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1-23 11:29:47
11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개봉 첫 날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서울의 봄>이 20만명을 돌파해다고 합니다.
좋은 스타트와 함께 높은 예매율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혹평이 쏟아진 넷플릭스 공개작 <독전2>와는
상반된 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주 씨네뉴스 같이 만나보실까요?
독전 평점 2점대 쏟아지는 혹평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독전 2>가 혹평을 받고 있습니다. 평점은 2점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과한 설정
변경, 캐릭터성 붕괴, 메인 빌런의 연기력 등을 문제로 꼽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1위 오른 최수종 사극
KBS의 50주년 특별 기획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이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며 공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판타지 사극이 아닌 정통 사극이 글로벌 OTT에서 동시 배급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며 지난 14, 15일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서울의봄> 20만명 돌파, 예매율 1위
영화 <서울의 봄>이 공개 첫날 2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를 장악했습니다.
<서울의 봄>은 <비트> <태양은 없다> <아수라>등을 만든 김성수 감독의 신작을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당한 뒤 같은 해 12월 12일 하나회가 중심이 된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군사 반란을 일으킨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유작 영화 <괴물>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괴물>에서 류이치 사카모토의 연주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악 제작 요청 당시 투병 중에 피아노 두 곡을 제출했고 사카모토의 이전 곡들을 사용하여 구성하였다고
합니다. 영화 <괴물>은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오는 11월 29일 개봉 예정입니다
성수기 없는 영화관
영화계에서 ‘성수기 붕괴론’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설 연휴, 7월 말~ 8월 초, 추석 연휴 등이 그런 시기였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관객이 급감하고 영화 관람 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흥행 순위 1~3위 영화는 비수기에 장기 흥행을 통해 성과를 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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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여 영원하라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음악은 아주 오래 전부터 주술이나 의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였다. 주술사들은 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주술에 음을 실어 종교적 의미를 공고히 하였고 부족민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저마다의 소원을 실어 불꽃에 올려보냈다. 음악은 우리가 상상한 그 이상으로 불멸의 개념이었던 것이다. 이는 비단 한 나라의 종교적 특징이 아니다. 특정 부족의 독특한 풍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노래는 시간을 타고 우리에게까지 오게 되었으며 다양한 장르에 그 혼을 실어 여전히 미래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뱀파이어와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영화를 소개하는 글의 시작이 왜 음악이냐 묻는다면 단연코 이 영화는 음악에 대한 영화이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겠다.
1930년대 미시시피 델타 지역. 악명 높은 쌍둥이가 고향으로 돌아와 노래 주점을 차리고자 한다. 때는 대공황의 여파를 겪는 격변의 시기였기에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빈곤에 시달렸다.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클락스데일도 마찬가지다. 마을 공동체는 노래와 주점, 교회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나름대로 자신들을 지켜내며 살아가고 있다. 영화 초반부, 주인공인 '스모크와 스택'을 비롯해 인물들을 통해 강조되는 것이 바로 이 터프함과 그들을 결속시키는 한 가지. 바로 블루스이다. 마피아, 강도 ... 쌍둥이의 배경은 뚜렷하게 알 수 없으나 아버지를 살해하고 달아난 두 형제를 모르는 이는 없었고 주점 개장을 위해 고향에 돌아와 만나게 되는 이들은 모두 그들이 내미는 돈과 술에 요구를 들어주지만 자신의 프라이드를 결코 굽히지 않으며 형제를 대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씨너스> 만의 간지가 탄생하게 된다. 이제 막 대도시 시카고에서 돌아온 의문스러운 과거의 쌍둥이 그리고 자신들만의 공동체에서 음악을 안주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의 재회는 세계관이 되어주고 더 나아가 그 안으로 관객을 초대하는 문이 되어준다.
그렇게 술과 음악, 춤과 민속이 얽히는 주점에 초대받은 관객은 감독인 라이언 쿠글러가 보여주는 마술에 빠지게 된다. 특히 쌍둥이의 사촌인 '새미', 음악적 재능이 있는 소년은 초중반부에 걸쳐 세계관 형성에 기여할만한 노래들을 들려주고 그 블루스가 이끄는대로 영화의 본무대인 음악 주점의 문을 열어준다. 그리고 그곳은 이미 미래에 앉아있는 관객들과 어울려 노는 장소 그 자체가 되어버린다. 음악이 주술과 의식에 있어서 효능을 보였던 것은 바로 그러한 지점이다. 영화에서도 역시 강조되는 지점인데 음악은 다름 아닌 시간의 개념을 아우르는 매개로 존재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무시하는 지속성과 연결성 더 나아가 불멸성을 가진 예술로써 소개된다. 쌍둥이의 음악 주점은 새미의 노래가 울려퍼지는 순간 시간의 절대성을 무시하게 되는 그야말로 대통합의 현장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고 영화는 결코 해당 시퀀스에서 관객의 손을 놓치 않은채 춤을 권하게 된다. 하지만 음악은 다수에게 치유를 안겨주는 동시에 선과 악을 모두 불러모으는 교차로가 되어버리는데 이때 그 음악에 감응한 악으로 뱀파이어가 등장하게 된다. 이들은 그야말로 초대받지 못한 손님들로 초대해주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악으로 나타난다.
KKK단 부부를 습격하여 동료로 만들고는 쌍둥이의 음악 주점을 습격한 대장 '렘닉'은 영화 러닝타임 중 더블린을 언급하는 아이리쉬 포크 음악을 부르며 주점 안 생존자들을 유혹한다. 이미 다수의 주점 손님들이 뱀파이어로 변모하고 이들의 노랫소리가 더욱 강해짐에 따라 관객은 다름 아닌 배척과 차별의 역사를 깨닫게 된다. 램닉의 출신지로 추측할 수 있는 아일랜드 역시 유럽에서의 박해를 피해 미국 남부로 건너온 이주민이며 꽤 긴 시간 동안 백인으로 인정 받지 못한채 배척받은 역사가 존재한다. 차별과 배척의 대상이 되었던 공동체에서 불려졌던 노래들은 서로를 서로에게 이끌게 되었고 그렇게 두 진영간의 고립과 일원이 되기를 강조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흔한 장르성 짙은 크리쳐물처럼 이 대립의 구도를 길게 가져가지 않는다. 처절한 전투나 승리를 묘사하는 대신 영원의 음악에 모여든 뱀파이어 공동체를 보다 압도적으로 묘사하며 그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것 마저 캐릭터성 짙은 쌍둥이 주인공이 아닌 새미의 기타임을 강조하길 택한다. 기타에 아로새겨진 역사로 렘닉을 처치한 새미는 스모크의 가호 아래 안정적이고 올바른 목사 아들의 삶보단 악을 꾀어낼지언정 음악으로써 저항하고자 한다. 새미가 후반부에서 보여준 것은 음악의 저항성이기도 하다. 이와 동시에 새미를 집으로 보낸 스모크 역시 한 순간 벌어진 상실에 저항한다. 렘닉이 찾아오지 않더라도 KKK단의 습격을 받을 예정이었던 술집이었기에 보다 직접적으로 그 복수를 행하고자 한 것이다. 뱀파이어마저 배척하는 백인의 시대적 횡포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다 확실히 그림으로 영화에선 간접적으로만 등장했던 역사의 차별을 응징함으로 메세지 역시 확고히 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사실 영화는 한 차례 블루스라는 장르가 뿌리깊은 인종 차별의 역사를 한 순간 멈춘 것과도 같은 과거 묘사가 등장한다. 음악이 지배한 공간 안에서는 유대가 강해진다. 그렇기에 음악 주점의 묘사 뿐 아니라 뱀파이어가 된 이들도 렘닉을 따라 포크 음악을 부르며 몸을 움직인다. 영화는 음악을 매개로, 유대로 설명한다. 더 나아가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영원을 살며 자신의 동족을 늘려가는 뱀파이어라는 특정 크리쳐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그런 음악의 영원가능성, 즉 불멸을 나타낸다. 스모크가 놓아준 동생 스택이 이미 노년의 뮤지션이 된 새미에게 찾아와 그의 음악을 논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해진다. 중반부 영화 내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가져간, 시간이라는 절대성이 무너진 시퀀스에서 새미의 노래와 일렉트로닉 기타, 디제잉 장비들이 얽혀 연주되어지는 것과 같이 이미 노래로 한 차례 저항했던 새미는 음악으로 그 시간을 관통한다. 여전히 그 날의 그 모습이었던 뱀파이어들처럼 새미의 연주는 형태만 바뀌었을 뿐 악 역시 초대하는 음악 그 자체임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음악은 언제 어디에서나 흘러나오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노래를 불렀고 이것에 매혹된 것은 비단 인간 뿐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현대에 와서는 이름조차 잊혀진 것들이 우리와 같은 저항의 영원의 초대의 노래를 불렀을지 모른다. 장르의 매력으로 음악이라는 주제를 극대화시킨 영화 <씨너스: 죄인들>의 노래 역시 불리어졌기에 분명 시간을 타고 영원으로 향할 것이다. 영화관이라는 공간 안에서 관객들 역시 음악 아래 하나의 공동체가 되었음을 체험했고 그 순간만큼은 일리노이 클락스데일의 위치한 한 쌍둥이 형제의 주점이었음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아주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도 누군가는 그것을 기억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 모습은 뱀파이어와도 같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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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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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정위, 티빙·시즌 합병 승인
ⓒ 티빙
공정거래위원회에서 OTT 서비스 티빙과 시즌의 합병을 승인했다.
두 회사가 합병되면서 점유율이 18.05% 합쳐져 업계 2위로 부상하게 되었다.
차은우, <데시벨> OST 발매
ⓒ 네이버 영화
아스트로 멤버 겸 배우 차은우가 첫 스크린 주연작인 <데시벨>의 OST '항해'를 부른다고 한다.
배우 차은우는 <데시벨>에서 해군 잠수함 음향 탐지 부사관 역을 맡았다.
윤제균 감독 신작 <영웅>, 12월 개봉 확정
ⓒ 네이버 영화
안중근 의사를 다룬 영화 <영웅>이 12월 개봉을 확정했다. 뮤지컬 <영웅>에서 초연부터 지금까지 총 7번의
시즌에 참여한 정성화가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배우 김민하, 고담어워즈 최우수연기상 후보
ⓒ 사람엔터테인먼트
배우 김민하가 고담어워즈에서 애플TV플러스 시리즈 <파친코>로 신작 시리즈 최우수연기상에 후보에 올랐다.
고담어워즈는 오스카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대표 어워즈로 미국의 권위 있는 행사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고담어워즈 3개 부문 노미네이션
ⓒ 네이버 영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최우수 작품상, 주연상, 조연상에 후보로 올랐다.
영화는 국내에서 개봉 2주차 주말에 36,639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으며,
입소문과 N차 관람으로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옥의 화원>, 12월 개봉 확정
ⓒ 찬란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화제작 <지옥의 화원> 마침내
12월 국내 정식 개봉을 확정하였다. <지옥의 화원>은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 받는 세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나오코가 싸움에 휘말리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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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멸이 예정된 두 모성의 사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이 태어나기 172년 전, 칠왕국의 왕 '비세리스 타르가르옌(패디 콘시딘)'은 아들이 태어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나 왕비 '아엠마 아린(시안 브루크)'는 출산 중에 사망하고, 갓 태어난 아들도 곧이어 세상을 뜬다. 이에 비세리스는 야망 가득한 다혈질 동생 '다에몬(맷 스미스)'의 반발을 무시한 채 유일한 딸 '라에니라(에마 다시)'를 후계자로 임명하고, 가문의 비밀인 '약속된 왕자'에 관한 '얼음과 불의 노래'를 들려준다. 몇 년 뒤, 비세리스는 라에니라의 소꿉친구이자 절친이었던 '알리센트 하이타워(올리비아 쿡)'와 재혼하고, 그들 사이에서는 왕의 장남 '아에곤 2세(톰 글린-카니)'가 태어난다. 이에 칠왕국은 왕의 공인을 받은 후계자이자 장녀인 라에니라를 지지하는 '흑색파'와 왕의 적자이자 장남인 아에곤 2세를 지지하는 '녹색파'로 분열된다. 이렇게 왕국과 대륙의 운명을 건 거대한 전쟁 '용들의 춤'이 발발한다.
HBO 오리지널 드라마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성황리에 첫 시즌을 마쳤다. 8월 21일에 공개된 첫 화는 당일 북미 시청률만 천만 명에 육박했고, 마지막 회는 9천만 명이 시청했다. 전작인 <왕좌의 게임>의 각 시즌 피날레 시청률을 압도하는 엄청난 흥행이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실망을 안긴 <왕좌의 게임> 때문에 기대감이 낮았기에 더욱 놀라운 결과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판타지 드라마 <반지의 제왕: 힘이 반지>를 압도한 건 덤이다. 그 원동력은 흥미롭게도 꽤나 고전적이다. 예정된 파멸을 향해 나아가는 두 주인공의 비극, 특히 두 여성의 운명적인 비극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왕과 왕자가 아닌 공주와 왕비의 이야기, <하우스 오브 드래곤>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는 <왕좌의 게임> 못지않게 수많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주인공 감으로 손색없는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눈에 띄는 주인공을 꼽으라면 당연히 라에니라 타르가르옌과 알리센트 하이타워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세계의 질서와 관습에 도전하는 여성의 이야기이자, 동시에 한계를 넘어서지 못해 파멸하는 여성의 서사시이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왕좌의 게임> 버전 <선덕여왕>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라에니라와 알리센트는 주위에 가득한 수많은 남성 사이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여성적인 리더십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의 리더십은 그 남자들이 칠왕국을 분열과 붕괴로 이끌 획책을 꾸미고 있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우선 라에니라의 옆에는 다에몬이 있다. 선왕인 비세리스 1세의 동생이고, 라에니라의 숙부이자 남편인 다에몬 타르가르옌은 용의 불같은 성질로 악명이 높다. 형의 서거 직후 공인된 후계자인 라에니라의 왕위를 녹색파가 찬탈했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즉각적인 선전포고와 수도를 향한 포위 공격을 주장한다.
한편 알리센트의 옆에는 아버지이자 왕의 수관인 '오토 하이타워(리스 이판)'가 있다. 그는 왕비인 알리센트 몰래 그녀의 장남이자 자신의 외손자인 아에곤을 왕위에 올릴 공작을 꾸민다. 또 후계 구도에 필연적인 위협이 될 라에니라를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여성의 리더십을 부각하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두 여성은 각자의 진영에서 가장 이성적인 리더로서 상황을 통제한다. 누구보다도 객관적으로 정세를 읽고, 마지막까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라에니라는 왕이 후계자에게만 직접 알려주는 왕가의 비밀을 무기 삼아 다에몬의 폭주를 제지한다. 왕의 동생이자 후계자의 부군인 다에몬은 라에니라 못지않게 철왕좌에 가까운 인물이다. 하지만 라에니라는 다가올 겨울과 약속된 왕자에 대한 '얼음과 불의 노래'의 존재를 다에몬이 모른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주도권을 빼앗아 온다. 아무리 혈연적으로 왕좌에 가깝다 하더라도, 왕의 자격이 그에게 없음을 일깨운다.
항상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던 알리센트도 녹색파와 흑색파의 전면전이 눈앞에 다가오자 리더의 면모를 보여준다. 행방이 묘연했던 아에곤을 오토보다 먼저 찾아내 그의 음모를 좌절시킨다. 타르가르옌 왕가의 가장 큰 어른이라 할 수 있는 알레니스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타협안을 제시한다. 라에니라가 목숨을 건 정적이 되어 버린 순간에도 어릴 적 둘도 없는 친구였던 추억을 상기시키며 마지막까지 전쟁을 피해보려고 애쓴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갈등, 권력 투쟁일 수 있었던 두 절친의 대립에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유다.
여성 리더십이 실패한 이유, 모성애
아이러니하게도 분쟁을 막아보려는 필사적인 여성적 리더십은 피비린내 나는 왕위 쟁탈전의 서막을 알리고 만다. 그들의 통솔력이 그 자체로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그들이 딛고 서 있는 발판의 근본적인 한계까지는 가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모성애라는 왕비와 공주의 공통분모가 왕국을 절반으로 쪼갤 전쟁을 유발하는 결정적 원인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알리센트는 라에니라가 공인된 후계자로서 왕위를 계승한다면 자신이 낳은 아들들이 모두 정치적 이유로 죽거나 탄압받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라에니라에게는 이미 아들들이 있으니, 왕위 계승 구도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라에니라가 배다른 동생들을 숙청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기 때문이다. 아들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그녀는 무조건 왕좌를 가져와야 한다.
라에니라의 판단도 다르지 않다. 이미 자신의 아들들이 사생아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서 정치적으로 위협을 느끼던 그녀는 아에곤이 왕이 될 경우 곧장 숙청될 수 있다는 위협을 직감한다. 그런데도 그녀는 가능한 전쟁을 피하려고 애쓴다. 심지어 녹색파가 왕의 소협의회와 수도를 모두 장악하고, 아에곤을 일방적으로 왕위에 올린 후에도. 그녀는 가급적 평화적인 방식으로 자신이 지지 세력을 규합한 후 계승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할 뿐이다. 하지만 사절로 떠났던 차남 루케리스가 녹색파의 공격을 받아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결국 다음 시즌에서 본격화될 흑색파와 녹색파의 전면전을 예고하고 만다. 다혈질인 다에몬의 충동까지 이성적으로 자제시키는 데 성공했던 그녀였지만, 결국 그녀의 이성도 모성애를 통제하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중요한 건 모성애가 결국 혈육에 대한 애착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모성애는 끝내 라에니라와 알리센트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인 문제다. 모성애는 결국 피로서 이어지는 관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그들이 패망하는 근본적인 원인 바로 혈연이기 때문이다.
피에만 의존하는 이들의 사투
라에니라 개인은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여성이다. 그러나 왕가의 일원이자 정치인으로서 라에니라는 그렇지 않다. 그녀의 힘은 온전히 피에서 비롯된다. 장녀이자 공인된 후계자라는 명분을 제외하면 그녀에게 왕의 자격은 없다. 칠왕국에서 가장 힘이 강한 가문 중 하나인 발레리온 가문을 포섭하는 데 성공한 것도 타르가르옌과 발레리온 가문 간의 혈연관계에 기댄 바가 크다. 그녀가 다에몬의 폭주를 막을 수 있었던 이유인 '얼음과 불의 노래'도 존재 자체로 핏줄의 상징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왕에 걸맞은 통치력, 지도력, 정치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그러니 다른 대가문을 포섭할 때도 그녀는 혈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아버지의 권위로 만들어낸 과거의 맹세를 상기시켜 귀족들의 지지를 얻어내려 한다. 혼인을 통한 동맹이라는 녹색파의 열매에 비하면 결코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할 수 없다.
알리센트도 핏줄에 얽매어 상황에 끌려다닌다. 초반부에는 아버지 오토의 졸에 불과해 보인다. 그녀는 아버지의 명령에 충실한 딸이 되기 위해 아내와 사별한 비세리스 1세에게 접근한다. 한 번도 원한 적은 없지만 왕을 유혹해 왕비가 되고, 끝내 새로운 후계자가 될 왕자들을 낳는다. 알리센트는 왕가의 외척이 되어 자신의 피를 받은 왕을 만들고자 하는 오토의 도구에 불과하다. 또 비세리스 1세가 죽은 뒤 오토의 공작을 저지한 후에도 다르지 않다. 라에니스가 지적했듯이, 그녀는 핏줄 때문에 다시 주도자가 될 기회를 놓친다. 경쟁자를 제거하고 장남인 아에곤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결국 알리센트는 훌륭한 딸이자 엄마였을지는 몰라도 자신을 둘러싼 외적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했다.
라에니라와 알리센트는 '왕좌의 게임'에서 처절하게 실패할 수밖에 없다. 게임의 규칙은 두 개다. 왕좌는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또 왕에게서 후계자로 넘어가야 한다. 라에니라는 후자에는 해당되더라도 전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자신의 능력이나 힘 대신 아버지로부터 받은 피의 권위에 의존해 왕좌를 요구한다. 알리센트도 마찬가지다. 아에곤은 전자에는 해당되나 후자의 조건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의 이유만을 앞세워 또 다른 정당성을 확보한 정적을 제거하려 한다. 완전히 다른 판에서 새로운 규칙을 내세워야 할 이들이 누구보다도 혈통이라는 기존 규칙을 따르기에 급급하다. 결국 이 굴레를 끊어내지 못하는 이상 두 여자는 원작대로 대부분의 아이를 잃고 죽거나 죽을 때까지 유폐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끝내 자신들을 파괴할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마치 그리스 비극을 보는 듯하다.
왕실의 비극을 보여주는 방식 역시 인상적이다. <왕좌의 게임>의 후반부 시즌에서 '하드홈 전투', '서자들의 전투', 바엘로르 대성소 폭파 장면 등을 연출한 바 있는 미겔 서포크닉 수석 감독의 역량이 온전히 발휘된 듯 보인다. 우선 설명이 아닌 묘사에 초점을 맞춘 연출이 두드러진다. <왕좌의 게임>과는 다른 시대적 환경과 인물 및 가문들의 관계를 내레이션 등을 활용해 읊지 않는다. 라에니라, 다에몬, 비세리스 1세에 집중하여 그들의 상호작용 안에서 타르가르옌 가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 기회가 나면 새 가지를 내어 하이타워 가문과 벨라리온 가문 등 다른 캐릭터들의 서사도 하나하나 덧붙여 간다.
이로 인해 사실 자칫 호흡이 느려지거나 템포가 끊길 수도 있었다. 다만 애초에 왕실의 비극을 다루는 작품이다 보니 시대극다운 웅장함과 결연함, 비극으로 향하는 인물들의 우수를 세밀하게 담는 게 실보다 득이 클 것이라 판단한 듯 보인다. 또 단점을 상쇄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성과를 거두면서 우려는 기우에 그친다. 드래곤의 존재가 대표적이다. 타르가르옌 왕조의 전성기답게 수많은 드래곤이 개성적인 외양을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액션 시퀀스나 협상 장면 등 적재적소에 등장하여 순간적으로 극의 흐름을 휘어잡기도 한다. 징검돌 군도 전쟁과 같은 이벤트도 상당한 비중으로 다루어지면서 정치극에 부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 시즌 2는 이미 제작이 확정됐다. 다음 시즌의 과제는 적지도 않고, 쉽지도 않다. 다음 시즌에서는 스타크 가문의 크레간 스타크를 비롯한 더 많은 캐릭터, 더 많은 전투 시퀀스와 액션씬이 등장해야 한다. 주인공들의 감정선도 한층 더 복잡해지고 깊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시즌 1의 완성도를 보았을 때,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왕좌의 게임>의 전철을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 시대적 흐름을 담으려는 야심과 시대의 한계를 넘지 못한 우수가 뒤섞인 웅장하고 결연한 사극 판타지를 거부할 팬들은 많지 않을 테니 말이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시대적 변화를 담으려는 야심과 시대의 한계를 넘지 못한 우수의 만남. 이보다 완벽한 출발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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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5월 넷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오늘은 전국 곳곳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하니 모두 잊지 마시고나가시는 길에 꼭꼭 우산 챙기시길 바랍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범죄도시2> (-)▶ 5월 셋째 주에 이어 넷쨰 주에도 <범죄도시2>가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29일 오전 9시 경(개봉 후 12일), 600만 관객을 넘기며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초 기록을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추이를 봤을 때 전작의 최종 관객 수를 곧 넘길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주말 동안 (5월 27일~5월 29일) 관객 수 179만 2,74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54만 6,641명을 돌파하였습니다.2.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개봉 후 4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를 지키고 있는데요.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현재 2주 연속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5월 27일~5월 29일) 관객 수 17만 1,114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75만 4,408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그대가 조국> (NEW)▶ 5월 25일에 개봉한 <그대가 조국>은 주말 동안 (5월 27일~5월 29일) 관객 수 10만 7,25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5만 7,528명을 돌파하였습니다.
<그대가 조국>은 제 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영을 한 작품이며, 여러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이승준' 감독이 감독을 맡았습니다.| 줄거리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검찰공화국인가. 검찰의 칼날이 그대에게 향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사냥이 시작됐다. 검찰이 던진 좌표를 따라 언론은 몰려들고 소문은 꼬리를 문다. 분노한 대중 앞에 검찰은 칼을 휘두른다.저기 쫓기는 자는 누구인가. 그대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 씨네픽의 이번 주 102회 예측 이벤트는 5월 4주 차 박스오피스(순위) 예측입니다. 한 주동안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5월 4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의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박스오피스 1위 순위를 가장 많은 분들이 맞혀주셨고,
그다음으로 2위, 3위 순으로 많이 맞춰주셨습니다. 90%의 사람이 <범죄도시2>의 1위를 예측 성공하였는데요. 2위 역시 반 이상의 사람이 정답 예측에 성공하였습니다.
이에 비해 <그대가 조국>의 3위를 맞춘 비율은 굉장히 적었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98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배드 가이즈> (▼1)▶ <배드 가이즈> 역시 4주째 박스오피스에서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매력적인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나이 불문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가 박스오피스 TOP5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5월 27일~5월 29일) 관객 수 1만 3,53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9만 2,76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몬스터 싱어: 매직 인 파리> (NEW)▶고전 명작인 <오페라의 유령>을 모티브로 제작한 <몬스터 싱어: 매직 인 파리>가 5위를 차지하였는데요.
중독성 강한 OST와 '거대 벼룩'이라는 특별한 설정과 기발한 상상력이 담긴 모험담을 담아
주말 동안 (5월 27일~5월 29일) 관객 수 1만 1,35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만 2,26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1910년 대홍수로 에펠탑마저 물에 잠긴 파리는 안개 낀 도시 곳곳에서 목격된 미스터리한 괴물로 떠들썩하다.
소문의 주인공은 바로 거대 벼룩 ‘프랑코’ 아름다운 목소리와 마음씨를 가졌지만 무서운 외모 때문에 쫓기던 그는
우연히 인기 가수 ‘루실’을 만나 가면을 쓴 가수로 데뷔한다. 그들의 환상적인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지만 ‘프랑코’를 수상히 여긴경찰이 포위망을 좁혀오고 친구들은 ‘프랑코’를 지키기 위해 비밀 작전을 세우는데!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27일에 개봉한 <Top Gun: Maverick>이 차지했습니다.
넷째 주 주말에는 총 두 작품이 새롭게 등장했는데요. 바로 1위의 <Top Gun: Maverick>, 3위의 <The Bob's Burgers Movie>입니다.
<Top Gun: Maverick>은 6월 22일에 국내 개봉 예정이고, <The Bob's Burgers Movie>는 아직 국내 개봉이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주말 동안(5월 27일~5월 29일) <Top Gun: Maverick>의 매출액은 $124,000,000 (한화 약 1,557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총 누적 매출액 또한 동일합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5월 27일 ~ 2022년 5월 29일)1. <탑건: 매버릭> 1억 2400만 달러 (누적 1억 2,400만 달러)2.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1,6400만 달러 (누적 3억 7,077만 달러)3. <밥스버거: 더 무비> 1,260만 달러 (누적 1,260만 달러)4. <다운튼 애비: 새로운 시대> 590만 달러 (누적 2,847만 달러)5. <배드 가이즈> 463만 달러 (누적 8,137만 달러)...씨네픽의 5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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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억 달러를 향한 질주
5월 19일 국내 개봉 이후 6주간 총 2,275,323명의 관객을 모으며 2021년 국내 박스오피스 매출 1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긴 기다림 끝에 찾은 북미 박스오피스 시장에서 개봉 3일 동안 7000만 달러 (한화 약 791억 원)을 모으며 팬데믹 이후 최고 수익 경신은 물론, 2019년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이래 최고 수익을 기록하였습니다.
개봉일이었던 6월 25일 당일에만 4,179개의 극장에서 3,000만 달러를 끌어모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 제 9편은 이전까지 북미 박스오피스 수익 1위를 달리던 공포 스릴러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의 기록을 큰 격차로 따돌리게 되었는데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북미 오프닝 스코어 : $47,547,231)
이 기록에 대해 시리즈의 제작자이자 주역인 빈 디젤은 CTAOP(Charlize Theron’s Africa Outreach Project) 행사에서 “가장 좋은 점은 사람들이 극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극장이 돌아왔다!”라고 말할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더불어 그는 극장 단독 개봉을 택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결정을 높이 샀는데요. 그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 동시 개봉을 택한 다른 스튜디오가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없지만, 유니버설은 매우 대담했으며, 이러한 극장 개봉을 지지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본 작품으로 시리즈에 귀환한 프로젝트 설립자 '샤를리즈 테론' 또한 분노의 질주의 '대박' 오프닝 기록에 대해 “엄청나다. 이번 작품이 시리즈 제 9편이라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라고 언급하였습니다.
현재 약 80%의 극장만이 가동되고 있는 북미 박스오피스 시장은 ‘캐나다’ 극장이 아직까지도 대부분 닫혀있기에 회복되었다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시리즈 제 9편이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이전작인 스핀오프 작품 <분노의 질주: 홉스&쇼>의 오프닝 스코어였던 6,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기록을 세웠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북미 최종 수익 1억 7300만 달러, 전 세계 수익 7억 5900만 달러를 기록하였기에, 제 9편이 이를 뛰어넘는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 가정이 사실이 된다면, 전 세계 박스오피스 총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한 팬데믹 이후 첫 영화가 탄생하게 됩니다.팬데믹 이후 15개월 동안 420억 달러 규모의 산업이 말 그대로 "닫혀있던" 북미 박스오피스 시장이 즉시 회복되길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전 세계 영화 산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고, 제작이 중단되었던 많은 작품들이 개봉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제한된 상황 속에서 개봉해주었던 고마운 영화들로 인하여 관객들의 꺼지지 않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기다림’이 막연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언젠가 회복될 극장을 기다리며,
영화로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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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을 둘러싼 궁중암투
작가주의적 관점에서 정립된 캐릭터와 세계
미학적이고 철학적인 고뇌를 담아내는 영화는 관객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만큼이나 불친절하다. 그러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설계한 작가주의적 세계를 선호한다면 여지없이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임은 명확하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정치적 합병 이후 대영제국의 첫 번째 군주가 된 앤 여왕이 재위하던 시기는 영국사 측면에서도 혼동의 시기였다.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중 승기를 잡은 영국은 유럽 열강들 사이에서 자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화하기 위해 전쟁을 지속한다. 하지만 ‘공짜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영국은 전쟁을 지속시키는 대가로 막대한 전쟁 자금을 내놓아야 했다. 이에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입장을 견지한 양 당(휘그당과 토리당)간의 갈등은 심화되었다. 감독은 당대 영국의 정치사적 배경을 발판삼아 앤여왕과 사라 그리고 애비게일의 관계성을 주요 플롯으로 재구성한다.
작가주의 영화는 사회적 모순이나 정치적 이슈에 대한 공동체 문제의식보다는 감독 개인의 철학적 고뇌를 담아낸다.
"장르영화" 중에서 배상준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장대한 역사 사건 중심의 전개보다 개인과 개인 간의 구도와 사건, 인물들의 심리에 치중한 작가주의 성향이 짙은 영화이다.여왕의 강력한 조력자 ‘사라’와 사촌 ‘애비게일’의 대립
영국이 막대한 전쟁 자금을 쏟아부으면서도 전쟁을 지속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집권당이던 ‘휘그당’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사라 역시 전장에서 거듭 승리를 이끌며 전쟁 영웅이 된 남편 ‘존 처칠’과 자신의 입지를 공고화하기 위해 휘그당과 뜻을 같이했다. 이빨 빠진 호랑이와 다름 없는 군주의 옆자리를 꿰찼으니 ‘여왕의 여자’가 된 사라가 두려운 게 무어 있었을까. 휘그당은 물론이고, 야당인 토리당까지 그녀의 눈치를 살폈으니 사라는 실질적 일인자와 다름없었다. 적어도 사촌 동생 애비게일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가문의 번영과 안녕을 누려온 사촌 언니 사라와 달리 애비게일은 자신이 딛고 있던 기반이 무너져버린 경험을 일찍이 하게 된다. 귀족 가문 출신의 고결한 아가씨가 하녀라는 계급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맛봐야 했을 좌절, 치욕, 분노와 같은 감정들은 그녀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
집안 내력인지 둘의 성미는 상이하면서도 비슷한데, '여왕의 여자' 자리를 두고 경쟁할 만큼 영리하나 대범한 타입의 캐릭터다. 다만 사라가 저돌적이고 직관적인 타입의 ‘여장부(女丈夫)’라면, 애비게일은 전략적이며 기회주의적인 면모를 가진 ‘괴짜’에 가깝다. 특히나 이러 괴짜스러운 모습은 애비게일을 담아내는 촬영 방식에도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장면이 ‘어안 렌즈’로 애비게일을 촬영한 장면이다. 상황 자체를 심각하지 않고 우스꽝스러운 희극적인 톤으로 담아내기도 한다. 자신의 처소에 무작정 쳐들어오는 남자를 향해 “나를 겁탈할건가요?”하고 천연덕스럽게 대꾸하는 애비게일을 보라. 그녀의 상대는 단순히 하녀를 요깃거리 삼으려는 인물이 아니라, 왕의 강력한 조력자 사라이다.
애비게일은 강력한 입지에 오른 사라의 대척점에 서기 위해, 무엇보다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토리당과 정치적 결탁을 맺는다. 즉 정치적 결탁은 가진 것을 지키려는 자와 찬탈하려는 자의 파워게임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그리고 앤여왕은 두 사람의 대립을 가히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일찍이 남편과 아이들을 여읜 앤은 무엇보다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다. 여왕이 아닌 인간 ‘앤'으로서 정서적 결핍을 채우고자 사라를 곁에 뒀으나 국정을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라와 그녀 사이에는 균열이 생긴다. 결국 이 균열을 비집고 파워게임을 승기를 잡은 건 에비게일이다.
“우린 게임의 목적이 전혀 달랐어"
사라와 앤여왕은 군신 관계이었으나 연인 관계를 바탕으로 비교적 동등한 위치에서 갈등을 겪는다. 사라는 자신이 대체될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고, 그 바탕에는 여왕이 아닌 '앤'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반면, 애비게일은 권력과 명예를 얻기 위해 여왕의 여자가 되기를 원했지, 정서적 결핍을 채우는 인간 '앤'의 여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어쩌면 앤여왕은 사라가 다른이로 대체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차를 타고 왕실을 떠나는 사라의 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패자는 게임의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장막이 나눠진 세계, 여왕 ‘앤’과 인간 ‘앤’은 어떻게 표현되는가
4장 A Minor Hitch
앤여왕과 애비게일은 우연히 정원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단원들을 마주친다. 연주를 듣고 있던 앤은 갑자기 연주를 중단하라고 소리치며 황급히 자리를 떠난다. 창문 밖 빛만을 의지하며 위태롭게 걸어가는 앤의 모습을 통해, 안과 밖의 명암을 대비시켜 불안한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가장 불편해 보이는 걸음걸이와 표정으로 복도에서 우연히 하녀의 아기를 마주친 여왕은 아기를 강탈하는 것처럼 안아든다. 이는 그녀의 자식에 대한 결핍과 강한 집착, 충동적인 성향을 단번에 드러내는 가장 직관적인 방식이다.그녀의 내면은 이미 공허와 상실감 그 사이에서 점차 자기파괴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었다.
17명의 자식을 잃은 앤여왕의 상실감은 실상 그 누구도 채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여왕은 그 결핍을 사람이 아닌 ‘토끼’로 채우고자 했다. 상실을 완전히 치유하지 못하더라도 공허함을 채울 수는 있으니 말이다. 극 초반 애비게일이 앤여왕과 가까워지고자 던졌던 화두도 여왕이 기르던 토끼였다. 여왕의 침실에 토끼들을 풀어놓고 애비게일과 대화를 나누던 장면이 인간 ‘앤’이 가장 편안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 오만을 거듭하던 애비게일은 결국 여왕의 분노를 산다.
사라의 자리를 차지한 애비게일은 귀족의 명예를 되찾고 왕실의 무법자가 된다. 애초 권력을 쥔 자가 품어야 할 잭임이나 겸손은 없었다. 그저 왕의 권한을 쥐고 흔든다는 오만한 착각을 할 뿐이다. 허나, 이러한 태도는 사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인지 여왕은 크게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지 않는다. 그저 지켜볼 뿐이다. 하지만 결국 여왕의 화를 불러 일으킨 결정적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바로 애비게일이 토끼를 학대하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였다. 작고 여린 토끼의 몸을 구둣발로 짓밟는 행위.
그 순간 애비게일이 취한 오만은 단순히 외면할 수준이 아닌, 여왕의 인내를 넘어선 폭력적인 행동이었다. 그리고 여왕의 분노는 철저히 같은 방식으로 그녀를 응징하는 기폭제가 된다.
여왕은 애비게일에게 하녀 시절처럼 무릎을 꿇고 자신의 다리를 문지르라고 명령한다. 여왕의 표정은 애비게일을 향한 분노로 일그러지고,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채며 강한 괘씸함을 드러낸다. 마치 '네가 내 토끼들을 괴롭히면, 너 역시 무사하지 못할 거야'라는 섬뜩한 경고와도 같다. 감독은 관객에게 다시 한 번 이 세계의 권력의 구조를 각인시키려는 듯, 카메라 앵글과 편집 기법을 활용해 극적인 구도를 더한다. 크로스 디졸브 기법은 '애비게일 - 토끼 - 앤' 사이의 얽히고설킨 짓밟고 짓밟히는 관계성을 부각시키고,익스트림 로우 앵글은 앤 여왕에게 위압감과 권력을 부여하는 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촬영과 편집 그리고 음울한 음악의 조화가 더해져, 엔딩을 위한 완벽한 삼박자를 이룬다.
‘앤’은 장막이 나누어진 세계에서 때로는 절대적인 여왕처럼 때로는 나약한 인간처럼 묘사되었다.
인간의 다면성을 상업 필름에서 온전히 담아내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영화는 각 장막을 통해 주제를 환기시키며, 그 순간마다 앤의 특정한 기질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하는 영리한 방식을 취했다. 작가주의적 구성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독특한 ‘영상 필체’가 만나 세밀하고도 깊이 있는 세계를 구축해 낸 것이다.
작가주의 세계를 돋보이게 만드는 밀도있는 연기
영화의 주축 배우인 올리비아 콜맨, 엠마 스톤, 레이첼 바이스의 열연은 감독만의 독특한 세계 안으로 관객들을 단숨에 몰입시킨다. 특히나 올리비아 콜맨은 신체적 심리적 붕괴를 겪고 100kg의 거구가 된 ‘앤’여왕으로 열연하기 위해 15kg 증량했다고 한다. 외형적 동화뿐 아니라 다리를 절거나, 인물이 겪는 내면적 혼란, 쇠약 해져가는 얼굴을 표현할 때 올리비아 콜맨의 진가가 드러난다. 실제로 앤 여왕은 사라가 추방된 후 3년 만에 작고했으며, 사후에는 뇌졸중이 그 원인으로 꼽혔다. 영화 후반부, '애비게일'과 '앤'이 침실에서 대화하는 장면에서 앤의 얼굴은 구안와사가 온 것 처럼 불편해 보이는데, 이는 뇌졸중의 대표적인 예고 증상으로 여겨진다.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올리비아 콜맨의 노련한 연기력 덕분에 관객은 끝까지 몰입감을 가져갈 수 있었고 결국 이듬해 오스카, 골든 글로브, 아카데미, 베니스 시상식을 휩쓸며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큰 결실을 맺는다.
흥미로운 점은, 앤 여왕을 연기하며 극찬받았던 올리비아 콜맨이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 시즌 3, 4에서 다시 한 번 여왕을 연기했다는 사실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단단하고 침착하며 인내심 깊은 인물로, 성향적인 면에서 앤 여왕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캐릭터다. 베테랑 배우인 올리비아 콜맨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경험하고 싶다면,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와 <더 크라운>을 모두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작가주의적 성향에 따른 호불호와 고증적 한계
감독부터 배우까지 모든 합이 조화로운 작품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역사적 고증방식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실제로 앤여왕이 불안정한 정서와 히스테릭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는 하나, 토리당과 휘그당 사이에서 정치적 협상을 잘 이끌어간 성군으로서의 면모도 있었다. 양 당의 갈등을 해소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신중함과 중립적 태도를 일관했다는 역사 기록들이 그녀의 노력을 뒷받침한다. 영화에서도 자신의 오랜 조력자였던 사라를 내쫓고 의회에서 군주의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많은 시퀀스를 할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사극은 언제나 논픽션과 픽션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한다. 어떤 부분을 각색하고 다듬느냐에 따라 그 작품의 포커스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역사적 군주인 ‘앤’을 기대하고 보면, 영화 속 앤 여왕은 다소 납작하게 묘사된 캐릭터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핵심 플롯이 "위태롭고 나약한 군주를 놓고 펼쳐지는 두 여성의 강력한 파워게임"인 만큼, 앤 여왕은 절대적 왕정의 자리에 있음에도 끊임없이 인간적인 측면이 타자화되는 캐릭터로 설계되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세계 안에서 세 인물 간의 관계성을 잘 구축하기 위해 캐릭터의 각색은 필연이었던 셈이다.
작가주의 영화는 그 특성상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점에서 도전적인 성격을 지닌다. 대중성은 일반적으로 이상적이고 명확한 엔딩, 기승전결 구조, 그리고 직관적인 메시지를 선호하는 반면, 작가주의 영화는 전형적인 장르적 구도에서 벗어나 복잡하고 다층적인 메타포를 사용해 관객의 해석을 요구한다. 이러한 특성은 대중에게 높은 장벽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상업적 성공을 담보하기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운 작업을 완수한 감독이 바로 요르고스 란티모스다. 예술성과 상업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그의 작품은 이제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작가주의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는 필자는 앞으로 더욱 거장이 되어 갈 감독의 행보에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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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듄(DUNE)' 리뷰 - Part2 스토리 결말포함 영화리뷰(*스포일러)
-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1984년 영화 '듄' 기초 요약
- 1984 영화 '듄' 비하인드 스토리 소개
- 듄 영화 정보
장르: 스페이스 오페라
감독: 드니 빌뇌브
각본: 에릭 로스, 존 스페이츠, 드니 빌뇌브
원작: 프랭크 허버트의 듄(1965)
제작: 드니 빌뇌브, 케일 보이터. 메리 페어런트,조 카라치올로 주니어
주연: 티모시 샬라메, 제이슨 모모아 외
촬영: 그레이그 프레이저
음악: 한스 짐머
촬영 기간: 2019년 3월 18일 ~ 2019년 7월 26일
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워너브라더스
수입사: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2020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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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투게더 투게더> 예고편
어린 시절 부터 외롭게 살아온 안나(패티 해리슨)은 아기를 원하는 40대 독신 남성 맷(에드 헬름스)의 대리모 면접을 보게된다. 결국 안나는 그의 대리모로 합격하고 이 두 낯선 남녀는 예상치 못한 관계가 그들이 기존에 생각 했던 연결 고리, 어떤 경계선에 대한 인식 변화 그리고 사랑에 대한 관점들에 대해서 끊임 없이 도전 하고 의문이 들게 만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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