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하늘2023-10-08 16:46:37
[BIFF 데일리] 황홀한 탐욕과 종교의 만남
영화 <황홀경>
황홀경/Rapture
Hong Kong, China/2023/127min
도미닉 상마 감독/ '아시아 영화의 창' 세션'
영어로는 'rapture(랩처)'라고 하며, 이는 개신교에서는 휴거를 의미하는 어휘이기도 하다. 사람이 황홀의 경지에 이른 것을 황홀경(恍惚境)이라고 한다. <나무 위키 참고> '황홀경'이란 제목은 영화 전반에 흐르는 어둠이란 단어와 실제 영상에서도 밤과 어두움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시선을 대비시키는 단어이다.
빛과 어둠, 황홀의 경지와 죽음의 순간을 대비 시키며 풀어가는 영화 <황홀경>은 홀연히 사라진 망쿤치를 찾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그를 찾기 위해 카산의 아버지와 마을 남자들은 밤마다 찾으로 다니지만 좀처럼 찾기 어려운 상황. 이런 가운데 마을 사람들은 망쿤치가 장기 밀매 업자들이 납치했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외부인을 경계하며 밤마다 마을을 지킨다.
이런 마을 사람들이 완전 무장해제 되어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게 있다. 바로 종교다. 외부인들은 그토록 경멸하며,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 그들에게 종교는 외지인들과 자신들을 구별하는 힘이요, 다른 마을 사람들과 다른 특별함을 지니게했다.
그것을 주도한 교구 목사는 기적의 성모마리아 행렬이 지난후, 40 밤과 40일 낮동안 종말의 어둠을 대비한다며 임박한 종말을 위한 '종말 구호 헌금'을 실시한다. 그러면서 마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공포와 불안으로 몰아 넣는다.
그러면서 이미 충분히 어둠이 찾아온 마을속에 서로의 욕망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결국 종교와 정치가 권력을 악용하는 장면속에서 주인공 소년 카신의 시선을 통해 감독은 신비로이 우리를 초대한다.
<황홀경>의 도미닉 상마 감독은 어릴적 주민 대다수가 크리스천 마을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 영화 <황홀경>은 우리에게 종교와 정치가 탐욕을 만났을때의 폭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
영화 전반에 흐르는 어둠과 짙게 깔리는 음향의 효과는 영화를 몰입하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끊임없이 사라진이들을 찾아다니는 장면과, 성모마리아 상이 마을에 있는 예배당에 들어오는 과정을 아주 느리고, 천천히 묘사하는 장면, 그러나 성모마리아 상이 들어왔음에도 여전히 어둠속에 있는 마을과 그안에 자신들의 탐욕을 이루려는 자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의 종교와 권력, 그리고 그 사이에 흐르는 황홀경을 경험하고 싶은 탐욕을 치밀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biff.kr/kor/html/program/prog_view.asp?idx=63072&c_idx=385&sp_idx=&QuerySte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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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음악의 힘
혼자 산 지 오래된 사람들은 혼잣말을 잘한다. 혼잣말은 대개 말로 끝나지 않고 리듬을 부여받는데, 나이듦의 증거라고도 한다. 난 주로 '안경이 어디 갔을까'를 노래한다. 안경잽이들에게 가장 난제는 안경찾기이다. 안경이 있어야 안경을 찾는데, 안경이 없어서 안경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비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 어디에선가 이런 말을 들었다. 책 싫어하고 운동 싫어하고, 미술 싫어하는 사람은 있어도 음악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동서고금 어디에도 그들만의 음악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슈퍼스타K, K팝스타, 위대한탄생,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국민가수, 싱어게인... 노래 경연 프로그램만 해도 벌써 몇 개인지. 거기 나오는 사람들은 다들 어쩜 그리 노래를 잘하는지.
그덕에 내한 온 해외가수들이 감격하고, 음악영화들이 대박을 터뜨린다. 나도 음악영화들을 참 좋아하는데, 3일차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두 개의 음악영화를 보고 왔다. <코다>와 <노래로 쏘아올린 기적>이다.
이 영화들을 음악영화라고 감히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노래가 주제이니 거칠게 음악영화로 분류해본다.
장애인 가족 속 비장애인 자녀, <코다>
<코다>는 농인가정의 청인 자녀를 뜻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 아카데미에서 상 받았다 정도나 알았지, 전혀 아는 바가 없었던 터라 영화를 보는 내내 '이거 이래도 되나' 싶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찾아보니 프랑스 영화인 <미라클 벨리에>의 리메이크판이었다. <미라클 벨리에>의 주인공 폴라는 초등학생이고 <코다>의 루비는 고등학생이다. 폴라 엄마랑 루비 엄마가 같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폴라의 부모는 목축업에, 루비의 부모는 어업에 종사하고 폴라에게는 남동생이, 루비에게는 오빠가 있다, 정도가 바뀐 설정이다. 주인공이 청소년으로 설정되면서 남학생과의 풋풋한 하이틴 로맨스도 한 스푼 첨가되었다.
장애인을 부모로 둔 비장애인 아이는 한 번도 아이일 수 없다. 세상으로부터 부모를 지켜야 하고, 비장애인들의 세상에 부모의 언어를 통역해주어야 한다.
농인의 가정에 청인, 게다가 노래 잘하는 자식이라니. 이건 축복일까? 자식의 목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아예 노래라는 게 어떤 것인지 들어본 적이 없어 그저 물고기를 잘 잡은 것과 비슷한 기분일까. 감히 추측할 수 없지만, 그냥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로 느껴본다.
영화는 비장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 자식인 루비마저도 부모를 도와야 할 사람, 지켜야 할 사람으로 여기고 자기 자신을 가족에게로 갈아넣고자 한다.
그러나 오빠의 말처럼, 루비가 태어나기 전에도 그의 가족들은 잘 살았다. 비장애인들과 함께 그럭저럭 살아왔다. 장애인을 보는 우리의 시선도 비슷하지 않은가. 정상인의 도움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 사회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장애도 있으면서 왜 애를 낳아서는, 거기에 속된 말들까지 덧붙여.
노래가 뜻대로 되지 않자 루비는 말한다. 한 번도 부모님 없이 해본 적이 없다고. 루비의 부모는 좋은 부모였다. 장애인은 장애를 가졌다뿐이지 스스로의 역할들을 해내며 살아간다.
장애인을 재단하고, 범주화하고, 자신만의 개념 속으로 밀어넣는 것, 즉 대상화는 혐오이고 폭력이다. 그건 장애인이 아니야, 내가 아는 장애인의 모습으로 행동해야지, 바람직한 장애인의 모습이 아니니 도울 필요도 없지, 장애인이면 착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이런 문장들이 랜선을 타고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폭력을 자행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음악은 <미라클 벨리에>가 좋았고, 영상미는 <코다>가 좋았다. 두 영화를 함께 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영화 후반부에 가서, 오디션을 볼 때 수어를 함께 사용하는 장면은 <미라클 벨리에>에서도, <코다>에서도 눈물이 났다. 다 알면서도.
폐허 속에서도 음악이 흐르네,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영화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네 명의 아이들이 냄비 따위를 들고 노래를 해서 돈을 버는데, 벌이가 영 시원치 않다. 그중 노우르는 유일한 여자아이이자 모임의 리더이다. 어지간한 남자아이들보다 배포도 크고 용감하며, 똑똑하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타고 났지만 꿈이 크지 않은 동생 무함마드에게, "유명해져서 세상을 바꿀 거야"라고 말하라며 협박하는 무서운 누나이기도 하다.
이들은 물고기를 잡아 번 돈을 밀수꾼자에게 날렸지만 사원에서 코란 성가를 불러 돈을 벌어 악기를 마련한다. 무함마드는 동네 음악선생에게 과외도 받는다. 이후 결혼식 축가 등 돈 되는 대로 일을 하다가(그 어린 아이들이) 갑자기 누나 노우르가 신부전으로 쓰러진다.
너무 비싼 수술비 때문에 신장이식을 받던 노우르는 투석 중 사망하는데, 그 이후 무함마드는 대학에 진학하여 노래가 아닌 택시기사로 학비를 번다.
그러나 우연히 음악경연대회에 원격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옛날 누나와 함께 투석하던 아밀을 만나게 된다. 무함마드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조르는 아밀을 보고 무함마드는 다시 한번 누나를 떠올리고, 노래를 부르겠다고 다짐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TV에서 '아랍 아이돌'이라는 경연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걸 알게 된다. 장소는 이집트. 가자지구에서 이집트까지는 사실상 갈 수가 없다. 그때, 무함마드는 예의 돈 떼먹은 밀수업자를 찾는다. 비자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밀수업자도 폭탄으로 인해 다리를 잃었다. 전쟁은 선한 자와 악한 자를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파괴한다. 무함마드는 가까스로, 또 여러 사람의 도움을 얻어 겨우 이집트에 도착하지만, 표를 구할 수가 없다. 절망한 무함마드는 화장실에서 노래를 부른다. 무함마드의 노래소리를 듣고 옆칸에 있던 사람이 표를 주고, 무함마드는 경연에 나간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자면, 무함마드가 노래를 부를 때 가자지구의 사람들이 열렬히 환호하는 모습이다. 폐허가 된 마을에서도 음악은 축제가 되고, 한 명의 영웅을 응원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모은다.
음악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폐허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부르는 소리, 그리고 누군가를 구원하는 소리.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은 사실 스토리라인이 허술하다. 어떤 부분에서는 클리셰가 지나치고, 또 신파적이기도 하다. 부자연스러운 대사들과 연기들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영화에 주목해야 한다.
<코다>가 헐리우드식의 전형적인 영화라면,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은 우리에게 너무도 낯선 문법이다. 배우, 이름, 음악, 배경, 모든 것이 낯설다. 두 영화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화에는 상대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음악은 너무도 생경하였는데, 나는 외국의 음악이라면 팝이나 알지 그 외 문화권의 노래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무함마드가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감동 포인트를 찾는다는 것도 사실 너무 어려운 일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고, 지금도 수많은 팔레스타인, 특히 가자지구의 사람들이 학살되고 있다. 지금도 이스라엘은 신의 이름으로 백린탄 등의 미사일을 쏘며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죽인다. 한때 홀로코스트를 겪었으면서도 팔레스타인의 민간인들을 다 죽일 기세이다.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정치적인 것을 동시에 말하는 것이 상당히 꺼려지지만, 한 개인으로서 시오니즘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사랑할 수는 없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러시아의 편을 들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관심을 가진다. 자원과 관련되기 때문이 아닐까? 러시아의 석유, 천연가스와 우크라이나의 밀 농사가 각국의 경제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직까지도 내전이 그치지 않는 아프라카 대륙의 르완다, 최근에 벌어진 아프가니스탄 내전, 그리고 수십 년째 지속되는 팔레스타인 전쟁, 미얀마의 민주항쟁에는 관심이 덜하다.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예상해 본다. 가자지구에 미사일이 날아가도 우리나라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무함마드는 자신의 목소리로 가자지구의 상황을 알렸다. 그 누구도 관심이 없는 나라일지라도 한 가수가 유명해짐으로써 가자에 대해, 팔레스타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실화여서 슬프고, 실화여서 다행이지만 또 불행이기도 하다.
폐허에서도 예술은 살아있고, 당장 집이 날아가고 사람들이 죽어도 사람들은 음악을 사랑한다. 그것이 음악의 힘일 것이다. 인류의 역사 이래 음악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일 것이고,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영화를 어찌 기존의 문법으로 재단하고 비평하겠는가. 그건 팔레스타인에 평화가 찾아왔을 때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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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하지 못한 첫사랑과 다시 헤어지기 위해 떠난 여행
여행길에 나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여행을 떠난 남자 지미(허광한)다. 혼자 집에 돌아온 지미. 가족들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지미는 가족들에게 "혼자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라고 말한다. 이제 어엿 중년이 된 지미. 쓸쓸한 눈빛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있다. 우두커니 서서 길을 바라보니 왠지 모르게 놓고 온 것이 있는 듯하다. 생각에 잠기는 지미. 지난 기억들이 서서히 생각난다. 애써 떠오르는 옛 생각을 뒤로하고 그냥 걷는다. 어느새 도착한 지하철. 지하철에 타려니 예전 생각이 난다. 그 애도 그냥 여행 삼아 여기저기를 떠돈다고 했었지. 10대 때 만났던 아미(키요하라 카야). 지미와 아미는 18년 전 대만의 노래방에 처음 만나 운명 같은 만남을 시작한다.
우연처럼 만나
이 영화에서 우연은 두 인물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우선 첫째. 아미의 관점에서 받아들이는 우연이다. 아미는 여행 중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왜? 여행하며 살고 싶으니까. 이유가 간단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대만이라는 나라를 고른 것도, 지미를 만나게 된 것도 전부 다 우연처럼 느껴진다. 더 나아가 아미 입장에서 대만이란 나라를 굳이 처음으로 고를 필요가 없다.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대만으로 건너가도 세계일주라는 목적에는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목적에 관한 부분을 영화가 어떻게 묘사하는지가 중요하다. 세계일주라는 목적이 중요하지 않다. 그 세계일주 동안 우연히 '어떤 것'을 통해 '무엇을'느끼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 느끼는 것들을 아미가 '특정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밑줄 쳐져 있다. 이 매개체('특정 방식')의 속성을 생각해 보면 영화가 기획의도를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이 매개체는 받아들이고 느낀 것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한데, 우연이라는 특정한 상황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연출로 보여준 촘촘함이 돋보였다.
다른 캐릭터 지미가 받아들이는 우연 역시 중요하다. 이 영화에서 지미가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어느 관점에서 보면 좀 이상하다. 소위 말하는 개연성의 측면에서 '이게 말이 되나?' 싶다. 지미가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라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역시 지미의 우연은 영화에서 핵심으로 작동한다. 왜? 그것은 글쓴이가 바로 윗문단에 쓴 내용 때문이다. 지미의 우연은 지미의 어떤 것으로 치환된다. 그리고 그 어떤 것은 아미의 '무엇'과 관련이 있다. 단지 이 영화가 아미의 우연을 돌아보는 지미의 이야기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당연히 지미의 최종 목적지가 아미와 관련한 무언가라는 것이 핵심이라서가 아니다. 지미가 그 여행을 통해서 하나하나 얻었던 것들이 아미가 대만에 있으면서 느낀 감정들과, 또 여주인공이 표현하는 무언가와 등치 되는 지점이 있다. 18년의 시간이 엇갈렸지만 남, 녀가 여행을 떠나 공통적으로 느낀 것들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바가 있는 것이다. 이게 로맨스 영화의 낭만적인 성격을 강화하는 역할도 하지만 이야기의 주제 측면에서도 좋은 선택이었다.
지우고 싶지 않은 흔적
이 영화가 기존에 오마주한 작품이 있다는 건 양날의 검처럼 느껴진다. 우선 변주하고 있는 것. 영화의 내실이다. 이 영화가 인물들에게 남은 사랑의 흔적을 보여주기 위해 전면에 내세우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굉장히 중요하다. 과거의 첫사랑과 현재의 지미와의 관계는 시차가 18년이나 나고, 그 사이에 어떤 인생은 바뀌고도 남는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사랑의 힘을 생각해 보면 이 결과는 당연하다. 다들 첫사랑을 만나고 나서 인생이 바뀐 기억이 하나쯤은 있잖아? 영화는 지미의 여행으로 둘의 사랑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사랑이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이 갔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사랑이 가진 보편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속성을 영화의 특이점을 잡은 영리한 선택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가 비슷하다는 건 초반만 봐도 후반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어떤 점에서는 변주를 더 뒀어도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편지 중요하고. 시차 중요하고. 후반부 중요하고. 이런 것들이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너무 예상이 되는 플롯이다(심지어 본작에 제목이 직접 등장하기도 한다). 예술가가 어떤 영화를 오마주해서 무엇을 만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소재까지 겹치게 보여줄 필요 있을까? 이는 후반부 아미가 보여주는 장면과도 이어지는 단점이다. 이 장면들은 원작과의 관계를 위해 의도적으로 등장한 것처럼 보인다. 이 장면이 오마주 원작과 공통점을 만들어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인물이 가진 내면을 이렇게까지 보여주지 않고, 그냥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었다면 이 영화만의 인장이 더 선명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인물이 어떤 사정이었는지는 오리무중 하더라도, 더 지미의 입장을 부각함으로써 이야기의 날카로움을 깎는 것이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은 또 다른 영화와의 오마주다. 어떤 영화의 오마주? 한국 기준으로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다. 이 영화와 본 작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어느 게 모체인지 너무 딱 알 것 같았다. 뭐 비단 나쁜 것만은 아니다. 박찬욱 감독도, 홍상수 감독도, 이창동 감독도 이 영화와 비슷한 입장에 놓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감독의 색채가 너무 최근이라서 겹쳐 보인다. 구체적으로 이 영화는 후반부에 힘을 줬다. 당연하다. 아니면 이 영화를 만들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쾌감 내지는 감동이 커야 할 텐데 그냥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가 생각나서 김이 샌다. 왜? 작년 개봉작인 영화와 공통점을 찾으면 쉽다.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은 인생의 목적을 잃은 남자다. 애써 쌓아 온 직업인으로서의 커리어가 위기에 처했고, 첫사랑에 실패했다는 아픔이 인물을 관통하고 있다. 반대측면에서 여자 주인공은 사연이 후반부에 드러난다. 그 사연을 뒤로하고 여주인공이 사랑을 만난다는 설정이 있다. 물론 작년 개봉작과 지금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할 때 번작이 더 좋은 영화다. 인물의 당위성이라는 측면에서 전작보다 성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성실함에 기대어 줄거리를 거의 똑같이 가져가는 이 영화가 게으르다고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다. 전작과의 차이점? 90년대에 개봉했던 레전드 멜로. 90년대 그 멜로와의 차이점? 작년에 개봉했던 멜로 영화. 감독이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특정 장르의 클리셰를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거 어디 허씨요
허광한 배우는 다양한 얼굴을 담았다는 점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글쓴이는 허광한 배우가 대만의 송중기 배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사람이 미소년 타입이라서? 물론 비주얼적으로도 공통점이 있다. 송중기 배우가 최근에 나온 <화란>은 특유의 소년스러움이 이야기의 핵심으로 작동한다. 85년생의 중년이지만 소년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허광한 배우 역시 마찬가지로 소년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이 영화에서의 허광한 배우는 10대의 내면을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대표적으로 과거의 지미가 첫 등장하는 장면에서 “엄마 왜 저 안 깨웠어요?”라고 말한다. 이 장면부터 시작해 아미를 만나기 전의 모든 상황은 10대의 모습 그 자체였다. 외모만 10대인 것이 아니라 행동도 10대다. 이걸 10대와 30대간의 거리감을 멀리 떨어트려서 묘사했기 때문에 생생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10대의 행동거지를 생생하게 포착한 허광한 배우의 노력도 대단했다.
허광한 배우는 시간을 18년을 빨리 감기해 청년이 된 지미의 모습도 능숙하게 묘사한다. 지미가 지하철에 있는 모든 장면은 정말 굉장하다. 촬영부터 이 인물이 고립됐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데 촬영에 인물이 호응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생동감이 넘치는 10대의 지미와는 다르게 30대의 지미는 사람을 대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듯하다. 허광한 배우는 지미의 닳고 닳은 내면을 포착해서 이 감정을 중심으로 인물을 표현한다. 10대의 지미를 생동감으로 보여준 것과 대조적으로 인물의 특성을 간결하지만 깊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별하기 싫다면
가끔 그런 이야기들을 만난다. 이건 진부하다. 하지만 분명 내 마음 속에 다가오는게 있다. 이 영화는 분명 그런 영화다. 익숙한 작법에 편승한 영화. 그리고 그 작법을 영화 안에서 대놓고 티 내는 영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지미가 떠난 여행은 각자 이별하지 못했던 사랑과 몇 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데 충분하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그대로, 우리 일상의 많은 분들은 이 세상과 빛을 내는 것 같다. 그 빛 한가운데에 우리가 있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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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 그 이상을 상회하며 끝까지 간다
'반인륜적인 행동'하면 무엇이 있을까? 롤 하다가 상대 팀 라이너에게 부모 욕 하는 뭐 그런 거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질문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것들을 묻는 것이다. 아마 범죄라는 이름으로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이 이에 속할 것이다. 사람을 패 죽이거나 살인을 하거나 뭐 그런 것들이 반인륜적 행위에 들어가겠지? 우리 대부분은 이런 행동을 할 일이 없다. 고등학교 때 공부하고 대학생 때 놀고 직장인 때 돈 모아서 결혼 해 잘 사는 게 우리의 자화상 아닌가? 또 우리의 일상은 타인을 사랑하기도 바쁘니 누구를 때릴 만큼의 마음의 여유가 그렇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근데 이런 반인륜적인 행동은 때에 따라서 합리화가 되기도 한다. 역사는 승리한 사람의 것!이라는 말 다들 알고 있잖아? 지금 2021년 12월 한국에서 그걸 따지기엔 이미 많은 역사적 사건들을 거슬러 올라와 아마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것 같다. 사실 이건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로 사람들을 죽이는 건 무슨 말을 대서라도 일어나선 안 된다. 그러나 지금 이런 상황이 전 세계의 어느 곳에서라도 일어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세계의 부조리와 함께하고 있다. 폭력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세상을 더 나아지게 만든다는 점에서 좋은 점도 있을 것이다. 근데 세상이 언제 마음대로 됐었나. 이런 부조리에 의한 살육극이 60억 인구 중 한 곳에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여러 곳에서 일어난다는 뜻이다. 뉴스와 글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사태를 마주한다. 이 영화 역시 그것을 소재로 한 스릴러/호러 장르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때 칸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고 이에 힘입어 올해 국내에서 개봉했다고 한다. 이 덕인지 뭔지 나는 이 작품이 생각 외로 너무 좋았어서 4천 5백원 돈이 아깝지 않았다. 여러분도 이 작품을 보는 걸 추천한다. 아, 다행히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아니라고 한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호러 드라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헌트>를 아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힐러리 당시 후보의 경선이 신물 나게 싫었던 미국인들의 트라우마에 대한 영화였다. 구체적으로, 인간 사냥이라는 키워드를 당시의 정치상황에 대한 풍자로 녹여든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꽤나 재미있게 봤다. 내가 좋아하는 <킬 빌>에 대한 오마주도 있고 액션도 사실적이라서 몰입하기 좋았다. 또, 올해 개봉했던 작품 <레미제라블>을 기억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우발적인 사고가 점점 커져 한 도시에 폭풍이 휘말리는 것이 영화의 플롯이다. 끝도 없이 폭발하는 텐션에 보고 나서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뭐 그런 영화였다. 이 작품 역시 좋은 평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바쿠라우>는 둘을 합친 것 같은 영화다. <헌트>의 강점은 장르영화가 가진 장점, 그러니까 '사람을 사냥한다'라는 점에서 오는 서스펜스라고 생각한다. 또 수위가 갈수록 높아져서 '이러다가 진짜 사람이 더 잔인하게 죽겠다'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게 영화가 가진 장점이 되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선이 집중되게 도와준다. <바쿠라우>는 이 <헌트>의 강점을 공유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점점 극단적으로 발산하는 에너지가 몰입을 잘 되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근데 이런 강한 에너지가 그냥 자극적이라서 좋은 게 아니다. 사람 목 잘리고 샷건으로 머리가 터지고 하는 장면이 바쿠라우의 시민들이 가진 화를 우회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감독의 좋은 연출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잔인한 수위와 함께 영화의 엔딩까지도 와르르 폭발하니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안성맞춤이다. 온통 들끓어 오르는 분노가 사람을 사로잡는, 그런 뜨거운 영화다.
사회 부조리에 대한 깊은 탐구
여러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모두 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근데 그 이유가 어떤 정치인의 사주, 그러니까 자기를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에라고 한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헛웃음을 칠 것이다. 요즘은 또 인터넷이 잘 돼있어서 이런 짓을 하면 금방 티가 날 것이다. 이 <바쿠라우>는 한 인물을 지지하지 않는 마을 주민들을 공격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말 안 듣는다고 집단학살을 벌인다. 좀 웃기지 않나? 근데 이게 표현을 극단적으로 해서 그렇지 조금만 바꾼다면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죽이려고 드는 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이건 물어보나 마나 한 이야기다. 근데 몇몇 사람들은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못살게 구는 것을 정당화한다. 어느 나라건 이런 다른 사회계층을 모욕하고 혐오하거나 반대 여론을 찍어 누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거부감이 드는 행동에 가하는 정당한 비판은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혐오범죄로 이어진다면 당연히 지양해야 할 것이다. 이 <바쿠라우>는 이런 몰상식한 일을 초극한으로 비꼬며 우리에게 단적으로 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 이 작품은 브라질의 정치현실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설명하기엔 긴 것 같으니 다음 문항(?)에 이어 써야 할 것 같다.
왜 허구치고 리얼한가 했네
물론 이 '바쿠라우'라는 도시는 실존하지 않는다. 황석영 작가의 <삼포 가는 길>처럼 가상에 존재하는 도시를 소재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벌어 나는 갈등이 브라질의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가령 도입부에 바쿠 라우에 물 수급 문제가 이슈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물 공급 문제는 브라질 동북부의 오랜 과제였다. 1987년 아마존 투루 쿠이 댐의 원주민 주거지 40ha가 댐에 의해 매몰된 전력이 있고 2019년에는 광산 재벌이 댐 공사를 독단적으로 진행하다 256명이 사망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물을 원활하게 주민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던 브라질. 주민들의 땅을 개간해서 물 공급 이슈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거주민들을 내쫓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현재 브라질의 정권을 잡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극우주의를 표방하며 이 원주민들의 거주권 따위 1도 신경 쓰지 않는 행보를 보였고, 이에 많은 사람들이 살 터전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또 있다. 2019년 7월, 한 브라질의 가톨릭 단체는 근래에 원주민들을 살해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발표했다. 2017년엔 110여 명, 2018년엔 135명이 살해당했다고 하니 나름 심각한 문제다. 기록이 2018년까지만 있어서 내가 개인적으로 네이버에 ‘브라질 원주민 살인사건’이라고 검색하니 다른 기록도 나왔다. 2020년에 BBC에 의하면 어떤 아마존 보호 운동가가 총격전에 의해 피습당했으며 비슷한 사례가 6개월간 5번째 기록됐다고 한다. 또한 브라질의 벌목꾼들이 원주민을 살해하고 아마존을 태우는 등 자국민에 대한 살인 행태가 끊이지 않는 것 같다. 근데 설상가상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은 파괴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하니, 이 사람은 이런 피비린내를 맡을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2020년 1월에는 개발업자와(외지인) 원주민간의 법적 분쟁에 있어 전자의 편을 드는 조항을 만들었단 기사까지 있으니 이 <바쿠라우>가 현실을 담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 되는 셈이다. 심지어 2019년 8월의 연합뉴스 기사에 원주민들이 외지인들을 쫓아냈다는 기록도 있으니 이 영화는 현실을 고도로 비꼰 우화로 보는 게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쉽고 간단하게 예술성 있게
'한 정치인에 의해 사주받은 용병들이 마을의 거주민들을 학살한다'가 줄거리의 개괄이다. 간단한 스토리라 딱히 어려울 것도 없지만 일단 압도적으로 찍어 누르는 에너지와 서스펜스가 몰입을 도와줘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다. 현재 브라질의 정치현실에 대해 비꼬는 화법을 가졌다고 하는 것도 눈치채기 어려운 게 아니다. 킬러들끼리 서로 살인하는데 비해 지역주민들의 유대감이 끈끈한 것만 봐도 어떤 태도로 감독이 세상을 바라보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나니 영화를 많이 접하지 않았던 분들이라도 '이건 이 생각으로 만들었겠네' 눈치챌 것이다. 또 액션이나 미술에 있어서도 영화는 간단하고 쉽다. 모든 액션 영화에서, 총기를 실제로 쏠 일은 없지 않은가? 컴퓨터 CG나 미술팀의 열일이 결과물을 만든 것일 텐데, 이 부분에 있어서도 거부감이 없었다. 아. 충분히 모를 수 있기에 휙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후반부에 어떤 인물이 생각을 갑자기 바꾸는 듯한 장면이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는 것이나 킬러들이 너무 밑도 끝도 없이 사람에게 총질한다는 점이 경우에 따라서는 보기 어려울 수도 있을 듯. 또 현재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바쿠라우의 시장처럼 반지성주의자라고 하니 이런 암시나 비유가 쉽게 딱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브라질의 정세까지 신경 쓸 일은 없을 테니 이 부분을 모른다고 해서 뭐 수준 이하의 인간이 되고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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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우드의 매력, 시크릿 슈퍼스타
인도의 억압받는 많은 소녀들이
탄산의 거품처럼 떠오르길.
진정한 "시크릿 슈퍼스타"는 엄마였다.
한계에 갇히지 않는 꿈을 꾸는 인시아를 만들어준,
억압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문화는 이해받을 수 없다.
땅에 꽂힌 여성인권 속에서도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더 큰 목소리에 파묻혀 그 새싹들은 고개를 내미는 것조차 버겁기에 수많은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인시아의 아빠는 가부장제에 찌든 가정폭력범입니다.
식구들이 집에 들어온 그만 보면 무서워 비위맞추기에 바쁘죠
나즈마가 온수를 맞추지 않았다고 손을 부러뜨리고 음식을 준비해놓지 않으면 뺨을 때리며 아들인 구두만 챙기는데요.
아빠가 나올때마다 마음이 답답해지고 보기가 버거웠어요.
거기다 2017년에야 여성의 운전이 허용된 나라에 간다는 것도 어이가 없었는데, 인시아보다 20살은 더 많아보이는 남자랑 강제혼을 시키려고 하는 모습에서 없는정까지 떨어졌습니다.
사실 이렇게 되면 남동생을 미워하기 마련인데
남동생이 어린탓인지 누나를 무시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죠.
심지어 박스테이프로 누나의 부서진 꿈을 붙이려는 기특한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주목할만한 점은 모녀의 이야기가 집중되어 있다는 건데요.
그래서 엄마를 위한 노래가 눈물을 자아냅니다.
큰 방패가 되어주지는 못하지만 나즈마의 한계에서 최대한 자유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더 넓은 세상을 꿈꾸는 인시아에겐 엄마가 답답하게 여겨졌습니다.
안시아가 엄마의 용기였다는 것을 깨달은 인시아,
정해준 삶으로 살려 하지만 또 한번 나즈마는 용기를 낸다.
씹어먹는 개연성에도, 길고긴 상영시간에도 이상의 현실을 꿈꾸고 이루어내는 이 표현이 좋았습니다.
보기 너무 힘들었던 영화 인도에 대해 여성인권을 들이댈수가없다. 짐승보다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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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감동을 주는 로드 무비 모음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모두들 무탈한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수요일, 대리만족을 시켜줄 로드 무비 모음을 가져왔어요!
이란 영화계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대표작 <체리 향기>부터
2019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3관왕에 빛나는 <그린 북>까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8편의 로드 무비와 함께할 준비가 되셨나요?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체리 향기(1997)
Taste of Cherry
ⓒ MUBI시놉시스
바디(호마윤 엘샤드)는 자동차를 몰고 황량한 벌판을 달려간다. 그는 지나치는 사람들을 눈여겨보며 자신의 차에 동승할 사람을 찾는다. 그가 찾고 있는 사람은 수면제를 먹고 누운 자신의 위로 흙을 덮어 줄 사람.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는 그의 간절한 부탁에도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앳된 얼굴의 군인도, 온화한 미소의 신학도도 죽음이란 단어 앞에선 단호하게 외면할 뿐. 드디어 한 노인이 그의 제안을 수락한다. 박물관에서 새의 박제를 만드는 노인은 그에게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며 작지만 소중한 삶의 기쁨들을 하나씩 펼쳐 놓는다.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현듯 삶에 대해 강한 애착을 느끼는 바디. 운동장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도시의 하늘 너머 펼쳐지는 저녁노을의 눈부신 빛깔. 밤이 오고 바디는 수면제를 먹고 자신이 파놓은 구덩이 안에 눕는다. 아침이 오면 그는 그토록 바라던 죽음을 얻게 될까? 아니면?
CINE PICK!
영화 <체리향기>는 1997년 칸 영화제에서 이란 정부의 출국금지 조치로 출품되지 못하다가 폐막 3일 전 프린트를 몰래 빼내 기습적으로 상영,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는 기적을 이룬 작품입니다. 영화의 제목인 '체리 향기'는 11세기 이란의 시인이었던 오마르 하이얌의 시 구절 "삶을 즐기려면 죽음이 쫓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리고 체리 향기를 맡아보라. 그것은 영원하지 않다."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체리는 가장 달콤하고 아름다운 과일 중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체리의 향기가 삶의 환희를 나타낼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게 감독의 생각이었다고 하네요. 영화는 자살을 기도하는 한 남자의 하루를 다루고 있는데요, 그가 차를 몰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들이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출연한 배우들의 경우 모두 감독이 길거리에서 캐스팅한 일반인으로, 주인공에게 삶의 기쁨을 알려주는 노인의 역할을 맡은 사람은 촬영이 끝나자 이름도 밝히지 않고 사라져 크레딧에도 실제 이름이 아닌 시나리오 상의 배역 이름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는 메이킹 필름이 짧게 삽입되어 있는데, 이는 극영화의 형식을 취하되, 조작된 겉모습 이면의 진실성을 잡아내려 했던 감독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영화이니, 삶에 지치셨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 꼭 보시길 추천드려요.
명대사
"좌회전해주세요."
"이 길은 모르는데요."
"난 알아요. 돌아가는 길이지만 편하고 아름다워요."미스 리틀 선샤인(2006)
Little Miss Sunshine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본인의 절대무패 9단계 이론을 팔려고 엄청나게 시도하고 있지만 별로 성공적이지 못한 대학 강사 리차드. 이런 남편을 경멸하며 이 주째 닭날개 튀김을 저녁으로 내놓고 있는 엄마 쉐릴. 헤로인 복용으로 최근에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 전투 조종사가 될 때까지 가족과 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9개월째 묵언 수행 중인 아들 드웨인. 그리고 이 콩가루 집안에 얹혀살게 된 외삼촌 프랭크는 게이 애인한테 차인 후에 자살을 기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방금 퇴원한 프로스트 석학이다. 마지막으로 7살짜리 막내딸 올리브는 유난히 미인대회에 집착하며 분주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올리브에게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리는 쟁쟁한 어린이 미인 대회인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 출전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고 딸아이의 소원을 위해 온 가족이 낡은 고물 버스를 타고 1박 2일 동안의 무모한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좁은 버스 안에서 후버 가족의 비밀과 갈등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데..
CINE PICK!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은 미국의 부부 감독인 조나단 데이톤, 발레리 페리스의 2006년작 영화입니다. 미국 최고의 콩가루(?) 집안사람들이 딸의 어린이 미인대회 참가를 위해 낡은 승합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며 그리는 화해와 성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렉 키니어, 스티브 카렐, 토니 콜렛, 폴 다노, 아비게일 브레스린, 알란 아킨 등의 배우들이 출연해 호연을 펼쳤고, CF와 뮤직비디오로 명성을 얻었던 감독 부부의 연출 또한 호평을 얻었습니다. 캐스팅 과정에서 고심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독특한 가족구성원들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훌륭한 캐스팅과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완성된 깜찍한 영화랍니다.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1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두며 대중들에게도 인기를 얻었습니다.
명대사
"결과야 어떻든 네 힘으로 노력했다는 게 중요해."
"진짜 패배자는 질까 무서워서 시도도 안 하는 사람이란다."
"힘겨웠던 시절들이 삶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라고 했단다. 그게 자신을 만들었으니까."
기쿠지로의 여름(1999)
Kikujiro
ⓒ MUBI
시놉시스
모두가 기다리던 여름방학. 하지만 마사오는 전혀 즐겁지 않다. 할머니는 매일 일을 나가시느라 바쁘고 친구들은 가족들과 함께 바다나 시골로 놀러 가버려 외톨이가 되었기 때문. 어느 날 먼 곳에 돈을 벌러 가셨다는 엄마의 주소를 발견한 마사오. 그림 일기장과 방학숙제를 배낭에 넣고 엄마를 찾아 여행길에 오른다. 친절한 이웃집 아줌마는 직업도 없이 빈둥거리는 전직 야쿠자 남편 기쿠지로를 마사오의 보호자로 동행시킨다. 왕복 600km의 여정. 그러나 그 여행은 마사오도 기쿠지로도 잊을 수 없는 생애 최고의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는데... 52세 철없는 어른과 9세 걱정 많은 소년. 그들이 마침내 찾은 것은?!
CINE PICK!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은 일본을 대표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기타노 다케시(배우로서의 예명 비트 다케시)가 연출, 주연을 맡은 1999년 영화입니다. OST이자 영화의 무드와 잘 어울리는 히사이시 조의 피아노 독주곡인 'Summer'로 유명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이 곡만큼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요.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3 원소로 불리는 코미디, 폭력, 센티멘털리즘이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전반에 어우러져 있으며, 그러면서도 조금 더 가볍고 천진난만한 분위기로 타 작품들보다 가볍게 시청하기 좋습니다. 뜨거운 여름날의 일본을 배경으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명대사
"이건 천사의 종이라는 거야. 힘들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이 종을 울리면 천사가 와서 도와준대."
"다음에 우리 또 엄마 찾으러 가자."
"근데 아저씨 이름이 뭐예요?"
"기쿠지로다, 바보야!"델마와 루이스(1991)
Thelma & Louise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보수적인 남편을 둔 가정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루이스’(수잔 서랜든).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함께 휴가를 떠난 두 친구는 휴게소에서 그녀들을 강간하려는 한 남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되고, 즐거웠던 여정은 순식간에 끝을 알 수 없는 도주가 되어버린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뒤로 한 채 사막을 달리며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그녀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멕시코로 향하는 길목에서 매력적인 카우보이 ‘제이디’(브래드 피트)가 나타나게 되고, 그에게 호감을 느끼는 ‘델마’를 지켜보며 ‘루이스’는 조금씩 불안감이 커진다. 한편, 강력범으로 수배가 된 그녀들은 좁혀오는 수사망과 함께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되는데…
CINE PICK!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91년 작품으로, 여성 주인공들을 내세운 로드 무비입니다. 영화의 두 주인공으로 수잔 서랜든과 지나 데이비스가 출연해 199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명 모두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대신 각본가 칼리 쿠리가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이외에도 촬영상, 감독상, 편집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음악은 한스 짐머가 담당하였고, 무명 시절의 젊은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수준 높은 페미니즘 영화로 평가받기도 하는데요, 리들리 스콧이 작업 당시 전통적으로 남성이 주인공을 맡았던 버디 무비 장르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꾸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었다고 합니다. 감독의 전작인 <에일리언>에서 역시 전통적으로 남성이 맡아왔던 역할에 여성을 캐스팅하기도 했지요. 절벽을 넘어 떨어지는 자동차의 모습이 담긴 결말 씬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강렬한 장면인 만큼 여러 매체에서 오마주, 패러디되고 있습니다. 밝고 화사한 색감의 야외 씬들의 향연 또한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명대사
"별 개떡 같은 재미가 다 있군. 돌아서, 기억해 둬. 여자가 저렇게 우는 건 재밌어서가 아니야."
"신사숙녀 여러분,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제가 갈 때까지 바닥에 엎드려 주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계속 가는 거야."
모터싸이클 다이어리(2004)
The Motorcycle Diaries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23살의 의대생 ‘에르네스토 게바라(퓨세)’는 생화학자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남미대륙 횡단을 계획한다. 안데스산맥을 가로질러 사막을 건넌 후 아마존을 거쳐 베네수엘라까지 가는 것이 이들의 목표. 여행을 통해 만난 세상은 지금까지 알던 현실과 너무 다르고, ‘퓨세’와 ‘알베르토’는 세상의 불합리함에 분노한다. 청년 ‘퓨세’의 인생을 뒤흔든 생생한 기록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그는 이 여행을 통해 훗날 현명하고 인간적인 지도자로 추앙받은 세기의 우상, '체 게바라'로 거듭난다. 열망으로 가득 찬 ‘두 청년’과 한 대의 낡은 모터사이클 ‘포데로사’. 그리고 이들이 시작한 8,000km의 여정. 인류의 역사를 바꾼 특별한 여행기가 공개된다!
CINE PICK!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그라나도와 체 게바라가 쓴 두 권의 여행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로드 무비인 전작 <중앙역>으로 유명세를 얻은 월터 살레스 감독의 영화로, 주인공 '퓨세' 역할은 이냐리투의 <아모레스 페로스>, 알모도바르의 <나쁜 교육> 등으로 유명한 가엘 가르시앙 베르날이, '알베르토' 역할은 <종이의 집> 속 '팔레르모' 캐릭터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로드리고 드 라 세르나가 맡았습니다. 영화는 몇 년 뒤면 '체'라는 애칭을 갖고 베레모를 쓴 혁명가가 될 체 게바라가 아직 '퓨세'로 불렸던 시절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아름답지만 험한 라틴아메리카의 흙길, 그 안에서 가혹한 현실로 인해 고통받고 있던 사람들을 보듬으며 혁명의 꿈을 키워 나가는 푸세의 성장이 마음을 울리는 영화입니다.
명대사
"본 적 없는 세상이 그리울 수도 있나요?"
"어떻게 한 문명이 다른 문명을 이토록 무참히도 짓밟아버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전에는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던 또 다른 인류에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있어요."
중앙역(1998)
Central Station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브라질의 수도 리우 데자네이루. 산업화에 실패한 도시의 중앙역. 노처녀 도라(페르난다 몬테네그로)는 중앙역 한 구석에서 가난하고 무지한 사람들의 편지를 대필해 주는 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믿음이 없는 도라는 나름대로 절실함이 담긴 편지를 아무 거리낌 없이 쓰레기통에 버린다. 습관처럼 버린 편지들 속에는 어린 아들 조슈에(비니시우스 드 올리베이라)를 홀로 키우며 남편을 기다리는 아나의 절실함이 쓰인 편지도 있다. 아나는 편지를 부탁한 후 중앙역 건널목에서 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다. 홀로 남은 조슈에는 도라의 곁에 머물고 도라는 그 조슈에를 입양소에 팔아넘긴다. 그러나 그곳이 아이들의 장기를 팔아넘기는 곳이라는 소문을 듣고 죄책감에 조슈에를 빼돌려 함께 조슈에의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CINE PICK!
영화 <중앙역>은 위에서 소개해드린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의 감독이기도 한 월터 살레스의 1998년 작입니다. 역에서 편지를 대필해 주는 일을 하던 노처녀 도라가 한 소년의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길에 동행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로, 그해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월터 살레스는 브라질 출신으로 이전에는 다큐멘터리 연출을 주로 하다가 <중앙역>을 통해 주목받는 영화감독으로 급부상하였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도라'와 '조슈아'의 여정을 통해 브라질의 현실을 가까이서 보여주며, 세상에 신뢰를 잃은 어른이 아이와의 우정을 통해 되찾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도라' 역의 브라질의 국민 배우 페르난다 몬테네그로가, '조슈아' 역에는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발탁된 신발닦이 소년 비니시우스 드 올리베이라가 출연해 가슴 따뜻해지는 연기를 펼쳤습니다.
명대사
"너희 아빠는 네 말대로 꼭 오실 거야. 우리 아빠도 좋은 면이 있었던 것 같구나."
"날 기억하고 싶을 땐 우리의 작은 사진을 꺼내보렴."
"그리운 게 너무 많다. 너무 많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자신의 꿈은 접어둔 채 16년째 ‘라이프’ 잡지사에서 포토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월터 미티. 해본 것도, 가본 곳도, 특별한 일도 없는 월터의 유일한 취미는 바로 상상! 상상 속에서만큼은 ‘본 시리즈’보다 용감한 히어로, ‘벤자민 버튼’보다 로맨틱한 사랑의 주인공이 된다. 어느 날, ‘라이프’지의 폐간을 앞두고 전설의 사진작가가 보내온 표지 사진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당장 사진을 찾아오지 못할 경우 직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 월터는 사라진 사진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연락조자 닿지 않는 사진작가를 찾아 떠나는데…
지구 반대편 여행하기, 바다 한가운데 헬기에서 뛰어내리기, 폭발직전 화산으로 돌진하기 등 한 번도 뉴욕을 벗어나 본 적 없는 월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상상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많은 어드벤처를 겪으면서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그 순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CINE PICK!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배우와 작가, 감독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활동으로 인정받은 벤 스틸러가 처음으로 진지한 정극 연출을 맡아 감독과 주연배우로 활약한 영화입니다. 1939년에 쓰인 동명 소설(원제인 The Secert Life of Walter Mitty)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며 '상상 멍 때리기'에만 몰두하던 월터 미티가 어디론가 사라진 숀 오코넬의 25번 필름을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1947년작 영화의 리메이크 버전이며,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고귀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진지한 메시지를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로 풀어냈습니다. 북유럽의 그림 같은 풍경과 함께 다양한 패러디와 판타지에 가까운 월터의 공상 씬들로 꽉꽉 채워져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는 영화입니다.
명대사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에 머물고 싶지."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유령 표범처럼 아름다운 것. 월터 미티."
그린 북(2018)
Green Book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1962년 미국, 입담과 주먹만 믿고 살아가던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는 교양과 우아함 그 자체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박사의 운전기사 면접을 보게 된다. 백악관에도 초청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 콘서트 요청을 받으며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돈 셜리는 위험하기로 소문난 미국 남부 투어 공연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투어 기간 동안 자신의 보디가드 겸 운전기사로 토니를 고용한다. 거친 인생을 살아온 토니 발레롱가와 교양과 기품을 지키며 살아온 돈 셜리 박사. 생각, 행동, 말투, 취향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그들을 위한 여행안내서 ‘그린북’에 의존해 특별한 남부 투어를 시작하는데…
CINE PICK!
영화 <그린 북>은 제43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 제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3관왕에 이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피터 패럴리 감독의 휴머니즘 영화입니다. 평단의 호평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에게도 인기를 얻어 북미에서 총수익 3억 416만 달러를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하였습니다. 실존인물들을 모티프로 제작되었으며, 인종차별과 화합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케미와 유머로 유쾌하고 풀어냈다고 평가받는 영화입니다.
명대사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남자답지도 않다면 그럼 난 뭐죠?"
"외로워도 먼저 손 내미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천재성 만으로 충분하지 않죠. '용기'가 있어야 해요."
이렇게 오늘은 로드무비 7편을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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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드릴 예정인데요.
배우 김선호의 1년만의 복귀작 <귀공자>부터, 더 넓은 세계관을 가지고온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까지, 다채로운 이번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귀공자
The Childe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 한국 | 118분
감독: 박훈정
출연: 김성호,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 등
개봉: 2023.06.21.
배급: (주)NEW
시놉시스
“난 단 한번도 타겟을 놓쳐 본 적이 없거든” 필리핀에서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며 병든 어머니와 살아가는 복싱 선수 ‘마르코’. 어머니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평생 본 적 없는 아버지를 만나러 한국으로 향하던 그의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가 나타나 그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마르코’ 주위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숨통을 조여오는 ‘귀공자’를 필두로, ‘마르코’를 집요하게 추격하는 재벌 2세 ‘한이사’, 필리핀에 이어 한국에서 우연히 ‘마르코’와 재회한 미스터리한 인물 ‘윤주’까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은 단 하나의 타겟을 쫓아 모여들고, 그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혼란과 광기 속 ‘마르코’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단 하나의 타겟, 광기의 추격이 시작된다!
CINE PICK!
배우 김선호의 영화 첫 도전기인데요, '신세계' '낙원의 밤' '마녀'시리즈 등 누아르 장르 액션 히트작들을 내놓은 박훈정감독님의 새로운 신작에 참여하게 되면서 많은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김선호 배우는 기존 드라마에서 많이 보여졌던 다정한 로맨스 남자주인공의 이미지를 벗고 선악의 경계가 불분명한 독한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대본상에서도 김선호가 연기한 "마르코"라는 인물이 전개 내내 베일에 가려져 있으며, 주인공이 악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피카레스크' 장르를 구사하는 박훈정 감독의 신작 '귀공자'는 더운 여름에 서늘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모험 | 미국 | 140분
감독: 조아킴 도스 샌토스, 켐프 파워, 저스틴 톰슨
출연: 샤메익 무어, 헤일리 스테인펠드 등
개봉: 2023.06.21.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시놉시스
스파이더맨 VS 스파이더맨?! 여러 성장통을 겪으며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된 ‘마일스 모랄레스’. 그 앞에 다른 평행세계의 스파이더우먼 ‘그웬’이 다시 나타난다. 모든 차원의 멀티버스 속 스파이더맨들을 만나게 되지만, 질서에 대한 신념이 부딪히며 예상치 못한 균열이 생기는데… 상상 그 이상을 넘어서는 멀티버스의 세계가 열린다!
CINE PICK!
정식 개봉 직후, 전작에 이어서 압도적 호평을 받으며,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의 또다른 예시가 될거라는 평들이 나왔습니다. 전편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코믹스 스타일의 영상미는 이번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멀티버스 소재를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현란해졌으며 동시에 엄청난 양의 각종 스파이더맨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소수 평론가들은 전편에 비해 과도한 현란함을 지적했지만 대다수의 관객과 평론가는 전편을 넘어선 실험적 시도에 높은 평가를 주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달에 개봉하는 <플래시>도 멀티버스를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어 두 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 오브 러브
Book of Love
개요: 코미디, 멜로 | 미국 | 106분
감독: 아날레인 칼 y 메이어
출연: 샘 클라프린, 베로니카 에체귀 등
개봉: 2023.06.21.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시놉시스
“내 책이 19금 야설이 됐다고?”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던 영국의 로맨스 소설가 ‘헨리’ 어느 날 바다 건너 멕시코에서 자신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부푼 꿈을 안고 도착한 멕시코, ‘헨리’는 가이드를 자처한 번역가 ‘마리아’와 함께 북 콘서트에 나서는데, 이거, 제대로 통역하는 거 맞나요? 무언가 이상한 관객들의 반응! ‘헨리’는 그의 로맨스 소설이 ‘마리아’로 인해 19금 야설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사건건 으르렁, 하나부터 열까지 안 맞는 두 사람! 당장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와중, ‘헨리’는 출판사로부터 ‘마리아’와 함께 신작을 써보라는 황당한 제안을 받게 되는데… ISTJ 영국 남자 X ENFP 멕시코 여자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의 소설은 과연 어떤 장르가 될지? 예측불가! 소통불가! 로맨스
CINE PICK!
<헝거게임> <미 비포유>에 출연했던 샘 클라프린, '내 이름은 후아니'로 고야상 최우수 신인여배우상, 밀라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휩쓴 베로니카 에체귀가 만난 로맨틱 코메디 영화!
멕시코 거리에서 선남선녀의 로맨틱 코미디가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굿바이
Departure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30분
감독: 타키타 요지로
출연: 모토키 마사히로, 히로스에 료코
개봉: 2023.06.21. 재개봉
배급: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주)팝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도쿄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던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갑작스런 악단 해체로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와 고향으로 돌아간다. “연령, 경험 무관! 정규직 보장!” 여행사 구인 광고로 면접을 보고 바로 합격! 그러나 여행사는 국내도, 해외도 아닌 인생에서의 마지막 여행인 죽음을 배웅하는 장례지도회사! ‘다이고’는 ‘이쿠에이’(야마자키 츠토무)에게 일을 배우며 사명감을 갖게 되지만, ‘미카’와 주변 친구들은 그를 피할 만큼 새 출발을 반대하는데… 모두에게 전하는 사랑의 인사, “다녀오세요. 다시 만나요, 우리”
CINE PICK!
<굿바이>는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던 작품으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아 이미 해외 유수 영화제와 평단을 사로잡은 작품입니다. <굿바이>는 장례지도사라는 신선한 소재를 바탕으로 인생의 끝이라고 여겨지는 ‘죽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이야기를 잔잔하고 따뜻하게 풀어낸 웰메이드 힐링 무비입니다. 일본 특유의 장례 문화가 깃든 신선한 소재를 가장 보편적인 감성으로 전한 따뜻한 이야기에 세계 각국의 언론과 평단이 열광했습니다. 올 한 해, 힘들고 지친 일이 많아 그 무엇보다도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만큼 11년 만에 다시 극장을 찾은 <굿바이>는 우리 모두에게 진한 감동의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명탐정코난: 하이바라 아이 이야기 ~흑철의 미스터리 트레인
Detective Conan: The Story of Ai Haibara: Black Iron Mystery Train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스릴러, 미스터리 | 일본 | 89분
감독: 미야시타준이치
출연: -
개봉: 2023.06.23.
배급: CJ ENM
시놉시스
운행 중에 추리 게임이 진행되는 미스터리 트레인에 소년 탐정단과 함께 탑승하게 된 하이바라 아이와 에도가와 코난. 미스터리 트레인에서 시작될 추리 게임에 대한 기대도 잠시, 소년 탐정단에게 의문의 미션이 담긴 봉투가 도착하고 곧이어 열차 내 밀실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한편, 사라진 조직원인 셰리를 추적하고 있는 검은 조직의 진은 미스터리 트레인에 그녀가 탔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베르무트, 버번까지 합세해 하이바라 아이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미스터리 트레인, 그 안에서 발생된 밀실 살인 사건의 진실은!? 하이바라 아이는 검은 조직의 눈을 피해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 것인가?
CINE PICK!
누적 발행부수 2.7억 권을 돌파한 최고의 추리 만화 [명탐정 코난] 원작의 '명탐정 코난: 하이바라 아이 이야기 ~흑철의 미스터리 트레인'이 7년만에 등장한 검은 조직에 대한 스토리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있는데요.
'명탐정 코난: 하이바라 아이 이야기 ~흑철의 미스터리 트레인'은 신이치를 위기에 빠지게 했던 독약 APTX4869(아포톡신4869)를 개발한 검은 조직의 코드명 '셰리'에서, 정체를 숨기고 코난과 함께 지내고 있는 '하이바라 아이'의 최대 위기 상황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애니의 극장판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다시 재개봉한 명탐정 코난도 많은 사랑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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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페라리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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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7 절반의 죽음
09:19 장점 or Not?
10:39 별점 및 한 줄 평
10:57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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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1 노동자의 2주
03:46 편견, 자본가
06:34 이반과 이고르
08:01 빨간색 하얀색
09:10 별점 및 한 줄 평
09:28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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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수호전 - 백호당 임충> 예고편
수호지, 그 첫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북송 시기, 80만 금군의 장군인 임충은 소원을 빌기 위해 찾은 사당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희롱하는 고아내를 혼쭐내 준다. 이에 앙심을 품은 고아내는
임충의 지기인 육겸을 꼬드겨 임충을 없애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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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매미소리> 메인 예고편
여기 소리에 울고 웃는 부녀가 있다 매미소리만 들으면 곡소리를 내는 딸, '수남' 곡소리 나는 초상집만 다니면 신명이 나는 아버지, '덕배' 최악의 죽음을 맞이하려는 딸과 최고의 죽음을 찾으려는 아버지 진도의 어느 뜨거운 여름날 20년 만에 마주친 부녀의 듣그러운 불협화음 한 판이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