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08-26 00:38:24
[SIWFF 데일리]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영화 <비밀을 이야기하는 방법>

SYNOPSIS
오늘날 아일랜드의 HIV 감염인들의 삶과 경험에 대한 강렬한 고찰을 담은 영화. 당사자 발화 예술과 사회적 낙인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하이브리드 다큐멘터리이다.
PROGRAM NOTE
숀 던 감독은 2017년 연극 「급류」를 발표했다. 아일랜드에서 살아가는 HIV/AIDS 감염인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극을 구성하여 만든 연극이었다. 그로부터 5년의 시간이 흘러 숀 던 감독은 공동 연출자 애나 로저스와 함께 과거 인터뷰이들을 다시 찾아가 카메라에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그리고 과거 연극을 만들 때 얼굴과 이름을 드러낼 수 없었던 이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연극적으로 재현했던 배우들을 중첩시켜 인터뷰이들의 이야기를 재의미화한다. 과거와 현재, 실재와 가상의 충돌은 아일랜드 사회가 HIV/AIDS를 어떤 방식으로 터부시했고 감염자들을 차별해 왔는지 깨닫는 기회로 다가온다. 또한 6년이란 시간을 사이에 두고 감염인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된 변화가 그들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 활동가의 역할이었음을 확인시킨다. 비밀을 말할 수 없는 자들에게 비밀을 이야기하는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과연 이 사회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일랜드의 상황을 넘어 한국의 상황 속에서 감염인 당사자의 이야기는 과연 어떻게 전해질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동윤]
한 가지 개인적인 경험. 나는 HIV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다. 그것도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여기까지 듣고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인도에서 HIV와 함께 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집집마다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도록 하고… 뭐 그런 일을 했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을 안아주기도, 내 손을 붙들고 우는 아주머니의 손등을 토닥이거나 등허리를 끌어안기도 자주 했다. 그들이 해준 음식을 먹거나 그들과 같은 모기에 물리는 것으로는 옮지 않지만, 혹시나 알게 모르게 그에게도 나에게도 상처가 나 있었다면, 그래서 혈액과 혈액이 닿는다면, 옮을 수 있는 가능성은 적지만 존재했다. 사실 그러다가 옮는다 해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선택한 일이니.
그런데 막상 한국에 돌아와 검사를 받으려니 머뭇거리는 내가 있었다. 결국 집에서 공부한다는 핑계로 한참을 뭉적거리다, 채용 검진을 받아야만 하는 시기가 왔을 때 병원에서 같이 검사를 해버렸다. HIV 검사 결과는 채용 검진 결과보다 늦게 나오니 따로 연락이 갈 거라고 했다.
HIV 검사 결과만을 받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이름을 부르더니 진료실로 들어오라는 거다. 아니 왜? 음성이라면 그냥 결과지만 주고 끝내도 되는 거 아닌가? 왜 진료실로 들어오라고 하지? 나 혹시라도 양성인가?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머릿속이 팽팽 돌았다. 그렇게 복잡한 심경으로 들어선 진료실에서 나는 거의 U턴하다시피 했다. “음성입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한 마디만 딱 듣고.
아주 짧은 시간의 간접 경험으로도, 그려볼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내 삶에 바이러스가 찾아왔다는 말을 듣는다면 어떤 기분일지를. 그 바이러스가 단순히 몸을 아프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회적인 낙인과 함께 온다면?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싶었다. HIV/에이즈가 차별, 멸시, 낙인의 대상이 아닌 사회는 존재하지 않지만, 인도에서의 그것과 아일랜드의 그것은 분명 다를 텐데. 이 영화 속 사람들은 어떤 사회를 살아가며,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을까.
누군가의 진솔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들어간 영화관에서 내가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뜻밖에도 매우 연극적인 독백이었다. 이어 아예 대놓고 연극 무대와, 연극을 연습하기 딱 참해 보이는 체육관마저 나온다. 이토록 연극적인 느낌으로 펼치는, 고백과 비밀에 대한 독백. 그러나 내용을 들어보면 지극히 보편적인 말이다. 이건 사실일까? 아니면 연극 연습일 뿐인 걸까?
사실은 곧 밝혀진다. 숀 던 감독은 영화에 직접 뛰어들어, HIV 감염인들을 만나고 이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직접 올라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가명과 대역을 쓰지만, 이들은 가명과 대역 뒤에 숨는 게 아니라 이 또한 목소리를 전하는 한 가지 방법임을 느끼게 된다. HIV가 왜 사회에서 침묵과 회피의 주제가 되었는지, 왜 당사자는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지 숀 던 감독은 질문한다.

1인칭의 목소리는 힘이 있다. 언제나 그렇다. 똑같은 이야기도 보고서의 단조로운 톤으로 읽으면 ‘그런가 보다’ 싶은데, 누군가가 1인칭의 경험담으로 묶어내는 순간, 그냥 담백한 사실의 나열만 해도 저절로 힘을 갖는다. 보다 보면 왜 이 영화가 세상에 필요했는지를 알게 된다. HIV 감염인들의 목소리는 세상에 나와야 한다. 삶은 계속되니까.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척해서도 안 된다. HIV의 고통—꼭 관련 질환보다는 사실 사회적인 시선과 불안이 더 큰 그 고통—에 대해서도 분명히 말할 필요가 있다.
현명하고 생생하게 연출해 낸 덕분에, 관객은 이 영화가 표상하는 인물들과 쉽게 연결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기꺼이 들을 마음이 생긴다. 영화 끝자락에 이르렀을 때 나는 조금 울컥했다. 세간에서 HIV는 지난 세기 죽음의 공포로 다가왔다가 잊힌 것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현실이다. 아무것도 아니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꼿꼿하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절망시킬 것도 아닌. 한 바퀴 돌아 삶을 제자리로 돌려보낼 수 있는 어떤 것.
이 영화에도 나오지만, HIV 감염인을 “PLWH” 혹은 “PLWA”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eople living with HIV/AIDS, 그러니까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영화 속의 로비가 낙인을 강화한다며 못마땅해하는 ‘sufferer’라는 표현도, 우리가 ‘환자’라고 했을 때 단어 대 단어로 달달 외운 ‘patient’라는 단어도 적절치 않다. 사실 HIV는 바이러스이니 보균자 혹은 감염인이 맞고, AIDS의 S는 신드롬, 질환의 가능성을 안은 상태를 뜻하니 환자라는 말도 적절치 않다.
그러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에이즈 환자’라고 느껴, 적절한 표현을 많이 고민했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나는 인도에서 ‘에이즈 환자’들을 만났고, 그들은 주로 가족 단위였으며, 그래서 가족으로서 건강한 삶을 유지할 방법에 대한 건전하고 올바르고 밝은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아마 한국에서라면 ‘에이즈 환자’를 위해 뭘 하든 훨씬 힘들었을 거라고. 한국에서 HIV/에이즈로 신고한 사람의 96%가 남성이다. 가족 단위로 이야기할 내용은 이미 아니라는 뜻이다. 신고하지 않은 사람들의 비율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이전까지 세계적으로 에이즈는 감소세였는데, 한국은 증가세를 보였다가 오히려 반대로 코로나 이후에 약간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숫자만으로 함의점을 찾아낼 수는 없지만, 한 가지 예감이 있다. 인도 사람들보다, 이 영화 속 아일랜드 사람들보다, 우리나라의 HIV 감염인은 입을 쉽게 열지 않을 것 같다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는.
그런데 내가 HIV 감염인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그래서 이들과 내가 과연 무엇이 다르지?”였다. 물론 그중에는 감염인 상태로 매일 밤 다른 상대를 찾아 침대로 끌어들이는 사람도 있었고, 교통사고로 수혈을 잘못 받아 안타깝게 감염인이 되었다가 시력까지 잃어버린 사람도 있었긴 하다. 나 개인과 비교했을 때 보다 보건 차원에서 문제 있는 생활을 한 사람도 있고 훨씬 기구한 삶을 사는 사람도 있었다는 소리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HIV 감염인에 곧장 꽂히는 차별의 시선과 달리, 비감염인의 삶은 과연 얼마나 다른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의 일상에 큰 차이가 없었듯이, HIV 또한 사실 그렇다.
그래서 이 영화에 깊숙하게 뛰어들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모으고 그들의 입이 된 숀 던 감독이 대단해 보였다. 각자의 이야기와 이름을 빼앗지 않으면서도 가릴 자리를 잘 알고 가린, 영리한 연출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터부시하는 것과 과연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질문을 던지며, 이 사회의 감염인들의 목소리를 궁금해한다. 좋은 영화는 이렇게 나의 생에 질문을 떨군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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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월 1주 최신 개봉영화!
경관의 피 The Policeman's Lineage , 2021
조진웅과 최우식의 만남!
영화 "경관의 피"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 민재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물 입니다.
서로를 의심하고 감시하는 두 경찰이 새로운 수사에 투입되며 신선한 팀워크와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경관의 피"는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 조진웅과,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일 배우 최우식의 신선한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수트, 외제차를 타며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
그리고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신입경찰 민재(최우식)!
두 경찰의 색다른 팀워크!
첫번째 추천영화 "경관의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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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2게더 Sing 2 , 2021
씽의 후속작 씽2게더
'씽'의 후속작 "씽2게더"가 개봉을 하는데요
애니메이션 "씽2게더"는 오디션 그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쇼 스테이지에 오르기 위한 크루들의 고군분투 도전기를 그렸습니다.
'씽'을 통해 연기력뿐만 아니라 엄청난 노래 실력까지 인정받은 매튜 맥커너히, 스칼렛 요한슨, 태런 에저튼, 리즈 위더스푼, 토리 켈리 등
글로벌 흥행 스타들이 '씽2게더'로 완전체 컴백할 것을 예고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또한 대한민국 극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진영과 윤도현이 활약을 합니다
진영은 춤이 두려운 가수 조니 역할을 맡고 YB의 보컬 윤도현은 클레이역을 맡아 열연을 펼칩니다.
콜드플레이, 테일러 스위프트, 빌리 아일리시, 아델, 숀 멘데스, 카밀라 카베요 그리고
BTS까지 글로벌 가수들의 히트곡들이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
두번째 추천영화 "씽2게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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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탄적일천 海灘的一天 , That Day, On The Beach , 1983
39년 만에 국내 정식 개봉하는 거장의 빛나는 데뷔작!
대만 뉴웨이브 거장 에드워드 양 감독의 데뷔작 "해탄적일천"이 39년 만에 국내 정식 개봉합니다다.
영화 "해탄적일천"은 어느 날 해변에서 남편의 실종 소식을 들은 ‘자리’와 13년 만에 유명 피아니스트가 되어 고향에 돌아온 ‘웨이칭’,
두 사람이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시간을 그린 영화입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은 데뷔작부터 걸출한 실력을 인정받아 제28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촬영상 수상, 제20회 금마장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노미네이트 등
내로라하는 아시아 영화제를 섭렵하며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내 대만을 대표하는 거장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시대적으로 앞선 중화권 여성 서사 담은 스토리
세번째 추천영화 "해탄적일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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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피아니스트 fausse note , Broken Keys , 2020
제73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새해 첫 감동 실화
영화 "전장의 피아니스트"는 레바논 출신 지미 케이루즈 감독이 2016년에 제작한 단편영화 '녹턴 인 블랙'을 장편화한 작품입니다.
총성이 울리는 전쟁터가 된 시리아를 떠나기 위해 마지막 희망인 피아노를 구해야만 하는 피아니스트 카림의 이야기를 담은 감동 실화 바탕으로 한 전쟁 드라마죠
제73회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과 음악상 부문에서 레바논 공식 후보로 선정되어 그 작품성을 입증했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보다 사실적으로 담기 위해 IS의 근거지이자 이라크와 IS의 최대 격전지였던 이라크 모술과 레바논을 오가며 촬영되었고
레바논에서는 수천 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베이루트 거리로 쏟아져 나와 촬영이 중단되었으며,
스케줄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고 합니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삶과 죽음 사이를 위태롭게 가로지르는 피아니스트 카림의 긴박감 넘치는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이야기
네번째 추천영화 "전장의 피아니스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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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 One Shot , 2021
95분 원테이크의 리얼타임 액션
영화 "원샷"은 예고된 테러의 배후를 아는 놈을 이송하기 위해,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들이 수감된 일급비밀의 섬에 도착한 네이비 씰과 놈을 탈옥시키려는 테러단과의 실시간 대결을 그린 원테이크의 리얼타임 액션 영화입니다.
원테이크로 촬영된 실시간 탈출을 그린 '원샷'은 미국 워싱턴을 위협하는 테러 정보를 입수한 CIA 정보 분석가와
네이비 씰이 검은 섬이라 불리는 테러리스트들의 수용소에 들어간 뒤 거대한 사건과 마주하면서 펼쳐지는
실시간 탈출이라는 독특한 스토리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액션 영화의 새로원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리얼한 탈출기를 그려내며
현장감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원샷"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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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매드랜드 [영화 후기] 삶의 대안을 찾아서
<노매드랜드>는 금융위기 여파로 네바다 주의 엠파이어 시에서 폐광이 결정되면서 88년 역사를 지닌 채굴회사 USG가 문을 닫게 되죠. 한순간에 실업자가 된 ‘펀(Fern)’(프란시스 맥도맨드)은 설상가상 남편 '보'도 암으로 사망한다. 결국 대출금을 갚지 못해서 집을 팔고, 작은 밴에서 생활한다. 펀은 자신은 노숙자(홈리스)가 아니라고 말하며 자발적으로 유랑생활을 택한 유목민(노메드)들과 어울려 지낸다.
카메라는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유목인들을 담는다. '자본주의 비판'같은 거대 담론보다 인간극장처럼 소소하게 그들의 일상을 쫓는다.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데이브 역의 데이비드 스트라탄을 제외하면 밥 웰스, 린다 메이, 살렌 스윙키 등의 실제 노메드들을 캐스팅했다. 원작<노매드랜드: 21세기 미국에서 살아남기(2017)>을 쓴 제시카 브루더처럼 20여명의 스태프가 유목민과 동행하면서 제작했다.
영화는 ‘길 위에서의 삶’을 노래하지만, 유목인들을 연민하지 않으며 유목생활을 낭만화하지도 않는다. 그저 가만히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그 객관적인 거리두기는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사색하도록 권유한다. 촬영은 테렌스 맬릭처럼 자연주의적이며, 연출은 인위적인 개입을 배제한 도가(道家)적이다.
모든 해석을 관객에게 맡긴 셈이다. 삶의 조건과 가치에 대해, 노년의 곤궁과 떨어진 노동가치에 관해, 가정의 해체 그리고 결핍과 유대감에 대해, 과연 현대인의 생활방식이 옳은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 곰곰이 고민하도록 이끈다. 변변한 사건 없이 유목민의 삶을 담은 영화가 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현대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변혁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그것이 4차 혁명으로 요약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일 수 도 있고, 코로나로 촉발된 비대면(언택트)사회화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월가가 부동산을 투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다가 9800만개의 일자리가 날라 가고, 1000만 명이상이 노숙자가 된 2008년 금융위기의 교훈을 되새겨 봐야할 시점인 것 같다.
왜냐하면 올해 물가가 오르든 수요가 급증하든 간에 금리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은 양회에서 부채를 줄이기 위한 강령을 발표했다. 부동산 버블 및 핫머니(단기성 투자자본) 등으로 터키, 파키스탄, 브라질 등 같은 이머징 국가들이 위험해 보인다. 당연히 우리나라 역시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유목민들이 겪은 고통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 (4.3/5.0)
Good : 극장 문을 나서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Caution : 한국도 부채와 부동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노매드랜드>를 보며 저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다시금 곱씹어보게 되더군요. 영화 대사들이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하나같이 폐부를 찌르더군요.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올해 1월 14일에 열린 다보스포럼 50주년 행사에서 세계경제포럼(WEF) 회장 클라우스 슈바프가 '자본주의 리셋', 즉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이 떠오르더라구요. 영화로 말하면 자본주의를 리부트하자고 한 거죠.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인터뷰 따르면 실제 노매드(유목민)를 체험하였다고 하며 할인마켓 직원으로 채용될 뻔했었다고 한다.
■영화를 함께 찍었던 유목민들은 대부분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실제 배우인지 몰랐다고 한다. 밥 웰스는 맥도먼드가 사별한 남편을 회상하는 장면을 찍을 때까지 그녀가 배우인지 몰랐고, 나중에 개인적으로 위로해주었는데, 나중에 맥도먼드가 사실 배우이고, 남편이 멀쩡히 살아있는 현역 할리우드 감독 조엘 코엔이란 사실을 알려주자 놀랐다고 한다.
▶<노매드랜드> 감독 클로이 자오는 중국 국적이며, 아버지가 공산당원이다. 그녀는 과거 미국, 호주 등의 매체들과 인터뷰 할 때, "중국은 어딜 가나 거짓이 판을 치는 곳이다. (중략) 미국이 이제 나의 나라다."라고 발언해서 중국에서 논란이 일었다. 광전총국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을 중국 언론에서 다루지 않도록 보도지침을 내렸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클로이 자오 감독의 <이터널스>을 안심할 수 있었다. <노매드랜드>는 어떻게 보면 정체성을 다뤘다고 볼 수 있다. MCU 역시 실존주의적 테마이므로 잘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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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회가 연결해 준 두 남녀의 끝
삶은 늘 의도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방향으로 가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조금씩 틀어져 어느 정도의 시점이 지나고 돌아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위치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그때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써도 그 방향은 잘 틀어지지 않는다. 정말 운이 좋다면 방향을 틀어 조금 더 자신이 바라던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여러 예상하지 못한 일들로 그 자리에 머무르거나 혹은 더 안 좋은 일들을 경험하며 더욱 위축되게 된다. 이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한 모습이다. 누구나 자신이 바라는 삶의 방향을 바라보고 현재의 삶을 지탱해가지만 어떤 시점에서는 실패를 각오하면서 바라보는 방향을 바꿔야 하는 때가 온다.
그렇게 자신이 어떤 방향을 바라보는 그때, 옆에는 가족이 있다. 힘든 시기를 지날 때 가족은 그것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리고 그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 자신의 본모습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도 가족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기운을 주는 그 가족 앞에서는 어려움을 감추고 웃는다. 그렇게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면 바라보는 삶의 방향이 비록 어려울지라도 나아갈 동력이 생긴다. 그래서 더욱 가족을 지키려 하고 자신이 하는 일과는 분리시키려 한다. 그렇게 삶과 일을 분리하면서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것이 어쩌면 가장 좋은 모습일지 모른다.
영화 <낙원의 밤>은 누아르 장르를 통해 삶의 방향이 완전히 틀어져 버린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태구(엄태구)는 한 조직에서 꽤 오래 일을 해온 인물이다. 조직 내에서 중간 정도의 계급으로 보이는 그가 병원에서 누나(장영남)와 조카를 만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가족을 만나고 맞이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가족을 아끼는지 볼 수 있다. 조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장난을 치는 그는 퉁명스러운 누나의 태도도 잘 받아주면서 따뜻한 태도를 유지한다. 어떤 질병으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누나에 대한 연민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가진 가족에 대한 사랑이 그런 따뜻함을 불러왔을 것이다. 비로소 누나와 조카가 차를 타고 출발했을 때, 그의 얼굴은 어둡게 변한다. 그 표정이 바로 그가 일을 처리하고 대하는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그가 하는 일이 얼마나 어두운 일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는 철저히 그의 일과 가족을 분리시키면서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병원에서 집으로 가던 누나와 조카가 차량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그가 보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없어져 버린다. 그렇게 그에게는 일만이 남았고 그것이 조직싸움 과정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가 보는 삶의 방향은 완전히 틀어져 버린다. 영화 속에서 태구가 가족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는 장면은 매우 건조하고 빠르게 연출되었다. 즉 이 영화가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는 이야기라기보다는 복수를 한 이후 태구가 받는 여러 가지 리액션을 보는 것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태구가 속한 조직과 관련하여 양사장(박호산)은 태구가 지지하는 중간보스이며 그 대척점에 서있는 마이사(차승원)는 태구가 피해야 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복수가 마무리된 후, 태구는 제주도의 무기밀매상 쿠토(이기영)와 그의 조카 재연(전여빈)의 집에서 머무르게 되는데 태구의 목적은 이제 조직의 일에서 벗어나 한국을 떠나는 것이다. 쿠토의 집에서 만나게 되는 재연은 태구의 누나와 비슷하게 치료가 어려운 질병에 걸려 곧 죽음을 맞이하는 시한부 캐릭터다. 그는 태구를 환영하지는 않지만 아주 밀어내지도 않는 인물이다.
영화의 대부분은 제주도에서 도피생활을 하는 태구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이제 자신이 바라보는 삶의 방향이 없는 듯 그저 공허한 눈빛으로 제주를 돌아다닌다. 시한부 소녀 재연과 태구가 대화를 하고 관계를 만들어나가게 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 같다. 재연과 그의 삼촌 쿠토는 서로에게 유일하게 남은 가족으로서 서로를 굉장히 의지한다. 무기밀매 일을 하고 있는 쿠토가 못마땅하지만 재연은 한 편으로는 삼촌을 잃을까 걱정을 하는 인물이다. 쿠토는 조카의 질병을 낫게 하려고 해외의 유명 병원에서 수술을 시키려 무던히 애쓴다. 이 가족에게 갑자기 나타난 태구는 어찌 보면 불청객이다. 반대로 태구가 재연을 볼 때는 누나와 조카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시한부였던 누나처럼 재연도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위험한 일을 하는 삼촌의 일은 싫어하지만 삼촌을 의지하는 재연의 모습에서 태구의 어린 조카가 떠오른다.
영화 <낙원의 밤>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건, 태구와 재연의 관계다. 전혀 연결점이 없을 것 같은 그들이 서로 만나 대화하면서 상대방에게 가족의 모습을 본다. 물회는 영화 안에서 꽤 의미 있는 음식이다. 삼촌과 함께 생활하면서 먹게 된 물회는 재연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며, 태구에게도 어릴 적 엄마가 해줬던 음식이어서 엄마의 맛이 담긴 음식이다. 그래서 그들은 맛있는 것을 먹을 때 물회 집에 가서 음식을 먹으며 가족의 맛을 느낀다. 그 맛에서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작은 연결고리가 생긴다. 어찌 보면 태구와 재연은 연인의 감정보다는 삼촌과 조카의 모습을 서로에게서 보는 것 같다.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연결된 감정은 더욱 강해지고 서로를 유사가족처럼 느끼고 서로에게 기대도록 만든다.
영화 전반적으로 밤에 벌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영화의 제목이 <낙원의 밤>인 것은 휴양지인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나쁜 일들을 담았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우리가 아는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화면에 거의 비추지 않는다. 그저 바닷가 어딘가의 휴양지라는 느낌이 강하다. 태구와 재연은 가족의 맛이 나는 음식을 먹고 바닷가 옆의 휴양지에서 나쁘지 않은 시간을 보내지만 그들의 삶에 더 이상 밝은 낮은 없다. 그런 상황으로 인해 태구의 삶도, 재연의 삶도 더욱 어두운 밤으로 계속 빠져든다. 태구는 질병으로 인한 시한부는 아니지만 외적인 영향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며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그의 눈빛에서도 그것을 알 수 있다. 다소 어둡고 정적으로 촬영된 제주도의 풍경은 이런 두 주인공들의 비극을 느낄 수 있게 깨끗하고 조금은 건조하게 찍혔다.
영화 <낙원의 밤>은 범죄 조직에서 일하는 한 남자가 겪는 일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조직에서 발생한 범죄, 복수극을 기본적으로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초반 이후 태구와 재연의 관계에 좀 더 초점을 비추고 있어 누아르 장르의 분위기가 많이 퇴색되었다. 또한 비극적인 상황에 두 사람을 넣어 감정적인 부분을 관객에게 전달하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된다고 볼 수는 없다. 즉, 영화 속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의미 있는 관계가 되지만 관객에게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완전히 전달되지 않아 공허하게만 느껴진다. 또한 범죄물과 복수 물이라는 긴장감 역시 잘 전달되지 않아 결말부에 다다를 때까지 영화가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의 모든 인물이 알고 보면 각자의 접점이 있어 연결되고, 영화의 말미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정리되지만 그런 정리의 깔끔함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조직 내에서 태구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은 양사장이라기 보다는 마이사일 것이다. 마이사는 양사장의 계획 때문에 태구를 죽여야만 하는 그 상황에 대해 계속 투덜대는데, 정작 영화에는 양사장을 죽일 수 없는 이유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으면서 조직에서 큰 힘이 없는 태구를 희생시켜서 얻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마이사가 영화에 등장하는 중반부터 영화에 긴장감을 넣으려 애쓰지만 그것이 크게 효과적으로 발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이 드는 배우 차승원의 연기는 그동안 관객들이 많이 보아왔던 차승원의 농담 반 진담 반인 예능 캐릭터와 겹쳐 보인다. 그래서 오히려 얄미운 역할을 맡은 배우 박호산의 연기가 더 악독하게 느껴진다.
주연을 맡은 배우 엄태구의 연기는 좋지만, 그가 가진 특유의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것처럼 대사를 하는데, 이 대사가 너무 작아, 관객들에게 한 번에 잘 전달되지 않는다. 재연 역을 맡은 배우 전여빈은 비극적인 상황에 놓여 결국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고 마는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연기했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은 데뷔작 <신세계>로 앞으로가 기대되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VIP>, <대호>, <마녀> 등의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였고, 이번 신작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상황이어서 향후 연출작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낙원의 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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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교환 배우 좋아하는 사람, 모여라!
여러분,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지난달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D.P.>을 통해
구교환 배우는 '나만 알고 싶은 배우'에서 이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가 되었습니다.
<D.P.> 뿐만아니라 <모가디슈>등 많은 영화에서 그만의 연기 특색을 보여주며
많은 관객들을 구며들게(구교환에게 스며들다) 만들었는데요.
지금부터, 넷플릭스와 왓챠에 구교환 배우가 출연한 작품들을 소개해드릴게요!
N 넷플릭스
킹덤 : 아신전 - 김성훈
웹 드라마 ㅣ 93분
synopsis
비극과 배신이 삶을 덮친다. 기이하고 불길한 뭔가를 발견한다.
한순간에 가족과 동족을 잃은 여인. 오직 복수를 꿈꾸며 살아온 그녀가 짙은 어둠을 마주한다.
반도 - 연상호
액션, 드라마 ㅣ116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고국을 떠난 지 4년. 전직 군인과 난민 일행이 여전히 좀비로 들끓는 반도로 돌아간다.
돈이 든 트럭을 찾아 바로 빠져나올 계획. 하지만 순탄할 리 없다.
좀비는 물론, 미쳐버린 생존자들을 마주해야 했으니..
다시, 반도를 탈출하라.
W 왓챠
우리 손자 베스트 - 김수현
드라마, 코미디 ㅣ130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헬조선에 살고 있는 20대 백수 교환이 인정받는 곳은 키보드워리어들의 보금자리 너나나나베스트.
그곳에서 나라 걱정 뿐인 정수를 만나게 되고,
헬조선을 뒤흔들기 시작한 그들의 아주 특별하 나라 사랑이 시작되게 되는데...
오늘영화 - 윤성호, 강경태, 구교환
드라마, 멜로/로맨스 ㅣ91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1. 숙취로 공장을 조퇴한 남자는,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를 찾아 영화를 보려 하지만 배터리는 오링이다.
여자는 부킹을 딱히 기억하고 있진 않지만 극장 구경을 함께 하려하는데..
여자는 이르게 사랑의 '증거'를 요구하고, 그 요구에 응하려 애쓰는 남자.
과연 이들은 무사히 영화를 볼 수있을까?
2. 영화과 학생 대일의 졸업작품 시나리오를 교수는 맘에 들지 않아한다.
촬영 중 피디 영진과 여배우 소은은 계속해서 딴죽을 걸어온다.
이 이야기는 영화속 영화이고, 영화속 모든 현실 또한 영화 속 영화가 된다.
3. 구교환과 이하나는 연인이다.
이 인은 사전제작지원금 500만원에 눈멀어 셀프 다큐멘터리를 기획한다.
2차 피칭 심사까지 마쳐놓고는 성격상의 문제로 헤어지게 된다.
그러던 중 제작 지원금을 받게되고, 교환은 그 핑계로 하나에게 연애 다큐를 찍자고 제안한다.
서울연애 - 최시형, 이우정, 정재훈
드라마, 멜로/로맨스 ㅣ120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버스 전용 차선에서, 지하철 환승 통로에서, 골목길 가로등 밑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랑 이야기 여섯.
당신이 몰랐던 서울, 당신을 몰라준 마음 파리와 뉴욕이 부럽지 않은 우리들의
서울/연애를 만난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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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메이크하며 바뀐건 시대랑 소품, CG뿐?
리뷰하기에 앞서, 본 영화는 1984년 영화인 '초능력 소녀의 분노'를 리메이크한 영화이다.
제작사는 블럼하우스인데 1933년 영화 '투명인간'을 리메이크 겸 재해석해 만든 '인비저블맨'이 정말 만족스러운 공포영화였기에 이번 작품을 기대한 부분이 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제로 감상해보니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우선 리메이크를 하면 팬들은 재해석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사이코'가 혹평을 받은 이유가 말 그대로 원작을 똑같이 따라갔기 때문인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파이어스타터도 필자가 1984년 작품을 안 봤지만 "대체 현대로 리메이크하면서 뭐가 바뀐거지?" 이런 생각이 든다.
원작 줄거리를 보니 캐릭터 일부 추가되고 전개가 좀 바뀌고 했는데, 후술하겠지만 줄거리가 아쉬웠어서 괜히 바꿨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외에 바뀐 거는 솔직히 시대가 바뀜에 따라 추가된 소품들(CCTV가 사용된 연출, 스마트폰 얘기 등), CG가 사용됐다는 거 정도밖에 없어보인다.
그리고 줄거리는 상당히 아쉽다.
등장인물들이 가진 초능력을 너무 편의적으로 전개하는데 남발되고, 특히 마무리는 대체 뭐지 싶을 정도로 주인공과 등장인물의 행동에 납득이 안 간다.
후속작 제작 의사가 있다는 얘기는 이미 알고 있으나, 필자가 생각하기에 개인적으로는 억지로 떡밥 남기는 거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 아쉬움이 컸다.
그리고 볼거리도 나쁘진 않지만 그렇게까지 훌륭한 것도 아니다.
저예산으로 잘 뽑아내는 블럼하우스 답게 CG는 괜찮게 나와서 보는 맛은 있다.
그런데 영화의 볼거리를 담당하는 방화 능력이라는게, 지금 와서 보면 꽤 진부하다.
공중부양, 변신 같이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능력과는 다르게 어떻게보면 그냥 불일 뿐이기 때문이다.
막말로 영화에서의 방화 능력을 직접 보고 싶다면 그냥 어따가 기름 좀 붙고 라이터로 불 붙이면 된다.
방화가 무슨 불을 뿜어내고 손에 불이 나오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말그대로 소환 시키는 거라, 수많은 초능력물들이 나온 현대에 봐서는 꽤진부하게 느껴진다.
필자의 평을 보면 흔히 말하는 '망작'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영화는 그 정도 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가끔씩 선사하는 볼 거리가 괜찮고, 줄거리도 급전개나 편의적인 전개가 보일 뿐이고 마무리가 황당한거지 처참한 수준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러닝타임도 1시간 반 정도로 짧아서 킬링 타임용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보면서 따분하거나 지루하지는 않다만, 강력히 추천하기는 어렵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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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을 것 없는 약자들의 투쟁을 그린 영화!
부산의 만덕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LH 공사의 재개발로 인해 쫓겨나기 시작했다. 만덕의 거주민들은 거대 자본과 권력을 가진 LH 공사에게 투쟁하지만 강제 이주를 당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강제 이주를 당하기 싫은 만덕 주민들은 또다시 목숨을 건 투쟁을 시작한다. 돈 없고 힘없는 약자들이 공권력을 가진 공기업에 대항하지만 예전과 달라지지 않는 현실을 고발하는 영화 사상이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에는 어떤 추악함이 존재할까?
세계 최대 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만덕 주민들은 자신의 터전을 재개발하려는 LH 공사에게 왜 저항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리고 노동자의 권리는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데 외면하게 되고 산재사고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게 만드는가? 영화 사상을 보면 볼수록 세계에서 손꼽히는 빈국에서 힘겹게 성장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볼 수 있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을 잘린 박성희 씨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게 자신의 팔자이고 자신이 못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손가락을 잃어버렸지만 다시 일을 찾기 위해 힘겨운 인생을 살아간다. 또한 만덕 주민들도 LH 공사와 눈물겨운 투쟁을 하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바라보는 화려한 겉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많은 고층 아파트들이 도시의 풍경을 비춰주기도 하지만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하며 그곳엔 다수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악착같이 살지 않으면 도태되는 적자생존의 사회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다.
잡음들이 넘쳐나는 사회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썩어버린
사회이다.하니엘의 주관적인 영화 평가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써 씨네랩 시사회에 초대받고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 본 게시물은 씨네랩 크리에이터 '하니엘'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이 작성한 게시글입니다. 원글은 아래의 출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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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켓이 가지고 있던 '한(恨)'이 표출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Rabbitgumi 입니다!
오랜만에 리뷰를 업로드 합니다.
지난 주 개봉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의 반응이 무척 좋습니다.
이미 많은 리뷰어와 관객들이 좋은 평가를 하고 있죠.
다양한 관점의 리뷰도 이미 보셨을 거에요.
저는 영화의 완성도 보다는 로켓이 가지고 있었던 감정과 그가 겪었던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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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데시벨> 런칭 예고편
소음 반응폭탄 x 대규모 도심테러 압도적 스케일의 [데시벨] 런칭예고편 전격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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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인터내셔널 예고편
스파이더맨 vs 스파이더맨?! ? 세상 모든 스파이더맨이 모였다! 초대형 멀티버스 감당 가능하시겠어요?!?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인터내셔널 예고편 공개