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0-30 14:56:41
미모와 연기력 겸비한 2세대 여배우 특집
저번 뜨거운 조회수에 이어 여배우 특집 2탄! 여돌 여배우의 전성시대!
2세대는 미모와 더불어 연기력이 뛰어나서 진정한 '믿고 보는 배우'가 아닐까 싶은데요. 씨네픽러의 원픽은?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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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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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키 17 | 봉준호답게 일탈한 SF 모범생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빚을 내어 친구 ‘티모’(스티븐 연)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망한 나머지 사채업자를 피해 다녀야 하는 '미키 반스'(로버트 패틴슨). 아예 지구 밖으로 도망치기로 결심한 그는 정치인 '케네스 마셜'(마크 러팔로)의 외계 행성 니플하임 식민지 개척단에 합류한다. 티모와는 달리 아무 기술도 없었던 미키는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신체가 출력되는 '익스펜더블'로 자원한다.
온갖 생체 실험에 동원되면 죽고 출력되기를 16번이나 반복하면서도 여자친구 '나샤'(나오미 애키) 덕분에 4년의 항해를 견뎌낸 '미키 17'. 니플하임 행성 탐사 임무를 부여받은 그는 탐사 도중 외계 생명체 ‘크리퍼’를 조우하고, 죽을 위기를 피해 우주선에 간신히 복귀한다. 하지만 우주선에는 이미 ‘미키 18’이 프린트되어 있었고, 복제 인간이 둘 이상 공존할 수 없다는 규칙에 따라 두 미키는 서로를 죽이려 든다.
봉준호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만남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복기해 보면 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한 작품 내에서도 의외의 타이밍에 장르를 변환하거나, 과감한 스토리텔링을 시도한다는 것. <기생충>에서는 '부자는 악하고 빈자는 선하다'는 고정관념을 뒤엎는 전개와 블랙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전환되는 구성으로 충격을 선사했다. 꼬리칸의 반란의 성공이나 실패에 얽매이지 않고 열차라는 시스템 자체를 전복하는 <설국열차>의 결말도 마찬가지였다.그렇기 때문에 <미키 17>은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관습에 구속되지 않는 비틀림'이라는 봉준호의 특징이 할리우드에서 어떻게 다뤄질지 의문이었던 것. 워너 브라더스와 협업하고 제작비만 1억 2천만 달러가 투입된 <미키 17>은 <설국열차>나 <옥자>와는 또 다른, 엄밀한 의미에서 진정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였으니까. 규격화된 시스템과 봉준호가 어떤 조화를 보여줄지 걱정 반, 기대 반일 수밖에 없었다.
<미키 17>의 결과물은 전반적으로 할리우드스럽다. 전개는 SF 클리셰에 충실하다. 봉준호라는 명성에 비하면 깊이도 얕아 보인다. 다양한 철학, 종교, 윤리, 정치적 딜레마와 알레고리가 삽입됐지만, 어느 것도 진득이 다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특별하다. 디테일로 빚어낸 블랙 코미디가 영화 전체를 지배하기 때문. 즉, <미키 17>은 할리우드의 SF 모범생이 전학생 봉준호를 만나 펼쳐 보이는 성실한 일탈의 결과물 같다.
'봉테일'로 빚은 불쾌한 블랙 코미디
<미키 17>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감정은 불쾌함이다. 특히 디테일하게 빚어낸 불쾌함을 토대로 이뤄지는 스토리텔링을 따라가다 보면 '봉테일'이라는 수식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그 중심에는 3D 생체 프런터가 있다. 이 프린터는 일반 3D 프린터처럼 입력된 설계도대로 인체를 찍어낸다. 그런데 이 프린터에 대한 묘사는 너무나도 일상적이라서 그 자체로 기괴한 유머처럼 느껴진다.
프린터가 작동하는 방식부터가 그렇다. 외관은 MRI 기계처럼 깔끔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생겼지만, 정작 작동하는 방식은 옛날 프린터처럼 투박하다. 과거 프린터들은 출력물을 인쇄할 때 종이를 한 번에 매끄럽게 내보내지 않았다. 문서를 한 줄씩 인쇄하면서 덜커덩거리면서 조금씩 종이를 내보는 경우가 많았다. 이 프린터 또한 덜컹거리면서 미키를 머리부터 서서히 밖으로 뽑아낸다. 마치 종이 문서를 출력하듯이.
이처럼 일반적인 프린터가 작동하는 익숙함과 프린터에서 종이가 아닌 사람이 출력되다는 낯섦 간의 괴리감은 미묘한 불쾌함을 조성한다. 이 불쾌함은 프린터 사용자들의 태도 때문에 증폭된다. 그들의 태도는 지극히 일상적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하다. 핸드폰 게임을 하느라 출력 과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받침대를 뒤늦게 깔거나, 출력이 되는 사이 다른 작업을 하다가 출력물이 이상하다고 짜증을 내는 식이다.
문제는 프린터에서 종이가 아니라 미키 반스라는 사람이 출력된다는 것. 바로 이 지점에서 투박한 작동 방식이라는 디테일의 진가가 드러난다. 단지 사람을 물건 취급하는 세태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로부터 아무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그로테스크함을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기 때문. 유머러스한 연출도 한 몫하다. '사람을 출력한다'는 사안의 심각성과 가벼운 분위기 사이의 간극 덕분에 불쾌함은 극대화된다.
익숙함+봉준호=특별함
프린터에서 느껴지는 불쾌함, 인간의 존엄성을 아무렇지 않게 훼손하고 짓밟는 그로테스크함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다. 가짜 임무를 주고 미키를 우주로 내보내서 인체 방사선 실험을 한다. 새 행성에 도착하자마자 보호 장비 없이 미키를 보내서 대기 상의 바이러스를 파악한 뒤 백신을 만든다. 저녁 만찬에 초대해서는 배양육을 임상실험하고, 부작용이 나타나자 내친김에 신형 진통제 효능까지 시험한다.
이 온갖 생체 실험에도 불구하고 미키는 일절 불평도, 반항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사채를 빌리고 돈을 갚지 못해 죽을 처지가 되자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쳐야 했으니까. 자본주의 시스템의 폐해를 다루는 이 대목은 SF 영화의 클리셰에 가깝다. <설국열차>의 꼬리칸을 익스펜더블로 바꾼 것처럼도 보이고, <아바타>에서 제이크 설리가 판도라 행성으로 향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 기괴함과 유머가 뒤섞인 미묘한 분위기 덕분에 클리셰는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된다. 실제로 <미키 17>에서는 돈이 없어서 지구를 떠난다는 클리셰도 마치 생체 프린터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사채업자 '다리우스'는 돈을 안 받아도 되니 그저 사람이 죽는 모습을 즐기는 인간으로 묘사된다. 이는 인명 경시 풍조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이미 인간의 존엄성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세태를 고발하는 다른 차원의 효과를 낸다.
<기생충>에서 '박동익'(이선균)이 '김기택'(송강호)의 냄새에 묻은 가난함을 지적하는 것과도 유사한 방식이다. 선악 이분법을 활용하지 않고도 빈부격차를 실감케 한 것처럼, 인간을 액수로 수치화하지 않아도 이미 인간이 돈이나 다름없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처럼 익숙하고 강고한 클리셰의 벽에 봉준호다운 디테일이 균열을 일으키면서 <미키 17>의 폭은 넓어지고 깊이도 더해진다.
SF 모범생을 일탈시키다
클리셰에 봉준호 향을 첨가해 색다른 맛을 내는 방식은 <미키 17>이 해결책을 제시할 때도 유효하다. 사실 앞서 보여준 문제의식에 대한 <미키 17>의 답안은 너무 모범적이고, 순진하기까지 하다. 두 방향의 아가페적 사랑을 해결책으로 내놓기 때문. <미키 17>은 니플하임에 사는 크리퍼처럼 모든 생명을 아끼고, 나샤처럼 타인을 한 인간으로서 사랑하면 생명이 경시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극 중 서로의 존재를 처음 인지한 크리퍼와 인간은 정반대 태도를 취한다. 인간은 크리퍼를 전부 죽이려 하지만, 크리퍼는 처음 보는 인간도 죽을까 봐 걱정하면서 구해준다. 또 종족을 위한 길이라며 미키를 17번이나 죽이는 인간들과 달리 크리퍼는 인간에게 잡힌 새끼 한 마리를 구하려고 모든 종족이 전투에 나선다. 즉, 모든 생명을 더한 만큼 한 생명이 소중하다는 <옥자>스러운 메시지를 인간과 크리퍼의 대비 속에 담아낸다.
한편 나샤의 사랑은 미키를 변화시킨다. 미키가 무기용 살상가스 테스트를 당할 때, 나샤는 그를 홀로 두지 않는다. 방호복을 입고 실험실 안에 들어가서 그가 죽을 때까지 옆에 있어준다. 또 티모가 다리우스의 협박 때문에 미키 17을 죽이려 할 때도 나샤는 목숨을 걸고서 그를 구해낸다. 이러한 아가페적 사랑은 우유부단하고 무기력한 미키 17을 각성시키고, 그가 케네스의 압제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는 계기가 된다.
사랑의 힘을 찬양하는 메시지도 사실 신선하지는 않다. 하지만 여기서도 봉준호다운 색다름을 엿볼 수 있다. 미키 17과 나샤는 항해 중에 여러 섹스 체위에 이름을 붙였는데, 그중 하나가 케네스의 압제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신호로 활용된다. 아가페적 메시지를 순간 에로스적으로 풀어내는 유머 덕분에 진부할 뻔한 장면에 생동감이 깃든 셈이다. 이 또한 봉준호가 할리우드 SF 모범생을 변화시킨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악역을 무찌르는 사랑의 힘
한편, 사랑의 메시지는 정치 풍자의 영역으로도 확장된다. 미키를 출력할 때 가장 독특한 지점은 그의 기억과 성격이 보존되고 이어진다는 것. 바로 이 대목에서 마셜 부부가 상징하는 파시즘에 대한 경계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미키는 존재 자체로 마셜의 이상에 반하기에, 그의 성장 서사는 그 자체로 케네스의 실패와 퇴락을 뜻하기 때문.
마셜 부부는 인간 중심주의와 우생학을 신봉한다. 식민지 행성 개척 프로젝트도 더 우월한 인류를 만들겠다는 비틀린 신념의 일환이다. '일파'(토니 콜레트)'가 만드는 '소스'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소스를 기준으로 사람을 구분한다. 소스를 즐길 줄 아는 우월한 종자와 즐기지 못하는 열등한 종자로. 더 맛있고 좋은 소스에 집착하는 그녀의 모습은 우생학에 기반해 니플헤임 행성을 개척하려는 케네스의 신념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케네스가 보기에 복제품이라서 진화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미키는 열등한 존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복사되는 존재이기에 미키는 진정으로 진화할 수 있다. 미키 17과 미키 18의 만남이 미키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어주기 때문. 미키는 엄마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자기가 엄마 차에 있던 빨간 버튼을 누른 순간 교통사고가 발생해서 엄마가 죽었다고 믿는 것. 버튼이 실제 원인이었는지와는 무관하게.
미키 17은 또 다른 '나'를 만나 달라진다. 그는 우유부단한 자신과 달리 과감한 미키 18을 보면서 모든 미키가 죄책감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또 케네스와 크리퍼의 전쟁을 막기 위해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자폭 버튼도 망설임 없이 누르는 미키 18로부터 자신에게도 있을 가능성을 배운다. 마셜 부부가 등장한 백일몽에서 과거와는 달리 당당히 일파와 맞서는 미키 17의 모습은 그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평범함의 힘을 믿다
미키의 변화는 평범한 사람들을 향한 격려처럼도 보인다. 현실적으로 대중에 속한 한 개인은 미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케네스 같은 독재자의 시점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수없이 복제된 미키의 집합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범한 이들이, 대중이 미키처럼 자신의 가능성과 힘을 자각할 때, 케네스는 비로소 힘을 잃는다.
일례로 미키와 나샤는 번역기를 만들어 준 과학자 '도로시'(팻시 패런)나 일파의 지시를 불이행한 '지크 요원'(스티브 박) 등 자기 본분에 최선을 다한 평범한 대원들 덕분에 크리퍼를 몰살하려는 케네스의 전쟁을 막을 수 있었다. 즉, 자기 자신을, 연인을, 동료를,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는 평범한 이들의 가능성을 믿는, 달리 말해 민주주의를 신뢰하는 이야기가 <미키 17>인 셈이다.
다만 사랑이라는 주제와 정치 비판 간의 연결고리가 부각되지 않다 보니 <미키 17>의 의도는 온전히 전해지지 않는다. 미키 17과 미키 18의 협력 과정보다 갈등이 강조된 결과 미키 17의 변화와 성장이 조명받지 못한 것. 그렇다고 두 미키의 갈등을 제대로 다루지도 않았다. 나샤의 진짜 연인이 누구인지를 중심으로 둘 중 누가 진짜 '나'인지에 대한 존재론적 고찰을 보여주는 듯하다가, 돌연 둘의 갈등을 유야무야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수박 겉핥기처럼 지나가는 대목이 많은 나머지 정치 비판이 일차원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일례로 케네스는 정치와 종교의 결합, 극단주의의 심화라는 정치적 흐름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배경이나 개인사가 단편적으로 묘사되다 보니 케네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다소 직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거시적인 정치 흐름이 아닌 특정 정치인만을 겨냥하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한 것처럼 보이는 셈이다.
최고는 아닐지언정
이에 더해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가 여러 플롯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인상도 짙다. 크리퍼 번역기가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눈에 띄는 복선이나 암시 없이 함장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식이다. 티모나 카이 같은 미키의 주변 인물들이 명확한 쓰임새 없이 등장했다가 퇴장하는 전개는 과욕이 아닌가 싶다. 복제 인간 활용법도 '멀티버스의 나'를 등장시킨 MCU의 스토리텔링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어서 신선하지는 않다.
그래서 <미키 17>을 봉준호의 필모그래피 중 최고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할리우드 SF 영화로서 성실하고 매끄럽게 만들어졌지만 특별한 지점은 보이지 않는다. 예상보다 블랙 코미디에 가까워서 큰 스케일이나 막대한 제작비도 와닿지는 않는다. 클라이맥스를 제외하면 우주선 내부에서 대부분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 그 결과 전반부에 가득한 기괴함의 충격에 비해서는 후반부와 결말의 즉각적인 쾌감이 부족하다.
그 대신 곱씹을수록 풍미는 깊어진다. 봉준호다운 장치가 친절하고 모범적인 상상력 사이로 만든 균열이 덕분에 의도한 맛이 뒤늦게 느껴지는 것. 가까이서 보면 범작이지만, 멀리서 볼 때 수작처럼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거대 자본과 작가의 창조성이 타협할 수 있는 한 가지 방식처럼 보인다. 이렇게 <미키 17>은 봉준호 스타일로 소화한 할리우드 SF를 보여준 게 아닐까 싶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봉준호가 제출한 할리우드 SF학 개론 중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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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독일] <타인의 삶>을 보면서 배우는 정치
<타인의 삶>을 보면서 배우는 정치
- 감시자의 눈으로 본 인간의 본성
한 남자가 있다. 그는 국가를 위해 감시하고, 의심하고, 고발한다. 인간의 숨결까지 탐지하려는 국가의 냉혹한 눈, 바로 슈타지의 비밀요원 게어트 비슬러. 그의 존재는 사람을 들여다보는 듯하지만 정작 인간의 마음은 닫힌 채 살아온 그림자다. 그러나 그가 감시하던 한 예술가 커플의 삶, 그 속의 자유와 사랑은 서서히 그를 흔들게 된다.
이 영화는 감동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역사적 증언이 된다. 배경은 1984년 동베를린. 철의 장막 이편, 동독은 사회주의라는 이념 아래 국가가 개인의 삶을 철저히 지배하던 곳이었다. 슈타지(Ministerium für Staatssicherheit), 국가보안부는 그런 통제의 최전선이었다. 이들은 말 그대로 '국민을 보호하는 척, 국민을 감시한' 조직이었다. 1950년부터 90년까지 존재한 이 기관은 소련의 KGB를 모델로 창설해 서방 세계의 자유주의를 '적대적 사상'이라 규정하고, 이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시민들의 일상까지 침투했다. 이 조직은 이웃, 연인, 가족의 신뢰까지 파괴해버린다.
이 냉혹한 국가 장치는 바로 냉전의 부산물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미국과 소련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독과 동독으로 분단됐다. 서독은 마셜플랜과 NATO의 보호 아래 자유주의 진영의 전진기지가 되었고, 동독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일원이자 소비에트 블록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이념은 경계를 만들었고, 경계는 인간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어냈다.
영화 <타인의 삶>은 냉전기의 동베를린이라는 단절된 시간 속에서 감시라는 절대적 권력 아래 무너져 가던 인간성을 기적처럼 다시 일으켜 세운 이야기다. 이 영화는 한 비밀경찰의 ‘변화’나 ‘감동적 회개’를 그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감시라는 구조적 억압이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포위하고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며 그 틈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인간적 연민의 가능성을 직조해간다.
<타인의 삶>이 보여주는 비극은 총성이아닌 침묵 속에서 벌어진다. 그것은 독재가 강요한 '침묵의 사회'며 감시가 개인의 내면까지 잠식한 체제의 결과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사람은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은 사람을 위해 변한다. 비슬러는 감시를 중단함으로써 처음으로 누군가의 삶에 진심으로 '참여'한다. 이것이야말로 정치가 놓친 인간의 가능성이다.
동독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붕괴의 길을 걷는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는 숨겨진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결국 독일은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이뤄냈다. 이 통일은 국경이 아니라 체제와 기억, 억압과 저항의 통합이기도 했다.
출처 : 나무위키
이 영화는 국가와 체제가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역사서다. 동독이라는 나라는 소련의 영향 아래 세워진 ‘작은 전체주의’였고, 감시는 단지 정치적 기술이 아닌 일상적 감각이자 언어였다. 믿음은 분해되었고, 관계는 해체되었으며, 침묵은 권력이 되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한반도를 생각하게 된다. 독일은 수십 년 간 동서독 정상회담과 베를린 협약 등 정치적 협상을 통해 꾸준히 준비해왔고, 주변국 특히 프랑스의 협력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Asia Paradox’의 그림자 아래 있다. 경제적으로는 상호의존이 깊지만 정치와 안보는 대립의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균열을 극복하지 못한 민족주의, 그리고 '존재론적 안보'에 집착하는 주변국들의 태도는 탈냉전의 기회를 아시아에서는 아직 꽃피우지 못하게 한다. 북한의 핵 위협과 중국의 부상, 미중 체제경쟁과 일본의 군사적 재무장까지 지금의 동아시아는 냉전의 유산 위에 여전히 군림하는 긴장 상태다.
우리는 타인의 삶을 어디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까. 혹은 들여다보는 그 순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일 수 있을까? 우리는 체제의 감시자이면서 동시에 양심의 증인이 될 수 있는가?
비즐러는 이 질문에 대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응답한다. 침묵하는 감시자에서 말없이 도운 구원자로의 여정은 곧 인간이 시스템을 넘어설 수 있다는 희망의 변주다.
여전히 감시의 언어가 살아있는 북쪽, 그리고 여전히 분단을 일상의 배경으로 삼고 있는 남쪽. 우리는 아직도 역사 속에 머물러 있다. <타인의 삶>이 동독의 폐허 속에서 조용히 속삭이는 ‘양심’의 존재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한반도 분단 현실에서도 중요한 울림을 남긴다. 우리는 언제쯤 타인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함께 살아낼 수 있을까?
감시의 균열에서 피어난 양심. 그 서사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은 이제 우리의 서사가 되어야 한다. 그런 가능성을 우리가 믿는다면 언젠가 이 땅에도 장벽이 무너질 수 있으리라
<영화에서 보는 정치> 교양 수업에서의 영화 <타인의 삶>을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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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리듬 속에 담긴 블랙 스토리
[JIFF 데일리] 리듬 속에 담긴 블랙 스토리
영화 <웨스트 인디스> 리뷰감독] 메드 혼도
출연] Cyril AVENTURIN, Roland BERTIN, Gerard BLONCOURT, Fernand BERSET
시놉시스] 수모리타니 출신 감독 메드 혼도의 가슴을 울리는 영원한 걸작이다. <웨스트 인디스>는 카운터 시네마 양식을 채택한 뮤지컬 영화로 대서양 노예 무역의 역사와 유산을 추적하고 유럽의 식민지 제국주의에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감독은 전통적 콜 앤드 리스폰스(call and response) 음악의 리드미컬한 구조를 뮤지컬 형식으로 완벽하게 재창조했으며, 부패와 위선, 이기심으로 가득찬 교회/국가, 그리고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산발적 독립 혁명 세력 사이의 편향된 갈등을 폭로한다. 파리 외곽의 버려진 르노 공장에서 촬영된 작품으로, 인공적인 촬영 과정을 여과 없이 노출시킴으로써 프랑스 산업 부흥의 기반이 된 노예 제도에 대한 메타 비평 수단으로 삼는다. 여기에는 영화 산업도 포함된다. 하버드필름아카이브(Harvard Film Archive)가 <웨스트 인디스>의 촬영감독 프랑수아 카토네와 협의하에 오리지널 35mm 프리프린트 필름을 바탕으로 복원했다.
#스포일러 주의#
청각보다 시각에 더욱 집중되었던 뮤지컬 영화뮤지컬 영화라는 사실만 알고 관람을 했기에 전형적인 뮤지컬 영화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산이었다. 멜로디가 주를 이루는 일반적인 뮤지컬과 달리 영화 웨스트 인디스는 박자와 리듬감이 주를 이루는 작품이어서 인상적이었다. 물론 배우들이 넘버를 부르는 장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대부분의 장면들은 리드미컬한 젬베 사운드에 얹혀지는 캐릭터들의 나레이션이었다. 대부분의 넘버들 역시 다채로운 음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음을 사용하다보니 기존 뮤지컬 영화를 볼 때와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멜로디가 중심이 되는 뮤지컬 영화의 경우에는 솔직히 넘버의 가사보다는 멜로디의 유려함과 화려함에 압도되어서 영화의 분위기를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화 웨스트 인디스는 귀를 사로 잡을 만한 멜로디가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덕분에 이들이 지금 어떠한 상황인지 그 객관적인 정보에 관객들은 집중을 할 수 있었고, 흑인 노예들이 끌려갈 때부터 이주한 아메리카에서의 현대 모습까지 그들의 역사를 정보 위주로 따라가며 공감할 수 있다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 과연 박자와 리듬감이 주를 이루는 작품을 뮤지컬 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 그 지점에서 메드 혼도 감독은 화려한 군무를 영화 곳곳에 삽입하면서 이 작품이 일반적인 영화가 아닌 뮤지컬 영화임을 드러낸다. 반복되는 박자와 리듬감 속에서 처절한 군무를 선보이는 흑인 노예들, 앞으로의 또 다른 희망을 생각하며 화려한 파티를 여는 흑인들까지 역사적인 순간 마다 분위기에 맞는 군무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화려하게 췄던 그들의 안무 동작은 생각나지만 그 배경에 깔렸던 음악은 기억에 없어서 뮤지컬 영화지만 굉장히 시각적인 정보에 강했던 작품이었다.
이 한 순간만 무마하면 된다는 얄팍함
영화 웨스트 인디스는 유럽 제국주의로 인해 아프리카 대륙이 발견되고, 백인과 흑인이 조우하면서부터 발생한 다양한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풀어내고 있다. 당시 흑인들보다 압도적인 군사 체제를 가지고 있었던 백인들은 자신들의 군사적 우위를 앞세워 아프리카를 점령했고, 그 과정에서 흑인 노예 제도가 만들어졌다. 나름의 체제를 유지하며 살았던 그들은 한 순간에 노예가 되어 유럽, 아메리카로 흩어졌고, 보다 원할한 플렌테이션을 위해 더위에 강한 흑인 노예를 달에 2,000명 씩이나 아메리카에 공급했다. 그저 그 한 순간의 돈을 더 벌기 위해 차후에 벌어질 일들은 생각하지 않고. 흑인들을 여기저기 실어 나른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공급은 과잉을 불러왔고, 전 세계에 전반적으로 안정이 찾아오면서 유럽 전역에서는 공금 과잉된 흑인들을 다시 내쫓으려는 계획을 세운다. 흑인들 때문에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영화 속에서 백인 사회복지사는 이런 말을 한다. “이제 그냥 돌려보내면 안되나요? 이주를 시키는 것만이 답니다.” 이제까지 그들의 노동력을 열심히 이용만 하다가 더이상 필요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떠나온지 수백년도 더 된 사람들을, 사실 고향이 더이상 아프리카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아프리카로 보내버리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국주의 사상이 남아있던 근대에서도 지배층은 사회적인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보다는 그저 이 순간만을 무마하면 된다는 가장 단순하고도 얄팍한 수를 쓴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필요하다는 이유로 잡혀오고 ,이젠 더이상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내쳐지는 흑인들의 이주 역사를 보면서 유럽 제국주의의 폭력적인 모습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 웨스트 인디스는 독특한 구조의 뮤지컬 영화 속에서 흑인들의 이주 역사에 내재된 유럽 제국주의의 폭력을 잘 그려내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상영시간표]
2023. 04. 30 14:00 CGV전주고사 3관 (324)
2023. 05. 02 14:30 CGV전주고사 3관 (514)
2023. 05. 05 17:00 CGV전주고사 2관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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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이 없을 때 불안감이 만드는 모습
우리 사회에서 집이라는 것은 단순히 살아가는 공간만 의미하지 않는다. 집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투자의 대상이 되었고 부를 상징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리려 하고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한참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부터 집값은 빠른 속도로 뛰었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명의로 된 집을 하나 마련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돈을 벌어 저축해야 했다. 그렇게 저축해서 집을 사는 기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길어져만 갔다. 그렇게 집에 대한 인식이 투자의 수단으로 변하면서 절망하는 사람들도 늘어갔다. 아무리 돈을 벌어도 집 한 채를 사기도 버거웠다. 집값이 오르면서 전셋값과 월세값도 늘어났다. 그렇게 집을 소유한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인식 전환에도 불구하고 집은 우리가 가장 편하게 쉬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집을 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집을 사지 못하더라도 전세나 월세로 지낼 안정적인 공간을 마련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더 심각한 절벽으로 떨어진 사람들은 곰팡이로 가득한 집에서 생활해야 하거나 아주 작은 평수의 공간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만약 그런 공간에서 아이를 키우고 가족과 살아가야 한다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좀 더 나은 공간으로 가고 싶지만 당장은 갈 수 없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까. 이들은 매 순간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보증금 사기로 살 집을 잃어버린 부부의 이야기
영화 <홈리스>는 보증금 사기를 당해 집이 없는 처지에 있는 한결(전봉석)과 고운(박정연)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은 보증금을 잃은 후 한순간에 갈 곳을 잃었다. 찜질방에서 숙박을 해결하지만 매일 쉴 공간을 찾기 벅차 보인다. 그들에게는 갓난아이가 있다. 그래서 이 가족에게는 집이 필요하다. 당장 생활비도 부족한 그들에게 보증금이 있는 월세집은 바로 들어가기 어렵다. 초반에 영화가 비추는 이들의 모습은 무척 우울해 보인다. 그래도 한결은 배달 일을 하며 하루하루 일당을 받고, 고운은 아이를 케어하며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들은 도움받을 가족도 마땅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회제도적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마땅치 않다.
한결과 고운 부부의 고민은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이 겪는 주거 문제를 좀 더 극적으로 영화에 담겼다. 이들은 영화 속에서 조금씩 최악의 상황으로 빠진다. 사기를 당한 상황에서 아이가 다친다. 안 그래도 돈이 부족한데 돈이 필요한 일이 자꾸만 생긴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벌려 겨우겨우 하나의 상황을 해결하고 나면 그다음에 또 다른 문제가 그들의 앞에 나타난다. 그 상황에서 그들에게 집이라는 안락한 공간은 도저히 꿈꿀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꿈꾼다. 하지만 여전히 집값은 높고 은행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자신만의 집을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를 시도한다. 코인이나 주식에 들어간 돈이 불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한 순간에 그 돈이 없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대부분의 자산을 잃은 그들에게 결혼이나 출산은 먼 일이다. 만약 그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다면 제대로 된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영화 <홈리스>는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들이 부정적인 행위를 하지 않고 자신들 만의 집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게 가능은 한 걸까.
영화 속 주인공들은 우연히 알게 된 할머니의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된다. 그 집에 대한 비밀이 영화에 미스터리 한 느낌을 만든다. 그들이 그 집에서 아이와 함께 잠을 자고 밥을 먹는 내내 꺼림칙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의 집이 아니라는 불안감은 관객의 마음도, 주인공들의 마음도 오염시킨다. 이들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하지 못할 행동을 하나씩 하기 시작한다. 남편인 한결 뿐만 아니라 부인인 고운도 당장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건 합법적인 선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들에게 집은 생존을 의미하고 그 생존을 위해 마음속에 자리한 '도덕과 상식'을 포기한다.
집이 없다는 불안감을 부부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영화
이런 주인공들의 선택은 굉장히 충격적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들이 그것 이외에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들은 궁지에 몰렸다. 이 가족이 꿈꾸는 건,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영화의 말미 이들이 할머니의 빈 집에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아주 평범한 가정처럼 편안하게 보인다. 한결과 고운은 그들의 선택의 끝이 어떤 것일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충격적인 선택을 할 때마다 무척 마음이 무거워 보인다. 아이에게 자신들의 고통을 전달하지 않고 키우고 싶은 이들의 욕심은 영화의 끝으로 갈수록 그 한계를 명확히 드러낸다.
한결을 연기한 배우 전봉석과 고운을 연기한 배우 박정연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가장 최선을 선택을 하지만 한가닥 남은 양심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을 무척 잘 표현해냈다. 영화에서 이들이 고민하고 절망하는 순간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진다.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절망적인 상황을 해결하려고 뛰는 한결의 모습, 할머니 집을 자신의 집으로 만들려고 할머니의 집을 버리며 멍한 표정을 짓는 고운의 모습은 이들의 절망감을 무척 잘 전달하고 있다.
영화 <홈리스>는 21회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CGV 아트하우스상을 수상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일처럼 현실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사지 못해 절망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한 주거 공간은 가지고 있는 돈에 비례해 그 등급이 나뉜다. 혼자라면 어디에서라도 살 수 있겠지만 아이가 있다면 어느 정도 좋은 환경이 뒷받침되는 곳을 택해야 한다. 여기에 집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사건들이 무작위로 찾아온다. 어떤 방법으로도 구할 수 없는 주거공간에 대한 고민이 이 영화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투자용으로서의 집도 요원하지만 주거공간으로서의 집에 다가서는 것도 무척 쉽지 않다. 영화 속 한결과 고운이 절망의 늪으로 빠져드는 모습은 마치 집이 없는 사람들의 모습의 절망감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여 무척 안타깝게 느껴진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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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다양한 형태
-헤어질 결심-
"최연소 경감 승진자이지만 불면증을 앓고 있는 경찰. 그의 앞에 나타난 젊은 중국인 과부. 남자는 남편 살인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그녀를 염탐하면서 사랑을 느끼게 된다. 때론 연민을 느끼고, 때론 의심과 불안감 사이 어딘가에서 방황하기도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사랑하는 듯 보인다. '사랑하는 듯'. ‘헤어질 결심’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지, 불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우리의 머릿속엔 박찬욱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선홍빛의 태양, 습습한 회색빛의 안개, 순백의 설산들이 가득 찬다. 서사보다 이미지가 더 각인되는 영화다. 그리고 가끔씩 우리 삶엔 불륜이라는 스토리보다 사랑이라는 본능 혹은 본질 같은 것들이 더 선명해질 때가 있다. 붕괴와 희생의 순간을 배우들의 연기로 원자 단위까지 쪼개버린 듯한 이 영화 '헤어질 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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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팜 스프링스> - ‘무의미한 오늘 속에서 찾은 가장 값진 의미’
팜 스프링스 (Palm Springs, 2020)
개봉일 : 2021.08.19 (한국 기준)
감독 : 맥스 바바코우
출연 : 앤디 샘버그, 크리스틴 밀리오티, J.K.시몬스, 피터 갤러거, 메레디스 하그너
‘무의미한 오늘 속에서 찾은 가장 값진 의미’
아마도 올여름, 가장 재기 발랄한 로코물이 아닐까 싶은 영화 <팜 스프링스>.
'타임 루프 로맨스'라는 소재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소재다. 타임 루프 로맨스의 원조 <사랑의 블랙홀>과 많은 이들이 인생 영화로 꼽는 <어바웃 타임>, <이프 온리>같은 타임 루프 로맨스 영화들이 파스텔 핑크와 같은 색감이라면 <팜 스프링스>는 핫핑크 빛이다. 마냥 얌전하지만은 않은 거침없고 유쾌한 로맨스랄까. 통통 튀는 영화의 색과 무해한 농담들이 정말 매력적이다. 그리고 내일이 없다는 듯 여러 모험에 도전하며 마음을 나누는 세라와 나일스의 모습과 이들이 던지는 농담은 보는 이에게 대리 만족과 가벼운 웃음을 선사한다. 거기에 시원한 풀장 배경과 청량한 색감이 더해져 그들의 파티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듯한 흥겨움은 덤으로 따라온다.
인생 최고 특별한 날로 기억될 결혼식 날에 갇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같은 날을 살아가고 있는 나일스에게 누군가의 결혼식 날은 더 이상 특별한 날이 아니다. 날이 갈수록 능글능글한 말솜씨와 사람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은 늘어가지만 잠에서 깨고 나면 남는 게 없다 보니 그는 점차 오늘의 소중함을 잊게 된다. 나일스에게 오늘은 그저 똑같고 의미 없는 반복일 뿐이다.
지금까지 그래왔으니 당연하게 오늘도 역시 어제와 같은 하루일 거라 생각했는데, 사소한 실수로 인해 오늘이 조금 달라진다. 시간이 흐른 건 아니고, 나일스의 하루에 세라가 들어온 것이다. 어쩌다 보니 갇혀버린 같은 시간 속에서 나일스와 세라는 어제의 오늘과는 다른 특별한 하루하루를 만들어간다.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하루를 기억해 주는 유일한 사람, 무의미한 오늘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사람. '영원히 반복될 오늘에 갇히더라도 이 사람과 함께라면 괜찮지 않을까?' 나일스는 오늘을 기대하게 된다.
나일스와 세라는 "이 사람들은 어차피 내일이면 잊을 거야!"라고 외치며 지금껏 해본 적 없는 귀여운 일탈과 과감한 장난을 반복한다. 두렵고 신경쓰이는 게 많았던 현실을 벗어나 모든 걸 예상할 수 있는 '오늘'에 갇히다니.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나에게 해가 될 것도 없고, 모든 게 내 손안에 있는 편안함이 나름 나쁘지 않다. 불안감과 위험 따위가 없는 시간들은 이들에게 안정감을 부여하지만, 이내 결국 사라질 것이 뻔한 오늘에 대한 무력감을 몰고 온다. 당장 무서울 것이 없으니 반복돼도 괜찮겠다 싶었던 하루가 무의미한 것이 되자 이들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 한다. 두려움을 외면하며 영원히 함께 갇혀있어도 괜찮을 것만 같은 사랑을 이대로 지키고 싶은 남자 나일스와 미뤄뒀던 두려움을 다시 마주하며 내 삶을 찾고 싶어 하는 여자 세라. 다른 목표를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닮아있는 운명 같은 두 사람은 이 사랑을, 내 삶을 지켜낼 수 있을까?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하루에서 만난 내 삶의 가장 큰 의미가 된 당신. 이 로맨스의 끝엔 오늘이 있을지 내일이 있을지 궁금하다면 <팜 스프링스>를 추천한다.
팜 스프링스 시놉시스
“오늘은 어제고, 내일도 오늘이에요…”
인생 최고의 날로 기억될 멋진 결혼식이 열리는 팜스프링스의 리조트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힌 남자 나일스에게 오늘은 100만 번째(?) 결혼식일 뿐이다.
하지만 우연한 사고로 세라가 나일스의 세상에 개입하면서
똑같았던 하루는 늘 특별한 오늘(!)이 되는데…
진짜 내일 없이 사는, 두 남녀의 썸머 코믹 로맨스가 시작된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오늘 기분 어때요?”
“오늘, 내일, 어제 다 똑같죠.”
몇 번째인지 기억도 안 나는 탈라와 에이브의 결혼식 날. 홀로 결혼식 날에 갇힌 나일스에게 어제, 오늘, 내일은 모두 똑같은 날이다. 나일스는 같은 날을 살아가며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어디서 왔는지와 같은 정보들을 모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만의 상황극을 즐긴다. 현실에선 할 수 없는 여친 두고 바람피우기, 동성의 인물들 꼬셔보기, 결혼식 방해하기까지. 지금껏 해본 적 없는 수많은 일탈들은 처음엔 즐거움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지루하고 무의미한 행위로 변한다. 거기에 점점 더 사라져가는 ‘나 자신’에 대한 기억들. 나일스는 타임루프 속에서 나를 잃고 조금씩 지쳐간다.
몇 번째인지는 모르겠지만 세라와의 하루를 시도하던 날 밤, 세라가 나일스를 따라 타임 루프에 들어온다. 신부 탈라의 언니인 세라는 결혼식에서도 온갖 눈치를 보고 있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다. 실패한 결혼과 순간의 판단 미스로 저질러버린 신랑 에이브와의 하룻밤. 이 행복한 결혼식에서 죄책감과 눈치에 맘 편하게 웃지 못하고 술을 잔뜩 들이켜고 있던 세라에게 타임 루프는 안전한 도피처다. 세라도 역시 나일스처럼 처음엔 어떤 사고를 쳐도 깔끔하게 사라져버릴 오늘을 마음껏 즐긴다. 오늘의 실수를 책임질 내일이 없으니 사고도 마음껏 쳐보고 이런 일 저런 일에 뛰어들어본다. 그리고 어딘가 나와 닮은 나일스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나일스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쳤다는 걸 알 게된 후 나일스와 거리를 두고 형체 없이 반복되는 하루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오늘의 내 실수와 어제의 후회를 책임질 필요 없는 타임 루프는 분명 안전한 도피처다. 실수에 대한 책임도 그에 대한 죄책감도 어차피 내일이면 없는 일이 될 하루. 하지만 다른 이들은 오늘 나의 실수를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타임 루프에 갇힌 나는 나의 실수와 후회를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나일스는 타임 루프 속에서도 타인을 해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한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실수와 후회이기에 그것을 꼭 되돌릴 필요는 없지만, 내가 기억하는 나의 실수를 되돌리거나 변하려고 노력할 수 있는 내일이, 새로운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내 인생을 되찾아야겠어요"
우리는 보통 지난 실수와 후회를 떠올리며 다시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어제보다 한 뼘 더 성장한다. 하지만 타임 루프 속에선 이러한 성장을 이뤄야 할 이유도 이룰만한 기회도 없다. 세라는 타임 루프에 빠진 후 매일 아침 에이브의 침실에서 눈을 뜬다. 세라는 처음엔 그저 타임 루프가 선사하는 자유를 즐기기 바빴지만 나일스의 거짓말을 듣게 된 후 타임 루프를 방패 삼아 거짓말을 하거나 실수를 모르는체하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현실로 돌아가면 분명 전처럼 눈치 보는 날이 반복될 테고, 어쩌면 결혼식 전날에 저질러버린 실수를 책임져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무의미한 하루를 반복하는 것 대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한 뼘 더 성장하는 방향을 선택한다.
나일스는 이제 제대로 기억조차 나지 않는 현실로 돌아가길 두려워한다. 세라가 동굴을 폭파시켜 현실로 돌아갈 거라 말하자 나일스는 “당신과 남고싶어요.” “여기 남아줘요.”라고 말하며 세라를 붙잡지만 세라는 단호하게 자신의 인생을 되찾겠다며 자리를 뜬다. 나일스는 세라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했음을 깨닫고 함께 현실로 돌아갈 용기를 낸다. 혼자 무의미한 오늘에 남아 현재에 안주하며 사느니 사랑하는 사람과 내일을 살아가는 것. 그게 진정한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
"자네만의 안식처를 찾아봐."
어쩌면 우리는 항상 길을 잃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걸지도 모른다. 내일은커녕 당장 몇 시간 뒤에 일어날 일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거창한 비유를 내려놓고 가볍게 말하자면 오늘 먹으려고 결정해둔 저녁 메뉴가 갑자기 품절이 되는 것과 같은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긴다면 또다시 고민을 반복하고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게 인생이다.
타임 루프 속에서 겪는 오늘은 모든 게 다 예상되는 정해진 일들의 연속이지만 진짜 인생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툭하면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나일스와 세라 역시 인생의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나일스는 정해진 길과 결과가 있는 타임 루프를 ‘나만의 안식처’라고 느끼며 타임 루프를 벗어나길 꺼리지만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세라를 보며 다시 삶의 의미를 상기시킨다. 그리고 세라의 존재가 진정한 오늘의 의미이자 안식처임을 알게 된다.
내일이 오지 않는다는 건 결국 새로운 기회와 조금 더 발전할 나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타임 루프는 그저 반복되는 나의 실수를 가볍게 외면해도 괜찮다는 특권일 뿐, 달라진 나와 또 다른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배경은 아니다. 시간은 의미 없이 낭비되고 있고 무의미에 갇힌 사람은 변하지 않는 오늘처럼 변하지 않는 삶을 산다.
변화도 의미도 없는 타임 루프 속에서 만난 최고의 인연은 서로에게 내일을 꿈꾸게 될 동력이 된다. 무의미한 하루 속에서 발견한 가장 의미 있는 그를 바라보며 두 사람은 조금 더 나아갈 우리를 궁금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내일’은 꼭 맞이해야 할, 가장 필요한 존재로 변한다. 내일을 맞이하게 되면 무의미한 시간을 반복할 때보다 걱정도, 부딪혀야 할 일도, 책임져야 할 것도 어마 무시하게 많아지겠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면 적어도 지루하고 힘들진 않겠지-싶다. 더 아름다워질 우리의 내일과 한 발자국 나아갈 나를 상상하며 내딘 내일을 향한 한 걸음엔 용기와 사랑, 믿음이 가득하다.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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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가디슈」예고편 1초 단위 분석 그리고 소말리아 내전 핵심요약ㅣ모가디슈 예고편ㅣ모가디슈 김윤석 조인성ㅣ모가디슈 1차 예고편ㅣ소말리아 해적 아덴만ㅣ
? '모가디슈(2021 여름)' 예고편 1초 단위 분석
그리고 영화의 배경인 '소말리아 내전' 역사 소개- 모가디슈 영화정보
장르: 드라마, 액션
감독: 류승완
각본: 류승완
제작: 강혜정
출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외
촬영: 최영환
조명: 이재혁
편집
미술
음악
의상
주제곡
촬영 기간: 2019년 11월 ~ 2020년 2월
제작사: 대한민국 외유내강, 덱스터 스튜디오, 필름케이
배급사: 대한민국 국기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대한민국 국기 2021년 7월
화면비
상영 시간: 121분
제작비: 240억 원
- 시놉시스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모가디슈
지금부터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생존이다!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 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리는데…목표는 하나, 모가디슈에서 탈출해야 한다!
- 캐릭터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 (김윤석 분)
강대진 참사관 (조인성 분)
김명희 (김소진 분)
공수철 서기관 (정만식 분)
조수진 대사관 사무원 (김재화 분)
박지은 대사관 막내 사무원 (박경혜 분)
북한 대사관
림용수 대사 (허준호 분)
태준기 참사관 (구교환 분)
2021년 개봉예정인 대한민국의 영화. 류승완 감독의 11번째 연출작.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인해 고립되어 버린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탈출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영화 제목이 캐스팅 과정에서는 '탈출' 이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이후 '모가디슈'로 확정되었다.
2020년 여름 성수기 개봉작품으로 준비중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이 1년 가까이 지연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소말리아 모가디슈지만 현재까지도 위험이 발발한 지역인지라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모가디슈 #모가디슈_예고편 #모가디슈_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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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죽어도 좋은 경험: 천사여 악녀가 되라> 메인 예고편
남편의 실수로 아이를 잃은 ‘여정’은
우연히 만난 ‘명자’가 남편의 외도로
억울하게 이혼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 비밀과 진실을 알고 있는 ‘여정’은
‘명자’와 치밀한 계획 아래
서로 상대방의 남편을 살해한다는 범죄를 공모한다.
독을 품은 두 여자의 광기 어린 복수극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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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30초 예고편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텐 링즈’의 힘으로 수세기 동안 어둠의 세상을 지배해 온 ‘웬우’
'샹치’는 아버지 ‘웬우’ 밑에서 암살자로 훈련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평범함 삶을 선택한다.
그러나 ‘샹치’는 목숨을 노리는 자들의 습격으로 더 이상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어머니가 남긴 가족의 비밀과 내면의 신비한 힘을 일깨우게 된다
벗어나고 싶은 과거이자, 그 누구보다 두려운 아버지 ‘웬우’를 마주해야 하는 ‘샹치’
악이 될 것인가? 구원이 될 것인가?
마블의 새로운 시대,
세상에 없던 힘이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