의 전통, 사무라이의 신성화 등이 군대, 군인을 우상화하고, 군인의 정치적, 사회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군국주의가 등장하게 된다.
1860년대 초, 우나사카 막부 휘하에서 하급 사무라이로 살아가는 이구치는 막부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평시에 성의 곡식창고에서 하급 관리로 일하고 있다. 그는 매우 가난해서 한달에 50석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데, 그 돈으로는 생활이 궁핍해 퇴근하고 저녁에 새장을 만들어 파는 부업을 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 폐병을 앓던 아내가 사망했고, 장례를 치를 돈이 없어 매우 난감하고 고통스러운 기억이 있다. 게다가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고, 어린 두 딸은 이제 열 살, 다섯 살이어서 그가 오로지 돌봐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 살고 있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하루 일과가 끝나면 함께 술집으로 몰려가 술을 마시며, 여흥을 즐기지만 이구치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집안 일을 하고, 어머니도 돌봐야 하고, 아이들도 보살펴야 한다. 여기에 부업으로 새장을 만들어야 하니 그는 조금도 쉴틈이 없는 것이다.
하루는 영주가 곡식창고 시찰을 나왔는데, 이구치가 직접 보고를 하다 몸에서 냄새가 나는 걸 영주에게 들키고 말았다. 다행히 영주는 덕이 있는 사람이라 다른 말을 하지 않았으나, 영주의 부하인 관료들이 더 난리를 부리고, 이구치의 집안 어른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구치의 삼촌이 그날 저녁 집으로 달려와 영주 앞에서 망신 당한 사실에 대해 노발대발 하고, 자기가 점지한 지인의 딸이 있으니 재혼하라고 윽박지른다. 하지만 이구치는 어린 두 딸과 치매를 앓는 노인이 있는 집에 어떤 여자가 올 것이며, 설령 온다해도 고생만 할 뿐이니 자기는 재혼할 의사가 없노라고 말한다.
이구치는 성정이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이다. 그는 술도 마시지 않고, 신분이 낮은 사람에게도 함부로 대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폭력을 싫어한다. 그는 사무라이 계급이고, 그 자신 어려서 무술을 배워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으나, 먼저 칼을 빼는 일은 결코 없다. 더구나 그가 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가장 아끼는 보검은 아내의 병구완을 위해 일찌기 팔아버렸다. 그의 꿈은 농부가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구치는 운명을 잘못 타고 태어난 인물이다. 그는 사무라이보다는 농부나 학자가 되는 것이 본성에 어울리게 보이는데, 사무라이에서도 하급에 머무른 것은 그가 욕심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봄이 되어 진달래가 피는 따뜻한 날, 이구치는 두 딸과 함께 들판으로 나와 나물을 뜯는다. 그때 개울에 떠내려오는 어린 아이의 시신을 보게 되고,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는 흉년으로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나마 이구치의 가족은 근근히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구치는 친구 이누마를 만난다. 이누마는 한 달 정도 오사카 막부와 쿄토의 황성을 다녀왔는데, 막부의 움직임과 황성과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얼마 전, 결혼했던 여동생 토모에가 이혼하고 집에 와 있다고 말한다. 토모에의 전 남편 코다 역시 사무라이였고, 부유한 집안이었다. 하지만 술 마시고 아내를 때리며, 학대해서 오빠 이누마가 막부에게 직접 부탁해 이혼을 하게 된 것이다.
그의 말을 듣고 집에 돌아오니 뜻밖에도 토모에가 와 있었다. 이구치는 몹시 반가웠지만 내색하지 않고, 토모에 처지를 위로한다. 토모에를 집까지 바래다주는 길에, 토모에 집앞에 도착했을 때, 집안에서 싸움이 벌어져 소란스러웠다. 토모에의 전 남편 코다가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코다는 토모에보다 그의 오빠 이누마가 더 괘씸하다고 화를 낸다. 그러면서 이누마에게 행패를 부리고 싸우자고 덤벼드는데, 이때 이구치가 나서서 싸움을 말리고, 코다를 힘으로 제압한다. 코다는 화가 나서 이구치에게 정식으로 대결을 신청하고, 두 사람은 목숨을 건 싸움을 하게 된다.
이누마는 자기 때문에 코다와 싸우게 되었으니, 자기가 나서겠다고 하지만, 이구치는 이누마의 실력으로는 코다에게 죽임을 당할 수 있으므로 나서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진검이 아닌, 목검을 들고 코다와 맞선다. 이 시기에는 이미 사적 폭력이나 개인적 결투는 막부에서 금지하고 있었지만, 사무라이들은 목숨을 걸고 일대 일 승부를 겨루는 경우가 드물게 있었다.
코다는 이구치가 목검을 들고 서자 자기를 얕잡아 본다며 진검으로 달려든다. 이구치는 가볍게 코다를 제압하고, 이누마와 함께 돌아온다. 이 영화에서 사무라이가 칼을 들고 싸우는 장면은 두 번 나온다. 이구치가 코다와 싸울 때, 이때는 목검을 들었지만 사무라이의 검술이 어떤 모습인가를 짐작하는 동작이 나온다. 목검이 아니고 진검이었다면, 코다는 두세합 만에 목숨을 잃게 된다.
또 한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구치와 요고 젠에몬의 결투인데, 전혀 과장하지 않은 사실주의 형식으로 사무라이가 어떻게 싸우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들 사무라이의 결투는 일본 사무라이의 환상을 깨뜨리고, 막부 시대의 사무라이가 어떤 존재인가를 가감없이 드러낸다.
이구치가 집에 돌아오니 토모에가 보낸 편지가 있었고, 이구치는 토모에의 마음을 읽는다. 이후 토모에는 이구치의 두 딸 키야노와 이토의 '엄마'가 되어 생활의 중심이 된다. 어린 키야노에게 살림살이를 알려주고, 함께 놀아주며, 나들이도 하면서 엄마 역할을 해주는데, 이구치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한다.
이누마는 이구치에게 토모에의 재혼을 거론한다. 이누마도 이구치를 좋아하는 친구이고, 토모에는 어려서부터 함께 소꿉놀이를 하던 동생이었으니 서로 남다른 감정을 갖고 있는 진정한 벗이었다. 이누마는 부잣집 아들이지만 가난한 이구치를 차별하지 않고 친구로 어울렸고, 나이 든 지금도 변함없이 친구로 지내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누마의 인성도 훌륭하고, 토모에는 어려서부터 이구치를 좋아했었다. 다만 입으로 말하지 않았을 뿐. 그건 이구치도 마찬가지였지만, 집안이 너무 기울어져 토모에가 자기와 결혼하면 불행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 이구치는 혼인을 거절한다.
이누마는 한달 전, 에도(교토)에서 영주가 사망하는 바람에 후계자 문제로 내부 권력투쟁이 일어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이구치에게 알려준다. 이구치는 최하급 말단 사무라이여서 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자기와는 직접 문제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관리 사무장인 쿠사카가 이구치를 찾아온다. 두 사람은 우나사카 가문의 고위 관료인 호리 댁으로 찾아가 명령을 하달받는다. 요고 젠에몬이 할복하지 않아 죽이러 간 무사들이 오히려 요고에게 죽임을 당하고 있으니 이구치가 가서 요고 젠에몬을 죽이라는 명령이다.
이구치는 애써 변명하며 거절하지만, 호리는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라며, 말을 듣지 않으면 무사 계급을 박탈하고 번에서 내쫓겠다고 협박한다. 하는 수 없이 승락하고 돌아온 이구치는 죽음을 의식하며 마음을 정리한다.
이구치는 몸종 나오타에게 심부름을 보내, 토모에에게 와달라고 부탁한다. 나오타의 전언을 들은 토모에는 급하게 달려오고, 전투를 앞두고 몸치장을 해야 하는 이구치의 부탁을 듣고 그의 몸단장을 돕는다. 이 과정에서 이구치는 자신이 마음에 담아두었던 진심을 털어놓는다. 토모에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어릴 때부터 늘 좋아했고, 결혼하고 싶었으며, 결혼한 이후에도 토모에를 잊지 않고 있었노라고. 지금 결투를 하러 떠나지만, 살아 돌아오면 토모에에게 청혼하겠노라고. 지난번 오빠를 통해 재혼 이야기를 들었지만, 부잣집에서 귀하게 자란 토모에가 자신과 혼인하면 평생 고생만 할텐데, 그건 자신이 용납할 수 없었다고. 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하기에 고백하노라고.
이 장면에서 이구치와 토모에의 모습은 담담하지만 깊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어 감동으로 다가온다. 가난한 이구치와 부잣집 딸 토모에의 신분, 어릴 때부터 서로 좋아했지만 겉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감정들, 체면과 권위로 살아야 하는 사무라이와 사회 제도로 억눌린 여성의 지위와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되는 수많은 제약들. 그런 환경 속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믿으며 조용히 살아온 두 사람의 깊은 사랑을 읽게 되면서, 시대와 역사를 떠나 인간 본연의 사랑의 실체를 만나는 느낌이다.
하지만 토모에는 이미 혼담이 들어왔고, 자기도 그 혼담을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불러줘서 고맙다고 담담히 말한다. 이구치는 자기가 하면 안 되는 말을 한 것 같아 몹시 당황하면서 마침 도착한 길잡이를 따라 집을 나선다.
요고 젠에몬은 상당한 실력을 지닌 사무라이다. 그를 죽이러 간 다른 사무라이들이 칼 한 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죽임을 당할 정도였는데, 이구치는 내심 자신 있었지만, 그래도 긴장한다. 그는 조심스럽게 요고의 집안으로 들어간다. 마당에는 먼저 들어갔던 사무라이의 주검이 쓰러져 있고, 그 주변으로 파리들이 요란하게 날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의외로 요고는 이구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요고는 이구치에게 싸우지 않겠노라고, 자기는 도망갈 것이고, 도망가도록 길을 터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요고는 자기가 살아왔던 과거를 이야기한다. 그 역시 사무라이로 쇼군을 모셨으나, 그 쇼군이 다른 쇼군에게 지면서 가산이 몰수당하고, 자기 가족도 쫓겨나 낭인으로 7년을 떠돌다 어렵게 하세가와의 수하로 들어올 수 있었고, 하세가와의 은혜를 입었기에 그를 은인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7년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아내와 딸이 병으로 죽었다는 말을 하고, 이구치 역시 자기 아내가 병으로 죽은 것을 알고 있으니, 하급 사무라이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한가를 말한다.
이구치도 아내의 병구완을 위해 명검을 팔고, 싸구려 검을 가지고 다닌다는 말을 한다. 이때 갑자기 요고가 화를 내며, 싸구려 칼로 자기를 베러 왔느냐고 소리친다. 요고의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두 사람은 결투를 하고, 이미 지쳐 있던 요고는 이구치의 칼을 맞고 죽는다. 두 사람이 싸우기 전에 나눈 대화는 하급 사무라이의 처지를 드러내는 의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의 존재가 이제 시대의 막바지에 있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투에서 이기고 돌아온 이구치를 맞이하는 건 토모에였다. 토모에는 이미 집안에서 재혼 혼담이 오가고 있고, 상대도 정해졌지만, 집안의 반대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이구치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이후 이구치와 결혼하고 두 딸과 행복하게 살지만, 그 기간은 불과 3년이었다. 이토의 나레이션으로 이어지는 토모에와 이구치의 사연은, 이구치가 관군과의 전투에서 총에 맞아 사망하고, 토모에는 두 딸을 데리고 도쿄로 이주해 그곳에서 두 딸을 훌륭하게 키운다. 토모에가 나이 들어 숨지자, 카야노와 이토는 아버지 이구치와 어머니 토모에를 한 무덤에 모신다.
막부가 해체되고,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면서 일본은 메이지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집권의 국가체제로 발전한다. 그 와중에 마지막 사무라이였던 이구치와 토모에의 애틋하고 깊은 사랑과 저물어가는 사무라이의 역사를 온몸으로 보여주었던 이구치의 삶을 보면서, 역사 속에서 개인의 삶과 운명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된다.
역사는 거대한 담론으로 강물처럼 흘러가지만, 그 속에는 무수한 개인들의 삶이 담겨 있고, 한 평생이 들어 있고, 개인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다. 역사를 덩어리로만 볼게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개개인의 삶을 깊이 들여다 보는 과정에서 우리의 삶에 거울이 되는 장면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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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코난 오브라이언이 제97회 오스카 시상식의 진행자를 맡게 되었습니다. 심야 코미디 쇼의 MC가 오스카의 진행을 맡은 것은 처음입니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발표와 함께 “미국이 요구했으니 이제 현실이 됩니다: 타코벨의 새로운 치즈 차루파 수프림. 그리고 또 다른 소식으로, 제가 오스카 진행을 맡게 됐습니다.”라고 농담을 던졌습니다.
당초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 진행자 듀오설이 거론되었지만, 이들은 제안을 거절했고, 아카데미는 믿을 만한 코미디언 존 멀레이니에게 진행을 요청했지만 그 역시 거절했다고 합니다.
제97회 오스카 시상식은 2025년 3월 2일 일요일 돌비 극장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워너 브라더스, <기생충> 배급사 CJ ENM과 협력 예정
워너 브라더스 모션 픽쳐스 그룹이 <기생충> 배급을 맡았던 CJ ENM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워너 브라더스와 CJ ENM이 각각 보유한 라이브러리의 작품들을 공동 개발, 투자, 배급하며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작가와 감독 구성, 캐스팅 등 주요 창작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워너 브라더스의 작품을 한국어로 리메이크할 경우, CJ ENM이 주도적으로 리드 스튜디오 역할을 맡아 제작을 이끌게 되며, 반대로 CJ ENM의 작품을 영어로 리메이크할 경우 워너 브라더스가 리드 스튜디오로 참여해 협업을 진행합니다.
리메이크된 작품의 배급은 CJ ENM이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지역을 담당하고, 그 외 글로벌 시장은 워너 브라더스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데이비드 린치, 악화한 건강 상태 밝혔다
감독 데이비드 린치가 ‘People’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흡연으로 인해 폐기종 진단을 받았으며 이제는 항상 집에 머물러야 하고, 짧은 거리만 걸을 수 있으며, 산소통을 항상 휴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폐기종으로 생활하는 것은 힘들다. 방을 가로질러 걷는 것조차 힘들다. 마치 머리에 비닐봉지를 쓰고 돌아다니는 느낌이다”라며 악화한 건강 상태에 대해 답했습니다.
린치의 폐기종 진단은 8월에 처음 공개되었고, 동시에 그가 영화 제작에서 은퇴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영화 세트장을 매우 그리워한다고 밝히면서도, “미래에는 원격으로 감독을 시도해볼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했습니다.
<왕좌의 게임>, <엑스맨: 다크 피닉스> 소피 터너, 새로운 '라라 크로프트'로 낙점
소피 터너가 <툼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 역할을 맡게 되었으며, 피비 월러-브리지의 리부트작에 출연하기 위한 공식 협상 중에 있다고 ‘Deadline’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소피 터너와 루시 보인턴이 안젤리나 졸리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이전에 연기했던 라라 크로프트 역을 두고 오디션을 보았다고 합니다. 에마 코린과 맥켄지 데이비스도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두 사람은 오디션을 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아마존 TV의 책임자 제니퍼 살키에 따르면, ‘툼 레이더’는 내년 초 촬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플리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피비 월러-브리지는 총괄 프로듀서를 맡을 뿐만 아니라 전편의 각본을 쓰고 일부 에피소드를 직접 연출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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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의 화원 - 평범한 여직원이 분노하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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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은 씨네 랩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12월 15일 개봉한 작품
‘지옥의 화원’의 시사회를 다녀온 뒤 제작한 영상입니다.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 받는 대양아치의 시대… 왕년의 양아치, 폭주족들이 최강 자리를 놓고 사내 파벌을 형성하며 군웅할거하고 있는 혼란 속에서 지극히 평범한 회사 생활을 보내던 나오코는 새로 입사한 란과 우연한 계기로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뛰어난 싸움 실력을 지닌 란이 사내 서열을 평정한 후 전국 양아치들의 표적이 되고 나오코 역시 주먹 세계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마는데… 회사원은 언제나 싸우고 싶다. 심장을 뜨겁게 할 오피스 코믹 액션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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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쿨 아웃 포에버> 메인 예고편
최악의 팬데믹 발생!
전 세계 인구 95% 사망
오직 Rh-O형만 면역력 보유
세상이 진짜로 망해버렸다!
전염병과 난폭해진 사람들을 피해 학교에 모인 키건과 친구들
현실 생존에선 그동안 배운 것은 모두 무쓸모!
지금부턴 실전이다! 본능대로 살아남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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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신공룡> 스페셜 영상
도라에몽 50주년 기념대작!
오리지널 스토리로 돌아온 진구와 쌍둥이 공룡의 어드벤처!진구는 공룡 엑스포 화석 발굴 체험에서 발견한 화석을 공룡알이라고 굳게 믿는다.
도라에몽의 비밀도구 타임 보자기로 화석을 되돌리자 새로운 종의 쌍둥이 공룡이 태어났다!
진구를 닮아 미덥지 못한 큐와 말괄량이 뮤.
사랑을 듬뿍 주며 키우지만,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진구는
큐와 뮤를 원래 시대로 데려다 주기로 결심하고,
친구들과 함께 6,600만 년 전 백악기로 모험을 떠난다!
도라에몽의 비밀도구와 공룡들의 도움으로 공룡의 발자국을 따라
진구와 친구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수수께끼의 섬.
공룡이 멸종했다고 알려진 백악기에서 큐와 뮤, 그리고 진구를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